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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LG Business Insight 2012 6 20 LGERI 리포트 성낙환 선임연구원 [email protected] 인공지능 기술의 걸음마가 시작되었다 최근 구글 무인자동차, 애플 시리 같은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제품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인간의 육체 노동을 대신해줬던 기존의 자동화 시스템을 뛰어 넘어 일부 정신 노 동을 대신할 정도로 기계가 똑똑해지고 있는 것이다. 똑똑한 기계 등장의 밑바탕이 된 인공지능 기 술은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지능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발견적 방법, 전문가 시스템, 인공 신경망 등을 활용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특히 최근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확산에 힘입어 기계학습과 에이전트 분야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 다. 기계학습을 통해 인공지능은 스스로 시스템을 개선해 나갈 수 있고, 에이전트는 분산 인공지능 의 수족이 되어 정보 수집 및 행동을 담당하게 된다. 또 이를 활용하여 인간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자연어 처리와 음성, 문자 등 다양한 외부 정보의 특징을 분석하는 패턴인식 분야의 성장도 탄력을 받고 있다. 향후 인공지능 기술의 확산으로 개인 정보의 활용이 늘어나면서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는 더욱 심화 되고, 단순 지식노동 업무보다는 감상, 직관, 신뢰, 열린 상상력 등 기계가 하기 어려운 영역이 부각 되 면서 산업의 형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또 무인자동차, 의료 전문가시스템 같은 경우 사고시 책임소재 문제가 모호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 기술 확산을 뒷받침하기 위한 사회 제도 및 문화 조성도 필요할 것이다. 아직은 먼 미래라고 단정짓고 외면하기 보다는 여러 인공지능 기술 분야가 서로 융합하면서 나타나게 될 변화와 이에 수반될 혁신의 기회들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인공지능 기술이란 . 인공지능의 최근 관심분야 . 인공지능과 미래 사회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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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LG Business Insight 2012 6 20

LGERI 리포트

성낙환 선임연구원 [email protected]

인공지능 기술의 걸음마가 시작되었다

최근 구글 무인자동차, 애플 시리 같은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제품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인간의 육체 노동을 대신해줬던 기존의 자동화 시스템을 뛰어 넘어 일부 정신 노

동을 대신할 정도로 기계가 똑똑해지고 있는 것이다. 똑똑한 기계 등장의 밑바탕이 된 인공지능 기

술은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지능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발견적 방법, 전문가 시스템, 인공 신경망

등을 활용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특히 최근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확산에 힘입어 기계학습과 에이전트 분야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

다. 기계학습을 통해 인공지능은 스스로 시스템을 개선해 나갈 수 있고, 에이전트는 분산 인공지능

의 수족이 되어 정보 수집 및 행동을 담당하게 된다. 또 이를 활용하여 인간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자연어 처리와 음성, 문자 등 다양한 외부 정보의 특징을 분석하는 패턴인식 분야의 성장도

탄력을 받고 있다.

향후 인공지능 기술의 확산으로 개인 정보의 활용이 늘어나면서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는 더욱 심화

되고, 단순 지식노동 업무보다는 감상, 직관, 신뢰, 열린 상상력 등 기계가 하기 어려운 영역이 부각 되

면서 산업의 형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또 무인자동차, 의료 전문가시스템 같은 경우 사고시

책임소재 문제가 모호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 기술 확산을 뒷받침하기 위한 사회 제도 및 문화

조성도 필요할 것이다. 아직은 먼 미래라고 단정짓고 외면하기 보다는 여러 인공지능 기술 분야가 서로

융합하면서 나타나게 될 변화와 이에 수반될 혁신의 기회들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Ⅰ. 인공지능 기술이란

Ⅱ. 인공지능의 최근 관심분야

Ⅲ. 인공지능과 미래 사회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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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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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무인 자동차, 애플

시리 같은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똑똑한

기계들이 등장하고

있다.

“올해 5월 미국 네바다에서는 특이한 운전면허가 발급되어 화제를 모았다. 발급

대상이 여타 운전면허와는 달리 사람이 아닌 스스로 운전할 수 있는 무인자동차

(Driverless car), 즉 일종의 기계 장치이기 때문이다. 구글이 도요타 프리우스에 각

종 센서와 비디오 카메라, 레이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등을 탑재하여 개발한 이

무인자동차는 전 세계에서 공식적으로 운전면허를 취득한 첫 차량이다. 운전면허가

없는 사람이 탑승하더라도 장소를 입력하기만 하면 목적지까지 사고 없이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는 이 무인자동차는 이미 20만 마일 이상의 도로 테스트를 거쳤다. 또

네바다 이외에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하와이 등 미국 내 다른 지역에서도 무인자동

차 관련 법률 제정에 한창이다. 공상과학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알아서 스스

로 운전하는 똑똑한 자동차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똑똑해진 것은 비단 자동차만이 아니다. 최근 전자기기의 스마트화와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힘입어 지능이 높아 진 기계들을 주변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작년

출시된 아이폰 4S의 음성 지원 소프트웨어 시리(Siri)의 경우 ‘한 시간 뒤에 깨워줘

(Wake me up in one hour)’라고 말하면 휴대폰 알람 기능이 자동 설정될 정도로

영특하다. 시리는 아직 베타 버전에 불과하지만 경쟁사인 구글도 유사한 기능의 음

성 애플리케이션인 어시스턴트(Assistant)의 출시 계획을 발표할 정도로 인공지능

기반 음성지원 소프트웨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다. 한편 체스가 아닌 일반 퀴즈

분야에서 사람을 이긴 똑똑한 컴퓨터도 등장하였다. 작년 2월 제퍼디(Jeopardy) 퀴

즈쇼에 출연하여 역대 인간 챔피언들을 꺾고 우승한 IBM의 인공지능 왓슨(Watson)

이 그 주인공이다. 왓슨은 최근 건강 보험사인 웰포인트(WellPoint)의 의료 진단 서

비스와 시티그룹(Citigroup)의 금융 서비스 지원에 투입되는 등 활용폭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위의 몇 가지 사례들만 가지고 기계가 인간보다 똑똑해졌다고 단정짓는 사

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운전이나 퀴즈 풀이와 같은 특정 분야가 인간 지능의 전

부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의 육체노동을 넘어 이제 일부 정

신노동을 대신해 줄 정도로 기계들이 영리해 진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처럼 지능을 필요로 하여 사람이 담당해왔던 기존의 많은 일들이 점점 더 기계로

대체되면서, 사람이 지금까지 맡아온 역할 뿐 아니라 기업 경영과 사회에 큰 변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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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

I 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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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1950년대부터

컴퓨터, 수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예상된다. 똑똑한 기계들을 가능케 한 인공지능에 대해 알아보고 아울러 똑똑한 기

계들이 확산될 미래 사회의 변화 모습과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Ⅰ. 인공지능 기술이란

강한 인공지능과 약한 인공지능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란 단어가 맨 처음 등장한 것은 1956년 다트머

스 회의(Dartmouth Conference)에서였다. 매카시(John McCarthy), 민스키

(Marvin Minsky,) 뉴웰(Allen Newell) 등 수학, 심리학, 컴퓨터 공학에 종사하는

여러 학자들이 모여 ‘생각하는 기계’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인공지능이란 단

어가 처음 쓰이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학문 별로 또는 학자 개인별로 인공지능을 추

구하는 방향이 달라 인공지능에 대해 일치된 의견을 내놓지는 못했다. 50년이 넘은

지금도 상황은 비슷하다. 인공지능이란 ‘인간의 지능적 사고 및 행동을 모방한 컴퓨

터 프로그램이다’라고 개략적인 설명이 가능하지만 실제 연구자들이 생각하는 관점

은 조금씩 차이가 나곤 한다.

이렇듯 인공지능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이

유는 ‘지능’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다르기 때

문이다.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인공지

능은 인간과 똑 같은 사고 체계를 가지고 문제

를 분석하여 행동할 수 있는 즉 인간의 마음과

정신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과,

특정 목적을 띈 인간의 여러 지능적 행동들(수

학 이론을 증명하고, 글자를 읽고 쓰면서 사람

과 대화하거나, 장애물을 피해 길을 걸으며, 시

를 쓰거나 음악을 연주하는 것 등)을 수행하는

것도 인공지능이라고 생각하는 쪽으로 나뉜다.

<그림 1> 인공지능 기술의 분류

자료: Stuart Russell, Artificial Intelligence: A Modern Approach

강한 인공지능 약한 인공지능

인간처럼 생각하는 시스템

인간처럼 행동하는 시스템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시스템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시스템

� 마음뿐 아니라, 인간과 유사한 사고 및 의사 결정을 내리는 시스템

� 인지 모델링 접근 방식

� 계산 모델을 통해 지각, 추론, 행동 같은 정신적 능력을 갖춘 시스템

� 사고의 법칙 접근 방식

� 인간의 지능을 필요로 하는 어떤 행동을 기계가 따라 하는 시스템

� 튜링 테스트 접근 방식

� 계산 모델을 통해 지능적 행동을 하는 에이전트 시스템

� 합리적인 에이전트 접근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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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18 LG Business Insight 2012 6 20

지능을 보는 관점에

따라 인공지능을 강한

인공지능과 약한

인공지능으로 나눌 수

있다.

“철학자인 존 설(John Searle)의 주장에 따르면 전자는 강한 인공지능(Strong AI)이

고 후자는 약한 인공지능(Weak AI)이라고 할 수 있다. 강한 인공지능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어떤 지능도 없으면서 외견상 지능적인 수행을 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약한 인공지능을 비판하고, 약한 인공지능 측 사람들은 구체적으로 표현

하지도 못하는 철학이나 심리학의 자의식, 마음과 같은 쓸데없는 것에 시간을 낭비

한다고 강한 인공지능을 비판하는 상황이다. 인공지능 여부를 검증하는 대표적 실

험인 ‘튜링 테스트(Turing Test)’와 이와 관련된 ‘중국어 방(Chinese room)’ 논쟁을

통해 이러한 일면을 살펴볼 수 있다.

강한 인공지능과 약한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는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

는 한 늘 따라다닐 문제이다. 어떠한 인공지능을 추구하느냐에 따라서 연구 방법이

튜링 테스트와 중국어 방 논쟁

튜링 테스트는 ‘컴퓨터 과학 및 인공지능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의 앨런 튜링(Alan Turing)이 1950년 기계의

지능 여부를 판별하기 위해 만든 테스트이다. 서로 격리

된 상태에서 제 3자가 사람과 컴퓨터의 대화를 통해 그

둘을 구분하지 못할 경우 시험을 통과하게 된다. 인공지

능 연구가인 휴 뢰브너(Hugh Loebner)는 1990년부터

4단계의 변형된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인공지능에게 최

대 10만 달러를 주는 대회1(Loebner Prize)를 열고 있는

데, 아직까지 최종 시험을 통과한 사례는 없었다. 튜링

테스트는 엘리자(Eliza)와 같이 사람의 대화를 흉내 내는

챗봇(Chatbot)이 개발되면서 그 의미가 많이 축소된 상

황인데, 단지 사람처럼 말을 하는 것만으로 기계의 지능

여부를 판별하는 것은 너무 단편적이고 유용하지 않다

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존 설이 제기한 ‘중국어 방’ 논쟁도 인공지능의 의미

1 http://www.loebner.net/Prizef/loebner-prize.html

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어떤 한 사람이 방

에 있다고 가정하자. 방안은 엄청난 양의 책으로 가득한

데, 책 안에는 중국어로 된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이 적

혀 있다. 이때 방밖에 있는 사람이 중국어로 된 질문을

써서 방안에 보낸다. 방안의 사람은 한자를 전혀 모르지

만 책에서 비슷한 모양의 문자로 나열된 질문을 찾아서

그에 맞는 답을 종이에 그려 밖에 보낼 수 있다. 이러한

문답 과정을 반복할 경우 방밖의 사람은 방안의 사람이

중국어를 안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방안의 사

람은 중국어를 하나도 모르고 단지 책 안의 지시에 따랐

을 뿐이다. 인공지능에 이 이야기를 대입해보면 컴퓨터

는 아무 생각 없이 일련의 지시들인 알고리즘과 프로그

램에 따를 뿐이지 의미를 가지고 이해를 한 다음 행동하

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진정한 지능이 아니라는 것이 존

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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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적 방법을 통해

알고리즘을 설계하거나

전문가의 지식을 DB화

하여 추론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널리

사용되어 왔다.

“나 목표가 완전히 바뀌기 때문이다. 물론 A.I., 아이로봇과 같은 영화 속 인공지능에

익숙한 사람들은 강한 인공지능을 더 어렵고 고차원적인 것으로 높게 보고 약한 인

공지능을 낮게 치부하기 쉽다. 하지만 약한 인공지능은 단순한 자동화 시스템이 아

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닥쳤을 때 인간의 지시가 아닌 시스템 스스로 최적의 답

을 찾기 때문에 ‘지능’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지능형

시스템은 약한 인공지능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아직까지 강한 인공지능

보단 약한 인공지능의 성과가 더 많았고 덕분에 우리 삶이 윤택해진 것은 분명한 사

실이다. 실제로 앞에서 열거한 약한 인공지능의 지능적 행동들은 모두 어느 정도 성

과를 나타낸 분야이기도 하다.

인공지능의 주요 기술

인공지능이 컴퓨터 공학은 물론 수학, 철학, 심리학, 언어학, 생물학, 로봇 등 다방

면에 걸쳐 있는 만큼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이 개발되어 사용되어 왔다. 그 중 대표

적인 세 분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발견적 방법(Heuristic method)이다. 정형화되거나 명확한 절차가 없는 문

제를 풀 때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가? 어림잡아(Rule of thumb) 다수의 시행착오

(Trial and error)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공지능도 마찬가지이다. 정

확한 논리와 알고리즘으로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여 완벽한 해를 구하기 보다는

탐색 기준을 세워 일정 시간 내에 찾을 수 있는 최적의 해를 구하는 것이 보통의 방

법이다. 체스를 예로 들어보자. 전체 체스 말의 움직임을 모두 가정한 경우의 수는

10120개로 우주에 존재하는 전체 원자 개수 1075개보다도 많다. 아무리 컴퓨터 기술

이 발전했다 하더라도 인공지능이 모든 경우의 수를 일일이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따라서 전체 체스 판세가 상대방으로 넘어가 그 뒤의 수를 생각하는 것이 불

필요한 경우를 차례로 제외하면서 적정 범위 내에 최적의 수를 구하는 것이 지능적

인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전문가 시스템(Expert system)을 구축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논리를

세워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방법은 그 문제를 잘 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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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에게 가서 답을 구하는 것이다. 이와 똑같이 인공지능에서도 알고리즘을 만

들어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인간 전문가의 지식을 컴퓨터에 입력하여 데이터 시

스템을 구축한 다음 다양한 추론 엔진이나 데이터 마이닝 기술을 통해 활용하는 것

이 효율적일 수 있다. 대표적으로 1970년대 개발된 의료진단 전문가 시스템

MYCIN을 들 수 있다. MYCIN은 입력된 기존 전문의들의 지식을 활용하여 질병을

진단하고 처방전을 내릴 뿐 아니라 그 추론 과정을 설명할 수도 있다. 물론 인간의

지식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게 정형화된 형태로 가공해야 하고 제한된 전문 지식

이외에 일반 범용 지식으로 확장하는 것에 한계가 있지만, 활용이 쉽고 실행 결과가

좋은 만큼 의료, 법률, 경영 등 많은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세 번째로 인공 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을 들 수 있다.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서 알고리즘을 짜거나 수많은 정보들을 컴퓨터에 저장할 수도 있지만,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사람의 뇌를 그대로 모방하여 만드는 것이다. 인간 두뇌는

1,000억 개의 뉴런(Neuron)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뉴런은 외부 자극을 받아 전

사람의 뇌의 작동

방식을 모방하여 인공

신경망을 구축하는

연구도 활발하다.

로봇과 인공지능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인공지능이 정신이고 로봇은 신체라고 할 정도로 둘은 밀

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똑똑하더라도 외부에 이를 표현하거나 행동으

로 옮기지 못하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

공지능 연구자들 중에도 이성적 사고 처리를 위해 논

리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사람도 많지만, 인간의 지능

적 행동들을 따라 하는 로봇 개발에 열심인 사람도

있다. 로봇에게 인간의 행동을 따라하게 하고 잘못된

부분을 학습시킴으로써 인간과 유사한 동작 원리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마루와 휴보(HUBO), 일

본의 아시모(ASIMO) 같은 인간과 형태가 유사한 휴

머노이드(Humanoid)뿐 아니라 최근 결혼 혼수로도

쓰이는 청소 로봇 등의 지능형 로봇이 모두 인공지능

연구자들의 노력이 깃든 작품들이다. 일본 혼다의 아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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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신호를 발생시키고 이를 다른 세포에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뉴런의 작동

방식을 모방하여 하나의 디지털 신경세포를 만들고 이것들을 네트워크로 묶어 인공

지능을 구축하는 것이다. 인공 신경망은 인간의 뇌를 모방하는 만큼 뇌의 구조와 지

능 활동에 대한 연구가 수반되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의 뇌는 아직 우주만큼 파악하

지 못한 부분이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인간의 두뇌를 그대로 복사한 완전한 인공지

능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가야 할 길이 멀다. 비록 걸음마 단계이지만 인공 신경망은

음성, 화상인식 같이 불규칙하고 다양한 패턴인식 분야에 강점을 보이고 있어 활용

분야가 늘어나고 있다.

Ⅱ. 인공지능의 최근 관심분야

인공지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공상과학 속 모습이 바로 실현되어 인간의 모

든 일을 인공지능이 대신하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똑똑한 기계들이 만

능은 아니기 때문이다. 믿음, 신념, 사랑, 직관과 같이 기계가 쉽게 인간을 따라 하

기 힘든 영역은 아직도 많다. 예를 들어 MYCIN 같은 의료 전문가 시스템이 발전하

여 아무리 더 쉽고 빠르게 진단을 받는다 하더라도 환자와 의사 사이의 신뢰, 긍정

적 마음 가짐, 삶에 대한 의지 등은 얻기 힘들 것이다.

또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지능을 지닌 로봇이나 프로그램

이 바로 수년 내로 등장하여 인간의 자리를 금방 위협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이나 아이로봇

의 ‘비키’처럼 자의식을 지니고 우리보다 더 똑똑한 기계들이

창조주인 사람을 해칠 수 있다는 생각은 아직 헛된 망상에 불

과하다. 실제로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매우 낙관적인 미래학

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 조차도 2020년은 되어야

인간의 추론 능력에 근접한 인공지능이 등장할 것이라고 주

장하고 있다. 또 기술 예측 기관인 Techcast에서도 2025년이

되어야 인간의 반복적인 정신 노동의 약 30%정도를 인공지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상상보다는

최근 기술 트렌드

변화에 따른 발전

방향을 모색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Input #1

Input #2

Input #3

Input #4

Inputlayer

Hiddenlayer

Outputlayer

Output

<그림 2> 인공신경망

인공신경망은 뉴런의 작동 방식을 모방하여 인공지능을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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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이 대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인공지능 연구자들도 인공지

능이 인간지능을 단기간에 뛰어 넘기란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아직은 먼 미래라고 미리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단정짓지는

말아야 한다. 현재 시험중인 구글의 무인자동차가 대중화된다고 한번 상상해보자.

출퇴근 시간 동안 차 안에서 책을 보거나 커피를 마시는 등 탑승자의 삶은 한결 여

유로워 질 터이고 교통 사고 및 체증은 확 줄어들게 될 것이다. 한편 운전 기사들은

설 자리가 줄어들면서 직업을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비록 각 기술 별로 상

용화 시기가 다르고 아직 인간지능 수준에 도달하려면 멀었지만, 인공지능이 우리

의 삶뿐 아니라 기업 및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간과해선 안 된다. 특히 최근 기계

학습, 에이전트 분야의 발전으로 인공지능의 사고 능력뿐 아니라 정보를 수집 및 행

동하는 능력까지 빠르게 향상되면서, 자연어 처리와 패턴 인식을 탑재한 똑똑한 기

계들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기계에게 모든 경우의 수나 규칙을 일일이 입력하기 어렵다면 스스로 학습하고 개선

해나가도록 하는 것이 인공지능 개발의 핵심이 될 수 있다. 최근 기계가 알아서 지식

을 축적, 수정 및 보완하는 기계학습 연구가 활발한 이유이다.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 준지도학습(Semi-supervised learning),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등을 사용하여 기계에게 문제를 내주고 그

것에 대한 해답 또는 보상 결과물(디지털 신호)을 주

어 기계가 스스로 지식을 습득하게 만드는 것이다.

기계학습은 전문가 시스템, 자연어 처리, 패턴인

식 등 인공지능 전반에 모두 연관되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전문가 시스템을 예로 들어보자. 전문가의

지식을 컴퓨터에 입력하여 DB화 하는 작업은 매우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게다가 시스템

을 유지하기 위해선 계속 수정 및 보완 작업이 필요

학습을 통해 인공지능

시스템을 스스로

개선할 수 있는 기계

학습의 연구가

활발하다.

카네기 멜론 대학의 NELL 프로젝트 소개 사이트

자료: http://rtw.ml.cmu.edu/r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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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 하지만 기계학습을 이용하면 전문가 시스템이 새로운 지식에 마주하게 될 때

기존 DB를 수정 및 보완함으로써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때문에 질문에 대

한 답의 정확도를 높을 수 있다.

MS의 CEO인 스티브 발머가 클라우드, 플랫폼, 폼 팩터, UI 등과 함께 디바이스

가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하여 사용자의 의도를 스스로 파악할 수 있는 기계

학습을 IT업계 미래 화두로 선정하였듯이 기계학습은 빅데이터 시대에 더욱 빛을

볼 것이다. 수많은 데이터가 온라인상에 존재하는 오늘날 모든 정보를 기계에게 일

일이 가르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간 지능에 관련된 거의 모든 정

보를 DB화 하고 추론엔진을 통해 인공지능을 개발하려는 사이크(CYC) 프로젝트의

효과성에 의문을 다는 사람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와는 반대로 카네기 멜론 대학

에서는 기계학습을 이용하여 인터넷에서 관련 웹사이트를 분석하면서 인간의 도움

없이도 단어의 뜻을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Never-Ending Language Learning

(NELL)을 2010년 발표하였는데, 정확도가 약 90%에 가까웠다.

에이전트(Agent)

특정 목적을 위해 독립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자율 프로세스인 에이전트의 발전도

인공지능 확산의 큰 축이다. 에이전트는 프로그램에 따른 사용자별 환경 설정, 사이

트 자동 검색 및 인증, 사물 인식과 같은 일종의 작은 자동화 프로세스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 해결 시스템으로서 외부 정부를 수집하고 그 변화에

자율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약한 인공지능에 포함된다.

인간과 비슷한 수준에서 여러 지능적 행동 들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이상적인 형태의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개별 에이전트

들이 협력(Cooperation), 조정(Coordination), 타협(Negotiation) 등의

상호작용을 통해 네트워크로 묶이고 보다 큰 작업을 수행하는 일종의 분

산 인공지능(DAI, Distributed Artificial Intelligence)을 구축할 수 있다.

즉 에이전트들은 각각이 독립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분산

인공지능의 말단에 위치해 정보를 수집하고 직접 행동을 하는 역할을 하

에이전트는 분산

인공지능의 말단에

위치하여 정보를

수집하거나 직접

행동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오피스 길잡이’ 같은 작은 프로그램도 에이전트이지만, 의미를

확대할 경우 무인자동차 시스템, 음성인식 시스템 등도 에이전

트에 포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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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24 LG Business Insight 2012 6 20

인공지능은 기계

학습을 통해 한결 더

매끄러운 자연어처리가

가능해졌다.

“는 것이다. 따라서 다수의 에이전트 정보가 실시간으로 서버에 저장되어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한편 휴대폰의 센서 탑재 확산도

에이전트 발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휴대폰에 MEMS 이외 다양한 센서가 탑재되

면서 수집할 수 있는 정보가 빠르게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휴대폰의 에이전트화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각 휴대폰을 에이전트로 하는 모바일 에이전

트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인터넷에 존재하는 무수한 에이전트들이 향후 하나로 묶여 거대한 ‘글로벌 인공

지능’을 생성하면 사람들은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스마트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개별 에이전트들의 조합으로 생길 다양한 지능화 시스템은 새로운 서

비스 개발의 촉매가 될 전망이다. 개미처럼 각각의 능력은 미약하지만 군집을 통해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구글의 CEO인 래리 페이지가 ‘인터넷을 거대한 인공 지능

으로 만드는 것이 구글의 목표’라고 밝힌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자연어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말을 컴퓨터가 이해하고 답할 수 있는 자연어 처리가 기

계학습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견 간단해 보이지만 C, Java 같이 컴퓨터

의 언어는 사람의 언어와 다르기 때문에 기계가 사람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별

도 작업이 필요하다. 초기에는 노암 촘스키(Noam Chomsky)와 같은 언어학자들을

중심으로 기본 유한 구문의 여러 변형을 통한 자연어처리 연구가 중심을 이루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사용하는 구어는 어순이나 문법에 어긋나는 경우

가 많고, 사전에 없는 사투리, 신조어, ‘Art’(기술, 예술) 같은 중의

어, 앞의 어떤 내용을 가리키는 대명사 ‘This’ 같이 정확히 파악하기

힘든 단어도 많다. 따라서 최근에는 의미 중심의 시멘틱 검색 같은

추론 기술과 대량의 말뭉치인 코퍼스(Corpus)를 이용한 방법의 연

구가 활발하다. 사람이 언어를 습득할 때 최대한 많이 읽고 써야 하

듯이, 인공지능도 실제 사람들이 사용하는 수많은 말과 글을 통계적

으로 분석하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학습과정을 거치는 것

자연어 처리가 더욱 발전하면 Turing Test를 통과하는 챗봇이 등장할

것이다, 사진은 챗봇과 챗봇의 대화

자료: http://creativemachines.cornell.edu/AI-vs-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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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

I 리포

LG Business Insight 2012 6 20 25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환경에서 패턴인식의

정확도는 향상되고

분석 범위는 넓어지고

있다.

“이다. 따라서 대량의 비정형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텍스트 마이닝을 통해 유용한 정

보를 추출, 가공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술의 등장은 자연어처리 기술 발전의 원동력

이 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자연어처리가 훨씬 매끄러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완벽하게 사

람과 화제를 바꿔가며 자연스럽게 의사 소통할 정도는 아니다. 튜링 테스트를 완벽

히 통과하여 뢰브너 상의 최고 상금을 받아 간 사람도 아직 나타나지 않았을 뿐 아

니라, 애플 시리의 기능도 허위 과대 광고에 해당 된다며 올해 초 미국에서 소송을

당하기도 하였다. 모든 사람들에게서 완전히 인정을 받지는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좀 걸릴 뿐 더 많은 음성, 문장 데이터가 쌓이고 이를 기계가 충분히 학습하

게 되면 머지 않아 인간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

이다. 실제로 Techcast에서는 인간과 컴퓨터 간의 의사소통이 가능한 Intelligent

Interface가 2019년경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패턴인식(Pattern Recognition)

사람의 음성이나, 문자, 얼굴 등 다양한 정보를 기존에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패턴인식 연구도 활발하다. 스팸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임을 확인하는

CAPTCHA라는 인증시스템에서 보듯 단순히 글자를 읽는 일도 기계에겐 버거운 작

업이다. 실제로 다른 사람을 인식할 때 병렬 시스템인 인간의 두뇌는 눈이나 코의

모양, 목소리 억양 및 톤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하여 판단하나, 폰 노이만식의 순차

적 연산을 하는 기계는 외부 데이터에서 특징을 뽑아내 유형화 한 다음 기존 데이터

와 통계적으로 또는 구조적으로 비교하여 인식하기 때문에 프로세스가 복잡하다.

이외에 학습이 가능한 인공 신경망을 이용하는 등 패턴인식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그런데 최근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계학습은 패턴인식의 정

확도 제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무인자동차를 예로 들어보

자.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끝없이 들어오는 도로 상황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동차 밖의 물체가 무엇인지 파악하CAPTCHA는 시각적으로 변형시킨 글자를 기계가 인식하지 못하는 특성을

이용하여 사람과 스팸 소프트웨어를 구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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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26 LG Business Insight 2012 6 20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개인 정보 활용이

늘어나면서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확대될 수

있다.

“는 것이 중요하다. 차량인지 보행자인지 또는 가로수인지 구별할 수 있어야 멈추거

나 방향을 바꾸는 등의 명령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보다 정확한 인식을 위

해서는 많은 자료를 통한 학습 과정이 필요한데, 구글의 무인자동차는 20만 마일 이

상의 테스트 기간 동안 쌓은 많은 도로 주행 데이터를 활용하여 스스로 학습하면서

외부 사물에 대한 인식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었다.

센서 기술의 발달과 빅데이터에 힘입어 점점 더 빠르고 정확해 지고 있는 패턴인

식은 이제 기존의 음성, 문자, 안면, 동작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는 상황이다.

최근 MIT 미디어랩이 개발한 얼굴 표정을 분석하여 사람의 기분을 알아맞히는 프로

그램과 같이 사람의 감정, 온라인 행동 패턴, 멀티미디어 파일, 생채 인식 등 적용

범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패턴인식의 발전은 기계들이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Ⅲ. 인공지능과 미래 사회 변화

기계학습, 에이전트, 자연어처리, 패턴인식 등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우리 생활에

파고들 근 미래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구글의 무인자동차와 애플의 시리가 결합하

여 ‘가자! 키트!’ 같이 사람의 지령만으로 운전이 가능하다고 생각해보자. 또 영화 아

이언맨의 음성인식 인공지능인 ‘자비스’가 일반화 된다고 가정해보자. 사람들의 생

활 습관, 직업, 사회 제도 등 우리의 삶뿐 아니라 기업,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예상

해 볼 수 있다.

인공지능 확산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이슈

우선 개인정보 수집 확대에 따른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더욱 민감해질 것이다. 약

한 인공지능이라 할 수 있는 많은 지능형 시스템이 개인 정보를 활용하여 맞춤 서비

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리전트 에이전트와 같이 우리가 인지 못하는 컴

퓨터나 시스템 뒷단에서 개인정보를 끊임없이 다루거나 우리의 말, 글, 행동 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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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리포

LG Business Insight 2012 6 20 27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기존 산업구조를 바꾸고,

사회 제도 및 문화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계속해서 추적하고 학습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사방에 깔릴 것이다. 물론 개인정

보 유출을 막는 에이전트도 존재한다. 또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것이 사람이 아닌 똑

똑한 기계이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컴퓨터 사용

패턴이나 선호 인터넷 서비스 같은 정보가 누군가에 의해서 관찰되고 분석 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사람의 불안을 야기하고 언제든 사생활 침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

이 높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기존 산업구조 및 체질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과거 산업혁명

시기 증기기관이 발명되면서 단순 육체 노동 인력은 줄어들고 공장에 있는 기계를 제

작하거나 유지보수하는 사람의 수요가 늘어난 사례에서 보듯이 인공지능의 확산은

산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대규모 직업 이동이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단순 질의 응

답이 주된 업무인 콜센터나, 특정 분야에 한정된 지식을 요하는 전문가, 실시간 모니

터링 요원 등은 자연어처리, 전문가시스템, 인텔리전트 에이전트 등으로 대체될 가능

성이 높다. 반대로 감상, 직관, 신뢰, 열린 상상력 등 기계가 하기 어려운 영역은 부

각 받을 것이다. Specialist보다 여러 분야의 일반 지식과 개인 경험을 통섭한

Generalist가, 지식 노동자(Knowledge worker)보다는 비판석 사고, 공감, 사회적 네

트워크를 지닌 영감 노동자(Insight worker)가 중요해질 전망이다1.

사회 제도 및 문화가 인공지능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문제가 발생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무인자동차가 사고를 내면 누구의 책임일까? 무인자동차를 초기

개발한 사람인가, 아니면 관리를 책임진 무인자동차의 소유자인가, 그것도 아니면

무인자동차 자체인가? 이러한 책임 문제 때문에 이번에 면

허를 취득한 구글의 무인자동차도 2명의 사람이 동승하고

블랙박스를 장착해야 하는 등의 추가 요건이 필요한 상황이

다. 무인자동차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이에 대한 제도 및

사회적 인식 변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확산이 어려운 것이

다. 또 업무에 있어서 똑똑한 기계와 인간을 비교하기 위한

평가 제도도 미흡하다. 예를 들어 의료 전문가 시스템이나

수술용 로봇이 인간 의사보다 효율적일 수는 있지만 환자와

의사간의 신뢰 등에 따라 진료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

1 Goodbye, Knowledge workes. Hello, Insight Workers! (http://bigthink.com/ideas/40650)

구글 무인자동차 확산을 위해서는 관련 법적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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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28 LG Business Insight 2012 6 20

기계학습, 에이전트,

자연어처리, 패턴인식

등의 인공지능 기술이

서로 시너지를 내어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

“에 산술적으로 비교하기란 매우 어렵다. 기술 확산 초기에 발생하는 이러한 불협화

음은 앞으로 인공지능 확산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이점2을 기다리며

인공지능 기술이 최근 급격히 우리 주변에 다가오고 있다. 애플 시리를 보자. 시리

같은 음성인식 서비스는 1990년대 후반 PCS가 있던 시절에도 있었다. 단지 ‘우!리!

집!’ 같이 한정된 단어를 또박또박 큰소리로 외쳐야 인식이 되기 때문에 공공장소에

서 사용하기가 껄끄러워지면서 사람들에게 외면 받았을 뿐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검색엔진으로 유명한 울프람알파(WolframAlpha)와 연동하면서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똑똑한’ 기계로 탈바꿈하자 상황이 변하였다.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들이 앞다

투어 기기에 탑재된 음성인식 기술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이처럼 실험실이나 상

상 속에서만 존재했던 인공지능 기술들이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확산에 힘입어 속속

시장에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인공지능의 기계학습, 에이전트, 자연어처리, 패턴인식 분야는 수 년 내로

크게 확산될 분야로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 분야가 서로 융합하여 상승 작용을

낼 경우 똑똑한 기계들이 일상의 현장으로 등장할 수 있다. 비록 인공지능이 인간

추론 능력에 근접한 수준에 도달하는 특이점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과정에서

나타나게 될 혁신의 기회들을 기업들은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2  ‘특이점’이란 용어는 레이 커즈와일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그는 인공지능, 로봇,

나노, 유전공학 등의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시너지를 통해 인간 사회에 큰 변혁을 일으키는 현상을 ‘특이점’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고 그 시점을 2045년으로 전망하였다. 본 글에서는 특이점의 범위를 인공지능으로 좁혀서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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