실전 띄어쓰기(1) ‘같이’는 다 같지 않아요! 카페, 청소년은 ... · 1 day...

29
실전 띄어쓰기(1) ‘같이’는 다 같지 않아요! 쉽게 읽는 문법 용어(1) 문법 표준어 바깥의 세상 ‘돈자리’와 ‘계좌’ 말뭉치로 바라보기 카페, 청소년은 출입할 수 없습니다? 우리말 다듬기(1) 노면 살얼음 실전 띄어쓰기(2) 하나뿐이 아닌 ‘뿐’ 이야기 쉽게 읽는 문법 용어(2) 형태소와 이형태 국어정책 통계 단어 대 구, 몇 대 몇? ≪우리말샘≫ 사전 통계 국어원 소식(2) 공무원도 모르는 공공용어, 이대로 괜찮을까 우리말, 그리고 사람 너는 왜 나를 혐오하는가? 우리말 다듬기(2) 먹요일

Upload: others

Post on 17-Oct-2020

0 views

Category:

Documents


0 download

TRANSCRIPT

  • 실전 띄어쓰기(1)‘같이’는 다 같지 않아요!

    쉽게 읽는 문법 용어(1)문법

    표준어 바깥의 세상‘돈자리’와 ‘계좌’

    말뭉치로 바라보기카페, 청소년은 출입할 수 없습니다?

    우리말 다듬기(1)노면 살얼음

    실전 띄어쓰기(2)하나뿐이 아닌 ‘뿐’ 이야기

    쉽게 읽는 문법 용어(2)형태소와 이형태

    국어정책 통계단어 대 구, 몇 대 몇? ≪우리말샘≫ 사전 통계

    국어원 소식(2)공무원도 모르는 공공용어, 이대로 괜찮을까

    우리말, 그리고 사람너는 왜 나를 혐오하는가?

    우리말 다듬기(2)먹요일

  • 05

    목차쉼표, 마침표. | 2020.2.

    국어 배우기 2 쉽게 읽는 문법 용어

    6 10 표준어 바깥의 세상14 실전 띄어쓰기16

    국어 알리기18 국어원 소식

    22 28 국어정책 통계

    34 우리말 다듬기36

    국어로 바라보기38 말뭉치로 바라보기

    42 우리말 그리고 사람

    우리말 풀기48 우리말 풀기

    문법

    형태소와 이형태

    ‘돈자리’와 ‘계좌’

    ‘같이’는 다 같지 않아요!

    하나뿐이 아닌 ‘뿐’ 이야기

    사라지는 지역의 말, ‘지역어 종합 정보’에 모으다

    공무원도 모르는 공공용어, 이대로 괜찮을까

    단어 대 구, 몇 대 몇? ≪우리말샘≫ 사전 통계

    노면 살얼음

    먹요일

    카페, 청소년은 출입할 수 없습니다?

    너는 왜 나를 혐오하는가?

    독자 참여 행사

  • 32

    (1)은 구개음화 규칙을 언급한 것이고, (3)은 조사 사용의 원칙을 예시한 것이다. 이것들은 한국어를 모어로 쓰는 사람이라면 의식을 하든 그렇지 않든 누구나 알고 있는 지식이고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틀리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간혹 자연스럽게 쓰는 말이나 글이 ‘틀린’ 것이므로, 어떤 논리적 일관성에 따라 ‘옳은’ 말을 써야 한다고 지시받을 때가 있다. (2)와 (4)가 그 예이다. 한국어 모어 화자는 주로 ‘그분께 걸맞는 대우’라고 하지 ‘그분께 걸맞은 대우’라고 하는 일은 드물다. 형용사 ‘작다’를 ‘작은’으로 활용하듯이 형용사 ‘걸맞다’ 역시 ‘걸맞은’으로 활용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일관되므로, ‘걸맞는’은 틀린 것이라는 교육을 받은 후에야 의식적으로 ‘걸맞은’이라고 한다. 한글 맞춤법인 (4) 역시 교육을 받아야 알게 되고 지키는 성격의 문법이다.

    즉 (1), (3)의 성격과 (2), (4)의 성격이 다름을 알 수 있다. (1), (3)은 토박이 화자가 자연스럽게 쓰는 말과 글의 원리를 기술해 주는 문법이라고 하여 ‘기술 문법’이라 하고, (2), (4)는 어떤 올바른 논리적 규범을 정해 놓고 그에 맞도록 지시하는 문법이라고 하여 ‘규범 문법’이라 한다. 앞서 언급한 ‘어법’은 때때로 규범 문법을 가리키는 용법으로 쓰이는 관습이 있으나 이는 그야말로 관습일 뿐 엄밀하게 정의된 용법은 아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어휘를 그 의미에 따라 정확하게 사용하였는지 혹은 특정 상황에서 어떤 말과 글이 적절성을 지니고 있는지는 ‘문법’과 관련되지 않는다. (5)는 어휘의 의미에 따라 ‘결제’와 ‘결재’를 구별해야 함을 언급한 것이다. (6)은 ‘호상’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언급한 것이 아니라 특정 상황에서 말하면 예의에 어긋남을 언급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에서 말의 의미나 상황적 적절성까지 언급한 (5), (6)과 같은 예를 문법에 포괄하여 다루기는 하지만, 그것은 교육의 편의에 의한 것일 뿐 일반적으로 (5), (6)과 같은 기술은 ‘문법’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문법’이라는 말은 그 개념의 포괄 범위가 넓은 경우도 있고 좁은 경우도 있다. (1)~(4)를 보면 발음, 단어의 형태, 표기 방식, 문장의 구성 등 말과 글의 거의 전 범위를 언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곧 문법의 개념을 넓게 설정하였을 때에는 (1)~(4)를 모두 문법이라고 한다. 그러나 문법을 좁은 의미로 사용할 때에는 (3)과 같이 화자들이 자연스럽게 알고 있는 문장 구성의 원리만을 가리킨다. (2), (4)와 같이 교육받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규범 문법이나, (1)과 같은 발음 규칙은 문법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다.

    ‘문법’이라는 말에는 여러 관점이 들어 있어서 그 사용에서 혼동이 많이 발생한다. 문법은 말과 글의 구성 및 운용상의 규칙을 말한다. ‘문법’의 ‘문(文)’이 ‘글’이라는 뜻이므로 ‘문법’은 글(문자 언어)에 적용되는 것이고, ‘어법’의 ‘어(語)’가 ‘말’이라는 뜻이므로 ‘어법’은 말(음성 언어)에 적용되는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오해이다. 엄밀한 개념으로 ‘문법’과 ‘어법’은 구별되지 않는 말이다. 다만 둘 중에서 ‘문법’이 더 공식적이고 일반적인 용어로 쓰인다.

    글. 이선웅 (경희대학교 외국어대학 한국어학과 교수)

    문법

    국어배우기

    쉽게 읽는문법 용어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 54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 76

    (1)에서 ‘ㄲ―ㅗ―ㅊ’의 연속은 어떤 뜻을 이룬 말이 된 반면, (2)에서 ‘ㅁ―ㅗ―ㅊ’의 연속은 우리말에서 아무 뜻을 이루지 못함을 알 수 있다. 곧 ‘꽃’은 형태소이고 ‘몿’은 형태소가 아니다. 자, 그럼 아래 말들에서 형태소의 예를 좀 더 풍부히 보기로 한다.

    형태소란 일반적으로 ‘뜻(의미)을 지닌 가장 작은 언어 단위’로 정의된다. ‘형태’란 의미를 담는 그릇이라고 보면 되고, ‘소’는 가장 작은 단위를 가리킨다고 보면 된다. 우리가 말을 할 때에는 소리 단위인 자음과 모음이 연속되어 나오는데, 가령 각각의 소리인 ‘ㄷ’, ‘ㅗ’, ‘ㄹ’일 때는 아무 의미가 없다가 그것이 연속되면서 비로소 ‘돌’이라는 의미 있는 말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자음과 모음이 연속되기만 하면 의미 있는 말이 될까?

    (3)만 보면 형태소는 그냥 ‘단어’ 개념과 같다고 생각하기 쉽다. (3)은 형태소가 바로 단어가 된 예이다. 그러나 (4)는 그렇지 않다. 가령 ‘김밥’은 뜻을 지닌 ‘김’이라는 형태소와 역시 뜻을 지닌 ‘밥’이라는 형태소가 합쳐져서 ‘김밥’이라는 하나의 단어를 이루고 있다. ‘김’과 ‘밥’이 따로 떨어져 쓰일 때에는 각각이 단어이지만, 합쳐졌을 때에는 ‘김밥’ 전체가 단어이고 그 속에 있는 ‘김’과 ‘밥’은 형태소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형태소는 단어와 크기가 같거나 작은 단위라고 이해하면 된다.

    하나의 형태소가 구체적으로 발음되어 나온 것을 ‘형태(形態)’라고 한다. (5)~(7)을 통해 ‘흙’이라는 형태소가 주위의 발음 조건에 따라 [흑], [흘ㄱ], [흥]의 세 가지 형태로 발음되어 나온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한 형태소가 둘 이상의 형태로 나타날 때, 그 각각의 형태를 ‘이형태’라고 한다. 서로 다른 형태들이라는 뜻이다. 이형태는 한글 맞춤법에 의한 표기로 확인되는 경우는 적으므로 소리로 확인해야 한다. (5)~(7)에서도 이형태들이 똑같은 표기인 ‘흙’으로 적혀 있다. 그러면 형태소는 언제나 여러 이형태로 나타나는 것일까?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일상생활을 할 때에는 일상어가 쉽고 전문어가 어렵다. 일상생활에서는 전문 분야의 엄밀한 용어를 사용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전문어의 뜻이 머릿속에서 바로 해석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개 ‘단어, 문장, 주어’ 등 일상적으로도 자주 쓰는 문법 용어는 쉽다고 생각하고, 이 글에서 설명할 ‘형태소(形態素), 이형태(異形態)’와 같은 말은 어려워한다. 그러나 어떤 전문 분야에서든 넓고 모호한 일상어보다는 좀 더 명확하게 정의된 전문어가 어떤 대상을 잘 설명하는 데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전문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쉬운 개념이라고 생각하는 ‘단어, 문장, 주어’ 등은 문법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아직 이견 없이 통일된 개념 정의가 마련되어 있지 않을 정도로 모호한 말들이다. 그러면 어려운 말이라고 지레 겁을 내지 말고 ‘형태소’와 ‘이형태’에 대해 알아보자.

    글. 이선웅 (경희대학교 외국어대학 한국어학과 교수)

    형태소와 이형태

    국어배우기

    쉽게 읽는문법 용어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 98

    (8)의 ‘머리, 콩’은 앞뒤 발음 조건과 무관하게 언제나 [머리], [콩]으로 발음된다. 그러므로 ‘머리, 콩’과 같은 말은 언제나 하나의 형태로만 나타나고 이형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 1110

    - 연 진체 구좌 저금(年振替口座貯金)을 난생 전 처음으로 찾아본 이야기이다. 《현진건(1923): 우편국에서》

    - 아니나 다를까, 그 함이 잘각 하고 사무원의 손에서 열리자, 아까 내가 준 그 말썽꾸러기 진체 구좌표가 튀어나온다. 《현진건(1923): 우편국에서》

    ‘구좌’가 단독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중반 이후의 일이다.

    북한의 소설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말 ‘돈자리’는 일본어 ‘구좌(口座, こうざ)’를 다듬은 말이다. ‘돈을 넣어 두는 곳’이라는 의미로 ‘돈자리’라 한 것으로 보인다.

    ‘구좌’는 우리나라에 은행이 설립되기 시작한 구한말에 들어온 말이다. 1923년에 동아일보에 실린 현진건의 단편소설에서 그 쓰임이 처음 발견되는데, 이때는 ‘진체 구좌(振替口座)’라는 명사구의 구성 요소로 쓰였다*

    * 진체(振替): 어떤 금액을 한 계정에서 다른 계정으로 대체하는 일.『표준국어대사전』

    - 지금 {구좌가} 동결돼서 일하고 있는 로동자들에게 임금을 못 주고 있단 말이야.《최국명(1965): 삶의 길》 (북)

    - 현금을 들고 다닐 필요도 없고 이미 있는 {구좌를} 이용하여 서명하면 그만이다.《박태진(1967), 해외 여성 교우록》 (남)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 신문사의 판권을 얻어 내느라고 적지 않은 자금을 꺼내 쓴 탓으로 박정인의 {돈자리도} 거덜이 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허문길(2000): 력사의 대결》 (북)

    - 이때 물건을 판 기업소는 물건을 산 기업소가 거래하는 은행의 {돈자리에서} 그 돈을 받는다.《작가 미상(1983): 돈표》 (북)

    글. 이길재(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돈자리’와 ‘계좌’

    국어배우기

    표준어바깥의 세상

  • 1312

    - 어제 성에서 내려보낸 돈 20만원을 {돈자리에} 넣구 오늘부터 물자구입을 다니구있다.《류원무(2001): 아리랑 열두고개》 (중국)

    - {돈자리를} 앉히자면 밑돈이 있어야 하는데 집에 돈만원이야 있겠지요? 《류원무(2001): 아리랑 열두고개》(중국)

    - 외부장부만 깨끗하면 그 수자만 {계좌에} 있으면 법적으로도 아무 이상이 없었다.《김금희(2015): 빼앗긴것들》 (중국)

    - 은행에서 {계좌를} 동결했단다. 《손룡호(2008): 하늘과 땅 사이》 (중국)

    해방 직후 남북은 공히 일본어 잔재 청산을 위한 대대적인 언어 정화 사업을 벌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구좌’는 남북에서 서로 다른 말로 다듬어지게 된다. 남에서는 ‘구좌’를 한자어 ‘계좌(計座)’로 다듬고, 북에서는 고유어 ‘돈자리’로 다듬은 것이다. 따라서 ‘계좌’는 북한에서, ‘돈자리’는 남한에서 쓰일 리가 만무하다. ‘계좌’와 ‘돈자리’는 남북 언어의 이질화를 보여 주는 전형적인 사례라 할 만하다. ‘돈자리’가 북한에서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우리말을 지켜 나가고 있는 중국 조선족 동포의 소설 속에서도 ‘돈자리’가 나타난다. 그런데 중국 조선족 동포들은 ‘돈자리’를 ‘앉히다’나 ‘넣다’와 결합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돈자리를 앉히다’는 계좌를 만들거나 개설하는 것을 뜻하며, ‘돈자리에 넣다’는 계좌에 돈을 입금하는 것을 뜻한다. ‘돈자리를 앉히다’와 ‘돈자리에 넣다’는 중국 조선족 동포의 언어사회에서만 쓰이는 관용 표현인 셈이다. 그런데 1992년 한중 수교 이후에는 ‘돈자리’뿐만 아니라 ‘계좌’도 그들의 소설 속에 등장하기 시작한다.

    남북 언어의 이질화는 남북 언어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한반도 바깥에 거주하는 동포들의 언어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외 동포들 사이에서도 세대에 따라, 처지에 따라 서로 다른 말을 쓰게 되는 것, 그 밑바닥에는 분단된 남북의 언어 현실이 있는 것이다.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 1514

    ‘같이’는 다 같지 않아요!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 1716

    하나뿐이 아닌 ‘뿐’ 이야기

    국어배우기

    실전띄어쓰기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 1918

    국립국어원, ‘지역어 종합 정보 누리집’ 공개

    사라지는 지역의 말, ‘지역어 종합 정보’에 모으다

    국어알리기

    국어원소식

    국립국어원은 2월 5일(수)에 ‘지역어 종합 정보 누리집’을 공개했다. 국립국어원은 2004년부터 사라져 가는 지역의 언어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전국의 지역어를 조사해 왔다. 이제 그동안의 조사 결과를 정리하여, 국민들이 지역어 정보를 쉽게 찾아보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역어 종합 정보 누리집’을 개통했다.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지역어는 삶의 현장에서 사용하는 말로, 그 지역 고유의 역사와 전통, 문화가 반영되어 있는 소중한 문화 자원이지만 빠른 속도로 사라져 가고 있다. 2015년에 실시한 국민의 언어 의식 조사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 지역어 사용 비중이 2010년에서 2015년 사이에 7%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국어원은 소멸 위기의 지역어 보존을 위해 2004년부터 2019년까지 전국 131개 시·군에서 전통적 생활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80대 이상 제보자를 대상으로 지역어 음성을 채록하였으며, 2020년에는 남은 19개 시군을 조사함으로써 1단계 지역어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전국의 지역어를 한 차례 조사·정리하는 데만 17년의 시간과 제보자 251명의 말품이 드는 셈이다.

    소멸 위기의 지역어 조사에 17년의 시간과 251명의 말품 들어

  • 2120

    ‘지역어 종합 정보 누리집’은 지역어 정보의 공유와 활용에 초점을 두고, 그간 국립국어원에서 구축한 자료를 제공한다. ‘지역어 찾기, 지역어 지도, 지역어 이야기 자료, 문학 속 지역어, 사진으로 보는 생활어’ 등 다섯 개의 주제로 정보를 구성하였다. ‘지역어 찾기’에서는 1,200개의 어휘가 각 지역별로 어떻게 다른지 확인할 수 있는데 제공되는 지역어와 음성 자료는 각각 16만 항목에 이른다. ‘지역어 지도’에서는 ‘겨울, 그네, 소꿉놀이’ 등 지역의 방언 차이를 잘 보여주는 100여 개 어휘의 지역어 지도와 해설을 볼 수 있고, 사용자가 직접 자신만의 언어지도를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어 이야기 자료’에서는 지역의 생생한 구술자료 음성을 들을 수 있는데 전국 25개 시군에서 채록한 구술 자료 50시간 분량의 지역어와 표준어 번역 그리고 발화자의 음성이 제공된다. ‘문학 속 지역어’에서는 문학작품 772편에 반영되어 있는 지역어 2,012항목의 예문과 지역어 해설이 제공된다. ‘사진으로 보는 생활어’에서는 해녀, 심마니, 부채장 등 17종의 전통 직업에서 사용하는 직업 생활어 764항목과 관련 사진 1,033장이 제공된다. 아울러, 올해 지역어 1단계 조사가 마무리되면, 그 결과도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다.

    삶의 현장에서 사용되는 우리말을 ‘지역어 종합 정보’에 모아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문화적으로 성숙한 국가에 오르기 위해서는 우리말의 다양성을 오롯이 모으고, 사용 분포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소강춘 국립국어원장은 “우리말의 다양성을 보존하는 일이야말로 국가의 책무”라며, “2021년부터는 조사 대상을 각 지역의 세대와 직업으로 확대하여 한국어의 지역적 사용 분포를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말 다양성 보존을 위해 지역어 조사 범위 확대

  • 2322

    국립국어원, 어려운 공공용어 조사 결과 발표

    공무원도 모르는 공공용어, 이대로 괜찮을까

    국어알리기

    국어원소식

    국립국어원은 국민이 어떤 공공용어*를 어려워하는지 알아보고자 실시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번 조사는 일반 국민 1,000명과 공무원 102명을 대상으로 2019년 10월부터 11월까지 진행하였으며, 설문 목록은 2016년에서 2018년까지의 중앙행정기관의 보도자료와 정부 업무보고 자료 등에서 추출한 공공용어*로 구성하였다.

    * 공공용어: 공문서 등에서 사용되는 행정용어, 정책용어 등

    조사 대상인 140개의 공공용어 중 일반 국민이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용어는 97개에 이르며, 공무원 스스로도 잘 모르는 말이라고 응답한 용어도 81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많은 정책명들이 일반 국민뿐만 아니라 일선 공무원에게도 제대로 전달이 안 되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정책명을 만들 때에는 정책의 취지를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친숙한 용어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설문 대상 공공용어 140개

  • 2524

    일반 국민이 어렵다고 응답한 용어 97개(이해도 3점 미만/5점 만점)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공무원이 어렵다고 응답한 용어 81개(이해도 3점 미만/5점 만점)

  • 2726

    대상·원어별 분류

    한자어 중에서는 오래 전부터 쓰여 왔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자주 접할 수 없는 용어를, 외래어 중에서는 최근 들어 쓰이기 시작한 용어들을 대체로 어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로마자만 그대로 노출된 용어는 'GDP' 정도를 제외하고는 일반 국민과 공무원 모두 어렵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마자만 쓰는 것은 한글 전용의 원칙을 규정한 국어기본법 위반이기도 하므로, 국민 소통의 측면뿐만 아니라 법을 지킨다는 차원에서도 꼭 개선해야 할 것이다. ‘예규’, ‘리플릿’, ‘이첩’, ‘MOU’, ‘징구’ 등은 공무원에게는 상대적으로 친숙하나 일반 국민은 어려워하는 용어들이다. 일반 국민에게 공개되는 공문서를 쓸 때에는 국민이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용어를 찾아 쓰고, 때로는 새로운 말로 다듬어 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공무원을 대상으로 정책용어(새로 추진하는 정책에 붙인 고유한 사업명) 13개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스마트 워크, 오픈 캠퍼스, 스마트 팜 혁신 밸리, 메이커 교육, 법률 홈닥터, 월드 클래스 300, 비즈쿨, 디지털 원 패스, K-Move 스쿨, YES FTA, 혁신 창업 클러스터’ 등 11개에 해당하는 용어가 무슨 정책인지 모르겠다는 응답을 얻었다. ‘임금 피크제’와 ‘스마트 시티’만 이해도 3점을 겨우 넘겼을 뿐이다. 소강춘 국립국어원장은 “공공언어가 쉬워지면 국민이 정책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도 그만큼 줄어든다.”라며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하여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쉬운 공공언어를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국립국어원은 쉬운 공공용어 사용에 도움이 되는 공공용어 점검표 등을 제작하여 공공기관에 보급할 예정이다.

    * 밑줄 그은 용어는 일반 국민과 공무원 간 인식 차이가 큰 것임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 2928

    ≪우리말샘≫ 사전 통계

    단어 대 구, 몇 대 몇?

    국어알리기

    국어정책통계

    2016년 10월에 개통한 ≪우리말샘≫은 국민 누구나 편찬에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사전입니다.언어 사전으로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새로운 시도인데요. 다행히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2019년에 ≪우리말샘≫을 찾은 사람은 모두 9,088,175명입니다. 하루 평균 8,400명 정도가 방문한 셈인데요. 그럼 ‘숫자로 살펴보는 ≪우리말샘≫’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2016년 10월 표준어를 비롯해 신어, 지역어, 전문용어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100만 어휘로 출발한 ≪우리말샘≫은 그동안 꾸준히 표제어를 추가하며 2020년 1월에는 1,117,782개의 표제어를 담고 있습니다. 이 중 단어는 735,962개이고 구는 381,820개입니다. 이때 단어에는 ‘헛-’, ‘-습니다’, ‘지자체’와 같은 접사, 어근, 어미 등과 구 구성이 줄어든 한 어절 표제어를 포함합니다. 구는 ‘교통 체증’, ‘손 없는 날’처럼 ’띄어 쓴 표제어와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인, 두 어절 이상의 표제어를 가리킵니다.

    단위별 현황

    ≪우리말샘≫에 실린 어휘들은 명사, 동사, 부사, 형용사 순으로 많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명사(268,220개), 동사(56,187개), 형용사(13,374개), 부사(12,286개)의 순으로 많은데요, 부사와 형용사의 순위가 다르다는 점이 재미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사전 통계가 궁금하시다면 ‘이곳’을 눌러 주세요!

    품사별 현황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 3130

    ≪우리말샘≫에서는 남북한뿐만 아니라 ‘바둑호랭이(표범, 길림성)’, ‘소스락비(가랑비, 요령성)’, ‘코따따리(코딱지, 흑룡강성)’, ‘시걱거두매(설거지, 중앙아시아)’처럼 재외 동포들이 쓰고 있는 방언들까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말샘≫에 실린 방언은 135,808개라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지역별 현황은 어떨까요?

    지역별 현황 단어는 원어에 따라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 혼종어로 나뉩니다. 혼종어는 둘 이상의 원어로 구성된 것을 가리키는 말인데 ‘생일 파티(生日party)’, ‘산타 할아버지(Santa 할아버지)’, ‘컴퓨터화하다(computer化하다)’ 등이 있습니다. 고유어는 254,169개, 한자어는 307,157개, 외래어는 50,231개, 혼종어는 124,365개가 각각 실려 있습니다. 그중 외래어로는 영어(67,931개)부터 프로방스어(1개)까지 46가지 원어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원어별 현황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 3332

    ≪우리말샘≫에는 표제어의 발음과 함께 사진, 동영상 등 다중 매체 정보도 있답니다. 모든 표제어에서 제공되진 않지만, 글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뜻풀이가 있을 때, 사진이나 동영상을 함께 참고한다면 그 뜻을 이해하기 훨씬 쉽겠죠. 예를 들어 ‘그림자놀이’는 “사람 또는 동물의 모양을 불빛으로 흰 막이나 흰 벽 위에 비치게 하여 움직이는 그림자가 나타나게 하는 놀이”로 뜻이 풀이되어 있습니다. 글만으로도 이해하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아래와 같은 동영상과 함께라면 더욱 실감 나겠죠?

    ≪우리말샘≫은 누구나 표제어를 올리거나 뜻을 수정할 수 있고, 사회 변화에 따라 생겨나는 말들도 빠르게 실을 수 있습니다. ≪우리말샘≫에서만큼은 전 국민이 사전 편찬자가 되는 셈이지요. 미처 다 소개하지 못한 ≪우리말샘≫ 관련 통계는 아래 주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 걱정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우리말샘≫, 많은 관심과 방문 부탁드려요!

    다중 매체 정보의 유형별 구축 현황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 3534

    노면 살얼음

    국어알리기

    우리말다듬기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 3736

    먹요일

    국어알리기

    우리말다듬기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 3938

    카페, 청소년은 출입할 수 없습니다?

    국어로바라보기

    말뭉치로바라보기

    말뭉치(코퍼스, corpus)는 언중이 직접 사용한 언어의 흔적이다. 말뭉치를 통해 언중은 자신들이 직접 구사한 언어 사용의 모습을 다시 반추할 수 있다. 또, 우리가 ‘실제 사용하는 언어’와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언어’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기 때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말뭉치와 같은 자료가 없다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단어는 무엇인지, 그 빈도는 시기적으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해당 단어는 어떤 단어와 가장 관련이 높은지 등의 정보를 직관적으로 포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최근 들어 말뭉치에 포함된 텍스트의 규모가 증가하고 포함하는 시기의 범위도 크게 확장되면서, 우리의 언어 사용 양상을 좀 더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앞으로 1년간 우리말의 실제 양상을 빈도와 분포를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말뭉치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정보 중 하나는 ‘빈도’이다. 먼저 을 통해 우리가 자주 방문하는 장소인 ‘카페’의 빈도를 살펴보자. (다음 자료는 동아일보 말뭉치에서 추출한 것임)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글. 김일환 (성신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에는 ‘카페’ 외에도 ‘다방’과 ‘찻방’의 빈도 변화가 함께 제시되어 있다(‘N’은 일반명사라는 뜻). 을 통해서 우리는 ‘카페’의 빈도가 1990년대 중반 이후 크게 증가하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90년대 이전으로 가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카페’는 ‘다방’보다 빈도가 많이 낮을 뿐 아니라 60년대 이전에는 ‘찻방’보다 더 낮기도 하다. 여기서 우리는 몇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우선 ‘찻방’이란 단어가 1980년대 초반까지 사용되었다는 점, 또 다른 하나는 ‘카페’라는 단어가 1940년대에도 쓰였다는 점이다. 특히 ‘카페’는 1920년대 신문 기사에서도 등장하였는데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카페’의 모습은 아니라는 점에서 다소 충격적이다.

    즉, 1920년대의 ‘카페’는 현재의 ‘커피’와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하였으나(1가), 대다수는 유흥업소의 일종으로 분류되었던 것이다(1나, 다). 이에 비해 ‘다방’은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부정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 ‘카페, 다방, 찻방’의 연도별 사용 빈도(동아일보 말뭉치)

  • 4140

    1940년대만 하더라도 서울시장 취임 환영 다과회를 여는 장소로 ‘다방’이 선택되었다는 것은 당시 ‘다방’이란 공간의 사회적 위치를 잘 보여준다. 다방이 몰락의 길을 겪게 되는 것은 대체로 70년대를 지나면서인 듯하다. 1980년대 들어서면 ‘다방’은 기존의 ‘카페’가 차지하고 있던 부정적인 모습을 좀 더 개성 있게 물려받는다. (3가)에서처럼 ‘다방’은 1980년대에는 유흥업소로 인식되면서 긍정보다는 부정의 이미지를 가지게 된 것이다.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카페’는 90년대 들어 급격하게 빈도가 증가했다. 외래어에 대한 언중의 호의적 인식, 커피에 대한 관심 등과 맞물리면서 오랜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온 것이다. 특히 90년대부터는 단순히 음료를 마시는 공간 이상의 역할로서 외연을 확장했다. ‘인터넷 카페’, ‘공부 카페’뿐 아니라 책을 읽거나 휴식을 취하는 장소로도 활용되는 등 ‘카페’는 한국인이 가장 애용하는 사적 공간이 된 것이다. 다방은 왜 부정적인 단어와 공기(함께 쓰임)하게 되었을까? 카페는 어떻게 다방의 공백을 메우게 되었을까? 말뭉치는 이러한 원인에 대해서 직접 정답을 말해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단어들의 사용 빈도와 문맥에 대한 정보를 명확히 제시해 줌으로써 그 원인을 탐색하기 위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단어 사용의 빈도, 문맥의 변화, 그리고 이를 둘러싼 사회문화적인 변화의 양상까지, 말뭉치는 우리에게 무언가 중요한 어떤 것을 끊임없이 제시해 주고 있다. 통찰력 있는 분석은 우리의 몫이다.

  • 4342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국어로바라보기

    우리말 그리고 사람

    차별표현·혐오표현은 어떤 특징을 지닌 개인이나 집단을 향한 차별이나 혐오의 감정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런 표현들은 차별·혐오의 대상이 된 사람들에게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공공의 영역에 노출되어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는 데까지 이른다. 지금 우리 사회는 차별·혐오표현으로 앓고 있다. 인터넷에서 차별·혐오표현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으며, 그로 인해 강도 높은 비난과 언쟁들이 일기도 한다. 국립국어원과 「사회적 의사소통 연구: 지역 민족 인종에 대한 차별적 언어 표현 개선 연구」를 진행한 상명대학교 국어교육학과 박재현 교수와『말이 칼이 될 때』의 저자인 숙명여자대학교 법학과 홍성수 교수가 오늘의 언어세태를 논하고자 만났다. 국어학자와 법학자의 시선으로 들여다보자.

    상명대학교 국어교육과 박재현 교수, 숙명여대 법학과 홍성수 교수 대담

    너는 왜 나를 혐오하는가?박재현(이하 박): 차별·혐오표현을 향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더 심해지고 있는 거 아니냐는 물음도 종종 듣고 있는 게 현실이네요.

    홍성수(이하 홍): 기준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해외에서는 혐오표현이 소수 사람들에게 집중되어 극단화되고 폭력으로 까지 번지는 양상을 보이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표현들을 보통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해요. 말 자체의 수위는 높지 않은데, 문제의식 없이 자연스럽게 사용한다는 거죠. 어떤 측면에선 이런 게 더 심각한 게 아닌가 싶어요. 매체의 발달로 더욱 확산되니까 심해졌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죠. 댓글 등으로 쉽게 의견을 표출하니까.

    박: 그렇죠. 게다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표현력이 좋잖아요. 자극적으로 말을 잘 만들어 내요. 제가 들어 본 것 중에는요, 혐오 라기보다는 차별표현인데, 경계가 명확하고 칼로 자른 듯한 말이 하나 있어요. 언론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건데, 바로 비(非)죠. 비서울, 비강남, 비수도권. 비 자를 하나 붙이는 순간 나머지는 외집단으로 확 밀려나 버려요. 단번에 주변인 (아웃사이더)이 되어 버리죠. 되도록 이 말을 안 쓰는 방향은 없을까, 개인적으로 고민하는 것 중 하나예요. 심한 것 중에 ‘틀딱’도 있죠. 어르신들의 특징을 포착해서 비하한 건데, 이건 인간 존엄의 문제라 들었을 때 너무 심하지 않은가 했습니다.

    홍: 요즘은 부모 모욕을 하는 말도 하죠. 어감이나 수위가 심각하지는 않다고는 하지만, 스스럼없이 모욕한다는 것이 진정 문제라고 봐요. 말에 대한 경각심을 약화시키거든요.

    박: 저희 때는 또래 간에 투닥거려도 부모는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이었는데 말이죠.

    홍: 남의 부모도 아니고 자기 부모를 욕하니까.

    박: 요즘 언어의 양상이나 현상 측면 중에 예전에는 벌레가 들어가면 좋은 거였잖아요. 책벌레, 공부벌레 이런 식으로요.

    홍: 어, 그렇네요?(웃음)

    박: 아무한테나 책벌레, 공부벌레라고 안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어휘 뒤에 ‘충(蟲)’이라는 한자를 붙이면서 차별과 혐오를 드러내요. 동료 교수가 댓글을 좀 길게 달았대요. 그랬더니 한 학생이 ‘장문충’이라고 댓글을 달더래요. 지역, 장애, 성별 처럼 기존에 있던 차별의 기준보다는 개인의 행동, 언어, 성향 중 마음에 안 드는 것들에 ‘충’ 자를 붙여서 혐오의 의미 를 담는 거죠. 이런 방식은 생산력과 파급력이 크죠.

    차별·혐오표현의 확산과 악화

  • 4544

    ▲ 박재현 교수

    홍: 차별표현과 혐오표현이 어떻게 다른지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법적 개념과 사회적 개념이 달라 두 표현이 혼동되는 부분이 있어요. 법과 무관하게 차별표현을 정의한다면, 그냥 차별과 관계된 말들을 통칭한다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것이 법적 규율의 대상이 되려면 그 대상이 취약한 소수자 집단이어야 하고 그 집단을 향한 차별을 더욱 조장하고 강화하는 효 과가 있어야 합니다. 혐오표현도 차별표현과 같은 말인데, 법제화 과정에서 등장한 용어예요. 차별표현 중에서도 더 공격 적이고 심한 뉘앙스의 말들을 개념화하면서요. 그렇게 구분할 수는 있지만, 엄밀하게 구분하기는 어렵죠.

    박: 그렇죠. 그렇죠, 중첩되어 있죠.

    홍: 주의할 건 그런 범주에 걸리지 않는 나쁜 말들도 있다는 거예요. 교수님이 예로 드셨던 충이란 말도, 붙였다고 해서 다 차별이라고 볼 수는 없잖아요. 대상 집단이 대수롭지 않게 넘겨 문제가 안 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일단 욕은 욕이 니까. 만약 동료 교수님 일화처럼 장문충이라는 말을 듣고 그냥 기분이 나쁜 것을 넘어서 정말 긴 글을 쓰지 못할 정도로 사회적 압박을 받는다거나(모두 웃음) 정신적 해악을 입었다면, 차별언어 또는 혐오표현이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그렇게 구분하고 있습니다.

    박: 교수님 의견을 이어 가자면, 표정이나 시선·어조 등 비언어적인 부분도 살필 필요가 있어요. 말 한마디 안 하고도 한 사 람을 얼마든지 모욕할 수 있잖아요. 사람들이 대개 어투가 단초가 돼 싸우듯 말이에요. 홍 교수님이 법적인 시선에서 말씀해 주셨는데, 저는 국어교육전공이니까. 화자와 청자로 이야기를 하면 상처를 줄 의도성의 여부라고 봐요. 화자와 청자 모두 의도가 있고, 상처를 받았다면 규제와 교육이 필요하고, 화자 청자 모두 의도도 없고, 조심했는데 문제가 되 는 말들이 있죠. 대표적인 게 ‘다문화’ 같은 것인데요. 정책적으로 보호하려고 만든 말임에도 학생들 사이에서 상처를 주는 지칭어가 되어 버렸어요. 원인을 구획하고 범주화해서 법적 규제가 필요한 것과 교육과 홍보를 통한 인식 개선이 필요한 것을 구분해야 할 것 같아요.

    어디서부터 차별·혐오표현인가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홍: 개인적으로 제일 중요한 기준은 효과라고 봐요. 그 말이 어떤 효과를 내느냐 여부죠. 차별을 조장, 가중하냔 말이죠.개

    인을 모독해도 차별을 조장하는 효과가 없다면, 그건 다른 문제예요. 그런 문제는 바른 말 쓰기 운동 같은 것으로 해결

    하거나 명예훼손, 모욕 등 별도의 해법이 있습니다. 혐오표현과는 구분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홍: 한번은 초·중·고 학생들 대상으로 강의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때 학생들에게 격려의 마음을 전했는데요, 한 학생에 게는 제 말들이 격려처럼 느껴지지 않았나 봐요. 제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미성숙하고 열등하게 여겨진다고 느꼈대요. 왜 그렇게 느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모든 말들이 의도에 맞게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선한 의 도에서 한 말이 차별·혐오표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날이었죠. 교수님도 차별언어 연구를 하셨지요?

    박: 국립국어원에서 차별표현에 관해 연구 용역으로 진행한 건데요. 차별표현의 범주가 방송이나 신문 등 공공매체였어요. 연구를 시작하니 자료 찾기가 어려웠어요. 왜냐면 다른 말실수와는 달리 이런 차별과 혐오의 표현은 파장이 크다는 걸 방송인들이 잘 알고 있어서. 다들 이미 조심하고 있다고 할까요. 온라인상에서는 여전히 치열하게 싸우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시민의식도 잘 고양되고, 자정작용이 제대로 작동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홍 교수님은『말이 칼이 될 때』라는 책도 쓰셨지요?

    홍: 원래 표현의 자유를 연구했는데, 그러다 보니 표현의 장에서 한계가 될 수 있는 혐오표현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우연히 2013년부터 한국 사회에서 큰 문제가 되면서 단순히 학문적 논의에만 머물기엔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 대중서를 내게 되었죠. 한국 사회가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는 역량은 충분한데, 늘 그렇듯 짧은 시간에 빠른 속도로 진행되다 보니 부 작용도 많고 극단화되는 경향도 있어요.

    나의 언어도 다시 한번 되돌아봐

    ▲ 홍성수 교수

  • 4746

    박: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 가야 할지 고민해 볼 차례인데요. 해결 방법이란 거, 진짜 어려운 거잖아요.

    홍: 저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어떤 정책을 쓰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아래로 다 빠져버리는 것 같 을 거예요. 그런데 아주 빠른 속도로 많이 채우면 독에 물이 조금은 차지 않을까요?

    박: 그런 태도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하는 건 맞는 것 같아요. 어느 영역에서 특정한 방법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 니니까요.

    홍: 우리 사회가 아무런 노력을 하고 있지 않은 건 아니에요. 방송만 해도 요즘은 최소한 문제가 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조심 하고 있고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교육방송 펭수를 봐도 성별이 없어요. 성 중립적인 캐릭터죠.

    박: 그렇더군요. 신장 정도만 알려졌지.(웃음)

    홍: 영화 같은 경우도요. 2010년부터 조선족을 조직폭력배로 비하하는 영화가 일 년이면 두세 편씩은 꼭 있었어요. 그런데 2017년 「청년경찰」이란 영화가 문제가 되면서 대방동의 중국 동포들이 시위를 했죠. 그 이후로 그런 영화 들이 안 나와요. 이런 걸 보면 우리가 노력하면 지혜롭게 풀어 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봐요.

    박: 저는 밑 빠진 독에 콩나물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네요. 물은 빠지지만, 콩나물은 자라니까요. 저는 무엇보다 놀이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봐요. 우리나라는 예능 등을 통해서 한 사람을 모욕하고 주변이 웃는 저급한 우스개가 너무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요. 이런 예능을 보고 자라면 남을 모욕해야 웃기는 거고,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겠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도 특정 표현뿐 아니라 이런 표현도 심의를 하는 게 맞는 것 아닌가 싶어요.

    홍: 어려운 주제였는데 그래도 마무리를 하자면, 저는 앞으로 더 많은 위기가 찾아올 거라고 봐요. 전 세계적인 현상이거든요. 특히 예전에는 소수자들이 눈에 잘 안 보였어요. 장애인은 시설에 있었고, 소수자는 자신을 숨겼고, 이주자도 적었죠. 하지만 이제는 소수자가 자신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이주 인구는 날로 늘어나요. 예전보다 다양성 속에서 살 수밖에 없는 사회가 되었어요. 이런 경향은 강화될 거고요. 이것을 공존으로 풀어갈 것인가, 차별과 혐오로 풀어갈 것인가가 선택 지로 주어졌다고 봐요.

    박: 화자가 조심해야 한다는 말은 많습니다. 그런데 저는 청자에 관한 정책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공격적인 언어에 대처하는 방법이랄까요. 외국은 이미 연구와 교육을 하고 있어요. 쉽진 않겠지만, 이런 부분도 필요하다고 봐요. 국립국어 원의 대담이니, 정책적인 부분에서 말한다면 이 차별언어에 대해 개인의 언어사용 차원의 문제로 국한할 게 아니라 제도 화, 즉 굳어지는 걸 감시하고 바꿔 나가려는 정책적 노력도 계속되어야 한다고 봐요.

    홍: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책을 세울 때인 건 분명해 보여요. 지금 안 하면 더 심각해질 테니까요.

    박: 맞아요.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최대한 해야 할 때예요.

    홍: 같이 열심히 이 문제를 고민해 봅시다.

    우리 사회는 문제를 해결할 역량 충분해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 4948

    국립국어원 “쉼표,마침표.”에서 ‘우리말 풀기’를 새롭게 선보입니다!출제된 모든 문제의 답을 맞힌 분들 중 10분을 추첨해 선물을 드립니다.

    정답은 “쉼표,마침표.”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답니다!

    우리말 풀기

    우리말풀기

    우리말풀기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 5150

    ·참여 방법1. “우리말 풀기 참여하기” 를 눌러 주세요.2. 문제를 풀고, 답을 적어 주세요.3. 응모자의 이름과 연락처, 수신 동의(필수)를 입력해 주세요.4. ‘제출하기’를 누르면 끝!

    ·응모기간2020. 2. 11.~2020. 2. 25.

    ·당첨자 발표개인별로 알리고 “쉼표, 마침표.” 3월 호에 공고함

    ·선물당첨자 열 분께는 음료 교환권을 드립니다.

  • 5352

    우리말풀기

    우리말풀기

    국립국어원 “쉼표,마침표.”에서 ‘우리말 풀기’를 새롭게 선보입니다!출제된 모든 문제의 답을 맞힌 분들 중 10분을 추첨해 선물을 드립니다.

    정답은 “쉼표,마침표.”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답니다!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

    우리말 풀기

  • 5554

    ·참여 방법1. “우리말 풀기 참여하기” 를 눌러 주세요.2. 문제를 풀고, 답을 적어 주세요.3. 응모자의 이름과 연락처, 수신 동의(필수)를 입력해 주세요.4. ‘제출하기’를 누르면 끝!

    ·응모기간2020. 2. 25. ~ 2020. 3. 10.

    ·당첨자 발표개인별로 알리고 “쉼표, 마침표.” 3월 호에 공고함

    ·선물당첨자 열 분께는 음료 교환권을 드립니다.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