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물질에서의 상호작용에 의한 새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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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물질 물리학과 첨단기술 MAY 2016 7 Emergent Phenomena from Interaction Effects in Topological Matter Eun-Gook MOON Interaction effects in many particle systems reveal remark- able emergent phenomena in condensed matter systems, which can never be understood by using each particle’s properties. The correlation between electrons from their Coulomb interaction may induce various spontaneous sym- metry-breaking phenomena. Sometimes, emergent particles such as anyons appear, and even a quasi-particle descrip- tion, one of the back-bone paradigms of condensed matter, becomes inapplicable. In recently discovered topological matter, the topological nature, as well as the “classical” symmetry nature, is obviously crucial, so various striking interaction effects are expected. Here, we present an over- view of the recent progress on and the future direction of in- teraction effects in topological matter. 들어가며 많은 입자로 이루어져 있는 응집 물질에서는, 단일 입자와는 근원적으로 다른, 집단으로서의 발현된(emergent) 물리적 현상 을 보인다. 이러한 발현된 물리 현상의 원인은 자연스럽게도 단일 입자의 성질이 아닌 많은 입자들 간의 상호작용에 의한 집단 현상이다. 따라서 개개의 입자에 대한 이해를 넘어서, 은 입자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많은 경우, 이러 한 발현된 현상에 대한 이해는 새로운 물리학 탄생에 중요한 기여를 해 왔었다. 상호작용의 효과로는 자발적인 대칭성의 깨짐(spontaneous symmetry breaking)과 그에 따른 집단 현상(collective phe- nomena)이 가장 좋은 예인데, 많은 입자들의 양자역학적인 결 맞음, 혹은 열적, 양자적 임계 현상 근처의 집단 현상으로 인 , 시스템의 대칭성이 자발적으로 깨짐이 잘 알려져 있다. [1] 초전도성 및 자성이 대표적인 예인데, 최근 발견된 힉스(Higgs) 메커니즘 또한 이러한 자발적 대칭성에 의한 전자기파의 영향 에 대한 연구(마이스너 효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음이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응집 물리의 가장 큰 난제 중 하나인 고온 초전도체의 매커니즘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강한 상호작 용에 의한 많은 이론적 제안이 이루어졌고, 이로 인하여 스핀 액체 및 새로운 분수화된 상들의 연구 분야가 열려왔다. 이러한 상호작용에 따른 새로운 물리 현상 중 본 글에서는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위상학적 물질에서의 상호작용 효과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다. 지면의 제약상 구체적인 연구 결과들에 대한 소개는 참고문헌으로 대신하고, 위상학적 물질에서 상호 작용 효과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데 초점을 맞추려 한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본 글에서는 위상학적 물질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겠다. 응집 물질 중 많은 입자들의 양자역학적 바닥상태가 위상학 적 성질을 가지는 물질”, 실험적 발견 및 검증이 필수적이므로 위의 정의에 자연에 존재하는 물질의 실험적 변형 및 조작, 예를 들어 박막 제작 등을 포함하도록 하겠다. 위상학적 성질을 정의하는 다양한 방 위상물질에서의 상호작용에 의한 새로운 현상 DOI: 10.3938/PhiT.25.020 문 은 국 저자약력 문은국 교수는 2011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Superfluidity in Strongly Correlated Systems” 주제로 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학위 후 산 타바바라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주립대(University of California at Santa Barbara)에서 2014년까지 박사 후 연구원을 지내고, 시카고 대학 의 카다노프 이론물리연구 센터(Kadanoff Center for Theoretical Physics)에서 카다노프 펠로우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재직했다. 20156월 한국과학기술원의 조교수로 부임하였고, 현재까지 재직 중 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상호 작용이 강한 양자역학적 다체계에서의 발현 된 현상(emergent phenomena)이다.([email protected]) REFERENCES [1] S. Sachdev, Quantum Phase Transitions, 2 nd ed.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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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물질

물리학과 첨단기술 MAY 2016 7

Emergent Phenomena from Interaction Effects in

Topological Matter

Eun-Gook MOON

Interaction effects in many particle systems reveal remark-

able emergent phenomena in condensed matter systems,

which can never be understood by using each particle’s

properties. The correlation between electrons from their

Coulomb interaction may induce various spontaneous sym-

metry-breaking phenomena. Sometimes, emergent particles

such as anyons appear, and even a quasi-particle descrip-

tion, one of the back-bone paradigms of condensed matter,

becomes inapplicable. In recently discovered topological

matter, the topological nature, as well as the “classical”

symmetry nature, is obviously crucial, so various striking

interaction effects are expected. Here, we present an over-

view of the recent progress on and the future direction of in-

teraction effects in topological matter.

들어가며

많은 입자로 이루어져 있는 응집 물질에서는, 단일 입자와는

근원적으로 다른, 집단으로서의 발현된(emergent) 물리적 현상

을 보인다. 이러한 발현된 물리 현상의 원인은 자연스럽게도

단일 입자의 성질이 아닌 많은 입자들 간의 상호작용에 의한

집단 현상이다. 따라서 개개의 입자에 대한 이해를 넘어서, 많

은 입자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많은 경우, 이러

한 발현된 현상에 대한 이해는 새로운 물리학 탄생에 중요한

기여를 해 왔었다.

상호작용의 효과로는 자발적인 대칭성의 깨짐(spontaneous

symmetry breaking)과 그에 따른 집단 현상(collective phe-

nomena)이 가장 좋은 예인데, 많은 입자들의 양자역학적인 결

맞음, 혹은 열적, 양자적 임계 현상 근처의 집단 현상으로 인

해, 시스템의 대칭성이 자발적으로 깨짐이 잘 알려져 있다.[1]

초전도성 및 자성이 대표적인 예인데, 최근 발견된 힉스(Higgs)

메커니즘 또한 이러한 자발적 대칭성에 의한 전자기파의 영향

에 대한 연구(마이스너 효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음이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응집 물리의 가장 큰 난제 중 하나인 고온

초전도체의 매커니즘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강한 상호작

용에 의한 많은 이론적 제안이 이루어졌고, 이로 인하여 스핀

액체 및 새로운 분수화된 상들의 연구 분야가 열려왔다.

이러한 상호작용에 따른 새로운 물리 현상 중 본 글에서는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위상학적 물질에서의 상호작용 효과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다. 지면의 제약상 구체적인 연구 결과들에

대한 소개는 참고문헌으로 대신하고, 위상학적 물질에서 상호

작용 효과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데 초점을 맞추려 한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본 글에서는 위상학적 물질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겠다.

“응집 물질 중 많은 입자들의 양자역학적 바닥상태가 위상학

적 성질을 가지는 물질”,

실험적 발견 및 검증이 필수적이므로 위의 정의에 자연에

존재하는 물질의 실험적 변형 및 조작, 예를 들어 박막 제작

등을 포함하도록 하겠다. 위상학적 성질을 정의하는 다양한 방

위상물질에서의 상호작용에 의한 새로운 현상 DOI: 10.3938/PhiT.25.020

문 은 국

저자약력

문은국 교수는 2011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Superfluidity in Strongly

Correlated Systems” 주제로 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학위 후 산

타바바라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주립대(University of California at

Santa Barbara)에서 2014년까지 박사 후 연구원을 지내고, 시카고 대학

의 카다노프 이론물리연구 센터(Kadanoff Center for Theoretical

Physics)에서 카다노프 펠로우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재직했다. 그

후 2015년 6월 한국과학기술원의 조교수로 부임하였고, 현재까지 재직 중

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상호 작용이 강한 양자역학적 다체계에서의 발현

된 현상(emergent phenomena)이다.([email protected])

REFERENCES

[1] S. Sachdev, Quantum Phase Transitions, 2nd ed.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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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물질

물리학과 첨단기술 MAY 201 68

법(예를 들어 전자 구조에서 보이는 베리 위상(Berry phase), 천

숫자(Chern number) 등)이 존재하지만, 이에 대한 수학적인

논의[2] 대신, 그러한 위상학적 성질들이 상호작용에 의해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본 글에서는 평형

(equilibrium)에서의 바닥상태(ground state)만을 다루지만, 최

근 비평형 상태나 들뜸상태(excited state)에서의 위상학적인

성질에 대한 논의 또한 진행되고 있음을 밝혀둔다.

위상학적 물질의 대표적인 예로서는 정수, 분수 양자홀 효과

를 보여주는 GaAs, 위상절연체 현상을 보인 HgTe가 있으며,

최근 에너지 밴드 계산과 실험의 협업을 통하여 많은 종류의

물질(예를 들어, Cd3As2, Ln2Ir2O7 등)이 제안 및 확인되고 있

다.[3‑6] 이 중 분수 양자홀 시스템과 이리듐 산화물인 Ln2Ir2O7을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제안된 대부분의 물질이 상호작용이 무

시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향후 미래 연구의 핵심 방향

중의 하나가 상호작용이 강한 시스템에서의 위상학적 물질에

대한 연구, 혹은 더 나아가 위상학적 성질과 상호작용의 관계

에 대한 연구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상호작용에 의한 새로운 물리 현상

상호작용에 대한 논의의 당위성을 위해 다음의 질문으로 논

의를 시작한다.

“위상학적 물질에서 상호작용이 새로운 물리현상을 보일 수 있

는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까지의 대부분의 연구들이 상호

작용이 매우 약한 물질에서 주로 이루어져 왔기에,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있다. 이에 대

해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기대어 위의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

을 이끌어 내고 더 나아가 새로운 물리로의 방향성에 대해 논

의하도록 하겠다.

위상학적 물질에서의 상호작용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앞

서, 위상학적 성질 중 상호작용과 관련이 없는 부분을 간략히

짚음으로서 상호작용 효과의 특성과 비교 및 대조하도록 하겠

다. 이를 쉽게 보는 방법 중의 하나가, 상호작용이 없는 격자

구조를 가지는 입자들을 고려하는 것인데, 상호작용이 작거나

없는 경우, 많은 입자들의 문제는 여러 개의 단일 입자 문제

로 바뀌게 되고, 그에 대한 이해가 용이하게 된다. 병진

(translation) 대칭성과 주기적 경계 조건으로 도넛꼴(torus)의

운동량 공간인 브릴루앙 구역이 정의되게 되고, 이러한 도넛꼴

의 운동량 공간 존재를 통하여 위상학적 성질의 정의가 가능

해진다. 정수 양자홀 현상이 대표적인 예인데, 비록 상호작용

이 약하거나 심지어 완벽히 없는 경우에도 위상학적인 물리량

(예를 들어, 정수로 양자화된 저항값)을 보이게 된다. 이 경우

잘 알려진 전자들의 페르미 통계를 이용하여 시스템을 설명할

수 있게 된다.

그에 반해, 현재까지 알려진 물리 현상 중 상호작용이 강한

위상학적 물질의 가장 좋은 예는 분수 양자홀이다. 불순물이

매우 적은 전자 기체에 강한 자기장을 걸게 되면 고전적인 사

이클로트론 운동을 넘어 양자역학적 란다우 준위를 형성하게

되는데 자기장이 강한 경우 불완전하게 채워진 란다우 준위를

형성한다. 란다우 준위의 전자들 간의 강한 상호작용은 비어있

는 란다우 준위에서도 작은 에너지를 가진 들뜸을 불가능하게

한다. 놀랍게도, 이러한 바닥상태에는 위상학적 질서(topological

order)가 존재함이 알려져 있고, 실험적으로는 분수로 양자화

되어 있는 홀저항 관측과 연결된다.

분수 양자홀 현상의 가장 중요한 의의 중 하나는 분수화된

새로운 입자의 발현(emergence)이다. 전자들 간의 강한 상호

작용에 의해 전자 본연의 성질을 잃어버리게 되고 전자들 간

의 집단현상을 통해, 애니온(anyon)이라 불리는 새로운 입자를

형성하게 된다. 이 새로운 입자는 자연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

Fig. 1. Interaction effects in topological matter. With weak inter-

action, one may understand topological matter in terms of non-in-

teracting systems. But strong interaction may induce thenous emer-

gent phenomena: spontaneous symmetry breakings in competing or-

ders, topological orders with fractionalized particles, and non-Fermi

liquids beyond quasi-particle description.

REFERENCES

[2] M. Nakahara, Geometry, Topology, and Physics, Talor and

Francis. (2nd. ed.) (2003).

[3] D. C. Tsui et al., Phys. Rev. Lett. 48, 1559 (1982).

[4] M. Konig et al., Science 318, 766 (2007).

[5] W. Witczak-Krempa et al., Ann. Rev. Cond. Mat. Phys. 5, 57

(2014).

[6] Z. K. Liu et al., Nat. Matt. 13, 67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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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첨단기술 MAY 2016 9

인 보존, 페르미온과 근원적으로 다른 성질을 가지게 되는데,

전하는 분수화 되어 있고, 그 통계적 성질은 보스-아인슈타인

통계나 페르미 통계를 따르지 않는다. 따라서 애니온의 존재로

부터 우리는 다음의 교훈을 얻게 되며, 위에서의 질문에 대한

긍정적인 대답을 얻게 된다.

“강한 상호작용은 기존의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새로운 물리 현

상을 가능하게 한다.”

현재까지 연구된 강한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상

호작용이 강한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새로운 물리 현상에 대한

다음의 조건을 얻을 수 있다.

0. 전자들이 단일 입자의 성질을 잃어버린다.

1. 대칭성을 자발적으로 깨고, 전자들이 질서변수로의 집단 현

상을 보인다.

2. 집단 현상을 통한 분수화된 준입자(quasi-particle)를 안정화

시킨다.

3. 입자도 준입자도 아닌 새로운 상태를 형성한다. 이러한 상

태를 준입자를 넘어선 상태(beyond-quasi-particle state)라

한다.

성질 0은 본 글에서 논의되는 새로운 물리 현상의 필요조건

이다. 전자가 단일 입자 성질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많은 입

자들을 서행적으로(adiabatically) 상호작용이 없는 각각의 입

자들로 근사가 가능해지고, 모든 기본적인 물리 현상들은 상호

작용이 없는 입자들과 그에 대한 섭동(perturbation) 현상으로

이해가 가능해진다. 수학적으로는 전자의 그린함수 허수 부분

을 이용해서 정의되는데, 이 경우 허수 부분이 에너지와 운동

량의 델타 함수로 표현되게 된다.

성질 1은 가장 고전적인 상호작용 효과로서 전자들이 자성,

초전도성에서와 같이 대칭성을 자발적으로 깨고, 그에 대응하

는 집단 현상을 보인다. 이는 강한 상관관계에서 많이 논의되

어 왔던 대칭성에서의 경쟁하는 질서들(competing orders) 현

상과 관련이 있다. 위상학적 물질에서는 이러한 대칭성을 넘어

위상학적 성질 또한 중요해지므로, 대칭성과 위상학적 성질들

의 관계와 그에 해당하는 경쟁하는 질서들을 가지게 된다. 대

칭성에 의해 보호받는 위상학적 상태들(symmetry protected

topological states)과 바일/디랙 준도체(Weyl/Dirac semi-metals)

에서의 양자 비정상(quantum anomaly)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성질 2는 앞서 논의한 분수 양자홀의 애니온(anyon)을 일반

화한 것으로, 상호 작용에 따라 전자들이 집단으로 행동하게

되고, 기본 전하와 스핀을 가지는 전자들 대신 분수화된 전하

와 스핀을 가지는 준입자들로 시스템이 기술되게 된다. 이러한

준입자는 애니온과 유사하게 분수화된 양자수를 가지고 구별이

되는데, 분수 양자홀 외에 스핀 액체 및 게이지 구조를 가지는

상들이 있다. 놀랍게도 분수화된 입자들의 존재성이 이러한 계

의 위상학적 질서(topological order)와 직접적으로 연결이 되

어 있음이 알려져 있다.

성질 3은 상호작용에 의한 효과 중 또 다른 흥미로운 새로

운 현상으로, 응집 물리의 가장 유용한 패러다임인 입자, 혹은

준입자 기술 방식이 적용되지 않는 새로운 상태의 발현이다.

기존 패러다임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 경우에 대한 정밀

한 이해가 부족하였으나, 최근 이론적인 발전으로 이에 대한

깊은 이해가 가능해졌다.

상호작용에 대한 새로운 현상의 발현에 대한 연구 현황 및

동향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다음의 몇 가지 점을 강조하고

한다. 우선 위에서 언급한 성질들이 종종 함께 일어나기도 한

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성질 1에서 대칭성의 깨짐이 양자 상

전이를 통해 일어나게 되는데 저차원, 특히나 2차원, 시스템

에서는 도체에서의 양자 상전이 임계 현상에서 성질 3의 현상

이 발현됨이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성질 1과 성질 2의 경계

에서는 저차원 계에서 잘 알려진 소리알(soliton), 스커미온

(Skyrmion) 등의 새로운 준입자의 발현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각각의 경우들의 개별적 성질도 중요하지만, 이 성질들이 함께

일어날 경우 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음을 강조해 둔다.

또한 위에 열거한 세 가지 조건 및 그 조합 외에도 다른 현상

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언제나 열려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연구 현황 및 동향

1. 경쟁하는 질서들(Competing Orders)

상호작용에 의한 효과 중 가장 “고전적인” 현상이 경쟁하는

질서들인데, 상호작용에 의한 대칭성의 자발적 깨짐 현상이 가

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우리가 관심이 있는 위상학적 물질에서

는 위상학적 성질이 중요해지므로, 대칭성과 위상학의 관계에

서 흥미로운 물리 현상을 연구할 수 있음을 자연스럽게 유추

할 수 있다. 이 중의 하나가 최근 활발히 연구되는 위상절연체

를 포함하는 대칭성에 의해 보호받는 위상학적 상태(Symmetry

Protected Topological State)이다. 이러한 경우 위상학적 상태

가 시스템의 대칭성에 의해 보호받기 때문에, 강한 상호작용에

의한 대칭성의 자발적 깨짐은 위상학적 성질을 파괴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성질(위상학과 대

칭성)의 중요한 상관관계에 대해 알 수 있는데, 대칭성이 있는

경우, 위상학적 성질이 존재하고, 대칭성이 없는 경우, 위상학

적 성질은 없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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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물질

물리학과 첨단기술 MAY 201 610

이러한 논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위상학적 물질과 대칭성

에 대한 일반적인 접근이 가능한데, 시스템에서 위상학적 성질

을 위상학적 질서(topological order)를 이용하여 접근을 하게

되면, 대칭성에서 쓰이는 질서 변수(order parameter) 개념과

의 확장 및 적용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경우, 강한 상호작용의

효과는 위상학적, 혹은 대칭성의 질서들 중에서 주어진 상호작

용하에서 시스템의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상태를 선택하게 된

다. 따라서 상호작용의 작은 변화를 통하여 여러 질서를 가지

는 상들을 접근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 다양한 질서들이 서

로 경쟁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호작용의 효과 중 가장

많은 연구가 이러한 다양한 질서 변수들의 상호작용을 주제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실험 및 이론 조건의 변화에 따른 상그림

연구 등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산화물계에서 위상절연체 발견이 구체적인 한 가지 예인데,

산화물계에서는 대부분의 물질에서 강한 상호작용을 가지게 되

어, 많은 경우 이러한 강한 상호작용은 시스템의 반자성(anti-

ferromagnetism)을 만들어 준다. 잘 알려져 있듯이 처음 제안

된 위상절연체의 경우 시간되짚기 대칭성의 존재가 가장 중요

하기 때문에 반자성은 산화물 위상절연체의 경쟁자가 되게 되

는데, 과거 산화물에서의 많은 위상절연체의 존재 가능성에 대

해 제안[7]에도 불구하고, 자성의 존재 때문에 산화물에서의 위

상절연체의 발견은 아직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이다. 이외에도

최근 관심을 많이 받는 무거운 전자들 시스템(SmB6)에서의 위

상학적 콘도 절연체 가능성 또한 중요한 예가 된다.[8] 이 경우

강한 상호작용에 의한 콘도 부도체 효과를 통하여 위상절연체

의 가능성이 제안 및 검증을 받고 있다.

2. 분수화된 입자들(Fractionalized Particles)

대칭성과 위상학에서의 경쟁하는 질서들 현상보다 드라마틱

한 상호작용의 예가 분수화된 입자들의 존재이다. 위에서 언급

한 분수 양자 홀 효과에서 보듯이 이러한 상태의 자연의 존재

성이 확인되었기에 그로부터 많은 이론적인 제안들이 있었다.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예가 Kitaev의 스핀 모델이다.[9] 전자들

의 강한 쿨롱 상호작용으로 인해 여기 상태 중 전하를 바꾸는

것은 큰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전하 여기 대신 스핀만

이 살아남는 시스템으로 기술된다. Kitaev 모델의 가장 중요한

점이 정확히 풀리는 점인데, 이 경우 바닥상태와 그로부터의

여기상태에 대한 스펙트럼이 알려져 있다. 놀랍게도 이 에너지

스펙트럼을 기술하는 자유도가 스핀이 아닌 마요라나 페르미온

이 되는데, 이 마요라나 페르미온은 스핀으로부터 분수화된 입

자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Kitaev 모델은 스핀으로부터 강

한 상호작용에 의해 분수화된 마요라나 페르미온들의 출현을

정확히 보인 것이다. 더 나아가, Kitaev 모델이 스핀-자릿길이

강한 시스템에서의 구현 가능성이 발견되었고 다양한 물질에서

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10]

또 다른 중요한 점 중의 하나가 이러한 Kitaev 모델의 바닥

상태는 상호작용이 강함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의 대칭성을 깨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를 스핀 액체(spin liquid)라 하

는데, 이 경우 분수화된 입자들의 출현과 바닥상태의 위상학적

성질의 관계가 이론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다양한 이론적인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분수화된 입자를 가지는 바닥상태의

실험적인 예는 적은 실정이다. 잘 알려진 분수 양자홀 현상 외

에 가장 확실하게 알려진 예는 유기물에서의 스핀 액체인데,[11]

이 경우, 전기적으로 부도체 성질을 보이나 열적으로는 도체의

성질을 보이며, 이는 전자의 경우 가지게 되는 Wiedemann-

Franz 법칙을 깨는 것을 직접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따라서

전자가 아닌 전하를 띠지 않는 다른 준입자(spinon)가 존재함

을 확인하고, 이를 통하여 스핀 액체의 존재를 보였다. 이러한

분수화된 입자를 가지는 바닥상태의 발견 및 제어는 강한 상

호작용의 이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활발한 연구가 진

행되고 있다.

3. 준입자로 기술이 안되는 상태들(Beyond-quasi-particle

description)

강한 상호작용에 의한 또 다른 놀라운 현상은 입자 혹은 준

입자로는 시스템을 기술할 수 없는 상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상호작용이 작거나 없는 경우는 결국 단일입자의 집합으로 이

해가 되기에 이러한 준입자 기술을 넘어서는 상태들은 강한

상호작용이 단일입자의 성질을 근원적으로 바꾸는 경우에만 가

능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태는 종종 비페르미 액체(non-Fermi

liquid)라 불리기도 한다.

이 중 잘 알려진 예가 2차원 도체 내 양자 임계현상이

다.[12,13] 양자 임계현상 근처에서의 질서변수의 강한 요동 현상

으로 인해 전자들과 질서변수가 강하게 상호작용하게 되고, 전

자는 준입자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준입자성을 잃어버리는 의

미를 쉽게 이해하는 방법으로는 앞에서 잠시 언급한 그린 함

수의 허수 부분을 이용할 수 있다. 준입자의 경우 에너지와 운

동량이 델타 함수를 이용하여 표현되는데, 이는 에너지와 모멘

REFERENCES

[7] A. Shitade et al., Phys. Rev. Lett. 102, 256403 (2009).

[8] D. Kim et al., Nat. Matt. 13, 466 (2014).

[9] A. Kitaev, Ann. Phys. 321, 2 (2006).

[10] G. Jackeli et al., Phys. Rev. Lett. 102, 017205 (2009).

[11] M. Yamashita et al., Science 328, 1246 (2010).

[12] M. Metlitski et al., Phys. Rev. B 82, 075127 (2010).

[13] M. Metlitski et al., Phys. Rev. B 82, 07512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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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첨단기술 MAY 2016 11

텀의 일대일 대응을 이야기해 준다. 준입자로 기술이 안 되는

경우는 이러한 델타 함수가 불가능해지는데, 이는 운동량과 에

너지의 관계가 명확히 정해지지 않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물리량이 기존의 패러다임인 페르미 액체가 아닌,

정성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현상을 보이게 된다. 고온 초전도체

물질에서 온도에 일차로 비례하는 높은 온도의 저항-온도 의존

성이 페르미 액체의 패러다임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현상이

전형적인 준입자 기술을 넘어서는 상태의 예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준입자 기술을 넘어서는 시스템의 경우, 상호작용의

강함에 의해 심지어 정성적인 이해도 또한 많은 경우 부족하

였으나, 최근 그 중 한 가지 예가 발견 및 실험에 적용되었

다.[14‑16] 실험 현상은 Pr2Ir2O7에서 보이는데, 저온에서 자성이

발견되지 않으며 페르미 액체로는 기술이 되지 않는 현상이

알려져 왔다. 놀랍게도 최근의 이론적 연구 결과는 이 물질에

서 강한 쿨롱 상호 작용에 의한 준입자로 기술되지 않는 비페

르미 액체 상이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또한 이러한 비페르미

액체에서의 대칭성 깨짐을 통하여, 위상 절연체나 바일 준도체

(Weyl semi-metal)상이 가능함이 밝혀졌다. 그 연결고리는 상

호작용이 없는 경우 에너지 밴드가 위상 절연체 물질인 HgTe

와 유사하게 운동량이 0 근처에서 2차 밴드 접점(quadratic

band touching)이 존재한다는 것으로 ARPES 분광학 실험을

통하여 밝혀졌다. 이러한 시스템에서의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볼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시스템의 운동 에너지와 포텐셜 에너

지를 비교하는 것인데, 다음의 식에서 볼 수 있듯이 양자역학

적 불확정성 원리를 이용하면, Pr2Ir2O7에서의 쿨롱 상호작용이

작은 운동량 영역에서 매우 중요함을 정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

≫ ⇔ ∼

이러한 강한 쿨롱 상호작용을 통하여 전자들의 비페르미 액체

성질을 만들게 되는데, 이를 이론적으로 정확히 계산해 낼 수

있으며 기존의 패러다임으로 Pr2Ir2O7을 설명하지 못했던 현상

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대한 연구 결과를 그림 2에

서 정리했으며 더 자세한 논의는 참고자료로 대신하고자 한

다.[14‑16]

준입자 기술이 적용되지 않는 시스템의 논의를 끝내기 전에

최근의 고에너지 이론과 응집 이론의 융합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는 중력 현상과의 관계에 대해 언급을 하도록 하자. 응집 물

질에서의 중력의 효과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의 작은 에너지

스케일이기 때문에 보통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중력이론에서 알려진 특별한 종류의 중력이론(anti de-Sitter)과

등각장론(conformal quantum field theory)과의 관계를 이용

하면 준입자 기술이 적용되지 않는 응집물리 시스템에서의 현

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제안이 있어 왔다.[17] 이 경우 등각장

론이 강한 상호작용을 전제로 하는데, 아직 구체적인 예가 부

족하지만 새로운 방법론의 제시와 그 적용 가능성에 대한 기

대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이다.[18]

맺음말

본 글에서는 상호작용에 의한 새로운 효과를, 위상학적 관계

와 대칭성의 깨짐이 중요한 경쟁하는 질서들, 분수화된 준 입

자와 그에 따른 위상학적 질서들, 그리고 준 입자 기술을 넘어

서는 비페르미 액체상들을 통하여 알아보았으며, 또한 그에 대

한 최근의 연구 현황과 동향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였다. 강조

했듯이, 전자들 간의 상호작용은 그 동안의 물리의 패러다임을

넘어선 새롭게 발현된 현상의 원동력이고, 특히나 위상학적 물

질에서는 전통적으로 중요시 여겨졌던 대칭성 외에 위상학적

성질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상호작용에 의한 더욱 신비로운

물리 현상에 대한 기대는 자연스러워 보인다.

REFERENCES

[14] E.-G. Moon et al., Phys. Rev. Lett. 111, 206401 (2013).

[15] L. Savary et al., Phys. Rev. X 4, 041027 (2014).

[16] T. Kondo et al., Nat. Comm. 6, 10042 (2015).

[17] J. M. Maldacena, Adv. Theor. Math. Phys. 2, 231 (1998).

[18] S. A. Hartnoll et al., Phys. Rev. B 76, 144502 (2007).

Fig. 2. Quadratic Fermi node state of Pr2Ir2O7 tunable into inter-

acting topological phases from Ref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