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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 1 국내 최초 JCI 인증병원 www.iseverance.com Special Report 유방암 기초지식백과 - 진단에서 치료까지 | S Story 완치의 고지를 향해 달리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의 명장 이수곤 교수 세브란스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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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 1

국내 최초 JCI 인증병원www.iseverance.com

Special Report 유방암 기초지식백과 - 진단에서 치료까지 | S Story 완치의 고지를 향해 달리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의 명장 이수곤 교수

세브란스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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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words 은택을 잊지 말지어다

06 수현일기

사랑이 남을 것이다

08 ISSUE | 대상포진 잠복한 바이러스가 만든 내 몸의 화산대

10 S Story

완치의 고지를 향해 달리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의 명장 류마티스내과 이수곤 교수

14 Quiz | 나는 누구일까요?

소소한 행복 즐기는 산사나이

28 Gallery | 김선 빛으로 상상하는 일상 너머에 존재하는 세계

30 세브란스 인물열전

우리나라 최초로 심장 수술에 성공한 한국 최초의 흉부외과 전문의 홍필훈

32 우문명답 | 정보영 교수(심장내과)

심방세동에 관한 8가지 오해와 진실

35 Body Age | 신장

똑똑하고 신비스러운 우리 몸의 필터

36 선교지에서 온 편지

무거운 현실을 이기는 기쁨의 폭발

38 people 4인 4색

유노을 | 고객안내센터 김한결 | 인턴 배영숙 | 유방암클리닉 안상선 | 정보통신팀

40 Hot | <세브란스> 다큐 시청 소감문 최우수상 수상작

나눔의 부자, 세브란스 씨처럼 저도 꿈을 심겠습니다

42 치료에 좋은 밥상 | 이상지혈증

콜레스테롤 조절하는 지혜로운 생활습관 3가지 Do! 5가지 No!

44 포토에세이 | 필리핀

젊은이들의 나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새날을 소망하는

46 세브란스 탐구생활 | 빨간 재킷

진료 관련 궁금증, 쉽게 설명해드려요!

47 A letter from Dr. Chung 역지사지의 마음가짐

<세브란스병원> 통권 118호 | 월간 비매품

발행일자 2012년 11월 1일 | 발행처 세브란스병원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로 50 | 발행인 정남식

편집인 김찬윤(02-2228-5021)

편집위원 박호진(기획예산팀), 최상기(기획예산팀),

배성진(보험심사팀), 조하철(적정진료관리팀),

노나리(간호국), 신규환(의사학과), 김광준(VIP건강증진센터),

정지예(호흡기내과), 김진아(영상의학과)

제작대행 thebookcompany(02-3438-2013)

대표 이소영 | 편집책임 김민경 | 편집장 이나경

에디터 최종훈, 박지유 | 아트 디렉터 김경희

디자인 김희영 | 교열 안은지 | 오퍼레이터 김보공

사진 JINGONG ANDROMEDA(02-517-2333)

2012 november표지 김선, <Glimmer_밤의 제단>, oil on canvas, 97.0x145.5cm, 2012

Contents

스마트폰으로 찍어보세요.

전화번호와 홈페이지

정보를 바로 볼 수 있어요!

Special Report 01 유방암의 증상과 진단 16 내가 유방암이라고?

Special Report 02 완치를 위한 치료와 회복 20

방사선치료와 유방재건술에 관한 기본 상식

Special Report 03 항암약물치료 부작용 뛰어넘기 24 부작용 완화시키는 지혜와 방법을 찾으라

Special report

유방암 기초지식백과 - 진단에서 치료까지

어느날 갑자기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하니까 아무도 제 증상을 몰라,

저 혼자만 깊은 고통으로 쩔쩔매고 있었습니다.

여러 과를 전전하다 결국 세브란스 마취통증의학과로 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원래 겁이 많아 주사만 봐도 벌벌 떱니다.

진료 순서를 기다리는데 두렵고 무서워서 식은땀이 날 정도였습니다.

다행히 접수를 받는 간호사 선생님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조금 마음이 놓였습니다.

진료실에서 만난 윤덕미 교수님은

저를 걱정해주며 인자한 표정으로 미소지으셨습니다.

다시 마음이 살짝, 차분해졌습니다.

그런데 주사를 맞으려는 순간, 또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최관웅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그 상황을 견디기 어려웠을 겁니다.

“많이 아프세요? 좀 쉬었다 할게요. 아이고~ 이제 좀 어떠세요?”

소리 지르는 저를 추임새까지 넣으며 위로해주신 최 선생님.

덕분에 얼마나 마음이 편했는지 모릅니다.

병원에서 마주치면 “요즘은 어떠세요?”라고 꼭 먼저 안부도 물어주십니다.

환자를 기억하고 먼저 말을 건넨다는 것.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요.

이런 의사 선생님들이 있어 세브란스병원은 진정한 명품병원입니다.

_ 김혜란 님이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Smile

반갑고 고마운 안부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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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E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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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NoVEmbER

5Words 말씀과 기도

Praise the LoRD, o my soul,

and forget not all his benefits-

who forgives all your sins

and heals all your diseases,

who redeems your life from the pit

and crowns you with love and compassion,

who satisfies your desires with good things

so that your youth is renewed like the eagle's. ...

The LoRD is compassionate and gracious,

slow to anger, abounding in love.

_ Psalm 103:2-5, 8

은택을 잊지 말지어다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며

그의 모든 은택을 잊지 말지어다

그가 네 모든 죄악을 사하시며

네 모든 병을 고치시며

네 생명을 파멸에서 속량하시고

인자와 긍휼로 관을 씌우시며

좋은 것으로 네 소원을 만족하게 하사

네 청춘을 독수리 같이 새롭게 하시는도다 …

여호와는 긍휼이 많으시고 은혜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 하시고 인자하심이

풍부하시도다

_ 시편 103:2-5, 8

ⓒ J

. H

. C

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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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NoVEmbER

6 Essay 수현일기

30대 중반의 엄마인 그녀에겐 여섯 살짜리 아들이 있다.

그녀는 매년 건강검진을 받았고 그때마다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는데,

어느날 돌연 위암 4기 진단을 받았다.

경황없이 항암치료를 시작했지만 약제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갑자기 복통이 찾아와 물도 넘기지 못하고 다 토했다.

뱃속에 스텐트라는 걸 넣고 나서야 그녀는 겨우 물을 마실 수 있었다.

분노하는 그녀에겐 시간이 별로 없다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그녀는 아직 분노 단계에 있다.

보통 첫 항암치료의 효과는 최소 몇 개월은 간다고 하는데,

석 달도 안 되어 약효가 다 없어진 것 같다.

약제를 바꿔 다시 쓴 항암제도 효과가 없는지 장폐색이 왔다.

그녀는 자신의 미래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죽음을 준비해야 할 것 같은 막연한 생각도 갖고 있다.

자기가 죽고 나면 젊은 남편과 아들에겐 새 아내와 새엄마가 필요할 것이다.

그녀는 사랑하는 그들에게 잊혀지고 싶지 않기에

자신을 기억할 만한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새 아내와 새엄마를 맞이해야 할 그들에게

자신의 흔적이 방해가 될 것 같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녀에게는 이 마음이 가장 힘들다.

사랑이 남을 것이다글 이수현 | 포토그래퍼 최재인 | 스타일링 최혜민

영원한 사랑, 영원한 엄마당신은 남편과 아들에게 소중한 존재라고,

그러니까 그들에게 새 사람이 생겨도

당신은 기억되어야 하고 또 기억될 수 있는 존재라고,

남편에게 당신은 영원한 사랑이고

아이에게 당신은 영원한 엄마라고,

그러니까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고 좋은 것은 남기자고

그녀는 나와 약속했다.

우리는 미술치료를 선택했다. 치료라는 말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반드시 명확한 치료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호스피스 자원봉사 팀에서 이런 미술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선생님이

그녀를 위한 자원봉사를 해주기로 했다.

그녀가 좋아하는 장르를 찾아 예쁘고 멋지게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남편과 아들에게 선물하기로 했다.

좋은 것을 보고, 만들고, 선물하며

마음을 치유하는 것.

그것이 그녀를 위한 우리 팀의 마지막 미션이 될 것이다.

이생을 떠난다고 모두 잊혀지는 것은 아니다.

잊혀져서도 안 된다.

대신 그 자리에 사랑이 남을 것이다.

| 이수현 |

유방암 환자를 돌보고 있는 암 전문의.

진료실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유방암 환자를 위한 블로그

(blog.iseverance.com/socmed)를

운영하고 있다.

마음을 치유하는 것.

그것이 그녀를 위한 우리 팀의

마지막 미션이 될 것이다.

이생을 떠난다고

모두 잊혀지는 것은 아니다.

잊혀져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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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E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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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NoVEmbER

9Issue 대상포진 8

잠복한 바이러스가 만든 내 몸의 화산대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세계 지도 책에서나 보던 화산대 같은 긴 띠 모양의 피부발진을 보이며 병원을 찾는 어르신들이

많아졌다. 몸 속에 잠복한 바이러스가 만든 피부 화산대와 통증 화산들. 지독한 이 통증, 말끔히 없앨 수는 없을까.

글 정기양 교수(피부과) | 포토그래퍼 최재인 | 스타일링 최혜민

나이 드신 분들에게 많이 피곤한 일이 있거나 몸의 면역력을 저하

시키는 병이 있을 때 몸 한쪽에 통증을 동반한 피부발진이 수포 형

태로 발생한다. 이때 발생하는 통증과 수포는 특정 신경의 분포를

따라 긴 띠 모양으로 생기는데 이를 대상포진이라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2007년 375,960명이던 대상

포진 환자는 2011년 529,598명으로 늘어 5년 사이 40.8%가 증가

했다. 또한 2011년에는 환자 수가 전년 대비 9.5% 증가하면서 급격

한 증가율을 보여주었다. 이에 따라 총 진료비도 312억 원(2007년)

에서 504억 원(2011년)으로 증가해 대상포진 환자가 계속 늘어나

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면역력 떨어지면 불쑥 찾아오는 불청객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어릴 때 수두를 일으킨 바이러스

와 동일하다. 어릴 때 앓았던 수두가 가라앉으면 바이러스는 완전

히 없어지지 않고 신경을 따라 신경뿌리 쪽으로 이동해 그곳에 잠

복한다. 그러다 면역력이 저하되면 재활성화되면서 대상포진을

발생시킨다. 바이러스가 해당 신경에 염증을 먼저 일으키기 때문

에 피부발진이 나타나기 약 4-5일 전부터 특정 신경 분포를 따라

피부에 가려움, 따끔거림과 통증이 발생한다. 발생 부위가 머리나

얼굴인 경우에는 심한 두통도 동반할 수 있다.

피부발진은 처음에는 구진으로 생기지만, 보통 하루 만에 물집으

로 변한다. 보통 피곤한 일이 있은 후 통증이 먼저 생기고 나중에

피부발진이 나타나기 때문에, 무리한 후 발생하는 신경통쯤으로

생각해 파스를 붙였다가 나중에 나타난 피부발진을 파스 부작용으

로 생각하고 피부과에 오는 환자들도 있다.

나이 때문에 생기는 면역력 저하는 특히 50세 이후에 현저하게 증

가해 대상포진의 약 70%가 50세 이상의 성인에게서 나타나는 것

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50

대의 발병이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이 60대, 40대 순이었다. 대상

포진은 과로, 스트레스, 다이어트 등이 주된 원인이며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이것은 50대 이상 여성의 면역력이

폐경 이후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수포 형성 후 빠른 치료가 큰 효과

대부분의 대상포진 환자들에게 특징적인 통증과 피부발진이 나타

나기 때문에 진단에 별 어려움이 없지만 드물게는 피부발진이 나

타나지 않고 통증만 발생할 때도 있다. 이럴 때는 대상포진 바이러

스에 대한 항체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치료는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항바이러스제와 통증을 억

제하기 위한 진통제를 적절하게 투여하는 것이다. 수포 형성 후 72

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피부병변의 치유가 촉진되

고, 급성통증의 기간을 단축시키며, 포진 후 동통의 발생 빈도를

줄일 수 있다. 급성통증이 심할 때는 전신적인 스테로이드제를 같

이 투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포진 후 동통은 가장 흔하고 고질적인 후유증으로 초기 증세가 심

할수록, 환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잘 생긴다. 또 60세 이하에서 약

10%, 60세 이상에서 약 40%가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외에

도 대상포진이 얼굴에 분포하는 신경에서 발생할 때는 드물게 시

각장애, 청력장애, 안면신경마비 같은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할 수

도 있다.

대상포진을 예방하려면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는 건강한 생활습관

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건강한 식생활, 적당한 운동과

수면, 정기 검진을 통한 병의 조기 발견 및 치료 등을 통해 면역력

을 유지해야 한다. 아울러 체력이 저하되는 고령의 나이라면 무리

한 운동이나 일, 여행 등을 피해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

아야 한다. 하지만 생활습관만으로 완벽한 예방이 어려우므로, 예

방백신을 맞으면 보다 확실하게 예방할 수 있다.

대상포진을 예방하려면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체력이 저하되는 고령의 나이라면 무리한

운동이나 일, 여행 등을 피해 체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저하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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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치의 고지를 향해 달리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의 명장 이수곤 교수

정확한 ‘때’를 가늠하고 기다리는 지혜

이수곤 교수는 ‘때’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제때에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게 필수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의사로서 떳떳한 삶을 사는 데도 때를 가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환자를 완벽하게 돌보는 일이야말로 평생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과제지만, 그밖의 일은

때를 기다리는 게 최선이라는 것이다. 어떤 의미로든 때를 놓치거나 잘못 짚으면 치명적인 결과와 맞닥뜨리기 십상이다. 에디터 최종훈 | 포토그래퍼 지한비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희생자들 가운데 40-50대 여성이 가장 많지만 20대 남성도 얼마

든지 걸릴 수 있다. 제때 손을 쓰지 않으면 연골과 뼈를 낱낱이 망가뜨려가면서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을 안길 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을 비롯한 갖가지 합병증을 일으켜 목숨까

지 빼앗아간다.” 프로필만으로는 괴물을 떠올리게 하지만, 사실 류마티스 관절염은 현대

의술에 밀려 기세가 한풀 꺾인 지 오래다. 오랫동안 수많은 전문가들이 나서 사납게 날뛰

는 병마에 재갈을 물려온 덕분이다. 그중에서도 류마티스내과 이수곤 교수는 평생 그 싸움

에 매달려온 맹장이자 명장으로 꼽힌다.

때 : 치료의 성패를 가름하는 키워드

실체를 정확히 포착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만 하면 완치까지도 바라볼 수 있게 된 오늘의

상황은 이 교수에게 그야말로 꿈같은 현실이다. 임상의사로서 첫 걸음을 떼던 시절엔 옴짝

달싹 못하고 자리에 누워 있는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수술 말고는 뾰족한 치료법도 없어

정형외과에 전화를 걸어 수술 일정을 잡아달라고 통사정하는 것이 주요 업무 중 하나였다.

이런 상황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은 직접적인 요인은 역시 신기술과 신약이다. 진단 기술이

발전하고 잘 들으면서도 부작용이 적은 약품들이 새록새록 등장하면서 수술은 최후의 대

안으로 밀려났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약물로 치료의 가닥을 잡는 방식이 대세를 이루게

된 것이다. 하지만 정작 눈에 보이지 않는 일등공신은 ‘달라진 국민의식’인지도 모른다. 전

문가들이 앞장서서 류마티스 관절염의 실체를 열심히 알린 덕분에 수많은 이들이 이 질병

의 무서운 속성과 치료 가능성에 관해 예전과는 비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정보를 갖게 되었

기 때문이다. 얼마나 빨리 발견해서 조처를 취하느냐에 따라 치료 성과가 눈에 띄게 달라

지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특성상 이는 획기적인 발전이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여기저기 좋다는 요법을 다 써보고 나서 뒤늦게 병원을 찾는 분이 많

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물론이고 병원과 학회 차원의 홍보활동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

었어요. 전문가들이 책을 내고, 방송에 나가서 설명하고, 캠페인을 벌인 덕분에 형편이 많

이 좋아졌습니다. 이제는 부풀려지거나 부정확한 정보가 인터넷에 넘치는 게 도리어 문제

예요. 불치병이라거나 유전질환이라는 얘기가 대표적이죠. 약품에 부작용이 심하니 먹지

말고 민간요법을 쓰거나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게 낫다는 따위의 이야기도 있고요.”

사이버 공간을 떠도는 속설들은 하나 같이 ‘거짓’이지만 여전히 그 소리에 솔깃해 결정적인

10 S story Dr. Soo-Kon Lee

“한때는 기계처럼 진료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시스템을 원망하기도

했지만 세월과 함께 생각도

달라졌습니다.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분초를 다투는

환경에서 손톱만한

실마리까지도 포착해내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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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ERANCE 2012 NoV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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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를 놓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수곤 교수는 효능이 뛰어

나고 안정적이면서도 몸에 부담을 적게 주는 류마티스 관절염

약들이 진즉부터 나와 있어 제때에 복용하기만 하면 누구나

나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관련된 유전인자가 있지만 가족력

과 상관없이 발병하며, 헬스나 요가, 등산 같은 운동을 무리하

게 했다간 병을 더 키울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세브란스병원이 조기류마티스클리닉을 만들어 조기 발견과

치료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클리닉을 통해 조기

에 적절한 도움을 받은 이들 가운데는 일찌감치 치료를 마무

리 짓고 약까지 끊은 이들도 수두룩하다. 이수곤 교수는 특별

한 환자 하나를 소개한다.

“함께 방송에 출연했던 환자가 있어요. 이미 손에 변형이 시작

된 30대 환자였는데, 우리의 설명대로 성실하게 약을 먹고 치

료를 받은 덕에, 염증과 통증이 가라앉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호전됐어요. 그렇게 20년이란 세월을 보내고 얼

마 전 다시 같은 프로그램에 나갔습니다. 그 환자 사례를 통해

시청자들도 관리만 잘하면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완전히 벗어

날 수 있다는 생생한 증거를 보셨을 겁니다.”

환자를 스승 삼아 새 길을 찾다

이수곤 교수를 류마티스의 세계로 끌어들인 건 팔 할이 호기

심이었다. 어려서부터 물방개, 소금쟁이, 사마귀 같은 곤충을 잡아다 두고 관찰하는 걸 좋

아했다. 철이 들면서 의사로 진로를 바꿔 잡았다. 집안의 권유도 있었지만, 갈 때마다 친절

히 맞아주던 근처 병원 의사 선생님의 따듯한 인상도 단단히 한몫했다. 의학의 길로 접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과학을 좋아하던 어린 시절의 성향이 여전히 남아 기초의학에 관심

이 더 많았다. 특히 면역학을 공부해 이를 임상에 적용하는 쪽에 매력을 느꼈다. 군 생활을

하면서 두터운 면역학 책만 거푸 3번을 읽었다. 애매하고 생소하던 이야기들이 조금씩 또

렷해지기 시작했다.

전공 분야를 결정해야 할 시점에 운명처럼 류마티스내과가 신설됐다. 당시로서는 황무지

나 다름없는 미개척 분야였지만 크게 망설이지 않고 발을 들여놓았다. 몇 안 되는 스승과

선배에게서 미처 배우지 못한 부분은 많지 않은 자료를 뒤져 채웠고, 아쉬운 자료의 공백

은 환자들을 통해 해결했다. 관절이 부어오르고 통증에 힘겨워하는 이들을 일일이 찾아다

니며 어떻게 병이 시작되고 진행되었는지 그 전말을 시시콜콜 캐물었다. 그렇게 데이터를

챙긴 다음 교과서를 뒤지면 거기에 설명이 있었다. 다행히 세브란스병원이라는 이름만으

로도 신뢰를 얻을 수 있었고 다른 과의 도움도 있어 차츰 더 많은 환자들을 볼 수 있게 되었

다. 이 교수로서는 그만큼 많은 스승을 확보할 수 있었던 셈이다.

진료와 연구에 피치를 올려가던 이 교수에게 해외연수는 일종의 기폭제였다. 연수를 받은

미국의 대학은 시스템에서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배울 게 너무 많았다. 한국에서 하던 대

로 밤새워 데이터를 분석해가면, 미국 교수는 몇 가지 수식을 세워 30분 만에 같은 결과를

내놓았다. 눈이 번쩍 뜨였다. 이 교수는 앞선 방식과 기술을 스펀지처럼 흡수했다.

그렇게 연수를 마쳐갈 즈음, 미국에 남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외면하기 힘든 유혹

이었다. “개인적으로야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지만, 혼자만 좋자고 덥석 받아들일 수

는 없었습니다. 세브란스에 진 빚도 있었고 후배들에게 미칠 악영향도 걱정스러웠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히자 대학 쪽에서는 놀라워하면서도 진심으로 지지해주었

습니다. 허락을 구하고 자료부터 시약까지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최대한 챙겼는데, 그것

들이 나중에 연구실을 세팅하는 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때 : 후배들에게 남기는 한 음절짜리 조언

환자를 스승으로 여기고 공부한 의사답게 이수곤 교수의 1차 관심사는 환자다. 가볍게 흘

리는 한 마디에도 신경을 쓰고 몸을 넘어 마음까지 들여다보고 싶어 한다. 더러 정신적 압

박감이나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들에게는 복음을 전한다. 깊은 대화가 필요해보이는 환자

에게는 마지막 순서로 돌려도 괜찮을지 묻는다. 그리고 그때까지 기다려준 이에게는 무한

정으로 시간을 내준다.

병을 얻어 병원 신세를 져야 했던 일도 환자의 심정을 헤

아리는 공부에 큰 보탬이 됐다. 해외연수를 마치고 돌아

와 연구실을 세팅하는 작업에 밤낮없이 매달리는 무리를

해서 석 달 새 4번이나 입원을 해야 했다. 몸이 아프니 마

음도 가라앉아 신앙에 기대어 하루하루를 버티는 상황까

지 몰렸다. 하지만 한편으론 의사가 아닌 환자의 입장에

서 병원을 살피는 계기가 되었다. 홀대를 받은 것도 아닌

데 서운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의사로 환자를 대

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배운 게 많았다. 항상 관심을 가지

고 불편한 마음까지 헤아리는 게 치료 성과를 좌우한다는

의식은 그 경험의 산물이다.

환자 다음으로 이수곤 교수의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 대상

은 후배들이다. 류마티스와 싸워온 세월이 30년을 바라보

는 선배 입장에서 장차 이 분야를 선도해나갈 후학을 길러

내는 데 남은 시간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이 교수가 후배

들에게서 보고 싶어 하는 자질은 인품과 열정이다. 그 둘

만 갖추면 실력의 편차는 금방 메울 수 있다고 믿는다. 남

은 일은 ‘때를 기다리는 인내’뿐이라는 것이다.

“남들을 배려해가며 하고 싶은 일에 삶을 투자하되 서두

르지 말고 때를 기다리라고 가르칩니다. 주니어 때는 무

언가를 이루고 만들어내려는 욕심이 있기 마련입니다. ‘명

의’라는 평가를 받고 싶어 안달하기도 하죠. 의사에게 진

료는 평생의 과업이겠지만 그밖에 다른 일들은 다 때가 있

게 마련입니다. 연구도, 교육도, 조직에 봉사할 기회도 기

다리고 있으면 저절로 온다는 얘깁니다.”

| 이수곤 교수 |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6년부터 내과학교실에

재직중이며,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과

대한류마티스학 연구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전문 진료 분야는 류마티스 관절염,

전신홍반루푸스, 근육염, 경피증, 통풍,

혈관염, 골관절염 등이다. 저서로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을 위해 쉽게 풀어 쓴 <관절염

홈케어>(웅진지식하우스 펴냄)와 <류마티스

관절염 완치설명서>(헬스조선 펴냄)가 있다.

“환자는 교육의 동반자이기도

합니다. 가끔 환자의 동의를

얻어 강의실로 모셔갑니다.

환자를 직접 초대해서 진료

중임을 알리고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어떤 조처를 받았는지

학생들과 함께 나눕니다.

살아 있는 교과서에서

생생한 가르침을 받게 하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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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NoVEmbER

Quiz 나는 누구일까요?

>> 10월호 주인공은 이호선 님(영양팀)입니다. 10월호 정답을 맞춰주신 이은숙, 조소연, 김란, 하은진,

송수경 님에게는 선물을 전달해드렸습니다.

>> 11월호 주인공 이름을 [email protected]으로 10일까지 보내주세요. 정답자 5명을 추첨해 1만 원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제목엔 [퀴즈 정답]이라고 꼭 적어주세요.

내가 지은 명언 _ “성공은 항상 준비하고 노력하고

간절히 바라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세브란스 동료들.

그중에서 “이 사람 보면 참 기분 좋다”는 한 사람을 공개합니다^^*

7가지 힌트가 나갑니다. 누군지 맞춰보세요! 맞추신 분 중

5명에게는 상품을 보내드립니다! 에디터 이나경 | 포토그래퍼 지한비

1 8시간 이상 집중하는 나의 일 외래 환자 요양관리 업무로 고객만족을

향해 달리는 중. 입사 후 첫 업무도 지금과 똑같은 일이었습니다. 그후에는

사무처에서 10년 동안 노사관계 업무를 보았고, 암센터를 거쳐 지금의

자리에 있지요.

2 내 사무실은 어디에 아침 7시 지하철 이대입구 역에서 내려 본관 1층

응급실 입구를 통해 병원 입성. 사무실은 고객안내센터 뒤편에 있죠.

3개 팀이 모여 함께 일합니다.

3 내가 말하는 “나는 이런 사람!” 큰 성공을 꿈꾸기보다 늘 변함없는

모습으로 소소한 일상과 주위 사람들에게서 행복을 찾고 느끼는 사람.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고, 주말에는 어김없이 산을 찾아 자연을

느끼며 에너지를 충전하는 산사나이. 맛집 찾다가 내게 와서 묻는 걸 보면

미식가인 것 같기도.

4 올해 꼭 이루고 싶은 소원 두 번째 수능을 준비 중인 큰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좋은 결과를 얻는 것. 그리고 둘이서 아주 근사하게 축배를 들고

싶네요.

5 “가을!” 하면 떠오르는 단어 청명함 그리고 그리움. 사계절 중 가을이

가장 아름답지 않나요?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에는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라는 시처럼 지나온 시간에 대한 향수와 함께 사람들이

그리워질 때가 많습니다.

6 강점 vs 약점 성실함을 유지하려는 자세와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심이 많은 편이라는 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정이 많아 누가 부탁하면

거절하지 못하는 것은 좀 고치고 싶은 약점이죠.

7 이런 사람이 좋아 얼굴에 웃음과 미소가 가득한 사람. 그런 사람 보면

점수를 팍팍 주게 됩니다. 웃는 얼굴 싫어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잘 웃는

사람은 옆에 있는 사람까지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Special Report

소소한 행복 즐기는 산사나이

주변에 한두 명은 있을 정도로 유방암 환자가 아주 많아졌다.

여성을 여성으로 살게 하는 상징인 가슴에 생긴 암은

환자에게 치료의 지난함과 상실감의 고통을 동시에 안겨준다.

여성암 1위인 유방암은 자가 진단만 잘해도 조기발견이 가능한

암이기도 하지만, 전이 가능성이 높은 고약한 암이기도 하다.

‘완벽한 치료, 완전한 재건’을 목표로 하는 세브란스병원 유방암클리닉이

제공하는 유방암에 관한 모든 기초 지식이 환자와 환자 가족,

나아가 모든 여성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세브란스병원 유방암클리닉 홈페이지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유방암 기초지식백과진단에서 치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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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하고, 아무 증상 없이 정기검진을 통해 진단되는 경

우도 32.6%를 차지한다(2008년 한국유방암학회 자료).

최근에는 환자의 자각증상 없이 조기 발견되는 유방암 빈

도가 증가하면서 치료 성적의 향상과 환자들의 치료 후

삶의 질 향상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이와 같은

바람직한 현상이 더 증가해 조기 발견되는 유방암의 빈도

가 60-7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기본 검사는 유방촬영술과 유방초음파, 최종 검사는 조직검사

유방암 진단을 위해서는 먼저 진찰과 이학적 검사를 한다. 30세 이상 여성은 매월 유방 자가 검진을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35세 이상 여성은 매년 혹은 2년에 한 번 아무런 증세가 없어도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환자의 증상에 대한 검진 및 이학적 검사를 한 후에 필요하면 유방촬영술 및 초음파검

사를 시행한다. 특히 젊은 여성은 유방조직이 치밀해 유방촬영술 등으로는 관찰되지 않지만 이학적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이학적 검사를 잘해야 한다.

유방촬영술은 40세 이상 여성의 선별유방검사로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확

인되었다. 기본적으로 정상 유방조직과 병변간의 음영 대조도 차이를 통해 이상을 발견하므로 높은

공간해상도(high spatial resolution)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양질의 영상을 얻기 위해서는 양질의

촬영기기가 반드시 있어야 하며, 적절한 촬영술과 현상 또한 필요하다.

유방암을 조기 발견하면 그만큼 완치의 길과 가까워질 수 있다. 유방암은 다른 암과 달리 본인의 꾸준한 자가 진단이

수시로 가능하다는 절대적인 장점이 있다. 국내 여성 암 1위인 유방암의 증상과 진단, 치료에 대해 개략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유방암 환자는 물론 가족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글 박병우 교수(외과) | 포토그래퍼 지한비, 최재인 | 스타일링 최혜민

내가 유방암이라고?

16 Special Report 01 유방암의 증상과 진단

유방암은 미국이나 유럽 여성에게는 가장 흔한 암으로 선진국형

질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10여 년 동안 그 수

가 급격히 증가해 주위 친인척이나 동료 중 누군가가 유방암 진단

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유방암’을 그저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하다가, 자신이 유방암이라

는 진단을 받는 순간 엄청난 충격을 받곤 한다.

여성의 악성 종양 중 가장 흔히 발생하는 유방암은 경제 성장과 함

께 생활 양식의 서구화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사회와 가

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40대, 50대 여성은 인구 10만

명 당 각각 134.5명, 123.1명의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한

국유방암학회 권고안에 따르면, 30세 이상 여성은 매월 자가 검진

이, 35세 이상 여성은 2년 간격으로 전문의에 의한 임상 진찰이 필

요하다. 40세 이상 여성은 1-2년 간격으로 전문의에 의한 임상 진

찰과 유방촬영이 권장된다.

통증 없이, 덩어리 만져진다면 의심해봐야

유방암은 환자 본인이 다양한 증상을 느낄 수도 있고 아무 증상 없

이 있다가 우연히 정기검진을 통해 진단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상

징후가 있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진행 상태에서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가 검진을 통해 평소와 다른 징후가 있

으면 바로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유방에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증상과 병변 중 유방암을 100% 시사

하는 증상이나 소견은 없지만, 그중에서도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

종괴(52.8%)가 유방암의 가장 흔한 증상이다. 통증을 동반한 종괴

(4.9%), 유두 분비물(3.0%)은 2위, 3위를 차지한다. 그 외에 유두

함몰, 유두 및 유방 피부의 변화, 액와림프절 비대 등이 1% 내외로

유방암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30세 이상 여성은

매월 자가 검진이

필요하며, 35세 이상

여성은 2년 간격으로

전문의에 의한 임상

진찰이 필요하다.

국내 최고의

세브란스

유방암클리닉을

이끌고 있는 팀장

박병우 교수(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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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촬영술은 유방 전체를 한 장의 사진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유방 안의 종괴

나 미세석회화를 찾는 데 매우 예민한 방법이

다. 유방촬영술은 선별검사(스크리닝) 도구

로는 훌륭하지만 조직이 치밀한 젊은 여성의

유방은 특이도가 낮은 단점이 있다.

유방초음파 검사는 유방을 부분적으로 여러

번 나누어 검사하므로 검사자의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검사자는 유방촬영술과 초음파에

관한 기술뿐 아니라 유방의 해부학적 구조와

질병에 관한 총체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 시행

해야 하며, 적절한 영상을 위해서는 해상도가

우수한 초음파 기기를 사용해 검사해야 한다.

유방초음파 검사는 조직이 치밀한 유방에서 보

이지 않는 병변을 발견하기 쉽고, 병변의 고형성

을 판별해 필요한 때에 조직 검사를 시행할 수 있

는 장점이 있다.

유방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는 대체로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

에게 발견된 병변 외에 또다른 병변이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최근에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일부 고위험 환자들

에게 선별검사로 사용되기도 한다.

유방암의 최종 진단은 조직검사로 이루어진다. 조직검사는 대부

분 영상을 보면서 조직 일부를 샘플로 채취하는 중심바늘 생검으

로 이루어지며 비교적 간단하고 안전한 방법이다. 미세한 병변일

때에는 맘모톰 생검이 시행되며, 병변 전체를 절제하는 과거의 절

제 생검은 극히 일부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다.

월경 시작 일주일 후에 매달 해보세요!

Zoom in | 유방 자가 검진법

step 1 거울 보기 >> 거울로 양쪽 유방을

비교해보세요. 피부 색깔의 변화, 젖꼭지나

피부 함몰 등 비대칭적인 것이 있는지

살펴보세요.

step 2 손을 머리 뒤로! >> 팔꿈치를 앞으로

미는 듯이 하면 가슴 근육이 단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때 유방 모습을

주의해서 살펴보세요. 젖꼭지나 피부 함몰 등

비대칭적인 것이 잘 나타날 수 있습니다.

step 3 손을 허리에! >> 손을 허리에 단단히

붙이고 어깨와 팔꿈치를 앞으로 당기면

유방의 자연스러운 모양을 보게 됩니다.

step 4 목욕이나 샤워를 할 때 >> 목욕이나

샤워를 할 때 젖은 피부를 검사해보세요.

가슴을 누르면서 만져지는 멍울이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step 5 원운동(유방 전체를 돌아가면서) >>

한 쪽 손을 머리 뒤로 하고 다른 손으로 작은

원운동을 하면서 만져지는 것이 있나 보세요.

step 6 젖꼭지를 짜보세요! >> 유두 분비물이

나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가세요.

step 7 누워서 >> 유방이 납작해지면 검사가

더욱 쉬워집니다. 원운동을 하면서 만져지는

멍울이 있나 검사합니다.

step 1 step 2 step 3

step 4

step 7 step 6 step 5

세브란스 유방암클리닉에서는 다양한 과들의

협진을 통해 의료진 모두가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는

최상의 진료를 하고 있다. 유방암클리닉의 베스트

닥터 김승일 교수(외과), 김은경 교수(영상의학과).

유방촬영술은

40세 이상 여성의

선별유방검사로,

유방 전체를 한 장의

사진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 후 항암치료는 방사선치료, 표적치료로

유방암은 경계가 서로 겹쳐 얽혀 있는 유관의 해부학적 특성으로

인해 발생 초기부터 전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종양생물학적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특성에 따라 수술적 치료를 기본으로 하

면서 항암화학약물 치료, 항암호르몬 치료, 방사선 치료, 표적치료

등이 동원되는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유방암에서 수술적 치료는 필수적이며, 유방보존술, 유방전절제

술, 동시재건술 등이 시행된다. 수술 방법은 병기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병변의 크기, 개수, 방사선치료 가능 여부 등에 따라

결정된다. 즉 0기 암(상피내암)이라 하더라도 병변이 크고 여러 개

가 있으면 전절제술이 필요하며 2, 3기라 하더라도 병변이 하나고

충분한 절제연을 확보할 수 있으면 보존술이 가능하다.

항암화학약물 치료는 병기, 종양의 분화도, 종양세포의 생물-유

전적 특성 등에 따라 결정된다. 또 유방암의 약 60-70%는 호르몬

수용체를 발현하는데, 이 경우 항호르몬 치료가 재발 방지 효과가

있어 5-10년간 항호르몬 치료를 받게 된다. 방사선 치료는 유방보

존술을 시행했거나 림프절 전이가 많을 때, 골전이가 있을 때 시행

한다. 성장인자 유전자 발현이 많은 유방암(전체의 20-25%)은 표

적치료의 대상이 된다. 새로운 표적치료제들이 지금도 계속 연구,

개발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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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Special Report 02 완치를 위한 치료와 회복 20

유방암은 수술로 치료가 끝나지 않는다. 수술 후에도 여러 치료를 병행해야 완치될 수 있다. 그 중 수술로 제거되지 못한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시행되는

방사선치료, 유방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을 위한 유방재건성형술은 환자들의 궁금증도 많고 오해도 많다. 방사선치료와 유방재건성형술, 누가 그리고 언제,

어떻게 받는 것이고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글 김용배 교수(방사선종양학과), 이동원 교수(성형외과) | 포토그래퍼 지한비, 최재인 | 스타일링 최혜민

방사선치료와 유방재건술에 관한 기본 상식

How 어떻게 받나 >> 먼저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의 진찰

을 받고 방사선치료 여부를 결정한 뒤 코디네이터로부

터 치료과정과 주의사항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그러면

CT를 이용한 설계작업(모의치료)에 들어간다. 이후 며

칠에 걸쳐 의료진들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방사

선치료계획을 세운다. 계획이 완성되면 치료 부위를 확

인하는 작업을 한 뒤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Key point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 >>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는 방사선치료의 탈모 유발에 관한 것이

다. 방사선치료를 유방이나 흉벽에 할 때는 절대 머리가 빠지지 않는다. 다만 뇌로 전이가 있을 때

머리에 방사선치료를 하면 머리가 빠지지만, 머리는 3개월 후 다시 자란다.

또 방사선치료를 받는 중에 다른 사람과 접촉해도 되는지도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다. 답은 간단하

다. 접촉해도 무방하다. 방사선은 치료를 받을 때 몸을 통과해 지나가고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다.

방사선치료는 치료 중에 힘든 점이 거의 없다. 그런데 치료 시작 후 3-4주부터 치료받는 부위의 피

부가 붉게 변하는 것을 보고 대다수의 환자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 하지만 이는 피부에서도 암이 재

발할 가능성이 있어 피부에도 일정량의 방사선을 들어가게 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반응으로, 치료

종료 후 원래 피부색으로 돌아오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피부색이 변하면 뜨거운 찜질이나

때수건 사용은 하지 않도록 하고, 미지근한 물과 순한 비누를 사용하며 부드럽고 헐거운 옷을 착용

해 피부 자극을 최소화해야 한다.

방사선치료,부작용 막기 위해 짧은 시간을 매일

Who 누가 받나 >> 유방암 치료에서 방사선치료는 처음 진단받거나

재발한 환자 또는 전이암 단계에 있는 대다수의 환자들에게 필요

하다. 먼저 유방을 보존하는 부분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반드시 방

사선치료를 받아야 한다. 눈에 보이는 종양은 수술로 제거되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검사로도 찾아낼 수 없는 암세포의 제거와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수술 받은 쪽 유방 전체에 대한 방사선치료를 시

행해야 한다. 유방을 전부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환자는 수술 후 확

인된 조직검사 소견을 통해 종양이 크거나 림프절 전이가 진행되

어 있는 등 재발가능성이 높을 때에만 방사선치료를 고려한다. 유

방이 제거된 흉벽과 목, 겨드랑이 림프절 일부에 방사선치료를 시

행하면 상당 부분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재발했을 때는 병변에 대한 제거술을 시행한 뒤에 방사선치료가

가능하다. 전이암의 방사선치료는 전이성 병변으로 인한 통증이

나 불편감 등의 증상이 유발되거나 또는 생길 가능성이 높을 때 증

상 완화를 목적으로 시행한다.

When 언제 받나 >> 방사선치료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받게

되며 치료 시간은 10분 내외다. 치료 시간이 짧고 힘들지 않기 때문

에 통원치료로 한다. 처음 진단받거나 재발했을 때는 6-7주 정도,

전이암은 2-3주 정도 시행한다.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매일 치료

를 하는 이유는 한꺼번에 많은 양의 방사선치료를 받으면 부작용

이 심하기 때문이다. 여러 번에 걸쳐 나눠서 방사선치료를 해야 암

세포가 잘 죽고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한 번에 많은 양의

방사선을 조사하면

부작용이 심하므로

매일, 일정 기간

동안 치료를

시행한다. 여러

번에 걸쳐 나눠

치료해야 암세포가

잘 죽고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방사선치료는 유방암을 처음

진단받거나 재발한 환자, 전이암 단계에

있는 대다수 환자들에게 필요하다.

Page 12: 세브란스병원storage.iseverance.com/contentsobj_2007/webzine_sev_2012_11.pdf · 무거운 현실을 이기는 기쁨의 ...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SEVE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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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NoV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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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해야 한다고 결정한 것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유방재건은

단순한 미용 목적이 아닌 유방암 치료의 일부로 인식되고 있다.

Who 누가 받나 >> 유방절제술은 유방을 보존하는 부분절제술과 모

든 유방 조직을 제거하는 전절제술로 나눌 수 있으며, 유방재건은

전절제술 후에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전절제술을 받을지 아니면

부분절제술을 받을지에 대한 최종 결정은 수술이 진행되면서 이루

어지기 때문에, 유방암 수술을 앞둔 대부분의 환자들은 유방재건

에 대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유방을 최대한 보존하는 부분

절제를 시행하더라도 추후 유방의 변형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때에도 유방재건을 고려해볼 수 있다.

When 언제 받나 >> 유방재건술은 시행 시기에 따라 즉시재건술과 지

연재건술로 나누어진다. 즉시재건술은 암에 대한 절제와 동시에

재건을 하는 수술이며, 지연재건술은 암 절제 수술 뒤 충분한 시간

이 지난 후에 유방을 재건하는 것을 말한다. 이 두 가지 수술의 방

법상 차이는 거의 없다. 하지만 한 번의 수술로 암 수술과 재건을

동시에 할 수 있고 유방 상실에 대한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어 즉시

재건술을 권장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즉시재건술 이후 유두

재건술과 유륜문신을 거쳐야 유방재건이 완성되며, 완성까지 짧

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유방재건성형,미용이 아니라 치료다

여성의 상징적 의미를 갖는 유방. 그래서 유방암으로 가슴을 잃어

버린 여성들의 심적 고통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상의가 한쪽으로 돌아간다든지, 대중목욕탕

이나 수영장을 가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일상에서의 불편함이 유방

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킨다. 최근 금융감독

원이 유방절제 후 받는 재건수술 비용을 실손의료보험에서 전액

How 어떻게 받나 >> 유방재건술은 자가조직을 이용한 재건술과 비

자가조직을 이용한 재건술로 나뉜다.

자가조직을 이용한 재건술은 등 조직을 이용하는 방법과 복부 조

직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신체 다른 부위의 조직을 채

취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부위에 흉터를 남길 수 있고 수술 시간

과 입원 기간이 다소 길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보형물을 이

용하는 유방재건술에 비해 보다 자연스러운 모양과 촉감을 가질

수 있고, 이물질에 대한 거부반응이 없어 상대적으로 영구적인 방

법이라 할 수 있다. 등 조직을 이용하는 방법은 수술이 비교적 간단

월 간 부족한 피부를 늘려, 두 번째 수술 때 조직확장기를 제거하고

평생 지닐 보형물을 삽입한다. 수술이 비교적 간단하고 다른 부위

에 흉터를 남기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보형물로 재건된

유방은 나이가 들면서 반대편 유방이 변하는 모양을 따라가지 못

해 비대칭이 올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다른 부위에 추가적인 흉

터가 꺼려지는 미혼 여성이나 큰 수술을 원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적당한 방법이다.

Key point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 >> 즉시재건술을 앞둔 환자들에게 가

하지만 채취할 수 있는 조직의 양이 한정되어 있어 반대편 유방의

크기가 클 때에는 선택하기 어렵다.

복부 조직을 이용하는 방법은 뱃살을 이용해 유방을 만들기 때문

에 평소 뱃살이 많아 고민이었던 환자라면 선택하기 알맞다. 조직

의 양도 충분해 반대편 유방의 크기가 크더라도 재건이 가능하지

만, 수술 시간이 다소 길다는 단점이 있다.

비자가조직을 이용하는 방법은 보형물을 이용한 유방재건 방법이

다. 일반적으로 유방 전절제술을 시행하고 나면 피부가 부족해져

보형물을 바로 삽입할 수 없기 때문에 두 차례의 수술 과정을 거치

게 된다. 첫 번째 전절제술 직후에 조직확장기를 삽입하고 약 3개

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재건술이 유방암을 치유하는 과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거라는 걱정에서 비롯된다. 즉시재건술 시행

에서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재건술 자체가 암 치료 과정에 영향

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유방재건보다 중요한 것이 유방암

치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즉시재건술이 암의 재발율을 높이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유방재건의 방법을 결정하기 전에는 전문가 상담을 통해 각 방법의

특징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편 유방의 모양과 크

기를 고려해야 할 뿐만 아니라 환자 개개인의 선호도와 수술 방법에

따른 장단점,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방재건술을 받기 전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여러 재건 방법과 특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반대편 유방의

모양과 크기, 개개인의

선호도, 수술방법에 따른

장단점과 경제적 여건까지

모두 고려한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세브란스 유방암클리닉

협진과 최상의 진료로 환자와 함께합니다!

세브란스 유방암클리닉은 유방암의 특성에 맞게

진단 및 치료 연구에 필요한 파트들이 한 팀을 이루어

탁월한 결과물들을 내고 있다. 유방외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유방영상의학과, 재건성형외과,

재활의학과 등이 협동진료를 하고 있으며, 이상 병변이

의심되거나 발견되면 빠른 시간 내에 진료받을 수 있도록

매일 외래가 개설되며 무증상 정기검진도 받을 수 있다.

클리닉의 첫 번째 목표이자 존재 의미는 모든 유방암

환자들의 완전한 일상 복귀와 행복한 삶의 영위다.

그 목표를 위해 클리닉 구성원들은 모두 최고의 능력을

발휘해 최상의 진료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동시에 최적화된 치료가 이루어지도록 개별 맞춤치료

개발을 위한 연구를 체계화해 국제적 표준치료 방식을

제시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다.

tip

유방암클리닉의 베스트 닥터

(왼쪽부터) 유대현 교수(성형외과),

김용배 교수(방사선종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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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4 Special Report 03 항암약물치료 부작용 뛰어넘기

했다가 아주 위중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열이 난

다고 해서 임의로 타이레놀이나 아스피린 같은 해열제

를 먹으면 열이 나는 상황을 억제해버려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으므로, 안 나던 열이 난다면 일단

병원에 와서 담당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열이 날 만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스스로 미리 주의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반적인 개인 위생에 힘쓰고, 외

출 전후로 손 씻고 양치하기, 식사 전이나 화장실 사용

후, 코를 풀거나 동물을 만진 후 손씻기를 생활화한다.

또 피부를 깨끗이 하며, 보습제를 발라 피부가 건조해져

갈라지는 일을 방지한다. 피부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고, 감기에 걸린 사람은 가까이 하지

않는 등 조금만 노력해도 감염 예방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음식을 먹고 난 후 가글을 습관화하는

것은 폐렴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가글액 자체가 구토감을 유발해 꺼려진다면 생리식염수

로라도 가글을 하는 것이 좋다.

적혈구가 부족하면 빈혈이 생기기도 한다. 항암제로 골수기능이 억제되어 빈혈이 생기면 헤모글로

빈 수치가 아주 낮게 떨어지지 않는 한 저절로 회복되기를 기다려보지만, 아주 낮으면 일시적으로

수혈이 필요할 때도 있다. 심한 빈혈은 어지러움증, 호흡 곤란, 전신 무력감 같은 증상을 동반하며

빈혈이 해결되지 않으면 그런 증상들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항암치료를 너무 힘들게 받게 되면

미리부터 다음 번 항암치료가 받기 싫어 몸과 마음이 괴로워진다. 일상생활도 눈에 띄지 않게 조금

씩 힘들어져 몸과 마음이 우울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항암치료 중에는 헤모글로빈을 10g/d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항암제는 암세포를 죽이는 약이다. 요즘 나오는 표적치료제들은

치료 기전이 조금씩 달라 정상 세포는 죽이지 않고 암세포만 골라

죽이거나, 암세포의 증식 억제에 중점을 두고 있어 부작용이 덜한

편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항암제들은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

포에도 영향을 미쳐 결국 면역세포에까지 손상을 입힌다. 그러므

로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항암치료의 주기를 잘 알고, 그 시기

에 맞게 자기 삶의 주기를 변화시키고 적응하며 지내는 센스가 필

요하다.

골수기능 억제하는 항암제가 일으키는 변화들

대개 항암제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골수 기능을 억제한다. 골

수는 말 그대로 뼈 속에서 피를 만드는 공장이다. 항암치료 때는 암

세포를 공격하는 항암제가 정상적인 골수까지 공격하기 때문에 항

암제 주기에 따라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의 혈액 세포가 감소

되었다가 회복되는 과정이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항암치료가 계

속될수록 골수의 회복 속도와 정도가 느려진다.

혈액세포 중 백혈구는 우리 몸에 원래 있던 균 혹은 외부에서 들어

오는 균에 대한 방어막 역할을 하는 세포다. 그러므로 백혈구 수치

가 감소하면 균에 대한 저항성이 약화되어 쉽게 염증이 악화되고

폐렴이나 장염, 심한 설사병에 걸릴 수 있으며, 몸에 상처가 있거

나 중심정맥관 등의 관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관 주위 피부도 벌

겋게 변하는 염증 소견을 보일 수 있다. 이러한 염증이 문제가 되기

시작하면 몸이 열을 냄으로써 사인을 보내기 때문에 열이 나면 병

원에 와서 열의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초반에 그 신호를 무시

유방암 항암치료 중에는

항암제로 인한 여러

증상과 부작용들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럴

때는 당황하지 말고

자신의 상태를 잘 관찰,

기록하고 담당 의사에게

보고해 몸이 최대한

덜 손상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항암치료 중인 환자들은 열심히 치료를 받지만 부작용 때문에 몸

고생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예전보다 약제의 부작용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피해갈 수 없는 부작용들이 아직은 남아있다.

몇 가지만 주의하면 고된 항암치료로 인한 일상의 불편감을 크게 덜

수 있다. 글 이수현 교수(종양내과) | 포토그래퍼 지한비, 최재인 | 스타일링 최혜민

부작용 완화시키는 지혜와 방법을 찾으라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자기 몸의 변화

추이를 담당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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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와 우정을 함께 나누니 힘이 납니다

Zoom in | 세브란스병원 유방암 환자 모임, 세유회

지난 10월 25일,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는 유방암

건강강좌와 함께 제3회 핑크리본 콰이어 정기 연주회가

열렸다. 유방암과 관련된 건강 강좌에 이어, 대강당을 가득

채운 유방암 환자와 가족들은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핑크리본 콰이어 공연에서 유방암 속에 피어난 희망의 노래를

들었다. 객석에서는 핑크리본 콰이어에게 격려와 기쁨의

박수를 아낌없이 보냈다. 핑크리본 콰이어는 세브란스병원

유방암 환우들의 합창단으로, 가을에는 꼭 정기 연주회를

갖는다. 올해로 세번째다.

핑크리본 콰이어의 모태는 세유회

세유회는 세브란스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모임이다. 그들의 중요한 일상 중 하나는 매주 목요일 아침

10시, 연세의대 강당에 모여 노래 연습을 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일이다. 노래를 부르며 우울해지는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고

유방암과의 싸움에서 승전에 도움이 되는 정보도 공유한다.

세유회는 포털 사이트 Daum에 카페가 개설되어 있다(http://

cafe.daum.net/seyoubreast). 회원만 2,000여 명에 이른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이들이 갖가지 눈물 나는 사연을 가지고

도움을 청하면 선배들은 요긴한 정보들로 격려와 위로를

아끼지 않는다. 이렇게 세유회 사람들은 혼자 감당해야 할

어렵고 고독한 길을 조금은 수월하게 걸어갈 수 있도록 서로

아끼고 돕는다. 함께 울 수 있어 눈물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함께 웃을 수 있어 에너지는 배로 충전된다.

세유회 다음 카페는 환자들만의 광장은 아니다. 세브란스병원

유방암클리닉 이경희 코디네이터의 활약이 단연 눈에 띈다.

이경희 코디네이터는 유방암 환자들이 꼭 알아야 할 정보들을

가장 정확하고 꼼꼼하게 다양한 분야에서 업데이트해준다.

임신과 부부 생활, 림프부종, 메이크업 정보, 유방재건

수술에서 가발에 대한 정보까지 없는 정보가 없다. 이경희

코디네이터는 세유회의 의미를 이렇게 전한다.

“유방암 환자들끼리는 마음이 더 통하는 것 같습니다.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요. 회원들끼리는 ‘유방암’이라는 공통의 문제에 있어서 불안이나 박탈감보다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세유회 활동은 꾸준하고 다양하다. 철따라 등산과 여행도 가고,

메이크업이나 마라톤 같은 타병원 유방암 환자들과의 연합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동병상련의 정을 삶의 활력으로

확장시키는 세유회 회원들이 앞으로도 승승장구하길 빈다.

혈소판은 혈액을 응집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혈소판이 감소하

면 출혈이 생긴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 멍이 들거나, 팔이

나 다리에 고춧가루를 뿌려놓은 것처럼 붉은 반점이 생길 수 있다.

양치할 때 잇몸에서 피가 섞여 나오거나 소변이나 대변을 볼 때 피

가 비치기도 한다. 생리 기간이 길어지거나 생리 기간과 관련 없이

질 출혈이 있다면 혈소판 감소를 의심해볼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는 것이 대부분이라 적극적으로 수혈을 하지는 않지만, 최

소한 혈소판 수치가 10만 개 이상으로 회복되어야 안심하고 항암

치료를 할 수 있다.

유방암 길라잡이

친절해도 너~무 친절한 책

항암제마다 나타나는

부작용이 다르고, 사람에

따라 부작용 정도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작용을

잘 알고 대처하면 힘들지 않게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다.

유방암 치료에 사용되는 항암제와 약제별 특징, 부작용 대처

방안 등 궁금한 사항은 이수현 교수가 쓴 <한쪽 가슴으로

사랑하기>에 잘 나와 있다. 이 책은 유방암 환자들 사이에서

베스트셀러 필독서다.

tip

항암치료 중 발치를 하거나 응급 수술을 하는 등 출혈이 유발되는

시술이 예상되면 반드시 항암치료를 담당하는 의사와 상의하는 것

이 필요하며, 출혈 유발 가능성이 높은 아스피린계 진통제 복용에

도 주의해야 한다. 다치기 쉬운 격렬한 운동은 피하고 코를 풀 때는

부드러운 휴지로 힘을 세게 주지 않고 푸는 것이 좋다.

자기 몸의 이상 상태를 잘 기록하라

우리 몸의 부드러운 점막이 있는 모든 곳에 항암제의 부작용이 발

생할 수 있다. 항암제 투여 후 일주일 정도 지나면 입 안 점막이 떨

어져 나가면서 구내염이, 위장 점막이 떨어져나가면서 오심과 구

토가, 대장 점막이 떨어져나가면서 설사와 변비가 발생할 수 있다.

각 장기에 있는 점막이 수행하는 역할, 예를 들어 이물질로부터 장

기를 보호하고 수분과 영양분을 흡수 및 배설하는 기능이 일시적

으로 손상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우리 몸에서 균이 가장 많이 번식하는 곳은 입 안, 손과 발, 항문이

다. 입 안과 항문이 헐면서 제대로 못 먹고 배변이 제대로 안 되니 환

자의 삶의 질이 이만저만 나빠지는 것이 아니다. 커피 좋아하는 사

람이 커피 맛을 못 느끼고, 평소 좋아하던 음식을 먹어도 자꾸 울렁

거리고, 밖에서 누군가와 같이 차 한 잔 마시는 것도 어렵고, 이야기

나누다 화장실 가는 일도 힘들다. 거기다 항암치료 중인 환자들은

외부 식당에서 조미료가 잔뜩 들어간 음식을 사먹는 일은 엄두조차

낼 수 없기 때문에 집으로 초대해 깨끗한 흰 밥과 양념 안 한 맑은 장

국으로 밥 먹는 게 아니면 누군가와 같이 식사하기도 어렵다. 그렇

기 때문에 환자 가족들과 주변 지인들의 배려와 센스가 필요하다.

사람마다 약제에 대한 반응이 다르고 약을 흡수하고 대사하는 정

도도 다르기 때문에 같은 약제로 치료해도 부작용이 사람마다 다

르게 나타난다. 같은 약인데도 설사하는 사람, 변비 생기는 사람이

있다. 오심과 구토, 변비와 설사 등의 증상이 생기면 증상을 완화

시키는 약제를 잘 조절해 복용하면 불편한 증상을 줄일 수 있다. 약

제 부작용으로 2-3일 이상 일상적인 식사가 어렵고, 배설 횟수가

비정상적으로 감소 또는 증가하는 증상이 며칠 반복된다면 병원에

와서 전해질 이상이 있는지 확인, 교정하고 탈수 방지를 위한 수액

치료를 하는 것이 몸을 많이 상하지 않게 하는 지름길이다.

번거롭더라도 항암치료를 처음 받는 환자들은 자기 몸의 이상 상

태를 잘 기록하고, 몸이 좀 힘들다 싶으면 병원에 와서 몸의 변화

추이를 담당 의사에게 보고하는 것이 좋다. 의사로부터 “별 일 아

니니 걱정마라”는 말을 듣고 그냥 돌아가게 되더라도 치료 초반에

는 몸을 잘 관찰해 더 손상되지 않도록 신경써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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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김선

빛은 그 자체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빛은 도처에 있고 모든 물질을 가시화하는 근원이다. 빛은 공간에 주체적으로 침투해 공간을 구성하고 변형하며 이루어가는 요소이자 실제 공간, 물체에 변화를 가하는 신비한 요소다. 빛은 존재를 비추고 그 안에 침투해 그 존재를 가시화시키며 그것을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 _ 작가의 말

| 김선 |

Ecole des nationale superieur des beaux-

arts, France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홍익대학교 회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2011년 현대미술루트전, 2012년 예술의

궤도_orbita전 등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다.

빛으로 상상하는 일상 너머에 존재하는 세계 김선의 작품에는 보이지 않는 빛의 입자와 광선을 포착하려는 시도가 있다. 빛의 광선과 입자는 물질을 만나 형태를 드러내는데, 그것은 곧 회화에서

작가의 심상과 행위가 색과 형태를 통해 존재를 드러내는 것과 비슷하다. 작가는 정적인 화면을 통해 관객에게 빛의 명상적 특성을 드러내고,

그 속에 빠르게 지나가는 붓터치를 통해 만져지는 빛을 포착한다. 정적이면서 동시에 동적인 화면의 표현을 통해, 일상적으로 보여지는 단편적 이미지

너머에 존재하는 촉각적이며 보이지 않는 입자로 구성된 세계에 접근해보기를 원하는 것이다. <사이_inframince>, oil on canvas, 112.1×162.2cm, 2012

<사이_inframince>, oil on canvas, 72.7×60.6cm, 2012

<Daylight>, oil on canvas, 90.9×65.1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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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세브란스 인물열전 홍필훈 31

홍필훈은 한국인 최초로

흉부외과 전문의가 되어

미국에서 돌아왔다. 귀국

후에는 폐수술을 본격화했고,

승모판절개술, 포츠-스미스

단락술, 저온법을 이용한

심방중격결손의 봉합,

인공심폐기를 이용한 개심술에

성공했다. 모두가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시행한 것들이었다.

그가 가는 길은 곧 한국

흉부외과학의 역사였다.

1 1981년, 수술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있는 홍필훈 교수(가운데

흰옷 입은 사람). 2 흉부외과 교실원들과 함께. 아랫줄 가운데가

홍필훈 교수(1987년).

1

우리나라 최초로 심장 수술에 성공한

한국 최초의 흉부외과 전문의, 홍필훈1942년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홍필훈은 미국으로 건너가 한국인 최초로 흉부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고, 귀국 후 우리나라 최초의

심장수술을 집도하면서 흉부외과학의 정착에 크게 기여했다. 글 신규환 교수(연세의대 의사학과) | 사진 제공 동은의학박물관

| 홍필훈 |

1921년 평양 출생

1942년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 졸업

1943-45년 평양기독병원 인턴 후 평북 만포에서 개업

1949-53년 빙햄튼시립병원 인턴, 일반외과 레지던트

1953-55년 베일러대학병원, 파크랜드기념병원

흉부외과 레지던트

1956-67년 세브란스의과대학 외과학교실 교수

1961년 미국 흉부외과 전문의 취득

1969-80년 하와이대학 의과대학 교수

1980-84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제7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1987년 정년퇴임, 인하병원 재단이사장

2004년 별세

최초의 판막수술에서 개심술까지 주도한 홍필훈“세브란스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는 9월 6일 국내 최초 심장절개수술에 성공했습니다. 22

세 유내영 군은 2년 동안 호흡 곤란으로 고통을 받아오던 중 차홍도 박사의 진단으로 심장

수술적응증이라는 것이 밝혀져 홍필훈 박사의 집도로 수술을 받았습니다. 환자의 왼편 가

슴을 절개하고 늑골 두 개를 잘라낸 뒤, 협착된 심장 승모판으로 인해 호흡이 곤란하던 것

을 넓혀주었습니다. 환자의 수술 후 경과는 매우 좋다고 합니다”(대한뉴스 1956. 9. 6).

우리나라 최초의 심장수술은 서울역 앞 세브란스병원에서 홍필훈 박사의 집도로 시작되

었다. 1956년 9월의 일이다. 그후 경북의대와 서울의대에서도 승모판협착증에 대한 수술

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 심장외과의 기반이 구축되었다.

이윽고 심장외과 분야는 판막수술부터 저온 마취를 통한 개심술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개

심술은 심장을 잠시 멈추게 하고, 그동안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액을 다 빼서 인공심폐기로

순환을 시켜야 가능한 수술이었다. 이때 체외의 혈액순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는 혈액온도를 내리는 냉각법을 써야 했다. 사람의 생사가 걸린 일이라 한치의 오차도 없

도록 사전에 수없는 동물실험을 반복해야 했다. 최초의 판막수술에서 개심술까지 세브란

스병원의 모든 심장수술을 주도했던 이가 홍필훈이었다.

한국 흉부외과학의 역사를 써내려가다 1921년 홍필훈은 평양에서 개신교 목사 집안의 6남매 중 넷째로 태

어났다. 홍필훈은 아버지 덕분에 신문물을 일찍부터 접했다. 그의

아버지는 큰딸은 음악을, 둘째 신영은 간호학을, 넷째 필훈은 의학

교육을 받게 했다. 기독교 집안이었기에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를

선택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졸업 후에는 평양기독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거쳤고, 평안북도 만

포에서 잠시 개업을 하기도 했다. 해방이 되자, 홍필훈은 해안경비

대에서 2년 동안 군복무를 했고 제대 후에는 서울교통병원 외과에

근무하였다. 그는 흉부외과학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유학이 필요

하다고 보고 1949년 미국행을 결심했다. 미국에서는 일반외과 4년

을 거쳐야 흉부외과를 공부할 수 있었다. 그는 빙햄튼시립병원과

베일러대학병원 등에서 일반외과와 흉부외과 레지던트 과정을 마쳤고,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흉부외과 전문의가 되었다.

유학을 마친 홍필훈은 서둘러 귀국길에 올랐다. 당시 한국은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고, 귀

국길에는 무장공비의 총탄과 마주쳤을 정도로 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였다. 세브란스

병원도 잦은 정전은 말할 것도 없고 수도가 단수되기 일쑤였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홍필훈

은 많은 수술들을 묵묵히 해냈고, 그가 가는 길은 곧 한국 흉부외과학의 역사를 써내려가

는 길이 되었다.

원칙주의자이자 엄격한 스승홍필훈은 귀국 후 폐절제 수술을 시작하며 폐수술을 본격화했고, 개심수술을 위한 동물

실험을 병행했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이 1956년 국내 최초로 행해진 승모판절개술이었다.

1957년 그는 포츠-스미스(Potts-Smith) 단락술을 시도해 성공했으며, 1962년에는 저온

법을 이용한 심방중격결손의 봉합에 성공했고, 1963년에는 심방중격결손증을 치료하기

위한 인공심폐기를 이용한 개심술이 성공했다. 이 모두가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시행한

것이었다. 그는 개심술의 술기와 방법을 계속 발전시키면서 치료 질병의 범위를 넓혀갔

다. 그로 인해 심실중격결손증, 대동맥류파열, 심장판막질환 등의 치료와 활로씨 4징후의

완전교정술이 가능해졌다. 이 시기에는 심장내과 차홍도 선생의 적극적인 참여로 수술 전

정확한 진단도 가능하게 되어 심장외과가 한층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외에도 그는 만성 수축성심낭염 환자의 수술 후 혈역학적 변화, 개심술 시 중심정맥압

의 변화 등을 연구하며 수술 후 환자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제자들 사이에서 홍필훈은

원칙주의자이자 엄격한 스승으로 유명했다. 특히 환자 상태에 대한 보고가 조금이라도 어

설프면 즉시 불호령이 떨어졌기 때문에 당직 의사들은 수시로 환자 상태를 체크해야 했다.

반면 환자 때문에 전화를 하면, 새벽 2시건 3시건 짜증내는 법이 없었다고 한다.

세브란스 흉부외과는 홍필훈이 개심술을 시작한 이후, 성인심장병 수술(홍승록), 선천성

심장병 수술(조범구)을 성공시키며 정착 단계로 들어섰다. 홍필훈은 세브란스 흉부외과가

잘 정착되었다고 판단, 1967년 하와이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뒤를 이어 홍승록이

과장으로 흉부외과를 이끌었고, 1985년에는 독립적인 교실로 승격되었다. 그러나 1980년

다시 세브란스의 부름을 받아 정년퇴임할 때까지 그는 의료원장 등으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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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NoVEmbER SEVE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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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심방세동은 비교적 자주 나타나는 부정맥입니

다. 치료를 요하는 제일 흔한 부정맥이기도 하고

요. 나이가 들수록 발생이 늘어 70-80세 이상에서는

거의 10명 중 1명 꼴로 발생합니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보

조 펌프에 해당하는 심방의 수축과 확장이 규칙적이지 못해

심장이 가늘게 떨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요. 혈액이 심실로 전달

되는 것도 불규칙해서 맥박이 아주 불규칙하고 일정하지 않습니다. 그

래서 심장이 정상맥보다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게 됩니다. 이때 두근거림, 어지

러움, 현기증, 실신, 호흡곤란, 뇌졸중 같은 다양한 형태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A 심방세동의 진단은 먼저 환자에게 증상을 자세하게 듣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

은 심전도를 통한 심방세동의 기록입니다. 하지만 일반 심전도에서 심방세동이 잡히지 않을 때

가 많으므로 24시간 심전도를 측정하는 홀터 검사, 증상이 있을 때 심전도를 기록하는 사건기

록기 등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혈액학적 검사, 심초음파, 운동부하 검사 등을 하

며, 갑상선 검사 등 심방세동 치료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질환에 대한 검사도 함께 필요합니다.

A 일반적으로 심방세동은 나이가 많아지면서 생기는 질환입니다. 그렇지만 젊은 나이에 있는

심방세동은 주로 음주, 갑상선 질환, 심장 질환 등과 관련되어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평

소에 술을 즐기며 자주 마시는데 이때 가슴이 두근두근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심방세동이나

다른 부정맥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질환에 비해 술, 스트레스, 카페

인이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담배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유전적 요인도 심방세동의 한 원인이

됩니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정도는 약하지만 부모님이 모두 심방세동이 있으면 자녀에게도 심

방세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A 심방세동은 불편한 증상뿐 아니라 심박동수가 빨라져 심장 기능이 저하되는 심부전을 초래

하기도 합니다. 제일 위험한 합병증이 뇌졸중입니다. 심방이 제대로 수축을 못해 가늘게 떨고

있기 때문에 심장 내에 ‘피떡’이라 불리는 ‘혈전’이 생길 수 있고 이 혈전이 뇌로 이동해 뇌혈관을

막게 되면 뇌졸중이 발생합니다. 심방세동은 정상맥에 비해 뇌졸중 위험이 4배 이상 증가합니

다. 특히 고혈압, 당뇨, 심부전, 뇌졸중 병력, 65세 이상 등의 뇌졸중 위험인자를 갖고 있다면 반

드시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A 일단 부정맥 제제를 투약하고, 그후 재발하면 도관을 이용한 절제술을 시행할 때가 많습니

다. 따라서 요즘은 완치되어 약을 평생 복용하지 않는 심방세동 환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

무 오래 된 심방세동은 시술 성공률이 낮고, 때에 따라서는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부정맥

약제는 다른 약제에 비해 치명적인 부작용이 많고 부작용 종류도 매우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특히 부정맥 약제들은 지나치게 빨리 뛰고 가늘게 움직이는 심장의 작동을 억제시키고 느리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증상이 심하다고 정해진 용량 이상의 약을 먹게 되면 심장 박동

이 급격히 느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정확한 용량의 약을 먹는 것이 매

우 중요합니다.

우문명답 정보영 교수에게 듣는 심방세동 이야기

심방세동에 관한 8가지 오해와 진실

가슴이 두근두근한 증상, 방치하면 뇌졸중 위험이 높아집니다

질병에 대한 생짜배기 질문들(우문)에 세브란스의 베스트 닥터가 답합니다(명답). 이달의 주제는 심방세동. 심장이 지나치게 빠르게 뛰고 두근두근거리며,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을 걱정하는 분들의 궁금증을 정보영 교수(심장내과)가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 에디터 박지유 | 포토그래퍼 지한비

| 심방세동의 베스트 닥터

정보영 교수(심장내과) |

심장질환 치료의 국내 최고봉인

세브란스병원에서 부정맥 치료의

손꼽히는 베스트 닥터 정보영 교수의

진료 영역과 주 관심 분야는 부정맥,

인공심장박동기, 심장전기생리검사,

전극도자절제술, 제세동기,

심부전박동기 치료술이다.

“환자들에게 최상의 안전한 치료를

제공한다”는 진료 철학을 가진 만큼,

환자의 상태를 꼼꼼하게 따져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Q 심방세동의 진단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어떤 검사들을 받게

되나요?

Q 45세 남자입니다. 일하다 갑자기

기절해 응급실로 실려갔는데

심방세동이라고 합니다. 어떤

병인가요?

Q 심방세동은 왜 생기는 건가요? 젊은

사람들에게도 심방세동이 흔하게

발생하나요?

Q 심방세동으로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데 맞나요? 심방세동이

그렇게 위험한 병인가요?

Q 심방세동 약은 평생 복용해야 하나요?

부작용은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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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위험이 높은 부정맥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되지만,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완치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증상이 있다면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정맥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술, 스트레스,

담배, 과다한 카페인 섭취는 피해야 합니다.

Q 심방세동 환자가 조심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요?

Q 부정맥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한 대처법이나

예방법이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특히 초기 발작성 심

방세동은 완치 가능성이 높습니다.

심방세동은 심장 안에서 전기 자극이

회오리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혈액이

물 흐르듯 흐르지 못하고 빙빙 돌게

됩니다. 발작성 심방세동의 90%는

폐정맥에서 유발되므로 주로 이곳을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을 이용해 치료하게 됩니다. 심방세동은 다른 부정맥보다는 재발하는

때가 많아 1회 시술로는 완치율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다른 부정맥 수술이 1회 시술에 99%의

완치율을 보이는 데 비해, 심방세동 수술은 1회 시술에 70-80%의 완치율을 보입니다. 그러나

재발했을 때 재시술을 받게 되면 완치율이 90%까지 올라갑니다. 심방세동 수술은 다른 부정맥

수술에 비해 시술 자체가 까다롭기 때문에 부정맥 진료와 시술 경험이 많은 전문의에게 의뢰하

는 것이 좋습니다.

A 부정맥의 원인이 되는 질환이 허혈성 심질환이라면 혈압과 콜레스테롤에 나쁜 영향을 주는

짠 음식과 육류, 고지방식은 삼가야 합니다. 다량의 카페인은 부정맥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

에 과음, 과식, 과다한 커피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알코올은 부정맥을 악화시키고 심장

을 망가뜨립니다. 특히 폭음을 하게 되면 더욱 나쁜 영향을 미치며 부정맥 인자를 가진 사람은

증상이 갑자기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지속되면 심장이 크게 손상되어 술을 마시지 않

아도 부정맥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또 흡연은 직접적으로 부정맥을 일으키기도 하고, 각종

심장질환의 발병에 기여해 부정맥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본인에게 부정맥이 있다면 담

배를 멀리해야 합니다. 이 중 음주가 부정맥의 발생과 제일 연관성이 높으므로 부정맥 환자에

게는 반드시 금주할 것을 권합니다.

A 음주 및 스트레스는 부정맥의 발생과 연관이 있으므로 이를 피함으로써 발생 억제가 가능합

니다. 그 외 카페인, 약물 등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다른 원인들은 따로 대처가 어렵

습니다. 부정맥 예방을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 습관과 함께 고혈압과 당뇨병 등 성인병의 조절

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부정맥 초기에는 대부분 후유증 없이 치료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증상

이 있을 때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 더 심한 부정맥으로 악화되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에는 의술의 발전으로 부정맥이 상당히 진행되었을 때도 완치가 가능한 경우가 있으므로

지속적인 관리와 치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S

Q 수술이 가능한가요? 수술을 하면

완치가 가능한가요?

35Body Age 신장

5세 전후

선천적 질환, 그러나 치료 가능!

이 시기 신장 질환은 대부분(약 60%) 선천성

기형에 의한 것이다. 신장에서 요도로

이어지는 길이 막혀 소변 배출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는 ‘폐색성 요로질환’이 가장 많다.

신장 발육이 잘 되지 않은 ‘신장 무발생’이

그 다음으로 많은데, 산전 초음파를 통해

출산 전 진단이 가능하다. 출산 시 태아의

전체적인 건강에는 큰 해를 끼치지 않는다니

다행이지만,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고,

교정을 위해 수술을 해야 할 때도 있다.

10대

엄마, 내 시험지 색깔이 달라요!

신장을 구성하는 단위인 사구체에 발생하는

사구체 신염은 이 시기 발생하는 만성

신장병의 주된 원인. 만성 단계로 진행되기

전까지 증상이 없을 때가 많아 학교

신체검사의 뇨 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시험지 검사(dipstick)에서

혈뇨나 단백뇨 양성 소견을 보인다면,

신장내과 전문의를 찾아 추가 검사와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상의할 필요가 있다.

열 번의 의심보단 한 번 의사샘을 만나는 게

낫다는 말씀.

30-40대

신장 질환의 적, 당뇨와 고혈압

만성 신장병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인 당뇨와 고혈압에 대한 선별검사를

시작해야 할 나이. 40세 이상의 성인, 또는 위험인자(과체중, 가족력, 고혈압,

심혈관 질환 등)가 있는 30세 이상의 성인은 당뇨병 선별검사를 매년 받을

것. 당뇨병에 의한 신장 손상을 조기에 알려면 뇨 검사를 시행해 소변 내 미세

알부민 양을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혈압 발생이 증가하는 30세 이상 남성,

40세 이상 여성들은 1년에 한 번 이상 혈압을 측정하고 고혈압이라면 약물이나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만성 신장병을 미리 막는 것이 현명하다.

50-60대 이상

갑자기 찾아오는 신장병, 미리미리 검사를!

건강한 신장은 소변으로 노폐물과 여분의 수분을 제거해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만성 신장병과 신부전이 악화되어 신장이 더 이상 작동하지 못하면

‘신대체요법’이라 불리는 이식, 투석 치료를 하게 된다. 신부전으로 진행되면 만성

신장병과 달리 요독 증상(구역, 구토, 입맛 없음, 가려움 등)이 동반된다.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신장 질환이 많이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따라서 뇨 검사, 혈압 측정, 혈액 검사의 크레아티닌 수치를

통한 사구체 여과율 측정 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하는 것이 중요!

20대

무리하다 신장 다칠라?

10대 때 만성 신장병으로 진행되는 소수

환자들을 제외하고 20대에서는 신장

질환이 흔하지 않다. 횡문근융해증은

근육섬유가 파괴될 때 혈액 속으로 나온

미오글로빈(myoglobin)이라는 물질이

신장에서 걸러지면서 신장 손상을 일으키게

되는 병. 전날 과음하고 뜨거운 방에서

잤거나, 갑자기 무리한 웨이트트레이닝을

한 후, 또는 국토대장정처럼 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한 후에 근육통과 함께

소변 색깔이 비정상적인 검은색, 붉은색을

보인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신장은 강낭콩 모양에 팥 색깔인 적색을 띄기

때문에 예로부터 ‘콩팥’이라 불렸다. 어른 주먹

크기 정도의 작은 기관이지만, 우리 몸의 자연

필터(natural filter)로 여러 조절 기능을 갖고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신장 질환은 만성

단계까지 진행되었을 때 비로소 증상이 나타나므로,

검사를 통한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도움말 오형중 교수(신장내과) | 에디터 박지유

똑똑하고 신비스러운 우리

몸의 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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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를 한다는 것은 복된 소식, 신나는 소

식을 전하는 일입니다. 도저히 어쩌지 못

하는 절망 가운데 있는 사람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소망을 주는 것입니다. 또 이전의

막연한 바람이나 약속과는 전혀 다른, 놀

라운 변화가 우리에게 현실로 일어날 수 있

다는 것을 전하는 일이기도 하지요. 그래

서 선교사 레슬리 뉴비긴은 선교를 ‘기쁨의

폭발’이라고 했습니다. 선교는 정말 신나는

일입니다.

신나기엔 너무나 무거운 현실이렇게 선교가 신나는 일이어야 하는데,

막상 하다보면 예기치 못한 어려움들을 겪

습니다. 우리 자신의 부족함과 미숙한 헤

아림으로 갈등이 생기고, 새로운 일에 대

한 두려움 때문에 저항심이 생기기도 합니

다. 일을 함께 하는 동료끼리도 서운함이

쌓이고, 선교 소식을 듣는 사람들의 무심

함에 가슴이 턱턱 막히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슬며시 찾아옵

니다.

선교지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횡포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현지 관료들의 부패와 태

도를 마주할 때, 미래를 위해 열심히 투자하고 공들여 키운 현지 동역자들이 눈앞

의 이익에 힘없이 무너지며 등을 돌릴 때, 부조리한 일을 어김없이 반복해야 할 때,

그리고 그러한 상황이 요지부동인 채로 조금도 변화되지 않을 때 선교는 기쁨의 폭

발이 아니라 어깨를 짓누르는 짐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장님이 눈을 뜨고, 앉은뱅이가 벌떡 일어나는 일 같은 성경이 분명히 증언하는 그

런 통쾌한 일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은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요? 차라리 약속

이 아예 없었다면, 원래 그런 일이란 일어나지 않는 것이라며 그러려니 넘길 수도

있는데 약속도, 증언도 있기에 더욱 마음은 어렵습니다.

현실을 이기는 초대교회 성도들의 자세그런데 성경에 또 다른 증언도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가 본받아야 할 원형

으로 여기는 초대교회에서 식량을 나누는 일 때문에 벌어진 과부들 사이의 싸움,

위대한 두 사도였던 바울과 바나바가 심히 다투고 갈라선 일, 베드로의 위선적 행

위를 통렬히 비판하며 생긴 갈등 등이 전부 기록되어 있습니다. 빛이 터져나오듯

통쾌하고 가슴 벅찬 기적의 날들 사이에는 “모든 얽매이기 쉬운 것들을 벗어버리고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고 서로를 격려하며 인내와 견딤, 약속에 대

한 믿음으로 부조리하고 냉정한 현실을 이겨야 하는 날들도 있었음을 증언해주는

것이지요.

이렇게 보니 복된 소식을 전하다 만나게 되는 섭섭함, 자괴감, 답답함은 실패라기

보다는 얼마든지 그럴 수 있는 현실임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런 경험

들은 결코 우리가 이 무거운 현실 앞에 포기해야 할 이유가 아니라, 복된 소식이 더

전파되어야 함을 알려주는 기회로 여겨야 하겠지요. 마음이 복잡한 날에는 편지 쓰

기도 어려운 것인가 봅니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마음이 분주한 오늘은 다시 한번

정신차려 복음을 들어야겠습니다. S

무거운 현실을 이기는 기쁨의 폭발

선교사 레슬리 뉴비긴은 선교를 ‘기쁨의

폭발’이라고 했습니다. 가슴을 턱

막히게도 하고 억눌리게도 하는 현실

앞에 포기하지 않고 더욱 복된 소식을

전할 때, 이 무겁디 무거운 우리네 현실

속에도 진정한 기쁨의 폭발, 기쁨의

축제가 찾아올 것입니다.

글 안신기 교수 (의료선교센터 소장)

포토그래퍼 최재인 | 스타일링 최혜민

복된 소식을 전하다 만나게

되는 섭섭함, 자괴감, 답답함은

실패라기보다는 얼마든지

그럴 수 있는 현실임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이런 경험들은

결코 우리가 이 무거운 현실

앞에 포기해야 할 이유가

아니라, 복된 소식이 더

전파되어야 함을 알려주는

기회가 됩니다.

36 선교지에서 온 편지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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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4인4색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은 베스트 세브란스인!

당신이 있어 환자들이 행복하고 우리는 즐겁습니다. 에디터 이나경 | 포토그래퍼 지한비, 최재인

유노을 씨는 하루에도 수천 개의 물음표와 만난다. “접수하는 곳

이 어디에요?”라는 당연한 질문에서부터 “이 병원 총면적이 얼

마나 됩니까?” “서울역 가는 데 택시비가 얼마예요?” 같은 예상

밖 질문까지. 그래도 허둥대는 법은 없다. “병원 오시는 분들이

규모에 놀라 당황하실 때도 있는데, 그분들을 아름다운 미소로

맞아드린다면 그게 열 마디보다 낫다고 생각해요.” 고객안내센

터 자리를 지킨 지 7년째. 이제 표정만 봐도 고객의 필요가 무엇

인지 웬만큼 짐작 가능하다. 설명을 하고 있는데도 늦게 온 고객

이 끼어들어 질문할 때 대략 난감하다는 그녀가 가진 최고의 노

하우는 경청.

“자신이 잘못해서 병에 걸렸다든지, 항암치료 중에 백혈구 수치

만 떨어져도 자기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걸 볼 때마다 너무 마음

이 아파요. 원인은 다양한데, 모든 걸 자기 탓으로 돌리는 것은

결코 좋지 않아요.” 환자 마음을 헤아리고 다가가 쓸데없는 자책

과 죄책감에 시달리기보다는 치료에만 전념하라고 격려해주는

배영숙 간호사. 차분한 목소리로 환자에게 설명하고, 환자를 설

득하고, 주의해야 할 것들을 다시 한 번 챙겨주는 그녀는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베스트 서포터다. 2002년에 입사해 월드컵 즐길

틈도 없었지만, 이젠 가족으로 느껴지는 세브란스 사람들과의

동고동락이 기쁨이자 감사라고.

올해 2월에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니 의사가 되어 병원 생활을 한

지 아직 1년이 안 됐다. 김한결 인턴은 지금 여러 과를 옮겨다니

며 수련 중이다. 병동에서 환자 돌보는 일, 컴퓨터 앞에서 하는

서류 작업, 수술방에서 수술 보조까지. 몸은 하나, 일은 백 가지

인 그에게 병원은 이제 집과 같다. 아예 병원에서 살다가 가끔 집

에 가기 때문이다. 처음 입사할 때 그는 딱 한 가지만 생각했다.

“성실하게만 일하자.” 그리고 그 점에 대해 스스로 부끄럽지 않

다. “제가 아무리 피곤해도 아픈 환자들 앞에서 미소를 짓는다면

환자는 조금이라도 더 편해지지 않을까요?” 밝고 환한 미소만큼

마음도 고운 될성부른 청년 의사다.

전산에 문제가 생기면 어디선가 나타나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안

상선 씨. 한 번이라도 그를 만나본 사람은 그 기분 좋은 서비스를

기억할 수밖에 없다. 일에 대한 그의 철학은 ‘조금 더’에 있다. “남

들보다 조금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만나는 분들에게 조금 더

친절하고, 업무는 조금 더 집중해서 한다면 확실히 결과는 훨씬

나은 것 같아요.” 업무가 많아 피곤한 날이 많지만 그는 잠깐이

나마 하루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꼭 갖는다. 다른 사람의 평가보

다 자기 평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를 되돌아

보는 습관은 “즐겁게 살자”는 그의 좌우명과 함께 그를 더 행복

하게 만드는 비법이다.

말보다 아름다운 미소가 먼저 유노을 | 고객안내센터

성실, 그 이상의 비결은 없어요김한결 | 인턴

환자도 세브란스도 모두 나의 가족 배영숙 | 유방암클리닉

‘조금 더’가 다른 결과를 가져와요! 안상선 | 정보통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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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동행의 행복, 루이스 헨리 세브란스> 시청 소감문 최우수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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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부자, 세브란스 씨처럼

저도 꿈을 심겠습니다

EBS는 지난 7월 9-10일에 걸쳐 특집 다큐 <동행의 행복, 루이스 헨리 세브란스>를 방송했다.

세브란스병원은 나눔의 부자였던 루이스 헨리 세브란스 씨의 나눔의 생애와 철학을 좀더

널리 알리기 위해 시청 소감문을 공모했다. 다큐를 본 많은 이들이 소감문을 보내주었고,

안애경 씨(최우수상), 강준원, 정윤선 씨(우수상)가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최우수상 수상작이

전해주는 감동을 여기에 싣는다.

린 시절부터 세브란스병원을 또 하나의 집처럼

여기며 치료를 받았던 나는 학업과 가정형편 때

문에 시골로 내려오게 되었고 그로 인해 치료를

중도 포기했다. 그러다 스물두 살 때 서울로 올

라와 다시 치료를 받게 되었고, 지금까지 5년 동

안 5번이 넘는 수술과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세

브란스병원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나도 세브란스 씨처럼 디딤돌이 되어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병원비를 충당할 수 없었

을 때 사회사업팀을 통해 나는 병원비를 후원

받을 수 있었다. 또 재활병원 원목실에서는 길

어지는 재활치료와 수술로 대학 진학의 꿈을 미

루던 내가 사이버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학비

후원금을 받게 해주셨다. 그것이 새로운 시작이

되어 나 또한 다른 누군가를 위한 삶을 꿈꾸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지금도 재활치료로 병원생활과 학업을 병행하

는 것이 힘들고 고된 과정 가운데 있다. 하지만

세브란스 씨가 한국 땅에 기부와 나눔으로 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꿈을 심어주고 물을 주며 사람

을 세워갔듯이, 내게도 하나님은 기부와 후원

을 해주신 이들의 진심 어린 사랑과 관심을 통

해 하루하루 당신의 꿈을 심으며 키워가는 중이

시다. 나와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세상을

향해 나아갈 때 디딤돌이 되는 한 사람으로 살

아가라고 하시면서. 이렇게 준비되는 나를 보며

“기부가 사람을 키우고 사람은 사랑을 나눈다”

는 세브란스의 삶의 철학이 내 심장에 뜨겁게

와닿았다.

훗날 내가 그러한 사회복지사로 아이들 곁에 있

을 때 나눔과 기부의 삶이 일회적인 것이 아닌

사랑과 관심, 기부와 후원이 되어 지속적으로

그들의 삶에 흘러가도록 나 또한 한 알의 밀알

로 심겨지고 싶다. 예수님처럼, 루이스 헨리 세

브란스처럼. _ 안애경(재활병원 환자)

자신의 물질을 모두

내어놓고 한 사람, 공동체,

그리고 사회를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었던 루이스 헨리

세브란스처럼, 나도 병원에

있는 많은 장애 아동들의

삶에 꿈의 씨앗을 심어주고,

사랑이라는 물을 함께

뿌리며 나누는 한 사람이

되고 싶다.

루이스 헨리 세브란스

(1938-1913).

나눔의 철학을 이방인에게 배우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

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

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한복

음 12장 24-25절). 시청하는 내내 이 말씀이 떠

올랐다. 한 알의 밀알이 열매로 맺어지듯, 루이

스 헨리 세브란스는 엄청난 통찰력과 판단력 아

래 혼자가 아닌 모두와 함께 하나님의 꿈을 이

루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한 사람이었다.

<동행의 행복, 루이스 헨리 세브란스>를 보며

가장 먼저 느낀 것은 하나님이 심어주신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어머니 메리 헬렌

의 삶을 통해 심겨진 꿈은 값진 거름과 물이 되

어 세브란스 씨의 삶의 열매로 맺어졌다. 가난

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긍휼한 마음과 공동

체적인 마인드에 현실보다 조금 더 앞선 안목이

더해져 세브란스 씨는 성공한 회계사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기부를 위한 철저한 계획과 노

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음과 정성을

쏟아냈다.

세브란스 씨는 병원을 지어 사람들을 치료하고,

교육을 통해 사람들을 세우는 일로 내 삶에 많

은 적용거리를 심어주었다. 뇌성마비 때문에 어기획 특집으로 방영된 <동행의 행복, 루이스

헨리 세브란스>는 EBS 홈페이지에서

‘세브란스’를 검색하면 바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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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치료에 좋은 밥상 이상지혈증

콜레스테롤 조절하는 지혜로운 생활습관

3가지 Do! 5가지 No!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약물 치료가 아니라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이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 꼭 지켜야 할 3가지

행동지침(Do)과 5가지 금지사항(No)을 잘 기억해두고 밥상에서 실천해보자. 글 이정민(영양팀) | 포토그래퍼 최재인 | 스타일링 최혜민

적절한 체중 유지, 충분한 섬유소 섭취, 운동은 이상지혈증 관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또 포화지방산이나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은 가급적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단순당과 소금을

제한하고, 음주를 절제한다면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이상지혈증 치료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이상지혈증이란 혈액 내의 총 콜레스테롤 또는 중성지방 수치가

높거나, 콜레스테롤 비율이 비정상적인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상

태가 오래 지속되면 흡연, 고혈압, 비만, 당뇨, 유전적 요소 등과 함

께 동맥경화, 심혈관계질환 등을 일으키게 된다. 이상지혈증은 식

사요법이나 운동요법 등 생활습관과 관련이 있으므로 예방을 위해

서는 올바른 식습관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DO! 꼭 지켜야 할 3가지

이상지혈증 관리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은 첫째, 적절한 체중을 유지

하는 것이다. 비만인 사람은 열량 섭취를 조절해 체중을 감량하면

혈중 지질 농도를 개선할 수 있다. 튀김, 전, 부침 등의 조리법은 기

름을 통한 열량 섭취량이 많아질 수 있으므로 피하고 구이, 찜, 조

림 등의 조리 방법을 이용한다. 외식을 할 때는 중식, 양식, 패스트

푸드보다는 한식이나 일식을 선택한다.

둘째, 충분한 섬유소를 섭취한다. 섬유소와 결합한 콜레스테롤은

흡수되지 않고 배설되어 혈중 지질 농도를 감소시킨다. 또 충분한

섬유소 섭취는 적당한 포만감을 주어 식사량 조절에도 도움을 준

다. 섬유소 섭취를 늘리기 위해서는 쌀밥보다는 잡곡밥을, 주스보

다는 생과일을, 또 채소와 해조류 등을 충분히 먹어야 한다.

모든 좋은 식습관과 더불어 반드시 계획하고 실천해야 할 것은 바

로 운동이다. 적절한 운동은 에너지를 소모시켜 불필요한 체내 지

방을 줄여주고, 체중을 조절해 이상지혈증

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으므로 주 4-5회

정도의 규칙적인 운동을 계획하도록 한다.

NO! 하지 말아야 할 5가지

이상지혈증 관리를 위해서는 첫째, 포화지

방산을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주로 동물

성 지방에 포함되어 있는 포화지방산이 혈

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기 때문이다.

육류의 기름 부위, 버터, 마요네즈, 팜유

(라면, 커피 프림 등)는 포화지방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식품들이다. 그러

므로 고기를 먹을 때는 가급적 살코기 위주

로 섭취하고 닭고기, 오리고기는 껍질을 벗겨서 조리한다. 반면 불

포화지방산은 주로 식물성 기름에 포함되어 있으며 혈중 콜레스테

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불포화지방산도 많이 섭취

하면 체중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섭취량을 조절한다. 참기름, 들기

름, 올리브유, 등푸른 생선, 견과류 등에 불포화지방산이 많다.

둘째,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지 않는다. 콜레스

테롤이 많이 함유된 식품은 간, 곱창, 달걀 노른자, 오징어, 새우,

장어, 알류 등으로, 이들 식품의 섭취 횟수를 주 1-2회 이하로 조절

하는 것이 좋다.

셋째, 과량의 당질을 섭취하지 않는다. 혈액 내 중성지방 수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순당을 제한하는 것이 고중성지방

혈증 조절에 도움이 된다. 한국인의 식습관은 비교적 당질 섭취가

많은 편이므로 당질이 많은 음식을 지나치게 섭취하지 않도록 주

의한다.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때 중성지방을 상승시킬 수 있는 식

품으로는 밥, 국수, 감자, 고구마, 떡, 빵, 케이크, 설탕, 사탕, 청량

음료, 과일류 등이 있다.

넷째, 음주는 가급적 피한다. 특히 과음은 혈액 내 중성지방 농도

를 증가시키고, 비만 등 많은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

라서 음주를 줄이되, 부득이한 경우에는 1회 섭취량이 1-2잔을 넘

지 않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염분 섭취를 줄여야 한다. 혈압을 조절하고 심장 혈관

에 부담을 적게 주기 위해서는 음식을 싱겁

게 먹고, 염분이 많은 식품을 주의한다. 음

식을 조리할 때는 소금, 간장, 고추장, 된장

등의 양을 조절하고 특히 국, 찌개 등의 국

물을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염분이

많이 함유된 대표적인 식품은 김치, 젓갈,

장아찌, 육가공품(햄, 소시지 등), 인스턴

트 식품 등이다.

당뇨병, 고혈압, 뇌혈관 질환 등의 만성질

환이 그렇듯, 이상지혈증도 균형이 깨진

식습관에서 비롯되므로, 식생활 개선과 함

께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노력

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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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Photo Essay 필리핀

젊은이들의 나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새날을 소망하는 하루하루 살기에 바빠 ‘큰 뜻’ 따위는 잊고 사는 소시민을 대표해서

리잘의 동상 앞에 멈춰 서 고개를 숙이고 그의 마지막 말을

곱씹습니다. “사랑하는 조국과 소중한 이들을 위해서라면 죽음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곤 기억의 칠판에서 마르코스를 박박

지우고 ‘호세 리잘’이라고 적습니다. 글, 사진 최종훈

필리핀은 마르코스의 나라였습니다.

진짜 그렇다는 게 아니라 제 머릿속에 그렇게 각인되어 있었다는 뜻입니다.

계엄령을 앞세워 정적들을 투옥하고 족벌체제를 구축해서 독재를 일삼다가

국민의 힘에 밀려 나라 밖으로 쫓겨난 이 나라의 옛 대통령 말입니다.

아내를 장관으로 세우고 부정한 재산을 긁어모으는 것도 모자라,

외국에서 돌아오는 저항세력의 지도자를 공항에서 암살해버릴 정도였으니

얼굴 두께가 이만저만 두꺼웠던 게 아닌가 봅니다.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리잘이라는 이름은 그를 기념하는 공원에서 처음 들었습니다.

루손 섬의 부잣집에서 태어나 자랐고 스페인으로 건너가 의학을 공부했다는군요.

고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글을 앞세워 식민통치에 저항하는 운동에 앞장섰다가

폭동가담 혐의로 체포되어 이 공원에서 공개적으로 처형됐답니다.

하루하루 살기에 바빠 ‘큰 뜻’ 따위는 잊고 사는 소시민을 대표해서

리잘의 동상 앞에 멈춰 서 고개를 숙이고 그의 마지막 말을 곱씹습니다.

“사랑하는 조국과 소중한 이들을 위해서라면 죽음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곤 기억의 칠판에서 마르코스를 박박 지우고 ‘호세 리잘’이라고 적습니다.

기념탑 뒤편에서 젊은이들이 <강남스타일>을 틀어놓고 말춤을 춥니다.

용케도 한국인임을 알아보고 어설픈 발음으로 인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중국 공원에서도, 일본 공원에서도 수많은 인간 말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에- 섹시 레이디”를 소리 높여 외칩니다. 목소리가 참 싱싱합니다.

단 한 팀, 스무 명쯤 되는 친구들은 전혀 다른 메시지를 전합니다.

뭉쳤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패턴은 비슷하지만

그때마다 땅에 구르거나, 두 팔로 날갯짓을 하거나, 하늘을 우러르면서

슬픔, 수고로움, 아픔, 변화, 갈망, 기쁨, 환희 등을 온몸으로 표현합니다.

마지막 대사 한 줄을 듣고서야 퍼포먼스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입니다. 소망입니다.”

다시 기억의 칠판을 깨끗이 지우고 새 글을 적습니다.

“필리핀 : 젊은이들의 나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새날을 소망하는.” S

1 마닐라 대성당의 시계탑. 500년이 넘는

세월에도 늠름한 자태를 잃지 않았습니다.

2 망고, 람부탄, 망고스틴, 잭푸르트를 비롯한

온갖 과일이 노점마다 넘쳐납니다. 3 서민들의

교통수단 지프니. 뒤에 매달려 가면 차비를 받지

않는다는데, 아시나요? 4 팍상한 폭포로 가는

길. 40여 분 쪽배를 타고 올라가노라면 조그만

폭포들과 기암괴석을 수없이 마주치게 됩니다.

5 이곳 백성들의 미래가 이 아이의 웃음만큼

환하면 좋겠습니다. 6 사랑과 소망을 외치는

젊은이들의 퍼포먼스가 싱그럽습니다.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한 마닐라 베이. 해가 완전히

넘어가면 시민들이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러 몰려나오고

오색 등을 밝힌 식당들이 그들을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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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6 세브란스 탐구생활 빨간 재킷

“MRI 찍기 전에 점심을 먹어도 될까요?” “혈액검사실과 내시경검

사실, 어느 쪽을 먼저 가야 해요?” “다니던 병원에서 가져온 이 자

료, 어디에 내는 거죠?” 진료와 관련된 이런 궁금증들을 해결해주

는 빨간 재킷들이 세브란스 내원객들의 수많은 물음표를 느낌표

로 바꿔주고 있다.

진료와 관련되지 않은 질문도 대환영이다. “잠깐 인터넷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151병동이 어디에요?” “입원 환자에게 간단

한 선물을 하고 싶은데…” 이런 질문들도 빨간 재킷을 입은 이들

에게 물어보면 바로바로 답을 들을 수 있다.

친절한 즉답으로 응해주며 세브란스 곳곳에 포진해 있는 이들은

바로 설명간호사와 듬직한 보안요원들! 진료 접수 창구 근처, 병

원 출입구나 엘리베이터 근처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이들은 내원

객의 어떤 질문에도 쉽고 친절하게 ‘설명’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

고 있다.

병원 안에서 물음표를 갖게 되면 빨간 재킷을 찾아가자. 확실한

느낌표가 붙은 시원한 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S

진료 관련 궁금증, 쉽게 설명해드려요!에디터 박지유 | 포토그래퍼 지한비

A Letter from Dr.Chung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가짐

나와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예를 들어 항공기에 탑승하는 승객과 서비

스를 제공하는 승무원의 시각은 다를 수밖에 없고 이러한 차이는 종종 의사소통 문제로 이어집

니다. 나아가 의사소통의 문제는 결국 신뢰의 문제로 진행되며 이로 인해 서로 반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병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의사와 환자라는 전혀 다른 시각을 가진 두 주

체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끊임없는 분쟁과 다툼만 남게 될 것입니다. 세브란스에

서 함께 일하는 구성원들도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없다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2011년 12월,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하는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에서 세브란스병원은 병원 부

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러한 성적은 세브란스병원의 높은 의료 수준을 우리 국민들이 인정해준 증

거일 뿐만 아니라,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더욱 친절하고 사려 깊은 마음으로 최고의 의술을 베풀어

야 한다는 세브란스의 사명을 재확인하는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세브란스는 이러한 평가를

넘어서는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세브란스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가족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병원, 어떤 고민도 하지 않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병원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는 환자와 가족의 만족을 위한 더욱 세심하고 세련된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제는 또다른 시각으로 환자와 가족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세브란스에 내원해 경험하는

진료, 검사, 입원 과정에서의 경험, 병원의 시설과 직원에 대한 느낌까지 환자와 가족의 입장에서

재점검해야 합니다. 환자의 고통을 이해한다는 느낌을 통해 신뢰감을 주는 것만이 세브란스를 찾

는 분들에게 진정한 만족감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세브란스 구성원 모두가 변함없이 내실을 다지며 실력과 서비스 면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

여주어야 합니다. 최고라는 자신감과 여유가 있을 때, 세브란스를 찾는 많은 이들에게 열린 마음과

섬김의 자세로 더욱 편안하고 가깝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상대편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자세야말

로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환자와 가족들의 감동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게 해주는 밑거름

입니다.

병원장의 직책을 맡은 지난 3개월 동안 보다 나은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수많은 회의를

가졌습니다. 이제 세브란스는 전 교직원들과 함께 질병과 고통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위해 역

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가짐으로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환자와 가족의 온전한 치유를 위해 하

나 되는 세브란스가 되겠습니다.

세브란스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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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웹진

http://blog.iseverance.com/sev/

The Scene

1회 졸업생 박서양의 화학 수업 세브란스병원의학교 제1회 졸업생이자 한국 최초의 의사면허를 취득한 7인 중

한 사람인 박서양(칠판 앞에 서 있는 이)은 후학들에게 화학을 가르쳤다.

1918년 이후, 그는 만주 용정으로 가서 구세의원을 개업했으며,

교회를 설립했을 뿐만 아니라 소학교를 세워 아이들 교육에도 힘썼다.

특히 독립군들의 의료를 맡아 그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로 활약했다.

<사진으로 본 한국 근대의학 120년>,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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