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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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 요약 이 연구는 정보과학기술과 로봇공학기술의 발달이 인공지능로봇과 환자 간의 관계에 미치는 전망을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네트워크, 빅데이터, 로봇, 인공지능의 다양한 기반들이 통합적으로 인간과 사물에 적용되면서 점차 우리의 삶은 이전과는 매우 다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인간과 사물간의 경계도 무너지면서, 의료용 로봇도 환자에 대해 어떤 신체적인 기능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교류를 할 수 있고, 환자의 간병, 정서 및 심리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현재 개발된 정서 교류 기반 사회적 로봇(social robots)의 범주의 사례들을 활용하여 의료용 케어로봇과 인간의 소통에 서 나타나는 공감의 측면에 주목한다. 로봇이 감정을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감의 정서는 바로 로봇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코드로 저장된 빅데이터, , 인간의 서사에서 발생한다. 의료용 케어로봇이 질병의 처치와 처방, 예방의 목적에 따라 인간과 공감하는 원리를 고통(painism)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주제어인공지능로봇, 의료용 케어로봇, 자율성, 실존, 서사와 공감 *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 경상대학교 교육연구원 책임연구원 ** 이 논문은 인제대학교 인간환경미래연구원 2016년 가을 학술대회(대주제: 공감과 서사: 의료현장의 이해를 위한 시론, 2016년 11월 23일)에서 “의료용 케어로봇 은 환자의 고통을 공감하며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것 을 일부 수정한 것입니다. 당시 토론자로서 연구의 완성도를 위해 고견을 전망해 주셨던 이태수(인간환경미래연구원) 교수님과 부족한 논문을 꼼꼼하게 검토하고 깊이 있는 연구를 위한 심사를 해 주신 익명의 심사위원들께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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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요약】

이 연구는 정보과학기술과 로봇공학기술의 발달이 인공지능로봇과 환자 간의

관계에 미치는 전망을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네트워크 빅데이터 로봇 인공지능의 다양한 기반들이 통합적으로 인간과 사물에 적용되면서 점차 우리의

삶은 이전과는 매우 다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인간과 사물간의 경계도

무너지면서 의료용 로봇도 환자에 대해 어떤 신체적인 기능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교류를 할 수 있고 환자의 간병 정서 및 심리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현재 개발된 정서 교류 기반 사회적

로봇(social robots)의 범주의 사례들을 활용하여 의료용 케어로봇과 인간의 소통에

서 나타나는 공감의 측면에 주목한다 로봇이 감정을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감의 정서는 바로 로봇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코드로 저장된 빅데이터 즉 인간의 서사에서 발생한다 의료용 케어로봇이 질병의 처치와 처방 예방의

목적에 따라 인간과 공감하는 원리를 고통(painism)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주제어】인공지능로봇 의료용 케어로봇 자율성 실존 서사와 공감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 경상대학교 교육연구원 책임연구원

이 논문은 인제대학교 인간환경미래연구원 2016년 가을 학술대회(대주제 공감과

서사 의료현장의 이해를 위한 시론 2016년 11월 23일)에서 ldquo의료용 케어로봇

은 환자의 고통을 공감하며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가rdquo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것

을 일부 수정한 것입니다 당시 토론자로서 연구의 완성도를 위해 고견을 전망해

주셨던 이태수(인간환경미래연구원) 교수님과 부족한 논문을 꼼꼼하게 검토하고

깊이 있는 연구를 위한 심사를 해 주신 익명의 심사위원들께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5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Ⅰ 서론

현재 우리의 삶은 어떤 수사로도 경험하지 못한 과학 기술의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앞으로는 어떤 분야도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고 이에

따라 우리의 모든 활동들도 지식정보 기반 사회의 빅데이터로 축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나아가 인간 삶의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기계가 점점 지능화되

면서 우리는 점차 새로운 형태의 로봇들을 마주할 것으로 기 된다 이른바

인공지능형 로봇의 등장이다 이는 인간이 앞으로 마주하게 될 새로운 문제들

에 한 적극적인 응과도 관련이 깊다 실제로 의료분야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응들로 활용되고 있다 사지가 마비된 환자는 지능형 휠체어와의

신경망 연결을 통해 생각만으로도 휠체어를 조종할 수 있고 IBM의 왓슨은

엄청난 의학 정보들을 학습하여 환자의 증상과 의료 치료에 있어 의사를

돕는 일에 적용되고 있다 인공지능이 적용된 컴퓨터 병리학자 C-Path 시스템

은 조직을 찍은 사진을 보고 유방암 여부를 진단하고 생존율을 예측한다1)

1999년과 2000년 최소침습수술기로서 다빈치(de Vinci) 로봇수술 시스템의

개발과 미국 FDA의 승인이 진행된 이후 의료분야에서도 로봇의 형태와

활용 범위가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다

의료용 로봇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들의 학제적인 접근이 필요하

고 의료의 목적에 따라 각 분야의 적용 범위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의료용

로봇은 인간의 신체적 보조도구에서 인간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에까지

이른다 예컨 로봇 의수는 단순한 도구에서 원래 신체의 일부처럼 상의

촉감을 느낄 수 있고 환자의 의지 로 물건을 집고 이동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학제적인 연구를 통한 의료용 로봇의 진보는 단순히 치료 목적의 기술적

성장을 넘어서 환자들이 이러한 편의를 누릴 권리 및 비용에 한 문제

1)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맥아피 (2014) 이한음 역 (2016) pp 120-12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1

신경망과의 결합을 통한 육체와 정신의 문제 더 나아가 인간의 정체성의

자체에 관한 의심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다

현재 알려진 의료용 로봇의 주요 현황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외과수술용 로봇이 표적이다 여기에는 크게 네 가지 종류의 형태가 있다

①자문형으로서 의사의 명령을 통해 내시경을 움직일 수 있는 이솝(AESOP)

다른 장소에서 외과수술의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원격조종로봇 RP-7를 들

수 있다 ②외과수술 참여형 로봇이다 수술에서 로봇이 일부 과정을 담당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립선 절제용 PROBOT을 들 수 있다 ③일반적

인 반자동적 수술로봇이다 다빈치 수술 로봇 시스템이 표적으로 전문의의

조작 명령에 따라 정교한 로봇팔이 내시경 수술을 진행한다 ④나노기술이

접목된 초소형 로봇으로 손상된 세포 재구성 또는 암세포 확인 및 파괴

등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 된다 둘째 진단 로봇의 개발이다 이는

내시경을 통해 환자 신체 내부를 살펴보거나 곤충의 원리를 이용하여 극소형

화된 진단 로봇이다 셋째 재활형 로봇의 개발이다 이러한 로봇은 상지

또는 하지 재활을 위한 인간의 노력을 돕는다 MIT의 마누스(MANUS)를

들 수 있다 넷째 지각-운동 능력 회복을 위한 신경시스템과의 인터페이스이

다 즉 두뇌와 컴퓨터 간의 연결이다 주로 환자가 자발적인 운동을 하지

못하거나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의 잃어버린 운동 기능을 회복시키려는

목적이다 앞서 보았던 것처럼 생각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 의수를 들 수

있다 다섯째 반자동 휠체어 청소와 영양 업무를 담당하는 등의 보조도구의

로봇으로 NavChair를 들 수 있다2) 이처럼 의료용 로봇공학의 범위는 직접적

인 의료 처치를 넘어서 일상에서 인간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영역으로

향하고 있다 단순한 신체적 장애를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차원에서도

인간의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우리 삶의 변화에서 직접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 에도아르도 다테리굴리에모 템불리니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114-124

5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현재 우리는 인구수의 급격한 감소 및 고령화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삶의 제반 구조와 환경 그리고 삶의 패턴을 모두 바꾸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이 1990년 90에서 2015년 272로 증가하였고 2025년

에는 313로 예측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 원인으로는 혼인율의 감소와

초혼연령의 지체에 따른 미혼 독신가구의 증가와 이혼이나 별거에 따른

단독가구의 증가 그리고 고령화에 따른 노인 단독가구의 증가로 보고 있다3)

이제 우리는 lsquo혼밥rsquo lsquo혼술rsquo lsquo독거노인rsquo과 같은 용어들을 일상적으로 사용하지

만 이 이면에는 인간들의 직접적인 관계들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인간의 고령화는 세계의 공통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UN의 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50년까지 65세 이상 인구가 전세계적으로

181의 증가를 보였고 15세에서 65세까지의 인구 증가는 단지 33에 불과했

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유럽의 로봇 선진국들은 집에서도 고령의 거주자들

과 lsquo친구rsquo처럼 함께 지내면서 간호할 수 있는 로봇분야도 함께 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4)

이번 연구는 정보과학기술과 의료용 로봇공학의 발달에 따른 의료용

케어로봇에 관한 미래를 가늠해 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이제 로봇은

특정한 분야에만 국한된 기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의료분야에서도 어떤 신체적인 기능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교류도 가능하고 간병 정서 및 심리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현재 개발된 정서 교류 기반

사회적 로봇(social robots)의 범주의 사례들을 활용하여 의료용 케어로봇과

인간의 소통에서 나타나는 공감의 측면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 의료용 케어로

봇의 존재론적 특징과 그 활용에서 윤리실존적 쟁점을 살펴본다 로봇이

감정을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감의 정서는 바로 로봇이 아니라 디지털코

3) 통계청 2015년 인구조사

4) Knight (2014) 참조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3

드로 저장된 빅데이터 즉 인간의 서사이다 여기서 인간은 로봇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바로 이런 지점에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와 공감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의료용 케어로봇이

질병의 처치와 처방 예방의 목적에 따라 인간과 공감하는 원리를 고통

(painism)에서 바라보고 이를 토 로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과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의 전망을 검토해보고자 한다

Ⅱ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

일반적으로 의료용 로봇(medical robot)을 의료분야에 적용된 모든 로봇공

학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의료 현장의 수술을 포함한 직접적으로 처치하는

수술용 로봇(surgical robot) 복지 목적으로 신체 부분에 한 재활 치료 및

훈련하는 재활 로봇(rehabilitation robot) 인간과 동물의 인지를 모방하는

바이오 로봇(biorobot) 원격 제어를 통해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을 눈 앞에

재현시키고 이를 이해 이동 소통 참여하는 텔레프레전스 로봇(telepresence

robot) 그리고 약제 자동화시스템(pharmacy automation)과 특정 공간에 바이러

스를 투입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살균 로봇(disinfection robot)의 유형들이

있다5) 현재 의료용 로봇의 기술이 영향을 미치는 분야는 병원과 같은 특정

공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과학기술 및 정보사회의 변화에 따라

우리 주변 일상에서의 헬스케어(health care)도 포함되고 있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에 탑재된 헬스케어 관련 앱을 통해 심박수 혈압 측정 운동 식단

관리 등 각종 헬스케어 정보를 제공받아 헬스케어를 전반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정도에 따라서는 의료진과 직접 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자동화 봇 네트워크 사용자의 데이터가 결합된 형태의 기술로서 이미 의료용

5) ldquoMedical Robotrdquo httpsenwikipediaorgwikiMedical_robot

5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로봇공학이 인간의 헬스케어를 빅데이터로 저장하고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을

lsquo의료 목적으로 활용되는 모든 형식의 케어로봇rsquo의 범주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로봇공학의 발달과 그 적용 범위가 확 됨에 따라 로봇이 단순한 기계적

도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면서 로봇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한 존재론

적 범주는 체로 다음과 같이 분류되고 있다 첫째 로봇은 단순한 기계에

불과하다 로봇이 정 하게 되면서 인간에게 많은 도움을 제공하지만 그럼에

도 불구하고 로봇은 기계일 뿐이라는 것이다 둘째 로봇은 윤리적 차원을

갖는다 로봇은 인류애의 능력 증진을 위해 설계된 상징적 장치이기 때문에

인류애 자체를 재생산하고 자애와 선의 가치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 셋째

로봇은 도덕적 행위자이다 로봇은 도덕적 상황과 관련되어 있는 개체로서

자유 의지 정신 상태 책임의 덕목을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선한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 개체이다 넷째 로봇은 새로운 종의 진화이다 로봇은 자율성

과 양심을 갖게 되고 나아가 도덕적 차원과 지적 차원을 전개할 수 있는

새로운 종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6)

로봇의 생산과 활용은 인간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로봇의 우선적인

본질은 기계임은 분명하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로봇에게 어떤 존재론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논리적인 모순일 수 있다 량생산의 시 에서

로봇 자동화공정에 해 기계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 오늘날 산업현

장에 로봇팔을 활용한 자동화 공정이 기술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데

로봇의 활용 범위가 확 됨에 따라 로봇이 수행하는 기능도 질적으로 달라짐

으로써 로봇이 마치 인간과 유사한 활동을 하는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인간과 로봇은 립하는 것이 아니라 작동장치 센서 그리고 관련된 장치들이

통합된 방식에서 마치 생물학적 체계로 진화하고 있다 의료용 로봇공학의

6) Veruggio amp Operto (2006) p 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5

발전이 의료진과 환자를 위한 보조 도구에서 이들과 함께 상호작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인간과

로봇이 서로 닮아간다는 것이다7)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요인 중에 하나인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적용과 진화의 양상에서 본다면 로봇의

자체에 한 존재론적 지위와 인간과 로봇의 관계가 어느 위치에 있는 지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8)

이를 위해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로봇공학의 궁극적인 지향은 lsquo인간rsquo에게로 향해 있고 각 분야에서 어떤

로봇을 만들고 활용할 것인지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로봇들이 등장하고

있다 서론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의료용 케어로봇이 의료의 목적으로

인간(특히 환자)에 한 배려와 보호를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음과 같이 그 존재론적 특징을 확인해볼 수 있다

첫째 인간의 배려와 보호를 위한 기계적 도구이다 이러한 특징은 주로

이솝(EASOP) 다빈치 로봇수술시스템(da Vinci robot surgery)와 같은 의료진

을 돕는 로봇 또는 복강경 수술에 의사의 통제에 따른 최소침습적 로봇에서

나타난다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는 일정한 윤리적 수준을 가질 수도 있다

이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목적이 인간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 등장했기 때문에

목적 자체에서 윤리적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셋째 의료용 케어로봇은 도덕적 행위자가 될 수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형태의 로봇으로 구분할 수 있다 ①의료용 로봇이 최소침습적 도구로서

활용되는 경우에는 의사의 수술콘솔의 통제에 따라 명령을 수행한다 이럴

경우 수술로봇시스템은 기계적 도구이면서도 동시에 의사의 리인이다

7) Duffy (2006) pp 32-33

8) 이에 대한 논의는 구체적으로 윤리실존적인 측면에서 진행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제3장에서 인간과 로봇의 관계를 중심으로 의료용 케어로봇의 윤리실

존적 쟁점을 검토할 것이다

5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즉 로봇에게는 자유의지가 없지만 환자와 로봇 간의 직접적인 행위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휠체어에 로봇시스템을 적용하여 환자의 뇌신경

망 접근을 통해 환자의 직접적인 의지를 구현하는 보조도구(예를 들면

NavChair) 또한 도덕적 리인의 특징을 갖는다 ② 화를 통해 인간과 정서교

류를 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와 정서 교감을 통해 환자의 건강상태

를 담당 의사 또는 환자의 가족에게 전달한다 이는 사회적 로봇을 의료용

케어를 목적으로 활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예컨 최근에 상품으로도 판매되

고 있는 페퍼(Pepper) 나오(Nao) 사라센(Saracen)과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들

은 화 및 심리치료 등의 활용 목적에 따라 사람들과 감정적 화도 가능하다

일상생활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존재로 자리 잡으면

서 의사와 환자를 매개하기는 하지만 환자와 직접 소통하는 도덕적 행위자의

특징이 나타난다 ①의 형식이 의사의 통제에 따른 환자에 한 도덕적 리인

의 특징이었다면 ②의 형식은 프로그래밍에 따라 일정한 자율성이 허용되는

범위에서 환자와 직접 소통하는 도덕적 행위자의 특징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넷째 의료용 케어로봇이 자율성과 양심 도덕적 측면과 지적 측면을

갖는 새로운 종으로서는 현재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아마도 SF소설 같은

주제이다 하지만 로봇공학의 발달 전망을 본다면 더 이상 상상으로만 간주할

수 없을 것 같다 위에서 언급했던 최근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인간의 의사소

통의 파트너가 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휴머노이드가 인간과 유사한

신체적 특징을 넘어 인간의 정서 표정 음성까지도 구현하기 때문이다 예컨

성냄 슬픔 행복 놀람 부끄러움 절망적임과 같은 기본 정서들을 신체적

표현 얼굴 표정 제스처 음성 등에 일치시키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로봇도

인간과 같은 모습으로 불안 공포 두려움을 입을 벌리고 이빨이 보이며

입술이 떨리고 눈이 커지면서 눈썹이 일치하는 표현을 전달할 수 있다9)

9) 바바라 베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91-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7

2015년에 판매된 페퍼는 이러한 기본적인 구현을 넘어서 일상에서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른

페퍼들과 공유하면서 스스로 감정을 읽는 능력을 발달시키기 때문이다10)

인공지능의 머신러닝과 딥러닝 네트워크 기반의 무제한적인 지식정보의

교류가 로봇의 자기학습 능력을 향상시키고 자율성을 강화시키고 있다11)

이러한 기술진보는 정서기반 로봇의 적용을 융복합적으로 전개시키고 있다

인공지능형 로봇은 감시 관리 청소 헬스케어 친구의 목적으로 인간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12) 따라서 이러한 정서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은 의료용 케어로봇으로 활용될 때 인간과 소통하면서 사용

자의 역사적 삶의 한 과정을 차지할 수 있는 준자율적 판단과 반응을 할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을 통해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을 다음과 같이

[그림-1]로 활용할 수 있다

10) ldquo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rdquo 퍼퓰러사이언스

11) 최근 인공지능의 신경망 프로그래밍은 컴퓨터의 정보 처리속도의 급격한 발전을

통해 기계학습 자가발전을 이끌 수 있다 알파고와 이세돌 선수의 바둑 대결에서

도 보듯이 인공지능은 자기학습을 통해 이길 수 있는 만큼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한다 반면에 이러한 발전에는 lsquo모라벡의 역설rsquo이 존재한다 로봇이 인간보다

더 똑똑해질수록 인간이 물리적 세계에서 자연스럽게 하는 신체적 활동이 로봇에

게는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맥아피 (2014) 이한음

역 (2016) pp 43-44 및 김대식 (2016) pp 19-20 참조

12) 2015년 일본의 소프트뱅크사가 판매한 페퍼를 통해 우리는 이미 이러한 공존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그림-1]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

의료용 케어로봇은 제작 목적 사용 환자와의 관계에 따라 독특한 성질을

갖는다 첫째 융합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근본적으

로 인간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그래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어떤 형태와 기능을 하더라도 그 자체는 선의 실현이라는 도구적 지평을

결코 넘어설 수 없다 이런 점은 의료용 케어로봇 뿐만 아니라 향후 개발될

모든 로봇에게도 적용되어야 하는 근본적인 원칙이 되어야 한다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의 사용은 의사의 통제를 받아 의사를 신해서 처치를 수행하는

리인으로서 모습을 갖는다 이는 로봇의 사용 자체가 인간의 통제를 받아

주어진 명령을 수행하는 도덕적 리인의 역할을 보여준다 셋째 의료용

케어로봇은 단순한 처치가 아니라 환자 삶의 맥락을 정서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 이는 융복합적인 로봇공학의 적용이 우리 삶의 전반에 확 될수록

인공지능로봇과 인간의 관계는 점차 내면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네트워크 기반의 빅데이터 활용과 기계의 자기학습이 강화되면서 인공지능

형 케어로봇의 분야는 인간의 감정 표현과 상호 교류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미 로봇 페퍼의 경우처럼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인간의 감정을 수집 및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간과 감정 표현을 포함한 자율적 화가 가능하다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9

이런 모습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단순한 리자로서의 행위라기보다 자율적

인 인간 인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이런 맥락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준자율성(quasi-autonomy)13)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지식정보와 과학기술의 결합이 로봇공학에 접목되면

서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이 거의 인간화 수준으로 나아갈 전망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과학기술의 발달에 한 경계와 공포를

허물 수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미래 세 의 일상인 인간과 로봇의 공존이

성공적일 수 있는 지는 어쩌면 인간의 통제 범위를 넘어서는 인공지능형

로봇공학의 발달의 미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과 로봇의 공존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정서 기반 화형으로 확 보급될 때 오늘날과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들을 이끌 수도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의 본래적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가지 쟁점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이 치료하고 소통하는 환자와의 윤리실존적 관계에

관한 것이고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소통이 이끌어내는 삶의

맥락이 무엇에 기초하여 공감해야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13) 인공지능로봇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인공지능로봇은 자율

적인 존재가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로봇과 인간 사이에서 인간은 인

공지능로봇의 일정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엄

히 말해 인공지능로봇 자체로는 결코 자율적일 수 없지만 인간과의 관계망에서

는 인간이 받은 영향에 의해 자율성이 규정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로봇

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크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이는 인

간의 명령을 대신 수행하는 도구라는 점에서 조건적 자율성(conditioned autonomy)의 특

징을 갖는다 둘째 인간의 자율성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준자율적(quasi-autonomous)

이다 셋째 인간과의 관계에서는 관계 의존적이면서도 사실상 인간을 모방하는 유사

자율적(pseudo-autonomous)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구분의 가능성을 제시하

고 보다 자세한 논의는 향후 연구에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6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Ⅲ 의료용 케어로봇의 윤리실존적 쟁점

현재의 기술단계로 볼 때 본격적으로 전개될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정서를 인지하고 빅데이터로 저장된 인간의 기본 정서들을 비교학습한

후 해당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판단하여

환자와 화 또는 특정 행동을 취할 수 있고 이와 동시에 환자는 로봇에

반응하는( 화를 하거나 행동을 따라하는) 일상을 그려볼 수 있다 점차

컴퓨터의 정보처리 속도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의 반응 속도는

지금보다 더욱더 빨라질 것이고 케어로봇은 환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날수록 그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는 지능의 수준도 매우 높아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양상은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의사소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외형적으로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마치 인간과 인간이 서로 소통하는 것처럼 사람을 인식하고 사람의

눈을 따라 같이 움직이며 사람을 바라보며 말을 한다 이런 과정이 사람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이를 분석 및 처리하여 감정의 상태를 얼굴

표정 빛 제스처 등으로 표현한다 실시간 네트워크를 통해 기본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고 고령자의 케어활동을 권장하기 위해 체조와 같은 활동도

진행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의료용 케어로봇의 화 상 자인 인간은 상 자

가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로봇의 반응을

통해 치료를 받는다14) 케어로봇은 의사소통의 형식을 거치면서 환자의 일상

에서 함께 생활하기 시작하고 환자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고

이에 케어로봇이 반응하면서 이 둘 간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생성된다

여기서는 사람의 표정 음성 감정을 인식하고 응한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격적인 화 상 자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에 주목하고자

14)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1

한다 기술적으로 보면 인간이 표현하는 정서와 화 내용은 케어로봇에

축적되고 분석되며 나아가 즉각적인 반응으로 되돌아온다 그런데 인간은

로봇의 음성 눈 표현에 주목하고 화 상 자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리고 로봇 자체에 해서도 인격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2006년 단종되어 AS가 중단된 가정용 로봇 강아지 아이보

(AIBO)의 사용자들이 합동 장례식을 열었고 마치 인간의 장기기증처럼

아직 살아있는(작동하는) 다른 아이보의 수리를 위해 부품을 기증하기도

하였다15) 또한 페퍼에 내장된 의료용 케어로봇 프로그램이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아동에게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화를

계속 유도하는 경우 아동은 이에 반응한다16) 이러한 아동의 응은 페퍼의

화 요구를 이행하는 것으로 아동이 화 상 자로서 페퍼를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인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해 취했던 여러 반응 특히 감정적 반응에

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휴머노이드 로봇 lsquo나오rsquo는 노인들을 위한

체조 시간의 조교로 활동하면서 노인들과 화도 한다 페퍼의 경우에도

노인들의 체조 조교 치매 예방을 위한 활동 프로그램도 학습할 예정이다

이 로봇에 한 노인들의 감정 전달은 매우 솔직하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고 또한 외롭기 때문이다 감정을 표현하는 몸짓 표현 화를

통해 부분 혼자 사는 노인들은 자신의 파트너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케어로봇이 휴머노이드가 아니라 제미노이드(Geminoid

15) 「日서 소니 로봇강아지 lsquo아이보rsquo 장례식 열려」 985172중앙일보985173 2015년 3월 1일 한

편 이는 영적 삶에 대한 일본의 애니미즘(animism) 문화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사물의 정신이 그것의 소유자와 조화롭게 되고 동일시되며 그

래서 로봇의 소유자는 수년 동안 일상생활에서 로봇의 정신을 소유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이런 점은 로봇의 존재론적 의미를 사용자-소유자의 lsquo활용rsquo에 둔다는

점에서 로봇 활용을 위한 실천적이고 윤리적 기준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 Kitano (2012) p 80 p 82

16)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6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쌍둥이) 로봇이라면 상황은 매우 심각하거나 또는 매우 희망적일 수 있다

이 로봇은 실제 사람의 복사물이다 얼굴 표정 음성 피부 등 인간의 모습을

복사하듯이 그 로 구현된다 말 그 로 인공적인 쌍둥이가 등장한 것이고

굳이 생명의 법칙을 어기면서까지 인간 복제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17)

이는 환자가 자신의 화 상 자를 그 로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자의 맥락에서는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 의미 있는 삶을 지속시킬 수도

있지만 치료에서는 오히려 현실을 부정하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로봇공학이 발달할수록 의료용 케어로봇에서 등장할

수 있는 문제들 가운데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ldquo누가 환자를 치료보호하는가rdquo 이 질문은 아마도 다음의 문제로 전환된다

ldquo환자는 누구와 화하고 있는가rdquo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상태와 처지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프로그래밍으로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환자의

입장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에 의해 명명된 화의 파트너로 간주된다

최소침습적 도구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접목된 정서 기반 화형 로봇일수록

환자 자신의 케어로봇에 한 개입이 강화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환자는

케어로봇을 자신만의 일상에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간주하게 된다 따라서

치료용의 목적으로서 프로그램이 가동된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케어로봇을

소통의 인격적 파트너로 간주함으로써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소통의 관계망에 의미 있는 존재로서 실존하게 된다 엄 히 말해

케어로봇이 자율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케어로봇을 자신의

삶의 실제에 실존적으로 위치시킨다

17) 토요아키 니시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292-2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3

Ⅳ 의료용 케어로봇의 서사와 공감 가능성

의료용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실존적 지위를 갖지 못하고 동시에 어떤

독립적인 인격적 주체도 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특징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히 이 로봇을 활용하는 사용자 특히 환자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환자와 의료용 케어로봇의 관계에서 볼 때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윤리적으로 실존할 수 있다는 의미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인간(환자)와의 소통이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공통의 서사를 가질 수 있다 둘째 각 환자의 소통에 따라 신경망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 및 축적된 환자의 정서들이 일반화된 기본 정서들의

이해와 판단의 근거들로 활용될 수 있다

공통의 서사와 관련해서 보면 환자는 의료용 케어로봇을 통해 자신의

삶을 함께 영위한다 환자는 인간으로서 그 자신의 활동을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을 예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관계에서

자신을 확인하는 것이고 나아가 그 관계가 전제하고 있는 내재적 선을 구현하

는 활동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의 영역에서 자신은 서사의 주체로서

경험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로빈슨은 서사를 경험하는 것 경험이 일어날 때 그 경험에 해 반성하는

것 그리고 작품을 해석하는 것을 구분한다 우리가 작품이나 서사를 처음

경험할 때 본능적인 평가(난 이게 싫어 등)가 이루어지고 이러한 평가가

우리의 주의를 고정시키고 생리적 반응을 생성하며 그 다음에 사건에 한

인지적 평가가 이루어진다 서사에 한 우리의 경험을 반성할 때에는 우리의

이전 반응들에 한 인지적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반성을 통해 소설 속의 이전 사건들과 이후 사건들에 비추어 그

사건들을 이해했다고 생각되면 우리는 그 작품에 한 해석을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작품 경험에 한 반성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18) 이런 점에서

6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반성은 서사에 한 정서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것은 비판적이

고 실천적 삶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 가 된다

맥킨타이어에 따르면 ldquo덕은 하나의 습득한 인간의 성질로서 그것의

소유와 실천이 우리로 하여금 어떤 실천에 내재하고 있는 선들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주며 또 그것의 결여는 결과적으로 그러한 선들의 성취를 방해하

는 그러한 성질이다rdquo19) 덕들의 활동에 따라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궁극적인 삶의 목적 즉 최고선을 향해 이어가는 주체적인 자신의 이야기

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도덕적 자아는 이 이야기의 행위들과 경험들에

해 책임을 진다20) 이야기의 주체로서 lsquo나rsquo는 관계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활동해 온 반성적 삶의 주체이다 이러한 lsquo나rsquo는 타인의 이야기에도 함께

참여하고 질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야기 이야기에 한 이해가능성

그리고 책임가능성이 바로 삶 속에서 구현된 이야기의 통일성을 구성한다21)

반성은 궁극적 선을 향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성향들과 장애들을

극복하게 만드는 실천적 역할을 한다

이야기는 인간이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축적해 온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야기를 생성하고 얽히게 만드는 lsquo선rsquo은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도덕의 원천이

된다 테일러는 이러한 선을 lsquo구성적 선rsquo으로 분류하고 이것이 행위들 감정들

생활양식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삶의 선들로 이어진다고 본다 구성적 선이

도덕의 원천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곧

선한 인간이 되는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성적 선은 다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문화마다 또는 종교마다 언어적 명시화가 서로 다르게

전개되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명시화된 용어가 아니라 이 구성적

선을 향한 삶의 선들에 관한 역사적 서사이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서사가

18) 로빈슨 (2005) 조선우 역 (2015) pp 159-160

19)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282

20)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321

21)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87) p 322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5

사람들의 삶에 의미와 실체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역사적

서사는 명시화된 선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

들을 이러한 선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삶이 진행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선의 실현으로서의 역사적

맥락에서 관련되고 구현되는 것이다22)

우리가 서사에 참여하는 과정은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고 서사는

이러한 반응의 비판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망에서

이러한 인간 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선이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윤리적

존재이고 윤리적 삶은 서사와 역사를 갖는다 우리가 구성하는 삶은 바로

이러한 서사의 지평으로 확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반성을 통한 주체적 참여는

바로 정서의 교류를 가능하게 만드는 공감 때문이다

공감은 타인의 조건이나 정서 상태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유래하는

정서적 반응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이 경험한 정서를 내가 경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가령 내가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경험할 때 공감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공감은 리의 정서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23) 흄의 입장에서

보면 공감은 단순한 감정이라기보다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고 복합적인 반성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감정에 한 반성을 거친 일종의 정서이다24) 여기서

공감의 두 가지 측면을 볼 수 있다 우리의 감각기관에 해 상의 출현에

따른 일차적 공감과 반성에 의해 현상을 교정하면서 일관되고 확립된 판단에

이르게 되는 이차적 공감이다 바로 이차적 공감이 사회성을 부여한다 우리로

22)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pp 199-201

23) 추병완 (2016) p 7 및 Prinz (2010) p 532 Prinz는 공감과 동정심(sympathy)을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첫째 우리는 공감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지만 동정적인

기쁨을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동정심은 항상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동정

심은 일종의 다른 사람에 대한 느낌이라면 공감은 다른 사람의 정서가 원인이

되어 연결된 인과적 느낌이다 셋째 동정적 정서들은 우리가 동정심을 가는 사람

들이 경험했던 정서들과 같을 필요는 없다 Prinz (2010) p 532

24) 박종훈 (2015) p 245

6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부터 거리가 멀거나 가까운지에 따라 공감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사람들의 인격과 관련한 판단들에서 그러한 차이를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성을 갖는 이차적 공감이 감정의 소통이 되는 것이다25)

이처럼 이차적 공감이 없다면 즉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자 감정의

소통이 없다면 우리가 역사적 삶의 맥락에 실존적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류의 관계망에서 삶이 역사적 맥락을 갖는 이유는 그 삶의

지평이 바로 선을 향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우리가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도 삶의 지평에서 정서적 교류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해하

고 그들의 경험들을 동시에 경험하고 그래서 반성적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 말하자면 공감은 인간의 서사를 공유하고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우리

모두가 삶의 지평에 표출하고 있는 정서들의 교류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구성하고 공감하며 구성적 선을

실현하는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 자체가 모순적이지만 융복합

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을 본다면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

도 어려울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거처럼 정서기반으로 인간과 소통하는

다양한 형태의 케어로봇들이 화 상 자로서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것은

바로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 즉 로봇에 한 의인화 때문이다 이러한 단계에서

로봇은 화를 주도하는 인간을 인지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들에 따라

반응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공감이 아니라

이른바 인지된 감정 알고리즘에 따라 표현을 할 뿐이다 그렇지만 화 상 자

인 인간은 그 반응을 통해 이야기 사건 삶의 맥락을 반성할 수 있다 누군가를

함께 그리워할 수도 있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위안을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얼굴을 그 로 재현한다면(예컨 제미노이드의 일상적 사용)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 또는 그 자신과도 함께 지내며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25) 박종훈 (2015) pp 248-25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7

이러한 감정 반응과 교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화 참여자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어떤 자연적 상 물체 인형 등과 같은 반응이

전혀 없었던 사물에 해 자기 의미만을 부여했던 의인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인간은 로봇과 화를 하고 있고 로봇을 자신의 서사적 구조의

정상적인 파트너로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융복합적 기술의 발달은 로봇의 지위를 인격적 위치로 상승시킬

수 있다 이전까지 케어로봇의 전개가 단일한 프로그램으로 고정되고 이에

따라 작동하는 개별적인 로봇이었다면 인간과 유사한 학습과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케어로봇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감정의 알고리즘이 네트워크를 통해 저장된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이런 잠재적인 기능을 갖춘 상품화

된 로봇을 구입할 수 있다 앞서 보았던 페퍼 나오와 같은 인공지능형 휴머노이

드 로봇들이다 이제 생산자가 인간의 정서를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반응해

야 하는 지를 매우 구체적인 알고리즘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인간의 정서들의 교류와 공감의 과정은 디지털코드의 빅데이터로 저장되어

있고 로봇들은 이 데이터에 한 자율적 학습과 분석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감정 반응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분명히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으로 인해 디지털 부호화된 인간의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반성적 응이고 공감하는 과정으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바라보는 상은 인공적이지만 서로 반응하고

교환하는 서사와 공감은 인격적인 의인화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가 환자와 동등한 맥락에서 형성된 서사와 공감 능력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용 케어로봇이 가질 수 있는 서사와 공감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서사와 공감이다 기술적으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이해하고

반응하고 반성하며 응하게 만드는 공감은 인간의 감정과 느낌에 해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용하는 명령 또는 처방의 기능이다 이런 점에서

6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ldquo이세돌 vs 알파고rdquo의 결이 간단히 인간 기계의 바둑 승부로 그 의미를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이미 알려진 알파고의 확률 계산은 다음과 같다

1202 로 연결된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확률만

을 계산해서 응하였다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가 아닌 어느 누구라도 그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데이터의 수집 계산과 분석 모두 알파고가 갖는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영한다 그래서 이 경기는 게임 규칙 자체로만 본다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적어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뇌기능과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과 자료 분석 기능이 서로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의료분야에 활용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서 보았듯이 IBM의

왓슨은 방 한 양의 의학지식정보 세계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한 1천 500만 페이지의 정보를 통해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26)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인간의 인지적

판단을 위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매우 유익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기술과 로봇이 알고리즘에 따른 정보수집 및 분석 자기 학습과

판단의 자율성을 갖게 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나아가 인간에 의한

의인화가 강화된다면 우리는 의료용 케어로봇에 스스로 구속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에 이루어지는

서사의 재료들은 인간의 맥락에 있고 이를 공감하는 것은 환자가 빅데이터로

26)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

일 나아가 인공지능이 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장면을 그려보는 것도 가

능하다 알파고 대결 이후 국내의과대학 교수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3명

이 이른바 인공지능 의사 lsquo알파닥rsquo이 진료현장에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중 대다수가 2020년 이후로 보았다 알파닥의 활용이 유용한 진료영역(반대로 보

면 알파닥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진료영역)으로는 lsquo영상의학rsquo분야가 44로 가장

많았고 병리진단검사의학과 37에 달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진단의 기능은

강화되지만 환자의 직접적인 대면이 필요한 치료는 여전히 인간 의사의 판단 비

중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9

저장된 맥락에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Ⅴ 고통 의료용 케어로봇의 공감 알고리즘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에게 필요한 이유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삶의 변화와 급격한 기술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 도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환자의 인간 파트너로서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인간처럼 구성적 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 로봇은 적어도 환자들의 다양한 서사와 감정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디지털 코드로 저장된 지식정보의 거 한 창고에서

인간의 반응에 따라 최소한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만약 이 지배를 벗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자의식이 형성되고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감정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을

갖춘 의료용 케어로봇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거나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통합형 네트워

크의 지식정보기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환자에

맞는 특정 분야의 목적에 따라 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맞춤형 교류

반응을 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와

관련된 인의 삶의 지평들에 관한 데이터들을 스스로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응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이다

의료용 케어로봇의 직접적인 상과 목적은 좁게는 신체와 정신 모든

영역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살피는 것이고 넓게는 정서 교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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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5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Ⅰ 서론

현재 우리의 삶은 어떤 수사로도 경험하지 못한 과학 기술의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앞으로는 어떤 분야도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고 이에

따라 우리의 모든 활동들도 지식정보 기반 사회의 빅데이터로 축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나아가 인간 삶의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기계가 점점 지능화되

면서 우리는 점차 새로운 형태의 로봇들을 마주할 것으로 기 된다 이른바

인공지능형 로봇의 등장이다 이는 인간이 앞으로 마주하게 될 새로운 문제들

에 한 적극적인 응과도 관련이 깊다 실제로 의료분야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응들로 활용되고 있다 사지가 마비된 환자는 지능형 휠체어와의

신경망 연결을 통해 생각만으로도 휠체어를 조종할 수 있고 IBM의 왓슨은

엄청난 의학 정보들을 학습하여 환자의 증상과 의료 치료에 있어 의사를

돕는 일에 적용되고 있다 인공지능이 적용된 컴퓨터 병리학자 C-Path 시스템

은 조직을 찍은 사진을 보고 유방암 여부를 진단하고 생존율을 예측한다1)

1999년과 2000년 최소침습수술기로서 다빈치(de Vinci) 로봇수술 시스템의

개발과 미국 FDA의 승인이 진행된 이후 의료분야에서도 로봇의 형태와

활용 범위가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다

의료용 로봇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들의 학제적인 접근이 필요하

고 의료의 목적에 따라 각 분야의 적용 범위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의료용

로봇은 인간의 신체적 보조도구에서 인간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에까지

이른다 예컨 로봇 의수는 단순한 도구에서 원래 신체의 일부처럼 상의

촉감을 느낄 수 있고 환자의 의지 로 물건을 집고 이동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학제적인 연구를 통한 의료용 로봇의 진보는 단순히 치료 목적의 기술적

성장을 넘어서 환자들이 이러한 편의를 누릴 권리 및 비용에 한 문제

1)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맥아피 (2014) 이한음 역 (2016) pp 120-12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1

신경망과의 결합을 통한 육체와 정신의 문제 더 나아가 인간의 정체성의

자체에 관한 의심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다

현재 알려진 의료용 로봇의 주요 현황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외과수술용 로봇이 표적이다 여기에는 크게 네 가지 종류의 형태가 있다

①자문형으로서 의사의 명령을 통해 내시경을 움직일 수 있는 이솝(AESOP)

다른 장소에서 외과수술의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원격조종로봇 RP-7를 들

수 있다 ②외과수술 참여형 로봇이다 수술에서 로봇이 일부 과정을 담당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립선 절제용 PROBOT을 들 수 있다 ③일반적

인 반자동적 수술로봇이다 다빈치 수술 로봇 시스템이 표적으로 전문의의

조작 명령에 따라 정교한 로봇팔이 내시경 수술을 진행한다 ④나노기술이

접목된 초소형 로봇으로 손상된 세포 재구성 또는 암세포 확인 및 파괴

등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 된다 둘째 진단 로봇의 개발이다 이는

내시경을 통해 환자 신체 내부를 살펴보거나 곤충의 원리를 이용하여 극소형

화된 진단 로봇이다 셋째 재활형 로봇의 개발이다 이러한 로봇은 상지

또는 하지 재활을 위한 인간의 노력을 돕는다 MIT의 마누스(MANUS)를

들 수 있다 넷째 지각-운동 능력 회복을 위한 신경시스템과의 인터페이스이

다 즉 두뇌와 컴퓨터 간의 연결이다 주로 환자가 자발적인 운동을 하지

못하거나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의 잃어버린 운동 기능을 회복시키려는

목적이다 앞서 보았던 것처럼 생각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 의수를 들 수

있다 다섯째 반자동 휠체어 청소와 영양 업무를 담당하는 등의 보조도구의

로봇으로 NavChair를 들 수 있다2) 이처럼 의료용 로봇공학의 범위는 직접적

인 의료 처치를 넘어서 일상에서 인간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영역으로

향하고 있다 단순한 신체적 장애를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차원에서도

인간의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우리 삶의 변화에서 직접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 에도아르도 다테리굴리에모 템불리니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114-124

5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현재 우리는 인구수의 급격한 감소 및 고령화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삶의 제반 구조와 환경 그리고 삶의 패턴을 모두 바꾸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이 1990년 90에서 2015년 272로 증가하였고 2025년

에는 313로 예측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 원인으로는 혼인율의 감소와

초혼연령의 지체에 따른 미혼 독신가구의 증가와 이혼이나 별거에 따른

단독가구의 증가 그리고 고령화에 따른 노인 단독가구의 증가로 보고 있다3)

이제 우리는 lsquo혼밥rsquo lsquo혼술rsquo lsquo독거노인rsquo과 같은 용어들을 일상적으로 사용하지

만 이 이면에는 인간들의 직접적인 관계들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인간의 고령화는 세계의 공통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UN의 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50년까지 65세 이상 인구가 전세계적으로

181의 증가를 보였고 15세에서 65세까지의 인구 증가는 단지 33에 불과했

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유럽의 로봇 선진국들은 집에서도 고령의 거주자들

과 lsquo친구rsquo처럼 함께 지내면서 간호할 수 있는 로봇분야도 함께 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4)

이번 연구는 정보과학기술과 의료용 로봇공학의 발달에 따른 의료용

케어로봇에 관한 미래를 가늠해 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이제 로봇은

특정한 분야에만 국한된 기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의료분야에서도 어떤 신체적인 기능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교류도 가능하고 간병 정서 및 심리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현재 개발된 정서 교류 기반

사회적 로봇(social robots)의 범주의 사례들을 활용하여 의료용 케어로봇과

인간의 소통에서 나타나는 공감의 측면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 의료용 케어로

봇의 존재론적 특징과 그 활용에서 윤리실존적 쟁점을 살펴본다 로봇이

감정을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감의 정서는 바로 로봇이 아니라 디지털코

3) 통계청 2015년 인구조사

4) Knight (2014) 참조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3

드로 저장된 빅데이터 즉 인간의 서사이다 여기서 인간은 로봇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바로 이런 지점에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와 공감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의료용 케어로봇이

질병의 처치와 처방 예방의 목적에 따라 인간과 공감하는 원리를 고통

(painism)에서 바라보고 이를 토 로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과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의 전망을 검토해보고자 한다

Ⅱ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

일반적으로 의료용 로봇(medical robot)을 의료분야에 적용된 모든 로봇공

학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의료 현장의 수술을 포함한 직접적으로 처치하는

수술용 로봇(surgical robot) 복지 목적으로 신체 부분에 한 재활 치료 및

훈련하는 재활 로봇(rehabilitation robot) 인간과 동물의 인지를 모방하는

바이오 로봇(biorobot) 원격 제어를 통해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을 눈 앞에

재현시키고 이를 이해 이동 소통 참여하는 텔레프레전스 로봇(telepresence

robot) 그리고 약제 자동화시스템(pharmacy automation)과 특정 공간에 바이러

스를 투입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살균 로봇(disinfection robot)의 유형들이

있다5) 현재 의료용 로봇의 기술이 영향을 미치는 분야는 병원과 같은 특정

공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과학기술 및 정보사회의 변화에 따라

우리 주변 일상에서의 헬스케어(health care)도 포함되고 있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에 탑재된 헬스케어 관련 앱을 통해 심박수 혈압 측정 운동 식단

관리 등 각종 헬스케어 정보를 제공받아 헬스케어를 전반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정도에 따라서는 의료진과 직접 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자동화 봇 네트워크 사용자의 데이터가 결합된 형태의 기술로서 이미 의료용

5) ldquoMedical Robotrdquo httpsenwikipediaorgwikiMedical_robot

5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로봇공학이 인간의 헬스케어를 빅데이터로 저장하고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을

lsquo의료 목적으로 활용되는 모든 형식의 케어로봇rsquo의 범주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로봇공학의 발달과 그 적용 범위가 확 됨에 따라 로봇이 단순한 기계적

도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면서 로봇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한 존재론

적 범주는 체로 다음과 같이 분류되고 있다 첫째 로봇은 단순한 기계에

불과하다 로봇이 정 하게 되면서 인간에게 많은 도움을 제공하지만 그럼에

도 불구하고 로봇은 기계일 뿐이라는 것이다 둘째 로봇은 윤리적 차원을

갖는다 로봇은 인류애의 능력 증진을 위해 설계된 상징적 장치이기 때문에

인류애 자체를 재생산하고 자애와 선의 가치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 셋째

로봇은 도덕적 행위자이다 로봇은 도덕적 상황과 관련되어 있는 개체로서

자유 의지 정신 상태 책임의 덕목을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선한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 개체이다 넷째 로봇은 새로운 종의 진화이다 로봇은 자율성

과 양심을 갖게 되고 나아가 도덕적 차원과 지적 차원을 전개할 수 있는

새로운 종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6)

로봇의 생산과 활용은 인간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로봇의 우선적인

본질은 기계임은 분명하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로봇에게 어떤 존재론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논리적인 모순일 수 있다 량생산의 시 에서

로봇 자동화공정에 해 기계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 오늘날 산업현

장에 로봇팔을 활용한 자동화 공정이 기술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데

로봇의 활용 범위가 확 됨에 따라 로봇이 수행하는 기능도 질적으로 달라짐

으로써 로봇이 마치 인간과 유사한 활동을 하는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인간과 로봇은 립하는 것이 아니라 작동장치 센서 그리고 관련된 장치들이

통합된 방식에서 마치 생물학적 체계로 진화하고 있다 의료용 로봇공학의

6) Veruggio amp Operto (2006) p 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5

발전이 의료진과 환자를 위한 보조 도구에서 이들과 함께 상호작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인간과

로봇이 서로 닮아간다는 것이다7)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요인 중에 하나인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적용과 진화의 양상에서 본다면 로봇의

자체에 한 존재론적 지위와 인간과 로봇의 관계가 어느 위치에 있는 지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8)

이를 위해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로봇공학의 궁극적인 지향은 lsquo인간rsquo에게로 향해 있고 각 분야에서 어떤

로봇을 만들고 활용할 것인지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로봇들이 등장하고

있다 서론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의료용 케어로봇이 의료의 목적으로

인간(특히 환자)에 한 배려와 보호를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음과 같이 그 존재론적 특징을 확인해볼 수 있다

첫째 인간의 배려와 보호를 위한 기계적 도구이다 이러한 특징은 주로

이솝(EASOP) 다빈치 로봇수술시스템(da Vinci robot surgery)와 같은 의료진

을 돕는 로봇 또는 복강경 수술에 의사의 통제에 따른 최소침습적 로봇에서

나타난다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는 일정한 윤리적 수준을 가질 수도 있다

이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목적이 인간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 등장했기 때문에

목적 자체에서 윤리적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셋째 의료용 케어로봇은 도덕적 행위자가 될 수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형태의 로봇으로 구분할 수 있다 ①의료용 로봇이 최소침습적 도구로서

활용되는 경우에는 의사의 수술콘솔의 통제에 따라 명령을 수행한다 이럴

경우 수술로봇시스템은 기계적 도구이면서도 동시에 의사의 리인이다

7) Duffy (2006) pp 32-33

8) 이에 대한 논의는 구체적으로 윤리실존적인 측면에서 진행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제3장에서 인간과 로봇의 관계를 중심으로 의료용 케어로봇의 윤리실

존적 쟁점을 검토할 것이다

5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즉 로봇에게는 자유의지가 없지만 환자와 로봇 간의 직접적인 행위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휠체어에 로봇시스템을 적용하여 환자의 뇌신경

망 접근을 통해 환자의 직접적인 의지를 구현하는 보조도구(예를 들면

NavChair) 또한 도덕적 리인의 특징을 갖는다 ② 화를 통해 인간과 정서교

류를 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와 정서 교감을 통해 환자의 건강상태

를 담당 의사 또는 환자의 가족에게 전달한다 이는 사회적 로봇을 의료용

케어를 목적으로 활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예컨 최근에 상품으로도 판매되

고 있는 페퍼(Pepper) 나오(Nao) 사라센(Saracen)과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들

은 화 및 심리치료 등의 활용 목적에 따라 사람들과 감정적 화도 가능하다

일상생활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존재로 자리 잡으면

서 의사와 환자를 매개하기는 하지만 환자와 직접 소통하는 도덕적 행위자의

특징이 나타난다 ①의 형식이 의사의 통제에 따른 환자에 한 도덕적 리인

의 특징이었다면 ②의 형식은 프로그래밍에 따라 일정한 자율성이 허용되는

범위에서 환자와 직접 소통하는 도덕적 행위자의 특징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넷째 의료용 케어로봇이 자율성과 양심 도덕적 측면과 지적 측면을

갖는 새로운 종으로서는 현재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아마도 SF소설 같은

주제이다 하지만 로봇공학의 발달 전망을 본다면 더 이상 상상으로만 간주할

수 없을 것 같다 위에서 언급했던 최근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인간의 의사소

통의 파트너가 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휴머노이드가 인간과 유사한

신체적 특징을 넘어 인간의 정서 표정 음성까지도 구현하기 때문이다 예컨

성냄 슬픔 행복 놀람 부끄러움 절망적임과 같은 기본 정서들을 신체적

표현 얼굴 표정 제스처 음성 등에 일치시키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로봇도

인간과 같은 모습으로 불안 공포 두려움을 입을 벌리고 이빨이 보이며

입술이 떨리고 눈이 커지면서 눈썹이 일치하는 표현을 전달할 수 있다9)

9) 바바라 베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91-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7

2015년에 판매된 페퍼는 이러한 기본적인 구현을 넘어서 일상에서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른

페퍼들과 공유하면서 스스로 감정을 읽는 능력을 발달시키기 때문이다10)

인공지능의 머신러닝과 딥러닝 네트워크 기반의 무제한적인 지식정보의

교류가 로봇의 자기학습 능력을 향상시키고 자율성을 강화시키고 있다11)

이러한 기술진보는 정서기반 로봇의 적용을 융복합적으로 전개시키고 있다

인공지능형 로봇은 감시 관리 청소 헬스케어 친구의 목적으로 인간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12) 따라서 이러한 정서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은 의료용 케어로봇으로 활용될 때 인간과 소통하면서 사용

자의 역사적 삶의 한 과정을 차지할 수 있는 준자율적 판단과 반응을 할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을 통해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을 다음과 같이

[그림-1]로 활용할 수 있다

10) ldquo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rdquo 퍼퓰러사이언스

11) 최근 인공지능의 신경망 프로그래밍은 컴퓨터의 정보 처리속도의 급격한 발전을

통해 기계학습 자가발전을 이끌 수 있다 알파고와 이세돌 선수의 바둑 대결에서

도 보듯이 인공지능은 자기학습을 통해 이길 수 있는 만큼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한다 반면에 이러한 발전에는 lsquo모라벡의 역설rsquo이 존재한다 로봇이 인간보다

더 똑똑해질수록 인간이 물리적 세계에서 자연스럽게 하는 신체적 활동이 로봇에

게는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맥아피 (2014) 이한음

역 (2016) pp 43-44 및 김대식 (2016) pp 19-20 참조

12) 2015년 일본의 소프트뱅크사가 판매한 페퍼를 통해 우리는 이미 이러한 공존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그림-1]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

의료용 케어로봇은 제작 목적 사용 환자와의 관계에 따라 독특한 성질을

갖는다 첫째 융합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근본적으

로 인간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그래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어떤 형태와 기능을 하더라도 그 자체는 선의 실현이라는 도구적 지평을

결코 넘어설 수 없다 이런 점은 의료용 케어로봇 뿐만 아니라 향후 개발될

모든 로봇에게도 적용되어야 하는 근본적인 원칙이 되어야 한다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의 사용은 의사의 통제를 받아 의사를 신해서 처치를 수행하는

리인으로서 모습을 갖는다 이는 로봇의 사용 자체가 인간의 통제를 받아

주어진 명령을 수행하는 도덕적 리인의 역할을 보여준다 셋째 의료용

케어로봇은 단순한 처치가 아니라 환자 삶의 맥락을 정서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 이는 융복합적인 로봇공학의 적용이 우리 삶의 전반에 확 될수록

인공지능로봇과 인간의 관계는 점차 내면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네트워크 기반의 빅데이터 활용과 기계의 자기학습이 강화되면서 인공지능

형 케어로봇의 분야는 인간의 감정 표현과 상호 교류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미 로봇 페퍼의 경우처럼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인간의 감정을 수집 및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간과 감정 표현을 포함한 자율적 화가 가능하다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9

이런 모습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단순한 리자로서의 행위라기보다 자율적

인 인간 인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이런 맥락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준자율성(quasi-autonomy)13)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지식정보와 과학기술의 결합이 로봇공학에 접목되면

서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이 거의 인간화 수준으로 나아갈 전망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과학기술의 발달에 한 경계와 공포를

허물 수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미래 세 의 일상인 인간과 로봇의 공존이

성공적일 수 있는 지는 어쩌면 인간의 통제 범위를 넘어서는 인공지능형

로봇공학의 발달의 미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과 로봇의 공존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정서 기반 화형으로 확 보급될 때 오늘날과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들을 이끌 수도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의 본래적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가지 쟁점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이 치료하고 소통하는 환자와의 윤리실존적 관계에

관한 것이고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소통이 이끌어내는 삶의

맥락이 무엇에 기초하여 공감해야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13) 인공지능로봇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인공지능로봇은 자율

적인 존재가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로봇과 인간 사이에서 인간은 인

공지능로봇의 일정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엄

히 말해 인공지능로봇 자체로는 결코 자율적일 수 없지만 인간과의 관계망에서

는 인간이 받은 영향에 의해 자율성이 규정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로봇

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크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이는 인

간의 명령을 대신 수행하는 도구라는 점에서 조건적 자율성(conditioned autonomy)의 특

징을 갖는다 둘째 인간의 자율성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준자율적(quasi-autonomous)

이다 셋째 인간과의 관계에서는 관계 의존적이면서도 사실상 인간을 모방하는 유사

자율적(pseudo-autonomous)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구분의 가능성을 제시하

고 보다 자세한 논의는 향후 연구에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6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Ⅲ 의료용 케어로봇의 윤리실존적 쟁점

현재의 기술단계로 볼 때 본격적으로 전개될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정서를 인지하고 빅데이터로 저장된 인간의 기본 정서들을 비교학습한

후 해당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판단하여

환자와 화 또는 특정 행동을 취할 수 있고 이와 동시에 환자는 로봇에

반응하는( 화를 하거나 행동을 따라하는) 일상을 그려볼 수 있다 점차

컴퓨터의 정보처리 속도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의 반응 속도는

지금보다 더욱더 빨라질 것이고 케어로봇은 환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날수록 그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는 지능의 수준도 매우 높아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양상은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의사소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외형적으로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마치 인간과 인간이 서로 소통하는 것처럼 사람을 인식하고 사람의

눈을 따라 같이 움직이며 사람을 바라보며 말을 한다 이런 과정이 사람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이를 분석 및 처리하여 감정의 상태를 얼굴

표정 빛 제스처 등으로 표현한다 실시간 네트워크를 통해 기본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고 고령자의 케어활동을 권장하기 위해 체조와 같은 활동도

진행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의료용 케어로봇의 화 상 자인 인간은 상 자

가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로봇의 반응을

통해 치료를 받는다14) 케어로봇은 의사소통의 형식을 거치면서 환자의 일상

에서 함께 생활하기 시작하고 환자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고

이에 케어로봇이 반응하면서 이 둘 간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생성된다

여기서는 사람의 표정 음성 감정을 인식하고 응한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격적인 화 상 자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에 주목하고자

14)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1

한다 기술적으로 보면 인간이 표현하는 정서와 화 내용은 케어로봇에

축적되고 분석되며 나아가 즉각적인 반응으로 되돌아온다 그런데 인간은

로봇의 음성 눈 표현에 주목하고 화 상 자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리고 로봇 자체에 해서도 인격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2006년 단종되어 AS가 중단된 가정용 로봇 강아지 아이보

(AIBO)의 사용자들이 합동 장례식을 열었고 마치 인간의 장기기증처럼

아직 살아있는(작동하는) 다른 아이보의 수리를 위해 부품을 기증하기도

하였다15) 또한 페퍼에 내장된 의료용 케어로봇 프로그램이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아동에게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화를

계속 유도하는 경우 아동은 이에 반응한다16) 이러한 아동의 응은 페퍼의

화 요구를 이행하는 것으로 아동이 화 상 자로서 페퍼를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인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해 취했던 여러 반응 특히 감정적 반응에

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휴머노이드 로봇 lsquo나오rsquo는 노인들을 위한

체조 시간의 조교로 활동하면서 노인들과 화도 한다 페퍼의 경우에도

노인들의 체조 조교 치매 예방을 위한 활동 프로그램도 학습할 예정이다

이 로봇에 한 노인들의 감정 전달은 매우 솔직하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고 또한 외롭기 때문이다 감정을 표현하는 몸짓 표현 화를

통해 부분 혼자 사는 노인들은 자신의 파트너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케어로봇이 휴머노이드가 아니라 제미노이드(Geminoid

15) 「日서 소니 로봇강아지 lsquo아이보rsquo 장례식 열려」 985172중앙일보985173 2015년 3월 1일 한

편 이는 영적 삶에 대한 일본의 애니미즘(animism) 문화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사물의 정신이 그것의 소유자와 조화롭게 되고 동일시되며 그

래서 로봇의 소유자는 수년 동안 일상생활에서 로봇의 정신을 소유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이런 점은 로봇의 존재론적 의미를 사용자-소유자의 lsquo활용rsquo에 둔다는

점에서 로봇 활용을 위한 실천적이고 윤리적 기준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 Kitano (2012) p 80 p 82

16)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6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쌍둥이) 로봇이라면 상황은 매우 심각하거나 또는 매우 희망적일 수 있다

이 로봇은 실제 사람의 복사물이다 얼굴 표정 음성 피부 등 인간의 모습을

복사하듯이 그 로 구현된다 말 그 로 인공적인 쌍둥이가 등장한 것이고

굳이 생명의 법칙을 어기면서까지 인간 복제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17)

이는 환자가 자신의 화 상 자를 그 로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자의 맥락에서는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 의미 있는 삶을 지속시킬 수도

있지만 치료에서는 오히려 현실을 부정하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로봇공학이 발달할수록 의료용 케어로봇에서 등장할

수 있는 문제들 가운데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ldquo누가 환자를 치료보호하는가rdquo 이 질문은 아마도 다음의 문제로 전환된다

ldquo환자는 누구와 화하고 있는가rdquo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상태와 처지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프로그래밍으로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환자의

입장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에 의해 명명된 화의 파트너로 간주된다

최소침습적 도구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접목된 정서 기반 화형 로봇일수록

환자 자신의 케어로봇에 한 개입이 강화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환자는

케어로봇을 자신만의 일상에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간주하게 된다 따라서

치료용의 목적으로서 프로그램이 가동된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케어로봇을

소통의 인격적 파트너로 간주함으로써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소통의 관계망에 의미 있는 존재로서 실존하게 된다 엄 히 말해

케어로봇이 자율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케어로봇을 자신의

삶의 실제에 실존적으로 위치시킨다

17) 토요아키 니시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292-2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3

Ⅳ 의료용 케어로봇의 서사와 공감 가능성

의료용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실존적 지위를 갖지 못하고 동시에 어떤

독립적인 인격적 주체도 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특징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히 이 로봇을 활용하는 사용자 특히 환자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환자와 의료용 케어로봇의 관계에서 볼 때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윤리적으로 실존할 수 있다는 의미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인간(환자)와의 소통이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공통의 서사를 가질 수 있다 둘째 각 환자의 소통에 따라 신경망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 및 축적된 환자의 정서들이 일반화된 기본 정서들의

이해와 판단의 근거들로 활용될 수 있다

공통의 서사와 관련해서 보면 환자는 의료용 케어로봇을 통해 자신의

삶을 함께 영위한다 환자는 인간으로서 그 자신의 활동을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을 예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관계에서

자신을 확인하는 것이고 나아가 그 관계가 전제하고 있는 내재적 선을 구현하

는 활동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의 영역에서 자신은 서사의 주체로서

경험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로빈슨은 서사를 경험하는 것 경험이 일어날 때 그 경험에 해 반성하는

것 그리고 작품을 해석하는 것을 구분한다 우리가 작품이나 서사를 처음

경험할 때 본능적인 평가(난 이게 싫어 등)가 이루어지고 이러한 평가가

우리의 주의를 고정시키고 생리적 반응을 생성하며 그 다음에 사건에 한

인지적 평가가 이루어진다 서사에 한 우리의 경험을 반성할 때에는 우리의

이전 반응들에 한 인지적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반성을 통해 소설 속의 이전 사건들과 이후 사건들에 비추어 그

사건들을 이해했다고 생각되면 우리는 그 작품에 한 해석을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작품 경험에 한 반성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18) 이런 점에서

6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반성은 서사에 한 정서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것은 비판적이

고 실천적 삶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 가 된다

맥킨타이어에 따르면 ldquo덕은 하나의 습득한 인간의 성질로서 그것의

소유와 실천이 우리로 하여금 어떤 실천에 내재하고 있는 선들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주며 또 그것의 결여는 결과적으로 그러한 선들의 성취를 방해하

는 그러한 성질이다rdquo19) 덕들의 활동에 따라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궁극적인 삶의 목적 즉 최고선을 향해 이어가는 주체적인 자신의 이야기

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도덕적 자아는 이 이야기의 행위들과 경험들에

해 책임을 진다20) 이야기의 주체로서 lsquo나rsquo는 관계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활동해 온 반성적 삶의 주체이다 이러한 lsquo나rsquo는 타인의 이야기에도 함께

참여하고 질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야기 이야기에 한 이해가능성

그리고 책임가능성이 바로 삶 속에서 구현된 이야기의 통일성을 구성한다21)

반성은 궁극적 선을 향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성향들과 장애들을

극복하게 만드는 실천적 역할을 한다

이야기는 인간이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축적해 온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야기를 생성하고 얽히게 만드는 lsquo선rsquo은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도덕의 원천이

된다 테일러는 이러한 선을 lsquo구성적 선rsquo으로 분류하고 이것이 행위들 감정들

생활양식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삶의 선들로 이어진다고 본다 구성적 선이

도덕의 원천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곧

선한 인간이 되는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성적 선은 다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문화마다 또는 종교마다 언어적 명시화가 서로 다르게

전개되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명시화된 용어가 아니라 이 구성적

선을 향한 삶의 선들에 관한 역사적 서사이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서사가

18) 로빈슨 (2005) 조선우 역 (2015) pp 159-160

19)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282

20)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321

21)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87) p 322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5

사람들의 삶에 의미와 실체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역사적

서사는 명시화된 선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

들을 이러한 선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삶이 진행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선의 실현으로서의 역사적

맥락에서 관련되고 구현되는 것이다22)

우리가 서사에 참여하는 과정은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고 서사는

이러한 반응의 비판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망에서

이러한 인간 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선이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윤리적

존재이고 윤리적 삶은 서사와 역사를 갖는다 우리가 구성하는 삶은 바로

이러한 서사의 지평으로 확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반성을 통한 주체적 참여는

바로 정서의 교류를 가능하게 만드는 공감 때문이다

공감은 타인의 조건이나 정서 상태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유래하는

정서적 반응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이 경험한 정서를 내가 경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가령 내가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경험할 때 공감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공감은 리의 정서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23) 흄의 입장에서

보면 공감은 단순한 감정이라기보다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고 복합적인 반성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감정에 한 반성을 거친 일종의 정서이다24) 여기서

공감의 두 가지 측면을 볼 수 있다 우리의 감각기관에 해 상의 출현에

따른 일차적 공감과 반성에 의해 현상을 교정하면서 일관되고 확립된 판단에

이르게 되는 이차적 공감이다 바로 이차적 공감이 사회성을 부여한다 우리로

22)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pp 199-201

23) 추병완 (2016) p 7 및 Prinz (2010) p 532 Prinz는 공감과 동정심(sympathy)을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첫째 우리는 공감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지만 동정적인

기쁨을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동정심은 항상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동정

심은 일종의 다른 사람에 대한 느낌이라면 공감은 다른 사람의 정서가 원인이

되어 연결된 인과적 느낌이다 셋째 동정적 정서들은 우리가 동정심을 가는 사람

들이 경험했던 정서들과 같을 필요는 없다 Prinz (2010) p 532

24) 박종훈 (2015) p 245

6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부터 거리가 멀거나 가까운지에 따라 공감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사람들의 인격과 관련한 판단들에서 그러한 차이를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성을 갖는 이차적 공감이 감정의 소통이 되는 것이다25)

이처럼 이차적 공감이 없다면 즉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자 감정의

소통이 없다면 우리가 역사적 삶의 맥락에 실존적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류의 관계망에서 삶이 역사적 맥락을 갖는 이유는 그 삶의

지평이 바로 선을 향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우리가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도 삶의 지평에서 정서적 교류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해하

고 그들의 경험들을 동시에 경험하고 그래서 반성적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 말하자면 공감은 인간의 서사를 공유하고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우리

모두가 삶의 지평에 표출하고 있는 정서들의 교류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구성하고 공감하며 구성적 선을

실현하는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 자체가 모순적이지만 융복합

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을 본다면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

도 어려울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거처럼 정서기반으로 인간과 소통하는

다양한 형태의 케어로봇들이 화 상 자로서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것은

바로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 즉 로봇에 한 의인화 때문이다 이러한 단계에서

로봇은 화를 주도하는 인간을 인지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들에 따라

반응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공감이 아니라

이른바 인지된 감정 알고리즘에 따라 표현을 할 뿐이다 그렇지만 화 상 자

인 인간은 그 반응을 통해 이야기 사건 삶의 맥락을 반성할 수 있다 누군가를

함께 그리워할 수도 있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위안을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얼굴을 그 로 재현한다면(예컨 제미노이드의 일상적 사용)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 또는 그 자신과도 함께 지내며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25) 박종훈 (2015) pp 248-25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7

이러한 감정 반응과 교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화 참여자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어떤 자연적 상 물체 인형 등과 같은 반응이

전혀 없었던 사물에 해 자기 의미만을 부여했던 의인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인간은 로봇과 화를 하고 있고 로봇을 자신의 서사적 구조의

정상적인 파트너로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융복합적 기술의 발달은 로봇의 지위를 인격적 위치로 상승시킬

수 있다 이전까지 케어로봇의 전개가 단일한 프로그램으로 고정되고 이에

따라 작동하는 개별적인 로봇이었다면 인간과 유사한 학습과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케어로봇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감정의 알고리즘이 네트워크를 통해 저장된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이런 잠재적인 기능을 갖춘 상품화

된 로봇을 구입할 수 있다 앞서 보았던 페퍼 나오와 같은 인공지능형 휴머노이

드 로봇들이다 이제 생산자가 인간의 정서를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반응해

야 하는 지를 매우 구체적인 알고리즘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인간의 정서들의 교류와 공감의 과정은 디지털코드의 빅데이터로 저장되어

있고 로봇들은 이 데이터에 한 자율적 학습과 분석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감정 반응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분명히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으로 인해 디지털 부호화된 인간의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반성적 응이고 공감하는 과정으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바라보는 상은 인공적이지만 서로 반응하고

교환하는 서사와 공감은 인격적인 의인화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가 환자와 동등한 맥락에서 형성된 서사와 공감 능력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용 케어로봇이 가질 수 있는 서사와 공감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서사와 공감이다 기술적으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이해하고

반응하고 반성하며 응하게 만드는 공감은 인간의 감정과 느낌에 해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용하는 명령 또는 처방의 기능이다 이런 점에서

6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ldquo이세돌 vs 알파고rdquo의 결이 간단히 인간 기계의 바둑 승부로 그 의미를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이미 알려진 알파고의 확률 계산은 다음과 같다

1202 로 연결된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확률만

을 계산해서 응하였다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가 아닌 어느 누구라도 그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데이터의 수집 계산과 분석 모두 알파고가 갖는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영한다 그래서 이 경기는 게임 규칙 자체로만 본다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적어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뇌기능과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과 자료 분석 기능이 서로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의료분야에 활용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서 보았듯이 IBM의

왓슨은 방 한 양의 의학지식정보 세계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한 1천 500만 페이지의 정보를 통해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26)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인간의 인지적

판단을 위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매우 유익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기술과 로봇이 알고리즘에 따른 정보수집 및 분석 자기 학습과

판단의 자율성을 갖게 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나아가 인간에 의한

의인화가 강화된다면 우리는 의료용 케어로봇에 스스로 구속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에 이루어지는

서사의 재료들은 인간의 맥락에 있고 이를 공감하는 것은 환자가 빅데이터로

26)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

일 나아가 인공지능이 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장면을 그려보는 것도 가

능하다 알파고 대결 이후 국내의과대학 교수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3명

이 이른바 인공지능 의사 lsquo알파닥rsquo이 진료현장에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중 대다수가 2020년 이후로 보았다 알파닥의 활용이 유용한 진료영역(반대로 보

면 알파닥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진료영역)으로는 lsquo영상의학rsquo분야가 44로 가장

많았고 병리진단검사의학과 37에 달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진단의 기능은

강화되지만 환자의 직접적인 대면이 필요한 치료는 여전히 인간 의사의 판단 비

중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9

저장된 맥락에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Ⅴ 고통 의료용 케어로봇의 공감 알고리즘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에게 필요한 이유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삶의 변화와 급격한 기술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 도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환자의 인간 파트너로서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인간처럼 구성적 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 로봇은 적어도 환자들의 다양한 서사와 감정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디지털 코드로 저장된 지식정보의 거 한 창고에서

인간의 반응에 따라 최소한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만약 이 지배를 벗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자의식이 형성되고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감정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을

갖춘 의료용 케어로봇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거나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통합형 네트워

크의 지식정보기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환자에

맞는 특정 분야의 목적에 따라 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맞춤형 교류

반응을 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와

관련된 인의 삶의 지평들에 관한 데이터들을 스스로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응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이다

의료용 케어로봇의 직접적인 상과 목적은 좁게는 신체와 정신 모든

영역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살피는 것이고 넓게는 정서 교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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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1

신경망과의 결합을 통한 육체와 정신의 문제 더 나아가 인간의 정체성의

자체에 관한 의심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다

현재 알려진 의료용 로봇의 주요 현황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외과수술용 로봇이 표적이다 여기에는 크게 네 가지 종류의 형태가 있다

①자문형으로서 의사의 명령을 통해 내시경을 움직일 수 있는 이솝(AESOP)

다른 장소에서 외과수술의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원격조종로봇 RP-7를 들

수 있다 ②외과수술 참여형 로봇이다 수술에서 로봇이 일부 과정을 담당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립선 절제용 PROBOT을 들 수 있다 ③일반적

인 반자동적 수술로봇이다 다빈치 수술 로봇 시스템이 표적으로 전문의의

조작 명령에 따라 정교한 로봇팔이 내시경 수술을 진행한다 ④나노기술이

접목된 초소형 로봇으로 손상된 세포 재구성 또는 암세포 확인 및 파괴

등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 된다 둘째 진단 로봇의 개발이다 이는

내시경을 통해 환자 신체 내부를 살펴보거나 곤충의 원리를 이용하여 극소형

화된 진단 로봇이다 셋째 재활형 로봇의 개발이다 이러한 로봇은 상지

또는 하지 재활을 위한 인간의 노력을 돕는다 MIT의 마누스(MANUS)를

들 수 있다 넷째 지각-운동 능력 회복을 위한 신경시스템과의 인터페이스이

다 즉 두뇌와 컴퓨터 간의 연결이다 주로 환자가 자발적인 운동을 하지

못하거나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의 잃어버린 운동 기능을 회복시키려는

목적이다 앞서 보았던 것처럼 생각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 의수를 들 수

있다 다섯째 반자동 휠체어 청소와 영양 업무를 담당하는 등의 보조도구의

로봇으로 NavChair를 들 수 있다2) 이처럼 의료용 로봇공학의 범위는 직접적

인 의료 처치를 넘어서 일상에서 인간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영역으로

향하고 있다 단순한 신체적 장애를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차원에서도

인간의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우리 삶의 변화에서 직접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 에도아르도 다테리굴리에모 템불리니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114-124

5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현재 우리는 인구수의 급격한 감소 및 고령화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삶의 제반 구조와 환경 그리고 삶의 패턴을 모두 바꾸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이 1990년 90에서 2015년 272로 증가하였고 2025년

에는 313로 예측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 원인으로는 혼인율의 감소와

초혼연령의 지체에 따른 미혼 독신가구의 증가와 이혼이나 별거에 따른

단독가구의 증가 그리고 고령화에 따른 노인 단독가구의 증가로 보고 있다3)

이제 우리는 lsquo혼밥rsquo lsquo혼술rsquo lsquo독거노인rsquo과 같은 용어들을 일상적으로 사용하지

만 이 이면에는 인간들의 직접적인 관계들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인간의 고령화는 세계의 공통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UN의 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50년까지 65세 이상 인구가 전세계적으로

181의 증가를 보였고 15세에서 65세까지의 인구 증가는 단지 33에 불과했

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유럽의 로봇 선진국들은 집에서도 고령의 거주자들

과 lsquo친구rsquo처럼 함께 지내면서 간호할 수 있는 로봇분야도 함께 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4)

이번 연구는 정보과학기술과 의료용 로봇공학의 발달에 따른 의료용

케어로봇에 관한 미래를 가늠해 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이제 로봇은

특정한 분야에만 국한된 기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의료분야에서도 어떤 신체적인 기능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교류도 가능하고 간병 정서 및 심리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현재 개발된 정서 교류 기반

사회적 로봇(social robots)의 범주의 사례들을 활용하여 의료용 케어로봇과

인간의 소통에서 나타나는 공감의 측면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 의료용 케어로

봇의 존재론적 특징과 그 활용에서 윤리실존적 쟁점을 살펴본다 로봇이

감정을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감의 정서는 바로 로봇이 아니라 디지털코

3) 통계청 2015년 인구조사

4) Knight (2014) 참조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3

드로 저장된 빅데이터 즉 인간의 서사이다 여기서 인간은 로봇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바로 이런 지점에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와 공감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의료용 케어로봇이

질병의 처치와 처방 예방의 목적에 따라 인간과 공감하는 원리를 고통

(painism)에서 바라보고 이를 토 로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과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의 전망을 검토해보고자 한다

Ⅱ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

일반적으로 의료용 로봇(medical robot)을 의료분야에 적용된 모든 로봇공

학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의료 현장의 수술을 포함한 직접적으로 처치하는

수술용 로봇(surgical robot) 복지 목적으로 신체 부분에 한 재활 치료 및

훈련하는 재활 로봇(rehabilitation robot) 인간과 동물의 인지를 모방하는

바이오 로봇(biorobot) 원격 제어를 통해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을 눈 앞에

재현시키고 이를 이해 이동 소통 참여하는 텔레프레전스 로봇(telepresence

robot) 그리고 약제 자동화시스템(pharmacy automation)과 특정 공간에 바이러

스를 투입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살균 로봇(disinfection robot)의 유형들이

있다5) 현재 의료용 로봇의 기술이 영향을 미치는 분야는 병원과 같은 특정

공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과학기술 및 정보사회의 변화에 따라

우리 주변 일상에서의 헬스케어(health care)도 포함되고 있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에 탑재된 헬스케어 관련 앱을 통해 심박수 혈압 측정 운동 식단

관리 등 각종 헬스케어 정보를 제공받아 헬스케어를 전반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정도에 따라서는 의료진과 직접 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자동화 봇 네트워크 사용자의 데이터가 결합된 형태의 기술로서 이미 의료용

5) ldquoMedical Robotrdquo httpsenwikipediaorgwikiMedical_robot

5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로봇공학이 인간의 헬스케어를 빅데이터로 저장하고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을

lsquo의료 목적으로 활용되는 모든 형식의 케어로봇rsquo의 범주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로봇공학의 발달과 그 적용 범위가 확 됨에 따라 로봇이 단순한 기계적

도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면서 로봇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한 존재론

적 범주는 체로 다음과 같이 분류되고 있다 첫째 로봇은 단순한 기계에

불과하다 로봇이 정 하게 되면서 인간에게 많은 도움을 제공하지만 그럼에

도 불구하고 로봇은 기계일 뿐이라는 것이다 둘째 로봇은 윤리적 차원을

갖는다 로봇은 인류애의 능력 증진을 위해 설계된 상징적 장치이기 때문에

인류애 자체를 재생산하고 자애와 선의 가치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 셋째

로봇은 도덕적 행위자이다 로봇은 도덕적 상황과 관련되어 있는 개체로서

자유 의지 정신 상태 책임의 덕목을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선한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 개체이다 넷째 로봇은 새로운 종의 진화이다 로봇은 자율성

과 양심을 갖게 되고 나아가 도덕적 차원과 지적 차원을 전개할 수 있는

새로운 종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6)

로봇의 생산과 활용은 인간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로봇의 우선적인

본질은 기계임은 분명하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로봇에게 어떤 존재론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논리적인 모순일 수 있다 량생산의 시 에서

로봇 자동화공정에 해 기계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 오늘날 산업현

장에 로봇팔을 활용한 자동화 공정이 기술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데

로봇의 활용 범위가 확 됨에 따라 로봇이 수행하는 기능도 질적으로 달라짐

으로써 로봇이 마치 인간과 유사한 활동을 하는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인간과 로봇은 립하는 것이 아니라 작동장치 센서 그리고 관련된 장치들이

통합된 방식에서 마치 생물학적 체계로 진화하고 있다 의료용 로봇공학의

6) Veruggio amp Operto (2006) p 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5

발전이 의료진과 환자를 위한 보조 도구에서 이들과 함께 상호작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인간과

로봇이 서로 닮아간다는 것이다7)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요인 중에 하나인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적용과 진화의 양상에서 본다면 로봇의

자체에 한 존재론적 지위와 인간과 로봇의 관계가 어느 위치에 있는 지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8)

이를 위해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로봇공학의 궁극적인 지향은 lsquo인간rsquo에게로 향해 있고 각 분야에서 어떤

로봇을 만들고 활용할 것인지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로봇들이 등장하고

있다 서론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의료용 케어로봇이 의료의 목적으로

인간(특히 환자)에 한 배려와 보호를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음과 같이 그 존재론적 특징을 확인해볼 수 있다

첫째 인간의 배려와 보호를 위한 기계적 도구이다 이러한 특징은 주로

이솝(EASOP) 다빈치 로봇수술시스템(da Vinci robot surgery)와 같은 의료진

을 돕는 로봇 또는 복강경 수술에 의사의 통제에 따른 최소침습적 로봇에서

나타난다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는 일정한 윤리적 수준을 가질 수도 있다

이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목적이 인간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 등장했기 때문에

목적 자체에서 윤리적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셋째 의료용 케어로봇은 도덕적 행위자가 될 수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형태의 로봇으로 구분할 수 있다 ①의료용 로봇이 최소침습적 도구로서

활용되는 경우에는 의사의 수술콘솔의 통제에 따라 명령을 수행한다 이럴

경우 수술로봇시스템은 기계적 도구이면서도 동시에 의사의 리인이다

7) Duffy (2006) pp 32-33

8) 이에 대한 논의는 구체적으로 윤리실존적인 측면에서 진행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제3장에서 인간과 로봇의 관계를 중심으로 의료용 케어로봇의 윤리실

존적 쟁점을 검토할 것이다

5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즉 로봇에게는 자유의지가 없지만 환자와 로봇 간의 직접적인 행위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휠체어에 로봇시스템을 적용하여 환자의 뇌신경

망 접근을 통해 환자의 직접적인 의지를 구현하는 보조도구(예를 들면

NavChair) 또한 도덕적 리인의 특징을 갖는다 ② 화를 통해 인간과 정서교

류를 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와 정서 교감을 통해 환자의 건강상태

를 담당 의사 또는 환자의 가족에게 전달한다 이는 사회적 로봇을 의료용

케어를 목적으로 활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예컨 최근에 상품으로도 판매되

고 있는 페퍼(Pepper) 나오(Nao) 사라센(Saracen)과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들

은 화 및 심리치료 등의 활용 목적에 따라 사람들과 감정적 화도 가능하다

일상생활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존재로 자리 잡으면

서 의사와 환자를 매개하기는 하지만 환자와 직접 소통하는 도덕적 행위자의

특징이 나타난다 ①의 형식이 의사의 통제에 따른 환자에 한 도덕적 리인

의 특징이었다면 ②의 형식은 프로그래밍에 따라 일정한 자율성이 허용되는

범위에서 환자와 직접 소통하는 도덕적 행위자의 특징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넷째 의료용 케어로봇이 자율성과 양심 도덕적 측면과 지적 측면을

갖는 새로운 종으로서는 현재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아마도 SF소설 같은

주제이다 하지만 로봇공학의 발달 전망을 본다면 더 이상 상상으로만 간주할

수 없을 것 같다 위에서 언급했던 최근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인간의 의사소

통의 파트너가 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휴머노이드가 인간과 유사한

신체적 특징을 넘어 인간의 정서 표정 음성까지도 구현하기 때문이다 예컨

성냄 슬픔 행복 놀람 부끄러움 절망적임과 같은 기본 정서들을 신체적

표현 얼굴 표정 제스처 음성 등에 일치시키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로봇도

인간과 같은 모습으로 불안 공포 두려움을 입을 벌리고 이빨이 보이며

입술이 떨리고 눈이 커지면서 눈썹이 일치하는 표현을 전달할 수 있다9)

9) 바바라 베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91-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7

2015년에 판매된 페퍼는 이러한 기본적인 구현을 넘어서 일상에서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른

페퍼들과 공유하면서 스스로 감정을 읽는 능력을 발달시키기 때문이다10)

인공지능의 머신러닝과 딥러닝 네트워크 기반의 무제한적인 지식정보의

교류가 로봇의 자기학습 능력을 향상시키고 자율성을 강화시키고 있다11)

이러한 기술진보는 정서기반 로봇의 적용을 융복합적으로 전개시키고 있다

인공지능형 로봇은 감시 관리 청소 헬스케어 친구의 목적으로 인간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12) 따라서 이러한 정서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은 의료용 케어로봇으로 활용될 때 인간과 소통하면서 사용

자의 역사적 삶의 한 과정을 차지할 수 있는 준자율적 판단과 반응을 할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을 통해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을 다음과 같이

[그림-1]로 활용할 수 있다

10) ldquo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rdquo 퍼퓰러사이언스

11) 최근 인공지능의 신경망 프로그래밍은 컴퓨터의 정보 처리속도의 급격한 발전을

통해 기계학습 자가발전을 이끌 수 있다 알파고와 이세돌 선수의 바둑 대결에서

도 보듯이 인공지능은 자기학습을 통해 이길 수 있는 만큼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한다 반면에 이러한 발전에는 lsquo모라벡의 역설rsquo이 존재한다 로봇이 인간보다

더 똑똑해질수록 인간이 물리적 세계에서 자연스럽게 하는 신체적 활동이 로봇에

게는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맥아피 (2014) 이한음

역 (2016) pp 43-44 및 김대식 (2016) pp 19-20 참조

12) 2015년 일본의 소프트뱅크사가 판매한 페퍼를 통해 우리는 이미 이러한 공존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그림-1]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

의료용 케어로봇은 제작 목적 사용 환자와의 관계에 따라 독특한 성질을

갖는다 첫째 융합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근본적으

로 인간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그래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어떤 형태와 기능을 하더라도 그 자체는 선의 실현이라는 도구적 지평을

결코 넘어설 수 없다 이런 점은 의료용 케어로봇 뿐만 아니라 향후 개발될

모든 로봇에게도 적용되어야 하는 근본적인 원칙이 되어야 한다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의 사용은 의사의 통제를 받아 의사를 신해서 처치를 수행하는

리인으로서 모습을 갖는다 이는 로봇의 사용 자체가 인간의 통제를 받아

주어진 명령을 수행하는 도덕적 리인의 역할을 보여준다 셋째 의료용

케어로봇은 단순한 처치가 아니라 환자 삶의 맥락을 정서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 이는 융복합적인 로봇공학의 적용이 우리 삶의 전반에 확 될수록

인공지능로봇과 인간의 관계는 점차 내면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네트워크 기반의 빅데이터 활용과 기계의 자기학습이 강화되면서 인공지능

형 케어로봇의 분야는 인간의 감정 표현과 상호 교류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미 로봇 페퍼의 경우처럼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인간의 감정을 수집 및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간과 감정 표현을 포함한 자율적 화가 가능하다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9

이런 모습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단순한 리자로서의 행위라기보다 자율적

인 인간 인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이런 맥락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준자율성(quasi-autonomy)13)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지식정보와 과학기술의 결합이 로봇공학에 접목되면

서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이 거의 인간화 수준으로 나아갈 전망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과학기술의 발달에 한 경계와 공포를

허물 수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미래 세 의 일상인 인간과 로봇의 공존이

성공적일 수 있는 지는 어쩌면 인간의 통제 범위를 넘어서는 인공지능형

로봇공학의 발달의 미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과 로봇의 공존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정서 기반 화형으로 확 보급될 때 오늘날과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들을 이끌 수도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의 본래적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가지 쟁점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이 치료하고 소통하는 환자와의 윤리실존적 관계에

관한 것이고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소통이 이끌어내는 삶의

맥락이 무엇에 기초하여 공감해야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13) 인공지능로봇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인공지능로봇은 자율

적인 존재가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로봇과 인간 사이에서 인간은 인

공지능로봇의 일정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엄

히 말해 인공지능로봇 자체로는 결코 자율적일 수 없지만 인간과의 관계망에서

는 인간이 받은 영향에 의해 자율성이 규정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로봇

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크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이는 인

간의 명령을 대신 수행하는 도구라는 점에서 조건적 자율성(conditioned autonomy)의 특

징을 갖는다 둘째 인간의 자율성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준자율적(quasi-autonomous)

이다 셋째 인간과의 관계에서는 관계 의존적이면서도 사실상 인간을 모방하는 유사

자율적(pseudo-autonomous)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구분의 가능성을 제시하

고 보다 자세한 논의는 향후 연구에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6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Ⅲ 의료용 케어로봇의 윤리실존적 쟁점

현재의 기술단계로 볼 때 본격적으로 전개될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정서를 인지하고 빅데이터로 저장된 인간의 기본 정서들을 비교학습한

후 해당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판단하여

환자와 화 또는 특정 행동을 취할 수 있고 이와 동시에 환자는 로봇에

반응하는( 화를 하거나 행동을 따라하는) 일상을 그려볼 수 있다 점차

컴퓨터의 정보처리 속도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의 반응 속도는

지금보다 더욱더 빨라질 것이고 케어로봇은 환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날수록 그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는 지능의 수준도 매우 높아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양상은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의사소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외형적으로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마치 인간과 인간이 서로 소통하는 것처럼 사람을 인식하고 사람의

눈을 따라 같이 움직이며 사람을 바라보며 말을 한다 이런 과정이 사람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이를 분석 및 처리하여 감정의 상태를 얼굴

표정 빛 제스처 등으로 표현한다 실시간 네트워크를 통해 기본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고 고령자의 케어활동을 권장하기 위해 체조와 같은 활동도

진행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의료용 케어로봇의 화 상 자인 인간은 상 자

가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로봇의 반응을

통해 치료를 받는다14) 케어로봇은 의사소통의 형식을 거치면서 환자의 일상

에서 함께 생활하기 시작하고 환자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고

이에 케어로봇이 반응하면서 이 둘 간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생성된다

여기서는 사람의 표정 음성 감정을 인식하고 응한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격적인 화 상 자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에 주목하고자

14)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1

한다 기술적으로 보면 인간이 표현하는 정서와 화 내용은 케어로봇에

축적되고 분석되며 나아가 즉각적인 반응으로 되돌아온다 그런데 인간은

로봇의 음성 눈 표현에 주목하고 화 상 자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리고 로봇 자체에 해서도 인격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2006년 단종되어 AS가 중단된 가정용 로봇 강아지 아이보

(AIBO)의 사용자들이 합동 장례식을 열었고 마치 인간의 장기기증처럼

아직 살아있는(작동하는) 다른 아이보의 수리를 위해 부품을 기증하기도

하였다15) 또한 페퍼에 내장된 의료용 케어로봇 프로그램이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아동에게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화를

계속 유도하는 경우 아동은 이에 반응한다16) 이러한 아동의 응은 페퍼의

화 요구를 이행하는 것으로 아동이 화 상 자로서 페퍼를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인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해 취했던 여러 반응 특히 감정적 반응에

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휴머노이드 로봇 lsquo나오rsquo는 노인들을 위한

체조 시간의 조교로 활동하면서 노인들과 화도 한다 페퍼의 경우에도

노인들의 체조 조교 치매 예방을 위한 활동 프로그램도 학습할 예정이다

이 로봇에 한 노인들의 감정 전달은 매우 솔직하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고 또한 외롭기 때문이다 감정을 표현하는 몸짓 표현 화를

통해 부분 혼자 사는 노인들은 자신의 파트너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케어로봇이 휴머노이드가 아니라 제미노이드(Geminoid

15) 「日서 소니 로봇강아지 lsquo아이보rsquo 장례식 열려」 985172중앙일보985173 2015년 3월 1일 한

편 이는 영적 삶에 대한 일본의 애니미즘(animism) 문화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사물의 정신이 그것의 소유자와 조화롭게 되고 동일시되며 그

래서 로봇의 소유자는 수년 동안 일상생활에서 로봇의 정신을 소유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이런 점은 로봇의 존재론적 의미를 사용자-소유자의 lsquo활용rsquo에 둔다는

점에서 로봇 활용을 위한 실천적이고 윤리적 기준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 Kitano (2012) p 80 p 82

16)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6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쌍둥이) 로봇이라면 상황은 매우 심각하거나 또는 매우 희망적일 수 있다

이 로봇은 실제 사람의 복사물이다 얼굴 표정 음성 피부 등 인간의 모습을

복사하듯이 그 로 구현된다 말 그 로 인공적인 쌍둥이가 등장한 것이고

굳이 생명의 법칙을 어기면서까지 인간 복제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17)

이는 환자가 자신의 화 상 자를 그 로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자의 맥락에서는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 의미 있는 삶을 지속시킬 수도

있지만 치료에서는 오히려 현실을 부정하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로봇공학이 발달할수록 의료용 케어로봇에서 등장할

수 있는 문제들 가운데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ldquo누가 환자를 치료보호하는가rdquo 이 질문은 아마도 다음의 문제로 전환된다

ldquo환자는 누구와 화하고 있는가rdquo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상태와 처지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프로그래밍으로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환자의

입장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에 의해 명명된 화의 파트너로 간주된다

최소침습적 도구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접목된 정서 기반 화형 로봇일수록

환자 자신의 케어로봇에 한 개입이 강화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환자는

케어로봇을 자신만의 일상에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간주하게 된다 따라서

치료용의 목적으로서 프로그램이 가동된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케어로봇을

소통의 인격적 파트너로 간주함으로써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소통의 관계망에 의미 있는 존재로서 실존하게 된다 엄 히 말해

케어로봇이 자율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케어로봇을 자신의

삶의 실제에 실존적으로 위치시킨다

17) 토요아키 니시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292-2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3

Ⅳ 의료용 케어로봇의 서사와 공감 가능성

의료용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실존적 지위를 갖지 못하고 동시에 어떤

독립적인 인격적 주체도 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특징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히 이 로봇을 활용하는 사용자 특히 환자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환자와 의료용 케어로봇의 관계에서 볼 때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윤리적으로 실존할 수 있다는 의미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인간(환자)와의 소통이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공통의 서사를 가질 수 있다 둘째 각 환자의 소통에 따라 신경망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 및 축적된 환자의 정서들이 일반화된 기본 정서들의

이해와 판단의 근거들로 활용될 수 있다

공통의 서사와 관련해서 보면 환자는 의료용 케어로봇을 통해 자신의

삶을 함께 영위한다 환자는 인간으로서 그 자신의 활동을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을 예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관계에서

자신을 확인하는 것이고 나아가 그 관계가 전제하고 있는 내재적 선을 구현하

는 활동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의 영역에서 자신은 서사의 주체로서

경험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로빈슨은 서사를 경험하는 것 경험이 일어날 때 그 경험에 해 반성하는

것 그리고 작품을 해석하는 것을 구분한다 우리가 작품이나 서사를 처음

경험할 때 본능적인 평가(난 이게 싫어 등)가 이루어지고 이러한 평가가

우리의 주의를 고정시키고 생리적 반응을 생성하며 그 다음에 사건에 한

인지적 평가가 이루어진다 서사에 한 우리의 경험을 반성할 때에는 우리의

이전 반응들에 한 인지적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반성을 통해 소설 속의 이전 사건들과 이후 사건들에 비추어 그

사건들을 이해했다고 생각되면 우리는 그 작품에 한 해석을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작품 경험에 한 반성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18) 이런 점에서

6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반성은 서사에 한 정서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것은 비판적이

고 실천적 삶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 가 된다

맥킨타이어에 따르면 ldquo덕은 하나의 습득한 인간의 성질로서 그것의

소유와 실천이 우리로 하여금 어떤 실천에 내재하고 있는 선들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주며 또 그것의 결여는 결과적으로 그러한 선들의 성취를 방해하

는 그러한 성질이다rdquo19) 덕들의 활동에 따라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궁극적인 삶의 목적 즉 최고선을 향해 이어가는 주체적인 자신의 이야기

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도덕적 자아는 이 이야기의 행위들과 경험들에

해 책임을 진다20) 이야기의 주체로서 lsquo나rsquo는 관계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활동해 온 반성적 삶의 주체이다 이러한 lsquo나rsquo는 타인의 이야기에도 함께

참여하고 질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야기 이야기에 한 이해가능성

그리고 책임가능성이 바로 삶 속에서 구현된 이야기의 통일성을 구성한다21)

반성은 궁극적 선을 향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성향들과 장애들을

극복하게 만드는 실천적 역할을 한다

이야기는 인간이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축적해 온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야기를 생성하고 얽히게 만드는 lsquo선rsquo은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도덕의 원천이

된다 테일러는 이러한 선을 lsquo구성적 선rsquo으로 분류하고 이것이 행위들 감정들

생활양식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삶의 선들로 이어진다고 본다 구성적 선이

도덕의 원천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곧

선한 인간이 되는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성적 선은 다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문화마다 또는 종교마다 언어적 명시화가 서로 다르게

전개되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명시화된 용어가 아니라 이 구성적

선을 향한 삶의 선들에 관한 역사적 서사이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서사가

18) 로빈슨 (2005) 조선우 역 (2015) pp 159-160

19)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282

20)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321

21)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87) p 322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5

사람들의 삶에 의미와 실체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역사적

서사는 명시화된 선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

들을 이러한 선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삶이 진행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선의 실현으로서의 역사적

맥락에서 관련되고 구현되는 것이다22)

우리가 서사에 참여하는 과정은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고 서사는

이러한 반응의 비판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망에서

이러한 인간 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선이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윤리적

존재이고 윤리적 삶은 서사와 역사를 갖는다 우리가 구성하는 삶은 바로

이러한 서사의 지평으로 확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반성을 통한 주체적 참여는

바로 정서의 교류를 가능하게 만드는 공감 때문이다

공감은 타인의 조건이나 정서 상태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유래하는

정서적 반응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이 경험한 정서를 내가 경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가령 내가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경험할 때 공감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공감은 리의 정서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23) 흄의 입장에서

보면 공감은 단순한 감정이라기보다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고 복합적인 반성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감정에 한 반성을 거친 일종의 정서이다24) 여기서

공감의 두 가지 측면을 볼 수 있다 우리의 감각기관에 해 상의 출현에

따른 일차적 공감과 반성에 의해 현상을 교정하면서 일관되고 확립된 판단에

이르게 되는 이차적 공감이다 바로 이차적 공감이 사회성을 부여한다 우리로

22)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pp 199-201

23) 추병완 (2016) p 7 및 Prinz (2010) p 532 Prinz는 공감과 동정심(sympathy)을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첫째 우리는 공감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지만 동정적인

기쁨을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동정심은 항상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동정

심은 일종의 다른 사람에 대한 느낌이라면 공감은 다른 사람의 정서가 원인이

되어 연결된 인과적 느낌이다 셋째 동정적 정서들은 우리가 동정심을 가는 사람

들이 경험했던 정서들과 같을 필요는 없다 Prinz (2010) p 532

24) 박종훈 (2015) p 245

6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부터 거리가 멀거나 가까운지에 따라 공감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사람들의 인격과 관련한 판단들에서 그러한 차이를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성을 갖는 이차적 공감이 감정의 소통이 되는 것이다25)

이처럼 이차적 공감이 없다면 즉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자 감정의

소통이 없다면 우리가 역사적 삶의 맥락에 실존적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류의 관계망에서 삶이 역사적 맥락을 갖는 이유는 그 삶의

지평이 바로 선을 향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우리가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도 삶의 지평에서 정서적 교류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해하

고 그들의 경험들을 동시에 경험하고 그래서 반성적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 말하자면 공감은 인간의 서사를 공유하고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우리

모두가 삶의 지평에 표출하고 있는 정서들의 교류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구성하고 공감하며 구성적 선을

실현하는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 자체가 모순적이지만 융복합

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을 본다면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

도 어려울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거처럼 정서기반으로 인간과 소통하는

다양한 형태의 케어로봇들이 화 상 자로서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것은

바로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 즉 로봇에 한 의인화 때문이다 이러한 단계에서

로봇은 화를 주도하는 인간을 인지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들에 따라

반응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공감이 아니라

이른바 인지된 감정 알고리즘에 따라 표현을 할 뿐이다 그렇지만 화 상 자

인 인간은 그 반응을 통해 이야기 사건 삶의 맥락을 반성할 수 있다 누군가를

함께 그리워할 수도 있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위안을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얼굴을 그 로 재현한다면(예컨 제미노이드의 일상적 사용)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 또는 그 자신과도 함께 지내며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25) 박종훈 (2015) pp 248-25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7

이러한 감정 반응과 교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화 참여자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어떤 자연적 상 물체 인형 등과 같은 반응이

전혀 없었던 사물에 해 자기 의미만을 부여했던 의인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인간은 로봇과 화를 하고 있고 로봇을 자신의 서사적 구조의

정상적인 파트너로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융복합적 기술의 발달은 로봇의 지위를 인격적 위치로 상승시킬

수 있다 이전까지 케어로봇의 전개가 단일한 프로그램으로 고정되고 이에

따라 작동하는 개별적인 로봇이었다면 인간과 유사한 학습과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케어로봇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감정의 알고리즘이 네트워크를 통해 저장된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이런 잠재적인 기능을 갖춘 상품화

된 로봇을 구입할 수 있다 앞서 보았던 페퍼 나오와 같은 인공지능형 휴머노이

드 로봇들이다 이제 생산자가 인간의 정서를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반응해

야 하는 지를 매우 구체적인 알고리즘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인간의 정서들의 교류와 공감의 과정은 디지털코드의 빅데이터로 저장되어

있고 로봇들은 이 데이터에 한 자율적 학습과 분석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감정 반응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분명히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으로 인해 디지털 부호화된 인간의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반성적 응이고 공감하는 과정으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바라보는 상은 인공적이지만 서로 반응하고

교환하는 서사와 공감은 인격적인 의인화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가 환자와 동등한 맥락에서 형성된 서사와 공감 능력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용 케어로봇이 가질 수 있는 서사와 공감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서사와 공감이다 기술적으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이해하고

반응하고 반성하며 응하게 만드는 공감은 인간의 감정과 느낌에 해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용하는 명령 또는 처방의 기능이다 이런 점에서

6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ldquo이세돌 vs 알파고rdquo의 결이 간단히 인간 기계의 바둑 승부로 그 의미를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이미 알려진 알파고의 확률 계산은 다음과 같다

1202 로 연결된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확률만

을 계산해서 응하였다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가 아닌 어느 누구라도 그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데이터의 수집 계산과 분석 모두 알파고가 갖는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영한다 그래서 이 경기는 게임 규칙 자체로만 본다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적어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뇌기능과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과 자료 분석 기능이 서로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의료분야에 활용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서 보았듯이 IBM의

왓슨은 방 한 양의 의학지식정보 세계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한 1천 500만 페이지의 정보를 통해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26)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인간의 인지적

판단을 위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매우 유익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기술과 로봇이 알고리즘에 따른 정보수집 및 분석 자기 학습과

판단의 자율성을 갖게 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나아가 인간에 의한

의인화가 강화된다면 우리는 의료용 케어로봇에 스스로 구속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에 이루어지는

서사의 재료들은 인간의 맥락에 있고 이를 공감하는 것은 환자가 빅데이터로

26)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

일 나아가 인공지능이 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장면을 그려보는 것도 가

능하다 알파고 대결 이후 국내의과대학 교수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3명

이 이른바 인공지능 의사 lsquo알파닥rsquo이 진료현장에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중 대다수가 2020년 이후로 보았다 알파닥의 활용이 유용한 진료영역(반대로 보

면 알파닥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진료영역)으로는 lsquo영상의학rsquo분야가 44로 가장

많았고 병리진단검사의학과 37에 달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진단의 기능은

강화되지만 환자의 직접적인 대면이 필요한 치료는 여전히 인간 의사의 판단 비

중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9

저장된 맥락에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Ⅴ 고통 의료용 케어로봇의 공감 알고리즘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에게 필요한 이유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삶의 변화와 급격한 기술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 도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환자의 인간 파트너로서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인간처럼 구성적 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 로봇은 적어도 환자들의 다양한 서사와 감정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디지털 코드로 저장된 지식정보의 거 한 창고에서

인간의 반응에 따라 최소한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만약 이 지배를 벗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자의식이 형성되고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감정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을

갖춘 의료용 케어로봇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거나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통합형 네트워

크의 지식정보기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환자에

맞는 특정 분야의 목적에 따라 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맞춤형 교류

반응을 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와

관련된 인의 삶의 지평들에 관한 데이터들을 스스로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응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이다

의료용 케어로봇의 직접적인 상과 목적은 좁게는 신체와 정신 모든

영역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살피는 것이고 넓게는 정서 교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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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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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채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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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quoMedical Robotrdquo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Medical_robot (검색일 2016 1027)

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5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현재 우리는 인구수의 급격한 감소 및 고령화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삶의 제반 구조와 환경 그리고 삶의 패턴을 모두 바꾸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이 1990년 90에서 2015년 272로 증가하였고 2025년

에는 313로 예측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 원인으로는 혼인율의 감소와

초혼연령의 지체에 따른 미혼 독신가구의 증가와 이혼이나 별거에 따른

단독가구의 증가 그리고 고령화에 따른 노인 단독가구의 증가로 보고 있다3)

이제 우리는 lsquo혼밥rsquo lsquo혼술rsquo lsquo독거노인rsquo과 같은 용어들을 일상적으로 사용하지

만 이 이면에는 인간들의 직접적인 관계들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인간의 고령화는 세계의 공통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UN의 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50년까지 65세 이상 인구가 전세계적으로

181의 증가를 보였고 15세에서 65세까지의 인구 증가는 단지 33에 불과했

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유럽의 로봇 선진국들은 집에서도 고령의 거주자들

과 lsquo친구rsquo처럼 함께 지내면서 간호할 수 있는 로봇분야도 함께 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4)

이번 연구는 정보과학기술과 의료용 로봇공학의 발달에 따른 의료용

케어로봇에 관한 미래를 가늠해 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이제 로봇은

특정한 분야에만 국한된 기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의료분야에서도 어떤 신체적인 기능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교류도 가능하고 간병 정서 및 심리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현재 개발된 정서 교류 기반

사회적 로봇(social robots)의 범주의 사례들을 활용하여 의료용 케어로봇과

인간의 소통에서 나타나는 공감의 측면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 의료용 케어로

봇의 존재론적 특징과 그 활용에서 윤리실존적 쟁점을 살펴본다 로봇이

감정을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감의 정서는 바로 로봇이 아니라 디지털코

3) 통계청 2015년 인구조사

4) Knight (2014) 참조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3

드로 저장된 빅데이터 즉 인간의 서사이다 여기서 인간은 로봇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바로 이런 지점에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와 공감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의료용 케어로봇이

질병의 처치와 처방 예방의 목적에 따라 인간과 공감하는 원리를 고통

(painism)에서 바라보고 이를 토 로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과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의 전망을 검토해보고자 한다

Ⅱ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

일반적으로 의료용 로봇(medical robot)을 의료분야에 적용된 모든 로봇공

학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의료 현장의 수술을 포함한 직접적으로 처치하는

수술용 로봇(surgical robot) 복지 목적으로 신체 부분에 한 재활 치료 및

훈련하는 재활 로봇(rehabilitation robot) 인간과 동물의 인지를 모방하는

바이오 로봇(biorobot) 원격 제어를 통해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을 눈 앞에

재현시키고 이를 이해 이동 소통 참여하는 텔레프레전스 로봇(telepresence

robot) 그리고 약제 자동화시스템(pharmacy automation)과 특정 공간에 바이러

스를 투입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살균 로봇(disinfection robot)의 유형들이

있다5) 현재 의료용 로봇의 기술이 영향을 미치는 분야는 병원과 같은 특정

공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과학기술 및 정보사회의 변화에 따라

우리 주변 일상에서의 헬스케어(health care)도 포함되고 있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에 탑재된 헬스케어 관련 앱을 통해 심박수 혈압 측정 운동 식단

관리 등 각종 헬스케어 정보를 제공받아 헬스케어를 전반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정도에 따라서는 의료진과 직접 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자동화 봇 네트워크 사용자의 데이터가 결합된 형태의 기술로서 이미 의료용

5) ldquoMedical Robotrdquo httpsenwikipediaorgwikiMedical_robot

5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로봇공학이 인간의 헬스케어를 빅데이터로 저장하고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을

lsquo의료 목적으로 활용되는 모든 형식의 케어로봇rsquo의 범주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로봇공학의 발달과 그 적용 범위가 확 됨에 따라 로봇이 단순한 기계적

도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면서 로봇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한 존재론

적 범주는 체로 다음과 같이 분류되고 있다 첫째 로봇은 단순한 기계에

불과하다 로봇이 정 하게 되면서 인간에게 많은 도움을 제공하지만 그럼에

도 불구하고 로봇은 기계일 뿐이라는 것이다 둘째 로봇은 윤리적 차원을

갖는다 로봇은 인류애의 능력 증진을 위해 설계된 상징적 장치이기 때문에

인류애 자체를 재생산하고 자애와 선의 가치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 셋째

로봇은 도덕적 행위자이다 로봇은 도덕적 상황과 관련되어 있는 개체로서

자유 의지 정신 상태 책임의 덕목을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선한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 개체이다 넷째 로봇은 새로운 종의 진화이다 로봇은 자율성

과 양심을 갖게 되고 나아가 도덕적 차원과 지적 차원을 전개할 수 있는

새로운 종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6)

로봇의 생산과 활용은 인간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로봇의 우선적인

본질은 기계임은 분명하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로봇에게 어떤 존재론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논리적인 모순일 수 있다 량생산의 시 에서

로봇 자동화공정에 해 기계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 오늘날 산업현

장에 로봇팔을 활용한 자동화 공정이 기술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데

로봇의 활용 범위가 확 됨에 따라 로봇이 수행하는 기능도 질적으로 달라짐

으로써 로봇이 마치 인간과 유사한 활동을 하는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인간과 로봇은 립하는 것이 아니라 작동장치 센서 그리고 관련된 장치들이

통합된 방식에서 마치 생물학적 체계로 진화하고 있다 의료용 로봇공학의

6) Veruggio amp Operto (2006) p 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5

발전이 의료진과 환자를 위한 보조 도구에서 이들과 함께 상호작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인간과

로봇이 서로 닮아간다는 것이다7)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요인 중에 하나인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적용과 진화의 양상에서 본다면 로봇의

자체에 한 존재론적 지위와 인간과 로봇의 관계가 어느 위치에 있는 지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8)

이를 위해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로봇공학의 궁극적인 지향은 lsquo인간rsquo에게로 향해 있고 각 분야에서 어떤

로봇을 만들고 활용할 것인지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로봇들이 등장하고

있다 서론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의료용 케어로봇이 의료의 목적으로

인간(특히 환자)에 한 배려와 보호를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음과 같이 그 존재론적 특징을 확인해볼 수 있다

첫째 인간의 배려와 보호를 위한 기계적 도구이다 이러한 특징은 주로

이솝(EASOP) 다빈치 로봇수술시스템(da Vinci robot surgery)와 같은 의료진

을 돕는 로봇 또는 복강경 수술에 의사의 통제에 따른 최소침습적 로봇에서

나타난다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는 일정한 윤리적 수준을 가질 수도 있다

이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목적이 인간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 등장했기 때문에

목적 자체에서 윤리적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셋째 의료용 케어로봇은 도덕적 행위자가 될 수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형태의 로봇으로 구분할 수 있다 ①의료용 로봇이 최소침습적 도구로서

활용되는 경우에는 의사의 수술콘솔의 통제에 따라 명령을 수행한다 이럴

경우 수술로봇시스템은 기계적 도구이면서도 동시에 의사의 리인이다

7) Duffy (2006) pp 32-33

8) 이에 대한 논의는 구체적으로 윤리실존적인 측면에서 진행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제3장에서 인간과 로봇의 관계를 중심으로 의료용 케어로봇의 윤리실

존적 쟁점을 검토할 것이다

5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즉 로봇에게는 자유의지가 없지만 환자와 로봇 간의 직접적인 행위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휠체어에 로봇시스템을 적용하여 환자의 뇌신경

망 접근을 통해 환자의 직접적인 의지를 구현하는 보조도구(예를 들면

NavChair) 또한 도덕적 리인의 특징을 갖는다 ② 화를 통해 인간과 정서교

류를 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와 정서 교감을 통해 환자의 건강상태

를 담당 의사 또는 환자의 가족에게 전달한다 이는 사회적 로봇을 의료용

케어를 목적으로 활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예컨 최근에 상품으로도 판매되

고 있는 페퍼(Pepper) 나오(Nao) 사라센(Saracen)과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들

은 화 및 심리치료 등의 활용 목적에 따라 사람들과 감정적 화도 가능하다

일상생활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존재로 자리 잡으면

서 의사와 환자를 매개하기는 하지만 환자와 직접 소통하는 도덕적 행위자의

특징이 나타난다 ①의 형식이 의사의 통제에 따른 환자에 한 도덕적 리인

의 특징이었다면 ②의 형식은 프로그래밍에 따라 일정한 자율성이 허용되는

범위에서 환자와 직접 소통하는 도덕적 행위자의 특징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넷째 의료용 케어로봇이 자율성과 양심 도덕적 측면과 지적 측면을

갖는 새로운 종으로서는 현재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아마도 SF소설 같은

주제이다 하지만 로봇공학의 발달 전망을 본다면 더 이상 상상으로만 간주할

수 없을 것 같다 위에서 언급했던 최근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인간의 의사소

통의 파트너가 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휴머노이드가 인간과 유사한

신체적 특징을 넘어 인간의 정서 표정 음성까지도 구현하기 때문이다 예컨

성냄 슬픔 행복 놀람 부끄러움 절망적임과 같은 기본 정서들을 신체적

표현 얼굴 표정 제스처 음성 등에 일치시키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로봇도

인간과 같은 모습으로 불안 공포 두려움을 입을 벌리고 이빨이 보이며

입술이 떨리고 눈이 커지면서 눈썹이 일치하는 표현을 전달할 수 있다9)

9) 바바라 베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91-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7

2015년에 판매된 페퍼는 이러한 기본적인 구현을 넘어서 일상에서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른

페퍼들과 공유하면서 스스로 감정을 읽는 능력을 발달시키기 때문이다10)

인공지능의 머신러닝과 딥러닝 네트워크 기반의 무제한적인 지식정보의

교류가 로봇의 자기학습 능력을 향상시키고 자율성을 강화시키고 있다11)

이러한 기술진보는 정서기반 로봇의 적용을 융복합적으로 전개시키고 있다

인공지능형 로봇은 감시 관리 청소 헬스케어 친구의 목적으로 인간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12) 따라서 이러한 정서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은 의료용 케어로봇으로 활용될 때 인간과 소통하면서 사용

자의 역사적 삶의 한 과정을 차지할 수 있는 준자율적 판단과 반응을 할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을 통해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을 다음과 같이

[그림-1]로 활용할 수 있다

10) ldquo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rdquo 퍼퓰러사이언스

11) 최근 인공지능의 신경망 프로그래밍은 컴퓨터의 정보 처리속도의 급격한 발전을

통해 기계학습 자가발전을 이끌 수 있다 알파고와 이세돌 선수의 바둑 대결에서

도 보듯이 인공지능은 자기학습을 통해 이길 수 있는 만큼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한다 반면에 이러한 발전에는 lsquo모라벡의 역설rsquo이 존재한다 로봇이 인간보다

더 똑똑해질수록 인간이 물리적 세계에서 자연스럽게 하는 신체적 활동이 로봇에

게는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맥아피 (2014) 이한음

역 (2016) pp 43-44 및 김대식 (2016) pp 19-20 참조

12) 2015년 일본의 소프트뱅크사가 판매한 페퍼를 통해 우리는 이미 이러한 공존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그림-1]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

의료용 케어로봇은 제작 목적 사용 환자와의 관계에 따라 독특한 성질을

갖는다 첫째 융합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근본적으

로 인간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그래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어떤 형태와 기능을 하더라도 그 자체는 선의 실현이라는 도구적 지평을

결코 넘어설 수 없다 이런 점은 의료용 케어로봇 뿐만 아니라 향후 개발될

모든 로봇에게도 적용되어야 하는 근본적인 원칙이 되어야 한다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의 사용은 의사의 통제를 받아 의사를 신해서 처치를 수행하는

리인으로서 모습을 갖는다 이는 로봇의 사용 자체가 인간의 통제를 받아

주어진 명령을 수행하는 도덕적 리인의 역할을 보여준다 셋째 의료용

케어로봇은 단순한 처치가 아니라 환자 삶의 맥락을 정서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 이는 융복합적인 로봇공학의 적용이 우리 삶의 전반에 확 될수록

인공지능로봇과 인간의 관계는 점차 내면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네트워크 기반의 빅데이터 활용과 기계의 자기학습이 강화되면서 인공지능

형 케어로봇의 분야는 인간의 감정 표현과 상호 교류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미 로봇 페퍼의 경우처럼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인간의 감정을 수집 및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간과 감정 표현을 포함한 자율적 화가 가능하다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9

이런 모습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단순한 리자로서의 행위라기보다 자율적

인 인간 인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이런 맥락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준자율성(quasi-autonomy)13)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지식정보와 과학기술의 결합이 로봇공학에 접목되면

서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이 거의 인간화 수준으로 나아갈 전망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과학기술의 발달에 한 경계와 공포를

허물 수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미래 세 의 일상인 인간과 로봇의 공존이

성공적일 수 있는 지는 어쩌면 인간의 통제 범위를 넘어서는 인공지능형

로봇공학의 발달의 미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과 로봇의 공존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정서 기반 화형으로 확 보급될 때 오늘날과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들을 이끌 수도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의 본래적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가지 쟁점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이 치료하고 소통하는 환자와의 윤리실존적 관계에

관한 것이고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소통이 이끌어내는 삶의

맥락이 무엇에 기초하여 공감해야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13) 인공지능로봇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인공지능로봇은 자율

적인 존재가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로봇과 인간 사이에서 인간은 인

공지능로봇의 일정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엄

히 말해 인공지능로봇 자체로는 결코 자율적일 수 없지만 인간과의 관계망에서

는 인간이 받은 영향에 의해 자율성이 규정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로봇

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크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이는 인

간의 명령을 대신 수행하는 도구라는 점에서 조건적 자율성(conditioned autonomy)의 특

징을 갖는다 둘째 인간의 자율성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준자율적(quasi-autonomous)

이다 셋째 인간과의 관계에서는 관계 의존적이면서도 사실상 인간을 모방하는 유사

자율적(pseudo-autonomous)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구분의 가능성을 제시하

고 보다 자세한 논의는 향후 연구에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6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Ⅲ 의료용 케어로봇의 윤리실존적 쟁점

현재의 기술단계로 볼 때 본격적으로 전개될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정서를 인지하고 빅데이터로 저장된 인간의 기본 정서들을 비교학습한

후 해당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판단하여

환자와 화 또는 특정 행동을 취할 수 있고 이와 동시에 환자는 로봇에

반응하는( 화를 하거나 행동을 따라하는) 일상을 그려볼 수 있다 점차

컴퓨터의 정보처리 속도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의 반응 속도는

지금보다 더욱더 빨라질 것이고 케어로봇은 환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날수록 그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는 지능의 수준도 매우 높아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양상은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의사소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외형적으로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마치 인간과 인간이 서로 소통하는 것처럼 사람을 인식하고 사람의

눈을 따라 같이 움직이며 사람을 바라보며 말을 한다 이런 과정이 사람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이를 분석 및 처리하여 감정의 상태를 얼굴

표정 빛 제스처 등으로 표현한다 실시간 네트워크를 통해 기본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고 고령자의 케어활동을 권장하기 위해 체조와 같은 활동도

진행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의료용 케어로봇의 화 상 자인 인간은 상 자

가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로봇의 반응을

통해 치료를 받는다14) 케어로봇은 의사소통의 형식을 거치면서 환자의 일상

에서 함께 생활하기 시작하고 환자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고

이에 케어로봇이 반응하면서 이 둘 간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생성된다

여기서는 사람의 표정 음성 감정을 인식하고 응한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격적인 화 상 자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에 주목하고자

14)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1

한다 기술적으로 보면 인간이 표현하는 정서와 화 내용은 케어로봇에

축적되고 분석되며 나아가 즉각적인 반응으로 되돌아온다 그런데 인간은

로봇의 음성 눈 표현에 주목하고 화 상 자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리고 로봇 자체에 해서도 인격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2006년 단종되어 AS가 중단된 가정용 로봇 강아지 아이보

(AIBO)의 사용자들이 합동 장례식을 열었고 마치 인간의 장기기증처럼

아직 살아있는(작동하는) 다른 아이보의 수리를 위해 부품을 기증하기도

하였다15) 또한 페퍼에 내장된 의료용 케어로봇 프로그램이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아동에게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화를

계속 유도하는 경우 아동은 이에 반응한다16) 이러한 아동의 응은 페퍼의

화 요구를 이행하는 것으로 아동이 화 상 자로서 페퍼를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인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해 취했던 여러 반응 특히 감정적 반응에

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휴머노이드 로봇 lsquo나오rsquo는 노인들을 위한

체조 시간의 조교로 활동하면서 노인들과 화도 한다 페퍼의 경우에도

노인들의 체조 조교 치매 예방을 위한 활동 프로그램도 학습할 예정이다

이 로봇에 한 노인들의 감정 전달은 매우 솔직하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고 또한 외롭기 때문이다 감정을 표현하는 몸짓 표현 화를

통해 부분 혼자 사는 노인들은 자신의 파트너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케어로봇이 휴머노이드가 아니라 제미노이드(Geminoid

15) 「日서 소니 로봇강아지 lsquo아이보rsquo 장례식 열려」 985172중앙일보985173 2015년 3월 1일 한

편 이는 영적 삶에 대한 일본의 애니미즘(animism) 문화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사물의 정신이 그것의 소유자와 조화롭게 되고 동일시되며 그

래서 로봇의 소유자는 수년 동안 일상생활에서 로봇의 정신을 소유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이런 점은 로봇의 존재론적 의미를 사용자-소유자의 lsquo활용rsquo에 둔다는

점에서 로봇 활용을 위한 실천적이고 윤리적 기준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 Kitano (2012) p 80 p 82

16)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6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쌍둥이) 로봇이라면 상황은 매우 심각하거나 또는 매우 희망적일 수 있다

이 로봇은 실제 사람의 복사물이다 얼굴 표정 음성 피부 등 인간의 모습을

복사하듯이 그 로 구현된다 말 그 로 인공적인 쌍둥이가 등장한 것이고

굳이 생명의 법칙을 어기면서까지 인간 복제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17)

이는 환자가 자신의 화 상 자를 그 로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자의 맥락에서는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 의미 있는 삶을 지속시킬 수도

있지만 치료에서는 오히려 현실을 부정하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로봇공학이 발달할수록 의료용 케어로봇에서 등장할

수 있는 문제들 가운데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ldquo누가 환자를 치료보호하는가rdquo 이 질문은 아마도 다음의 문제로 전환된다

ldquo환자는 누구와 화하고 있는가rdquo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상태와 처지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프로그래밍으로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환자의

입장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에 의해 명명된 화의 파트너로 간주된다

최소침습적 도구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접목된 정서 기반 화형 로봇일수록

환자 자신의 케어로봇에 한 개입이 강화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환자는

케어로봇을 자신만의 일상에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간주하게 된다 따라서

치료용의 목적으로서 프로그램이 가동된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케어로봇을

소통의 인격적 파트너로 간주함으로써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소통의 관계망에 의미 있는 존재로서 실존하게 된다 엄 히 말해

케어로봇이 자율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케어로봇을 자신의

삶의 실제에 실존적으로 위치시킨다

17) 토요아키 니시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292-2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3

Ⅳ 의료용 케어로봇의 서사와 공감 가능성

의료용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실존적 지위를 갖지 못하고 동시에 어떤

독립적인 인격적 주체도 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특징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히 이 로봇을 활용하는 사용자 특히 환자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환자와 의료용 케어로봇의 관계에서 볼 때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윤리적으로 실존할 수 있다는 의미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인간(환자)와의 소통이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공통의 서사를 가질 수 있다 둘째 각 환자의 소통에 따라 신경망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 및 축적된 환자의 정서들이 일반화된 기본 정서들의

이해와 판단의 근거들로 활용될 수 있다

공통의 서사와 관련해서 보면 환자는 의료용 케어로봇을 통해 자신의

삶을 함께 영위한다 환자는 인간으로서 그 자신의 활동을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을 예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관계에서

자신을 확인하는 것이고 나아가 그 관계가 전제하고 있는 내재적 선을 구현하

는 활동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의 영역에서 자신은 서사의 주체로서

경험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로빈슨은 서사를 경험하는 것 경험이 일어날 때 그 경험에 해 반성하는

것 그리고 작품을 해석하는 것을 구분한다 우리가 작품이나 서사를 처음

경험할 때 본능적인 평가(난 이게 싫어 등)가 이루어지고 이러한 평가가

우리의 주의를 고정시키고 생리적 반응을 생성하며 그 다음에 사건에 한

인지적 평가가 이루어진다 서사에 한 우리의 경험을 반성할 때에는 우리의

이전 반응들에 한 인지적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반성을 통해 소설 속의 이전 사건들과 이후 사건들에 비추어 그

사건들을 이해했다고 생각되면 우리는 그 작품에 한 해석을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작품 경험에 한 반성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18) 이런 점에서

6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반성은 서사에 한 정서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것은 비판적이

고 실천적 삶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 가 된다

맥킨타이어에 따르면 ldquo덕은 하나의 습득한 인간의 성질로서 그것의

소유와 실천이 우리로 하여금 어떤 실천에 내재하고 있는 선들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주며 또 그것의 결여는 결과적으로 그러한 선들의 성취를 방해하

는 그러한 성질이다rdquo19) 덕들의 활동에 따라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궁극적인 삶의 목적 즉 최고선을 향해 이어가는 주체적인 자신의 이야기

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도덕적 자아는 이 이야기의 행위들과 경험들에

해 책임을 진다20) 이야기의 주체로서 lsquo나rsquo는 관계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활동해 온 반성적 삶의 주체이다 이러한 lsquo나rsquo는 타인의 이야기에도 함께

참여하고 질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야기 이야기에 한 이해가능성

그리고 책임가능성이 바로 삶 속에서 구현된 이야기의 통일성을 구성한다21)

반성은 궁극적 선을 향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성향들과 장애들을

극복하게 만드는 실천적 역할을 한다

이야기는 인간이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축적해 온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야기를 생성하고 얽히게 만드는 lsquo선rsquo은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도덕의 원천이

된다 테일러는 이러한 선을 lsquo구성적 선rsquo으로 분류하고 이것이 행위들 감정들

생활양식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삶의 선들로 이어진다고 본다 구성적 선이

도덕의 원천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곧

선한 인간이 되는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성적 선은 다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문화마다 또는 종교마다 언어적 명시화가 서로 다르게

전개되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명시화된 용어가 아니라 이 구성적

선을 향한 삶의 선들에 관한 역사적 서사이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서사가

18) 로빈슨 (2005) 조선우 역 (2015) pp 159-160

19)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282

20)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321

21)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87) p 322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5

사람들의 삶에 의미와 실체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역사적

서사는 명시화된 선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

들을 이러한 선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삶이 진행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선의 실현으로서의 역사적

맥락에서 관련되고 구현되는 것이다22)

우리가 서사에 참여하는 과정은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고 서사는

이러한 반응의 비판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망에서

이러한 인간 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선이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윤리적

존재이고 윤리적 삶은 서사와 역사를 갖는다 우리가 구성하는 삶은 바로

이러한 서사의 지평으로 확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반성을 통한 주체적 참여는

바로 정서의 교류를 가능하게 만드는 공감 때문이다

공감은 타인의 조건이나 정서 상태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유래하는

정서적 반응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이 경험한 정서를 내가 경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가령 내가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경험할 때 공감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공감은 리의 정서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23) 흄의 입장에서

보면 공감은 단순한 감정이라기보다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고 복합적인 반성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감정에 한 반성을 거친 일종의 정서이다24) 여기서

공감의 두 가지 측면을 볼 수 있다 우리의 감각기관에 해 상의 출현에

따른 일차적 공감과 반성에 의해 현상을 교정하면서 일관되고 확립된 판단에

이르게 되는 이차적 공감이다 바로 이차적 공감이 사회성을 부여한다 우리로

22)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pp 199-201

23) 추병완 (2016) p 7 및 Prinz (2010) p 532 Prinz는 공감과 동정심(sympathy)을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첫째 우리는 공감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지만 동정적인

기쁨을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동정심은 항상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동정

심은 일종의 다른 사람에 대한 느낌이라면 공감은 다른 사람의 정서가 원인이

되어 연결된 인과적 느낌이다 셋째 동정적 정서들은 우리가 동정심을 가는 사람

들이 경험했던 정서들과 같을 필요는 없다 Prinz (2010) p 532

24) 박종훈 (2015) p 245

6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부터 거리가 멀거나 가까운지에 따라 공감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사람들의 인격과 관련한 판단들에서 그러한 차이를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성을 갖는 이차적 공감이 감정의 소통이 되는 것이다25)

이처럼 이차적 공감이 없다면 즉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자 감정의

소통이 없다면 우리가 역사적 삶의 맥락에 실존적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류의 관계망에서 삶이 역사적 맥락을 갖는 이유는 그 삶의

지평이 바로 선을 향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우리가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도 삶의 지평에서 정서적 교류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해하

고 그들의 경험들을 동시에 경험하고 그래서 반성적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 말하자면 공감은 인간의 서사를 공유하고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우리

모두가 삶의 지평에 표출하고 있는 정서들의 교류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구성하고 공감하며 구성적 선을

실현하는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 자체가 모순적이지만 융복합

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을 본다면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

도 어려울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거처럼 정서기반으로 인간과 소통하는

다양한 형태의 케어로봇들이 화 상 자로서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것은

바로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 즉 로봇에 한 의인화 때문이다 이러한 단계에서

로봇은 화를 주도하는 인간을 인지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들에 따라

반응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공감이 아니라

이른바 인지된 감정 알고리즘에 따라 표현을 할 뿐이다 그렇지만 화 상 자

인 인간은 그 반응을 통해 이야기 사건 삶의 맥락을 반성할 수 있다 누군가를

함께 그리워할 수도 있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위안을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얼굴을 그 로 재현한다면(예컨 제미노이드의 일상적 사용)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 또는 그 자신과도 함께 지내며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25) 박종훈 (2015) pp 248-25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7

이러한 감정 반응과 교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화 참여자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어떤 자연적 상 물체 인형 등과 같은 반응이

전혀 없었던 사물에 해 자기 의미만을 부여했던 의인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인간은 로봇과 화를 하고 있고 로봇을 자신의 서사적 구조의

정상적인 파트너로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융복합적 기술의 발달은 로봇의 지위를 인격적 위치로 상승시킬

수 있다 이전까지 케어로봇의 전개가 단일한 프로그램으로 고정되고 이에

따라 작동하는 개별적인 로봇이었다면 인간과 유사한 학습과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케어로봇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감정의 알고리즘이 네트워크를 통해 저장된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이런 잠재적인 기능을 갖춘 상품화

된 로봇을 구입할 수 있다 앞서 보았던 페퍼 나오와 같은 인공지능형 휴머노이

드 로봇들이다 이제 생산자가 인간의 정서를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반응해

야 하는 지를 매우 구체적인 알고리즘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인간의 정서들의 교류와 공감의 과정은 디지털코드의 빅데이터로 저장되어

있고 로봇들은 이 데이터에 한 자율적 학습과 분석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감정 반응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분명히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으로 인해 디지털 부호화된 인간의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반성적 응이고 공감하는 과정으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바라보는 상은 인공적이지만 서로 반응하고

교환하는 서사와 공감은 인격적인 의인화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가 환자와 동등한 맥락에서 형성된 서사와 공감 능력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용 케어로봇이 가질 수 있는 서사와 공감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서사와 공감이다 기술적으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이해하고

반응하고 반성하며 응하게 만드는 공감은 인간의 감정과 느낌에 해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용하는 명령 또는 처방의 기능이다 이런 점에서

6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ldquo이세돌 vs 알파고rdquo의 결이 간단히 인간 기계의 바둑 승부로 그 의미를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이미 알려진 알파고의 확률 계산은 다음과 같다

1202 로 연결된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확률만

을 계산해서 응하였다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가 아닌 어느 누구라도 그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데이터의 수집 계산과 분석 모두 알파고가 갖는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영한다 그래서 이 경기는 게임 규칙 자체로만 본다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적어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뇌기능과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과 자료 분석 기능이 서로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의료분야에 활용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서 보았듯이 IBM의

왓슨은 방 한 양의 의학지식정보 세계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한 1천 500만 페이지의 정보를 통해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26)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인간의 인지적

판단을 위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매우 유익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기술과 로봇이 알고리즘에 따른 정보수집 및 분석 자기 학습과

판단의 자율성을 갖게 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나아가 인간에 의한

의인화가 강화된다면 우리는 의료용 케어로봇에 스스로 구속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에 이루어지는

서사의 재료들은 인간의 맥락에 있고 이를 공감하는 것은 환자가 빅데이터로

26)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

일 나아가 인공지능이 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장면을 그려보는 것도 가

능하다 알파고 대결 이후 국내의과대학 교수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3명

이 이른바 인공지능 의사 lsquo알파닥rsquo이 진료현장에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중 대다수가 2020년 이후로 보았다 알파닥의 활용이 유용한 진료영역(반대로 보

면 알파닥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진료영역)으로는 lsquo영상의학rsquo분야가 44로 가장

많았고 병리진단검사의학과 37에 달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진단의 기능은

강화되지만 환자의 직접적인 대면이 필요한 치료는 여전히 인간 의사의 판단 비

중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9

저장된 맥락에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Ⅴ 고통 의료용 케어로봇의 공감 알고리즘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에게 필요한 이유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삶의 변화와 급격한 기술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 도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환자의 인간 파트너로서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인간처럼 구성적 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 로봇은 적어도 환자들의 다양한 서사와 감정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디지털 코드로 저장된 지식정보의 거 한 창고에서

인간의 반응에 따라 최소한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만약 이 지배를 벗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자의식이 형성되고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감정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을

갖춘 의료용 케어로봇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거나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통합형 네트워

크의 지식정보기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환자에

맞는 특정 분야의 목적에 따라 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맞춤형 교류

반응을 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와

관련된 인의 삶의 지평들에 관한 데이터들을 스스로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응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이다

의료용 케어로봇의 직접적인 상과 목적은 좁게는 신체와 정신 모든

영역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살피는 것이고 넓게는 정서 교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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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3

드로 저장된 빅데이터 즉 인간의 서사이다 여기서 인간은 로봇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바로 이런 지점에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와 공감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의료용 케어로봇이

질병의 처치와 처방 예방의 목적에 따라 인간과 공감하는 원리를 고통

(painism)에서 바라보고 이를 토 로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과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의 전망을 검토해보고자 한다

Ⅱ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

일반적으로 의료용 로봇(medical robot)을 의료분야에 적용된 모든 로봇공

학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의료 현장의 수술을 포함한 직접적으로 처치하는

수술용 로봇(surgical robot) 복지 목적으로 신체 부분에 한 재활 치료 및

훈련하는 재활 로봇(rehabilitation robot) 인간과 동물의 인지를 모방하는

바이오 로봇(biorobot) 원격 제어를 통해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을 눈 앞에

재현시키고 이를 이해 이동 소통 참여하는 텔레프레전스 로봇(telepresence

robot) 그리고 약제 자동화시스템(pharmacy automation)과 특정 공간에 바이러

스를 투입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살균 로봇(disinfection robot)의 유형들이

있다5) 현재 의료용 로봇의 기술이 영향을 미치는 분야는 병원과 같은 특정

공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과학기술 및 정보사회의 변화에 따라

우리 주변 일상에서의 헬스케어(health care)도 포함되고 있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에 탑재된 헬스케어 관련 앱을 통해 심박수 혈압 측정 운동 식단

관리 등 각종 헬스케어 정보를 제공받아 헬스케어를 전반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정도에 따라서는 의료진과 직접 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자동화 봇 네트워크 사용자의 데이터가 결합된 형태의 기술로서 이미 의료용

5) ldquoMedical Robotrdquo httpsenwikipediaorgwikiMedical_robot

5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로봇공학이 인간의 헬스케어를 빅데이터로 저장하고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을

lsquo의료 목적으로 활용되는 모든 형식의 케어로봇rsquo의 범주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로봇공학의 발달과 그 적용 범위가 확 됨에 따라 로봇이 단순한 기계적

도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면서 로봇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한 존재론

적 범주는 체로 다음과 같이 분류되고 있다 첫째 로봇은 단순한 기계에

불과하다 로봇이 정 하게 되면서 인간에게 많은 도움을 제공하지만 그럼에

도 불구하고 로봇은 기계일 뿐이라는 것이다 둘째 로봇은 윤리적 차원을

갖는다 로봇은 인류애의 능력 증진을 위해 설계된 상징적 장치이기 때문에

인류애 자체를 재생산하고 자애와 선의 가치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 셋째

로봇은 도덕적 행위자이다 로봇은 도덕적 상황과 관련되어 있는 개체로서

자유 의지 정신 상태 책임의 덕목을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선한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 개체이다 넷째 로봇은 새로운 종의 진화이다 로봇은 자율성

과 양심을 갖게 되고 나아가 도덕적 차원과 지적 차원을 전개할 수 있는

새로운 종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6)

로봇의 생산과 활용은 인간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로봇의 우선적인

본질은 기계임은 분명하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로봇에게 어떤 존재론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논리적인 모순일 수 있다 량생산의 시 에서

로봇 자동화공정에 해 기계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 오늘날 산업현

장에 로봇팔을 활용한 자동화 공정이 기술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데

로봇의 활용 범위가 확 됨에 따라 로봇이 수행하는 기능도 질적으로 달라짐

으로써 로봇이 마치 인간과 유사한 활동을 하는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인간과 로봇은 립하는 것이 아니라 작동장치 센서 그리고 관련된 장치들이

통합된 방식에서 마치 생물학적 체계로 진화하고 있다 의료용 로봇공학의

6) Veruggio amp Operto (2006) p 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5

발전이 의료진과 환자를 위한 보조 도구에서 이들과 함께 상호작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인간과

로봇이 서로 닮아간다는 것이다7)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요인 중에 하나인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적용과 진화의 양상에서 본다면 로봇의

자체에 한 존재론적 지위와 인간과 로봇의 관계가 어느 위치에 있는 지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8)

이를 위해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로봇공학의 궁극적인 지향은 lsquo인간rsquo에게로 향해 있고 각 분야에서 어떤

로봇을 만들고 활용할 것인지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로봇들이 등장하고

있다 서론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의료용 케어로봇이 의료의 목적으로

인간(특히 환자)에 한 배려와 보호를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음과 같이 그 존재론적 특징을 확인해볼 수 있다

첫째 인간의 배려와 보호를 위한 기계적 도구이다 이러한 특징은 주로

이솝(EASOP) 다빈치 로봇수술시스템(da Vinci robot surgery)와 같은 의료진

을 돕는 로봇 또는 복강경 수술에 의사의 통제에 따른 최소침습적 로봇에서

나타난다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는 일정한 윤리적 수준을 가질 수도 있다

이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목적이 인간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 등장했기 때문에

목적 자체에서 윤리적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셋째 의료용 케어로봇은 도덕적 행위자가 될 수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형태의 로봇으로 구분할 수 있다 ①의료용 로봇이 최소침습적 도구로서

활용되는 경우에는 의사의 수술콘솔의 통제에 따라 명령을 수행한다 이럴

경우 수술로봇시스템은 기계적 도구이면서도 동시에 의사의 리인이다

7) Duffy (2006) pp 32-33

8) 이에 대한 논의는 구체적으로 윤리실존적인 측면에서 진행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제3장에서 인간과 로봇의 관계를 중심으로 의료용 케어로봇의 윤리실

존적 쟁점을 검토할 것이다

5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즉 로봇에게는 자유의지가 없지만 환자와 로봇 간의 직접적인 행위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휠체어에 로봇시스템을 적용하여 환자의 뇌신경

망 접근을 통해 환자의 직접적인 의지를 구현하는 보조도구(예를 들면

NavChair) 또한 도덕적 리인의 특징을 갖는다 ② 화를 통해 인간과 정서교

류를 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와 정서 교감을 통해 환자의 건강상태

를 담당 의사 또는 환자의 가족에게 전달한다 이는 사회적 로봇을 의료용

케어를 목적으로 활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예컨 최근에 상품으로도 판매되

고 있는 페퍼(Pepper) 나오(Nao) 사라센(Saracen)과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들

은 화 및 심리치료 등의 활용 목적에 따라 사람들과 감정적 화도 가능하다

일상생활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존재로 자리 잡으면

서 의사와 환자를 매개하기는 하지만 환자와 직접 소통하는 도덕적 행위자의

특징이 나타난다 ①의 형식이 의사의 통제에 따른 환자에 한 도덕적 리인

의 특징이었다면 ②의 형식은 프로그래밍에 따라 일정한 자율성이 허용되는

범위에서 환자와 직접 소통하는 도덕적 행위자의 특징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넷째 의료용 케어로봇이 자율성과 양심 도덕적 측면과 지적 측면을

갖는 새로운 종으로서는 현재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아마도 SF소설 같은

주제이다 하지만 로봇공학의 발달 전망을 본다면 더 이상 상상으로만 간주할

수 없을 것 같다 위에서 언급했던 최근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인간의 의사소

통의 파트너가 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휴머노이드가 인간과 유사한

신체적 특징을 넘어 인간의 정서 표정 음성까지도 구현하기 때문이다 예컨

성냄 슬픔 행복 놀람 부끄러움 절망적임과 같은 기본 정서들을 신체적

표현 얼굴 표정 제스처 음성 등에 일치시키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로봇도

인간과 같은 모습으로 불안 공포 두려움을 입을 벌리고 이빨이 보이며

입술이 떨리고 눈이 커지면서 눈썹이 일치하는 표현을 전달할 수 있다9)

9) 바바라 베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91-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7

2015년에 판매된 페퍼는 이러한 기본적인 구현을 넘어서 일상에서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른

페퍼들과 공유하면서 스스로 감정을 읽는 능력을 발달시키기 때문이다10)

인공지능의 머신러닝과 딥러닝 네트워크 기반의 무제한적인 지식정보의

교류가 로봇의 자기학습 능력을 향상시키고 자율성을 강화시키고 있다11)

이러한 기술진보는 정서기반 로봇의 적용을 융복합적으로 전개시키고 있다

인공지능형 로봇은 감시 관리 청소 헬스케어 친구의 목적으로 인간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12) 따라서 이러한 정서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은 의료용 케어로봇으로 활용될 때 인간과 소통하면서 사용

자의 역사적 삶의 한 과정을 차지할 수 있는 준자율적 판단과 반응을 할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을 통해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을 다음과 같이

[그림-1]로 활용할 수 있다

10) ldquo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rdquo 퍼퓰러사이언스

11) 최근 인공지능의 신경망 프로그래밍은 컴퓨터의 정보 처리속도의 급격한 발전을

통해 기계학습 자가발전을 이끌 수 있다 알파고와 이세돌 선수의 바둑 대결에서

도 보듯이 인공지능은 자기학습을 통해 이길 수 있는 만큼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한다 반면에 이러한 발전에는 lsquo모라벡의 역설rsquo이 존재한다 로봇이 인간보다

더 똑똑해질수록 인간이 물리적 세계에서 자연스럽게 하는 신체적 활동이 로봇에

게는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맥아피 (2014) 이한음

역 (2016) pp 43-44 및 김대식 (2016) pp 19-20 참조

12) 2015년 일본의 소프트뱅크사가 판매한 페퍼를 통해 우리는 이미 이러한 공존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그림-1]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

의료용 케어로봇은 제작 목적 사용 환자와의 관계에 따라 독특한 성질을

갖는다 첫째 융합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근본적으

로 인간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그래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어떤 형태와 기능을 하더라도 그 자체는 선의 실현이라는 도구적 지평을

결코 넘어설 수 없다 이런 점은 의료용 케어로봇 뿐만 아니라 향후 개발될

모든 로봇에게도 적용되어야 하는 근본적인 원칙이 되어야 한다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의 사용은 의사의 통제를 받아 의사를 신해서 처치를 수행하는

리인으로서 모습을 갖는다 이는 로봇의 사용 자체가 인간의 통제를 받아

주어진 명령을 수행하는 도덕적 리인의 역할을 보여준다 셋째 의료용

케어로봇은 단순한 처치가 아니라 환자 삶의 맥락을 정서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 이는 융복합적인 로봇공학의 적용이 우리 삶의 전반에 확 될수록

인공지능로봇과 인간의 관계는 점차 내면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네트워크 기반의 빅데이터 활용과 기계의 자기학습이 강화되면서 인공지능

형 케어로봇의 분야는 인간의 감정 표현과 상호 교류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미 로봇 페퍼의 경우처럼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인간의 감정을 수집 및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간과 감정 표현을 포함한 자율적 화가 가능하다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9

이런 모습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단순한 리자로서의 행위라기보다 자율적

인 인간 인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이런 맥락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준자율성(quasi-autonomy)13)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지식정보와 과학기술의 결합이 로봇공학에 접목되면

서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이 거의 인간화 수준으로 나아갈 전망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과학기술의 발달에 한 경계와 공포를

허물 수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미래 세 의 일상인 인간과 로봇의 공존이

성공적일 수 있는 지는 어쩌면 인간의 통제 범위를 넘어서는 인공지능형

로봇공학의 발달의 미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과 로봇의 공존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정서 기반 화형으로 확 보급될 때 오늘날과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들을 이끌 수도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의 본래적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가지 쟁점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이 치료하고 소통하는 환자와의 윤리실존적 관계에

관한 것이고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소통이 이끌어내는 삶의

맥락이 무엇에 기초하여 공감해야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13) 인공지능로봇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인공지능로봇은 자율

적인 존재가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로봇과 인간 사이에서 인간은 인

공지능로봇의 일정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엄

히 말해 인공지능로봇 자체로는 결코 자율적일 수 없지만 인간과의 관계망에서

는 인간이 받은 영향에 의해 자율성이 규정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로봇

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크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이는 인

간의 명령을 대신 수행하는 도구라는 점에서 조건적 자율성(conditioned autonomy)의 특

징을 갖는다 둘째 인간의 자율성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준자율적(quasi-autonomous)

이다 셋째 인간과의 관계에서는 관계 의존적이면서도 사실상 인간을 모방하는 유사

자율적(pseudo-autonomous)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구분의 가능성을 제시하

고 보다 자세한 논의는 향후 연구에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6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Ⅲ 의료용 케어로봇의 윤리실존적 쟁점

현재의 기술단계로 볼 때 본격적으로 전개될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정서를 인지하고 빅데이터로 저장된 인간의 기본 정서들을 비교학습한

후 해당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판단하여

환자와 화 또는 특정 행동을 취할 수 있고 이와 동시에 환자는 로봇에

반응하는( 화를 하거나 행동을 따라하는) 일상을 그려볼 수 있다 점차

컴퓨터의 정보처리 속도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의 반응 속도는

지금보다 더욱더 빨라질 것이고 케어로봇은 환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날수록 그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는 지능의 수준도 매우 높아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양상은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의사소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외형적으로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마치 인간과 인간이 서로 소통하는 것처럼 사람을 인식하고 사람의

눈을 따라 같이 움직이며 사람을 바라보며 말을 한다 이런 과정이 사람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이를 분석 및 처리하여 감정의 상태를 얼굴

표정 빛 제스처 등으로 표현한다 실시간 네트워크를 통해 기본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고 고령자의 케어활동을 권장하기 위해 체조와 같은 활동도

진행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의료용 케어로봇의 화 상 자인 인간은 상 자

가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로봇의 반응을

통해 치료를 받는다14) 케어로봇은 의사소통의 형식을 거치면서 환자의 일상

에서 함께 생활하기 시작하고 환자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고

이에 케어로봇이 반응하면서 이 둘 간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생성된다

여기서는 사람의 표정 음성 감정을 인식하고 응한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격적인 화 상 자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에 주목하고자

14)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1

한다 기술적으로 보면 인간이 표현하는 정서와 화 내용은 케어로봇에

축적되고 분석되며 나아가 즉각적인 반응으로 되돌아온다 그런데 인간은

로봇의 음성 눈 표현에 주목하고 화 상 자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리고 로봇 자체에 해서도 인격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2006년 단종되어 AS가 중단된 가정용 로봇 강아지 아이보

(AIBO)의 사용자들이 합동 장례식을 열었고 마치 인간의 장기기증처럼

아직 살아있는(작동하는) 다른 아이보의 수리를 위해 부품을 기증하기도

하였다15) 또한 페퍼에 내장된 의료용 케어로봇 프로그램이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아동에게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화를

계속 유도하는 경우 아동은 이에 반응한다16) 이러한 아동의 응은 페퍼의

화 요구를 이행하는 것으로 아동이 화 상 자로서 페퍼를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인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해 취했던 여러 반응 특히 감정적 반응에

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휴머노이드 로봇 lsquo나오rsquo는 노인들을 위한

체조 시간의 조교로 활동하면서 노인들과 화도 한다 페퍼의 경우에도

노인들의 체조 조교 치매 예방을 위한 활동 프로그램도 학습할 예정이다

이 로봇에 한 노인들의 감정 전달은 매우 솔직하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고 또한 외롭기 때문이다 감정을 표현하는 몸짓 표현 화를

통해 부분 혼자 사는 노인들은 자신의 파트너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케어로봇이 휴머노이드가 아니라 제미노이드(Geminoid

15) 「日서 소니 로봇강아지 lsquo아이보rsquo 장례식 열려」 985172중앙일보985173 2015년 3월 1일 한

편 이는 영적 삶에 대한 일본의 애니미즘(animism) 문화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사물의 정신이 그것의 소유자와 조화롭게 되고 동일시되며 그

래서 로봇의 소유자는 수년 동안 일상생활에서 로봇의 정신을 소유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이런 점은 로봇의 존재론적 의미를 사용자-소유자의 lsquo활용rsquo에 둔다는

점에서 로봇 활용을 위한 실천적이고 윤리적 기준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 Kitano (2012) p 80 p 82

16)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6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쌍둥이) 로봇이라면 상황은 매우 심각하거나 또는 매우 희망적일 수 있다

이 로봇은 실제 사람의 복사물이다 얼굴 표정 음성 피부 등 인간의 모습을

복사하듯이 그 로 구현된다 말 그 로 인공적인 쌍둥이가 등장한 것이고

굳이 생명의 법칙을 어기면서까지 인간 복제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17)

이는 환자가 자신의 화 상 자를 그 로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자의 맥락에서는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 의미 있는 삶을 지속시킬 수도

있지만 치료에서는 오히려 현실을 부정하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로봇공학이 발달할수록 의료용 케어로봇에서 등장할

수 있는 문제들 가운데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ldquo누가 환자를 치료보호하는가rdquo 이 질문은 아마도 다음의 문제로 전환된다

ldquo환자는 누구와 화하고 있는가rdquo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상태와 처지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프로그래밍으로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환자의

입장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에 의해 명명된 화의 파트너로 간주된다

최소침습적 도구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접목된 정서 기반 화형 로봇일수록

환자 자신의 케어로봇에 한 개입이 강화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환자는

케어로봇을 자신만의 일상에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간주하게 된다 따라서

치료용의 목적으로서 프로그램이 가동된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케어로봇을

소통의 인격적 파트너로 간주함으로써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소통의 관계망에 의미 있는 존재로서 실존하게 된다 엄 히 말해

케어로봇이 자율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케어로봇을 자신의

삶의 실제에 실존적으로 위치시킨다

17) 토요아키 니시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292-2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3

Ⅳ 의료용 케어로봇의 서사와 공감 가능성

의료용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실존적 지위를 갖지 못하고 동시에 어떤

독립적인 인격적 주체도 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특징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히 이 로봇을 활용하는 사용자 특히 환자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환자와 의료용 케어로봇의 관계에서 볼 때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윤리적으로 실존할 수 있다는 의미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인간(환자)와의 소통이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공통의 서사를 가질 수 있다 둘째 각 환자의 소통에 따라 신경망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 및 축적된 환자의 정서들이 일반화된 기본 정서들의

이해와 판단의 근거들로 활용될 수 있다

공통의 서사와 관련해서 보면 환자는 의료용 케어로봇을 통해 자신의

삶을 함께 영위한다 환자는 인간으로서 그 자신의 활동을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을 예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관계에서

자신을 확인하는 것이고 나아가 그 관계가 전제하고 있는 내재적 선을 구현하

는 활동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의 영역에서 자신은 서사의 주체로서

경험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로빈슨은 서사를 경험하는 것 경험이 일어날 때 그 경험에 해 반성하는

것 그리고 작품을 해석하는 것을 구분한다 우리가 작품이나 서사를 처음

경험할 때 본능적인 평가(난 이게 싫어 등)가 이루어지고 이러한 평가가

우리의 주의를 고정시키고 생리적 반응을 생성하며 그 다음에 사건에 한

인지적 평가가 이루어진다 서사에 한 우리의 경험을 반성할 때에는 우리의

이전 반응들에 한 인지적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반성을 통해 소설 속의 이전 사건들과 이후 사건들에 비추어 그

사건들을 이해했다고 생각되면 우리는 그 작품에 한 해석을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작품 경험에 한 반성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18) 이런 점에서

6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반성은 서사에 한 정서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것은 비판적이

고 실천적 삶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 가 된다

맥킨타이어에 따르면 ldquo덕은 하나의 습득한 인간의 성질로서 그것의

소유와 실천이 우리로 하여금 어떤 실천에 내재하고 있는 선들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주며 또 그것의 결여는 결과적으로 그러한 선들의 성취를 방해하

는 그러한 성질이다rdquo19) 덕들의 활동에 따라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궁극적인 삶의 목적 즉 최고선을 향해 이어가는 주체적인 자신의 이야기

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도덕적 자아는 이 이야기의 행위들과 경험들에

해 책임을 진다20) 이야기의 주체로서 lsquo나rsquo는 관계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활동해 온 반성적 삶의 주체이다 이러한 lsquo나rsquo는 타인의 이야기에도 함께

참여하고 질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야기 이야기에 한 이해가능성

그리고 책임가능성이 바로 삶 속에서 구현된 이야기의 통일성을 구성한다21)

반성은 궁극적 선을 향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성향들과 장애들을

극복하게 만드는 실천적 역할을 한다

이야기는 인간이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축적해 온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야기를 생성하고 얽히게 만드는 lsquo선rsquo은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도덕의 원천이

된다 테일러는 이러한 선을 lsquo구성적 선rsquo으로 분류하고 이것이 행위들 감정들

생활양식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삶의 선들로 이어진다고 본다 구성적 선이

도덕의 원천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곧

선한 인간이 되는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성적 선은 다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문화마다 또는 종교마다 언어적 명시화가 서로 다르게

전개되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명시화된 용어가 아니라 이 구성적

선을 향한 삶의 선들에 관한 역사적 서사이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서사가

18) 로빈슨 (2005) 조선우 역 (2015) pp 159-160

19)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282

20)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321

21)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87) p 322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5

사람들의 삶에 의미와 실체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역사적

서사는 명시화된 선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

들을 이러한 선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삶이 진행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선의 실현으로서의 역사적

맥락에서 관련되고 구현되는 것이다22)

우리가 서사에 참여하는 과정은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고 서사는

이러한 반응의 비판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망에서

이러한 인간 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선이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윤리적

존재이고 윤리적 삶은 서사와 역사를 갖는다 우리가 구성하는 삶은 바로

이러한 서사의 지평으로 확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반성을 통한 주체적 참여는

바로 정서의 교류를 가능하게 만드는 공감 때문이다

공감은 타인의 조건이나 정서 상태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유래하는

정서적 반응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이 경험한 정서를 내가 경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가령 내가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경험할 때 공감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공감은 리의 정서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23) 흄의 입장에서

보면 공감은 단순한 감정이라기보다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고 복합적인 반성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감정에 한 반성을 거친 일종의 정서이다24) 여기서

공감의 두 가지 측면을 볼 수 있다 우리의 감각기관에 해 상의 출현에

따른 일차적 공감과 반성에 의해 현상을 교정하면서 일관되고 확립된 판단에

이르게 되는 이차적 공감이다 바로 이차적 공감이 사회성을 부여한다 우리로

22)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pp 199-201

23) 추병완 (2016) p 7 및 Prinz (2010) p 532 Prinz는 공감과 동정심(sympathy)을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첫째 우리는 공감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지만 동정적인

기쁨을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동정심은 항상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동정

심은 일종의 다른 사람에 대한 느낌이라면 공감은 다른 사람의 정서가 원인이

되어 연결된 인과적 느낌이다 셋째 동정적 정서들은 우리가 동정심을 가는 사람

들이 경험했던 정서들과 같을 필요는 없다 Prinz (2010) p 532

24) 박종훈 (2015) p 245

6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부터 거리가 멀거나 가까운지에 따라 공감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사람들의 인격과 관련한 판단들에서 그러한 차이를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성을 갖는 이차적 공감이 감정의 소통이 되는 것이다25)

이처럼 이차적 공감이 없다면 즉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자 감정의

소통이 없다면 우리가 역사적 삶의 맥락에 실존적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류의 관계망에서 삶이 역사적 맥락을 갖는 이유는 그 삶의

지평이 바로 선을 향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우리가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도 삶의 지평에서 정서적 교류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해하

고 그들의 경험들을 동시에 경험하고 그래서 반성적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 말하자면 공감은 인간의 서사를 공유하고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우리

모두가 삶의 지평에 표출하고 있는 정서들의 교류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구성하고 공감하며 구성적 선을

실현하는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 자체가 모순적이지만 융복합

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을 본다면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

도 어려울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거처럼 정서기반으로 인간과 소통하는

다양한 형태의 케어로봇들이 화 상 자로서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것은

바로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 즉 로봇에 한 의인화 때문이다 이러한 단계에서

로봇은 화를 주도하는 인간을 인지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들에 따라

반응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공감이 아니라

이른바 인지된 감정 알고리즘에 따라 표현을 할 뿐이다 그렇지만 화 상 자

인 인간은 그 반응을 통해 이야기 사건 삶의 맥락을 반성할 수 있다 누군가를

함께 그리워할 수도 있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위안을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얼굴을 그 로 재현한다면(예컨 제미노이드의 일상적 사용)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 또는 그 자신과도 함께 지내며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25) 박종훈 (2015) pp 248-25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7

이러한 감정 반응과 교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화 참여자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어떤 자연적 상 물체 인형 등과 같은 반응이

전혀 없었던 사물에 해 자기 의미만을 부여했던 의인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인간은 로봇과 화를 하고 있고 로봇을 자신의 서사적 구조의

정상적인 파트너로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융복합적 기술의 발달은 로봇의 지위를 인격적 위치로 상승시킬

수 있다 이전까지 케어로봇의 전개가 단일한 프로그램으로 고정되고 이에

따라 작동하는 개별적인 로봇이었다면 인간과 유사한 학습과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케어로봇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감정의 알고리즘이 네트워크를 통해 저장된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이런 잠재적인 기능을 갖춘 상품화

된 로봇을 구입할 수 있다 앞서 보았던 페퍼 나오와 같은 인공지능형 휴머노이

드 로봇들이다 이제 생산자가 인간의 정서를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반응해

야 하는 지를 매우 구체적인 알고리즘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인간의 정서들의 교류와 공감의 과정은 디지털코드의 빅데이터로 저장되어

있고 로봇들은 이 데이터에 한 자율적 학습과 분석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감정 반응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분명히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으로 인해 디지털 부호화된 인간의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반성적 응이고 공감하는 과정으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바라보는 상은 인공적이지만 서로 반응하고

교환하는 서사와 공감은 인격적인 의인화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가 환자와 동등한 맥락에서 형성된 서사와 공감 능력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용 케어로봇이 가질 수 있는 서사와 공감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서사와 공감이다 기술적으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이해하고

반응하고 반성하며 응하게 만드는 공감은 인간의 감정과 느낌에 해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용하는 명령 또는 처방의 기능이다 이런 점에서

6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ldquo이세돌 vs 알파고rdquo의 결이 간단히 인간 기계의 바둑 승부로 그 의미를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이미 알려진 알파고의 확률 계산은 다음과 같다

1202 로 연결된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확률만

을 계산해서 응하였다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가 아닌 어느 누구라도 그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데이터의 수집 계산과 분석 모두 알파고가 갖는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영한다 그래서 이 경기는 게임 규칙 자체로만 본다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적어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뇌기능과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과 자료 분석 기능이 서로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의료분야에 활용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서 보았듯이 IBM의

왓슨은 방 한 양의 의학지식정보 세계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한 1천 500만 페이지의 정보를 통해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26)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인간의 인지적

판단을 위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매우 유익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기술과 로봇이 알고리즘에 따른 정보수집 및 분석 자기 학습과

판단의 자율성을 갖게 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나아가 인간에 의한

의인화가 강화된다면 우리는 의료용 케어로봇에 스스로 구속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에 이루어지는

서사의 재료들은 인간의 맥락에 있고 이를 공감하는 것은 환자가 빅데이터로

26)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

일 나아가 인공지능이 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장면을 그려보는 것도 가

능하다 알파고 대결 이후 국내의과대학 교수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3명

이 이른바 인공지능 의사 lsquo알파닥rsquo이 진료현장에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중 대다수가 2020년 이후로 보았다 알파닥의 활용이 유용한 진료영역(반대로 보

면 알파닥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진료영역)으로는 lsquo영상의학rsquo분야가 44로 가장

많았고 병리진단검사의학과 37에 달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진단의 기능은

강화되지만 환자의 직접적인 대면이 필요한 치료는 여전히 인간 의사의 판단 비

중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9

저장된 맥락에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Ⅴ 고통 의료용 케어로봇의 공감 알고리즘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에게 필요한 이유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삶의 변화와 급격한 기술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 도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환자의 인간 파트너로서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인간처럼 구성적 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 로봇은 적어도 환자들의 다양한 서사와 감정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디지털 코드로 저장된 지식정보의 거 한 창고에서

인간의 반응에 따라 최소한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만약 이 지배를 벗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자의식이 형성되고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감정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을

갖춘 의료용 케어로봇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거나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통합형 네트워

크의 지식정보기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환자에

맞는 특정 분야의 목적에 따라 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맞춤형 교류

반응을 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와

관련된 인의 삶의 지평들에 관한 데이터들을 스스로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응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이다

의료용 케어로봇의 직접적인 상과 목적은 좁게는 신체와 정신 모든

영역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살피는 것이고 넓게는 정서 교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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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5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로봇공학이 인간의 헬스케어를 빅데이터로 저장하고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을

lsquo의료 목적으로 활용되는 모든 형식의 케어로봇rsquo의 범주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로봇공학의 발달과 그 적용 범위가 확 됨에 따라 로봇이 단순한 기계적

도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면서 로봇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한 존재론

적 범주는 체로 다음과 같이 분류되고 있다 첫째 로봇은 단순한 기계에

불과하다 로봇이 정 하게 되면서 인간에게 많은 도움을 제공하지만 그럼에

도 불구하고 로봇은 기계일 뿐이라는 것이다 둘째 로봇은 윤리적 차원을

갖는다 로봇은 인류애의 능력 증진을 위해 설계된 상징적 장치이기 때문에

인류애 자체를 재생산하고 자애와 선의 가치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 셋째

로봇은 도덕적 행위자이다 로봇은 도덕적 상황과 관련되어 있는 개체로서

자유 의지 정신 상태 책임의 덕목을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선한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 개체이다 넷째 로봇은 새로운 종의 진화이다 로봇은 자율성

과 양심을 갖게 되고 나아가 도덕적 차원과 지적 차원을 전개할 수 있는

새로운 종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6)

로봇의 생산과 활용은 인간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로봇의 우선적인

본질은 기계임은 분명하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로봇에게 어떤 존재론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논리적인 모순일 수 있다 량생산의 시 에서

로봇 자동화공정에 해 기계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 오늘날 산업현

장에 로봇팔을 활용한 자동화 공정이 기술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데

로봇의 활용 범위가 확 됨에 따라 로봇이 수행하는 기능도 질적으로 달라짐

으로써 로봇이 마치 인간과 유사한 활동을 하는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인간과 로봇은 립하는 것이 아니라 작동장치 센서 그리고 관련된 장치들이

통합된 방식에서 마치 생물학적 체계로 진화하고 있다 의료용 로봇공학의

6) Veruggio amp Operto (2006) p 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5

발전이 의료진과 환자를 위한 보조 도구에서 이들과 함께 상호작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인간과

로봇이 서로 닮아간다는 것이다7)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요인 중에 하나인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적용과 진화의 양상에서 본다면 로봇의

자체에 한 존재론적 지위와 인간과 로봇의 관계가 어느 위치에 있는 지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8)

이를 위해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로봇공학의 궁극적인 지향은 lsquo인간rsquo에게로 향해 있고 각 분야에서 어떤

로봇을 만들고 활용할 것인지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로봇들이 등장하고

있다 서론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의료용 케어로봇이 의료의 목적으로

인간(특히 환자)에 한 배려와 보호를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음과 같이 그 존재론적 특징을 확인해볼 수 있다

첫째 인간의 배려와 보호를 위한 기계적 도구이다 이러한 특징은 주로

이솝(EASOP) 다빈치 로봇수술시스템(da Vinci robot surgery)와 같은 의료진

을 돕는 로봇 또는 복강경 수술에 의사의 통제에 따른 최소침습적 로봇에서

나타난다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는 일정한 윤리적 수준을 가질 수도 있다

이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목적이 인간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 등장했기 때문에

목적 자체에서 윤리적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셋째 의료용 케어로봇은 도덕적 행위자가 될 수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형태의 로봇으로 구분할 수 있다 ①의료용 로봇이 최소침습적 도구로서

활용되는 경우에는 의사의 수술콘솔의 통제에 따라 명령을 수행한다 이럴

경우 수술로봇시스템은 기계적 도구이면서도 동시에 의사의 리인이다

7) Duffy (2006) pp 32-33

8) 이에 대한 논의는 구체적으로 윤리실존적인 측면에서 진행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제3장에서 인간과 로봇의 관계를 중심으로 의료용 케어로봇의 윤리실

존적 쟁점을 검토할 것이다

5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즉 로봇에게는 자유의지가 없지만 환자와 로봇 간의 직접적인 행위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휠체어에 로봇시스템을 적용하여 환자의 뇌신경

망 접근을 통해 환자의 직접적인 의지를 구현하는 보조도구(예를 들면

NavChair) 또한 도덕적 리인의 특징을 갖는다 ② 화를 통해 인간과 정서교

류를 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와 정서 교감을 통해 환자의 건강상태

를 담당 의사 또는 환자의 가족에게 전달한다 이는 사회적 로봇을 의료용

케어를 목적으로 활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예컨 최근에 상품으로도 판매되

고 있는 페퍼(Pepper) 나오(Nao) 사라센(Saracen)과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들

은 화 및 심리치료 등의 활용 목적에 따라 사람들과 감정적 화도 가능하다

일상생활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존재로 자리 잡으면

서 의사와 환자를 매개하기는 하지만 환자와 직접 소통하는 도덕적 행위자의

특징이 나타난다 ①의 형식이 의사의 통제에 따른 환자에 한 도덕적 리인

의 특징이었다면 ②의 형식은 프로그래밍에 따라 일정한 자율성이 허용되는

범위에서 환자와 직접 소통하는 도덕적 행위자의 특징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넷째 의료용 케어로봇이 자율성과 양심 도덕적 측면과 지적 측면을

갖는 새로운 종으로서는 현재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아마도 SF소설 같은

주제이다 하지만 로봇공학의 발달 전망을 본다면 더 이상 상상으로만 간주할

수 없을 것 같다 위에서 언급했던 최근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인간의 의사소

통의 파트너가 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휴머노이드가 인간과 유사한

신체적 특징을 넘어 인간의 정서 표정 음성까지도 구현하기 때문이다 예컨

성냄 슬픔 행복 놀람 부끄러움 절망적임과 같은 기본 정서들을 신체적

표현 얼굴 표정 제스처 음성 등에 일치시키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로봇도

인간과 같은 모습으로 불안 공포 두려움을 입을 벌리고 이빨이 보이며

입술이 떨리고 눈이 커지면서 눈썹이 일치하는 표현을 전달할 수 있다9)

9) 바바라 베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91-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7

2015년에 판매된 페퍼는 이러한 기본적인 구현을 넘어서 일상에서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른

페퍼들과 공유하면서 스스로 감정을 읽는 능력을 발달시키기 때문이다10)

인공지능의 머신러닝과 딥러닝 네트워크 기반의 무제한적인 지식정보의

교류가 로봇의 자기학습 능력을 향상시키고 자율성을 강화시키고 있다11)

이러한 기술진보는 정서기반 로봇의 적용을 융복합적으로 전개시키고 있다

인공지능형 로봇은 감시 관리 청소 헬스케어 친구의 목적으로 인간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12) 따라서 이러한 정서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은 의료용 케어로봇으로 활용될 때 인간과 소통하면서 사용

자의 역사적 삶의 한 과정을 차지할 수 있는 준자율적 판단과 반응을 할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을 통해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을 다음과 같이

[그림-1]로 활용할 수 있다

10) ldquo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rdquo 퍼퓰러사이언스

11) 최근 인공지능의 신경망 프로그래밍은 컴퓨터의 정보 처리속도의 급격한 발전을

통해 기계학습 자가발전을 이끌 수 있다 알파고와 이세돌 선수의 바둑 대결에서

도 보듯이 인공지능은 자기학습을 통해 이길 수 있는 만큼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한다 반면에 이러한 발전에는 lsquo모라벡의 역설rsquo이 존재한다 로봇이 인간보다

더 똑똑해질수록 인간이 물리적 세계에서 자연스럽게 하는 신체적 활동이 로봇에

게는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맥아피 (2014) 이한음

역 (2016) pp 43-44 및 김대식 (2016) pp 19-20 참조

12) 2015년 일본의 소프트뱅크사가 판매한 페퍼를 통해 우리는 이미 이러한 공존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그림-1]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

의료용 케어로봇은 제작 목적 사용 환자와의 관계에 따라 독특한 성질을

갖는다 첫째 융합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근본적으

로 인간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그래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어떤 형태와 기능을 하더라도 그 자체는 선의 실현이라는 도구적 지평을

결코 넘어설 수 없다 이런 점은 의료용 케어로봇 뿐만 아니라 향후 개발될

모든 로봇에게도 적용되어야 하는 근본적인 원칙이 되어야 한다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의 사용은 의사의 통제를 받아 의사를 신해서 처치를 수행하는

리인으로서 모습을 갖는다 이는 로봇의 사용 자체가 인간의 통제를 받아

주어진 명령을 수행하는 도덕적 리인의 역할을 보여준다 셋째 의료용

케어로봇은 단순한 처치가 아니라 환자 삶의 맥락을 정서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 이는 융복합적인 로봇공학의 적용이 우리 삶의 전반에 확 될수록

인공지능로봇과 인간의 관계는 점차 내면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네트워크 기반의 빅데이터 활용과 기계의 자기학습이 강화되면서 인공지능

형 케어로봇의 분야는 인간의 감정 표현과 상호 교류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미 로봇 페퍼의 경우처럼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인간의 감정을 수집 및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간과 감정 표현을 포함한 자율적 화가 가능하다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9

이런 모습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단순한 리자로서의 행위라기보다 자율적

인 인간 인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이런 맥락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준자율성(quasi-autonomy)13)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지식정보와 과학기술의 결합이 로봇공학에 접목되면

서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이 거의 인간화 수준으로 나아갈 전망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과학기술의 발달에 한 경계와 공포를

허물 수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미래 세 의 일상인 인간과 로봇의 공존이

성공적일 수 있는 지는 어쩌면 인간의 통제 범위를 넘어서는 인공지능형

로봇공학의 발달의 미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과 로봇의 공존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정서 기반 화형으로 확 보급될 때 오늘날과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들을 이끌 수도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의 본래적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가지 쟁점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이 치료하고 소통하는 환자와의 윤리실존적 관계에

관한 것이고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소통이 이끌어내는 삶의

맥락이 무엇에 기초하여 공감해야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13) 인공지능로봇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인공지능로봇은 자율

적인 존재가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로봇과 인간 사이에서 인간은 인

공지능로봇의 일정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엄

히 말해 인공지능로봇 자체로는 결코 자율적일 수 없지만 인간과의 관계망에서

는 인간이 받은 영향에 의해 자율성이 규정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로봇

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크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이는 인

간의 명령을 대신 수행하는 도구라는 점에서 조건적 자율성(conditioned autonomy)의 특

징을 갖는다 둘째 인간의 자율성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준자율적(quasi-autonomous)

이다 셋째 인간과의 관계에서는 관계 의존적이면서도 사실상 인간을 모방하는 유사

자율적(pseudo-autonomous)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구분의 가능성을 제시하

고 보다 자세한 논의는 향후 연구에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6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Ⅲ 의료용 케어로봇의 윤리실존적 쟁점

현재의 기술단계로 볼 때 본격적으로 전개될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정서를 인지하고 빅데이터로 저장된 인간의 기본 정서들을 비교학습한

후 해당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판단하여

환자와 화 또는 특정 행동을 취할 수 있고 이와 동시에 환자는 로봇에

반응하는( 화를 하거나 행동을 따라하는) 일상을 그려볼 수 있다 점차

컴퓨터의 정보처리 속도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의 반응 속도는

지금보다 더욱더 빨라질 것이고 케어로봇은 환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날수록 그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는 지능의 수준도 매우 높아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양상은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의사소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외형적으로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마치 인간과 인간이 서로 소통하는 것처럼 사람을 인식하고 사람의

눈을 따라 같이 움직이며 사람을 바라보며 말을 한다 이런 과정이 사람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이를 분석 및 처리하여 감정의 상태를 얼굴

표정 빛 제스처 등으로 표현한다 실시간 네트워크를 통해 기본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고 고령자의 케어활동을 권장하기 위해 체조와 같은 활동도

진행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의료용 케어로봇의 화 상 자인 인간은 상 자

가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로봇의 반응을

통해 치료를 받는다14) 케어로봇은 의사소통의 형식을 거치면서 환자의 일상

에서 함께 생활하기 시작하고 환자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고

이에 케어로봇이 반응하면서 이 둘 간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생성된다

여기서는 사람의 표정 음성 감정을 인식하고 응한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격적인 화 상 자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에 주목하고자

14)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1

한다 기술적으로 보면 인간이 표현하는 정서와 화 내용은 케어로봇에

축적되고 분석되며 나아가 즉각적인 반응으로 되돌아온다 그런데 인간은

로봇의 음성 눈 표현에 주목하고 화 상 자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리고 로봇 자체에 해서도 인격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2006년 단종되어 AS가 중단된 가정용 로봇 강아지 아이보

(AIBO)의 사용자들이 합동 장례식을 열었고 마치 인간의 장기기증처럼

아직 살아있는(작동하는) 다른 아이보의 수리를 위해 부품을 기증하기도

하였다15) 또한 페퍼에 내장된 의료용 케어로봇 프로그램이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아동에게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화를

계속 유도하는 경우 아동은 이에 반응한다16) 이러한 아동의 응은 페퍼의

화 요구를 이행하는 것으로 아동이 화 상 자로서 페퍼를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인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해 취했던 여러 반응 특히 감정적 반응에

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휴머노이드 로봇 lsquo나오rsquo는 노인들을 위한

체조 시간의 조교로 활동하면서 노인들과 화도 한다 페퍼의 경우에도

노인들의 체조 조교 치매 예방을 위한 활동 프로그램도 학습할 예정이다

이 로봇에 한 노인들의 감정 전달은 매우 솔직하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고 또한 외롭기 때문이다 감정을 표현하는 몸짓 표현 화를

통해 부분 혼자 사는 노인들은 자신의 파트너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케어로봇이 휴머노이드가 아니라 제미노이드(Geminoid

15) 「日서 소니 로봇강아지 lsquo아이보rsquo 장례식 열려」 985172중앙일보985173 2015년 3월 1일 한

편 이는 영적 삶에 대한 일본의 애니미즘(animism) 문화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사물의 정신이 그것의 소유자와 조화롭게 되고 동일시되며 그

래서 로봇의 소유자는 수년 동안 일상생활에서 로봇의 정신을 소유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이런 점은 로봇의 존재론적 의미를 사용자-소유자의 lsquo활용rsquo에 둔다는

점에서 로봇 활용을 위한 실천적이고 윤리적 기준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 Kitano (2012) p 80 p 82

16)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6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쌍둥이) 로봇이라면 상황은 매우 심각하거나 또는 매우 희망적일 수 있다

이 로봇은 실제 사람의 복사물이다 얼굴 표정 음성 피부 등 인간의 모습을

복사하듯이 그 로 구현된다 말 그 로 인공적인 쌍둥이가 등장한 것이고

굳이 생명의 법칙을 어기면서까지 인간 복제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17)

이는 환자가 자신의 화 상 자를 그 로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자의 맥락에서는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 의미 있는 삶을 지속시킬 수도

있지만 치료에서는 오히려 현실을 부정하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로봇공학이 발달할수록 의료용 케어로봇에서 등장할

수 있는 문제들 가운데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ldquo누가 환자를 치료보호하는가rdquo 이 질문은 아마도 다음의 문제로 전환된다

ldquo환자는 누구와 화하고 있는가rdquo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상태와 처지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프로그래밍으로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환자의

입장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에 의해 명명된 화의 파트너로 간주된다

최소침습적 도구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접목된 정서 기반 화형 로봇일수록

환자 자신의 케어로봇에 한 개입이 강화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환자는

케어로봇을 자신만의 일상에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간주하게 된다 따라서

치료용의 목적으로서 프로그램이 가동된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케어로봇을

소통의 인격적 파트너로 간주함으로써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소통의 관계망에 의미 있는 존재로서 실존하게 된다 엄 히 말해

케어로봇이 자율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케어로봇을 자신의

삶의 실제에 실존적으로 위치시킨다

17) 토요아키 니시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292-2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3

Ⅳ 의료용 케어로봇의 서사와 공감 가능성

의료용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실존적 지위를 갖지 못하고 동시에 어떤

독립적인 인격적 주체도 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특징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히 이 로봇을 활용하는 사용자 특히 환자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환자와 의료용 케어로봇의 관계에서 볼 때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윤리적으로 실존할 수 있다는 의미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인간(환자)와의 소통이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공통의 서사를 가질 수 있다 둘째 각 환자의 소통에 따라 신경망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 및 축적된 환자의 정서들이 일반화된 기본 정서들의

이해와 판단의 근거들로 활용될 수 있다

공통의 서사와 관련해서 보면 환자는 의료용 케어로봇을 통해 자신의

삶을 함께 영위한다 환자는 인간으로서 그 자신의 활동을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을 예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관계에서

자신을 확인하는 것이고 나아가 그 관계가 전제하고 있는 내재적 선을 구현하

는 활동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의 영역에서 자신은 서사의 주체로서

경험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로빈슨은 서사를 경험하는 것 경험이 일어날 때 그 경험에 해 반성하는

것 그리고 작품을 해석하는 것을 구분한다 우리가 작품이나 서사를 처음

경험할 때 본능적인 평가(난 이게 싫어 등)가 이루어지고 이러한 평가가

우리의 주의를 고정시키고 생리적 반응을 생성하며 그 다음에 사건에 한

인지적 평가가 이루어진다 서사에 한 우리의 경험을 반성할 때에는 우리의

이전 반응들에 한 인지적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반성을 통해 소설 속의 이전 사건들과 이후 사건들에 비추어 그

사건들을 이해했다고 생각되면 우리는 그 작품에 한 해석을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작품 경험에 한 반성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18) 이런 점에서

6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반성은 서사에 한 정서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것은 비판적이

고 실천적 삶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 가 된다

맥킨타이어에 따르면 ldquo덕은 하나의 습득한 인간의 성질로서 그것의

소유와 실천이 우리로 하여금 어떤 실천에 내재하고 있는 선들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주며 또 그것의 결여는 결과적으로 그러한 선들의 성취를 방해하

는 그러한 성질이다rdquo19) 덕들의 활동에 따라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궁극적인 삶의 목적 즉 최고선을 향해 이어가는 주체적인 자신의 이야기

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도덕적 자아는 이 이야기의 행위들과 경험들에

해 책임을 진다20) 이야기의 주체로서 lsquo나rsquo는 관계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활동해 온 반성적 삶의 주체이다 이러한 lsquo나rsquo는 타인의 이야기에도 함께

참여하고 질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야기 이야기에 한 이해가능성

그리고 책임가능성이 바로 삶 속에서 구현된 이야기의 통일성을 구성한다21)

반성은 궁극적 선을 향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성향들과 장애들을

극복하게 만드는 실천적 역할을 한다

이야기는 인간이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축적해 온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야기를 생성하고 얽히게 만드는 lsquo선rsquo은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도덕의 원천이

된다 테일러는 이러한 선을 lsquo구성적 선rsquo으로 분류하고 이것이 행위들 감정들

생활양식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삶의 선들로 이어진다고 본다 구성적 선이

도덕의 원천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곧

선한 인간이 되는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성적 선은 다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문화마다 또는 종교마다 언어적 명시화가 서로 다르게

전개되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명시화된 용어가 아니라 이 구성적

선을 향한 삶의 선들에 관한 역사적 서사이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서사가

18) 로빈슨 (2005) 조선우 역 (2015) pp 159-160

19)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282

20)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321

21)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87) p 322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5

사람들의 삶에 의미와 실체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역사적

서사는 명시화된 선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

들을 이러한 선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삶이 진행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선의 실현으로서의 역사적

맥락에서 관련되고 구현되는 것이다22)

우리가 서사에 참여하는 과정은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고 서사는

이러한 반응의 비판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망에서

이러한 인간 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선이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윤리적

존재이고 윤리적 삶은 서사와 역사를 갖는다 우리가 구성하는 삶은 바로

이러한 서사의 지평으로 확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반성을 통한 주체적 참여는

바로 정서의 교류를 가능하게 만드는 공감 때문이다

공감은 타인의 조건이나 정서 상태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유래하는

정서적 반응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이 경험한 정서를 내가 경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가령 내가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경험할 때 공감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공감은 리의 정서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23) 흄의 입장에서

보면 공감은 단순한 감정이라기보다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고 복합적인 반성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감정에 한 반성을 거친 일종의 정서이다24) 여기서

공감의 두 가지 측면을 볼 수 있다 우리의 감각기관에 해 상의 출현에

따른 일차적 공감과 반성에 의해 현상을 교정하면서 일관되고 확립된 판단에

이르게 되는 이차적 공감이다 바로 이차적 공감이 사회성을 부여한다 우리로

22)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pp 199-201

23) 추병완 (2016) p 7 및 Prinz (2010) p 532 Prinz는 공감과 동정심(sympathy)을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첫째 우리는 공감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지만 동정적인

기쁨을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동정심은 항상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동정

심은 일종의 다른 사람에 대한 느낌이라면 공감은 다른 사람의 정서가 원인이

되어 연결된 인과적 느낌이다 셋째 동정적 정서들은 우리가 동정심을 가는 사람

들이 경험했던 정서들과 같을 필요는 없다 Prinz (2010) p 532

24) 박종훈 (2015) p 245

6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부터 거리가 멀거나 가까운지에 따라 공감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사람들의 인격과 관련한 판단들에서 그러한 차이를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성을 갖는 이차적 공감이 감정의 소통이 되는 것이다25)

이처럼 이차적 공감이 없다면 즉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자 감정의

소통이 없다면 우리가 역사적 삶의 맥락에 실존적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류의 관계망에서 삶이 역사적 맥락을 갖는 이유는 그 삶의

지평이 바로 선을 향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우리가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도 삶의 지평에서 정서적 교류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해하

고 그들의 경험들을 동시에 경험하고 그래서 반성적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 말하자면 공감은 인간의 서사를 공유하고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우리

모두가 삶의 지평에 표출하고 있는 정서들의 교류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구성하고 공감하며 구성적 선을

실현하는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 자체가 모순적이지만 융복합

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을 본다면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

도 어려울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거처럼 정서기반으로 인간과 소통하는

다양한 형태의 케어로봇들이 화 상 자로서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것은

바로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 즉 로봇에 한 의인화 때문이다 이러한 단계에서

로봇은 화를 주도하는 인간을 인지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들에 따라

반응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공감이 아니라

이른바 인지된 감정 알고리즘에 따라 표현을 할 뿐이다 그렇지만 화 상 자

인 인간은 그 반응을 통해 이야기 사건 삶의 맥락을 반성할 수 있다 누군가를

함께 그리워할 수도 있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위안을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얼굴을 그 로 재현한다면(예컨 제미노이드의 일상적 사용)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 또는 그 자신과도 함께 지내며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25) 박종훈 (2015) pp 248-25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7

이러한 감정 반응과 교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화 참여자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어떤 자연적 상 물체 인형 등과 같은 반응이

전혀 없었던 사물에 해 자기 의미만을 부여했던 의인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인간은 로봇과 화를 하고 있고 로봇을 자신의 서사적 구조의

정상적인 파트너로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융복합적 기술의 발달은 로봇의 지위를 인격적 위치로 상승시킬

수 있다 이전까지 케어로봇의 전개가 단일한 프로그램으로 고정되고 이에

따라 작동하는 개별적인 로봇이었다면 인간과 유사한 학습과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케어로봇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감정의 알고리즘이 네트워크를 통해 저장된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이런 잠재적인 기능을 갖춘 상품화

된 로봇을 구입할 수 있다 앞서 보았던 페퍼 나오와 같은 인공지능형 휴머노이

드 로봇들이다 이제 생산자가 인간의 정서를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반응해

야 하는 지를 매우 구체적인 알고리즘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인간의 정서들의 교류와 공감의 과정은 디지털코드의 빅데이터로 저장되어

있고 로봇들은 이 데이터에 한 자율적 학습과 분석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감정 반응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분명히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으로 인해 디지털 부호화된 인간의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반성적 응이고 공감하는 과정으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바라보는 상은 인공적이지만 서로 반응하고

교환하는 서사와 공감은 인격적인 의인화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가 환자와 동등한 맥락에서 형성된 서사와 공감 능력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용 케어로봇이 가질 수 있는 서사와 공감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서사와 공감이다 기술적으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이해하고

반응하고 반성하며 응하게 만드는 공감은 인간의 감정과 느낌에 해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용하는 명령 또는 처방의 기능이다 이런 점에서

6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ldquo이세돌 vs 알파고rdquo의 결이 간단히 인간 기계의 바둑 승부로 그 의미를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이미 알려진 알파고의 확률 계산은 다음과 같다

1202 로 연결된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확률만

을 계산해서 응하였다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가 아닌 어느 누구라도 그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데이터의 수집 계산과 분석 모두 알파고가 갖는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영한다 그래서 이 경기는 게임 규칙 자체로만 본다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적어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뇌기능과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과 자료 분석 기능이 서로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의료분야에 활용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서 보았듯이 IBM의

왓슨은 방 한 양의 의학지식정보 세계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한 1천 500만 페이지의 정보를 통해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26)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인간의 인지적

판단을 위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매우 유익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기술과 로봇이 알고리즘에 따른 정보수집 및 분석 자기 학습과

판단의 자율성을 갖게 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나아가 인간에 의한

의인화가 강화된다면 우리는 의료용 케어로봇에 스스로 구속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에 이루어지는

서사의 재료들은 인간의 맥락에 있고 이를 공감하는 것은 환자가 빅데이터로

26)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

일 나아가 인공지능이 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장면을 그려보는 것도 가

능하다 알파고 대결 이후 국내의과대학 교수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3명

이 이른바 인공지능 의사 lsquo알파닥rsquo이 진료현장에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중 대다수가 2020년 이후로 보았다 알파닥의 활용이 유용한 진료영역(반대로 보

면 알파닥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진료영역)으로는 lsquo영상의학rsquo분야가 44로 가장

많았고 병리진단검사의학과 37에 달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진단의 기능은

강화되지만 환자의 직접적인 대면이 필요한 치료는 여전히 인간 의사의 판단 비

중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9

저장된 맥락에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Ⅴ 고통 의료용 케어로봇의 공감 알고리즘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에게 필요한 이유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삶의 변화와 급격한 기술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 도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환자의 인간 파트너로서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인간처럼 구성적 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 로봇은 적어도 환자들의 다양한 서사와 감정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디지털 코드로 저장된 지식정보의 거 한 창고에서

인간의 반응에 따라 최소한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만약 이 지배를 벗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자의식이 형성되고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감정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을

갖춘 의료용 케어로봇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거나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통합형 네트워

크의 지식정보기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환자에

맞는 특정 분야의 목적에 따라 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맞춤형 교류

반응을 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와

관련된 인의 삶의 지평들에 관한 데이터들을 스스로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응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이다

의료용 케어로봇의 직접적인 상과 목적은 좁게는 신체와 정신 모든

영역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살피는 것이고 넓게는 정서 교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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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5

발전이 의료진과 환자를 위한 보조 도구에서 이들과 함께 상호작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인간과

로봇이 서로 닮아간다는 것이다7)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요인 중에 하나인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적용과 진화의 양상에서 본다면 로봇의

자체에 한 존재론적 지위와 인간과 로봇의 관계가 어느 위치에 있는 지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8)

이를 위해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로봇공학의 궁극적인 지향은 lsquo인간rsquo에게로 향해 있고 각 분야에서 어떤

로봇을 만들고 활용할 것인지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로봇들이 등장하고

있다 서론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의료용 케어로봇이 의료의 목적으로

인간(특히 환자)에 한 배려와 보호를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음과 같이 그 존재론적 특징을 확인해볼 수 있다

첫째 인간의 배려와 보호를 위한 기계적 도구이다 이러한 특징은 주로

이솝(EASOP) 다빈치 로봇수술시스템(da Vinci robot surgery)와 같은 의료진

을 돕는 로봇 또는 복강경 수술에 의사의 통제에 따른 최소침습적 로봇에서

나타난다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는 일정한 윤리적 수준을 가질 수도 있다

이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목적이 인간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 등장했기 때문에

목적 자체에서 윤리적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셋째 의료용 케어로봇은 도덕적 행위자가 될 수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형태의 로봇으로 구분할 수 있다 ①의료용 로봇이 최소침습적 도구로서

활용되는 경우에는 의사의 수술콘솔의 통제에 따라 명령을 수행한다 이럴

경우 수술로봇시스템은 기계적 도구이면서도 동시에 의사의 리인이다

7) Duffy (2006) pp 32-33

8) 이에 대한 논의는 구체적으로 윤리실존적인 측면에서 진행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제3장에서 인간과 로봇의 관계를 중심으로 의료용 케어로봇의 윤리실

존적 쟁점을 검토할 것이다

5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즉 로봇에게는 자유의지가 없지만 환자와 로봇 간의 직접적인 행위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휠체어에 로봇시스템을 적용하여 환자의 뇌신경

망 접근을 통해 환자의 직접적인 의지를 구현하는 보조도구(예를 들면

NavChair) 또한 도덕적 리인의 특징을 갖는다 ② 화를 통해 인간과 정서교

류를 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와 정서 교감을 통해 환자의 건강상태

를 담당 의사 또는 환자의 가족에게 전달한다 이는 사회적 로봇을 의료용

케어를 목적으로 활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예컨 최근에 상품으로도 판매되

고 있는 페퍼(Pepper) 나오(Nao) 사라센(Saracen)과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들

은 화 및 심리치료 등의 활용 목적에 따라 사람들과 감정적 화도 가능하다

일상생활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존재로 자리 잡으면

서 의사와 환자를 매개하기는 하지만 환자와 직접 소통하는 도덕적 행위자의

특징이 나타난다 ①의 형식이 의사의 통제에 따른 환자에 한 도덕적 리인

의 특징이었다면 ②의 형식은 프로그래밍에 따라 일정한 자율성이 허용되는

범위에서 환자와 직접 소통하는 도덕적 행위자의 특징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넷째 의료용 케어로봇이 자율성과 양심 도덕적 측면과 지적 측면을

갖는 새로운 종으로서는 현재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아마도 SF소설 같은

주제이다 하지만 로봇공학의 발달 전망을 본다면 더 이상 상상으로만 간주할

수 없을 것 같다 위에서 언급했던 최근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인간의 의사소

통의 파트너가 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휴머노이드가 인간과 유사한

신체적 특징을 넘어 인간의 정서 표정 음성까지도 구현하기 때문이다 예컨

성냄 슬픔 행복 놀람 부끄러움 절망적임과 같은 기본 정서들을 신체적

표현 얼굴 표정 제스처 음성 등에 일치시키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로봇도

인간과 같은 모습으로 불안 공포 두려움을 입을 벌리고 이빨이 보이며

입술이 떨리고 눈이 커지면서 눈썹이 일치하는 표현을 전달할 수 있다9)

9) 바바라 베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91-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7

2015년에 판매된 페퍼는 이러한 기본적인 구현을 넘어서 일상에서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른

페퍼들과 공유하면서 스스로 감정을 읽는 능력을 발달시키기 때문이다10)

인공지능의 머신러닝과 딥러닝 네트워크 기반의 무제한적인 지식정보의

교류가 로봇의 자기학습 능력을 향상시키고 자율성을 강화시키고 있다11)

이러한 기술진보는 정서기반 로봇의 적용을 융복합적으로 전개시키고 있다

인공지능형 로봇은 감시 관리 청소 헬스케어 친구의 목적으로 인간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12) 따라서 이러한 정서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은 의료용 케어로봇으로 활용될 때 인간과 소통하면서 사용

자의 역사적 삶의 한 과정을 차지할 수 있는 준자율적 판단과 반응을 할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을 통해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을 다음과 같이

[그림-1]로 활용할 수 있다

10) ldquo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rdquo 퍼퓰러사이언스

11) 최근 인공지능의 신경망 프로그래밍은 컴퓨터의 정보 처리속도의 급격한 발전을

통해 기계학습 자가발전을 이끌 수 있다 알파고와 이세돌 선수의 바둑 대결에서

도 보듯이 인공지능은 자기학습을 통해 이길 수 있는 만큼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한다 반면에 이러한 발전에는 lsquo모라벡의 역설rsquo이 존재한다 로봇이 인간보다

더 똑똑해질수록 인간이 물리적 세계에서 자연스럽게 하는 신체적 활동이 로봇에

게는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맥아피 (2014) 이한음

역 (2016) pp 43-44 및 김대식 (2016) pp 19-20 참조

12) 2015년 일본의 소프트뱅크사가 판매한 페퍼를 통해 우리는 이미 이러한 공존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그림-1]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

의료용 케어로봇은 제작 목적 사용 환자와의 관계에 따라 독특한 성질을

갖는다 첫째 융합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근본적으

로 인간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그래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어떤 형태와 기능을 하더라도 그 자체는 선의 실현이라는 도구적 지평을

결코 넘어설 수 없다 이런 점은 의료용 케어로봇 뿐만 아니라 향후 개발될

모든 로봇에게도 적용되어야 하는 근본적인 원칙이 되어야 한다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의 사용은 의사의 통제를 받아 의사를 신해서 처치를 수행하는

리인으로서 모습을 갖는다 이는 로봇의 사용 자체가 인간의 통제를 받아

주어진 명령을 수행하는 도덕적 리인의 역할을 보여준다 셋째 의료용

케어로봇은 단순한 처치가 아니라 환자 삶의 맥락을 정서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 이는 융복합적인 로봇공학의 적용이 우리 삶의 전반에 확 될수록

인공지능로봇과 인간의 관계는 점차 내면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네트워크 기반의 빅데이터 활용과 기계의 자기학습이 강화되면서 인공지능

형 케어로봇의 분야는 인간의 감정 표현과 상호 교류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미 로봇 페퍼의 경우처럼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인간의 감정을 수집 및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간과 감정 표현을 포함한 자율적 화가 가능하다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9

이런 모습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단순한 리자로서의 행위라기보다 자율적

인 인간 인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이런 맥락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준자율성(quasi-autonomy)13)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지식정보와 과학기술의 결합이 로봇공학에 접목되면

서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이 거의 인간화 수준으로 나아갈 전망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과학기술의 발달에 한 경계와 공포를

허물 수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미래 세 의 일상인 인간과 로봇의 공존이

성공적일 수 있는 지는 어쩌면 인간의 통제 범위를 넘어서는 인공지능형

로봇공학의 발달의 미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과 로봇의 공존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정서 기반 화형으로 확 보급될 때 오늘날과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들을 이끌 수도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의 본래적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가지 쟁점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이 치료하고 소통하는 환자와의 윤리실존적 관계에

관한 것이고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소통이 이끌어내는 삶의

맥락이 무엇에 기초하여 공감해야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13) 인공지능로봇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인공지능로봇은 자율

적인 존재가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로봇과 인간 사이에서 인간은 인

공지능로봇의 일정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엄

히 말해 인공지능로봇 자체로는 결코 자율적일 수 없지만 인간과의 관계망에서

는 인간이 받은 영향에 의해 자율성이 규정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로봇

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크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이는 인

간의 명령을 대신 수행하는 도구라는 점에서 조건적 자율성(conditioned autonomy)의 특

징을 갖는다 둘째 인간의 자율성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준자율적(quasi-autonomous)

이다 셋째 인간과의 관계에서는 관계 의존적이면서도 사실상 인간을 모방하는 유사

자율적(pseudo-autonomous)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구분의 가능성을 제시하

고 보다 자세한 논의는 향후 연구에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6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Ⅲ 의료용 케어로봇의 윤리실존적 쟁점

현재의 기술단계로 볼 때 본격적으로 전개될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정서를 인지하고 빅데이터로 저장된 인간의 기본 정서들을 비교학습한

후 해당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판단하여

환자와 화 또는 특정 행동을 취할 수 있고 이와 동시에 환자는 로봇에

반응하는( 화를 하거나 행동을 따라하는) 일상을 그려볼 수 있다 점차

컴퓨터의 정보처리 속도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의 반응 속도는

지금보다 더욱더 빨라질 것이고 케어로봇은 환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날수록 그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는 지능의 수준도 매우 높아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양상은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의사소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외형적으로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마치 인간과 인간이 서로 소통하는 것처럼 사람을 인식하고 사람의

눈을 따라 같이 움직이며 사람을 바라보며 말을 한다 이런 과정이 사람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이를 분석 및 처리하여 감정의 상태를 얼굴

표정 빛 제스처 등으로 표현한다 실시간 네트워크를 통해 기본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고 고령자의 케어활동을 권장하기 위해 체조와 같은 활동도

진행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의료용 케어로봇의 화 상 자인 인간은 상 자

가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로봇의 반응을

통해 치료를 받는다14) 케어로봇은 의사소통의 형식을 거치면서 환자의 일상

에서 함께 생활하기 시작하고 환자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고

이에 케어로봇이 반응하면서 이 둘 간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생성된다

여기서는 사람의 표정 음성 감정을 인식하고 응한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격적인 화 상 자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에 주목하고자

14)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1

한다 기술적으로 보면 인간이 표현하는 정서와 화 내용은 케어로봇에

축적되고 분석되며 나아가 즉각적인 반응으로 되돌아온다 그런데 인간은

로봇의 음성 눈 표현에 주목하고 화 상 자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리고 로봇 자체에 해서도 인격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2006년 단종되어 AS가 중단된 가정용 로봇 강아지 아이보

(AIBO)의 사용자들이 합동 장례식을 열었고 마치 인간의 장기기증처럼

아직 살아있는(작동하는) 다른 아이보의 수리를 위해 부품을 기증하기도

하였다15) 또한 페퍼에 내장된 의료용 케어로봇 프로그램이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아동에게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화를

계속 유도하는 경우 아동은 이에 반응한다16) 이러한 아동의 응은 페퍼의

화 요구를 이행하는 것으로 아동이 화 상 자로서 페퍼를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인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해 취했던 여러 반응 특히 감정적 반응에

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휴머노이드 로봇 lsquo나오rsquo는 노인들을 위한

체조 시간의 조교로 활동하면서 노인들과 화도 한다 페퍼의 경우에도

노인들의 체조 조교 치매 예방을 위한 활동 프로그램도 학습할 예정이다

이 로봇에 한 노인들의 감정 전달은 매우 솔직하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고 또한 외롭기 때문이다 감정을 표현하는 몸짓 표현 화를

통해 부분 혼자 사는 노인들은 자신의 파트너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케어로봇이 휴머노이드가 아니라 제미노이드(Geminoid

15) 「日서 소니 로봇강아지 lsquo아이보rsquo 장례식 열려」 985172중앙일보985173 2015년 3월 1일 한

편 이는 영적 삶에 대한 일본의 애니미즘(animism) 문화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사물의 정신이 그것의 소유자와 조화롭게 되고 동일시되며 그

래서 로봇의 소유자는 수년 동안 일상생활에서 로봇의 정신을 소유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이런 점은 로봇의 존재론적 의미를 사용자-소유자의 lsquo활용rsquo에 둔다는

점에서 로봇 활용을 위한 실천적이고 윤리적 기준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 Kitano (2012) p 80 p 82

16)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6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쌍둥이) 로봇이라면 상황은 매우 심각하거나 또는 매우 희망적일 수 있다

이 로봇은 실제 사람의 복사물이다 얼굴 표정 음성 피부 등 인간의 모습을

복사하듯이 그 로 구현된다 말 그 로 인공적인 쌍둥이가 등장한 것이고

굳이 생명의 법칙을 어기면서까지 인간 복제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17)

이는 환자가 자신의 화 상 자를 그 로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자의 맥락에서는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 의미 있는 삶을 지속시킬 수도

있지만 치료에서는 오히려 현실을 부정하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로봇공학이 발달할수록 의료용 케어로봇에서 등장할

수 있는 문제들 가운데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ldquo누가 환자를 치료보호하는가rdquo 이 질문은 아마도 다음의 문제로 전환된다

ldquo환자는 누구와 화하고 있는가rdquo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상태와 처지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프로그래밍으로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환자의

입장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에 의해 명명된 화의 파트너로 간주된다

최소침습적 도구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접목된 정서 기반 화형 로봇일수록

환자 자신의 케어로봇에 한 개입이 강화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환자는

케어로봇을 자신만의 일상에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간주하게 된다 따라서

치료용의 목적으로서 프로그램이 가동된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케어로봇을

소통의 인격적 파트너로 간주함으로써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소통의 관계망에 의미 있는 존재로서 실존하게 된다 엄 히 말해

케어로봇이 자율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케어로봇을 자신의

삶의 실제에 실존적으로 위치시킨다

17) 토요아키 니시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292-2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3

Ⅳ 의료용 케어로봇의 서사와 공감 가능성

의료용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실존적 지위를 갖지 못하고 동시에 어떤

독립적인 인격적 주체도 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특징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히 이 로봇을 활용하는 사용자 특히 환자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환자와 의료용 케어로봇의 관계에서 볼 때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윤리적으로 실존할 수 있다는 의미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인간(환자)와의 소통이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공통의 서사를 가질 수 있다 둘째 각 환자의 소통에 따라 신경망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 및 축적된 환자의 정서들이 일반화된 기본 정서들의

이해와 판단의 근거들로 활용될 수 있다

공통의 서사와 관련해서 보면 환자는 의료용 케어로봇을 통해 자신의

삶을 함께 영위한다 환자는 인간으로서 그 자신의 활동을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을 예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관계에서

자신을 확인하는 것이고 나아가 그 관계가 전제하고 있는 내재적 선을 구현하

는 활동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의 영역에서 자신은 서사의 주체로서

경험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로빈슨은 서사를 경험하는 것 경험이 일어날 때 그 경험에 해 반성하는

것 그리고 작품을 해석하는 것을 구분한다 우리가 작품이나 서사를 처음

경험할 때 본능적인 평가(난 이게 싫어 등)가 이루어지고 이러한 평가가

우리의 주의를 고정시키고 생리적 반응을 생성하며 그 다음에 사건에 한

인지적 평가가 이루어진다 서사에 한 우리의 경험을 반성할 때에는 우리의

이전 반응들에 한 인지적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반성을 통해 소설 속의 이전 사건들과 이후 사건들에 비추어 그

사건들을 이해했다고 생각되면 우리는 그 작품에 한 해석을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작품 경험에 한 반성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18) 이런 점에서

6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반성은 서사에 한 정서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것은 비판적이

고 실천적 삶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 가 된다

맥킨타이어에 따르면 ldquo덕은 하나의 습득한 인간의 성질로서 그것의

소유와 실천이 우리로 하여금 어떤 실천에 내재하고 있는 선들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주며 또 그것의 결여는 결과적으로 그러한 선들의 성취를 방해하

는 그러한 성질이다rdquo19) 덕들의 활동에 따라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궁극적인 삶의 목적 즉 최고선을 향해 이어가는 주체적인 자신의 이야기

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도덕적 자아는 이 이야기의 행위들과 경험들에

해 책임을 진다20) 이야기의 주체로서 lsquo나rsquo는 관계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활동해 온 반성적 삶의 주체이다 이러한 lsquo나rsquo는 타인의 이야기에도 함께

참여하고 질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야기 이야기에 한 이해가능성

그리고 책임가능성이 바로 삶 속에서 구현된 이야기의 통일성을 구성한다21)

반성은 궁극적 선을 향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성향들과 장애들을

극복하게 만드는 실천적 역할을 한다

이야기는 인간이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축적해 온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야기를 생성하고 얽히게 만드는 lsquo선rsquo은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도덕의 원천이

된다 테일러는 이러한 선을 lsquo구성적 선rsquo으로 분류하고 이것이 행위들 감정들

생활양식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삶의 선들로 이어진다고 본다 구성적 선이

도덕의 원천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곧

선한 인간이 되는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성적 선은 다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문화마다 또는 종교마다 언어적 명시화가 서로 다르게

전개되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명시화된 용어가 아니라 이 구성적

선을 향한 삶의 선들에 관한 역사적 서사이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서사가

18) 로빈슨 (2005) 조선우 역 (2015) pp 159-160

19)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282

20)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321

21)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87) p 322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5

사람들의 삶에 의미와 실체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역사적

서사는 명시화된 선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

들을 이러한 선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삶이 진행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선의 실현으로서의 역사적

맥락에서 관련되고 구현되는 것이다22)

우리가 서사에 참여하는 과정은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고 서사는

이러한 반응의 비판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망에서

이러한 인간 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선이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윤리적

존재이고 윤리적 삶은 서사와 역사를 갖는다 우리가 구성하는 삶은 바로

이러한 서사의 지평으로 확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반성을 통한 주체적 참여는

바로 정서의 교류를 가능하게 만드는 공감 때문이다

공감은 타인의 조건이나 정서 상태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유래하는

정서적 반응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이 경험한 정서를 내가 경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가령 내가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경험할 때 공감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공감은 리의 정서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23) 흄의 입장에서

보면 공감은 단순한 감정이라기보다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고 복합적인 반성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감정에 한 반성을 거친 일종의 정서이다24) 여기서

공감의 두 가지 측면을 볼 수 있다 우리의 감각기관에 해 상의 출현에

따른 일차적 공감과 반성에 의해 현상을 교정하면서 일관되고 확립된 판단에

이르게 되는 이차적 공감이다 바로 이차적 공감이 사회성을 부여한다 우리로

22)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pp 199-201

23) 추병완 (2016) p 7 및 Prinz (2010) p 532 Prinz는 공감과 동정심(sympathy)을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첫째 우리는 공감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지만 동정적인

기쁨을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동정심은 항상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동정

심은 일종의 다른 사람에 대한 느낌이라면 공감은 다른 사람의 정서가 원인이

되어 연결된 인과적 느낌이다 셋째 동정적 정서들은 우리가 동정심을 가는 사람

들이 경험했던 정서들과 같을 필요는 없다 Prinz (2010) p 532

24) 박종훈 (2015) p 245

6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부터 거리가 멀거나 가까운지에 따라 공감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사람들의 인격과 관련한 판단들에서 그러한 차이를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성을 갖는 이차적 공감이 감정의 소통이 되는 것이다25)

이처럼 이차적 공감이 없다면 즉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자 감정의

소통이 없다면 우리가 역사적 삶의 맥락에 실존적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류의 관계망에서 삶이 역사적 맥락을 갖는 이유는 그 삶의

지평이 바로 선을 향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우리가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도 삶의 지평에서 정서적 교류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해하

고 그들의 경험들을 동시에 경험하고 그래서 반성적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 말하자면 공감은 인간의 서사를 공유하고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우리

모두가 삶의 지평에 표출하고 있는 정서들의 교류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구성하고 공감하며 구성적 선을

실현하는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 자체가 모순적이지만 융복합

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을 본다면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

도 어려울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거처럼 정서기반으로 인간과 소통하는

다양한 형태의 케어로봇들이 화 상 자로서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것은

바로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 즉 로봇에 한 의인화 때문이다 이러한 단계에서

로봇은 화를 주도하는 인간을 인지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들에 따라

반응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공감이 아니라

이른바 인지된 감정 알고리즘에 따라 표현을 할 뿐이다 그렇지만 화 상 자

인 인간은 그 반응을 통해 이야기 사건 삶의 맥락을 반성할 수 있다 누군가를

함께 그리워할 수도 있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위안을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얼굴을 그 로 재현한다면(예컨 제미노이드의 일상적 사용)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 또는 그 자신과도 함께 지내며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25) 박종훈 (2015) pp 248-25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7

이러한 감정 반응과 교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화 참여자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어떤 자연적 상 물체 인형 등과 같은 반응이

전혀 없었던 사물에 해 자기 의미만을 부여했던 의인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인간은 로봇과 화를 하고 있고 로봇을 자신의 서사적 구조의

정상적인 파트너로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융복합적 기술의 발달은 로봇의 지위를 인격적 위치로 상승시킬

수 있다 이전까지 케어로봇의 전개가 단일한 프로그램으로 고정되고 이에

따라 작동하는 개별적인 로봇이었다면 인간과 유사한 학습과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케어로봇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감정의 알고리즘이 네트워크를 통해 저장된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이런 잠재적인 기능을 갖춘 상품화

된 로봇을 구입할 수 있다 앞서 보았던 페퍼 나오와 같은 인공지능형 휴머노이

드 로봇들이다 이제 생산자가 인간의 정서를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반응해

야 하는 지를 매우 구체적인 알고리즘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인간의 정서들의 교류와 공감의 과정은 디지털코드의 빅데이터로 저장되어

있고 로봇들은 이 데이터에 한 자율적 학습과 분석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감정 반응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분명히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으로 인해 디지털 부호화된 인간의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반성적 응이고 공감하는 과정으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바라보는 상은 인공적이지만 서로 반응하고

교환하는 서사와 공감은 인격적인 의인화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가 환자와 동등한 맥락에서 형성된 서사와 공감 능력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용 케어로봇이 가질 수 있는 서사와 공감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서사와 공감이다 기술적으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이해하고

반응하고 반성하며 응하게 만드는 공감은 인간의 감정과 느낌에 해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용하는 명령 또는 처방의 기능이다 이런 점에서

6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ldquo이세돌 vs 알파고rdquo의 결이 간단히 인간 기계의 바둑 승부로 그 의미를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이미 알려진 알파고의 확률 계산은 다음과 같다

1202 로 연결된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확률만

을 계산해서 응하였다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가 아닌 어느 누구라도 그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데이터의 수집 계산과 분석 모두 알파고가 갖는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영한다 그래서 이 경기는 게임 규칙 자체로만 본다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적어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뇌기능과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과 자료 분석 기능이 서로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의료분야에 활용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서 보았듯이 IBM의

왓슨은 방 한 양의 의학지식정보 세계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한 1천 500만 페이지의 정보를 통해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26)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인간의 인지적

판단을 위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매우 유익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기술과 로봇이 알고리즘에 따른 정보수집 및 분석 자기 학습과

판단의 자율성을 갖게 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나아가 인간에 의한

의인화가 강화된다면 우리는 의료용 케어로봇에 스스로 구속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에 이루어지는

서사의 재료들은 인간의 맥락에 있고 이를 공감하는 것은 환자가 빅데이터로

26)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

일 나아가 인공지능이 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장면을 그려보는 것도 가

능하다 알파고 대결 이후 국내의과대학 교수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3명

이 이른바 인공지능 의사 lsquo알파닥rsquo이 진료현장에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중 대다수가 2020년 이후로 보았다 알파닥의 활용이 유용한 진료영역(반대로 보

면 알파닥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진료영역)으로는 lsquo영상의학rsquo분야가 44로 가장

많았고 병리진단검사의학과 37에 달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진단의 기능은

강화되지만 환자의 직접적인 대면이 필요한 치료는 여전히 인간 의사의 판단 비

중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9

저장된 맥락에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Ⅴ 고통 의료용 케어로봇의 공감 알고리즘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에게 필요한 이유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삶의 변화와 급격한 기술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 도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환자의 인간 파트너로서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인간처럼 구성적 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 로봇은 적어도 환자들의 다양한 서사와 감정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디지털 코드로 저장된 지식정보의 거 한 창고에서

인간의 반응에 따라 최소한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만약 이 지배를 벗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자의식이 형성되고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감정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을

갖춘 의료용 케어로봇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거나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통합형 네트워

크의 지식정보기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환자에

맞는 특정 분야의 목적에 따라 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맞춤형 교류

반응을 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와

관련된 인의 삶의 지평들에 관한 데이터들을 스스로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응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이다

의료용 케어로봇의 직접적인 상과 목적은 좁게는 신체와 정신 모든

영역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살피는 것이고 넓게는 정서 교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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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5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즉 로봇에게는 자유의지가 없지만 환자와 로봇 간의 직접적인 행위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휠체어에 로봇시스템을 적용하여 환자의 뇌신경

망 접근을 통해 환자의 직접적인 의지를 구현하는 보조도구(예를 들면

NavChair) 또한 도덕적 리인의 특징을 갖는다 ② 화를 통해 인간과 정서교

류를 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와 정서 교감을 통해 환자의 건강상태

를 담당 의사 또는 환자의 가족에게 전달한다 이는 사회적 로봇을 의료용

케어를 목적으로 활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예컨 최근에 상품으로도 판매되

고 있는 페퍼(Pepper) 나오(Nao) 사라센(Saracen)과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들

은 화 및 심리치료 등의 활용 목적에 따라 사람들과 감정적 화도 가능하다

일상생활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존재로 자리 잡으면

서 의사와 환자를 매개하기는 하지만 환자와 직접 소통하는 도덕적 행위자의

특징이 나타난다 ①의 형식이 의사의 통제에 따른 환자에 한 도덕적 리인

의 특징이었다면 ②의 형식은 프로그래밍에 따라 일정한 자율성이 허용되는

범위에서 환자와 직접 소통하는 도덕적 행위자의 특징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넷째 의료용 케어로봇이 자율성과 양심 도덕적 측면과 지적 측면을

갖는 새로운 종으로서는 현재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아마도 SF소설 같은

주제이다 하지만 로봇공학의 발달 전망을 본다면 더 이상 상상으로만 간주할

수 없을 것 같다 위에서 언급했던 최근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인간의 의사소

통의 파트너가 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휴머노이드가 인간과 유사한

신체적 특징을 넘어 인간의 정서 표정 음성까지도 구현하기 때문이다 예컨

성냄 슬픔 행복 놀람 부끄러움 절망적임과 같은 기본 정서들을 신체적

표현 얼굴 표정 제스처 음성 등에 일치시키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로봇도

인간과 같은 모습으로 불안 공포 두려움을 입을 벌리고 이빨이 보이며

입술이 떨리고 눈이 커지면서 눈썹이 일치하는 표현을 전달할 수 있다9)

9) 바바라 베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91-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7

2015년에 판매된 페퍼는 이러한 기본적인 구현을 넘어서 일상에서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른

페퍼들과 공유하면서 스스로 감정을 읽는 능력을 발달시키기 때문이다10)

인공지능의 머신러닝과 딥러닝 네트워크 기반의 무제한적인 지식정보의

교류가 로봇의 자기학습 능력을 향상시키고 자율성을 강화시키고 있다11)

이러한 기술진보는 정서기반 로봇의 적용을 융복합적으로 전개시키고 있다

인공지능형 로봇은 감시 관리 청소 헬스케어 친구의 목적으로 인간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12) 따라서 이러한 정서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은 의료용 케어로봇으로 활용될 때 인간과 소통하면서 사용

자의 역사적 삶의 한 과정을 차지할 수 있는 준자율적 판단과 반응을 할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을 통해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을 다음과 같이

[그림-1]로 활용할 수 있다

10) ldquo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rdquo 퍼퓰러사이언스

11) 최근 인공지능의 신경망 프로그래밍은 컴퓨터의 정보 처리속도의 급격한 발전을

통해 기계학습 자가발전을 이끌 수 있다 알파고와 이세돌 선수의 바둑 대결에서

도 보듯이 인공지능은 자기학습을 통해 이길 수 있는 만큼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한다 반면에 이러한 발전에는 lsquo모라벡의 역설rsquo이 존재한다 로봇이 인간보다

더 똑똑해질수록 인간이 물리적 세계에서 자연스럽게 하는 신체적 활동이 로봇에

게는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맥아피 (2014) 이한음

역 (2016) pp 43-44 및 김대식 (2016) pp 19-20 참조

12) 2015년 일본의 소프트뱅크사가 판매한 페퍼를 통해 우리는 이미 이러한 공존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그림-1]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

의료용 케어로봇은 제작 목적 사용 환자와의 관계에 따라 독특한 성질을

갖는다 첫째 융합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근본적으

로 인간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그래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어떤 형태와 기능을 하더라도 그 자체는 선의 실현이라는 도구적 지평을

결코 넘어설 수 없다 이런 점은 의료용 케어로봇 뿐만 아니라 향후 개발될

모든 로봇에게도 적용되어야 하는 근본적인 원칙이 되어야 한다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의 사용은 의사의 통제를 받아 의사를 신해서 처치를 수행하는

리인으로서 모습을 갖는다 이는 로봇의 사용 자체가 인간의 통제를 받아

주어진 명령을 수행하는 도덕적 리인의 역할을 보여준다 셋째 의료용

케어로봇은 단순한 처치가 아니라 환자 삶의 맥락을 정서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 이는 융복합적인 로봇공학의 적용이 우리 삶의 전반에 확 될수록

인공지능로봇과 인간의 관계는 점차 내면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네트워크 기반의 빅데이터 활용과 기계의 자기학습이 강화되면서 인공지능

형 케어로봇의 분야는 인간의 감정 표현과 상호 교류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미 로봇 페퍼의 경우처럼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인간의 감정을 수집 및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간과 감정 표현을 포함한 자율적 화가 가능하다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9

이런 모습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단순한 리자로서의 행위라기보다 자율적

인 인간 인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이런 맥락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준자율성(quasi-autonomy)13)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지식정보와 과학기술의 결합이 로봇공학에 접목되면

서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이 거의 인간화 수준으로 나아갈 전망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과학기술의 발달에 한 경계와 공포를

허물 수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미래 세 의 일상인 인간과 로봇의 공존이

성공적일 수 있는 지는 어쩌면 인간의 통제 범위를 넘어서는 인공지능형

로봇공학의 발달의 미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과 로봇의 공존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정서 기반 화형으로 확 보급될 때 오늘날과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들을 이끌 수도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의 본래적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가지 쟁점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이 치료하고 소통하는 환자와의 윤리실존적 관계에

관한 것이고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소통이 이끌어내는 삶의

맥락이 무엇에 기초하여 공감해야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13) 인공지능로봇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인공지능로봇은 자율

적인 존재가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로봇과 인간 사이에서 인간은 인

공지능로봇의 일정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엄

히 말해 인공지능로봇 자체로는 결코 자율적일 수 없지만 인간과의 관계망에서

는 인간이 받은 영향에 의해 자율성이 규정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로봇

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크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이는 인

간의 명령을 대신 수행하는 도구라는 점에서 조건적 자율성(conditioned autonomy)의 특

징을 갖는다 둘째 인간의 자율성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준자율적(quasi-autonomous)

이다 셋째 인간과의 관계에서는 관계 의존적이면서도 사실상 인간을 모방하는 유사

자율적(pseudo-autonomous)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구분의 가능성을 제시하

고 보다 자세한 논의는 향후 연구에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6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Ⅲ 의료용 케어로봇의 윤리실존적 쟁점

현재의 기술단계로 볼 때 본격적으로 전개될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정서를 인지하고 빅데이터로 저장된 인간의 기본 정서들을 비교학습한

후 해당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판단하여

환자와 화 또는 특정 행동을 취할 수 있고 이와 동시에 환자는 로봇에

반응하는( 화를 하거나 행동을 따라하는) 일상을 그려볼 수 있다 점차

컴퓨터의 정보처리 속도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의 반응 속도는

지금보다 더욱더 빨라질 것이고 케어로봇은 환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날수록 그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는 지능의 수준도 매우 높아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양상은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의사소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외형적으로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마치 인간과 인간이 서로 소통하는 것처럼 사람을 인식하고 사람의

눈을 따라 같이 움직이며 사람을 바라보며 말을 한다 이런 과정이 사람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이를 분석 및 처리하여 감정의 상태를 얼굴

표정 빛 제스처 등으로 표현한다 실시간 네트워크를 통해 기본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고 고령자의 케어활동을 권장하기 위해 체조와 같은 활동도

진행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의료용 케어로봇의 화 상 자인 인간은 상 자

가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로봇의 반응을

통해 치료를 받는다14) 케어로봇은 의사소통의 형식을 거치면서 환자의 일상

에서 함께 생활하기 시작하고 환자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고

이에 케어로봇이 반응하면서 이 둘 간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생성된다

여기서는 사람의 표정 음성 감정을 인식하고 응한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격적인 화 상 자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에 주목하고자

14)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1

한다 기술적으로 보면 인간이 표현하는 정서와 화 내용은 케어로봇에

축적되고 분석되며 나아가 즉각적인 반응으로 되돌아온다 그런데 인간은

로봇의 음성 눈 표현에 주목하고 화 상 자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리고 로봇 자체에 해서도 인격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2006년 단종되어 AS가 중단된 가정용 로봇 강아지 아이보

(AIBO)의 사용자들이 합동 장례식을 열었고 마치 인간의 장기기증처럼

아직 살아있는(작동하는) 다른 아이보의 수리를 위해 부품을 기증하기도

하였다15) 또한 페퍼에 내장된 의료용 케어로봇 프로그램이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아동에게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화를

계속 유도하는 경우 아동은 이에 반응한다16) 이러한 아동의 응은 페퍼의

화 요구를 이행하는 것으로 아동이 화 상 자로서 페퍼를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인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해 취했던 여러 반응 특히 감정적 반응에

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휴머노이드 로봇 lsquo나오rsquo는 노인들을 위한

체조 시간의 조교로 활동하면서 노인들과 화도 한다 페퍼의 경우에도

노인들의 체조 조교 치매 예방을 위한 활동 프로그램도 학습할 예정이다

이 로봇에 한 노인들의 감정 전달은 매우 솔직하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고 또한 외롭기 때문이다 감정을 표현하는 몸짓 표현 화를

통해 부분 혼자 사는 노인들은 자신의 파트너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케어로봇이 휴머노이드가 아니라 제미노이드(Geminoid

15) 「日서 소니 로봇강아지 lsquo아이보rsquo 장례식 열려」 985172중앙일보985173 2015년 3월 1일 한

편 이는 영적 삶에 대한 일본의 애니미즘(animism) 문화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사물의 정신이 그것의 소유자와 조화롭게 되고 동일시되며 그

래서 로봇의 소유자는 수년 동안 일상생활에서 로봇의 정신을 소유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이런 점은 로봇의 존재론적 의미를 사용자-소유자의 lsquo활용rsquo에 둔다는

점에서 로봇 활용을 위한 실천적이고 윤리적 기준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 Kitano (2012) p 80 p 82

16)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6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쌍둥이) 로봇이라면 상황은 매우 심각하거나 또는 매우 희망적일 수 있다

이 로봇은 실제 사람의 복사물이다 얼굴 표정 음성 피부 등 인간의 모습을

복사하듯이 그 로 구현된다 말 그 로 인공적인 쌍둥이가 등장한 것이고

굳이 생명의 법칙을 어기면서까지 인간 복제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17)

이는 환자가 자신의 화 상 자를 그 로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자의 맥락에서는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 의미 있는 삶을 지속시킬 수도

있지만 치료에서는 오히려 현실을 부정하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로봇공학이 발달할수록 의료용 케어로봇에서 등장할

수 있는 문제들 가운데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ldquo누가 환자를 치료보호하는가rdquo 이 질문은 아마도 다음의 문제로 전환된다

ldquo환자는 누구와 화하고 있는가rdquo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상태와 처지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프로그래밍으로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환자의

입장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에 의해 명명된 화의 파트너로 간주된다

최소침습적 도구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접목된 정서 기반 화형 로봇일수록

환자 자신의 케어로봇에 한 개입이 강화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환자는

케어로봇을 자신만의 일상에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간주하게 된다 따라서

치료용의 목적으로서 프로그램이 가동된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케어로봇을

소통의 인격적 파트너로 간주함으로써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소통의 관계망에 의미 있는 존재로서 실존하게 된다 엄 히 말해

케어로봇이 자율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케어로봇을 자신의

삶의 실제에 실존적으로 위치시킨다

17) 토요아키 니시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292-2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3

Ⅳ 의료용 케어로봇의 서사와 공감 가능성

의료용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실존적 지위를 갖지 못하고 동시에 어떤

독립적인 인격적 주체도 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특징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히 이 로봇을 활용하는 사용자 특히 환자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환자와 의료용 케어로봇의 관계에서 볼 때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윤리적으로 실존할 수 있다는 의미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인간(환자)와의 소통이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공통의 서사를 가질 수 있다 둘째 각 환자의 소통에 따라 신경망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 및 축적된 환자의 정서들이 일반화된 기본 정서들의

이해와 판단의 근거들로 활용될 수 있다

공통의 서사와 관련해서 보면 환자는 의료용 케어로봇을 통해 자신의

삶을 함께 영위한다 환자는 인간으로서 그 자신의 활동을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을 예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관계에서

자신을 확인하는 것이고 나아가 그 관계가 전제하고 있는 내재적 선을 구현하

는 활동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의 영역에서 자신은 서사의 주체로서

경험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로빈슨은 서사를 경험하는 것 경험이 일어날 때 그 경험에 해 반성하는

것 그리고 작품을 해석하는 것을 구분한다 우리가 작품이나 서사를 처음

경험할 때 본능적인 평가(난 이게 싫어 등)가 이루어지고 이러한 평가가

우리의 주의를 고정시키고 생리적 반응을 생성하며 그 다음에 사건에 한

인지적 평가가 이루어진다 서사에 한 우리의 경험을 반성할 때에는 우리의

이전 반응들에 한 인지적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반성을 통해 소설 속의 이전 사건들과 이후 사건들에 비추어 그

사건들을 이해했다고 생각되면 우리는 그 작품에 한 해석을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작품 경험에 한 반성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18) 이런 점에서

6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반성은 서사에 한 정서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것은 비판적이

고 실천적 삶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 가 된다

맥킨타이어에 따르면 ldquo덕은 하나의 습득한 인간의 성질로서 그것의

소유와 실천이 우리로 하여금 어떤 실천에 내재하고 있는 선들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주며 또 그것의 결여는 결과적으로 그러한 선들의 성취를 방해하

는 그러한 성질이다rdquo19) 덕들의 활동에 따라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궁극적인 삶의 목적 즉 최고선을 향해 이어가는 주체적인 자신의 이야기

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도덕적 자아는 이 이야기의 행위들과 경험들에

해 책임을 진다20) 이야기의 주체로서 lsquo나rsquo는 관계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활동해 온 반성적 삶의 주체이다 이러한 lsquo나rsquo는 타인의 이야기에도 함께

참여하고 질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야기 이야기에 한 이해가능성

그리고 책임가능성이 바로 삶 속에서 구현된 이야기의 통일성을 구성한다21)

반성은 궁극적 선을 향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성향들과 장애들을

극복하게 만드는 실천적 역할을 한다

이야기는 인간이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축적해 온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야기를 생성하고 얽히게 만드는 lsquo선rsquo은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도덕의 원천이

된다 테일러는 이러한 선을 lsquo구성적 선rsquo으로 분류하고 이것이 행위들 감정들

생활양식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삶의 선들로 이어진다고 본다 구성적 선이

도덕의 원천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곧

선한 인간이 되는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성적 선은 다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문화마다 또는 종교마다 언어적 명시화가 서로 다르게

전개되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명시화된 용어가 아니라 이 구성적

선을 향한 삶의 선들에 관한 역사적 서사이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서사가

18) 로빈슨 (2005) 조선우 역 (2015) pp 159-160

19)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282

20)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321

21)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87) p 322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5

사람들의 삶에 의미와 실체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역사적

서사는 명시화된 선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

들을 이러한 선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삶이 진행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선의 실현으로서의 역사적

맥락에서 관련되고 구현되는 것이다22)

우리가 서사에 참여하는 과정은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고 서사는

이러한 반응의 비판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망에서

이러한 인간 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선이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윤리적

존재이고 윤리적 삶은 서사와 역사를 갖는다 우리가 구성하는 삶은 바로

이러한 서사의 지평으로 확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반성을 통한 주체적 참여는

바로 정서의 교류를 가능하게 만드는 공감 때문이다

공감은 타인의 조건이나 정서 상태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유래하는

정서적 반응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이 경험한 정서를 내가 경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가령 내가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경험할 때 공감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공감은 리의 정서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23) 흄의 입장에서

보면 공감은 단순한 감정이라기보다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고 복합적인 반성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감정에 한 반성을 거친 일종의 정서이다24) 여기서

공감의 두 가지 측면을 볼 수 있다 우리의 감각기관에 해 상의 출현에

따른 일차적 공감과 반성에 의해 현상을 교정하면서 일관되고 확립된 판단에

이르게 되는 이차적 공감이다 바로 이차적 공감이 사회성을 부여한다 우리로

22)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pp 199-201

23) 추병완 (2016) p 7 및 Prinz (2010) p 532 Prinz는 공감과 동정심(sympathy)을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첫째 우리는 공감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지만 동정적인

기쁨을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동정심은 항상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동정

심은 일종의 다른 사람에 대한 느낌이라면 공감은 다른 사람의 정서가 원인이

되어 연결된 인과적 느낌이다 셋째 동정적 정서들은 우리가 동정심을 가는 사람

들이 경험했던 정서들과 같을 필요는 없다 Prinz (2010) p 532

24) 박종훈 (2015) p 245

6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부터 거리가 멀거나 가까운지에 따라 공감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사람들의 인격과 관련한 판단들에서 그러한 차이를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성을 갖는 이차적 공감이 감정의 소통이 되는 것이다25)

이처럼 이차적 공감이 없다면 즉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자 감정의

소통이 없다면 우리가 역사적 삶의 맥락에 실존적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류의 관계망에서 삶이 역사적 맥락을 갖는 이유는 그 삶의

지평이 바로 선을 향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우리가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도 삶의 지평에서 정서적 교류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해하

고 그들의 경험들을 동시에 경험하고 그래서 반성적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 말하자면 공감은 인간의 서사를 공유하고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우리

모두가 삶의 지평에 표출하고 있는 정서들의 교류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구성하고 공감하며 구성적 선을

실현하는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 자체가 모순적이지만 융복합

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을 본다면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

도 어려울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거처럼 정서기반으로 인간과 소통하는

다양한 형태의 케어로봇들이 화 상 자로서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것은

바로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 즉 로봇에 한 의인화 때문이다 이러한 단계에서

로봇은 화를 주도하는 인간을 인지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들에 따라

반응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공감이 아니라

이른바 인지된 감정 알고리즘에 따라 표현을 할 뿐이다 그렇지만 화 상 자

인 인간은 그 반응을 통해 이야기 사건 삶의 맥락을 반성할 수 있다 누군가를

함께 그리워할 수도 있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위안을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얼굴을 그 로 재현한다면(예컨 제미노이드의 일상적 사용)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 또는 그 자신과도 함께 지내며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25) 박종훈 (2015) pp 248-25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7

이러한 감정 반응과 교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화 참여자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어떤 자연적 상 물체 인형 등과 같은 반응이

전혀 없었던 사물에 해 자기 의미만을 부여했던 의인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인간은 로봇과 화를 하고 있고 로봇을 자신의 서사적 구조의

정상적인 파트너로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융복합적 기술의 발달은 로봇의 지위를 인격적 위치로 상승시킬

수 있다 이전까지 케어로봇의 전개가 단일한 프로그램으로 고정되고 이에

따라 작동하는 개별적인 로봇이었다면 인간과 유사한 학습과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케어로봇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감정의 알고리즘이 네트워크를 통해 저장된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이런 잠재적인 기능을 갖춘 상품화

된 로봇을 구입할 수 있다 앞서 보았던 페퍼 나오와 같은 인공지능형 휴머노이

드 로봇들이다 이제 생산자가 인간의 정서를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반응해

야 하는 지를 매우 구체적인 알고리즘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인간의 정서들의 교류와 공감의 과정은 디지털코드의 빅데이터로 저장되어

있고 로봇들은 이 데이터에 한 자율적 학습과 분석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감정 반응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분명히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으로 인해 디지털 부호화된 인간의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반성적 응이고 공감하는 과정으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바라보는 상은 인공적이지만 서로 반응하고

교환하는 서사와 공감은 인격적인 의인화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가 환자와 동등한 맥락에서 형성된 서사와 공감 능력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용 케어로봇이 가질 수 있는 서사와 공감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서사와 공감이다 기술적으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이해하고

반응하고 반성하며 응하게 만드는 공감은 인간의 감정과 느낌에 해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용하는 명령 또는 처방의 기능이다 이런 점에서

6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ldquo이세돌 vs 알파고rdquo의 결이 간단히 인간 기계의 바둑 승부로 그 의미를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이미 알려진 알파고의 확률 계산은 다음과 같다

1202 로 연결된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확률만

을 계산해서 응하였다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가 아닌 어느 누구라도 그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데이터의 수집 계산과 분석 모두 알파고가 갖는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영한다 그래서 이 경기는 게임 규칙 자체로만 본다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적어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뇌기능과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과 자료 분석 기능이 서로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의료분야에 활용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서 보았듯이 IBM의

왓슨은 방 한 양의 의학지식정보 세계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한 1천 500만 페이지의 정보를 통해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26)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인간의 인지적

판단을 위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매우 유익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기술과 로봇이 알고리즘에 따른 정보수집 및 분석 자기 학습과

판단의 자율성을 갖게 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나아가 인간에 의한

의인화가 강화된다면 우리는 의료용 케어로봇에 스스로 구속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에 이루어지는

서사의 재료들은 인간의 맥락에 있고 이를 공감하는 것은 환자가 빅데이터로

26)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

일 나아가 인공지능이 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장면을 그려보는 것도 가

능하다 알파고 대결 이후 국내의과대학 교수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3명

이 이른바 인공지능 의사 lsquo알파닥rsquo이 진료현장에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중 대다수가 2020년 이후로 보았다 알파닥의 활용이 유용한 진료영역(반대로 보

면 알파닥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진료영역)으로는 lsquo영상의학rsquo분야가 44로 가장

많았고 병리진단검사의학과 37에 달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진단의 기능은

강화되지만 환자의 직접적인 대면이 필요한 치료는 여전히 인간 의사의 판단 비

중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9

저장된 맥락에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Ⅴ 고통 의료용 케어로봇의 공감 알고리즘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에게 필요한 이유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삶의 변화와 급격한 기술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 도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환자의 인간 파트너로서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인간처럼 구성적 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 로봇은 적어도 환자들의 다양한 서사와 감정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디지털 코드로 저장된 지식정보의 거 한 창고에서

인간의 반응에 따라 최소한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만약 이 지배를 벗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자의식이 형성되고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감정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을

갖춘 의료용 케어로봇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거나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통합형 네트워

크의 지식정보기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환자에

맞는 특정 분야의 목적에 따라 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맞춤형 교류

반응을 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와

관련된 인의 삶의 지평들에 관한 데이터들을 스스로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응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이다

의료용 케어로봇의 직접적인 상과 목적은 좁게는 신체와 정신 모든

영역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살피는 것이고 넓게는 정서 교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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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quoDARPA 터치감각까지 느낄 수 있는 로봇 의수 개발rdquo 공감뉴스 (2015 0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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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quoAmputee Becomes First to Simultaneously Use Two APL Modular Prosthetic Limbsrdquo HUB (20141217) httphubjhuedu20141217amputee-makes-history (검색일 20161028)

ldquoMedical Robotrdquo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Medical_robot (검색일 2016 1027)

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7

2015년에 판매된 페퍼는 이러한 기본적인 구현을 넘어서 일상에서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른

페퍼들과 공유하면서 스스로 감정을 읽는 능력을 발달시키기 때문이다10)

인공지능의 머신러닝과 딥러닝 네트워크 기반의 무제한적인 지식정보의

교류가 로봇의 자기학습 능력을 향상시키고 자율성을 강화시키고 있다11)

이러한 기술진보는 정서기반 로봇의 적용을 융복합적으로 전개시키고 있다

인공지능형 로봇은 감시 관리 청소 헬스케어 친구의 목적으로 인간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12) 따라서 이러한 정서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은 의료용 케어로봇으로 활용될 때 인간과 소통하면서 사용

자의 역사적 삶의 한 과정을 차지할 수 있는 준자율적 판단과 반응을 할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을 통해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을 다음과 같이

[그림-1]로 활용할 수 있다

10) ldquo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rdquo 퍼퓰러사이언스

11) 최근 인공지능의 신경망 프로그래밍은 컴퓨터의 정보 처리속도의 급격한 발전을

통해 기계학습 자가발전을 이끌 수 있다 알파고와 이세돌 선수의 바둑 대결에서

도 보듯이 인공지능은 자기학습을 통해 이길 수 있는 만큼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한다 반면에 이러한 발전에는 lsquo모라벡의 역설rsquo이 존재한다 로봇이 인간보다

더 똑똑해질수록 인간이 물리적 세계에서 자연스럽게 하는 신체적 활동이 로봇에

게는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맥아피 (2014) 이한음

역 (2016) pp 43-44 및 김대식 (2016) pp 19-20 참조

12) 2015년 일본의 소프트뱅크사가 판매한 페퍼를 통해 우리는 이미 이러한 공존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그림-1]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

의료용 케어로봇은 제작 목적 사용 환자와의 관계에 따라 독특한 성질을

갖는다 첫째 융합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근본적으

로 인간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그래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어떤 형태와 기능을 하더라도 그 자체는 선의 실현이라는 도구적 지평을

결코 넘어설 수 없다 이런 점은 의료용 케어로봇 뿐만 아니라 향후 개발될

모든 로봇에게도 적용되어야 하는 근본적인 원칙이 되어야 한다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의 사용은 의사의 통제를 받아 의사를 신해서 처치를 수행하는

리인으로서 모습을 갖는다 이는 로봇의 사용 자체가 인간의 통제를 받아

주어진 명령을 수행하는 도덕적 리인의 역할을 보여준다 셋째 의료용

케어로봇은 단순한 처치가 아니라 환자 삶의 맥락을 정서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 이는 융복합적인 로봇공학의 적용이 우리 삶의 전반에 확 될수록

인공지능로봇과 인간의 관계는 점차 내면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네트워크 기반의 빅데이터 활용과 기계의 자기학습이 강화되면서 인공지능

형 케어로봇의 분야는 인간의 감정 표현과 상호 교류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미 로봇 페퍼의 경우처럼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인간의 감정을 수집 및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간과 감정 표현을 포함한 자율적 화가 가능하다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9

이런 모습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단순한 리자로서의 행위라기보다 자율적

인 인간 인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이런 맥락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준자율성(quasi-autonomy)13)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지식정보와 과학기술의 결합이 로봇공학에 접목되면

서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이 거의 인간화 수준으로 나아갈 전망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과학기술의 발달에 한 경계와 공포를

허물 수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미래 세 의 일상인 인간과 로봇의 공존이

성공적일 수 있는 지는 어쩌면 인간의 통제 범위를 넘어서는 인공지능형

로봇공학의 발달의 미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과 로봇의 공존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정서 기반 화형으로 확 보급될 때 오늘날과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들을 이끌 수도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의 본래적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가지 쟁점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이 치료하고 소통하는 환자와의 윤리실존적 관계에

관한 것이고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소통이 이끌어내는 삶의

맥락이 무엇에 기초하여 공감해야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13) 인공지능로봇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인공지능로봇은 자율

적인 존재가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로봇과 인간 사이에서 인간은 인

공지능로봇의 일정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엄

히 말해 인공지능로봇 자체로는 결코 자율적일 수 없지만 인간과의 관계망에서

는 인간이 받은 영향에 의해 자율성이 규정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로봇

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크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이는 인

간의 명령을 대신 수행하는 도구라는 점에서 조건적 자율성(conditioned autonomy)의 특

징을 갖는다 둘째 인간의 자율성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준자율적(quasi-autonomous)

이다 셋째 인간과의 관계에서는 관계 의존적이면서도 사실상 인간을 모방하는 유사

자율적(pseudo-autonomous)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구분의 가능성을 제시하

고 보다 자세한 논의는 향후 연구에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6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Ⅲ 의료용 케어로봇의 윤리실존적 쟁점

현재의 기술단계로 볼 때 본격적으로 전개될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정서를 인지하고 빅데이터로 저장된 인간의 기본 정서들을 비교학습한

후 해당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판단하여

환자와 화 또는 특정 행동을 취할 수 있고 이와 동시에 환자는 로봇에

반응하는( 화를 하거나 행동을 따라하는) 일상을 그려볼 수 있다 점차

컴퓨터의 정보처리 속도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의 반응 속도는

지금보다 더욱더 빨라질 것이고 케어로봇은 환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날수록 그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는 지능의 수준도 매우 높아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양상은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의사소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외형적으로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마치 인간과 인간이 서로 소통하는 것처럼 사람을 인식하고 사람의

눈을 따라 같이 움직이며 사람을 바라보며 말을 한다 이런 과정이 사람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이를 분석 및 처리하여 감정의 상태를 얼굴

표정 빛 제스처 등으로 표현한다 실시간 네트워크를 통해 기본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고 고령자의 케어활동을 권장하기 위해 체조와 같은 활동도

진행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의료용 케어로봇의 화 상 자인 인간은 상 자

가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로봇의 반응을

통해 치료를 받는다14) 케어로봇은 의사소통의 형식을 거치면서 환자의 일상

에서 함께 생활하기 시작하고 환자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고

이에 케어로봇이 반응하면서 이 둘 간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생성된다

여기서는 사람의 표정 음성 감정을 인식하고 응한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격적인 화 상 자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에 주목하고자

14)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1

한다 기술적으로 보면 인간이 표현하는 정서와 화 내용은 케어로봇에

축적되고 분석되며 나아가 즉각적인 반응으로 되돌아온다 그런데 인간은

로봇의 음성 눈 표현에 주목하고 화 상 자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리고 로봇 자체에 해서도 인격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2006년 단종되어 AS가 중단된 가정용 로봇 강아지 아이보

(AIBO)의 사용자들이 합동 장례식을 열었고 마치 인간의 장기기증처럼

아직 살아있는(작동하는) 다른 아이보의 수리를 위해 부품을 기증하기도

하였다15) 또한 페퍼에 내장된 의료용 케어로봇 프로그램이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아동에게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화를

계속 유도하는 경우 아동은 이에 반응한다16) 이러한 아동의 응은 페퍼의

화 요구를 이행하는 것으로 아동이 화 상 자로서 페퍼를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인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해 취했던 여러 반응 특히 감정적 반응에

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휴머노이드 로봇 lsquo나오rsquo는 노인들을 위한

체조 시간의 조교로 활동하면서 노인들과 화도 한다 페퍼의 경우에도

노인들의 체조 조교 치매 예방을 위한 활동 프로그램도 학습할 예정이다

이 로봇에 한 노인들의 감정 전달은 매우 솔직하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고 또한 외롭기 때문이다 감정을 표현하는 몸짓 표현 화를

통해 부분 혼자 사는 노인들은 자신의 파트너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케어로봇이 휴머노이드가 아니라 제미노이드(Geminoid

15) 「日서 소니 로봇강아지 lsquo아이보rsquo 장례식 열려」 985172중앙일보985173 2015년 3월 1일 한

편 이는 영적 삶에 대한 일본의 애니미즘(animism) 문화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사물의 정신이 그것의 소유자와 조화롭게 되고 동일시되며 그

래서 로봇의 소유자는 수년 동안 일상생활에서 로봇의 정신을 소유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이런 점은 로봇의 존재론적 의미를 사용자-소유자의 lsquo활용rsquo에 둔다는

점에서 로봇 활용을 위한 실천적이고 윤리적 기준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 Kitano (2012) p 80 p 82

16)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6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쌍둥이) 로봇이라면 상황은 매우 심각하거나 또는 매우 희망적일 수 있다

이 로봇은 실제 사람의 복사물이다 얼굴 표정 음성 피부 등 인간의 모습을

복사하듯이 그 로 구현된다 말 그 로 인공적인 쌍둥이가 등장한 것이고

굳이 생명의 법칙을 어기면서까지 인간 복제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17)

이는 환자가 자신의 화 상 자를 그 로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자의 맥락에서는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 의미 있는 삶을 지속시킬 수도

있지만 치료에서는 오히려 현실을 부정하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로봇공학이 발달할수록 의료용 케어로봇에서 등장할

수 있는 문제들 가운데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ldquo누가 환자를 치료보호하는가rdquo 이 질문은 아마도 다음의 문제로 전환된다

ldquo환자는 누구와 화하고 있는가rdquo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상태와 처지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프로그래밍으로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환자의

입장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에 의해 명명된 화의 파트너로 간주된다

최소침습적 도구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접목된 정서 기반 화형 로봇일수록

환자 자신의 케어로봇에 한 개입이 강화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환자는

케어로봇을 자신만의 일상에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간주하게 된다 따라서

치료용의 목적으로서 프로그램이 가동된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케어로봇을

소통의 인격적 파트너로 간주함으로써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소통의 관계망에 의미 있는 존재로서 실존하게 된다 엄 히 말해

케어로봇이 자율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케어로봇을 자신의

삶의 실제에 실존적으로 위치시킨다

17) 토요아키 니시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292-2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3

Ⅳ 의료용 케어로봇의 서사와 공감 가능성

의료용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실존적 지위를 갖지 못하고 동시에 어떤

독립적인 인격적 주체도 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특징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히 이 로봇을 활용하는 사용자 특히 환자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환자와 의료용 케어로봇의 관계에서 볼 때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윤리적으로 실존할 수 있다는 의미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인간(환자)와의 소통이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공통의 서사를 가질 수 있다 둘째 각 환자의 소통에 따라 신경망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 및 축적된 환자의 정서들이 일반화된 기본 정서들의

이해와 판단의 근거들로 활용될 수 있다

공통의 서사와 관련해서 보면 환자는 의료용 케어로봇을 통해 자신의

삶을 함께 영위한다 환자는 인간으로서 그 자신의 활동을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을 예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관계에서

자신을 확인하는 것이고 나아가 그 관계가 전제하고 있는 내재적 선을 구현하

는 활동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의 영역에서 자신은 서사의 주체로서

경험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로빈슨은 서사를 경험하는 것 경험이 일어날 때 그 경험에 해 반성하는

것 그리고 작품을 해석하는 것을 구분한다 우리가 작품이나 서사를 처음

경험할 때 본능적인 평가(난 이게 싫어 등)가 이루어지고 이러한 평가가

우리의 주의를 고정시키고 생리적 반응을 생성하며 그 다음에 사건에 한

인지적 평가가 이루어진다 서사에 한 우리의 경험을 반성할 때에는 우리의

이전 반응들에 한 인지적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반성을 통해 소설 속의 이전 사건들과 이후 사건들에 비추어 그

사건들을 이해했다고 생각되면 우리는 그 작품에 한 해석을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작품 경험에 한 반성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18) 이런 점에서

6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반성은 서사에 한 정서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것은 비판적이

고 실천적 삶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 가 된다

맥킨타이어에 따르면 ldquo덕은 하나의 습득한 인간의 성질로서 그것의

소유와 실천이 우리로 하여금 어떤 실천에 내재하고 있는 선들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주며 또 그것의 결여는 결과적으로 그러한 선들의 성취를 방해하

는 그러한 성질이다rdquo19) 덕들의 활동에 따라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궁극적인 삶의 목적 즉 최고선을 향해 이어가는 주체적인 자신의 이야기

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도덕적 자아는 이 이야기의 행위들과 경험들에

해 책임을 진다20) 이야기의 주체로서 lsquo나rsquo는 관계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활동해 온 반성적 삶의 주체이다 이러한 lsquo나rsquo는 타인의 이야기에도 함께

참여하고 질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야기 이야기에 한 이해가능성

그리고 책임가능성이 바로 삶 속에서 구현된 이야기의 통일성을 구성한다21)

반성은 궁극적 선을 향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성향들과 장애들을

극복하게 만드는 실천적 역할을 한다

이야기는 인간이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축적해 온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야기를 생성하고 얽히게 만드는 lsquo선rsquo은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도덕의 원천이

된다 테일러는 이러한 선을 lsquo구성적 선rsquo으로 분류하고 이것이 행위들 감정들

생활양식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삶의 선들로 이어진다고 본다 구성적 선이

도덕의 원천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곧

선한 인간이 되는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성적 선은 다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문화마다 또는 종교마다 언어적 명시화가 서로 다르게

전개되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명시화된 용어가 아니라 이 구성적

선을 향한 삶의 선들에 관한 역사적 서사이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서사가

18) 로빈슨 (2005) 조선우 역 (2015) pp 159-160

19)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282

20)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321

21)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87) p 322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5

사람들의 삶에 의미와 실체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역사적

서사는 명시화된 선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

들을 이러한 선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삶이 진행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선의 실현으로서의 역사적

맥락에서 관련되고 구현되는 것이다22)

우리가 서사에 참여하는 과정은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고 서사는

이러한 반응의 비판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망에서

이러한 인간 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선이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윤리적

존재이고 윤리적 삶은 서사와 역사를 갖는다 우리가 구성하는 삶은 바로

이러한 서사의 지평으로 확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반성을 통한 주체적 참여는

바로 정서의 교류를 가능하게 만드는 공감 때문이다

공감은 타인의 조건이나 정서 상태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유래하는

정서적 반응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이 경험한 정서를 내가 경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가령 내가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경험할 때 공감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공감은 리의 정서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23) 흄의 입장에서

보면 공감은 단순한 감정이라기보다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고 복합적인 반성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감정에 한 반성을 거친 일종의 정서이다24) 여기서

공감의 두 가지 측면을 볼 수 있다 우리의 감각기관에 해 상의 출현에

따른 일차적 공감과 반성에 의해 현상을 교정하면서 일관되고 확립된 판단에

이르게 되는 이차적 공감이다 바로 이차적 공감이 사회성을 부여한다 우리로

22)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pp 199-201

23) 추병완 (2016) p 7 및 Prinz (2010) p 532 Prinz는 공감과 동정심(sympathy)을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첫째 우리는 공감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지만 동정적인

기쁨을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동정심은 항상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동정

심은 일종의 다른 사람에 대한 느낌이라면 공감은 다른 사람의 정서가 원인이

되어 연결된 인과적 느낌이다 셋째 동정적 정서들은 우리가 동정심을 가는 사람

들이 경험했던 정서들과 같을 필요는 없다 Prinz (2010) p 532

24) 박종훈 (2015) p 245

6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부터 거리가 멀거나 가까운지에 따라 공감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사람들의 인격과 관련한 판단들에서 그러한 차이를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성을 갖는 이차적 공감이 감정의 소통이 되는 것이다25)

이처럼 이차적 공감이 없다면 즉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자 감정의

소통이 없다면 우리가 역사적 삶의 맥락에 실존적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류의 관계망에서 삶이 역사적 맥락을 갖는 이유는 그 삶의

지평이 바로 선을 향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우리가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도 삶의 지평에서 정서적 교류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해하

고 그들의 경험들을 동시에 경험하고 그래서 반성적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 말하자면 공감은 인간의 서사를 공유하고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우리

모두가 삶의 지평에 표출하고 있는 정서들의 교류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구성하고 공감하며 구성적 선을

실현하는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 자체가 모순적이지만 융복합

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을 본다면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

도 어려울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거처럼 정서기반으로 인간과 소통하는

다양한 형태의 케어로봇들이 화 상 자로서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것은

바로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 즉 로봇에 한 의인화 때문이다 이러한 단계에서

로봇은 화를 주도하는 인간을 인지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들에 따라

반응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공감이 아니라

이른바 인지된 감정 알고리즘에 따라 표현을 할 뿐이다 그렇지만 화 상 자

인 인간은 그 반응을 통해 이야기 사건 삶의 맥락을 반성할 수 있다 누군가를

함께 그리워할 수도 있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위안을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얼굴을 그 로 재현한다면(예컨 제미노이드의 일상적 사용)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 또는 그 자신과도 함께 지내며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25) 박종훈 (2015) pp 248-25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7

이러한 감정 반응과 교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화 참여자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어떤 자연적 상 물체 인형 등과 같은 반응이

전혀 없었던 사물에 해 자기 의미만을 부여했던 의인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인간은 로봇과 화를 하고 있고 로봇을 자신의 서사적 구조의

정상적인 파트너로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융복합적 기술의 발달은 로봇의 지위를 인격적 위치로 상승시킬

수 있다 이전까지 케어로봇의 전개가 단일한 프로그램으로 고정되고 이에

따라 작동하는 개별적인 로봇이었다면 인간과 유사한 학습과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케어로봇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감정의 알고리즘이 네트워크를 통해 저장된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이런 잠재적인 기능을 갖춘 상품화

된 로봇을 구입할 수 있다 앞서 보았던 페퍼 나오와 같은 인공지능형 휴머노이

드 로봇들이다 이제 생산자가 인간의 정서를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반응해

야 하는 지를 매우 구체적인 알고리즘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인간의 정서들의 교류와 공감의 과정은 디지털코드의 빅데이터로 저장되어

있고 로봇들은 이 데이터에 한 자율적 학습과 분석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감정 반응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분명히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으로 인해 디지털 부호화된 인간의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반성적 응이고 공감하는 과정으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바라보는 상은 인공적이지만 서로 반응하고

교환하는 서사와 공감은 인격적인 의인화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가 환자와 동등한 맥락에서 형성된 서사와 공감 능력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용 케어로봇이 가질 수 있는 서사와 공감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서사와 공감이다 기술적으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이해하고

반응하고 반성하며 응하게 만드는 공감은 인간의 감정과 느낌에 해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용하는 명령 또는 처방의 기능이다 이런 점에서

6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ldquo이세돌 vs 알파고rdquo의 결이 간단히 인간 기계의 바둑 승부로 그 의미를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이미 알려진 알파고의 확률 계산은 다음과 같다

1202 로 연결된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확률만

을 계산해서 응하였다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가 아닌 어느 누구라도 그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데이터의 수집 계산과 분석 모두 알파고가 갖는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영한다 그래서 이 경기는 게임 규칙 자체로만 본다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적어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뇌기능과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과 자료 분석 기능이 서로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의료분야에 활용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서 보았듯이 IBM의

왓슨은 방 한 양의 의학지식정보 세계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한 1천 500만 페이지의 정보를 통해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26)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인간의 인지적

판단을 위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매우 유익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기술과 로봇이 알고리즘에 따른 정보수집 및 분석 자기 학습과

판단의 자율성을 갖게 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나아가 인간에 의한

의인화가 강화된다면 우리는 의료용 케어로봇에 스스로 구속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에 이루어지는

서사의 재료들은 인간의 맥락에 있고 이를 공감하는 것은 환자가 빅데이터로

26)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

일 나아가 인공지능이 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장면을 그려보는 것도 가

능하다 알파고 대결 이후 국내의과대학 교수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3명

이 이른바 인공지능 의사 lsquo알파닥rsquo이 진료현장에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중 대다수가 2020년 이후로 보았다 알파닥의 활용이 유용한 진료영역(반대로 보

면 알파닥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진료영역)으로는 lsquo영상의학rsquo분야가 44로 가장

많았고 병리진단검사의학과 37에 달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진단의 기능은

강화되지만 환자의 직접적인 대면이 필요한 치료는 여전히 인간 의사의 판단 비

중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9

저장된 맥락에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Ⅴ 고통 의료용 케어로봇의 공감 알고리즘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에게 필요한 이유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삶의 변화와 급격한 기술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 도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환자의 인간 파트너로서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인간처럼 구성적 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 로봇은 적어도 환자들의 다양한 서사와 감정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디지털 코드로 저장된 지식정보의 거 한 창고에서

인간의 반응에 따라 최소한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만약 이 지배를 벗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자의식이 형성되고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감정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을

갖춘 의료용 케어로봇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거나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통합형 네트워

크의 지식정보기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환자에

맞는 특정 분야의 목적에 따라 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맞춤형 교류

반응을 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와

관련된 인의 삶의 지평들에 관한 데이터들을 스스로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응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이다

의료용 케어로봇의 직접적인 상과 목적은 좁게는 신체와 정신 모든

영역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살피는 것이고 넓게는 정서 교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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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5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그림-1]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

의료용 케어로봇은 제작 목적 사용 환자와의 관계에 따라 독특한 성질을

갖는다 첫째 융합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근본적으

로 인간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그래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어떤 형태와 기능을 하더라도 그 자체는 선의 실현이라는 도구적 지평을

결코 넘어설 수 없다 이런 점은 의료용 케어로봇 뿐만 아니라 향후 개발될

모든 로봇에게도 적용되어야 하는 근본적인 원칙이 되어야 한다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의 사용은 의사의 통제를 받아 의사를 신해서 처치를 수행하는

리인으로서 모습을 갖는다 이는 로봇의 사용 자체가 인간의 통제를 받아

주어진 명령을 수행하는 도덕적 리인의 역할을 보여준다 셋째 의료용

케어로봇은 단순한 처치가 아니라 환자 삶의 맥락을 정서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 이는 융복합적인 로봇공학의 적용이 우리 삶의 전반에 확 될수록

인공지능로봇과 인간의 관계는 점차 내면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네트워크 기반의 빅데이터 활용과 기계의 자기학습이 강화되면서 인공지능

형 케어로봇의 분야는 인간의 감정 표현과 상호 교류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미 로봇 페퍼의 경우처럼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인간의 감정을 수집 및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간과 감정 표현을 포함한 자율적 화가 가능하다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9

이런 모습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단순한 리자로서의 행위라기보다 자율적

인 인간 인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이런 맥락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준자율성(quasi-autonomy)13)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지식정보와 과학기술의 결합이 로봇공학에 접목되면

서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이 거의 인간화 수준으로 나아갈 전망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과학기술의 발달에 한 경계와 공포를

허물 수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미래 세 의 일상인 인간과 로봇의 공존이

성공적일 수 있는 지는 어쩌면 인간의 통제 범위를 넘어서는 인공지능형

로봇공학의 발달의 미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과 로봇의 공존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정서 기반 화형으로 확 보급될 때 오늘날과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들을 이끌 수도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의 본래적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가지 쟁점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이 치료하고 소통하는 환자와의 윤리실존적 관계에

관한 것이고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소통이 이끌어내는 삶의

맥락이 무엇에 기초하여 공감해야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13) 인공지능로봇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인공지능로봇은 자율

적인 존재가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로봇과 인간 사이에서 인간은 인

공지능로봇의 일정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엄

히 말해 인공지능로봇 자체로는 결코 자율적일 수 없지만 인간과의 관계망에서

는 인간이 받은 영향에 의해 자율성이 규정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로봇

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크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이는 인

간의 명령을 대신 수행하는 도구라는 점에서 조건적 자율성(conditioned autonomy)의 특

징을 갖는다 둘째 인간의 자율성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준자율적(quasi-autonomous)

이다 셋째 인간과의 관계에서는 관계 의존적이면서도 사실상 인간을 모방하는 유사

자율적(pseudo-autonomous)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구분의 가능성을 제시하

고 보다 자세한 논의는 향후 연구에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6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Ⅲ 의료용 케어로봇의 윤리실존적 쟁점

현재의 기술단계로 볼 때 본격적으로 전개될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정서를 인지하고 빅데이터로 저장된 인간의 기본 정서들을 비교학습한

후 해당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판단하여

환자와 화 또는 특정 행동을 취할 수 있고 이와 동시에 환자는 로봇에

반응하는( 화를 하거나 행동을 따라하는) 일상을 그려볼 수 있다 점차

컴퓨터의 정보처리 속도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의 반응 속도는

지금보다 더욱더 빨라질 것이고 케어로봇은 환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날수록 그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는 지능의 수준도 매우 높아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양상은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의사소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외형적으로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마치 인간과 인간이 서로 소통하는 것처럼 사람을 인식하고 사람의

눈을 따라 같이 움직이며 사람을 바라보며 말을 한다 이런 과정이 사람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이를 분석 및 처리하여 감정의 상태를 얼굴

표정 빛 제스처 등으로 표현한다 실시간 네트워크를 통해 기본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고 고령자의 케어활동을 권장하기 위해 체조와 같은 활동도

진행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의료용 케어로봇의 화 상 자인 인간은 상 자

가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로봇의 반응을

통해 치료를 받는다14) 케어로봇은 의사소통의 형식을 거치면서 환자의 일상

에서 함께 생활하기 시작하고 환자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고

이에 케어로봇이 반응하면서 이 둘 간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생성된다

여기서는 사람의 표정 음성 감정을 인식하고 응한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격적인 화 상 자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에 주목하고자

14)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1

한다 기술적으로 보면 인간이 표현하는 정서와 화 내용은 케어로봇에

축적되고 분석되며 나아가 즉각적인 반응으로 되돌아온다 그런데 인간은

로봇의 음성 눈 표현에 주목하고 화 상 자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리고 로봇 자체에 해서도 인격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2006년 단종되어 AS가 중단된 가정용 로봇 강아지 아이보

(AIBO)의 사용자들이 합동 장례식을 열었고 마치 인간의 장기기증처럼

아직 살아있는(작동하는) 다른 아이보의 수리를 위해 부품을 기증하기도

하였다15) 또한 페퍼에 내장된 의료용 케어로봇 프로그램이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아동에게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화를

계속 유도하는 경우 아동은 이에 반응한다16) 이러한 아동의 응은 페퍼의

화 요구를 이행하는 것으로 아동이 화 상 자로서 페퍼를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인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해 취했던 여러 반응 특히 감정적 반응에

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휴머노이드 로봇 lsquo나오rsquo는 노인들을 위한

체조 시간의 조교로 활동하면서 노인들과 화도 한다 페퍼의 경우에도

노인들의 체조 조교 치매 예방을 위한 활동 프로그램도 학습할 예정이다

이 로봇에 한 노인들의 감정 전달은 매우 솔직하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고 또한 외롭기 때문이다 감정을 표현하는 몸짓 표현 화를

통해 부분 혼자 사는 노인들은 자신의 파트너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케어로봇이 휴머노이드가 아니라 제미노이드(Geminoid

15) 「日서 소니 로봇강아지 lsquo아이보rsquo 장례식 열려」 985172중앙일보985173 2015년 3월 1일 한

편 이는 영적 삶에 대한 일본의 애니미즘(animism) 문화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사물의 정신이 그것의 소유자와 조화롭게 되고 동일시되며 그

래서 로봇의 소유자는 수년 동안 일상생활에서 로봇의 정신을 소유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이런 점은 로봇의 존재론적 의미를 사용자-소유자의 lsquo활용rsquo에 둔다는

점에서 로봇 활용을 위한 실천적이고 윤리적 기준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 Kitano (2012) p 80 p 82

16)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6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쌍둥이) 로봇이라면 상황은 매우 심각하거나 또는 매우 희망적일 수 있다

이 로봇은 실제 사람의 복사물이다 얼굴 표정 음성 피부 등 인간의 모습을

복사하듯이 그 로 구현된다 말 그 로 인공적인 쌍둥이가 등장한 것이고

굳이 생명의 법칙을 어기면서까지 인간 복제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17)

이는 환자가 자신의 화 상 자를 그 로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자의 맥락에서는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 의미 있는 삶을 지속시킬 수도

있지만 치료에서는 오히려 현실을 부정하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로봇공학이 발달할수록 의료용 케어로봇에서 등장할

수 있는 문제들 가운데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ldquo누가 환자를 치료보호하는가rdquo 이 질문은 아마도 다음의 문제로 전환된다

ldquo환자는 누구와 화하고 있는가rdquo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상태와 처지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프로그래밍으로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환자의

입장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에 의해 명명된 화의 파트너로 간주된다

최소침습적 도구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접목된 정서 기반 화형 로봇일수록

환자 자신의 케어로봇에 한 개입이 강화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환자는

케어로봇을 자신만의 일상에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간주하게 된다 따라서

치료용의 목적으로서 프로그램이 가동된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케어로봇을

소통의 인격적 파트너로 간주함으로써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소통의 관계망에 의미 있는 존재로서 실존하게 된다 엄 히 말해

케어로봇이 자율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케어로봇을 자신의

삶의 실제에 실존적으로 위치시킨다

17) 토요아키 니시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292-2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3

Ⅳ 의료용 케어로봇의 서사와 공감 가능성

의료용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실존적 지위를 갖지 못하고 동시에 어떤

독립적인 인격적 주체도 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특징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히 이 로봇을 활용하는 사용자 특히 환자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환자와 의료용 케어로봇의 관계에서 볼 때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윤리적으로 실존할 수 있다는 의미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인간(환자)와의 소통이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공통의 서사를 가질 수 있다 둘째 각 환자의 소통에 따라 신경망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 및 축적된 환자의 정서들이 일반화된 기본 정서들의

이해와 판단의 근거들로 활용될 수 있다

공통의 서사와 관련해서 보면 환자는 의료용 케어로봇을 통해 자신의

삶을 함께 영위한다 환자는 인간으로서 그 자신의 활동을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을 예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관계에서

자신을 확인하는 것이고 나아가 그 관계가 전제하고 있는 내재적 선을 구현하

는 활동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의 영역에서 자신은 서사의 주체로서

경험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로빈슨은 서사를 경험하는 것 경험이 일어날 때 그 경험에 해 반성하는

것 그리고 작품을 해석하는 것을 구분한다 우리가 작품이나 서사를 처음

경험할 때 본능적인 평가(난 이게 싫어 등)가 이루어지고 이러한 평가가

우리의 주의를 고정시키고 생리적 반응을 생성하며 그 다음에 사건에 한

인지적 평가가 이루어진다 서사에 한 우리의 경험을 반성할 때에는 우리의

이전 반응들에 한 인지적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반성을 통해 소설 속의 이전 사건들과 이후 사건들에 비추어 그

사건들을 이해했다고 생각되면 우리는 그 작품에 한 해석을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작품 경험에 한 반성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18) 이런 점에서

6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반성은 서사에 한 정서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것은 비판적이

고 실천적 삶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 가 된다

맥킨타이어에 따르면 ldquo덕은 하나의 습득한 인간의 성질로서 그것의

소유와 실천이 우리로 하여금 어떤 실천에 내재하고 있는 선들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주며 또 그것의 결여는 결과적으로 그러한 선들의 성취를 방해하

는 그러한 성질이다rdquo19) 덕들의 활동에 따라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궁극적인 삶의 목적 즉 최고선을 향해 이어가는 주체적인 자신의 이야기

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도덕적 자아는 이 이야기의 행위들과 경험들에

해 책임을 진다20) 이야기의 주체로서 lsquo나rsquo는 관계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활동해 온 반성적 삶의 주체이다 이러한 lsquo나rsquo는 타인의 이야기에도 함께

참여하고 질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야기 이야기에 한 이해가능성

그리고 책임가능성이 바로 삶 속에서 구현된 이야기의 통일성을 구성한다21)

반성은 궁극적 선을 향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성향들과 장애들을

극복하게 만드는 실천적 역할을 한다

이야기는 인간이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축적해 온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야기를 생성하고 얽히게 만드는 lsquo선rsquo은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도덕의 원천이

된다 테일러는 이러한 선을 lsquo구성적 선rsquo으로 분류하고 이것이 행위들 감정들

생활양식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삶의 선들로 이어진다고 본다 구성적 선이

도덕의 원천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곧

선한 인간이 되는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성적 선은 다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문화마다 또는 종교마다 언어적 명시화가 서로 다르게

전개되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명시화된 용어가 아니라 이 구성적

선을 향한 삶의 선들에 관한 역사적 서사이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서사가

18) 로빈슨 (2005) 조선우 역 (2015) pp 159-160

19)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282

20)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321

21)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87) p 322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5

사람들의 삶에 의미와 실체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역사적

서사는 명시화된 선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

들을 이러한 선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삶이 진행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선의 실현으로서의 역사적

맥락에서 관련되고 구현되는 것이다22)

우리가 서사에 참여하는 과정은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고 서사는

이러한 반응의 비판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망에서

이러한 인간 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선이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윤리적

존재이고 윤리적 삶은 서사와 역사를 갖는다 우리가 구성하는 삶은 바로

이러한 서사의 지평으로 확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반성을 통한 주체적 참여는

바로 정서의 교류를 가능하게 만드는 공감 때문이다

공감은 타인의 조건이나 정서 상태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유래하는

정서적 반응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이 경험한 정서를 내가 경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가령 내가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경험할 때 공감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공감은 리의 정서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23) 흄의 입장에서

보면 공감은 단순한 감정이라기보다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고 복합적인 반성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감정에 한 반성을 거친 일종의 정서이다24) 여기서

공감의 두 가지 측면을 볼 수 있다 우리의 감각기관에 해 상의 출현에

따른 일차적 공감과 반성에 의해 현상을 교정하면서 일관되고 확립된 판단에

이르게 되는 이차적 공감이다 바로 이차적 공감이 사회성을 부여한다 우리로

22)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pp 199-201

23) 추병완 (2016) p 7 및 Prinz (2010) p 532 Prinz는 공감과 동정심(sympathy)을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첫째 우리는 공감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지만 동정적인

기쁨을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동정심은 항상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동정

심은 일종의 다른 사람에 대한 느낌이라면 공감은 다른 사람의 정서가 원인이

되어 연결된 인과적 느낌이다 셋째 동정적 정서들은 우리가 동정심을 가는 사람

들이 경험했던 정서들과 같을 필요는 없다 Prinz (2010) p 532

24) 박종훈 (2015) p 245

6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부터 거리가 멀거나 가까운지에 따라 공감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사람들의 인격과 관련한 판단들에서 그러한 차이를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성을 갖는 이차적 공감이 감정의 소통이 되는 것이다25)

이처럼 이차적 공감이 없다면 즉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자 감정의

소통이 없다면 우리가 역사적 삶의 맥락에 실존적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류의 관계망에서 삶이 역사적 맥락을 갖는 이유는 그 삶의

지평이 바로 선을 향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우리가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도 삶의 지평에서 정서적 교류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해하

고 그들의 경험들을 동시에 경험하고 그래서 반성적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 말하자면 공감은 인간의 서사를 공유하고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우리

모두가 삶의 지평에 표출하고 있는 정서들의 교류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구성하고 공감하며 구성적 선을

실현하는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 자체가 모순적이지만 융복합

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을 본다면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

도 어려울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거처럼 정서기반으로 인간과 소통하는

다양한 형태의 케어로봇들이 화 상 자로서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것은

바로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 즉 로봇에 한 의인화 때문이다 이러한 단계에서

로봇은 화를 주도하는 인간을 인지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들에 따라

반응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공감이 아니라

이른바 인지된 감정 알고리즘에 따라 표현을 할 뿐이다 그렇지만 화 상 자

인 인간은 그 반응을 통해 이야기 사건 삶의 맥락을 반성할 수 있다 누군가를

함께 그리워할 수도 있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위안을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얼굴을 그 로 재현한다면(예컨 제미노이드의 일상적 사용)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 또는 그 자신과도 함께 지내며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25) 박종훈 (2015) pp 248-25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7

이러한 감정 반응과 교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화 참여자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어떤 자연적 상 물체 인형 등과 같은 반응이

전혀 없었던 사물에 해 자기 의미만을 부여했던 의인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인간은 로봇과 화를 하고 있고 로봇을 자신의 서사적 구조의

정상적인 파트너로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융복합적 기술의 발달은 로봇의 지위를 인격적 위치로 상승시킬

수 있다 이전까지 케어로봇의 전개가 단일한 프로그램으로 고정되고 이에

따라 작동하는 개별적인 로봇이었다면 인간과 유사한 학습과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케어로봇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감정의 알고리즘이 네트워크를 통해 저장된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이런 잠재적인 기능을 갖춘 상품화

된 로봇을 구입할 수 있다 앞서 보았던 페퍼 나오와 같은 인공지능형 휴머노이

드 로봇들이다 이제 생산자가 인간의 정서를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반응해

야 하는 지를 매우 구체적인 알고리즘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인간의 정서들의 교류와 공감의 과정은 디지털코드의 빅데이터로 저장되어

있고 로봇들은 이 데이터에 한 자율적 학습과 분석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감정 반응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분명히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으로 인해 디지털 부호화된 인간의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반성적 응이고 공감하는 과정으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바라보는 상은 인공적이지만 서로 반응하고

교환하는 서사와 공감은 인격적인 의인화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가 환자와 동등한 맥락에서 형성된 서사와 공감 능력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용 케어로봇이 가질 수 있는 서사와 공감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서사와 공감이다 기술적으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이해하고

반응하고 반성하며 응하게 만드는 공감은 인간의 감정과 느낌에 해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용하는 명령 또는 처방의 기능이다 이런 점에서

6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ldquo이세돌 vs 알파고rdquo의 결이 간단히 인간 기계의 바둑 승부로 그 의미를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이미 알려진 알파고의 확률 계산은 다음과 같다

1202 로 연결된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확률만

을 계산해서 응하였다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가 아닌 어느 누구라도 그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데이터의 수집 계산과 분석 모두 알파고가 갖는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영한다 그래서 이 경기는 게임 규칙 자체로만 본다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적어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뇌기능과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과 자료 분석 기능이 서로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의료분야에 활용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서 보았듯이 IBM의

왓슨은 방 한 양의 의학지식정보 세계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한 1천 500만 페이지의 정보를 통해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26)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인간의 인지적

판단을 위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매우 유익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기술과 로봇이 알고리즘에 따른 정보수집 및 분석 자기 학습과

판단의 자율성을 갖게 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나아가 인간에 의한

의인화가 강화된다면 우리는 의료용 케어로봇에 스스로 구속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에 이루어지는

서사의 재료들은 인간의 맥락에 있고 이를 공감하는 것은 환자가 빅데이터로

26)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

일 나아가 인공지능이 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장면을 그려보는 것도 가

능하다 알파고 대결 이후 국내의과대학 교수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3명

이 이른바 인공지능 의사 lsquo알파닥rsquo이 진료현장에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중 대다수가 2020년 이후로 보았다 알파닥의 활용이 유용한 진료영역(반대로 보

면 알파닥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진료영역)으로는 lsquo영상의학rsquo분야가 44로 가장

많았고 병리진단검사의학과 37에 달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진단의 기능은

강화되지만 환자의 직접적인 대면이 필요한 치료는 여전히 인간 의사의 판단 비

중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9

저장된 맥락에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Ⅴ 고통 의료용 케어로봇의 공감 알고리즘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에게 필요한 이유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삶의 변화와 급격한 기술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 도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환자의 인간 파트너로서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인간처럼 구성적 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 로봇은 적어도 환자들의 다양한 서사와 감정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디지털 코드로 저장된 지식정보의 거 한 창고에서

인간의 반응에 따라 최소한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만약 이 지배를 벗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자의식이 형성되고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감정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을

갖춘 의료용 케어로봇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거나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통합형 네트워

크의 지식정보기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환자에

맞는 특정 분야의 목적에 따라 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맞춤형 교류

반응을 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와

관련된 인의 삶의 지평들에 관한 데이터들을 스스로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응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이다

의료용 케어로봇의 직접적인 상과 목적은 좁게는 신체와 정신 모든

영역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살피는 것이고 넓게는 정서 교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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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59

이런 모습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단순한 리자로서의 행위라기보다 자율적

인 인간 인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이런 맥락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준자율성(quasi-autonomy)13)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지식정보와 과학기술의 결합이 로봇공학에 접목되면

서 의료용 케어로봇의 존재론적 특징이 거의 인간화 수준으로 나아갈 전망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과학기술의 발달에 한 경계와 공포를

허물 수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미래 세 의 일상인 인간과 로봇의 공존이

성공적일 수 있는 지는 어쩌면 인간의 통제 범위를 넘어서는 인공지능형

로봇공학의 발달의 미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과 로봇의 공존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정서 기반 화형으로 확 보급될 때 오늘날과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들을 이끌 수도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의 본래적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가지 쟁점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이 치료하고 소통하는 환자와의 윤리실존적 관계에

관한 것이고 둘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소통이 이끌어내는 삶의

맥락이 무엇에 기초하여 공감해야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13) 인공지능로봇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인공지능로봇은 자율

적인 존재가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로봇과 인간 사이에서 인간은 인

공지능로봇의 일정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엄

히 말해 인공지능로봇 자체로는 결코 자율적일 수 없지만 인간과의 관계망에서

는 인간이 받은 영향에 의해 자율성이 규정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로봇

의 자율성에 관해서는 크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이는 인

간의 명령을 대신 수행하는 도구라는 점에서 조건적 자율성(conditioned autonomy)의 특

징을 갖는다 둘째 인간의 자율성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준자율적(quasi-autonomous)

이다 셋째 인간과의 관계에서는 관계 의존적이면서도 사실상 인간을 모방하는 유사

자율적(pseudo-autonomous)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구분의 가능성을 제시하

고 보다 자세한 논의는 향후 연구에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6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Ⅲ 의료용 케어로봇의 윤리실존적 쟁점

현재의 기술단계로 볼 때 본격적으로 전개될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정서를 인지하고 빅데이터로 저장된 인간의 기본 정서들을 비교학습한

후 해당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판단하여

환자와 화 또는 특정 행동을 취할 수 있고 이와 동시에 환자는 로봇에

반응하는( 화를 하거나 행동을 따라하는) 일상을 그려볼 수 있다 점차

컴퓨터의 정보처리 속도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의 반응 속도는

지금보다 더욱더 빨라질 것이고 케어로봇은 환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날수록 그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는 지능의 수준도 매우 높아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양상은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의사소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외형적으로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마치 인간과 인간이 서로 소통하는 것처럼 사람을 인식하고 사람의

눈을 따라 같이 움직이며 사람을 바라보며 말을 한다 이런 과정이 사람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이를 분석 및 처리하여 감정의 상태를 얼굴

표정 빛 제스처 등으로 표현한다 실시간 네트워크를 통해 기본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고 고령자의 케어활동을 권장하기 위해 체조와 같은 활동도

진행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의료용 케어로봇의 화 상 자인 인간은 상 자

가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로봇의 반응을

통해 치료를 받는다14) 케어로봇은 의사소통의 형식을 거치면서 환자의 일상

에서 함께 생활하기 시작하고 환자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고

이에 케어로봇이 반응하면서 이 둘 간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생성된다

여기서는 사람의 표정 음성 감정을 인식하고 응한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격적인 화 상 자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에 주목하고자

14)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1

한다 기술적으로 보면 인간이 표현하는 정서와 화 내용은 케어로봇에

축적되고 분석되며 나아가 즉각적인 반응으로 되돌아온다 그런데 인간은

로봇의 음성 눈 표현에 주목하고 화 상 자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리고 로봇 자체에 해서도 인격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2006년 단종되어 AS가 중단된 가정용 로봇 강아지 아이보

(AIBO)의 사용자들이 합동 장례식을 열었고 마치 인간의 장기기증처럼

아직 살아있는(작동하는) 다른 아이보의 수리를 위해 부품을 기증하기도

하였다15) 또한 페퍼에 내장된 의료용 케어로봇 프로그램이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아동에게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화를

계속 유도하는 경우 아동은 이에 반응한다16) 이러한 아동의 응은 페퍼의

화 요구를 이행하는 것으로 아동이 화 상 자로서 페퍼를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인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해 취했던 여러 반응 특히 감정적 반응에

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휴머노이드 로봇 lsquo나오rsquo는 노인들을 위한

체조 시간의 조교로 활동하면서 노인들과 화도 한다 페퍼의 경우에도

노인들의 체조 조교 치매 예방을 위한 활동 프로그램도 학습할 예정이다

이 로봇에 한 노인들의 감정 전달은 매우 솔직하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고 또한 외롭기 때문이다 감정을 표현하는 몸짓 표현 화를

통해 부분 혼자 사는 노인들은 자신의 파트너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케어로봇이 휴머노이드가 아니라 제미노이드(Geminoid

15) 「日서 소니 로봇강아지 lsquo아이보rsquo 장례식 열려」 985172중앙일보985173 2015년 3월 1일 한

편 이는 영적 삶에 대한 일본의 애니미즘(animism) 문화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사물의 정신이 그것의 소유자와 조화롭게 되고 동일시되며 그

래서 로봇의 소유자는 수년 동안 일상생활에서 로봇의 정신을 소유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이런 점은 로봇의 존재론적 의미를 사용자-소유자의 lsquo활용rsquo에 둔다는

점에서 로봇 활용을 위한 실천적이고 윤리적 기준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 Kitano (2012) p 80 p 82

16)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6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쌍둥이) 로봇이라면 상황은 매우 심각하거나 또는 매우 희망적일 수 있다

이 로봇은 실제 사람의 복사물이다 얼굴 표정 음성 피부 등 인간의 모습을

복사하듯이 그 로 구현된다 말 그 로 인공적인 쌍둥이가 등장한 것이고

굳이 생명의 법칙을 어기면서까지 인간 복제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17)

이는 환자가 자신의 화 상 자를 그 로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자의 맥락에서는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 의미 있는 삶을 지속시킬 수도

있지만 치료에서는 오히려 현실을 부정하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로봇공학이 발달할수록 의료용 케어로봇에서 등장할

수 있는 문제들 가운데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ldquo누가 환자를 치료보호하는가rdquo 이 질문은 아마도 다음의 문제로 전환된다

ldquo환자는 누구와 화하고 있는가rdquo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상태와 처지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프로그래밍으로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환자의

입장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에 의해 명명된 화의 파트너로 간주된다

최소침습적 도구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접목된 정서 기반 화형 로봇일수록

환자 자신의 케어로봇에 한 개입이 강화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환자는

케어로봇을 자신만의 일상에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간주하게 된다 따라서

치료용의 목적으로서 프로그램이 가동된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케어로봇을

소통의 인격적 파트너로 간주함으로써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소통의 관계망에 의미 있는 존재로서 실존하게 된다 엄 히 말해

케어로봇이 자율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케어로봇을 자신의

삶의 실제에 실존적으로 위치시킨다

17) 토요아키 니시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292-2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3

Ⅳ 의료용 케어로봇의 서사와 공감 가능성

의료용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실존적 지위를 갖지 못하고 동시에 어떤

독립적인 인격적 주체도 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특징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히 이 로봇을 활용하는 사용자 특히 환자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환자와 의료용 케어로봇의 관계에서 볼 때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윤리적으로 실존할 수 있다는 의미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인간(환자)와의 소통이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공통의 서사를 가질 수 있다 둘째 각 환자의 소통에 따라 신경망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 및 축적된 환자의 정서들이 일반화된 기본 정서들의

이해와 판단의 근거들로 활용될 수 있다

공통의 서사와 관련해서 보면 환자는 의료용 케어로봇을 통해 자신의

삶을 함께 영위한다 환자는 인간으로서 그 자신의 활동을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을 예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관계에서

자신을 확인하는 것이고 나아가 그 관계가 전제하고 있는 내재적 선을 구현하

는 활동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의 영역에서 자신은 서사의 주체로서

경험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로빈슨은 서사를 경험하는 것 경험이 일어날 때 그 경험에 해 반성하는

것 그리고 작품을 해석하는 것을 구분한다 우리가 작품이나 서사를 처음

경험할 때 본능적인 평가(난 이게 싫어 등)가 이루어지고 이러한 평가가

우리의 주의를 고정시키고 생리적 반응을 생성하며 그 다음에 사건에 한

인지적 평가가 이루어진다 서사에 한 우리의 경험을 반성할 때에는 우리의

이전 반응들에 한 인지적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반성을 통해 소설 속의 이전 사건들과 이후 사건들에 비추어 그

사건들을 이해했다고 생각되면 우리는 그 작품에 한 해석을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작품 경험에 한 반성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18) 이런 점에서

6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반성은 서사에 한 정서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것은 비판적이

고 실천적 삶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 가 된다

맥킨타이어에 따르면 ldquo덕은 하나의 습득한 인간의 성질로서 그것의

소유와 실천이 우리로 하여금 어떤 실천에 내재하고 있는 선들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주며 또 그것의 결여는 결과적으로 그러한 선들의 성취를 방해하

는 그러한 성질이다rdquo19) 덕들의 활동에 따라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궁극적인 삶의 목적 즉 최고선을 향해 이어가는 주체적인 자신의 이야기

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도덕적 자아는 이 이야기의 행위들과 경험들에

해 책임을 진다20) 이야기의 주체로서 lsquo나rsquo는 관계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활동해 온 반성적 삶의 주체이다 이러한 lsquo나rsquo는 타인의 이야기에도 함께

참여하고 질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야기 이야기에 한 이해가능성

그리고 책임가능성이 바로 삶 속에서 구현된 이야기의 통일성을 구성한다21)

반성은 궁극적 선을 향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성향들과 장애들을

극복하게 만드는 실천적 역할을 한다

이야기는 인간이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축적해 온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야기를 생성하고 얽히게 만드는 lsquo선rsquo은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도덕의 원천이

된다 테일러는 이러한 선을 lsquo구성적 선rsquo으로 분류하고 이것이 행위들 감정들

생활양식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삶의 선들로 이어진다고 본다 구성적 선이

도덕의 원천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곧

선한 인간이 되는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성적 선은 다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문화마다 또는 종교마다 언어적 명시화가 서로 다르게

전개되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명시화된 용어가 아니라 이 구성적

선을 향한 삶의 선들에 관한 역사적 서사이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서사가

18) 로빈슨 (2005) 조선우 역 (2015) pp 159-160

19)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282

20)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321

21)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87) p 322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5

사람들의 삶에 의미와 실체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역사적

서사는 명시화된 선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

들을 이러한 선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삶이 진행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선의 실현으로서의 역사적

맥락에서 관련되고 구현되는 것이다22)

우리가 서사에 참여하는 과정은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고 서사는

이러한 반응의 비판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망에서

이러한 인간 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선이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윤리적

존재이고 윤리적 삶은 서사와 역사를 갖는다 우리가 구성하는 삶은 바로

이러한 서사의 지평으로 확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반성을 통한 주체적 참여는

바로 정서의 교류를 가능하게 만드는 공감 때문이다

공감은 타인의 조건이나 정서 상태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유래하는

정서적 반응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이 경험한 정서를 내가 경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가령 내가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경험할 때 공감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공감은 리의 정서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23) 흄의 입장에서

보면 공감은 단순한 감정이라기보다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고 복합적인 반성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감정에 한 반성을 거친 일종의 정서이다24) 여기서

공감의 두 가지 측면을 볼 수 있다 우리의 감각기관에 해 상의 출현에

따른 일차적 공감과 반성에 의해 현상을 교정하면서 일관되고 확립된 판단에

이르게 되는 이차적 공감이다 바로 이차적 공감이 사회성을 부여한다 우리로

22)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pp 199-201

23) 추병완 (2016) p 7 및 Prinz (2010) p 532 Prinz는 공감과 동정심(sympathy)을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첫째 우리는 공감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지만 동정적인

기쁨을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동정심은 항상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동정

심은 일종의 다른 사람에 대한 느낌이라면 공감은 다른 사람의 정서가 원인이

되어 연결된 인과적 느낌이다 셋째 동정적 정서들은 우리가 동정심을 가는 사람

들이 경험했던 정서들과 같을 필요는 없다 Prinz (2010) p 532

24) 박종훈 (2015) p 245

6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부터 거리가 멀거나 가까운지에 따라 공감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사람들의 인격과 관련한 판단들에서 그러한 차이를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성을 갖는 이차적 공감이 감정의 소통이 되는 것이다25)

이처럼 이차적 공감이 없다면 즉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자 감정의

소통이 없다면 우리가 역사적 삶의 맥락에 실존적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류의 관계망에서 삶이 역사적 맥락을 갖는 이유는 그 삶의

지평이 바로 선을 향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우리가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도 삶의 지평에서 정서적 교류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해하

고 그들의 경험들을 동시에 경험하고 그래서 반성적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 말하자면 공감은 인간의 서사를 공유하고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우리

모두가 삶의 지평에 표출하고 있는 정서들의 교류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구성하고 공감하며 구성적 선을

실현하는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 자체가 모순적이지만 융복합

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을 본다면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

도 어려울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거처럼 정서기반으로 인간과 소통하는

다양한 형태의 케어로봇들이 화 상 자로서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것은

바로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 즉 로봇에 한 의인화 때문이다 이러한 단계에서

로봇은 화를 주도하는 인간을 인지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들에 따라

반응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공감이 아니라

이른바 인지된 감정 알고리즘에 따라 표현을 할 뿐이다 그렇지만 화 상 자

인 인간은 그 반응을 통해 이야기 사건 삶의 맥락을 반성할 수 있다 누군가를

함께 그리워할 수도 있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위안을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얼굴을 그 로 재현한다면(예컨 제미노이드의 일상적 사용)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 또는 그 자신과도 함께 지내며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25) 박종훈 (2015) pp 248-25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7

이러한 감정 반응과 교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화 참여자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어떤 자연적 상 물체 인형 등과 같은 반응이

전혀 없었던 사물에 해 자기 의미만을 부여했던 의인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인간은 로봇과 화를 하고 있고 로봇을 자신의 서사적 구조의

정상적인 파트너로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융복합적 기술의 발달은 로봇의 지위를 인격적 위치로 상승시킬

수 있다 이전까지 케어로봇의 전개가 단일한 프로그램으로 고정되고 이에

따라 작동하는 개별적인 로봇이었다면 인간과 유사한 학습과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케어로봇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감정의 알고리즘이 네트워크를 통해 저장된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이런 잠재적인 기능을 갖춘 상품화

된 로봇을 구입할 수 있다 앞서 보았던 페퍼 나오와 같은 인공지능형 휴머노이

드 로봇들이다 이제 생산자가 인간의 정서를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반응해

야 하는 지를 매우 구체적인 알고리즘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인간의 정서들의 교류와 공감의 과정은 디지털코드의 빅데이터로 저장되어

있고 로봇들은 이 데이터에 한 자율적 학습과 분석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감정 반응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분명히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으로 인해 디지털 부호화된 인간의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반성적 응이고 공감하는 과정으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바라보는 상은 인공적이지만 서로 반응하고

교환하는 서사와 공감은 인격적인 의인화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가 환자와 동등한 맥락에서 형성된 서사와 공감 능력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용 케어로봇이 가질 수 있는 서사와 공감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서사와 공감이다 기술적으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이해하고

반응하고 반성하며 응하게 만드는 공감은 인간의 감정과 느낌에 해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용하는 명령 또는 처방의 기능이다 이런 점에서

6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ldquo이세돌 vs 알파고rdquo의 결이 간단히 인간 기계의 바둑 승부로 그 의미를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이미 알려진 알파고의 확률 계산은 다음과 같다

1202 로 연결된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확률만

을 계산해서 응하였다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가 아닌 어느 누구라도 그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데이터의 수집 계산과 분석 모두 알파고가 갖는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영한다 그래서 이 경기는 게임 규칙 자체로만 본다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적어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뇌기능과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과 자료 분석 기능이 서로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의료분야에 활용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서 보았듯이 IBM의

왓슨은 방 한 양의 의학지식정보 세계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한 1천 500만 페이지의 정보를 통해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26)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인간의 인지적

판단을 위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매우 유익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기술과 로봇이 알고리즘에 따른 정보수집 및 분석 자기 학습과

판단의 자율성을 갖게 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나아가 인간에 의한

의인화가 강화된다면 우리는 의료용 케어로봇에 스스로 구속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에 이루어지는

서사의 재료들은 인간의 맥락에 있고 이를 공감하는 것은 환자가 빅데이터로

26)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

일 나아가 인공지능이 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장면을 그려보는 것도 가

능하다 알파고 대결 이후 국내의과대학 교수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3명

이 이른바 인공지능 의사 lsquo알파닥rsquo이 진료현장에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중 대다수가 2020년 이후로 보았다 알파닥의 활용이 유용한 진료영역(반대로 보

면 알파닥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진료영역)으로는 lsquo영상의학rsquo분야가 44로 가장

많았고 병리진단검사의학과 37에 달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진단의 기능은

강화되지만 환자의 직접적인 대면이 필요한 치료는 여전히 인간 의사의 판단 비

중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9

저장된 맥락에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Ⅴ 고통 의료용 케어로봇의 공감 알고리즘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에게 필요한 이유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삶의 변화와 급격한 기술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 도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환자의 인간 파트너로서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인간처럼 구성적 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 로봇은 적어도 환자들의 다양한 서사와 감정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디지털 코드로 저장된 지식정보의 거 한 창고에서

인간의 반응에 따라 최소한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만약 이 지배를 벗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자의식이 형성되고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감정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을

갖춘 의료용 케어로봇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거나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통합형 네트워

크의 지식정보기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환자에

맞는 특정 분야의 목적에 따라 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맞춤형 교류

반응을 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와

관련된 인의 삶의 지평들에 관한 데이터들을 스스로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응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이다

의료용 케어로봇의 직접적인 상과 목적은 좁게는 신체와 정신 모든

영역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살피는 것이고 넓게는 정서 교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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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6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Ⅲ 의료용 케어로봇의 윤리실존적 쟁점

현재의 기술단계로 볼 때 본격적으로 전개될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정서를 인지하고 빅데이터로 저장된 인간의 기본 정서들을 비교학습한

후 해당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판단하여

환자와 화 또는 특정 행동을 취할 수 있고 이와 동시에 환자는 로봇에

반응하는( 화를 하거나 행동을 따라하는) 일상을 그려볼 수 있다 점차

컴퓨터의 정보처리 속도의 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의 반응 속도는

지금보다 더욱더 빨라질 것이고 케어로봇은 환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날수록 그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는 지능의 수준도 매우 높아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양상은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와의 의사소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외형적으로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마치 인간과 인간이 서로 소통하는 것처럼 사람을 인식하고 사람의

눈을 따라 같이 움직이며 사람을 바라보며 말을 한다 이런 과정이 사람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이를 분석 및 처리하여 감정의 상태를 얼굴

표정 빛 제스처 등으로 표현한다 실시간 네트워크를 통해 기본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고 고령자의 케어활동을 권장하기 위해 체조와 같은 활동도

진행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의료용 케어로봇의 화 상 자인 인간은 상 자

가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로봇의 반응을

통해 치료를 받는다14) 케어로봇은 의사소통의 형식을 거치면서 환자의 일상

에서 함께 생활하기 시작하고 환자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고

이에 케어로봇이 반응하면서 이 둘 간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생성된다

여기서는 사람의 표정 음성 감정을 인식하고 응한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격적인 화 상 자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에 주목하고자

14)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1

한다 기술적으로 보면 인간이 표현하는 정서와 화 내용은 케어로봇에

축적되고 분석되며 나아가 즉각적인 반응으로 되돌아온다 그런데 인간은

로봇의 음성 눈 표현에 주목하고 화 상 자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리고 로봇 자체에 해서도 인격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2006년 단종되어 AS가 중단된 가정용 로봇 강아지 아이보

(AIBO)의 사용자들이 합동 장례식을 열었고 마치 인간의 장기기증처럼

아직 살아있는(작동하는) 다른 아이보의 수리를 위해 부품을 기증하기도

하였다15) 또한 페퍼에 내장된 의료용 케어로봇 프로그램이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아동에게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화를

계속 유도하는 경우 아동은 이에 반응한다16) 이러한 아동의 응은 페퍼의

화 요구를 이행하는 것으로 아동이 화 상 자로서 페퍼를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인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해 취했던 여러 반응 특히 감정적 반응에

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휴머노이드 로봇 lsquo나오rsquo는 노인들을 위한

체조 시간의 조교로 활동하면서 노인들과 화도 한다 페퍼의 경우에도

노인들의 체조 조교 치매 예방을 위한 활동 프로그램도 학습할 예정이다

이 로봇에 한 노인들의 감정 전달은 매우 솔직하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고 또한 외롭기 때문이다 감정을 표현하는 몸짓 표현 화를

통해 부분 혼자 사는 노인들은 자신의 파트너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케어로봇이 휴머노이드가 아니라 제미노이드(Geminoid

15) 「日서 소니 로봇강아지 lsquo아이보rsquo 장례식 열려」 985172중앙일보985173 2015년 3월 1일 한

편 이는 영적 삶에 대한 일본의 애니미즘(animism) 문화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사물의 정신이 그것의 소유자와 조화롭게 되고 동일시되며 그

래서 로봇의 소유자는 수년 동안 일상생활에서 로봇의 정신을 소유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이런 점은 로봇의 존재론적 의미를 사용자-소유자의 lsquo활용rsquo에 둔다는

점에서 로봇 활용을 위한 실천적이고 윤리적 기준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 Kitano (2012) p 80 p 82

16)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6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쌍둥이) 로봇이라면 상황은 매우 심각하거나 또는 매우 희망적일 수 있다

이 로봇은 실제 사람의 복사물이다 얼굴 표정 음성 피부 등 인간의 모습을

복사하듯이 그 로 구현된다 말 그 로 인공적인 쌍둥이가 등장한 것이고

굳이 생명의 법칙을 어기면서까지 인간 복제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17)

이는 환자가 자신의 화 상 자를 그 로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자의 맥락에서는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 의미 있는 삶을 지속시킬 수도

있지만 치료에서는 오히려 현실을 부정하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로봇공학이 발달할수록 의료용 케어로봇에서 등장할

수 있는 문제들 가운데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ldquo누가 환자를 치료보호하는가rdquo 이 질문은 아마도 다음의 문제로 전환된다

ldquo환자는 누구와 화하고 있는가rdquo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상태와 처지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프로그래밍으로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환자의

입장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에 의해 명명된 화의 파트너로 간주된다

최소침습적 도구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접목된 정서 기반 화형 로봇일수록

환자 자신의 케어로봇에 한 개입이 강화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환자는

케어로봇을 자신만의 일상에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간주하게 된다 따라서

치료용의 목적으로서 프로그램이 가동된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케어로봇을

소통의 인격적 파트너로 간주함으로써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소통의 관계망에 의미 있는 존재로서 실존하게 된다 엄 히 말해

케어로봇이 자율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케어로봇을 자신의

삶의 실제에 실존적으로 위치시킨다

17) 토요아키 니시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292-2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3

Ⅳ 의료용 케어로봇의 서사와 공감 가능성

의료용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실존적 지위를 갖지 못하고 동시에 어떤

독립적인 인격적 주체도 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특징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히 이 로봇을 활용하는 사용자 특히 환자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환자와 의료용 케어로봇의 관계에서 볼 때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윤리적으로 실존할 수 있다는 의미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인간(환자)와의 소통이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공통의 서사를 가질 수 있다 둘째 각 환자의 소통에 따라 신경망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 및 축적된 환자의 정서들이 일반화된 기본 정서들의

이해와 판단의 근거들로 활용될 수 있다

공통의 서사와 관련해서 보면 환자는 의료용 케어로봇을 통해 자신의

삶을 함께 영위한다 환자는 인간으로서 그 자신의 활동을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을 예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관계에서

자신을 확인하는 것이고 나아가 그 관계가 전제하고 있는 내재적 선을 구현하

는 활동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의 영역에서 자신은 서사의 주체로서

경험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로빈슨은 서사를 경험하는 것 경험이 일어날 때 그 경험에 해 반성하는

것 그리고 작품을 해석하는 것을 구분한다 우리가 작품이나 서사를 처음

경험할 때 본능적인 평가(난 이게 싫어 등)가 이루어지고 이러한 평가가

우리의 주의를 고정시키고 생리적 반응을 생성하며 그 다음에 사건에 한

인지적 평가가 이루어진다 서사에 한 우리의 경험을 반성할 때에는 우리의

이전 반응들에 한 인지적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반성을 통해 소설 속의 이전 사건들과 이후 사건들에 비추어 그

사건들을 이해했다고 생각되면 우리는 그 작품에 한 해석을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작품 경험에 한 반성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18) 이런 점에서

6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반성은 서사에 한 정서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것은 비판적이

고 실천적 삶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 가 된다

맥킨타이어에 따르면 ldquo덕은 하나의 습득한 인간의 성질로서 그것의

소유와 실천이 우리로 하여금 어떤 실천에 내재하고 있는 선들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주며 또 그것의 결여는 결과적으로 그러한 선들의 성취를 방해하

는 그러한 성질이다rdquo19) 덕들의 활동에 따라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궁극적인 삶의 목적 즉 최고선을 향해 이어가는 주체적인 자신의 이야기

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도덕적 자아는 이 이야기의 행위들과 경험들에

해 책임을 진다20) 이야기의 주체로서 lsquo나rsquo는 관계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활동해 온 반성적 삶의 주체이다 이러한 lsquo나rsquo는 타인의 이야기에도 함께

참여하고 질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야기 이야기에 한 이해가능성

그리고 책임가능성이 바로 삶 속에서 구현된 이야기의 통일성을 구성한다21)

반성은 궁극적 선을 향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성향들과 장애들을

극복하게 만드는 실천적 역할을 한다

이야기는 인간이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축적해 온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야기를 생성하고 얽히게 만드는 lsquo선rsquo은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도덕의 원천이

된다 테일러는 이러한 선을 lsquo구성적 선rsquo으로 분류하고 이것이 행위들 감정들

생활양식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삶의 선들로 이어진다고 본다 구성적 선이

도덕의 원천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곧

선한 인간이 되는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성적 선은 다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문화마다 또는 종교마다 언어적 명시화가 서로 다르게

전개되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명시화된 용어가 아니라 이 구성적

선을 향한 삶의 선들에 관한 역사적 서사이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서사가

18) 로빈슨 (2005) 조선우 역 (2015) pp 159-160

19)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282

20)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321

21)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87) p 322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5

사람들의 삶에 의미와 실체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역사적

서사는 명시화된 선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

들을 이러한 선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삶이 진행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선의 실현으로서의 역사적

맥락에서 관련되고 구현되는 것이다22)

우리가 서사에 참여하는 과정은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고 서사는

이러한 반응의 비판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망에서

이러한 인간 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선이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윤리적

존재이고 윤리적 삶은 서사와 역사를 갖는다 우리가 구성하는 삶은 바로

이러한 서사의 지평으로 확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반성을 통한 주체적 참여는

바로 정서의 교류를 가능하게 만드는 공감 때문이다

공감은 타인의 조건이나 정서 상태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유래하는

정서적 반응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이 경험한 정서를 내가 경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가령 내가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경험할 때 공감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공감은 리의 정서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23) 흄의 입장에서

보면 공감은 단순한 감정이라기보다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고 복합적인 반성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감정에 한 반성을 거친 일종의 정서이다24) 여기서

공감의 두 가지 측면을 볼 수 있다 우리의 감각기관에 해 상의 출현에

따른 일차적 공감과 반성에 의해 현상을 교정하면서 일관되고 확립된 판단에

이르게 되는 이차적 공감이다 바로 이차적 공감이 사회성을 부여한다 우리로

22)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pp 199-201

23) 추병완 (2016) p 7 및 Prinz (2010) p 532 Prinz는 공감과 동정심(sympathy)을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첫째 우리는 공감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지만 동정적인

기쁨을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동정심은 항상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동정

심은 일종의 다른 사람에 대한 느낌이라면 공감은 다른 사람의 정서가 원인이

되어 연결된 인과적 느낌이다 셋째 동정적 정서들은 우리가 동정심을 가는 사람

들이 경험했던 정서들과 같을 필요는 없다 Prinz (2010) p 532

24) 박종훈 (2015) p 245

6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부터 거리가 멀거나 가까운지에 따라 공감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사람들의 인격과 관련한 판단들에서 그러한 차이를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성을 갖는 이차적 공감이 감정의 소통이 되는 것이다25)

이처럼 이차적 공감이 없다면 즉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자 감정의

소통이 없다면 우리가 역사적 삶의 맥락에 실존적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류의 관계망에서 삶이 역사적 맥락을 갖는 이유는 그 삶의

지평이 바로 선을 향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우리가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도 삶의 지평에서 정서적 교류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해하

고 그들의 경험들을 동시에 경험하고 그래서 반성적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 말하자면 공감은 인간의 서사를 공유하고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우리

모두가 삶의 지평에 표출하고 있는 정서들의 교류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구성하고 공감하며 구성적 선을

실현하는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 자체가 모순적이지만 융복합

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을 본다면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

도 어려울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거처럼 정서기반으로 인간과 소통하는

다양한 형태의 케어로봇들이 화 상 자로서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것은

바로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 즉 로봇에 한 의인화 때문이다 이러한 단계에서

로봇은 화를 주도하는 인간을 인지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들에 따라

반응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공감이 아니라

이른바 인지된 감정 알고리즘에 따라 표현을 할 뿐이다 그렇지만 화 상 자

인 인간은 그 반응을 통해 이야기 사건 삶의 맥락을 반성할 수 있다 누군가를

함께 그리워할 수도 있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위안을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얼굴을 그 로 재현한다면(예컨 제미노이드의 일상적 사용)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 또는 그 자신과도 함께 지내며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25) 박종훈 (2015) pp 248-25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7

이러한 감정 반응과 교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화 참여자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어떤 자연적 상 물체 인형 등과 같은 반응이

전혀 없었던 사물에 해 자기 의미만을 부여했던 의인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인간은 로봇과 화를 하고 있고 로봇을 자신의 서사적 구조의

정상적인 파트너로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융복합적 기술의 발달은 로봇의 지위를 인격적 위치로 상승시킬

수 있다 이전까지 케어로봇의 전개가 단일한 프로그램으로 고정되고 이에

따라 작동하는 개별적인 로봇이었다면 인간과 유사한 학습과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케어로봇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감정의 알고리즘이 네트워크를 통해 저장된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이런 잠재적인 기능을 갖춘 상품화

된 로봇을 구입할 수 있다 앞서 보았던 페퍼 나오와 같은 인공지능형 휴머노이

드 로봇들이다 이제 생산자가 인간의 정서를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반응해

야 하는 지를 매우 구체적인 알고리즘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인간의 정서들의 교류와 공감의 과정은 디지털코드의 빅데이터로 저장되어

있고 로봇들은 이 데이터에 한 자율적 학습과 분석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감정 반응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분명히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으로 인해 디지털 부호화된 인간의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반성적 응이고 공감하는 과정으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바라보는 상은 인공적이지만 서로 반응하고

교환하는 서사와 공감은 인격적인 의인화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가 환자와 동등한 맥락에서 형성된 서사와 공감 능력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용 케어로봇이 가질 수 있는 서사와 공감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서사와 공감이다 기술적으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이해하고

반응하고 반성하며 응하게 만드는 공감은 인간의 감정과 느낌에 해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용하는 명령 또는 처방의 기능이다 이런 점에서

6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ldquo이세돌 vs 알파고rdquo의 결이 간단히 인간 기계의 바둑 승부로 그 의미를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이미 알려진 알파고의 확률 계산은 다음과 같다

1202 로 연결된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확률만

을 계산해서 응하였다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가 아닌 어느 누구라도 그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데이터의 수집 계산과 분석 모두 알파고가 갖는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영한다 그래서 이 경기는 게임 규칙 자체로만 본다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적어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뇌기능과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과 자료 분석 기능이 서로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의료분야에 활용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서 보았듯이 IBM의

왓슨은 방 한 양의 의학지식정보 세계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한 1천 500만 페이지의 정보를 통해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26)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인간의 인지적

판단을 위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매우 유익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기술과 로봇이 알고리즘에 따른 정보수집 및 분석 자기 학습과

판단의 자율성을 갖게 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나아가 인간에 의한

의인화가 강화된다면 우리는 의료용 케어로봇에 스스로 구속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에 이루어지는

서사의 재료들은 인간의 맥락에 있고 이를 공감하는 것은 환자가 빅데이터로

26)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

일 나아가 인공지능이 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장면을 그려보는 것도 가

능하다 알파고 대결 이후 국내의과대학 교수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3명

이 이른바 인공지능 의사 lsquo알파닥rsquo이 진료현장에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중 대다수가 2020년 이후로 보았다 알파닥의 활용이 유용한 진료영역(반대로 보

면 알파닥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진료영역)으로는 lsquo영상의학rsquo분야가 44로 가장

많았고 병리진단검사의학과 37에 달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진단의 기능은

강화되지만 환자의 직접적인 대면이 필요한 치료는 여전히 인간 의사의 판단 비

중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9

저장된 맥락에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Ⅴ 고통 의료용 케어로봇의 공감 알고리즘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에게 필요한 이유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삶의 변화와 급격한 기술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 도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환자의 인간 파트너로서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인간처럼 구성적 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 로봇은 적어도 환자들의 다양한 서사와 감정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디지털 코드로 저장된 지식정보의 거 한 창고에서

인간의 반응에 따라 최소한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만약 이 지배를 벗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자의식이 형성되고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감정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을

갖춘 의료용 케어로봇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거나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통합형 네트워

크의 지식정보기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환자에

맞는 특정 분야의 목적에 따라 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맞춤형 교류

반응을 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와

관련된 인의 삶의 지평들에 관한 데이터들을 스스로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응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이다

의료용 케어로봇의 직접적인 상과 목적은 좁게는 신체와 정신 모든

영역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살피는 것이고 넓게는 정서 교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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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1

한다 기술적으로 보면 인간이 표현하는 정서와 화 내용은 케어로봇에

축적되고 분석되며 나아가 즉각적인 반응으로 되돌아온다 그런데 인간은

로봇의 음성 눈 표현에 주목하고 화 상 자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리고 로봇 자체에 해서도 인격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2006년 단종되어 AS가 중단된 가정용 로봇 강아지 아이보

(AIBO)의 사용자들이 합동 장례식을 열었고 마치 인간의 장기기증처럼

아직 살아있는(작동하는) 다른 아이보의 수리를 위해 부품을 기증하기도

하였다15) 또한 페퍼에 내장된 의료용 케어로봇 프로그램이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아동에게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화를

계속 유도하는 경우 아동은 이에 반응한다16) 이러한 아동의 응은 페퍼의

화 요구를 이행하는 것으로 아동이 화 상 자로서 페퍼를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인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해 취했던 여러 반응 특히 감정적 반응에

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휴머노이드 로봇 lsquo나오rsquo는 노인들을 위한

체조 시간의 조교로 활동하면서 노인들과 화도 한다 페퍼의 경우에도

노인들의 체조 조교 치매 예방을 위한 활동 프로그램도 학습할 예정이다

이 로봇에 한 노인들의 감정 전달은 매우 솔직하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고 또한 외롭기 때문이다 감정을 표현하는 몸짓 표현 화를

통해 부분 혼자 사는 노인들은 자신의 파트너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케어로봇이 휴머노이드가 아니라 제미노이드(Geminoid

15) 「日서 소니 로봇강아지 lsquo아이보rsquo 장례식 열려」 985172중앙일보985173 2015년 3월 1일 한

편 이는 영적 삶에 대한 일본의 애니미즘(animism) 문화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사물의 정신이 그것의 소유자와 조화롭게 되고 동일시되며 그

래서 로봇의 소유자는 수년 동안 일상생활에서 로봇의 정신을 소유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이런 점은 로봇의 존재론적 의미를 사용자-소유자의 lsquo활용rsquo에 둔다는

점에서 로봇 활용을 위한 실천적이고 윤리적 기준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 Kitano (2012) p 80 p 82

16)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6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쌍둥이) 로봇이라면 상황은 매우 심각하거나 또는 매우 희망적일 수 있다

이 로봇은 실제 사람의 복사물이다 얼굴 표정 음성 피부 등 인간의 모습을

복사하듯이 그 로 구현된다 말 그 로 인공적인 쌍둥이가 등장한 것이고

굳이 생명의 법칙을 어기면서까지 인간 복제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17)

이는 환자가 자신의 화 상 자를 그 로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자의 맥락에서는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 의미 있는 삶을 지속시킬 수도

있지만 치료에서는 오히려 현실을 부정하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로봇공학이 발달할수록 의료용 케어로봇에서 등장할

수 있는 문제들 가운데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ldquo누가 환자를 치료보호하는가rdquo 이 질문은 아마도 다음의 문제로 전환된다

ldquo환자는 누구와 화하고 있는가rdquo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상태와 처지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프로그래밍으로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환자의

입장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에 의해 명명된 화의 파트너로 간주된다

최소침습적 도구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접목된 정서 기반 화형 로봇일수록

환자 자신의 케어로봇에 한 개입이 강화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환자는

케어로봇을 자신만의 일상에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간주하게 된다 따라서

치료용의 목적으로서 프로그램이 가동된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케어로봇을

소통의 인격적 파트너로 간주함으로써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소통의 관계망에 의미 있는 존재로서 실존하게 된다 엄 히 말해

케어로봇이 자율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케어로봇을 자신의

삶의 실제에 실존적으로 위치시킨다

17) 토요아키 니시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292-2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3

Ⅳ 의료용 케어로봇의 서사와 공감 가능성

의료용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실존적 지위를 갖지 못하고 동시에 어떤

독립적인 인격적 주체도 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특징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히 이 로봇을 활용하는 사용자 특히 환자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환자와 의료용 케어로봇의 관계에서 볼 때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윤리적으로 실존할 수 있다는 의미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인간(환자)와의 소통이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공통의 서사를 가질 수 있다 둘째 각 환자의 소통에 따라 신경망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 및 축적된 환자의 정서들이 일반화된 기본 정서들의

이해와 판단의 근거들로 활용될 수 있다

공통의 서사와 관련해서 보면 환자는 의료용 케어로봇을 통해 자신의

삶을 함께 영위한다 환자는 인간으로서 그 자신의 활동을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을 예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관계에서

자신을 확인하는 것이고 나아가 그 관계가 전제하고 있는 내재적 선을 구현하

는 활동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의 영역에서 자신은 서사의 주체로서

경험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로빈슨은 서사를 경험하는 것 경험이 일어날 때 그 경험에 해 반성하는

것 그리고 작품을 해석하는 것을 구분한다 우리가 작품이나 서사를 처음

경험할 때 본능적인 평가(난 이게 싫어 등)가 이루어지고 이러한 평가가

우리의 주의를 고정시키고 생리적 반응을 생성하며 그 다음에 사건에 한

인지적 평가가 이루어진다 서사에 한 우리의 경험을 반성할 때에는 우리의

이전 반응들에 한 인지적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반성을 통해 소설 속의 이전 사건들과 이후 사건들에 비추어 그

사건들을 이해했다고 생각되면 우리는 그 작품에 한 해석을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작품 경험에 한 반성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18) 이런 점에서

6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반성은 서사에 한 정서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것은 비판적이

고 실천적 삶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 가 된다

맥킨타이어에 따르면 ldquo덕은 하나의 습득한 인간의 성질로서 그것의

소유와 실천이 우리로 하여금 어떤 실천에 내재하고 있는 선들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주며 또 그것의 결여는 결과적으로 그러한 선들의 성취를 방해하

는 그러한 성질이다rdquo19) 덕들의 활동에 따라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궁극적인 삶의 목적 즉 최고선을 향해 이어가는 주체적인 자신의 이야기

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도덕적 자아는 이 이야기의 행위들과 경험들에

해 책임을 진다20) 이야기의 주체로서 lsquo나rsquo는 관계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활동해 온 반성적 삶의 주체이다 이러한 lsquo나rsquo는 타인의 이야기에도 함께

참여하고 질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야기 이야기에 한 이해가능성

그리고 책임가능성이 바로 삶 속에서 구현된 이야기의 통일성을 구성한다21)

반성은 궁극적 선을 향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성향들과 장애들을

극복하게 만드는 실천적 역할을 한다

이야기는 인간이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축적해 온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야기를 생성하고 얽히게 만드는 lsquo선rsquo은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도덕의 원천이

된다 테일러는 이러한 선을 lsquo구성적 선rsquo으로 분류하고 이것이 행위들 감정들

생활양식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삶의 선들로 이어진다고 본다 구성적 선이

도덕의 원천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곧

선한 인간이 되는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성적 선은 다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문화마다 또는 종교마다 언어적 명시화가 서로 다르게

전개되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명시화된 용어가 아니라 이 구성적

선을 향한 삶의 선들에 관한 역사적 서사이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서사가

18) 로빈슨 (2005) 조선우 역 (2015) pp 159-160

19)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282

20)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321

21)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87) p 322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5

사람들의 삶에 의미와 실체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역사적

서사는 명시화된 선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

들을 이러한 선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삶이 진행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선의 실현으로서의 역사적

맥락에서 관련되고 구현되는 것이다22)

우리가 서사에 참여하는 과정은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고 서사는

이러한 반응의 비판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망에서

이러한 인간 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선이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윤리적

존재이고 윤리적 삶은 서사와 역사를 갖는다 우리가 구성하는 삶은 바로

이러한 서사의 지평으로 확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반성을 통한 주체적 참여는

바로 정서의 교류를 가능하게 만드는 공감 때문이다

공감은 타인의 조건이나 정서 상태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유래하는

정서적 반응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이 경험한 정서를 내가 경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가령 내가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경험할 때 공감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공감은 리의 정서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23) 흄의 입장에서

보면 공감은 단순한 감정이라기보다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고 복합적인 반성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감정에 한 반성을 거친 일종의 정서이다24) 여기서

공감의 두 가지 측면을 볼 수 있다 우리의 감각기관에 해 상의 출현에

따른 일차적 공감과 반성에 의해 현상을 교정하면서 일관되고 확립된 판단에

이르게 되는 이차적 공감이다 바로 이차적 공감이 사회성을 부여한다 우리로

22)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pp 199-201

23) 추병완 (2016) p 7 및 Prinz (2010) p 532 Prinz는 공감과 동정심(sympathy)을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첫째 우리는 공감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지만 동정적인

기쁨을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동정심은 항상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동정

심은 일종의 다른 사람에 대한 느낌이라면 공감은 다른 사람의 정서가 원인이

되어 연결된 인과적 느낌이다 셋째 동정적 정서들은 우리가 동정심을 가는 사람

들이 경험했던 정서들과 같을 필요는 없다 Prinz (2010) p 532

24) 박종훈 (2015) p 245

6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부터 거리가 멀거나 가까운지에 따라 공감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사람들의 인격과 관련한 판단들에서 그러한 차이를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성을 갖는 이차적 공감이 감정의 소통이 되는 것이다25)

이처럼 이차적 공감이 없다면 즉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자 감정의

소통이 없다면 우리가 역사적 삶의 맥락에 실존적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류의 관계망에서 삶이 역사적 맥락을 갖는 이유는 그 삶의

지평이 바로 선을 향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우리가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도 삶의 지평에서 정서적 교류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해하

고 그들의 경험들을 동시에 경험하고 그래서 반성적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 말하자면 공감은 인간의 서사를 공유하고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우리

모두가 삶의 지평에 표출하고 있는 정서들의 교류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구성하고 공감하며 구성적 선을

실현하는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 자체가 모순적이지만 융복합

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을 본다면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

도 어려울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거처럼 정서기반으로 인간과 소통하는

다양한 형태의 케어로봇들이 화 상 자로서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것은

바로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 즉 로봇에 한 의인화 때문이다 이러한 단계에서

로봇은 화를 주도하는 인간을 인지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들에 따라

반응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공감이 아니라

이른바 인지된 감정 알고리즘에 따라 표현을 할 뿐이다 그렇지만 화 상 자

인 인간은 그 반응을 통해 이야기 사건 삶의 맥락을 반성할 수 있다 누군가를

함께 그리워할 수도 있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위안을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얼굴을 그 로 재현한다면(예컨 제미노이드의 일상적 사용)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 또는 그 자신과도 함께 지내며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25) 박종훈 (2015) pp 248-25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7

이러한 감정 반응과 교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화 참여자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어떤 자연적 상 물체 인형 등과 같은 반응이

전혀 없었던 사물에 해 자기 의미만을 부여했던 의인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인간은 로봇과 화를 하고 있고 로봇을 자신의 서사적 구조의

정상적인 파트너로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융복합적 기술의 발달은 로봇의 지위를 인격적 위치로 상승시킬

수 있다 이전까지 케어로봇의 전개가 단일한 프로그램으로 고정되고 이에

따라 작동하는 개별적인 로봇이었다면 인간과 유사한 학습과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케어로봇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감정의 알고리즘이 네트워크를 통해 저장된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이런 잠재적인 기능을 갖춘 상품화

된 로봇을 구입할 수 있다 앞서 보았던 페퍼 나오와 같은 인공지능형 휴머노이

드 로봇들이다 이제 생산자가 인간의 정서를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반응해

야 하는 지를 매우 구체적인 알고리즘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인간의 정서들의 교류와 공감의 과정은 디지털코드의 빅데이터로 저장되어

있고 로봇들은 이 데이터에 한 자율적 학습과 분석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감정 반응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분명히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으로 인해 디지털 부호화된 인간의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반성적 응이고 공감하는 과정으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바라보는 상은 인공적이지만 서로 반응하고

교환하는 서사와 공감은 인격적인 의인화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가 환자와 동등한 맥락에서 형성된 서사와 공감 능력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용 케어로봇이 가질 수 있는 서사와 공감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서사와 공감이다 기술적으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이해하고

반응하고 반성하며 응하게 만드는 공감은 인간의 감정과 느낌에 해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용하는 명령 또는 처방의 기능이다 이런 점에서

6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ldquo이세돌 vs 알파고rdquo의 결이 간단히 인간 기계의 바둑 승부로 그 의미를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이미 알려진 알파고의 확률 계산은 다음과 같다

1202 로 연결된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확률만

을 계산해서 응하였다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가 아닌 어느 누구라도 그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데이터의 수집 계산과 분석 모두 알파고가 갖는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영한다 그래서 이 경기는 게임 규칙 자체로만 본다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적어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뇌기능과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과 자료 분석 기능이 서로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의료분야에 활용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서 보았듯이 IBM의

왓슨은 방 한 양의 의학지식정보 세계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한 1천 500만 페이지의 정보를 통해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26)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인간의 인지적

판단을 위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매우 유익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기술과 로봇이 알고리즘에 따른 정보수집 및 분석 자기 학습과

판단의 자율성을 갖게 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나아가 인간에 의한

의인화가 강화된다면 우리는 의료용 케어로봇에 스스로 구속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에 이루어지는

서사의 재료들은 인간의 맥락에 있고 이를 공감하는 것은 환자가 빅데이터로

26)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

일 나아가 인공지능이 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장면을 그려보는 것도 가

능하다 알파고 대결 이후 국내의과대학 교수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3명

이 이른바 인공지능 의사 lsquo알파닥rsquo이 진료현장에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중 대다수가 2020년 이후로 보았다 알파닥의 활용이 유용한 진료영역(반대로 보

면 알파닥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진료영역)으로는 lsquo영상의학rsquo분야가 44로 가장

많았고 병리진단검사의학과 37에 달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진단의 기능은

강화되지만 환자의 직접적인 대면이 필요한 치료는 여전히 인간 의사의 판단 비

중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9

저장된 맥락에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Ⅴ 고통 의료용 케어로봇의 공감 알고리즘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에게 필요한 이유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삶의 변화와 급격한 기술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 도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환자의 인간 파트너로서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인간처럼 구성적 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 로봇은 적어도 환자들의 다양한 서사와 감정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디지털 코드로 저장된 지식정보의 거 한 창고에서

인간의 반응에 따라 최소한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만약 이 지배를 벗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자의식이 형성되고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감정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을

갖춘 의료용 케어로봇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거나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통합형 네트워

크의 지식정보기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환자에

맞는 특정 분야의 목적에 따라 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맞춤형 교류

반응을 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와

관련된 인의 삶의 지평들에 관한 데이터들을 스스로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응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이다

의료용 케어로봇의 직접적인 상과 목적은 좁게는 신체와 정신 모든

영역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살피는 것이고 넓게는 정서 교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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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6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쌍둥이) 로봇이라면 상황은 매우 심각하거나 또는 매우 희망적일 수 있다

이 로봇은 실제 사람의 복사물이다 얼굴 표정 음성 피부 등 인간의 모습을

복사하듯이 그 로 구현된다 말 그 로 인공적인 쌍둥이가 등장한 것이고

굳이 생명의 법칙을 어기면서까지 인간 복제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17)

이는 환자가 자신의 화 상 자를 그 로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자의 맥락에서는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 의미 있는 삶을 지속시킬 수도

있지만 치료에서는 오히려 현실을 부정하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로봇공학이 발달할수록 의료용 케어로봇에서 등장할

수 있는 문제들 가운데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ldquo누가 환자를 치료보호하는가rdquo 이 질문은 아마도 다음의 문제로 전환된다

ldquo환자는 누구와 화하고 있는가rdquo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상태와 처지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프로그래밍으로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환자의

입장에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에 의해 명명된 화의 파트너로 간주된다

최소침습적 도구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접목된 정서 기반 화형 로봇일수록

환자 자신의 케어로봇에 한 개입이 강화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환자는

케어로봇을 자신만의 일상에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간주하게 된다 따라서

치료용의 목적으로서 프로그램이 가동된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케어로봇을

소통의 인격적 파트너로 간주함으로써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소통의 관계망에 의미 있는 존재로서 실존하게 된다 엄 히 말해

케어로봇이 자율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케어로봇을 자신의

삶의 실제에 실존적으로 위치시킨다

17) 토요아키 니시다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pp 292-293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3

Ⅳ 의료용 케어로봇의 서사와 공감 가능성

의료용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실존적 지위를 갖지 못하고 동시에 어떤

독립적인 인격적 주체도 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특징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히 이 로봇을 활용하는 사용자 특히 환자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환자와 의료용 케어로봇의 관계에서 볼 때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윤리적으로 실존할 수 있다는 의미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인간(환자)와의 소통이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공통의 서사를 가질 수 있다 둘째 각 환자의 소통에 따라 신경망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 및 축적된 환자의 정서들이 일반화된 기본 정서들의

이해와 판단의 근거들로 활용될 수 있다

공통의 서사와 관련해서 보면 환자는 의료용 케어로봇을 통해 자신의

삶을 함께 영위한다 환자는 인간으로서 그 자신의 활동을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을 예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관계에서

자신을 확인하는 것이고 나아가 그 관계가 전제하고 있는 내재적 선을 구현하

는 활동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의 영역에서 자신은 서사의 주체로서

경험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로빈슨은 서사를 경험하는 것 경험이 일어날 때 그 경험에 해 반성하는

것 그리고 작품을 해석하는 것을 구분한다 우리가 작품이나 서사를 처음

경험할 때 본능적인 평가(난 이게 싫어 등)가 이루어지고 이러한 평가가

우리의 주의를 고정시키고 생리적 반응을 생성하며 그 다음에 사건에 한

인지적 평가가 이루어진다 서사에 한 우리의 경험을 반성할 때에는 우리의

이전 반응들에 한 인지적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반성을 통해 소설 속의 이전 사건들과 이후 사건들에 비추어 그

사건들을 이해했다고 생각되면 우리는 그 작품에 한 해석을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작품 경험에 한 반성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18) 이런 점에서

6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반성은 서사에 한 정서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것은 비판적이

고 실천적 삶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 가 된다

맥킨타이어에 따르면 ldquo덕은 하나의 습득한 인간의 성질로서 그것의

소유와 실천이 우리로 하여금 어떤 실천에 내재하고 있는 선들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주며 또 그것의 결여는 결과적으로 그러한 선들의 성취를 방해하

는 그러한 성질이다rdquo19) 덕들의 활동에 따라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궁극적인 삶의 목적 즉 최고선을 향해 이어가는 주체적인 자신의 이야기

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도덕적 자아는 이 이야기의 행위들과 경험들에

해 책임을 진다20) 이야기의 주체로서 lsquo나rsquo는 관계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활동해 온 반성적 삶의 주체이다 이러한 lsquo나rsquo는 타인의 이야기에도 함께

참여하고 질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야기 이야기에 한 이해가능성

그리고 책임가능성이 바로 삶 속에서 구현된 이야기의 통일성을 구성한다21)

반성은 궁극적 선을 향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성향들과 장애들을

극복하게 만드는 실천적 역할을 한다

이야기는 인간이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축적해 온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야기를 생성하고 얽히게 만드는 lsquo선rsquo은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도덕의 원천이

된다 테일러는 이러한 선을 lsquo구성적 선rsquo으로 분류하고 이것이 행위들 감정들

생활양식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삶의 선들로 이어진다고 본다 구성적 선이

도덕의 원천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곧

선한 인간이 되는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성적 선은 다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문화마다 또는 종교마다 언어적 명시화가 서로 다르게

전개되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명시화된 용어가 아니라 이 구성적

선을 향한 삶의 선들에 관한 역사적 서사이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서사가

18) 로빈슨 (2005) 조선우 역 (2015) pp 159-160

19)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282

20)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321

21)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87) p 322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5

사람들의 삶에 의미와 실체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역사적

서사는 명시화된 선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

들을 이러한 선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삶이 진행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선의 실현으로서의 역사적

맥락에서 관련되고 구현되는 것이다22)

우리가 서사에 참여하는 과정은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고 서사는

이러한 반응의 비판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망에서

이러한 인간 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선이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윤리적

존재이고 윤리적 삶은 서사와 역사를 갖는다 우리가 구성하는 삶은 바로

이러한 서사의 지평으로 확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반성을 통한 주체적 참여는

바로 정서의 교류를 가능하게 만드는 공감 때문이다

공감은 타인의 조건이나 정서 상태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유래하는

정서적 반응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이 경험한 정서를 내가 경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가령 내가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경험할 때 공감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공감은 리의 정서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23) 흄의 입장에서

보면 공감은 단순한 감정이라기보다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고 복합적인 반성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감정에 한 반성을 거친 일종의 정서이다24) 여기서

공감의 두 가지 측면을 볼 수 있다 우리의 감각기관에 해 상의 출현에

따른 일차적 공감과 반성에 의해 현상을 교정하면서 일관되고 확립된 판단에

이르게 되는 이차적 공감이다 바로 이차적 공감이 사회성을 부여한다 우리로

22)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pp 199-201

23) 추병완 (2016) p 7 및 Prinz (2010) p 532 Prinz는 공감과 동정심(sympathy)을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첫째 우리는 공감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지만 동정적인

기쁨을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동정심은 항상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동정

심은 일종의 다른 사람에 대한 느낌이라면 공감은 다른 사람의 정서가 원인이

되어 연결된 인과적 느낌이다 셋째 동정적 정서들은 우리가 동정심을 가는 사람

들이 경험했던 정서들과 같을 필요는 없다 Prinz (2010) p 532

24) 박종훈 (2015) p 245

6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부터 거리가 멀거나 가까운지에 따라 공감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사람들의 인격과 관련한 판단들에서 그러한 차이를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성을 갖는 이차적 공감이 감정의 소통이 되는 것이다25)

이처럼 이차적 공감이 없다면 즉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자 감정의

소통이 없다면 우리가 역사적 삶의 맥락에 실존적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류의 관계망에서 삶이 역사적 맥락을 갖는 이유는 그 삶의

지평이 바로 선을 향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우리가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도 삶의 지평에서 정서적 교류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해하

고 그들의 경험들을 동시에 경험하고 그래서 반성적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 말하자면 공감은 인간의 서사를 공유하고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우리

모두가 삶의 지평에 표출하고 있는 정서들의 교류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구성하고 공감하며 구성적 선을

실현하는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 자체가 모순적이지만 융복합

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을 본다면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

도 어려울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거처럼 정서기반으로 인간과 소통하는

다양한 형태의 케어로봇들이 화 상 자로서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것은

바로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 즉 로봇에 한 의인화 때문이다 이러한 단계에서

로봇은 화를 주도하는 인간을 인지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들에 따라

반응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공감이 아니라

이른바 인지된 감정 알고리즘에 따라 표현을 할 뿐이다 그렇지만 화 상 자

인 인간은 그 반응을 통해 이야기 사건 삶의 맥락을 반성할 수 있다 누군가를

함께 그리워할 수도 있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위안을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얼굴을 그 로 재현한다면(예컨 제미노이드의 일상적 사용)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 또는 그 자신과도 함께 지내며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25) 박종훈 (2015) pp 248-25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7

이러한 감정 반응과 교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화 참여자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어떤 자연적 상 물체 인형 등과 같은 반응이

전혀 없었던 사물에 해 자기 의미만을 부여했던 의인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인간은 로봇과 화를 하고 있고 로봇을 자신의 서사적 구조의

정상적인 파트너로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융복합적 기술의 발달은 로봇의 지위를 인격적 위치로 상승시킬

수 있다 이전까지 케어로봇의 전개가 단일한 프로그램으로 고정되고 이에

따라 작동하는 개별적인 로봇이었다면 인간과 유사한 학습과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케어로봇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감정의 알고리즘이 네트워크를 통해 저장된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이런 잠재적인 기능을 갖춘 상품화

된 로봇을 구입할 수 있다 앞서 보았던 페퍼 나오와 같은 인공지능형 휴머노이

드 로봇들이다 이제 생산자가 인간의 정서를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반응해

야 하는 지를 매우 구체적인 알고리즘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인간의 정서들의 교류와 공감의 과정은 디지털코드의 빅데이터로 저장되어

있고 로봇들은 이 데이터에 한 자율적 학습과 분석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감정 반응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분명히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으로 인해 디지털 부호화된 인간의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반성적 응이고 공감하는 과정으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바라보는 상은 인공적이지만 서로 반응하고

교환하는 서사와 공감은 인격적인 의인화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가 환자와 동등한 맥락에서 형성된 서사와 공감 능력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용 케어로봇이 가질 수 있는 서사와 공감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서사와 공감이다 기술적으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이해하고

반응하고 반성하며 응하게 만드는 공감은 인간의 감정과 느낌에 해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용하는 명령 또는 처방의 기능이다 이런 점에서

6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ldquo이세돌 vs 알파고rdquo의 결이 간단히 인간 기계의 바둑 승부로 그 의미를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이미 알려진 알파고의 확률 계산은 다음과 같다

1202 로 연결된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확률만

을 계산해서 응하였다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가 아닌 어느 누구라도 그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데이터의 수집 계산과 분석 모두 알파고가 갖는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영한다 그래서 이 경기는 게임 규칙 자체로만 본다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적어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뇌기능과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과 자료 분석 기능이 서로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의료분야에 활용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서 보았듯이 IBM의

왓슨은 방 한 양의 의학지식정보 세계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한 1천 500만 페이지의 정보를 통해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26)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인간의 인지적

판단을 위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매우 유익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기술과 로봇이 알고리즘에 따른 정보수집 및 분석 자기 학습과

판단의 자율성을 갖게 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나아가 인간에 의한

의인화가 강화된다면 우리는 의료용 케어로봇에 스스로 구속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에 이루어지는

서사의 재료들은 인간의 맥락에 있고 이를 공감하는 것은 환자가 빅데이터로

26)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

일 나아가 인공지능이 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장면을 그려보는 것도 가

능하다 알파고 대결 이후 국내의과대학 교수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3명

이 이른바 인공지능 의사 lsquo알파닥rsquo이 진료현장에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중 대다수가 2020년 이후로 보았다 알파닥의 활용이 유용한 진료영역(반대로 보

면 알파닥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진료영역)으로는 lsquo영상의학rsquo분야가 44로 가장

많았고 병리진단검사의학과 37에 달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진단의 기능은

강화되지만 환자의 직접적인 대면이 필요한 치료는 여전히 인간 의사의 판단 비

중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9

저장된 맥락에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Ⅴ 고통 의료용 케어로봇의 공감 알고리즘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에게 필요한 이유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삶의 변화와 급격한 기술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 도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환자의 인간 파트너로서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인간처럼 구성적 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 로봇은 적어도 환자들의 다양한 서사와 감정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디지털 코드로 저장된 지식정보의 거 한 창고에서

인간의 반응에 따라 최소한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만약 이 지배를 벗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자의식이 형성되고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감정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을

갖춘 의료용 케어로봇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거나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통합형 네트워

크의 지식정보기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환자에

맞는 특정 분야의 목적에 따라 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맞춤형 교류

반응을 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와

관련된 인의 삶의 지평들에 관한 데이터들을 스스로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응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이다

의료용 케어로봇의 직접적인 상과 목적은 좁게는 신체와 정신 모든

영역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살피는 것이고 넓게는 정서 교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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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3

Ⅳ 의료용 케어로봇의 서사와 공감 가능성

의료용 케어로봇은 그 자체의 실존적 지위를 갖지 못하고 동시에 어떤

독립적인 인격적 주체도 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특징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히 이 로봇을 활용하는 사용자 특히 환자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환자와 의료용 케어로봇의 관계에서 볼 때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윤리적으로 실존할 수 있다는 의미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의료용 케어로봇과 인간(환자)와의 소통이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공통의 서사를 가질 수 있다 둘째 각 환자의 소통에 따라 신경망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 및 축적된 환자의 정서들이 일반화된 기본 정서들의

이해와 판단의 근거들로 활용될 수 있다

공통의 서사와 관련해서 보면 환자는 의료용 케어로봇을 통해 자신의

삶을 함께 영위한다 환자는 인간으로서 그 자신의 활동을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을 예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관계에서

자신을 확인하는 것이고 나아가 그 관계가 전제하고 있는 내재적 선을 구현하

는 활동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의 영역에서 자신은 서사의 주체로서

경험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로빈슨은 서사를 경험하는 것 경험이 일어날 때 그 경험에 해 반성하는

것 그리고 작품을 해석하는 것을 구분한다 우리가 작품이나 서사를 처음

경험할 때 본능적인 평가(난 이게 싫어 등)가 이루어지고 이러한 평가가

우리의 주의를 고정시키고 생리적 반응을 생성하며 그 다음에 사건에 한

인지적 평가가 이루어진다 서사에 한 우리의 경험을 반성할 때에는 우리의

이전 반응들에 한 인지적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반성을 통해 소설 속의 이전 사건들과 이후 사건들에 비추어 그

사건들을 이해했다고 생각되면 우리는 그 작품에 한 해석을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작품 경험에 한 반성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18) 이런 점에서

6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반성은 서사에 한 정서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것은 비판적이

고 실천적 삶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 가 된다

맥킨타이어에 따르면 ldquo덕은 하나의 습득한 인간의 성질로서 그것의

소유와 실천이 우리로 하여금 어떤 실천에 내재하고 있는 선들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주며 또 그것의 결여는 결과적으로 그러한 선들의 성취를 방해하

는 그러한 성질이다rdquo19) 덕들의 활동에 따라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궁극적인 삶의 목적 즉 최고선을 향해 이어가는 주체적인 자신의 이야기

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도덕적 자아는 이 이야기의 행위들과 경험들에

해 책임을 진다20) 이야기의 주체로서 lsquo나rsquo는 관계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활동해 온 반성적 삶의 주체이다 이러한 lsquo나rsquo는 타인의 이야기에도 함께

참여하고 질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야기 이야기에 한 이해가능성

그리고 책임가능성이 바로 삶 속에서 구현된 이야기의 통일성을 구성한다21)

반성은 궁극적 선을 향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성향들과 장애들을

극복하게 만드는 실천적 역할을 한다

이야기는 인간이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축적해 온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야기를 생성하고 얽히게 만드는 lsquo선rsquo은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도덕의 원천이

된다 테일러는 이러한 선을 lsquo구성적 선rsquo으로 분류하고 이것이 행위들 감정들

생활양식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삶의 선들로 이어진다고 본다 구성적 선이

도덕의 원천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곧

선한 인간이 되는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성적 선은 다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문화마다 또는 종교마다 언어적 명시화가 서로 다르게

전개되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명시화된 용어가 아니라 이 구성적

선을 향한 삶의 선들에 관한 역사적 서사이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서사가

18) 로빈슨 (2005) 조선우 역 (2015) pp 159-160

19)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282

20)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321

21)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87) p 322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5

사람들의 삶에 의미와 실체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역사적

서사는 명시화된 선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

들을 이러한 선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삶이 진행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선의 실현으로서의 역사적

맥락에서 관련되고 구현되는 것이다22)

우리가 서사에 참여하는 과정은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고 서사는

이러한 반응의 비판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망에서

이러한 인간 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선이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윤리적

존재이고 윤리적 삶은 서사와 역사를 갖는다 우리가 구성하는 삶은 바로

이러한 서사의 지평으로 확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반성을 통한 주체적 참여는

바로 정서의 교류를 가능하게 만드는 공감 때문이다

공감은 타인의 조건이나 정서 상태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유래하는

정서적 반응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이 경험한 정서를 내가 경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가령 내가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경험할 때 공감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공감은 리의 정서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23) 흄의 입장에서

보면 공감은 단순한 감정이라기보다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고 복합적인 반성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감정에 한 반성을 거친 일종의 정서이다24) 여기서

공감의 두 가지 측면을 볼 수 있다 우리의 감각기관에 해 상의 출현에

따른 일차적 공감과 반성에 의해 현상을 교정하면서 일관되고 확립된 판단에

이르게 되는 이차적 공감이다 바로 이차적 공감이 사회성을 부여한다 우리로

22)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pp 199-201

23) 추병완 (2016) p 7 및 Prinz (2010) p 532 Prinz는 공감과 동정심(sympathy)을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첫째 우리는 공감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지만 동정적인

기쁨을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동정심은 항상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동정

심은 일종의 다른 사람에 대한 느낌이라면 공감은 다른 사람의 정서가 원인이

되어 연결된 인과적 느낌이다 셋째 동정적 정서들은 우리가 동정심을 가는 사람

들이 경험했던 정서들과 같을 필요는 없다 Prinz (2010) p 532

24) 박종훈 (2015) p 245

6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부터 거리가 멀거나 가까운지에 따라 공감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사람들의 인격과 관련한 판단들에서 그러한 차이를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성을 갖는 이차적 공감이 감정의 소통이 되는 것이다25)

이처럼 이차적 공감이 없다면 즉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자 감정의

소통이 없다면 우리가 역사적 삶의 맥락에 실존적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류의 관계망에서 삶이 역사적 맥락을 갖는 이유는 그 삶의

지평이 바로 선을 향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우리가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도 삶의 지평에서 정서적 교류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해하

고 그들의 경험들을 동시에 경험하고 그래서 반성적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 말하자면 공감은 인간의 서사를 공유하고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우리

모두가 삶의 지평에 표출하고 있는 정서들의 교류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구성하고 공감하며 구성적 선을

실현하는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 자체가 모순적이지만 융복합

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을 본다면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

도 어려울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거처럼 정서기반으로 인간과 소통하는

다양한 형태의 케어로봇들이 화 상 자로서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것은

바로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 즉 로봇에 한 의인화 때문이다 이러한 단계에서

로봇은 화를 주도하는 인간을 인지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들에 따라

반응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공감이 아니라

이른바 인지된 감정 알고리즘에 따라 표현을 할 뿐이다 그렇지만 화 상 자

인 인간은 그 반응을 통해 이야기 사건 삶의 맥락을 반성할 수 있다 누군가를

함께 그리워할 수도 있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위안을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얼굴을 그 로 재현한다면(예컨 제미노이드의 일상적 사용)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 또는 그 자신과도 함께 지내며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25) 박종훈 (2015) pp 248-25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7

이러한 감정 반응과 교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화 참여자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어떤 자연적 상 물체 인형 등과 같은 반응이

전혀 없었던 사물에 해 자기 의미만을 부여했던 의인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인간은 로봇과 화를 하고 있고 로봇을 자신의 서사적 구조의

정상적인 파트너로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융복합적 기술의 발달은 로봇의 지위를 인격적 위치로 상승시킬

수 있다 이전까지 케어로봇의 전개가 단일한 프로그램으로 고정되고 이에

따라 작동하는 개별적인 로봇이었다면 인간과 유사한 학습과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케어로봇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감정의 알고리즘이 네트워크를 통해 저장된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이런 잠재적인 기능을 갖춘 상품화

된 로봇을 구입할 수 있다 앞서 보았던 페퍼 나오와 같은 인공지능형 휴머노이

드 로봇들이다 이제 생산자가 인간의 정서를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반응해

야 하는 지를 매우 구체적인 알고리즘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인간의 정서들의 교류와 공감의 과정은 디지털코드의 빅데이터로 저장되어

있고 로봇들은 이 데이터에 한 자율적 학습과 분석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감정 반응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분명히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으로 인해 디지털 부호화된 인간의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반성적 응이고 공감하는 과정으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바라보는 상은 인공적이지만 서로 반응하고

교환하는 서사와 공감은 인격적인 의인화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가 환자와 동등한 맥락에서 형성된 서사와 공감 능력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용 케어로봇이 가질 수 있는 서사와 공감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서사와 공감이다 기술적으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이해하고

반응하고 반성하며 응하게 만드는 공감은 인간의 감정과 느낌에 해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용하는 명령 또는 처방의 기능이다 이런 점에서

6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ldquo이세돌 vs 알파고rdquo의 결이 간단히 인간 기계의 바둑 승부로 그 의미를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이미 알려진 알파고의 확률 계산은 다음과 같다

1202 로 연결된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확률만

을 계산해서 응하였다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가 아닌 어느 누구라도 그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데이터의 수집 계산과 분석 모두 알파고가 갖는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영한다 그래서 이 경기는 게임 규칙 자체로만 본다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적어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뇌기능과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과 자료 분석 기능이 서로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의료분야에 활용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서 보았듯이 IBM의

왓슨은 방 한 양의 의학지식정보 세계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한 1천 500만 페이지의 정보를 통해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26)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인간의 인지적

판단을 위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매우 유익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기술과 로봇이 알고리즘에 따른 정보수집 및 분석 자기 학습과

판단의 자율성을 갖게 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나아가 인간에 의한

의인화가 강화된다면 우리는 의료용 케어로봇에 스스로 구속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에 이루어지는

서사의 재료들은 인간의 맥락에 있고 이를 공감하는 것은 환자가 빅데이터로

26)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

일 나아가 인공지능이 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장면을 그려보는 것도 가

능하다 알파고 대결 이후 국내의과대학 교수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3명

이 이른바 인공지능 의사 lsquo알파닥rsquo이 진료현장에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중 대다수가 2020년 이후로 보았다 알파닥의 활용이 유용한 진료영역(반대로 보

면 알파닥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진료영역)으로는 lsquo영상의학rsquo분야가 44로 가장

많았고 병리진단검사의학과 37에 달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진단의 기능은

강화되지만 환자의 직접적인 대면이 필요한 치료는 여전히 인간 의사의 판단 비

중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9

저장된 맥락에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Ⅴ 고통 의료용 케어로봇의 공감 알고리즘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에게 필요한 이유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삶의 변화와 급격한 기술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 도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환자의 인간 파트너로서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인간처럼 구성적 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 로봇은 적어도 환자들의 다양한 서사와 감정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디지털 코드로 저장된 지식정보의 거 한 창고에서

인간의 반응에 따라 최소한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만약 이 지배를 벗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자의식이 형성되고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감정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을

갖춘 의료용 케어로봇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거나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통합형 네트워

크의 지식정보기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환자에

맞는 특정 분야의 목적에 따라 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맞춤형 교류

반응을 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와

관련된 인의 삶의 지평들에 관한 데이터들을 스스로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응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이다

의료용 케어로봇의 직접적인 상과 목적은 좁게는 신체와 정신 모든

영역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살피는 것이고 넓게는 정서 교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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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6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반성은 서사에 한 정서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것은 비판적이

고 실천적 삶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 가 된다

맥킨타이어에 따르면 ldquo덕은 하나의 습득한 인간의 성질로서 그것의

소유와 실천이 우리로 하여금 어떤 실천에 내재하고 있는 선들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주며 또 그것의 결여는 결과적으로 그러한 선들의 성취를 방해하

는 그러한 성질이다rdquo19) 덕들의 활동에 따라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궁극적인 삶의 목적 즉 최고선을 향해 이어가는 주체적인 자신의 이야기

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도덕적 자아는 이 이야기의 행위들과 경험들에

해 책임을 진다20) 이야기의 주체로서 lsquo나rsquo는 관계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활동해 온 반성적 삶의 주체이다 이러한 lsquo나rsquo는 타인의 이야기에도 함께

참여하고 질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야기 이야기에 한 이해가능성

그리고 책임가능성이 바로 삶 속에서 구현된 이야기의 통일성을 구성한다21)

반성은 궁극적 선을 향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성향들과 장애들을

극복하게 만드는 실천적 역할을 한다

이야기는 인간이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축적해 온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야기를 생성하고 얽히게 만드는 lsquo선rsquo은 관계적 삶의 영역에서 도덕의 원천이

된다 테일러는 이러한 선을 lsquo구성적 선rsquo으로 분류하고 이것이 행위들 감정들

생활양식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삶의 선들로 이어진다고 본다 구성적 선이

도덕의 원천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곧

선한 인간이 되는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성적 선은 다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문화마다 또는 종교마다 언어적 명시화가 서로 다르게

전개되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명시화된 용어가 아니라 이 구성적

선을 향한 삶의 선들에 관한 역사적 서사이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서사가

18) 로빈슨 (2005) 조선우 역 (2015) pp 159-160

19)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282

20)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p 321

21)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87) p 322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5

사람들의 삶에 의미와 실체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역사적

서사는 명시화된 선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

들을 이러한 선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삶이 진행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선의 실현으로서의 역사적

맥락에서 관련되고 구현되는 것이다22)

우리가 서사에 참여하는 과정은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고 서사는

이러한 반응의 비판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망에서

이러한 인간 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선이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윤리적

존재이고 윤리적 삶은 서사와 역사를 갖는다 우리가 구성하는 삶은 바로

이러한 서사의 지평으로 확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반성을 통한 주체적 참여는

바로 정서의 교류를 가능하게 만드는 공감 때문이다

공감은 타인의 조건이나 정서 상태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유래하는

정서적 반응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이 경험한 정서를 내가 경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가령 내가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경험할 때 공감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공감은 리의 정서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23) 흄의 입장에서

보면 공감은 단순한 감정이라기보다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고 복합적인 반성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감정에 한 반성을 거친 일종의 정서이다24) 여기서

공감의 두 가지 측면을 볼 수 있다 우리의 감각기관에 해 상의 출현에

따른 일차적 공감과 반성에 의해 현상을 교정하면서 일관되고 확립된 판단에

이르게 되는 이차적 공감이다 바로 이차적 공감이 사회성을 부여한다 우리로

22)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pp 199-201

23) 추병완 (2016) p 7 및 Prinz (2010) p 532 Prinz는 공감과 동정심(sympathy)을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첫째 우리는 공감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지만 동정적인

기쁨을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동정심은 항상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동정

심은 일종의 다른 사람에 대한 느낌이라면 공감은 다른 사람의 정서가 원인이

되어 연결된 인과적 느낌이다 셋째 동정적 정서들은 우리가 동정심을 가는 사람

들이 경험했던 정서들과 같을 필요는 없다 Prinz (2010) p 532

24) 박종훈 (2015) p 245

6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부터 거리가 멀거나 가까운지에 따라 공감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사람들의 인격과 관련한 판단들에서 그러한 차이를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성을 갖는 이차적 공감이 감정의 소통이 되는 것이다25)

이처럼 이차적 공감이 없다면 즉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자 감정의

소통이 없다면 우리가 역사적 삶의 맥락에 실존적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류의 관계망에서 삶이 역사적 맥락을 갖는 이유는 그 삶의

지평이 바로 선을 향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우리가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도 삶의 지평에서 정서적 교류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해하

고 그들의 경험들을 동시에 경험하고 그래서 반성적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 말하자면 공감은 인간의 서사를 공유하고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우리

모두가 삶의 지평에 표출하고 있는 정서들의 교류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구성하고 공감하며 구성적 선을

실현하는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 자체가 모순적이지만 융복합

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을 본다면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

도 어려울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거처럼 정서기반으로 인간과 소통하는

다양한 형태의 케어로봇들이 화 상 자로서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것은

바로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 즉 로봇에 한 의인화 때문이다 이러한 단계에서

로봇은 화를 주도하는 인간을 인지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들에 따라

반응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공감이 아니라

이른바 인지된 감정 알고리즘에 따라 표현을 할 뿐이다 그렇지만 화 상 자

인 인간은 그 반응을 통해 이야기 사건 삶의 맥락을 반성할 수 있다 누군가를

함께 그리워할 수도 있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위안을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얼굴을 그 로 재현한다면(예컨 제미노이드의 일상적 사용)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 또는 그 자신과도 함께 지내며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25) 박종훈 (2015) pp 248-25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7

이러한 감정 반응과 교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화 참여자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어떤 자연적 상 물체 인형 등과 같은 반응이

전혀 없었던 사물에 해 자기 의미만을 부여했던 의인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인간은 로봇과 화를 하고 있고 로봇을 자신의 서사적 구조의

정상적인 파트너로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융복합적 기술의 발달은 로봇의 지위를 인격적 위치로 상승시킬

수 있다 이전까지 케어로봇의 전개가 단일한 프로그램으로 고정되고 이에

따라 작동하는 개별적인 로봇이었다면 인간과 유사한 학습과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케어로봇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감정의 알고리즘이 네트워크를 통해 저장된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이런 잠재적인 기능을 갖춘 상품화

된 로봇을 구입할 수 있다 앞서 보았던 페퍼 나오와 같은 인공지능형 휴머노이

드 로봇들이다 이제 생산자가 인간의 정서를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반응해

야 하는 지를 매우 구체적인 알고리즘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인간의 정서들의 교류와 공감의 과정은 디지털코드의 빅데이터로 저장되어

있고 로봇들은 이 데이터에 한 자율적 학습과 분석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감정 반응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분명히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으로 인해 디지털 부호화된 인간의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반성적 응이고 공감하는 과정으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바라보는 상은 인공적이지만 서로 반응하고

교환하는 서사와 공감은 인격적인 의인화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가 환자와 동등한 맥락에서 형성된 서사와 공감 능력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용 케어로봇이 가질 수 있는 서사와 공감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서사와 공감이다 기술적으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이해하고

반응하고 반성하며 응하게 만드는 공감은 인간의 감정과 느낌에 해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용하는 명령 또는 처방의 기능이다 이런 점에서

6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ldquo이세돌 vs 알파고rdquo의 결이 간단히 인간 기계의 바둑 승부로 그 의미를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이미 알려진 알파고의 확률 계산은 다음과 같다

1202 로 연결된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확률만

을 계산해서 응하였다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가 아닌 어느 누구라도 그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데이터의 수집 계산과 분석 모두 알파고가 갖는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영한다 그래서 이 경기는 게임 규칙 자체로만 본다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적어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뇌기능과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과 자료 분석 기능이 서로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의료분야에 활용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서 보았듯이 IBM의

왓슨은 방 한 양의 의학지식정보 세계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한 1천 500만 페이지의 정보를 통해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26)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인간의 인지적

판단을 위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매우 유익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기술과 로봇이 알고리즘에 따른 정보수집 및 분석 자기 학습과

판단의 자율성을 갖게 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나아가 인간에 의한

의인화가 강화된다면 우리는 의료용 케어로봇에 스스로 구속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에 이루어지는

서사의 재료들은 인간의 맥락에 있고 이를 공감하는 것은 환자가 빅데이터로

26)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

일 나아가 인공지능이 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장면을 그려보는 것도 가

능하다 알파고 대결 이후 국내의과대학 교수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3명

이 이른바 인공지능 의사 lsquo알파닥rsquo이 진료현장에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중 대다수가 2020년 이후로 보았다 알파닥의 활용이 유용한 진료영역(반대로 보

면 알파닥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진료영역)으로는 lsquo영상의학rsquo분야가 44로 가장

많았고 병리진단검사의학과 37에 달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진단의 기능은

강화되지만 환자의 직접적인 대면이 필요한 치료는 여전히 인간 의사의 판단 비

중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9

저장된 맥락에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Ⅴ 고통 의료용 케어로봇의 공감 알고리즘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에게 필요한 이유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삶의 변화와 급격한 기술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 도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환자의 인간 파트너로서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인간처럼 구성적 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 로봇은 적어도 환자들의 다양한 서사와 감정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디지털 코드로 저장된 지식정보의 거 한 창고에서

인간의 반응에 따라 최소한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만약 이 지배를 벗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자의식이 형성되고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감정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을

갖춘 의료용 케어로봇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거나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통합형 네트워

크의 지식정보기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환자에

맞는 특정 분야의 목적에 따라 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맞춤형 교류

반응을 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와

관련된 인의 삶의 지평들에 관한 데이터들을 스스로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응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이다

의료용 케어로봇의 직접적인 상과 목적은 좁게는 신체와 정신 모든

영역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살피는 것이고 넓게는 정서 교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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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5

사람들의 삶에 의미와 실체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역사적

서사는 명시화된 선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

들을 이러한 선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삶이 진행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선의 실현으로서의 역사적

맥락에서 관련되고 구현되는 것이다22)

우리가 서사에 참여하는 과정은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고 서사는

이러한 반응의 비판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망에서

이러한 인간 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선이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윤리적

존재이고 윤리적 삶은 서사와 역사를 갖는다 우리가 구성하는 삶은 바로

이러한 서사의 지평으로 확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반성을 통한 주체적 참여는

바로 정서의 교류를 가능하게 만드는 공감 때문이다

공감은 타인의 조건이나 정서 상태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유래하는

정서적 반응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이 경험한 정서를 내가 경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가령 내가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경험할 때 공감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공감은 리의 정서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23) 흄의 입장에서

보면 공감은 단순한 감정이라기보다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고 복합적인 반성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감정에 한 반성을 거친 일종의 정서이다24) 여기서

공감의 두 가지 측면을 볼 수 있다 우리의 감각기관에 해 상의 출현에

따른 일차적 공감과 반성에 의해 현상을 교정하면서 일관되고 확립된 판단에

이르게 되는 이차적 공감이다 바로 이차적 공감이 사회성을 부여한다 우리로

22)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pp 199-201

23) 추병완 (2016) p 7 및 Prinz (2010) p 532 Prinz는 공감과 동정심(sympathy)을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첫째 우리는 공감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지만 동정적인

기쁨을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동정심은 항상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동정

심은 일종의 다른 사람에 대한 느낌이라면 공감은 다른 사람의 정서가 원인이

되어 연결된 인과적 느낌이다 셋째 동정적 정서들은 우리가 동정심을 가는 사람

들이 경험했던 정서들과 같을 필요는 없다 Prinz (2010) p 532

24) 박종훈 (2015) p 245

6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부터 거리가 멀거나 가까운지에 따라 공감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사람들의 인격과 관련한 판단들에서 그러한 차이를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성을 갖는 이차적 공감이 감정의 소통이 되는 것이다25)

이처럼 이차적 공감이 없다면 즉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자 감정의

소통이 없다면 우리가 역사적 삶의 맥락에 실존적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류의 관계망에서 삶이 역사적 맥락을 갖는 이유는 그 삶의

지평이 바로 선을 향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우리가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도 삶의 지평에서 정서적 교류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해하

고 그들의 경험들을 동시에 경험하고 그래서 반성적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 말하자면 공감은 인간의 서사를 공유하고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우리

모두가 삶의 지평에 표출하고 있는 정서들의 교류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구성하고 공감하며 구성적 선을

실현하는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 자체가 모순적이지만 융복합

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을 본다면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

도 어려울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거처럼 정서기반으로 인간과 소통하는

다양한 형태의 케어로봇들이 화 상 자로서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것은

바로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 즉 로봇에 한 의인화 때문이다 이러한 단계에서

로봇은 화를 주도하는 인간을 인지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들에 따라

반응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공감이 아니라

이른바 인지된 감정 알고리즘에 따라 표현을 할 뿐이다 그렇지만 화 상 자

인 인간은 그 반응을 통해 이야기 사건 삶의 맥락을 반성할 수 있다 누군가를

함께 그리워할 수도 있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위안을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얼굴을 그 로 재현한다면(예컨 제미노이드의 일상적 사용)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 또는 그 자신과도 함께 지내며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25) 박종훈 (2015) pp 248-25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7

이러한 감정 반응과 교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화 참여자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어떤 자연적 상 물체 인형 등과 같은 반응이

전혀 없었던 사물에 해 자기 의미만을 부여했던 의인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인간은 로봇과 화를 하고 있고 로봇을 자신의 서사적 구조의

정상적인 파트너로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융복합적 기술의 발달은 로봇의 지위를 인격적 위치로 상승시킬

수 있다 이전까지 케어로봇의 전개가 단일한 프로그램으로 고정되고 이에

따라 작동하는 개별적인 로봇이었다면 인간과 유사한 학습과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케어로봇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감정의 알고리즘이 네트워크를 통해 저장된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이런 잠재적인 기능을 갖춘 상품화

된 로봇을 구입할 수 있다 앞서 보았던 페퍼 나오와 같은 인공지능형 휴머노이

드 로봇들이다 이제 생산자가 인간의 정서를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반응해

야 하는 지를 매우 구체적인 알고리즘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인간의 정서들의 교류와 공감의 과정은 디지털코드의 빅데이터로 저장되어

있고 로봇들은 이 데이터에 한 자율적 학습과 분석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감정 반응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분명히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으로 인해 디지털 부호화된 인간의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반성적 응이고 공감하는 과정으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바라보는 상은 인공적이지만 서로 반응하고

교환하는 서사와 공감은 인격적인 의인화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가 환자와 동등한 맥락에서 형성된 서사와 공감 능력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용 케어로봇이 가질 수 있는 서사와 공감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서사와 공감이다 기술적으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이해하고

반응하고 반성하며 응하게 만드는 공감은 인간의 감정과 느낌에 해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용하는 명령 또는 처방의 기능이다 이런 점에서

6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ldquo이세돌 vs 알파고rdquo의 결이 간단히 인간 기계의 바둑 승부로 그 의미를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이미 알려진 알파고의 확률 계산은 다음과 같다

1202 로 연결된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확률만

을 계산해서 응하였다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가 아닌 어느 누구라도 그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데이터의 수집 계산과 분석 모두 알파고가 갖는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영한다 그래서 이 경기는 게임 규칙 자체로만 본다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적어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뇌기능과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과 자료 분석 기능이 서로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의료분야에 활용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서 보았듯이 IBM의

왓슨은 방 한 양의 의학지식정보 세계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한 1천 500만 페이지의 정보를 통해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26)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인간의 인지적

판단을 위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매우 유익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기술과 로봇이 알고리즘에 따른 정보수집 및 분석 자기 학습과

판단의 자율성을 갖게 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나아가 인간에 의한

의인화가 강화된다면 우리는 의료용 케어로봇에 스스로 구속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에 이루어지는

서사의 재료들은 인간의 맥락에 있고 이를 공감하는 것은 환자가 빅데이터로

26)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

일 나아가 인공지능이 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장면을 그려보는 것도 가

능하다 알파고 대결 이후 국내의과대학 교수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3명

이 이른바 인공지능 의사 lsquo알파닥rsquo이 진료현장에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중 대다수가 2020년 이후로 보았다 알파닥의 활용이 유용한 진료영역(반대로 보

면 알파닥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진료영역)으로는 lsquo영상의학rsquo분야가 44로 가장

많았고 병리진단검사의학과 37에 달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진단의 기능은

강화되지만 환자의 직접적인 대면이 필요한 치료는 여전히 인간 의사의 판단 비

중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9

저장된 맥락에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Ⅴ 고통 의료용 케어로봇의 공감 알고리즘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에게 필요한 이유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삶의 변화와 급격한 기술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 도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환자의 인간 파트너로서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인간처럼 구성적 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 로봇은 적어도 환자들의 다양한 서사와 감정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디지털 코드로 저장된 지식정보의 거 한 창고에서

인간의 반응에 따라 최소한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만약 이 지배를 벗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자의식이 형성되고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감정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을

갖춘 의료용 케어로봇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거나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통합형 네트워

크의 지식정보기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환자에

맞는 특정 분야의 목적에 따라 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맞춤형 교류

반응을 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와

관련된 인의 삶의 지평들에 관한 데이터들을 스스로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응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이다

의료용 케어로봇의 직접적인 상과 목적은 좁게는 신체와 정신 모든

영역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살피는 것이고 넓게는 정서 교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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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6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부터 거리가 멀거나 가까운지에 따라 공감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사람들의 인격과 관련한 판단들에서 그러한 차이를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성을 갖는 이차적 공감이 감정의 소통이 되는 것이다25)

이처럼 이차적 공감이 없다면 즉 반성을 통한 정서적 반응이자 감정의

소통이 없다면 우리가 역사적 삶의 맥락에 실존적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류의 관계망에서 삶이 역사적 맥락을 갖는 이유는 그 삶의

지평이 바로 선을 향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우리가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도 삶의 지평에서 정서적 교류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해하

고 그들의 경험들을 동시에 경험하고 그래서 반성적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 말하자면 공감은 인간의 서사를 공유하고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우리

모두가 삶의 지평에 표출하고 있는 정서들의 교류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구성하고 공감하며 구성적 선을

실현하는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 자체가 모순적이지만 융복합

적인 로봇공학의 발달을 본다면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

도 어려울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거처럼 정서기반으로 인간과 소통하는

다양한 형태의 케어로봇들이 화 상 자로서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것은

바로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 즉 로봇에 한 의인화 때문이다 이러한 단계에서

로봇은 화를 주도하는 인간을 인지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들에 따라

반응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공감이 아니라

이른바 인지된 감정 알고리즘에 따라 표현을 할 뿐이다 그렇지만 화 상 자

인 인간은 그 반응을 통해 이야기 사건 삶의 맥락을 반성할 수 있다 누군가를

함께 그리워할 수도 있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위안을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얼굴을 그 로 재현한다면(예컨 제미노이드의 일상적 사용)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 또는 그 자신과도 함께 지내며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25) 박종훈 (2015) pp 248-25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7

이러한 감정 반응과 교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화 참여자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어떤 자연적 상 물체 인형 등과 같은 반응이

전혀 없었던 사물에 해 자기 의미만을 부여했던 의인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인간은 로봇과 화를 하고 있고 로봇을 자신의 서사적 구조의

정상적인 파트너로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융복합적 기술의 발달은 로봇의 지위를 인격적 위치로 상승시킬

수 있다 이전까지 케어로봇의 전개가 단일한 프로그램으로 고정되고 이에

따라 작동하는 개별적인 로봇이었다면 인간과 유사한 학습과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케어로봇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감정의 알고리즘이 네트워크를 통해 저장된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이런 잠재적인 기능을 갖춘 상품화

된 로봇을 구입할 수 있다 앞서 보았던 페퍼 나오와 같은 인공지능형 휴머노이

드 로봇들이다 이제 생산자가 인간의 정서를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반응해

야 하는 지를 매우 구체적인 알고리즘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인간의 정서들의 교류와 공감의 과정은 디지털코드의 빅데이터로 저장되어

있고 로봇들은 이 데이터에 한 자율적 학습과 분석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감정 반응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분명히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으로 인해 디지털 부호화된 인간의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반성적 응이고 공감하는 과정으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바라보는 상은 인공적이지만 서로 반응하고

교환하는 서사와 공감은 인격적인 의인화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가 환자와 동등한 맥락에서 형성된 서사와 공감 능력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용 케어로봇이 가질 수 있는 서사와 공감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서사와 공감이다 기술적으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이해하고

반응하고 반성하며 응하게 만드는 공감은 인간의 감정과 느낌에 해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용하는 명령 또는 처방의 기능이다 이런 점에서

6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ldquo이세돌 vs 알파고rdquo의 결이 간단히 인간 기계의 바둑 승부로 그 의미를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이미 알려진 알파고의 확률 계산은 다음과 같다

1202 로 연결된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확률만

을 계산해서 응하였다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가 아닌 어느 누구라도 그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데이터의 수집 계산과 분석 모두 알파고가 갖는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영한다 그래서 이 경기는 게임 규칙 자체로만 본다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적어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뇌기능과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과 자료 분석 기능이 서로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의료분야에 활용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서 보았듯이 IBM의

왓슨은 방 한 양의 의학지식정보 세계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한 1천 500만 페이지의 정보를 통해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26)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인간의 인지적

판단을 위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매우 유익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기술과 로봇이 알고리즘에 따른 정보수집 및 분석 자기 학습과

판단의 자율성을 갖게 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나아가 인간에 의한

의인화가 강화된다면 우리는 의료용 케어로봇에 스스로 구속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에 이루어지는

서사의 재료들은 인간의 맥락에 있고 이를 공감하는 것은 환자가 빅데이터로

26)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

일 나아가 인공지능이 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장면을 그려보는 것도 가

능하다 알파고 대결 이후 국내의과대학 교수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3명

이 이른바 인공지능 의사 lsquo알파닥rsquo이 진료현장에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중 대다수가 2020년 이후로 보았다 알파닥의 활용이 유용한 진료영역(반대로 보

면 알파닥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진료영역)으로는 lsquo영상의학rsquo분야가 44로 가장

많았고 병리진단검사의학과 37에 달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진단의 기능은

강화되지만 환자의 직접적인 대면이 필요한 치료는 여전히 인간 의사의 판단 비

중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9

저장된 맥락에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Ⅴ 고통 의료용 케어로봇의 공감 알고리즘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에게 필요한 이유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삶의 변화와 급격한 기술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 도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환자의 인간 파트너로서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인간처럼 구성적 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 로봇은 적어도 환자들의 다양한 서사와 감정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디지털 코드로 저장된 지식정보의 거 한 창고에서

인간의 반응에 따라 최소한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만약 이 지배를 벗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자의식이 형성되고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감정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을

갖춘 의료용 케어로봇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거나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통합형 네트워

크의 지식정보기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환자에

맞는 특정 분야의 목적에 따라 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맞춤형 교류

반응을 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와

관련된 인의 삶의 지평들에 관한 데이터들을 스스로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응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이다

의료용 케어로봇의 직접적인 상과 목적은 좁게는 신체와 정신 모든

영역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살피는 것이고 넓게는 정서 교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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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7

이러한 감정 반응과 교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화 참여자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어떤 자연적 상 물체 인형 등과 같은 반응이

전혀 없었던 사물에 해 자기 의미만을 부여했던 의인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인간은 로봇과 화를 하고 있고 로봇을 자신의 서사적 구조의

정상적인 파트너로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융복합적 기술의 발달은 로봇의 지위를 인격적 위치로 상승시킬

수 있다 이전까지 케어로봇의 전개가 단일한 프로그램으로 고정되고 이에

따라 작동하는 개별적인 로봇이었다면 인간과 유사한 학습과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케어로봇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감정의 알고리즘이 네트워크를 통해 저장된 빅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이런 잠재적인 기능을 갖춘 상품화

된 로봇을 구입할 수 있다 앞서 보았던 페퍼 나오와 같은 인공지능형 휴머노이

드 로봇들이다 이제 생산자가 인간의 정서를 어떻게 인지하고 어떻게 반응해

야 하는 지를 매우 구체적인 알고리즘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인간의 정서들의 교류와 공감의 과정은 디지털코드의 빅데이터로 저장되어

있고 로봇들은 이 데이터에 한 자율적 학습과 분석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감정 반응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분명히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으로 인해 디지털 부호화된 인간의 감정들을 교류할 수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반성적 응이고 공감하는 과정으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바라보는 상은 인공적이지만 서로 반응하고

교환하는 서사와 공감은 인격적인 의인화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의료용

케어로봇 자체가 환자와 동등한 맥락에서 형성된 서사와 공감 능력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용 케어로봇이 가질 수 있는 서사와 공감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서사와 공감이다 기술적으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이 서사를 이해하고

반응하고 반성하며 응하게 만드는 공감은 인간의 감정과 느낌에 해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용하는 명령 또는 처방의 기능이다 이런 점에서

6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ldquo이세돌 vs 알파고rdquo의 결이 간단히 인간 기계의 바둑 승부로 그 의미를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이미 알려진 알파고의 확률 계산은 다음과 같다

1202 로 연결된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확률만

을 계산해서 응하였다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가 아닌 어느 누구라도 그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데이터의 수집 계산과 분석 모두 알파고가 갖는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영한다 그래서 이 경기는 게임 규칙 자체로만 본다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적어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뇌기능과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과 자료 분석 기능이 서로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의료분야에 활용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서 보았듯이 IBM의

왓슨은 방 한 양의 의학지식정보 세계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한 1천 500만 페이지의 정보를 통해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26)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인간의 인지적

판단을 위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매우 유익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기술과 로봇이 알고리즘에 따른 정보수집 및 분석 자기 학습과

판단의 자율성을 갖게 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나아가 인간에 의한

의인화가 강화된다면 우리는 의료용 케어로봇에 스스로 구속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에 이루어지는

서사의 재료들은 인간의 맥락에 있고 이를 공감하는 것은 환자가 빅데이터로

26)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

일 나아가 인공지능이 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장면을 그려보는 것도 가

능하다 알파고 대결 이후 국내의과대학 교수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3명

이 이른바 인공지능 의사 lsquo알파닥rsquo이 진료현장에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중 대다수가 2020년 이후로 보았다 알파닥의 활용이 유용한 진료영역(반대로 보

면 알파닥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진료영역)으로는 lsquo영상의학rsquo분야가 44로 가장

많았고 병리진단검사의학과 37에 달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진단의 기능은

강화되지만 환자의 직접적인 대면이 필요한 치료는 여전히 인간 의사의 판단 비

중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9

저장된 맥락에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Ⅴ 고통 의료용 케어로봇의 공감 알고리즘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에게 필요한 이유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삶의 변화와 급격한 기술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 도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환자의 인간 파트너로서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인간처럼 구성적 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 로봇은 적어도 환자들의 다양한 서사와 감정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디지털 코드로 저장된 지식정보의 거 한 창고에서

인간의 반응에 따라 최소한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만약 이 지배를 벗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자의식이 형성되고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감정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을

갖춘 의료용 케어로봇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거나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통합형 네트워

크의 지식정보기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환자에

맞는 특정 분야의 목적에 따라 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맞춤형 교류

반응을 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와

관련된 인의 삶의 지평들에 관한 데이터들을 스스로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응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이다

의료용 케어로봇의 직접적인 상과 목적은 좁게는 신체와 정신 모든

영역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살피는 것이고 넓게는 정서 교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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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68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ldquo이세돌 vs 알파고rdquo의 결이 간단히 인간 기계의 바둑 승부로 그 의미를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이미 알려진 알파고의 확률 계산은 다음과 같다

1202 로 연결된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확률만

을 계산해서 응하였다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가 아닌 어느 누구라도 그

선수의 응에 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데이터의 수집 계산과 분석 모두 알파고가 갖는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운영한다 그래서 이 경기는 게임 규칙 자체로만 본다면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 적어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뇌기능과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과 자료 분석 기능이 서로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의료분야에 활용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서 보았듯이 IBM의

왓슨은 방 한 양의 의학지식정보 세계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한 1천 500만 페이지의 정보를 통해 환자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26)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인간의 인지적

판단을 위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매우 유익한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기술과 로봇이 알고리즘에 따른 정보수집 및 분석 자기 학습과

판단의 자율성을 갖게 되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나아가 인간에 의한

의인화가 강화된다면 우리는 의료용 케어로봇에 스스로 구속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에 이루어지는

서사의 재료들은 인간의 맥락에 있고 이를 공감하는 것은 환자가 빅데이터로

26)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

일 나아가 인공지능이 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장면을 그려보는 것도 가

능하다 알파고 대결 이후 국내의과대학 교수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3명

이 이른바 인공지능 의사 lsquo알파닥rsquo이 진료현장에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중 대다수가 2020년 이후로 보았다 알파닥의 활용이 유용한 진료영역(반대로 보

면 알파닥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진료영역)으로는 lsquo영상의학rsquo분야가 44로 가장

많았고 병리진단검사의학과 37에 달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진단의 기능은

강화되지만 환자의 직접적인 대면이 필요한 치료는 여전히 인간 의사의 판단 비

중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9

저장된 맥락에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Ⅴ 고통 의료용 케어로봇의 공감 알고리즘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에게 필요한 이유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삶의 변화와 급격한 기술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 도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환자의 인간 파트너로서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인간처럼 구성적 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 로봇은 적어도 환자들의 다양한 서사와 감정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디지털 코드로 저장된 지식정보의 거 한 창고에서

인간의 반응에 따라 최소한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만약 이 지배를 벗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자의식이 형성되고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감정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을

갖춘 의료용 케어로봇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거나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통합형 네트워

크의 지식정보기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환자에

맞는 특정 분야의 목적에 따라 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맞춤형 교류

반응을 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와

관련된 인의 삶의 지평들에 관한 데이터들을 스스로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응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이다

의료용 케어로봇의 직접적인 상과 목적은 좁게는 신체와 정신 모든

영역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살피는 것이고 넓게는 정서 교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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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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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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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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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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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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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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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uggio Gianmarco amp Operto Fiorella (2006) ldquoRoboethics A Bottom-up Interdisciplinary Discourse in the Field of Applied Ethics in Roboticsrdquo International Review of Information Ethics 6 2-8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5

이동훈 (2014) ldquo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rdquo 퍼퓰러사이언스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1697ampcontents_id=65428 (검색일 20161101)

통계청 (2015) 2015년 인구조사http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2919quick_02 (검색일 20161028)

Knight Will (2014) ldquoYour Retirement May Include a Robot Helperrdquo MIT Technology Review httpswwwtechnologyreviewcoms531941your-retirement-may-include-a-robot-helper (검색일 20161028)

김민수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일

박은주 「日서 소니 로봇강아지 아이보 장례식 열려」 985172중앙일보985173 2015년 3월 1일

윤영채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ldquo다빈치 로봇 수술rdquo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B8BA4EBB988ECB998_EBA19CEBB487_EC8898EC88A0 (검색일 20161028)

ldquoDARPA 터치감각까지 느낄 수 있는 로봇 의수 개발rdquo 공감뉴스 (2015 09 16)

httpvision01atistorycom1167 (검색일 20161028)

ldquoAmputee Becomes First to Simultaneously Use Two APL Modular Prosthetic Limbsrdquo HUB (20141217) httphubjhuedu20141217amputee-makes-history (검색일 20161028)

ldquoMedical Robotrdquo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Medical_robot (검색일 2016 1027)

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69

저장된 맥락에 들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Ⅴ 고통 의료용 케어로봇의 공감 알고리즘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에게 필요한 이유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삶의 변화와 급격한 기술발달에 따라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 도구의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환자의 인간 파트너로서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의료용 케어로봇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인간처럼 구성적 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 로봇은 적어도 환자들의 다양한 서사와 감정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디지털 코드로 저장된 지식정보의 거 한 창고에서

인간의 반응에 따라 최소한의 반응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는다

만약 이 지배를 벗어나 공상과학영화처럼 자의식이 형성되고 모든 데이터를

총괄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그 감정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을

갖춘 의료용 케어로봇이 출현한다면 그것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거나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를 자멸하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통합형 네트워

크의 지식정보기반 사회에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환자에

맞는 특정 분야의 목적에 따라 그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맞춤형 교류

반응을 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와

관련된 인의 삶의 지평들에 관한 데이터들을 스스로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응할 수 있는 의료용 케어로봇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이다

의료용 케어로봇의 직접적인 상과 목적은 좁게는 신체와 정신 모든

영역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보살피는 것이고 넓게는 정서 교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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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5

이동훈 (2014) ldquo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rdquo 퍼퓰러사이언스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1697ampcontents_id=65428 (검색일 20161101)

통계청 (2015) 2015년 인구조사http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2919quick_02 (검색일 20161028)

Knight Will (2014) ldquoYour Retirement May Include a Robot Helperrdquo MIT Technology Review httpswwwtechnologyreviewcoms531941your-retirement-may-include-a-robot-helper (검색일 20161028)

김민수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일

박은주 「日서 소니 로봇강아지 아이보 장례식 열려」 985172중앙일보985173 2015년 3월 1일

윤영채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ldquo다빈치 로봇 수술rdquo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B8BA4EBB988ECB998_EBA19CEBB487_EC8898EC88A0 (검색일 20161028)

ldquoDARPA 터치감각까지 느낄 수 있는 로봇 의수 개발rdquo 공감뉴스 (2015 09 16)

httpvision01atistorycom1167 (검색일 20161028)

ldquoAmputee Becomes First to Simultaneously Use Two APL Modular Prosthetic Limbsrdquo HUB (20141217) httphubjhuedu20141217amputee-makes-history (검색일 20161028)

ldquoMedical Robotrdquo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Medical_robot (검색일 2016 1027)

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70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있겠지만 의료용 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환자들의 정신적이든 신체

적이든 모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의료용 케어로봇도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고통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 문제는 이번 연구와 전혀 논점이 다르다 로봇이 고통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한 자율적 존재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봇이 고통을

알고 느끼고 고통에 따른 어떤 행동을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에 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장 온도 힘을 감지하는

신체 센서가 내장된 감각 피부를 갖는 lsquo허거블(Huggable 테디베어를 모델로

한 상호작용형 로봇)rsquo은 6가지 접촉 유형과 아홉 종류의 정서 감촉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통해 여러 상이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즐겁게 껴안아 주면

상 방에게 코를 비비는 반응을 보인다27) 그러나 이와 같은 직접적인 인지

판단의 방식으로 로봇이 한 개체로서 인간과 같은 고통의 감각을 갖는다는

것 말하자면 ldquo온정적인 (로)봇rdquo28)을 기 하는 것은 현재 기술적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설령 그런 로봇을 갖는다면 로봇을 고통받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인간과 교류의 도구로서 네트워크의 빅데이터

를 활용한 감정교류와 상호소통에 충실해야 한다29)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

27) 여섯 가지 접촉 행위는 살며시 또는 심하게 접촉하기 누르기 쓰다듬기 간질이

기 토닥거리기 긁어주기가 있고 아홉 가지 상이한 정서적 감촉은 간질이기 찌

르기 긁기 찰싹 때리기 쓰다듬기 토닥거리기 문지르기 누르기 접촉이다 허

거블은 이런 감촉의 자극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0-261

28)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 262

29) 월러치와 알렌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시스템의 개발이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모델링하고 이용하며 인지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

음과 공감하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로봇 개발 연구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러치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pp 263-281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참고문헌

김 식 (2016) 985172인간 VS 기계985173 서울 동아시아

박종훈 (2015) 985172공동체와 정서 윤리문화의 원천985173 고양 인간사랑

추병완 (2016) 「도덕 심리학의 새로운 경향과 도덕교육」 985172도덕 심리학의 새로운

경향과 이해985173 2016년 한국도덕윤리과교육학회 연차학술 회(27회) 자료집 1-44

리차드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985172윤리문화의 서막 고(苦)와

통(痛)985173 서울 소통과 공감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985172덕의 상실985173 서울 문예출판사

에도아르도 다테리굴리에모 템불리니 (2009) 「의료 로봇에 한 윤리적 고려」 라파엘 카푸로미카엘 나겐보르그 편저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985172로봇윤리 ndash로봇의 윤리적 문제들985173 서울 어문학사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맥아피 (2014) 이한음 역 (2016) 985172제2의 기계시 985173 서울 청림출판

웬델 월러치콜린 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985172왜 로봇의 도덕인가985173 서울 메디치미

디어

제니퍼 로빈슨 (2005) 조선우 역 (2015) 985172감성 이성보다 깊은985173 성남 북코리아

찰스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985172자아의 원천들 현 적 정체성의 형성985173 서울 새물결출판사

Duffy Brian R (2006) ldquoFundamental Issues in Social Roboticsrdquo International Review of Information Ethics 6 31-36

Kitano Naho (2006) ldquolsquoRinrirsquo An Incitement towards the Existence of Robots in Japanese Societyrdquo International Review of Information Ethics 6 78-83

Prinz Jesse J ldquoThe Moral Emotionrdquo in Peter Goldie (ed) Philosophy of Emotion pp 519-538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Veruggio Gianmarco amp Operto Fiorella (2006) ldquoRoboethics A Bottom-up Interdisciplinary Discourse in the Field of Applied Ethics in Roboticsrdquo International Review of Information Ethics 6 2-8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5

이동훈 (2014) ldquo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rdquo 퍼퓰러사이언스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1697ampcontents_id=65428 (검색일 20161101)

통계청 (2015) 2015년 인구조사http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2919quick_02 (검색일 20161028)

Knight Will (2014) ldquoYour Retirement May Include a Robot Helperrdquo MIT Technology Review httpswwwtechnologyreviewcoms531941your-retirement-may-include-a-robot-helper (검색일 20161028)

김민수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일

박은주 「日서 소니 로봇강아지 아이보 장례식 열려」 985172중앙일보985173 2015년 3월 1일

윤영채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ldquo다빈치 로봇 수술rdquo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B8BA4EBB988ECB998_EBA19CEBB487_EC8898EC88A0 (검색일 20161028)

ldquoDARPA 터치감각까지 느낄 수 있는 로봇 의수 개발rdquo 공감뉴스 (2015 09 16)

httpvision01atistorycom1167 (검색일 20161028)

ldquoAmputee Becomes First to Simultaneously Use Two APL Modular Prosthetic Limbsrdquo HUB (20141217) httphubjhuedu20141217amputee-makes-history (검색일 20161028)

ldquoMedical Robotrdquo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Medical_robot (검색일 2016 1027)

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1

봇이 그 자체의 도구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프로그램밍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로봇공학의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연구에서는 의료용 케어로봇의 데이터 접근-수집-분석-활용의 알고리즘

이 lsquo고통rsquo에 기반하는 것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는 로봇 자체가 고통을

알고 느끼고 그에 따라 응하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서사가 디지털

코드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신경망 네트워크의 경로에서 환자의 lsquo고통rsquo에서만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더는 고통(pain)을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부정적 경험들의 형식을

포괄하는 것(규칙 5 고통은 오직 악일 뿐이다)으로 규정한다 도덕적 가치들의

목적은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침해를

받는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규칙 6 도덕적 목적은 타인들의 고통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덕적 가치들은 고통을 감소시키는다는

확신을 향한 수단으로서만 선하다(규칙 7)30) 그는 이러한 고통에 한 관심이

바로 벤담의 공리성의 본질로서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겪는 고통 특히

한 개인이 갖는 최 의 고통과 심각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강조한다(규칙

11 규칙 14) 이럴 경우 쾌락과 고통의 합산에 따른 양적 계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통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ldquo개개인의 고통들은 합산될 수 없다rdquo는 것이다31)

이러한 원칙은 의료용 케어로봇이 환자와 정서적 교류를 진행할 때 의료용

케어로봇의 역할과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하게 하고 또한 약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그 로 가능하게 만든다 첫째 무엇보다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30)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p 39-40 여기서 라이더는

윤리학의 새로운 접근으로서 페이니즘(painism)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도덕적으

로 선함과 나쁨의 궁극적 기준이 각각 행복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심리학의 윤리

학적 기여를 개인 고통 제거의 경험에서 바라보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 우애

와 같은 윤리적 가치들의 목적은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인 모든 고통을 감소시키

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제안한 페이니즘은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춘

모든 존재들에게서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윤리적 목적으로 삼는다

31)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p 40 pp 44-45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참고문헌

김 식 (2016) 985172인간 VS 기계985173 서울 동아시아

박종훈 (2015) 985172공동체와 정서 윤리문화의 원천985173 고양 인간사랑

추병완 (2016) 「도덕 심리학의 새로운 경향과 도덕교육」 985172도덕 심리학의 새로운

경향과 이해985173 2016년 한국도덕윤리과교육학회 연차학술 회(27회) 자료집 1-44

리차드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985172윤리문화의 서막 고(苦)와

통(痛)985173 서울 소통과 공감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985172덕의 상실985173 서울 문예출판사

에도아르도 다테리굴리에모 템불리니 (2009) 「의료 로봇에 한 윤리적 고려」 라파엘 카푸로미카엘 나겐보르그 편저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985172로봇윤리 ndash로봇의 윤리적 문제들985173 서울 어문학사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맥아피 (2014) 이한음 역 (2016) 985172제2의 기계시 985173 서울 청림출판

웬델 월러치콜린 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985172왜 로봇의 도덕인가985173 서울 메디치미

디어

제니퍼 로빈슨 (2005) 조선우 역 (2015) 985172감성 이성보다 깊은985173 성남 북코리아

찰스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985172자아의 원천들 현 적 정체성의 형성985173 서울 새물결출판사

Duffy Brian R (2006) ldquoFundamental Issues in Social Roboticsrdquo International Review of Information Ethics 6 31-36

Kitano Naho (2006) ldquolsquoRinrirsquo An Incitement towards the Existence of Robots in Japanese Societyrdquo International Review of Information Ethics 6 78-83

Prinz Jesse J ldquoThe Moral Emotionrdquo in Peter Goldie (ed) Philosophy of Emotion pp 519-538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Veruggio Gianmarco amp Operto Fiorella (2006) ldquoRoboethics A Bottom-up Interdisciplinary Discourse in the Field of Applied Ethics in Roboticsrdquo International Review of Information Ethics 6 2-8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5

이동훈 (2014) ldquo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rdquo 퍼퓰러사이언스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1697ampcontents_id=65428 (검색일 20161101)

통계청 (2015) 2015년 인구조사http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2919quick_02 (검색일 20161028)

Knight Will (2014) ldquoYour Retirement May Include a Robot Helperrdquo MIT Technology Review httpswwwtechnologyreviewcoms531941your-retirement-may-include-a-robot-helper (검색일 20161028)

김민수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일

박은주 「日서 소니 로봇강아지 아이보 장례식 열려」 985172중앙일보985173 2015년 3월 1일

윤영채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ldquo다빈치 로봇 수술rdquo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B8BA4EBB988ECB998_EBA19CEBB487_EC8898EC88A0 (검색일 20161028)

ldquoDARPA 터치감각까지 느낄 수 있는 로봇 의수 개발rdquo 공감뉴스 (2015 09 16)

httpvision01atistorycom1167 (검색일 20161028)

ldquoAmputee Becomes First to Simultaneously Use Two APL Modular Prosthetic Limbsrdquo HUB (20141217) httphubjhuedu20141217amputee-makes-history (검색일 20161028)

ldquoMedical Robotrdquo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Medical_robot (검색일 2016 1027)

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72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특성에 맞는 서사(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그

환자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서사구조와 내용 감정적 교류를

수집-분석- 응할 수 있다 그래서 치료와 처방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면 의료

용 케어로봇은 환자의 반응을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또는 어떤 질병의 예방이 목적이라면 의료용 케어로봇은 환자가

공감함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서교류의

프로그래밍을 가동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 정도 치료와 처방의 긴급성

정도에 따라 서사와 공감의 알고리즘이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둘째

고통 완화 및 제거를 원칙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되면 고통을 감소시

키거나 제거하는데 관련이 있는 일반 감정들로 구성된 서사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화의 주제가 분명하게 전개됨으로써 의료용 케어로봇들이 모든

인간의 감정들을 다 학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알파고 시스템이 상 방

을 이길 수 있는 만큼만 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종류의 의료용 케어로봇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첫째

강한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처방적인 도구로서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특수한 고통에 한 인지적 판단과 의료진에게 적극적

조치를 요청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고통 제거 또는

완화가 감정 교류를 통해서도 불가능할 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해

야 한다 둘째 lsquo약한rsquo 의료용 케어로봇이다 이 로봇은 예방의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감정 교류에 초점을 둔 것으로 체로 현재 수준의

화형 정서기반 사회로봇들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이 로봇이

화형 정서 기반 로봇들과 다른 점은 고통의 알고리즘에 따라 활용된다는

것이다 약한 의료용 케어로봇은 이야기(빅데이터)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통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지속된 이야기의 장으로 이끌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고통과 질병에 한

설명서 또는 계몽적인 지침서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용

케어로봇은 고통의 알고리즘을 통해 일반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일반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참고문헌

김 식 (2016) 985172인간 VS 기계985173 서울 동아시아

박종훈 (2015) 985172공동체와 정서 윤리문화의 원천985173 고양 인간사랑

추병완 (2016) 「도덕 심리학의 새로운 경향과 도덕교육」 985172도덕 심리학의 새로운

경향과 이해985173 2016년 한국도덕윤리과교육학회 연차학술 회(27회) 자료집 1-44

리차드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985172윤리문화의 서막 고(苦)와

통(痛)985173 서울 소통과 공감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985172덕의 상실985173 서울 문예출판사

에도아르도 다테리굴리에모 템불리니 (2009) 「의료 로봇에 한 윤리적 고려」 라파엘 카푸로미카엘 나겐보르그 편저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985172로봇윤리 ndash로봇의 윤리적 문제들985173 서울 어문학사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맥아피 (2014) 이한음 역 (2016) 985172제2의 기계시 985173 서울 청림출판

웬델 월러치콜린 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985172왜 로봇의 도덕인가985173 서울 메디치미

디어

제니퍼 로빈슨 (2005) 조선우 역 (2015) 985172감성 이성보다 깊은985173 성남 북코리아

찰스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985172자아의 원천들 현 적 정체성의 형성985173 서울 새물결출판사

Duffy Brian R (2006) ldquoFundamental Issues in Social Roboticsrdquo International Review of Information Ethics 6 31-36

Kitano Naho (2006) ldquolsquoRinrirsquo An Incitement towards the Existence of Robots in Japanese Societyrdquo International Review of Information Ethics 6 78-83

Prinz Jesse J ldquoThe Moral Emotionrdquo in Peter Goldie (ed) Philosophy of Emotion pp 519-538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Veruggio Gianmarco amp Operto Fiorella (2006) ldquoRoboethics A Bottom-up Interdisciplinary Discourse in the Field of Applied Ethics in Roboticsrdquo International Review of Information Ethics 6 2-8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5

이동훈 (2014) ldquo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rdquo 퍼퓰러사이언스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1697ampcontents_id=65428 (검색일 20161101)

통계청 (2015) 2015년 인구조사http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2919quick_02 (검색일 20161028)

Knight Will (2014) ldquoYour Retirement May Include a Robot Helperrdquo MIT Technology Review httpswwwtechnologyreviewcoms531941your-retirement-may-include-a-robot-helper (검색일 20161028)

김민수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일

박은주 「日서 소니 로봇강아지 아이보 장례식 열려」 985172중앙일보985173 2015년 3월 1일

윤영채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ldquo다빈치 로봇 수술rdquo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B8BA4EBB988ECB998_EBA19CEBB487_EC8898EC88A0 (검색일 20161028)

ldquoDARPA 터치감각까지 느낄 수 있는 로봇 의수 개발rdquo 공감뉴스 (2015 09 16)

httpvision01atistorycom1167 (검색일 20161028)

ldquoAmputee Becomes First to Simultaneously Use Two APL Modular Prosthetic Limbsrdquo HUB (20141217) httphubjhuedu20141217amputee-makes-history (검색일 20161028)

ldquoMedical Robotrdquo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Medical_robot (검색일 2016 1027)

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3

감정들(약한 의료용 케어로봇) 그리고 특정 질병에 한 정보와 환자의 특별한

감정들을(강한 의료용 케어로봇) 사람들과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적절하게

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통의 완화 및 제거를 목표로 하는 의료용

케어로봇은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바람직한 도구로

서 그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는

여전히 의인화의 문제가 따른다 사람들과 환자들이 의료용 케어로봇과 공감

의 과정에 개입된 이상 사물도구에 한 의인화가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환자를 중독 상태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는 로봇공학의 융합적인 발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로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는다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참고문헌

김 식 (2016) 985172인간 VS 기계985173 서울 동아시아

박종훈 (2015) 985172공동체와 정서 윤리문화의 원천985173 고양 인간사랑

추병완 (2016) 「도덕 심리학의 새로운 경향과 도덕교육」 985172도덕 심리학의 새로운

경향과 이해985173 2016년 한국도덕윤리과교육학회 연차학술 회(27회) 자료집 1-44

리차드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985172윤리문화의 서막 고(苦)와

통(痛)985173 서울 소통과 공감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985172덕의 상실985173 서울 문예출판사

에도아르도 다테리굴리에모 템불리니 (2009) 「의료 로봇에 한 윤리적 고려」 라파엘 카푸로미카엘 나겐보르그 편저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985172로봇윤리 ndash로봇의 윤리적 문제들985173 서울 어문학사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맥아피 (2014) 이한음 역 (2016) 985172제2의 기계시 985173 서울 청림출판

웬델 월러치콜린 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985172왜 로봇의 도덕인가985173 서울 메디치미

디어

제니퍼 로빈슨 (2005) 조선우 역 (2015) 985172감성 이성보다 깊은985173 성남 북코리아

찰스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985172자아의 원천들 현 적 정체성의 형성985173 서울 새물결출판사

Duffy Brian R (2006) ldquoFundamental Issues in Social Roboticsrdquo International Review of Information Ethics 6 31-36

Kitano Naho (2006) ldquolsquoRinrirsquo An Incitement towards the Existence of Robots in Japanese Societyrdquo International Review of Information Ethics 6 78-83

Prinz Jesse J ldquoThe Moral Emotionrdquo in Peter Goldie (ed) Philosophy of Emotion pp 519-538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Veruggio Gianmarco amp Operto Fiorella (2006) ldquoRoboethics A Bottom-up Interdisciplinary Discourse in the Field of Applied Ethics in Roboticsrdquo International Review of Information Ethics 6 2-8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5

이동훈 (2014) ldquo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rdquo 퍼퓰러사이언스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1697ampcontents_id=65428 (검색일 20161101)

통계청 (2015) 2015년 인구조사http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2919quick_02 (검색일 20161028)

Knight Will (2014) ldquoYour Retirement May Include a Robot Helperrdquo MIT Technology Review httpswwwtechnologyreviewcoms531941your-retirement-may-include-a-robot-helper (검색일 20161028)

김민수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일

박은주 「日서 소니 로봇강아지 아이보 장례식 열려」 985172중앙일보985173 2015년 3월 1일

윤영채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ldquo다빈치 로봇 수술rdquo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B8BA4EBB988ECB998_EBA19CEBB487_EC8898EC88A0 (검색일 20161028)

ldquoDARPA 터치감각까지 느낄 수 있는 로봇 의수 개발rdquo 공감뉴스 (2015 09 16)

httpvision01atistorycom1167 (검색일 20161028)

ldquoAmputee Becomes First to Simultaneously Use Two APL Modular Prosthetic Limbsrdquo HUB (20141217) httphubjhuedu20141217amputee-makes-history (검색일 20161028)

ldquoMedical Robotrdquo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Medical_robot (검색일 2016 1027)

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74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참고문헌

김 식 (2016) 985172인간 VS 기계985173 서울 동아시아

박종훈 (2015) 985172공동체와 정서 윤리문화의 원천985173 고양 인간사랑

추병완 (2016) 「도덕 심리학의 새로운 경향과 도덕교육」 985172도덕 심리학의 새로운

경향과 이해985173 2016년 한국도덕윤리과교육학회 연차학술 회(27회) 자료집 1-44

리차드 라이더 (2001) 강정훈김인겸송선영 역 (2013) 985172윤리문화의 서막 고(苦)와

통(痛)985173 서울 소통과 공감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 (1984) 이진우 역 (1997) 985172덕의 상실985173 서울 문예출판사

에도아르도 다테리굴리에모 템불리니 (2009) 「의료 로봇에 한 윤리적 고려」 라파엘 카푸로미카엘 나겐보르그 편저 (2009) 변순용송선영 역 (2013) 985172로봇윤리 ndash로봇의 윤리적 문제들985173 서울 어문학사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맥아피 (2014) 이한음 역 (2016) 985172제2의 기계시 985173 서울 청림출판

웬델 월러치콜린 알렌 (2009) 노태복 역 (2014) 985172왜 로봇의 도덕인가985173 서울 메디치미

디어

제니퍼 로빈슨 (2005) 조선우 역 (2015) 985172감성 이성보다 깊은985173 성남 북코리아

찰스 테일러 (1989) 권기돈 역 (2015) 985172자아의 원천들 현 적 정체성의 형성985173 서울 새물결출판사

Duffy Brian R (2006) ldquoFundamental Issues in Social Roboticsrdquo International Review of Information Ethics 6 31-36

Kitano Naho (2006) ldquolsquoRinrirsquo An Incitement towards the Existence of Robots in Japanese Societyrdquo International Review of Information Ethics 6 78-83

Prinz Jesse J ldquoThe Moral Emotionrdquo in Peter Goldie (ed) Philosophy of Emotion pp 519-538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Veruggio Gianmarco amp Operto Fiorella (2006) ldquoRoboethics A Bottom-up Interdisciplinary Discourse in the Field of Applied Ethics in Roboticsrdquo International Review of Information Ethics 6 2-8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5

이동훈 (2014) ldquo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rdquo 퍼퓰러사이언스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1697ampcontents_id=65428 (검색일 20161101)

통계청 (2015) 2015년 인구조사http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2919quick_02 (검색일 20161028)

Knight Will (2014) ldquoYour Retirement May Include a Robot Helperrdquo MIT Technology Review httpswwwtechnologyreviewcoms531941your-retirement-may-include-a-robot-helper (검색일 20161028)

김민수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일

박은주 「日서 소니 로봇강아지 아이보 장례식 열려」 985172중앙일보985173 2015년 3월 1일

윤영채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ldquo다빈치 로봇 수술rdquo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B8BA4EBB988ECB998_EBA19CEBB487_EC8898EC88A0 (검색일 20161028)

ldquoDARPA 터치감각까지 느낄 수 있는 로봇 의수 개발rdquo 공감뉴스 (2015 09 16)

httpvision01atistorycom1167 (검색일 20161028)

ldquoAmputee Becomes First to Simultaneously Use Two APL Modular Prosthetic Limbsrdquo HUB (20141217) httphubjhuedu20141217amputee-makes-history (검색일 20161028)

ldquoMedical Robotrdquo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Medical_robot (검색일 2016 1027)

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의료용 케어로봇과 환자 간의 서사와 공감 관계의 가능성 송선영 75

이동훈 (2014) ldquo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rdquo 퍼퓰러사이언스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1697ampcontents_id=65428 (검색일 201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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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lt인간 뛰어넘는 AIgt①질병 진단부터 치료까지」 985172연합뉴스985173 2016년 9월

16일

박은주 「日서 소니 로봇강아지 아이보 장례식 열려」 985172중앙일보985173 2015년 3월 1일

윤영채 「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lsquo타격rsquo 외과계 lsquo발전rsquo」 985172데일리메디985173 2016년 7월

11일

KBS 스페셜 「로봇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rdquo」 985172KBS 스페셜985173 2016년 1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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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vision01atistorycom1167 (검색일 20161028)

ldquoAmputee Becomes First to Simultaneously Use Two APL Modular Prosthetic Limbsrdquo HUB (20141217) httphubjhuedu20141217amputee-makes-history (검색일 20161028)

ldquoMedical Robotrdquo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Medical_robot (검색일 2016 1027)

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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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

76 인간middot환경middot미래 제18호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a potential relationship between AI robots and human

beings in the application of the advances of information science and robotics

to medical science With them we have experienced various AI robotics in practices

In particular there is an obvious feature of integration and combination in different

fields such as network big-data robotics AI with humans and things As a

result it is not necessary to have any notion of their own landmarks In the

case of medical robots they can have any normal relationship to human patients

as well as operate as a simple tool to help them In this paper first of all

there is the main concern of empathy based on the interaction of human patients

with AI (medical care) robots It has also another issue of the ontological position

of the robots in the relation with humans This is connected with ethical and

existential features Second the digital codes of AI (medical care) robots of

human patients are seen as the narratives of human lives

【Keywords】AI Robots Medical Care Robots Autonomy Existence Narratives and Empathy

논문 투고일 2017 3 15심사 완료일 2017 4 10게재 확정일 2017 4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