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하자마을성년의례리플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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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마을 성년의날 이천십삼년 오월 이십일 다섯시 하자센터 신관 중정 이제 인생의 봄이 지나가고 여름이 온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이 오늘 성년식을 계기로 인생의 여름을 맞은 사람답게 생각하고 살아가기를 당부합니다. 열매가 빨리 맺지 않는다고 조급해 하지도 말 것이며, 가장 아름답고 푸르른 계절 여름에 맞게 잎을 무성하게 할 때 입니다. 멈추지 말고, 많이 움직이고, 많은 땀을 흘리세요. 윤자 도로롱 성원 슬봉 제니 까뤼 겨울 고기 아톰 홍아 김허긋 망창 알로하 소울 빛나 아모르 조아 길담 랏차 완득 동녘 구나 민트 도로시 선호 미난 핑두 나나 우리들의 동료, 친구, 가족의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하자마을 축제 하다 썸머 씨오진 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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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마을 성년의날

이천십삼년 오월 이십일 다섯시

하자센터 신관 중정

이제 인생의 봄이 지나가고 여름이 온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이 오늘 성년식을 계기로 인생의 여름을

맞은 사람답게 생각하고 살아가기를 당부합니다.

열매가 빨리 맺지 않는다고 조급해 하지도 말 것이며, 가장

아름답고 푸르른 계절 여름에 맞게 잎을 무성하게 할 때

입니다. 멈추지 말고, 많이 움직이고, 많은 땀을 흘리세요.

윤자

도로롱

성원

슬봉

제니

까뤼

겨울

고기

아톰

홍아

김허긋

망창

알로하

소울

빛나

아모르

조아

길담

랏차

완득

동녘

구나

민트

도로시

선호

미난

핑두

나나 마

우리들의 동료, 친구, 가족의아름다운 삶을 위한 하자마을 축제

하다

썸머

씨오진

다산

하자작업장학교

박동녘 (동녘)

성현목 (구나)

곽소진 (땀)

전슬아 (슬봉)

유이지수 (도로시)

김재욱 (선호)

배민환 (미난)

이지윤 (핑두)

김수영 (마)

기나은 (나나)

장서진 (씨오진)

영셰프

조호연 (민트)

조은아 (제니)

김성민 (까뤼)

유자살롱

홍지우 (지우)

오현아 (겨울)

양성준 (고기)

박세희 (아톰)

김영환 (환)

채윤주 (윤자)

성미산학교

김다산 (다산)

장성원 (성원)

하자청소년운영위원회

김형준 (김허긋)

달콤한 코끼리

박성지 (랑)

송수린 (하다)

소풍가는 고양이

홍세정 (홍아)

로드스꼴라

이창준 (망창)

김주리 (알로하)

김도연 (도로롱)

하서영 (소울)

이빛나 (빛나)

고운해 (아모르)

김지은 (조아)

백록담 (길담)

박준규 (완득)

염현진 (랏차)

허운실 (열)

2013년 하자마을 성년의 날(1993년생, 94년생 의례참가자)

성년식 순

_ 오프닝 공연 : 유자사운드 “All is Well”

_ 합창 : 성년의 날 노래 (모두 함께)

_ 거례선언 : 성년의례 시작

_ 성년자들의 인사

_ 문명(問名) : “성년자, 이름을 묻다”

_ 성년선언을 위한 문답

_ 화관례 : 꽃관의례

_ 초례 : 성년자들의 첫 술

_ 주례덕담

_ 필례선언 : 성년의례 마침

_ 축하공연과 잔치국수 나눔

성년의 날 노래(페스테자 지음)

너의 스무 살을 축하 하는 의미에서 모인 자리

여름의 문턱 앞에서 우리들이 부르는 이 노래

어른이란 대체 뭔지 아직 이해할 순 없겠지만

이젠 어엿한 한사람 으로 걷기 시작 하는 거야

이제 봄을 지내며 여름을 맞은 오늘

뭘 먼저 할까 생각하며 미소를 짓네

비가 거세게 퍼붓는다면 춤을 추고

해가 뜨겁게 내리쬐면 노래 부르네

[후 렴]

스-무 고-갤 넘-으며 부르는 노래

친-구 들-이 있-어서 즐거운 오늘

스물이란 숫자란건 많지도 적지도 않아 보여

돌아보면 지금까지 해논 것도 별로 없는 인생

그래도 이 정도라면 아직까지 나쁘지는 않아

어깨가 무거워지면 기대앉아 쉬어가면 되지

내 주위 어른들은 머리를 긁적이며

자기는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고 해

제대로 성인이 되는 건 쉽지 않은 일

귀를 열고 하늘 보면서 고민해야지

[ 후 렴 ]

스-무 고-갤 넘-으며 부르는 노래

친-구 들-이 있-어서 즐거운 오늘 x3

성년선언을 위한 문답

(주례) 이 자리에 모두 서른 일곱 명의 성년자들이 있습니다. 성년자들에게 묻겠습니

다. 여러분은 이제 성년의례를 맞을 준비가 되었습니까?

(성년자 모두 함께) 네, 그렇습니다. 저는 이제 성년을 맞이하여 세상과 우주의 이치를

들여다보며, 모시는 마음과 환대하는 마음을 잃지 않을 것이며,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순환을 의식하면서, 사랑과 노동과 기도를 게을리 하지 않고 우리 마을과 사회에서 한

사람의 몫을 해내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꽃관의례(花冠禮)

성년이 되는 해 아름다운 오늘, 여러분의 ‘어른됨’을 축하하는 꽃관을 드립니다. 이제 어

린 마음을 버리고 어른으로서의 덕을 쫓으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始加시가) 좋은 달 좋은 날을 가려서 비로소 어른의 꽃관을 쓰게 되니

이제 어린 마음을 버리고 어른으로서의 덕을 쫓아

오래도록 장수하며 행복을 누릴 지어다

(再加재가) 좋은 달 좋은 때에 이어 어른의 옷을 입었으니

삼가서 거동을 의젓하게 가질 것이며 덕을 삼가 높여서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큰 복을 누릴 지어다

(三加삼가) 성년이 되는 해 아름다운 날에 이제 어른의 옷을 다 갖추었다

동기간에 우애하고 이 세상의 아름다운 덕을 빠짐없이 이루어

건강하게 오래도록 수를 누려서 하늘이 주는 경사를 모두 받을 지어다

성년선언과 화관례(花冠禮)

1. 세상에 태어난 것을 기쁘게 생각하겠습니다.

2. 스무 살이 되도록 별 탈 없이 살아 있는 것을 고마워 하겠습니다.

3. 스무 살이 되도록 낳아주고 키워주신 분들에게 고마워 하겠습니다.

4. 나와 함께 놀아 준 친구들을 고마워 하겠습니다.

5.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도 미워하지 않겠습니다.

6. 잘난 친구를 시샘하지 않겠습니다.

7.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의미있게 그리고 재미있게 살겠습니다.

8. 불안을 젊음의 특권으로 받아 들이고 그것에 휘둘리지 않겠습니다.

9. 하루에 단 몇 페이지라도 좋은 책을 찾아 읽겠습니다.

10. 하루에 한 번 씩은 꼭 하늘을 쳐다 보겠습니다.

11. 내 몸을 소중히 여기겠습니다.

12. 모든 생물체를 함부로 대하지 않겠습니다.

13.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찾아 내겠습니다.

14. 내가 먹을 밥은 내가 번다는 생각을 잊지 않겠습니다.

15. 일이 안될 때 남을 탓하지 않겠습니다.

16. 넘어지더라도 툭툭 털고 일어나겠습니다.

17. 일과 사람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18. 가능한 한 여행을 많이 하겠습니다.

19. 악기 하나를 꾸준히 익히겠습니다.

20.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늘 마음을 열어 두겠습니다.

내가 만약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스무 살이 되는 그대들을 보며 예순 네 살 먹은 헤라니 할머니가

성년이 되는 나의 ____ _________에게

성년식,‘여름살이’를 시작하는 날의 시작

2006년 성년식 주례를 맡아주신 배영호 선생님은 아래와 같은 말씀을 해주셨지요.

“인생 80으로 보면 여러분은 지금 인생의 봄을 지나 막 여름을 맞고 있습니다. 나는 여러분들

이 오늘 성년식을 계기로, 인생의 여름을 맞은 사람답게, 생각하고 살아가기를 당부합니다.

열매가 빨리 맺지 않는다고 조급해 하지 말고 가장 아름답고 푸르른 계절 여름에 맞게, 잎을

무성하게 할 때입니다. 다가오는 20년을 그렇게 살면, 여러분은 풍성한 열매가 열리는 가을을

기쁘게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은 갓난 아기로 태어나 싹을 틔우는 봄을 지나면서 이제 건강한 묘목

만큼 성장했습니다. 곧 무성한 잎을 자랑할 여름으로 접어드는 때를 살고 있는 것이지요.

나는 모든 생명은 스스로 감당할 만한 삶을 살아가게 되어 있다고 믿습니다. 누구도 남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도 없는 것이구요. 그래서 부모 또한 적절한 시점에 자녀가 스스로의

인생여정에 오르도록 떠나보내야 합니다. 사람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이 아니고

그냥 태어났다가 죽어가는 존재이고, 이는 봄이 오면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그리고

겨울이 오는 것과 같습니다. 성년을 맞는다는 것은 인생 주기의 여름을 맞이하는 것이지요.

예전, 소규모 부족사회에서는 스스로 살아갈만한 나이가 되면, 대략 여자아이는 초경을

할 나이, 남자 아이는 사냥에 따라다닐 나이가를 말하는데 이때는 온 부족이 모여서 성년

식을 거행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과거시험을 보러 갈 만한 나이에 갓을 씌우는 관례를

거행했고요. 전통적인 성년식이 사라지면서는 고등학교 졸업식이 성년식의 기능을 했고,

결혼식을 통해 청년들은 온전한 성인으로 인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

가요? 대학신입생을 고등학교 4학년이라 부르기도 하고, 대학을 다니는데도 부모의 품

안에 있다고 하거나, 3-40대에도 결혼을 안 한 청년들이 수두룩합니다. 어른이 되어

고생을 하느니 “부모의 자아실현을 도우며 조용히 살겠다”고 말하는 청년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캥거루족’, ‘파라사이트 싱글(기생하는 독신자녀)’ 등의 신조어들이 말해주는

것은 스스로의 삶을 감당하겠다는 결심이 힘든 시대가 왔다는 것입니다. 부모의 ‘성공적’

기획에 의해 키워진 경우는 더욱 그러합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부모가 자녀의 삶을

끝까지 책임져줄 수 있을까요?

그러니 당장 경제적 자립은 어려울지 몰라도, 성인이 되는 길로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함께 인지하고 청년들이 살아갈 날을 응원하는 의례가 그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한 시대

입니다. 노르웨이에서 성년의 날을 참관한 적이 있습니다. 전야제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18세 청소년들이 호루라기를 불며 동네방네를 휘젓고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거리로

뛰쳐나와 밤새 몰려다니는 이 졸업생들을 시민들은 귀엽게 바라봐 주었습니다. 아침이

되자 이들은 시청 광장으로 모여들었고, 시장과 시민들과 함께 엄숙하게 식을 치렀지요.

그리고는 자신들이 꾸민 휘황찬란한 퍼레이드 트럭을 타고 나팔을 불면서 시내 곳곳을

둘러보았습니다. 전날까지는 망나니처럼 놀았지만 이날부터는 자신들이 그 도시를 지킬

성인임을 선언하는 의례를 치루고 있던 것이지요. 오늘 이 자리 역시 그런 선언을 하는

자리입니다.

봄을 살아내 드디어 여름을 맞이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추수하는 가을을 사는 부모와

선생님들, 추수를 끝낸 조부모대의 어른들이 한데 모였습니다.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를 낳아주고 키워주신 분들, 그간 함께 놀아 준 친구들에게 감사하며 앞으로도

서로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줄 것을 약속합니다. 성년의 날은 바로 이렇게 사계절이

만나는 우주적 시공간이고, 미래와 과거가 만나는 역사적 장입니다. 인류사회는 바로

이 축복의 의례를 통해 긴 세월 유지되어 왔고요.

세대가 냉소하지 않고 만나는 자리, 겨울과 가을이 여름을 축복하는 이 자리가 우리

모두를 따뜻하게 감싸안아 줄 겁니다. 그리고 단단하고 든든하게 해줄 것입니다.

성년을 맞은 친구들, 축하합니다.

더워지는 여름, 씩씩하고 정겹게 잘 맞이하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에게 기쁨의 시간을 갖게 해준 인연에 감사하며

2013년 5월 20일

겨울을 맞는 조한 할머니, 작업장학교 옛날 교장 선생님, 그리고 하자 동네 오래된 주민

성년의 날을 맞이하여, 성년자_______의 남김말

1. 세상에 태어난 것을 기쁘게 생각하겠습니다.

2. 스무 살이 되도록 별 탈 없이 살아 있는 것을 고마워하겠습니다.

3. 스무 살이 되도록 낳아주고 키워주신 분들에게 고마워하겠습니다.

4. 나와 함께 놀아 준 친구들을 고마워하겠습니다.

5.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도 미워하지 않겠습니다.

6. 잘난 친구를 시샘하지 않겠습니다.

7.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의미 있게 그리고 재미있게 살겠습니다.

8. 불안을 젊음의 특권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에 휘둘리지 않겠습니다.

9. 하루에 단 몇 페이지라도 좋은 책을 찾아 읽겠습니다.

10. 하루에 한 번 씩은 꼭 하늘을 쳐다보겠습니다.

11. 내 몸을 소중히 여기겠습니다.

12. 모든 생물체를 함부로 대하지 않겠습니다.

13.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찾아내겠습니다.

14. 내가 먹을 밥은 내가 번다는 생각을 잊지 않겠습니다.

15. 일이 안될 때 남을 탓하지 않겠습니다.

16. 넘어지더라도 툭툭 털고 일어나겠습니다.

17. 일과 사람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18. 가능한 한 여행을 많이 하겠습니다.

19. 악기 하나를 꾸준히 익히겠습니다.

20.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늘 마음을 열어 두겠습니다.

내가 만약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박혜란, 또 하나의 문화 동인)

스무 살이 되는 그대들을 보며 예순 네 살 먹은 헤라니 할머니가

1. 세상에 태어난 것을 기쁘게 생각하겠습니다.

2. 스무 살이 되도록 별 탈 없이 살아 있는 것을 고마워하겠습니다.

3. 스무 살이 되도록 낳아주고 키워주신 분들에게 고마워하겠습니다.

4. 나와 함께 놀아 준 친구들을 고마워하겠습니다.

5.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도 미워하지 않겠습니다.

6. 잘난 친구를 시샘하지 않겠습니다.

7.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의미 있게 그리고 재미있게 살겠습니다.

8. 불안을 젊음의 특권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에 휘둘리지 않겠습니다.

9. 하루에 단 몇 페이지라도 좋은 책을 찾아 읽겠습니다.

10. 하루에 한 번 씩은 꼭 하늘을 쳐다보겠습니다.

11. 내 몸을 소중히 여기겠습니다.

12. 모든 생물체를 함부로 대하지 않겠습니다.

13.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찾아내겠습니다.

14. 내가 먹을 밥은 내가 번다는 생각을 잊지 않겠습니다.

15. 일이 안될 때 남을 탓하지 않겠습니다.

16. 넘어지더라도 툭툭 털고 일어나겠습니다.

17. 일과 사람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18. 가능한 한 여행을 많이 하겠습니다.

19. 악기 하나를 꾸준히 익히겠습니다.

20.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늘 마음을 열어 두겠습니다.

내가 만약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박혜란, 또 하나의 문화 동인)

스무 살이 되는 그대들을 보며 예순 네 살 먹은 헤라니 할머니가

우리들의 동료, 친구, 가족의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하자마을 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