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처럼, 노무현같이 a13 · 강원국 작가는 ‘대통령에게 배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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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대통령과 함께해서 행복한 8년이었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두 분의 스피치라 이터(연설비서관)로 일했던 강원국 작가. 국 민의 마음을 얻어 집권한 대통령들 밑에서 말과 글을 배운 8년을 행복했다고 말한다. 그 는 ‘가문의 영광’으로 여기며 청와대에 들어 가 ‘행복한 8년’으로 기억하며 문을 나섰다. 누구나 자랑스러웠을 직업, 대통령 스피 치라이터! 강작가는 그 자랑스러움이 단지 높은 분들을 모셨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한 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들, 글쓰기 분야의 최고인 분들, 자신의 생각과 맞는 분들이었 다는 세가지 이유에서다. 8년의 행복이 짐작 되는 대목이다. 출간 6개월만에 8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베스트셀러에 오른 <대통령의 글쓰 기>, 이미 유명작가였던 강원국 작가가 <책 읽는 상하이> 9월 강연을 허락하며 상하이 로 책을 보내왔다. 친필사인과 함께 김대중 처럼, 노무현같이’라고 적혀있었다. 책 제목 만큼 강렬했다. 이 10글자의 메시지에 대해 강작가는 “여러 의미를 담고 썼다. 우선, 작 게는 그 분들처럼 진정성 있는 글을 쓰자는 뜻을 담고 있다. 또한 글이란 그 사람의 생 각이고, 생각은 삶 자체다. 그런 의미에서 두 분 같은 삶을 살자는 의미도 있다”고 밝힌다. 강원국 작가는 ‘대통령에게 배우는 글쓰기’ 라는 주제로 내달 17일 상하이 교민들을 만 난다. 글쓰기의 노하우를 배우는 계기뿐 아니 라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그리워하는 이들 에게는 두 분을 추억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대통령의 글쓰기>를 출간하게 된 계 기와 이유는. 2005년 노무현 대통령께서 공무원 대상 으로 글쓰기에 관한 책을 쓰라고 말씀하셨 습니다. 공직자들의 글쓰기 수준을 높일 필 요가 있다고 하시면서요. 그러면서 한 마디 덧붙이셨죠. “자네는 대통령의 연설문을 쓰 는 특별한 경험을 한 거다. 경험한 것을 남 들과 공유하지 않으면 특혜를 누린 게 되는 거다.” 소수가 누리던 것을 다수가 누리게 되 는 과정이 역사의 발전입니다. 제가 게을러 서 그 후 8년이 지나서야 책을 내게 됐네요. 책 출간 후 한국에서 독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던 것으로 압니다. 책 출간 소감과 특별히 기억에 남는 독자가 있으시다면. 자고 일어나니 유명해졌다는 말이 있죠? 어느 날부터 인터뷰와 강의 요청이 마구 들 어 와서 얼떨떨했습니다. 사실 25년 가까이 글을 썼지만, 제 이름을 달고 글을 쓰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독자 한 분 한 분이 모두 고맙지요. 특히 뉴질랜드나 베트남 같은 해 외에서까지 책을 찾으시는 분들을 보면 감 사함 이상의 그 무엇을 느낍니다. 제가 이런 대우를 받아도 되나 싶기도 하고요. 대통령 연설문을 쓰는 사람은 특별할 것 같은데요, 언제부터 글을 쓰게 되셨나요. 전혀 특별하지도 글을 잘 쓰지도 못했습 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지요. 기자가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첫 직장인 대우증권에 들어가 홍보실을 자원했지요. 신문 열심히 보다가 기자시험 보려고요. 그런데 그 해가 대우증권 창립 20주년 되는 해여서 20년 사 사 쓰는 게 제 임무로 맡겨졌습니다. 정신없 이 책 한 권 쓰고 나니 글쟁이 취급을 받게 됐습니다. 그전까진 글 한 줄 써본 적이 없었 는데 말이죠. 그 뒤로 김우중 회장의 연설문 을 쓰게 되면서 글과 인연을 맺게 되었지요. 어떤 인연으로 청와대 근무를 하게 되 셨나요. 김대중 대통령 때 경제 분야 연설을 쓰던 행정관이 어느 날 그만 두게 됐어요. 그 자 리를 채울 사람을 찾았는데 경제 관련 연설 문을 써봤던 사람을 찾을 수밖에 없었지요. 출근하는 날부터 글을 써야 하는 자리니까 요. 결국 전경련 회장의 연설문을 썼던 사람 을 찾아서 제가 청와대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청와대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고, 첫 출근 하는 날 택시를 탔는데, 청와대 가자는 소리 가 안 나와서 광화문에 내려서 걸어갔습니다. 책에 보면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참 많 던데요, 스트레스 때문에 과민성대장증 후군에 걸렸다는 얘기도 있고요.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은 글에 대한 요 구 수준이 매우 높았습니다. 제가 작성한 연 설문 초안이 바로 통과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고치고 또 고치고, 다시 써야 하 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죠. 스트레스가 대단 했습니다. 결국 몸에 탈이 났지요. 2차 남북 정상회담 때 대통령을 수행해서 평양에 갈 때는 며칠 전에 관장을 하고 아예 금식을 했 지요. 육로로 가는데 제가 대통령님 차를 세 우기라도 하면 해외토픽 감이니까요. 그런 데 지금은 말끔히 나았습니다. 교민들 각자가 두 대통령에 대한 기억 들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가까이에서 두 분을 모셨던 강 작가님에게 두 분은 어떤 분이었나요. 김대중 대통령님은 그야말로 역사의 위인 이시죠. 자상하고 따뜻한 선생님 같은 분입 니다. 밖에 알려진 것처럼 근엄하거나 권위적 이지 않으셨죠. 노무현 대통령님은 말 그대로 꾸밈이 없이 소탈하셨지요. 하지만 아래 직 원일수록 깍듯이 대우해주셨어요. 남에 대한 배려와 정이 참 깊으셨던 분으로 기억합니다. 작가로서 강 작가님의 이력은 평범하 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차기 작품 에 대해 더욱 궁금해집니다. 앞으로 작품 활동 계획 또는 개인적인 또 다른 목표 는 어떠신지요. 지금 두 번째 책을 쓰고 있습니다. 직장에 서의 글쓰기, 말하기에 관한 내용입니다. 제 가 17년 정도 기업에 있었거든요. 다른 목표 가 있다면 이제는 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 는 일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너무 누리기만 했으니까요. ▷고수미 기자 책읽는 상하이일곱번째 저자특강 대통령의 글쓰기의 강원국 작가 초청 강연 일시: 9월 17일(수) 오후 2시~3시 30분 장소: 吴中路1471号2号楼(在虹莘路上) TODA 한중인재개발원(디존호텔과 청학골 사이 별장) 참여신청: www.shanghaibang.net→ 책읽는 상하이게시판 청와대 연설비서관 8년, <대통령의 글쓰기> 의 강원국 작가 강원국 작가는 청와대 연설비서관 외에도 전경련 회 장(김우중 전 회장, 효성 조석래 회장)의 스피치라이터 등 20년을 글쓰는 일을 해왔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 업해 현재 출판사 메디치미디어 주간으로 일하고 있다. 강원국/메디치/2014.2 김대중처럼, 노무현같이 Interview 책읽는 상하이 인터뷰 A13 2014년 8월 23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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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김대중처럼, 노무현같이 A13 · 강원국 작가는 ‘대통령에게 배우는 글쓰기’ 라는 주제로 내달 17일 상하이 교민들을 만 난다. 글쓰기의

“두 대통령과 함께해서 행복한 8년이었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두 분의 스피치라

이터(연설비서관)로 일했던 강원국 작가. 국

민의 마음을 얻어 집권한 대통령들 밑에서

말과 글을 배운 8년을 행복했다고 말한다. 그

는 ‘가문의 영광’으로 여기며 청와대에 들어

가 ‘행복한 8년’으로 기억하며 문을 나섰다.

누구나 자랑스러웠을 직업, 대통령 스피

치라이터! 강작가는 그 자랑스러움이 단지

높은 분들을 모셨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한

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들, 글쓰기 분야의

최고인 분들, 자신의 생각과 맞는 분들이었

다는 세가지 이유에서다. 8년의 행복이 짐작

되는 대목이다.

출간 6개월만에 8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베스트셀러에 오른 <대통령의 글쓰

기>, 이미 유명작가였던 강원국 작가가 <책

읽는 상하이> 9월 강연을 허락하며 상하이

로 책을 보내왔다. 친필사인과 함께 김대중

처럼, 노무현같이’라고 적혀있었다. 책 제목

만큼 강렬했다. 이 10글자의 메시지에 대해

강작가는 “여러 의미를 담고 썼다. 우선, 작

게는 그 분들처럼 진정성 있는 글을 쓰자는

뜻을 담고 있다. 또한 글이란 그 사람의 생

각이고, 생각은 삶 자체다. 그런 의미에서 두

분 같은 삶을 살자는 의미도 있다”고 밝힌다.

강원국 작가는 ‘대통령에게 배우는 글쓰기’

라는 주제로 내달 17일 상하이 교민들을 만

난다. 글쓰기의 노하우를 배우는 계기뿐 아니

라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그리워하는 이들

에게는 두 분을 추억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대통령의 글쓰기>를 출간하게 된 계

기와 이유는.

2005년 노무현 대통령께서 공무원 대상

으로 글쓰기에 관한 책을 쓰라고 말씀하셨

습니다. 공직자들의 글쓰기 수준을 높일 필

요가 있다고 하시면서요. 그러면서 한 마디

덧붙이셨죠. “자네는 대통령의 연설문을 쓰

는 특별한 경험을 한 거다. 경험한 것을 남

들과 공유하지 않으면 특혜를 누린 게 되는

거다.” 소수가 누리던 것을 다수가 누리게 되

는 과정이 역사의 발전입니다. 제가 게을러

서 그 후 8년이 지나서야 책을 내게 됐네요.

책 출간 후 한국에서 독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던 것으로 압니다. 책 출간 소감과

특별히 기억에 남는 독자가 있으시다면.

자고 일어나니 유명해졌다는 말이 있죠?

어느 날부터 인터뷰와 강의 요청이 마구 들

어 와서 얼떨떨했습니다. 사실 25년 가까이

글을 썼지만, 제 이름을 달고 글을 쓰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독자 한 분 한 분이 모두

고맙지요. 특히 뉴질랜드나 베트남 같은 해

외에서까지 책을 찾으시는 분들을 보면 감

사함 이상의 그 무엇을 느낍니다. 제가 이런

대우를 받아도 되나 싶기도 하고요.

대통령 연설문을 쓰는 사람은 특별할 것

같은데요, 언제부터 글을 쓰게 되셨나요.

전혀 특별하지도 글을 잘 쓰지도 못했습

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지요. 기자가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첫 직장인 대우증권에

들어가 홍보실을 자원했지요. 신문 열심히

보다가 기자시험 보려고요. 그런데 그 해가

대우증권 창립 20주년 되는 해여서 20년 사

사 쓰는 게 제 임무로 맡겨졌습니다. 정신없

이 책 한 권 쓰고 나니 글쟁이 취급을 받게

됐습니다. 그전까진 글 한 줄 써본 적이 없었

는데 말이죠. 그 뒤로 김우중 회장의 연설문

을 쓰게 되면서 글과 인연을 맺게 되었지요.

어떤 인연으로 청와대 근무를 하게 되

셨나요.

김대중 대통령 때 경제 분야 연설을 쓰던

행정관이 어느 날 그만 두게 됐어요. 그 자

리를 채울 사람을 찾았는데 경제 관련 연설

문을 써봤던 사람을 찾을 수밖에 없었지요.

출근하는 날부터 글을 써야 하는 자리니까

요. 결국 전경련 회장의 연설문을 썼던 사람

을 찾아서 제가 청와대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청와대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고, 첫 출근

하는 날 택시를 탔는데, 청와대 가자는 소리

가 안 나와서 광화문에 내려서 걸어갔습니다.

책에 보면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참 많

던데요, 스트레스 때문에 과민성대장증

후군에 걸렸다는 얘기도 있고요.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은 글에 대한 요

구 수준이 매우 높았습니다. 제가 작성한 연

설문 초안이 바로 통과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고치고 또 고치고, 다시 써야 하

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죠. 스트레스가 대단

했습니다. 결국 몸에 탈이 났지요. 2차 남북

정상회담 때 대통령을 수행해서 평양에 갈

때는 며칠 전에 관장을 하고 아예 금식을 했

지요. 육로로 가는데 제가 대통령님 차를 세

우기라도 하면 해외토픽 감이니까요. 그런

데 지금은 말끔히 나았습니다.

교민들 각자가 두 대통령에 대한 기억

들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가까이에서

두 분을 모셨던 강 작가님에게 두 분은

어떤 분이었나요.

김대중 대통령님은 그야말로 역사의 위인

이시죠. 자상하고 따뜻한 선생님 같은 분입

니다. 밖에 알려진 것처럼 근엄하거나 권위적

이지 않으셨죠. 노무현 대통령님은 말 그대로

꾸밈이 없이 소탈하셨지요. 하지만 아래 직

원일수록 깍듯이 대우해주셨어요. 남에 대한

배려와 정이 참 깊으셨던 분으로 기억합니다.

작가로서 강 작가님의 이력은 평범하

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차기 작품

에 대해 더욱 궁금해집니다. 앞으로 작품

활동 계획 또는 개인적인 또 다른 목표

는 어떠신지요.

지금 두 번째 책을 쓰고 있습니다. 직장에

서의 글쓰기, 말하기에 관한 내용입니다. 제

가 17년 정도 기업에 있었거든요. 다른 목표

가 있다면 이제는 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

는 일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너무 누리기만 했으니까요.

▷고수미 기자

‘책읽는 상하이’일곱번째 저자특강

‘대통령의 글쓰기’의 강원국 작가 초청 강연

▶일시: 9월 17일(수) 오후 2시~3시 30분

▶장소: 吴中路1471号2号楼(在虹莘路上)

TODA 한중인재개발원(디존호텔과 청학골 사이 별장)

▶참여신청: www.shanghaibang.net→

‘책읽는 상하이’게시판

청와대 연설비서관 8년, <대통령의 글쓰기>의 강원국 작가

강원국 작가는 청와대 연설비서관 외에도 전경련 회

장(김우중 전 회장, 효성 조석래 회장)의 스피치라이터

등 20년을 글쓰는 일을 해왔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

업해 현재 출판사 메디치미디어 주간으로 일하고 있다.

강원국/메디치/2014.2

김대중처럼, 노무현같이 Interview

책읽는 상하이

인터뷰A132014년 8월 23일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