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정의 당신의냉장고 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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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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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냉장고

1

먹거리 정의 운동은 먹거리와 연관된 여러 차원의

부정의를 문제로 지적합니다. 농민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환경, 저소득층 밀집 주거지역에 난립한

패스트푸드 음식점들, 계급에 따른 건강한 먹거리

접근성의 불평등한 분포, 먹거리의 건전성보다

편의성을 중시하는 상업주의 환경, 미국식 식습관으로

인해 초래된 전 세계적 비만 위기 등이 먹거리 부정의에

해당합니다.

먹거리 정의 운동은 이러한 부정의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제시합니다. 우선 먹거리가

어디에서, 무엇이, 어떻게 재배되고 생산되는지,

운송되고 분배되는지, 접근성 및 가용성이 확보되는지

등에 따른 혜택과 위험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공유되고 보장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농식품

시스템의 불평등과 모순의 제거를 포함해 현존하는

농식품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기대합니다.

다음으로, 먹거리 불의가 어떻게 경험되고 어떻게

극복될 수 있는지를 밝히는 분석을 통해 먹거리 정의에

부합하는 사회운동의 언어와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먹거리 정의적 관점에서 냉장고 사진을 들여다봄으로써

가까이 내 주변에 있는 먹거리 정의적 개념을 확장하는

전시가 되었으면 합니다.

조효제

먹거리 인권과 먹거리 주권의 시론적

고찰, 민주주의와 인권(제13권 2호),

pp.277-279, 2013

당신의 냉장고:

냉장고에서 나를 발견하기

2 3

어디서 주로 장을 보는가?

: 마트

마트에서 가장 유심히 구경하는 코너는?

: 음료코너

물건을 살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

: 맛

하루 식비가 만원 밖에 없을 때 당신의

선택은? (돈을 나눠 3끼를 챙겨먹는다 vs

한 번에 거하게 먹는다)

: 한 번에 거하게 먹는다.

밥을 잘 챙겨 먹지 않는 편이다.

의식주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 잠이 많은 편이라 집이

가장 중요하다.

냉장고 관리에 중점을 두는 것은?

: 깨끗하게 유지하려고 한다.

냉장고에 항상 채워두는 것은?

: 맥주

몸이 허할 때 어떤 음식을 제공하는지?

: 비타민, 설렁탕

2)

강동구 거주

디자이너

1인 가구이긴 하나 부모님이 자주 오셔서

냉장고 관리를 하심

어디서 주로 장을 보는가?

: 마트

마트에서 가장 유심히 구경하는 코너는?

: 유제품코너

물건을 살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

: 가격

하루 식비가 만원 밖에 없을 때 당신의

선택은? (돈을 나눠 3끼를 챙겨먹는다 vs

한 번에 거하게 먹는다)

: 한 번에 거하게 먹는다

의식주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 주가 제일 중요.학교 앞에서

자취하느라 주거비가 가장 많이 들어간다.

편한 집에서 여유롭게 살고 싶다.

냉장고 관리에 중점을 두는 것은?

: 유통기한이 지나면 다 버린다.

냉장고에 항상 채워두는 것은?

: 주식인 드링킹 요거트와 물.

몸이 허할 때 어떤 음식을 제공하는지?

: 쌀밥과 삼겹살

1)

성북구거주

대학생

1인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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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주로 장을 보는가?

: 마트와 생협. 생협에서는

신선식품위주로 구매를 하고 요거트 같은

대용량이 필요할 때는 가까운 마트에서 구매

마트에서 가장 유심히 구경하는 코너는?

: 신선식품코너에서 채소와 과일을

제일 유심히 본다.

물건을 살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사기 때문에

맛이 제일 중요하다.

하루 식비가 만원 밖에 없을 때 당신의

선택은? (돈을 나눠 3끼를 챙겨먹는다 vs

한 번에 거하게 먹는다)

: 채소 등을 사서 간편하게 세 끼

나눠서 먹을 것이다. 거창한 요리를 하는 건

아니고 채소나 두부를 삶아서 먹어도 되기

때문.

의식주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 식식식. 먹는 걸 너무 좋아해서

포기를 못 한다. 백화점을 가도 식품코너를

꼭 가고.

냉장고 관리에 중점을 두는 포인트는?

: 안 상하게 다 활용해서 먹는 것.

잘 못 먹으면 스트레스 받는다.

몸이 허할 때 먹는 것은?

: 없음. 항상 잘 먹어서 영양과잉인

것 같다.

4)

서울거주

대학생

1인가구

스티로폼 박스는 할머니 생신 때 얻어온 홍어

단백질은 늘 사놓는 요거트로 보충

어디서 주로 장을 보는가?

: 마트와 재래시장

마트에서 가장 유심히 구경하는 코너는?

: 음료코너와 유제품 코너

물건을 살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 가격과 유통기한

하루 식비가 만원 밖에 없을 때 당신의

선택은? (돈을 나눠 3끼를 챙겨먹는다 vs

한 번에 거하게 먹는다)

: 한 번에 거하게 사 먹는다.

의식주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 주. 자취를 하기 때문에 집이

제일 중요하다.

냉장고 관리에 중점을 두는 포인트는?

: 음식이 썩기 전에 바로 버리는 것

몸이 좋지 않다고 여겨질 때 챙겨먹는

음식은?

: 비타민 음료와 양배추 즙 정도.

즙이 최고다.

3)

서울

연극배우

1인가구+유자(강아지)

아픈 강아지의 약을 먹이기 위해 타이머가

작동되는 밥그릇을 쓰는 데, 사료가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한 얼음팩을 늘 구비해둔다

6 7

어디서 주로 장을 보는가?

: 마트와 생협을 이용하고

할머니들이 장에서 파는 것도 산다.

마트에서 가장 유심히 구경하는 코너는?

: 생선코너. 생협에는 생선이 많이

없기 때문에 그 쪽을 유심히 본다.

물건을 살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 원산지와 가격

하루 식비가 만원 밖에 없을 때 당신의

선택은? (돈을 나눠 3끼를 챙겨먹는다 vs

한 번에 거하게 먹는다)

: 3끼를 챙겨먹는다. 채소를 사면

해먹기도 좋고 싸게 먹을 수 있기 때문.

의식주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 식. 다른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먹는 즐거움과 건강,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냉장고 관리에 중점을 두는 것은?

: 청소를 잘 안하는 편이고 버리질

못 한다. 친정어머니가 보내주는 것을

보관하는 용도로 쓴다.

몸이 허할 때 챙겨먹는 것은?

: 허할 땐 된장국 등 국물요리를

주로 먹어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5)

수원

식교육강사

3인가구

귤껍질은 입욕제와 세안 할 때

사용하기 위해 말려서 보관 하는 것.

티로도 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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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주로 장을 보는가?

: 마트

마트에서 가장 유심히 구경하는 코너는?

: 가공식품

물건을 살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

: 맛

하루 식비가 만원 밖에 없을 때 당신의

선택은? (돈을 나눠 3끼를 챙겨먹는다 vs

한 번에 거하게 먹는다)

: 한 번에 거하게 먹는다

의식주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 모두 다 중요하다.

냉장고 관리에 중점을 두는 것은?

: 냉장고 관리를 잘 안한다.

몸이 허할 때 어떤 음식을 먹는지?

: 치킨

7)

마포구

활동가

1인가구이나 여자친구가 냉장고관리를 한다.

어디서 주로 장을 보는가?

: 생협

마트에서 가장 유심히 구경하는 코너는?

: 신선식품 코너

물건을 살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

: 원산지

하루 식비가 만원 밖에 없을 때 당신의

선택은? (돈을 나눠 3끼를 챙겨먹는다 vs

한 번에 거하게 먹는다)

: 3끼를 챙겨먹는다. 채소 사서

조리해 먹으면 된다.

의식주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 모두 다 중요하다.

냉장고 관리에 중점을 두는 것은?

: 아이들이 먹을 것이기 때문에

유통기한을 꼼꼼히 챙긴다.

아이들 몸이 허할 때 어떤 음식을

제공하는지?

: 절기 음식을 챙겨 먹는다.

여름엔 삼계탕, 겨울엔 팥죽 등을 챙겨먹고

아이들에게 교육도 겸한다.

6)

수원

방과후학교 냉장고

21명

그때그때 만들어 먹기 때문에 텅 비어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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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주로 장을 보는가?

: 생협

마트에서 가장 유심히 구경하는 코너는?

: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물건을 살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

: 가격과 용량

하루 식비가 만원 밖에 없을 때 당신의

선택은? (돈을 나눠 3끼를 챙겨먹는다 vs

한 번에 거하게 먹는다)

: 3끼를 챙겨 먹는다.

의식주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 먹는 것도 일단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주택 운동을 하는 운동가이기

때문에 집이 중요하다.사람은 몸과 마음의

충전이 필요한데 요즘은 그 공간에 대한

문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냉장고 관리에 중점을 두는 것은?

: 관리를 하지 않는다.

냉장고에 항상 채워두는 것은?

: 딱히 없다.

몸이 허할 때 어떤 음식을 제공하는지?

: 밥과 고기를 든든히 먹는다.

9)

성미산 마을

주택운동가

5인가구

어디서 주로 장을 보는가?

: 마트

마트에서 가장 유심히 구경하는 코너는?

: 가공식품코너

물건을 살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

: 가격

하루 식비가 만원 밖에 없을 때 당신의

선택은? (돈을 나눠 3끼를 챙겨먹는다 vs

한 번에 거하게 먹는다)

: 한 번에 거하게 먹는다.

의식주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 안락한 환경과 아이들의 활동

공간이기에 주거가 중요함.

냉장고 관리에 중점을 두는 것은?

: 맞벌이여서 거의 저녁을 챙겨줄 수

없기에 아이들이 잘 찾아먹을 수 있도록 항상

신경 쓴다.

냉장고에 항상 채워두는 것은?

: 아이들이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소시지나 치즈 같은 먹거리

몸이 허할 때 어떤 음식을 제공하는지?

: 매일 비타민 등 영양제를 챙겨먹긴

하지만 특히 피곤할 땐 홍삼엑기스를 먹는다.

8)

마포구

회사원

4인 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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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주로 장을 보는가?

: 베트남마트나 태국 마트

마트에서 가장 유심히 구경하는 코너는?

: 한국에 없는 채소를 사야하기

때문에 신선식품

물건을 살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

: 가격

냉장고에 항상 채워 두는 것은?

: 고기와 야채

몸이 허할 때 어떤 음식을 제공하는지?

: 캄보디아에서는 쓴 음식이나

열나는 음식이 건강에 좋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생강과 고기를 볶아 먹는 요리를

주로 먹고 역시 고향 음식을 먹는다.

11)

안산 지구인의 정류장 숙소

20명 내외

어디서 주로 장을 보는가?

: 마트에서 주로 장을 봄. 늦게 일이

끝나기 때문에 장터에 갈 시간이 없음.

마트에서 가장 유심히 구경하는 코너는?

: 생활재를 사러 가기 때문에 생활재

코너 정도만 본다.

물건을 살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

: 원산지와 유통기한.

하루 식비가 만원 밖에 없을 때 당신의

선택은? (돈을 나눠 3끼를 챙겨먹는다 vs

한 번에 거하게 먹는다)

: 3끼를 챙겨먹는다. 계란이나 우유

등을 사서 조리해 먹을 것이다.

의식주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 잘 먹어야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식이 중요하다.

냉장고 관리에 중점을 두는 것은?

: 바로바로 먹으려고 노력하지만

쌓이기도 한다.

냉장고에 항상 채워두는 것은?

: 요즘은 날이 더워서 물을 항상

챙겨둔다.

몸이 허할 때 어떤 음식을 제공하는지?

: 평소에 고기를 잘 안 먹기 때문에

그럴 때만큼은 소고기를 사다가 미역국으로

끓여서 먹는다.

10)

경기도 여주

농업경영인

부부와 출타한 자식들

14 15

도금회사와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4년 5개월 간 일을 했고 현재는

한국의 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는

다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가족을

도와주기 위해 들어왔고 후에는 저의

인생을 바꾸고 싶어 대학을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국생활에서 어떤 장단점이

있었나요?

본국과 한국을 왔다 갔다 하며 사는

것은 괜찮지만 완전히 정착하고 싶진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고생을 너무

많이 했기 때문에 가능하면 고향에

가서 직업도 찾고 결혼도 하고 또래

친구들처럼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관리자

역할을 하는 것도 힘들었고요.

크메르 노동자 협회의 설립의의 등을

매번 설명하고 있지만 정착하지 않고

가는 사람들도 있어서 전달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또 공동체 생활의

규칙을 잘 지키지도 않는 사람들도

있고요. 그런 경험들 덕분에 앞으로

사람으로서 사는 방법과 공동으로

사는 방법 등을 알 수 있었어요.

친구 만드는 법도 그렇고요.

② 유통: 푸드앤 저스티스 지니스테이블 박진희

의식주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먹거리가 제일 중요합니다. 집은

주거복지라는 개념이 있어 정책도

있지요. 옷은 몇 벌 가지고 있느냐가

생존을 좌우하지는 않습니다. 문화적

코드의 개념이 강하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러나 먹거리 복지라는 개념은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먹을거리는

생존에 관한 문제입니다. 주택은

공유할 수 있고 옷은 재활용하거나

공유할 수 있지만 먹을 것은 그렇게

되지 않죠. 그래서 의식주가 한 데

묶이는 것은 어렵고 ‘식의주’라고

이야기되어야 하는 게 맞는다고

봅니다. 먹을거리가 기본적으로

보장된 다음에 주거의 문제를 논하고

문화적인 것(의복)을 충족하는 게

맞는다고 봐요.

어렸을 때, 길거리에 서있는 장애인

형제를 본 적이 있어요. 그때

그분들이 새우깡 같은 과자를 먹고

있었는데 초등학교 다니는 제 눈에

보기에, 즐기려고 먹는 것이 아니라

배고파서 과자를 먹는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때 제가 ‘아 우리가

간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누군가에겐

※ 매년 많은 수의 이주노동자들이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정당한 노동의 가치와

기본적인 숙소와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인권이 보호되지

않는다면 먹거리 정의는 실현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전문가 4인 인터뷰

환경정의는 먹거리 정의적 관점에서

생산자-유통-정책-소비자들을

인터뷰했습니다. 먹거리 정의는

생산자에서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혜택과 위험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공유되고 보장되어야 함을

전제로 합니다.

① 생산자인터뷰:지구인의정류장 이주노동자와

자원봉사자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윈칸야라고 합니다. 2013년 4월부터

한국에 들어와서 일을 했습니다.

논산에서 딸기, 상추, 양파, 콜라비

등 다른 채소들을 기르는 농장에서

일을 했어요. 한국에 들어온 계기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가족생활을

도와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은

일을 하지 않고 농장에서의 일을 법적

해결 중에 있습니다.

한국생활에서 어떤 장단점이

있었나요?

장점부터 말하면 가계에 도움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여기서 번 돈으로

고향에 집도 새로 짓고 밭도 살 수

있었어요. 그리고 채소 심는 방법들을

배울 수 있었고요. 하지만 농장사장은

하면 안 되는 일을 너무 많이

시켰습니다. 남자가 들어도 무거울

비료 등을 혼자 나르게 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월급을 계약금

보다 덜 주었어요. 기숙사비도 너무

조금 주었고요. 거기서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는 건 힘든 일이었습니다.

법적으로 해결하려고 하고 있지만 잘

될지는 모르겠어요. 타협하려고 한 번

만났고 다음 달에 또 만날 예정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임금문제 때문에

고생하던 중 같이 일했던 사촌이

지구인의 정류장을 알려주었어요.

덕분에 김이찬 선생님을 통해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었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법적인 문제가 빨리 해결 되서 다시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일단

한국에서 체류할 수 있는 3년의 기간이

다 끝나면 고향에 가서 장사 등을 해서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 갈 예정입니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무니 뭇이고 2009년에 일을

하기 위해 처음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 관련 비자의 체류기간은 3년. 고용주가 연장 해줄

경우 최대 1년 10개월 추가적으로 체류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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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도 지속 가능한 시스템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먹거리

정의는 휴머니즘이라 생각해요.

저도 이렇게 먹거리에 대해 확고한

생각을 가질 줄은 몰랐어요. 유기농

농사를 하려고 귀농을 했는데 유기농은

왜 특정 계층에게만 공급되는

시스템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어요.

‘모두가 먹거리를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이 들었고 검색을 하다가 먹거리

정의 개념을 알게 되어 먹거리 정의

활동까지 하고 있어요. 농부가

안 됐으면 이런 일은 안 했을 거예요.

③ 정책: 전국여성농민총연합 김정열 사무총장

‘나’에게 먹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먹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의

정신세계까지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른이 되어서 육식을 좋아하는 사람,

채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보면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돼요. 그런 것을 보면서 먹는 것

자체, 먹는 과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저의 남편은

채식주의자에요. 7-8년이 되었는데

제가 볼 때는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채식을 한다는 것은 생명을 죽이고

싶지 않다는 의식이 있기 때문이니

자기 성격이나 내면도 더불어

변하겠죠. 꼭 음식 때문이 아니더라도

그런 사상을 갖고 있으니까 태도도

변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농업이 한국 상황에서

소외된 것처럼 느껴지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농업의 소외는 전 세계적인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발달의 역사가 그러하기 때문이죠.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바뀌면서

농업은 소외되고 다른 기계나

산업들이 발달하는 게 자본주의 발달

과정이잖아요. 하지만 최근에 와서는

농업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국가들이

많아졌습니다. 왜냐하면 먹거리가

가장 중요한 국민들의 생명과 연관된

것이기 때문이에요. 유럽 같은

경우 농민 보호 정책도 많이 하고

미국과 유럽의 식량자급률은 거의

백 퍼센트입니다. 이 또한 식량 자급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우리나라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이 24-25%인데요,

약간 올라갔다고는 하지만 나머지

75%는 수입해서 먹는 거죠. 먹거리

주식일 수 있구나.’라는 경험을

처음 해보았던 거 같아요. 그때부터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을 어렴풋이

인식 했던 거 같습니다.

소비의 양극화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있다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비 양극화는 경제적 양극화가

원인이에요. 경제 양극화는

구조적으로 부를 분배하는 시스템

문제이고요. 소비 양극화 현상을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은 그 위에

문화적 코드를 입히는 것입니다.

누구는 스마트 폰을 갖고 있어, 라든가

뭘 입고 있어 라든가 문화적으로

무언가를 공유하고 있으면 양극화가

없는 것처럼 가려지는 현상이

그것이죠. 이것이 소비 양극화나

빈부격차를 은폐시키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상품 소비를

통해 얻어지는 동질감은 문화적인

것이어서 가난한 학생에게 “스마트

폰 살 돈으로 밥을 사먹어.”라는 말은

할 수 없어요. 그 아이가 지금 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으로 규정되었기

때문이죠. 비슷한 예로 미국에서 푸드

스탬프 이용자들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활동이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

마시기에요. 그 자체가 문화적으로

이해되니까 “왜 다른 먹을 것을 사지

않아?”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문화를 느끼고 싶은 사람의 욕구는

당연하잖아요. 상업적으로 잘 포장된

상술이 문화적인 것들을 향유한다고

믿어서 소비 양극화를 은폐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먹거리 정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소비할 것인가’를

공유하고 확산해야만 합니다.

먹거리 정의와 먹거리에 대한

철학에 대해 말해주세요.

먹거리 정의는 생산, 유통, 가공,

소비되는 모든 영역이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 정의입니다. 그러나

저는 나아가 소득에 관계없이 누구나

기본적인 먹거리를 조달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까지 포함해요. 즉 이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 휴머니즘이죠. 먹거리

이야기를 하면 미식가를 생각하는

분들이 많고 먹거리 정의라 하면

공정무역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아요.

공정무역은 생산자의 문제, 윤리적

소비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면 먹거리

정의는 씨앗부터 밥상에 올라가는

그 전체 과정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농사의 완성은 무엇이죠? 바로

섭취에요. 농업에도 이로우려면 먹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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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한테는 식량주권 운동을

하면서 농업의 가치, 농민의 가치를

우리 스스로 더 깨닫게 되기도 하고요.

우리 농민은 ‘공판장에 물건을 내는

사람이 아니라 정말로 우리 이웃에게,

아는 사람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

해야 하는 사람이구나.’ 라는 사명감을

느끼고 있어요. 식량주권 운동을

하면서 ‘식량을 생산하는 농업이 생계,

하나의 직업만은 아니다. 이 농업을

통해서 내가 또한 더 변화·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④ 소비자: 영양교사 지니

지니님에게 먹는 것의 의미는?

저는 아이들 밥을 해주는 일을 하니

나름 요리사인 거죠. 몇 십 명의 밥을

위한 한 끼와 간식을 매일 하니까요.

하면 할수록 느끼는 거지만 간단하게

먹는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간단하게 먹는 건 단출하게 먹는 것은

아니고 수많은 종류의 반찬을 늘여놓고

먹지 않는 것을 의미해요.

제가 음식 자체를 너무 잘해서 어린이

영양교사를 하는 것은 아니에요.

‘먹는 것’은 저에겐 아이들과 관계 맺는

도구, 방식인거죠.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면 함께 밥

먹게 되고 뭔가 해주게 되는 것처럼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어느 아이들이든 먹을

것을 싫어하는 아이들은 없잖아요.

같이 먹는 것이 가장 쉽게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저한테는 먹는 것이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더 맛있는 것을

계속 찾는 것에 대해 의구심이 있어요.

시금치는 시금치 맛 밖에 나지 않는데

더 맛있게 할게 뭐가 있겠어요?.

그 후로 레시피를 찾아보지 않아요.

더 맛있는 것은 끝이 없잖아요.

‘당신과 어떻게 먹을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로 장을 보는 곳은

어디인가요?

생협입니다. 생협 이용 초기에는

조금 더 건강한, 나한테 좋은 것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이용하게 되었죠.

지나보니 이것이 내 몸에만 좋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게 지구에도 좋은 것이잖아요.

생산자에게도 좋은 것이고요. 함께

사는 것이기 때문에 생협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자체가 위험한 상황이고 농업을

장려하고 발전시켜서 국민들이

식량 자체를 양적인 측면에서 확보

해야 하는 데 우리나라 정부는

그렇지 않아요. 여러 가지 농업

개방정책을 80년대부터 펼쳤고 최근에

여러 가지 FTA(자유무역협정),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를

시행하려고 합니다. 자유무역협정을

맺을 때마다 정부는 농업이 항상

피해를 본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산업을 위해

농업이 희생해야 한다는 것이 변하지

않는 논점입니다. 농업이 과연 희생을

전제로 해야 하는 산업인지 생각해봐야

해요. 잘 모르는 시민들은 농민들을

이기주의로 인식하죠. 이런저런 농업

지원을 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인 지원

대책도 아니고 소수의 농기업이라든지

소수의 대농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쓰고

있어요. 다수의 소농들을 희생시키는

정책을 쓰고 있는 거죠. 다른 것은

차치하더라도 양적인 문제에서 식량

확보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정부가

해주었으면 좋겠는데 그것조차도

쉽지 않습니다. 언론을 봐도 농산물을

사 먹으면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해요.

그러나 사 먹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여러 가지 문제가 양상 될

수 있는데 돈만 있으면 되는 것처럼

간단하게 말하는 거 같아요.

사회·정책적으로 그리고

생산자로써 식량주권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식량주권은 ‘먹을거리가

중요하다.’라는 의제를 사람들에게

사회적으로 중요하다고 확산하는

것입니다. 먹거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기 때문에 농업, 농민에게도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어요. 먹거리가

공장에서 찍혀져 나오는 것이 아니고

농업의 과정에서 생산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농민이라는 사람이

있어야만 하고 이 먹거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농업도 안정이

되어야 합니다. 농민에 대한 지속

가능한 삶이 보장되어야만 먹거리

자체가 안전해지는 거죠. 결국 여러

인식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는 것이라

볼 수 있어요.

식량주권 운동은 이런 것들을 서로가

같이 공유하고 의식하는 것입니다.

결국은 우리의 운동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잖아요. 식량주권

운동이 사회를 보다 더 아름다운

사회, 인간적인 사회, 조금 더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데 있어서

식량주권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도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보다 더 나은 사회로 바꾸기

위한 것이니까요.

20 21

생협을 이용하면서 제품을 볼 때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이

사라지셨을 것 같아요

그렇죠. 생협에서 살 때는 가격을

보진 않아요. 채소 같은 먹거리의

경우, 연초에 가격을 정해놓기 때문에

가격을 알고 있기도 하고, 만약 그해

작황이 좋지 않아서 공급이 적어졌을

때 일반 마트는 가격이 올라도 생협은

오르지 않아서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어요. 마트의 유기농에 비해서도

훨씬 싸고요.

생협을 이용한 후에는 원산지도

볼 필요 없고 유통기한도 안 보고

디자인도 안 봐요. 디자인이 예쁘진

않으니까요. 그렇지만 생협 이외의

장소, 마트를 가거나 그러면 제일

먼저 가격을 보게 되요. 이게

이만큼의 값어치가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니까요. 반면 생협은 그런 것을

생각할 필요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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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의

환경의 혜택을 누리고 피해를 나누는 과정은 인종과 소득에 따른 차별 없이 동등해야 합니다. 그리고 의사 결정의 과정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보장하면서 공평하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환경정의란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의 모든 구성원이 어떤 조건에서도 환경의 혜택과 피해를 누리고 나눌 때 불공평하게 대우받지 않고, 공동체의 문화와 역사, 주변의 생명체가 지속 가능하게 공존하는 것입니다.

(사)환경정의는 부자와 가난한 자와의 사이에서, 강대국과 저개발국 사이에서, 현세대와 미래세대에서, 인간과 자연 사이에서 일어나는 불평등에 대한 정의의 추를 맞추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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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박혜지 [email protected]@keji_s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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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일상의실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