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웅 현 - ggcf.krgcc.ggcf.kr/wp-content/uploads/sites/6/2011/09/portfolio6.pdf · - 1 - 김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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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김 웅 현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Man VS Wild 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한 남자가 극한의 환경에 강제로 처해지고 기본적인 장비만 갖춘 채, 생존해 나가는 방식의 다큐멘터리이다. 남자가 오지의 환경에서 문명의 흔적인 아스팔트 도로나, 개간된 땅을 찾는 데는 보통 4일정도 걸린다. 하지만 방송은 그 기간을 짧은 30분 남짓 안에 담아내며, 1박2일처럼 보여준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 생존방식인 ‘수렵’과 ‘채집’을 기반으로 살아남는 과정을 그리지만 짧게 축소되고 절대 죽지는 않는다는 예측 가능한 결과 앞에서 인간의 죽음에 가까운 행적은 ‘리얼 버라이어티’ 화 되어 오락정도의 흥미만을 불러일으킨다. 캐릭터를 운용하는 온라인 게임에서 캐릭터의 생존방식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수렵과 채집이다. 캐릭터의 죽음을 막기 위해, 성장을 위해 수렵과 채집이라는 방식은 무한 반복되며, 계속하지 않는다면, 성장은 멈추어 버리고 이내 죽고 만다. 그러한 결과 앞에서 인간은 무력해지고 죽음을 두려워하게 되며, 오락은 이내 실제가 되어 버린다. 어렸을 적, 할머니가 과도 하나들고 도로변의 쑥을 캐는 것을 자주 보았다. 돌이켜 생각하 면 인간의 기본적 생존방식의 흔적이며 연장이리라. 그렇다면 현재 쑥을 캐는 채집의 연장은 어디서 찾아 볼 수 있을까? ‘융합현실’ 이라는 말은 지금 여기 우리가 사는 시대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미디어의 수혜를 받은 환경(environment)은 더 이상 현실과 가상의 이분법적 구분은 의미없 다. 그 안에서 자아는 액체적이고 유동적인 신체로 끊임없이 흐른다. 동시에 셀 수 없이 많 은 기표들과 접속, 분리를 반복한다. 이때 변형적으로 재구성되는 자아는 동영상에 버퍼링처 럼 늘어지고 끊어지는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게 된다. 수많은 조각들로 쪼개져 끊임없이 떠도는 존재가 되었을 때의 두려움과 불안함의 엄습은 유토피아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느낄 틈도 없이 단지 자판 버튼 하나 누르는 정도의 힘으로 상쇄된다 이러한 주체의 지지직- 거림에 이상함을 느끼고 관찰하고자 한다. 주체는 어색함조차 일상이 되어서 편안해져 버린 상태의 환경과 그 안 에서 자연스럽게 변 신, 변화한 신체를 통해서 주체를 이야기하고 과대망상적 활동으로 삶을 끊어서 접속해 나 가는 역할놀이의 모습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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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김 웅 현 - ggcf.krgcc.ggcf.kr/wp-content/uploads/sites/6/2011/09/portfolio6.pdf · - 1 - 김 웅 현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Man VS Wild 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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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웅 현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Man VS Wild 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한 남자가 극한의 환경에

강제로 처해지고 기본적인 장비만 갖춘 채, 생존해 나가는 방식의 다큐멘터리이다. 남자가

오지의 환경에서 문명의 흔적인 아스팔트 도로나, 개간된 땅을 찾는 데는 보통 4일정도

걸린다. 하지만 방송은 그 기간을 짧은 30분 남짓 안에 담아내며, 1박2일처럼 보여준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 생존방식인 ‘수렵’과 ‘채집’을 기반으로 살아남는 과정을 그리지만 짧게

축소되고 절대 죽지는 않는다는 예측 가능한 결과 앞에서 인간의 죽음에 가까운 행적은

‘리얼 버라이어티’ 화 되어 오락정도의 흥미만을 불러일으킨다.

캐릭터를 운용하는 온라인 게임에서 캐릭터의 생존방식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수렵과 채집이다. 캐릭터의 죽음을 막기 위해, 성장을 위해 수렵과 채집이라는 방식은 무한

반복되며, 계속하지 않는다면, 성장은 멈추어 버리고 이내 죽고 만다. 그러한 결과 앞에서

인간은 무력해지고 죽음을 두려워하게 되며, 오락은 이내 실제가 되어 버린다.

어렸을 적, 할머니가 과도 하나들고 도로변의 쑥을 캐는 것을 자주 보았다. 돌이켜 생각하

면 인간의 기본적 생존방식의 흔적이며 연장이리라. 그렇다면 현재 쑥을 캐는 채집의

연장은 어디서 찾아 볼 수 있을까?

‘융합현실’ 이라는 말은 지금 여기 우리가 사는 시대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미디어의 수혜를 받은 환경(environment)은 더 이상 현실과 가상의 이분법적 구분은 의미없

다. 그 안에서 자아는 액체적이고 유동적인 신체로 끊임없이 흐른다. 동시에 셀 수 없이 많

은 기표들과 접속, 분리를 반복한다. 이때 변형적으로 재구성되는 자아는 동영상에 버퍼링처

럼 늘어지고 끊어지는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게 된다.

수많은 조각들로 쪼개져 끊임없이 떠도는 존재가 되었을 때의 두려움과 불안함의 엄습은

유토피아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느낄 틈도 없이 단지 자판 버튼 하나 누르는 정도의 힘으로

상쇄된다

이러한 주체의 지지직- 거림에 이상함을 느끼고 관찰하고자 한다.

주체는 어색함조차 일상이 되어서 편안해져 버린 상태의 환경과 그 안 에서 자연스럽게 변

신, 변화한 신체를 통해서 주체를 이야기하고 과대망상적 활동으로 삶을 끊어서 접속해 나

가는 역할놀이의 모습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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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es1] 多運勞頭1.HD single channel video.8,59sec.2010

온라인 게임은 가상현실을 거의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는 인터페이스로써 다중적 자아의 활동을 선명

하게 경험 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온라인 게임 안에서의 경제 활동은 단지 이미지로써의 화폐가 아닌

현실의 재화를 창출해 냄으로써 자아는 시작과 끝이 없는 모호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게임은 이내 끝나기 마련이고 끝판을 깨고 엔딩을 감상하고 난 뒤의 적막과 얼얼함이 생경하게 느껴

질 때, 가상공간의 파편화된 사건들의 일부인 인간 대 눈이 빠질 듯 아프고 허리는 끊어질 듯 지끈지

끈한 인간의 대결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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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es1] weapon box.우레탄,나무.140x60x50.2010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걸쳐서 모은 아이템으로 무기를 제작. 다시 우레탄주형으로 하나의

형태를 만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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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es2] 아프리카209번지.2channel HD video. 7,22sec.2010

'아프리카'(afreeca)는 수많은 매체와 이미지들이 오고 가는 초원이다. 황금같이 반짝이는 수

많은 별들 아래서 하루에도 수백 개의 텐트가 지어졌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아프리카'(afreeca)에서 살아가는 것은 매우 힘들다. 삶은 언제나 불안정하며, 주체는 하염없

이 지지직-거린다. 그것은 큰 혼란과 두려움을 야기하는 것이어서 샤먼은 그들을 위한 의식

을 멈출 수 없다.

세간에 주목이 되었던 사건들은자주 기념비적인 층위의 흔적을 남기는데, 답십리 209번지

의 땅이 바로 그러하다. 한때 역사의 한 켠 에서 어떤 이의 추억을 간직하고 사라졌을 땅이,

인터넷 지도에 한강물에서 불쑥 솟아올라 거의 1년 가까이 많은 이들이 왕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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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es2] Daniel monument. mix media. 280x280x28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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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es2] 연아작두. 피겨스케이트, 광섬유, 나무. 43x30x28. 2010

그분. 미용두상,부루마블,족두리. 60x5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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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es3] Man vs WWildW. 2 channel HD video. 9,10sec. 2011

디스커버리 채널에 매주 생존하는 생존전문가 ‘베어그릴스’ 는 절대 죽지 않는다. 수렵과 채

집만으로 극한의 자연에서 살아남는 법을 보여주고 위험천만한 장면도 많지만 MMORPG의

캐릭터(로 보이는 베어그릴스)는 죽어도 15초 후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비현실의 한계와 현실의 한계가 교차되었고, 그 사이를 걷고 있는 MAN은 TV수신 불량 화

소처럼 지글지글 댈 수 밖에 없다. 융합현실은 여전히 불확실함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고,

새로운 모멘텀은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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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es3] Man vs WWildW. 재배온실. 가변설치.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