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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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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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2년 8월 23일(목) 오후 1시 30분 ~ 오후 6시 장소 참여연대 지하1층 느티나무홀 주최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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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일시 | 2012년 8월 23일(목) 오후 1시 30분

장소 |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주최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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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프로그램

세션 1 (13:30 ~15:30)

사회서비스 정책과 공공성

장기요양 공공성 강화 방안

세션 2 (16:00 ~18:00)

미취학 아동 보육의 공공성 확대 방안

취학 아동 보육의 공공성 확대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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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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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13:30 사회 이태수 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13:40발제1 사회서비스 정책과 공공성: 공공성을 둘러싼 논란과 적용

윤홍식 인하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14:00발제2 노인장기요양과 공공성 증진을 위한 정책 과제

이미진 건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14:20 토론 남찬섭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윤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제갈현숙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

최경숙 보건복지자원연구원 상임이사

15:00 종합토론

15:30 세션 1 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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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발제1 사회서비스 정책과 공공성 / 윤홍식 7

발제2 노인장기요양과 공공성 증진을 위한 정책 과제 / 이미진 41

토론1 토론문 / 남찬섭 80

토론2 토론문 / 이윤경 83

토론3 토론문 / 제갈현숙 87

토론4 토론문 / 최경숙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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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7

발제 1

사회서비스 정책과 공공성 :

공공성을 둘러싼 논란과 적용

윤홍식 / 인하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Ⅰ. 문제제기

한국의 역대 정권은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을 약화시켰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지만 이명박 정부에 이르러서는 그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명박

정부는 정권 초 건강보험당연지정제 폐지 논란을 시작으로 영리병원논란, 자율형

사립고 확대, 자율형(영리) 보육시설 도입 논란 등에 이르기 까지 사회서비스 전

반에 걸쳐 전면적으로 민간부문의 확대를 도모했다. 출범이전부터 작은 정부를 지

향하겠다던 이명박 정부에게 민간영역의 확대는 어쩌면 예정된 수순이었을지 모

른다. 더욱이 서구 복지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회서비스의 민영화는 현 정부에

게 민영화를 확대하는 더 없이 좋은 명분을 제공해 주었다. 치열해지는 국가 간

경쟁과 2008년 경제위기 또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명목으로 민영화를 가속화시

키는 명분이 되었다.

그러나 지난 4년 반 동안 사회서비스 영역에서 확대된 민간의 역할이 국가경쟁력

을 강화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였다는 근거를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반대

로 민간부문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정부의 정책이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을 약화시

켰다는 시민사회의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무상급식 논쟁에서 보듯 시민의 삶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확대하라는 요구가 높아졌다. 특히 돌봄 서비스 영역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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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행위를 명문화하는 자율형 보육시설을 도입을 시도하고, 국공립보육시설을 대

체하기 위한 공공형 보육시설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시도에 대해 시민사회는 보

육서비스의 공공성을 높여야한다는 주장으로 맞섰다. 하지만 공공성 확대를 주장

하는 진영은 정작 사회서비스 정책에서 공공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숙고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단지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공적 서비스기관을 확대

해야한다는 당위적 주장이 반복되었고, 공공성 강화는 공적 서비스 기관을 확대해

야한다는 주장과 등치되었다. 근대 이후로 공사이원론으로는 공공성을 설명할 수

없게 되었고, 민간이 주체가 되는 공공영역(사회영역)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공성 강화는 공적(국가) 서비스 제공 주체의 확대와 등치시켰다.

공공성에 대한 숙고된 성찰이 이루어지지 않자 그동안 공공성 확대를 주장하는

진영에서 요구했던 “30%” (공적 서비스 제공비율, 예를 들어 아동보육서비스 제

공기관의 30%를 공적기관이 담당해야 한다는 주장) 주장은 일부 전문가들과 활동

가들로부터 근거 없는 우연적 산물로 치부되었다. 공공성 강화가 단순히 서비스

전달 주체의 공공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

공공성"에 대한 진전된 고민을 내놓지 못했다. 산발적으로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강화를 둘러싼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지만 공공성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모호하

고 혼란스러웠다. 이러한 공공성을 둘러싼 혼란의 원인 중 하나는 공공성을 담보

한다는 것이 이미 서비스 제공 주체의 문제라는 전통적 관점에서 벗어나 있기 때

문이었다. “공공성”에 대한 재개념화 없이 현실세계에서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강

화는 요원한 과제가 되었다. 공공성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를 통해 공공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도출을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본 발제문은 이러한 문제의식에 근거해 공공성의 재개념화를 위해 작성되었다. 그

러나 공공성이라는 주제가 워낙 광범위하고, 역사적, 정치적, 철학적, 경제적 논의

모두를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일목요연하게 이해하고 정리하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사실 본 발제문 또한 만족할만한 수준의 논의에는 접근하지 못했

고, 다만 부분적인 논의를 다루었을 뿐이다. 단지 사회서비스와 관련된 공공성 논

의를 시작했다는 것에 본 발제문의 의의를 두는 것으로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본

발제문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통해 이후 사회서비스 영역에서 공공성에 대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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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9

다 진전된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먼저 다음 장에서는 공공성을 이해하는

역사적 기원을 동아시아와 서구의 관점에서 개략했다. 사회과학과 관련된 대부분

의 논의가 서구적 전통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동아시아 전통에 대한

소개는 의미 있는 시도라 판단된다. 이어서 사회서비스 영역에서 공공성을 강화한

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정리했고, 한국 사회서비스정책의 공공성을 둘러

싼 쟁점을 검토했다. 이어지는 장에서는 앞서 검토된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

에서 공공성 강화를 위한 몇 가지 중요한 원칙에 대해 검토했다. 정리와 결론에서

는 지금까지 논의된 내용을 정리했다.

Ⅱ. 공공성을 이해하는 역사적 기원

1. 서구에서 공공성

서구에서 공공성이라는 개념은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사용된 개념이다(최태연,

2008).1) 그렇기 때문에 서구에서 공공성(publicness, publicity 등)과 정확하게 대응

되는 용어의 용례를 찾기 어렵다. 서구의 공공성 개념은 폴리스(polis), 퍼블릭

(public), 시빅(civic) 등의 용어를 통해 의미를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2)(최태연,

2008). 그리스와 로마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서구에서 공과 사에 대한 구분은

역사적으로 상이한 의미를 갖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전통에

기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이 명

확히 구분되는데, 자연적인 결사체인 가정(Oikos)은 사적영역인 반면 도시국가

(Polis)는 공적인 영역으로 간주된다(김석근, 2011:105). 아렌트(Arendt, 1996:80-9

0)3)는 오이코스(가정)는 단지 사적영역에 머무는 것이 아닌 폴리스의 경제활동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는 공간이고, 공적인 영역은 오이코스를 지배하는 가부장들이

도시국가의 일을 수행하는 정치중심의 영역으로 구분된다고 주장한다. 전통적인

1) 최태연. 2008. 서양철학에서 본 공공성. 기독교와 철학, 9: 25-43.

2) 폴리스(polis), 퍼블릭(public), 시빅(civic)이라는 용어를 통해 공공성을 정의하면 공공성은 “개인의 영역이 아닌

국가조직의 권력과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시민의 지위의 문제”와 관련된 개념으로 이해된다(최태연,

2008:28).

3) Arendt, H. 1996. 인간의 조건. 이진우ㆍ태정호 옮김, The human condition(1958). 서울: 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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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과 사의 이분법적 구분의 시원이 된다고 할 수 있다.4) 또 다른 기원은 로마로

부터 시작된다(최갑수, 2001:324). 로마가 도시국가에서 세계제국으로 발전하는 과

정에서 국가는 만인의 것(res publica)이 됨으로써 공공성을 구현하는 주체가 되었

다. 여기서 ‘res public'은 국가만이 아닌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res

public'은 공공재산, 국가, 공화국, 행정기구, 공권력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이해

된다(최태연, 2008). 이러한 로마의 전통은 중세를 거쳐 근대에 들어서면서 공공성

의 표상이 되는 국가이성으로 실체화된다(최갑수, 2001).

이러한 역사적 전통에 근거한 서구적 공공성은 특히 사적인 것과 대립되는 공적

인 것으로 의미를 갖는다. 공공성을 정치철학적으로 접근한 아렌트(Arendt,

1996:102-4)는 “공적”이라는 개념을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서로 관련된

두 가지로 정의하는데, 하나는 “공중 앞에 나타나는 모든 것은 누구나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으며 그러므로 가능한 가장 폭 넓은 공공성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

다.” 다른 하나는 “공적이라는 용어는 세계가 우리 모두에게 공동의 것이고, 우리

의 사적인 소유지와 구별되는 세계 그 자체를 의미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

한 아렌트(Arendt, 1996:112)는 ‘사적인’이라는 의미는 ‘박탈된’의미를 갖는 것으로

공적인 것과 대립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여기서 공공성은 단지 공적인 것에

제한되지 않고, 공적인 것이 지향하는 가치, 영역, 주체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이해

된다(김세훈, 2008:25-6).5) 공공성을 역사적ㆍ사회적으로 접근한 하버마스는 사적

영역인 시민사회(정확하게는 부르주아 사회)가 공론장을 통해 여론을 구성함으로

써 공공영역을 형성하게 되고, 이렇게 형성된 공공영역은 근대적 공공성을 구성하

는 핵심요체가 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공론장은 공적영역이 아니며 공적주제가

논의되는 사적공간이라는 의미를 가지며, 이러한 공공영역의 등장이야 말로 전통

적 공공성을 대신하는 서구의 근대적 공공성을 출현시키는 핵심적 토대가 된다.

정리하면 서구의 공공성은 공사의 이분법적 구분에서 전통적으로 통치의 대상이

되었던 피지배층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근대적 공공성을 탄생시키는데 까지 나아

4)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고대 그리스에서 가정을 단지 사적영역으로 치부

하고, 가정이외의 영역을 공적영역으로 간주하기 보다는 오이코스의 존재를 폴리스의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전제로 해석한다면 공사는 상호배타적으로 구분되기 보다는 하나의 연관선 상에서 검토될 수 있기 때문이다.

5) 김세훈. 2008. 공공성에 대한 사회학적 이해. 김세훈현진권이준형김정수이기호양현미 공저, 공공성: 공공성에

대한 다양한 접근, pp. 16-57. 서울:미메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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갔다.

2. 동아시아에서 공공성

공공성이라는 용어 자체가 서구의 용어이기 때문에 동아시아 유교문화권에서 이

와 동일한 용어의 용례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이로 인해 동아시아 역사에서 공

공성은 고대로부터 사용되어온 공(公)의 개념을 통해 이해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

다. 설문해자(說文解字)6)에 따르면 공은 사와 반대되는 것으로 공평하게 나누는

것, 올바른 것으로 정의되는 반면 사는 자신과 가문의 영달을 위한 간사한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최석만, 2002).7) 그러나 동아시아 전통에서 공과 사는 이분법적으

로 구분되는 것이기 보다는 하나의 연속되어 있는 질서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김정현, 2008).8) 『논어』와『맹자』에 제시된 사례는 유교적 관점에서 공

이 어떻게 “가족”과 연결되는지를 보여준다.

“『논어』에서는 아들이 도둑질을 했을 때 아버지가 그 아들을 관가에 고발

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숨

겨 주고 아들은 아버지를 위해 숨겨 주는 가운데 의로움이 있다고 하였다.

또 『맹자』에서는 순 임금의 아버지 고수가 살인을 저질렀다면 순임금은 아

마도 아버지를 처벌하기 보다는 아버지를 업고 달아나 먼 바닷가에서 가서

살았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최석만(2001:13).

유교적 전통에서 공이란 인간의 본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부모가 자식을 위하고,

자식이 부모를 위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에 곧 공을 의미는 것이다(최석

만, 2002). 다시 말해, 서구적 공사구분과 달리 유교에서 공과 사는 상호 대립하기

보다는 서로가 인간본성과 천리(天理)라는 관점에서 합일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

다. 그렇기 때문에 동아시아에서 가족은 사의 영역이 아니라 공의 출발점이 된다

6) 후한 시대에 허신이 편찬한 자전으로 총 15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한 시대부터 당시에 사용되는 9,353자를

540부로 분류하고 각 자(字)에 자의(字義)와 자형(字形)을 설명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에서 제공되는 두

산백과사전을 참조하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12221&categoryId=200000824

7) 최석만. 2002. 공(公)과 사(私): 유교와 서구 근대 사상의 생활 영역 비교. 동양사회사상, 5:5-21.

8) 김정현. 2008. 동아시아 공 개념의 전통과 근대 공동체의식. 민주사회와 정책연구, 13: 4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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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修身齊家治國平天下) (김현정, 2008). 가족을 사로 간주하는 것은 서구적 시각이

라고 할 수 있다. 사회서비스정책의 관점에서 이를 해석하면 가족구성원을 돌보는

것은 동아시적 관점에서는 공과 관련된 일이라고 할 수 있고, 공과 관련된 일에서

공공성이 확보되어야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9). 왜냐하면 앞서

순임금 사례에서 언급했듯이 효는 인을 실현하는 시작이기 때문이다(孝也者, 仁之

始也). 효가 없다면 인이 있을 수 없고, 인이 없다면 천하공리로서 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교적 공은 근대이후 서구의 공 개념에서 중요하게 논

의되는 민주주의와 공론장과 같은 절차적ㆍ형식적 공공성이 간과되어 있다는 점

에서 근대 국민국가에서 동의되는 공공성의 개념으로 전환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고 할 수 있다.

개인과 가족의 연속선상에서 공을 이해한 것이 유교문화에 근거한 동아시아의 보

편적 특성이라고 할지라도 한중일 삼국의 공의 개념은 그들이 걸어왔던 역사만큼

이나 공에 대한 서로 다른 상을 갖고 있다. 먼저 중국에서 공의 의미를 살펴보자.

중국의 공 개념은 유교문화의 보편적 공 개념에 가장 근접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공 개념은 공사의 배타적 구분이 불가능하다(김정현, 2008). 왜냐하면 앞서

언급했듯이 공(公)은 가(家)라는 사적 영역이 확대된 것이고, 국가 또한 가족의 외

연이 확대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岸本美緖, 김정현, 2008:47 재인용).

그러므로 영역적 의미에서 민간사회는 공의 연속선상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이해

된다. 여기서 핵심은 인간본성, 천리(하늘의 이치, 보편적인 원리로 해석이 가능하

다)를 실현하는 내용적 의미로서의 공이 중요한 것이지 공을 실현하는 주체로서

개인, 가족, 국가의 구분은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그렇게 때문에 중국의 공 개

념에서는 공이 곧 관(官) 또는 국가(國家)로 등치되지 않는다. 중국에서 공은 황제

와 국가위에 존재하는 보편적 원리로서 하늘의 공을 의미한다(溝口雄三,, 1996:

56~7, 김석근, 2011, 재인용).10) 또한 중국의 공 개념은 지배 권력의 공(公)만을 의

미하기 보다는 공평하고 공정하다는 의미에서의 공이 다수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9) 이러한 주장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천리(天理)가 나와 가족으로부터 출발한다는 점에서 가족구성원을 돌보

는 일이 공(公)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누가 가족구성원을 돌보아야 하는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유교에서 천리와 인간본성은 가족 간의 천리로서 의무를 강조한 것이지 가족 구성원 간

의 돌봄이라는 의무를 가족이외의 구성원 즉 국가가 수행해야한다고 나아갈 근거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제시하

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10) 김석근. 2011. 공과 사 그리고 수기치인: 정의와 도덕 담론과 관련해서. 오늘의 동양사상, 22:1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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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3

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김정현, 2008). 여기서 다수(단순히 양적 다수를 의미

하지 않고 전체라는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라는 의미가 곧 민주주의와 연결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수의 이해와 일치하는 것이 공이라는 의미는 민주주의의

맹아적 원리를 갖고 있다고 볼 수는 있을 것이다.

반면 일본에서 공은 중국과 같이 군주와 국가를 넘어서는 천리로서 공의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수장으로서의 공(오호야케, 公의 일본식 발음)이라고 부르

는데, 공은 곧 군주와 국가와 등치된다(溝口雄三,, 1996: 56~7, 김석근, 2011, 재인

용). 군주와 국가가 곧 공이 된다. 이러한 공은 민과 대치되는 관의 의미로 이해

되고, 언제나 사에 우선되는 지위를 갖는다. 앞서 언급한 순 임금의 아버지 고수

가 살인을 저질렀을 때 중국에서는 순임금이 아버지를 업고 달아나는 것이 공이

지만(천륜에 충실해야한다는 의미에서), 일본에서는 살인한 아버지를 처벌하는 것

이 공이요, 아버지를 업고 달아나는 것은 사가 된다. 일본에서는 군주와 국가에

대한 충성은 언제나 부모에 대한 효보다 우선되기 때문이다(本鄕隆盛, 1999, 김정

현, 2008 재인용). 이러한 일본의 공의 개념은 멸사봉공(滅私奉公)의 개념으로 일

본 군국주의 탄생의 밑거름이 된다(유용태, 2001).11) 근대 일본의 대표적 학자인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봉사하는 것이 공이기 때문에

자신이 속하지 않은 다른 공동체에 대한 이기적 행위 또한 공이라고 주장했다. 마

치 플라톤의 『국가』에서 폴레마르코스가 올바름이란 “친구들한테는 잘되게 해

주고, 적들한테는 잘못되게 해주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유사해 보인다(플라톤,

2005: 66, 332d).12) 결국 공이 실현되는 최고영역은 국가이고(중국과 같이 국가를

뛰어넘는 보편적 원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국가에게는 해롭더라도 자신의

국가에게만 이로우면 되는 것이 공이며, 개인의 이해가 집단(군주와 국가)의 이해

에 종속되는 것이 공인 일본에서 군국주의가 탄생한 것은 피할 수 없는 예정된

길이라고 할 수 있다(溝口雄三, 1993, 김정현, 2008:62, 재인용).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최근 일본에서 공공성이 탈정부화라는 맥락 속에서 논의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다(민현정, 2009). 즉, 최근 논의되고 있는 공공성은 국가 중심

주의의 공으로부터 공이 시민사회로 확장되는 현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11) 유용태. 2001. 집단주의는 아시아문화인가: 유교자본주의 비판. 경제화 사회, 49: 262-302.

12) 플라톤. 2005. 국가ㆍ정체(개정 증보판). 박종현 역주. 서울: 서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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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의 공의 개념이 공의 영역과 공의 주체라는 면에서 두드러진 차이를

보이는데 반해 한국에서는 공의 개념에 대한 이론적 논의는 찾아보기 힘들다. 김

석근(2011)은 한국에서는 공에 대해 특별히 발전된 논의가 없음을 지적하고, 중국

과 유사할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고만 언급하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몇몇 논

의를 정리해 보면 한국에서의 공은 중국의 영향을 받은 성리학적 공에서 일제 강

점기를 거치면서 변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으로부터 출발해, 가족과 사회로

인(仁)의 실현을 넓혀가는 것을 인간본성이라고 이해한 성리학적 공의 개념(최만

석, 2002)은 조선 말기에 들어서면서 도전에 직면한다. 정약용은 국가를 가족과

추상적인 세계와 구분하면서 국가차원의 공공성을 실현하는 주체로서 군주에 주

목한다(김정현, 2008). 또한 오문환(2002)13)은 공공적 사안에 대해 공론장을 마련

하고, 민의 능동적 정치참여를 시도한 동학의 시도를 자주적인 한국 민주주의의

원형으로 평가한다. 마치 하버마스(Habermas, 2001)14)가 근대사회의 전환기에 공

공성 실현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 부르주아 공론장의 역할을 언급한 것과 비견

되는 평가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자주적인 공공성의 개념의 확장과 발전은 일제침탈의 과정에

서 좌절되고, 일제식민지와 박정희ㆍ전두환 군사독재치하에서 국가와 지배 권력이

곧 공이 되는 일본식 공 개념이 주류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공은 관(국가 또는

최고 권력자)으로 대표되고, 공을 위해 희생하는 사가 당연시되는 선공후사(先公

後私), 멸사봉공(滅私奉公)의 공공성 담론이 지배한 것이다. 사실 현재 한국 사회

를 지배하고 있는 담론 중 하나는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개인적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논리도 일본식 선공후사라는 공공성 담론의 다른 표현에 불과한 것

이다. 공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한국 사회에서 공을 실현하는 주체로서 국가에 대

한 지독한 불신을 만들어냈다. 강준만(2004:12)15)은 구한말부터 군사독재정권에 이

르기까지 근 한 세기 동안 한국의 지배층은 한국인들로 하여금 모든 공적체제에

대한 지독한 불신을 갖게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공에 대한

13) 오문환. 2002. 동학사상에서의 자율성과 공공성. 한국정치학회보, 36(2): 7-24.

14) 하버마스, 위르겐. 2001. 공론장의 구조변동: 부르주아 사회의 한 범주에 관한 연구. 한승완 역. 서울: 나남.

15) 강준만. 2004. 한국현대사산책: 6ㆍ25 전쟁에서 4ㆍ19까지 1950년대편 1권. 서울: 인물과 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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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5

지독한 불신에도 불구하고 사회서비스를 공적 서비스를 중심으로 확대하려고 하

는 시민사회의 시도는 일견 모순적이기 까지 하다.

Ⅲ. 사회서비스 공공성의 지위

공공성에 대한 역사적 검토를 통해 우리는 사회서비스에서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것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인간의 조건』에서 아렌트는 명시적으로

공공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공공영역에 관한 논의를 통해 공공성

이 근대 사회에서 갖는 지위를 규명하고자 했다. 아렌트(Arendt, 1996[1958])는 과

거에는 사적영역에 머물러 있던 시장이 공적영역도, 사적영역도 아닌 사회영역으

로 등장한 반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던 공공영역은 쇠퇴하는 현상을

근대사회의 특성으로 규정하고 있다. 효율성과 표준화에 순응하는 노동(labor)과

작업(work)과 같은 (과거의) 경제행위가 인간의 가장 중요한 활동이 됨으로써 행

위(action)가 인간사회에서 갖는 지위는 박탈된다.16) 경제활동이 인간의 가장 중요

한 활동으로 등장했다는 것은 “무슨 일을 하던 간에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자신

의 활동을 주로 자신과 자기 가족의 생계유지 수단으로 파악한다는 것이다. 단지

살기 위해서 상호의존 한다는 사실이 공적인 의미를 획득하고 단순한 생존에 관

련된 활동이 공적으로 등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Arendt, 1996:99). 생계유지를

위한 노동과 작업이 공적인 의미를 획득하면서 국가의 역할은 이를 보호하는 것

이 되고, 인간의 모든 활동의 기준은 경제적 효율성 차원에서 평가되게 된다. 아

렌트는 경제가 정치를 압도하면서 공공영역은 쇠퇴하고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하

는 현상을 현대 사회의 가장 중요한 위기로 이해한 것이다.

이러한 아렌트의 논의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공공성이 갖는 지위와 역할을 이해

16) 아렌트(Arendt, 1996[1958]:101)에게 노동(labor)의미는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수행해야하는 고통스러운 수

고를 의미한다. 이로 인해 고대 그리스인들은 노동을 경멸했고, 노동은 시민이 아닌 노예가 수행해야할 일로

간주했던 것이다. 작업(work)은 다양한 인공물을 만드는 인간의 활동을 의미한다. 건축물, 예술품 등 인간과

독립적인 인공물을 만드는 활동이다. 마지막으로 행위(action)는 사물이나 물체와 관계없이 타인의 존재를 통

해 타인과 교류하는 인간의 활동을 의미한다. 공공영역에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공적인 문제에 토론하는

것은 타인의 존재를 전제로하는 정치활동으로 행위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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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16

하는데 중요한 실마리는 제공해준다. 모든 것이 경제적 효율성에 맞추어지고, 시

민의 모든 행위가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경제적 담론 속에서만 정당성을 부여받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인간의 창의적인 활동과 생존을 벗어나 공적인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토론하는 “민주적 행위”와 “창의적 행위”는 불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경제적 효율성을 따르지 않는 행위는 모두 비정상적인 것이

되고 있다. 시장이 공공영역을 압도함으로써 공공성이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

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는 물론 시민의 모든 행위도 경제적 효율성이 “행동과

학”을 통해 가시화될 때만 정당성을 부여받고 있는 것이다(임의영, 2003).17) 최근

무성하게 이야기되고 있는 복지국가, 복지확대에 대한 동의도 한국 사회의 경쟁력

을 강화하는데 복무할 때만 정당성을 부여받고 있는 현실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돌봄 서비스 또한 예외가 아니다. 노인 돌봄에 비해 아동 돌봄에 대한 사회적 합

의 수준이 높은 것은 아동이 미래 한국 사회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자원이라

는 경제적 논리가 작동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저출산 현상에 대한 한국 사회의

대응 또한 같은 논리에 기반하고 있다. 모든 것이 경제를 중심으로 판단되고 움직

이는 현대 사회에서 공공성의 회복은 바로 시민들의 자유로운 공공영역을 회복시

켜 실질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길인 것이다.

경제적 효율이 공공성을 대신하고 있는 사회에서 생산성 향상과 관계가 먼 돌봄

(사회)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제공하기는 매우 어렵다. 급격한 고령화와 생활수준

의 향상으로 인해 시민들의 복지서비스에 대한 요구는 소득상승 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데(Wagner's law) 반해 서비스의 생산성 향상은 제조업의 생산성

보다 낮기(Baumol's law) 때문이다 (Andersen, Holmström, Honkapohja,

Korkman, Söderström, and Vartiainen, 2007).18) 이러한 사회서비스가 공적으로

제공되는 한 조세부담의 증가는 피할 수 없고,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국가가 재정

부담을 덜기위해서는 사회서비스의 민영화가 필연적이라는 논리로 귀결된다. 그러

나 돌봄은 사물을 매개로하지 않으며 자신 이외의 독립적인 인격체인 타인의 존

재를 전제로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경제적 효율로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 사람들은 타인과의 행위를 통해 공적영역을 만들어내고, 이렇게 만들어

17) 임의영. 2003. 공공성의 개념, 위기, 활성화 조건. 정부학연구, 9(1):23-50.

18) Andersen, T., Holmström, B., Honkapohja, S., Korkman, S., Söderström, H., and Vartiainen, J. 2007. The

Nordic model: Embracing globalization and sharing risks. Helsinki: Taloustieto 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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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7

진 공적영역이 존재할 때 한 사회의 공공성은 확대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

면 사회 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것은 (경제적 효율성을 이유로 약화되고,

사적인 것과 비정치적인 것으로 치부된 (타인과 교류하는) 공적영역을 복원하는)

공공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출발점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서비스, 돌

봄 자체가 타인의 존재와 타인과의 친밀한 교류를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렌

트의 표현을 빌리면 “돌봄”은 타인의 존재를 전제하는 인간의 최고의 활동인 행

위가 되는 것이다.

사회서비스 정책에서 공공성 강화가 갖는 두 번째 의미는 취약한 공공부문을 확

대함으로써 경쟁과 효율로 무장한 신자유주의적 공세로부터 시민의 삶을 지켜내

는 것이다. 노인가구주 가구의 빈곤률이 49%에 이르고, 소득과 부의 양극화가 심

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OECD, 2008), 한국 사회는 지금까지 작은 정부, 국가역

할 축소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왔다. 그러나 작은 정부로는 노령, 실업, 질병 등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직면하는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할 수 없다. 소

위 5대 민생불안(교육, 노후, 실업, 질병, 주거)은 작은 정부가 아닌 큰 정부 아래

서만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생과 직결되는 큰 정부의 경험이 없던

한국 시민들에게 큰 정부에 대한 요구는 단지 높은 세금의 문제로 귀결되고 만다.

경제발전시기에 GDP의 8~9%수준을 유지했던 공공부문은 거의 아무런 저항 없이

민영화되었고(장석준, 2003:322)19), 한국은 OECD 국가들 중 공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작은 국가 중 하나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복지국가를 실현하는

것, 더욱이 보편적 복지국가라는 큰 정부를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공공부문의 확대를 위한 시민적 동의가 증대되어야하는 상황에서 시민적 동의는

시민의 일상생활에 대한 정부의 역할 확대를 통해 시작될 수 있고, 그 출발점 중

하나는 바로 시민이 일상적으로 직면하는 돌봄의 위기를 국가가 분담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직면하는 위기에 대한 공적 대응이라는 역사적

경험 없이는 복지국가의 확대는 불가능하다. 한국 사회에서 공에 대한 지독한 불

신은 바로 공이 시민들의 일상과는 무관한 지배의 주구였기 때문이다. 일제가 그

19) 장석준. 2003. ‘사회화’의 관점에서 본 공공부문과 공공부문 투쟁. 김성구 편, 사회화와 공공부문의 정치경제

학, pp. 313-333. 서울: 문학과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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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18

랬던 것처럼 해방이후에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독재정권이 그랬다. 실제로 보

육을 제외한 보건의료, 교육 등에서 시민들이 정말 공적서비스를 민간서비스 보다

선호할지는 알 수 없다. 시민이 삼성의료원보다 국립의료원을 선호한다고 할 수

있을까? 스웨덴, 독일, 영국 복지국가의 역사는 복지에 대한 시민들의 일상적 경

험이 어떻게 복지국가를 확대해왔는지, 공적영역의 확대를 통해 공공성을 담보했

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시민의 일상에 대한 공적개입을 통해 만들어진 공공부문에 대한 신뢰는 사회서비

스 부문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기업의 이윤실현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기

업을 국민의 이해에 복무하는 실질적인 공기업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이다. 최

근 수자원공사, 토지주택공사 등 소위 공공기업이 하는 일들을 보라. 누가 이들이

공익적 목적에 충실하며 공공성을 강화하는 주체라고 할 수 있겠나? 더 나아가

한국 사회 전반에 공공영역의 확대를 도모하는 출발점이 됨으로써 경쟁, 효율, 성

과가 지배하는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공존, 분배, 과정이 주도하는 사회적 연대를

실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공적 사회서비스의 확대는 서비스 제

공주체와 이용자라는 광범위한 이해집단을 만들어 냄으로써 이후 복지국가 확대

에 우호적인 정치세력을 확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 동안 국가의 역

할에 대한 복지진영의 관심이 주로 소득문제로 제한됨으로써 한국 사회에서 공공

부문을 방어하고, 확대할 수 있는 지지층을 만들어낼 수 있는 현실적 영역인 돌

봄, 사회서비스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저출산과 고령화로 대표되는 새로운 사회위험의 확산은 한국 사회에

서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이 강화되어야할 정당성을 제공해 준다. 복지국가의 전통

적 역할은 시민이 노동시장에서 직면한 사회위험으로부터 시민을 안전하게 보호

하는 것이다. 실업에 처한 사람에게는 실업으로 인한 소득상실을 상쇄할 수 있는

소득을 보장 해줌으로써 다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노령으

로 인한 소득상실에 대해서는 연금을 통해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것이 복지국가의

주된 역할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복지국가의 역할은 대부분은 공적 사회보장체제

를 통해 이루어졌다. 1980년대 이후 칠레 등 일부 국가에서 연금제도의 전면적인

민영화가 진행되고, 스웨덴에서도 일부 사회보장제도에서 시장의 역할이 강화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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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9

는 했지만 소득보장과 관련된 전통적 복지국가 역할의 대부분은 공적방식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은 시장을 통해서는 실업, 질병, 노령 등 시

민이 직면하게 되는 사회위험에 대해 적절한 대응이 어렵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

이다. 실제로 소득보장과 관련해 시장의 역할이 강화될수록 불평등이 증가한 사례

는 쉽게 찾을 수 있다. OECD(2010; 2008)20)자료를 보면 GDP 대비 공적연금 비율

과 노인 빈곤률은 강한 부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마찬가지로 사회서비스의 민영화 또한 서비스 이용의 불평등을 확산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노인돌봄과 관련해 공적 서비스 기관이 감소

하면서 노인 돌봄 서비스 이용과 관련한 소득계층에 따른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

다(Szebehely, 2000, Blomqvist, 2004 재인용)21). 아동 돌봄도 유사한 양상을 보이

고 있다. 아동 돌봄의 민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90년대 아동보육 비용에서

부모가 부담하는 비율은 10%수준이었으나 2000년에는 18%로 무려 80%나 증가했

다(Bergqvist and Nyberg, 2002; Blomqvist, 2004). 사회서비스를 민간이 담당하면

서 지역 간 격차 또한 벌어지기 시작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민간이 제

공하는 아동 돌봄 서비스의 비중은 전국적으로 1990년 5%에서 1997년 15%로 증

가했다(Bergqvist and Nyberg, 2002)22). 그러나 민간이 제공하는 서비스 비율은

지역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나 낮게는 1%에서 높게는 절반에 가까운 47%에 이르

렀다. 민영화에 따른 소득계층 간 불평등이 지역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돌봄 영역에 국한 된 것이 아니다. 교육에

서도 사립학교가 늘어나면서 교육 불평등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Klitgaard,

200723); Blomqvist, 2004).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명목으로 추진되는 민영화가 불평

등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분명한 사례는 왜 한국에서 사회서비스가 공적으로 제공

20) OECD. 2008. Growing unequal? Income distribution and poverty in OECD countries. Paris: OECD.

OECD. 2010. “Public and private pension expenditure”, in OECD Factbook 2010: Economic, Environmental

and Social Statistics, OECD Publishing. http://dx.doi.org/10.1787/factbook-2010-77-en

21) Blomqvist, P. 2004. The choice revolution: Privatization of Swedishi welfar services in the 1990s. Social

Policy and Administration, 28(2):139-155.

22) Bergqvist, C. and A. Nyberg. 2002. “Welfare state restructuring and child care in Sweden.” pp. 287-307. in

Child care policy at the crossroads: Gender and welfare state restructuring, edited by Miche, S. & R.

Mahon. New York: Routledge.

23) Kligaard, M. 2007. Do welfare state regimes determine public sector reforms? Coice reforms in American,

Swedish and German schools. Scandinavian Political Studies, 30(4): 444-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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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20

되어야하는지를 확인해 주고 있는 것이다.

Ⅳ. 한국 사회서비스정책의 공공성을 둘러싼 쟁점

1. 공공성을 담보하는 주체: 보편성과 질(質)의 문제

앞서 검토한 것과 같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공성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집단이나

개인에게 관련된 것이 아닌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두루 관련되는 성질로 정의된다.

이를 사회서비스, 구체적으로 돌봄서비스24)와 관련해서 해석하면 돌봄서비스의

공공성이란 돌봄서비스가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의 이해와 관련된 것이 아닌 전체

사회구성원의 이해를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데

하나는 돌봄서비스의 대상이 (욕구가 있는 누구나에게 제공되어야한다는 의미에

서) 보편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다른 하나는 사회구성원 공통의 욕구에

조응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돌

봄서비스와 관련해 공공성을 담보한다는 것은 대상의 보편성과 질이 담보되는 서

비스 제공을 포괄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제 문제는 이렇게 정의된 돌봄서비스의 공공성을 어떻게 담보할 수 있는가로

모아진다. 문제의식을 공공성 감소에 대한 최근의 우려와 연결시켜보면, 사회서비

스의 공공성의 감소가 사회서비스 대상의 보편성과 질의 저하를 야기한다는 비판

이다 (Haque, 2001)25). 구체적으로 돌봄 서비스의 제공주체가 민간(영리와 비영

리)으로 이전되면서 서비스 이용대상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계층으로 한정되

거나, 민간기관이 이윤을 확보하기 위해 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키는 문제를 야기하

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노인에 대한 공적서비스 제공기관이 감소하면서 서비스 이

용의 계층 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Szebehely, 2000, Blomqvist, 2004 재인용).26)

24) 사실 돌봄서비스의 공공성에 대한 핵심이슈는 사회서비스의 공공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본 장의 주제가 돌

봄서비스정책의 유형화와 관련되기 때문에, 이후로는 돌봄서비스로 통칭하고자 한다.

25) Haque, S. 2001. The diminishing publicness of public service under the current mode of governance.

Public Administration Reviews, 61(1):65-82.

26) Blomqvist, P. 2004. The choice revilution: Privatization of Swedish welfare services in the 1990s. 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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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21

또한 실질적인 시장관계가 형성되기 어려운 돌봄 서비스 영역에서 민영화는 서비

스 질을 담보하기 보다는 비용을 줄이는데 집중되면서 궁극적으로 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키고 있다(Bahle, 2003:12).27) 노르웨이에서 공적보육시설의 확대가 아동 돌

봄에 대한 현금지원(한국의 아동양육수당) 이용자의 비율뿐만 아니라 민간보육시

설 이용자의 비율도 감소시켰다는 사실은 민간서비스 기관에서 제공되는 서비스

질의 열악함을 반증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Olk, 2010).28)

그러나 공적서비스와 비공적서비스(공식부문의 영리, 비영리와 비공식부문의 영리,

비영리 서비스)를 구분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탈가족화는 국가와 시

장 모두를 통해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여기서 국가와 시장의 경계는 명확해 보

인다. 그러나 국가와 시장과의 경계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최근

스웨덴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인돌봄과 관련된 서비스의 외주화(outsourcing)는 국

가(지방정부)는 여전히 서비스에 소요되는 재원을 부담하지만 서비스의 공급은 비

영리기관 또는 영리기관이 담당하는 형태로 변화함으로써 전통적인 국가와 민간

영역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Andersen, Holmström, Honkapohja, Korkman,

Söderström, and Vartiainen, 2007; Kröger, 2001).29) 사실 명확한 구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그러면 왜 굳이 돌봄 서비스와 관련해 공공과 민간을 구분하려는 것일까? 일반적

으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를 공공과 민간으로 구분하려고 하는 이유는

복지국가별 돌봄 정책의 차이와 특성이 공적영역에서 제공되는 돌봄 서비스의 크

기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Kröger, 2001). 예를 들어, 노인돌봄서비스

에서 비공식 돌봄의 중요한 제공자인 이주여성의 역할은 해당사회가 공적돌봄을

Policy and Administration, 28(2):139-155.

27) Bahle, T. 2003. The changing institutionalization of social services in England and Wales, France and

Germany: Is the welfare state on the retreat? Journal of European Social Policy, 13(1):5-20.

28) 노르웨이에서 공적보육시설의 확대로 아동양육수당 이용자의 비율은 1999년 74%에서 2006년 27%로 격감했

다. Olk, T. 2010. Investing in children? Changes in policies concering children and families in European

countries. In Ajzenstadt, M. and G. John eds., Children, gender and families in Mediterranean welfare

states. pp. 3-33. NY: Springer.

29) Andersen, T., Holmström, B., Honkapohja, S., Korkman, S., Söderström, H., and Vartiainen, J. 2007. The

Nordic model: Embracing globalization and sharing risks. Helsinki: Taloustieto Oy.

Page 22: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2012.08.2322

어떻게 조직화했는지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난다(Hooren, 2010).30) 네덜란드에서

노인돌봄서비스와 관련해 이주여성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는 이유는

네덜란드의 노인 돌봄 서비스가 주로 공적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

면 공적영역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취약한 이태리의 경우 노인돌봄서비스 제공

과 관련해 이주여성은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실제로 이태리에서 사적노인

돌봄제공자의 무려 78%가 외국인인 것으로 집계 되고 있다(INPS, 2009, Hooren,

2010 재인용).

이제 구체적으로 공공성과 관련해 돌봄 서비스의 특성에 대해 검토해보자. 돌봄

서비스는 크게 서비스 제공구조와 재정부담구조라는 두 차원으로 검토할 수 있다.

먼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주체는 국가, 민간(영리), 민간(비영

리), 비공식(가족), 비공식(비가족)으로 구분된다. 재정부담구조는 국가가 부담하는

경우, 민간이 부담하는 경우, 무급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로 구분된다. 여기서 민간

이 부담하는 경우는 민간기관이 자체재원으로 무상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지만

대개 서비스 이용자들이 일정수준의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이고, 무상서비스란 가

족구성원이 가족구성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에 해당된다. 이를 조합하면 대

략 15가지 경우의 수가 도출 된다. 이중 분명하게, 논란의 여지가 없이 공적서비

스라고 할 수 있는 방식은 국가가 재원을 부담하고, 국가가 직접서비스를 제공하

는 경우만 해당된다. 그러나 이 또한 대상의 보편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비록 공

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라고 하더라도 공공성을 담보했다고 할 수는 없다. 국가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그 대상이 저소득층으로 제한된다면 이러한 공적 서비

스가 공공성을 담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논란이 되는 경우는 국가가 재원을 부담(또는 분담)하지만 (영리 또는 비영리) 민

간기관, 가족원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이다. 이 문제는 공적서비스와 공공

성이란 개념을 등치시킬 수 있는가의 문제와 관련된다. 앞서 언급한 공공성의 개

념을 적용하면 국가가 재원과 서비스 제공을 모두 담당한다고 해도, 대상이 보편

적이지 않고, 질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공적서비스라고 할지라도 공공성을 담보했

30) Hooren, Franca. 2010. Varieties of migrant care work: contrasting patterns of migrant labour in social care

in Italy, England and the Netherlands. Paper prepared for the Espanet Annual Conference 2010, Social

policy and the global crisis: Consequences and responses, Budapest 2-4 Sept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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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23

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사회서비스정책에서 “공공성”은 누가 서비스를 제공

하는가의 문제이기보다는 공공성을 어떻게 담보하는가의 문제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보면 국가가 재원을 부담하고, 비영리민간기관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서비스 제공의 보편성과 질을 담보한다면 (공적서비스로 분류하는 데는

논란이 있을지 모르지만) 공공성을 담보했다고 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버마스

(Habermas, 2001[1962])가 지적했듯이 부르주아의 공론장은 사적영역에 해당하지

만, 사적영역에서 공적문제가 다루어진다면 사적영역에서 공공성을 담보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비록 민간이 제공하지만 민간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대상의 포괄

성과 질을 담보한다면 서비스의 공공성을 담보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영리민간, 가족, 비가족원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공공성을 담보하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공공성의 중요한 특성이 대상의 보편적 포괄성이라는 점에 착안하

면 가족원이 가족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배타적 특성을 가지고 있고, 민간영리

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일정수준의 비용을 분담해야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가가 돌봄 수급자에게 현금지원을 통해 민간서비스를 구매하는 경우

는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공공성을 담보했다고 할 수 있다. 첫째는 현금지원

대상의 보편성을 담보해야하고, 둘째 소득계층과 관계없이 누구나 재정적 부담 없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하며, 마지막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이 담보(돌

봄수급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준)되어야한다. 정부로부터 현금지원을 받

는 돌봄 수급자는 비가족원(이주여성과 같은)이 제공하는 비공식 민간서비스를 구

매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도 민간영리기관과 같은 3가지 원칙이 충족되어야만 공

공성을 담보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3가지 원칙이 충족되는 민간영리서

비스와 비공식 돌봄 서비스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민간이 재원이 부담하고 국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는 현실에서 찾기 어렵다.

민간이 재원을 부담할 경우는 민간영리기관이 서비스를 시장에서 판매하는 경우

가 대부분이다. 한국 민간보육시설과 같이 정부로부터 일부 지원을 받고, 나머지

는 서비스 이용자의 이용료로 충당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민간이 재원을 부담하

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 한국의 외원기의 경우처럼 아동시설보

호(보육원)와 관련해 민간이 재원을 부담하고, 서비스 또한 민간이 무상으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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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24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현재 이러한 경우는 찾기 어렵다. 민간이 가족원 또는 비가

족원이 제공하는 비공식서비스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정리하면 사회서비스 제공 주체와 관련해 공공성을 담보한다는 것은 제공주체의

특성과 등치될 수 없다. 공공성을 담보하는 유력한 방식으로 공적서비스를 분류할

수는 있지만 공적서비스가 곧 공공성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같은 맥락에서 민간서

비스 제공기관도 공적서비스로 분류될 수 없을지는 몰라도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을 담보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윤추구 동기가 없는 (국가가 재원을 제공하는) 비

영리기관을 제외하고, 서비스의 보편성과 질을 동시에 담보하는 민간기관과 비공

식제공주체는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 사회에서 사회서비

스 제공과 관련해 공공성을 담보한다는 것이 현상적으로는 공적서비스 기관의 확

대와 등치되는 것처럼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영리민간서비스 기관이 소득과

관계없이 누구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그 질 또한 담보할 수 있다면 해당 기

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공공성을 담보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듭

강조하지만 이러한 사례를 현실세계에서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렇게 보면 공공

성이 담보되는 서비스라고 명확하게 분류할 수 있는 경우는 보편성을 전제로 국

가가 재원을 부담하고, 국가가 직접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위탁형식으로 비영리 민

간이 서비스제공을 대행하는 경우이다. 다만 민간기관 또한 일정수준에서 공공성

을 담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공성은 여부의 문제이기 보다는 하나의 연속선상에

놓여있는 특성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공공성이 강한 가장 좌측에는 국가가

재원과 서비스제공을 모두 담당하는 경우가 있고, 그 반대쪽에 민간이 영리를 목

적으로 시장에서 서비스를 판매하는 경우가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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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25

<그림 1-1> 서비스 제공 주체의 특성으로 본 공공성의 수준

2. 민주적 통제와 공공성

사적영역인 부르주아 공론장이 공공영역으로써 지위를 갖게 된 것은 개인적인 것

으로부터 공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구성원들 간에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했기 때문

이다(Habermas, 2001[1962]). 자유로운 토론이 사라지는 순간 공론장은 더 이상

공공영역으로서 지위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 다시 말해 근대적 공공성은 군주나

철인이 제시하는 어떤 이상적 이념이 아닌 구성원들의 민주적 통제를 전제한다.

이렇게 보면 현재 한국 사회에서 요구되어지고 있는 사회서비스정책(구체적으로

돌봄정책)의 공공성은 주로 서비스 제공주체로서의 문제에만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보육, 의료서비스 등 대부분의 공공성 논의가 주로 주체의 문제만을 언

급하고 있을 뿐 서비스 제공과 관련된 민주적 통제, 절차적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

는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 공적서비스 제공기

관의 확대만을 요구했지, 서비스제공기관의 민주성을 어떻게 담보할지에 대한 논

의는 거의 없었다.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사회서비스 생산과 소비의 모든 당사

자들이 사회서비스 제공기관의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민주성을 확보해야한다. 생

산수단의 국유화 문제와 관련해 기업에 대한 지배와 통제의 문제가 소유의 문제

보다 더 중요하듯(Smith, 1990)31) 사회서비스에 있어서도 제공주체의 문제(소유의

31) Smith, R. 1990. Nationalizations for what? Capitalist power and public enterprise in Mitterrand's F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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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26

문제) 보다 통제의 문제가 더 중요 할 수 있다. 실제로 국가에 의해 공공성의 이

름으로 행해지는 행위들이 반드시 공공성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980

년대 프랑스의 미테랑 정부 하에서 공기업의 행위가 사기업과 다르지 않았다는

것은 주체의 문제가 반드시 공공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Smith,

1990). 그렇기 때문에 누가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가와 같은 주체의 문제와 함께

사회서비스의 민주적 통제야 말로 공공성을 논하는데 반드시 검토되어야할 문제

이다. 아동보육시설을 이용하는 학부모, 교사, 담당 공무원 등이 보육시설 운영과

관련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결정할 때, 해당 보육시설에서 제공하는 돌봄 서비스가

시민들의 이해에 복무하는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적 통제의 문제가 생각처럼 간단한 것은 아니다. 민주적 절차를 거친

다 해도, 민주적 절차는 필연적으로 다수의 이해에 기반 한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과 관련해 존

재하는 다양한 이해를 반영하기 위해 서비스제공기관의 운영과 관련된 과제가 공

론장을 통해 민주적으로 논의된다고 해도, 소수의 의견이 관철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민주주의를 심화시키는 숙의 민주주의를 실현한다

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이준형, 2008:119).32) 결국 사회서비스 정책에서

민주적 통제는 소수자의 이해와 요구를 어떻게 보장하느냐의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서비스를 제공받는 개인들이 자신의 원하는 바를 인지하고 있고, 자신이 원

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받기를 원한다면 한 지역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가 이러한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사회적으로 제

공될 수 있는 자원이 제한되어 있다면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기는 더더

욱 요원해진다. 스웨덴에서 제기되는 노인돌봄 이슈는 이러한 문제를 축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스웨덴에서는 (제조업과 임업에 종사하던 남성노

동자들을 재교육시켜 돌봄 노동자화하는 정책으로 인해) 노인돌봄 분야에서 남성

고용이 증대했고, 이러한 경향은 새로운 갈등을 야기했다(Johansson and

Andersson, 2008)33). 여성 노인은 동일한 성(性)의 돌봄 노동자가 목욕서비스를

Politics and Society, 18(1): 75-99.

32) 이준형. 2008. 공공성의 법학적 이해: 이유 제시의 규제 이념으로서 정의. 김세훈ㆍ현진권ㆍ이준형ㆍ김정수ㆍ

이기호ㆍ양현미 지음, pp. 103-143. 서울: 미메시스.

33) Johansson, S. and Andersson, K. 2008. Diversity-A challenge to the Scandinavian care regime? The Fo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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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27

제공해주기를 원하지만 지역사회서비스 기관은 수요자의 이러한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설령 절차적 민주주의를 보장한다고 해도 다양한 소수자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회서비스와 관련해 나타나는 소수의

이해를 어떻게 반영할지는 현대 사회서비스 정책이 풀어야할 새로운 공공성의 과

제라고 할 수 있다.

3. 공공재로서 사회서비스

돌봄 서비스를 공적으로 제공해야한다는 정당성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치안,

국방과 같은 서비스가 공공재이고, 이러한 공공재가 공적으로 제공되어야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보면 돌봄 서비

스가 공공재라면, 돌봄 서비스를 공적으로 제공해야한다는데도 이견과 논란은 없

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회서비스는 공공재의 특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새뮤얼슨 이래 경제학에서 공공성은 공공재와 등치되는 개념으로 이해

되고 있는데(현진권, 2008), 공공재는 비배타성과 비배제성이 특성이다. 이러한 관

점에서 보면 비배타성과 비배제성을 갖지 않는 사회서비스, 구체적으로 보육서비

스는 공공재가 아니며, 공공재가 아닌 사적재화를 정부가 공적으로 제공할 이유가

없다. 물론 사유재라고 해서 정부가 절대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사유재

이지만 국가가 보육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면 돌봄 서비스가 정부가 개입해야할

만큼 사회적으로 중요한 서비스라는 논리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Musgrave, 1959

).34) 이를 경제학에서는 가치재라고 부른다. 보육서비스가 가치재일 때 국가가 공

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논리적 근거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치재로서 돌봄

서비스는 보편성과 질의 담보와는 무관하다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 사유재로서 가

치재는 현진권(2008)이 언급한 것과 같이 시장에서 서비스를 구매할 수 없는 특정

집단(저소득 집단)에게 제한적으로 낮은 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

하기 때문이다. 만약 정부가 제공하는 보육서비스가 시장에서 제공되는 보육서비

스를 구축할 정도의 규모와 질로 제공된다는 시장왜곡이라는 보다 더 심각한 문

on Public Policy.

34) Musgrave, R. 1959. The theory of public finance: A study in public economy. NY: McGraw-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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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28

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공공성을 공공재와 등치시키는

경제학적 관점에서 국가의 돌봄 서비스에 대한 개입은 이처럼 잔여적 방식이다.

사회서비스, 구체적으로 돌봄 서비스를 공공재 또는 가치재와 등치시키는 프레임

으로 접근하는 것은 결국 공공성을 경제학적 프레임에 가두는 것이다. 경제학적

프레임에 갇혀있는 한 우리는 양질의 공적 돌봄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제공해야할

어떠한 정당한 논리도 찾을 수 없다. 결국 답은 공공재적 프레임, 경제학적 프레

임을 버림으로서 구해질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일부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돌봄서비스가 공공재가 아닌 사

적재화이기 때문에 국가가 아닌 시장을 통해 제공되어야한다는 논리(현진권,

2008)35)는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공공성을 공공재와 등치시키고, 공공재를 공적

서비스 제공과 등치시키는 논리는 성립되기 어렵다는 것이다(공공재≠공공성, 공

공재≠공적서비스).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을 높여야한다는 주장은 사회서비스가

(경제학적 의미에서) 공공재적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 목적이 무엇

이든지 간에) 사회서비스가 공적으로 제공되어야한다는 사회적 합의 때문이다. 보

육서비스가 공공재적 성격이 약하다고 해도 한국 사회가 보육서비스를 공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면, 보육서비스는 공적으로 제공될 수 있다. 더욱이 경

제학자들이 공공재로 분류하는 서비스조차도 비배타성과 비경합성이라는 공공재

의 기준을 항상 충족시키는 것은 아니다. 사회경제적 맥락에 따라 비배타성과 비

경합성은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특정 재화와 용역이 본래부터 공공성을 담지하고 있기 보다는 어떤 서비스

가 공적으로 제공되는지 여부와 공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가 담보하는 공공성의

수준에 따라 공적으로 제공되어야할 서비스의 종류와 내용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국가에서 제공되는 치안서비스가 부실하다면 치안서비스는 시장에서 거래되

는 중요한 상품이 될 수 있고, 시장에서 거래되는 치안서비스는 서비스를 구매한

집단에게 배타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이처럼 대표적인 공공재로 분류되

는 치안서비스 조차 서비스 이용의 배제가 가능해지고(이준형, 2008). 배타성에 기

35) 현진권. 2008. 공공성과 정부실패: 보육정책에서 시장과 정부의 역할분담. 한국 사회복지학회 2008년 춘계학술

대회자료집, pp. 9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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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29

반 한 치안서비스는 더 이상 경제학적 기준의 공공재가 될 수 없다. 네덜란드에서

비공식 돌봄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도 이와 유사한 경우이다(Hooren,

2010). 다른 국가들에 비해 공공부문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네덜란드에서는 비공

식 돌봄 서비스가 거의 발달하지 않았다. 반면 공적서비스가 취약한 (공공성의 취

약한) 이태리에서는 비공식 돌봄 서비스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정리하면 어떤 사

회서비스를 공적으로 제공할지 여부는 그 서비스의 공공재 여부가 아니라 해당

사회의 맥락 속에서 어떤 서비스를 공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물론 해당 사회의 맥락은 해당 사회의 사회적 필

요를 반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 사회에서 아동에 대한 여성의 과중한 돌

봄 부담이 성간 불평등과 저출산 현상을 야기하고, 시장이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

지 못 하고(경제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외부효과(externality)라고 한다), 계층 간

불평등이 확산되고 있다면 돌봄서비스를 공적으로 제공해야할 사회적 맥락이 있

는 것이다.

공공성에 관한 낸시 프레이저의 주장은 돌봄서비스의 공공성을 둘러싼 논란과 관

련해 시사 하는바가 크다. 프레이저에 따르면 공공성은 욕구를 어떻게 해석할 것

인가와 관련된 정치를 포함하고 있다(Fraser, 1989).36) 그렇다면 돌봄의 공공성을

둘러싼 논의의 핵심은 돌봄의 욕구가 개인(가족)적으로 해소되어야할지, 공적으로

대응해야 할지와 관련된 정치담론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는 보편적인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의 예상과 같이 이러한

접근은 공공성을 담보해야하는 사회서비스가 사회서비스의 내재적 성격이나 이념

에 의해서 결정되기 보다는 특정한 역사적 시기에 따라 특정한 사회의 합의에 따

라 상이해 질 수 있다.

36) Frazer, N. 1989. Unruly practices: Power, discourse and gender in contemporary social theory.

Minneapolis, MN: Polity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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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30

Ⅴ. 공공성과 한국 사회서비스 정책 확대 원칙

한국 사회에서 벌어진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확대를 둘러싼 대부분의 논란은 어떻

게 국가의 역할을 강화할 것인가로 모아지고 있다. 이는 사회서비스 정책의 공공

성을 국가의 책임 확대와 동일시하는 암묵적 정서와 연관되어 있다.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확대와 관련해 자주 접하는 논란은 왜 반드시 국가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

하는 것만이 공공성을 높이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만약 정부가 재원을 부담

하고 민간이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공공성을 담보될 수 없는 것인가? 만약 시장

에서 공적 서비스와 동일한 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굳이 국가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도 공공성은 확보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무상보육을 둘

러싼 논란처럼 서비스에 소요되는 비용을 국가가 부담한다면 이 또한 공공성이

강화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닌가? 아동 보육과 관련해 왜 시민사회는

그토록 보육시설의 30%가 공적보육시설이 되어야한다고 주장하는가? 의료, 교육,

노인돌봄 서비스를 둘러싼 논의도 유사한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본 장에서는 앞

장의 논의를 근거로 공공성 강화를 위한 한국 사회의 과제를 검토해보고자 한다.

1. 공공성 강화는 국가의 역할과 등치되는가?

앞서 검토한 공공성의 역사적 맥락과 쟁점들을 되짚어보면 제기된 논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먼저 한국적 맥락에서 문제의 핵심은 국가의 직접

서비스 제공과 공공성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와 관련된다. 일반적 기대와 달리

국가는 더 이상 공공성의 유일한 담지자가 아니다. 신분질서의 해체와 근대시민사

회의 출현이후 국가는 공공성을 담지 하는 유일한 주체가 아닌 하나의 주체가 되

었다. 사적영역으로 간주되었던 경제생활이 공적영역으로 변화하고, 공공영역도

사적영역도 아닌 사회영역의 출현은 공공성의 문제가 단순히 누가 서비스를 전달

하는가의 문제로 제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공공성에 관한 프랑

스의 논의를 보면 상업적 공공성 개념을 통해 기업의 영리활동 조차 공공성의 시

각으로 바라보고 있다(은재호, 2008).37) 이처럼 최근의 경향은 공공성을 담보하는

37) 은재호. 2008. 공공성 개념 연구: 프랑스식 공공서비스 개념을 중심으로. 한국거버넌스학회보, 15(3): 21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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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31

전통적 주체로서 국가와 함께 시민사회(NGO, NPO 등)를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

다. 시민적 공공성의 등장은 더 이상 관(官)이 공공성을 독점하는 시대가 지나갔

다는 것을 의미하며, 시민사회와 국가가 함께 공공성을 담보하는 주체가 되어야한

다는 것을 의미한다. 핀란드에서 논의되고 있는 정부와 민간기관의 협력을 강조하

는 지역복지거버넌스(Local Welfare Governance) 또한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 것

으로 보인다(Häikiö and Anttonen, 2010).38) 그러므로 문제는 어떤 주체가 공공

성을 담보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어떻게 시민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공공성을 담보

할 수 있는 지 여부다.

이렇게 보면 서비스 제공 주체의 영리행위를 공공성에 반한다고 할 수 있을까?

영리행위도 사회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일정 수준에서 공공

성을 담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대상이 지불능력이 있는 시민으로 제한된

다는 점에서 “보편성”이라는 공공성의 핵심 특성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없다

(Haque, 2001). 사회서비스 영역에서 공공성의 담보는 주체의 문제와 반드시 등치

되지는 않지만 다시 주체의 특성과 밀접히 연관되며, 공공성을 적절히 담보할 수

있는 주체는 국가 또는 자신의 이해를 공적이해에 복무시킬 수 있는 비영리기관

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는 서비스의 민영화가 서비스 이용과 관련해 계층

간 불평등을 확대한 많은 사례를 알고 있으며, 시민사회에서 공적 서비스의 확대

를 서비스의 공공성 문제와 등치시키는 이유이기도하다. 물론 민간이며, 정부로부

터 재정적 지원을 받지도 않지만 공익에 충실하고, 영리를 추구하지 않으며 서비

스를 제공하는 민간기관이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사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듯 예외적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회자되고, 언급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

요가 있다. 예외는 존재할 수 있고 때에 따라 필요하지만, 예외적 사례를 중심으

로 사회서비스 정책을 제도화 할 수는 없다. 북유럽 국가들의 돌봄서비스 민영화

사례를 많이 언급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에서 민영화의 핵심은 시장화가 아닌 공

적 서비스의 외주화(outsourcing), 즉 위탁인 것이다. 사실 한국에서 국공립 보육

시설을 확대를 통해 공공성을 강화하고자하는 노력은 국가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

하자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재원을 부담하고, 관리 감독을 수행하는 위탁기관을

38) Häikiö, Liisa and Anttonen, Anneli. 2010. Local welfare governance and informal care: fragmentation and

new inequalities. Paper to be presented at the ESPAnet 2010 Conference Social Policy and the Global

Crisis: Consequences and Responses Budapeast 2-4, September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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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32

확대하자는 주장에 다름 아니다. 북유럽 복지국가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 돌봄서비

스의 공공성 강화는 서비스 외주화를 중심으로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2. 공공성과 절차적 민주주의

국가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와 국가로부터 서비스 제공을 위탁 받은 비

영리기관이라고 해서 반드시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잘 알

고 있듯 국가가 중심이 되는 서비스는 항상 관료화와 같은 정부실패의 문제를 안

고 있다(현진권, 2008b)39). 핵심은 공적 서비스 제공과 관련해 절차로서 민주주의

가 보장되는지 여부이다. 시민의 이해와 소통하지 않고, 시민의 이해와 의사가 반

영되지 않는 서비스 제공은 그 제공 주체가 비록 비영리기관 또는 공적기관이라

고 할지라도 시민의 이해를 전제한 공공성을 담보할 수는 없다. 현재 공적 서비스

를 확대하라고 주장하는 시민사회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

의 운영과 활동을 어떻게 민주적으로 통제해야하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일부 사회복지관에 국한된 이야기 일 수 있지만 사회복지관(정부의 위탁을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비영리민간으로서 공적 서비스 제공의 주체가 된다)의

종사자들이 시민들의 이해에 민간하기 보다는 자치단체의 이해에 더 충실하다는

비판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사회서비스 제공의 공공성은 주체 문제

와 함께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상은 물론 지역민들의 참여를 통한 절차적 민주성

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육시설 운영에 학부모의 적극적 참여를 제도화함으

로써 보육시설 운영의 민주성을 보장해야한다. 아렌트(Arendt, 1996[1958])와 하버

마스(Habermas, 2001[1962])에게 있어 공공성의 핵심은 주체의 문제이기 보다는

모두에게 열려져있는 공론장으로서 공공영역 존재였다.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것은 바로 시민들이 사회서비스 제공기관의

운영에 대한 민주적 참여를 제도화하는 것이 될 것이다. 절차적 민주성으로 공공

성을 이해하는 것은 생산수단의 국유화를 둘러싼 논란과 같이(Smith, 1990) 사회

39) 현진권. 2008b. 공공성에 대한 경제학적 해석. 김세훈ㆍ현진권ㆍ이준형ㆍ김정수ㆍ이기호ㆍ양현미 지음, pp.

59-101. 서울: 미메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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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33

서비스 제공의 핵심문제가 소유의 문제이기 보다는 통제의 문제임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민영화에 대한 대응으로써 강한 정부를 강조한 북유럽 복지국가들의

사례(Andersen et al., 2007)도 결국 강력한 관리와 통제를 통해 민간기관을 정부

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같이 공익적 목적에 복무시키겠다는 의도에 다

름 아닌 것이다. 이렇게 보면 공공성의 강화는 단순히 정부의 역할 확대와 등치될

수 없다. 일부에서는 무상보육 시행으로 인해 국가가 보육서비스의 재원을 부담하

는 것을 두고 공공성이 강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단순한 비용

지원은 공공성을 강화할 수 없다. 비용지원은 반드시 엄격한 공적 통제와 관리가

뒤 따라야하고, 시민들의 민주적 참여를 통해 민간기관이 공적으로 요구되는 기준

에 조응할 때만 우리는 공공성이 강화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민간영리기관은 절차적 민주주의를 실현함으로써 공공성을 담보할 수는

없는 것일까? 물론 민간영리서비스 제공기관이 서비스 제공 대상의 보편성과 서

비스의 질을 담보하고, 영리보다는 공익적 목적에 충실하며, 그 기관을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민주적으로 운영한다면 우리는 그 기관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공공

성을 결여했다고 할 수 없다. 그 기관이야말로 그 어떤 서비스 제공 기관보다 공

공성을 실현하는 모범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의문은 과연 영리를 목적으로 하

는 기관이 이러한 공공성의 기준에 충실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지난 2월 27일 정

부의 정당한 규제에 반대하며 파업을 단행했던 민간 어린이집이 (영리기관은 아

니지만 실제로 공공연하게 영리를 추구하는)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회의적

이다40)41). 또한 지난 6월 포괄수가제시행에 반발해 수술 거부를 선언한 대한의사

협회와 4개 전문의 단체의 행동 또한 사회서비스를 전달하는 한국의 민간기관의

실체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실례라고 할 수 있다.

40) 사실 파업의 본질은 자치구에 따라 월 평균 최소 8만원에서 23만원에 이르는 특별활동비(발레, 영어 등)에 대

한 정부규제에 대해 반발한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특별활동비 내역과 금액을 학부모에게 공개하고 학부모에

게 동의를 받으라는 지극히 정당한 요구에 대해 반대가 파업의 주된 이유였던 것으로 보인다(이데일리, 2012

년 2월 28일).

41) 이데일리. 2012년 2월 28일. 어린이집 파업 이유 알고보니...원장들 밥그릇 싸움: 어린이, 학부모들 이익단체에

철처히 이용당한 꼴. 2012년 8월 20일 접근.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DA45&newsid=01131606599435112&DCD=A10705&OutLnkCh

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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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34

3.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적 서비스 제공비율: 한국적 맥락

모든 사회서비스를 공적기관이 제공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으며, 바람직하지 않

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공적 서비스 제공기관의 비율은 어느 수준이 적절한 것일

까? 정답은 없다. 이것이야말로 한국적 맥락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 스웨덴은

아동 돌봄 서비스의 85%가 공적으로 제공되며, 15% 정도가 민간에 의해 제공되

지만 민간기관의 대부분은 위탁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기관이다. 대부

분의 서비스가 공적으로 제공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반면 한국은

아동 수 대비 10%만이 위탁방식의 공적 서비스 기관이고, 10%는 법인이며, 나머

지 80%는 민간기관이다. 법인을 포함해도 공적으로 서비스가 제공되는 비율은

20%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까운 장래에 스웨덴 수준으로 공적 서비스

제공 기관을 높이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적 서비

스 제공비율을 가시화할 필요가 있는데, 대략 30~40%수준에서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30% 또는 40%가 근거가 없는 수치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한국

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30~40%”는 한국 시민사회의 어제 오늘의 일회적 주장이 아니라 지난 이십년 가

까이 시민사회가 주장했던 목표이다. 더욱이 지난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연석회의

에서 시민사회, 학계, 노동계, 재계, 정부가 함께 공적 보육시설을 30%까지 확대

하기로 합의한 바도 있다. 비록 당시 정부(참여정부)가 시기를 명시하지 않는 방

식으로 협약의 실제적 효력을 무력화시켰지만, 사회적 합의 경험이 일천한 한국

사회의 상황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역사적 합의였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논

리적, 과학적 근거 여부를 떠나 “30%”라는 공적 서비스 제공비율은 지난 시기 동

안 한국 복지국가 운동의 중요한 요구사항이었고, 명목적이지만 사회적 합의를 이

루었다는 점에서 한국적 맥락에 조응하는 목표치라고 할 수 있다.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강화를 특정 공적 서비스의 제공비율과 연동시키는 또 다

른 이유는 공적 서비스가 시장 지배력을 갖기 위해서이다. 모든 서비스를 공적으

로 제공할 수는 없지만, 공공성을 담보하는 서비스가 시장에서 민간 서비스와 경

쟁하고, 민간서비스를 규제할 수 있는 실질적 지배력을 가져야한다. 일부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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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35

정부의 관리 강화를 통해 민간서비스를 규제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행정인프라

를 대규모로 확대하지 않는 한 수많은 소규모 민간 서비스 제공자를 실질적으로

관리 감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서구 복지국가들에서 민간에 대한 통제가 상대

적으로 적절히 이루어지는 것은 공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가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 제공자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최소한 공적으로 제공

되는 서비스와 유사한 가격에 유사한 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한다. 공적

서비스의 일정수준의 시장 지배력은 민간기관에 대한 가장 효율적인 관리감독 방

안인 것이다.

그동안 시민사회에서 줄기차게 주장해온 “30~40%”는 공적으로 제공되는 사회서

비스가 해당 서비스 시장에서 지배력을 갖는 수준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지표이다.

EC 지침에 따르면 단독 시장 지배력 여부를 가늠하기 위한 판단기준으로 대략

40%를 제시하고 있다(OFTEL, 2003b, 이광훈, 2004:6 재인용). 공정거래법에서도 1

개의 사업자가 시장의 50%를 점유하거나 2개 또는 3개의 이하의 사업자가 시장

의 75%를 점유한 경우를 시장 지배적 기업으로 분류한다(공정거래법, 제2조 제7

호, 제4조). 위키피디아(Wikipedia, 2012)42)에서도 특정 상표의 재화 또는 서비스

가 시장의 35~60%를 점유할 경우 반드시 지배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강한 영

향력을 행사 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시장 지배력을 판단하는

기준은 단순히 특정 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만을 가지고 판단할 수는 없다(이광훈,

2004).43) 경제학에서는 시장 지배력을 측정하기 위해 다양한 지표들이 개발되어

있고, 특히 기술발전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분야에서 단순한 시장 점유율은 시장

지배력으로서 의미가 크지 않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사회서비스와 같이 생산성 향상이 상대적으로 정체되어 있는 분야에서 시장 지배

력은 정태적인 시장 점유율을 통해 추정될 수 있다.

42) A market share of over 35% but less than 60%, held by one brand, product or service, is an indicator of

market strength but not necessarily dominance. 물론 이 조건이외에 추가적인 두 가지 조건이 있다. 구체적

인 내용은 다음을 참고하라. 접근일 2012년 8월 20일 오후 6시 30분.

http://en.wikipedia.org/wiki/Dominance_(economics)

43) 이광훈. 2004. 이동통신사의 시장 지배력 평가. 2004년 한국산업조직학회 정책세미나 발표문.

http://cau.ac.kr/~glee/papers/kio_smp.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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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36

사회적 영향 낮음 사회적 영향 높음

스스로 욕구 판단 어려움 침해노인, 정신지체 장애인 아동(장애아동 포함)

스스로 욕구 판단 가능 노인, 장애인

4. 서비스 대상에 따른 차이

사회서비스 제공과 관련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클라이언트의 특성을 고려하는 것

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하다. 아동, 노인, 장애인에게 동일한 기준에 따라 공적 서

비스가 제공될 필요는 없다. 윤홍식(2010:201-204)44)에 따르면 크게 두 가지 기준

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데 클라이언트 스스로가 자신의 욕구를 판단할 수 있는

정도와 서비스의 사회적 결과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가 자신의 욕구

를 판단할 수 없고, 해당 서비스의 사회적 영향력이 크다면 상대적으로 공적 서비

스를 중심으로 서비스 제공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아동이 여기에 해당될 수 있

다. 많이 인용되는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기(특히 취학 전 아동기)는 사람의 인적

자본이 형성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Chuha, Heckman, Lochner, and

Masterov, 2005)45), 이 시기에 불평등한 서비스 제공이 이후 사회적 불평등의 중

요한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동에 대한 투자의 적절성은 기능적인

해석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해당사회의 미래 인적자본 수준을 결정한다. 아동에게

제공되는 서비스가 해당 사회의 미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상

황이 이렇다면 보편성과 질을 담보할 수 있는 공적서비스가 아동 서비스의 근간

이 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에서 노인 돌봄 서비스는

시장화시켜도 아동 돌봄 서비스를 시장화 시키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

다(Hooren, 2010; Häikiö and Anttonen, 2010; Johansson and Andersson, 2008).

<표 1-1> 서비스 제공과 관련 욕구 판단 수준과 사회적 영향 수준

정신적으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노인과 (성인)장애인의 경우는 아동에 비해 자신의

욕구에 가장 적합한 서비스가 어떤 형태와 내용인지를 판단할 수 있고, 그 사회적

44) 윤홍식. 2010. 복지국가를 위한 한국 사회의 새로운 과제, 사회서비스: 사회서비스를 둘러싼 논란을 중심으로.

김윤태 엮음, 한국 복지국가의 전망: 새로운 도전, 새로운 대안, pp. 177-209. 서울: 한울 아카데미.

45) Chuha, F., J. Heckman, L. Lochner, and D. Masterov. 2005. Interpreing the evidence on life cycle skill

formation. IZA DP No. 1675. Institute for the Study of La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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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37

영향 또한 아동에 비해 제한적이다. 이때는 이들의 독립적 판단과 선택권을 존중

할 필요가 있다. 일명 장애모델(disability model)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개인과 가

족의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시장과 비공식영역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중요해 질 수도 있다. 세 번째 대

상은 스스로 자신의 욕구를 판단할 수 없는 정신지체 장애인, 침해 노인 등의 경

우이다. 이들은 스스로 욕구를 판단해서 요구하고 선택할 수 없다는 점에서 노인

과 장애인에 비해 공적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나, 서비스 선택의 결과의 사회

적 영향력이 아동에 비해서는 크지 않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아동과 노인의 중간

수준에서 선택권이 보장될 필요가 있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서비스의 공공성을

일정 수준에서 유지하기 위해서 공적 서비스가 최소한의 시장 지배력을 갖는

30~40% 수준은 유지될 필요가 있다.

Ⅵ. 정리와 결론

본 글은 최근 한국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문제를 검토

했다. 공공성에 대한 동서양의 역사적 기원으로부터 쟁점, 공공성 강화의 의미, 한

국적 맥락에서의 쟁점과 공공성 확대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본 논의를 통해

우리가 명백히 확인 할 수 있었던 것은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간단

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공공성은 어떤 장소에서 논의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으며, 시간에 따라 변화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가 확인한 것은 근대 이후 공공성은 몇 가지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먼

저 공공성은 단지 국가 또는 정부와 등치되지 않으며, 근대 이후 새롭게 등장한

사회영역은 공공성에 대한 국가의 독점적 지위를 해체했다는 것이다. 이로써 공공

성은 여부의 문제이기 보다는 수준의 문제가 되었다. 이는 공공성을 공사를 이분

법적으로 구분하던 고대 그리스에 기원한 서구적 전통에서 공공성을 개인, 가족,

국가라는 연속선상에서 이해했던 동아시아적 전통에 가까워 졌다고 할 수 있다.

공공성이 연속선상의 개념이 되었었을 때 중요한 것은 사회서비스가 공공성을 담

보했는지 여부가 아니라 어떤 공공성이냐는 것이다. 개인, 국가, 사회, 시장의 상

호관계 속에서 공공성이 경쟁적 개념이 된 것이다. 공공성이 경쟁적 개념이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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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38

서 공공성을 이해하는 핵심은 주체의 문제를 넘어 절차적 민주성, 모두에게 열려

있다는 개방성을 대변하는 보편성이 중요한 구성요소로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논의를 근거로 한국에서 공공성 강화의 방식은 절차적 민주성, 보편성, 질

이 담보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되어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공공이 직접 서

비스를 제공하는 방식과 공적 책임을 비영리기관에 위탁하는 방식이 적극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 또한 공적 서비스 제공기관이 관료화라는 문제에 직면하지

않기 위해 절차적 민주성을 담보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논란이 되

었던 공적 서비스 비중은 시장 지배력과 한국 사회운동의 축적된 성과에 기반 했

을 때 최소한 30~40% 수준에서 유지될 필요가 있다. 다만 공적 서비스의 비중은

노인, 아동, 장애인 등 대상의 특성에 따라 상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쩌면 한국 사회가 처한 현실적 조건이다. 공공

성을 강화하기 위한 복지국가의 역사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일관된 교훈은 공

공성을 방어하기보다 확장하는 것이 더 어려운 과제라는 것이다. 특히 현재 한국

에서 공공성 강화는 산업화된 선진 복지국가에서 지난 20년 동안 공공성에 대한

수세적 방어로 일관했던 역사적 경험을 전제로 시도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스웨덴,

핀란드와 같은 대표적 사민주의 복지국가에서조차 고령화와 재정문제로 공적 서

비스의 민영화가 공공연하게 논의되고, 진행되는 상황에서 복지국가의 경험이 일

천한 한국 사회에서 공공성 확대는 매우 어려운 과제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긍정

적인 상황은 지난 2010년 무상급식 논란을 시작으로 복지확대에 대한 국민적 동

의수준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그러나 지난 4월 총선에서 보듯 복지확대는 국민의

관심사일지는 몰라도 정치지형을 가르는 핵심 준거가 되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여

전히 제한적 영향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대선주자들이 다양한 복지공약

을 약속하고 있지만 대선국면에서 복지가 핵심쟁점으로 등장할 가능성은 높아 보

이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복지정책을 자신의 이해와 일치시키는 조직화된

집단(계급 또는 계층)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구에서 정책이 주요 선거의

쟁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정책과 관련된 이해를 가진 조직된 계급과 계층

(시민)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에 불구하고 과거를 돌아보면 지

금 보다 복지확대에 더 우호적인 환경은 없었다. 결국 한국 사회에서 사회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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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39

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전략의 핵심은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누구”를 목적의식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고, 그들을 연대의 틀로 조직화

하는 것이다. 조직화된 시민의 구체적인 힘없이 공공성이 확대된 역사적 경험을

나는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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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41

발제 2

노인장기요양과 공공성 증진을 위한

정책 과제46)

이미진 / 건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

Ⅰ. 문제제기

고령화(aging)가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식사하기, 옷 갈아입기 등과 같은 일상생

활을 혼자 하지 못하고 장기간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노인인 장기요양

(long-term care) 대상노인이 증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사회에서 장기요양

대상노인에 대한 돌봄(care)은 가족의 의무로 여겨져,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

도가 도입되기 이전에는 정책적으로 장기요양서비스(long-term care services)를

제공하는 경우는 주로 가족이 없는 빈곤층 노인으로 한정하였다. 예를 들면 1998

년 12월 기준으로 건강이 불편한 노인들이 입소하는 요양시설의 경우 생활보호대

상노인이 입소할 수 있는 무료요양시설은 63개소, 생활보호대상노인 이외의 저소

득층이 입소하는 실비요양시설은 13개소인데 반해, 저소득층이 아닌 일반노인이

입소할 수 있는 유료요양시설은 4개소에 불과해 정책적으로 노인요양시설이 주로

가족이 없는 빈곤층 노인을 대상으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보건복지부, 1999). 또

한 가정봉사원 파견서비스를 이용하는 노인의 93%는 생활보호대상노인으로 나타

나(정경희, 1998) 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이전에는 일반노인이 장기요양서비스 혜

택을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 가족의 상당수가 노인 돌봄으로 인해 경제적·정서

46) 본 글은 이미진(2008)의 “공공성과 고령화정책: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중심으로”(한국행정연구원 공공성과

행정이념 연구총서 1)을 대폭 수정·보완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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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42

적·신체적 어려움을 갖고 있었다(이가옥 외, 1999).

2008년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가족들이 노인을 돌볼 수

있는가, 노인이 빈곤층인가와는 관계가 없이 노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장기요양서

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돌봄의 탈가족화, 사회화가 일어났다

고 일컬을 정도로 획기적인 변화라 하겠다. 또한 최근에 건강보험공단의 이용자에

대한 만족도 조사 결과에서 보듯이 시설보호 서비스 보호자의 89.6%가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으며, 재가서비스의 경우 이용자의 93.3%와 보호자의 93.4%가 만족하

는 것으로 나타나(권진희·강임옥·한은정, 2009)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가족의 노

인 돌봄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데에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빛나는 성공 뒤에는 여러 가지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여러 각도에서 논의해

볼 수 있지만 본 글에서는 공공성의 관점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빛나는 성

공 이면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앞으로 이런 문제점을 정

책적으로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다음

절에서는 공공성의 개념을 소개하고 이러한 개념적 이해를 바탕으로 노인장기요

양보험제도에 대한 분석틀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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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43

Ⅱ. 공공성의 개념과 분석틀

공공성의 개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견이 존재하지만, 본 글에서는 공공성의

여러 가지 개념을 포괄하고 체계적으로 분류한 소영진(2008)의 공공성 개념을 준

용하고자 한다. 소영진(2008)에 의하면 공공성의 개념은 (1) 이 개념을 직접 설명

하는 실질적·내용적 정의와 (2) 공공성의 개념을 직접 설명하기보다는 구현주체

또는 방법이나 절차를 통해 간접적으로 정의하는 형식적 정의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공공성을 실질적인 내용상으로 정의해 보면 공익, 평등과 정의, 권위와 신뢰

등이 이에 속한다. 공익개념은 너무 광범위하고 모호하며, 권위나 신뢰는 공공성

으로 파생되는 가치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공공성의 실질적인 내용 측면에서 보

면 평등과 정의가 핵심적인 가치라 할 수 있다. 형식적 정의의 공공성은 평등과

정의의 내용을 담보하기 위한 구현주체, 절차, 방법을 의미하는 것이다. 본 글에서

공공성의 개념은 내용상으로는 평등의 개념을 포함하고 형식적·절차적 측면에서

는 공공부문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실질적·내용적 공공성

공공성의 개념을 노인장기요양에 적용해 보면, 노인의 장기요양에 대한 욕구는 일

상생활과 관련된 욕구로 인간으로서 생존하기 위해서 필수적이며, “삶의 기본적인

기회들에서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규정할 수 있다(이은아, 2008;

Nussbaum, 2002).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이러한 노인의 삶의 기본적인 기회들

에서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로 노인의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노인을 돌

보는 가족에 있어서도 삶의 기본적인 기회에서의 불평등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고

있다. 가족의 경우, 노인 돌봄으로 인해 사생활의 자유와 같은 자유권적 기본권과,

노동권과 같은 기본적인 사회적 기본권 등의 권리가 제한받는 불평등을 경험하게

된다(이미진, 2008). 그러므로 장기요양보험제도가 가족의 삶의 기본적인 기회에서

의 불평등을 해소시켜주고 있는가도 중요한 문제가 된다.

내용적 측면의 공공성은 장기요양에 대한 권리보장, 급여수준의 적절성, 서비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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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44

대한 접근·이용 상의 불평등 측면에서 평가하고자 한다. 첫째, 장기요양 욕구가

있는 노인이 정책 대상자로 포함이 되는가의 문제로, 장기요양보장의 보편성에 대

한 평가이다. 즉, 장기요양욕구가 있는 노인에게 모두 평등하게 공식적인 서비스

를 이용할 권리가 주어지는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장기요양욕구가 있는

노인 중 급여인정자로 선정된 비율, 장기요양보장제도에 포함되지 못한 노인 집단

의 규모, 등급판정상의 문제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둘째, 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 보장된 급여가 실질적으로 삶의 기회에서의 불평등문

제를 해소하기에 적절한가에 대한 평가이다. 적절성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방식은 실제로 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 보장된 급여가 충분한

가의 문제로, 요양시설에서 365일 보호하는 시설보호(institutional care)에는 적용

하지 않고 집이나 지역사회에서 장기요양보호노인을 보호하는 재가보호(home

care)에 한정해 분석해 보고자 한다. 즉, 재가보호의 경우 가족수발자가 경제활동

을 하는 경우 월 급여한도액으로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지 또는 독거노인이 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재가보호서비스 이용으로 재가에

서 생활할 수 있는지를 분석해 봄으로써 재가보호 급여의 충분성을 평가해 보고

자 한다.47) 두 번째 방식은 현재 시설의 인력배치기준 하에서 적절한 서비스 제

공이 가능한가의 여부이다. 서비스의 적절성, 즉 서비스의 질은 구조, 과정, 성과

의 세 가지 경로를 통해 측정하여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이미진, 2011) 실제

서비스 과정과 성과에 대한 적절한 통계지표가 없다는 점과 거시적 차원에서는

서비스의 질을 구조적 측면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용이하다는 점에서 서비스

제공 인력의 배치기준에 초점을 맞추어 적절성에 대해 평가해 보고자 한다. 세 번

째 방식은 기관별로 적정한 인원의 입소자/이용자를 확보하여 적절한 수지를 맞

추고 있는지와 서비스 제공인력의 노동조건이 적절한지를 서비스의 적절성을 간

접적으로 평가해 보고자 한다.

47) 재가보호 급여가 불충분한 경우 시설보호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재가보호 급여의 충분성을 분석할 필요

가 있는지 의아해 할 수 있다. 그런데 장기요양보호노인과 가족은 본인의 집 혹은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는 것

에 대해 선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재가보호서비스를 이용하는 노인과 가족은 되도록이면 재가보호서

비스 이용을 통해 지역에서 계속 살고 싶어 한다. 따라서 재가보호급여의 불충분으로 인해 시설보호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면, 이는 개인의 기본적인 주거권리를 제한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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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45

셋째, 장기요양대상노인이 어떠한 장벽도 없이 필요한 서비스에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가, 즉 서비스 접근·이용 상의 불평등 문제이다. 서비스 접근·이용 상의 불

평등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지만, 본 연구에서는 지역별 공급 불

균형으로 인한 서비스 접근상의 불평등 문제, (요양)병원 입원 등으로 인한 서비

스 미이용 상의 문제, 비용부담으로 인한 서비스 이용 상의 불평등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하고자 한다.

2. 형식적 공공성

장기요양의 실질적인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공공부문이 공급주체로서, 재원조

달을 책임지는 주체로서, 또한 장기요양서비스 시장에 대한 규제·감독자로서의 세

가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 중 공공부문이 재원조달을 책임지는 주체로서 역

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장기요양의 책임이 개인이 아닌 사회적·집합적 책임에 있

다는 인식에 기반하며, 우리나라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사회보험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본다.48) 이에 본 글에서는 형식적

측면의 공공성을 장기요양시설의 부문별 공급주체와 시장에 대한 규제·감독의 두

가지 차원에 한정하여 분석해 보고자 한다.

먼저 공공부문이 서비스 공급주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다

양한 입장이 존재한다. 복지국가에서 장기요양서비스와 같은 사회서비스는 공공부

문이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로서 역할을 하였으나 1970년대 복지국가의 위

기 이후 대다수 복지국가에서는 민영화가 진행되어 서비스 공급을 민간부문에 의

존하는 비율이 증가하게 되었다(최은영 외, 2005; Riedel & Kraus, 2011). 공공부

문의 공급주체로서의 역할 축소는 정치적으로 정부의 공공복지지출을 제한할 필

요성, 공공부문의 인력부족·확충의 어려움, 서비스의 획일성과 경직성, 노령인구의

증가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석재은, 1999).

그러나 시장실패(market failure)와 비영리민간 실패(voluntary failure)를 고려할

48) 공공부문이 공급주체로서, 규제 및 감독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와 관련된 재원을 조달, 부담해

야 한다는 점에서 재원의 확대는 기본적인 전제로서 깔려 있다고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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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필자는 공공부문이 공급주체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 먼저 시장실

패의 관점에서 보면 시장이 공급자간의 경쟁을 촉진하여 소비자에게 선택의 자유

를 제공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기대와 달

리, 시장실패가 일어나기 때문에 공공부문이 공급주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

다는 것이다. 실제로 몇몇 영리 노인요양시설에서는 치매노인과 같이 돌봄에 시간

이 많이 소요되는 대상자를 기피하고 있으며, 농어촌, 도서지역과 같이 인구밀집

도가 낮은 지역에는 영리시설이 진입하지 않고 있다(이미진, 2008). 또한 영리부문

이 서비스 주체로 등장하면서 경쟁의 원리로 인해 소비자 선택의 권한이 확대되

고 양질의 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가정이 현실에서는 오히

려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독일, 일본, 미국 등 주요 선

진국에서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내용이다(유호선, 2007a; 이원식, 2006; 홍성대 외,

2007; Amirkhanyan et al., 2008). 서비스 기관 간 경쟁은 기관 간 인건비 절감을

주요한 전략으로 하는 경쟁으로 이어짐으로써 서비스의 질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

생하게 된다. 이현주·정익중(2012)는 어떻게 민간이 더 낮은 비용으로 동질 또는

더 좋은 질의 서비스를 줄 수 있는지, 특히 경쟁과 이윤동기가 어떻게 그러한 결

과를 만들 수 있는지, 기회비용과 이윤을 전제로 하지 않는 공공이 더 저렴한 것

이 아닌지 등의 의문을 제시한다. 이들은 관료제의 경직성 등의 부작용과 그 반동

으로 민간의 장점이 너무 과대평가되면서 지나친 정도가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

이러한 담론이 현실보다 이념에 근거하여 구성된 것은 아닌지도 의심스러워한다.

이들은 공공부문이 서비스 공급에서 일정 비율로 참여를 확대해야만 하며, 경쟁이

란 비영리, 영리 등 특정 부문내로 한정하여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 공공, 비영리,

영리의 부문간 경쟁을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홍식(2012)

은 사회서비스 시장에서 공공이 재화와 용역의 제공주체로서 가격과 질에 대한

통제, 지배력을 갖기 위해 요구되는 최소한의 점유비율이 30~40% 수준이므로 공

공부문이 공급주체로서 최소 30%이상 확보될 필요성을 주장한다.

비영리부문은 시장실패와 공공부문의 획일적이고 경직적인 서비스 제공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영리부문과의 경쟁을 하는 비영리부문은

조직의 생존을 위해서는 영리추구적인 성격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음으로써 비

영리부문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석재은, 2008; Österle, 2001; Van Slyke,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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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47

물론 비영리조직은 국가별로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1개 국가 내에서도 다

양성이 존재하지만, 시장 경쟁 원리가 도입되면서 비영리조직 또한 영리화 되어가

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공공부문이 공급주체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어떤 의미인

지 모호할 수 있다. 이념상으로 “순수 공공부문은 사회복지를 제공하는 기관의 소

유자가 정부이고, 재원은 전부 정부예산에서 나오며, 그것의 운영을 공무원들이

하는 형태이다. 반면에 순수한 민간부문은 사회복지를 제공하는 기관의 소유자가

민간인이고 그것의 재원도 민간인에게서 나오며, 운영도 민간인이 하고 또한 정부

로부터의 규제도 받지 않고 정부로부터의 세제상 혜택이 없고, 따라서 정부에 대

한 책임도 갖고 있지 않은 형태이다.”(김태성·성경륭, 2000: 350) 그러나 현실에서

이런 순수 공공부문과 순수 민간부문은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소유, 재원,

운영에 있어 공공의 역할과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를 통해 공공부문인지 아니면

민간부문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적 맥락에서는 서구 복지국가와 달리

공공부문이 사회서비스를 직접 제공한 경험이 전무 한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정부소유의 시설을 민간위탁하는 경우도 공공부문으로 분류하는 경향이 있다. 공

공부문을 규정함에 있어 공공소유가 전제되어 있다는 점에서 필자가 주장하는 공

공이 공급주체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기본적으로 정부 및 지자체,

공단 등이 소유하는 시설의 증가를 의미한다. 그러나 공공부문이 실제 시설을 직

접 운영할 것인지(아니면 민간에 위탁을 줄 것인지, 위탁을 주되 어느 정도 운영

에 참여할 것인지 등)와 시설운영에 필요한 재원 조달에 있어 보험수가 이외의

추가적인 보조가 필요한지49)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

다.

서비스 제공주체로서의 역할 이외에 공공부문은 서비스 시장에 대한 규제·감독으

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특히 장기요양서비스 공급을 시장에 크게 의존하는

49) 이윤을 남기지 않는 공공시설이 장기요양보험 수가로서 운영하기 어렵다면, 수가 자체가 비현실적으로 낮게

책정되어 있기 때문일 수 있으며(물론 공공이 운영을 방만하게 하였을 개연성도 있다), 공공시설을 통해 수가

의 적절성을 평가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수가가 비현실적으로 낮게 되어 있다면 공공시설에게 보조를 하는 것

은 민간시설과 그 이용자들에게 또 다른 차별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수가 인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보다 나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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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48

경우, 서비스의 질 저하 방지 또는 적정 수준의 서비스 제공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규제와 감독을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많은 OECD 국가들은 서비스

공급자의 인허가나 계약의 전제조건으로 최소한의 요건을 정하는데, 예를 들면 호

주의 경우, 1994년에 시행되었다가 1997년에 보다 강화된 요양보호시설에 대한 재

인증과정(re-accreditation process), 독일의 경우 2001년에 제정, 2002년부터 시행

된 수발질보장법, 영국의 2002년 요양보호기준법(Care Standards Act), 미국의

1987년의 요양시설 개혁법(Nursing Home Reform Act) 등을 들 수 있다(OECD,

2005). 시설보호와 비교했을 때, 재가보호 시장의 규제 및 정규적인 질에 대한 평

가체계는 비교적 최근에 도입되었다(OECD, 2005).

석재은(2008)은 서비스 시장에 대한 규제 및 감독에 대한 분석틀로서 ① 제공자

선별 메커니즘, ② 가격규제, ③ 투입측면에서의 규제, 즉 노동시장에 대한 개입,

④ 산출 측면에서의 서비스시장에 대한 규제의 네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

제공자 선별 메커니즘은 시설 및 인력에 대한 국가 최소 기준의 설정, 운영주체별

선별, 제공자 수량통제가 포함된다. 둘째, 가격규제는 서비스 가격의 표준화와 차

별화된 소비 인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셋째, 노동시장에 대한 개입은 서비스

인력에 대한 교육, 훈련, 자격관리와 서비스 인력의 임금, 근무조건, 4대 사회보험

적용에 대한 규제가 포함된다. 넷째, 산출측면에서의 서비스시장에 대한 규제는

모니터링 체계 구축, 정보공개가 포함된다.

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이외에 또 다른 방식의 감독은 이용자의 권한 부여를 통한

방식이다. 예를 들면, 호주의 1997년 노인요양보호 불만처리 제도(Aged Care

Complaints Resolution Scheme), 미국의 1978년 제정된 미국 노인복지법하의 장

기요양보호 고충처리 프로그램(Long-Term Care Ombudsman Program)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서비스 공급이 민간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한, 정부의 규제·감독 또는 이용

자의 권한부여 방식으로 서비스의 질에 대한 통제, 이용자의 권익을 대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영국의 주거시설(residential care)에 대해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 서

비스의 질에 대한 규제를 통해 시장에서 공급되는 서비스 이용자의 권익을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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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49

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었다(Drakeford, 2006). 예를 들면, 잉글랜드에서는

2002년 7월 시설에 대한 국가 기준이 주거시설의 대규모 폐쇄의 원인이 되고 있

다는 업계 주장을 받아들여, 보건부 장관은 국가 기준의 자격 요건을 완화시켜주

는 조처를 취했다. 즉 규제를 강화하게 되면, 민간이 시장에 진입하는 데에 장벽

요인이 되기 때문에 강력한 규제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며 규제비용

또한 만만치가 않다. 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질에 대한 모니터링은 사회적 보호

(social care)의 성격상 성과(outcome) 평가를 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

다.

서비스의 질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방법 역시 제한

점을 가지고 있다.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서비스 공급자에 대한 선택이 지역적인

접근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으며, 평가보고서의 내용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OECD, 2005). 따라서 이용자가 실제로 시설에

대한 정보가 많아진다고 해도 실질적인 선택의 폭은 무척 제한되어 있다. 특히 시

설에 입소한 노인들은 건강상태 등으로 인해 서비스의 질에 불만을 표현하기가

무척 어려운 조건임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이미진, 2011; Gibson, 1998).

따라서 장기요양정책의 공공성 확보에 있어서 정부의 규제·감독의 역할이 제한점

임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실증 연구들은 정부의 규제·감독이 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예를 들면, 호주나 미국

의 경우, 정부 규제로 인해 요양시설의 질이 향상되는 효과를 보인 것으로 평가받

고 있는 것에서 보듯이(Amirkhanyan et al., 20008; OECD, 2005) 정부의 규제·감

독은 공공성 강화에 일정 정도 유용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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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장기요양보험제도 현황 및 문제점: 공공성의 분석틀을 중심으로

1. 현황

노인 장기요양보험제도는 장기요양이라는 사회적 위험에 대해 사회보험방식으로

대응하는 사회보장제도로서, 전 국민을 적용대상으로 하되 급여대상자는 65세 이

상 노인 및 노인성 질병을 가진 64세 이하 국민 중 장기요양등급판정위원회에서

1-3등급 판정을 받은 자에 한정한다. 급여는 시설급여와 재가급여가 있으며, 특별

한 경우에 한해 가족요양비, 특례요양비, 요양병원 간병비 형태의 현금급여를 제

공한다. 시설급여는 노인의료복지시설 등에 장기간 동안 입소시켜 신체활동지원

및 기능회복훈련 등을 제공하는 급여이며, 재가급여는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

호, 주·야간보호, 단기보호의 5가지와 복지용구 구입 및 대여가 포함된다.

2010년 6월 기준으로 전체 노인인구의 12.8%가 등급을 신청하였고 이 중 45.2%가

등급을 인정받아 노인인구대비 등급인정자 비율은 5.8%(총 31만 명)에 달한다(이

윤경, 2010). 등급인정자 중 81.2%가 서비스를 이용하며, 등급인정자의 25.6%는 시

설급여를, 등급인정자의 55.6%는 재가급여를 이용하며 등급인정자 중 가족요양비

를 받는 비율은 0.2%로 도서벽지 등의 현물급여를 이용할 수 없는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 월 15만원의 가족요양비를 받고 있다(이윤경, 2010)50).

본 제도의 관리운영기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자격관리로부터 급여비 심사·지

급에 이르는 제도운영 전반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도록 되어 있다. 다만 서비스 제

공시설과 인력에 관한 사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으로 되어 있어, 장기요양기관

지정·취소는 기초자치단체인 시군구가, 요양보호사 자격증 발급 및 교육기관 관리

는 광역시·도가 담당하도록 되어 있다.

2011년 장기요양보험료는 건강보험료에 장기요양보험료율인 6.55%를 곱한 금액으

로 산정되며, 2011년 상반기 평균보험료는 5,322원 수준으로 나타나 2008년 7월

50) 참고로 가족요양보호사가 노인에게 방문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1일 60분, 월 20일이 가능하여 20만

원 정도를 지원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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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51

구 분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 수 입 4,943 13,549 21,012 24,953

- 요양보험료 3,723 11,371 17,509 20,806

- 국고지원금 1,181 2,044 3,323 3,883

- 기타수입 39 134 180 264

■ 지 출 3,759 12,725 18,984 21,041

- 요양급여비 2,781 11,671 17,722 19,530

- 관리운영비 978 1,054 1,262 1,511

■ 당기수지 1,184 824 2,028 3,912

■ 누적수지 1,184 2,008 4,036 7,948

■ 국고지원금/요양보험료 (%) 31.7 18.0 19.0 18.7

보험료율인 4.05%, 처음 부과된 보험료 평균 2,586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2011년도 수입은 2조 4953억 원이고 이 중 정부지원금은 3,883억 원에 달하며, 지

출은 2조 1041억 원이 소요되었다. 장기요양보험료 수입액의 20%를 국가가 책임

지어야 하나, 제도가 도입된 첫 해인 2008년을 제외하고는 20%에 미달하는 금액

을 지원하고 있다(<표 2-1> 참조). 일반 노인의 본인부담률은 시설은 20%, 재가는

15%이며, 수급자는 전액 국가가 부담하며 저소득층(의료급여수급자 및 소득인정

액이 보건복지부장관이 고시하는 금액이하인 보험가입자 및 피부양자로서 의료급

여, 희귀난치성 만성질환자, 건강보험 하위 10%이하인 자, 농어촌은 하위 15%인

자)에게는 본인부담률을 50% 경감해 주고 있다.

<표 2-1> 노인 장기요양보험의 재정현황

(단위: 억 원)

자료: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최근 본인부담금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시설급여의 2010년 5월 본인부담

금은 485,284원이었으며 법정본인일부부담금이 277,021원, 비급여 본인부담금이

208,263원으로 나타났다(권진희·한은정·최인덕, 2010). 비급여 본인부담금의 대부분

은 식사재료비(91.3%)로 나타났다. 재가급여 수급자의 2010년 5월 본인부담금은

평균 115,764원이었으며, 이중 법정본인일부부담금이 112,096원으로 대부분을 차지

하였다(권진희 외, 2010). 재가급여 종류별로 보면 단기보호가 257,392원으로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주야간보호(147,171원), 방문요양(109,205원) 등의 순서로 나타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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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재가급여에서 법정본인일부부담금이 대부분이라는 것은 월한도액을 초과하여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2. 문제점

1) 실질적·내용적 측면의 공공성

(1) 장기요양의 보편적 권리보장 미흡

먼저 장기요양의 보편적 권리가 보장되는가, 다시 말해 장기요양욕구가 있는 노인

중 어느 정도가 등급인정자로 포함이 되는가의 문제이다. 물론 65세 미만의 장애

인, 암환자와 같은 경우 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 배제되는 것이 문제이지만(선우덕,

2012; 이미진, 2006) 본 글에서는 노인에 한정해서 장기요양의 보편적 권리가 보

장되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본 제도가 시행되기 이전 정부는 등급인정자를 전체 노인의 3% 수준으로 정해,

중증의 장기요양욕구가 있는 노인에게만 한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제도 도입 이

후 전체 노인의 6%까지 등급인정을 받음으로써 정부 계획 이상으로 대상자 확대

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실제 아직까지 본 제도는 장기요양욕구가 있는 노인을 모

두 포괄하지는 못하여 장기요양의 보편적 권리보장이 미흡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

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장기요양대상자 비율은 노인

의 7.9%-12.2%정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선우덕 외, 2007) 이 추정치는 실제

로 앞의 현황에서 살펴보았듯이 노인인구 중 등급을 신청한 비율인 12.8%에 근사

한 수준이다. 정부도 등급외A와 등급외B는 장기요양욕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들 중 저소득층에 한해 장기요양서비스와 유사한 노인돌보미종합서비스를 바우

처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2011년 노인돌보미종합서비스 대상자 인원은

31,125명으로 <표 2-2>에서 보듯이 등급외A와 등급외B인 14만명을 모두 커버하기

는 역부족이다. 또한 노인돌보미종합서비스는 저소득층에게만 서비스 이용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짐에 따라 보편적인 서비스 권리가 보장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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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53

신청자수

등급판정자수

등급판정결과

인정자 비인정자(등급외자)

계 1등급 2등급 3등급 계등급외

A등급외

B등급외

C

617,081478,446(100.0)

324,412(67.8)

41,326(8.6%)

72,640(15.2)

210,446(44.0)

154,034(32.2)

95,890(20.0)

42,258(8.8)

15,886(3.3)

<표 2-2> 장기요양등급판정 결과(2011년 12월말 현재)

(단위: 명, %)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요양보험통계월보(내부자료), 선우덕(2012)에서 재인용.

등급외자 이에도 장기요양보험료를 체납함으로써 장기요양에 대한 권리를 가지지

못하는 체납자 집단 또한 정책적 고려대상이다. 장기요양보험료 체납자 집단은 44

만 명으로 추정51)되며 이들 중 2.65만 명이 보험료 체납으로 인해 장기요양보장

제도에 포함되어 있지 못함으로써 장기요양에 대한 보편적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등급판정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첫째, 등급판정상의 공정

성, 객관성 문제이다. 등급판정상의 공정성, 객관성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평가해

볼 수 있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지역별로 등급판정비율에 차이가 없으면 등

급판정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의하면 노인의 장기요양필요도를 통제한 이후에도 등급인정률이 지역별로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지역별 등급인정률의 차이는 요양보호사의 수,

노인요양시설의 수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졌다(강임옥·한은정, 2009). 다시 말하면,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장기요양기

관의 공급 상의 지역별 불균형으로 인해 노인 등급판정이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등급판정과 관련된 두 번째 문제는 현행 등급판정체계 하에서는 급여대상자를 신

51) 전체 국민의 8%가 건강보험료 체납자 집단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신영전, 2010) 이 추정치는 장기요양보

험료 체납자 집단의 규모와 유사할 것으로 생각된다. 노인인구의 8%가 보험료 체납자 집단이라면 즉 2011년

노인인구 554만명의 8%인 44만명이 보험료 체납자 집단이 된다. 이들 중 6%(전국노인 중 등급인정률)가 등급

을 받을 정도로 건강이 나쁘다고 가정하면 2.65만명은 보험료 체납으로 장기요양보험제도에 포함되지 못한 노

인인구 규모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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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수발욕구 중심으로 선정함으로써 경증 치매노인은 급여대상자에서 제외될 확률

이 높다는 점이다. 등급판정결과, 스스로 치매환자라고 밝힌 경우 9%가 등급외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장재혁, 2008). 제도 도입이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

하고 판정도구를 지속적으로 개선하여 왔으나(강임옥·한은정·이은미, 2009) 경증

치매노인이 등급을 받지 못하는 문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경증 치매노인은

비록 신체적 기능상태가 양호할지라도 가족수발자는 24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보

호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가족의 부양부담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실제 경험적

연구들은 치매노인의 가족수발자가 다른 질병을 앓고 있는 노인의 가족수발자에

비해 부양부담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Ory, Hoffman, Yee,

Tennstedt, & Schulz, 1999).

혹자는 보호범위의 보편성이 확보됨에 따라 서비스 이용이 증대되면서 사회적 비

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할 수 있다. 즉 장기요양서비스와 같이 사적재와 공동

이용재의 중간적인 성격을 가진 서비스의 경우에는,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경우에는 서비스를 과다 이용함으로써 사회보험재정의 낭

비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할 수 있다(Savas, 1987). 그러나 가족들이 장기요양서

비스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가정 내에서 상당한 규모의 수발을 계속 제공하는 것

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서비스의 이용이 과다하다는 평가는 경험적 근거가 부족

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의 경험적 연구들은 공식적인 보호서비스를 이용하는 경

우에도 가족들은 여전히 많은 시간의 비공식적 보호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Penning, 2002). 또한 경증노인의 적절한 재가복지서비스 이용은 때 이른 시

설입소를 방지하는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사회적 측면에서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수 있다(Gaugler et al., 2005). 오히려 OECD가 경고한 것처럼 급여대상자를 중증

으로 제한함으로써 향후 막대한 고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최은영 외, 2005).

Page 55: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55

(2) 급여수준의 적절성 문제

다음으로, 급여수준의 적절성을 보기 위해서 세 가지 분석을 수행하였다. 첫째, 재

가보호에 한정하여 가족수발자가 경제활동에 참여하거나 독거노인의 경우 재가급

여의 현재 월 한도액으로 이용가능 한 최대일수를 통해 서비스의 충분성을 평가

해 보았다. 시설보호는 365일 보호를 제공하기 때문에 재가보호 중 방문요양과

주·야간보호에 한정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재가보호 중 방문간호, 방문목욕,

단기보호는 항시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기 보다는 수시 이용의 성격을 지닌 서

비스이기 때문이다.

먼저, 방문요양의 경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급여범위 내에서는 1일 총 4시간

을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표 2-4>에서 보듯이 월한도액 범위 내에서 쓸 수 있

는 최대 급여 가능일수는, 등급별로 월한도액을 4시간 이용 시의 보험수가(39,740

원)로 나누어 계산하면(휴일 가산은 고려하지 않음) 1등급은 28일, 2등급은 25일,

3등급은 22일이다. 수치상으로는 1-3등급 모두 가족수발자가 주 5일 근무를 한다

면 월한도액으로 한 달간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에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3등급 노인의 가족수발자가 주 6일을 근무하는 자라면 일주일에 하루는 돌보는

사람 하나 없이 장기요양 대상노인이 방치되는 결과를 낳으며 실제 현장에서는

이런 사례들이 종종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독거노인으로 가족의 돌봄

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방문요양서비스의 양이 부족하여 시설보호를 할 수 밖

에 없는 상황이 된다. 중증노인이거나 건강상태의 변화에 따라 방문요양시간이

추가적으로 더 필요하거나 덜 필요할 수 있는데, 등급과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1일

4시간으로 제한되어 있는 것 또한 문제이다.

Page 56: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2012.08.2356

1등급 2등급 3등급

월한도액 1,140,600원 1,003,700원 878,900원

방문요양 28일 25일 22일

주야간보호 28일 26일 25일

급여종류 1등급 2등급 3등급

한도액재가급여(복지용구 제외) 1,140,600원/월 1,003,700원/월 878,900원/월

복지용구 160만원/년

서비스별 수가

시설급여

구 요양시설 39,580원/일 35,850원/일 32,120원/일

단기전환 44,380원/일 40,590원/일 36,800원/일

구 전문요양 50,120원/일 46,420원/일 42,710원/일

공동생활가정 48,900원/일 45,290원/원 41,670원/일

재가급여

방문요양(4시간 기준)

39740원 39,740원 39,740원

방문목욕(차량미이용 기준)

39,590원 39,590원 39,590원

방문간호(60분 이상 기준)

45,400원 45,400원 45,400원

주야간보호(8-10시간 기준)

40,730원 37,670원 34,730원

단기보호 42,770원/일 39,560원/일 36,470원/일

<표 2-3> 노인장기요양보험 급여종류별 한도액 및 서비스별 수가

주: 1) 방문요양은 야간가산(20%), 심야 및 휴일가산(30%), 원거리교통비 지급이 있음.

2) 서비스별 수가는 제도 도입 이후 2012년에 처음으로 인상되었는데, 시설수가는 2.5%, 방문요양 및

방문간호는 1.8% 인상되고, 방문목욕·주야간보호·단기보호는 인상이 되지 않았으며 재가급여

월한도액은 평균 3.7%가 인상되었음.

자료: 보건복지부 고시 제 2011-153호.

<표 2-4> 재가급여의 월한도액에 따른 급여가능 일수

주: 1) 방문요양의 경우, 1일 총 4시간 이용을 기준으로 한 것임.

2) 주야간보호의 경우, 1일 10-12시간 이용을 기준으로 한 것임.

3) 급여가능일수는 월한도액을 등급별로 10시간 이상-12시간 미만의 수가로 나누어서 계산함.

주·야간보호서비스의 경우 1일 8-10시간 이용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52), 월한도액

범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대 급여가능일수는 25-28일로 나타나 가족수발자

가 없는 독거노인에게는 주야간보호서비스가 서비스의 양적인 측면에서 불충분하

지만 가족수발자가 경제활동을 하는 경우 노인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에 별 문

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주야간보호는 인건비에 대한 보험수가가 낮게

52) 가족수발자가 1일 8시간을 근무한다고 했을 때 출퇴근시간까지 포함하면 최소 10시간동안 노인이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가정에 근거하고 있음.

Page 57: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57

책정되어 있고 장시간 서비스 제공에 대한 유인책이 미흡하여 10시간 이상의 장

기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을 서울 지역 데이케어센터를 제외한 다른 지역시설에

서는 찾기가 매우 어렵다. 이론적으로 보면 현재 월한도액으로 경제활동을 하는

가족수발자가 주야간보호서비스를 이용하기에는 충분한 수준이지만, 현재 주야간

보호에 대한 보험수가 수준이 낮아서 기관에서 노인과 가족수발자의 욕구에 맞추

어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둘째, 급여수준의 적절성, 다시 말해 서비스수준의 적절성을 평가하기 위해 급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배치기준이 적절한 수준인가를 평가해 보고자 한다. 인력

배치기준이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적어도 장

기요양보험제도 도입 이전에 비해서는 강화가 될 필요가 있다는 것에는 거의 모

든 사람이 동의할 수 있다고 본다. 이는 제도 도입 이전의 서비스가 인력부족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도 도입 이전에 비해 서비스 제공인력에 대한 배치기준은 더 낮아져 서

비스가 적절한 수준으로 제공된다고 보기는 힘들다. 구체적으로 입소자 30명 이상

시설의 인력배치기준을 보면 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이전 (유료)노인전문요양시설

과 비교할 때 요양보호사 인력배치기준이 노인 3명당 1명에서 제도 도입 이후에

는 노인 2.5명당 1명으로 강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표 2-5> 참조). 그러나 제도

도입 이전에는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하는 인력인 사무원, 조리원, 위생원, 관리인

이 제도 도입 이후에는 필요수로 빠져 있다. 이에 입소자 80명 정원 기준으로 하

였을 때 제도 도입 이전에는 요양보호사 27명, 사무원 1명, 조리원 1명, 위생원 2

명, 관리인 1명을 더하면 33명인데 반해, 제도 도입 이후에는 요양보호사 32명으

로 오히려 인력의 수가 감소하였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제도 도입 이전에

는 간호사/간호조무사는 입소자 20명당 1명이고, 2명 이상의 간호인력 중 1명은

반드시 간호사이어야 했는데 반해, 도입 이후에는 간호사/간호조무사는 입소자 25

명당 1명으로 인력배치기준이 더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인력배치기준을 낮춤으

로써 이전에 비해 서비스의 질이 더 낮아져 서비스의 적절성에 있어 문제가 있음

을 알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인력부족으로 인해 요양보호사가 노인에게 정서

지원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식사준비, 청소, 빨래 등 가사지원과 관련

Page 58: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2012.08.2358

된 활동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탄식하고 있다(이지영·이미진, 2010). 재가노인복

지시설의 경우에도 유사한 문제점이 발견된다. 방문요양서비스의 경우 이전에는

사무원 1명과 보조원/운전기사 1명이 의무적으로 배치된 기준이 제도 도입 이후

에는 없어졌으며, 주야간보호서비스의 경우 이용자 10명당 요양보호사 1명에서 제

도 도입 이후에 이용자 7명당 1명으로 강화되었지만 사무원, 조리원, 보조원/운전

기사가 필요수로 설정되어 있다.

인력배치기준에서 또 문제가 되는 부분은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의 경우 요양보호

사 배치기준인 입소자 3명당 1명으로 대규모시설인 노인요양시설에 비해 낮게 설

정된 점이다. 사회복지사가 사무국장의 역할을 겸임하고 영양사에 대한 규정도 없

는 상태에서 요양보호사 배치기준을 입소자 3명당 1명으로 낮게 설정하여 노인요

양시설에 비해 서비스의 질이 구조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다. 그리고

의사/촉탁의사에 대한 규정도 없어 의료서비스와의 연계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뿐만 아니라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은 물리적 환경면에서도

노인요양시설에 비해 낮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예: 물리치료실을 프로그램실과

공유하도록 되어 있음). 원래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은 서구의 그룹홈(group

home)을 모방한 것인데 그룹홈의 원래 취지는 대규모 시설이 아닌, 가정(home)과

같은 분위기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노인요양공

동생활가정은 물리적 조건과 인력배치기준을 낮게 설정함으로써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든 구조를 만들어 놓았다.

Page 59: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59

시설별

직종별

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전(노인복지법 시행규칙 2006. 10. 20)

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후(노인복지법 시행규칙 2008. 1. 28)

(유료)노인전문요양시설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노인요양시설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입소자 30명

이상

입소자 10명 이상 30명

미만

입소자 30명 이상

입소자 10명 이상 30명

미만

시설의 장 1명 1명 1명 1명 1명

1명

사무국장(총무)

1명

1명

-

1명(입소자

50면 이상인 경우)

1명사회복지사(생활복지사) 1명 -

1명(입소자 100명

초과시마다 1명 추가

의사/촉탁의사 1명 1명 - 1명 1명 -

간호사/간호조무사

입소자 20명당 1명(다만 2명 이상시 1명은

간호사로 하여야 함)

1명 1명입소자

25명당 1명1명

1명

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

1명(입소자 100명

초과시마다 1명 추가)

1명 -입소자

100명당 1명1명

요양보호사입소자

3명당 1명입소자

3명당 1명입소자

3명당 1명입소자

2.5명당 1명입소자

2.5명당 1명입소자

3명당 1명

사무원

1명(입소자 100명 이상인

경우에 한함)

- - 필요수 - -

영양사

1명(입소자

50명 이상인 경우에 한함)

- -1명(입소자 50명 이상인

경우)- -

조리원

2명(입소자 100명

초과시마다 1명 추가)

1명 - 필요 수 필요 수 -

위생원입소자

50명당 1명1명 - 필요 수 필요 수 -

관리인 1명 1명 - 필요 수 - -

<표 2-5> 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전후 인력배치기준 비교

Page 60: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2012.08.2360

급여수준의 적절성을 보기 위해 각 시설들이 적정한 인원의 노인이 입소 또는 이

용하여 수지를 맞추고 있는지와 직접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양보호사 인력

의 노동조건이 어떠한지를 살펴보았다. 이는 시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경우 적

절한 서비스 제공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또한 요양보호사 인력의 노동조건이 열악

한 경우 이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먼저 노인요양시설 1개소 당 평균이용자는 21.3명, 방문요양기관은 평균 16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석재은, 2010). 장기요양보험 수가산출시 표준운영모

델에 의하면 시설은 60명, 방문요양은 40명으로 설정되어 있어 장기요양시장의 경

쟁이 상당히 치열함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시설이 적정 수준의 이용자를 확보하

지 못하였으며, 이로 인해 수지를 맞추지 못함으로써 서비스의 질이 저하되는 것

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석재은, 2010).

또한 요양보호사의 노동조건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가시설 요양보호

사는 월평균 79만원, 입소시설 요양보호사는 월 95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형태 또한 불안하여 재가 66.7%와 입소시설 27.9%는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회보험가입률 역시 재가시설 61.6%, 시설 93.8%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재가시설의 요양보호사 노동조건이 더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석재

은, 2010).

(3) 서비스 이용에 대한 접근·이용상의 불평등

서비스 이용에 대한 접근·이용 상의 불평등은 세 가지 측면에서 평가해 보았다.

첫째, 지역별로 시설의 공급이 불균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서비스 이용에 대한

접근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재가노인복지시설은 농촌지역에 비해 도시지역에

집중됨으로써 농촌지역 노인들은 서비스 접근성의 문제를 가지고 있었으며, 특히

주야간보호, 방문간호의 경우가 심각한 접근성의 문제를 갖고 있었다. 노인요양시

설의 경우 장기요양필요도에 비해 대도시가 농어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분포

하는 문제가 있다.

Page 61: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61

둘째, 병원이용으로 인한 서비스 미이용 문제이다. 서비스 미이용의 가장 큰 요인

으로는 요양병원(44.2%), 가족 등에 의한 직접 요양(19.8%), 병의원 입원(15.9%)의

세 가지를 들 수 있다(선우덕, 2012). 특히 1등급의 경우 요양병원과 병의원 입원

으로 인해 서비스를 미이용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가족 등에 의한 직접 요양

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노인요양시설에서 의료서비스가 충분히 제공되지 못함으로

인해 서비스를 미이용하는 것인데 이들에게는 어떠한 급여도 제공되지 못함으로

써 불평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셋째, 경제적 비용부담으로 인해 서비스를 미이용함으로써 불평등의 문제가 발생

한다. 그러나 예상외로 최근 한 조사에 의하면 등급인정자가 경제적 부담으로 인

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비율은 2.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선우덕, 2012).

그러나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이 통계자료는 등급인정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저소득층 노인 중 경제적인 요인으로 등급신청 자체를 아예 하지

않은 사람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미진(2008)의 연구에서 보듯이

차상위층(최저 생계비 120%수준)의 가구소득을 가진 노인가구의 경우, 노인이 시

설에 입소하게 되면 다른 가구원들은 최저생계비 미만의 소득을 갖게 됨으로써

서비스 이용을 실제로 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물론 2009년부터 도서·벽지·농어

촌 저소득층에 대해 본인부담금을 50% 경감시켜 줌으로써 상황은 좀 나아졌으리

라고 본다. 하지만 앞서 본인부담금 실태조사에서 보았듯이 시설급여의 경우 비급

여의 평균비용이 20여만 원에 달해 저소득층 노인으로서는 매우 부담이 되는 수

준이다. 또한 서비스 이용이 전액 무료인 기초수급자는 미이용자 규모가 23.1%인

데 반해 저소득(의료급여)층과 일반은 미이용자 비율이 각각 34.7%, 38.5%에 달하

고 있어 비용부담으로 인한 서비스 이용상의 불평등이 존재할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이윤경, 2010; 이윤경 외, 2011).

Page 62: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2012.08.2362

2) 형식적 측면의 공공성

(1) 공급주체: 국공립시설의 부족 및 개인소유시설의 난립

내용적 측면의 공공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장기요양시설의 공급이 민간부문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되고, 공공부문의 역할이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제도 도입 이전 공급인프라의 부족을 크게 우려하였고 공공부문의 인프라

구축은 도외시한 채 서비스 공급기관을 민간부문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정책을 추

진하였다. <표 2-6>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노인장기요양시설에서 공공부문이 차지

하는 비율은 노인요양시설은 2.9%, 방문요양기관은 0.4%, 방문간호기관은 1.2%,

방문목욕기관은 0.2%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민간부문에서도 비영리부문(법인

시설)이 아닌 영리부문(개인소유시설)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문제점

을 갖고 있다. 시설의 종류별로 개인소유시설의 비율을 보면 노인요양시설은

61.3%, 방문요양기관은 81.2%, 방문간호기관은 76.8%, 방문목욕기관은 84.5%로 나

타나고 있다.

사회보험방식의 장기요양보험제도를 운영하는 독일, 일본에서도 민영화가 진행되

면서 공공부문의 역할이 많이 축소되었지만 공공이 일정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국가 간 비교에서는 공공, 비영리민간, 영리민간에 대한 정의가 국가별

로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앞서 언급한 우리나라

공공부문은 기관의 소유주체를 의미하는 반면, 외국의 경우는 운영주체를 의미한

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먼저 독일을 보면 전체 노인요양시설에서 공공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8.2%, 비

영리민간은 56.0%, 영리민간은 20.0%이며, 재가의 경우 공공이 18.0%, 비영리민간

이 62.0%, 영리민간이 20.0%에 달하여 전통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비영리민간이 나름대로 시장화의 부정적 역할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유호선, 2007b). 다음으로 일본의 경우 민간부문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

지만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영리민간은 노인요양시설에 아예 진입할 수 없게 되

Page 63: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63

어 있으며, 재가보호에서 공공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1.5%이지만 비영리민간이

49.9%를 차지하여 영리민간의 비중은 절반에 못 미치는 48.6%에 달한다는 점이다

(석재은, 2008). 영국의 경우에도 민영화가 많이 진행되었다고는 하지만 시설보호

는 19.2%, 재가보호는 32.4%가 공공부문에서 운영하고 있다(석재은, 2008). 스웨덴

의 경우 민간부문이 1990년대 초반 이후 서비스 공급주체로 등장하게 됨에 따라

1993년 민간요양시설 이용자 비율은 5%, 민간재가보호 이용자 비율은 3%에서

2006년에는 이 비율이 각각 14%와 11%로 증가하게 되었다(Riedel & Kraus,

2011). 그러나 스웨덴의 경우 민간 공급자가 존재하는 지역은 총 290개의 지방정

부(local authorities) 중 대도시와 몇몇 큰 도시지역인 40개 지방정부에 한정되어

있다. 국외에서 민간부문의 역할 증대는 노령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공공부문 장기

요양시설 및 서비스의 부족 등으로 인해 일어났으며, 기본적으로 공공부문의 인프

라 구축 위에서 민영화가 진행되었음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공공부문은 최근 공단 평가에서도 우호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며 많은

개인시설이 정원을 채우지 못해 적자를 면치 못하는 데 반해 공공 노인요양시설

의 대기인원은 정원의 몇 배에 이를 정도로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즉 장기

요양기관의 설립주체별 기관의 평가 점수를 보면 공공(지방자치단체) 89.1점, 비영

리민간(법인) 83.1점, 기타 71.3점, 영리민간(개인) 70.2점의 순으로 나타나 공공부

문의 서비스의 질이 가장 양호한 반면 영리민간의 평가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국

민건강보험공단, 2012).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 보도자료(2009년 2월 23일 보도)에

서 보듯이 공공시설은 서비스 수준, 쾌적성, 친절한 모습 등이 입소문을 타고 번

지면서 이에 대한 인기가 높아져 실례로 서울 성동구 소재의 한 시립요양센터는

입소정원 50명에 대기인원이 400명을 넘는 것으로 보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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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구분 공공 비영리민간 영리민간 기타 합계

한국

시설보호 111(2.9) 1,377(35.6) 2,367(61.3) 9(0.2) 1,523( 39.4)

재가보호

방문요양기관 40(0.4) 1,559(17.1) 7,475(82.0) 45(0.5) 9,119(100.0)

방문간호기관 7(1.2) 122(21.6) 433(76.8) 2(0.4) 564(100.0)

방문목욕기관 18(0.2) 1,076(14.8) 6,147(84.5) 36(0.5) 7,277(100.0)

스웨덴시설보호 89.0 11.0 - 100.0

재가보호 93.0 7.0 - 100.0

영국시설보호 19.2 15.5 65.4 - 100.0

재가보호 32.4 67.6 - 100.0

독일시설보호 8.2 56.0 35.9 - 100.0

재가보호 18.0 62.0 20.0 - 100.0

일본시설보호 100.0 0.0 - 100.0

재가보호 1.5 49.9 48.6 - 100.0

<표 2-6> 국가별 장기요양기관의 설립·운영주체별 현황 비교

(단위: 개소, %)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요양보험통계(2011년 6월), 선우덕(2012)에서 재인용함; 석재은(2008)

(2) 규제·감독의 미흡

석재은(2008)의 서비스 시장에 대한 규제 및 감독의 분석틀에 맞추어 우리나라 장

기요양보험제도의 규제·감독의 문제점을 분석해 보았다. 첫째 제공자 선별 메커니

즘에서 시설 및 인력의 국가 최소 기준은 앞서 살펴본 것처럼 설정되어 있으나

그 기준이 낮아 쉽게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보다 구체적으

로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시설급여를 제공하는 장기요양기관은 소재지를 관할 구

역으로 하는 시장·군수·구청장으로부터 지정을 받아야 하고(동법 제 31조), 재가급

여를 제공하는 재가장기요양기관은 노인복지법의 재가노인복지시설로서 동법 제

31조에 따라 지정을 받거나 동법 32조에 따라 시설 및 인력기준을 갖추어 시장·

군수·구청장에게 신고를 하도록 되어 있어 비교적 손쉽게 시설을 설치할 수 있었

다. 제도가 도입이 되기 이전에 설치되었던 시설의 경우 2013년까지는 법 개정 이

전의 인력배치기준(예를 들면 구 노인요양시설의 인력배치기준인 노인 5명당 요

양보호사 1명)을 따르도록 유예기준을 정하여 인력배치기준이 낮게 설정된 점 또

한 개선을 요한다. 또한 운영주체별 선별이 이루어지지 않고 공공부문의 인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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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65

구축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영리민간인 개인사업자가 대거 장기요양시

장에 진출한 상황이며, 지역별로 수요를 추정, 이에 따라 제공자 수량통제를 하지

않음에 따라 앞서 살펴보았듯이 지역별로 공급 과잉, 공급 과소의 문제가 발생하

였다.

둘째 가격규제에 있어서 사회보험방식으로 급여를 제공함에 따라 가격의 표준화

가 이루어졌으나 식대, 이미용료 등을 비급여항목으로 인정함으로써 차별화된 소

비를 인정하고 있다(석재은, 2008). 비급여항목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제는 없는 실

정이다.

셋째, 투입측면에서의 서비스시장에 대한 규제방식인 노동시장에 대한 개입에 있

어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 특히 요양보호사에 대한 교육, 훈련, 자격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허준수, 2008) 서비스 인력의 임금, 근무조건, 4대

사회보험 적용에 대한 규제는 없다. 다만 장기요양기관의 평가에서 4대 보험 가

입, 정기적인 건강검진 실시, 근로계약 체결, 휴가보장에 대한 항목이 포함되어 있

는 정도이다.

넷째, 산출측면에서의 서비스시장에 대한 규제는 모니터링 체계 구축, 정보공개는

어느 정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2009년부터 장기요양기관 평가방법

등에 관한 고시를 통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년마다 장기요양기관에 대해 정기평

가를 수행하도록 되어 있으며, 공단의 홈페이지를 통해 평가결과를 공표하도록 되

어 있다. 또한 시장·군수·구청장은 장기요양기관이 ①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정을 받은 경우, ② 지정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 ③ 장기요양급

여를 거부한 경우, ④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재가 및 시설급여비용을

청구한 경우, ⑤ 질문·검사 및 자료의 제출 요구를 거부·방해하거나 거짓으로 보

고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한 경우, ⑥ 장기요양기관의 종사자 등이 신체적 상해·

폭행, 성폭행·성희롱, 방임 등을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 지정을 취소(장기요양기

관) 또는 영업정지·폐쇄명령(재가장기요양기관)을 할 수 있다. 또한 벌칙으로 동법

제 67조에서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동법 제 69조에서

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를 명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공단에서는 기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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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비정기적인 방문과 인터넷신고접수를 통해 서비스에 대한 모니터링을 수행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정부의 서비스시장에 대한 규제 및 감독에도 불구하고 기관들의

수급자 유인·알선, 허위·부당청구, 입소 거부 등의 불법 운영 사례는 만연한 것으

로 보인다. 건강보험공단이 2008년 12월말 기준으로 64개 기관을 대상으로 현지

확인한 결과 62개 기관이 부정청구를 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청구금액인 5,331,055

천원의 10%를 부당하게 청구하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현지조

사 및 현지 확인 강화, 급여 지급기준 세분화, RFID 도입 및 복지용구 바코드 부

착 등을 통해 허위부당청구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보건복지가족부

의 2009년 3월 31일 보도자료에서 보듯이 부당청구행위가 은밀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내부종사자 또는 이해관계인의 특별한 제보가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이를

밝혀내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소규모시설의 경우, 가족들끼리 시

설장,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의 역할을 나누어 맡는 경우가 많아 내부종사자 또

는 이해관계자의 제보를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2008-2009년 부

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271개 기관을 단속한 결과 262개 기관에서 부당청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2010년 5월 11일 보도자료)

그러나 장기요양서비스 기관이 2010년 6월 기준으로 요양시설은 3,775개소, 재가

시설 19,674개소에 이름에 따라 현재 건강보험관리공단의 인력으로 시설의 불법

운영사례를 제대로 감독하기는 역부족으로 보여 진다. 2009년 11월 9일 보도자료

에서 3개월 동안 11,164개 장기요양기관을 대상으로 불법·부당행위에 대한 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라는 계획이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하였는지, 그 다음 해에는 복지부

-시군구-공단이 합동으로 2010년 6월부터 연말까지 1,500개 시설을 대상으로 단속

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즉 정부와 공단에서는 전체 시설의 6%만을 단속

하겠다는 계획(실제 계획대로 단속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보도자료는 공단 홈페

이지에서 찾아볼 수 없었음)을 발표한 것에서 보듯이 시설에 대한 지도감독에는

한계가 있다. 물론 공단에서는 지속적으로 불법 기관을 검찰에 고발하고 허위부당

청구 신고인에 포상금을 지급하여 일정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2012년 신고건

수는 월 평균 10.5건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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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67

Ⅳ.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

필자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공공성의 관점에서 노인과 가족의 삶의 기본적인

기회들에서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로 보고 이를 위해 본 제도가 다음과

같은 목적과 원칙을 지향하는 방향의 정책으로 발전되어야 한다고 본다.

1. 제도의 목적 및 원칙 설정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노인과 가족수발자의 삶의 기본적인 기회들에서의 불평

등 해소를 목적으로 하는 제도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다음과 같은 원칙하에

제도가 개선, 운영될 것을 제안한다.

첫째, 본 제도는 노인이 장기요양에 대한 욕구를 가지게 될 경우, 이들의 장기요

양에 대한 보편적 권리를 보장하고 이러한 장기요양에 대한 욕구를 가족이외의

자원을 통해 사회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

도록 하여야 한다.

둘째, 본 제도를 통해 노인의 삶의 기본적인 기회들에서의 불평등이 실질적으로

해소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인에게 양적으로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해

야 할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적절한 수준의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현

재와 같이 노인을 단순 보호하는 차원이 아니라 노인이 충분하고, 적절한 케어를

제공받음으로써 이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다만 서비스는 현금급여가 아닌 현물급여를 기본으로 하여야 한다. 현금 급여는

선택의 다양성이 보장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서비스의 질에 대한 통제가 적

절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현금 급여는 오용될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현물급여

서비스의 질에 대한 통제조차 잘 이루어지지 않은 현 상황에서 현금급여의 도입

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것처럼 현재 상황을 더 악화시킬 염려가 있다. 또한

노인들이 시설보호 보다는 재가보호를 최대한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노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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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성, 독립성, 사생활 보호 등이 보장되고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가족수발자의 삶의 기본적인 기회들에서의 불평등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즉 가족은 자유권, 사회권, 정치권의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여건을 제도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넷째, 장기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의 시민권, 특히 노동권을 보장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서비스 제공인력의 인권보장 측면에서 필요한 것일 뿐만 아니라 노

인이 제공받는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는 사항이다.

다섯째, 공공성의 형식적 측면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 특히 정부의 역할

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공공부문은 서비스 공급주체로서, 재원조달자로서, 규제

및 감독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시설에 입소한 노인은 재가보호서비

스를 이용하는 노인에 비해 일반적으로 건강 및 사회적 지지 등이 취약하다는 점,

노인들이 24시간동안 생활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재가보호에 비해 공공부문의

역할이 보다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여섯째, 장기요양보험제도의 공공성 보장에 있어서 공공부문의 역할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서비스 제공자, 이용자인 노인과 가족, 지역사회, 시민·민간단체가 공공성

증진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2. 정책과제

1) 노인의 장기요양에 대한 보편적 권리 보장

먼저 노인이 장기요양에 대한 욕구를 가질 경우, 장기요양에 대한 보편적 권리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현재 등급외A까지로 장기요양인정범위를 확대

하고 장기요양보험제도를 노인돌보미종합서비스와 통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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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69

다. 둘째, 경제적인 이유로 장기요양보험료를 체납하여 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 제

외되는 집단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 농어촌주민의 건강보험료 감면․

할인제도를 도시지역 저소득층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셋째,

등급판정의 공정성을 증진시키고, 치매 등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노인의 특성이 반

영될 수 있도록 등급판정도구를 개선하여야 한다.

2) 서비스의 적절성 제고

첫째, 서비스의 적절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재가급여 월한도액을 증액하여 가

족수발자가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경우 또는 독거노인처럼 가족수발자로부터 도움

을 받지 못하는 경우 재가보호서비스 이용을 통해 노인이 재가에서 충분한 케어

를 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재가에서 노인이 지속적으로 살아

가면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야간보호(night care)의 개념인 방문야간

보호서비스 또는 시설에서 제공하는 야간보호서비스 등을 포함한 24시간 대응체

계의 재가보호서비스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일본처럼 소규모다기능형 재가개호서

비스처럼 이용자의 필요에 따라 왕래를 중심으로 한 수시방문이나 숙박을 조합하

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을 우선적으로 공급할 필요가 있다(임혜경, 2008). 뿐만

아니라 현재 낮게 책정되어 있는 보험수가를 인상하고 특히 주야간보호의 경우

야간, 심야, 휴일가산을 추가하여 재가장기요양기관에서 실질적인 야간보호를 제

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현경래 외, 2011). 다만 서비스의 종류를

다양화하고 서비스의 양을 증량시키는 문제는 현재로서는 장기요양기관의 불법운

영이 상당히 만연하다는 점에서 서비스에 대한 감독·규제가 어느 정도 확보된 이

후인 중장기 과제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 장기요양서비스의 적절성은 서비스 제공 인력에 거의 전적으로 달려 있다는

점에서 인력배치기준의 상향 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인력배치기준은 최소한 장

기요양보험제도 이전에 비해 강화되어야 하며, 요양시설의 경우 야간 최소 인력배

치 규정 추가, 조리원․위생원 등 필요수 등을 필수인력으로 전환, 보험수가에 반

영시킬 필요가 있으며,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의 경우에도 노인요양시설과 동일한

등급의 노인이 입소하기 때문에 시설의 인력배치기준을 노인요양시설과 동등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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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향 조정해야 할 것이다.

셋째, 상당수 시설 등이 수지를 맞추기 힘든 것은 시설의 공급과잉, 과다 경쟁에

일차적으로 기인한다. 따라서 이의 개선을 위해서는 지역의 수요에 기반을 둔 공

급정책 수립, 현행 지정․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 제공자의 수량통제 제도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석재은, 2010; 최경숙, 2011). 이에 대해서는 서비스 시장에

대한 규제 및 감독에서 다시 한 번 이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또한 시설의 운영

상의 재정안정화와 이용자 편의 증진 등을 고려하여 시설의 복합화(예: 주간, 단

기, 방문요양서비스 등을 동시에 제공)를 추진하고 시설의 복합화에 유리한 수가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석재은, 2010).

넷째, 장기요양서비스 제공인력의 노동조건 개선을 통해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켜

야 한다. 이를 위해 직접 인건비 비율 75% 이상 확보, 요양보호사 정규직 비율과

장기근속 등 고용의 질 평가에 반영, 필요시 임금수준 공개, 임금가이드 라인 제

공 및 하한선 규제, 4대 사회보험 적용, 요양인력 인권보호 방안 마련 등의 제도

도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석재은, 2010; 최경숙, 2011).

3) 서비스 접근․이용 상의 불평등 해소

첫째, 서비스 접근상의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농어촌지역, 도서지역과

같이 민간에서 시설설치를 하지 않는 지역에는 공공부문에서 서비스 공급주체로

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특히 농어촌지역에서 국공립 주간보호·방문간호시설

을 설립하여 지역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공공부문의 확대

는 지자체의 공급확대 의무를 부여하고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예산 지원을 제도화

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물론 민간에서 시설을 설립하지 않는 지역에 시

설 설치를 유도하기 위해서 보험수가의 가산 등을 통해 유인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민간에게 여러 가지 독점적인 지위를 보장해 주게 되면 향후 민간

시설의 서비스의 질이 낮은 경우에도 퇴출을 시키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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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71

둘째, 병원이용으로 인한 서비스 미이용을 해결하기 위해서 단기적으로는 최근 조

사에서 이용자와 공급자가 제안한 것처럼 병원 이용자에게 방문요양서비스가 연

계될 수 있는 방안(박종연 외, 2009)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의료요양

시설 도입 및 이에 상응하는 수가를 개발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의료요

양시설은 시설의 의료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도입에서 신중을 기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서비스 미이용자에게 현금급여 형태의 수당을 지급하는 방

안 역시 현금급여의 오남용과 서비스의 질 관리·통제를 고려할 때 수당 지급은

고려하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셋째, 경제적 비용부담으로 인한 서비스미이용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본인부담

금 비율 인하 또는 비급여의 급여화(식대), 건강보험과 유사하게 본인부담액 상한

제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권진희 외, 2010). 특히 일본의 노인들은 우리나라 노인

에 비해 경제적 상태가 훨씬 양호함에도 본인부담금 비율이 10%인 것을 고려할

때 본인부담금비율을 10%로 인하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로 인

한 재정부담은 보험료 인상과 국가의 보험료수입에 대한 부담률 인상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다.

4) 공공부문의 공급주체로서의 역할 강화

현재 민간에서 전적으로 주도하는 서비스 공급인프라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

즉 국가 및 지자체의 공공부문이 공급인프라에서 일정 정도 수행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보며, 공공부문의 역할을 강화시킴으로써 장기요양보험제도의 공공성을 증

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장기적으로 재가보호보다는 시설보호에 있어서 공

공부문의 공급주체로서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며, 재가보호에 있어서는 농어촌지역

과 주간보호·방문간호시설의 공공부문 비중 증대를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물

론 장기요양에 있어서 공공부문의 확대는 예산확보, 정책적 우선순위(예: 보육 vs

장기요양) 설정,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구하는 정치적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또한 공공부문이 공급주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가 되어야 하는지, 준정

부기관에서 직접 운영을 할 것인지, 아니면 법인에 민간위탁을 줄 것인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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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는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운영 중인 공

공소유시설, 비영리민간, 영리민간에 대한 비교평가를 통해 공공부문의 공급주체

로서의 역할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수행하고 이를 토대로 정책방향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엄밀한 의미에서 과학적 실험설계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기 때문에 실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의 공공성 증진을 위해 공공부

문이 공급주체로서 어느 비중을 차지할 것인가는 정책적으로 어떤 이념적 가치를

추구하는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북구 유럽과 같이 복지에 대한 국

가책임을 극도로 강화하자는 입장이 아닌, 복지서비스의 공급주체를 다원화시켜야

한다는 복지다원주의적 입장에서 보더라도 현재 우리나라 장기요양서비스의 공급

주체는 영리민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형태를 보여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에는

거의 누구나가 동의할 것이다. 유럽 21개 국가의 재가보호서비스 시장에서 민간부

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평균 30%로, 달리 말하면 공공부문이 70%를 점유하고 있

다(Riedel & Kraus, 2011). 따라서 공공부문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공

부문이 30%가 되어야 한다는 한국 시민사회의 주장은 산술적으로 보았을 때 유

럽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낮은 수준의 공공부문의 강화를 의미하

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동법에서 명시한 것처럼 건강보험공단이 서비스 수가의 적절성을

평가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장기요양시설을 설치해야 하므로 이를 적극 활용하여

공공부문이 공급주체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공공부문에서의 시설 설

치는 기존 시설의 활용, 예를 들면 보건소·보건지소의 활용(석재은, 2008)을, 요양

시설은 국립·시립병원에 병설된 형태의 시설 설립 등을 검토해 볼 수 있다.

또한 공공부문 소유시설을 바람직한 장기요양보호서비스 공급기관의 모델로 세움

으로써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선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영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민간부문에 대한 통제는 공공부문의 전문적 우월성이 어느 정도 담보될 경우에만

가능하기 때문에(우국희, 2006), 우리나라처럼 공공부문의 서비스 공급경험이 없는

경우에는 공공부문이 공급인프라에서의 일정 정도 역할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공

공부문의 규제 및 감독능력을 배양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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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73

5) 서비스 시장에 대한 규제․감독의 강화

장기요양서비스의 질에 대한 모니터링 등을 포함한 규제 및 감독의 미비로 인해

많은 이용자들이 적정 수준 이하의, 질 낮은 서비스를 받게 되거나 입소거부를 당

함으로써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되는 사태가 발생함으로써 장기요양보험제도의

공공성을 침해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서비스 시장에 대한 규

제․감독의 강화가 필요하다. 서비스 시장에 대한 규제․감독은 앞서 논의한 제공

자 선별 메커니즘인 국가 최소기준의 강화, 특히 인력배치기준의 강화가 조속한

시일 내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별로 장기요양수요계획을 수립하고 이

에 따라 공급인프라의 수량을 통제하는 계획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복지계획을 수행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정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운영주체선별의 경우 이미 영리시설이 진입하

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운영주체를 선별하는 정책을 지금에 와서 도입하기는 어

렵다고 본다. 가격규제와 관련해서는 앞서 경제적 비용부담으로 인한 서비스 미이

용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에서 논의하였으므로 여기에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서비스시장에 대한 규제에 있어서 노동시장에 대한 개입에 대해서는 앞서 장기요

양서비스제공인력의 노동조건 개선에서 언급하였다. 이에 더하여 장기요양서비스

제공인력의 가장 핵심적인 인력인 요양보호사에 대한 교육, 훈련, 자격관리가 보

다 강화될 필요가 있음을 추가하고자 한다. 요양보호사가 무분별하게 양성됨에 따

라 자격시험제도를 도입하였지만 이로서는 충분하지 않다. 즉 국가차원의 자격관

리체계 구축이 필요하며 경력자에 대한 승급체계를 마련하여 요양보호사가 장기

근무에 대한 인센티브를 갖게 함이 중요하다(석재은, 2010). 이를 위해 지역별로

지자체 예산의 지원을 받아 정례적인 보수교육을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산출측면에서의 서비스시장에 대한 규제․감독은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서

비스기관의 전반적인 불법운영은 재정누수 등을 가져옴으로써 현재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이 상당수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는 것처럼 공적 장기요양보험제도의

존립자체를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건강보험공단과는 독립된

Page 74: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2012.08.2374

서비스의 질 규제 감독 기구를 설치하는 방안과 평가제에서 인증제로 전환하는

방안, 지정사업자 갱신제 도입(임혜경, 2008)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등급인정

자에 대한 사후관리(예: 입소거부, 부실한 서비스 제공 등 사후 확인)을 병행할 필

요가 있다. 다만, 정부의 규제와 감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서비스 이용자 및 가족, 학계, 시설 및 관련 종사자, 시민 등이 함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규제 및 감독 체계에 대해 참여, 토론하고 논의하는 장을 만들어서 장기

요양보험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기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서비스 제공자가

자체적으로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수행하도록 유인하고 노인과

가족이 이용자위원회, 이용자간담회를 통해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지역사회 장기요양옴부즈맨이 시설의 서비스에 대해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시민·민간단체는 서비스 이용자로부터 고충이나 불

만사항 접수, 제도개선에 대한 건의 등을 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즉

공공부문 뿐만 아니라 민간부문, 노인과 가족이 본 제도의 계획·집행·실행·감시·평

가의 전 단계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장을 정책적으로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Ⅴ. 결론

본 글에서 노인장기요양에 있어 공공성은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노인장기요양에

대한 불평등 해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형식적 측면에서는 노인장기요양에 대한 공

공부문의 역할을 통해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내용적 측면의 공

공성에서는 장기요양보장에 대한 보편적인 권리 보장이 미흡하고, 급여수준이 적

절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서비스 이용·접근상의 불평등이 존재하는 것으

로 나타났다. 형식적 측면에서 보면 공공부문이 공급주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너

무 낮아 공공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규제와 감독 역시 낮은 수준으로 나

타나 공공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공공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정책과제로 장기요양보장에 대한 보편적 권리 보장의 증진, 급여

수준의 적절성 제고, 서비스 이용·접근상의 불평등 해소와 공공부문의 공급주체와

규제·감독자로서의 역할 강화를 제안하였다.

Page 75: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75

2008년에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동법상 5년마다 장기요

양기본계획을 수립, 시행하여야 한다. 2012년인 올해가 향후 5년 동안의 장기요양

기본계획을 다시 준비해야 하는 해이지만 5년간의 제도 시행과 운영에 대한 토론

은 정부뿐만 아니라 학계, 민간에서도 별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는 것 같

다. 본고가 노인장기요양의 공공성에 대한 공론화를 이끌어 내는 초석이 됨으로써

향후 수립된 장기요양기본계획이 공공성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맺는다.

Page 76: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2012.08.2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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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80

토론 1

토론문

남찬섭 /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 공공성 개념과 그 재구조화

○ 공공성(publicness)은 대단히 모호하며 정의하기가 어려운 개념

○ 하지만 공통된 것은 공공성의 개념이 근대사회 형성과 함께 등장한 근대적 공

사구분에 기초한 개념이라는 점.

○ 따라서 공공성은 국민국가의 형성, 국가와 시장의 분리, 가정과 직장의 분리

등등의 근대사회의 독특한 공사구분 및 그에 연관된 가치(주로 민주주의나 정

의)를 총칭하는 의미를 가짐. 이 때문에 특히 자유주의적 전통에서 공공성은

공적영역(=정치영역=국가=국민국가)과 거의 동일시되어 왔음 → 정치학이나

경제학에서 정작 공공성에 관한 제대로 된 논의가 없는 한 원인

○ 하지만 최근 국민국가의 존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구화 흐름, 시장의

득세, 가족구조 및 기능의 변화 등등으로 인해 근대적 공사구분에 기초했던

그리고 공적영역과 동일시되어 왔던 기존의 공공성은 재구성되고 있음. 이에

따라 “공공성=국가”라는 도식도 재고될 필요가 있음

○ 이는 복지국가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닐 것임. 사회서비스에 있어서 공공성의

재구성은 특히 가족구조 및 기능 변화와 밀접히 연관되어 진행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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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81

□ 국가역할의 정립

○ 하지만 공공성이 재구성된다고 해도 공공성이 국가, 시장, 노동, 비영리단체,

시민사회, 가족 등과 관련을 맺는 것은 사실이며, 이 속에서 국가가 적정한

자기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매우 중요함

○ 국가의 역할이 특히 필요한 부분은 사회서비스 분야임.

□ 사회서비스에서 국가역할의 정립

○ 직접공급자가 거의 대부분 민간부문인 상황을 고려, 공적공급자의 양적확대에

노력

○ 사회서비스 수급자격 결정에 연관된 권한과 책임체계 구축

- 수급자격 판단을 위한 경제적 기준 외에 비물질적 기준도 필요

- 이들 기준에 근거한 수급자격 판단의 권한과 책임체계 구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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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82

□ 사회복지공급체계 개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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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83

토론 2

노인장기요양과 공공성 증진을 위한

정책과제 토론문

이윤경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노인장기요양과 공공성 증진을 위한 토론의 장을 마련해

주신 참여연대와 좋은 원고를 작성해 주신 이미진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저 또한 “노인장기요양의 공공성 강화“라는 정책 방향성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

의하는 바이다.

하지만 과연 실행 5년을 거치면서 이미 벌려진 일에 대해서 어떻게 다시 판을 짤

것인가에 대해 고민과 걱정이 든다. 처음부터 이와 같은 주제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 하면서 정책을 만들었다면 지금과 같은 양적 성과는 달성하지 못하였더라

도, 지금 수정판을 내야 하는 어려움은 줄어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노인장기요양의 공공성을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본 제도는 전 국민

에 의한 사회보험과 국가 재정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출발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현재는 재원방식을 제외하고는 공공성을 갖추기에는 서비스 제공주

체, 대상자 범위, 서비스 질 관리(규제, 감독 등)의 부분에서 매우 미흡하다고 판

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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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84

원고에서 제시되어있는 몇 가지 부분에 대해 동의, 그리고 공공성이라는 측면을

두고 고민해야 할 몇 가지를 말씀드리겠다.

첫째, 대상자 규모와 선정 관련

현재 장기요양대상자는 노인의 약 5.8%수준, 이 규모만을 가지고 적정성을 평가

하기는 어렵다. 규모의 적정성은 본 제도가 포괄해야 할 부분이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동의를 가지고 이들이 다 포함되어있는가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 기준이 제시되어있지 못하다. 계속적으로

경증치매 대상자가 제도에 포괄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지만, 현 등급판정의 기

초가 되는 요양인정점수 산출방식에서는 이들을 명확히 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등

급판정 개편을 위한 작업이 수행되고 있으나, 현 시점이 제도를 시작한지 얼마 되

지 않은 상태에서 큰 틀을 바꾸는 것의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등급판정체계에 대

한 중장기적인 개편을 위한 작업이 필요하다.

즉, 어느 수준까지의 대상자를 포괄할 것인가를 결정하고, 등급체계 개편, 제공되

는 서비스 량(급여수준)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요구된다.

올해부터 약간의 등급외 A까지 확대하고 향후 계속적인 확대가 이루어지는 것으

로 계획하고 있는데, 등급확대와 함께 등급의 적절성, 급여수준의 적절성이 함께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급여수준의 적절성, 충분성

현 재가급여 수준의 적절성에 1일 4시간이 시간의 양으로 봐서는 충분하지 않다

고 평가되지만, 실제 서비스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서비스 내용이 더욱 부

적합한 것이 문제라고 평가된다.

Page 85: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85

실제 방문요양서비스의 서비스량 시간을 조사한 결과 2/3이상이 가사수발이 차지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슬프게도 방문요양보호사들은 본인들을 국가에서 고

용한 파출부라고 하기도 한다.

따라서 서비스 량을 증가시키는 것을 통한 공공성 확보 보다 현재는 제공되는 급

여 범위 내에서 어떻게 내실 있게 전문적 서비스를 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이 개

발되어야 한다. 발제문에서 제시한 것과 같이 서비스 시간을 짧게 하여 여러 번

방문하는 방식, 가사지원을 최소화하는 방식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 공급주체의 공공성 확대

이는 매우 중요한 안건이라고 생각된다. 공급주체의 공공성확대는 발제자가 언급

한 것과 같이 서비스의 질의 모델을 제시한다는 측면과 시설공급의 지역별 형평

성 유지 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단지, 현재 과잉공급 속에

서 기존의 공급간 충돌되지 않을 수 있는 주야간보호, 방문간호 등을 중심으로 우

선 공급이 요구된다.

넷째, 서비스 이용자간의 형평성

본 제도 설계과정에서 고려되지 못한 부분 중 하나는 장기요양대상자를 가족이

보호하고자 할 때의 지원방식이다. 제도가 도입되기 이전까지 분명히 가족이 보호

하고 있는 비율이 높고, 제도가 도입되었다고 이들이 서비스로 이동하지는 않게

된다.

보호를 가족이 할 때는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면 지원을 받

는 현상 -> 이는 결국 손쉬운 요양보호사 자격취득이 가능한 상태에서, “가족요양

보호사”라는 사회적으로 부적합한 형태를 나타나게 되었다.

Page 86: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2012.08.2386

즉, 현금급여가 서비스질을 통제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이게 되는 문제를 갖고 있

으나, 장기요양대상자에 대한 가족의 보호에 대한 지원을 고려한다면 이들 방식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 물론 당장 도입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다섯째, 기관 관리, 통제

본 제도가 공공성을 갖고 위해서 엄격한 공급체계에 대한 관리는 필수적이다. 이

를 위해서는 현 조직체계 만으로는 적합한 관리감독은 역부족이다. 따라서 기관

인증, 평가, 관리 등을 위해서 별도의 조직이 요구된다.

Page 87: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87

토론 3

토론문

사회서비스 정책에서 공공성에 대한 재고

제갈현숙 /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

이 글은 토론회 세션1에 제출된 “사회서비스 정책과 공공성: 공공성을 둘러싼 논

란과 적용(윤홍식)”과 “노인장기요양과 공공성 증진을 위한 정책과제(이미진)” 발

제문에 대한 토론문이다. 각 발표문에 대한 토론내용을 따로 구성하지 않고, 중요

한 연구대상 및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 윤홍식은 공공성에 대해 역사적 기원으로 서구와 동아시아를 구분해서 소개하

면서, H. Arendt의 개념을 중요한 논거로 활용함. 이미진은 소영진의 개념을

차용해서 공공성의 개념을 노인장기요양 제도에 직접 적용 함. 두 글은 모두

사회서비스, 특히 돌봄영역의 공공성 논의를 촉발시키고 확대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준거점을 제공함, 그러나 사회정책영역 이외의 부분에서 발전돼왔던 공공

성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함, 특히 이미진의 연구에서는 공공성개

념을 우선적으로 규정하지 않은 채로 제도에 적용함으로써 사회정책에 대한

제도 평가와 공공성 개념 적용의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음, 이에 논의의

풍부함을 위해 몇 가지 공공성에 대한 개념 첨언으로 시작함.

Page 88: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2012.08.2388

공․사 구분 사적 영역 공적 영역 사회적 준거

공화주의 이론 접근성 가정(oikos) 정치공동체 고대폴리스

페미니즘 가시성 가정 시장경제 자본주의

주류 경제학 집합성 시장경제 정부(행정개입) 자본주의

자료: 이승훈(2008), “근대와 공공성의 딜레마”, 「민주사회와 정책연구」통권 13호, p. 21

<표1> 공과 사의 구분

1. 공공성 및 사회공공성의 개념적 접근

- 공공성에 대한 이해는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의 구분에서 출발, 두 가지의 구분

은 첫째, 어떤 대상이 가시적인 것인지 비가시적인 것인지, 둘째, 모두에게 접근

이 개방되어 있는지, 셋째, 어떤 행위가 자신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전체를 위

한 것인지, 넷째 그 관계가 개인과 개인 간의 관계인지 또는 집단이나 전체의

이익과 관계된 것인지 등의 기준을 통해 고찰됨. 그러나 이와 같은 구분은 공공

성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도식화 됐다는 점에서 개념적 이해에 한계를 줌, 이에

일반적인 방법은 공공성의 다양한 측면을 나열하고 이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설

명하고 접근함.

- 고전적 의미의 공공성 의미는 크게 3가지 구성요소를 가짐: 첫째, 행위나 활동

을 수행하는 주체적 요소, 이때 공공성은 국가가 법이나 정책 등을 통해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활동, 둘째, 가치 요소적인 측면으로 특정 이해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모든 사람들과 관계된 공통적인 것을 지향, 셋째, 가치가 구현되는 공

간으로서의 영역적 요소(김세훈, 2008: 사이토 준이치: 2009). 즉 ‘주체-가치-영역’

이라는 세 구성요소는 ‘국가-공익-공공영역’으로 결합됨, 문제는 이와 같은 결합

을 통해 세 구성요소 간의 내재적 긴장 혹은 모순 존재. 예를 들면, 모두를 참

여시키는 공공영역이 공익을 추구하는 내용적 공공성을 항상 보장하는 것이 아

니며, 내용적 공공성이 공적 주체로 국가에 의해 항상 추구되지 않음, 이 지점

에서 국가의 계급성이 중요 쟁점이 됨(이승훈, 2010 참고), 또한 공익을 공공성

의 핵심적인 요소로 준용할 경우 개념상 어려움에 빠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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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89

- 이와 같은 고전적 의미의 공공성 개념은 신자유주의로 위기 맞음, 자본주의 체

제의 민주주의 사회는 ‘국가-시장-시민사회’의 세 가지 질서형성 원리가 공존하

는 혼합통치적 사회임, 신자유주의는 기존의 공공성이 지배해왔던 공적 영역에

효율성, 수익성, 사적 이익의 극대화를 최고의 가치로 하는 시장주의로 대치하

면서 효율성을 최우선의 가치로 시장주의가 공공성을 대체하기에 이름(임혁백,

2008), 공공성 위기의 결과로 민주주의 위기, 인권과 사회권의 위기, 주체의 변

화로서 신자유주의적 인간형의 창출 등이 나타남, 공공역역이 시장에 의해 식민

지화 되면서 시민사회 구성원들에게 실질적인 민주주의 위기와 생존권이 위협

되고 2000년 이후 한국 사회에서는 ‘사회공공성’ 운동이 펼쳐졌음.

- 사회공공성은 빈부격차 해소, 사회구성원에게 필요한 기본생활을 사회적으로 보

장하는 평등과 가치를 담지, 모든 사회구성원은 자신의 경제적 능력과 무관하게

사회적 공공서비스를 누릴 수 있어야하고, 이에 구입능력이 아니라 생활의 필요

에 맞춰 제공되어야 하며, 시장과 이윤 논리를 벗어나 생산 및 공급되어야 함.

사회공공성의 영역은 교육, 의료, 연금, 기간산업, 금융, 농업, 지적서비스 등임

(오건호, 2007). 공공성에서 사회공공성으로의 전환은 국가에서 시민사회로, 공익

에서 기본권으로 주체 및 가치의 내용이 변화하였고, 절차적 민주주의를 실질적

민주주의로 강화하는 변화를 겪음. 이러한 면에서 사회공공성의 접근이 공공성

적 접근보다 사회서비스의 공적 성격을 강화하는데 더 유리한 측면 존재.

2. 사회서비스와 공공성

- 한국의 사회서비스 구조는 민영화되었다기보다는 초기부터 시장화 전략 혹은

민간 의존적 공급구조로 설계됨. 민영화란 일반적으로 정부 자산이나 기능의 민

간 이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공기업 매각(Public Private Partnership역시 포함

됨)뿐만 아니라 각종 행정조직내의 행정기능, 활동 등 행정서비스 민간이양도

포함됨. 이것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는 것은 한국은 유럽 복지국가의 경험에

서처럼 국가영역(고전적 의미의 공적 영역)에서 해당 기능을 수행하지 않았음.

그렇기 때문에 해외 사례의 경로의존성 적용에 대한 가용성이 의문시 될 수 있

음. 바로 이 점에서 신자유주의적 복지국가 개편(welfare mix 등)이 거부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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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90

없는 조건처럼 강요된 부분에 대한 비판 필요. 사회서비스 영역의 확장에서 국

가의 주된 역할은 재정 확대 및 투입을 통한 돌봄구조 내부의 시장원리 확대

및 민간경쟁 유도를 위한 정책입안 및 집행자 였음.

- 윤홍식의 지적대로 돌봄서비스의 공공성은 전체 사회구성원의 이해를 반영한다

고 봤을 때, 서비스 대상의 보편성과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함. 이것은

이미진의 연구에서도 수급대상의 보편성, 적절성, 이용에 대한 접근성 및 평등

성의 내용적 측면의 공공성으로 제시됨. 이러한 공공성은 전자에서는 제공주체,

구조 및 재정부담구조로 검토되었고, 후자는 제도 현황에 대한 분석을 통해 검

토됨. 문제는 공공성을 담보하는 실체적 주체는 공급주체 및 구조와 관련된 서

비스 전달체계와 밀접한 관련을 맺음. 그런데 두 연구 모두에서 전달체계와 관

련된 구체적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음.

3. 의문

1) 윤홍식의 연구에서

- 공급주체의 따른 비교를 제시하면서 공공성을 담보하는 것과 제공주체의 특성

은 등치될 수 없다고 정리했음, 국가가 제공주체일 경우 공공성이 반드시 담보

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제공주체의 특성을 공공성 강화와 분리시킬 경

우, 연구자도 지적한 이윤추구 중심의 서비스 제공자와의 구별점은 무엇인가?

- 공공성 강화를 위한 민주적 통제는 이미 공공부문 사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활용되고 있음, 또한 공공성 강화를 위한 사회복지 전달체계에 대한 고

려에서도 관중심성에서 벗어난 지역사회참여모델에 대한 시도가 꾸준히 진행되

고 있음, 문제는 직접 이해당사자들의 실질적 민주주의 강화의 어려움으로 각종

위원회가 설치되는 대안들이 이미 경험하거나 제안되고 있는데 이러한 위원회

가 갖는 형식적 한계에 대한 극복 방안이 소강상태임, 또한 스스로를 대변하지

못하는 이용자(보육아동, 장기요양시설 및 재가서비스 이용자 등)의 경우 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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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91

이언트의 욕구보다는 가족의 욕구가 우선되기도 함. 이러한 점은 대리 혹은 대

표 구조에서 더욱 심화될 수 있음. 이에 관련된 필자의 의견이 궁금함.

- 공공재란 한 주체의 소비행위로 인해 다른 주체의 소비행위가 전혀 지장 받지

않거나 효용이 감소되지 않는다는 비경합성(non-rivalry)의 속성과 특정 집단의

사람들을 그것의 소비에서 얻는 혜택으로부터 배제될 수 없다는 비재제성

(non-excludability)의 속성으로 인해 시장의 메커니즘에만 맡겨둘 때 충분하게

공급될 수 없는 특정한 성격의 재화와 서비스로 공공부문을 통해 공급되어야

시장의 원활한 작동이 가능한 것으로 볾. 이러한 공공재적 성격여부를 사회서비

스에 적용하는 것에 대한 적절성 의문.

2) 이미진의 연구에서

- 형식적 측면의 공공성으로 공공부문의 역할을 강조함. 그런데 이에 해당하는 정

책과제는 공급주체로서의 공공부문 강화와 시장에 대하 규제 및 감독 강화를

제안함. 공급주체로서의 공공부문 강화의 보다 구체적 제안내용과 기존의 규제

및 감독 강화에 대한 한계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는 시점에서 구조적 변화보

다 강화로 실제적 공공성이 강화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임.

- 보험료 체납에 대한 권리 박탈은 법률적 근거로 존재하지만 실제로 발생하고

있지 않음, 이에 대한 사실여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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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92

참고문헌

김세훈. 2008. “공공성에 대한 사회학적 이해”. 『공공성』. 미메시스.

사이토 준이치. 2009. 『민주적 공공성-하버마스와 아렌트를 넘어서』. 이음.

오건호. 2007. “노동운동의 사회공공성활동에 대한 평가와 제안: 요구에서 참여

로”. 「시민과 세계」.11호. 참여사회연구소.

이승훈. 2010. “계급과 공공성: 공공성 주체로서 노동계급의 가능성과 한계”, 「경

제와 사회」. 통권 제88호.

임혁백. 2008. “ 공공성의 정치학적 접근”. 『새로운 시대의 공공성 연구』. 한국

행정연구원.

Page 93: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93

토론 4

토론문

‘노인장기요양과 공공성 증진을 위한 정책과제’에 대해

최경숙 / (사)보건복지자원연구원 상임이사

1. 들어가는 말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 5년차에 접어들었고 정부는 향후 장기요양 5개년계

획을 수립하고 있다. 장기요양제도에 대한 평가는 다양한 관점에서 있을 수 있다.

인구고령화와 가족 구성의 변화 등 노인돌봄의 사회화에 대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긍정적이라 할수 있다. . 그러나 한편 지난 4년 동안 노인장기요양보험은 민간시

장화 정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정부의 공급정책의 실패로 과잉공급 과당경쟁과

편법불법, 요양보호사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서비스 질 저하 등 구조적인 문제점은

개선되기보다 더욱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위기라에 봉착해 있으며 전면적인 노인장

기요양보험 법제도의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계 여성계를 비롯하여

시민사회단체들은 2011년에 노인장기요양보험법전면개정 공동대책위원회53)를 발

족하여 법안발의 및 서명운동 등 본격적으로 제도개선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성 강화’는 노인장기요양제도개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에서,

53) 노인장기요양보험법개정공대위(이하 요양법공대위)는 2011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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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94

이번 공공성 토론회가 매우 의미가 있고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었

으면 한다.

2. 발제문에 대한 의견

발제자가 공공성의 관점에서 제기한 현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 전반적

으로 동의한다. 노인장기요양제도가 불평등 해소를 목적으로 장기요양서비스가 보

편적 권리로서 사회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며, 양질의 서비스와 요양노동자의 노동

권 보장,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부 역할 확대의 원칙에 동의하며, 몇 가지 의견을

제안하고자 한다.

(1) 노인의 장기요양에 대한 보편적 권리 보장에 대해

장기요양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외 장기요양을 포함하여 노인돌

봄서비스가 분절적이고 파편화되어 있고 불법편법운영이 고착화된 상태에서 지방

정부가 중심성을 가지고 공적으로 노인돌봄서비스의 통합적 전달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노인사회서비스 전달체계 구축방안도 참고해볼

만하다.

(2) 서비스의 적절성 제고

첫 번째, 인력배치기준의 상향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현행 신법 적용 요양시설의 경우 요양보호사 인력배치기준이 2.5대 1로 3교대근무

를 감안하면 현행법 상 요양보호사 혼자서 거동하기 어려운 노인을 혼자서 7.5 -

10명까지 돌보게 된다. 2008년 이전에 설립된 구법 적용 요양시설의 경우 5:1로

요양보호사 1명이 20명까지 볼 수 있다. 이는 기본적인 제대로 된 요양서비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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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95

할 수 없는 인력구조이다. 게다가 이 법기준조차도 지키지 않아서 요양보호사 1명

이 30-40명까지 담당하는 시설들도 종종 볼 수 있다. 요양시설에 대해‘현대판 고

려장’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는 이유이다.

인력배치기준 상향조정과 더불어 수가 개편이 필요하다. 인력의 양과 질이 서비스

질을 결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력에 따른 수가 차등제를 도입하여 인력확충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직접서비스 인력으로 80%이상을 차지하는 ‘요양보호

사 인력배치 등급에 따른 수가 차등제’는 인건비 절감을 기본 이윤창출 전략으로

취하고 있는 요양시설의 서비스 질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참고로,

의료기관의 경우 2000년도부터 간호사 인력배치등급(1-6등급)에 따른 차등 수가제

를 도입함으로서 인력충원의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요양병원의 경우 기준미달의

경우 패널티도 부여하고 있다, 일본개호보험에서도 인력의 양과 질(근속, 교육 등)

에 따른 차등수가제를 실시하고 있다. 현행 우리나라 수가 가감산제는 인력확충이

나 질 향상에 미치는 효과가 미미해서 실효성이 없다.

그 외 야간 최소 인력배치 기준 규정 추가에서 야간 1인 근무 금지를 포함해야

한다. 2011년 포항 요양원 화재사건에서 보듯이 혼자 근무한다는 것은 안전사고

에 무방비 상태에 놓이는 것이다. 야간 1인 근무금지는 노인과 요양보호사의 안전

에 필수적이다. 간호사 인력 배치도 낮에만 아니라 상시근무하도록 해서 응급처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 서비스 질 향상에 있어서 요양보호사 노동권 보호가 시급하다.

요양보호사 노동조건 개선을 우선 정책 과제할 것을 제안한다.

현재 요양보호사는 전국 110만 명이상 배출되었으나 현재 약 25만 명이 취업노동

자이다. 그러나 이 중 20만 명은 재가요양보호사로 주20미만의 단시간 저임금 비

정규직으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되는 불안노동자들이 다수이다. 시설요양보

호사도 24시간 혹은 12시간 장시간노동에 요양보호사 한사람이 열 명 이상 심지

어 20-30명의 노인을 돌보고 있으나 식사할 시간과 공간도 보장받지 못한 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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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96

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최저임금조차도 지켜지지 않는 곳이 다수이다. 돌봄노동에

종사하면서도 정작 돌봄노동자의 건강권과 노동권은 어디서도 보호받지 못하고

골병에 시달리고 있다. 생계를 유지할 수조차 없는 저임금 불안정노동에 처한 요

양보호사들은 청소, 식당 등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있다. 요양기관에서는 요

양보호사 구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안정적인 요양보호사 인력 공급이 되어야 서비스 질이 보장될 수 있다. 장기요양

제도 유지 발전에 있어서 ‘공공성 강화’와 ‘요양보호사의 노동권 보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핵심 과제이다. 최근 일본 정부가 요양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3년 전부터 정부특별예산을 책정하여 개별 요양노동자들의 임금(월1만5천 엔, 20

여만 원)을 지원하고 올해에는 인력확충과 근로기준법 위반 요양기관을 지정 취

소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한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요양법개정공대위는 공공운수노조, 전국요양보호사협회 등 당사자 조직과 함께 요

양보호사 처우개선을 법개정 주요 내용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

는 올해 7월 1일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지차체, 건강보험공단을 대상으로 요

양보호사 노동권 보호 권고안을 발표했다. 인권위는 요양보호사 등 돌봄노동자의

노동인권 실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고 보고, 구체적으로 정부

와 지자체에 ‘노동권’ 보호 의무 이행을 촉구한 것이다.

인권위는 구체적으로 요양보호사 임금 고용보장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저임금 불안정노동을 심화시키는 포괄임금제와 24시간근무 등 장시간노동, 재가요

양보호사의 단시간 비정규직 계약 등 개선하고, 근골격계질환 예방 대책 등 건강

권 보호와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 준수에 대한 지도감도 할 것 등을 권고하였다.

특히 지자체를 대상으로 ‘노동권’에 대한 지도감독을 권고함으로서, 향후 지자체가

요양보호사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조례 및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실질적으로 노

동권 보호에 나설 토대가 마련되었다. 서울시의 경우 작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요

양보호사, 간병사 등 돌봄노동자 처우개선을 공약으로 약속했음에도 실행되지 않

아 현장 요양노동자들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는 점을 보면, 노동권에 대한 지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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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97

의 역할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본다.

3) 서비스 접근이용상의 불평등 해소

접근성의 불평등은 지역 간 문제만은 아니다. 현재 장기요양은 이용자의 욕구에

따른 수요가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공급기관이 수요를 창출하는 구조이다. 소자본

으로 설립이 용이한 방문요양기관이 과잉공급 상태에 이용자 유치를 위한 과당경

쟁에 돌입해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재가요양서비스에서 방문요양 방문목욕이

80%이상을 차지하고 주간보호와 방문간호는 각 각 6.8%, 3.5%에 불과한 기형적인

현상이 나타난다. 심지어 욕창으로 적극적인 처치가 필요해도 방문요양기관에서

방문간호기관에 연계하지 않아서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도시에서도 이용자가 필요한 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따라서 국공립 주간보호, 방문간호시설 확충은 농어촌뿐만 아니라 도시에

서도 필요하다고 본다.

본인부담금 인하와 식대 등 비급여의 급여화, 본인부담금 상한제 도입에 찬성하

며, 이외에 요양법공대위는 본인부담금을 바우처와 마찬가지로 건강보험공단에서

직접 수령함으로서 현재 만연해 있는 본인부담금 면제를 통한 불법적인 이용자

유치전쟁을 중단하도록 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4) 공공부문의 역할 강화와 규제감독의 강화

공공부문 확충과 역할 강화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공공부문 확충에 있어서 공공운

수노조가 2012년 총대선 요구로 제출한 시군구별 공공요양기관 설립 확충안(공공

기관 26%)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현재 장기요양은 공공부문이 설립한 곳은 1.5%에 불과하며 98.5%가 민간기관이

다. 공공부문의 경우도 민간위탁이 대부분이며, 민간기관의 경우 재가기관은 개

인사업주가 대다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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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98

공공부문을 확충하지 않고 민간시장에 대한 규제만으로 공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고 본다. 발제문에서 지적한 것처럼, 현재 공공요양기관에 대한 평가가 월등

히 좋다는 것은 공공부문 확충에 근거로 유리하다. 더구나 요양기관의 경우 의료

기관 등에 비교했을 때 설립비용이 월등히 낮다는 것도 공공부문 확충계획에서

참고할만하다.

마지막으로 공공부문의 확충 못지않게 요양기관에 대한 규제감독의 강화가 중요

하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그간의 민간시장화 정책을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부와 지자체가 요양기관에

대한 강화하고 공급구조의 개선하지 않으면 장기요양제도의 공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현행 신고제와 개인사업자한테까지 장기요양기관 개설을 허용하는 현행

제도하에서는 지역적 개입과 조정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개

정공대위에서 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장기요양기관의 허가제와 지역총량제, 비영

리로 설립 제한, 요양보호사의 노동권 보호 등 장기요양기관의 규제와 정부와 지

자체의 역할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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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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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15:50 사회 이찬진 변호사,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16:00발제1 미취학 아동보육 공공성 확대를 위해

이숙진 젠더사회연구소 소장

16:20발제2 취학 아동보육의 공공성 확대 방안

이태수 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16:40 토론 김호연 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 조직부장

박경양 (사)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이사장

백선희 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충권 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강사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정경자 전교조 유치원위원회 부위원장

17:40 종합토론

18:00 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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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발제1 미취학 아동 보육 공공성 확대를 위해 / 이숙진 97

발제2 취학 아동 보육의 공공성 확대 방안 / 이태수 125

토론1 토론문 / 김호연 144

토론2 토론문 / 박경양 145

토론3 토론문 / 백선희 146

토론4 토론문 / 이충권 147

토론5 토론문 / 장지연 151

토론6 토론문 / 정경자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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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102

발제 1

미취학 아동보육 공공성 확대를 위해

이숙진 / 젠더사회연구소 소장,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

Ⅰ. 들어가는 말

최근 보육정책을 둘러싼 일련의 변화들은 한국 사회의 복지국가 전망에 바로미터

가 될 만큼 획기적인 쟁점사안들을 포함하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 변화는 0~2세

와 만5세의 소득계층에 관계없는 보육비 전액지원이었으며, 이는 2013년 만3~4세

도 적용되는 것으로 발표된 바 있다. 이러한 정책이 실현된다면 2013년부터 0~5

세의 모든 영유아는 소득계층에 관계없이 보육시설 이용비용 중 일부인 보육비를

전액 지원받게 된다. 이른바 ‘무상보육’이라고 알려진 이러한 보육정책은 한국 사

회가 지향하는 보편적 복지를 상징하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보육정책의 급격한 변화는 보육서비스의 이용자와 제공자 모두에게 적지 않은 혼

란을 주고 있는데, 이용자인 부모와 영유아 특히 부모들은 정부의 보육비 지원정

책에 따라 보육서비스 이용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고 따라서 어린이집 등록 및 대

기자 수가 전에 없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공자 즉 보육서비스의 공급자인

보육시설은 늘어나는 보육서비스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보육료 전액지원 대상을

중심으로 어린이집 신설과 더불어 공급자 우위의 운영 상황을 맞이하고 있기도

하다. 동시에 재정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보육료 지원 확대는 지자체의 보육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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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03

중단 상황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7월 3일 정부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0~2

세 무상보육 재검토를 발표했고, 보육예산의 37%를 부담하고 있는 지자체는 국고

지원 없는 무상보육의 중단위기를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대선을 앞두고 복지 공약이 표심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임이 분명한 상황

에서 소득계층에 관계없는 보육료 전액지원이 여야를 막론한 정책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이는 보육재정의 확대뿐만 아니라 보육서비스의 이용자와 제공자에 대한

양적인 확대를 결과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보육재정과 서비스의 양적 확대에

도 불구하고 정작 아동과 부모들의 만족도는 높아지고 있지 않다. 막대한 재정투

입만큼 보육서비스의 질은 높아지지 않았고 보육료를 전액지원 한다고 하지만 부

모들의 비용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보육료 지원체계와 공급구조를 유지하는 한 보육재정만 투입한다고

해서 부모들의 보육서비스 이용에 대한 만족과 신뢰는 높아질 것 같지 않다. 이것

은 재정을 투입한 보육정책이 보육서비스 이용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함으

로써 결국 정책 실패를 가져오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정책실패와 보육서비스의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본 논의는 보육서비스 제공의 정책적 목표는 무엇이며 이

를 위해 보육의 공급구조는 어떠해야 하는지, 보육서비스의 품질은 어떻게 담보될

수 있는지,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고 있는 국가들에서 무상보육은 어떻게 시행되고

있으며 보육료 지원체계는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지에 관심을 갖고자 한다. 국가

의 보육료 지원은 중앙과 지자체가 분담하는 재정으로 이루어진다. 국가는 이러한

재정을 민간에게 위탁하여 영유아에게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가치

재로서의 보육의 특성과 보육정책의 재정구조는 사적 이윤추구의 경로가 될 수

없음이 분명하다. 당연히 ‘공공성’을 담보하여야 하며 국가는 이러한 공공성이 담

보되는 보육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글은 보육의

공공성을 담보하기에는 현재의 보육정책이 왜곡되어 있으며 이를 변화시키기 위

해 필요한 지점이 무엇인지를 다소 논쟁적으로 제기하고자 한다.

Page 104: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2012.08.23104

Ⅱ. 보육정책의 목표와 ‘공공성’

6세미만의 취학 전 아동(영유아)의 보육정책의 근간이 되는 법률은 영유아보육법

이다. 영유아 보육법은 제2조에서 ‘보육’을 ‘영유아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호 양

육하고 영유아의 발달 특성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는 어린이집 및 가정양육 지원

에 관한 사회복지서비스’로 정의한다. 이러한 정의는 보육이 ‘영유아에게 제공되는

사회복지서비스’이며 이는 보육에 대한 국가의 주요한 정책적 수단이 ‘서비스’임

을 규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보육정책의 기본적 성격이 사회복지서비스임을 전

제할 때 보육=보육서비스로 이해하여야 한다.

OECD에서도 이러한 보육서비스를 시설중심의 보육(어린이집 등), 가정보육

(family day care) 그리고 학령전 학교(pre-school)의 3가지 형태로 구분한다. 여기

서 가정보육이란 가정에서 제공되는 돌봄을 말하는 것으로, 보육을 제공하는 사람

의 가정 또는 자격을 가진 사람이 보육을 원하는 영유아의 가정에서 보육을 제공

하는 것을 말한다. 가정보육은 주로 시설중심의 보육 즉 탁아소, 보육센터, 부모협

동그룹 등의 보육시설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지 않거나 이러한 시설들이 부족한

곳 등에서 보육교사의 집이나 영유아의 집에서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주

지할 점은 가정양육의 양육자는 부모가 아닌 보육교사이거나 가정보육교사 등의

돌봄노동자이며, 보육서비스가 제공되는 장소가 시설 형태가 아닌 가정임을 의미

한다는 점이다. 스웨덴, 프랑스, 독일 등은 보육서비스를 공공에서 제공하는 경우

가 대부분이며, 영국은 만2세까지는 민간이, 3세 이상은 공공이 담당하고, 일본은

민간이, 한국은 보육시설과 유치원에 다니는 영유아에게 모두 지원이 이루어지므

로 공공 영역으로 분류되었다. 한국의 학원(Hakwon)을 학령전 학교 유형으로 분

류하여 민간에 의한 보육서비스 유형으로 분류한 점이 특이하다.

Page 105: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05

<표3-1> OECD의 보육서비스 유형

시설보육 가정보육 학령전 학교 의무교육

공공

민간

연령 0 1 2 3 4 5 6 7

스웨덴 학령전학교(전일제, 주30시간), 가정보육은 주로 지방에서.학령 전(시간제)

초등의무교육

영국 보육시설, 보모, 놀이집단들

놀이집단, 보육시설, 조기교육(3~4세는

주12.5시간 무상교육) 초등등록학급

초등의무교육

프랑스 보육시설, 가정보육 학령전학교(Ecole maternelle) 초등의무교육

독일 보육시설 학령전학교(Kindergarten) 초등의무교육

일본보육시설

초등의무교육가정보육 유치원

한국

보육시설

초등의무교육유치원

학원(학령전학교)

자료:OECD(2011) www.oecd.org/els/social/family/database , 주요국가 선택하여 자료 재정리함.

공공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적 정의는 한국 사회의 맥락적 상황에서 그 중요

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국가가 개인의 삶을 보장하거나 정의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역사적 과정과 사회적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여 진다.

임의영(2010)은 ‘공공성이 무차별적인 자유를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의 풍랑 속에서

평등을 요구하는 난파직전의 배’라며 사(私)의 최우선성을 내세우는 신자유주의와

대립각을 세우기 위한 이념으로 부각됨을 강조했다. 공공성의 개념화를 위한 참고

문헌은 매우 많으나 일반적으로 공공성을 정의하는데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은 사

적인 것과의 구분이다. 공공성은 공동의 가치를 추구한다는 목표를 가지며 사적인

이해를 넘어서는 것이라는 점이다. 벤과 가우스(Benn & Gaus, 1983), 헤크

(Haque, 2001), 소영진(2003, 2008) 등의 논의를 기초로 공공성의 개념을 정의한

임의영(2012)는 행정이 추구해야 할 이념으로 공공성을 상정했다.

보육을 국가정책차원에서 논의할 때 정책 즉 행정에서 구현되는 이념은 곧 공공

성이 될 것이다. 보육은 가치재로 공공성을 갖는 서비스인데, 가치재란 예방의료

Page 106: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2012.08.23106

나 교육과 같이 개인에게 맡겨둘 경우 과소소비의 가능성이 있어서 국가 차원에

서 보편적으로 공급되어야 할 필요가 있거나, 음주나 흡연 혹은 도박 등 과잉소비

의 가능성이 있어서 국가가 관리하거나 규제해야하는 재화나 서비스(정태인 2012)

이다. 공공성에 대한 논의의 주요 문제의식은 시장에 맡길 경우 그 질을 담보할

수 없게 되는 것에서 출발하며 이러한 재화나 서비스는 어떤 방식으로든 국가가

관리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포함한다.

우리가 보육정책에서 ‘공공성’의 개념을 사용한 것은 2005년의 보육사업안내이며

여기서 보육정책의 목표로 ‘보육의 공공성 강화 및 보육서비스의 질적 수준 향상’

을 제시했고, 공공성 강화사업으로 보육료 지원대상 확대, 국공립보육시설 확충,

민간시설의 공보육적 성격 보강이 주요 내용이었다. 보육의 공공성에 대한 기존의

논의는 논자에 따라 다르나 대체적으로 1) 국가의 재정부담 정도, 2)지출방식과

관련하여 공급자와 수요자 지원, 3)보육서비스 공급주체에서 국공립보육시설의 확

충 등을 주요 판단기준으로 언급했다. 가장 최근의 연구로 백선희(2012:6~8)는 보

육의 공공성에 대해 접근할 경우 첫째, 정부 재정보조와 동일시하면 안 되고, 둘

째, 공익을 위한 재분배의 방법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셋째, 불평등한 접근이 있

어서는 안 되고, 넷째, 서비스 공급기관은 공개되어야 하고, 다섯째, 공급기관의

예산 회계 질서가 확립되어야 하며, 여섯째, 대상의 보편성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

하면서 이에 따라 보육의 공공성은 ‘아동의 발달과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기 위하

여 보육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모든 아동과 가족들에게 국가와 사회의 공동노력으

로 그것을 권리로서 보장하고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Page 107: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07

영역 구성요소 개념

가치

공동선개인을 포함한 공동체 전체를 위한 선(善), 즉, 사적 이익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

권리성국가 역할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임. 공익성이 ‘전체’ 사회의 이익에보다 초점을 둔 것이라면 ‘권리성’은 국민 개개인의 권리 보장에 초점을 둔 것임.

평등성(형평성)

모든 시민은 동등한 권리를 갖지만, 권리의 평등한 보장을 위해서는 욕구가 클수록, 환경이 열악할수록, 자원이 부족할수록 역 차별하는 접근도 필요함. 즉,형평성 있는 접근 필요.

정부관련성

공적급여체계

공공성을 위해 정부가 누구에게 무엇을 제공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함. 정부가보장하는 급여의 대상과 수준과 관련

공적 전달체계

전달체계를 공급체계와 관리체계를 통합한 광의의 개념으로 사용. 공적 공급체계를 통해 정책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공적 관리를 통해 정책 목표를달성할 수 있도록 함.

공적 재정체계

재원조달과 분배에 관한 것. 일반적으로 정부의 재정분담이 높을수록 공공성이 높음. 기업의사회공헌, 사회기부금 등을 재원의 일부로 활용할 수도 있음

거버넌스

공개성공개성은 계획, 과정, 평가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함. 정보의 공유뿐만 아닌 정책 또는 서비스의 과정과 결과를 공유하는 것까지를 포함.

투명성정부 정책은 투명하게 집행되어야 하며, 공급기관의 운영, 특히 예산의 투명한관리가 있어야 함.

참여성정책에 관련 기관과 국민 등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함. 정부와 국민이 공공정책또는 공공서비스의 생산자와 소비자로 분리되는 것이 아님. 국민이 정책/서비스 생산과정에 참여.

<표3-2> 보육 공공성 구성요소 및 개념

자료: 백선희(2012:8)의 표

보육은 영유아의 발달을 도모해야 함과 동시에 영유아의 돌봄을 담당하고 있는

양육자의 욕구를 반영하여야 하는데, 이는 기존에 양육자=여성이라는 젠더관계의

변화를 위한 국가와 사회의 개입 논의와 함께 가야 한다. 젠더레짐으로 언급되는

소득자와 양육자에 대한 성별 역할은 복지국가가 제도화 혹은 사회화하는 돌봄의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소득자와 양육자에 대한 규범화 혹은 규칙적 틀인

젠더레짐을 드러내는 대표적 정책이 보육정책이기도 하다. 젠더레짐이 남성생계

부양자 모델을 유지할 경우 남성은 생계부양자로서 임금노동에 종사하는 역할을

전제하며, 여성은 양육자로서 가족 내에서 돌봄을 담당하게 된다. 남성생계부양자

모델은 돌봄을 가족 내에서 주로 여성에 의해 담당하도록 하므로 돌봄의 탈가족

화 즉 보육시설의 확대와 강화를 통한 돌봄의 사회화에 미온적이게 된다. 주로 남

유럽 국가들로 모성을 강조하는 나라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여성과 남성 모

두 성인소득자라는 전제를 가지는 성인소득자모델의 경우 가족 내 돌봄은 사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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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108

제도화를 통해 탈가족화 경향을 가지며 사회화된 돌봄에 대한 국가의 역할이 보

다 강조된다. 앞선 복지국가로 간주되는 북유럽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고

성평등도가 높은 나라들의 젠더레짐이다. 보육정책은 돌봄을 국가와 사회가 어떻

게 제도화할 것인가와 함께 보육에 대한 젠더레짐에서의 접근을 동시적으로 요구

한다. 성인소득자모델에 기초하여 시장보다 국가 양육자 역할을 강화하고 공공성

이 확보되는 것이 보편적 복지국가의 보육정책인 것이다.

이러한 논의에 기초하여 이 글은 공공성이 행정의 주요 원리이며, 보육서비스의

공공성은 국가의 재정 투입과 공공시설(직영, 위탁, 법인화 등)의 확보를 통해 시

장지배력을 갖고 적절한 비용으로 만족할만한 품질의 보육서비스를 누리는 것54)

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54)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보육돌봄팀의 논의에서 정의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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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09

Ⅲ. 보육정책 현황과 문제점

1. 보육 시설 및 이용아동 현황

영유아에 대한 보육료지원이 확대됨에 따라 보육시설의 양적인 증가도 급격히 이

루어졌다. 특히 늘어나는 보육시설은 국공립 법인시설이 아닌 민간보육시설과 가

정어린이집이 대부분이었으며, 전체 보육시설은 2011년 현재 39,842개였으나 계속

증가하고 있어 2012년 현재 시설수가 4만개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설수

의 증가는 가정어린이집에서 주도하고 있으며 전체 보육시설의 50%이상을 차지

하고, 2011년 현재 국공립보육시설은 전체보육시설의 5.31%이며, 법인시설은

3.67%로 법인과 국공립보육시설을 사적인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공공시설로 분류

한다면 공공시설은 전체 보육시설의 8.98% 밖에 되지 않는다. 국공립보육시설에

다니는 영유아는 전체 보육아동의 10.6%이고, 법인시설은 8.3%로, 법인 포함 국공

립보육시설에 다니는 영유아는 전체 보육아동의 18.9%에 해당한다.

<그림3-1 > 보육시설 변화 추이

보육서비스 공급구조의 특징을 살펴보면 국공립과 법인 시설의 비중이 현저히 낮

아 민간 주도적인 공급체계가 지속적으로 심화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보육의 공

공성 강화를 위한 국공립보육시설의 신설 정책은 2008년 이후 전년대비 5~6% 수

준에 그쳤고, 한해에 100개소도 추가되지 못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전국적

으로 국공립시설은 290개소가 늘어났고 2012년에도 국공립 확충이 포함된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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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기능보강 예산은 총 118억이었다. 국공립보육시설의 확충 요구에도 불구하고

관련 예산은 매우 비현실적으로 턱없이 낮게 책정되고 있으며 오히려 민간보육시

설에 인건비 지원을 확대하는 공공형어린이집 확대로 정책 방향이 전환되고 있는

상태다.

<표3-3> 어린이집수와 보육아동수

(단위:개소, %, 명)

  2008 2009 2010 2011

어린이집수

계 33,499 35,550 38,021 39,842

(전년대비,%) 8.57 6.12 6.95 4.79

국공립 1,826 1,917 2,034 2,116

법인 1,458 1,470 1,468 1,462

민간 14,275 14,368 14,677 15,004

부모협동 65 66 74 89

가정 15,525 17,359 19,367 20,722

직장 350 370 401 449

보육아동수

계 1,135,502 1,175,049 1,279,910 1,348,729

(전년대비,%) 3.23 3.48 8.92 5.38

국공립 123,405 129,656 137,604 143,035

법인 113,894 112,338 114,054 112,688

민간 669,465 675,714 723,017 757,323

부모협동 1,491 1,655 1,898 2,286

가정 210,438 236,892 281,436 308,410

직장 16,809 18,794 21,901 24,987

자료: 보건복지부, 보육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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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11

<그림3-2> 어린이집 이용아동 연령별 시설 유형비중(2012.03)

민간 중심의 공급체계에 대한 개선 없이 보육료 지원 즉 이른바 무상보육 등으로

보육재정만을 증가시키는 것이 보육의 공공성 확보에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은 여

러 논의에서 지적된 바 있다. 연령별 국공립 및 법인 이용 아동은 0세는 2.15%, 1

세는 6.61%, 2세는 8.82%, 3세는 12.37%, 4세는 16.96%, 5세는 18.71%로 해당 연

령의 보육시설 이용아동은 대부분 민간이나 가정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

이다. 특히 보육료 전액지원 연령인 0~2세의 경우 90% 이상이 가정어린이집과 민

간보육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국공립 대기자가 많은 것은 보육료

부담이 적고, 좋은 서비스를 받기 때문인데 이를 이용할 수 있는 접근성이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 보육재정과 보육료 지원

보육정책은 인프라 개선이나 공급구조에 대한 변화보다 보육료 지원확대를 중심

으로 진행되었으며 이는 최근의 무상보육 계획까지 이르고 있다. 보육재정의 내용

을 들여다보면 예산의 81%가 보육료 지원에 책정되고 있다. 2012년 보육예산은 3

조 285억이지만 영유아 보육료 지원의 경우 국고 49.4%, 지자체 50.6%의 부담을

고려하면 전체 예산은 5조4천억 수준에 이른다. (만3~4세 교육예산이 4,964억 원

이며, 만5세 누리과정 예산이 1조 1085억임). 보육과 교육을 포함한 0세~5세의 예

산을 종합하면 약 7조 1천억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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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112

<표3-4> 보육사업 예산

(단위: 백만원)

사업명 ’11년 예산 ’12년 예산 ’12년 사업내용

계 2,478,380 3,028,567  

○ 보육돌봄서비스 (종사자인건비)

395,023 423,153*국공립·법인, 영아 전담등 보육교직원 인건비 지원*대체교사 인건비 지원

○ 영유아보육료지원 1,934,611 2,391,291

*0~2세 보육료 전 계층 지원*3~4세 보육료 소득 하위 70%까지 지원*장애아 보육료 전액 지원*맞벌이가구 보육료 지원*다문화가정 보육료 추가 지원

○ 어린이집기능보강 14,650 11,867 *국공립 어린이집 신축, 증·개축, 시설환경개선 지원

○ 보육인프라구축 16,250 15,377

○ 어린이집평가인증 4,975 6,026 *어린이집 평가인증 운영 지원

○ 어린이집지원 23,077 78,207  

-어린이집지원 15,093 61,265*교재 교구비, 차량운영비, 교사 근무환경 개선비 지원

-공공형어린이집 7,984 16,942 *우수어린이집 규모별 운영비 지원

○ 어린이집미이용아동 양육지원

89,794 102,646*차상위 36개월 미만 영유아 양육수당(20~10만원/월) 지급

자료: 보육사업안내

보육료지원에 치중한 보육정책은 소득계층과 관계없는 보육료 전액지원으로 대표

되고 있는데 2013년부터 보육료 전액지원 확대계획으로 인해 5세이하의 모든 아

동이 국가로부터 보육료를 전액지원 받게 될 것이며 확대현황과 계획은 다음의

표와 같다.

Page 113: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13

<표3-5> 보육비 전액지원확대 현황

연령 0~2세 3~4세 5세

연도 2011 2012 2011 2012 2013 2011 2012

대상하위소득70

%까지모든계층

하위소득70%까지

전년동일 모든계층하위소득70

%까지모든계층

인원 45만 명 712만 명 35만8천명 34만3천명 81만2천명 9만8천명 43만 명

월지원금액

0세/75만5천

0세/75만5천

3세/19만7천

3세/19만7천

3,4세/19만7천

22만 17만7천1세/

52만1천1세/

52만1천 4세/17만7천

4세/17만7천2세/

40만5천2세/

40만5천

자료: 보건복지부 내부자료(2012); 이여진(2012), 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논점 381호 표1을 수정함: 0~2세의

경우 기본보육료(0세:36만1천원, 1세:17만4천원, 2세:11만9천)가 시설의 영아수에 따라 연령별로 균등

지원되며 이를 포함한 금액임

보육료 지원은 부모의 비용부담을 덜어주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평가되어 왔다.

그러나 2009년 보육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4년에 비해 보육비용 총액은 유사

하지만 2009년에는 2004년 대비 순비용은 감소하고 추가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나

타났다. 주요 이유는 정부가 지원하는 보육료는 보육시설 이용비용 중의 일부이며

보육시설 이용비용은=보육료+기타 필요경비로 구성되고, 기타필요경비는 전적으

로 부모들이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가비용의 부담 즉 기타필요경비의

부모 부담은 보육료 부담을 경감시키지 못하는 주요한 이유가 된다. 심지어 보육

료 면제 아동(기초생활수급대상 가구)의 경우도 가구소득 대비 4.6%인 월평균 5만

5천원의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육아정책연구소, 2010:149).

기타 필요경비의 책정은 지자체에서 상한선을 정해 이루어지고 있는데 서울시의

경우 2010년에 특기활동비의 수납한도액이 월 10만 원 이하인 지자체가 13개였으

며, 월 10만~20만원이 11개, 강남구는 월23만원이었고, 이러한 특기활동비의 증가

율은 전년 대비 물가인상률55)을 초과하는 것으로 성동구는 10만원에서 15만원으

로 50%가 증가했으며 강남구는 15만원에서 23만원으로 53.3%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여진, 2012). 또한 2011년의 경우 현장학습비가 연 15만원~25만원, 특

55) 2010년의 물가인상률은 2.9%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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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114

별활동비가 월 8만원~23만원, 기타 입소료와 차량운행비, 사진비 등등으로 2만

원~5만원이 자치구별로 허용되고 있으며 이는 어린이집의 총 세입 대비 수익자부

담금이 평균 2.9%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서울시, 2012). 이와 같은 별도의

보육료 수납이 특별활동비, 기타필요경비, 기타운영비 등의 명목으로 부모의 부담

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상보육은 그야말로 실질적인 무상보육이 아니며, 동시에

부모의 부담을 줄여주는 보육료 지원의 효과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 또한 이

러한 기타 필요경비에 대한 부담은 국공립이나 법인에 다니는 아동보다 민간 시

설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민간시설의 경우 각종 관리비를 기타 필요경

비를 통해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관리운영비 중 운영경비로 분류되지

않은 건물임대료, 감가상각비, 건물융자금의 이자, 차량할부금 등의 기타운영비를

수입(보육료 수입 + 기본보육료 수입) 총액 대비 10%만을 허용하고 있는데 서울

시의 경우 이를 지키는 민간보육시설과 가정어린이집은 각각 47.8%, 66.7% 밖에

되지 않았다(서울시, 2012). 이와 같은 보육료 지원체계는 정부가 보육료 지원을

통해 재정을 확대하더라도 부모들의 부담을 낮출 수 없으며 한마디로 밑 빠진 독

에 물붓기라는 비유로 표현될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 소득계층에 관계없이 ‘무상

보육’을 실시한다는 보편적 무상보육 취지는 유명무실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보육예산에 포함되어 있으나 보육서비스 정책이라기

보다는 소득보장정책에 해당하는 양육수당은 시설 미이용 아동에 대한 선택권이

라는 명목으로 지급되고 있다. 어린이집 수요를 부모들의 직접 돌봄으로 돌리는

양육수당은 현재 최저생계비 120%(4인가구 기준 월 179.5만원) 이하 가구를 대상

으로, 12개월 이하는 월 20만원, 13~24개월 이하는 월 15만원, 25~36개월 이하는

월 10만원을 지급한다. 관련 예산은 2012년 총 2,138억 원이며 국고 부담이 48%,

지자체 부담이 52%이며, 2011년의 양육수당 지원 아동은 8만5천명이고, 2012년의

최저생계비 120%이하의 대상아동은 약 9만6천명으로 조사되었다. 양육수당에 대

한 여야 정당의 지원확대는 소득과 관계없이 확대하는 것으로 발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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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15

<표3-6> 2013년 양육수당 지원확대에 대한 정부 및 정당 입장

정부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시설미이용아동에게 소득하위 70%(4인가구 기준 월 524만원)까지 확대하여 월 10만원 지급예정

시설미이용아동 0~2세 전체 아동에게 20~10만원 지급예정

시설미이용아동 0~2세 전체아동에게 20~10만원 지원 및 3~5세 10만원 지원

자료: 조은영(2012), “출산.보육지원 재정소요 추계와 정책과제” 국회예산정책처, p.15 재구성.

3. 공공성의 관점에서 본 현 보육정책의 문제점

크게 3가지로 현 보육정책의 문제점을 공공성의 측면에서 제기할 수 있다. 첫째,

보육서비스를 이용할 권리와 접근성의 문제이다. 서비스의 욕구는 소득과 관계없

이 발생하며 이러한 서비스 욕구를 보편적으로 충족시킬 국가의 책무가 있다. 따

라서 서비스의 공급과 관련하여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이용자들의 수요를 반

영할 수 있도록 공급량을 확대해야 하는데 현 보육정책은 공급구조에 대한 준비

없이 보육료지원확대만을 발표함으로써 보육서비스 공급은 시장에 맡겨버린 채

국가 재정을 투입하는 비상식적 행정의 사례를 보여주었다. 이에 따라 현재 보육

시설의 대기자 수 증가와 민간보육시설 우위의 운영구조를 보다 심화시켰다. 공공

시설을 확충하지 않은 채 보육료를 전액지원하는 정책을 발표하자 어린이집의 수

요가 급격히 증가했고 부모들은 어린이집 등록을 위해 오히려 보육시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상태까지 초래되기도 했다. 실제로 보육시설이 입소자를 선택하는 사

례가 발견되고 있으며, 종전에 수익자부담 없이 지원하던 각종 서비스를 중단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둘째, 서비스 품질의 문제이다. 서비스의 공공성은 국가의 재정부담 증가만으로

평가될 수 없다. 국가 재정이 어떻게 투입되고 어떻게 쓰여 지는 가에 대한 투명

한 관리와 공익의 추구를 통해 공공성이 실현될 수 있다. 보육예산 가운데 보육료

지원의 경우 영유아에 대한 개인별 지원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민간과 가

정 등의 시설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국공립보육시설에 대한 양육자들의 선

호는 국가의 관리 감독과 그에 따른 투명한 운영 그리고 사적인 이윤의 추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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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116

배제되어 있는 공공시설에서의 서비스로 인한 품질의 만족도를 반영한 것이다. 보

육료 지원에 대한 국가부담이 증가하는 시점에서 막대한 예산 투입에 대한 투명

한 운영관리는 정부의 책임이자 국민의 권리이다. 보육료의 투명한 사용이 담보되

어야 보육서비스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명성과 공익성을 담보한 보

육시설의 확대가 필요하다.

셋째, 보육료지원의 적절성 문제이다. 현재의 보육료 지원은 보육서비스를 이용하

는 영유아에 대한 아동별 지원 형태이다. 이는 보육시설 이용시간에 대한 구분 없

이 보육시설 운영시간인 12시간(07:30~19:30)을 기준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원

의 조건 역시 양육자의 취업여부 등과 관계없이 균등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보육

서비스의 욕구에 대한 보편적 서비스 이용은 보장하되, 보육정책의 목표를 고려하

여야 하며 이는 양육자의 일가정 양립을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따라

서 양육자의 활동 상태를 고려한 보육시설 이용시간의 다양화와 함께 이를 기준

으로 한 보육료 지원 즉 양육자(부모)의 비용부담도 재설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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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17

Ⅳ. 정책 제언

1. 보육서비스 공급구조 개선: 보육법인화와 양육수당의 서비스로의 전환

보육서비스가 시장지배력을 갖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국공립보육시설 등 공공성

을 담보한 보육시설의 비중을 증가시켜야 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주요 국가

의 국공립 보육시설 비율을 비교해보아도 스웨덴과 프랑스는 70~80%가 공립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독일의 경우도 32% 수준이다.

<그림3-3> 주요 국가의 국공립 어린이집 비율(2008, 한국 2011)

해마다 보육예산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보육서비스의 공급구조가 민간 지배적인

구조에서 개선되지 않은 것에 대한 이유는 여러 차례 지적되어 왔다. 국공립 신축

예산의 비현실적 설정, 지역차원에서 민간 보육시설의 반발 그리고 지자체에서의

비협조 등이 국공립 확충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현실화시키지 못한 이유였

다. 또한 보육료 지원의 확대에 따라 어린이집을 이용하려는 영유아가 증가하면서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는 민간 및 가정어린이집은 상대적으로 더욱 늘어났고, 결과

적으로 양적으로 증가한 민간보육시설에 비해 양적으로 정체인 국공립 보육시설

의 시설 비율은 더욱 줄어들게 되었다. 이러한 한계에 봉착하면서 일부에서는 국

공립 보육시설의 30%를 주장해야 하는 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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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118

국공립 보육시설의 확충과 일정비율의 점유를 언급하는 이유는 시장지배력 때문

이다. 보육료 전액지원 등으로 보육 예산이 수조 원 투입되는 보육시설은 투명하

게 운영되어야 하며 이는 사적인 수익창출 경로가 될 수 없다. 공익적 목표를 가

지고 운영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보육서비스 공급구조가 민간이 90%를

지배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변화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는

이러한 민간의 시장 지배력을 견제하고 견인할 수 있는 장치이며 이것이 국공립

30%라고 할 수 있다. 시장지배력에 대한 효과성을 위해 시설비율을 강조하는 것

이며 따라서 이용아동비율로 접근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즉 이용아동비율

로 설정할 경우 극단적으로 몇 백 명 규모의 대규모 국공립보육시설의 신설을 통

해 이를 달성할 수는 있으나 국공립보육시설에 대한 접근성과 지역적 차원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담보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지자체 차원의 접근과 성과가 주목

되는 서울시는 우선적으로 국공립 보육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동별

2개소 설치를 목표로 2014년까지 287개의 신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는 주목할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국공립 확충을 전제함과 동시에 투명성과 공익성을 담보한 보육서비스 공급구조

개선안은 2가지로 제시할 수 있다. 첫째, 국공립보육시설의 신축에 따른 현실적

예산 설정 둘째, 보육법인화 추진이다. 국공립 확충을 위한 방안은 일차적으로는

규모의 경제에 얽매이지 않는 작지만 접근성이 뛰어난 다양한 국공립 보육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영유아보육법의 개정이 필요하며, 최근에 논의되는

연기금을 활용한 사회복지인프라 확충도 검토해보아야 할 것이다. 국공립 확충과

더불어 보육서비스의 공공성 증대에 부합하는 보육시설의 확대를 위해 법인보육

시설의 증가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민간 보육시설 등의 법인화는 자산 출연형

태와 재산권 행사 등과 관련한 제한점이 존재하므로 사회복지사업법에 근거한 사

회복지법인격과 동일한 법인화 추진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보육사업의 공공재로

서의 특징과 보육시설의 유형과 사업 범위, 재산 출연형태 등을 고려하여 영유아

보육법의 개정을 통한 별도의 보육법인 추진을 검토해볼 수 있다. 보육법인의 추

진은 향후 국공립 보육시설의 확충과 함께 보육 공급구조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보육수요에 대한 공급주체의 책임이 국가에 있다는 점에 근거하여 향후

신설되는 보육시설은 법인격을 지니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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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19

보육시설은 보육법인격을 지니도록 함과 동시에 기존의 가정어린이집의 법인격

전환을 지원하고, 법인격과 동일한 운영구조를 선택할 경우 운영비를 지원함과 동

시에 보육시설장의 인건비를 현실화하여 지원하고, 자산 출연에 따른 비용(임대료

및 이자)을 국가가 부담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보편적 복지의 주요 내용은 서비스에 대한 보편적 이용이다. 즉 필요한 보육서비

스에 대한 접근성이 확보되고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누구나 이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보편적 보육서비스이다. OECD 보육정책 평가보고서는 ‘보편적 보육은 부모

가 자녀의 보육서비스 참여를 원할 경우 아동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정의한

다(이옥, 2012). 그런 점에서 보육서비스를 대체하는 것으로 지원되는 양육수당에

대해서는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양육수당이 여성의 가정내 아이 돌봄을 직접

수행하도록 하며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점은 이미 여러

논의에서 지적된바 있으며(이숙진 2011; 장지연 2011; 백선희 2012; 송다영 2011),

육아정책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양육수당의 수혜자 중 만족한다는 비율은 15%

미만(서문희, 2012)에 그친 것으로 조사되었다. 문제는 양육수당이 어린이집 이용

의 보육서비스를 대체하는 정책수단인가 하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보육’은

사회서비스이며 영유아의 발달에 필요한 보육서비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을

통해 서비스의 보편성을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공급량의 한계로 인해 시설에서의

보육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영유아에 대한 보육서비스의 선택지는 당연히 별도

의 서비스로 제시되어야 한다. 보육서비스를 수당으로 제시하는 것은 서비스의 욕

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구소득의 보전역할을 할 뿐이며, 오히려 보편적

보육서비스 이용권을 제약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시설미이용 아동에게 형평성 차원에서 제시되어야 할 보육정책은 수당이

아닌 서비스로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시설보육의 공급 한계로 인해 보육서비스

욕구가 있음에도 이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시설보육의 단가에 비례하는 보

육서비스 이용을 보장하는 방법이다. 즉 시설 영아의 보육료지원 단가가 0세의 경

우 75만5천원인데(기본보육료 36만1천원+정부지원 39만4천원) 이를 이용하지 못하

는 경우 0세 3명당 보육교사 1명을 기준으로 한 기본보육료이므로 기본보육료의

3분의 1과 정부지원 보육료를 합한 금액에 준하는 가족내 보육서비스 이용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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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120

제공하거나 시간제 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양육수당은 보육이

라는 사회서비스 정책이 아니라 가족에 대한 소득보장정책에 해당한다. 따라서 시

설미이용 아동에게 현금으로 지급되는 양육수당은 폐지되어야 하며, 시설보육에

상응하는 보육서비스 이용권으로 변경되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양육수당을 아동수당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아동수당은 별도의 현금급여제도이며 이를 도입하는 것의 여부는

아동의 권리에 대한 보편적 인정과 아동의 양육에 필요한 비용의 국가부담이라는

의미에서 보편적 복지제도로 도입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OECD 국가들의 가족에

대한 국가의 공적 지출 가운데 현금의 비중은 아동수당제도의 도입과 관련이 있

다. 가족에 대한 공적지출을 살펴보면 OECD 평균이 2.2%이나 한국은 0.6%밖에

되지 않으며 우리의 경우 아동수당이 도입되지 않은 관계로 수당의 비율은 0.02%

로 매우 낮다. 아동수당은 보육정책과는 분리하여 보편적 복지제도로서 검토되어

야 한다.

<그림3-4> GDP 대비 조세지원, 서비스, 현금에 따른 가족급여에서의 공적 지출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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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21

2. 보육서비스의 품질 : 표준보육비용의 재산정과 보육회계의 투명성 확보

보육재정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보육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은 것은 어린

이집이 수납한 보육료가 서비스를 높이는데 사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2011년 보

육예산의 81%가 수요자 지원예산으로 사용되었고, 민간 보육시설의 수입을 구성

하는 것은 영유아 보육료이다. 현재 보육료는 정부의 인건비 지원을 받는 정부지

원시설과 정부지원시설 이외의 어린이집인 정부미지원시설로 구분되어 결정되고,

시도지사는 보육료와 기타필요경비 등을 산정한 수납한도액을 결정한다. 어린이집

원장은 시도지사가 정한 수납한도액 범위 내에서 보호자로부터 보육료 등을 수납

할 수 있도록 제도화되어 있다.

어린이집의 이용비용은 보육료와 기타필요경비로 구성되는데 보육료 전액지원의

경우도 정부지원단가가 표준보육비용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실제 어린이집에서

지출한 내역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2009년에 산정한 97인 시설의 5

세 표준보육비용은 28만 4,200원이나 2012년 5세 누리과정의 보육료지원은 20만원

이다. 표준보육비용보다 낮은 수납한도액의 부족분을 보충하고 민간 시설의 경우

임대료 및 이자 등의 일반관리비를 확보하거나 더 많은 수익창출을 위한 통로가

되는 것이 ‘기타 필요경비’이다. 기타 필요경비는 ‘보육료에 포함되지 않는 현물의

구입비용과 통상적인 보육프로그램에 속하지 아니하는 특별활동. 현장학습에 드는

실비 성격의 비용’이며, 세부내역은 ‘입학준비금, 특별활동비, 현장학습비, 차량운

행비, 행사비, 아침과 저녁급식비, 기타 시도 특성화비용’으로 구분된다. 부모들은

특별활동비, 차량운행비와 아침저녁 급식비를 월 단위로, 현장학습비는 분기별로,

입학준비금과 행사비는 연단위로 어린이집에 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것이 ‘특별활동비’인데 이는 표준보육과정에 따른 연령별 보육프로그램 이외의

활동프로그램을 뜻하는 ‘특별활동’에 드는 비용이다. 기타 필요경비는 반기별로 보

호자별 수납액, 실 사용금액, 남은 금액을 정산하여 그 내역을 어린이집 운영위원

회에 보고하거나 보호자에게 알려야 하지만 실제로 이를 집행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정부미지원시설의 수익을 보장하는 주요 항목이 되는 기타 필요경비는 반기

별로 총 수납액의 일정비율(14%이내, 2012년)을 일반관리비로 인정하여 관리운영

비로 집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기타 필요경비가 많아질수록 그에 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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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반관리비로 확보할 수 있는 금액도 증가할 수 있게 된다. 때문에 특별활동과

관련한 부정행위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사례도 지적된 바 있다. 앞서 지적했듯이

이와 같은 기타 필요경비의 부담은 정부의 보육료 지원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보

육시설 이용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주된 요인이며, 민간보육시설의 수익

창출 통로가 됨으로써 궁극적으로 보육서비스의 질적인 저하를 가져오는 이유가

된다. 표준보육비용과 차이나는 정부지원단가와 기타필요경비의 수납구조가 있는

한 무상보육은 결코 ‘무상’이 될 수 없고, 민간의 수익창출 경로가 됨으로써 보육

서비스의 품질은 저하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타 필요경비가 설정되지 않도록

표준보육비용을 재산정하고 이에 근거한 보육료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2009

년 표준보육비용의 산출항목은 종사자 인건비, 아동급간식비, 교재교구비, 관리운

영비, 시설설치비, 차량유지비로 구성되었다(전체 표준보육비용에서 차량유지비는

포함시키지 않음). 정부지원 보육료의 근거가 되는 표준보육비용의 산출 기준을

실제 어린이집의 운영상 지출과 일치하도록 구성하여야 하며 이러한 기준의 불일

치로 인해 표준보육비용에 의거한 표준보육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직

시할 필요가 있다. 과다한 특별활동도 이러한 구조에서 발생될 수 있다. 기타 필

요경비의 세무 항목들에 대한 검토를 거쳐 현장학습비, 수업 일환의 행사비, 표준

보육과정에 해당되는 필요과목의 특별활동비 등이 반영되는 표준보육비용의 재산

정 과정이 필요하다.

표준보육비용의 재산정을 통한 보육료단가의 조정을 거치고, 어린이집 운영의 재

무회계 규칙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별도의 회계관리시스템

을 통해 어린이집 세입 대비 세출의 관리가 가능하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요구된

다. 회계관리시스템을 통해 예산 및 결산, 수입지출결의서, 인건비 집행 내역, 급

식비 등의 모든 지출이 모니터링 되도록 해야 한다. 회계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는

표준보육비용 재산정은 오히려 민간시설을 배불려줄 수 있으며 영유아가 받아야

할 제대로 된 보육서비스의 품질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장기적으

로 모든 어린이집이 부모로부터 별도의 현금을 수납하지 않는 시스템으로 개편될

필요가 있다. 또한 국공립 및 보육법인이 지배적인 공급구조가 된다면 국가의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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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23

리감독을 통한 보육시설운영의 투명성은 보다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3. 보육서비스 비용의 적절성 : 보육 이용시간의 이원화와 차등부담

‘무상급식’으로 촉발된 보편적 복지 논의가 보육서비스에서는 ‘무상보육’으로 전환

되었다. 무상급식과 달리 보육은 서비스의 형태가 단일화되지 않는데, 즉 급식은

일회적이며 표준화되어 있지만 보육은 서비스에 대한 욕구의 보편성은 존재하지

만 서비스 유형은 다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욕구가 있는 모든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반드시 무상으로 공급되어야 보편적 복지를 실행하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 이용의 보편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보편적 복지이며 무상의 공급이 전

제되어야 보편적 복지인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복지국가로 거명되는 주요 국가들

에서도 보육을 무상 즉 일체의 비용 부담 없이 모든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보육 서비스의 욕구를 가진 사람이 비용부담으로 인해 서비스 이용의 권

리가 배제되거나 시장에 의존하지 않으면 보육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없는 구조를

해결하는 것이 복지국가의 보육정책이다.

먼저, 현재 거론되는 ‘무상보육’의 논의를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은 구

조 하에서 ‘무상보육’ 혹은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보육료 전액지원’과 같은 정책은

비현실적 레토릭에 불과하다. ‘무상’이라면 당연히 한 푼의 현금을 지불하지 않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기 쉬우나 현실은 전혀 이를 반

영하고 있지 않으며 반영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보육료 전액지원’이 ‘무

상보육’인 것도 아니다. 무조건적으로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보육료 전액지원’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부모의 비용부담이 줄어들거나 낮아지는 구조도 아니다. 민간

중심의 보육 공급구조, 표준보육비용 항목과 지원보육료와의 차이, 그리고 기타

활동경비의 수납구조 등을 온존한 채로는 ‘무상’이나 ‘보육료전액지원’이 목표하는

보육비용 부담의 감소와 보육서비스의 질 제고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의무교육 혹은 의무보육의 범주 밖에서 이루어지는 보육서비스에 대하여 대다수

의 국가들은 부모와 서비스비용을 분담하고 있으며 프랑스, 스웨덴, 일본 등 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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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124

분의 국가에서 보육료는 취업모 중심으로 지원(육아정책연구소, 2010:157)하고 있

다. 스웨덴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등도 부모와 일정한 비율로 보육료를 분담하고

있는데 이의 기준은 소득수준, 이용시간, 전체 자녀수 등으로 다양하다. 스웨덴의

경우 전체 자녀수에 따라 월 보육비용의 상한선이 달리 설정되는데 첫째아의 경

우 소득의 3%이내, 둘째아는 2%이내, 셋째아는 1%이내이며, 넷째아는 무료다. 공

보육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이러한 서비스 이용을 보장함과 동시에 만3~6세 아동

에게 주당 15시간까지, 취업모의 경우 주당 40시간까지 무상보육이 이루어진다.

영국은 2006년 4월부터 모든 3~4세 아동은 주당 12.5시간, 연간 38주의 무상보육

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표3-7> 주요 국가의 보육료 비용분담

국가 비용분담

스웨덴

o 이용시간, 월수입, 전체 자녀수에 따라 차등 분담- 1999년 부모비용 상한제를 실시하고, 부모부담이 일반가구소득의 3%를 넘지 않도록 함- 실제 보육비용의 약 11%를 부모가 부담

프랑스

o 3세미만의 보육시설 이용은 8%, 3세 이상은 거의 100% 모성학교((Ecole Maternelle)에 취원- 보육시설 차등부담, 모성학교는 기본서비스는 국가부담이며 부가서비스는 차등부담

호주

o 2000년 7월부터 소득계층별 보육료지원(아동보육급여)- 인가보육시설의 경우 주20시간 보장, 그 이외에는 취업 등 조건에 따라 주50시간 혹은 그 이상 지원 - 영유아 부모는 전체 보육비용의 31%를 부담

일본o 7계층으로 나눠 보호자 소득기준별 차등 지원- 생활보호법 피보호세대는 무상, 그 이외는 전년도 과세수준에 따라 보육료 차등

이상의 내용을 통해 보육서비스의 경우 절대적 빈곤층을 제외하고는 상한선을 정

하거나 가구소득대비 일정비율을 제한하여 부모부담을 규정하고 있으며, 무상보육

이 이루어지는 경우라도 일정한 시간을 정하여 비용부담 없이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의 경우 발표된 보육정책 계획대로라면 보육시

설을 이용하는 모든 아동에게 운영시간에 해당하는 하루 12시간씩 보육료가 전액

지원되는 형태가 될 것이다. 그러나 ‘보육료 전액지원’이 실질적인 ‘무상’이 아님

은 앞서 언급한 바 있으며, 여기서는 현재와 같은 보육료 전액지원 방식과 부모부

담 그리고 보육서비스 질의 관계를 재검토함으로써 보육료 지원체계의 변화를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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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25

색하고자 한다.

현행 보육료 지원은 모든 아동이 하루 12시간 보육시설에 머문다는 가정 하에 제

공되고 있으며, 보육료 전액지원에 따라 과잉수요가 발생, 실질적인 서비스 수요

자의 이용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더불어 민간 중심의 공급

구조 등 인프라는 변화되지 않은 상태로 보육료전액지원이 이루어짐으로써 민간

우위, 공급자 중심의 구조가 강화되었다. 보육서비스 공급에 대한 양적, 질적 변화

없는 보육료 전액지원은 민간 보육시설의 영향력을 강화시킬 것이며, 민간시설의

수익구조를 고려할 때 보육료전액지원의 결과는 오히려 보육서비스의 품질 악화

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보육서비스의 공공성 확보 관점에서 보육서비스 이용

부담의 적절성 문제를 논의해야 하며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보육이용시간

의 이원화와 보육료 부담의 차등화로 접근하고자 한다.

우선, 12시간 이용을 전제로 한 보육료 지원을 재검토해야 한다. 2009년의 보육실

태조사결과 영유아의 평균적인 보육시설 이용시간은 7시간 25분으로 조사되었다.

육아정책연구소(2011)는 보육시설 이용시간을 개편할 경우 오후 2~3시를 기준으로

나누는 것과 취업모와 미취업모에 따라 보육이용시간에 대한 조건을 분리하는 것

이 필요하다는 안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취업여부에 관계없이 종일 12시간 보육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임을 감안, 보육서비스 이용권을 보장하고 취업여

부에 따른 특성을 반영한 보육이용시간 이원화와 보육료지원체계를 재편할 수 있

는 방안을 검토해보아야 한다.

스웨덴이나 일본과는 달리 우리의 보육서비스는 취업모를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

지 않다. 취업모 중심의 보육서비스는 여성의 일가정양립을 지원하고 경제활동을

촉진한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이나 또한 미취업모를 배제함으로써 서비스 이용의

보편성과 미취업모의 경제활동 및 사회활동의 가능성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동할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 사회의 현실에서 이미 취업모와 미취업모에게

동일한 보육서비스가 제공된 역사적 상황을 돌이킬 수 없는 제약도 존재한다. 따

라서 취업모와 미취업모 즉 양육자의 취업 등 활동여부에 따라 보육서비스의 이

용을 달리하는 방안은 상당한 저항을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보편적 보육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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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126

이용을 보장하고 양육자의 취업 및 활동상태에 따라 영유아의 보육시설 이용시간

이 차별화되는 점을 고려하되 적절한 비용분담을 통한 보육서비스 질 제고를 추

구할 필요가 있다. 보육이용시간의 이원화는 서비스 이용의 보편성을 보장하되,

미취업모의 12시간 보육의 수요를 합리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보육

이용시간은 기준보육시간과 추가보육시간으로 이원화하고, 기준보육시간은

07:30~15:00로, 추가보육시간은 15:00~19:30으로 하되, 야간보육 등도 해당하도록

한다. 양육자의 취업과 관계없이 모든 영유아는 기준보육시간(07:30~15:00)의 이용

을 보장하며, 추가적인 보육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차등부담하도록 보육료지원체계

를 개편할 수 있다. 다만, 추가보육시간의 경우 모의 취업여부를 반영하여 보육서

비스 이용시간에 따른 조건 및 비용부담을 구분할 것인가는 좀 더 검토해볼 수

있다. 스웨덴과 일본 등은 공보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는 ‘취업이나 학

업으로 돌봄을 수행하지 못하는 가구의 미취학아동’에게 주어지고 있다.

<표3-8> 보육이용 시간 이원화와 차등부담

보육시간 07:30 ~ 15:00 (기준보육) 15:00 ~ 19:30(추가보육)

양육자특별활동비 등의 부모 부담 없이

보편적 실질적 무상보육차등부담 이용

보육시간의 이원화는 특별활동비 등의 별도 부모부담이 발생하지 않고, 급식비 및

일반관리비의 감축요인을 반영하여 표준보육비용을 재산정하여야 하나, 인건비와

급식비, 관리비의 차이만을 고려할 때 만4세의 경우 최대 22,000원이 낮아지는 것

으로 조사되었다(육아정책연구소 2011;168). 기준보육시간과 추가보육시간을 모두

이용하는 경우 표준보육비용은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며, 추가보육에 대해서만 소

득별 차등부담을 통해 분담하도록 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부모들은 보육료를 가구

소득 기준에 따라 차등분담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나 부모의 입장에서

이는 기존에 부담하지 않았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즉 이미 대부

분의 부모들은 ‘기타 필요경비’의 명목으로 일정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데 보육

시간을 이원화할 경우 기준보육시간은 일체의 비용부담 없는 실질적인 무상보육

을 전제하는 것이며, 추가보육시간은 이를 이용한 경우에 한해 차등부담이 이루어

지는 것이다. 따라서 차등부담을 피하고 싶은 부모는 기준보육시간만을 이용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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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27

되고, 추가보육은 실질적인 보육서비스의 수요자인 취업모의 이용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또한 취업모의 보육서비스 이용을 보장하기 위해 취업 및 활동 여부에 따라

차등부담율을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보육시간 이원화는 보육교사의 근무시간에 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12시간 운영시간에도 불구하고 8시간 근무제를 준수, 초과 시간에 대해서는

시간외수당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표준보육비용에 반영되어 있지 않을뿐

더러 정부보육료지원에도 반영되지 않아 결과적으로는 부모부담비용으로 전가되

고 있다. 보육시간 이원화를 통해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한 기준보육시간으로 표

준보육비용을 산정, 이외의 보육시간은 추가보육시간으로 포함하여 보육교사 2교

대제 혹은 1.5 보육교사제와 병행 실시, 보육교사의 근무환경을 개선함으로써 보

다 좋은 보육서비스의 제공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Ⅴ. 나가는 말

본 논의는 보육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공급구조, 서비스 품질 그리고

비용의 적절성을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했다. 보육의 공공성 강화논의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은 인력과 프로그램 그리고 보육서비스의 질 관리를 위한 제도

적 관리방안이며 이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도 지속되어야 할 부분이다. 보육정책은

늘어나는 보육재정에 걸맞는 인프라와 관리체계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 보육에 대

한 국가 책임이 민간에게 서비스를 위탁함으로써 수행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국가

는 보다 철저히 보육재정의 사용과 보육서비스의 품질을 관리하여야만 한다. 지금

우리의 보육서비스 전달체계는 비정상적으로 왜곡되어 있다. 보육예산은 공공의

이익에 맞게 사용되고 있는지, 이를 위한 인력 및 서비스 공급체계를 갖추고 있으

며,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관리 및 평가체계가 구축되어 있는지, 그리고

보육서비스의 이용자와 제공자의 상태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등이 다시 점검

되고 정책설계를 재편해야한다. 그것은 이미 GDP 대비 1% 수준에 육박하는 보육

재정의 규모로 인해 더욱 절박해졌으며, 재정의 크기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재

정의 지출방식에 따라 정책의 목표를 성취하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에 놓여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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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128

인식해야 한다. 좋은 서비스가 담보되지 않는 부모부담 감소는 보육재정의 낭비이

며 보육에 대한 국가적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 보육재정의 지출구

조와 보육서비스 공급구조에 대한 재편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판단된다. 일부에

서는 막대한 재정 투입 사업인 만큼 국가의 관리와 감독이 보다 강화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보육공단 혹은 보육청의 설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평가인증과

보육교사 자격관리를 맡고 있는 보육진흥원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개편도 논의되

며, 보육료 지원에 포함된 보육교사 인건비의 지급구조를 지자체의 직접 지급으로

바꾸고 고용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보육의 권리는 아동에게 있다. 이 글에서 다루고 있지 못하지만 누리과정의 도입

과 함께 0~5세 아동의 보편적 돌봄과 보육과 유치원의 이원화된 지원체계도 ‘공

공성’과 관련해 논의해야 할 문제이다. 유보통합, 연령별이원화 등의 문제는 누리

과정의 재원이 지방재정교부금으로 충당된다는 점에서 머지않아 본격화될 가능성

이 있다. 아동의 관점에서 보편적이고 차별 없는 지원이 이루어져야 된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될 것이다.

보육서비스의 공공성 확대를 위한 논의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의 문제도 짚

어보아야 한다. 정부의 보육료 지원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보육료 부담은 줄어들지

않았다. 서비스 품질은 여전히 신뢰할 수 없는 상태이나 국공립은 늘어나지 않고

이제는 근처 어린이집에 가는 것마저 용이하지 않게 되었다. 양육수당은 보육 서

비스의 욕구를 해소할 수 없다. 이러한 현실적 문제들이 단순히 개별 아동에 대한

보육료 전액지원의 수단으로 해결될 수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미 부담하고 있

는 부모들의 비용분담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보육시설에서 사용될 수 있어야 하며

이러한 관점에서 보육법인화, 양육수당의 서비스 지원으로의 전환, 보육이용시간

의 이원화 및 보육료 차등분담 등을 통해 왜곡된 보육서비스 전달체계를 바로잡

고 누구나 이용가능한 질 좋은 보육서비스의 제공이라는 보육의 공공성이 담보되

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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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29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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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130

발제 2

취학 아동 보육의 공공성 확대 방안

이태수 / 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Ⅰ. 취학아동보육의 정의와 필요성

□ 취학아동보육의 정의

○ 취학아동보육이란 학령기 아동(만6세 이상)의 방과후돌봄서비스(after-scholl

service) 또는 방과후아동보호(after-school care)라고도 부를 수 있는 것으로서,

그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는 다음과 같음.

- 이옥(1997)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대상으로 이들이 학교에서 수업을 마친

후 부모와 만날 때까지 학생과 그 가족을 위해 제공되는 아동보육서비스”

- 이태수 외(2011)에 따르면,

“학령기 아동을 대상으로 정규교육기관의 일과 이외의 시간 동안, 즉 방과후나

방학 중 또는 학교의 수업시작 전 그리고 공휴일이나 주말에 아동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연령에 적합한 활동을 제공하여 아동의 정서적ㆍ사회적ㆍ인지적 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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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31

을 도모하는 아동복지서비스”

등으로 정의되고 있음.

□ 취학아동보육의 필요성

○ 취학아동보육이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정책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배경에는 다

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가 있음(이태수 외, 2011).

- 첫째, 맞벌이 부모의 증가와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의 증가로 인해 발생하는 자

녀양육 및 보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과후돌봄서비스가 필요.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0%를 넘어서고 있으며, 미혼보다는 기혼여성

의 취업이 더욱 증가하고 있음(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07). 특히, 여성이 재취

업을 많이 하는 시기가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부터이므로 이 시

기의 자녀를 둔 가정의 양육을 담당해 줄 방과후돌봄서비스가 필요한 실정임.

- 둘째, 사교육비의 절감을 위해 취학아동보육이 절실함. 어린 자녀들은 보호와

교육이 동시에 필요하기 때문에 부모가 귀가하는 시간까지 사교육 기관에 자

녀를 맡길 경우, 대단히 많은 사교육비가 들게 됨. 많은 사교육비는 가정경제

와 국가에 많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되는 양

질의 방과후돌봄 프로그램은 사교육비를 줄이는데 기여하여 아동을 양육하는

개별가정은 물론(양애경 외 2008), 공교육의 붕괴를 막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가사회적인 측면에서도 필요함.

- 셋째, 이혼율 등의 증가로 인한 한부모 가정 및 저소득층 자녀, 다문화 가정

자녀 등 양육 취약 가정의 증가와 이로 인한 아동보호 욕구의 증가하는 데에

기인함. 이혼율의 증가와 더불어, 부모가 직장에 있는 동안 어린 자녀를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매우 필요하게 됨. 특히, 저소득층 한부모가족

자녀의 방과후 방치는 비행, 탈선의 가능성을 높이고 이는 학교에서의 학업실

패와 더불어 나아가 빈곤의 세습을 가져오는 기제로 작용하게 되며(김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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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또한, 국제결혼으로 인한 다문화 가정이나 외국인 근로자 자녀, 북한 이

탈 주민 자녀 및 아동의 증가는 단순히 자녀를 돌봐줄 성인이 없는 가정의 문

제를 넘어 이들이 한국 사회에 건강하게 정착하는데 필요한 사회적, 교육적 서

비스로서 방과후돌봄 프로그램이 필요함을 의미함(양애경 외, 2008).

○ 이러한 일반적 필요성 외에도 최근 들어 같은 아동돌봄과 그간 영유아보육의

국가책임 요구가 많이 수용된 가운데 아동돌봄 중 취학연령대가 사각지대로

등장하고 있음.

- 실제 영유아보육정책이 최근 들어 거의 무상보육 수준까지 발전되면서 초등학

교 입학기가 되면서부터 공적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학령기 아동의 방과후 돌

봄기능이 갖는 한계는 더욱 부각되고 있고, 가정 내에서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

는 방과후의 아동돌봄 기능은 미술학원, 피아노교습소, 보습학원 등 사교육시

장에 의해 해결되거나 아니면 아동에 대한 방임상태로 이어여 각종 범죄의 대

상이 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드러나게 됨.

Ⅱ. 취학아동보육의 전개 현황

□ 취학아동보육의 전개 현황

○ 현재 취학아동보육과 관련된 정부의 시책은 여러 가지로 전개되고 있음.

-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관장하는 방과후학교 및 엄마품온종일돌봄교실, 그리고 보

건복지부가 관장하는 지역아동센터의 운영, 오래전부터 운영되어온 영유아보육

시설의 연장보육사업인 방과후보육시설 운영이 대표적임. 그 외에 여성가족부

의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사업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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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33

유형

항목방과후학교1)

엄마품온종일 돌봄교실

지역아동센터2) 방과후 보육시설3)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4)

주무부처 교육과학기술부 교육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근거법 교육법 아동복지법 영유아보육법 청소년활동진흥법

담당교사초․ 중․ 고등 교사,

외부강사돌봄전담강사, 프로그램 강사

생활복지사 보육교사 청소년지도사

대상 초,중,고등학생유치원 원아,

초등학생

18세 미만의 아동저소득층 아동

우선초등학생

맞벌이·한부모·부모의

실직·파산·신용불량 등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방과후 홀로

지내는 청소년(초4-중2)

운영주체

시․ 도 및 지역 교육(지원)청

학교장 직접 또는 위탁 운영

시․ 도 및 지역 교육(지원)청

학교장 직접 또는 위탁 운영

개인, 종교법인, 사회복지법인

보육시설 청소년수련시설

개소(시점)

11,307개(2011.6 기준)

688개소(2012.1 기준)

3,985개소(2011.5 기준)

516개(2010.12 기준)

161개(2010 기준)

명(시점)

4,558,656명(2011.6 기준)

-104,982명

(2011.12 기준)8,503명

(2010.12 기준)6,645명

(2010 기준)

비고 확충 확충확충

2004년 국고지원 시작

확충계획 중지2005년 시범 실시, 2009년 일반회계

전환

<표 4-1> 방과후돌봄서비스 유형별 현황

출처: 1) 교육과학기술부 홈페이지(http://www.mest.go.kr)

2) 지역아동정보센터 홈페이지(http://www.icareinfo.info)

3) 보건복지부(2011). 보육통계(2010.12기준)

4) 2011 청소년백서,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홈페이지(http://www.youthacadem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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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134

□ 취학아동보육의 과제

① 방과후돌봄의 사각지대 잔존

○ 현재 지역사회 내에서 우선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6~17세 아동청소년들을 살펴

보면, 상대아동빈곤율 14.6%를 적용해보았을 때 117만 명이며 지역아동센터,

방과후 학교,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사업 등 어떠한

형태로든 보호를 이용하고 있는 아동청소년은 55만 명이기 때문에 아직도 사

각지대에 놓인 아동청소년이 62만 명에 달하고 있음.

- 나아가 열쇠아동처럼 방과후 부모에 의해 직접 돌보아지지 않는 아동들을 포

함하는 경우 방임아동의 규모는 상당규모로 존재하고 있다고 추정됨.

- 따라서 방과후돌봄서비스를 책임질 인프라는 지금보다 훨씬 확대되어야 함.

② 방과후돌봄정책의 혼선

○ 현재 방과후돌봄정책을 교과부, 복지부, 여가부에서 각각의 예산과 행정지침을

갖고 나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어 오히려 지역사회 현장에서 아동과 학부모

의 혼란이 초래되고 있음.

- 그 중 방과후학교와 지역아동센터 간의 갈등현상이 빈발하고 있고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그 혼란 현상이 다반사로 진행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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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35

<그림 4-1> 취학아동보육의 전달체계

출처 : 김현국(2011).

③ 지역아동센터의 공공성의 취약

○ 취학아동 돌봄의 한 축인 지역아동센터가 팽창되는 속도에 비해 운영 주체의

공공성이 취약한 것도 큰 문제점 중에 하나임.

- 2011년 12월 현재 지역아동센터 운영실태보고서에 의하면 총 3,985개소 중 개

인이 운영하는 경우가 2,455개소, 62.6%에 달하며, 이에 비해 사회복지법인 등

공익법인은 797개소 20.0%에 불과. 또한 종교단체는 568개소, 14.3%에 해당한

다. 특히 공립시설인 지자체운영시설은 단 4개소만 있는 실정.

- 이렇게 법인이 아닌 개인이나 단체의 성격을 가진 주체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

은 지역아동센터의 공공성과 지속성, 투명성 등의 측면에서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자아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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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136

<표 4-2> 지역아동센터의 운영주체별 수 및 구성비

(개소, %)

연도

구분2005년 2006년 2007년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합계1,709(100.0)

2,029(100.0)

2,618(100.0)

3,013(100.0)

3,474(100.0)

3,690(100.0)

3,985(100.0)

비영리법인348

(20.4)478

(23.6)524

(19.9)605

(20.1)707

(20.4)725

(19.6)797

(20.0)

재단법인117(6.8)

144(7.1)

146(5.6)

180(6.0)

235(6.8)

252(6.8)

281(7.1)

사단법인61

(3.6)89

(4.4)111(4.2)

123(4.1)

148(4.3)

142(3.8)

176(4.4)

사회복지법인

170(10.0)

245(12.1)

267(10.1)

302(10.0)

324(9.3)

331(9.0)

340(8.5)

종교단체618

(36.2)757

(37.3)861

(32.9)902

(29.9)737

(21.2)710

(19.2)568

(14.3)

시민단체139(8.1)

66(3.3)

80(3.1)

97(3.2)

92(2.6)

95(2.6)

112(3.8)

개인559

(32.7)660

(32.5)1,085(41.4)

1,322(43.9)

1,873(53.9)

2,079(56.4)

2,455(62.6)

지자체4

(0.2)5

(0.3)4

(0.2)6

(0.2)4

(0.1)4

(0.1)4

(0.1)

기타41

(2.4)63

(3.1)64

(2.5)81

(2.7)61

(1.8)77

(2.1)49

(1.2)

주: 기타는 의료법인, 학교법인, 아파트운영회 등임.

출처 : 지역아동센터중앙지원단(2012), 「전국 지역아동센터 실태조사보고서(2011년 12월 기준)」, p.24의

표를 재구성.

Page 137: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37

<그림 4-2> 지역아동센터의 운영주체별 구성비의 변화 추이

○ 한편 지역아동센터 예산의 급속한 팽창이 이루어지고 있어, 2005년 개소 당 월

200만원의 운영비가 충분치는 않지만 2011년 두 배 수준으로 인상됨으로써 개

인 운영자의 급속한 유입의 원인이 되고 있는 상태임.

- 국가예산도 2011년 현재 700억 원 정도가 투입되고 있어 지방비까지 포함하면

1천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여되고 있는 바, 운영주체의 공공성이 미약한 상태

에서 예산 집행의 효과성이 담보되고 있는 지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일어날 법

함.

- 또한 향후 취학아동의 보육을 사회적 책임이란 원칙에서 풀어가려 할 때 지역

아동센터 운영주체의 공공성 취약이란 한계가 어떻게 발목을 잡을 지 심각히

검토해 보아야 할 시점에 이르렀음.

Page 138: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2012.08.23138

구 분 2004년 2005년 2006년 2007년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지원 개소 500 800 902 1,800 2,788 2,788 2,946 3,260

지원 단가(만원/월, 개소)

67 200 200 200 220상:220하:320

320 370

중앙정부예산(억 원)

12 73 98 206 282 457 576 695

<표 4-3> 지역아동센터 예산 지원 현황

주) 자치단체 경상보조(보조율 : 서울 30%, 지방 50%)

Ⅲ. 취학아동보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핵심 과제와 대안

과제 1. 취학아동보육의 공적 체계 구축

□ 핵심사항

○ 현재 취학아동보육을 위한 공적 체계가 일원적으로 구축되지 않는 데에서 사

각지대가 온존되고 정책의 효율성이 떨어지며 이는 결국 방과후보육에 있어

공공성이 담보되지 못하는 결과로 귀결되는 것임. 그렇다면, 적절한 취학아동

보육의 공적 체계는 어떻게 구축되어야 하는 가에 대한 해답이 시급히 강구되

어야 함.

□ 주요 선진국의 방과후보육체계

○ 그렇다면 선진국가들의 방과후보육체계는 어떻게 구축되어있는가를 먼저 살펴

볼 필요가 있음.

Page 139: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39

① 스웨덴

- 먼저 스웨덴의 경우는 교육부의 책임 하에 방과후보육정책이 전개되고 있으며,

지방정부 중심으로 방과후보육 조정자에 의해 일관되게 운영되고 있음.

<그림 4-3> 스웨덴의 방과후보육체계

Page 140: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2012.08.23140

② 일본

- 일본의 경우는 문부과학성과 후생노동성이 방과후아동대책위원회를 두어 양부

처의 정책을 조율하는 가운데, 시정촌의 방과후보육을 위한 위원회가 설치되어

이곳에서 학교와 지역사회내의 관련 시설 간의 조정역할을 전개하고 있음.

<그림 4-4> 일본의 방과후보육체계

Page 141: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41

③ 영국

- 영국의 경우는 교육부와 학교를 중심으로 방과후학교가 실행되고 있으며, 다만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원활히 하기 위해 학교와 이를 연결하는 코디네이터가 배

치되어 있음.

<그림 4-5> 영국의 방과후보육체계

Page 142: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2012.08.23142

□ 한국적 상황에서의 대안

① 대안 A : 학교와 지역사회 병존형

○ 이 대안은 현재의 학교와 지역사회가 갖고 있는 특징과 속성을 그대로 인정한

채 두 영역의 협력/조정메카니즘을 통해 취학아동의 보육을 위한 공적체계를

좀 더 효율화하자는 방안임.

- 구체적으로는 지역사회에 교육청과 지방정부, 민간의 대표들이 모여 있는 방과

후돌봄협의체를 만들어 주요한 거버넌스구조로 삼고, 그 산하에 방과후돌봄센

터를 만들어 실제 조정협력의 실무를 담당하고 학교와 지역사회를 아우르는

폭넓은 네트워크체계를 만드는 것임.

- 특히 지역사회에는 아래 그림처럼, 1차, 2차, 3차에 걸친 아동관련 인프라들이

존재한다고 보았을 때 이들을 네트워크로 묶어내는 역할이 방과후돌봄체계의

실제적인 작동에 매우 필수적인 사항일 것임.

Page 143: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43

<그림 4-6> 지역사회내의 방과후돌봄을 위한 네트워크체계도

방과후 2차안전망

-다양한 연계/프로그램제공을

통한 지원서비스 제공

방과후 1차망

- 일정시간 안전한

장소에서 보호 및

다양한 서비스 제공

CYS-net

학교사회복지

사파견사업

지역아동센터

방과후

아카데미

We-start

방과후학교

-초등방과후

보육

드림스타트

방과후학교

-특기적성/교과지도

교육복지투자우선지원사업

보건소

가정위탁

지원센터

아동보호

전문기관

상담소

수련시설

복지관

쉼터/

그룹홈

청소년

지원센터

종교/

시민단체아동청소년

인권센터

관련협의회

다문화

지원센터

건강가정

지원센터

방과후 3차 안전망

- 문제해결을 위한

전문지원기관

○ 결국 이러한 네트워크를 실제 구축하고 작동시키는 체계는 교육청과 지자체가

함께 만든 ‘방과후돌봄협의체’(의사결정구조)와 ‘방과후돌봄센터’(실행기관)가

되는 것임.

Page 144: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2012.08.23144

<그림 4-7> 방과후돌봄협의체 중심의 체계

지자체 교육지원청

방과후돌봄협의체

방과후돌봄센터

권역별

네트

워크

권역별

네트

워크

권역별

네트

워크

권역별

네트

워크

지역아동센터

방과후

아카데미

방과후

학교

종일돌봄

교실

드림

스타트

위스타트

교육복지우선사업

학교사회복지사

파견

지역 아동청소년

네트워크

Page 145: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45

② 대안 B : 학교중심의 ‘방과후돌봄학교’체계의 구축

○ 이 대안은 현재 지역사회에서 가장 훌륭한 공간적/기능적 인프라는 학교이므

로 학교를 중심축으로 하여 지역사회 내에 다양한 인프라를 통합적으로 묶어

‘방과후돌봄학교’로 관리하는 방안임.

- 방과후돌봄학교는 기존의 방과후학교와 방과후돌봄교실을 포함하여, 지역사회

내 지역아동센터, 작은 도서관, 청소년공부방 등 돌봄 공간은 물론, 복지관, 아

동보호전문기관, 청소년상담센터, 청소년수련관 등 아동이용시설을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방과후아동의 돌봄 문제를 해결하는 C/T 위상을 차지함.

- 특별히 이 체계는 현재 학교가 지니고 있는 지역사회와의 소통에 대한 한계나

그 독특한 운영구조를 염두에 두어 학교사회복지사와 같은 코디네이터를 학교

에 배치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 또 다른 특징임.

Page 146: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2012.08.23146

<그림 4-8> 방과후돌봄학교 중심의 체계

방과후돌봄학교

방과후

학교지역아동센터

작은

도서관

청소년

공부방

복지관

상담센터

아동학대기관

수련관

공공문화체육시설기타시설

학 교

코디네이터

Page 147: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47

과제 2. 지역아동센터의 공공성 확보 방안

□ 핵심 내용

○ 지역아동센터를 설치함에 있어 사회복지사업법 제34조 제2항에 의거 누구든

신고․설치할 수 있다하더라도,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책무성 있게 돌봄

서비스를 수행할 주체는 적어도 공익적 성격의 법인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현재의 개인시설을 법인시설로 대거 유입토록 하고, 다른 한편으론 향

후의 방과후돌봄수요 충족과정에서 공립지역아동센터를 확대하도록 함.

□ 근거

○ 현행 사회복지사업법을 비롯하여 아동복지법 등 개별 복지법에는 시설 설치를

개인을 비롯한 모든 주체들에게 허락하는 1997년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취지를

따르고 있음.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다수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보조금 지원 지

원에서는 법인시설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 그러나 지역아동센터

는 2005년 본격적인 운영비지원을 행할 때 대부분의 센터가 급박하게 보호가

필요한 빈곤아동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운영주체를 불문하고 지원을

하기 시작.

- 이는 결과적으로 열악한 처지에서 충분하게 빈곤아동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던

현실을 타개하고 지역아동센터의 저변을 넓히는 데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다른

한편으론 공공성을 객관적으로 담보하지 않은 채 개인의 신분으로 센터를 운

영하는 경우가 확대되는 부정적인 면을 가져왔음.

- 따라서 점차적으로 개인시설의 법인화를 유도하고, 법인시설에 대해 운영비 전

액을 재정 지원하는 방식으로 나갈 필요가 있음. 이는 법령 사항이라기보다는

재정지원에 대한 지침을 활용하여 구현할 수 있으며, 다만 이때 현재의 사회복

지법인 설립 규정을 바꾸어 소규모자산의 경우에도 가능하도록 하는 선결조건

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음.

Page 148: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2012.08.23148

□ 실현방안

○ 현재 정부지원 기준을 규정하는 것은 보건복지부의 운영지침이라 할 수 있는

데, 법인과 단체, 개인에 따라 운영비 지원 수준을 차등화 시켜 나가도록 함.

다만 이는 사회복지법인 설립조건을 현실화한다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므로,

중기적으로 계획에 따라 중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임. 이에 대한 지침 내용

을 바꿀 경우 다음과 같이 예시.

현 행 개 정

운영비 차등지원; 각 지역아동센터별 이용아동수, 종사자수, 시설규모, 프로그램 내용 등에 따라서 지역아동센터 운영비용이 다르므로 운영비 지원액을 차등한다.

운영비 차등지원; 각 지역아동센터별 이용아동수, 운영주체, 종사자수, 시설규모, 프로그램 내용 등에 따라서 운영비 지원액을 차등한다.

<표 4-4> 운영비 차등지원 법령개정안

○ 또한 지방정부는 국공립어린이집처럼 공립 지역아동센터를 소외지역, 낙후지

역, 밀집지역 등 방과후보육 미충족지역에 적극적으로 설치함으로써 방과후아

동의 방임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책임감 있게 대응할 필요가 있음.

Page 149: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49

토론 1

토론문

취학전 아동보육 공공성을 위해

김호연 / 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 조직부장

1. 들어가며

보육공공성에 대한 정의를 다시금 확인케 하는 발제문은 보육현장의 노동환경을

개선을 위해 활동하는 우리들에게 매우 유익하다. 그리고 ‘기존에 양육자=여성이

라는 젠더관계의 변화를 위한 국가와 사회의 개입 논의와 함께 가야한다’는 제언

에 동의하는 바이다. 보육노동자의 99%가 여성노동자인 현실 속에서 ‘무엇 때문

에 우리의 처우는 나아지지 않고 늘 뒷전인가’라는 고민을 할 때 이 지점은 늘 등

장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의 보육정책 현황과 문제점에서 보육재정확대에도 불

과하고 서비스의 만족도와 신뢰가 당최 향상되지 않는 이유는 민간 중심의 공급

체계의 한계로 지적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다만, 보육서비스를 직접적으로 제

공하는 보육노동자들에 대한 노동환경이 턱없이 열악한 지점들이 문제점으로 같

이 집어지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재정의 투명성만이 품질을 향상시키

는 요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비스 품질을 거론하는 과정에서 노동환경 개선을

다루지 않게 되면 그동안 보육이 보육노동자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이어온 것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지나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어떤 영역이던지

문제점이 제대로 인식되어야 그에 따른 대안이 나올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이

다.

Page 150: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2012.08.23150

1. 직영하게 된 과정

-1994년 교육청에서 지자체로 보육사업이 이관되면서 직영하고 있음.

-근거: 창원시 영유아 보육조례 제 5장 시립 보육시설의 관리 및 운영

-보육교사 고용주체: 시장

-직영으로 계속 운영하는 이유

2. 직영은 교사, 원장의 신분이 안정되어 높은 질의 보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음.

3. 지자체의 지시가 바로 어린이집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시립어린이집 간 연계

성이 있음.(인적으로 보완, 보육활동 또한 풍부해짐)

4. 재정운영이 투명하며,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아 급간식, 교재교구, 시설에 대

한 많은 재정지출을 할 수 있음. 결과적으로 보육의 질이 매우 높음.

2. 정책제언에 대한 의견

1) 보육서비스 공급구조 개선

□ 국공립시설의 확충

○ 각 지방자치단체별 수요조사를 기반으로 한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계획이 더욱

명확하고 분명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더불어 지자체 보육사업 계획 수립 시점

에 국공립확충에 대한 보다 실천적인 실행이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더욱 세

밀한 재원확보방안과 정부직접지원방안이 영유아보육법개정을 통해 강제되어야

된다.

○ 창원형 어린이집의 경우처럼 자치단체가 직접 관리감독하고 국공립시설확충에

도 도움이 되는 창원형 어린이집의 재분석과 확대시행을 기대한다.

○ 민간어린이집에 운영비를 지원56)하고 공공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의 공공형어

린이집은 개인재산축적에 대한 아무런 방책 없이 실시되고 있는 지원제도로

공공보육이라고 규정할 수 없으며 장기적으로 폐지되어야 하는 정책이다.

56) 2010보건복지부 공공형어린이집 운영비 지원기준 : 20인이하~98인이상//96만원~824만원지원

Page 151: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51

2) 보육서비스의 품질

표준보육비용의 재산정 → 별도의 회의관리시스템 제도화 → 현금 수납 시스템

개편이 중요하나 현재의 조건에서는 이것만으로는 회계투명성을 담보할 수 없다.

원장-교사, 원장-부모간 부당거래와 입력하지 않아도 되는 이중장부가 실제로 존

재하기 때문이다.

□ 관리감독의 철저

○ 영아 기본 보육료를 통해 운영비가 지원되고 있고, 공공형어린이집에 운영비가

지원됨으로써 민간보육시설이지만, 인건비나 운영비를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곧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보육시설은 점점 늘어날 것이다. 여기에 학부모

에게 지원되는 보육료지원57) 또한 정부재정으로써 전액어린이집으로 들어간다

는 점을 감안하면, 민간보육시설의 수입부문 중 공적재원의 비중은 과반을 넘

어가는 수준이다. 이렇기 때문에 수입에서 국민의 세금이 반 이상 차지하는 민

간보육시설의 운영에 있어서 권한이 누구에게, 어떻게 있어야 하는지, 누가, 어

떻게 감독, 통제해야 하는지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 때문에 어린이집에 대한

강한 규제와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아낌없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관할 기초단체의 감독에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보육노동자들의 신고가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또한 보육정책위원회의 투명성

과 지역별 안심모니터링단의 권한이 강화되어야 한다.

보육교사들이 많이 다녀가는 인터넷 사이트에는 현장의 비상식적인 사안들로 속

풀이 하듯 상담하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하루 200여건을 넘고 있다. 이러한 내용들

이 감독기관에 제대로 보고되어 그에 따른 조치가 진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곳에 배설되는 것이 안타깝다. 이는 바로 원장에 의해서 손쉽게 해고되고,

블랙리스트에 올라 다른 어린이집에 취직이 되지 않는 불안한 고용에 대한 반증

57) 2011년 부모지원형 사업예산 약 2조 3,900억원.

Page 152: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2012.08.23152

이다. 어린이집 내 부실 급간식 문제, 아동학대 문제, 보조금 허위청구 등 비리,

부정이 비일비재한 현실에서 그 사실을 아는 유일한 주체는 영유아도 아니고, 학

부모도 아닌 보육노동자이다. 그러나 공공노조의 사례58)의 경험은 노동자가 안정

된 고용을 담보로 일하는 것이 보육품질향상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큼을 가늠할

수 있다.

□ 보육노동자의 고용안정

○ 고용관계의 획기적 변화가 요구된다.

우선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의 노동조건이 민간어린이집의 노동조건에 비해 뛰

어나기 때문에 국공립어린이집의 확충만으로도 평균 노동조건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다.

여기에 덧붙여 어린이집 운영에 더 나아가 국공립어린이집을 지자체가 직접운영

하게 될 때, 보육교사의 노동조건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안정화된다. 이는 보

육교사가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주체에 고용된다는 것이고 투명한 보육현장이

만들어지며 숙련된 보육교사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품질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보육노동자의 ‘고용안정’이

핵심이기에 끈임 없이 강조하는 것이다.

3) 보육서비스 비용의 적절성

현재 보육료지원 방식의 ‘무상보육’에 대한 비판에는 공감하나 무상보육이 상징하

는 보육의 공적영역으로의 완전한 진입을 주목한다면 무상보육에 대한 요구를 철

회하기는 힘들다. 의무보육의 범주 밖에서 서비스비용을 부모와 분담하고 있는 외

국의 사례는 복지의 후퇴로 진행되고 있는 예이므로, 현재 우리사회의 복지보다는

형편이 나을지 모른다하더라도 지향해야할 모델로 거론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58) 서울 구립솔바람어린이집은 부실급간식문제, 원장의 보조금 횡령 사실을 알려 위탁이 취소 되었으나 그 후

위탁체로 온 재단에 의해서 해고되었다. 이들은 해고자 복직 투쟁을 진행하고 법원은 부당해고로 판결하였다.

Page 153: [토론회]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53

있다. 일단 오늘 토론은 무상보육 토론이 아니므로 발제자가 제안한 보육시간 이

원화에 대한 조언만 덧붙인다.

□ 보육이용 시간 이원화

현재의 어린이집은 탁아,보육운동으로 일하는 부모들의 육아를 지원하기 위해 만

들어진 것은 사실이다. 단지 그 기능을 제대로 하기에는 정부의 정책적·재정적 지

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잘 정비된 직장어린이집과 부모협동어린이집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 매일 12시간동안 아이의 요구를 수용하며 편안하게 보육하

는 시설이 과연 있을까? 요구 수요는 차치하고라도 눈치 보지 않고 출근 전에 맡

기고 퇴근 후에 찾는 것이 가능한 곳이 있는가의 답을 할 수 있는 공보육시설확

충에 대한 요구는 더욱 강하게 주장해야 한다.

맞벌이 부모들은 퇴근후 아이를 찾으러온 어린이집에 우리아이만 남아있는 모습

을 보면서 가슴이 미어지는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 한다. ‘일하는 엄마,아빠들이 그

렇게 많다는데 그 가정의 아이는 어떻게 보육되는 것일까’하는 의문을 낳게 한다.

우리 아이만 혼자 남는 것이 싫어서 학원을 보내고, 또 다른 인력을 고용하고, 불

편해도 조부모에게 손을 벌리는 수 밖에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보육비용지원을

이유로 한 어린이집에 부모들이 이용하는 시간을 이원화하는 것은 그에 따른 부

작용을 더욱 강화하고 또 다른 피해를 낳을 확률이 꽤 높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

다. 이 제안은 얼핏 보기에 근로시간 단축을 예상케 하며 매력적인 안 같아 보이

지만 일찍 하원하는 아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오래 남아 있어야 하는 아이들

의 심리적 상처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아침부터 함께 놀이하던 친구들이 모두

떠나고 혼자 남아있는 경험을 매일하는 아이와 오전부터 지쳐서 마지막엔 없는

힘도 끌어내야 하는 보육교사가 마주 앉아있는 어린이집의 한 장면을 상상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어렵지 않다. 또한 오전, 오후반이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아

시시때때로 들쑥날쑥하는 보육요구에 대응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도 내재되어 있

다. 따라서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2교대제근무방식을 하루빨리 채택해 제대로된 12

시간 운영이 가능하게 해야 하는 것이 막대한 재정을 요구한다 하더라도 현재로

써는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본다. 동시에 현재 시간연장형, 야간, 휴일보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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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154

지원하는 어린이집 운영방식을 보완, 확충하는 것과 더불어 미취업모의 육아지원

을 위한 논의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4. 나가며

보편적 복지국가로서 가는 길목에 서있는 현 시점에서 미취학 아동보육 공공성

확대를 위해 우리가 안고 있는 왜곡된 보육정책 속에 변화를 위한 제언을 위해

제안을 받았다. 그 중에 이 땅의 부모로서 보육교사로서 돌봄의 주체인 보육노동

자로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무상급식’논란을 겪으면서 사회주의 방식이다. 비효율적 지출 방식이다 하면서 보

수의 반대에도 결국 다른 건 몰라도 ‘보편적 사회서비스’의 지지는 외면하지 못하

는 것이 현재 정치권의 인식이다. 전년대비 약 4, 570억원의 영유아보육료지원 예

산이 추가 배정 되면서 전체 보육예산이 증가했다고 한다. 막대한 보육재정과 보

육서비스의 양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아이, 부모, 교사에게 느껴지는 감흥은 없다.

보육재정의 투입에 있어서 보편적복지의 복지국가 모델의 장기적 시야를 가지고

투명하고 현실적인 투입과 국민세금으로 집행되는 이 예산에 대한 철저한 국가의

관리 감독의지와 계획이 필요하다고 본다.

취학전 아동보육의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그리고 예산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 간의 공개적인 정책적 합의가 도출되어야만 한다. 언제까지 안이한 예

산타령은 더 이상 면제부가 될 수 없다. 이는 앞으로 발생할 고령화 사회의 발생

할 문제들을 모른척하는 무책임한 태도이기 때문이다. 취학전 아동보육의 공공성

은 전체 시설이용 아동의 10%만이 국공립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현실부터 바꿔내

는 방안으로 가야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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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55

토론 2

토론문

박경양 / (사)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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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복지법인보다 완화된 기준의 보육법인 제시: 자산출연 형태, 재산권 행사에

서 기준 완화

- 정책 위상: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과 함께 보육 공급구조의 공공성과 투명성 확보

- 근거: 보육수요에 대한 공급주체의 책임이 국가에 있다는 점에 근거

- 대상: 신규 보육시설, 기존의 가정어린이집의 법인격 전환

- 지원: 가정보육시설이 법인격과 동일한 운영구조를 선택할 경우 운영비 지원, 보

육시설장 인건비 현실화와 지원, 자산 출연에 따른 비용(임대료 및 이자)을 국가

가 부담

토론 3

토론문

‘미취학 아동 보육 공공성 확대를 위해’에 대해

백선희 / 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보육의 공공성은 현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보육의 공공성에 대해 혹자는

예산의 증가로 이해하고, 혹자는 국공립보육시설의 확충으로, 혹자는 보육료지원

확대로, 혹자는 민간시설에 대한 지원으로 이해한다. 본인의 관심 영역에 따라 공

공성이라는 이름으로 강조하는 바가 제각각이다. 보육의 공공성이 무엇인지 논의

의 확장과 공공성 확대를 위한 정책 방안에 대한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 정책 제

언을 중심으로 발제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1. 보육법인화의 도입

○ 발표자가 제안한 법인화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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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57

- 보육서비스 이용권: 기본보육료의 3분의 1과 정부지원 보육료를 합한 금액에

준하는 이용권. 즉, 0세의 경우는 514,300원이다. (현재 0세 아동은 20만원임)

- 이용의 범위: 시설보육에 상응하는 보육서비스

- 양육수당: 폐지, 이용권으로 전환

○ 보육법인화가 사회적으로 어떠한 장점이 있을지 실질적인 제시가 있어야 한다.

- 과연 보육법인화가 늘어나는 것으로 공급구조를 공공화 하였다고 할 수 있는지?

- 보육법인화가 투명성을 높인다면 어떠한 근거로 투명성이 높다고 할 수 있는지?

- 가정보육시설을 하는 아파트를 자산으로 출연할 수 있는 것인지? 왜 보육법인만

그 임대료와 이자를 국가가 보존해야 하는지?

- 운영주체를 개인에서 보육법인으로 바꾸었다고 해서 그것이 공공성을 보장하는

지? 등이다.

현재 보육시설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중에는 기존(정통)의 사회복지법인과는

다른, 발표자가 제안하는 보육법인 형태의 사회복지법인이 있다(예, 자산출연규모

등에 대해 규제완화). 그렇다면 지금 운영 중인 보육법인과 유사한 사회복지법인

은 발표자의 주장대로 공공성이 강한지 등에 대한 검토를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2000년대 초반 ‘보육법인 도입’에 대한 연구가 있었으나 그 실행이 불발된 적이

있다. 그 때 불발된 이유를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와 같은 우리나라의 정

책 구조 속에서 보육법인이 자동적으로 공공성을 담보하지는 않을 것이다.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2. 양육수당을 대신하는 보육서비스 이용권

○ 발표자가 제안한 보육서비스 이용권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 보육서비스 이용권의 주장은 양육수당의 한계(발표자는 양육수당을 비판적으

로 검토)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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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하지 않을 경우에 양육수당을 지급하는 것과 서비스 이용권을 지급하는

것이 무엇이 다른가? 물론 양육수당은 현금이고, 서비스 이용권을 관련 서비스

와 교환할 수 있는 교환권이다.

- 교환권이 유효하려면 교환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 지금 교환할 수

있는 서비스를 무엇이라고 보는가? 교환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거나 부족한

상태에서는 의미가 제한적이다.

- 교환권으로 교환할 수 있는 서비스의 내용에 따라 양육수당과 동일한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교환권 사용 품목에 예를 들어 기저귀, 분유 등을 포함한다면,

더욱이 0세아 20만원이 아닌 매달 514,300원이 된다면 현재 양육수당이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다.

3. 서비스 품질

발표자가 제안한 보육서비스 품질관련 제안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표준보육비용

산정의 필요성과, 회계관리 시스템에 대해 동의함. 다만 이것이 원론적인 얘기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책 현실에 대한 면밀함 검토가 필요하다. 발표자가

언급한 “표준보육비용 재산정은 오히려 민간시설을 배불려줄 수 있으며 영유아가

받아야 할 제대로 된 보육서비스의 품질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4. 보육이용시간 이원화와 차등부담

보육이용시간 이원화에 대해 토론자도 이미 몇 년 전 이와 같은 맥락의 주장을

한 바 있으며,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세부방안은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공공성 확보를 위한 많은 정책 과제들이 있을 수 있다. 위의 제안들을 모두 실시

한다면, 즉 보육법인을 도입하고, 미이용자에게 보육서비스 이용권을 주고, 표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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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59

육비용을 재산정하고, 회계관리시스템을 사용하도록 하고(지금도 사용함), 보육이

용시간 이원화와 차등부담을 하면 공공성이 확보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본다. 그

렇다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공공성 확보를 위한 많은 과제들이 있다. 토론자는 공공성 확보를 위한 다차원적

정책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백선희, 2011). 그리고 그 중의 핵심으로 국공립보육시

설확충과 공공관리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공공성’이라는 맥락에서라면, 국공립보

육시설 확충은 첫 번째 과제가 되어야 한다.

참고 : 백선희(2011), 『보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방안』, 한국보건사회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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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4

토론문

취학 아동 보육의 공공성 확대 방안

이충권 / 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강사

○ 정규학교의 주 5일제 수업으로 방과후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방과후 보육서비

스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됨. 또한 토요일, 일요일 뿐만 아니라 공휴일, 방학기

간 동안 취학아동에게 제공되는 돌봄서비스의 양과 질의 적정성에 대한 논의

가 필요함.

○ 취학후 아동돌봄서비스의 보육기능 강화는 일과 가정생활의 양립을 가능하게

함으써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 국내외 여

러 연구들은 미취학 아동 뿐만 아니라 취학아동의 공공 보육서비스의 확대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및 직업 안정에 영향을 미치고 특히 저소득층 가정의

경우 그 영향력이 더욱 크다는 결과를 보여줌.

○ 취학아동보육의 공공성 확대방안의 방향은 저소득층 아동을 위주로 한 잔여적

형태의 정책과 소득계층에 관계없이 모든 아동들을 대상으로 방과후 돌봄서비

스의 양과질을 확대·향상하기 위한 보편적 형태의 정책으로 나누어 살펴볼 필

요가 있음.

○ 보편적 형태의 보육정책을 선택하는 경우 현재 정규학교 수업 후 예체능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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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61

보습학원 등 사교육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중·상위소득계층 가정 아동의 공

공보육서비스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할 필요가 있음.

○ 취학아동의 돌봄은 현재 제도와 체계상 근거법과 주무부서에 따라 보육과 교

육 간 무게중심을 달리하는 여러 형태의 방과후 돌봄서비스가 있음.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이 방과후 돌봄서비스를 보육적 차원 보다는 정규학교의 연장

으로 인식하고 또한 요구하는 현실에서 보육기능에 중점을 둔 돌봄서비스 및

프로그램의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운영이 어려움.

○ 현재 많은 방과후 지역아동센터에서 제공하는 주된 서비스가 저소득층 아동을

주 대상으로 정규학교 교과에 대한 보습이라는 점에서, 저소득층 가정의 아동

에게 사교육을 대신하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면이 강함. 이는 지역아동

센터의 보육적 기능의 축소, 약화 문제를 가져옴과 동시에 교육서비스의 양과

질 또한 사교육 수준에 미치기 힘들기 때문에 보육과 교육 모두의 측면에서의

개선이 필요함.

○ 취학아동 방과후 돌봄서비스의 주무부서가 서비스 유형에 따라 교육과학기술

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다원화된 현재 전달체계 상의 문제점(예: 예산·

인력·서비스의 중복 및 갈등으로 인한 일관적 정책시행의 어려움 등)을 개선

하기 위한 방안으로, 저자가 제시한 스웨덴, 일본, 영국의 방과후 보육체계는

향후 방과후돌봄서비스의 공적 체계 구축을 위한 중요한 사례라 할 수 있음.

다만, 현재 한국사회에서 담당부처의 일원화가 현실적으로 힘들고 또한 적절

성의 논란 역시 있을 수 있음.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중앙 및 지방에 관련

부처 간 조정과 협의를 담당하는 상설기구 또는 위원회를 만들어 권한과 책임

을 부여하는 방법에 대한 심층적 논의가 필요함.

○ 저자가 제시한 대안 A(학교와 지역사회 병존형)는 교육에 비해 보육에 무게중

심을 둔 반면, 대안 B(학교중심의 ‘방과후돌봄학교’체계의 구축)는 교육을 바탕

으로 보육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해석됨. 현재 한국 사회의 취학 아동의 방과후

돌봄에 대한 전반적인 사회적 인식은 정규학교 시간 이후의 교육활동을 방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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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보육의 기능을 (일부) 담당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지역아동센터의 공공성

보다는 정규학교의 공공성을 더욱 신뢰하는 경향이 높다는 점, 또한 기존의 인

프라를 종합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체계 구축에 따르는 저항과 갈등의

부담을 어느 정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대안 B가 대한 A에 비해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음. 단, 대안 B가 실효를 얻

기 위해서는 정규학교와 방과후 보육기관 간의 긴밀한 연계를 어떻게 확보, 유

지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함.

○ 지역아동센터의 공공성 확보 방안의 일환으로 저자가 제시한 개인시설의 법인

화 유도 및 국공립 지역아동센터의 설치·확충은 민간의 영리부문 확대를 제어

하고 국공립을 비롯한 비영리부문의 공익성을 강화하는 효과적인 제도적 방안

이라고 할 수 있음. 단, 국공립, 법인시설의 설치 및 확충을 위한 재원의 규모

및 확보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함. 또한, 관리감독기관의 지위와 권한과 함께,

운영 및 재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전문 회계관리시스템을 마련하는 것 역시

중요함.

○ 취학아동을 위한 다양한 교육·보육서비스를 제공받을 기회가 적은 소규모 도

시 또는 농촌 아동의 경우 학교 중심의 방과후 돌봄서비스 강화가 주요 대안

으로 제시될 수 있음. 또한, 서비스의 접근성이 매우 제한적이거나 낮은 경우

또는 새터민, 다문화 가정의 경우 등에는 적극적인 아웃리치(outreach)서비스

를 제공함으로써 돌봄의 사각지대를 최소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함.

○ 방과후 돌봄서비스의 확대는 사회서비스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긍정적인 측면

과 함께 서비스의 질을 어떻게 유지, 향상할 것인가의 과제를 안고 있음. 이를

위해 취학아동 돌봄을 위한 전문인력의 확충 및 종사자의 직업 안정을 위한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함.

○ 취학아동을 위한 보육서비스 정보를 학부모에게 알기 쉽고 자세하게 제공하는

것이 필요함. 또한, 취학아동보육의 공공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과 합의를 이끌

기 위해서 대중매체, 캠페인 등을 통해 그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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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63

필요함. 한편, 관련 사회복지기관·단체, 정계, 제계, 법조계, 의료계, 학계, 언론

계 등 사회 각계각층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지원망 구축이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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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5

토론문

보육의 범위와 보육정책

장지연 /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아이를 키우는 과정(육아)에서 부모의 사적책임이 아닌 공공(국가)의 책임은 얼마

나 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까? 한쪽 극단에는 양육은 전적으로 부모의 책임이며

필요하면 시장에서 제공하는 돌봄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다는 입장이 있을 것이다.

다른 한쪽 극단에는 양육은 전적으로 국가의 책임이며 국가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무상으로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 있을 것이다. 교육에 대한 책임을 부모와

국가가 나누어 온 역사는 이제 보육의 영역으로 확대되었다. 이것은 보육에 공공

적 성격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는 보육에서 공공성은 왜 필

요한지를 묻고, 이것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를 묻는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 시장실패(외부효과)와 사회권이라는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이 점을 논의할

수 있다.

아동돌봄에서 국가의 역할이 필요한 이유를 경제학적 견지에서 살펴보면 그 근거

를 시장실패(외부효과)와 분배적 정의에서 찾을 수 있다. 시장실패는 보육을 시장

에만 의존할 경우 적정한 수준의 수요와 공급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의미인데,

이것은 주로 외부효과(externality)의 존재 때문이다. 아동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돌

보고 키우는 것은 그 아동과 가족의 후생을 넘어서는 사회적 가치를 갖는다. 또한

인지능력의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유아기 교육의 중요성은 다양한 연구를 통하여

확인되고 있다. 나아가 보육에 대한 사회적 지원은 어머니인 여성의 인적자본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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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65

모를 최소화하면서 경력을 유지하게 함으로써 경제에 기여한다는 점에서도 해당

가족의 범주를 넘어서는 외부효과를 갖는다. 이렇게 외부효과가 있는 재화나 서비

스의 경우, 개인의 욕구에 따라서만 소비하게 하면 사회적 수준에서 필요하다고

보는 양에 비하여 적게 소비하게 되므로 국가가 개입하여 지원할 근거가 있다. 정

부역할의 필요성에 대한 경제학의 두 번째 근거는 분배적 정의에 있다. 개별 부모

들이 보육시설을 이용한 보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의

경우 돈이 없어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는 분배적 정의의 측면에서 해소되

어야한다. 외부효과의 존재와 분배적 정의는 결국 보육에 대한 지원은 부모가 얻

는 이득을 초과하는 사회전체의 이득을 낳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로써 보육에

대한 국가의 개입을 정당화한다.

외부효과의 존재 여부를 국가개입의 정당성의 기초로 보는 경제학적 시각에서 보

자면, 보육과 같은 특정한 종류의 돌봄문제에는 국가가 개입해야할 충분한 이유가

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공급에 개입하여야하는지에 대해서는

곧바로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국가가 서비스를 직접 공급하여야할지, 서비스

공급자에게 보조금을 주면서 민간시설을 활용하여야할지, 바우처 방식을 이용하여

민간시설을 활용하여야 할지에 대해서는 보육서비스에 있어서 시장실패가 일어나

는 원인을 좀 더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해 보아야 판단할 수 있다.

가치재인 보육의 과소소비만이 우려되는 바라면, 현행 제도처럼 민간시설을 이용

하고 (암묵적) 바우처제도를 통해서 국가가 재정지원을 하면서 준시장

(quasi-market)을 양성한다고 해도 별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긍정적 외부효과

를 낳는 보육서비스는 질이 높은 보육서비스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데, 불행하게

도 현행 제도 하에서는 이숙진박사가 제기한 바와 같이 서비스의 질이나 서비스

의 배분에 다양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보육은 교육이나 의료처럼 정보비대칭의

문제가 뚜렷한 서비스이다. 어느 어린이 집에서 더 좋은 서비스를 해 줄지 알기

어려우므로 부모의 선택권은 제약된다. 더구나 현재 우리 사회의 현실인 보육서비

스 공급의 절대적인 부족 상황에서 이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다시 말하자면,

준시장기제도 작동하기 어려운 조건이라는 뜻이다. 어린이집이 아이를 선택하는

상황에서 긍적적 외부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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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의 공공성 개념을 사회권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 모든 개인의 시민으

로서의 권리는 자유권이라는 소극적인 권리의 시대를 지나 사회권이라는 보다 적

극적인 권리를 인정하는 시대에 들어서 있다. 누구든 사회적으로 용인될만한 생활

수준을 누릴 권리가 있고, 이를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로 인식된다. 무릇 복

지국가는 모든 개인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소득보장과 사회서비스

제공을 두 기둥으로 삼아 제도를 구성한다. 이러한 원리에서 보자면, 아동과 노인,

그리고 장애인과 환자는 누군가로부터 보살핌을 받으면서 생활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

과거에는 주로 실업과 연로, 질병으로 인한 소득상실과 빈곤을 공동으로 대처해야

할 사회적 위험으로 간주하였다. 경제적 의존의 문제를 해결하여 자율과 독립성을

지키는 것을 기본적인 가치로 삼았다. 여기서 경제 외적인 의존의 문제, 즉 돌봄

(care)의 문제는 가족 내에서 해결될 것으로 보았는데, 이는 근대적인 복지국가가

남성생계부양자형의 젠더모델을 전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현대에 우리가 새로이 당면하게 되는 사회적 위험의 상당부분은 이러한 구젠더질

서의 붕괴에 기인하는 돌봄의 공백 문제이다. 현대사회에서 돌봄의 문제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사회적 위험이며, 복지국가 체계 내에서 공동으로 대응해야할 과

제로 인식되고 있다. 의존의 위험(risk of dependence)에 공동으로 대처하여 누구

든지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조직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국가에 부여하고 있

는 것이 현대의 복지국가이다.

한편, 돌봄의 공백 문제는 여성의 노동권(임금노동 접근권)과 긴밀하게 연관된다.

과거 돌봄노동은 주로 가족 내에서 여성이 수행해 오면서 사회적으로 비가시화된

형태로 이루어졌다. 이로 인하여 임금노동을 통한 경제적 독립을 획득하기 어려웠

을 뿐 아니라 주로 임금노동자를 중심으로 구축된 복지국가의 소득보장체계로부

터도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였다. 여성에게는 임금노동에의 접근권을 통하여 사

회권을 보장받는 길이 필요하였다. 이 과정은 노동의 재상품화로 개념화 할 수 있

으며, 이것이 가능하기 위한 조건으로 돌봄의 탈가족화가 동반되어야한다. 복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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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67

가는 돌봄의 문제를 포함해서 디자인되어야한다는 것은 페미니즘이 지난 20 여

년 간의 복지국가논의에서 주장해 온 바이다.

보육서비스를 돌봄의 공백이라는 사회적 위험에 대처하는 국가의 역할이라는 관

점에서 보든지, 과소소비가 우려되는 가치재라는 관점에서 보든지 간에, 보육은

기본적인 질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자에게 공평하게 제공되는 사회서비

스로 작동하여야 한다.

이러한 기준을 가지고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정책적 시사점이 도출된

다.

(1) 공보육은 서비스로 제공되어야하므로 양육수당으로 대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양육수당은 가치재인 보육의 과소소비를 유도하며, 여성의 임금노동 참여를

제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 기본적인 질적 수준을 유지하기 위하여 일정 규모 이상의 보육서비스는 국공

립시설을 통해서 제공함으로서 서비스의 질을 가이드 해야 한다. 보육은 정보비대

칭이 심한 서비스이므로, 경쟁을 통한 서비스 질 향상이라는 시장기제가 작동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3) 모든 아동에게 하루 12시간의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은 보육에 대한 과

잉수요를 유도하며, 필요한 자에게 공평한 서비스를 하는 것과는 괴리가 있다. 보

육은 ‘교육’과 비슷한 역할도 있지만 동시에 돌봄의 공백에 대응하는 국가의 기능

이므로 돌봄공백의 위험에 처한 아동을 우선적으로 돌보는 것이 옳다.

이숙진 박사는 기준보육시간(07:30~15:00)은 무상으로 서비스하고 추가 시간에 대

해서는 소득수준에 따른 차등보육료를 제안하고 있다. 그 근거가 타당한 점이 많

으나, 취업부모(&한부모)의 필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취지에서 보면 부족한

점이 있다. 일차적으로 부모의 상태(취업, 건강, 학업, 구직)를 기준으로 기준보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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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이원화하고, 기준보육시간을 초과하는 보육서비스에 대해서는 소득수준을

기준으로 차등보육료를 설정하는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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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69

토론 6

토론문

유아의 행복한 삶을 위한 몇 가지 제언

유아교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법과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정경자 / 전교조 유치원위원회 부위원장

Ⅰ. 토론에 임하며

미국 국가 연구 심의회가 출간한 Eager to learn(Bowman et, 2000)의 첫 머리에

‘아이들은 배움을 갈망해서 세상에 나온다. 생의 첫 5년은 언어, 개념, 사회, 정서,

운동 능력이 대단히 성장하는 시기이다. 태어나면서부터 건강한 아이는 성장하고,

환경을 탐색하고, 의사소통하는 법을 배우며, 주변 환경 속에서 어떻게 세상이 돌

아가는지에 대한 생각과 이론을 비교적 간단한 체제로 정립해 나가는데 매우 적

극적으로 참여한다. 그러나 학습 속도는 아이의 배우려는 성향이 지지적인 환경을

만나고 그 환경에 몰입하는가의 여부와 그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라고 요약

되었다고 OECD 검토 보고서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유아교육과 보육정책(나정

외,2005)에서 밝히고 있다.

동물학자 데스몬드 모리스는 “우리 모두는 누군가와 닿기를 간절히 바란다. 접촉

은 인간이라는 동물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기술이다.”라고 했다.

또한 할로우와 짐머만(Harlow & Zimmerman, 1959)의 새끼 원숭이에 대한 실험

에 의하면 신체적 접촉이 애착 형성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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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아교육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정체성 확립을 위한 방안

이렇게 인간과의 관계 맺기가 어느 시기보다도 중요한 유아기에 현대 사회의 유

아들은 일·가정 양립 보편화 사회에서 부모로부터 받아야 하는 돌봄을 받지 못한

채 산업현장에 부모를 빼앗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로부터 마땅히 받아

야 하는 질높은 교육과 보육서비스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있어 유아의 권리

를 박탈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와 사회가 교육과 보육을 사적영역이 아닌 공적인 영역으로 인식하여 그동안

여러 가지 정책과 제도를 내 놓았지만 아동과 부모의 만족도가 높지 못했다. 그러

기에 진정한 공공성 실현을 위한 방안이 모색되어야 하는 것이 과제라고 볼 때

오늘의 토론회가 의미 있다고 본다.

발제자가 제시한 전반적인 내용은 논리 정연하고 구체적이며 현실과 이상을 고려

한 정책으로 대부분 공감하고 동의하면서 본 토론자는 주로 유아교육의 공공성

실현에 대한 몇 가지 제언을 덧붙이고자 한다.

Ⅱ. 정책 제언

○ 3~5시간의 교육과정 이후의 이용시간을 다양화 하여 차등지원.

○ 종일제(방과후 프로그램) 정상화.

- 기타필요 경비를 발생시키는 방과 후 프로그램 제고와 중․단기적 계획.

○ 학급당 원아 수를 낮추어 질 높은 교육과 보육서비스 제공.

○ 국․공립 시설 확대.

○ 방학 중 유치원 운영 내실화(급․간식 제공 및 통학차량지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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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71

2. 공적 재원 집중 투자로 학부모 경비 부담완화

3. 법·제도를 통한 안정적 양육보장 방안

○ 지자체와 협력하여 유아 완전무상급식 실현.

○ 현장체험학습비와 학습준비물 등을 포함한 완전무상교육 실현.

○ 사립유치원 법인화 견인(교사 인건비, 운영비 및 육아휴직 대체인력 등

지원)

○ 영아(0~2세)를 위한 양육수당을 실질 생계비에 상응하는 비용으로 지원.

○ 종일제(방과후 프로그램) 운영 정상화를 위한 재정 지원 강화.

인력지원(정규교사 또는 기간제 교원, 시간강사 등)을 위한 예산

업무경감을 위한 인력지원(보조인력:학급보조원과 하모니) 예산 확보

통학차량 지원비

방학 중 운영비와 급․간식비, 강사비 등 지원

○ 이혼으로 인한 양육비 지급 강제 규정 마련

○ 유급 육아휴직 보장 및 육아휴직 기간을 근무경력으로 인정

○ 영유아(0-5세)를 둔 맞벌이 가정 부모에게 근무시간(8시간) 강제 규정

○ 영유아 교육과 보육 통합일원화

Ⅲ. 마무리하며

최첨단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영․유아들이 기계와 접촉하는 기회가 많아짐에

따라 점점 또래와 형제, 부모, 교사와의 관계 맺기에 있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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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훈 소아과 전문의에 의하면 ‘맞벌이 부모도 하루 반 이상은 아이를 돌봐야 한

다’며 가족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더 나아가 1:1의 관계, 삼각관계, 여러명과의

사회생활을 배우는 것이 영유아기에 중요하다고 하였다.

또한 주요 경제선진국에서 이루어진 최근 정책 연구들을 보면 유아기의 투자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적 요인임을 입증하고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영유아 교육 및

보육문제 해결방안을 여성의 모성권과 노동권을 중시하는 경향에서 수혜자인 유

아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 우리나라 역시 영․유아 교육과 보육의 정책 방향이 아동 발달과 부모의 요

구를 동시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대두되고 있지만 아직은 저출산과 여성노

동력 활용을 대비한 정책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 같다.

교과부는 지난 3월20일 만5세 유아에 이어 만3~4세 유아까지 무상교육을 확대 하

겠다며 「유아교육 100년만에 확~달라진다!」라며 보도 자료를 냈다. 그런데 왜?

확~분노가 치밀어 오를까? 부모 또한 같은 마음 아닐까 싶다. 이미 만5세 무상교

육이 실시되었지만 부모들은 기타 필요경비로 인해 여전히 비용을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선진국과 같이 영유아들에 대한 심각한 사회적인 고민과 집중적인 투자 없

이는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다.

영유아는 생명 그 자체로 존중되고 영유아기는 행복한 삶을 위한 기본적 소양을

기를 수 있도록 배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효율성과 경쟁을 조장하는 사회에서 자

라는 이 땅의 영유아들의 몸과 마음은 고달프다. 또한 첨단정보화 기기의 넘치는

정보와 자극적인 볼거리로 인해 그리고 일찍이 산업현장으로 빼앗겨 버린 부모들

로부터 격리된 영유아의 정서는 더욱 불안정해졌다. 이런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한

가정과 건강한 놀이문화를 제공하여 생명존중, 평화의 따사로움을 느낄 수 있는

소통의 교육공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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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 토론회 173

이러한 영유아의 삶을 풍부하게 해 줄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교육과 보육이 이루

어지도록 이제부터라도 민관이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마련되어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번 토론회가 그 시발점이 되어 그 혁신의 중심이 되고 교육의 형식적

보장을 넘어 교육적 권리를 실질적으로 누려 이 땅의 많은 영유아들과 부모들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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