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22일 9 쓸모없는존재 없고,시련...

Post on 11-Sep-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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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와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공동

으로 월 1회 작은 도서관에서 만나는 책이야

기 를 선보입니다. 독자의 눈으로 책을 새롭

게 읽고 제주 곳곳 작은 도서관 이야기도 전

하게 될 이번 연재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대담자

이지영: 혁진과 유진의 어머니

이혁진: 풍천초 5학년

이유진: 풍천초 2학년

이용호: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위원

▶이용호(이하 이 ) :어머니와 자녀들이 함

께 얘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어린이에게는 꿈

을 심어 줄 좋은 기회가 되리라 봅니다. 이

책을 읽게 된 동기가 있나요?

이지영(이하 지영 ) : 아이들이 저와 영

화 보는 것을 좋아해요. 영화를 보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에게 책으로 영화를 보는 기

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요. 우연히 마을

도서관에서 서귀포시민의 책 을 훑어보다가

이 책을 만나게 되었죠. 아이들이 자주 보는

만화책보다, 다양한 동물과 아프리카 초원

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아이들의 풍부한

상상력을 자극해 줄 것 같아 아이들과 함께

읽게 되었습니다.

▶이: 자녀들과 함께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

은 어떠셨나요?

지영 : 아이들은 와니니가 인정을 받지 못

하고 억울한 일로 무리에서 나오게 된 상황

이 불쌍하고 속상해서 슬펐다고 하네요. 내

일이 아닌 책 속의 일인데도 속상해 하고 다

읽은 후에 감동적이라고 했을 때 아이의 마

음에 와니니가 함께 하게 되었다고 느껴졌어

요. 어린 사자가 초원에서 살아가기엔 아직

힘든 상황에 부닥쳐 있었고 어린 사자로서

약한 존재였지만, 함께 나누며 무리를 위해

서 앞장설 수 있는 멋진 사자로 성장하고 있

었거든요. 아이들도 그걸 느낀 것 같아 뿌듯

했습니다. 그래서 두 아이에게 만약 작가가

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 푸른 사

자 와니니 를 읽을 때 기분을 맛이나 색으로

표현하면 어떨까? 새 학년이 되면 어떤 일

을 잘 해내고 싶어? 등의 질문을 하며 대화

를 나누기도 했지요.

▶이: 자녀들이 어떤 답변을 했는지 궁금하

군요. 동생 유진이에게 먼저 물어볼게요. 왜

푸른 사자일까요?

유진: 푸른 들판을 달려서 그래요. 친구들

과 함께 푸른 들판을 달리는 용감한 사자! 책

에도 나오잖아요.

▶이: 푸른 들판을 달리는 용감한 사자! 멋

진 모습이 상상되네요. 책을 읽으며 어떤 생

각을 했나요?

유진: 와니니가 억울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른 동물 친구들도 잘못했는데 와니니 혼자

오해를 받고 대장 할머니에게 쫓겨나서 정말

속상했어요.

▶이: 혁진군은 무리에서 쫓겨나는 와니니

를 보며 무슨 생각이 들었나요?

혁진: 비록 약해서 무리에서 쫓겨나긴 했지

만, 와니니에겐 남에겐 없는 장점이 있었어

요. 눈과 귀가 어떤 사자보다 밝아서 멀리에

있는 것도 잘 보이고, 작은 소리도 잘 들리기

때문에 초원에서 잘 살아갈 거라는 생각을 하

며 응원을 했어요.

▶이: 어머니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어디였나요?

지영 : 약하고 어린 암사자 와니니가 무리

에서 쫓겨나 여러 사건과 죽음의 고비를 넘기

면서 조금씩 성장해서 모두의 존경을 받는 사

자로 성장하게 되지요. 자신을 쫓아낸 옛 무

리의 마디바를 만나서도 눈을 피하지 않아요.

두려움 앞에서도 당당히 자신이 온 이유를 알

리고, 모두를 위해 결단하고 행동하는 한 마

리의 멋진 암사자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이 인상 깊었어요.

▶이: 이 책이 자녀교육에 관해 던진 메시

지가 있나요?

지영: 와니니는 암사자 중에서 가장 용맹

스럽고 으뜸인 마디바의 딸로 태어나서, 선

망의 대상이었고 안정적인 보살핌 속에서

살아왔지만, 무리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떠

돌이가 된 와니니는 살아갈 희망을 잃었고,

와니니를 지켜보는 초원의 동물들도 와니니

가 곧 죽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와니니는 그동안 자기가 하찮게 여겼던 동

물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남아 초원의 왕

으로 성장하게 되지요. 상대로부터 많은 도

움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동화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메시지는 자녀를 키우는 저에게

전혀 가볍지 않게 다가왔습니다. 세상에 아

무리 하찮은 것일지라도 쓸모없는 것은 없

고, 내 아이가 소중하듯 세상의 모든 아이가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새기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생

각하고 창의적인 아이들로 자라야 하는데,

과잉보호는 하고 있지 않은지 제 자신을 돌

아보는 계기도 되었어요.

그리고, 성산포로 이주해 온 지 삼 년이 되

었는데, 청정한 자연환경과 시골 사람들의 따

뜻한 정이 아이들이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 앞으로 자녀들과의 독서계획이 있

다면?

지영: 제주도로 내려 올 때는 여행하듯 살

아야지 했는데, 아이들과 함께 학교와 집을

중심으로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하니 생각대

로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올해는 좋아하

는 책과 여행을 일상적인 일과처럼 만들어 보

려고 해요. 제주도에 있는 여러 도서관을 찾

아가서 책과 함께 뒹굴뒹굴하는 책을 만나러

가는 여행 을 계획하고 있어요. 아이들과 함

께 맛난 도시락 준비하고, 도서관이 있는 마

을 주변 산책도 하면서 행복한 소통의 시간을

갖고 싶어요.

첫째 혁진이가 고학년이지만 앞으로도 밤

마다 책 읽어주기를 꼭 해주고 싶어요. 이번

에도 푸른 사자 와니니 를 읽어주는데 매우

좋아했어요. 잠들기 전, 아이들과 책을 통해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두 자녀와 함께 대담에 응해 주셔서 감

사합니다. 끝으로 열운이 작은 도서관의 애용

자로서 도서관에 대한 느낌이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영: 새로 이전한 건물에서 내려다본 전

망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푸른 하늘과 바다

와 밭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알맞은 간격으

로 자리 잡은 알록달록 지붕들이 흥과 재미

를 돋우어 주어서 가만히 책상에 앉아만 있

어도 기분이 좋아져요. 이런 곳에서 책을 접

하면 날로 마음이 예뻐질 것 같아요. 아직은

이전하는 중이라 공간의 배치라든지 손 봐

야 할 곳들이 보이지만, 곧 자리 잡을 거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마을 분들에게 마음의 양식을 채워

주고, 아이들의 희망과 꿈이 자라는 아름다운

도서관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 획 2019년 3월 22일 금요일 9

열운이 작은 도서관

친구 같은 도서관이다. 2011년, 운영되던

새마을문고가 문을 닫자 이를 안타깝게 여

긴 주민들이 작은 도서관 건립을 추진했고,

지금까지 주민들의 열성적인 참여로 운영되

고 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 분위기

속에서 지역주민들에게 건전한 독서문화를

알리기 위해 많은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통기타교실, 수채화 미술, 손 글씨, 재봉틀

홈패션, 어린이프로그램 등을 통하여 지역

차별 없이 누구나 참여하며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열운이

는 온평리의 옛 이름이다.

자원봉사자들이 운영에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고, 봉사 시간도 승인해주고 있다.

▷개관일=2012년 12월 26일 ▷관장=고

영욱 ▷사서=남상표 ▷운영시간-평일 오후

1~6시, 주말 1~5시 ▷휴관=매주 월 금요일,

국경일 ▷주소=서귀포시 성산읍 온평애향

로23번길6 /온평다목적회관4층 ▷전화 070

-8147-6514, 팩스 070-8147-6513.

쓸모없는 존재란 없고, 시련 없는 성장은 없다

작은 도서관에서 만나는 책이야기

아프리카 초원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동물들의 삶과

모험, 초원에서 혼자 살아가는 법을 스스로 깨우치고

사냥꾼 암사자로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자신

이 하찮게 여겼던 상대 동물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으며, 존재의 가치와 의미를 깨우쳐가는 와니니.

고난과 역경 속에서 초원의 왕으로 성장해가는 흥미

진진한 모습이 전개된다.

이현/장편동화 오윤화/그림 창비아동문고

이용호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이 이혁진 이유진 어린이, 엄마 이지영씨와 대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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