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주의 자유 그리고 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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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주의, 자유 그리고 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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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주의, 자유 그리고 번영

민경국*29)

이 글의 목적은 오늘날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에 정치적 가이드로서 역할

을 다하지 못하는 법치주의의 의미를 명확히 하는 것, 다시 말해서 그 정치적 이상

은 자유주의와 분리할 수 없는 이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첫째로 역사적으

로 볼 때 다이시(A.C.Dicey), 하이에크(F.A.Hayek)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법치주

의는 사회주의나 간섭주의의 등장과 확산을 막아서 애덤 스미스, 데이비드 흄 등의

자유주의 전통을 보호하기 위해 발전되어 왔다. 그래서 법치주의는 자유주의와 분

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둘째로 법치주의를 구성하는 다음 세 가지 원칙만을 본다고 해도 그것은 자유주

의와 시장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개념이라는 것이 분명히 드러난다.:(1) 정부의

권력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미의 헌법주의.(2) 법이 ‘법’의 지위를 획득하기 위한 조

건. 보편성 원칙이라고 부르는 조건인데, 그것은 일반성, 추상성, 그리고 확실성이

다. 이들을 동시에 충족하는 법만이 ‘법’의 자격을 얻는다.(3) 정부의 재량적인 권력

을 억제하기 위한 공공정책의 규칙지향성이 세 번째 구성 원칙이다. 이들을 종합하

면 법치주의는 시장경제의 보호자이자 법적 구현이라고 말해도 무방하다.

셋째로 법치주의는 번영을 매개로 하여 자유주의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그것

은 시민들에게 자유롭고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환경을 보장하

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유와 번영을 추구하는 사회라면 법치주의를 실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법치주의가 없이는 자유와 시장경제를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다양한

간섭주의 정책으로부터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우리의 법치주의 관점에서 학자

들이나 헌법재판소가 사용하는 법치주의 개념들을 평가했다.

핵심용어: 자유, 법치주의, 헌법주의, 법의 보편성, 번영

* 강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강원도 춘천시 효자2동 192-1번지(e-mail: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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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문제의 제기

어느 때보다도 최근에 와서 ‘법의 지배(the Rule of Law)’ 또는 ‘법치주의’라는 용

어가 학계는 물론 언론계, 정치권 등, 사회의 각 분야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다. 그

런데 흥미롭게도 다른 정치적 이상과 똑같이 법치주의도 다양한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헌법학자 허 영 교수는 자신의 2001년 저서 『한국헌법

론』에서 법치주의를 “자유, 평등, 정의의 이념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정치질서나 국

가권력의 기능적 조직적 형태를 정하려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허영, 2001: 141).

그는 “국가 권력을 제한하고 통제함으로써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법치주의

가 아니다”라고 단호히 말하고 있다(허 영, 2001: 142).1) 헌법학자 임종훈 교수는 시

민들이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을 “법치주의의 실종”이라고 비판함으로써 시민들의 준

법을 법치주의로 이해하고 있다(임종훈, 2009: 102).2)

헌법재판소는 예컨대 1991년 사립학교법 제55조 등에 관한 위헌심판에서 “법치주

의 아래에서는 국민의 기본권 제한은 반드시 법률에 의하여야 함과 동시에...... ”라

고 말하고 있다(90헌가5). 법치주의를 ‘법률에 의한’으로 이해하고 있다.3)

헌법학자 강경근 교수는 법치주의를 “국가권력의 발동을 위한 형성원리인 동시에

그 한정을 가능하게 하는 제한원리”라고 이해하면서 법치에서 정부는 “의회의 제정

법률에 근거하여야 하며 그 법률은 정법(Recht)에 합치하는 규범이어야” 한다고, 그

리고 그 “정법”은 “이성에 의해 정한 것”이라고 말한다(강경근, 2004: 124). ‘정법에

따른 통치’를 법치로 이해하고 있다.

법치주의 개념이 이용자에 따라 다른 것은 비단 국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20세기 가장 위대한 철학자라고 격찬을 받았던 미국의 죤 롤스는 자신의 분배정의

를 법의 지배 원칙에 합당하다고 말한다(J. Rawls, 1970). 영국의 법철학자 드워킨

1) 흥미롭게도 그 같은 책 141쪽에서는 법치주의를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 국가 권력을 제한하고

통제함으로써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법치주의가 아니고 ......자유 평등 정의의 이념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정치질서나 국가권력의 기능적 조직적 형태를 정하려는 것이 바로 법치주의이다.”

2) 그는 이렇게 쓰고 있다. “법질서 위반행위의 보편화와 법치주의 붕괴는 우리사회 공동체의 와해를

초래할 수 있으며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데 결정적인 장애가 될 수 있기에 그 대책이 절

실히 요구된다.” 전택수는 “법치 또는 법의 지배를 최소한 일반대중이 이해하고 그 의미가 분명하며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법의 일관된 체계로 이해하기로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전택수

2004: 17).

3) 또 헌법재판소가 이와 유사한 내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판결문의 예를 보면 “조세법률주의는 조세

법의 목적과 내용이 기본권 보장의 헌법이념에 부합되어야 한다는 실질적 적법절차를 요구하는 법

치주의를 의미하는바....”(2004헌바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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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Dworkin)도 법의 지배는 “실질적 정의”를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Tanamaha, 2004: 8).

법치주의 이념은 정치적으로 어려운 고비마다 “정치적 정의를 부르는 나팔”과 같

은 역할을 수행했음에도(Hutchison/ Monahan, 1987: ix) 오늘날 자의적으로 개념을

규정하여 다양한 의미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해하기도 어렵고” 심지어 “의미가 없

고” 그래서 수사학적인 의미 이외에는 쓸모가 없게 되어버린 운명에 처해있다

(Tamanaha 2004: 3; Shklar, 1987: 1). 헌법학자 리처드 팔론도 오늘날 법치주의는

그 의미에서 “혼란스럽고” 또 “그 정확한 내용도 불확실하다”고 개탄한다(Fallon,

1997: 1).

언어는 세상에 대한 해석이다. 그것은 우리의 행동을 안내하여 불확실한 세상에

서 삶의 개척을 용이하게 한다. 그래서 언어는 그 의미가 분명해야 한다. 하이에크

가 그의 유명한 『치명적 자만』에서 "만일 말이 옳지 않으면 … 국민은 손발을 둘

곳이 없어진다."라는 공자(孔子)의 말을 인용하여 어휘의 정확한 의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Hayek, 1988: 106). 말이 의미를 잃게 되면 우리는 손과 발을 움직일

여지가 없고 그래서 자유를 상실하게 된다.

법치주의 개념에서 자의적인 것들을 걸러내고 그 본래의 가치를 찾기 위해서 법

치주의 이념을 재구성할 필요가 절실하다. 법의 지배의 개념을 관찰한 로스는 “(법

치주의는, 필자) 오랜 기간 존속해온 강력한 그리고 중요한 자유주의의 요소이다”라

고 말한다(Rose, 2004: 457). 법치주의는 자유주의의 유서깊은 전통 속에서 정립된

정치적 이상이라는 것을, 그래서 오로지 자유주의 맥락에서만 그 개념이 의미 있다

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서 자유와 자유주의를 법치주의와 연결하여 이 개념을 명확히 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제2장에서 역사적으로 볼 때 법치주의는 사회주의와 간섭주의의 등

장과 확산을 공격하고 고전적인 자유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 발전했다는 것을 보여

줄 것이다. 제3장에서는 법치주의를 구성하는 원칙을 설명하여 자유주의와 시장경

제를 보호하고 이를 법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법치주의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제

4장에서는 법치주의는 번영을 매개로 하여 자유주의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

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제5장에서는 법치주의를 적용하여 정부의 간섭을 비판하면서 법치주의가 없이는

자유주의가 존재할 수 없음을 보여줄 것이다. 마지막 제6장에서는 전체내용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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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서 이 글에서 확인한 법치주의에 비추어 우리나라의 학자들이나 헌법재판소가

사용하는 개념을 평가할 것이다.

II. 법치주의의 현대적 등장배경

법치주의의 정치적 이상이 부활하게 된 시대적 배경을 보면 자유주의는 법치주의

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이 또렷하게 드러난다. 19세기 중반 이후에서 20세기 말에

유서 깊은 법치주의가 부활하게 된 중요한 배경은 첫째로 사회주의의 등장과 두 번

째로 경제발전의 필요성이다. 사회주의와 복지국가의 등장과 확산을 반격하기 위해

나섰던 인물은 영국의 헌법학자 다이시(A. Dicey: 1835-1922)와 오스트리아 출신

정치경제학자 하이에크(Friedrich A. Hayek: 1899-1992)이다.

사회주의권의 몰락 후 체제전환과 각 나라의 개혁의 필요성, 그리고 후진국에 대

한 국제원조에서 경제발전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법치주의가 부활했는데 이것은

법치주의의 실천에 치중한다(Zywicki, 2003).

1. 사회주의 등장과 다이시의 반격

사회주의의 등장으로 법치주의와 개인의 자유가 위태로워지자 그 등장을 반격하

기 위해 나섰던 인물이 다이시였다. 그가 법치주의를 통해 보호하고자 했던 것은

자유와 사유재산이었다(Santoro, 2007). 그의 사상은 로크(J. Locke), 흄(D. Hume),

애덤 스미스(A. Smith) 등, 영국의 자유주의자들과 일치한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들이 각각 지향했던 바를 본다면, 로크는 시민정부의 제일의 과제를

시민들의 재산의 보호라고 여겼다(Locke, 1689/1980: 66). 로크가 법의 지배를 주장

했던 것도 정부의 자의적인 침해로부터 사적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Hayek, 1960: 170).

흄은 인간사회의 필연성으로서 희소성을 강조하면서 이 필연성에서 사유재산의

안정, 동의에 의한 재산의 이전 그리고 약속이행으로 구성된 자연법의 3원칙이 생

겨났다고 주장한다. 이 원칙의 보호를 법의 목적이라고 여겼다(Hayek, 1969: 239).

애덤 스미스는 “자연적 자유 시스템”을 국가가 보호해야 할 과제로 여겼다. 그는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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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재산권 개념보다 폭넓은 의미로 여겼던 경제적 자유를 중시했다. 법적으로 보호

받는 자연적 자유의 시스템에서 비로소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그의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이었다(Cairns, 1995; 박세일, 1995).

19세기 중반이후 자유주의가 위험에 처했다. 사회개혁을 요구했던 사회주의 운동

(이 운동을 Social Liberalism 또는 New Liberalism이라고도 부른다) 때문이었다.

이 같은 이념이 정치와 입법에 침투하여 사회복지프로그람과 행정관료 시스템을 급

진적으로 확장해 갔다. 당시 경제적 자유의 보루였고 동시에 정부의 행정 권력과

입법을 제한하고 있었던 법관의 법이 입법으로 대체되었다. 그러나 “입법원리와 입

법 수단은 모두 당시의 사회주의 실험”에 적합한 것이었다(Tamanaha 2004a). 정부

권력을 제한해야 한다는 헌법주의가 흔들리고 ‘무제한적 정부(unlimited

government)’로 대체되어 갔다. 개인의 자유와 재산이 불안정했다.

다이시는 여기에서 유서 깊은 법치주의의 몰락을 보았던 것이다. 이것을 고전적

자유주의의 쇠퇴와 동일시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법치주의를 발전시키고 심

화해야 한다고 믿었다.

이런 배경에서 쓴 책이 1885년 유명한 『헌법학입문』이다. 그는 서문에서 “법의

지배 원칙을 금과옥조로 여겼던 전통은 지난 30년 동안 상당부분 허물어진 인상이

다”라고 개탄했다(Dicey, 1885/1993: liii)4). “법의 지배 원칙을 훼손하게 된 것은 다

양한 사회정책을 위해 국가권력을 지지하는 입법부” 때문이라고 한다(liv). 개인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다이시는 복지국가의 등장으로 법의 지배와 개인의 자유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전통적인 법치주의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했다. 자유주의와 법치

주의가 얼마나 밀접한가를 보여주는 증거다.

2. 사회주의의 확산과 하이에크의 반격

다이시 이후 반세기가 지나서 하이에크가 등장했다. 20세기 중반 무렵 전 세계가

사회주의로 경도되었다. 옛 소련과 동유럽은 사회주의 계획경제로, 미국은 뉴딜의

루즈벨트와 케인주의가, 그리고 독일은 히틀러가 통치하던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

로 매우 암울했던 시기였다. 이런 시기에 하이에크는 법치주의를 정밀하게 재구성

4) 한글판에서 인용했다. 쪽 수는 한글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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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다시 부활시켰다.

1944년 자신의 유명한 저서 『노예의 길』에서 법의 지배는 자유의 초석이라고

여겼다. “자유국가가 법의 지배라는 위대한 원칙을 지키는 것, 이것야말로 자유국가

와 전제정부를 명료하게 구분하는 기준”이라고 말한다(Hayek, 1944/1997: 113) 법의

지배 원칙은 “자유의 수호자로서 뿐만 아니라 자유의 법적 구현으로서 자유주의 시

대의 가장 위대한 업적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한다(Hayek, 1944/1997: 126).

1950년대 이후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시들해지고 복지국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썼던 것이 1960년 『자유의 헌법』이다. 다이시처럼 이 책에서 결과 평

등이나 분배정의를 위한 입법은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개인의 자유를 유린한다는 것

을 보여주고 있다(Hayek, 1960: 253-266). 그는 1973년 『법, 입법 그리고 자유』의

제1권 『규칙과 질서』에서 컴먼 로(Common Law)는 개인의 자유와 재산을 효과

적으로 보호한다는 것을, 그리고 법치주의는 그것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Hayek, 1973: Ch.5).

하이에크는 시장경제는 법의 지배 원칙에 합당한 법질서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법이론적 시각에서 시장경제를 접근하고 있다. 이것은 흄과 애덤 스미

스의 시각과 일치한다. 그리고 계획경제나 복지국가 또는 분배정의와 같은 것도 법

의 지배 원칙에 비추어 비판한다.

자유주의 및 시장경제에 대한 하이에크의 법 이론적 시각은 미제스(L. v. Mises)

와 다른 점이다. 후자는 재분배를 목적으로 하는 사회정책을 비롯한 사회주의 정책

을 법의 지배와 연결하여 비판한 것이 아니라 자유시장과 사유재산에 비추어 비판

한다. 그는 시장경제를 경제학적으로만 파악했을 뿐, 법학적 관점에서 파악하지 않

았다. 자신의 1927년 저서 『자유주의』에서 밝히고 있듯이 그에게 자유주의는 “생

산수단의 사적 소유의 보호”이다. 평화나 자유와 같은 다른 모든 자유주의의 요구

는 이것으로부터 도출된 것으로 여겼다(Mises, 1927/1995: 58-59). 자유주의 원칙이

실현되는 사회가 곧 자본주의 사회라고 말한다.

그러나 미제스의 자유주의는 법치주의를 배격하는 것은 아니다. 하이에크의 법치

주의는 미제스의 자유주의와 연합하여 케인스주의와 사회주의에 효과적으로 대항할

수 있었다.

3. 사회주의 몰락과 친시장 개혁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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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주의는 경제발전과 연계하여 강조하고 있다. 이를 두고 흔히 법치주의의 “새

로운 시대”라고 말한다(Corcoran, 2009). 그 연계는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로 20세기 말에는 옛 소련과 동유럽의 사회주의가 몰락한 후 체제전환을 위해

법치주의를 내세웠다 둘째로 21세기 초부터 유럽이나 영미에서 법치주의는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강조되었다.

셋째로 아시아의 개발도상국가나 중국, 베트남 그리고 아프리카 등에서도 법치주

의를 강조하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과 같은 국제적인 원조기관이 저개발국

이나 개도국에 원조할 때 법의 지배 프로그램과 연계시켰다.

법치주의를 통해 경제발전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의 확립

을 통한 경제발전과 같다. 이런 의미에서 법치주의는 자유주의와 불가분의 관련이

있다.

그러나 다이시나 하이에크에게 법치주의는 반(反) 자유주의에 대한 이념적 투쟁

을 위한 무기였다. 그래서 그들은 철학적으로 이론적으로 법치주의를 심화 발전시

키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20세기 말 이후에는 흥미롭게도 법치주의는 개혁이나 체

제 전환을 위한 실천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Zywicki, 2003; Tamanaha 2004a).

이것은 자유와 재산을 강조하던 종전의 법치주의와 다른 점이다.

그러나 자유주의가 경제발전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는 이론적 경험적 인식

을 고려한다면 법치주의와 경제발전을 연결해주는 것이 자유주의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것도 자유주의 전통이 법치주의라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III. 법치주의의 구성원칙과 자유시장

법치주의란 무엇인가? 다이시 이래 자유주의 진영에서 형성된 법치주의 사상, 예

를 들면 하이에크의 사상, 뷰캐넌의 사상 그리고 뒤에 가서 설명하겠지만 풀러의

“법의 도덕성”을 검토하면 법치주의를 구성하는 원칙에 대한 일치된 견해를 찾을

수 있다. 그 원칙은 세 가지로 압축시킬 수 있다.

첫째로 자의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의 권력은 제한해야 한다

는 것을 의미하는 “헌법주의(Constitutionalism)”이다(Hayek, 1960: 176). 국가의 권

력을 행사하는 방법은 법이다5). 그래서 법의 성격이 중요하다. 입법부가 정한 것이

면 모두가 법이라고 볼 수 없다. 법이 ‘법’의 지위를 얻기 위한 조건이 필요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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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 법치주의의 두 번째 요소로서 법의 보편성(universality) 원칙이다. 보편성을

충족하는 법을 집행하기 위해 적용되는 권력행사만을 정당하다고 본다. 법치주의의

세 번째 의미는 공공정책의 원칙주의를 의미한다. 이것은 정부의 재량적 판단을 억

제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은 세 가지 원칙으로 구성되어 있는 법치주의

는 시장경제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1. 헌법주의

모든 독점이 그렇듯이 정치권력의 독점도 위험하다. 그런데 정치권력은 정부가

독점하고 있다. 정치권력은 폭력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차라리 정부를 철

폐하는 것이 좋다는 자유주의의 목소리가 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라스바드(M.

Rothbard)이다. 그는 자신의 1973년 저서 『새로운 자유를 위하여(For a New

Liberty)』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시장이 더 잘 할 수 있기 때문에 또는 정부

는 언제나 폭력과 연관되어 있고 이런 폭력의 사용은 비윤리적이기 때문에 정부는

완전히 철폐되어야 한다고 한다.6) 그러나 우리가 묻고자 하는 것은 정부가 생겨나

지 않고 아나키 상태가 지속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라스바드의 주장은 역사적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모든

정부는 정부 없는 상태에서 생성되었다. 특정의 집단이 폭력을 통하여 세력을 확장

하여 정부를 세운 것이다. 백제, 신라, 고구려 등, 모두가 그렇다. 동서(東西)를 불문

하고 모든 지역에는 정부가 없는 곳이 없다.

만약 정부가 없으면 누군가가 정부를 세웠을 것이다. 왜냐하면 권력, 소득. 권위

등과 같이 정부를 세우기에 충분한 인센티브가 있기 때문이다. 체제전환과정에서

베트남과 엣 소련 정부가 해체되는 과정에서 폭력으로 거액의 돈을 받고 특정 기업

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마피아가 조직되었던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홀콤(Holcombe, 2004)이 아주 적절히 지적하고 있듯이, 인류역사에서 정부는 불가

피한 존재이다.

정부의 불가피성을 이론적인 관점에서 설명한 학자는 이미 잘 알려진 노직(R.

5) 엄밀히 말하면 법과 돈이다. 돈은 화폐정책과 그리고 조세정책(지출정책)과 관련되어 있다.

6) 사적 영역이 국방문제, 경찰 문제 등을 비롯하여 모든 정부활동은 사적영역에서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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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zick, 1974)이다. 그는 개인의 자유와 재산을 보호하는 서비스를 공급하는 “보호

회사(protection firms)”들 가운데 하나가 어떻게 경쟁을 통해서 국가가 되는가를 설

명하고 있다. 이것은 라스바드의 무정부 상태란 있을 수 없고 오히려 정부는 피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 일반이론이다.7)

존재하는 정부를 철폐할 수도 없다. 그 이유는 이렇다. 즉, 정부는 총과 칼과 형

무소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집단이다. 따라서 자유주의 정치철학자 나르베슨

(Narveson, 2002)이 지적하듯이, 정부는 시민들이 누리지 못하는 매우 불평등한 권

력을 향유하고 있다. 이를 철폐하고 아나키를 만들 힘 있는 자가 아무도 없다. 그래

서 국가는 불가피하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싫든 좋든 우리는 숙명적으로 국가

의 존재를 받아 들여야 한다.

따라서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는 정부를 철폐하여 아나키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독점적인 정부권력을 효과적으로 제한하여 시민들의 자유와 재산을 보호할

것인가이다. 왜냐 하면 정부의 권력을 제한하는 장치가 없으면 필연적으로 폭정을

야기하고 시민들의 자유와 재산을 유린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자신의 『정치학』에서 인간의 지배가 아니라 법의 지

배를 말하고 있는 것도 정부의 권력을 제한하는 것이 법치주의를 구성하는 제일의

원칙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17세기 영국에서 법의 지배의 전통이 확립

될 수 있었던 계기도 정부가 권력을 이용하여 경제를 통제하고 이로써 시민들의 자

유와 재산을 침해하려고 했기 때문이었다(Hayek, 1960: 167). 법의 지배 원칙을 구

현했던 권리 청원이나 권리 장전도 국가권력을 제한하여 시민들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정부권력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헌법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헌법주의 관점

에서 흥미로운 것은 신고전파 후생경제학이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그것은 정부

의 독점적 권력이 시민들의 후생을 극대화하기 위해 행사한다고 본다. 플라톤

(Platon)-헤겔(Hegel)의 국가관을 전제한 것이 틀림없다. 이런 전제가 옳다면 국가

권력을 제한하는 것이 불필요하다. 잘 알아서 스스로 억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뷰캐넌(Buchanan, 1994)은 이 같은 전제를 신비적이라는 의미에서 “낭만

적(romantic)”이라고 보고 있다. 그 같은 국가의 신비를 벗긴 것이 공공선택론이라

7) 아나키가 바람직한 상황이냐 아니냐의 문제를 떠나서 역사적 선례를 확정적 증거로 본다면, 정부 없는 사회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여준 학자는 헝가리 출신 자유주의 정치철학자 드 저세이다( de Jasay, 1989)이다. 세계

의 모든 지역에는 정부가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나키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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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민경국, 2003). 하이에크(Hayek 1988)는 그 같은 국가

관을 “치명적 자만”이라고 말한다. 옛 소련이나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가 입증하듯이

그 같은 전능한 선의의 독재는 역사적으로 존재한 일이 없다.

정부의 권력을 제한하지 않으면 정부는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시민들의 자유와

재산을 유린하는 폭정을 야기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정부의 존재도 필연적이고 제

한 없는 정부권력은 폭정을 야기하는 것도 필연적이다. 그래서 정부권력을 제한해

야 한다는 헌법주의와 그 방법으로서 법치주의가 생겨난 것이다. 법의 지배의 가치

를 가장 강력하게 옹호하고 있는 하이에크도 정부의 강제력을 제한하는 것이 법의

지배의 제일의 기능이라고 말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Hayek, 1944).

통치자의 자의나 기분에 따라 통치하는 인치가 아니라 이미 확립된 “법”을 통해

시민들을 다스리라는 것이 법치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법치라고 말할 때 법의

개념이다.

2. 법의 보편성 원칙

홉스(Th. Hobbes), 벤덤(J. Bentham)을 거처 20세기에는 켈센(H. Kelsen)과 하트

(H.L.A. Hart) 등이 계승한 법실증주의처럼 모든 법은 입법자의 의지로 정의할 수

있는가? 입법부가 정한 법이면 무엇이든, 이를 법이라고 부르는 것, 이런 것만큼 웃

기는 것은 없다. 이것은 순수한 동의어 반복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법실증주의

야말로 법의 지배를 타락시키고 말았다.

그래서 법치주의의 두 번째 가치는 법의 개념과 관련되어 있다. 흥미롭게도 론

풀러(L. Fuller, 1964 Ch.4)는 법실증주의자 하트와의 논쟁에서 법은 입법자의 의지

로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법의 지위를 얻기 위해서 충족해야 할 8 조

건을 제시하고 있다.8): 중요한 것만 들면 일반성(generality), 소급금지

(prospectivity), 법의 공표, 법의 명확성, 법의 일관성, 지속성(continuity) 등이다. 이

같은 특질들이 법이 법의 지위를 획득하기 위한 조건이자 동시에 그들이 법의 지배

의 개념에 그 의미를 부여해준다. 그의 저서 『법의 도덕성(The Morality of La

w)』제목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법이 도덕성을 가 질수 있는 조건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8) 풀러는 법 현실을 관찰할 때 8가지가 지키지 못하는 것을 발견했다.

Page 11: 법치주의 자유 그리고 번영

- 36 -

풀러보다 먼저 하이에크는 1960년 저서 『자유의 헌법』에서 법의 지위를 얻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조건을 상세히 제시했다. 그 조건을 보편성 원칙이라고 부른다

(Hayek, 1976: 27-9)9) 그것은 특히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성, 추상성

그리고 확실성이다. 보편성 원칙을 갖춘 행동규칙을 도덕 철학적 용어를 사용하여

“정의로운 행동규칙(rule of just conduct)”이라고 말한다(Hayek, 1973). 그 같은 원

칙을 갖춘 것만이 법(law, Recht)으로 인정하는 것을 법의 지배 원칙의 두 번째 의

미이다. 하이에크는 보편성 원칙을 구성하는 세 가지 조건을 매우 상세하게 다루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Hayek, 1976: 24-29; Hayek 1960: 148-161).

(1) 법의 일반성 조건: 이 조건은 법 규칙은 개인과 사적 조직은 물론 정부도 예외

없이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차별금지 원칙과 동일하다. 정부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아무도 법 위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2) 법의 추상성 조건: 이것은 법은 이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목표나

동기가 없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특정한 시간과 장소를 고려해서도 안 된

다. 이 조건은 법에게 장기적 성격을 갖게 한다.10) 그 같은 조건을 갖는 법은

특정의 행동국면을 “당연히(per se)” 금지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선택의 자유와 혁신을 위한 여지가 크다.

(3) 법의 확실성 조건: 행동규칙은 알려져 있어야 하고 그 내용이 확실해야 한다.

법에 의해 금지되는 행동은 당사자들이 알 수 있고 확인할 수 있는 상황에만

좌우되어야 한다. 이 조건은 법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건이다. 확실성의

조건을 갖추고 있을 경우에만이 개개인들은 타인들의 기대를 형성할 수 있고

정부의 행동도 예측가능하다.11) 잦은 변동이나 갑작스런 법 변동도 법적 안정

성에 기여할 수 없다. 단기적 성과를 얻기 위한 법의 단기성도 법적 불안을 야

기하는 것은 매한가지이다(Leoni, 1961: 81).

9) 이탈리아의 유명한 법철학자였던 레오니는 그 원칙을 법의 “보편성(Universality)” 이라고 부르고

있는데(Leoni 1961), 몽펠랭 소사이어티의 회장도 지냈던, 그러나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상에

관해서는 민경국(2003, 159-176) 참조

10) 하이에크는 추상성을 장래에 불특정 다수의 사례와 불특정 다수인에게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요구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법은 장기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Hayek,

1960: 208)

11) 행동규칙은 그 적용에 있어서 소급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도 이러한 조건에 포함된다.

Page 12: 법치주의 자유 그리고 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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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같은 보편성 원칙은 어디에서 생겨났는가의 문제이다.

이 보편성 원칙을 문화적 진화과정에서 발견한 인물은 하이에크이다. 수렵채취를

하면서 살아가던 원시사회의 행동규칙들은 지시와 명령의 형태로 구체적이고 차별

적이었다. 인류가 발전해 오면서 행동규칙들이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방향으로 변동

되어 어 왔다(Hayek, 1979: Epilogue; 민경국 2009). 이런 과정에서 개인의 자유와

재산을 보호하는 행동규칙이 생겨난 것이다. 이 맥락에서 흥미로운 것은 그의 유명

한 저서 『법, 입법 그리고 자유』가 보여주고 있듯이 “법(law)”과 “입법

(legislation)”의 구분이다. 법은 문화적 진화를 거처 형성된 관습이나 관행에서 생겨

난 “자생적 질서”를, 입법은 입법부와 같은 입법자에 의한 “계획한 질서”를 지칭한

다. 전자는 컴먼 로(Common Law)이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법의 성격으로서 보편성 원칙이다. 하이에크가

그같이 구분하여 자생적 질서로서 컴먼 로에 우호적인 이유도 이것이 입법보다 보

편성 원칙을 더 잘 충족하고 이로써 개인의 자유와 재산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때

문이다

왜 법관들이 일반성 추상성 등, 보편성 원칙에 충실한 법을 발견할 수 있었는가?

이 문제는 지면관계로 생략할 수밖에 없다.12) 우리가 염두에 둘 것은 일반성 추상

성 그리고 확실성을 갖춘 것만이 법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의롭지 못한

행동을 막아서 개인의 자유와 재산을 보호하기 때문이다.

3. 공공정책의 원칙주의

법치주의를 구성하는 마지막 원칙은 정부 정책의 규칙 지향성이다. 시민들의 자

유를 광범위하게 위협하는 정부의 자의성을 피하거나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방법

은 국가의 행동을 미리 정한 규칙으로 묶어 놓는 것이다.13) 이것은 앞에서 논의한

헌법주의와 관련이 있다. 규칙지향적인 경제정책은 시장경제의 결과를 수정하거나

개선하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보편성 원칙에 따라서 시장경제의 법적인 틀을 확립

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뷰캐넌(Buchanan/Congleton, 1998)은 법의 지배 원칙

12) 이 문제를 상세한 논의는 하이에크(Hayek 1973 Ch. 5)과 레오니(Leoni 1961)를 참조 그리고 레오

니에 관한 논의는 민경국( 2004: 159-171 )을 참조

13) 밀턴 프리드먼의 규칙 지향적 통화정책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시장경제를 구성하는 원칙에 따른

정책도 마찬가지이다. 사유재산원칙, 계약의 원칙, 그리고 책임 원칙 등도 그에 해당된다.

Page 13: 법치주의 자유 그리고 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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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원칙에 따른 정책(politics by principle)”이라고도 부른다.14)

정부의 활동을 재량적인 판단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활동을 미리 정한 원칙과 규

칙에 묶어둠으로써 정부의 자의적인 활동을 제한할 수 있다. 규칙에 구속시킴으로

써 정부의 활동이 정해진 범위를 벗어났는가, 권력을 남용했는가를 분명히 할 수

있다. 정부의 책임여부를 확인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정부의 정책이 규칙에 구속되

어 있기 때문에 시민들은 정부가 무엇을 할 것인가 또는 적어도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확실히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은 안정적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

고 자신의 지식을 동원할 수 있다.

4. 법치주의와 시장경제

시장경제와 법치주의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흥미로운 것은 시장경제의 기반이

되는 행동규칙은 법치주의의 핵심요소로서 보편성 원칙을 충족하는 법이라는 점이

다. 이를 설명하고자 한다. 애덤 스미스, 흄 등 고전적 자유주의 전통의 시장경제이

론가들은 시장경제는 “자생적 질서(Spontaneous Order)”로서 그 구성원들이 특정의

행동규칙을 준수할 경우에만이 생성된다는 것을 발견했다(Hayek, 1973). 행동규칙들

은 도덕규칙, 관습. 관행 등 가치규범이나 법규범 등이다. 그들이 확인하고 있듯이

시장경제는 구성원들이 이들을 지킨 결과이고 또 이런 규범이 없이는 시장경제는

생성되지 않는다. 그들 가운데에는 장구한 역사적 과정 속에서 문화적 진화를 거처

자생적으로 형성된 것들도 있고 법규범과 같이 일부는 인위적으로 도입된 것들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성격의 규범이 시장의 자생적 질서에 적합한가의 문제이다.

시장경제이론가들은 이 문제를 매우 심도 있게 규명했다. 그들은 일반적, 금지적

성격의 내용을 가진 행동규칙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법 규칙과 관련하여 말한다면

시장경제의 기반이 되는 법적 제도는 일반적이고 금지적 성격, 그리고 확실성을 가

진 법 규칙이다. 다시 말하면 법치주의의 핵심요소로서 보편성 원칙을 충족한 법이

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경제는 법치주의를 구현한 경제적 국면일 따름이다. 법치주의에서 국

가의 제일의 기능은 보편성 원칙을 충족하는 정의로운 행동규칙으로서 법 규칙을

집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권력은 보편성원칙에 해당되는 법을 집행하기 위해

14) 원칙에 따른 정책의 예를 들면 통화의 원칙주의 정책 , 이에 관해서는 안재욱( 2008)

Page 14: 법치주의 자유 그리고 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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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권력을 행사하는 경우에만 정당하다.15) 이런 권력행사의 목적은 물론 사유재산

과 자유로운 거래와 책임 원칙을 기반으로 하는 시장경제를 보호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프라이브르크 대학의 호프만(Hoppmann, 1988: 71)은 시장경제는

법치국가를 전제하고 법치국가는 시장경제를 전제한다고 말하고 있다. 법치주의에

역행하는 경제정책은 시장경제의 기능을 해치고 시장경제를 침해하는 경제정책은

법치국가의 기능을 해친다. 따라서 우리가 유념해야 할 것은 자유시장의 이념은 법

치주의에 기반을 둔 것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공공정책은 다른 분야에서와 똑

같이 경제 분문에서도 법치주의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치주의에 충실한 경제정책은 시장경제질서를 위한 것과 동일하다. 따라서 시장

경제 이념은 법치주의를 경제정책에 응용한 것이다. 그 같은 정책을 통해 개인의

자유와 재산이 보호될 경우 시장을 구성하는 원리로서 경쟁이 확립된다. 그래야만

새로운 해결책을 발견하는 “발견의 절차”와 잘못된 지식의 사용을 처벌하는 “처벌

메커니즘”이 기능을 행사한다(Streit, 1995).

IV. 법치주의와 지속가능한 번영

국가권력을 제한하기 위한 헌법적 가치로서 법의 지배 원칙이 왜 중요한가? 이에

대한 답은 다양하다. 첫째로 자유와 재산의 보호라는 관점이다. 법치주의는 자유주

의와 시장경제의 보호자이자 법적 구현이다. 법치주의가 없이는 자유주의와 시장경

제는 존재할 수 없을 정도로 법치주의는 중요하다. 이것은 이미 앞에서 설명했다.

두 번째로 인식론적 관점에서 법치주의는 매우 중요하다. 세 번째로 공공선택론의

관점과 그리고 경제성장론의 관점에서도 중요하다.

하이에크(Hayek, 1988)를 중심으로 인식론의 관점이 생겨났다. 그 다음에는 뷰캐

넌(Buchanan/Congleton: 1998)을 중심으로 공공선택론의 관점이 생겨났다. 가장 최

근에 생겨난 것이 경제성장론의 관점이다. 물론 이 관점은 앞의 세 가지 관점과 분

리된 것이 아니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1. 인식론적 관점

15) 뷰캐넌은 이런 과제를 보호국가적 과제라고 그리고 칸트는 법치국가적 과제라고 부르고 있다. 이

에 해당되는 법 규칙은 재산권법, 계약법 그리고 책임법이다.

Page 15: 법치주의 자유 그리고 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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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주의가 중요한 이유는 지식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치주의는

규칙지향적인 경제정책을 요구한다. 이것은 시민들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생겨나는

결과를 수정하거나 이를 교체하려는 규제가 아니라 결과가 무엇이든 그들이 자유로

이 타인들과 관계를 가질 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런 정책은 “질서정책

(Ordnungspolitik, order policy)”이라는 이름으로 정착되었다.

하이에크가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듯이 결과지향적 정책은 극복하기가 불가능한

지식의 문제가 있다. 이상적인 결과를 얻기 위한 정책을 계획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지식이 필요하다. 특히 시간과 장소와 결부된 현장지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같은

지식은 각처에 분산되어 존재하고 있고 그런 지식은 시시각각으로 변동되기 때문에

그 어느 정신도 습득하여 제때에 이용하기가 불가능하다. 결과지향적 정책은 규제

이다. 비용-편익 분석이 그 대표적인 예다. 규제가 실패하는 이유는 이 같은 지식의

문제 때문이다. 사회주의가 망한 이유도 지식의 문제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

다.

그러나 법의 지배 원칙에 따른 정책은 그 같은 지식이 불필요하다. 정의롭지 못

한 행동을 당연(per se) 금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을 정의롭지 못한 행동인가

를 찾아내거나 사유재산, 거래의 자유와 책임원칙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법

규칙을 찾는 것도 용이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결과지향적 정책에서 필요로 하는

만큼의 지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법치주의 아래에서 시민들은 그 어떤 정신도 전부 수집하여 이용할 수 없는 지식

을 자유로이 이용하고 새로운 지식을 개발하여 그들 자신들의 목적을 추구할 수 있

다. 지식의 자유로운 이용과 개발, 이것이 사회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이다. 그러나

반 법치주의 아래에서는 자유로운 지식의 이용과 개발이 정체된다.

2. 공공선택론적 관점

법치주의는 차별을 금지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법을 적용하는 것을 요구한

다. 따라서 법치주의 아래에 있는 정부는 어떤 차별적인 정책도 펼칠 수가 없다. 예

를 들면 특정한 산업을 보호하거나 특정한 그룹을 보호하는 정책은 법치주의의 위

반이다. 따라서 정부사람들은 특혜부여를 통하여 이권을 추구한다든가 또는 경쟁보

Page 16: 법치주의 자유 그리고 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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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는 국가로부터 보호를 받아서 이익을 얻으려는 동기가 약화된다. 특혜를 받거나

인․허가를 받기 위한 부패도 없다.

이익단체나 유권자들은 규제의 혜택을 받기 위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어떤

동기도 발생하지 않는다. 차별적인 법, 특혜성을 가진 법의 경우에는 유리한 방향으

로 규제가 작성되도록, 또는 불리한 방향으로 규제가 작성되도록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동기가 매우 크다. 그러나 법치주의의 법 작성이나 그 집행에서는 이런

동기가 약화된다(Buchanan/Congleton: 1998: 147-153).

흥미로운 것은 정치적 경쟁이다. 법치주의가 실현될 경우 정치적 경쟁에서 득표

를 위한 전략으로서 차별적이거나 단기적이거나 또는 일관성이 없는 정책을 공급할

수도 없다. 법치주의 아래에서는 득표 전략으로서 유권자들의 인기에 영합하는 포

퓰리즘 정책도 억제될 수 있다. 정치가나 관료들이 보편적 이익의 관점에서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

따라서 법치주의 아래에서는 시민들, 정치가들 그리고 관료들 그리고 시민단체들

이 이권추구를 위한 비생산적 투자가 줄어들고 그 대신에 그들의 모든 역량이 생산

적으로 투자될 수 있다.

3. 경제발전론적 관점

법치주의의 미덕은 번영을 가져다준다는 점이다. 많은 학자들이 통계를 이용하여

법의 지배와 번영의 관계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배로(Barro 1997)는 법의 지배를

유지하는 것이 경제발전에 유리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뵈트케와 서브릭

(Boettke/Shubrick, 2003)도 법의 지배가 인간개발에 미치는 영향을 통계적으로 파

악하고 있다. 법의 지배가 지켜지는 사회에서는 인간평균 수명도 길어지고 건강지

출도 증가한다. 유아 사망률은 감소하고 문맹자수도 감소한다.

법의 지배는 추상적 일반적 그리고 확실한 법 규칙을 통해서 무엇보다도 자유와

재산을 안정적으로 보호한다. 정부의 자의적인 계획도 배제한다. 특권을 배제한다.

이런 제도적 틀 내에서 시민들은 교환의 편익을 인식할 수 있고 기업가적 정신을

활성화한다. 이런 기업가적 과정을 통해서 경제가 번영한다(Hayek, 1960; 유정호

2009). 벤자민 프리드만(Friedman, 2006)이 적절히 지적하듯이 자유경제를 통한 경

제적 번영은 관용과 너그러움 그리고 공정성과 같은 도덕도 함양한다.

Page 17: 법치주의 자유 그리고 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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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가 몰락한 근본적인 이유도 정부권력을 제한하지 못했고 정치권력은 자

유와 재산을 유린할 정도로 비대했기 때문이다(Pipes, 1999). 법의 지배 전통이 약하

고 자의적인 정부권력이 큰 라틴아메리카는 경제적으로도 빈약하다. 더구나 사회주

의와 해방신학에 의해 강력한 영향을 받았다. 법의 지배가 반영하는 사유재산과 자

유 대신에 사회정의와 같은 집단주의로부터 받은 영향도 컸다. 그 결과는 경제침체

와 정치적 불안이다(Zywicki, 2003).

V. 법치주의의 적용: 정부간섭에 대한 비판

법치주의는 법 규칙이 일반성, 추상성 그리고 확실성을 갖게 하는 원칙이다. 법치

주의 관점에서 정부간섭을 평가할 수 있다. 이런 원칙에 반하는 대표적인 간섭의

예를 들면, 특정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법, 유사한 토지에 대한 상이한 토지이용 규

제, 지역균형발전을 목표로 하는 모든 규제 등이다. 이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법

(Recht)”이 아니라 “처분법(Maßnahmengesetz)”이다.16)

비용-편익 분석에서 도출된 법, 사회적 후생함수에서 도출된 법, “시장구조-시장

행동-시장성과” 패러다임에서 도출된 독과점 규제법도 매한가지이다. 이 글에서는

법치주의의 이념에 비추어 노동조합의 문제, 복지국가 그리고 조세정책, 그리고 민

주주의 문제를 평가할 것이다.

1. 민주적 입법과 법치주의

민주주의는 법치주의의 본질적 요소인가? 미네소타 법학교수 스타인(Stein, 2009:

300)은 그렇다고 말하고 있다. 이 같은 생각은 오늘날 대부분의 학자들이 공감할 것

이다. 그러나 그 같은 생각은 전적으로 옳은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그 성격상 전적으로 다르다. 민주주의는 법의 원천, 권력의 원천 또는 권력구조와

관련되어 있다. 그러나 법의 지배는 법의 내용, 권력의 내용과 관련되어 있다. 그리

고 그것은 국가권력의 구조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국가권력의 제한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두 이념은 충돌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16) 하이에크는 이 맥락에서 노모스(nomos)와 테시스(thesis)를 구분하고 있다. 전자는 자유의 법을

후자는 규제법을 말한다.

Page 18: 법치주의 자유 그리고 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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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가능성은 민주주의 정치과정을 분석할 경우 또렷이 드러난다. 우리가 민주주

의를 정치적 경쟁을 통한 지배자의 선거 또는 집단적인 의사결정방법으로 이해한다

면, 민주주의가 정말로 법치주의와 양립하는가의 문제를 진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민주적 선거과정을 거처 의회가 구성된다. 유권자들, 이익단체들 그리

고 그 밖의 다양한 집단들이 입법과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그 같은 정치적

과정을 보면 스타인의 생각과는 전적으로 다르다. 공공선택론이 보여주는 바와 같

이 민주적 의사결정은 기본적으로 다음 네 가지 특징이 있다(민경국, 1995; 김정호,

1998: 17-21). 첫째로 보편적 이익보다는 특수이익을 보호하려고 한다. 둘째로 장기

적 정책보다는 단기적 정책을 선호한다. 셋째로 원칙의 정책보다는 이해관계의 정

책을 선호한다. 넷째로 일관성도 확실성도 없다.

민주적 의사결정의 이 같은 특징은 민주적 입법은 법의 지배의 핵심적 원칙으로

서 보편성 원칙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음을 아주 또렷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민주적 의사결정 방식은 개인의 자유와 재산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도

없고 시장경제를 확립한다고 볼 수도 없다. 자유주의자들이 민주적 입법을 반대한

것은 그 같은 이유 때문이다.17) 그들은 민주적 입법을 법의 지배아래에 놓아야 한

다는 것을, 다시 말하면 법치주의로 민주주의 자체를 제한해야 할 것을 요구한다.18)

민주주의가 법치주의와 서로 융합할 수 있기 위해서는 그것이 “무제한적 민주주

의”가 아니라 “제한적 민주주의”이어야 한다.

2. 노동조합과 법치주의

한국헌법 제33조는 근로집단에게 노동3권이라는 권리를 헌법상 기본권으로 부여

하고 있다. 헌법이 법의 지배원칙을 위반한 대표적 사례이다. 더구나 노동조합은 과

거 정부가 허용한 파업권을 가지고 있다. 사용자에게 협박하는 것이 파업이다. 이것

은 강제이다. 이 같은 특권으로 노동조합은 오늘날 특별한 그리고 대단히 위험스런

독점이 되었다(Mises, 1996: 376, Hayek, 1960: 18장). 사적인 강제를 막고 개인의

17) 컴먼 로(common law)와의 흥미로운 비교는 지면관계로 생략하고자 한다.

18) 하이에크는 법을 발견하고 개선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특수한 입법기관을 설립할 것을 제안하

고 있다.

Page 19: 법치주의 자유 그리고 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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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보호하는 것이 법치주의에서 국가의 제일의 과제임에도 노조에게 특권과 그

리고 “정당한” 무기로서 강제를 허용한 것은 법치주의의 위반이다.

노조가 파업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통해서 구성원들의 일자리를 보호하거나 노임

을 인상한다. 그러나 이 같은 특권 남용의 결과는 실업이다. 노동조합의 임금구조를

고집하기 때문에 노동이동이 유연할 수 없다. 실업을 구제하기 위해서 정부는 통화

공급을 늘린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조장하고 경제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 뿐이다.

흥미로운 것은 노조는 실업이 자신의 행동의 결과임에도 책임지지 않는다. 케인

즈의 처방에 따라 정부는 완전고용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책

임은 법치주의의 훼손을 야기할 뿐이다. 실업은 정부가 책임지기 때문에 노조는 자

신들의 행동이 실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없이 노조활동을 확대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조장되었다. 정부는 실업을 구제하기 위해 총수요를 증대시키려고

했지만 결과는 인플레였다(Shand, 1990/1996: 292). 모두 시민들이 감당해야 할 피

해다. 실업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정부는 납세자의 부담으로 실업보험제도 또는

실업보조금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지만 도덕적 해이만을 더욱 더 조장하고 더 큰 실

업을 야기할 뿐이었다.

따라서 하이에크(Hayek, 1960: 283)가 주장하듯이 노동조합주의는 법의 지배원칙

을 위반하고 시장경제를 마비시키는 정부활동의 범위만 확대시켰다. 법치주의를 회

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노동조합의 파업권을 철폐하는 것이다.

3. 복지국가와 법치주의

법의 지배 원칙을 부활하고 강조했던 중요한 계기 가운데 하나가 복지국가의 등

장이었다는 것은 이미 설명했다. 어떻게 이것이 체계적으로 법의 지배원칙을 훼손

하고 자유사회를 손상하는가? 일할 정신적 육체적 능력이 없거나 극빈자 또는 굶주

린 자들을 공동체가 돌봐야 한다는 것은 자유주의자들의 일치된 견해이다(Hayek,

1960: 285; Friedman: 1963/1995: 제2장).

그러나 현재 서구사회에서 전개되고 있는 복지모델은 그와 다르다. 그 특징은 두

가지이다(Hayek, 1960: 287). 하나는 누구나 강제로 보험(강제연금보험, 강제건강보

험, 강제실업보험 등)에 가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시민들이 가입할 보

험회사를 강제로 정부가 정하는 것이다. 이 같은 모델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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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보장한 한국헌법 제34조에도 규정되어 있다.

첫 번째 강제를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는가? 법치주의에서 정부의 강제권은 보편

적 원칙을 충족하는 법 규칙을 집행할 경우에만 정당하다. 그 법 규칙은 정의롭지

못한 행동을 금지하여 개인의 재산과 자유를 보호하려는 것이다. 정의롭지 않은 행

동과 관련된 것은 언제나 타인들을 향한 행동이다. 그런데 내가 나의 미래의 위험

(늙음, 실업, 질병)에 대하여 준비하지 않는 것이 타인들에 대해 무슨 잘못된 일인

가. 타인들의 재산이나 자유를 해치는 행동인가.19) 아무리 생각해도 강제보험은 정

당화될 수 없다.

논의를 위해서 그 같은 강제가 타당하다고 하자. 그러면 정부가 보험회사를 강제

로 지정하는 것이 타당한가? 오늘날 정부가 강제로 지정한 보험회사는 국가의 독점

보험기관이다(보험관리공단과 같은 국영보험기관). 국가독점 모델에서 정부의 강제

행사는 법의 지배를 위반하고 있다. 강제는 특정의 행동을 하도록 명령하는 지시나

동일하다. 개인의 자유를 정면으로 침해한다.

더구나 정부에 의한 보험상품의 공급독점은 다양한 공급자들의 경쟁을 체계적으

로 배제하고 있다. 이런 독점은 시장경제의 중요한 장점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즉, 공급자가 다양하다면 경쟁을 통해서 제각기 다양한 수요자들의 위험들을 효과

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해결책들이 발견된다. 그리고 경쟁과정을 통해서 잘못된 해

결책의 공급자들을 처벌하고 성공적인 공급자를 보상한다. 이와 같이 경쟁은 새로

운 해결책에 대한 발견절차로서 그리고 나쁜 공급자에 대한 처벌 메커니즘으로서

작용하다, 그러나 정부독점은 이 같은 중요한 사회적 메커니즘을 이용하지 못한다.

다른 한편 시민들이 수요자로서 독점공급을 통제하고 감시 감독 할 수 있다고도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시민들이 감시 감독할 만큼 복지제도가 간단

하지 않다. 전문가도 세부사항을 제대로 알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사회보장제도의

규칙과 규제는 매우 복잡하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적인 방식으로 통제한다는 것은

실제로 불가능하다(Shand, 1990/1996: 256). 민주주의가 그것을 통제하기는 고사하

고 복잡하고 방만한 복지제도의 원인이다.

복지제도의 복잡성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전문가나 관료의 이해관계에 따라

19) 하이에크는 개인들의 자유에 맡기면 위험 대책을 세우지 않고 이것이 나중에는 공동체의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에 자동차보험처럼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Hayek, 1960: 285). 그러나 자동차보험

이 강제적인 이유는 운전자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운전 중에 타인의 재산과 생명을 침해하기 때

문이다. 불법행위라고 볼 수 있다.

Page 21: 법치주의 자유 그리고 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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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동하는 것이 오늘날의 복지제도라는 것이다. 이것은 개인의 자유와 재산의 침해

이다. 법치주의를 위반한 전형적인 제도이다.

강제보험제도가 법치주의를 위반하고 자유사회를 위태롭게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이 제도를 가지고 극빈자의 기초생활 보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평등을 위한 소득의

재분배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재분배는 재정부담자의 재산을 침해한다. 정의롭지

않은 행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개인의 재산을 강제로 타인들에게 이전하는 것은 법

치주의에 어긋난다. 법치주의에서 국가는 이 같은 강제를 행사할 권한이 없다.

4. 누진세와 법치주의

자본주의를 가장 불의에 찬 질서라고 비판했던 마르크스는 고율의 누진과제야말

로 무산자가 부르주아로부터 모든 자본을 빼앗을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Hayek, 1960: 308). 오늘날 일반적으로 누진세를 통한 소득의 재분배를 “정의롭다”

고 믿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서는 이 누진세를 비판하고 있다. 죤 스튜어트 밀

(J. S. Mill)은 누진세를 부드러운 도둑질 형태로 취급했다. 칸트의 법치국가를 계승

하여 19세기 말 법치국가 운동의 지도자였던 그나이스트(R. v. Gneist)는 누진세제

도는 재산에 대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을 제공하는 법 앞의 평등 원

칙(차별금지 원칙)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Hayek, 1960: 310).

누진세에 대한 비판으로서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하이에크이다. 그는 누진세 제

도의 도입을 정치경제학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치가들이 분배정의의 실현을 핑계

로 하여 누진세를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누진

세는 부자에 대한 차별이기 때문에 법치의 핵심으로서 평등원칙을 위반이라고 한

다. 누진세는 그래서 자유사회의 위협이라고 여기고 있다.

하이에크는 평등원칙에 충실한 조세원칙으로서 소득세의 비례세제도를 제안하고

있다. 국가가 공급하는 서비스의 이용은 소득의 수준과 비례하기 때문에 비례세 제

도는 합의를 보기에 적합하고 한다.

비례세제도를 찬성하는 학자는 뷰캐넌이다(Buchanan/Congleton: 1998: 93). 그도

차별 금지의 원칙에 충실한 조세제도는 비례세제라고 보면서 이 제도야말로 다수결

원칙에서 다수가 차별하여 소수를 이용하려는 성향을 막기 위한 최상의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Page 22: 법치주의 자유 그리고 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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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세제도에 따른 차별은 일할 의욕과 자본축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따라

서 경제성장에도 지속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오늘날 많은 나라에서 상

위계층의 소득세율을 나추려고 한다. 이것은 법치주의 관점에서도 매우 소망스럽다.

그러나 이것은 부자들만을 위한 감세정책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세율을 나추면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도 늘어날 뿐만 아니라 상류층은 물론 저소

득층의 소득도 증가한다. 상류층의 세율을 삭감했다고 해서 상류층의 조세부담도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조세삭감으로 경제가 성장하면 과세할 소득도 증가한다.

VI. 맺는 말

이 글의 목적은 오늘날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에 정치적 가이드로서 역할

을 다하지 못하는 법치주의의 의미를 명확히 하는 것, 다시 말해서 그 정치적 이상

은 자유주의와 분리할 수 없는 이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첫째로 역사적

으로 볼 때 다이시(A.C.Dicey), 하이에크(F.A.Hayek)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법치

주의는 사회주의나 간섭주의의 등장과 확산을 공격하여 애덤 스미스, 데이비드 흄

등의 자유주의 전통을 보호하기 위해 발전되어 왔다. 그래서 법치주의는 자유주의

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둘째로 법치주의를 구성하는 세 가지 원칙만을 본다고 해도 그것은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개념이라는 것이 분명히 드러난다.:(1) 첫 번째 구

성요소는 정부의 권력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미의 헌법주의이다.(2) 두 번째 구성요

소는 법의 지위를 획득하기 위한 조건이다. 보편성 원칙이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일

반성, 추상성, 그리고 확실성이다. 이런 조건을 갖춘 행동규칙만이 법이다.(2)세 번

째 구성 원칙은 정부의 재량적인 권력을 억제하기 위한 공공정책의 규칙지향성이

다. 따라서 법치주의는 시장경제의 보호자이자 법적 구현이라고 말해도 무방하다.

법치주의가 없이는 자유주의는 생각할 수 없다.

셋째로 법치주의는 번영을 매개로 하여 자유주의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그것

은 시민들에게 자유롭고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환경을 보장하

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유와 번영을 추구하는 사회라면 법치주의를 실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법치주의가 없이는 자유와 시장경제를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다양한

간섭주의 정책으로부터 확인할 수 있다. 민주주의는 법치주의의 본질적 요소가 아

Page 23: 법치주의 자유 그리고 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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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민주적 입법은 법치주의를 위반하는 정책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머리말에서 열거한 법치주의 개념들을 검토할 수 있다. 첫째로

임종훈 교수처럼 법치주의는 시민들에게 법을 지키도록 만드는 것(임종훈, 2009:

102)이 아니다. 물론 법치주의를 위반하는 법들은 시민들이 잘 지키지 않을 수 있

다. 다이시(Dicey, 1885/ 1993: lvi-lviii)가 적절히 지적하고 있듯이 “법의 지배의 이

탈이 가져온 결과”로서 “법외면의 사회분위기(lawlessness)”가 만연할 수 있다.

허 영 교수처럼 “국가권력의 기능적 조직적 형태를 정하려는 것”(허 영, 2001:

141)도 아니다. 강경근 교수가 아주 적절히 주장하듯이 법치주의는 국가권력의 “제

한원리”이다(강경근, 2004: 124). 그럼에도 “국가 권력을 제한하고 통제함으로써 자

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법치주의가 아니다”라는 허 영 교수의 단호한 주장(허

영, 2001: 142)은 자유주의 전통과는 전적으로 먼 그의 자의적인 법치주의 개념이다.

법의 지배(Rule of Law)는 “법대로(Rule by Law)”와도 전적으로 다르다. 후자는

“힘이 정의이다”라는 원칙과 동일하다. ‘법대로’라고 말할 때 그 법 개념은 법실증주

의가 말하는 법 개념이다. 이런 의미의 법을 가지고는 경제와 시민사회에 대한 정

부개입의 범위와 규모를 엄격히 제한하여 시민들의 자유와 재산을 보호하기 어렵

다. 타마나하(Tamanaha, 2004: 3)의 보고에 의하면 중국 지도자들은 법의 지배라는

용어를 싫어하고 대신에 ‘법대로’ 라는 용어를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법의 지배는

정치가들의 재량적 행동을 광범위하게 제한하고 그래서 그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게 하기 때문이다.

평등분배를 위한 입법도 법치주의에 타당하다는 서론에서 언급한 존 롤스나 드워

킨의 주장도 옳지 않다. 법치주의가 20세기 확산된 근본이유는 사회주의는 물론 분

배정의의 실현이 법치주의를 일탈하여 자유주의를 위태롭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헌법재판소는 입법부가 정한 법을 염두에

두고 법치주의를 “법률에 의한”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적 입법이 법치주의

원칙에 충실한 법이라고 볼 수 없다. 특히 사회권적 기본권을 실현하기 위해 자유

권적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제정은 법치주의를 이탈한 법이다. 헌법재판소는 조세법

률주의를 역시 법치주의를 의미한다고 선언하고 있다(2004헌바74). 그러나 입법부가

정한 조세법이 누진세이거나 또는 특별소비세와 같이 특정한 재화를 차별적으로 취

급하는 내용을 가진 것도 법치주의에 타당한 것이라고 보는 것은 잘못이다. 그 같

은 세법은 법치주의의 정치적 이상에서 이탈한 것이다.20)

Page 24: 법치주의 자유 그리고 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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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에는 법치주의를 자유의 수호자만이 아니라 번영의 기초라고 보고 있다.

경제적 번영에 연결시켜 법치주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법치주의가 확립된

나라에서는 번영이 가능하다. 그것은 시민들에게 자유롭고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가

능하게 하는 제도적 환경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유와 번영을 추구하는 사

회라면 법치주의를 실현해야 한다.

20) 헌법재판에서 법적 안정성, 명확성, 차별 금지의 원칙 등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리고 법적 정당성

이나 기본권 보장 등을 강조하는 법학자들도 있다. 이와 같은 강조가 얼마나 법치주의와 양립하는

지는 앞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Page 25: 법치주의 자유 그리고 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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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8: 법치주의 자유 그리고 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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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ule of Law, Freedom and Prosperity

Kyung-Kuk Min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show that the Rule of Law, being used

nowadays unhappily in multifarious meanings, is inseparably connected to

classical liberalism in the tradition of A. Smith and D. Hume. Historically

considered, the political ideal has been developed and reformulated by such great

liberal scholars as Dicey and Hayek in defence of liberalism against various

kinds of socialism and interventionism.

It is more clearly proved that without the Rule of Law liberalism is

unthinkable once three main principles constituting the Rule of Law are taken

into account:(1) the constitutionalism in the sense of limited government,(2) rule

oriented public policy and(3) universality-principle which requires that a law

should meet legal status: generality, abstractness and certainty. From these

principles it is confirmed that the Rule of Law is a guarantee and a legal

embodiment of free market and liberalism.

Based on our liberal notion of the Rule of Law as political ideal, we have

evaluated various meanings of the Rule of Law that scholars and constitutional

court employ.

In this paper it has been also emphasized that the Rule of Law is not only

the effective protector of individual freedom, but also the great foundation of

prosperity. For it provides citizens with institutional environment for their free

and stable economic life. A society that attempts to seek freedom and prosperity

should make a great effort to realize the Rule of Law.

Keyword: Freedom, the Rule of Law, Constitutionalism, Universality of

law,Prosper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