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dia - posri · 2017. 3. 22. · ‘딥 시프트(deep shift)’의 시작 4차 산업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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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 시프트 (Deep Shift) ’의 시작 4차 산업혁명 Cover Story Vol. 122 Chindia plus 122 Cover Stor y ‘딥 시프트(Deep Shift)’의 시작, 4차 산업혁명 Chindia plus March / April 2017 ISSN2288-3290 www.posri.re.kr 철강연구 글로벌 No.1 & 경영경제연구 국내 No.1 철강산업 연구 분야 세계 유수의 Think Tank로 자리매김한 포스코경영연구. 미래창조를 리드하는 기업경영 전문 연구기관 POSRI는 글로벌 최고를 지향합니다.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이끌어가는 Creative Think Leader ’로서 최고의 전략과 정책을 제시하여 국가와 산업, 기업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겠습니다. Issues & Analysis 태국, 중진국 함정 탈출 ‘시동’ Bell Ringer 슬라브 인문산책 5 러시아 대중음악 Column 파괴자(Disruptor) 시대와 대학 My Chindia Diary 내가 가 본 친디아 5 중국 대륙 속 이슬람의 도시, 인촨 Market Watch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 Life & Culture 중국 명문장 4 제갈량의 ‘출사표’ Issue Special 2017 중국경제의 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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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딥 시프트(Deep Shift)’의 시작

    4차 산업혁명

    Cover Story

    Vol.

    122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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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us

    122 • Cover S

    tory ‘딥 시

    프트(D

    eep Shift)’의

    시작, 4

    차 산

    업혁명

    Chindia plus March / April 2017ISSN 2288 - 3290

    www.posri.re.kr

    철강연구 글로벌 No.1 & 경영경제연구 국내 No.1철강산업 연구 분야 세계 유수의 Think Tank로 자리매김한 포스코경영연구원.

    미래창조를 리드하는 기업경영 전문 연구기관 POSRI는 글로벌 최고를 지향합니다.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이끌어가는 ‘Creative Think Leader’로서 최고의 전략과 정책을 제시하여

    국가와 산업, 기업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겠습니다.

    Issues & Analysis태국, 중진국 함정 탈출 ‘시동’

    Bell Ringer슬라브 인문산책 5 러시아 대중음악

    Column파괴자(Disruptor) 시대와 대학

    My Chindia Diary 내가 가 본 친디아 5 중국 대륙 속 이슬람의 도시, 인촨

    Market Watch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

    Life & Culture중국 명문장 4 제갈량의 ‘출사표’

    Issue Special

    2017 중국경제의

    새로운 도전

  • March / April 2017 5

    Editor’s Letter

    4차 산업혁명

    올해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

    25개 명문 대학의 총장을 초청했습니다. 지난해

    바로 이 포럼에서 예견한 ‘4차 산업혁명의 부상’에

    따른 일자리 감소 대책을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하버드, 예일, 옥스퍼드, 칭화대 등 글로벌 상

    아탑 총장들이 함께 만나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

    습니다. 그중에는 대학이 지식 전달 기관이 아닌

    기업가 정신을 육성하는 곳으로 바뀌어야 한다

    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교육시스

    템에도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

    입니다.

    과거 1, 2, 3차 산업혁명의 경험에 비춰본다면

    4차 산업혁명도 우리 인류에 엄청난 가치(value)

    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요즘 최대

    관심사인 일자리 얘기만 나오면 4차 산업혁명의

    ‘불편한 진실’을 대하는 것 같아 영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래서 다보스포럼도 ‘세기의 토론회’

    를 마련한 것이겠지요.

    그런데 다보스포럼은 ‘일자리의 미래(The

    Future of Jobs)’라는 보고서에서 4차 산업혁

    명으로 2020년까지 15개국에서 716만 개의 일

    자리가 사라지지만 새 일자리도 202만 개가 생

    겨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단순 반복 업무는

    없어지는 대신 ‘융합형 일자리’는 새로 생길 것이

    라는 전망을 감안할 때 노동력의 기술과 교육 수

    준이 높은 우리나라는 오히려 유리한 측면이 있

    다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가 이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먼저 경

    쟁자들이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알아야 합니

    다. 그래서 이번 호 커버스토리는 주요국의 4차

    산업혁명 준비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또한 이러

    한 ‘거대한 변화’를 뒷받침할 대학은 어떻게 준

    비해야 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장제국 동서대 총

    장의 특별기고(24~25면)도 실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4차 산업혁명과 가까워지는 계

    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편집장 박경덕

    친디아플러스 2017년 3·4월호(통권 122호)

    발행인 곽창호

    편집인 박경덕

    발행처 포스코경영연구원(www.posri.re.kr)

    등록번호 강남 라 00059

    등록일 2006년 5월 24일

    발행일 2017년 3월 20일

    자문위원

    박번순(고려대학교 교수)

    편집위원

    포스코경영연구원

    심상형, 이대우, 조윤택, 남대엽

    편집·진행

    박계영(포스코경영연구원, 02-3457-8196)

    편집·디자인

    중앙일보미디어디자인(02-751-5943)

    정혜영, 표자영, 최상일

    인쇄 (주)타라티피에스

    는 비매품입니다. 구독 신청 및 문의는

    [email protected]로 해주시기 바랍니다.본지는 신문 윤리 강령 및 실천 요강을 준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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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경영연구원의 공식적인 견해가 아닙니다.

    본지에 게재된 글, 사진, 삽화의 무단 전재·복제를 금합니다.

    거대한 변화의 시작

    4차 산업혁명이 전개되면서

    산업 분야뿐 아니라 사회 전

    영역에 걸쳐 혁명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각국의 대비책을 살펴봤다.

    Shutterstock

    Asian Profile서양유채꽃 활짝 핀 베트남의 들판

    베트남 북부 도시 타이빈에서

    자전거를 탄 두 여인이 서양유채꽃이 만개한

    들판 위를 지나고 있다.

    Shutterstock

    06 News Briefing08 Cover Story 4차 산업혁명과 제조업의 변화 ▶10

    ‘중국제조 2025’와 ‘인터넷+’ ▶14

    디지털 인프라 갖추는 인도 ▶18

    일본의 로봇혁명 이니셔티브 ▶20

    싱가포르의 스마트

    국가 프로젝트 ▶22

    24 Column 파괴자(Disruptor) 시대와 대학

    26 Issue Special 중국경제 성적표와 개혁과제 ▶27 2017년 경제운영 ‘안정 속의 개혁’ ▶30

    리스크 관리와 미래 대비 정책 ▶32

    34 Life&Culture 화교자본의 고향을 찾아서 13 푸톈

    중국 명문장 ④ 제갈량의 ‘출사표’

    38 Bell Ringer 슬라브 인문산책

    ⑤ 러시아 대중음악

    CONTENTS 유럽의 동남아 식민주의 ⑤ ‘동남아시아’ 개념의 탄생

    44 Chindia wide stories 친디아 담장 넘기

    ③ 중국과 인도의 전기차 시장

    46 Market Watch49 Issues&Analysis 중국 홍콩-선전

    혁신과학기술단지 ▶50

    중국 인구절벽의 충격 ▶52

    인도 美 트럼프 정책 영향 ▶54

    인도 일본-인도기업 분쟁 ▶56

    미얀마 다웨이경제특구(DSEZ) ▶58

    태국 중진국 함정 탈출 ‘시동’ ▶60

    러시아 군사 전략 ▶62

    64 My Chindia Diary 내가 가 본 친디아

    5 중국 인촨

    66 주요 통계

  • 6 Chindia plus March / April 2017 7

    며 러시아 경제가 최근 2년간의 추락 이후 회복

    세로 돌아선 것이 등급 상향 조정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두, AI 관련 기업 ‘레이븐 테크’ 인수

    중국판 구글인 바이두가

    음성 비서 기술을 개발

    한 중국 스타트업 레이븐 테크(Raven Tech)를

    사들여 스마트홈 기기 시장 공략에 나섰다. 레이

    븐 테크 창업자 뤼청(26)은 자신이 바이두의 스

    마트홈 기기 사업 대표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레이븐 테크는 마이크로소프트 벤처 액셀러레이

    터 등에서 1800만 달러(약 200억원) 넘는 투자

    를 받았던 회사로 중국어로 명령하는 인공지능

    (AI) 기술을 보유한 신생 기업이다.

    말레이 국민차,

    중국 지리차에 지분 51% 매각 유력

    말레이시아 국민차인 프로

    톤 제작사가 중국 자동차 기

    업인 지리(吉利)에 인수될

    전망이다.

    프로톤의 모회사인 DRB-하이콤 그룹은 프로톤

    지분 51%를 지리에 매각하는 쪽으로 사실상 가닥

    을 잡았다. 조하리 압둘 가니 말레이시아 재무장

    관은 이와 관련해 “고용 창출을 위한 투자 유치”

    라고 설명했다. 1980년 세워진 프로톤은 동남아

    의 유일한 자동차 자체 개발 업체다. 한때 자국 자

    동차 시장의 74%를 차지했지만 시장 개방과 세계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시장 점유율이 10%대로

    떨어졌고 실적은 순손실을 기록해 왔다. 지리는

    프로톤을 인수할 경우 인구 6억2000만 명의 거대

    경제권인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내 생산기지를

    확보해 다른 아세안 회원국에 무관세로 차량을 수

    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닭 키우다가 게임 만든다? 中 기업, 변신은 무죄

    전통산업에 종사하던 중국 기업들이 엔터테인먼트·IT 등 새로운 업종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중국에 불고 있는 인터넷 플러스(+) 열풍과도 연관이 있으며 기업의 존속을 위한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중국에서 100여 개 이상의 기업이 그룹명에 테크놀로지·인터넷·제약 등의 단

    어를 붙이며 전통산업에서 신(新)사업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은 해외로부터

    인터넷 혹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사들인 다음 사명을 완전히 바꾸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중국 쑹랴오(松遼) 자동차다. 이 회사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생산에 주력하는 업체였으며

    1990년대에는 분유, 의료기구, 식료품 포장 등에 도전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던 쑹랴오 자동차는

    최근 회사명을 ‘문화투자홀딩스(文投·CIH)’로 바꾸었으며 영국의 시각효과 기술 기업인 프레임스토어의 지

    분 75%를 1억8700만 달러에 사들이며 영화 컨설팅·투자 등으로 사업 분야를 바꿨다. 외국 기업에 투자한 건

    쑹랴오만이 아니다. 중국 화학업체 저장진커(浙江金科)도 어린이용 애플리케이션(앱) ‘토킹 톰’ 개발사인 영

    국 아웃핏을 10억 달러에 사들였다. 화학업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회사명은 진커 엔터테인먼트 컬

    처로 바꿨다.

    심지어 양계 업체인 썬바오(森寶) 식품은 최근 ‘러유(樂遊) 테크놀로지’라는 이름으로 게임산업에 뛰어들었

    다. 이 밖에 요식업 체인 기업이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도전하거나 폭죽 회사가 개인 간(P2P) 대출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서유진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email protected]

    알리바바, 바이롄과 전방위 협력관계 구축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가 소매 유통의

    거두인 바이롄(百聯)그룹

    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온라인과 오

    프라인 통합을 가속화하고 있다.

    양사는 고효율 공급망 구축, 결제금융 연계, 물

    류체계 협력 등 6개 영역에서 협력관계를 맺기

    로 합의했다. 2003년 제일백화, 화롄, 우쯔그룹

    등이 합병돼 설립된 바이롄그룹은 상하이에 본

    사가 있는 중국 최대의 오프라인 유통 기업이다.

    바이롄 그룹은 백화점·편의점·약국을 포함한

    7000개 점포를 25개 성·시에 두고 있으며 직원

    수만 25만 명에 달한다. 알리바바는 타오바오 등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하며 가입자가 5억 명

    에 이른다.

    네팔 붙잡기 나선 인도,

    인프라 사업에 3900억원 차관

    중국이 네팔에 투자를 확대하며 우호관계를 키우

    는 동안 최근 국경 봉쇄 시위 등으로 네팔과 관계

    가 소원해진 인도가 ‘네팔 붙잡기’에 나섰다. 네

    팔 인프라 정상회의에 참석한 수레시 프라부 인

    도 철도장관은 네팔 도로·교량 건설사업을 위해

    인도 정부가 3억4000만 달러(약 3900억원) 차관

    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막 연

    설에서 인도 수도 뉴델리와 네팔 수도 카트만두,

    인도 동부 콜카타를 잇는 철도 건설도 제안했다.

    무디스, 러시아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안정적’ 상향 조정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러시아의 국가신용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러시아 정부가 석유·가스 수

    출 의존도를 낮추는 중기 경제 전략을 채택했으

    중국 전통 기업들이 엔터테인먼트·IT 등 새로운 업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의 대표적 인터넷 서비스 기업 텐센트의 본사 로비. [중앙포토]

    “과거에 세웠던 연 거래액 ‘1조 위안(약 170조원)’ 목표를 2년 앞당겨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중국인들의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면서 해외여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시트립(C-Trip) 쑨제(孫潔) 최고경영자,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NewsBriefing

    유럽, ‘차이나머니 기업 쇼핑’ 거부권 추진

    유럽연합(EU) 주요 회원국들이 중국의 유럽 첨

    단기업 인수를 막을 법규 제정을 추진한다.

    독일·프랑스·이탈리아 정부는 세실리아 말름스

    트룀 EU 집행위원회 통상담당집행위원에게 서

    한을 보내 자국 기업에 대한 중국 투자에 거부권

    을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

    사를 전했다. 이들 국가는 최근 중국 기업들이 정

    부 지원 자금을 등에 업고 첨단기술을 뽑아갈 가

    능성은 우려하고 있다. EU의 우려는 2016년 중

    국 가전업체 메이디가 독일의 산업용 로봇 업체

    쿠카를 인수하면서 촉발됐다.

    중국 드론회사 이항,

    ‘나는 자동차’ 7월 시험비행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도로교통청(RTA)

    은 이르면 오는 7월 중국 드론 회사 이항이 개발

    한 자율 운항식 유인드론(AAV) 이항184를 시험

    비행한다고 밝혔다. 이항184는 세계 최초로 상

    용 개발된 사람이 탈 수 있는 드론이다. 이 때문

    에 ‘나는 자동차’라는 별명이 붙었다. RTA는 이

    를 콜택시 방식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이항184

    는 한 사람이 탈 수 있고, 최대 적재 중량은 100㎏

    이다. 승객이 기내 태블릿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자동 운항하는 방식이다. 두바이에 도입되는 이

    항184는 평균시속 100㎞다. 1~2시간 충전하면

    30분 동안 반경 40∼50㎞까지 사람을 실어나를

    수 있다고 RTA는 설명했다.출처: ACMA, TechSci 리서치,

    KOTRA 재인용

    2016년

    660

    2015년

    385

    2014년

    351

    2013년

    397

    2012년

    422

    2011년

    413

    2010년

    308

    2009년

    241

    도표로 보는 친디아

    인도 자동차

    부품시장

    (단위: 억 달러)

    사진: 바이두백과

  • March / April 2017 98 Chindia plus

    4차 산업혁명과 제조업의 변화 ▶10

    ‘중국제조 2025’와 ‘인터넷+’ ▶14

    디지털 인프라 갖추는 인도 ▶18

    일본의 로봇혁명 이니셔티브 ▶20

    싱가포르의 스마트 국가 프로젝트 ▶22

    출발 총성 울린 4차 산업혁명 경쟁과 전쟁이 동시에 시작됐다

    또다시 ‘거대한 변화(Deep Shift)’가 시작됐다. 이번에는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지만 그 파고(波高)는 산업 분야를 넘어선다. 교육·문화 등

    사회 전 영역에 걸쳐 그야말로 혁명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그 변화의 끝은 가늠하기

    어렵다. 변화의 파도에 쓸려 가지 않으려면 그 물결에 능동적으로 올라타야 한다.

    이미 주요국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한민국에 가장 적합한 전략적 포지션을

    찾기 위해 경쟁자들의 움직임을 들여다봤다.

    Cover Story

    중앙포토

  • March / April 2017 1110 Chindia plus

    최동용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email protected]

    생산 시스템 혁신하는 ‘패러다임 시프트’

    4차 산업혁명, 비즈니스 디자인이 관건

    2000년대 중반까지 중국 등 신흥국의 호황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보이던 글로벌 경제가 2007년 미국발 금융위기,

    2010년 유럽발 재정위기가 확산되면서 저성장 국면으로 진

    입했다. 그나마 버팀목이 되었던 중국의 성장세도 2012년부

    터 주춤해지면서 조선·해운·석유화학·철강 등 중화학공업

    뿐 아니라 플랜트·발전 등도 공급과잉 업종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세계 경제가 7~8년간 구조적 저성장을 지속하면

    서 기존 산업은 성장 한계에 직면했고, 다국적 기업과 각국

    정부가 저성장 돌파 전략으로 제조업 강화를 추진하면서 최

    근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초기 단계에 이미 진입

    인류의 역사를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 보면 산업혁명은 50

    년 이상 패러다임을 형성하면서 세계 경제와 사회에 막대

    한 영향을 끼쳐 온 것을 알 수 있다. 기술혁신이 촉매 역할

    을 하고 생산성 향상과 삶의 질 제고를 통해 산업혁명이 주

    변국으로 확산되는 경로를 거쳤다. 산업혁명의 시기 구분

    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지만 2016년 다보스포럼에선

    18세기 중반 이후 1차 산업혁명이 시작돼 지금은 4차 산업

    혁명의 초기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1차 산업혁명은 철도 건설과 증기기관 발명을 바탕으로

    기계에 의한 생산을 이끌었다. 영국이 인도에서 가져온 면

    화를 수공업으로 가공하던 기존 방식을 버리고 공장에서

    방직기로 면직물을 저렴하게 대량 생산하면서 영국뿐 아니

    라 외국에서도 수요가 급증했다. 증기기관차와 증기선을 이

    용해 생산된 제품이 유럽 전역으로 운송되고, 각국 간 교역

    이 증대되면서 세계화와 자본주의가 확산됐다.

    이후 2차 산업혁명으로 전기와 조립생산 라인이 출현하

    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1870년대 영국에서 상업용

    발전기가 개발됐고, 1879년 독일에선 첫 전차가 등장했다.

    1886년 첫 자동차 특허가 출원됐으며, 1908년에는 미국에

    서 헨리 포드가 분업과 연속 조립생산 방식을 이용해 자동

    차를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다. 1910년에는 주거지역에 전력

    이 공급되면서 냉장고·세탁기·에어컨이 개발돼 가정에 보급

    되기 시작했다. 전력·가스·상하수도 같은 공공서비스가 제

    공되기 시작했고 엘리베이터가 발명되면서 고층빌딩이 도

    시에 나타나고, 이에 따라 도시화가 더욱 가속화됐다. 이렇

    게 신산업이 대거 등장하면서 일자리가 크게 증가했고 중

    산층이 형성되면서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체제가 전 세

    계로 확산됐다. 이후 대공황과 1·2차 세계대전 등 어려운 시

    기가 있었지만 인류의 부와 복지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향상됐다.

    1960년대 후반에 시작된 3차 산업혁명은 반도체와 메인

    프레임 컴퓨팅, PC, 인터넷이 주도했다. 1969년 인터넷의 전

    신인 알파넷이 도입됐고, 인터넷을 통해 지구촌이 연결되

    고 e메일과 이동전화라는 새로운 통신수단이 보급됐다. 포

    털·모바일뱅킹·전자화폐·웹서비스·인터넷방송·위치정보서

    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책·서류·음반의 형태로

    존재하던 인류의 축적된 정보가 디지털 정보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세계 경제의 개방화는 더욱 진전되고 선진 제조

    업체들은 저렴한 임금을 찾아 생산지를 개도국으로 이전했

    으며, 제조업에서는 자동화가 진행되면서 생산성이 더욱 향

    상됐다.

    4차 산업혁명의 개념도 점차 확대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초기 개념은

    독일이 2011년 제조업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조

    업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제시한 ‘인더스트리 4.0’에서

    출발했다. 최근에는 ‘인터넷 플랫폼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

    공간·산업·사람을 지능적으로 연결·융합해 인류의 사회·경

    제·생활방식을 변화’시킨다는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

    물인터넷이 수평적 연결을 통해 빅 데이터를 생성하고 인공

    지능이 해석하고 적절한 판단을 내려 자율 제어를 수행함

    으로써 지능적인 제품 생산과 서비스 제공을 완성하는 것

    이다.

    파괴적인 제조 기술과 디지털 기술이 결합되면서 제조

    업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OECD에 따르

    면 자율주행 운반트럭을 도입할 경우 광산업체의 생산량

    은 15~20% 늘고 연료비와 운영비는 각각 10~15%, 8% 줄

    어든다. 자율주행 굴착장비는 생산성을 30~60%까지 증가

    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사물인터넷을 도입한 기업은 평균

    18% 정도의 원가를 절감하고, 데이터에 기반해 의사결정

    을 하는 기업은 일반 기업에 비해 생산성이 5~6% 정도 높

    을 것으로 추정된다. 로봇으로 자동화된 창고업체는 일반

    창고업체에 비해 네 배 많은 주문량을 처리할 수 있으며,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은 2011~2015년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하고 데이터 분석력을 높여 2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

    했다. 항공산업도 산업인터넷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 세계

    적으로 연간 2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가시화 시기는 기술혁신 속도와 개도국

    확산 속도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정보통

    신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제시한 하이프 사이클을 보면 4

    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기술들이 거품기를 거쳐 재조명기

    로 진입하면서 가시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특히 자율

    주행차, 가상현실 기술, 3D 프린팅 기술은 현실화 단계에 진

    입하고 있다. 개도국의 확산 속도도 앞으로는 빨라질 것으

    로 보인다. 현재는 소수 선진기업에 국한돼 기술혁신이 진행

    되고 있어 글로벌 경제와 산업에 대한 파급력이 제한적이지

    만 개도국들이 구(舊)경제의 공급과잉을 극복하기 위해 4

    차 산업혁명 전략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

    국은 2025년까지 차세대 정보통신, 자동차, 첨단장비 등 제

    조업의 하드웨어를 선진국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방대한 소

    비시장을 기반으로 인터넷 플랫폼, 물류 등 소프트 인프라

    를 혁신해 제조업 성장 한계의 돌파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

    로 알려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제조업의 변화 | Cover Story Cover Story | 4차 산업혁명과 제조업의 변화

    이제 혼자 모든 것을 하는 시대는 가고 개방과 협력이 생존 무기가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삼성 등 국내 기업들이 표준협약을 맺고 호환

    가능한 스마트홈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중앙포토]

  • March / April 2017 1312 Chindia plus

    른 시장 대응, 비용절감의 획기적 효과 등 요인으로 더 많

    은 다국적 기업이 본국으로 회귀할 것이다. 독일의 아디다

    스는 지능형 로봇과 3D 프린팅을 결합한 스피드 팩토리

    를 본국에 설립해 23년 만에 ‘메이드 인 저머니(Made in

    Germany)’로 생산하고 있는데 그 효과는 놀라울 정도다.

    동남아 공장에서는 신발 1개를 만드는 데 3주가 걸렸으나

    이제는 5시간으로 단축됐고, 연 50만 켤레의 신발을 생산

    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자 수도 600명에서 10명으로 감소했

    다. 디자인 기획에서 매장 진열대에 오르기까지 걸리는 기

    간도 55일에서 10일로 줄었으며, 스타일·소재·색깔 등 주문

    형 개인 맞춤이 가능한 생산기간도 6주에서 24시간으로 단

    축됐다. 이러한 아디다스의 사례가 늘어날 경우 신흥국의

    제조업 기반이 약화되어 국가 리스크가 확대되는 부정적인

    효과도 있을 전망이다.

    주도 국가가 상당기간 시장과 산업을 지배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국가나 기업은 상당기간 시장과

    산업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게 과거 산업혁명의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독일 정부는 2011년부

    터 새로운 제조업 생태계로서 공장의 고성능 설비와 기기를

    연결해 데이터를 공유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인

    더스트리 4.0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도 2012년부터 GE·시

    스코·IBM 등 관련 기업 및 단체와 함께 산업 인터넷 등 첨

    단 제조업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은 2015년부터 로봇에 사물인터넷

    등을 접목해 원가 절감, 생산성 혁신, 품질 향상 등을 실현

    하는 현장 혁신형 접근 방법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기업들도 디지털화, 수직적 통합, 신사업 확장 등

    다양한 방식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회를 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멘스와 GE는 기존 사업장에

    높은 수준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결합해 각각 디지털 팩

    토리, 브릴리언트 팩토리를 통해 혁신적으로 원가를 절감하

    고 있으며, 고객의 충성도를 제고하는 솔루션을 제공해 새

    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에서 자

    율주행차로 진화하면서 배터리의 전 가치사슬과 태양광·에

    너지저장장치 등 에너지 전 가치사슬을 연계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 시대 유망 분야로의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아마

    존은 온라인 유통의 노하우와 압도적인 IT 역량을 바탕으

    로 KIVA 로봇 물류 확장,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인공지

    능 스마트 홈 등에 진입해 기존 사업 영역을 넘어선 이종 분

    야까지 사업을 확장 중이다.

    한국 정부도 제조업 혁신 3.0, 민·관 협력 중심의 신산업

    육성 정책 등을 발표하며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있다. 주

    요 골자는 스마트공장 보급 및 확산, 제조업의 소프트파워

    강화 등을 통해 제조업을 혁신하고 스마트산업, 에너지신

    산업, 첨단 소재 등 신산업을 육성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바이오·빅데이터 등 원천기술 확보에 연구개발을

    집중하고 분야를 초월한 융합연구를 유도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미래형 포트폴리오로 재편하고 혁신 문화

    를 적극 도입하며 4차 산업혁명에 대응 중이다. 바이오·스마

    트카 등 유망 분야에 적극 투자하는 한편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개발 사업에도 진출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이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를 위한

    대응 방안은 4차 산업혁명을 기존 사업에 어떻게 활용할 것

    인가와 새롭게 부상하는 사업 기회에 어떻게 진입할 것인가

    로 나눌 수 있다. 빅데이터·센서·사물인터넷 등 요소기술을

    서둘러 도입한다고 해서 기존 사업이 스마트하게 바뀌는 것

    은 아니다. 오히려 기업이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설정하고

    전체 가치사슬과 주요 기능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요소기술을 도입해야 기업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기에는 아이디어만 있

    어도 사업에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 비즈니스 디

    자인을 잘하는 기업이 기회를 선점해 나갈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4차 산업혁명 대응

    -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디지털화, 수직통합, 신사업 확장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응

    4차 산업혁명과 제조업의 변화 | Cover Story Cover Story | 4차 산업혁명과 제조업의 변화

    2025년까지 최대 36조 달러 경제적 파급효과 예상

    4차 산업혁명이 전개되면서 10년 후 산업·경제 전반에는 광

    범위한 변화와 혁신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산업의

    패러다임이 대대적으로 바뀔 것이다. 지능형 로봇, 스마트

    팩토리, 센싱과 사물인터넷 등을 통해 전 산업에서 생산성

    혁신이 진행되고 인공지능, 빅데이터, 3D 프린팅 등으로 개

    인 맞춤형 제조가 가능해지는 한편 자율주행차, 스마트 홈

    과 시티 등으로 편의와 안전성이 향상될 것이다.

    산업 전체적으로는 제품과 서비스의 융합, 플랫폼 비즈

    니스의 확대, 생산방식의 스마트화 등으로 전 산업의 경계

    가 소멸될 것이다. PC 기반의 IT기업이었던 애플이 앱서비

    스 등을 제공해 휴대전화 시장을 장악하면서 노키아·모토

    로라 등 전통의 피처폰 강자들이 몰락한 바 있다. 이제 우버

    와 에어비앤비는 공유 경제를 활용해 하드웨어 없이도 택

    시운송업과 숙박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미

    래 자동차산업에서도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 외에 IT업

    체인 구글의 무인차, 애플의 커넥티드 카, 혁신 기업인 테슬

    라의 전기차, 서비스업체인 우버와 Zip 카 등 다양한 경쟁사

    가 등장해 전기차, 자율주행차, 커텍티드 카, 3D 프린팅 카

    등에서 시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이제 혼자 모든 것을 하는 시대는 가고 개방과 협력이 생

    존 무기가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IT 및

    전자 분야 글로벌 10위 내 기업 중 생산 공장을 자체 보유한

    곳은 삼성이 유일하다. 생산 등 저부가가치 영역은 가능한

    한 아웃소싱하고 디자인·설계 등 고부가가치 영역은 자력화

    하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이 연구개발 영역에 국한되던 오픈

    이노베이션을 비즈니스 전 영역으로 확산해 빠른 시장 변

    화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기

    획단계에서는 제품 아이디어와 디자인도 외부 전문가와 대

    중, 다양한 산업의 전문가와 협업하고 생산과 마케팅 단계

    에선 협력사의 혁신 실행을 위해 투자 지원과 설비·공정 노

    하우를 공유해 주문형 생산체제를 구축하며 목표 고객군

    을 대상으로 온라인 마케팅 채널을 활용하는 노력을 강화

    하고 있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의 확산을 전제하는 경우 2025년

    까지 전 세계적으로 최소 15조4000억 달러에서 최대 36조

    8000억 달러에 이르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매

    킨지는 전망하고 있다. 이는 세계 경제성장률을 대략 1%포

    인트 상승시킬 것으로 추정된다. 모바일 인터넷, 인공지능

    을 활용한 자동화,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지능형 로봇 등의

    새로운 시장이 확대되면서 세계 경제는 저성장 기조에서 벗

    어나 성장할의 모멘텀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경제적으로는 기술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4차 산업혁

    명 강국인 선진국 제조업의 부활로 시장 기회가 확대될 것

    이다. 제조업 생산라인의 리쇼어링은 미국·독일·일본 등 국

    가 차원의 자국 제조업 지원을 통해 가속화할 것이다. 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지멘스: IT를 이용한 디지털 컴퍼니 추구

    GE: IT기반 서비스 융합 통해 고객가치 및

    충성도 향상

    유망분야 진출삼성·LG: 바이오·스마트카·재생에너지 등

    유망분야로 확장

    Tesla: 자율주행 기술, 디지털 판매 배터리

    생산 및 원료 확장

    IT 기반 신사업 확장아마존: 온라인 판매유통 기반 물류사업

    고도화, 소매시장 진출

    구글: IT역량 기반 로봇·바이오·자동차 등

    전방위적 확장

    가트너의 하이프 사이클

    주: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은 대체로 10년 내 주류 기술로 부상할 전망

    시간

    기대

    자료: Gartner Hype Cycle 2015, 2016에서 재구성

  • March / April 2017 1514 Chindia plus

    아직까지 중국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에서도 최근 이와 유사한 개념인 ‘4

    차 공업혁명’이라는 키워드를 등장시킨 계기가 두 건 있었

    다. 첫째는 2016년 6월, 톈진에서 개최된 제10차 ‘하계 다보

    스포럼’이다. 2005년 세계경제포럼(WEF) 클라우스 슈바

    프 회장의 제안으로 중국은 2007년부터 지금까지 ‘하계 다

    보스포럼’을 개최해 왔으며, 2016년에도 6월 26일부터 3일

    간 ‘제4차 산업혁명과 전환적 영향’이란 주제로 90개 국가

    2000여 명이 참석한 포럼이 개최됐다.

    포럼에 참가한 리커창 총리는 ‘브렉시트 이후 중국경제

    안정’이라는 화두 외에도 ‘스마트 제조(智能制造)’라는 키

    워드를 제시했다. 펑페이 공업정보화부 차관은 ‘중국 제조

    업은 유효수요와 공급이 모두 부족한 상황이며, 차세대 정

    보화 및 인터넷 기술과 제조업의 융합만이 제조업 발전에

    기여할 것’임을 강조하고,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 “스마트 제

    조”를 제시했다.

    두 번째 계기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등장했다. 2014년부

    터 장쑤위성TV에서 방영 중인 ‘최강두뇌(最强大脑)’는 각

    분야 영재(기억력·암산·예술 분야)들이 나와 패널과 승부를

    겨루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2017년 1월, 중국 최대 검색업체

    인 바이두의 인공지능 ‘샤오두(小度)’가 출현해 1시간에 숫

    자 2280개를 암기하는 천재 왕위헝과 관찰력 대결을 벌여

    완승했다. 중국 국민도 우리가 지난해 3월, 바둑기사 이세

    돌을 능가한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에게서 받았던 충격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이제 중국 국민은 ‘4차 공업혁명’과 중

    국산 인공지능 ‘샤오두’를 연결시키기 시작했다.

    ‘중국제조 2025’가 4차 산업혁명의 출발점

    중국판 ‘4차 산업혁명’의 출발점은 ‘중국제조 2025’에서

    찾을 수 있다. 저수익·저임금형 중국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

    는 2008년 말 미국발 경제위기를 경험한 중국 정부의 오랜

    숙제였다. 이후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이 공개됐고, 이를 중

    국화하기 위한 작업(공업혁명 4.0)이 2014년부터 시작됐다.

    2016년은 중국의 13차 5개년 경제발전규획이 시작된 해다.

    중국 정부는 여기에 담길 미래 30년간 중국 제조업 발전 전

    략도 마련했는데, 이것이 바로 ‘중국제조 2025’다.

    2015년 5월 18일에 발표된 ‘중국제조 2025’에 따르면, 향

    후 30년간 3단계로 구분해 산업구조를 고도화시킬 계획

    이다. 2015∼2025년은 1단계로, 중국 제조업을 독일·일본

    수준으로 높여 세계 제조강국에 진입하고자 한다. 2단계

    (2026∼2035년)는 중국 제조업을 글로벌 제조강국 중간 수

    준까지 높이는 것이며, 마지막 3단계(2036∼2045년)는 주

    요 산업에서 선진적인 경쟁력을 갖춰 세계시장을 혁신적으

    로 선도하는 제조업 제1강국으로 부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향후 성장동력이 될 10대 산업을 선정

    해 전략적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10대 산업에는 차세

    대 정보기술, 고정밀 수치제어 및 로봇, 항공우주장비, 해양

    장비 및 첨단기술선박, 선진 궤도교통설비, 에너지 절약 및

    신에너지 자동차, 전력설비, 농업기계장비, 신소재, 바이오

    의약 및 고성능 의료기기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10대 산

    업 중 많은 부분이 ‘4차 산업혁명’과 연결된다. ‘중국제조

    2025’에서는 9가지 중점 추진사항도 명시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인 ‘스마트 제조(IT와 제조업의 융합 추진)’가 중국판

    ‘4차 산업혁명’과 맥을 같이한다.

    ‘스마트 제조(智能制造)’와 맥을 같이하는 중국판 4차 산업혁명

    ‘중국제조 2025’에서 드러난 중국 정부의 IT와 제조업 융

    합 추진 방향은 다음과 같다. 스마트화 장비 및 스마트 제

    품을 중점적으로 발전시키고, 생산공정의 스마트화를 추진

    하는 등 첨단 생산방식을 육성해 R&D·생산·관리 및 서비

    스의 스마트화 수준을 향상시킨다. 또한 스마트 제조 및 스

    마트화, 디지털화 융합관리 표준 시스템을 구축한다. 공업

    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가 기업 R&D, 설계, 생

    산제조, 경영관리, 판매서비스 등 전체 프로세스 및 전체 산

    업 주기에서 종합적으로 통합·응용되도록 추진한다.

    IT와 제조업의 융합을 확대하려면 기본적으로 광대역 인

    터넷 인프라가 필요하다. 중국 정부는 광대역 인터넷 인프

    김동하 부산외국어대 중국학부 교수

    [email protected]

    中, 스마트 제조와 ‘인터넷+’ 양대 축 통해 육성

    ‘지능공장(스마트 팩토리)’에 세금·융자 혜택

    ‘중국제조 2025’와 ‘인터넷+’ | Cover Story Cover Story | ‘중국제조 2025’와 ‘인터넷+’

    4차 산업혁명은 독일이 2011년 ‘인더스트리 4.0’ 전략을 발

    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4차 산업혁명

    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인더스트리 4.0에서는 “기계 및

    장비를 초연결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기계와 사람, 인터넷

    서비스가 상호 최적화된 스마트 공장을 구현하고 확장하는

    프로젝트”로 명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해 1월 개최된 제46회 다보스포럼을 계기

    로 4차 산업혁명이 다시 화두로 등장했다. 포럼에서는 글로

    벌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4차 산업혁명을 다

    루었는데, 많은 국가가 자국의 대비 상황을 돌아보는 계기

    가 됐다. 그렇다면 중국은 어떻게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고

    있을까?

    올해 1월에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 회장. [중앙포토]

    ‘중국제조 2025’에 제시된 IT와 제조업 융합 목표 (단위 : %)

    2013년 2015 2020 2025

    자료: 중국 공업정보화부(2015.5)

    인터넷 보급률(광대역) 디지털 R&D 설계도구 보급률 핵심공정 CNC 비중

  • March / April 2017 1716 Chindia plus

    급률 70% 이상 등이 있다. 2단계로 2025년까지는 스마트

    제조 기반 시스템을 구축하고, 중점 산업의 1차적인 스마트

    전환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정책 지원은 크게 세금 혜택과 융자로 이루어

    질 계획이다. 예를 들면 해당 기업이 규정 조건에 부합하는

    중요 기술 장비를 매입해 사용할 경우, 소득세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드시 수입해야 하는 부품과 원자재에는 수

    입 관세 우대 혜택이 적용된다. 파이낸싱 분야에서는 각종

    스마트 제조 발전 펀드 조성과, 벤처투자 및 지분투자의 스

    마트 제조 분야 전환을 독려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은행·

    기업의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 산업과 융자의 새로운 매

    칭 모델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 규획의 10대 중점 임무 중 하나는 바로 스마트 팩토리

    시범기업 운영 확대와 중소기업의 스마트화 개조 촉진 등

    이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2015년 7월 21일 제1차 스마트

    팩토리 46개 시범 프로젝트 리스트를 발표했으며, 2016년

    6월에도 64개의 시범 프로젝트 리스트를 공포했다. 이들 시

    범 기업 리스트에는 중국이 2012년부터 육성 중인 7대 신

    흥산업(신에너지·바이오·차세대정보·신소재 등)은 물론 구

    조조정 대상인 자동차·시멘트·철강·석탄 등도 포함돼 있다.

    즉 전통산업을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업그레이드하려는 중

    국 정부의 전략이 읽힌다. 중국 정부는 이들 시범 기업에 적

    극적으로 세금 및 융자 지원을 실시함으로써 공장 자동화

    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사업은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확산되고 있는데,

    장쑤성 쑤저우시는 2017년까지 300개의 스마트 팩토리를

    육성할 계획이며, 안후이성 역시 2017년에 인터넷+를 기반

    으로 스마트 팩토리 100개를 신규 육성하기로 했다. 랴오닝

    성에서도 대련선반, 심양선반 등 기존에 지정했던 50곳의

    스마트 팩토리 중 15곳이 이미 2017년 2월자로 스마트 생산

    에 돌입했다.

    한국 기업의 대응 방안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중국은 ‘중국제조 2025’로 하

    드웨어를, ‘인터넷+’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중국판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한국 기업의 대

    응 방안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첫째, 지방정부 차원의 정책 동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

    링이 필요하다. 2016년 이후 이들 두 분야를 아우르는 정부

    의 정책, 법률·법규, 가이드라인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 제조 장비 및 응용, 핵심 범용기술 R&D, 신형 공업

    네트워크 설비 및 시스템 개발, 보안 소프트웨어 제품 관련

    기업들이 수혜자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2년간 시범사업을 거친 스마트 팩토리가 2017

    년 일부 지방정부부터 본격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거대한

    산업용 로봇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이미 중국은 세계 최

    대의 로봇 소비국이다. 하지만 중국은 부품(리덕션 기어, 서

    보모터, 컨트롤러, 센서, 액추에이터 등) 대부분을 수입에 의

    존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해야 할 것

    이다.

    둘째, 양국 간 경쟁 분야도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요구된

    다. 한국은 2014년부터 ‘제조업 혁신 3.0’ 정책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오고 있다. ‘중국제조 2025’와 ‘인터넷

    +’ 정책을 보면 로봇, 사물인터넷, 3D 프린팅, 빅데이터, 인

    공지능, 스마트 팩토리 분야에서 양국 정부의 지원 분야가

    겹치고 있다. 따라서 R&D 분야 등에서 협력을 모색하는

    등 상생 모델 도출이 요구된다.

    셋째, 중국은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면서 대거 M&A

    에 나설 전망이다. 중국이 갖고 있지 못한 기술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획득할 계획이며, 2025년까지 정해 놓은 목

    표치 달성을 위해 인수 범위와 대상이 확대될 전망이다. ‘중

    국발 M&A 메가 트렌드’와 관련, 한국 기업의 전략을 명확

    히 해놓을 필요가 있다.

    넷째, 2015년에 체결된 한·중 FTA는 중국 최초로 전자상

    거래 분야를 의제로 논의해 하나의 챕터(13장)로 구성했으

    며, 통신 분야 역시 별도 챕터(10장)로 구성하는 등 ICT 산

    업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은 중국의 4

    차 산업혁명 과정 중 한·중 FTA를 활용한 사업 기회를 적

    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올 1월 첨단 ICT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광둥

    성 선전시를 다녀왔다. 선전시는 2011년부터 전기택시를

    운영해 온 중국의 전기자동차 시범도시다. 선전 거리를 돌

    아다니는 BYD 브랜드의 전기택시를 보면서 이미 중국에

    서는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음을 절감했다. “4차 산

    업혁명이야말로 그동안 서구에 뒤졌던 중국이 앞으로 치

    고 나갈 수 있는 기회”라는 리다오쿠이 칭화대 교수(전 인

    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이 상기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중국제조 2025’와 ‘인터넷+’ | Cover Story Cover Story | ‘중국제조 2025’와 ‘인터넷+’

    라 확충을 위해 2020년까지 광대역 사용자 수를 4억 명, 광

    대역 보급률을 70%까지 높일 계획이며 2025년에는 82%

    까지 향상시킨다는 목표다. 스마트 제조로 가기 위한 초보

    적 단계로 컴퓨터 수치제어 공작기계(CNC) 비중도 적극 높

    여(2020년 50%) 나갈 계획이다.

    또 다른 연결 고리, 인터넷 플러스

    ‘스마트 제조’를 통해 기존의 하드웨어(공장)를 소프트웨어

    와 연결하는 준비작업을 하는 한편, ‘인터넷 플러스(인터넷

    +)’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 친화형으로 바꾸는 작

    업도 병행하고 있다.

    ‘인터넷+’라는 개념이 처음 국가 정책으로 격상된 것은

    2015년 리커창 총리에 의해서다. 2015년 3월, 전국인민대표

    대회 정부업무 보고에서 리커창 총리는 ‘인터넷+행동계획’

    을 언급하며, 모바일 인터넷과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사물인터넷을 전통산업과 융합시켜 산업 구조전환과 업그

    레이드를 도모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후 몇 달 지나지 않

    아 중국 국무원은 이를 규범화했다. 즉 2015년 7월 4일 ‘인

    터넷+ 적극 추진에 관한 행동 지도의견’을 발표한 것이다.

    여기에는 향후 10년간의 인터넷+ 발전 목표가 제시돼 있

    다. 2018년까지 인터넷과 경제·사회 각 분야의 융합 발전을

    통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2025

    년까지는 인터넷경제와 실물경제의 융합 발전 체제를 구축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근거로 중국판 4차 산업혁명의 주

    요 실행수단으로 ‘인터넷+’가 꼽히고 있다.

    첫걸음을 뗀 스마트 팩토리 사업

    스마트 팩토리는 중국어로 지능공장(智能工廠)이라고 부

    른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스마트 팩토리 사업을 추진한 것

    은 2016년 12월 9일 공업정보화부가 ‘스마트 제조 발전

    규획(2016~2020년)’을 공포하면서부터다. 이 규획에서는

    2020년까지 스마트 제조의 발전기반 강화, 전통 제조산업

    중점 분야의 디지털화 실현, 일정 조건과 기반을 갖춘 중점

    산업의 스마트 전환 추진을 목표로 제시했다.

    세부 항목을 들여다보면 ▶스마트공장 보급률 20% 이

    상 ▶핵심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의 중국 로컬시장 충족률

    30% 이상 ▶스마트 제조 표준 200개 이상 제정 ▶영업이익

    10억 위안 이상 규모의 시스템 솔루션 공급업체 40개 이상

    육성 ▶중점 제조업 분야 기업의 디지털 R&D 설계 도구 보

    자료: 중국 국무원(2015.7)

    경제발전

    • 인터넷을 통한 제조업·농업·에너지·환경보호 산업분야의

    업그레이드와 노동생산성 제고

    •전자상거래 및 인터넷 금융 육성

    사회발전•헬스·의료·교육·교통 등 민생분야에서의 인터넷 응용 확대

    •공공서비스의 온·오프라인 통합 및 서비스 다각화

    기초인프라

    •광대역·차세대 이동통신망 구축

    •사물인터넷·클라우드 컴퓨팅 등 신형 인프라 시설 구축

    •인공지능기술의 산업화 촉진

    환경조성•인터넷 융합 혁신에 대한 인식제고

    •관련 기준·규범·신용체계·법률법규 체계 완비

    ‘인터넷 플러스’ 발전 목표 (2018년)

    자료: 중국 국무원, 공업정보화부 (2017.2)

    일시 제목 / 공포 부처 주요 내용

    2011.12사물인터넷 12·5 발전규획 (物联网十二五发展规划) / 공업정보화부

    2011~2015년간 사물인터넷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한 가이드 라인

    2013.3

    스마트제조 과학기술발전 12차5개년

    단독 규획, 서비스 로봇 과학기술발전

    12차5개년 단독 규획/ 과학기술부

    2011~2015년간 스마트 제조, 서비스 로봇 산업

    육성을 위한 가이드라인 제시

    2015.5.18 중국제조 2025 / 국무원 향후 30년간 중국 제조업 선진화 로드맵

    2015.7.4인터넷 플러스 적극 추진에 관한

    행동 지도의견/ 국무원

    스마트 에너지, 편리한 교통, 포괄적 금융, 협력

    적 생산, 녹색생태환경 등 11개 주요 임무 제시

    2015.8빅데이터 추진을 위한 행동 강요/

    국무원

    정부 및 공공데이터 개방과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위한 가이드라인 제시

    2016.4로봇 산업 발전 규획(2016~2020)/

    공업정보화부

    로봇산업체계 구축, 기술·경쟁력 강화,

    제품성능·품질확보, 핵심부품 기술확보,

    시장수요 만족 등 5개년 목표 제시

    2016.5.20제조업과 인터넷 융합발전에 관한

    지도의견/ 국무원

    스마트제조·공업클라우드 확대·새로운

    융합모델 발전 등 ‘인터넷+’ 가이드라인 제시

    2016.12.9스마트 제조 발전규획(2016~2020)/

    공업정보화부

    스마트 제조 및 스마트 팩토리 조성을 위한

    가이드라인 및 발전목표 제시

    2017.1.17빅데이터 산업 발전 규획

    (2016~2020)/ 공업정보화부

    빅데이터 산업 응용능력 제고 방안 제시

    연평균 성장률 30% 목표치 제시

    자료: 중국 국무원(2015.7)

    사물인터넷·클라우드 컴퓨팅 등 신형 인프라 시설 구축

    중국판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 현황

  • March / April 2017 1918 Chindia plus

    2017년 2월 15일 인도 최대 재벌기업인 릴라이언스 그룹

    (Reliance Group)의 총수이자 인도 최고 부호인 무케시

    암바니(Mukesh Ambani) 회장은 “데이터가 새로운 석유

    다(Data is the new oil)”라고 주장했다. 암바니 회장은 인

    도의 전국소프트웨어기업협회(NASSCOM)가 주최한 포

    럼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데이터 생성이 중요한데, 인

    구가 12억 명이 넘는 인도는 데이터 생성에 유리하고 특히

    재능 있는 젊은이가 많아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다며 낙관

    적인 견해를 밝혔다. 암바니 회장은 올 1월 세계경제포럼

    (WEF)에서도 “지난해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이해하는

    한 해였지만, 올해는 실행을 개시하는 해가 돼야 한다”며 인

    도 산업계에 발 빠른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근 인도에서는 기업·전문가·학계·정부 등이 4차 산업혁

    명 도래에 큰 관심을 갖고, 어떤 산업분야가 부상하고 있으

    며, 어떤 사업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지난

    해부터 각종 세미나와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 이슈들

    이 활발히 논의 중이다.

    인도 정부, ‘디지털 인디아’ 정책으로 4차 산업혁명 준비

    2014년 5월 집권한 모디 총리의 비전은 ‘인도를 변혁

    (Transforming India)’하는 것이다. 모디는 점진적인 변화

    가 아닌 근본적이고 빠른 변혁을 추구하고 있다. 단순한 인

    프라 개선과 산업구조 변화, 오래된 법과 제도를 뜯어고치는

    것을 넘어 국민의 의식과 관행·관습까지 바꾸고자 한다.

    모디 총리는 취임 후 다양한 정책을 계속 발표하고 있는

    데, 대표적 정책 중 하나가 ‘디지털 인디아(Digital India)’

    다. 인도의 고질적 병폐인 부정부패, 관료주의, 비효율성, 거

    대한 지하경제 등을 철폐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화가 ‘솔루

    션’이라고 보았다. 이를 위해 인도 정부는 200억 달러를 투

    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8일에는 500루피와 1000루피

    지폐 유통을 중단하고, 신권으로 대체한다는 깜짝 발표를

    하기도 했다. 준비된 신권 부족으로 한동안 상당한 혼란이

    있었고, 기업의 매출이나 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

    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현금 거래가 대폭 감소하고 디지털

    거래가 급증하는 계기가 됐다.

    2월 1일 인도 자이틀리(Jaitley) 재무장관이 발표한 2017-

    18년 예산안에도 ‘디지털 경제’가 핵심과제로 포함됐다. 인

    도는 디지털 결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PoS 단말기, 인터넷

    앱 등 인프라를 확충하고, 앞으로 30만 루피(4435달러) 이

    상은 현금 결제를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현재 인도의 인터넷 가입자 수는 대략 3억5000만 명이

    며, 휴대폰 사용자 3억6750만 명 중 스마트폰 사용자 수

    는 2억8700만 명에 달한다. 또한 2009년부터 추진된 인

    구 통계와 바이오 정보가 포함된 전자신분증 ‘아드하르

    (Aadhaar)’가 현재까지 11억2000만 명에게 발급됐다. 이

    러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앞으로 인도에서는 디지털 거래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도가 4차 산업혁명 시대

    를 준비해 나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모디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도 제조업과 IT의 결합 추구

    모디 총리는 2014년 8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을 발표했는데, GDP에서 차지하는 제조업 비

    중을 17%에서 25%까지 늘리고 젊은 층을 위한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인도는 역사적으로 상업 중시

    임정성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email protected]

    印, IT 강점 활용해 제조업· IT 결합 추진

    일자리 창출 위한 ‘스킬 인디아’, 핵심 동력 될 것

    전통이 있는 데다 열악한 인프라, 경직된 노동법, 자본과 기

    술 부족 등의 문제로 제조업이 발달하지 못했다. 모디가 ‘메

    이크 인 인디아’ 정책에서 밝힌 발전 방향은 단순한 노동집

    약적 제조업을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인도의 IT 강점을 결

    합해 부가가치가 높고 지능적인 제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한 주류인 ‘스마트 팩토리’도 기계

    에 센서를 부착하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

    키고자 하는 것인데, ‘메이크 인 인디아’에서 추구하는 ‘제

    조업과 IT의 결합’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인도 정부는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을 성공적으로 실

    행하기 위해 ‘인더스트리 4.0’을 추진 중인 독일과의 협력

    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2016년 하노버산업박람회에서는

    양국 간 혁신 파트너십 강화 행사도 가졌다. 양국 산업계

    가 최신 제조업 동향과 기술혁신에 대해 논의하고, 인도 제

    조업 발전을 위한 사업협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인도 산

    업부는 독일 기술이전국제협력기구 산하 스타인바이스

    (Steinbeis) 재단과 기술이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

    결하기도 했다. 인도는 독일을 비롯한 여러 선진국과의 협력

    을 통해 기술과 노하우를 습득하고, 글로벌 밸류 체인에 참

    여하는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IT 소프트웨어 강국으로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유리

    인도 IT산업은 1990년대 말 세기 전환기에 ‘Y2K 문제’의

    해결사로 나서면서 부상할 수 있었다. 이후 2000년대 닷컴

    붐과 2008년 금융위기 같은 큰 시대 변화 속에서도 좋은

    사업기회를 잡았다. 이를 통해 IT 강국이 된 인도는 4차 산

    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비록 저숙련 일자리가 인공지능이나

    스마트 팩토리, 3D 프린팅 등에 의해 대체될 위험도 높지만,

    또 한 번 도약을 위한 기회를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 IT 산업은 포춘 500대 기업의 80%가 넘는 기업

    에 IT-BPM(Business Process Management) 서비스

    를 제공하고 있고, 실리콘밸리와도 밀접히 연결돼 있다. 현

    재 구글 CEO인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와 마

    이크로소프트 CEO인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a)

    가 모두 인도 출신이다. 또한 5000명 이상의 회원을 거

    느린 SIPA(Silicon Valley Indian Professionals

    Association)를 통해 인도계 기업가, 기업체 임직원, 벤처

    자본가, 기술 및 사업 전문가, 서비스 제공자가 정보 및 인적

    교류를 하고 있다.

    한편, 인도에는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IT 회

    사는 물론 GE, 지멘스, ABB 같은 기술기업 등 유수 글로벌

    기업이 대부분 진출해 있다. 이들 글로벌기업의 인도 법인장

    은 대부분 인도인이다. 따라서 인도계 경영진에 글로벌기업

    의 선진 기술과 노하우가 전해지고, 나아가 인도 토종기업

    에까지 전파되는 스필오버(spill-over) 효과가 나타나게 된

    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 인디아의 CEO인 아난드 마헤

    쉬와리(Anand Maheshwari)는 최근 여러 세미나에서 4

    차 산업혁명의 발전 경과와 전망, 그리고 인도 산업에 미치

    는 영향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인도는 해외와 국내에서 글로

    벌 선진기업과 전문가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흐름에 뒤처지

    지 않고 보다 유리하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경쟁력인 인재 육성에 박차

    영어 사용이 가능한 풍부한 우수 인력이 현재 인도 IT-

    BPM 산업 발전의 기반이 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현

    재 인도는 25세 이하 인구 비중이 45%에 이르고, 매년

    1000만 명 이상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들어온다. 이들

    은 1991년 경제 개혁개방 정책을 단행한 이후 태어난 포스

    트 개혁(Post-Reform) 세대로서 기존 세대보다 교육을 더

    많이 받았고 선진 기술과 정보에 민감하며, 영어 실력이 더

    뛰어나다. 이들 포스트 개혁 세대는 IT-BPM 산업에서는

    물론 새롭게 부상하는 IoT(사물인터넷) 산업에서 활약하

    는 인재풀이 될 것이다. 이들은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이

    고도화되면서 인도에서도 차츰 확대될 스마트 팩토리를 운

    영하는 주체가 될 것이다.

    WEF의 창설자이자 집행회장인 클라우스 슈바프

    (Klaus Schwab)는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자본보다 인재가 더 결정

    적인 생산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인도 정부는 이미 청년층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스킬 인디아

    (Skill India)’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여기에 영국·일본·미국

    등 선진국 기업도 적극 협력하

    고 있는데,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인도에 큰 동

    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인프라 갖추는 인도 | Cover Story Cover Story | 디지털 인프라 갖추는 인도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IT 회사는 물론

    GE, 지멘스 등 글로벌기업에서

    인도인은 할발히 활약하고 있다.

    사진은 인도 출신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 [중앙포토]

    인도 정부는 청년층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스킬 인디아(Skill India)’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사진은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야바트말 엔지니어

    대학에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Shutterstock]

  • March / April 2017 2120 Chindia plus

    일본의 로봇혁명 이니셔티브 | Cover Story Cover Story | 일본의 로봇혁명 이니셔티브

    산 정책 등 데이터 활용 촉진을 위한 환경 정비 ▶새로운 직

    업 니즈 등에 대응한 인재 육성 및 획득, 고용 시스템의 유연

    성 향상 ▶오픈 이노베이션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한 이노베

    이션 및 기술개발의 가속화 ▶핀테크(FinTech) 등과 같은

    금융 파이낸스 기능의 강화 ▶산업구조 및 취업구조 전환

    의 원활화 ▶IoT 기반 구축 등을 통한 제4차 산업혁명을 중

    소기업 및 지방 경제로 전파 ▶정부 규제 범위 및 행정서비

    스 향상이 그것이다. 경제산업성은 이러한 7대 전략을 기반

    으로 제4차 산업혁명을 향한 경제사회시스템의 고도화 전

    략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독일과도 제4차 산업혁명 분야 공동 협력 추진

    일본은 자체적으로 제4차 산업혁명 전략을 추진하는 한편,

    이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독일과 협력해 글로벌 리더로

    서의 지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일본 경제산업성과 독일

    경제에너지부는 2016년 4월 28일 양국 간 IoT 및 Industry

    4.0 협력에 관한 공동 성명을 체결하고, 향후 양국이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제4차 산업혁명을 실현시켜 나갈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양국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국장급 대화를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양국 민간단체 등이 참여해 산

    업 시큐리티, 국제표준화, 규제개혁, 인재 육성 및 연구개발

    분야 등에서 상호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구체적인 민간 협력 사례로, 플랫폼 부문에서는 일본이

    추진 중인 ‘로봇혁명 이니셔티브’와 독일의 ‘플랫폼 인더스

    트리 4.0’ 간에 제휴협정을 체결했다. 연구개발 부문에서도

    일본의 ‘산업기술종합기구’와 독일의 ‘인공지능연구소’ 간

    에 연구협력 계약을 맺었다.

    로봇 활용으로 인력 부족 극복 노력

    일본은 대표적인 인구 고령화 및 생산가능인구 감소 국가

    로, 생산 현장이나 의료 및 간호 현장, 농업 및 건설 현장 등

    폭넓은 분야에서 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여

    건을 감안해 일본 정부는 2014년 개정한 일본재흥전략에

    서 ‘로봇에 의한 새로운 산업혁명’을 실현한다는 전략하에

    2015년 1월 로봇혁명 실현을 위한 전략 및 분야별 액션 프

    로그램인 ‘로봇 신전략’을 수립했다.

    일본은 이 전략을 기반으로 세계의 로봇 이노베이션 거

    점국화를 추진하고, 세계 제일의 로봇 활용 사회를 실현하

    기 위해 로봇 활용 및 보급을 촉진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로

    봇이 상호 접속해 스스로 데이터를 축적해 활용하는 비즈

    니스를 추진하기 위해 각종 규칙 및 국제표준 획득도 선도

    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수행하기 위한 산·관·학 연합 추진

    체로 ‘로봇혁명 이니셔티브’를 설립해 현재 운영 중이다.

    일본 제조업계, 스마트 매뉴팩처링 추진도 본격화

    일본 제조업계도 IoT 등 제4차 산업혁명 기술을 스

    마트 매뉴팩처링에 활용하기 위해 민간공동연구회

    IVI(Industrial Value Chain Initiative)를 2015년 6월

    에 설립했다. 도요타·닛산·혼다·미쓰비시중공업·가와사키

    중공업·파나소닉·도시바·히타치제작소·고베제강 등 일본

    제조업을 대표하는 대기업 70여 개 사와 중소기업 46개 사

    가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IVI는 독일 Industry 4.0의 표준모델인 RAMI

    4.0(Reference Architectural Model Industrie 4.0)

    과 미국의 기업 주도 연구회인 산업인터넷컨소시엄의

    IIRA(Industrial Internet Reference Architecture)

    에 맞서 일본 고유의 모델인 IVRA(Industrial Value

    Chain Reference Architecture)를 개발하고, 세계 스

    마트 공장의 표준으로 반영하고자 노력 중이다.

    IVRA는 3차원 스마트 매뉴팩처링 기본 모델로, 복수의

    스마트 매뉴팩처링 유닛(SMU)을 각 기업이 자사 환경에

    맞게 기업 레벨, 지식과 엔지니어링 레벨, 수요와 공급 레벨

    의 3개 축으로 조합해 활용할 수 있다.

    일본 아베 내각은 2013년 6월 ‘일본재흥전략’을 발표했다.

    제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와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 창출,

    의료 및 에너지 등 전략 분야의 시장 개척, 국제 경제협력

    추진 및 해외시장 획득 등을 목표로 내세웠다. 지난해 일본

    정부는 이 전략을 한 단계 발전시켜 일본 제조업의 생산성

    혁명을 주도할 최대 과제로 ‘제4차 산업혁명’을 설정했다.

    아울러 일본경제재생본부 산하에 ‘제4차 산업혁명 관민회

    의’라는 컨트롤 타워를 설치해 정책을 총괄하도록 했다.

    미래를 향한 경제사회시스템의 재설계가 목표

    제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정보 및 통신기술 혁신으로

    이제까지 실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새로운 세상이 펼쳐

    지고, 이에 따라 향후 산업구조 및 취업구조가 극적으로 변

    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예를 들면, 모든 사업 및 정보를 데이터화하고 네트워크

    를 통해 자유롭게 취급할 수 있도록 한 ‘IoT 기술’, 대량 축

    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여 이용하는

    ‘빅데이터 기술’, 기계가 스스로 학습해 인간을 초월하는

    고도의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인공지능 기술’, 다양하고

    복잡한 작업을 자동화하는 ‘로봇 기술’ 등이 제4차 산업혁

    명을 이끌어갈 대표적인 브레이크스루(Breakthrough)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16년 4월 발표한 ‘신(新)산업구조

    비전’ 수립을 위한 중간보고서에서 제4차 산업혁명 추진을

    일본이 세계로 다시 도약하기 위한 최대 과제로 설정했다.

    또한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본전략과 이를 실행하기 위

    한 7대 추진전략을 채택했다.

    일본의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본전략은 ‘미래를 향

    한 경제사회시스템의 재설계’가 목표다. 이를 위해 일본의

    장래상(사회·기술·산업·고용)을 관민이 공유한 다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중기 목표를 설정하고, 각 목표의 실현을 위

    한 규제개혁, 사업화 촉진, 민간의 사업 전개 등 모든 요소

    에 대한 실행 로드맵을 만들어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다.

    각종 데이터 활용이 부가가치의 원천

    제4차 산업혁명에서는 사회 및 산업 분야의 각종 데이터 활

    용이 부가가치의 원천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웹(Web)

    이나 SNS 같은 인터넷 공간에서 창출되는 가상 데이터는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해외 IT 기업이 이미 관련 플랫폼을

    지배하고 있다. 일본은 제4차 산업혁명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먼저 세계 주요 플레이어의 전략과 자국의 강점 및 약

    점을 분석하고, 향후 일본이 집중해 나갈 분야를 명확히 설

    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현재의 제1단계에 해당하는 인터넷 공간

    에서 발생하는 게임이나 음악 같은 가상 데이터(Virtual

    Data) 플랫폼에서는 일본의 경쟁력이 미약하다고 판단한

    다. 하지만 제2단계인 공장설비 가동 정보, 자동차 주행 데

    이터, 국민 건강정보 같은 현실 데이터(Real Data)에서는

    일본이 잠재적인 우수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현실 세계의 실제 데이터를 잘 활용할 경우 해외 IT 기업과

    경쟁 가능한 차별적인 데이터 플랫폼 획득이 가능할 것으

    로 보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이 같은 여건을 기반으로 일본의 제4차 산

    업혁명을 이끌어 나갈 7대 추진 전략을 선정했다. ▶지적재

    이민근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보

    [email protected]

    인력 부족 해결 위해 ‘로봇 신전략’ 수립

    스마트 매뉴팩처링 모델 개발, 세계 표준화 추진

    참고자료

    • 일본재흥전략 2016 : 제4차

    산업을 향하여, 경제산업성,

    2016. 6

    • 제4차 산업혁명을 리드하

    는 일본의 전략, 경제산업성,

    2016. 4

    • 일본 제조업과 제4차 산업혁

    명, 경제산업성, 2016. 7

    • IT 시책의 동향에 대해서, 경

    제산업성 정보처리진흥과,

    2016. 7

    • 일본 산업계의 제4차 산업

    혁명 현상과 전망, 미쓰비시

    도쿄UFJ은행, 2016. 10

    자료: 일본경제산업성 산업구조심의회 ‘신산업구조 비전’, 2016.4.27

    일본 경제산업성의 ‘新산업구조 비전’ 개요

    선진국 공통 과제 : 장기 정체

    현재 요구되는 사항 : 이노베이션 사회 실현

    새로운 수요창출 결여 생산성 장기 정체

    새로운 제품, 서비스 창출 생산성 혁명

    일본 성장전략의 최대 열쇠는 ‘제4차 산업혁명’(IoT, Big Data, 인공지능, 로봇)

    [제 1 Stage] Virtual DataContents Provider

    User

    Platformer (Apple, Gooogle 등)

    일본 산업계가 강점을 가진 제조 현장,

    자동주행 등 현실 세계의

    Real Data를 둘러싼 경쟁

    대응 여하에 따라서는 일본이

    플랫폼을 획득할 수 있는 가능성

    ☞ 일본 콘텐츠 산업은 글로벌 플랫포머의 소작인화(小作人化)

    게임,음악 등

    게임,음악 등

    게임,음악 등

    사용자 사용자 사용자

    [제 2 Stage] Real Data

    산업용 로봇제조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일본 야스카와전기가 2015년

    한국 최초로 대구에 로봇공장을

    열었다. 일본은 2015년 1월 로봇혁명

    실현을 위한 전략 및 분야별 액션

    프로그램인‘로봇 신전략’을 수립했다.

    [중앙포토]

  • March / April 2017 2322 Chindia plus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를 꼽자면 단연 ‘융합(Convergence)’

    일 것이다. 기존 기술들의 융합으로 혁신기술이 탄생하고,

    현실과 가상의 공간이 통합해 새로운 차원으로 탈바꿈한

    것이 또 다른 기술 혁명의 시대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싱

    가포르는 이미 융합의 국가다. 인도차이나 반도의 작은 나

    라지만 다양한 문화와 인종이 어우러져 질서와 혁신의 힘

    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정부의 강력하고 실용적인 리더

    십 아래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메가 트렌드에 기민하

    게 대응 중이다.

    싱가포르는 세계경제포럼(WEF)과 UBS그룹으로부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국가로 평가받는 등 전 세계에

    서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같은 긍정적 평가를

    받기까지는 작은 도시국가로서의 장점도 작용했지만, 무엇

    보다 명확한 비전과 리더십 아래 추진력을 갖춘 정부의 역

    할이 결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싱가포르는 지난 10년간

    ‘Intelligent Nation 2015’라는 비전 아래 차세대 IT 인프

    라를 구축해 왔으며, 이를 기반으로 2014년 말부터 ‘스마트

    국가(Smart Nation)’라는 목표를 발표하고 미래 기술을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국가 네트워크의 첨단화를 추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도입

    해 스마트 국가 구축에 활용하면서 ‘스마트 도시’ 가시화를

    앞당겨 왔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갈 기술력 확보와

    비즈니스 창출을 유도하겠다는 특유의 실용적 의도가 유감

    없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미래경제위원회(CFE)의 향후 10년을 위한 디지털 싱가포르 대계

    2017년 2월 10일 싱가포르 미래경제위원회(CFE·Committee

    on Future Economy)는 향후 10년의 경제발전을 위한 비전,

    전략 및 성과목표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보고서를 발표했

    다. 미래경제위원회는 정부 주요 인사와 기업의 CEO 등 30

    여 명으로 구성된 국가위원회로 2016년 1월 조직됐다. 싱가

    포르는 IT 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중대한 경제위

    기 국면마다 민관위원회를 구성해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

    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서 미래경제위원회는 향후 국가와 국민의

    미래지향적이고 건설적인 성장을 위한 7대 전략과 25개

    권고안을 제시했다. 강력한 디지털 능력(strong digital

    capabilities) 확보를 목표로 기업의 디지털 기술 도입을 장

    려하는 한편 데이터 분석 능력 제고와 자산화를 지원하고,

    사이버 보안 능력을 증강시킨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다른

    도시와 연계성이 높은 역동적 도시 건설을 목표로 국제 도

    시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전략도 제시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무인자동차가 현실화하고, 완벽한 수자원 재

    활용 에코시스템을 갖춘 미래형 도시 건설을 목표로 할 뿐

    아니라 도시솔루션(urban solutions) 기술의 수출까지 염

    두에 두고 있다. 4차 산업혁명 트렌드에 대응하는 국가 차

    원의 전략보고서이자 경쟁력을 갖춘 국가로서의 목표를 재

    확인한 보고서로 보인다.

    다양한 미래기술 적용을 통한 스마트 국가 구축

    싱가포르의 스마트 국가 구축 프로젝트는 다양한 형태로

    현실화하고 있다. 국토청(SLA), 정보통신개발청(IDA), 국

    립연구재단(NRF) 등은 주요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자국의 지형뿐 아니라 그 안의 건물·도로·상하수

    이승우 한화자산운용 싱가포르법인장

    [email protected]

    혁신에 익숙한 ‘융합의 국가’ 싱가포르

    정부 주도로 스마트 국가 구축에 ‘올인’

    도 등 구조물까지 가상화(Virtual)하고 시각화(Visual)

    해 가상 플랫폼을 구축하는 ‘버추얼 싱가포르(Virtual

    Singapore)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국가 전체를 3D로

    구현한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상황 변화에 따른 영

    향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전에 확인하고, 국토 전역에 구

    축된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를 토대로 도시를 효과적으로

    개발하고 관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육상교통청(LTA)은 무인 자율주행 차량을 도입해 대중

    교통 체계를 더욱 편리하게 바꾸겠다는 목표로 자동차 부

    품업체 델파이(Delphi), 무인 자율차량 소프트웨어 업체인

    누토노미(NuTonomy) 등 글로벌 선도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2016년 8월 세계 최초로 무인 자율주행 택시를

    시험운행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정부가 지정한 지역에서 일

    반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충분한 검증 과정

    을 거쳐 2022년부터는 무인택시 상용화 서비스를 본격 시

    작한다는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교통부(MOT)는 올해 1월 세계적 트

    럭 메이커인 스웨덴 스카니아(Scania), 일본 도요타통상

    (Toyota Tsusho) 등과 함께 서해안 산업도로 10㎞ 구간에

    서 무인 화물차량 주행시스템을 설계·개발·테스트하는 프

    로젝트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싱가포르는 지난해

    4월 스웨덴에서 노르웨이까지 약 2000㎞ 구간의 시험주행

    에 성공한 독일과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싱가포르

    난양공대(NTU) 또한 2년 내 무인버스 상용화에 착수한다

    는 목표로 올 3월 안에 클린텍(Clean Tech) 공원과 난양

    공대 캠퍼스 사이 1.5㎞ 구간에 무인버스를 배치할 예정이

    다. 싱가포르 도시 곳곳에서는 이미 무인 자율주행 차량 테

    스트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3D프린팅 등 첨단기술 개발과 혁신활동에 전폭적인 지원

    싱가포르가 4대 첨단기술로 선정해 중점 육성하고 있는 분

    야는 로봇 및 자동화, 디지털 생산, 3D프린팅, 첨단소재다.

    이 중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는 3D프린팅이다. 3D프

    린팅은 차세대 산업혁명을 이끌 혁신기술 중 하나로 꼽히

    고 있는데, 이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싱가포르 정

    부는 난양공대에 대규모 투자를 실시해 3D프린팅 센터를

    설립하고, 적층제조와 정밀공학 분야 연구개발을 강화하

    는 한편 3D프린팅 기계 및 재료의 안전성 확보, 최종 제품

    테스트 등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3D프린팅 기술 인프라

    를 바탕으로 싱가포르 내 제조업체들이 지속적으로 혁신

    을 추구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간다는 방

    침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또한 R&D, 설계, 지적자산 관리 등 혁

    신적인 사업활동을 전개하는 기업에 대대적인 감세혜택

    을 부여하는 등 기업친화적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항공우

    주·전자·석유화학·생명과학·해양·수자원 등의 글로벌 제

    조업체를 유치해 글로벌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셸

    (Shell),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어

    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 마이크론

    (Micron) 등 세계 유수기업들이 글로벌 연구센터나 지역

    본부 등을 싱가포르에 설립하고, 기술 개발과 혁신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싱가포르가 글로벌기업의 미래 핵심 기술을

    어느 국가보다 빨리 채택하고 자국에 적용하면서 기업은 물

    론 국가의 경쟁력까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

    고 있는 것이다.

    국가 전체 혁신을 위한 과감한 정책과 행동 필요

    전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와 각국의 보호무역 강화로 위기에

    직면한 제조업을 지켜내기 위해 국가가 주도해 민간이 첨단

    기술을 도입하도록 지원하는 싱가포르의 사례를 보면, 한

    국에도 좀 더 강력한 리더십과 파격적인 정책, 그리고 그 결

    정을 이끌고 나갈 수 있는 결단력과 실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 주도를 위한 각국 간 경쟁상황은 한

    국에도 큰 위협일 수 있지만, 덩치가 작은 만큼 기민하게 대

    처한다면 큰 기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스마트 국가 프로젝트 | Cover Story Cover Story | 싱가포르의 스마트 국가 프로젝트

    프랑스 다쏘시스템이 ‘버추얼 싱가포르(Virtual Singapor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열의 흐름을 시뮬레이션해 열섬 현상

    (도로 위 주황색 부분)을 분석한 사진 [중앙포토]

  • March / April 2017 2524 Chindia plus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요즘 대학가는 초비상

    이다. 당장 내년 입시부터 고교 졸업자 수가 대학

    입학 정원을 처음으로 밑돌게 된다. 이제 전국 초

    등학교 중 신입생 수가 100명이 채 되지 않는 곳

    이 무려 1393개 교에 이른다고 한다. 50년 후에

    는 학령인구가 현재 대입 정원(60만 명)의 거의 3

    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학마다 신입생 유치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대학의 재정 상태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지

    난 6년간 등록금 인상이 동결된 데다 대학들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학생 정원 감축을 단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수입원은 쪼그라드는데 지출 요

    인은 늘어만 간다. 각종 정부 재정 지원 사업이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여러 지표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출은 대폭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각종

    법정 부담금도 해마다 늘고 있어 형편은 더욱 어

    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대학의 위협 요인은 돈 문제보다

    는 대학 교육의 내용적인 측면에 있다. 정보기술

    의 급격한 발달로 대학 교육에 대해 본질적인 회

    의가 제기되고 있는 판이다. 지식의 수명이 고작

    5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고, 대학 졸업 후 직업

    을 여섯 번이나 바꿀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되고 있

    으니 이에 걸맞은 교육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

    오고 있다. “웬만한 지식은 네트(Net)상에서 모

    조리 검색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는데 굳이 대

    학에까지 진학해서 배울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

    적인 시각까지 등장하고 있다. 조금 과장하자면,

    현재 케냐에 살고 있는 마사이족이 스마트폰으

    로 구글에 접속하면 18년 전 미국 대통령이 접했

    던 것과 같은 수준의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다고

    한다(디아만디스, 볼드 2016). 미래학자들은 앞

    으로 원격 강의시스템(MOOC)만 잘 활용하면

    최고 수준의 대학 몇 개만 존재해도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가히 충격적이다.

    세계경제포럼의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은 지금

    세계는 ‘거대한 변화(Deep Shift)’ 시대를 맞고

    있다고 했다. ‘기하급수적 변화 속도’ ‘유례없는

    패러다임 시프트’, 그리고 ‘전체 시스템에의 변

    화’를 그 근거로 든다. 예를 들어, 우버의 탄생은

    6만 개 이상의 거리 이름을 외워야 하고, 평균 12

    번의 낙방을 해야 겨우 합격할 수 있는 런던택시

    시험(The Knowledge)을 삽시간에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렸다. 인도는 7400만 달러 정도의 소규

    모 예산으로 우주탐사선 ‘망갈리안’을 성공적으

    로 화성 궤도에 진입시키더니, 최근에는 인공위

    성 104기를 한꺼번에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아마존닷컴은 계산대 없는 마트 ‘아마존 고’를

    선보여 기존 수퍼마켓 업계의 지형을 뒤흔들 것

    으로 예상된다. 바야흐로 파괴자(disruptor)가

    등장해 판을 흔들어버리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처럼 세상은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고 있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변화를 주도해야 할 대학 사회

    의 변화는 여전히 거북이걸음이다. 물론 대학도

    변해야 한다는 데는 모두 공감하지만, 대학이 가

    지고 있는 특성상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변화

    추구가 실질적으로 어떤 교육적 효과를 가져올

    지 평가하기 어렵고, 당장 바꾼다 해도 교과과정

    이 완성되기까지는 7~8년이 걸린다는 점 등이 더

    딤의 원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대학 재정 위기를 극복하고 질 높은 교육을 유지

    해 사회가 부여한 대학의 존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생각해볼 만한 새로운 시도가 없는 것은 아

    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