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urning bo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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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규환. 불 지르는 남자. 그는 불 지르는 남자다. 만약 사람을 표현하는 단 한 줄의 만이 허용된다면 난 이렇게 쓸 것이다. 규환이는 불을 지른다. 간혹 그 새끼에 해서 생각할 때 왜 라는 단어를 떠 올려 보 한다 왜그새 . 끼는 불을 지를? 하지만 내 머릿속 밑바닥에 린 또 하나의 생각은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미 존 .‘ 재하는 것에 왜 라는 것은 성립불가이다 이건 누구의 말이었라 아마 어떤 허 .’ ? 접한 책에서 읽었겠지.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다 규환이라는 살 먹은 남자새끼가 있다 그런 그 . 19 . 자식은 무언가 결핍이 있다 흔한 예로 아버지한테 구타당해서 이빨이 부러진 경험 . 이 있다든지 아니면 어머니가 다른 남자와 바람이 났다든지 뭐 그런 보편적이면서 , 시에 구질구질한 결핍 분에 규환은 그 결핍을 매우 위해서 불을 지른다 . , 고 그냥 합리화시킬 수 있을 것 같다 그게 굳이 필요하다면 . . 내가 규환이 불 지르는 걸 처음 본 것은 고 때였다 나하고 규환 그리고 이름 2 . , 억나지 않는 몇 마리의 쓰레들과 학교 공터 음산한 쓰레장으로 담배를 피우 러 간 것은 분명 학 중간고사가 끝난 날이었다 시험 끝났는 할 일 없고 1 . 가진 은 욱 없 몇 마리의 우울한 청춘들은 학교를 벗어나지 못하고 그렇게 웅숭거리고 있었다 담배 살 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의심스러울 만큼 한심하고 한 . 심하고 또 한심한 청춘들 한심하다는 자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하게 한심한 . 청춘들 그 한심한 청춘들 사이에서 난 아무런 생각 없이 담배를 피워 물었다 . . 환은 물끄러미 나를 보고 있었다 난 그 날의 칠십 두 번째 한숨을 내쉬며 규 . , 환에게 담배를 건넸다 자식은 고맙다는 말 하지 않고 냉큼 담배를 물니 나에 . 게 입을 내밀었다 뻔뻔한 새끼 난 녀석에게 불을 붙여주려고 라이터의 불을 켜서 . . 녀석의 주둥아리 처로 내밀었다 그런 이 새끼 보게 불 땡 생각은 하지 . . 않고 라이터 불을 가만히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참을 그렇게 보니 내 손에서 . 라이타를 뺏어 쥐고는 계속 불만 보고 있는 것이었다 약 닳아 새끼야 내가 소 . , . 리치며 라이타를 뺏으려고 해 녀석은 막무가내였다 저게 미쳤나 난 절반쯤 포 . , . 하고는 내 입에 물린 담배에 집중했다 미친 또라이 같은 새끼 난 속으로 내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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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The burning bo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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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환.

불 지르는 남자.

그는 불 지르는 남자다.

만약 사람을 표현하는데 단 한 줄의 글만이 허용된다면 난 이렇게 쓸 것이다.

규환이는 불을 지른다.

간혹 그 새끼에 대해서 생각할 때 왜라는 단어를 떠 올려 보기도 한다 왜 그 새‘ ’ .

끼는 불을 지를까?

하지만 내 머릿속 밑바닥에 깔린 또 하나의 생각은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미 존. ‘

재하는 것에 왜 라는 것은 성립불가이다 이건 누구의 말이었더라 아마 어떤 허“ ” .’ ?

접한 책에서 읽었겠지.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규환이라는 살 먹은 남자새끼가 있다 그런데 그. 19 .

자식은 무언가 결핍이 있다 흔한 예로 아버지한테 구타당해서 이빨이 부러진 경험.

이 있다든지 아니면 어머니가 다른 남자와 바람이 났다든지 뭐 그런 보편적이면서,

동시에 구질구질한 결핍 덕분에 규환은 그 결핍을 매우기 위해서 불을 지른다 라. ,

고 그냥 합리화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게 굳이 필요하다면. .

내가 규환이 불 지르는 걸 처음 본 것은 고 때였다 나하고 규환 그리고 이름도2 . ,

기억나지 않는 몇 마리의 쓰레기들과 학교 공터 음산한 쓰레기장으로 담배를 피우

러 간 것은 분명 학기 중간고사가 끝난 날이었다 시험도 끝났는데 할 일도 없고1 .

가진 돈은 더더욱 없던 몇 마리의 우울한 청춘들은 학교를 벗어나지 못하고 그렇게

웅숭거리고 있었다 담배 살 돈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의심스러울 만큼 한심하고 한.

심하고 또 한심한 청춘들 한심하다는 자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하게 한심한.

청춘들 그 한심한 청춘들 사이에서 난 아무런 생각 없이 담배를 피워 물었다 규. .

환은 물끄러미 나를 보고 있었다 휴 난 그 날의 칠십 두 번째 한숨을 내쉬며 규. ,

환에게 담배를 건넸다 자식은 고맙다는 말도 하지 않고 냉큼 담배를 물더니 나에.

게 입을 내밀었다 뻔뻔한 새끼 난 녀석에게 불을 붙여주려고 라이터의 불을 켜서. .

녀석의 주둥아리 근처로 내밀었다 그런데 이 새끼 보게 불 땡길 생각은 하지도. .

않고 라이터 불을 가만히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참을 그렇게 보더니 내 손에서.

라이타를 뺏어 쥐고는 계속 불길만 보고 있는 것이었다 약 닳아 새끼야 내가 소. , .

리치며 라이타를 뺏으려고 해도 녀석은 막무가내였다 저게 미쳤나 난 절반쯤 포. , .

기하고는 내 입에 물린 담배에 집중했다 미친 또라이 같은 새끼 난 속으로 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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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욕의 절반 정도를 녀석에게 퍼부어 주었다 그리고는 연신 연기를 하늘 위로.

뿜어댔다.

규환이 내 라이타를 가지고 뭘 하고 있었는지 눈치챈 것은 내 담배가 거의 반쯤

타들어갔을 때였다 녀석은 학교 도장 공사를 하고 남은 신나통에 불을 붙이고 있.

었다 어 저 새끼 뭐해 옆에 있던 쓰레기 하나가 나에게 그렇게 웅얼거린 순간. , ?

신나통은 훅 하는 소리를 내며 불타올랐다 규환은 그 불길을 피하려고도 하지 않, .

은 채 불길을 보고 있었다 불길은 어느 새 쓰레기에 옮겨 붙고 있었다 저 새끼. .

미친 거 아냐 난 그렇게 웅얼거리며 녀석의 목덜미를 잡아끌었다 이미 녀석의 옷, .

은 검은 검댕이가 잔뜩 묻어있었다 좃 됐다 난 순간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다 우. . .

리 엄마는 내가 우리 집안에서 최초의 고졸자가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우리 엄마.

진짜 불쌍한 여자다 난 엄마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면 그 말부터 한다 불쌍한 여. .

자 아마 이건 일종의 죄책감 비스무리한 무엇일 것이다 요점만 이야기하면 우리. .

엄마는 나 때문에 인생을 조진 여자다 뭐 뻔한 이야기다 어떤 촌구석 한 마을에. , . ,

살던 처녀와 총각이 있었다 어느 날 술에 곯아떨어진 청년 앞에 예쁘장한 처녀가.

지나간다 청년은 그 처녀를 강간한다 처녀는 그 청년의 아이를 밴다 처녀의 부모. . .

는 빌다시피 해서 처녀를 청년과 결혼시킨다 그 청년이 우리 아버지고 애를 밴 처.

녀가 우리 엄마다 뭐 뻔한 이야기 너무 뻔하다 그 뒤에 둘의 인생이 어땠을지. , . .

눈에 훤하지 않은가 어릴 때 아버지라는 새끼가 취해서 나에게 해 준 이야기가 있.

다 아버지가 강간한 여자가 엄마 이전에도 물론 엄마 이후에도 수 없이 많았다는. ( )

것이 요점이었는데 도대체 뭐 하러 나한테 그런 얘기를 했는지 짐작가지 않는 바,

도 아니지만 정말 생각하면 어이가 없다 그 인간 머리 속에 뭐가 들었는지 이해, .

하느니 차라리 내가 고시 공부해서 변호사 되는 게 속 편할 것이다 규환이 새끼가.

지른 불 때문에 내가 퇴학당하면 우리 엄마는 아마 그 날로 쥐약을 쳐 먹을 거고

그럼 난 이 규환이 새끼를 죽여 버릴 작정이었다.

얼마를 뛰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어쨌든 뛰었다 한참 후에 난 숨이 막혀서. .

쓰러졌고 주위를 둘러보니 학교에서 대략 키로는 떨어진 곳이었다 난 화가 치밀5 .

어 녀석의 다리를 걷어찼다 그런데 규환이 새끼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냥 히죽. .

거리고 웃고만 있었다 자세히 보니까 바지에 물이 묻어있었다 개새끼 쌌구나 난. . , .

직감했다 이 새끼 사정한 거야 난 흙을 한 웅큼 집어 녀석의 얼굴에 뿌리고는 집. , .

으로 냅다 뛰기 시작했다 퇴학당하면 진짜 죽여 버릴 거야. , .

이 시점에서 한 가지 당신의 의문을 풀어주고 넘어가겠다 내가 그를 어떻게 알게.

됐냐고 묻고 싶겠지 규환은 고 때 내 짝이었다 그걸 운명이라고 불러도 좋다 원. 2 . .

래 운명이라는 게 그렇게 현명한 게 아니라는 걸 당신이 동의한다면 난 그걸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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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고 부르는 당신의 부주의함에 동의할 용의가 있다 운명이라는 게 그렇게 시덥.

지 않은 거라는 걸 난 규환이 덕분에 깨달았다 그 때 알았어야 했는데 녀석이 내. .

인생에 단 하나도 도움 되지 않으리라는 걸 말이야.

재식 그는 훔치는 사람이다 아니 남자다 그리고 그게 내 이름이다 내가 훔치. . , . .

는 남자라는 건 내가 한 달에 한 번꼴로 십 만원 이상의 금액으로 교환 가능한 물

건을 절도한다는 뜻이다 무슨 희열 같은 게 있냐구 없다 그런 건 그냥 가벼운. ? , .

취미정도로 생각해 주면 좋겠다 취미 그래 이 단어가 나에게 어울린다 난 훔치는. , .

게 생업이 아니다 내가 훔친 대부분의 물건을 팔지 않고 내 방에 모셔둔다는 사실.

이 이를 증명한다 가끔 모셔두기 힘든 것도 훔친다 예를 들면 수박 그런 건 모. . ?

셔두기 좀 그렇잖아 그런 걸 훔치면 먹어 치운다 뭐 팔기도 그런 물건이니까? . , .

모셔두기는 하는데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도 있다 옷장 밑에 둔 생리대가 그렇다. .

가끔 라면 국물 흘렸을 때 휴지 대신으로 쓰기는 하지만 그 외에 거의 쓸 일이 없

는 물건이다 한 번은 그래도 써 보겠다고 딸딸이 칠 때 휴지대용으로 써 본 적은.

있다 결과는 역시 그냥 모셔두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자. ? , .

지 끝에 자꾸 걸려서 위생상 안 좋을 것 같다 라는 것이 또한 나의 의견이다 아, . ,

가끔은 진짜 훔치는 짓 그 자체를 위해서 훔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고난도의 기.

술이 필요한 상황을 고른다 예를 들면 백화점 명품관을 타겟으로 해서 말이다 중. .

때 갤러리아에서 한 번 했었다 안나 어쩌구 하는 가게였는데 진짜 비싸 보이길래2 .

거기를 타겟으로 찍었다 그리고는 요모조모 궁리한 끝에 가장 정공법으로 돌파하.

기로 했다 그냥 들고 냅다 뛰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들어가서는 코트 쪽으로 가. .

서 가장 털이 많은 잠바를 들고는 그냥 달리기 시작했다 예상을 못했는지 가게 종.

업원 년은 멍하게 보고 있더라 내가 가게 종업원 년 얼굴까지 관찰한다는 사실이.

기뻤다 이거야말로 고수의 경지 아니겠는가 정문을 통과하려는데 뒤에서 비명이. .

들렸다 동시에 웬 떡대 좋은 경비가 앞을 막아섰다 웃기시네 난 경비의 부랄을. . .

걷어차고는 쓰러진 경비의 등을 밟고 점프했다 후 이걸 영화로 찍어야 되는데 난. , .

터져나오는 웃음을 입으로 막으면서 계속 뛰었다 그러다가 고수부지 쪽으로 숨어.

들었다 승리감 온 몸이 짜릿짜릿했다 그러니까 여자애랑 하면서 쌀 때 다음으로. . .

짜릿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 짜릿함은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다 거기서 누군가를. , .

만나면서 나의 짜릿함은 끝나 버렸다 누구를 만났냐구 그래 난 그 때 그 고수부. ? ,

지에서 처음으로 태황을 만났다 태황 우리들의 진짜 또라이 슈퍼스타. . .

태황이 새끼는 진짜 미친 새끼다 사람을 패는데 아주 중독이 되어있는 새끼다. .

Page 4: The burning bo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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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끼의 중독은 가장 심각하다 그러니까 나나 규환이보다 말이다 그런데도 다. .

들 이 새끼가 가장 건전하다고 생각한다 알 수가 없다 우리 엄마는 태황이 새끼. .

가 이 세상에서 가장 남자답고 믿음직한 놈이라고 말하고 다닌다 그럼 난 속으로.

언젠가 그 새끼한테 맞아서 코가 부러지고 양 콧구멍으로 피를 줄줄 흘리던 여자애

의 얼굴을 떠 올린다 그 여자애는 아무 잘못도 없었다 그냥 못 생겼을 뿐이었. . ‘ ’

다 정말로 잘못이 있다면 태황이 새끼에게 그 전날 이것저것 술을 팔아댄 술집 주.

인에게 있을 것이다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술을 퍼 마신 녀석은 아침부터 머리.

가 아프다고 궁시렁거렸다 우리는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괜시리 지금 이 순간 태. .

황이 새끼랑 눈이라도 마주치면 개작살난다 모두 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저렇게. .

컨디션 안 좋을 때 건드리면 친구고 뭐고 아무 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녀석이다.

하긴 애초에 우리를 친구로 생각하고 있어야 말이지만 불쌍한 그 여자는 아무래, .

도 그걸 눈치챌만한 감각이 없었던 모양이다 정말 불쌍한 그 여자는 버스를 기다.

리다가 지루한 나머지 태황을 빤히 쳐다보는 실수를 저질렀던 것이다 뭘 봐 이. ,

개년아 뭐 어쩌구 하더니 태황은 이미 그 여자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골목길로 끌,

고 들어갔다 대낮이었다 옆에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누구하나 나서서 말리지. . .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누가 저런 못 생긴 여자를 위해서 기사도 정신을 발휘하겠. .

는가 기사도 정신은 예쁜 년이 위기에 빠져야 발휘되는 성욕의 발로이다 더구나. .

태황이 보이는 살기는 그 자체가 이미 공포영화의 한 장면이다 어설픈 객기가 통.

할 상황이 아니라는 말이다 다들 버스만 기다리고 있었고 우린 종종걸음으로 태황.

의 뒤를 따라갔다 이미 여자는 기절상태에 놓여있었다 태황이는 진짜 나쁜 새끼. .

지만 한 가지 장점은 있다 녀석은 절대로 여자와 남자를 차별하지 않는다 문제는. .

구타를 가하는 순간에도 절대 평등의 입장을 견지한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못 생긴.

여자의 얼굴은 이미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뭉개져 버렸다 뼈가 부러졌.

군 얼굴 뼈 함몰 이제 저 여자는 다시는 자기 뺨을 볼 수 없을 것이다 불쌍한. . .

년 태황은 계속 씩씩거리며 기절해서 쓰러진 여자의 배를 걷어차고 있었다 저러. .

다 죽이겠네 그제서야 우리들은 뛰어가서 태황을 말리기 시작했다 체력소모가 있. .

었기 때문에 화가 많이 누그러들었음을 알고서 한 행동이었다.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그래 고수부지 거기서 태황이 새끼는 어떤 남자와 여자 커. , .

플을 사정없이 두들겨 패고 있는 중이었다 정말 사정없이 앞에서 말했듯이 녀석. .

은 절대로 남녀를 차별하지 않는다 남자와 여자를 때릴 때 언제나 동일한 강도와.

동일한 횟수를 유지한다 내가 녀석을 발견한 순간에는 여자의 얼굴을 발로 짓이기.

고 있었다 잘근잘근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오냐 이 씨발 년아 싸뿐히 즈. . . , ,

려 밟아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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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

내가 어떻게 태황과 알게 됐을까 기억났다 녀석은 그렇게 커플 하나를 작살내고? .

는 나에게 걸어왔다 뚜벅뚜벅 그리고 이렇게 물었다 돈 있냐 내가 벌벌 떨며. . . ?

대답했다 돈은 없고 이 잠바 꽤 나갈 거야 가져 태황이 눈을 가늘게 찢으며 말했. , .

다 내가 거지냐 새끼야 남의 물건을 구걸하게 그러더니 녀석은 나를 끌고 어떤. , , .

술집에 가서는 밤이 새라 술을 마셨다 물론 술값은 그 잠바로 내고 말이다 여기. .

가 전당포냐고 묻는 주인의 얼굴로 소주병이 두 개가 날아갔고 난 퍽 소리와 윽, ,

소리만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이후 녀석은 마치 다 정해져있다는 듯이 내 인생으. ,

로 기어 들어와서는 아니다 당당히 걸어 들어와서는 날 깔고 앉기 시작했다 녀석, , .

이 호모가 아닌 것만도 난 감사해야 할 지경이다.

재미있는 건 우리 엄마가 내 친구들은 몹시 싫어하지만 태황만은 유독 좋아한다는

것이다 정말 너무 너무 이상한 일이지만 그래 너무나 이상한 일이다 여자들은. ( , ),

태황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사족을 못 쓴다 정말 엿 같은 일. .

지만 그게 현실이다 녀석은 거의 여자를 고르면서 살아간다 한 여자하고 끝이 나. .

면 거의 대부분 여자를 두들겨 패서 법적인 문제가 생기거나 여자애가 애를 배면(

끝이 난다 언제나 대기표를 든 여자들에게서 전화가 온다 내가 직접 목격한 사실) .

이다 혜숙 그러니까 한 때 태황과 같이 살던 년 이름이다 징그럽게 촌스러운 이름. ( .

이다 혜숙이 뭐냐 혜숙이 이가 애를 배고 그걸 태황에게 말한 날 태황은 혜숙의. , )

배를 박지성이 포르투갈 전에서 논스톱으로 골을 차 넣을 때처럼 멋지게 내질렀,

다 물론 혜숙은 고통으로 쓰러졌고 아랫구멍으로 피를 쏟기 시작했다 바로 뒤에. .

혜숙은 에 실려갔고 태황은 만만한 나를 불러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녀석은 계119 .

속 씩씩거리며 혜숙이 욕을 했다 듣는 나로서는 그 해괴한 논리와 어휘구사력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이제부터 태황의 욕설이다 그 좃빠라 년이 무슨 뜻인. . ,(

지 모르겠다 좃 빠는 년이라는 뜻인지 좃 빨아 이 년아 의 줄임말인지 헷갈린. , , ,

다 어쨌든 누구 인생을 조질라구 애를 배구 그래 개좃같은 년 분명히 그 년 그, ) , , .

애새끼를 키워서 나 늙으면 패 죽일라구 그랬을 거야 왜냐 여기서부터가 골 때. ? (

린다 그게 씨발 절대로 내 새끼가 아니거든 난 언제나 거기다 싸고 나서 물로 씻) .

어 낸단 말이야 내가 직접 씻어냈다구 그러니까 절대로 내 새끼일 리가 없어 알. . .

아들어 그래 새끼야 아무리 좃물을 씹구멍 안에 싸도 물로 닦아내면 애 안 배? , .

내가 의사 새끼한테 직접 들은 거야.

어떤 미친 의사가 태황에게 그따위 소리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녀석은 그걸 진리

로 믿고 있었다 잠시 후 전화가 왔다 내가 아는 년이었다 안마시술소에서 일하는. . .

년인데 언제나 태황과 자지 못해서 안달이 나 있는 년이었다 태황이 웃으면서 냉.

큼 뛰어오라고 하자마자 분이나 지났을까 안마시술소 근무복인지 빤스가 보일 정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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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짧은 하긴 빤스를 입고 있어야 말이겠지만 초미니스커트를 입은 년이 술집( )

안으로 뛰어들었다 여기서부터 또 뻔한 이야기 둘은 술집 안에서 거의 포르노영. .

화 수준의 장면을 연출하더니 분 만에 사라졌다 물론 그 술값은 내가 계산했고30 .

태황이 새끼는 모텔비까지 나한테서 뜯어갔다 좃같은 새끼. .

태황과 만나는 여자들은 언제나 이틀 걸러 하루씩 개처럼 얻어터지고 삼일 걸러

하루씩 강간당하고 여기에는 부가 설명이 필요하다 태황과 자지 못해서 안달이 난( .

년들이 왜 강간을 당하는지 그러니까 태황이 새끼가 하자고 달려들 때 왜 반항하,

게 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요점만 말하자면 전혀 빠구리를 뛸 수 없는 곳이 태황.

이 즐겨 빠구리를 뛰고자 하는 장소라는 점이 문제이다 예를 들면 밤 시쯤의 지. 12

하철역 플랫폼 당연히 여자애는 반항하고 태황은 몇 대 적당히 두들겨 패고는 여.

자애를 강간한다 일주일에 한번씩 돈을 뜯긴다 태황의 여자애들은 눈가에 멍을) .

안경처럼 쓰고 다니면서 태황에게 갖다 바칠 돈을 만들기 위해서 후장에 대고 빠구

리를 뛰고 싶어 하는 변태새끼들한테까지 씹을 판다 정말 웃기는 시츄에이션이다. .

그런데도 많은 여자애들이 태황의 사랑을 받아보겠다고 그 주위를 어슬렁거린다.

나를 비롯해서 태황을 아는 모든 남자애들은 태황의 뒤에서 물론 뒤에서다 앞에( .

서 하다가 걸렸다가는 남극으로 이민을 가야 할 거다 녀석을 씹어댄다 하지만 다) .

들 스스로 알고 있다 나를 비롯해서 내 주위의 쓰레기들은 그 새끼가 눈물나게 부.

러운 것이다.

뭐 태황의 얘기가 좀 길어졌다 그럴 밖에 지금 내 방 소파에 앉아서 내 맥주를, . .

쳐 마시고 있는 게 바로 그 새끼니까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엄마 집에 눌러 붙어.

있는 건데 엄마랑 살 때도 심심치 않게 내 방에 와서는 내 돈과 담배와 맥주를 축.

내던 태황은 내가 반 지하 방으로 독립하자마자 내 방을 자기 별장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별장 아무런 부담 없이 쉬어 가는 곳 냉장고 안에 있는 모든 물품과 책. . .

상 서랍 깊숙이 숨겨둔 지폐들을 마음껏 가져갈 수 있는 곳 문제는 녀석이 그런.

짓을 해도 내가 웃고 있다는 점이다 단지 무서워서만은 아니다 말해두겠는데 태. .

황도 그리 바보는 아니다 내가 뒤로 칼을 갈면서 앞으로만 어설프게 웃는다고 해.

서 속아 넘어갈 녀석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 왜 웃고 있냐고 이건 좀 설명하기. ?

가 어려운 상황인데 말하자면 내가 녀석의 지배권을 인정했다고 한다면 대충 맞을

것이다 난 녀석에 대해서는 화를 내거나 불쾌한 기분이 드는 어떤 기능을 머리 속.

에서 뽑아내버렸다 그래야 녀석과 같이 있을 수 있다 어쩌겠는가 그래도 같이. . . ,

자란 친군데.

녀석이 내 하이트를 한 모금 마시더니 바닥에 내뱉었다 뭐야 씨팔 이게 맥주야. , , ,

야 가서 카스 좀 사와 뭐 해 새끼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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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가서 사 와라 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물론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태, . .

황과 같이 있으면 나 자신을 속이는 법을 쉽게 터득하게 된다 제대로 터득하지 못.

하면 바로 육체적인 응징이 따른다 응 난 근처 편의점으로 달려 나갔다 내가 없. , .

는 동안 책상 서랍 속의 돈이 조금이라도 남아있기를 바라면서.

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내 방 그림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태황이 새10 . .

끼는 머리에 피를 흘리면서 누워있었고 그 옆에 현진이 규환과 같이 사는 여자애(

이름이다 이게 가 뭐라고 씨부렁거리면서 울고 있었다 어 왔어 당연히 현진이, ) . , ?

년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예의라고는 눈꼽 만큼도 없는 년 그런데 난 순간. .

섬뜩해짐을 느꼈다 저 년이 또 일을 쳤구나 모르긴 해도 저 년이 태황이를 저 꼴. .

로 만들었을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난 차가운 카스를 들고 가만히 서.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현진이 년의 설명을 기다리면서. , .

뭐 그 년의 설명은 이랬다 그날 밤 현진이 집에 돌아와 보니 규환이가 자신의, .

속옷을 쌓아놓고는 그 위에 지포 라이타 기름을 붓고 있더라는 것이다 소리를 지.

르면서 기름통을 뺏으려는 현진의 얼굴을 규환이가 냅다 후려쳤고 덕분에 현진의

입 안이 터져버렸다 피를 본 현진은 꼭지가 돌아버렸고 규환에게 들러붙어서는 치.

고 받았는데 규환이가 늘씬하게 얻어터져서는 기절한 모양이다 병신같은 새끼 그. .

랬겠지 그 새끼 턱은 유리보다 조금 강한 정도니까 규환이 기절하니까 현진은 덜. .

컥 겁이 난 모양이다 부르면 문제가 커지겠다 싶은 현진은 가까운 곳에 사는. 119 ,

친구를 떠 올리다가 내 얼굴이 떠 오른 모양이고 빌어먹을 내 방에 미친 듯이 달( !)

려온 모양이다 그런데 내 방에는 나 대신 웬 남자가 술을 마시고 있었고 그렇지. ( ,

현진은 태황을 본 적이 없었다 자신은 구석에 앉아 나를 기다렸다는 것이다 그러) .

다가 입에 피나 좀 닦으려고 화장실로 들어갔는데 술을 먹던 그 남자가 태황이다( )

자기 뒤로 따라와서는 다짜고짜 바지를 벗겼다는 것이다 자기는 너무 놀란 나머지.

화장실에서 뛰어나와서는 맥주병으로 그 남자 역시 태황이다 를 후려 쳤고 그 뒤의( )

상황은 내가 보는 바와 같다는 것이다.

이 설명을 듣고 내가 한 첫 마디.

그러니까 왜 나한테 뛰어 와 이 미친년아“ , .”

다음에 내가 한 말.

난 몰라 씨발년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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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말 그대로다 난 모른다 난 상관없다 솔직히 난 아무 잘못도 없잖아 이제, . . . , ?

잠시 후에 태황이 일어나서 아 잠시 살펴봤더니 숨은 쉬고 있더라 현진이 년을 묵( , )

사발처럼 짓이기든지 말든지 나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다 흠 그런데 만약에 이 년. ,

이 지금 여기서 사라지면 곤란하다 태황의 분노가 애매한 나에게 쏟아질지도 모르.

는 일이니까 원래 녀석의 분노는 원인과 대상이 일치하는 경우가 드물다 말했잖. .

아 술 때문에 머리 아프다고 애매한 여자 때린 이야기 그래서 내가 세 번째로 내, .

뱉은 말.

어디가지 말고 깰 때까지 기다려“ .”

현진이 년은 계속 울먹였지만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눈치를 까고 있었다.

그래 이 년도 바보는 아니다 왜 이렇게 다들 머리가 좋은 거야 잠시 후 현진이, . ( ?)

년이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충 둘러대 줘“ .”

호 이게 무슨 말이야 둘러대기는 뭘 난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실제로도 어이, ? ? (

가 없었다 이렇게 되물었다) .

웃기고 있네 야 네가 내지른 맥주병을 내가 뭐 하러 둘러대 좃을 빨아라 이건“ , , ? (

명령형이 아니라 그냥 현재의 사태를 바라보는 나의 감탄사다 미친년아) .”

현진이 년이 눈물을 뚝 그쳤다 그야말로 뚝 그러더니 잘 노려봤다 불길한 신호. ! .

다 본능적으로 얼굴을 가리기 위해 손이 위로 올라갔다 이미 알겠지만 이 년 펀. .

치는 사람이 맞고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수준이다 그런데 정작 이 년이 던진 말은.

펀치보다 더 무서운 것이었다.

이 사람 태황이지 나 연순이 얘기 할거야“ , ? , .”

뭐“ ?”

네가 말했잖아 지난번에 우리 집에서 술 먹을 때 연순이 얘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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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무슨 눈물이냐고 두려움에 질린 사슴이 흘리는 눈물이. ?

다 연순이 그게 누구냐 하면 태황이가 전에 붙어먹던 년 이름이다 문제는 태황이. . .

랑 끝난 다음에 내가 그 년하고 잔 적이 있다는 거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빌어먹. , ,

을 그게 왜 문제가 되냐고 태황은 자기하고 관련 있는 여자는 다 자기 소유물이. ?

라고 생각한다 그게 십년 전에 만났던 여자든 아니면 그냥 자기가 미래에 자겠다.

고 찍어놓은 여자든 상관없다 알겠어 내가 연순이하고 잤다는 것은 태황에게 있. ?

어서 자기 소유물에 흠집을 낸 게 되는데 그것은 즉결처형감이라는 거지 식은땀이.

이마 위로 흘렀다 내가 술 쳐 먹고 그런 얘기를 내 뱉었단 말이야 아예 달려오는. ?

지하철에 목을 내밀고 서 있어라 이 병신아, .

내 머리 속의 혈관들이 터질 듯이 팽창하기 시작했고 그 혈관을 따라 피가 폭포처

럼 달려가기 시작했다 후장을 쑤셔서 터뜨려 죽여버릴 년 난 생각할 수 있는 모. .

든 욕을 현진에게 퍼부었고 그러나 현진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입가에 살짝, .

미소까지 떠오른 것 같았다 이 머리 좋은 그리고 펀치력까지 겸비한 운 좋은 아. ,

가씨는 내가 자기한테 손가락 하나 댈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 네가 이겼다 상황은 바뀌었다 이제 이 사태의 모든 책임은 나에게 달려있, . .

다 좃 같이. .

길어봐야 십 분이다 그 안에 무언가 머리를 짜내야 된다 저 미친 불독같은 태황. .

을 얌전하게 만들 수 있는 그럴듯한 설명 혹은 거짓말 차라리 마취총이 있었으면, .

좋겠다.

내 인생에서 흔하게 겪기 힘든 십 분이 흘러갔다 십 분쯤 일거다 내가 시간 재. ( .

고 있을 정신이 있었겠는가 생각에 생각에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지만 정말로 그) , , ,

럴듯한 거짓말은 지랄같이 떠올라 주지 않았다 필요 없을 때는 그렇게도 잘 떠올.

라주던 거짓말들이 말이다 난 거의 공포에 질려 버렸고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현진이 년은 태연하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들어보니 규환이에게. , .

하는 전화질이었다 규환이 새끼 기절했다가 깨어난 모양이다 잘 났다 미친 불독. . .

머리를 내려친 년은 자기 애인한테 전화하면서 사랑 어쩌구 씨부렁거리고 아무 죄

도 없는 집 주인은 머리가 터져라 사태를 수습하려 한다 정말 오늘은 지랄같이. ,

운이 좋은 날인가 보다 빌어먹을, .

태황이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문득 난 맥주병으로 녀석의 머리를 내려치는 게 오.

히려 빠르고 합리적인 해결책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래 그거야 그럼. , .

되잖아 바보처럼 딴 생각을 하고 있었잖아 난 바닥을 뒹굴고 있던 병 하나를 집. .

어서 녀석에게 다가섰다 그런데 무언가가 내 뒷덜미를 잡더니 날 주저 앉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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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래 씨발년아“ ? .”

난 병을 들고 현진을 노려보았다.

또라이 새끼 너 평생 빵에서 썩고 싶어“ , ?”

그럼 어쩌라구“ ?”

몰라 나도 방법 없으면 그냥 몇 대 터지고 말아 병신아 너 그렇게 머리가 안“ , . , ,

도냐 몇 대 터지고 일주일 누워있는 게 좋아 아니면 평생 빵깐에서 썩는 게 좋? ,

아?”

네가 태황이 저 새끼를 몰라서 그래 일주일 좋아하네 자 그럼 이건 어때 저 새“ . . , ?

끼 조지고 평생 몸 성하게 빵깐에 있는게 좋을까 아니면 저 새끼한테 죽기 직전까,

지 줘 터지고 평생 다리병신으로 사는 게 좋을까?”

난 다시 태황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런데 태황은 일어나있었다 약간 멍한 눈으. , .

로 날 보면서 앉아있던 것이다 난 온 몸이 굳어버렸다 순간 들고 있던 병도 떨어. .

뜨렸다 침묵 침묵 침묵 정적 정적 정적 정적 태황의 첫 마디. . . . . . . . .

맥주 사 왔냐“ ?”

가끔은 나 같은 청춘의 삶은 전혀 예상이 불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워.

낙에 머리가 나쁘기도 하지만 무언가 미래의 일이 정해질 그러니까 무언가 약간이,

라도 장래성이 있는 짓거리를 해 본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모르겠다 다른 인생. .

들은 어떻게들 흘러가는지 알 길이 없으니까 하지만 뭐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 ,

다 서울 바닥에서 고등학교 밖에 안 나온 가끔씩 피씨방에서 새벽 알바하고 마트. , ,

에서 물건 입고시키는 알바하면서 지내는 청춘에게 무슨 예상 가능한 미래가 있겠

는가 매일 매일이 예상 밖으로 흘러가는 게 당연한 일이지. .

태황이 묻는 말에 난 잽싸게 녀석의 코밑으로 맥주를 들이밀었다 다른 선택이 없.

었다 일단 흘러가는 거야 태황은 멋지게 이빨로 병을 따더니 단숨에 절반을 들이. .

켰다 목이 말랐나 보다 목이 마르겠지 저렇게 많은 물을 머리로 쏟았는데 목이. . .

마른 게 당연하지 갑자기 녀석이 얼굴을 찡그리며 머리를 만졌다 에이 씨발 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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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거 녀석은 손에 피가 만져지니까 놀랐나 보다 그리고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 .

듯이 날 쳐다봤다 난 또 다시 얼어붙었다 에이 씨팔 내가 무슨 얼음인간도 아. . ( , ,

니구 그런데 태황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

이 년은 또 누구야“ ?”

뭐 라고 순간 난 말할 뻔 했다 뭐야 이 새끼 기억을 못 하는 건가 나와 현진, . , , ?

은 태황의 감시를 피해 서로의 눈을 쳐다보았다 현진이 년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

는 것 같았다 내가 태황에게 물었다. .

얘 기억 안 나“ , ?”

침이 목구멍에 딱 걸렸다.

몰라 누군데“ , ?”

확실해 씨발 이 새끼 기억 못해 난 속으로 괴성을 질렀다 하지만 겉으로는 아, , . .

주 걱정된다는 듯이 조용히 태황에게,

너 화장실에서 미끄러졌었나 봐 맥주사서 와 보니까 화장실에 누워있더라 머리“ , . .

가 조금 찢어진 것 같은데 피는 대충 닦았어 그래도 병원가보는 게 낫지 않을까. ?”

태황이 나 그리고 옆의 현진을 쳐다봤다 그리고는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지면서, . ,

됐어 하면서 남은 맥주를 벌컥벌컥 마셨다 무언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기가 사, .

라지면서 마비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그래 씨발 됐어. , , .

그날 밤의 이후 사건을 요약하자면 현진은 대충 자기를 소개하는 둥 마는 둥 하더

니 돌아갔고 태황도 기운이 없어졌는지 당연하지 피를 소주병으로 개정도는 쏟은( , 2

거 같던데 맥주를 한 병 마시고는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난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

듯이 냉장고를 열었다 그리고는 돼지고기를 꺼내서는 그 안에 숨겨놓은 러미나를.

꺼냈다 아마 머리 터지게 힘든 한 시간을 보냈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사람인데. .

그렇게 힘든 일을 했으면 보상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난 러미나를 꺼내서 약국에.

서 훔쳐 온 약사발에 넣고 곱게 빻았다 이 소중한 걸 그냥 꿀꺽꿀꺽 삼키는 새끼.

들이 있는 데 난 그건 정말 죄악이라고 생각한다 이걸 그냥 삼키면 다 흡수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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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똥으로 나갈지도 모른다 라는 게 나의 신념이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말이다, . , ,

이건 아주 곱게 빻아서 먹어줘야 되는 거다 한 톨도 흘리지 말고 말이다 난 기도. .

하는 마음으로 러미나를 곱게 곱게 곱게 곱게 정말로 곱게 빻았다 그리고는 살짝, .

손가락으로 문질러보았다 됐어 이 정도면 밀가루처럼 곱게 가루가 된 나의 러미. , .

나 난 조심조심 뽀얀 가루들을 입에 털어 넣었다 아 보니까 가루가 약사발에 좀. . ,

묻어 있었다 난 약사발을 들고 구석구석을 여자 애 구멍 핥듯이 핥아줬다 아니. , . ,

그것보다 훨씬 꼼꼼하고 정성스럽게 핥아댔다 내가 이 러미나를 구하기 위해서 했.

던 짓들을 떠올리면서 아주 정성스럽게 난 내 입에 남은 약 맛을 음미하면서 자, .

리로 가서 누웠다 자 이제 기다리는 거야 어서 어서 오세요 천사님 제가 잘 모. , . , ,

셔드릴게요 어서 오세요 이 씨발 천사년아 오늘은 볼링공 같은 젓퉁이를 가진 천, , ,

사였으면 좋겠는데,

*

내가 걸어서 분밖에 걸리지 않는 훼미리마트에 지각을 한 것은 오로지 어제 적10

정량이상으로 처먹은 러미나 때문이었다 분명히 아침에 깨기는 했는데 정신을 차.

릴 수가 있어야지 기억을 천천히 되짚어 보니까 약기운이 늦게 온 나머지 냉장고.

에서 소주까지 꺼내 마신 기억이 났다 러미나에 소주라니 아침에 일어난 게 기적. ,

이다 기적 어쨌거나 난 나의 알바장소인 훼미리마트에 무려 시간을 늦어버렸고, . 3

내가 가게에 들어섰을 때 주인장 눈은 대략 도 정도 찢어져서 올라가 있었다45 .

너 뭐하는 새끼야 이 개새끼야“ ? .”

우리 주인장의 멋진 아침 인사가 들려왔다 저쪽 구석에서 나의 절친한 직장동료.

이신 동료알바의 아침 인사도 들려왔다.

어휴 저 고졸 새끼는 정말 대책이 안 나오는 새끼라니까 아저씨 그러니까 내가“ , , ,

대학 다니는 애만 쓰라고 했잖아요 대학 다니는 애들도 이거 하려고 줄을 섰는데,

하필이면 저런 찐따를 어휴, .”

우리 멋쟁이 주인장은 동료알바의 응원에 힘을 얻었는지 아니면 내가 약기운이,

떨어져서 지쳐있는 걸 눈치 챘는지 나에게 아낌없는 충고를 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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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빨리 군대로 꺼져 새끼야 너 같이 빌빌거리는 새끼들은 빨리 군대가서 정신“ , , ,

차려야 돼 기왕이면 해병대가 딱이겠지만 그럼 네가 내 후배가 되는데 나 기분 더,

러워지니까 그냥 땅개로 가 새끼야 내가 네 나이면 새끼야 사업을 해도 수십억짜, , ,

리 사업을 해 보겠다 맨날 뭐하고 자빠져서 병신 저러니까 다 가는 대학도 못 가, , ,

고 저러고 살지.”

난 이미 나에 대한 환영인사를 예상하고 있었지만 오늘은 어째 좀 길어지는 측면

이 있었다 속으로 여러 생각들이 지나갔다 저 알바년하고 빠구리 뛰는 거 마누라. .

한테 들켰나 둘은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걸?

난 알고 있다 어떻게 아냐고 가게 뒤 창고에서 저 알바년이 주인장 좃을 빨아 주. ?

고 있는 걸 내가 직접 봤다 난 그 때 가게 물건을 좀 집으로 가져가 볼까하고 창.

고로 숨어들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돈 내지 않고 말이지 내가 여기서 시간당 받. ( .

는 원으로는 생활이 어려워서 씨발년 아주 맛나게 빨아주고 있더라 몰래 보2500 ) , .

고 있는 나까지 꼴릴 정도였으니까.

난 욕이란 욕은 다 퍼붓고 있는 주인장과 알바년을 보고 웃으면서 이미 말했듯이(

난 태황을 통해서 특별한 능력을 개발했다 훼미리마트 주인장이 하는 욕쯤이야 우.

습지 훼미리마트 로고가 크게 그려진 앞치마를 걸쳤다 그리고는 가게 앞 파라솔) .

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 일대 알바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은 현재 상황에서 시간급.

원짜리 편의점 알바는 어쨌든 간에 내가 지켜야 할 소중한 직업이다 좃같지2500 .

만 그게 현실이다 머리 위로 뭐라뭐라뭐라 욕 비스무리한 것들이 날아왔지만 난. , ,

싹 무시했다 그리고는 웃으면서 빗자루 질을 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주인장의 목, . .

소리가 좀 조용해진 틈을 타서 난 그 인간한테 슬그머니 월남에 갔던 일을 물어봤

다 내가 이 가게에서 살아남는 비밀무기 이 가게에서 일한 지 일주일 만에 난 주. .

인장이 월남전 때 얘기만 나오면 자기 자랑을 하느라고 정신을 못 차린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웬만큼 일을 쳐도 월남전 얘기만 나오면 다 잊어버린다 듣기에 전혀 즐. .

겁지도 않고 관심도 없지만 뭐 그게 대수겠는가 내가 가지고 있는 관심 없는 얘, , “

기 적당히 관심 있는 척 맞장구쳐주기 기법 중에서 개 정도 꺼내서 써주면 하루” 5

를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데 아 이 관심 없는 얘기 적당히 관심 있는 척 맞장구. , “

쳐주기 기법 개중에서 개 또한 태황덕분에 몸에 습득하게 된 것이다 생각해” 50 40 .

보면 난 인생을 살아가는 거의 대부분의 지혜를 태황에게 배운 것 같다 어쨌든. ,

주인장의 월남전 스토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자신이 얼마나 용감.

한 군인이었는지 하는 부분 주인장은 자신의 군용 반합이 언제나 콩 새끼들 그러. ‘ ’ (

니까 베트콩이겠지 아마도 귀로 가득 차 있었다고 자랑하곤 한다 나도 주인장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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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서 처음 들은 얘기인데 그 때 월남에 갔던 군인들은 자기가 죽인 베트콩의 귀를

잘라서 반합에 모아뒀다고 한다 그리고 그 숫자를 세서 훈장도 주고 휴가도 줬다.

고 했다 어디 좀비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뭐 난 적당히 감탄하는 척 해. ,

준다 언젠가 한번은 콩들이 집단으로 모여 사는 마을에 들어가서 늙은 콩부터 어.

린 콩까지 죄다 쓸어버리고 그 귀를 잘랐는데 반합이 작아서 철모에도 담아서 왔‘ ’

다고 했다 늙은 콩 어린 콩 지금 이게 농사짓는 얘기도 아닌데 무슨 소리일까. ? ? ,

하고 곰곰이 생각하다 이렇게 되물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얼굴로는 존경과 감탄. (

의 표정을 지으면서 말이다)

그러니까 아저씨 어린 콩이라는 게 몇 살 쯤“ , ?”

글쎄 한 다섯 살쯤“ , ?”

다섯 살“ ?”

그래 임마“ , .”

다섯 살짜리 빨갱이가 있었어요“ ?”

그래 그러니까 빨갱이가 무서운 거야“ , .”

가만 이건 거의 살인마 아냐 나쁜 새끼 그러면서 자기 아들이 어떤 애한테 몇, , ,

대 맞았다고 그 애를 경찰에 고발했단 말이야 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당연히 얼굴, . (

에서는 계속 빨갱이의 무서움에 대해서 동조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말이야 어린 콩 귀는 어른 거보다 작잖아 크기가 부대로 가서 세는데 너“ , , .

무 티가 나는 거야 위에서도 우리들이 너무 많이 잘라 오니까 나름대로 기준을 세.

웠는데 어른 거만 세기로 한 거지 그래서 내가 어떻게 했는지 알아. ?”

아니요 난 구역질을 간신히 참으면서 웃고 있다“ .” ( )

부대로 귀환하다가 찬합에 물을 담아서 어린 콩 귀를 담갔지 물에 좀 불으라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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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많이 커졌나요 구토가 턱 바로 밑까지 올라왔다“ ?” ( )

별로 괜히 찬합만 무겁게 들고 왔잖아“ . .”

아 예 아저씨 저 잠시 화장실 좀“ , , , .”

두 번째 레파토리는 월남 여자들에 관한 것이다 이 레파토리에 이르면 주인장은.

약간 이상해진다 뭐 얼굴이나 그런 걸 말하는 게 아니다 내가 말하는 건 그러니. , . ,

까 주인장의 몸 전체에 대한 것이다 설명하자면 주인장의 땀구멍마다에서 알 수.

없는 냄새가 스며 나오는 느낌이다 당연히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마치 몸에서. , .

진액을 흘려 내보내는 지네와 마주 선 느낌인데 기분이 좋을 리가 있겠어?

거의 느낌이 없었어 한국 올 때쯤 돼서는 그게 말이야 여기서는 되게 아슬아슬“ , . ,

하고 어렵잖아 여자애 하나 바닥에 까는 게 그런데 너무 쉬운 거야 거기서는, . , .

응 아니 아니 돈 주고 사는 거 말고 미쳤니 내가 어떻게 버는 딸란데 주인장? , . ? (

은 꼭 딸라라고 부른다 그 말 왠지 끈끈한 감촉이 느껴지지 않아 그걸 그런데‘ ’ . , ?)

다 써 거기다가 콩 갈보들은 이상한 병 천지였다구 주말마다 우리 소대 애들이? .

밖에만 나갔다 오면 자지 긁느라고 총을 못 쐈다니까 월요일마다 애들 부랄 검사.

하고 그랬거든 그러면 몇 명은 거기가 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었다구 끔찍하지 난. . .

절대 콩 갈보랑 안 했어 뭐 하러 갈보랑 뒹굴어 정글 나가면 깔린 게 콩 가시나. ,

들인데 안 그래 응 괜찮아 그런 애들은 지 아빠하고 오빠하고 다 콩이니까 갖, ? ? ,

고 놀아도 아무도 뭐라 안 해 아 한번은 그런 적이 있기는 있었다 작전 나가서. , .

야간 매복하는데 잠도 안 오고 기분도 울적하고 하길래 콩년들 먹으러 나갔거든,

내 밑에 상병 하나하고 같이 그래서 이렇게 둘이서 엠식스틴 들고 나가서 어떤 움.

막을 쳐들어갔지 어떤 할망구 하나하고 손녀쯤 되는 콩년이 벌벌 떨고 있대 뭐. . ,

우리가 엠식스틴 들고 오면 콩들이야 다들 벌벌 떠니까 그래서 상병이 그 콩년을.

난짝 업고 나오는데 아 우리 앞에 새로 부대에 부임해 온 소위가 떡 하니 서 있는,

거야 그러더니 우리한테 막 지랄을 하더라 작전 중에 근무지 이탈했다고 말이야. . .

이 년이 아무래도 베트콩인거 같다 그래서 잡아다가 좀 심문을 하려고 그런다 내, ,

가 계속 그러는데도 듣지를 않는 거야 미치겠대 교전 중 같으면 확 갈겨 버렸을. .

텐데 응 뭐긴 뭐야 엠식스틴 말이지 새끼야 거기는 전쟁터라구 전쟁할 때는. ? , . , .

원래 빨갱이들 총알보다 같은 편 총알이 더 무서운 거야 아이구 뭘 알아야지 한. , .

분쯤 서 있었나 계속 지랄을 하는데 슬슬 다리도 아프고 자지에 힘도 풀리는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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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다 귀찮아지더라구 그래서 내가 이랬지 거 너무 그러지 마쇼 소위님이 가장. . , ,

먼저 심문하시면 될 거 아니요 우리는 그 다음에 심문하면 되니까 먼저 심문하쇼. .

그제서야 누그러지더라구 하여간에 남이 노력해서 뭐 하나 해 놓으면 그저 공으로.

먹을라고 지랄들이라니까 너도 마찬가지야 새끼야 내가 그렇게 뼈빠지게 벌어 온. , .

딸라로 가게 하나 만들어 놓으니까 잽싸게 내 밑에 굴러 들어와서 밥 벌어 먹고 있

는 거잖아 안 그래 너희들은 진짜 우리 세대한테 고마워해야 돼 너네가 이렇게, ? .

잘 먹게 된 게 다 우리 세대가 월남으로 사우디로 가서 조뺑이를 친 덕분이라구, ,

알아?”

다시 한번 말하건대 난 역사나 정치 뭐 그런 거에 대해서는 눈꼽만큼의 관심도,

없는 새끼다 관심 가져본 기억도 없고 앞으로 그럴 계획도 없다 그런데 그런데. . , ,

그런데 말이야 난 주인장의 월남여자초토화 및 귀수집 여행기를 듣고 있으면 말이,

다 이런 생각이 든다 이 가게는 주인장 스스로가 침 튀기면서 말하듯이 월남에서, . ,

피땀 흘려 번 딸라로 세운 가게다 베트남 사람들 귀를 수백개 잘라내고 가끔씩 전.

투의욕이 떨어질 만하면 빨갱이 년들을 몸보신 삼아 강간하면서 힘겹게 힘겹게, ,

모아오신 그 딸라로 세운 가게란 말이다 그리고 주인장 말대로 난 그 밑에서 하루.

여덟 시간동안 시간당 원이라는 거금을 받아 챙기고 있다 다 주인장 덕분이2500 .

다 그런 것 같다 저 인간이 월남에 가지 않았다면 난 아마 여기서 일하고 있지. .

않았겠지 당연히 그랬으면 이 가게가 없었을 테니까 그래서 고맙냐고 뭐 생각. , . ? ,

해 본 적은 없지만 따지고 보면 고마워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좋다 난 주인장에. .

게 고맙다 눈물나게까지는 아니더라도 고맙다고 치잔 말이다 그럼 다 된 건가. . ?

아니지 그렇게 따지면 주인장은 월남 사람들한테 고마워해야 되는 거 아냐 뭐. ? ,

어찌됐건 간에 월남 사람들이 난리를 쳐 준 덕분에 거기 가서 돈을 벌게 된 거잖

아 그러니까 난 거기서 누가 누구랑 왜 싸웠는지 관심 없다니까 나한테는 그냥. ( , .

난리 지 뭐 월남에서 아무 일도 없었어 봐 그럼 주인장이 무슨 수로 그 많은 딸‘ ’ , ) . ‘

라 를 벌었겠어 안 그래 그런데 주인장은 월남 사람들한테 절대 고마워하지 않는’ , ?

다 고마워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다 그 새끼들 때문에 월남 가서 개고생한 것만. .

생각하면 갈아 마셔버리고 싶으시단다 증오와 관련된 우리 주인장의 어휘 구사력. (

은 태황과 거의 동급 수준이다 이거 앞뒤가 안 맞아도 한참 안 맞는 거 아냐 세) ?

상일이 그렇게 앞뒤가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최소한 최,

소한 말이야 빌어먹을 좃같이 씨발 자기가 다섯 살 먹은 어린애 귀를 자를 때는, , ,

말이야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한번쯤 돌이켜 봐야 되는 거잖아 아니야 그 얘기. ,

를 하려는 건 아닌데 그러니까 내 말은 최소한 이 편의점에 월남사람이 물건 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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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을 때 말이야 재수 없다면서 발로 차면 안 되는 거 아냐 그 월남 남자가 자기, ?

가 귀를 자른 아이의 친구일지도 모르잖아 안 그래 안 그러냐구, ? ?

대략 시간쯤 지났을까 신나게 월남전 이야기를 떠들던 주인장은 창고 물품 검사2 .

한답시고 들어가 버렸고 주인장하고 이런 저런 눈빛을 교환하던 알바년은 말도 없

이 사라져 버렸다 잘 붙어먹어라 씨팔년놈의 새끼들아 난 속으로 꿍얼거리면서. , .

잡지를 꺼내 들고 카운터에 앉아 있었다 오늘은 마일드세븐이나 한 보루 쌔벼볼.

까 난 절도 목표물을 검색하면서 그렇게 가만히 앉아있었다 내 이마 위로 시간이, .

뭉텅이로 흘러갔다 그냥 아무 거리낌 없이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그렇게 휘리릭. ,

휘리릭 지나가고 있는 시간들 분당 원짜리의 한심한 시간들 분에 원 난. 1 40 . 1 40 .

갑자기 우울해 지기 시작했다.

그게 내 인생의 값이겠지 앞으로 십 년이 지나도 난 여전히 이렇게 멍청하게 앉.

아서 내 시간과 동전 몇 개를 맞바꾸면서 살아갈 거야 어쩌면 값은 조금 오를 지.

도 모르겠다 한 원쯤으로 난 넌더리를 내며 책상에 턱을 올려놓고는 창 밖을. 100 ?

바라보았다 지겨워 지긋지긋해 정말 끔찍한 인생이야 안 그래 앞으로 내 인생. . . , ?

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을 거야 계속 이렇게 살아가겠지 편의점이나 아니면 슈퍼. .

마켓에서 바코드를 찍으면서 이 삑삑 소리를 귀가 썩을 때까지 듣고 앉아 있을 거

야 틀림없이 돈 좀 모이면 소주나 홀짝거리면서 러미나나 쳐 먹고 쓰러져 있겠지, . .

이건 사는 게 아니야 그냥 버티기지 버티기 어느 하수구에 머리 처박고 죽을 때. . .

까지 그냥 시간을 때우면서 버티는 것 그러니까 이건 삶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 ,

는 게 아니야 절대로, .

고 때였나 태황이하고 규환이랑 같이 술에 취해서 길 가에 세워 둔 차 범퍼를 부1 ?

수다가 경찰에 붙들린 적이 있었다 차 주인은 우리를 깜빵에 쳐넣어야 한다고 길.

길이 날뛰었고 형사 새끼는 우리 머리통을 쉴새없이 갈겨댔다 그 형사 새끼 우리. ,

를 쓰레기라고 부르면서 옛날처럼 다 깜빵에 집어넣어야 되는데 법이 좃같이 바뀌

는 바람에 집어넣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했다 그래 많이 아쉽겠지 내가 지금 그. , .

형사 찾아가서 배에 칼 구멍을 뚫어놓지 못하는 게 아쉬운 것처럼 말이야 우리 셋.

다 미성년자여서 그 일로 깜빵에 가지는 않았지만 그 때부터 청소년심리상담가라‘ ’

는 자식들한테 시달려야 했다 그 자식들은 일주일에 한번꼴로 나를 자기들 사무실.

로 불러놓고는 이것저것 꼬치꼬치 물어댔다 아버지는 뭐하는 사람인지 어머니는. ,

가정주부인지 아버지는 나를 때리는지 혹시 환각제 같은 걸 먹는지 사귀는 여자, , ,

애는 있는지 그 여자애는 뭐하는 애인지 그 여자애하고 같이 잠을 자는지 그러다, , ,

가 임신을 시킨 적은 없는지 등등 웃기는 일이었다 술 먹고 범퍼 몇 번 걷어찼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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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해서 자기들이 나에게 그런 걸 물어 볼 권리가 있는가 자기들이 뭔데 내 머리?

속을 헤집으려고 하는지 기가 차고 어이가 없었다 그래도 우리 셋은 인내력의 마, .

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서 사무실을 찾아갔다 깜빵에 들어가 수는 없잖아 깜빵 갔. ?

다가 항문에 비누칠당하고 차선 고속도로 뚫리는 것보다는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8

들어주는 편이 현명한 선택이겠지.

그 청소년심리상담가라는 자식들이 나한테 말하기를 내가 가슴 싶은 곳에 아버지,

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있고 그것 때문에 문제아가 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어릴.

때 자신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제대로 해소되지 못했고 그게 문제를 일으키

는 식으로 터져 나온다는 거였다 그 자식들한테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이 이거였다. .

더도 덜도 말고 딱 일주일만 나처럼 살아봐라 시간당 원 받아가면서 새벽까. 2500

지 개처럼 일한다 시간당 원이다 시간 일하면 만원 받는다 알겠는가. 2500 . 8 2 . ? 8

시간 꼬박 일하고 만 원짜리 두 장 받는단 말이야 그리고 나서 새벽에 집에 가고.

있으면 경찰이 불러 세운다 뭐하는 새끼냐고 물어서 그냥 아무 것도 안 하는 새끼.

라고 대답한다 어느 대학 다니냐고 물어서 대학 안 다닌다고 대답하면 바로 뒤통.

수를 때린다 알겠는가 대학을 안 다닌다고 하면 경찰이 바로 뒤통수를 때리면서. ?

조심하라고 눈을 부라린다 텔레비전을 켜면 나이 좀 처먹은 꼰대들이 근엄한 표정.

으로 개폼잡고 앉아서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청춘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잘 몰라서

그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안타깝다는 듯이 말한다 아 그런가 내 시간. , ?

은 소중하구나 어른들은 그게 안타까운가 보구나 그런데 참 재미있다 그렇게 안. . .

타까워하는 어른들이 소중한 나의 시간을 위하여 마련해주시는 일자리는 고작 시간

당 원 하는 하루에 바코드 번 찍기뿐이다 다른 걸 좀 해보려고 찾아가2500 ‘ 2000 ’ .

면 어른들은 날 젊은이라고 부르지 않고 고졸자라고 부르면서 쫓아낸다 그 따위‘ ’ ‘ ’ .

의미 없는 일들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면서 정작 시간을 길바닥에 내던지는 일만

나에게 주신다 날 더러 어쩌라는 말이지 난 어른들이 그냥 까놓고 이렇게 얘기해. ?

주기를 바란다 너희들은 쓰레기라고 너희들은 그냥 쓰레기고 너희 또래의 서울대. ,

학 가신 분들에게 장차 큰 부담만 될 테니까 마음 같아서는 전부 가로수에 목 매달

아버리고 싶지만 지랄 같은 법 때문에 그럴 수는 없으니까 그냥 뒤지는 날까지 조

용히 살다가 뒤졌으면 좋겠다 라고 나 머리 나빠서 헷갈리게 얘기하면 정말 알아, .

듣기 힘들다 알겠어 그냥 우리들에 대해서 느끼는 대로만 말씀해주세요 제발. ? , ,

이 씹새끼들아 잠깐만 그런데 저건 뭐야. , ?

길 건너에서 어떤 새끼가 나한테 손을 흔드는 게 보였다 뭐지 이 빈민가 동네의. ?

꺼져가는 가로등으로는 그게 누군지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그냥 손이 머리 위에서.

왔다갔다 하는 것만이 간신히 눈에 보였다 자세히 보니까 손끝에서 무언가 반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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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 약이 덜 깼나 난 슬그머니 계산대에서 일어나 가게 문 앞. ?

에 섰다 길 건너의 형체가 껑충거리며 나에게 다가왔다 빌어먹을 규환이였다 손. . . ,

에 라이터를 들고 있는 규환이 미치겠네 난 어제 현진이한테 들은 얘기를 떠올렸. .

다 빤쓰를 모아놓고 태우려고 했다고 그랬나 요새 무언가 대단한 삘을 받았음에. ?

틀림없어 이 새끼는 평상시에도 무서운 새끼지만 가끔씩 진짜 무서워질 때가 있.

다 그런 때가 오면 이 새끼는 정말 아무데나 대고 불을 지른다 심지어 자기 팔에. .

다 라이타를 대고 불을 붙이기도 하는데 그러면서 살갗이 타는 노릿노릿한 냄새를

코 안 깊숙이 들이쉰다 그런 규환이를 보고 있으면 정말 무섭다 태황이 새끼보다. .

더 무섭다 아니 태황이 새끼도 진짜 무서운 새끼기는 한데 그런데 뭐랄까 규환이. , ,

새끼가 무서워질 때는 그 느낌이 다르다 그럴 때보면 규환이는 뭔가 머리 속의 회.

로가 끊긴 것처럼 보인다 퓨즈가 펑하고 나간 것처럼 보인단 말이다. .

흠 재식아 잘 지내 너 때문에 잘 못 지낸다 새끼야 어제 현진이가 너네 집에“ , , ? ( , )

갔었다면서 그래 그 년이 너 때문에 내 집에 뛰어 들어오는 통에 머리가 터질 뻔. ( ,

했어 야 그래도 친구가 근처에 사니까 마음이 많이 놓인다 그래서 나 이사가려) , . (

고 너도 내가 같은 동네 사니까 좋지 지랄하네 미친 새끼 너 아프거나 그러면) ? ( , )

나한테 전화 때려 내가 분 안에 뛰어 올게 너한테 전화 안 할 거니까 제발 내, 5 . (

번호나 전화에서 지워주라 응 진짜 멋진 친구 우리 재식이 맛이 갔어 확실, ?) , . ( .

해)”

녀석이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소리를 웅얼거리는 동안 난 아무 말도 없이 빤히 녀

석을 쳐다보았다 확실히 그 때가 왔어 녀석의 오른손에 들린 라이터가 경련하듯. , .

이 파르르 떨고 있는 게 보였다 녀석은 말을 하다가 목이 메는지 자꾸 침을 삼켰.

다 긴장하고 있는 거야 조금 있다가 있을 오르가즘 때문에 온 몸이 긴장하는 거. .

지 어떻게 하지 방법을 찾아야 돼 방법을 방법을 씨팔 요즘은 왜 이렇게 머리. ? , , ,

터지는 일들이 자꾸 생기는 거야?

내가 그냥 튀어버릴까 아니면 저 새끼를 끌고 나가서 차도로 던져버릴까 에 대, ,

해서 깊이 있는 사색에 빠져있는 동안 규환이는 과자 코너에서 새우깡 한 봉지를

집고서 만지작거렸다 물론 먹고 싶어서 만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포장지에 불. .

이 잘 붙을까 이거 말고 저기 있는 빤쓰 스타킹이 더 나으려나 그런 걸 고민하고, ,

있는 규환의 눈매가 싱긋이 웃고 있고 있는 게 보였다 그러니까 그 눈매가 어떻게.

보면 호도마루를 먹을까 캔디바를 먹을까 를 고민하는 아이의 눈매 같기도 하지, ,

만 웃기고 있네 저 새끼는 그게 아니란 말이야 미치겠다 미치겠다 미치겠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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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식아 나 이거 하나 써도 되지“ , ?”

안 돼 미친 새끼야 라고 말하기도 전에 이미 새우깡에는 불이 붙어 올랐다 규환, , .

의 입이 센치쯤 벌어졌다 그리고 그 벌어진 입으로 알 수 없는 소리들 그러니까5 . ,

굳이 글로 옮기자면 끄아끄아끄아악 하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녹아내린 봉지를 비.

집고 새우깡들이 지글거리며 쏟아져 내리는 게 보였다 마치 화재가 난 빌딩에서.

머리에 불이 붙은 채로 뛰어내리는 사람들 같았다 그걸 본 나는 카운터에서 뛰어.

나와서 규환이 손에 들린 새우깡을 빼앗아 불을 끄고 녀석을 길 건너까지 던져버린

다음 검댕이 묻은 바닥을 말끔히 청소 했어야 했겠지만 내가 한 것이라고는 얼이,

빠져서 앞치마를 만지작거린 게 고작이었다 어쩌겠어 신발 바닥에 뽄드가 들러붙. ,

은 것 같았다니까.

규환이의 눈에서 물이 반짝거렸다 병신같이 입을 벌리고 끄악거리면서 녀석은 울.

고 있었다 눈물 속의 불꽃은 펄럭거리면서 흔들렸고 그렇게 속에 불꽃을 머금은.

눈물이 똑똑 눈에서 뜯겨나가 바닥의 검은 재위로 떨어졌다 눈물을 빨아먹은 그, . ,

러니까 그 안의 불꽃까지 통째로 빨아먹은 검은 재는 더욱 짙게 어두워졌다 저 재.

가 저 새끼 그리고 우리들이야 검다는 말이 우스울 정도로 시커먼 도저히 다른, . ,

색으로 바꿀 수 없는 아무런 빛도 가지지 못한 검은 재 뭉치들 그때 난 갑작스레, .

모든 게 명확해 지는 것을 느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머리 안이 명쾌해졌다 무엇. .

으로도 바뀔 수가 없는 거야 우리들은 그냥 저렇게 바스러져 가는 것뿐이야 어떤, . .

자식은 좀 더 빨리 바스라지고 어떤 자식은 늦게 바스라질 뿐 결국에 우리들은 뭐,

하나 남기지 못한 채 바스러져 가는 인생들인 거지.

주인장이 가게 안으로 들어왔을 때는 규환이가 다른 과자봉지에 불을 붙인 다음이

었다 주인장이 숨을 들이키는 헉 소리가 나한테까지 들려왔다 주인장의 등 뒤로. , .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알바년의 모습이 보였다 알바년은 이게 무슨 일인가 싶. ,

어서 나와 규환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뭘 봐 병신 같은 년아“ , .”

난 규환이가 라이터를 들고 새우깡에 불을 붙였을 때 이미 여기서 더 이상 알바해

보겠다는 생각을 던져버렸다 주인장과 알바년이 눈이 동그래지면서 날 쳐다보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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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보냐구 씨발년아 확 눈깔을 뽑아주랴“ , , ?”

내 말에 주인장이 어지간히 당황한 모양이었다 뭐라고 대답도 못한 채로 가만히.

서서 기가 막혀서 죽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가만 있어봐 꼰대 조금만 기다려 우리가 이 가게 완전히 태워줄 테니까 왜 그“ , , . .

래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닐 텐데 너 새끼야 월남 있을 때 하루에 초가집 하나 꼴, . ,

로 태워 버렸다며 가게 하나 태워먹는 것 가지고 놀랄 필요 없잖아 안 그래 여. , ?

기 잘근잘근 씹어주고 그 다음에는 너네 집구석차례니까 기대하고 있어.”

난 그렇게 씨부리고 있었고 그 동안에도 규환은 누가 있든지 아랑곳하지 않고 불

꽃을 보면서 울고 있었다 잠시 동안의 정적이 흘렀다 귀에 솜을 쑤셔놓은 것 같. .

은 정적 속에서 규환의 불꽃만이 화르륵 화르륵 거리며 가녀리게 떨고 있었다, , .

짧은 정적은 그러나 주인장의 재빠른 행동으로 금세 끝이 났다 역시 해병대 출, .

신이었다 잠시 어리둥절하기는 했지만 그 동안에 사태를 파악하고 행동을 취한.

것이다 주인장은 자 기 옆의 냉장고를 열더니 맥주병을 꺼내서 규환에게 던졌다. .

나이스 샷 병은 정확히 두 바퀴를 돌고는 규환의 머리를 후려갈겼다 퍽 하면서! . ,

규환의 머리가 갈라지는 소리가 났고 병이 날아 온 곳을 바라보는 규환의 눈 위로

검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난 신발에 붙은 뽄드를 뜯어내고 주인장에게 달려들었다. .

그러나 두 걸음이나 옮겼을까 나보다 먼저 다가 온 주인장은 평소 자랑하던 특공,

무술로 내 얼굴을 후려쳤고 난 코뼈가 부러지는 둔탁한 소리를 내면서 바닥에 나뒹

굴었다 뭐 그 다음부터는 정확하게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알 수가 없었다. , , .

쓰러진 나는 쉴 틈 없이 걷어 채였고 잠시 발길질이 뜸해진다 싶더니 무언가 무거

운 물체가 내 어깨로 위로 떨어졌다 그 물체는 나의 쇄골을 분지르고는 통통통 굴.

러갔다 흐릿한 눈으로 보니 은빛 보온통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게 보였다 저기. .

멀찍이에 누워있는 규환의 머리에서는 분수처럼 피가 솟아나왔다 꿀럭꿀럭 씨발. . ,

요즘은 도대체 왜 하는 일마다 이러지?

하 이 새끼들이 약을 처먹었나 돌았니 돌았냐구 내가 묻잖아 개새끼야 나“ , ? ? ? , . (

를 발로 찬다 난 신음한다 진짜 웃기고 자빠진 것들 뭐 너네가 무슨 람보라도. ) . ,

되는 줄 아나 보지 너네들 내가 경찰에 연락할 거라고 생각하지 기대를 깨서 미. ?

안한데 경찰이 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야 왜냐하면 내가 충분히 아주 충분히. ,

즐긴 다음에 부를 거니까 나를 다시 걷어찬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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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황이 들이닥친 것은 규환이 내뿜은 피의 강이 서서히 내 얼굴께로 흘러오고 있

을 때였다 주인장은 계속 나를 걷어차면서 씨부렁거리고 있었고 난 퓨즈가 나가려.

는 정신을 간신히 붙들고 있었다 옆에 선 알바년이 하이힐 뒷굽으로 굳어가는 피.

위에 낙서를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태황은 들어서서는 딱 초간 서 있었다 딱. 5 . 5

초 초 초 초 초 초 밑에 누워서 선지를 쏟고 있는 저 새끼는 내가 아는. 1 , 2 , 3 , 4 , 5 .

친구 규환 또한 그 옆에 누워서 열심히 씹창이 나고 있는 저 새끼 역시 내 친구.

태식 규환을 저 꼴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현재 태식을 열심히 까고 있는 저 늙. ,

은 새끼는 내가 모르는 새끼 상황 파악 끝 태황은 다짜고짜 주인장에게 달려가서. .

머리채를 휘어잡았다 주인장은 머리채를 잡히면서도 태황의 얼굴을 후려쳤으나 태.

황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태황은 그대로 주인장의 머리를 냉장고 유리문에 갖다.

박았다 유리문은 박살이 났고 주인장은 맥없이 태황 앞에 무릎을 꿇었다 승부는. .

순식간에 결정났다 패자는 승자 앞에 무릎을 꿇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아마도 패. .

자 그러니까 우리 주인장은 승자의 아량 같은 걸 기대했겠지만 아쉽게도 태황의, ,

머리 속에 승자의 아량같은 건 없었다.

태황은 깨진 유리문 안으로 손을 뻗어 미에로 화이바 개를 꺼냈다 그리고 그걸2 .

따서 벌컥벌컥 마시더니 주인장에게 병을 내밀면서 짧게 물어 라고 명령했다 난, , .

태황의 바지자락을 당기며 안돼 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부러진 쇄골 때문에 성대를,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미 전의를 상실하고 멍한 눈으로 태황을 보고 있던 주인장.

은 미에로 화이바를 입에 물었다 아마 태황이 뭘 하려고 그러는지 몰랐을 거다. .

엉기적 엉기적 빈 병 개가 주인장의 입 속에서 자리를 잡는가 싶더니 태황의 주먹2

이 주인장의 뺨을 후려갈겼다 병이 깨지는 낮고 음울한 소리 이빨이 뽑혀 찢겨나. ,

가는 소리 주인장의 눈동자가 위로 올라가면서 흰 자위를 드러냈고 옆에 선 알바,

년이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벽으로 물러났다 다 끝났다 끝이란 단어는 이런 때. .

쓰는 거구나 태황은 쓰러진 아니 그냥 쓰러진 게 아니라 죽은 죽었겠지 아마도. , , ,

죽어있는 주인장을 계속 발로 짓이겼다 그러더니 알바년을 슥 보고는 멱살을 잡고.

창고로 통하는 뒷문으로 들어갔다 다시 한 번 짧은 정적 창고 쪽에서 엷은 비명. .

이 새어나왔다.

누구나 그런 하루가 있다 모든 일이 잘 풀려나가는 하루 길을 걷다가 돈을 줍고. .

가게에서 담배를 사는데 멍청한 알바가 거스름돈을 더 주고 옛날에 사귀던 애를 우

연히 만나서 아직도 네가 그리워 전화 해 뭐 어쩌구 하는 얘기를 들은 다음 밤에‘ . ’

집에 가는데 다리가 끝나주게 잘 빠진 여자가 술에 취해서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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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하루 그런데 세상일이 다 그렇지만 그런 하루는 절대로 공짜가 아니다 반드. .

시 이자에 이자에 이자 곱빼기를 붙여서 계산서가 돌아온다 그 계산서가 바로 오.

늘 같은 날이다 인생이 확 틀어져버리는 하루 신난다 너무너무 신난다 너무 신. . . .

나서 눈깔을 뽑아버리고 싶을 지경이다.

우리 그러니까 얼굴이 부어서 눈이 잘 안 떠지는 나 머리에 버스가 두 대는 지, ,

나갈 만한 틈이 벌어져있는 규환 그리고 오랜만에 몸을 풀어서 윗도리건 아랫도, ,

리건 몸을 확실히 풀어서 나른한 만족감에 싸여있는 태황은 공원 벤치에 앉아있었

다 태황은 신이 났는지 계속해서 떠들어대고 있었고 난 규환이 자식이 숨을 쉬고.

있는지를 확인하면서 쇄골을 만지작거렸다 부러졌어 그런 거 같아 조금씩 붓고. . .

있어 내일쯤이면 숨쉬기도 어려울 만큼 부어오를 거야 그러면서 깜빵에서의 생활. .

은 어떨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태황이 저 새끼는 교수형 당하지 않을까 규환과, . .

나도 이번에는 깜빵을 피하기 어렵겠지 몇 년이나 썩을까 년 년 멋지다 앞. . 3 ? 5 ? .

으로 사람들이 날 부를 때 그냥 고졸자라고 부르지 않겠구나 이렇게 부르겠지 고. .

졸 전과자 멋지다 영화제목으로 써도 좋을 것 같다. . .

우리 앞으로 교복을 입은 여자애 둘이 지나갔다 태황은 씨발년들 맛있게 생겼네. , ,

라고 내뱉었고 그걸 들었는지 여자애들은 잔뜩 움츠려서는 종종 걸음으로 사라져갔

다 아마 학원이나 뭐 그런데서 나오는 길인가 보다 사라지는 뒷모습으로 수학선. .

생 어쩌구 하는 말들이 들려왔다 난 울기 시작했다 난 꺽꺽 거리면서 울어댔고, . . ,

몸이 들썩일 때마다 부러진 쇄골이 죽고 싶을 만큼 아파왔지만 어떻게 해도 멈출

수가 없었다 나에게도 저런 기회가 있었나 저렇게 책가방을 들고 밤늦게까지 공. ?

부를 하면서 남들처럼 대학에 가고 그래서 엄마 말대로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그,

런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경찰 새끼들한테 길바닥에서 뒤통수 얻어터지지 않고 살,

아갈 수 있는 기회를 한번이라도 단 한번이라도 가졌던 적이 있었나 아마 있었겠, ?

지 나는 잘 몰랐지만 아마 있었을 거야 그 기회들을 내가 던져버렸겠지 엄마 말. . .

이 맞을 거야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랬을 거야 그리고 내가 던져버렸던 그 기회들. .

은 아마 다시는 절대로 다시는 나에게 오지 않을 거야, .

태황이 울고 있는 나를 징그러운 바퀴벌레 보듯이 바라보았다 이건 또 무슨 궁상.

이지 그런 눈길이었다 자기 자랑은 듣지도 않고 아무리 기다려도 내가 울음을 그, .

치지 않으니까 슬슬 지겨워지는지 있지도 않은 우정을 발휘해 가며 이렇게 말했다.

괜찮아 왜 경찰한테 잡혀갈까 봐 새끼 새가슴이네 걱정마라 이 태황이 형님“ , , ? , , ,

이 다 알아서 할게 젊은 새끼가 뭐 걱정이야 우리는 그 뭐더라 그래 청춘 아니, , , , ,

냐 청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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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그 말에 난 울음을 그쳤다 난 독기를 품은 눈으로 태황을 보면서 말했다. . .

청춘 웃기고 있네 좃까 이 병신새끼야 너 꼰대들이 우리를 왜 청춘이라고 부르“ ? . , ,

는지 몰라 돌대가리 새끼야 그건 그 새끼들이 우리한테 핸드폰 팔아먹을 때 쓰는? .

말이야 우리한테 술 팔아먹을 때 쓰는 말이라구 알아 이 병신새끼야 우리한테. , , ?

일 시킬 때 그러니까 지저분하고 더럽고 짜증나는 일 시킬 때 쓰는 말이야 너희, .

는 청춘이다 그러니까 개같이 일하고 그 개같이 일해서 번 돈을 아무런 주저 없이.

우리한테 갖다 바쳐라 알겠지 청춘들 난 이제 그런 거 안 해 난 이제 청춘 같. , ? .

은 거 안 할 거야 난 그냥 사람 할래 그냥 사람 길 가다가 꼰대한테 뒤통수 얻어. . .

터지지 않는 그냥 사람, , .”

태황이 주춤 물러섰다 난 규환을 부축하며 일어섰다 아직 숨은 쉬고 있어 규환, . . .

의 팔이 내 목을 건드려서 뼈가 뚫고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난 규환의 허리춤을.

움켜쥐고 걸어갔다 택시가 지나갔다 난 규환을 택시 안으로 밀어 넣고 앞좌석에. .

올라탔다 병원이요 택시기사는 나와 규환을 한 번 훑어보더니 관심 없다는 듯 기. .

어를 넣었다 별이 기가 막히게 예쁜 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