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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December vol. 352 12 미래를 여는 열쇠 연말이면 찾아오는 익숙한 친구들 아름답게 한 해를 떠나보내는 방법 한 해의 마지막, 가장 보고 싶은 해외 교향악단의 공연은? COVER STORY 예술의전당이 선사하는 송년 프로그램 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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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PUBLISHER’S LETTERfiles.sac.or.kr/ebook/catImage/137/201812.pdf산타마을 로!>가 그것이다. 전석 무료로 선착순 관람신청을 받는 이 공연은 초등학생들로

2018 Decembervol. 352

12

미래를 여는 열쇠

연말이면 찾아오는 익숙한 친구들

아름답게 한 해를 떠나보내는 방법

한 해의 마지막, 가장 보고 싶은 해외 교향악단의 공연은?

COVER STORY

예술의전당이 선사하는 송년 프로그램 스페셜

Page 2: PUBLISHER’S LETTERfiles.sac.or.kr/ebook/catImage/137/201812.pdf산타마을 로!>가 그것이다. 전석 무료로 선착순 관람신청을 받는 이 공연은 초등학생들로

PUBLISHER’S LETTER

모든 공연은 관객의 관심과 참여로 비로소 완성됩니다.

객석에서 보내주신 뜨거운 박수와 사랑 덕분에

올 한 해도 예술의전당이 준비한 공연들을 모두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성원해주신 관객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캘리그래피 고학찬

사진 박경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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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가 품격이다

한국서예 집대성한 「한국서예명적 법첩」 15권 완간

중앙SUNDAY 11.10

아름답고 아름다웠다… 네덜란드댄스시어터

<네덜란드댄스시어터1> 내한공연 세계일보 10.22

연극 <인형의 집> 동아일보 11.13

139년 전 노라의 선언보다 더 깊은 질문들… 답은 관객의 몫

SAC in the NEWS뉴스로 만나는 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 매거진에 여러분의 의견을 들려주세요

독자 의견을 소개합니다

예술의전당은 독자 여러분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설문에 응답해주시거나 이메일로 의견을 주신 분 중

추첨을 통해 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되는

공연·전시 입장권(1인 2장)이나 소정의 선물을 드립니다.

하단의 QR코드나 이메일([email protected])을 통해

참여 가능하며 매월 15일에 마감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1. 지난달 내용 중 흥미롭거나 유익한 소식에 대해

2. 예술의전당 매거진에서 읽고 싶은 기사

3. 인터뷰로 만나고 싶은 예술인

4.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이나 전시를 관람한 감상이나 후기

5. 예술의전당에 대한 의견과 제언

VOL.351 NOVember 2018

* 상기 세 분께는 지난 호에서 예고해드린 대로 도서 「시를 좋아하세요...」

(1인 1권) 당첨 안내를 드렸습니다. 소중한 의견을 주신 독자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크고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예술의전당

매거진이 되겠습니다.

이 달 의 독 자 선 물

도서 「화가들이 사랑한 파리」

* 당첨 시, 연락 가능한 핸드폰 번호 기입을 부탁드립니다.

이메일 아이디 glshin 님

1. 예술의전당 세계음악분수를 볼 때마다 ‘이 분수는 어떤 분께서 디자인하시

는 걸까’ 늘 궁금했는데, ‘Behind SAC’ 코너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멋진 프로그램을 부탁드려요.

5.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수준 높은 전시가 많이 열리던데, 소식을 잘 모르는 분

들이 많은 것 같아 아쉽습니다. 좀 더 가볍고 쉬운 기사와 홍보로 많은 분들

이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메일 아이디 guswjd401079 님

2. 예술에 이제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들이 읽기 쉬운 기사가 있었으면 좋

겠습니다. 특히 클래식 음악 입문자들을 위해 공연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흥

미로운 기사가 많이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3. 조성진 피아니스트

이메일 아이디 critico 님

2. ‘예술 여행’ 코너를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음악 여행, 미술 여행 등 시리

즈로 구성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공연 소개 외에도 국내외의 다채

로운 최신 예술계 트렌드를 가볍게 읽어가는 재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참여하고선물받기 또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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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만나는 예술의전당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의 QR코드 인식

애플리케이션으로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최

근 1년간의 월간 「예술의전당과 함께 Beautiful

Life!」를 e-book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 PC버전에서는 당월호 전체 기사와 과월호 개별

기사의 PDF 다운로드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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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송성완

에디터 김경민, 최효정

교 열 주진형

발행처 예술의전당

디자인 인쇄 더에이치

등록일자 1990년 2월 6일 라-4475

발행일 2018년 12월 1일 통권 제352호

iSSN 1976-4049

문의 580-1056

주소 06757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

www.sac.or.kr

「예술의전당과 함께 Beautiful Life!」에 실린 글의 내

용은 예술의전당의 공식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재된 글과 사진은 허가 없이 무단으로 사용

할 수 없습니다.

「예술의전당과 함께 Beautiful Life!」에 실린 외래어

표기는 기획사의 홍보 인쇄물에 따른 것으로 국립

국어원 외래어 표기법과 다를 수 있습니다.

THEME TALK

44 그림 속 오페라 11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 Vs

워터하우스 <트리스탄과 이졸데>

사랑, 희극도 비극도 아닌 달콤한 마법

48

SAC Rising Star

황여정의 너의 이름은 05

회화작가 양유연

살아 있는 한 살아내야 한다는 불편함에 다가가는 법

BOOKs

52문학동네와 함께하는 아트북 리뷰 11

「화가들이 사랑한 파리」

명화의 현장에 서다

ARTIsTs

53꼭! 모시고 싶습니다

인천시립무용단 예술감독 윤성주

sEOUL ARTs CENTER

56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예술의전당, 30년」 발간

시간, 공간, 만남 - 예술의전당의 30년

58

BEHIND SAC - People 06

김응구 시설안전부 환경미화팀장

INFORMATION

62

ON STAGE

64BOX OFFiCE

65 SAC’S CHOiCE

66SAC NEWS

68PATRONS OF SAC

매거진 e-book

COvER sTORy

08연말이면 찾아오는 익숙한 친구들

14아름답게 한 해를 떠나보내는 방법

18한 해의 마지막,

가장 보고 싶은 해외 교향악단의 공연은?

22그림으로 미리 만나는 공연

우리은행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제야음악회>

PREvIEW

24 <2018 클래식 스타 시리즈 –

바이올린 임지영 & 피아노 문지영>

이토록 순수한 음색의 조우

26<이매진 존 레논 展>

음악보다 아름다운 사람

REvIEW

28<2018 서울국제음악제>

10주년, 10개의 발자국

30가족오페라 <헨젤과 그레텔>

연주에는 만족, 연출은 과유불급

앞으로 더 기대되는 가족오페라

32<네덜란드댄스시어터1> 내한공연

‘현대의 고전’ 실감시킨 탁월한 무대

36연극 <인형의 집>

<인형의 집>과 부투소프의 재건축술

40연극 <어둠상자>

어둠상자 속에 갇힌 아우라의 해방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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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 2018

Cover

예술의전당과 국립발레단이 함께 준비한 연말 공연

의 스테디셀러 <호두까기인형>이 올겨울에도 어김

없이 관객을 찾아온다. 33년간 볼쇼이발레단을 이

끌며 러시아 발레의 ‘살아 있는 신화’로 불리는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버전으로, 그 어떤 공연보다 웅장하

고도 스펙터클한 구성을 자랑한다. 이번 공연은 화

려한 볼거리와 고난이도의 안무로 오페라극장을 찾

는 모든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예술의전당이 선사하는

송년 프로그램 스페셜

5644

발행인 고학찬 | 편집인 태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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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7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DECEMBER

떠나보내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다가오는 것들에 대한 설렘이 가득한 12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예술의전당이 준비한 따뜻한 연말 공연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은 어떨까요?

intro

예술의전당이 선사하는

송년 프로그램 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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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cover story

8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992018 DECEMBER

연말이면 공연 일정표에 낯익은 이름들이

넘쳐난다. 송년음악회, 크리스마스음악회,

송년발레 등 공연 이름도 모두 엇비슷하다.

이들 공연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한 해 동안

일군 보람과 자랑을 돌아보고 실패와 좌절의

아쉬움은 시원하게 털어버릴 수 있도록 기운을

북돋아준다. 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서로에 대한

사랑과 존중의 마음을 확인하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특별한 기회를 만들어준다.

이런 의미를 담아 예술의전당 역시 세 건의

특별한 예술 행사를 마련했다.

연말마다 돌아오지만 볼 때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오기에, 익숙하면서도 결코

지루하지 않은 친구들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예술의전당이 준비한

연말 삼총사를 만나보자.

글 송성완 예술의전당 홍보부장

연말이면 찾아오는익숙한 친구들

제4회 예술의전당 어린이예술단 정기공연 <가자! 산타마을로!> 12.15(토) 콘서트홀

예술의전당 & 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12.15(토) - 25(화) 오페라극장

우리은행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제야음악회> 12.31(월) 콘서트홀

2016 예술의전당 & 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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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울면 안 돼!’

‘Feliz Navidad’

‘실버벨’

비발디 ‘여름’ 3악장, ‘겨울’ 1악장

‘북치는 소년’

‘스케이팅 왈츠’

‘Jingle Bell Rocks’

‘루돌프 사슴코’

‘Joy to the World’ 등

원작 E. T. A. 호프만E.T.A. Hoffmann

음악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 Tchaikovsky

안무 유리 그리고로비치Yuri Grigorovich

무대 및 의상 시몬 비르살라제Simon Virsaladze

조명 미하일 소콜로프Mikhail Sokolov

지휘 정치용, 김종욱

연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출연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강수진)

112018 DECEMBER

연말이면 무대에 어린이들이 오르는 공연들이 많다. 합창단 공연이 주를 이루지만 색다

른 공연도 마련되어 눈길을 끈다. 예술의전당 어린이예술단 정기공연 <가자! 산타마을

로!>가 그것이다. 전석 무료로 선착순 관람신청을 받는 이 공연은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예술단이 펼치는 기악, 합창, 국악 연주를 모두 만날 수 있다.

이번 음악회는 2018년 겨울의 어느 날 산타 할아버지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어린이예

술단 어린이들의 여정을 테마로 정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은 아이들이 즐겨 부르는 겨울 동요 메들리에서부터 ‘Feliz Navidad’,

‘Jingle Bell Rocks’, ‘루돌프 사슴코’ 등 대표적인 크리스마스캐럴까지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기회다. 어린이 공연에 정통한 최여림 연출과 양인용 작가를 중심으로, 서울예

술고등학교 정병휘 지휘자가 총감독을, 오스트리아 빈 소년합창단의 첫 여성 지휘자로

활약한 김보미 교수가 합창 지휘를,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계성원 예술감독이 국악 지

휘와 작곡을 맡아 연주 작품과 공연에 대한 신뢰도 또한 높였다. 어린 예비 예술가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준비한 만큼, 이번 공연에도 관객들의 아낌없는 박수와 격려가 쏟아지

길 기대한다.

꾸준히 찾아오는 오랜 친구, <호두까기인형>

온 가족이 함께 공연을 보자고 결심해도 안성맞춤인 작품을 떠올리기는 쉽지가 않다. 공

연장에 선뜻 동행해준 귀한 자녀들에게 아무 공연이나 보여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다

가 누구나 들뜨고 기분 좋은 연말이 아닌가! 그렇다면 발레 <호두까기인형>이 최적의 선

택이다. <호두까기인형>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 문을 연 이듬해인 1994년부터 꾸준

히 찾아오는 오랜 친구다. 2000년부터는 국립발레단과 손잡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완

성하는 대표적인 인기 레퍼토리로 정착했다.

발레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설적인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호두까기인형>은

동화 같은 이야기에 화려한 무용 테크닉을 담아내며 최고의 찬사를 받는 프로덕션이다.

특히 아름답고 화려한 무대 세트와 의상들이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 관객의 관심을 끌기

에도 부족함이 없다.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을 만큼 친숙하고 감미로운 선율의 차이콥스

키 음악을 지휘자 정치용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잊을 수 없는 연주로 승화시켜줄

예정이다. 결혼식에서 두 주인공이 추는 파드되와 세계 각국의 인형들이 재주를 겨루는

춤과 눈송이 춤, 꽃의 왈츠 등에서 보여주는 무용수들의 화려하고 웅장한 군무는 공연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호두까기인형>은 꼭 가족과 함께 봐야 하는 작품은 아니다.

연말을 낭만적으로 보내고 싶은 연인들이 있다면 특별한 날을 꾸밀 이벤트로 발레 <호두

까기인형>만 한 선택도 없다.

Program

Production Staff

2017 예술의전당 어린이예술단 크리스마스 콘서트 <가자! 산타마을로!>

2016 예술의전당 & 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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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ram

12 13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DECEMBER

포근한 연말 분위기를 함께 나누는 <제야음악회>

독일의 엘프필하모니홀, 일본의 산토리홀, 중국 상하이심포니오케

스트라홀 등 세계 주요 공연장들에서도 한 해의 마지막을 장식하

는 음악회에 콘서트 구성과 다채로운 이벤트로 각별한 배려를 잊지

않고 있다. 예술의전당의 무대도 이에 못지않다. 올해도 어김없이

2018년의 마지막 날 저녁 9시 30분에 찾아오는 <제야음악회>는 한

국을 대표하는 지휘자이자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정치용이 지휘를 맡았다. 더 이상 수식어가 필요 없는 최

고의 피아니스트이자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이기도 한 손열

음이 멘델스존의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에너지 넘치고 당당한 무

대를 꾸며줄 예정이다. 이어서 독일을 중심으로 세계 주요 오페라

무대에서 활발히 활약하는 테너 강요셉과 2011년 차이콥스키콩쿠르

1위를 차지하고 국내외 오페라 공연에서 극찬을 받는 소프라노 서선

영이 푸치니의 대표작 오페라 <라보엠>의 주요 아리아를 들려준다.

연주를 맡은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하모니에도 기대가

모인다.

<제야음악회>만이 선사하는 특별한 즐거움은 최정상 음악인들이

펼치는 멋진 음악회에 그치지 않는다. 공연을 함께 관람한 관객들

모두가 한 해의 마지막 순간을 공유하고, 야외광장으로 나와 연주

자들과 어우러져 카운트다운을 외치고, 밤하늘을 화려하게 장식하

는 불꽃놀이를 나란히 보는 것은 형용하기 어려운 감동과 환희를

선물한다. 예술의전당이 제공하는 소망풍선에 2019년에 바라는 꿈

과 희망을 담아 하늘로 보낼 수 있는 이번 <제야음악회>는 벌써부

터 예매에 불이 붙었다.

추워진 날씨에 몸은 움츠러들기 쉽지만 연말에만 찾아오는 포근

하고 따스한 감성은 좀처럼 작아지지 않는다. 가족들과 보내는 저

녁 시간, 동료들과 함께하는 송년회, 친구들과 나누는 각종 모임에

서 가는 시간을 돌아보고 오는 시간을 그려보는 것은 오직 연말에

만 누릴 수 있는 참 뜻깊은 일이다. 바쁘고 분주한 와중에도 하루

이틀은 여유를 내어 오페라극장과 콘서트홀을 방문해보면 좋겠다.

귀로 듣는 음악으로 기분을 돋우고 눈으로 보는 멋진 동작들에 갈채

를 보내며 2019년을 향한 기대와 각오를 다질 수 있다면, 예술의전당

이 공연을 준비한 보람은 충분히 보상받고도 남은 게 아닐까.

니콜라이

오페라 <윈저성의 유쾌한 아낙네들> 서곡

구노

오페라 <파우스트> 중 ‘왈츠’

멘델스존

오페라 피아노 협주곡 1번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 서곡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 중

‘그대의 찬 손Che gelida manina’,

‘오 사랑스러운 아가씨O soave fanciulla’,

‘안녕 이제 돌아가렵니다Donde lieta usci’

오페라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 등

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 중

‘신이시여 평화를 주소서’

바그너

오페라 <로엔그린> 중

3막 전주곡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2017 <예술의전당 제야음악회>

2017 <예술의전당 제야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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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5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DECEMBER

cover story

아름답게 한 해를떠나보내는 방법

하루 한 주 한 달 한 해……. 부지불식간에 우리는 일상의

시간을 짧게는 하루, 길게는 1년의 호흡으로 정리하며 살아간다.

하루 한 주 한 달의 일상을 열심히 살아내고 이제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할 순간이다. 아마도 이 순간은 새로운 다짐이나

변화에 대한 희망을 꿈꾸기 이전에, 무사히 잘 지내온 지난

시간들에 감사하고 부족하고 모자란 부분에 대한 위로와

인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긍정적인

힘은 바로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저절로 솟는 것일 테니까.

글 진양혜 아나운서

사진 국립오페라단, 서울시립교향악단, 에스피에이엔터테인먼트

한 해 동안 애써온 자신을 위로하고 순수하고 본질적인 감정을 담아 새로운 한 해를 순

탄하게 시작할 의식을 치를 준비를 하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송년 행사를 치르며 위

로와 격려를 건네는 것도 중요하지만, 번잡하고 소란스러운 연말 바쁜 틈 속에서도 나를

위한, 또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한 시간들은 꼭 따로 남겨놓았으면 하는 바람

이다. 공연예술계는 해마다 한 해 동안 고생한 관객을 위한 연말, 송년 작품들을 더 애써

준비해 무대에 올리고 있다. 12월, 당신은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여기 몇몇

작품을 소개하니 취향에 따라 마음껏 즐기시기를 바란다.

먼저 12월 6일(목)부터 9일(일)까지 4일간 펼쳐질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소

개한다. 19세기 프랑스 파리 뒷골목의 젊은 예술가들의 현실과 사랑을 담은 4막의 작품

으로 크리스마스이브부터 석 달간 펼쳐지는 이야기다. 극 중 주인공 미미와 로돌포가 1막

에서 부르는 아리아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유명한 곡들이다.

미미와 로돌포는 크리스마스이브에 로돌포의 다락방에서 첫 대면을 한다. 추운 겨울 온

기조차 없는 다락방. 촛불마저 꺼진 어둠 속에서 바닥에 떨어진 열쇠를 찾다가 손이 스

치고, 그 설렘의 달빛 아래서 서로를 소개하며 시작되는 연인의 사랑은 더없이 아름답다.

하지만 젊은 보헤미안들의 사랑은 이뤄지지 못한다. 주인공인 로돌포가 가난한 현실에서

폐병을 앓는 연인 미미를 돌보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괴로워하고 미미는 그런 연인의 마

음을 알고 이별을 선택하는 것이다. 둘은 비록 헤어졌으나 자신의 마지막을 사랑하는 연

인의 품에서 맞고자 초췌한 몰골로 다시 다락방을 찾아온 미미는 바람대로 로돌포의 품

에서 죽음을 맞는다. 짧은 사랑의 희망과 기쁨은 가난한 현실에서 해결할 수 없는 병으

로 인해 죽음의 슬픔으로 바뀌며 비극적으로 끝나고 만다.

오페라 <라보엠> 12.6(목) – 9(일) 오페라극장

<2018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크리스마스 콘서트> 12.19(수) - 20(목) 콘서트홀

<서울시향 2018 티에리 피셔의 합창> 12.21(금) - 22(토) 콘서트홀

오페라 <라보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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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7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DECEMBER

<라보엠>은 아리아만 따로 듣기보다는 극의 흐름과 이어지는 전

체적인 음악들을 즐기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하지

만 시간이 많지 않다면 극의 대표 아리아들만이라도 가사의 내용

과 표현을 먼저 챙겨본 뒤에 작품을 관람하기를 권한다. 주인공

과 더불어 등장인물들이 거의 예술가라서인지 대사와 아리아 가

사가 특히 낭만적이고 아름다워 그 감동이 배가될 것이다. 국립

오페라단의 인기 레퍼토리인 <라보엠>은 2012년 초연 이후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이미 많은 오페라 애호가들에게 검증받은 작품

이다. 특히 올해는 마르코 간디니의 연출작을 한국의 촉망받는

연출가 김동일이 재연출해 더욱 따듯하고 낭만적인 작품이 될 것

으로 기대된다. 탁월한 음악적 해석을 선보이는 젊은 마에스트라

성시연이 지휘하고 세계 극장을 누비며 활약해온 실력파 성악가

들이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사한다.

어쩌면 이런 순수한, 수줍은 만남과 고백은 더 이상 현실에서는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서 그 비극적 결말이 더 감상적으로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애잔하고 슬픈 시대, 젊은 예술가들의

고뇌와 슬픔에 동감하며 청춘의 순수한 감정을 다시 느껴보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가’를 비롯한 클래식 명곡들과 ‘넬라판타지아’ 같은 현대곡, 크리스

마스캐럴, 그리고 앙코르 무대에서 접하는 한국 음악들까지 다양

한 레퍼토리로 기획했다고 한다. 현재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의 아름다운 화성의 성찬을 즐길

수 있는 무대, 영혼을 정화시키는 맑은 소리를 통해 마음의 위로

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빠질 수 없는 송년 레퍼토리, 베토벤의 ‘합창’

베토벤이 교향곡 9번을 작곡할 당시는 완전히 청각을 잃은 상태

였다. 그럼에도 그는 교향곡에 성악을 도입하고 혁신적인 형식을

선택하는 등 교향곡의 전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4악

장은 실러의 ‘환희의 송가’를 토대로 인류 보편의 가치인 형제애를

강조하고, 영원한 천상의 아버지의 사랑을 찬양하는 절들을 주로

선택하여 곡을 붙였다. 음악 애호가라면 음악의 성인인 베토벤이

인류의 평화와 사랑을 위해 작곡했을 뿐만 아니라 청각을 잃은

상태에서도 희망과 기쁨을 찬미했던 자기 고백과 같은 작품과 함

께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만큼 뜻깊고 의미 있는 일도 없을 것이

다. 그래서인지 2008년 이후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연말 주요 마무

리 레퍼토리는 어느새 베토벤의 ‘합창’이 당연해진 것 같다. 일종

의 한 해 마무리 의식이랄까!

이번 <티에리 피셔의 합창>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수석객원지휘

자인 티에리 피셔의 지휘로 젊은 실력파 음악인들이 함께 무대를

꾸민다. 소프라노 이명주,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테너 박지민, 베

이스 박종민 모두 세계적인 오페라극장을 무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성악가들이다. 합창에는 한국 최고의 전문 합창단인

국립합창단, 고전에서 현대까지를 아우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로

사랑받는 안양시립합창단이 함께한다. 성악과 합창이 오케스트

라와 함께 선사하는 압도적이고 웅장한 감동을 느껴보시기 바란

다. 전반부 공연은 이탈리아 작곡가 자친토 셸시가 만든 또 하나

의 환희의 외침인 ‘평화Konx-Om-Pax’로, 곡명은 산스크리트어와 라

틴어에서 평화를 의미하는 세 단어로 이뤄져 있다. 세 문화권이

전하는 평화의 외침을 전하는 곡이라고 한다. 이후에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베토벤 교향곡 9번의 무대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

는 공감과 연대의 송년 무대가 될 것이다. 세계 평화의 메신저들이 선보이는 아름다운 화성의 성찬

올해는 유독 평화에 대한 염원을 갖게 되는 일들이 많았다. 세계

곳곳에서 있었던 크고 작은 분쟁과 난민들의 뉴스가 평화와 갈

등의 종식을 기원하게 했으며 무엇보다도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

의 모드가 극적으로 그 세를 달리하기도 했다. 하루빨리 종전 선

언이 이뤄지고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라는 염원과 기대가

크다. 한반도의 평화 모드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는 이때,

아름다운 미성으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

를 전하는 아카펠라 소년합창단의 공연을 즐기는 것도 좋겠다.

‘세계 평화의 메신저’로 불리는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은

111주년을 이어온 세계 유일의 아카펠라 소년합창단이다. ‘보이

소프라노’라고 불리는 변성기 이전의 소년들만이 만들어내는 투

명하고 맑은 소리가 특징으로, 소리가 만들어지는 시간의 유한

함 때문에 소년들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

로도 가치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보이 소프라노의 진수를 보여주는 모차르트의 ‘자장

지휘자 티에리 피셔2017년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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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1: PUBLISHER’S LETTERfiles.sac.or.kr/ebook/catImage/137/201812.pdf산타마을 로!>가 그것이다. 전석 무료로 선착순 관람신청을 받는 이 공연은 초등학생들로

18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오랜 클래식 음악 팬들에게 ‘지지 않는 별’이 있다. 존재만으로도

주변이 빛나는 지휘자 헤르베르트 블롬스테트와 베르나르트 하

이팅크다. 1927년 태생의 블롬스테트는 올해로 91세, 1929년 태

생인 하이팅크는 89세다. 젊은 시절에도 충분히 훌륭했던 그들이

지만, 자신들의 전성기마저 뛰어넘는 인생 말년의 음악은 감동과

존경을 자아내고, 실연으로 만났을 땐 그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

는 감격을 선사한다. 이들의 연말, 연초로 이어지는 행보를 살펴

봤다.

하이팅크는 암스테르담 로열콘서트헤보우오케스트라에서 미츠코

우치다와 함께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3번과 브루크너 교향

곡 6번을 연주한다. 마리아 조아오 피레스와 함께 최고의 모차르

트 해석자로 꼽히는 우치다는 매년 유럽의 가장 중요한 무대마다

등장해 모차르트를 협연한다. 내한 소식이 없다 보니 국내에서는

존재감이 다소 약하게 느껴지지만, 꼭 한번쯤 만나봐야 할 우리

연말마다 ‘좋은 공연을 추천해달라’는 친구가 있다. 반가운 마음에 뭔가 대단한 일인 양 열심히 골라

제안한다. 그런데 사실 공연은 개수도 많고 스타일도 다양한 데다, 듣는 사람 취향까지 고려해야

하니 추천하기가 즐거우면서도 살짝 부담스러워진다. 그 부담을 안고 해외 대표 교향악단의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을 찾아봤다. 현장에서 만날 수만 있다면 더없이 특별할 공연들이다.

글 이지영 음악 칼럼니스트, 「Club BALCONY」 편집장

한 해의 마지막, 가장 보고 싶은 해외 교향악단의 공연은?

cover story

시대 모차르트 스페셜리스트인 만큼 맑고 진한 감동을 선사할 것

이다.

하이팅크는 로열콘서트헤보우오케스트라와 35년간 함께해왔지

만, 브루크너 교향곡 6번 연주는 처음이다. 이 곡은 작곡가 사망

후 3년이 지나 말러의 지휘로 처음 무대에 올랐을 때부터 지금까

지 수많은 혼란과 질문을 던진 난해한 곡이다. 브루크너의 다른

교향곡에 비해 리듬과 다이내믹을 더욱 강조하는 6번은 여전히

자주 무대에 오르는 곡은 아니지만, 작곡가 자신은 ‘철학자’라고

불리는 6번을 매우 사랑했다. 브루크너를 안고 콘서트헤보우 포

디엄에 오르는 하이팅크의 12월 무대는 동시대를 살고 있는 명장

의 오랜 고민과 비장한 결심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현장이 되지

않을까 싶다.

3주 후 같은 극장을 찾는 헤르베르트 블롬스테트의 1월 일정도 덧

Bernard Haitink

Herbert Blomste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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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18 DEC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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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odor Currentzis

Andris Nel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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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DECEMBER20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붙인다. 9일(수)과 10일(목), 프로그램은 멘델스존의 교향곡 3번,

a단조 ‘스코티시’와 브람스의 교향곡 1번 등이다. 여전히 입퇴장

시 천천히 걷고, 지휘 동작도 크지 않지만 블롬스테트의 통솔 아

래 악단이 쏟아내는 것은 ‘거인’의 음악이다. 시종일관 인자한 미

소와 단원들에게 짧게, 슬쩍 보내는 작은 눈짓과 제스처, 그 매력

적인 사인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이 열리고 귀가 호강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같은 장소에서 1월 25일(금)부터 27일(일)까지,

하이팅크 역시 브람스를 연주한다. 프로그램은 모차르트 교향곡

40번과 브람스 교향곡 4번이다. 2019년에도 두 분 모두 건강하

게, 예정된 일정을 잘 감당하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논란과 찬사를 오가는 괴짜, 참을 수 없는 궁금함의 유혹

테오도르 쿠렌치스는 논란의 한복판에 서 있는 인물이다. 1972

년생으로 이제 40대 중반인 그는 아테네국립음악원에서 피아노

와 바이올린을 배운 후 1994년부터 1999년까지 러시아 상트페테

르부르크음악원에서 일리야 무신을 사사했고, 마린스키극장에서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조수로 일하다가 시작부터 소동을 일으켰

다. 마린스키의 수장, 아니 러시아 음악계를 통치(!)하는 게르기예

프와 큰 충돌을 벌인 후 러시아를 떠나버린 것이다. 자신만의 목

소리를 내기 위해 노보시비르스크 오페라발레극장에 터를 잡은

쿠렌치스는 기존의 음악 해석에 물음표를 던지는 열정과 자유를

갈구하는 연주자들을 모아 쿠렌치스 표 교향악단, ‘무지카에테르

나Musica Aeterna’를 창설한다.

이들이 보여주는 음악은 하나같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얌전

한 해석은 없다. 그런데 그가 내놓은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6번은

소위 ‘까탈스러운’ 평론가들의 애청 음반이 되었고, 대담한 해석을

시도한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이런 지휘자가 왜 이제야 나타났는

가’라는 기사를 터뜨렸다. 한마디로 쿠렌치스의 행보와 음악은 스

승인 일리야 무신만큼 뜨겁다 못해 부글부글 끓는 활화산이다. 기

존의 틀을 깨뜨리지만 ‘이런 해석도 가능하다’는 새로운 매력을 보

여준다.

쿠렌치스는 이번 연말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홀을 비롯해 프라이

부르크, 슈투트가르트, 만하임, 도르트문트 등 독일을 중심으로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클래식 음악의 센세이셔널한

해석으로 자극과 파장, 감탄과 참을 수 없는 궁금함을 불러일으키

는 테오도르 쿠렌치스와 무지카에테르나. 그들이 어느 도시로 향

하든, 그곳이 찾고 싶은 무대다.

여전히 젊고 진보적인 세계 최고最古 민간 관현악단

연말이면 세계 곳곳에서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이 울려 퍼진

다. 어느새 전통이 되어버린 9번 교향곡의 연주 중 올해, 독일 라

이프치히게반트하우스의 공연에 주목해보자. 12월 29일(토)부터

31일(월)까지, 안드리스 넬슨스가 이끄는 게반트하우스오케스트

라와 바이에른방송합창단, 그리고 게반트하우스어린이합창단이

함께한다.

이 공연이 특별한 이유는 공연의 영상과 소리를 UHD와 3D 입체

음향 스트리밍 서비스로 송출하기 위한 녹음을 진행한다는 점이

다. 그리고 이 역사적인 순간은 한국인 톤마이스터 최진 감독이

기록하게 된다. 최첨단 방식으로 담아낸 영상과 음원은 일반 음반

유통이 아닌 게반트하우스오케스트라의 자체 데이터 스트리밍 서

비스를 통해 전세계에 전달될 것이다.

게반트하우스오케스트라는 1743년 라이프치히 상인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세계 최고最古 민간 관현악단’이다. 가장 오랜 역사

를 갖고 있어 가장 보수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역대로 의

미 있는 초연작들을 무대에 올렸고, 근대 시민 오케스트라의 초석

을 다졌다. 또, 종신 지휘자 멘델스존 시대를 거치면서 독일 음악

을 서양 음악의 중심국으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무엇

보다 게반트하우스는 압도적으로 뛰어난 음향을 가진 극장으로도

유명하다. 2018년 12월, 이번에는 클래식 음악 감상의 기술적 진

보를 위해 스스로 시험대 위에 올랐다. 게반트하우스오케스트라

의 베토벤 교향곡 9번 연주가 가슴을 뛰게 하는 이유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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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2018 클래식 스타 시리즈 –

바이올린 임지영 & 피아노 문지영> 이토록 순수한 음색의 조우

<이매진 존 레논 展>음악보다 아름다운 사람

REvIEW<2018 서울국제음악제>

10주년, 10개의 발자국

가족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연주에는 만족, 연출은 과유불급

앞으로 더 기대되는 가족오페라

<네덜란드댄스시어터1> 내한공연‘현대의 고전’ 실감시킨 탁월한 무대

연극 <인형의 집><인형의 집>과 부투소프의 재건축술

연극 <어둠상자>어둠상자 속에 갇힌 아우라의 해방을 위하여

ILLUSTRATION

그림으로

미리 만나는 공연

Illustrated by Woojung

Ahn

미래를 여는 열쇠

우리은행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제야음악회> 12.31(월) 오후 9시 30분 콘서트홀

22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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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1995년생이다. 같은 해에 태어난 이들은 2015년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각각 우승했다.

한 사람은 부조니국제피아노콩쿠르, 또 한 사람은 퀸엘리자베스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자에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이 이뤄낸 성과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생으로 국내파 연주자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지난해 9월에는 비슷한 시기에 데뷔앨범도 발매했다. 이름마저

같다. 피아니스트 문지영과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의 얘기다. 예

술의전당이 소개하는 <클래식 스타 시리즈> 올해의 마지막 순서

는 두 ‘지영’이다. 두 사람이 한 무대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고 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다닐 때도 학년과 악기가 달라 가

깝게 지낼 기회가 많지 않았기에 사실 개인적 친분은 없었다.

그럼에도 이들의 연주는 관객들에게 기대를 안기기에 충분하다.

두 사람의 바쁜 연주 일정으로 인해 아쉽게도 함께 만날 수는

없었지만 이메일을 통해 소감을 미리 물을 수 있었다. (이하 임

은 임지영, 문은 문지영)

문 정말 기대가 돼요! 예전에 지영 언니의 협연을 보러 갔을 때,

공연장 전체를 장악한 듯한 파워풀한 연주에 감명받았거든

요. 서로 성향이나 스타일에서 비슷한 점도, 반대인 점도 있

을 텐데 함께하면 어떤 연주가 나올지 기다려져요.

임 저도 어떤 연주를 만들어낼지 기대하고 있어요. 오랜만에 저의

의도가 아니라 프로젝트로 만난 파트너예요. 그래서 완전히 처

음부터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될 것 같아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시간을 들여서 여러 생각들을 같이 맞춰나갈 거예요.

두 사람의 연주를 듣고 같은 감탄사를 내뱉은 적이 있다. ‘이토

록 순수한 소리를 내는 연주자라니.’ 문지영은 지난해 9월 서울

시립교향악단과 베토벤 협주곡 3번을 연주한 후 앙코르로 ‘엘리

preview

이토록 순수한 음색의 조우<2018 클래식 스타 시리즈 – 바이올린 임지영 & 피아노 문지영> 12.13(목) iBK챔버홀

PREVIEW

01

제를 위하여’를 선곡했다. 투명하고 영롱한 건반 소리가 객석으

로 흘러왔다. 임지영은 데뷔앨범에 모차르트 소나타를 담았다.

내면적으로 가장 가깝게 느껴진다는 작곡가의 음악을 자신의 말

대로 직관적이고 행복하게 연주했다. 순수한 소리와 순수한 소

리가 만나면 어떻게 어우러질까. 두 사람은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선택했다. 대등한 비중을 이루고 있는 피아노와 바이

올린의 감성이 두 사람을 잡아끌었다. 선곡을 할 때도 무리 없이

의견이 일치했다고 한다.

임 프랑크 소나타는 바이올린 소나타 중 완성도가 매우 높은 곡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음악적 감성이 풍부하면서, 형식 구

조도 논리적이에요.

문 저도 아주 완벽한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아름다운 선

율은 한 번만 들어도 쉽게 잊을 수 없어요. 마음을 울려요.

또 두 악기가 너무도 잘 어우러지게 작곡됐어요. 단순하면서

도 복잡하고, 동시에 열정적이라 누구에게든 사랑받지 않을

수 없는 곡이에요.

임 악장마다 뚜렷한 색채가 있어요.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교감

하며 감정을 다채롭게 표현하는데, 희로애락이 농축돼 있는

곡 같아요.

문 처음 곡을 정할 때 둘이 통한 듯이 이 곡을 골라서 신기했어요.

프랑크 소나타에 앞서 두 사람은 각각 이자이의 무반주 바이올

린 소나타 5번과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소나타 2번을 들려준

다. 자신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무대다.

임 바이올린 독주 레퍼토리 중 오프닝으로 할 수 있으면서 마지

막 곡인 프랑크와도 연결이 된 곡을 고민해봤는데 프랑크와

같은 벨기에 출신인 이자이가 떠올랐어요. 또 프랑크가 바이

올린 소나타를 이자이의 결혼 선물로 주기도 했잖아요. 두

사람의 밀접한 관계를 통해 연결된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문 최근 독일 작곡가의 곡에 치우쳐 연주해온 경향이 없지 않아

요. 그만큼 독일 음악가들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여러

시대의 다양한 작곡가들의 곡을 다뤄보고 싶었어요. 김대진

선생님께서도 이 곡을 제안해주셨어요. 6년 만에 다시 공부

하는데, 새로운 접근으로 곡에 스며들어 연주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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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영과 문지영의 하모니는 12월 13일(목) 예술의전당 IBK챔버

홀에서 만날 수 있다. 앞으로의 연주가 더욱 기대되는 두 사람이

그리고 있는 미래를 물었다.

임 어떤 수식어나 틀에 갇히지 않고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경험

하려고 해요. 하지만 음악에 대한 마음과 태도는 변하지 않

는 사람이고 싶어요.

문 늘 깨어 있고 배움의 자세를 유지하며 발전하는 연주자가 되

고 싶어요. 항상 내면에 집중하며 진중하게 음악을 해나가고

싶어요. 다양한 작곡가의 곡을 연주해보며 표현의 스펙트럼

을 더 넓힐 수 있도록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글 양진하 한국일보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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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018 DECEMBER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나를 몽상가라고 하겠지요,

하지만 나만 이런 꿈을 꾸는 게 아닙니다.

그대 언젠가 함께하길 바라요,

그러면 우리의 세상은 하나가 될 거예요.

- 존 레논, ‘이매진’

사랑과 평화의 대명사였던 존 레논은 아이러니하게도 1980년 12월

8일 의문의 총기 피살로 세상을 떠났고, 그의 죽음은 세상을 충

격에 빠트리며 빠르게 사회를 변화시켰다. 12월 14일, 전 세계에선

존 레논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한 10분간의 묵념이 거행되었고, ‘연

예 관련 기사는 1면에 실릴 수 없다’던 국내 신문사들은 그 불문

율을 깨고 이례적으로 존 레논의 부고 소식을 신문 맨 앞장에 다

루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그의 삶과 사상이 당시 한국의

시대상과 정서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 피폭격의 주요 도시였던 영국의

항구도시 리버풀에서 노동자 계급으로 태어난 존 레논이 세계를

대표하는 로큰롤 그룹 비틀즈의 리더가 되어 전쟁을 반대하고 평

preview

글 이명호 한솔 BBK 전시기획팀장

사진 한솔 BBK

‘세계적인 영국 록 밴드, 비틀즈의 리더’

국내 한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된 ‘존 레논’의 한 줄 인물 설명이다.

하지만 해외 포털사이트에서 찾은 존 레논의 설명은 큰 차이를 보인다.

“대영제국 훈장을 받은 예술가, 시인, 작곡가, 가수, 사회운동가, 그리고 평화주의자”라는

인물 소개와 함께 그의 자료가 끝없이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아이작 뉴턴,

그리고 엘리자베스 1세와 함께 영국의 위대한 인물 10인에 선정된 존 레논의 삶을 통해

그가 왜 20세기를 대표하는 위인이 되었는지, 그의 다양한 예술적 형태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그를 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지를 알아볼 특별한 기회다.

26

<이매진 존 레논 展> 12.6(목) – 2019.3.10(일) 한가람미술관

PREVIEW

02

음악보다 아름다운

사람

화의 메시지를 외친 이야기는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가 다섯

살 때 경제적인 이유로 부모가 이혼을 하고 어머니의 양육권 포기

로 이모와 살아야 했던 불우한 유년기, 그리고 이를 이겨내기 위

해 학교 교육보다는 사색을 통해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미술대

학에 진학했던 그의 성장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특히, 존

의 어머니 줄리아가 그를 만나러 가던 중 경찰차에 치여 세상을

떠나자 더욱 로큰롤에 몰두하게 되면서 비틀즈 활동을 시작한 이

야기와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워준 오노 요코와의 위대한 사랑 이

면의 이야기는 이번 전시를 통해 보다 상세하게 만날 수 있다.

이번 <이매진 존 레논 展>은 아티스트 존 레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의 부인이자 전위 예술가인 오노 요코와의 만남을 통해

예술적으로 성장한 그의 판화작품 60여 점이 국내에는 처음으로

공개되며, 이와 함께 그가 벌여온 행위예술을 몸소 체험할 수 있

다. 1969년, 존은 세계가 주목했던 자신의 결혼식을 평화의 퍼포

먼스 ‘Bed-in for Peace’로 승화시켜 이를 판화작품으로 남겼다.

이 작품은 그 예술성을 인정받아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영구 소

장품이 되었고, 전 세계의 미술관에서 순회전시 중이다. 국내에 처

음 선보이는 존 레논의 작품 중 아들 션 레논을 위해 그린 판화는

자신이 받지 못했던 따스한 아버지의 사랑을 보여주며 진한 감동

을 전한다.

뿐만 아니라 이번 전시에서는 가장 대중적인 예술의 형태로 남

겨진 그의 음악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1982년 그의 죽음 이후 유가족에게 수여된 그래미어워드Grammy

Award 올해의 앨범상을 포함한 유품을 직접 확인하고 그 여운까지

즐길 수 있다. 존 레논의 메시지가 응집된 ‘이매진’을 완벽한 조건

에서 들을 수 있는 청음실과 당시 그가 실제로 사용했던 피아노

를 공개한 전시장에 머무르다 보면, 존 레논을 그저 대중음악가

로만 알고 있던 관람객도 ‘사랑과 평화’라는 그의 메시지를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2018년 12월, 관람객의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을 채워

주는 가장 따뜻한 전시가 될 것이다. 마치 1967년 6월 25일 위성

을 통해 전 세계 25개국에 방송되어 4억 명 이상에게 불러주었던

노래 ‘당신에게 필요한 건 결국 사랑이에요Love is All you need’처럼.

John Lennon, NYC, 1974

John Lennon and Yoko Ono at HitFactory, NYC,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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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6: PUBLISHER’S LETTERfiles.sac.or.kr/ebook/catImage/137/201812.pdf산타마을 로!>가 그것이다. 전석 무료로 선착순 관람신청을 받는 이 공연은 초등학생들로

서울국제음악제는 2009년 ‘음악을 통한 화합’이라는 주제로 시작

해 지난 10년간 다양한 음악가와 레퍼토리를 소개해왔다. 매해

한국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수교국을 선정해 특색 있는 음악 프로

그램과 연주자를 선보였는데, 그렇게 관객과 친밀감을 쌓은 연주

자들을 이번 10주년 행사에서 다시 만날 수 있어 더욱 반가웠다.

서울국제음악제는 불균형과 기형적 모습을 키워가고 있는 국내

클래식 시장에 도전장을 내 화제가 된 바 있다. 수준 높은 클래

식 음악을 큰 부담 없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로컬프라이스티

켓 프로젝트’를 비롯해 함께 만들어가는 ‘노-쇼 캠페인’ 등 다각

도의 노력을 기울였는데, 예년에 비해 객석 점유율, 청중의 공연

감상 태도나 몰입도가 상당히 높아졌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관

객들은 직접 프로그램북을 면밀히 살펴가며 악장을 체크하는가

하면, 연주자가 어떠한 앙코르곡을 연주할지 점쳐보며 행복해하

기도 했다. 연주자의 호흡까지 따라 숨 쉬며 다음 연주를 기대하

는 관객들의 모습 속에서, 그동안 서울국제음악제가 만들어온 작

은 노력들이 객석에 조금씩 스며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주최

측은 앞으로 매년 1만 명의 새로운 관객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플랜을 제시했다. 그렇게만 된다면 공연계 전체에 자연스럽

게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을까.

서울국제음악제를 이끌고 있는 류재준 예술감독은 매 공연 객석

에 연주자들을 대동했다. 공연을 앞둔, 혹은 공연을 끝낸 연주자

들은 무대를 체크하기도 하고, 동료의 연주를 유심히 지켜보며 격

려와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무대를 대하는 연주자들의 프라이드였

다. 랄프 고토니와 성악진들이 꾸민 음악극 <사라져버린 남자의

일기>는 연극과도 같은 무대장치로 계속 새로운 흥미를 유발시켰

고,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 함께한 상하이콰르텟의 슈만은 거침

없이 매혹적인 장면으로 남는다. 또한 클라리네티스트 미셸 레티

엑을 주축으로 프라드파블로카잘스페스티벌의 거슈윈 연주는 객

석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고 가기에 충분했다. 아마도 이번 페스

티벌에서 가장 큰 기립박수를 받은 무대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가

하면 바이올리니스트 일리야 그린골츠와 피아니스트 피터 라울

이 만든 스트라빈스키 무대는 한없이 기괴하고 뜨거웠으며, 바이

올리니스트 백주영이 이끈 앙상블오푸스의 멘델스존 8중주는 어

디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명연이었다.

서울국제음악제는 차기 연도 라인업과 프로그램을 일찍이 공개했

다. ‘인간과 환경’을 주제로 하는 2019년 서울국제음악제는 공연

의 내용과 횟수, 출연진과 레퍼토리 모두 더욱 풍성해졌다. 범용

적 언어인 음악을 통한 화합과 교류, 보다 많은 시민들이 부담 없

이 즐길 수 있는 클래식 음악문화 확대에 기여해온 서울국제음악

제. 음악이라는 세계적인 언어로 하나가 되는 시간, 언어를 넘어

선 감동을 체험하는 자리여서 더욱 값진 무대였다. 스스로 근력

과 에너지를 키워 이제는 건강한 리더로 우리 음악계에 모범이 되

는 서울국제음악제에 더 많은 관심이 모아져야 할 시기다.

<2018 서울국제음악제> 11 .2(금) – 11 .11(일) iBK챔버홀, 리사이틀홀 등

10주년, 10개의 발자국

글 김은중 음악기자

사진 서울국제음악제

28 29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DECEMBER

10주년을 맞이한 서울국제음악제가

11월 2일(금)부터 11일(일)까지 예술의전당을

비롯한 서울 시내 주요 공연장에서 열렸다.

‘10주년, 10개의 발자국’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지난봄 피아니스트 마르틴 슈타트펠트의

프리뷰 콘서트를 시작으로 피아노 듀오가

채운 전야제 행사, 다양한 실내악으로

구성된 8회의 공연, 그리고 개폐막 공연에

각각 재팬필하모닉오케스트라, 신포니아

바르소비아의 연주로 빈틈없이 채워졌다.

REVIEW

01

review

11월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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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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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0일(토) 앙상블오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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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018 DECEMBER

review

연주에는 만족, 연출은 과유불급 앞으로 더 기대되는 가족오페라 가족오페라 <헨젤과 그레텔> 10.9(화) – 13(토) 오페라극장

엥겔베르트 훔퍼딩크의 <헨젤과 그레텔>은 독일과 영미권 정도를 제외하면 그다지 인기가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가 정말 주목해야 할 수작 중 하나다. 바그너풍의 멋진 관현악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보다도 멋지게 구현해냈고, 동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답게 멜로디가 아름답다. 어린이도

좋아할 만한 쉬운 음악과 바그너를 좋아하는 매니아층을 현혹할 만한 작품성을 겸비한 최선의

오페라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글 유형종 음악 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사진 국립오페라단

REVIEW

02

그러나 그동안 국내 공연은 지지부진했다. 특히 방학 시즌의 가족

오페라로 공연될 경우에는 엘렉톤으로 반주하는 바람에 이 오페

라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오케스트라 효과의 진면목을 포기하는

일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따라서 이번 국립오페라단의 <헨젤과 그

레텔>은 제대로 된 오케스트라 연주로 만날 수 있었다는 것만으

로도 의미가 큰 공연이었다. 또한 방학 시즌이 아니었음에도 어린

이 관객이 제법 많았던 것을 생각하면, 앞으로 방학이나 가정의

달 오페라로서도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대중음

악과 차별화되는 클래식 음악에서는 오케스트라의 음향도 중요한

요소임을 감안하면, 이 오페라 덕분에 클래식 애호가로 성장할 아

이들도 있을 것 같다.

리투아니아 메조소프라노 유스티나 그린기테(헨젤 역)와 캐슬린

김(그레텔 역)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특히 작은 체격의 캐슬린 킴

은 그레텔의 이미지와 닮았을 뿐 아니라 움직임과 표정, 가창 스타

일 하나하나까지 그레텔의 화신이나 다름없었다. 이번이 첫 그레

텔이라고 하던데, 그 활동 무대가 미국과 유럽 쪽임을 감안하면 앞

으로 세계무대에서 최고의 그레텔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영국

지휘자 피네건 다우니 디어는 약관弱冠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가수

들을 훌륭하게 서포트했다. 연습 과정에서도 출연진과 끝없이 대

화하며 극의 진행과 가사에 어울리는 노래를 요구했다고 들었는

데 그 결실을 충분히 본 것 같다. 다만 훔퍼딩크 관현악의 풍성한

느낌은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가수들의

노래가 잘 들리도록 오케스트라의 음향을 통제한 탓으로 보인다.

아무튼 음악적으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국립오페라단이 계속 무대에 올릴 만한 프로덕션으

로서는 연출 면에서 아쉬운 점들이 있었다. 오랜 협력관계인 연출자

크리스티안 파데와 디자이너 알렉산더 린틀이 상대의 의견을 충분

히 수용하며 제작했다고 하는데, 서곡이 연주되는 동안 크리스마스

파티를 마친 부잣집 아이들의 꿈에 가난한 헨젤과 그레텔이 나타난

다는 설정은 크리스마스 발레 <호두까기인형>과 연결되어 효과적이

었다고 본다. 숲 장면에서는 그와 반대로 헨젤과 그레텔의 꿈에 서

곡 속 연기자들의 행복한 가정이 그려진 것도 감동적이었다. 그러나

헨젤과 그레텔의 아빠를 폭력적인 가장으로 설정한 것은 불편했다.

훔퍼딩크가 부여한 음악은 가난하지만 열심히 일하고 가족을 생각

30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하는 ‘선량한’ 아빠인데, 이와도 어긋난다. 아버지 역 양준모의 멋

진 목소리가 비뚤어진 캐릭터 때문에 조금 위축된 듯 들리기도 했

다. 차라리 숲속 마녀의 존재조차 모르는 엄마의 무심한 면을 부각

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아니면 가족오페라의 의미를 살려 아이

들을 조건 없이 사랑하는 부모상을 그렸으면 어땠을까. 그림 형제의

동화를 아이들의 성장 과정으로 해석한 브루노 베텔하임의 관점을

따온 연출이라지만, 굳이 ‘어른을 위한 동화’로 만들 생각이 아니라

면 일단 아이들의 시각으로 보여주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토끼 가면을 쓴 어린 천사들이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나타나는 것

은 어린이 관객의 눈길을 끌기 위한 아이디어였겠지만 움직임이

불안해서 보기에도 조마조마했다. 마녀를 물리친 다음에 다시 롤

러스케이트가 등장했을 때는 왜 또 저러나 싶을 정도였다. 한편 연

출 노트에는 마녀의 집을 마카롱 모양으로 했다고 쓰여 있었는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던 것도 의아했다. 마녀를 알토 대신 테

너로 설정한 것은 희극적인 면을 강조하고자 자주 이용되는 방식

이지만 오히려 지나친 코미디 연기가 극의 완성도를 떨어뜨리지 않

았나 싶다. 게다가 화덕에서 마녀가 힘겹게 살아 나오는 반전까지

는 이해하겠지만 다시금 아이들에 의해 매몰된 상황에서 마녀의

손이 튀어나오는 마지막 장면은 그야말로 과유불급이었다. 재미

있는 아이디어들은 있었지만 그걸 잘 꿰어 균형을 맞춘 연출은 못

되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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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DECEMBER32 33

‘현대의 고전’ 실감시킨 탁월한 무대<네덜란드댄스시어터1> 내한공연 10.19(금) - 21(일) 오페라극장

공연예술계도 마찬가지다. 전위, 실험, 융복합, 레지던시, 공동제

작 등 몇 가지 키워드 가운데 한두 가지에라도 해당하지 않으면

단박에 퇴물 취급을 받는다. ‘좀 올드하네요’라는 진단과 함께. 이

런 경향을 주도하는 일부 전문가들이 있는데, 이들과 얘기해보면

고전적 교양을 갖춘 사람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나 무용

분야는 더욱더 그렇다. ‘신상’에 집착하다 보니 정통, 고전, 사실주

의 등등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외면하기 십상이다. 발성법조차 제

대로 숙지되지 않은 연기자를 놓고도 다른 게 그럴듯해 보이면 최

고의 배우인 양 치켜세운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이 공연예술계의

여론 주도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이며, 그들이 전부는 아니라

해도 적어도 일부로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무용, 연극,

음악 등 장르에 따라 상황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우

리 공연예술계에서는 언제부턴가 위에서 말한 몇 가지 키워드 없

이는 아예 작품성이나 예술성 자체가 거론되지 못하는 지경에 이

르렀다. 확실히 뭔가 잘못돼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예술의전당 기획으로 지난 10월 19일(금)

부터 21일(일)까지 열렸던 네덜란드댄스시어터1의 공연은 ‘신상품

콤플렉스’에 젖어 있는 한국 공연예술계 일부 전문가들에게 통렬

한 일타가 되었음 직하다. 전위도 실험도 아닌데 완벽한 무대, 완

벽한 감동을 안겨주었으니 말이다. 좀 진부한 표현을 동원하자

면, 고전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의 결합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

는지, 얼마나 품격 높을 수 있는지를 새삼 일깨워준 소중한 무대

였다.

「역경易經」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는 첫 작품 <Safe as

House>(솔 레옹, 폴 라이트풋 공동안무)는 특별히 현대적인 동작

들도 아니고 안무패턴 자체도 요즘의 안목으로 보기에 그다지 새

로울 것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하나의 작품, 한 편의 공연으로서

는 완벽의 경지를 보여주었다. 그 힘은 연출의 능력과 무용수들

의 기량에서 나온다. 무용수들은 혼신의 집중력과 고도의 절제

미로 자칫 범상에 빠질 수도 있는 작품을 명작의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무용수들의 영혼의 춤에 더해 움직이는 벽, 시곗바늘, 갖

가지 이미지의 명멸과 교차 등 절묘한 연출의 힘이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인간의 신체 조건에 대한 의존과 한계에서 벗어나려는

영혼’을 그리려 했다는 안무자들의 말이 실감 나는 무대였다.

review

얼리어답터 취향 때문인지, 빨리빨리 습성 때문인지,

우리 한국인들은 지나치게 새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가령 스마트폰만도 해도 유럽 사람들은 구닥다리 모델을 쓰건,

최신 제품으로 바꾸었건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 듯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아니 아직도 그 모델을 쓰고 있어?”라는

핀잔을 종종 듣는다. 어느 게 좋은 건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아무리 새것이 좋아도

너무 집착하면 병이 된다.

글 이종호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예술감독

REVIEW

03

<Stop-M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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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DECEMBER34 35

이에 비해 올 9월에 초연됐다는 두 번째 작품, 마르코 괴케의

<Walk the Demon>은 훨씬 현대적이었다. 괴기스러운 이미지, 무

용수들이 내는 갖가지 소리(때로는 절규, 때로는 중얼거림), 바람

소리, 노랫소리, 격렬한 움직임들이 어울리면서 소리와 춤이 상호

작용을 펼치는 과정이 내면의 드라마처럼 전개되었다. 개인적으로

는 2년 전에 본 괴케의 안무작 <니진스키>가 기대보다 진부하고

얌전해서 다소 실망했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그의 또 다른 얼

굴, 파격적이고 과감한 안무에서 상당히 깊은 인상을 받았다.

마지막 무대인 <Stop-Motion>(솔 레옹, 폴 라이트풋 공동안무)

은 서정적인 음악과 절제된 동작들, 영상들이 어우러져 다소 비

극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흑인 무용수가 연출하는 흰 가루

의 비상, 다소 클래식한 아름다운 동작들, 그리고 마지막에 의표

를 찌르듯 백스테이지를 드러내는 공간 처리가 빈틈없는 연출을

완결했다.

세 작품 가운데 두 작품이 NDT의 상임안무자 격인 솔 레옹과 폴

라이트풋의 작품이다. 1990년대 말,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었던

이 둘의 작품을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새롭다. ‘뭐,

킬리안이 발탁한 신인들 가운데 하나겠지’ 했던 그들은 젊은 나이

에 이미 상상 이상의 창작력을 과시하고 있었으며 이후 정식으로

NDT를 물려받아 오늘날까지 진두지휘하고 있다.

NDT를 생각할 때마다 천재적인 창업 1세대의 능력에 힘입어 성

장한 단체들이 그의 은퇴 혹은 타계 이후 어떤 길을 걷는지를 호

기심 있게 들여다보곤 한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대부분 내리막길

을 걷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워낙 뛰어난 창시자의 실력과

개성 덕분에 성장한 단체이니만큼 그와 동일한 수준의 실력을 지

닌 후배나 제자가 나오기도 어렵거니와, 특히 사람들은 그 천재

의 개성과 색깔을 그리워하기 때문에 2인자가 아무리 노력해봤자

옛날의 영광을 재현하기는 매우 어려워진다. 모리스 베자르, 피

나 바우쉬, 앨빈 에일리 등 서양무용사를 화려하게 빛낸 유명 단

체들이 대부분 사양길을 걷고 있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인

셈이다. 게다가 유명 인사인 창시자가 세상을 떠나면 그 단체에

대한 재정 후원도 현저히 줄어든다.

가령 쿨베리발레단은 비르기트 쿨베리 사후 마츠 에크의 시대를

지나 얼마 전부터는 실력 있는 외부 신진·중견 안무자들을 초빙,

양질의 레퍼토리를 구축하고 있지만, 베자르발레단의 경우는 그

의 사후 별다른 변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피나

바우쉬부퍼탈무용단은 유능한 외부 안무가를 영입해 레퍼토리를

다양화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피나의 작품만 올려야 한다는 주

장이 대립하면서 내부적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대만의 국보급 무용단 클라우드게이트도 창시자인 린 화이

민이 머지않아 차기 예술감독으로 제자인 쳉쫑룽을 공식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후에도 상당 기간 자신이 계속 섭정을 할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이런 경우들에 비하면 NDT는 미리미리

후계자를 잘 고른 덕분에 계속 승승장구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킬리안은 창업주는 아니지만 2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줄기차게 고품격 프로그램을 생산함으로써 사실상 창

업주의 지위를 누렸던 점을 생각한다면 후계자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실감시켜주는 실례가 바로 NDT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매표율도 매우 높

았던 것으로 안다. 왜 이렇게 성과가 좋았을까.

그야 물론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단체이고 작품들 또한 드높은

예술성으로 기대를 충족시켜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

으로는 너무 오랫동안 이런 규모와 등급의 무용단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덕분(?)이기도 하다. 다소 점잖지 못하게 표현하자면 그만

큼 ‘굶주렸다’는 얘기다. NDT급의 대형·유명·고품격 무용단을 구

경한 지가 너무 오래되었다는 얘기다. 16년 만에 NDT가 온다니

까 귀가 번쩍, 이게 얼마 만인가 하며 부지런히 달려와 줄을 섰다

는 얘기다.

이것은 대체 누구의 책임인가? 아니 이게 무슨 ‘책임’의 문제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바로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같은 대형 공연예술기관들의 책임이다. 이런 공공 예술

기관들은 높은 수준과 규모를 갖춘 공연물의 제작은 물론, 각 장

르별로 세계무대를 선도하는 양질의 공연단을 정기적으로 초청해

시민들에게 보여줄 의무가 있는 것이다. 민간기획사나 소규모 공

공기관들이 하기 어려운 일들을 대형 공공기관이 해주어야 하는

건 상식이며 도리이다. 예술의전당쯤 되는 곳이라면 NDT급의 무

용단을 적어도 1년에 서너 차례는 데려와야 맞다. 클래식 음악 등

다른 장르에 비해 터무니없이 홀대받는 게 무용이다. 그들에게 물

어보면 십중팔구 “무용은 표가 팔리지 않아서…”라고 대답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대형 기관들이 이 일을 맡아주어야 하는

것이다.

오랜만에 NDT 같은 단체의 공연을 보고 나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

이 든다. 좋은 작품을 본 건 좋았지만 한편으론 마음이 답답해진

다. 특히나 ‘우리의 현대발레 내지 창작 발레는 언제쯤 되어야…’ 하

는 생각은 쉽게 떨쳐지지 않는다. 우리 발레 무용수들의 기량은 가

히 세계적인데 발레 창작의 발전 속도는 왜 이리 더딘 걸까….

<Walk the Demon>

<Safe as Hou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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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DECEMBER 37

<인형의 집>과 부투소프의 재건축술

연극 <인형의 집> 11 .6(수) - 25(일) CJ 토월극장

그런데 입센이 <인형의 집>을 웰메이드 방식으로 쓴 것은 그것이

당대 관객들에게 친숙한 그릇이었기 때문이지 대체 불가능한 유

일한 형식이라고 믿었기 때문은 아니었다. 이 작품을 원작에 충

실한 공연으로 보고 싶은 마음은 ‘입센이 아직 살아 있다면 과

연 이 방식을 고수했을까’라는 질문과 견주어 볼 필요가 있다.

적어도 입센이 진부하다고 여겨지는 방식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

은 분명하다. 물론 유리 부투소프의 방식이 현 시점에서 <인형의

집>을 무대화하는 최선의 방식이라고 단언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 극이 던지는 질문이 유효하기 위해선 그것을 담는 그릇이 식

상해서는 안 된다는 그의 진단만큼은 기꺼이 동의할 수 있다.

부투소프의 <인형의 집>에는 이 작품에 으레 부여되는 ‘사실주

의극’이라는 딱지를 과감히 뜯어내려는 시도가 즐비하다. 아주

전통적인 방식으로 막이 오르지만 공연은 책상 앞에 앉은 노라

(정운선)가 관객을 바라보며 자신을 변호하는 독백으로 시작한

다. 제4의 벽을 무효화하는 이 작업은 이후 헬메르 토르발(이기

돈), 크리스티네 린데(우정원)의 독백으로 이어진다. 소위 ‘응접실

연극’의 표준이라고 할 만한 1막의 길고 자세한 무대 지시문 역

시 전적으로 무시된다. 무대 디자이너 알렉산드르 쉬시킨은 무

대 3면을 검은 가벽 상태로 노출시켜 입센의 세세한 가구 배치

를 노골적으로 부인한다. 대신 규모나 활용도에 있어서 거대한

천장 장식이 관객을 압도한다. 이 천장으로 인해 무대는 텍스트

가 지시한 예의 방이 아니라, 거대한 무도회장이 된다.

응접실을 배경으로 하는 입센의 텍스트에서는 춤이 그저 연습

을 위해 수행되고 무대 밖에서 일어나는 사건으로 처리된 반면,

이 특별한 천장 아래에서는 배우들의 춤과 몸짓이 공연 전반에

걸쳐 중요하게 사용되며 그 또한 사실주의의 관습을 비틀고 뒤

집는다. 3막에서 린데 부인과 크로그스타드(김도완)의 대화가 대

표적인데, 두 인물의 숨겨진 비밀과 갈등이 해결되는 이 결정적

장면에서 인물이 주고받는 격행대화stichomythia, 고대 그리스 극에서 두 사람이

한 행씩 시를 교환하며 대화하는 형식는 랑크 박사를 연기한 배우(홍승균)가 해

설자 역할을 하면서 낭독하고, 당사자 배우들은 그 대화가 낭독

될 때 춤으로 먼저 합을 겨룬 다음 비로소 대화를 이어받는다.

원작에서도 사실주의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춤이

노라의 다급한 심정을 대변하는 장치로 적절히 사용되지만, 이

번 프로덕션은 춤의 비중을 극 전반으로 늘였고, 많은 부분에서

춤과 몸짓을 통한 신체적 표현이 심리적 사실주의를 대체했다.

단, 노라의 타란텔라 춤을 기다렸던 관객들은 노라 대신 린데의

춤에 만족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사실주의 관행에서 벗어난 수행성performativity이 두드

러진 공연이었지만, 그 목적은 텍스트와의 완전한 결별보다는 몰

입을 차단하기 위한 거리 확보에 있었다. 이 점은 몇몇 비언어적

너무나 유명한 희곡이기에 진부한 공연이어선 안 된다는 강박이 느껴지는 무대였다.

한편 이 정도 고전이라면 다소 박물관에 온 기분이 들더라도 ‘원래대로’ 공연해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 관객 중 <인형의 집>을 처음 보는 관객이 많았을까,

식상할 정도로 여러 번 본 관객이 많았을까. 만약 전자가 다수라면 변주를 듣기 전에

원곡을 듣고 싶은 사람이 더 많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글 임승태 연극평론가

REVIEW

04

review

Page 21: PUBLISHER’S LETTERfiles.sac.or.kr/ebook/catImage/137/201812.pdf산타마을 로!>가 그것이다. 전석 무료로 선착순 관람신청을 받는 이 공연은 초등학생들로

38 39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DECEMBER

요소들이 텍스트의 주제 의식을 반향할 때 잘 드러났다. 1막, 노

라는 린데를 만나 대화하는 장면에서 바퀴 달린 수레에 앉아 있

고, 랑크는 해설자로서 수레를 무대 사방으로 밀고 다닌다. 보통

소파에 앉아서 정적으로 진행될 장면을 수레 위 배우들의 멀미

가 걱정될 만큼 역동적으로 전환함으로써 응접실 연극 관행이

패러디된다. 그런데 이 바퀴 달린 수레ekkyklema라는 것이 고대 그

리스비극에서 무대 밖에서 죽은 인물들을 무대 안으로 들여올

때 사용했던 장치였다는 점이 떠오르는 순간, 이 섬뜩한 장치는

노라에게 어떤 힘이 작용하고 있는지 인지하게 만들고 이후 그

힘이 어떻게 귀결될지를 예상하게 만든다.

조화롭지도 어긋나지도 않게

텍스트와 상호작용하는 무대

공연 초반 토르발이 무대 위에서 옷을 입는 장면 또한 비슷한 맥

락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공연 초반 토르발 역의 배우는

속옷 차림으로 나와 그 자리에서 의상을 하나씩 입기 시작한다.

그에 앞서 모든 배우가 춤을 추면서 무대를 뛰어다니던 장면을 일

종의 워밍업이라고 본다면 배우가 의상을 하나씩 입는 모습을 본

격적으로 인물이 되어가는 과정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해석이 특별히 새롭거나 흥미롭지는 않다. 배우가 옷을 다

갖춰 입는 꽤 긴 시간 동안 객석에선 기침 소리가 들려오고 또 누

군가는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열어보기도 한다. 배우

의 훈련된 몸을 훔쳐보는 것을 즐기는 관객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은 “왜 옷을 입고 있는 거야?”라는 물음을 가지게 된다. 2막에서

는 노라에 대해 비슷한 질문이 생긴다. 2막은 노라가 다음 날 있

을 가장무도회에서 입을 옷을 준비하는 상황이긴 하지만 실제로

옷을 갈아입는다는 지문이 마련되어 있지는 않다. 그런데 공연 2

막에서 노라 역의 배우는 두 번 옷을 갈아입는다. 마지막 흰색 드

레스는 무도회 의상이라고 생각하더라도 먼저 갈아입은 검은색

드레스는 도대체 어떤 이유에서 환복한 것인지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다. 구태여 해석을 하자면 크로그스타드를 해고하겠다는 남

편 토르발로 인해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노라의 심리 상태

에 대한, 혹은 이어지는 랑크 박사와의 대화에서 암시되는 그의

죽음에 대한 은유일 수 있겠으나, 이 역시 충분히 납득할 만한 설

명은 되지 못하기에 이 장면에서도 관객의 마음속에는 물음표가

떠오르게 된다.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야 이렇게 궁금증을 누적

시킨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부부 관계의 실상을 깨달은 노라는 무

도회 의상을 벗고 처음 독백 장면의 의상을 입은 채 토르발 앞에

나타난다. 그리고 그녀의 모습을 본 토르발의 반응이 바로 “왜 옷

을 갈아입었느냐”라는 질문으로 나타난다. 앞서 최소 두 번 비슷

한 질문을 품었던 관객들이 토르발의 입을 통해 같은 질문을 듣

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너무나도 명백하게 환복의 이유를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질문을 하는 토르발이 더 한심하게 혹은 처

량하게 느껴진다. 무대 위 각 요소들은 이처럼 완전히 조화롭지

도 완전히 어긋나지도 않는 선에서 텍스트와 상호작용했다.

사실주의 관행으로부터 벗어난 가장 큰 소득은 노라가 집을 떠나

기로 결심하게 만든 부부간의 대화를 두 배우가 서로 역할을 바

꾸어 연기할 수 있는 여지를 허락했다는 점이다. 토르발은 크로

그스타드의 편지를 통해 노라가 저지른 일을 알게 되고 자신의

명예가 실추되었다는 이유로 그녀에게 폭언을 퍼붓는다. 그런데

그 순간 무대에 랑크 박사가 다시금 해설자로 개입하고 ‘그’와 ‘그

녀’의 구분이 누구도 스스로 원한 것이 아니었으니 서로 입장을

바꿔보면 어떻겠냐며 이 장면에서 여자 배우가 토르발을, 남자

배우가 노라를 연기하도록 한다. 이에 노라 역의 배우는 남성 정

장을 입고 등장해 거친 몸짓과 말투로 토르발을 연기하고, 토르

발 역의 배우는 몸을 움츠리고 목소리를 가늘게 하며 노라를 연

기한다. 이러한 역할 교환은 크로그스타드의 두 번째 편지를 읽

을 때까지 이어지고, 그 장면에서 두 배우가 본래 역할로 돌아와

같은 장면을 한 번 더 반복한다. 두 가지 가능성을 병렬함으로써

연출은 전자가 아니라 후자가 일반화되어 있는 현실을 낯설게 보

게 한다. 젠더 불평등 문제를 역할과 배우의 젠더 차이로 드러내

는 젠더 프리 캐스팅gender free casting이 최근 공연계에서 빈번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러한 문제의식의 선구적 텍스트에 젠더

프리가 부분적으로 적용된 것은 필연적인 일이라 하겠다.

한국 남자의 아내로,

아니 한국에서 여자로 살 만하신가요?

이번 공연에서 노라와 랑크 박사가 반말을 주고받는 것이 <인형의

집>의 텍스트를 먼저 접했던 관객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졌을

것이다. 사실 원문에는 노라와 랑크 박사가 서로 격식을 차리고

경어체로 대화하기 때문에 그러한 선택이 텍스트에 부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유의미한 이유는 그로 인해 자연스

럽게 여겨온 노라-토르발의 우리말 대화체를 낯설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한국어 번역에서 오랫동안 노라는 토르발에게 존댓말

을, 토르발은 노라에게 반말을 사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하

지만 원문에는 부부간의 대화에 있어서 어떤 차이도 발견할 수

없으며, 둘은 친근한 사이에서 사용하는 비격식체를 사용한다.

한국어 번역에서 남편은 아내에게 반말을, 아내는 남편에게 존댓

말을 사용하는 것은 그러한 대화체가 자연스럽다는 한국적 통념

이 반영된 결과일 뿐이다. 이성 친구와는 반말로 대화하면서 남

편에게는 여전히 존댓말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은 분명 어색하지

만, 그 어색함이 부부간의 불평등 상황을 보다 효과적으로 드러

내는 데 기여한다.

부투소프는 이번 공연을 통해 <인형의 집> 하면 떠오르는 상투형

을 피하는 데 성공했다. 적어도 이 연극은 ‘뻔한’ <인형의 집>은 아

니었다. 그런데 ‘무엇이 아니었다’는 것은 분명한 반면, 그래서 ‘무엇

이었노라’고 말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금 이 시점에 노라가 다시

금 집을 나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니 지금 이 시점에 <인

형의 집>이 무대에 다시 세워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부투소

프가 던지는 메시지가 특별히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은 연극에서 메

시지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연출가 역시 입센의 문제의식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있기

때문일까?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을 남기는 공연이었다. 여기엔

한국의 노라들이 대답해야 할 다음 질문도 포함된다. 한국 남자의

아내로, 아니 그 이전에 한국에서 여자로 살 만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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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0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어둠상자 속에 갇힌 아우라의 해방을 위하여연극 <어둠상자> 11 .7(수) – 12.2(일) 자유소극장

REVIEW

05

연극 <어둠상자>는 고종 황제가 김규진이라는 황실 사진사로 하여금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게 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풍전등화 같은 나라의 위기 앞에서 미국

대통령의 딸에게 자신의 사진을 선물하여 그로 하여금 조선을 보호해야 한다는 조약을

떠올리게 하려 했던 것이다. 이토 히로부미의 입을 통해 듣게 되는 앨리스의 사진 속

황제에 대한 굴욕적 품평을 빌지 않더라도 이 순간 이미 고종 황제의

아우라는 어둠상자에 저당 잡히게 된다.

글 이상란 연극평론가

무대 전체를 압도하고 있는 거대한 카메라는 무엇을 상징하는가.

벤야민이 기술복제시대의 대표적인 매체로 여겼던 카메라를 왜

이강백과 이수인은 오늘날 무대로 호명하고 있는가. 원본 자체인

고종과 대한제국은 이미 사라지고 없는데, 왜 김규진 일가의 4대

는 자신들의 삶을 내던지고 그 하나의 사진에 매달리는가.

이 물음에 대해서는 목발을 신고 거대한 모습으로 등장한 앨리스

가 상대적으로 위축되어 보이는 고종 황제와 그 신하들로부터 환

영을 받고 어진을 선물받는 철저한 위계적 장면에서 실마리를 찾

을 수 있다. 모든 기술문명이 그러하듯, 카메라는 단순히 근대를

이끄는 새로운 매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당대 제국주의자들의

정치적 수단으로도 활용되었다. 연극 <어둠상자>에서는 카메라가

모든 영역을 압도하는 근대의 기술문명을 상징하는 매체로 등장

한다. 근대적 살상무기부터 산업기술에 이르는 거대한 기술문명

의 혁신에 의해 형성된 제1세계는 자신들의 이권이 닿는 곳이라

면 세계 어디서나 식민지 쟁탈전을 벌였다. 그 각축장 중의 하나

인 조선에서 황제는 사진을 찍어 지난날의 약속을 환기시키는 일

이상을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고, 그 자체가 바로 조선 전체를 ‘어

둠상자’로 전락시킨 것이다. 오만한 제국주의적 시선을 대변하는

앨리스의 언급은 단순히 고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조선 전

체를 바라보는 치욕적인 규정이나 다름없었다.

따라서 연극에서 ‘사진을 찾아 없애라’는 고종 밀지의 실현은 김

규진의 4대로 축약되는 조선의 100년, 즉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그리고 독재 등을 거치는 한국근대사에서 어둠상자에 갇힌 우리

민족의 아우라를 탈환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

석연이 자신의 사진관뿐 아니라 조선 전체를 앞뒤 위아래 모두

다 막혀버린 ‘어둠상자’라 규정했듯, 굴욕의 이미지를 찾아 부수

지 못한다면 그 누구도 시대적 우울증과 무기력이라는 함정으로

부터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다.

이렇듯 이강백은 우리 역사의 상처의 근원을 모욕당한 황제의 사

진이라는 하나의 메타포로 포착하면서, 김규진가家 4대에 걸친 어

진 찾기와 파괴라는 치열한 나선형의 반복 구조를 형상화한다. 그

리고 그는 “문제가 풀리지 않거든 처음으로 돌아가라. 반드시 해

결 단서가 그 시작에 있다”고 김기태의 입을 빌려 발언한다. 이수

인 연출은 이 긴 역사적 과정의 반복되는 장면들을 매끄럽게 오

버랩시키면서 배우들의 잘 훈련된 앙상블과 악사들의 연주가 호

응하도록 구성하여 흥미로운 리듬을 이루어냈다. 단지 배우들의

부자연스러운 외국어 억양과 표현이 다국적성과 유머러스한 분위

기를 주려는 원래의 의도를 벗어나고 있어 아쉬웠다.

결국 2012년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에 소장된 고종 황제의 어

진을 공식 요청하여 덕수궁박물관에서 대한제국 황실 사진 전시

회가 열리던 날, 김기태는 그 치욕의 사진을 파괴해버린 뒤, 자신

의 가문 대대로 소중히 간직해온 또 하나의 판본을 남기고 전시

회장을 나온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순간적인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작가가 에필로그에서 밝히고 있듯 “이제 모욕

당한 사진은 없어졌고, 우리가 소중히 여긴 사진이 남았는가?”에

대한 의문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이수인 연출은 강윤아와 김

기태의 사랑의 결말도, 낙관적 에필로그도 제거함으로써 관객에

게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희곡과 공연 텍스트 모두를 보면서 남는 애석함은 우리 역사의

정체성을 탈환하기 위해 자신을 내던진 남성들만 부각하다 보니

여성들의 존재가 철저히 부차적이거나 아예 지워져버렸다는 점이

다. 갑자기 홀로된 김규진의 부인이 지난하게 딸들과 아들을 키워

낸 흔적도, 김석연이 칠흑 같은 절망을 뚫어낼 소리를 주었던 첼

리스트 윤혜영의 삶도 전혀 부각되지 않았다. 게다가 그 인정 많

고 성실한 김만우는 가문의 과업을 이을 아들을 낳기 위해 대리

모라는 비인간적 착취 구조를 이용하게 되면서도 그에 대해서는

어떤 죄책감도 없다. 남성 중심의 탈식민의 몸부림이 억압받는 성性

과 또 다른 유형무형의 착취에 대한 의식의 열림으로 이어질 수

는 없는가.

review

2018 DEC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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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ETALK

그림 속 오페라 11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 Vs 워터하우스 <트리스탄과 이졸데>

사랑, 희극도 비극도 아닌 달콤한 마법

SAC Rising Star - 황여정의 너의 이름은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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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THEME TALK

그림 속 오페라

11도니제티 <사랑의 묘약> Vs 워터하우스 <트리스탄과 이졸데>

필 자 소 개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영국 시티대학교 런

던에서 예술경영 및 비평 전공으로 석사를,

글라스고대학교에서 문화콘텐츠산업 전공으

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월간 「객석」과 「주간

동아」 문화팀 기자로 일했으며 현재 예술의

전당 인문아카데미와 서울사이버대학교에서

예술과 역사, 사회 사이의 관계에 대해 강의

하고 있다. 수원SK아트리움의 마티네콘서트

<미술관 옆 음악당>의 진행자이기도 하다.

「예술, 역사를 만들다」, 「런던 미술관 산책」,

「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 「클림트」

등의 책을 썼다.

2018 DECEMBER 45

글 전원경

사랑, 희극도 비극도 아닌 달콤한 마법

에드먼드 블레어 레이턴의 <트리스탄과 이졸데>(1902). 캔버스에 유채. 128 x 147 cm. 개인소장.

낭만주의 예술에는 종종 ‘죽음보다 더 강한 사랑’이나 ‘죽어서 비로

소 이루어진 사랑’이 등장한다. 사랑의 속성인 불같은 열정이 어떻

게 길고 지루한 결혼생활 내내 불타오를 수 있단 말인가? 그렇기

때문에 낭만주의자들은 두 연인의 결혼보다는 죽음이 더욱 찬란

한 사랑의 완성이라고 믿었다. 낭만주의가 인기를 얻던 1800년대

내내 ‘연인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저주받은 사랑’에 대한 찬사는 끝

도 없이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켈트족의 전설인 ‘트리스탄과 이졸데’

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대명사 같은 이름이다.

기사 트리스탄은 삼촌인 콘월Cornwall, 영국의 남서부 해안 지역 왕 미르케의

사신으로 그의 정혼자 아일랜드 공주 이졸데를 모시러 간다. 사실

남몰래 서로를 사랑하는 사이였던 두 사람은 아일랜드에서 출발

한 배가 콘월에 도착하기 직전, 같이 죽기로 결심하고 독약을 나

누어 마신다. 그러나 이들이 마신 독약은 사랑의 감정을 더욱 불

타오르게 해주는 마법의 약이었다. 두 사람은 더욱더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미르케 왕은 아내와 조카 사이의 석연찮은 감정을 눈치 채고 트리

스탄을 추방한다. 트리스탄은 브르타뉴 공작의 딸과 결혼하지만

두고 온 연인을 도저히 잊지 못한다. 모험 끝에 독이 든 칼에 찔린

트리스탄은 자신의 상처를 낫게 해줄 유일한 사람인 이졸데를 데

존 윌

리엄

워터

하우

스의

<트

리스

탄과

이졸

데>

(1917

). 캔버

스에

유채

. 81 x 10

9 cm

. 개인

소장

.

려오라며 배를 보낸다. 이졸데를 데려오는 데 성공하면 배에 흰 돛

을, 실패하면 검은 돛을 달고 오라고 명령한 트리스탄은 애타게 그

를 기다리지만, 수평선 너머로 검은 돛을 단 배가 나타났다는 소

식이 들려온다. 기진한 트리스탄은 결국 죽음에 이르는데, 그때서

야 이졸데가 뛰어 들어와 그를 안는다. 배는 흰 돛을 달고 왔으나

질투심에 불탄 트리스탄의 아내가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이졸데

마저 세상을 떠나고 나란히 묻힌 그들의 무덤에서 두 그루의 나무

가 자라났다. 두 나무는 서로 엉켜서 도저히 사람의 힘으로는 떼

어놓을 수 없었다고 한다.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전설이 낳은 예술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

품은 단연 리하르트 바그너가 작곡한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

데>다. 이 오페라를 작곡하던 당시 바그너는 친구 리스트의 딸

이자 자신의 제자 한스 폰 뷜로의 아내였던 코지마와 불륜 관계

에 빠져 있었다. 말하자면 작품 속 비련의 두 연인은 그 자신과 코

지마였던 셈이다.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비극적 결말과는 달리, 바

그너와 코지마는 24년이라는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1870년 결

혼에 성공한다.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초연된 1865년에 코지마는

바그너의 딸을 낳았는데 이 딸에게 바그너는 ‘이졸데’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바그너의 오페라만큼 유명한 작품은 아니지만 영국 화가 존 윌리

엄 워터하우스(1849~1917)의 <트리스탄과 이졸데>도 보는 이의 시

선을 대번에 사로잡는 아름다운 그림이다. 푸른 파도가 일렁거리

는 바다 위, 갑옷을 입은 트리스탄과 금박이 박힌 우아한 망토를

걸친 이졸데가 황금빛 잔을 꼭 맞잡고 있다. 트리스탄의 등 뒤로

는 점차 가까워지는 콘월 성의 모습이 보인다. 두 사람은 지금 독

약이라고 생각하는 사랑의 묘약을 마시기 직전이다. 트리스탄의

표정은 그늘져 있고 이졸데는 절박하고도 슬퍼 보이는 눈길로 그

런 연인을 바라본다. 그녀의 뒤에 놓여 있는 화려한 의자는 그녀

가 앉게 될, 그러나 원하지 않는 왕비의 자리를 상기시킨다. 두 사

람이 발을 딛고 있는 뱃전에는 널빤지로 표시된 금이 있다. 이 널

빤지 사이의 선은 두 사람 사이에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 있다는

의미처럼 보인다. 트리스탄은 한 발로 그 선을 밟고 서 있다. 이제

곧 그는 자신이 충성을 바치고 있는 미르케 왕을 배반하게 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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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윌리엄 워터하우스는 라파엘전파의 영향을 받은 유미주의 화

가다. 고대 그리스신화나 영국의 전설을 담은 그의 그림들에서는

고답적인 동시에 낭만적인, 독특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테니슨

의 시 ‘샬롯의 처녀’나 「햄릿」의 오필리어를 그린 그림들이 워터하

우스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워터하우스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태

어나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보냈는데 이때의 기억으로 전설이나

신화 같은 주제에 집착했던 것으로 보인다. <트리스탄과 이졸데>

는 화가가 사망하기 1년 전에 완성한 작품이다.

워터하우스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주목할 점은 두 사람이

맞잡은 잔에 담긴 약을 독약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졸데의 초록빛 망토 뒤로 탁자 위에 놓인 유리병이 보인다. 두 사

람은 이 병의 약을 따라 잔에 담았을 것이다. 투명한 유리병에 반

쯤 담긴 액체는 포도주빛을 띠고 있다. 어쩌면 이들이 마신 약은

독약도 미약도 아닌, 연인의 마음을 부드럽게 뒤흔드는 포도주가

아니었을까?

포도주일까? 사랑의 묘약일까?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전설은 가에타노 도니제티(1797~1848)의 명

랑한 희극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서도 등장한다. 이 오페라에서

는 정말로 포도주가 사랑의 묘약으로 둔갑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낸다. 얼뜨기 시골 청년 네모리노는 마을에서 최고 인기 있는

아가씨 아디나를 사랑하지만, 아디나는 네모리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네모리노는 아디나가 동네 처녀들에게 읽어주는 트

리스탄과 이졸데의 이야기를 듣고 정말로 사랑의 묘약이 있을 거

라고 생각한다. 때마침 나타난 떠돌이 약장수 둘카마라는 네모리

노에게 자신이 사랑의 묘약을 판다고 장황하게 설명하고 네모리

노는 얼른 사랑의 묘약을 사는데 사실 그 약은 싸구려 포도주였

다. 그러나 아디나는 네모리노의 순진한 열정에 조금씩 끌리게 되

고 마침내 거만한 장교 벨코레가 아닌 착한 청년 네모리노를 선택

한다. 이 모든 변화가 사랑의 묘약 덕분이라고 굳게 믿는 네모리

노의 환송을 받으며 약장수 둘카마라는 의기양양하게 마을을 떠

난다.

46 47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DECEMBER

<사랑의 묘약>은 이탈리아 오페라가 유럽 전역에서 큰 인기를 얻

을 즈음 탄생한 작품이다. <세비야의 이발사>를 작곡한 로시니가

1829년 30대 중반의 이른 나이로 은퇴를 선언한 후, 도니제티는

벨리니와 함께 이탈리아 오페라의 인기를 이끄는 양대 산맥으로

군림하고 있었다. 초기에는 <안나 볼레나> 같은 역사극을 주로 작

곡했지만 도니제티의 강점은 <사랑의 묘약>, <돈 파스콸레> 같은

명랑한 오페라 부파opera buffa, 희극 오페라에 있었다. <사랑의 묘약>을 불

과 6주 만에 완성했다는 에피소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도니제티

는 비극보다 희극에 더 적합한 작곡가였다. <사랑의 묘약>은 1832년

로마 초연부터 성공적인 반응을 얻었고 1838년부터 1848년 사이

전 유럽 오페라극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공연된 오페라로 기록되

어 있다. 도니제티는 <사랑의 묘약>의 성공에 힘입어 1835년에 심

혈을 기울인 비극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를 내놓았지만 이 작

품은 주역인 루치아 역할이 너무나도 어렵다는 이유로 초연 이

후 170여 년이나 제대로 공연되지 못하는 비운의 오페라가 되고

말았다.

단테이 게이브리얼 로세티의 <사랑의 묘약을 나눠 마시는 트리스탄과

이졸데>(1862~1863). 유리에 채색. 브래드포드미술관, 브래드포드.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샬롯의 처녀>(1888). 캔버스에 유채. 200 x 153 cm.

테이트브리튼갤러리, 런던.

1916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공연된 <사랑의 묘약>에 출연한

엔리코 카루소와 프리에다 헴펠.

<사랑의 묘약>은 현재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오페라

부파로 손꼽히는데 여기에는 네모리노의 아리아 ‘남몰래 흘리는

눈물’의 인기도 분명 한몫을 담당하고 있을 듯싶다. 바순과 하프

의 서글픈 멜로디로 시작되는 이 아리아는 흔히 사랑을 잃어버린

남자의 슬픈 심경을 담은 곡으로 여겨지지만 여기서 눈물을 흘리

는 이는 네모리노가 아닌 아디나다. 도도하기만 했던 아디나가 몰

래 흘리는 눈물을 보고 네모리노가 그녀의 마음을 얻었다는 사실

을 확신한다는 것이 이 아리아의 내용이다. 사실 이 아리아는 시

종 떠들썩하게 진행되는 이 작품의 분위기와는 조금 동떨어진 감

이 없지 않다. 그러나 2막 후반부, ‘남몰래 흘리는 눈물’의 전주가

흘러나오면 청중은 일순 숨을 죽인다. 네모리노를 맡은 테너가 이

애절한 아리아를 어떻게 소화해내는가가 <사랑의 묘약> 공연의 성

패를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카루소, 스테파노,

비욜링 같은 전설적인 명가수들을 비롯해서 롤란도 비야손, 로베

르토 알라냐, 요나스 카우프만 등 최근의 테너들도 한결같이 이

아리아에 애착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네모리노의

순진무구한 열정과 ‘남몰래 흘리는 눈물’의 애절한 아름다움을 최

고로 표현한 테너는 이제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황금의 목소리, 루

치아노 파바로티가 아닐까 싶다.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등장하는 사랑의 묘약 이야기는 역설적

으로 참 많은 사람들이 연인의 마음을 얻지 못해 애태웠다는 사

실을 말하는 듯싶다. 그런 마법의 묘약은 물론 존재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어떻게 피어나고 어떻게 사그라드는지 그 누구도 명쾌

하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 사랑 그 자체가 마법인 것 같기도 하다.

<사랑의 묘약>은 가벼운 내용을 담은 희극이지만 여기에는 일말의

교훈이 포함되어 있다. 선의와 진정함이 느껴질 때 연인의 마음은

움직이기 마련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진실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해서 누구나 사랑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진정함이

한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면, 그때의 효력은 그 어떤 수단보다 더

강력하다.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나눈, 그리고 네모리노가 사용한

마법의 약은 다름 아닌 ‘착한 마음씨’와 ‘진실’일지도 모르겠다.

Page 26: PUBLISHER’S LETTERfiles.sac.or.kr/ebook/catImage/137/201812.pdf산타마을 로!>가 그것이다. 전석 무료로 선착순 관람신청을 받는 이 공연은 초등학생들로

48 49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THEME TALK

음울하고 황량하고 섬뜩하다. 양유연 작가의 그림들에서 받은 첫인상은 그랬다.

맑고 순하고 조심스럽다. 양유연 작가에게서 받은 첫인상은 그랬다. 첫인상이란 지극히 주관적인

선입견에서 발생한 왜곡된 감상일 때가 많은 탓에 별로 신뢰하지 않는 편인데, 어쨌거나 작품과 작가가

딴판으로 여겨지는 괴리감이 보통의 경우보다 훨씬 강렬하였기에 작품에 대해서도 작가에 대해서도

더 깊이 알고 싶다는 욕구가 자극된 건 사실이었다. 이를테면 겉으로 보기에는 잘 알 수 없으나

작가와 작품 사이에 필연적으로 존재할 것이 분명한 연결점 혹은 인과 같은 것이 궁금했고,

그러자니 자연스럽게 그가 건너온 시간들을, 그 시간들 속에서 그가 구축해온

(그 자신만이 알고 있을) 그의 마음속 세계를, 그 색채와 질감을 세밀하게 느껴보고 싶어졌다.

물론 그것은 한두 시간의 대화로는 불가능한 일이었고, 따라서 그가 자신의 그림과 어떤 관계를

맺어왔고 맺어갈지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이 글은 끝내 ‘얼핏 그런 듯도 하다’는

수준의 막연한 인상기를 넘어설 수 없을 것임을 미리 밝혀두자.

살아 있는 한 살아내야 한다는 불편함에 다가가는 법

<진심>(2014). 장지에 아크릴릭. 43 x 53 cm.

그의 그림들은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각각 다른 방식으로 다른

지점을 건드리긴 했지만, 거의 모든 작품이 그랬다. 오래 보는 것이

힘들었고 다시 보는 것이 두려웠다. 관람자에게 주어진 권리를 남

용하여 제멋대로 해석해도 좋다면 그의 그림은 2012년을 기점으

로 성격이 바뀐 듯 보인다. 오로지 수용자의 입장에서 느끼는 불

편함의 질감이 달라서였다. 이전 그림들이 시각적으로 불편했다

면 이후 그림들은 정서적으로 불편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정서

적으로 불편한 쪽이 좀 더 불편했다. 시각적으로 불편함을 주는

형상이 등장하지 않음에도 어딘지 모르게 시선을 피하거나 아예

저만치 밀쳐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데, 바로 그 ‘어딘지 모르

게’가 끝내 마음을 그림에 붙잡아둔다. 불편함의 근원을 찾느라

불편함을 불편한 대로 겪어야 하므로 더욱 불편해지는 것이다.

그림과는 좀 달라 보인다는 말을 하자 그는 수줍게 웃었다. 그런

말을 종종 듣는다고 했다. 하지만 친한 이들은 그와 그림이 똑같

다고 말한다고 했다. “저는 상당히 비관적인 사람이에요. 매사에

신경과민한 면이 있고, 어렸을 때부터 우울감을 일상적으로 품고

살았어요. 그렇다고 의도적으로 그림을 어둡고 무섭게 그려야겠

다는 생각이 있지는 않아요. 학교 다니던 시절엔 그림을 일기

쓰듯 무의식적으로 그렸어요. 떠오르는 대로, 내뱉고 싶은 대로.

그런데 나중에 보니 감정 과잉이더라고요.” 그림은 혼자 할 때는

취미가 될 수 있지만 직업이 되면 불특정 타인에게 공개되어야

글 황여정 소설가

SACRising Star

황여정의 너의 이름은 05회화작가 양유연

2018 DECEMBER

한다. 그렇게 생각하자 그는 민낯 같은 자신의 그림들이 부끄러워

졌다. 자기검열의 시선이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싶은 걸 그리되 감정을 숨기는 것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그 간극을 조절하는 데 더 신경 썼어요. 이

걸 표현해야 할까 말까, 어떻게 하면 노골적으로 다 드러내지 않

을 수 있을까, 보는 이가 자기 이야기를 더 대입해서 해석할 수 있

© 주

효상

Page 27: PUBLISHER’S LETTERfiles.sac.or.kr/ebook/catImage/137/201812.pdf산타마을 로!>가 그것이다. 전석 무료로 선착순 관람신청을 받는 이 공연은 초등학생들로

50 51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DECEMBER

도록 하려면 어떻게 그려야 하나.” 대학원 졸업 후 한 사람의 사회

인으로 자신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도 그의 그림에 영향을

미쳤다. 사회적 관계망이나 현실에 대해 눈을 뜨면서 표현 방식에

관한 고민은 더욱 심화되었다. “한편으로는 사회적·정치적 문제

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처럼 보이는 걸 경계했어요. 저의 입장

을 교묘히 감추어서 표현하고 싶었는데,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감

추려는 게 무책임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날이 갈수

록 그림 그리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실제로도 그는 작품 완성에 걸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초반에는 전시회를 1년에 한 번씩 열었지만 주기가 점차 느슨해졌

고, 특히 개인전을 한 번씩 치를 때마다 부담감과 중압감이 배가

되었다. 2012년 세 번째 개인전을 치르고 나서는 아예 붓을 놓았

다. 더는 안 될 것 같다는 심정이 들었다. 하지만 두어 달 쉬고 나

니 다시 그림이 그리고 싶어졌고, 그 후로는 준비 기간이 훨씬 오

래 걸렸다. “고민이 많아져서 그런 것 같아요.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찾는 것과 그걸 표현하는 형식에 대한 고민인데, 늘 새

로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물론 전작들보다 더 잘하고

싶기도 하고요.”

그가 그림을 시작한 건 초등학생 때 미술학원을 다니면서다. 그

시절 그는 주로 혼자 놀았다. 놀이터에서 모래장난을 하다 보면

해가 기울어 붉은 노을이 하늘을 덮었고, 그는 깊은 쓸쓸함에 잠

겼다. 타고나길 예민하고 내성적인 성격이기도 했지만, 이사와 전

학을 겪으며 낯선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친구 관계에서 어려

움을 겪었다. 관계에서 주고받는 상처들이 부당한 것이라고 의식

하거나 적극적으로 반발하고 해소하기에는 어린 나이였고, 그 시

절의 감정은 어디로도 흩어지지 못한 채 그의 일부분이 되었다가

그림으로 흘러나왔다.

“지금은 사람들과 잘 지내요. 속내를 잘 드러내는 편은 아니지만

요.” 그는 담담해 보였다. 자신이 통과한 시간들이 남들에 비해

특별히 지독했다고 여기지는 않는다는 듯. 정확히는 그렇게 여기

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지만. 그 노력에는 앓는 소리를 안

하려는 겸허와 상처를 돌려주지 않으려는 배려가 섞여 있는 듯했

고, 이는 타인이 만든 흉터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책임지려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느껴졌다. 그가 오래전 일기처럼 쏟아냈

다는 (한 편도 보지 못한) 그림들과 한때 심취했다는 (몇 편 본)

손에 난 상처 그림들이 떠올랐고, 어쩐지 그가 화가가 된 건 참

QR코드를 스캔하시면 회화작가 양유연의 인터뷰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어느 날>(2012). 장지에 아크릴릭. 162 x162 cm.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스스로 화가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 건 5년 전 대구에

서 개인전을 치르고 난 뒤였다. 전시회를 찾은 누군가가 방명록

에 남긴 글을 뒤늦게 읽었다. 오로지 그의 그림을 보기 위해 서

울에서 내려온 사람이었고, 삶의 무게에 지쳐 있던 참에 그의 그

림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는 내용의 긴 글이었다. 묘한 사명감 같

은 것이 일었다. “이런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내가 그림을 그

릴 이유가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사람은 그의 그림에서 무엇

을 본 것일까? 밝고 따뜻하고 희망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

는, 아프고 텁텁하고 불길한 징후들이 짙게 배어 있는 그의 그림

에서. 어쩌면 그 사람은 자신이 겪고 있는 세계가 반드시 자신만

겪고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과연 당시 개인

전에 전시된 <얼굴4>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고요히 정

면을 응시하는 그 시선이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다. ‘나는 당신을

알고 있어요. 당신은 곧 나니까요.’

전공을 동양화로 결정한 건 중학교 3학년 때 예고 입시를 한 달

앞두고서였다. “그 전까진 서양화를 준비했었어요. 그런데 다른

아이들과 같은 수채화 물감을 쓰는데도 제가 쓰면 먹처럼 번지고

탁해지고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동양화 재료를 써보았는데 훨씬

재미있고 잘 맞더라고요. 실제로 그림이 술술 그려졌어요.” 고등

학교, 대학교, 대학원에서 그는 줄곧 동양화를 전공했다. 하지만

그의 그림이 딱히 동양화적이라고 여겨지지는 않았다.

“전통 동양화에 대한 재해석은 전혀 없어요. 저는 오로지 질료로

서만 동양화를 욕망해요. 동양화 재료들은 물감이나 빛을 흡수

하는 방식이 유화와는 완전히 달라요. 분채粉彩, 전통 안료를 아교

에 섞어서 장지壯紙, 두꺼운 한지에 칠하면 그 특유의 분위기가 있

어요. 그런데 과정이 굉장히 더뎌요. 칠하고 말리고 칠하고 말리

고를 계속 반복해야 하는데, 그 특유의 분위기가 아주 도드라질

정도는 아닌 거예요. 그래서 고민하던 와중에 누군가 아크릴물감

을 써보라고 하더라고요. 과연 작업이 훨씬 쉬워졌어요. 다만 저

는 다른 이들과 달리 분채를 쓸 때처럼 아크릴에 물을 많이 섞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게 그 재료라고는 생각 못하는 것 같아요.” 스

미고 번지며 자연스레 경계를 넘는 물의 속성을 떠올리자 어딘지

모르게 그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자신의 시간을

건너오는 방식도 그러지 않았을까.

그에게는 자기 소유의 작업실이 없다. 매년 작가 지원 레지던스를

찾아야 하고, 그다음 해엔 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당장 내일을

걱정해야 하는 삶은 언제나 불안을 안겨주지만, 간간이 먹고살며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다면 크게 나쁜 삶은 아니라고 여기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만 살아요. 먼 미래를 기약하고 준비하지 않

아요.” 이렇게 말하며 그는 맑고 환하게 웃었기 때문이다.

<접점>(2012). 장지에 아크릴릭. 110 x110 cm.

<얼굴4>(2012). 장지에 분채. 22 x 16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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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s

2015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시절 마지막 정기공연작

<제의, Ceremony64>를 안무하며 첫 인연을 맺은

작곡가 겸 거문고 연주자인 박우재 선생을 만난 건

내게 행운이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일과의 전쟁 속에서

안무 작업의 버거움이 나를 탈진 상태로 만들었지만,

선생의 거문고 울림은 내게 지쳐 고갈된 정신을

가다듬게 만드는 단비 같았다. 젊은 음악가의 거문고 연주와

멜로디의 흐름은 우리의 정서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신선함을 가지고 있어 놀라웠고, 당시의 내게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어주었다.

박우재 선생은 현재 벨기에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이자

무용수인 시디 라르비 쉐르카위Sidi Larbi Cherkaoui의 작품

다수에 작곡가 및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한국에서는 무토MUTO라는 아트프로젝트팀에서

미디어 아트, 전자음악 그리고 거문고로 시각과 청각을

위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세속에 흔들리지 않는 음악에

자신의 모든 걸 거는 선생의 모습이 한없이 자랑스럽다.

그 모습 그대로 세계 속의 굳건한 한국 음악가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인천시립무용단 예술감독 윤성주

52 53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DECEMBER

BOOKS

명화의 현장에 서다글 정민영 아트북스 대표 사진 문학동네

12월호를 읽고 좋은 의견을 주신 세 분을 선정하여

「화가들이 사랑한 파리」를 보내드립니다.(1인 1권)

참여 방법은 본 매거진 2쪽 '독자 의견'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독자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그것은 명화 속으로 떠난 유학이었다. 루브

르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도, 미테랑도서관

도 생기기 전이었다. 1980년대 말, 난생처음

밟는 파리였지만 기시감이 들었다. 건물을

둘러싼 풍경들이 왠지 낯익었다. 그런 풍경이

한둘이 아니었다. 이유가 있었다. 유학을 가

기 전에 서양의 명화가 수록된 화집에서 수

없이 본 풍경들이었다. 신기했다. 상상으로

그린 것 같았던 명화 속의 풍경이 실은 ‘실제

로 존재하는 장소’였다.

화가들은 파리를 사랑했다. 마티스, 피카소,

세잔, 자코메티, 반 고흐, 고갱, 쿠르베, 쇠

라, 모네, 드가, 르누아르 같은 서양미술사의

거장들은 마치 사랑의 흔적을 남기듯이 파

리를 캔버스에 담았다. 덕분에 노트르담 대

성당, 퐁뇌프 다리, 몽마르트르, 오페라극장,

그랑자트 섬, 볼로뉴 숲, 에펠탑, 콩코르드

광장 등의 명소가 예술작품으로 거듭났다.

이들 작품의 현장은 지금도 건재하다. 작품

과 현장을 알고 보면, 파리에서는 명화를 따

라 걷는 특별한 시간여행이 가능하다.

이 책은 작품과 현장 사진을 나란히 편집해

보여준다. 현장은 작품과 같은 위치에서 촬영

했다. 작품과 현장이 일란성 쌍둥이처럼 닮

았다. 각 꼭지마다 팁으로 현장 지도에 작품

과 동일한 풍경을 볼 수 있는 위치와 방향을

표시해두었다. 그래서 파리로 여행 갈 때, 이

책을 챙겨 가면 직접 확인할 수도 있다.

화가들이 사랑한 소재에 노트르담 대성당이

있다. 마티스와 피카소, 루소는 작품으로 노

트르담을 공유했다. 마티스는 색과 형태가

단순화된 <노트르담 대성당의 조망>(1914)

을, 피카소는 마티스가 노트르담을 그린 지

30년이 지난 후, 같은 위치에서 입체파 스타

일로 <노트르담의 조망>(1944)을 그렸고, 루

소는 죽기 직전에 특유의 소박한 조형어법으

로 <노트르담>(1909)을 남겼다. 소재는 같아

도 화풍이 다르면 맛도 제각각이다. 또 파리

의 상징인 에펠탑도 큰 관심거리였다. 탑이

완성되기 한 달 전에 점묘법으로 미완의 에

펠탑을 완성한 쇠라, 입체파의 영향 속에 에

펠탑의 구조를 해체하여 재구성한 들로네,

에펠탑을 극도로 단순화한 러시아 출신의 니

콜라스 드 스탈 등은 개성 넘치는 표현으로

미술사를 설레게 했다.

파리뿐만 아니라 근교의 작품 현장도 있다.

밀레와 <만종>(1857~1859)의 무대인 바르비

종, 반 고흐와 <오베르 교회>(1890)의 현장인

오베르쉬르우아즈, 모네와 에트르타 절벽,

부댕과 옹플뢰르, 세잔과 맹시 등이 그곳이

다. 그중에서도 일명 ‘세잔의 다리’로 알려진

맹시 다리는 세잔 사후에 돌다리로 만들어졌

다가 다시 <맹시 다리>(1879) 속의 다리로 복

원되었다. 발품을 팔아서 찍은 복원 전후의

다리 사진이 구미를 당긴다.

저자는 단순한 여행객이 아니라 현지에 사는

화가다. 그런 만큼 선배화가들의 자취를 좇

는 현장 답사에는 화가로서 안목과 깨달음

이 함께한다. “세잔은 호기심과 고독을 즐겼

음이 틀림없다. 어둠이 내려앉은 맹시 다리

위에서 나는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세잔

을 만든 것은 왕성한 호기심이었고, 그는 누

구보다도 고독했다는 것을…. 그 독한 호기

심과 고독을 통해서 자기 예술세계의 성주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을….”(235쪽) 이러한 마

음이 지면을 데우고 독후감의 아랫목을 지진

다. 여기에 작품과 화가를 둘러싼 일화, 희귀

한 사실, 그리고 저자의 이야기가 더해졌다.

색다른 시각과 재미가 가을 단풍보다 붉다.

파리는 화가들에게 소재를 제공하고, 화가

들은 파리를 예술로 승화시켰다. 파리는 명

화가 사랑한 도시다.

문학동네와

함께하는

아트북 리뷰

11류승희 지음, 「화가들이 사랑한 파리」, 아트북스,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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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55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OCTOBER

cover story

sEOUL ARTs CENTER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예술의전당, 30년」 발간

시간, 공간, 만남 - 예술의전당의 30년

BEHIND SAC - People 06

김응구 시설안전부 환경미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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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8월호에 실린 ‘2018 개관 30주년 특집 대담 – 예술

의전당의 어제와 오늘을 만나다’를 기억하는 독자가 있을 것이다.

해당 대담은 예술의전당의 지난 발자취를 돌아보며 그 역사를

함께 정리해보자는 첫걸음이었다. 이 자리에는 예술의전당 초대

김동호 사장(3대 기관장, 1~2대는 이사장제), 5대 김상식 사장,

6대 이종덕 사장, 8대 김순규 사장, 11대 신홍순 사장, 12대 김장

실 사장과 현 고학찬 사장이 함께했다. 이들이 나눈 예술의전당

의 과거 모습과 현재의 위상, 미래의 비전을 제한된 지면에 모두

담기는 어려웠고 그래서 아쉬움도 컸다. 이번에 발간될 「예술의전

당, 30년」은 그 아쉬움을 달래줄 뿐 아니라 예술의전당이 갖춘

다양한 면모와 복잡한 양상을 조망하는 시선이 추가된, 예술의

전당의 입체적인 모습을 그려주는 단행본이 될 것이다.

「예술의전당, 30년」의 발간 준비는 2017년 하반기부터 시작되었

다. 2017년 8월호 대담 기사에 이어 9월호부터 2018년 1월호까지

총 5회에 걸친 ‘2018 개관 30주년 특집’ 연재 기사와 화보 페이지

가 그 일환이었다. 이와 함께 ‘시간’, ‘공간’, ‘만남’이라는 세 개의

주제로 책 전체를 관통하는 스토리텔링을 구성하고, 이에 걸맞은

다양한 분야의 필자를 섭외했다. 그리고 이 모든 계획을 예술의

전당의 아이덴티티에 맞춰 구현해줄 디자인 회사를 결정하는 것

에서부터, 인쇄와 유통, 발간 행사를 준비하기까지 꼬박 1년 반이

걸렸다. 그중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았던 것은 지난 30년간의 수많

은 데이터를 찾아 일일이 확인하고 선별하는 작업이었다.

단순한 사사社史 이상의 30년사

이 책은 예술의전당의 지난 과거만을 담은 기록이 아니다. 기관

의 지난 이력과 굵직한 사건을 되짚는 것과 더불어 21명의 필자

가 다정하게, 때로는 냉정하게 자신의 관점으로 예술의전당을

풀어내도록 했다. 본인의 업무일지와 수첩으로 예술의전당의 기

획부터 개관 시점을 돌아본 예술의전당 초대 김동호 사장부터

예술의전당 주 건축가 김석철과 함께 예술의전당을 설계하고 이

후 공간별 리노베이션까지 맡아온 양원석 건축가, 예술의전당 이

사장으로 9년간 재직하며 활발한 메세나 활동을 펼친 현 예술

의전당 이세웅 명예이사장의 글도 포함되어 있다. 유형종 음악·

무용 칼럼니스트, 한정호 음악 칼럼니스트, 박병성 월간 「더뮤지

컬」 국장, 김미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교수, 최병식 경희대학

교 교수는 각각 오페라와 무용, 클래식 음악, 뮤지컬과 연극, 미

술, 서예 분야 전문가로서 예술의전당이 그동안 선보인 주요 공

연과 전시를 톺아주었다. 이밖에도 현 예술의전당 고객자문단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형석 중산고등학교 교사와 10년째 예

술의전당 아카데미를 수강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희숙

서울교육대학교 명예교수도 필자로 참여했다.

책의 외양도 특별하다. 오페라극장 무대막을 연상시키는 소재로

표지를 장식하고 무대막에 새겨진 서세옥 작가의 작품 <군무>를

띠지에 담았다. 2007년 오페라극장에서 벌어진 화재로 불타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멋진 위용이 책을 집어 드는 독자에게 상기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선택한 디자인이다. 마지막으로 내지에

는 QR코드를 추가하여 개관 이후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 모든

공연과 전시 개요를 웹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예술의전당,

30년」은 4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예술의전당에 대

한 관심을 가진 이라면 반드시 완독·소장하고 싶은 책이 될 것

이다.

예술의전당의 개관 30주년을 맞아 깜짝 놀랄 만한 뉴스 하나를 전한다.

30년 역사와 함께 예술의전당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온전히 담아낸

「예술의전당, 30년」의 출간 소식이다. 이번 도서 출간이 특별한 것은,

서적을 비매품으로 국한해 관계자들만 돌려 읽다가 시간이 지나며 잊히게

두지 않고 서점에서 누구나 구입해 읽어볼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글 김경민 예술의전당 홍보부

SEOUL ARTS CENTER

57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DECEMBER56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예술의전당, 30년」 발간

시간, 공간, 만남 예술의전당의 30년

오페라극장 건축 초기 내부 전경

Page 31: PUBLISHER’S LETTERfiles.sac.or.kr/ebook/catImage/137/201812.pdf산타마을 로!>가 그것이다. 전석 무료로 선착순 관람신청을 받는 이 공연은 초등학생들로

58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예술의전당에선우리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어요”

SEOUL ARTS CENTER BEHINDSaC

06People

김응구 시설안전부 환경미화팀장

© 주

효상

2005년 2월 24일 예술의전당에 입사해 어느덧

햇수로 14년 차가 되었습니다. 환경미화팀의

팀장으로서 직원들의 고충과 애로 사항을 경청하고

조율하는 일을 맡다 보니 이제는 쉬는 날에도 회사가

궁금하고, 회사와 동료들에 대한 애정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전체 부지가 약 4만여 평에 달하는 예술의전당에는

저희 환경미화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총 85명의 팀원들이 극장 객석과 백스테이지, 분장실,

휴게실, 화장실과 로비 등 예술의전당 내·외부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관객분들께 극장이

깨끗해서 좋다는 칭찬을 듣거나 분실물을 가장

먼저 발견해서 찾아드리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들을

때, 자신의 업무에 긍지를 느끼며 일하는 팀원들을

볼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전당의 문을 여는

이른 새벽부터 관객분들이 객석을 나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고객분들이 깔끔하고 청결한 환경에서

문화생활을 즐기실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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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RMATION

ON STAGE

BOX OFFICE

SACʼS CHOICE

SAC NEWS

PATRONS OF S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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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세 정보와 추가 할인 내역은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62 63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DECEMBER

ON STAGE

<조성진, 안네-소피 무터, 그리고 정명훈>

세계 최대의 클래식 음반사인 도이치그라모폰이 올해로 120주년을 맞는다. 이

를 위해 10월 상하이를 시작으로 베이징, 베를린, 함부르크 등에서 DG120주년

기념 갈라 콘서트가 펼쳐지며, 12월 6일(목)과 7일(금)에는 서울 예술의전당을

찾는다. 정명훈 지휘자가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함께 피아니스트 조성진,

바이올리니스트 안네-소피 무터가 각각 협연을 선보인다.

장소 콘서트홀 지휘 정명훈

기간 12.6(목) - 7(금) 오후 8시 피아노 조성진(6일)

문의 크레디아인터내셔널 1577-5266 바이올린 안네 소피 무터(7일)

연주 서울시립교향악단

<슈퍼히어로와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콘서트>

크리스마스 특선 영화를 보듯 달콤하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할 <슈퍼히어로와 함

께하는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성탄절 저녁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다. 밝고 활기

찬 크리스마스 음악과 우리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하는 슈퍼히어로 영화 속

음악을 65인조 오케스트라의 풍성하고 화려한 선율로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장소 콘서트홀 지휘 안두현

일시 12.25(화) 오후 7시 비올라 이신규

문의 스톰프뮤직 2658-3546 피아노 신창용

기타 김현규

연주 아르츠심포니오케스트라

후원 골드후원 골드 2장 5%그린블루 2장 5% 2장 10%그린블루

뮤지컬 <오! 캐롤>

100여 곡의 히트송으로 전 세계 차트 1위를 석권하며 국내에서 CF, 방송, 영화 삽입

곡으로 친숙한 팝의 거장 닐 세다카Neil Sedaka의 히트 팝으로 구성된 뮤지컬 <오! 캐롤

>이 예술의전당을 찾아온다. 뮤지컬 속 노래를 기억하는 중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휴가지에서 펼쳐지는 주인공들의 각기 다른 러브스토리는 전 세대를 아우

르며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장소 CJ 토월극장 출연 박해미, 이혜경,

기간 12.22(토) - 2019.1.20(일) 서범석, 박진우 등

문의 쇼미디어그룹 1800-7382

R 12만원

OP 11만원

S 8만원

A 5만원

<피카소와 큐비즘>展

입체주의 회화의 국내 최초 단독 기획전인 <피카소와 큐비즘>전은 세계적

수준의 명화전을 기획한 서순주 전시 총감독의 15번째 기획전시다. 이번 전

시에는 서양미술사의 가장 위대한 미술혁명이라 일컬어지는 입체주의를

총체적으로 조명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장소 한가람미술관 1-2전시실

기간 12.28(금) - 2019.3.31(일)

문의 서울센터뮤지엄 1899-8598

후원 골드 5장 20% 그린 2장 15%블루 5장

싹틔우미

후원

싹틔우미

골드

본인 50% 본인 40% 노블

국립현대무용단 <댄서 하우스>

국립현대무용단은 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현대무용 관객의 저변 확대

에 기여하는 레퍼토리 <댄서 하우스>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선보

인다. 세 무용수의 내밀한 경험과 기억으로 가꿔진 무용수의 방 ‘댄서 하우

스’를 통해 현대무용을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장소 자유소극장 총연출 안성수

기간 12.7(금) ~ 9(일) 드라마투르그 양경언

문의 국립현대무용단 6196-1619 콘셉트·출연 서일영, 안남근, 김주원

R 4만원

S 3만원

2장 20%

노블 본인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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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2장 15% 4장 그린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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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 탄생 90주년 대규모 회고전 <에르제 : 땡땡展>

벨기에 물랭사르와 함께 1년간의 준비를 거쳐 기획된 <에르제 : 땡땡의 모험>

전에서는 90년간 전 유럽을 대표했던 캐릭터 ‘땡땡TinTin’에 관한 초기 작품부터

현재까지 다양하게 재생산되고 있는 모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만화작품 역사

상 매년 최고의 낙찰가를 갱신하며 이미 전 세계에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작품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프랑스의 그랑 팔레를 시작으로 퐁피두센

터, 런던의 서머싯하우스, 덴마크를 거쳐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 소개된다.

장소 한가람디자인미술관 1-3전시실

기간 12.21(금) - 2019.4.1(월)

R 5만 5천원

S 4만 5천원

A 3만 5천원

<2018 우리은행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제야음악회>

12월 31일(월), 정통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움으로 관객들의 진한 감동을 이끌어

낼 <2018 우리은행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제야음악회>가 펼쳐진다. 지휘자

정치용이 이끄는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와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정상급 연주

자들이 감동적인 무대로 찾아온다. 음악회에 이어서는 새해를 여는 카운트다운

행사와 함께 화려한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을 예정이다.

장소 콘서트홀 지휘 정치용

일시 12.31(월) 오후 9시 30분 피아노 손열음

문의 예술의전당 580-1300 테너 강요셉

연주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소프라노 서선영

R 10만원

S 8만원

3층 3만원

5장 25% 골드 5장 20%

성인(만 19-64세) 1만 5천원

청소년(만 13-18세) 1만 2천원

어린이(만 7-12세) 1만원

일반(만 19세 이상) 1만 5천원

청소년(만 13-18세) 1만 1천원

어린이(만 7-12세)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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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고도 다른 : 치바이스와의 대화>

예술의전당은 중국국가미술관과 한중 전시 교류협력의 일환으로 근대 중국의

대표 서화가인 치바이스齊白石의 작품을 선보이는 <치바이스와의 대화>전을 공

동 주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중국국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치바이스의

작품을 비롯하여 팔대산인八大山人, 오창석吳昌碩 등 중국 근현대 작가의 대표작이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장소 서울서예박물관 2, 3층 전시실

기간 12.5(수) - 2019.2.17(일)

성인(만 19세 이상) 5천원

후원 골드 4장 무료 2장 1천원 할인그린블루후원 골드 4장 2장 2천원 할인그린블루

후원 골드 4장 2장 2천원 할인그린블루

R 20만원S 16만원A 12만원B 8만원C 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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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2018 DECEMBER64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BOX OFFICE ※회원 대상 매표 오픈 시점과 상세 공연 내용은 기획사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2019 빈 소년 합창단 신년음악회>

노래하는 천사들, 빈 소년 합창단이 2019년에도 한국 관객들에게 가장 먼저 신년 인사

를 전한다. ‘빈 소년 합창단 세계The World of the Vienna Boys Choi’라는 주제로 준비된 이번 한국 투

어에서는 빈 소년 합창단을 대표하는 음악인 교회음악, 왈츠, 폴카를 비롯하여 오페라

음악, 오페레타, 가곡, 세계 민요 등 보이 소프라노만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곡들을

선정했다. 특별히 이번 무대에서는 한국 민요인 ‘아리랑’과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처음

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들려줄 예정이다.

장소 콘서트홀 문의 크레디아인터내셔널 1577-5266

기간 2019.1.26(토) - 27(일) 오후 5시 출연 빈 소년 합창단

<구스타보 두다멜 & LA필하모닉오케스트라>

2019년 100주년을 맞이하게 된 LA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동시대 가장 핫한 지휘자인

구스타보 두다멜, 피아니스트 유자 왕과 함께 화려하고도 카리스마 넘치는 연주를 선

보인다. 이번 공연에서는 스타프 말러가 남긴 10개의 교향곡 가운데 가장 대중적이면

서도 “거인의 교향곡”이란 별칭을 가지고 있는 교향곡 1번과 음악계 독보적인 현대음

악 작곡가 존 아담스의 ‘Must the Devil Have All the Good Tunes?’를 국내 초연한다.

장소 콘서트홀 지휘 구스타보 두다멜

일시 2019.3.16(토) 오후 8시 피아노 유자 왕

문의 마스트미디어 541-3173 연주 LA필하모닉오케스트라

후원 골드 2장 10%그린블루

후원 골드 4장 20% 2장 10% 4장 그린블루

2장 20% 5장 그린블루

노블싹틔우미 본인 40% (R석 제외)

후원 골드 5장 30%

노블싹틔우미 본인 40%

TICkET OPEN10.26(금)

TICkET OPEN10.30(화)

TICkET OPEN11.16(금)

SAC’S CHOICE

모차르트 교향곡 연주의

영원한 규범,

칼 뵘의 모차르트 교향곡 전집

카퓌송 형제의 음악 선물,

형이 연주한 영화 음악집 「시네마」와

동생이 연주한 첼로 소품집 「인투이션」

우연히 만난 탁월한 연주,

알렉상드르 타로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집

아르튀르 그뤼미오의 바이올린 소품집,

「나의 친구에게」와 「앙코르, 브라보, 다 카포」

모차르트 연주의 최근 경향이라면 원전 악기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빼놓을 수 없겠지만, 시간

이 영겁으로 흐른 뒤라도 그 가치가 변치 않을

칼 뵘의 모차르트 연주는 가히 규범적이라 하

겠다. 그가 1959년부터 10여 년간 역점을 두어

완성한 모차르트의 교향곡 전곡집은 기념비적인 기록이다. 이 패키지에

는 위대한 유산을 24비트/192킬로헤르츠로 새롭게 리마스터링하여 10개의

CD에 담았고, 한 장의 블루레이 오디오 디스크에 초고음질로 전곡을 담은 별

도의 음반이 포함되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모차르티안, 브루노 발터의 가

르침은 뵘에게 모차르트에 대한 시각을 깨우쳐주었다. 그러나 뵘의 모차

르트를 들어보면 유려하고 전아한 발터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장년기에 남긴 모차르트 녹음과 만년의 그것도 상당히

다르다. 특히 이 전집에 포함된 만년의 연주는 비범한 스케일, 엄격한 템

포, 황홀할 정도로 정교한 목관의 앙상블 등 뵘 예술의 정점의 기록을 확

인할 수 있다. (2018.7.20 발매)

르노와 고티에 카퓌송

형제는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각자의 영역에

서 가히 최고 수준의 연

주자로 대접받고 있는

특별한 재능의 소유자들이다. 이들이 내놓는 음반마다 찬사가 이어지고 있

는데, 이번엔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형이 영화음악을 연주했다. 마치 이츠하

크 펄먼의 그것이 연상되는 시도이다. 달콤하고 풍부하다는 점에서 엇비슷

한 수준이고, 레퍼토리의 다채로움에서는 앞선다. 타이스 ‘명상’, 생상스 ‘백

조’, 차이콥스키 ‘안단테 칸타빌레’와 같이 널리 알려진 소품뿐 아니라 뒤크

로의 ‘앙코르’와 솔리마 ‘첼로, 생동하다!’와 같은 현대적 명작을 함께 구성한

동생의 ‘직관’은 한창 혈기 있는 청년의 불꽃 튀는 기량과 새로운 음악적 아

이디어, 게다가 놀라운 사운드가 갖춰진 현대의 명반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

다. 작품에 따라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로 바꿔가며 반주를 들려준 것도 아주

효과적이다. (2018.10.25 / 2018.2.23 발매)

타로의 그간 행보를 보면 의외성이 두드러진다.

그에게 기대할 법한 전형적인 레퍼토리에서 벗

어나 레코딩 작업을 하고 있다니 흥미롭다. 본

지를 통해 소개했던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도

색다른 시선으로 주목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베

토벤의 마지막 세 곡의 소나타이다. 그 어느 작품보다 독일적인 정신성

이 강조된 초월적인 음악인데 완전히 다른 시각이다. 섬세하고 미려한 음

색, 부드러우면서 흐르는 듯 유려한 프레이징, 미시적인 조탁에 무게중심

이 실린 듯하나 무척 개성이 넘치는 연주다. 몰개성의 시대에 그의 행보

에 갈채를 보내고 싶다. 게다가 같은 작품을 연주하는 타로의 연주가 담

긴 DVD가 함께 담겨 있다. 연주회장이 아닌 연출된 스튜디오 연주 영상

물로 연주실황과는 사뭇 다른 아름다움을 접할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다.

(2018.10.25 발매)

프랑코-벨기에 악파의

적통을 이었던 벨기에

출신의 대가, 그뤼미오

의 PHiLiPS를 중심으로

한 오랜 레코딩 활동의

결과물, 특히 바흐 무반주 작품, 헨델의 소나타, 모차르트의 협주곡과 클라

라 하스킬과 함께한 소나타집은 오래도록 남을 인류의 문화유산이다. 이

번에 아날로그포닉에서 복각한 소중한 두 매는 소품집이다. 그의 고결하

고 절제된 음악성과 달콤하기까지 한 독특한 미감의 음색은 짧은 순간에

깊은 인상을 남겨야 하는 소품에서 빛을 발했다. 경쾌한 작품에서 보여주

는 산뜻한 연주도 좋지만 역시 파라디스의 ‘시실리안느’, 글룩의 ‘멜로디’,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와 같은 느린 악곡에서 심금을 울리는 심오한 연

주를 들려준다. 라틴 계열의 작품에서도 보여준 각별한 품격과 엘가의 ‘변

덕스러운 여인’에 대한 독특한 해석도 길이 남을 장면이다. 그의 오랜 파트

너 이스트반 하이두의 피아노 연주가 함께했다. (2018.8.21 발매)

글 김준형 음악 칼럼니스트

blu-ray DVD

R 10만원

S 8만원

A 5만원

B 3만원

R 14만원

S 10만원

A 7만원

B 5만원

R 35만원S 26만원A 18만원B 12만원C 7만원

<빈필하모닉앙상블 내한공연>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인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현역 핵심 주자들로 구성된 빈필하

모닉앙상블의 신년음악회가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빈필하모닉앙상블은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최상급의 연주 스타일과 고유한 연주를 자랑하며, 13명의 앙상블 단원으

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내한은 2019년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신년콘서트 레퍼토리

를 현지 공연 후 곧바로 한국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장소 콘서트홀

일시 2019.1.4(금) 오후 8시

문의 두미르 782-7015

연주 빈필하모닉앙상블

Page 35: PUBLISHER’S LETTERfiles.sac.or.kr/ebook/catImage/137/201812.pdf산타마을 로!>가 그것이다. 전석 무료로 선착순 관람신청을 받는 이 공연은 초등학생들로

66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SAC NEWS

지난 10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예술의전당 각 부서가 추계 워크

숍을 진행했다. 워크숍은 총 19개 부서, 383명의 임직원이 참여하

여 예술의전당의 발전과 고객 서비스 확대를 위한 새로운 아이디

어를 찾기 위해 다양한 장소에서 실시되었다. 타 공연장에서의 공

연 및 전시 관람을 비롯, 등산, 체육 활동 등을 통해 임직원의 화합

을 도모하였다. 특히 지난 7월 정규직으로 전환된 미화, 경비, 주

차관리, 시설지원 담당 직원들이 처음으로 워크숍에 동참하여 의

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2018년도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통해 6월 5일(화)에 채용된 9명

의 수습직원들이 11월 1일(목) 6급 사원으로 정식 임용되었다. 신

입직원들은 지난 5개월간 문화예술을 매개로 한 봉사활동에 참

여하고, 무대운영부에 배치되어 극장 내외부 공간 및 역사에 대해

학습하는 등 뜻깊은 수습 기간을 보냈다. 경영지원부, 홍보부, 사

업개발부, 교육사업부, 고객지원부, 무대운영부 등 다양한 부서에

배치된 신입직원들은 현재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직무에 최선

을 다하고 있다.

지난 11월 7일(수),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은 한국유엔봉사단과

한국국제연합봉사단이 주최하는 '2018 대한민국 봉사대상'을 수

상했다.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개최된 이번 시상식은 국가와 지

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거나 나눔 문화를 실천한 기관을 대상으로

수상자를 선정했다. 예술의전당은 사회공헌 사업인 <문화햇살콘

서트>, 영상화사업인 ‘싹 온 스크린’, 야외 무료 공연을 통한 문화

저변 확대의 노력 등을 공로로 인정받아 수상하게 되었다.

개관 30주년을 맞이한 예술의전당이 누적 차량 방문 1천만대 돌

파 및 연간 누적 방문 차량 60만대 돌파를 맞아 기념행사를 진행

했다. ‘예술의전당과 함께한 30년, 함께할 30년’이라는 주제로 예

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주차장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60만 번

째로 예술의전당을 방문한 차량을 선정해 꽃다발과 기념품을 증

정하고, 그동안 친절하게 방문객들을 안내해준 우수 주차유도원

과 마을버스 기사분에게 감사를 전했다.

예술의전당 임직원

추계 워크숍 실시

2018년 예술의전당

신입직원 6급 임용

예술의전당 고학찬 사장,

‘2018 대한민국 봉사대상’ 수상

예술의전당 연간 방문 차량

누적 60만대 돌파 기념행사 진행

콘서트홀 객석기부자 명단

후원회원 기부자2018. 11. 10 기준 / 명단은 가나다 순입니다

(좌석수) (기부자)

40석 권오춘

14석 유중근

7석 김영호

6석 ㈜밀레 박선주

5석 ㈜코익

4석 강희철 권기찬 문채수 박성희 박영주 박혜성 배동진 서병기

3석 정문기 천석규

2석 ㈜경농 구자관 김일곤 김재정 김재학 김철주 ㈜대일건설 박용현 박인철 신영애 신필열 양동훈 윤의숙 예스24㈜ 예주희 이상완 이세웅 이창주 정승일 주원석

1석 김갑유 김명숙 김병윤 김상래 김영수 김영진 김용원 김정실 김정종 김태우 나천수 문누미 민홍식 박한용 서민석 석세일 양수화 윤홍근 조인경 최광춘

일반회원 기부자

6석 엘브이엠에치코스메틱스(유)

5석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4석 조재혁

2석 ㈜삼성토탈 장목상 최창화 한기성

1석 강충모 김경숙 김규연 김대진 김동만 김동순 김선욱 김 원 김주환 김지은 김현리 김희근 모철민 박은주 박용만 배강업 송관률 신수정 신정택 양성원 오재원 유소연 윤동진

이경숙 이세창 이소영 이정수 이혜선 이효진 장덕호 정칠희 정혜진 조성호 진양혜 최민규 최은학 한상일 함신익과 심포니 송 허승연 ㈜세아홀딩스

㈜루시드프로모커뮤니케이션즈 ㈜크레디아

<콘서트홀 객석기부> 문의 TEL: (02)580-1321 FAX: (02)580-1304

Page 36: PUBLISHER’S LETTERfiles.sac.or.kr/ebook/catImage/137/201812.pdf산타마을 로!>가 그것이다. 전석 무료로 선착순 관람신청을 받는 이 공연은 초등학생들로

692018 DECEMBER68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지난 11월 16일(금) 40차 후원회 임원회의가 비타민스테이션 내 트랭

블루에서 개최되었다. 이날 회의에는 고학찬 사장을 비롯한 후원회

임원 등 40여 명이 참석하였다. 또한 지난 9월 새로 취임한 손숙 이사

장이 참석하여 후원회 임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2018년 11월 현재까지의 후원금 모금 상황과 후원금 전달 등의 후원

회 현황 보고가 있었다. 임원회의 종료 후에는 음악당 iBK챔버홀로 자

리를 옮겨 <2018 클래식 스타 시리즈 - 피아노 손민수 리사이틀>을

관람하였다.

박영주 무궁화회원이 경영하는 종합건축자재기업 이건에서는 지난

10월 <29회 이건음악회> 전국순회공연(6개 도시, 7회 공연)을 진행

하였다. <이건음악회>는 1990년부터 기업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시

작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 나눔 활동이다. 모든 공연이 무료초

대로 진행되며, 티켓 이벤트를 통해 일반 시민들에게 관람 기회를 제

공하고 객석의 30퍼센트는 늘 여러 문화소외계층을 초청한다. 올

해는 몬테네그로 출신의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밀로쉬 카라다글리치

의 기타와 현악 7중주 협연으로 진행되었다.

동백회원 이영섭 진합 회장이 지난 11월 2일(금) 향년 77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경복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1978년 진합

을 설립했다. 지속적인 혁신 노력과 연구 개발을 통해 진합을 글로벌 자

동차 부품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킨 故이영섭 회장은 2001년 현대기아자

동차협력회 회장, 2002년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이사장직을 맡아 지

금까지 국내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고인은 지난 2017년 서

병기 후원회장의 추천으로 후원회에 가입하였다.

후원회 동정

2018년 11월 16일(금) 트랭블루에서 열린 40차 후원회 임원회의

문의 580-1900 www.p-sac.or.kr PATRONS OF SAC

예술의전당 후원회 제11기 임원단

회 장 서병기

고 문 김영수 김영호 박선주 박영주 송 자 이종구

최종률

부 회 장 강희철 신영애 윤의숙 주원석

감 사 박혜성 신필열

이 사 강신장 구자관 권기찬 김상래 김재정 김중규

김태우 문규영 박성희 박승택 박정부 박종덕

박한용 서민석 양동훈 양수화 예주희 윤홍근

이강호 이병만 이봉훈 이상완 이충희 정문기

정승일 천석규 최영철 한철호 허장원

자문위원 김일곤 박희주 허 참 홍라희

후원회원 구분 및 가입비(연회비 : 100만원, 모란등급 이상은 연회비 자율)

1. 무궁화 1억원 이상

2. 국 화 7천만원 이상

3. 모 란 5천만원

4. 매 화 4천만원

5. 동 백 3천만원

6. 목 련 2천만원

7. 석 류 1천만원

*연회비 100만원(4회 이상 미납 시 후원회원 등록 말소)

* 가입 당해년도 가입회원 및 모란등급 이상 회원은

연회비 자율

* 임원기금을 제외한 모든 후원금은 전액 기부금

영수증 발급 가능

후원회원 기본 예우

1. 예술의전당 후원회원 차량 정기권 등록

2. 후원회원만을 위한 음악회 <예모아 콘서트> 초대

3. 월간 「예술의전당과 함께 뷰티풀라이프!」 책자 및

예술의전당 기획공연 프로그램 책자에 후원회 명단 게재

4. 오페라하우스 2층 후원회 멤버스라운지,

음악당 콘서트홀 후원회룸 이용

5. 입장권 구입 시 최대 할인율 적용

6. 공연 프로그램 책자 증정(예술의전당 단독 기획공연에 한함)

7. 후원회 멤버십 카드 발급

가. 공연/음악, 인문, 서예, 미술강좌 수강료 10% 할인~무료

나. 도록 등 발행간행물, 기념품 구입 시 10% 할인

다. 그 외 예술의전당 내 식음료 매장 이용 시 5~10% 할인

(할인율은 매장마다 상이하며, 일부 매장은 할인 제외)

8. 회원별 예우는 홈페이지 참조 www.p-sac.or.kr

문의 전화 : 580-1900

2018 후원회원 11월 10일 기준

무궁화회원

이건희 I 홍라희 삼성그룹 회장

권오춘 초허당 후원기금 회장

(주)대일건설 회장 박희주

(주)이건산업 회장 박영주

김영호 (주)일신방직 회장

박성희 I 김경자 꼬모아트옥션 대표이사

김일곤 I 이상옥 (재)대원문화재단 이사장

신영애 I 함현진 Artsylvia Foundation 대표

박선주 I 양정옥 법무법인 산경 대표변호사

이화경 I 담철곤 (주)오리온 부회장

박상욱 I 채정림 소노마 주립대학교 교수

박용현 I 윤보영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백종헌 I 임명효 (주)프라임산업 회장

양규모 I 변순자 (주)KPX홀딩스 회장

윤세영 I 변금옥 (주)SBS 명예회장

KEPCO

(주)KT & G

국화회원

서병기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자관 (주)삼구 아이앤씨 대표이사

유중근 경원문화재단 이사장

박혜성 아마도예술법인 대표

박한용 포스코 경영연구소 고문

이종구 이종구심장클리닉 원장

주원석 미디어윌 회장

모란회원

(주)밀레 대표이사 한철호

이상완 삼성전자(주) 고문

강희철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주)동일방직 회장 서민석

윤의숙 FiCOFi 대표

양동훈 (주)유니온통산 회장

박정부 아성그룹 회장

이충희 (주)듀오대표이사

이기남 원암문화재단 이사장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

김영수 전) 문화체육부 장관

예스24(주) 회장 김동녕

허장원 서울중앙병원 원장

(주)경농 대표이사 이병만

김태우 전주기독학원 이사장

이현자 뉴욕시티오페라이사

신용극 유로통상(주) 대표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 최 윤

(재)정헌재단 이사장 서민석

정의승 우양재단 이사장

최종률 전) 예술의전당 사장

(주)GS칼텍스 회장 허동수

(주)SK Telecom

매화회원

문채수 명화공업(주) 회장

박승택 범아 한의원 대표원장

권기찬 (주)웨어펀 인터내셔널 회장

신필열 (주)삼성전자상담역

이세웅 서울사이버대학교 이사장

박서영 (주)화신공업 회장

허 참 전) 상아제약 회장

정승일 (재)세일 음악문화재단 이사장

(주)조선내화 회장 이화일

김철종 새한산업(주) 회장

동백회원

(주)태인종합건설 대표이사 권태인

상지상사(주) 회장 표상기

정문기 성균관대학교 경영학부 부교수

(주)말타니 회장 이세용

양수화 (사)글로리아 오페라단장

천석규 천일식품(주) 대표이사

정재호 (주)고려당 대표이사

윤홍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박성동 (주)파크랜드 부회장

김병윤 삼지아이티(주) 대표이사

김재정 대한의사협회 명예회장

(주)하나투어 대표이사 권희석

송 자 세이프 키즈 코리아 이사장

최영철 송담학원 이사장

예주희 동광제약(주) 고문

한국산업은행

서인수 (주)성도이엔지 대표이사

김중규 ㈜카스파 대표이사

성병호 SNS(주) 대표이사

자화전자(주) 대표이사 김상면

(주)진합 회장 이영섭

(주)매지링크 회장 이국진

박종덕 태서리사이클링(주) 회장

허용석 (주)정상 제이엘에스 CRO

목련회원

김상래 (주)성도GL 대표이사

박기주 (주)케이디 파워 CDO

김재학 (주)하이젠 모터 대표이사

박인철 (주)리한 회장

서규리 (사)한국미술협회 회원

이원희 대원외국어고등학교 설립이사장

정우철 (주)일삼 대표이사

김용원 (주)도서출판 삶과꿈 대표

유정해

김지은 (주)코익 대표이사

배동진 (주)흥해 대표이사

최규홍 (주)남강 엠엔테크 대표이사

Page 37: PUBLISHER’S LETTERfiles.sac.or.kr/ebook/catImage/137/201812.pdf산타마을 로!>가 그것이다. 전석 무료로 선착순 관람신청을 받는 이 공연은 초등학생들로

712018 DECEMBER70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PATRONS OF SAC

< 2018 승급 및 신입회원 > 11월 10일 기준

신입회원

무궁화회원 박상욱 (소노마 주립대학교 교수,

이희정 실장 추천)

동백회원 허용석 ((주)정상 제이엘에스 CRO,

서병기 회장 추천)

석류회원 윤준모 (전) 현대위아 대표이사,

서병기 회장 추천)

김억조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

서병기 회장 추천)

정성은 (전) 기아차 부회장,

서병기 회장 추천)

이건일 ((주)골든듀 회장,

서병기 회장 추천)

백승호 (대원제약(주) 회장,

천석규 이사 추천)

정유리 (한국방송공사 KBS통역사,

예술의전당 홍보부 송성완 부장 추천)

임성근 (김영수 고문 추천)

김윤호 (김윤호 김윤호서울외과 원장,

자발적 참여)

승급회원

무궁화회원 양규모 ((주) KPX홀딩스 회장)

국화회원 주원석 (미디어 윌 회장)

구자관 ((주)삼구아이앤씨 대표이사)

모란회원 최종률 (전)예술의전당 사장)

김태우 (전주기독학원 이사장)

매화회원 문채수 (명화공업 회장)

김철종 (새한산업(주) 회장)

권기찬 ((주)웨어펀 인터내셔널 회장)

동백회원 박성동 ((주) 파크랜드 부회장)

서인수 ((주) 성도이엔지 대표이사)

박종덕 (태서리사이클링(주) 회장)

목련회원 김철주 ((주) 남영전구 대표이사)

이재홍 (청우개발 대표)

<2018 후원금 납부명단> 11월 10일 기준

※ 연회비, 승급후원금, 특별 후원금, 객석기부금 합산 금액임

※ 모란등급 이상 및 당해년도 가입회원은 자율

권오춘 2억3,000만원

구자관 2,000만원

양규모 2,000만원

문채수 1,200만원

박성동 1,000만원

박희주 1,000만원

서병기 1,000만원

신영애 1,000만원

서인수 900만원

김철주 600만원

주원석 300만원

배택현 200만원

성병호 200만원

최왕언 200만원

강신구 강신장 강용현 강희철 고병헌 고종진

권기찬 권성문 권재혁 권태인(태인건설)

권희석(하나투어) 기봉환 김규선 김동녕(예스24)

김명숙 김병윤 김상래 김상면(자화전자) 김영수

김영진 김영철 김용빈 김용원 김일곤 김재정

김재학 김정실 김중규 김지은 김철종 김치중

김태우 김택동 김해동 나천수 민태기 민홍식

박기석 박기주 박서영 박선주 박성희 박수지

박승택 박영렬 박영립 박영주(이건산업) 박용범

박인철 박재우 박정부 박종덕 박충근 박현호

박혜성 배동진 배병관 배중호 백정호 서규리

서민석 서정권 석세일 성영목 성필호 손동창

손상수 송 자 신규철 신명호 신승애 신필열

안희철 양동훈 양수화 염운환 예주희 오흥용

원대연 유영일 유정주 유정해 윤천수 윤홍근

이강호 이국진((주)매지링크) 이민주 이병만

((주)경농) 이병일 이봉훈 이상철 이세용

((주)말타니) 이영섭((주)진합) 이영수 이영옥

이영자 이영혜 이온규 이왕준 이용우 이장한

이재홍 이재후 이종덕 이창주 이충희 이화일

(조선내화(주)) 임복규 임종빈 전효택 정규진

정문기 정성진 정승일 정우철 조병식 조인경

천석규 최광춘 최규홍 최기준 최영철 최종률

표상기(상지상사(주)) 한철호((주)밀레) 허 참

홍경표 황원길 100만원

<2018 임원기금> 11월 10일 기준

박희주 500만원 서병기 300만원

강희철 200만원 신영애 200만원

윤의숙 200만원 주원석 200만원

강신장 구자관 권기찬 김상래 김영수 김영호

김일곤 김재정 김중규 김태우 문규영 박선주

박성희 박승택 박영주 박정부 박종덕 박한용

박혜성 서민석 송 자 신필열 양동훈 양수화

예주희 윤홍근 이강호 이병만 이봉훈 이상완

이종구 이충희 정문기 정승일 천석규 최종률

한철호 허장원 허참 100만원

< 콘서트홀 객석기부 회원 명단> 11월 10일 기준

1층 객석(괄호 안은 좌석 수)

권오춘(40) 익명 후원회원(28) 유중근(14)

김영호(7) (주)밀레(대표 한철호, 6) 박선주(4)

박영주(4) 박혜성(4) 강희철(2)

(주)경농(대표이사 이병만)(2)

구자관(2) 권기찬(2) 김일곤(2) 김재정(2)

김재학(2) (주)대일건설(회장 박희주, 2)

박성희(2) 박인철(2) 서병기(2) 신영애(2),

양동훈(2) 예스24(주)(회장 김동녕, 2)

예주희(2) 윤의숙(2) 이상완(2) 이세웅(2)

이창주(2) 김상래(1) 정승일(2) 주원석(2)

김갑유(1) 김명숙(1) 김병윤(1) 김영수(1)

김영진(1) 김용원(1) 김정실(1) 김태우(1),

김철종(1) 나천수(1) 문누미(1) 민홍식(1)

박용현(1) 박한용(1) 서민석(1) 석세일(1)

신필열(1) 양수화(1) 윤홍근(1) 정문기(1)

천석규(1) 최광춘(1)

2층 객석(괄호 안은 좌석 수)

김지은(5) 문채수(4) 배동진(4) 박선주(2)

강희철(2) 권기찬(2) 박성희(2) 서병기(2)

정문기(2) 천석규(2) 신필열(1)

오페라극장 재개관을 위한 특별후원금을 기부해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재)정헌재단 이운형 이상완 김태우 김영호 박선주 이종구

김상래 박성용 박영주 윤의숙 정재호 Yamada Masakatsu

전효택 강희철 권오춘 배택현 이재식 최광춘 서규리 이원희

김영수 고광복 박순옥

이종호 (주)JW중외제약 회장

전효택 서울공대 명예교수

강신장 (주)모네상스 대표이사

지성한 (주)한성실업 회장

이재홍 청우개발 대표

김영진 (주)한독 대표이사

나천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석세일 (재)일신문화재단 이사장

손동창 (주)퍼시스 회장

김철주 (주)남영전구 대표이사

임종빈 (주)뉴서울호텔 대표이사

이봉훈 (주)이앤스틸 대표이사

이강호 한국그런포스(주) 회장

백정호 동성그룹 회장

김형육 (주)한양이엔지 회장

김의재 법무법인 양헌 변호사

고광복 중앙회계법인 세무사

고종진 (주)두산 고문

김무일 전) 현대제철부회장

양 웅 전) 국제치의학회 세계회장

유지연 태창철강(주) 대표이사

이경록 (주)효봉 물산 대표이사

이훈규 차 의과학대학 총장

정미애 프로덕션 골드맥스 대표

석류회원

김양자 예맥화랑 대표

윤윤수 (주)휠라코리아 대표

민태기 (주)에스엔에이치 연구소장

이은진 듀크대 봉사재단 창업주

신승애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민주 (주)에이티넘 파트너스 회장

이용우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고문 변호사

박현호 (주)말레 동현 대표이사

배택현 세무사

원대연 건축가

이병일 (주)조비 회장

이온규 (재)솔벗 이사장

이장한 (주)종근당 회장

이재후 김&장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정규진 (주)삼양흥업 회장

최광춘 가야치과병원 원장

강용현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변호사

기봉환 (주)세림 대표이사

김규선 (주)미건코아 대표이사

유영일

유정주 변호사

이상철 디자이너

이석형 변호사

고병헌 (주)금비 회장

김명숙

김태희 (주)삼표에너지 회장

박기석 (주)시공테크 대표이사

박영렬 법무법인 성의 대표변호사

박영립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박지훈 (주)리한 대표이사

박충근 법무법인 lkb앤드 파트너스 변호사

손상수 에이스차터링(주) 대표이사

최왕언 (주)동양파라곤 회장

이재식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이영혜 (주)디자인하우스 대표이사

김민구 W & M 대표

김해동 비브라운 Asia Pacific 총괄회장

김현실 실내건축 디자이너

배병관 전) 삼성테크원 대표이사

박형인 파이닉스알앤디(주) 회장

권재혁 안양과학대학 학장

김덕표 (주)앤비젼 대표이사

김용빈 한국코포레이션 대표이사

김정실 프라움 악기박물관 관장

박수명 k-phil iNC in Philippines 회장

배중호 (주)국순당 대표이사

이영옥 (주)우리미학/심포니 대표이사

조병식 서해건설(주) 대표이사

강신구

김연욱 호텔 갤러리 대표

김치중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김택동 레이크 투자자문(주) 대표이사

남기춘 변호사

박재우 박재우성형외과 원장

신영무 법무법인 세종 대표

윤천수 (주)정일감정평가법인 회장

이선진 (주)영원무역 이사

이종덕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 원장

이창주 (주)빈체로 대표이사

이현구 (주)라까사윅스 회장

허영진 허영진 한의원 원장

문상호

민홍식 (주)싸이언트레이드 대표이사

박수지 수지오페라단 대표

서정권 (주)두비 대표이사

성필호 광성기업(주) 회장

이상렬 청운대학교 총장

이영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임복규 법무법안(유)동인 파트너 변호사

임중연 동국대 기계로봇에너지공학과 교수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

조인경 아카데미 웰 대표

최기준 푸르메 재단 이사장

홍경표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강현옥

김영철 바인그룹 회장

박용범 용인 탑내과 원장

박찬용 삼성SDS 과장

성영목 신세계조선호텔 고문

신규철 제일정형외과 병원 원장

신명호

신준식 (주)신양산업 회장

안희철 (주)두하 회장

염운환 동일 FnG(주) 대표이사

이신혜 고려은단(주) 이사

이영자 한일카페트(주) 감사

이왕준 의료법인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이은경 법무법인 산지 대표변호사

전영채 (사)한길봉사회 이사장

정소영 충남대학교 무용학과 명예교수

홍기표 (주)우주아이텍 대표이사

홍평우 (주)신라명과대표

황원길 Bahn&Bann 교육컨설팅 대표

김상하 (주)삼양사 회장

고석명 (주)크린텍 회장

권성문 KTB network(주) 대표

권영해

김갑유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김기범

김억조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

김윤호 김윤호서울외과 원장

김정자 (재)성정문화재단 이사장

김주인 (주)시-즈 회장

남수정 (주)썬앳푸드 대표이사

박부일 (주)다다실업 회장

박세종 (주)세종공업 대표

박주선 국회의원

백승호 대원제약(주) 회장

오흥용 (주)현대그린푸드 상임고문

윤재승 (주)대웅제약 회장

윤준모 전) 현대위아 대표이사

이건일 (주)골든듀 회장

이상일 일진글로벌 회장

이수성

이우용 동아전장(주) 대표이사

이정익 (주)서광전기 대표

이철희 (주)한국건축조형 미술연구소 대표

임성근

정성은 전) 기아차 부회장

정유리 KBS한국방송공사 외신통역사

조규완 이화산업(주) 부회장

조홍석 이화유통(주) 대표

지종한 (주)KJC Display Corp. 대표이사

현덕규 대륙아주 파트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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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

부록

프로

그램

가이

드, 20

19 회

원수

ISS

N 1976-4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