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과 첨단기술 January/February 2011 32

저자약력

정혁 선생님은 카이스트 재료공학과 학부와 서울대학교 물리교육과 석사를 졸

업하고 2008년부터 경기과학고등학교에 재직 중이다. (exbris@hanmail.net)

그림 1. 물리 실험 수업과 교내 토론 대회 모습.

경기과학고등학교 - 융합형 인재 육성을 꿈꾸다

정 혁

설립 배경

우리나라에서 과학 재교육의 필요성이 공식 으로 거론된

것은 1973년 10월, ‘ 국민의 과학화의 길’이란 국교육자

회의 한 분과 토론회에서 으며, 주요 교육정책과제로서 다

시 제기된 것은 1978년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발 의 과제

와 망』이라는 보고서 다고 한다. 그로 인해 1979년 3월

문교부( 재의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과학고등학교 설립추진

원회를 공식 으로 조직하고 연구가 진행되기도 하 으나, 1980년 설립계획이 다시 추진되어 마침내 경기과학고등학

교로 결실을 보게 된 것은 1983년 3월 5일이었다.실험실과 기자재는 경기도학생과학 ( 재의 경기도과학교육

원 별 )에서 빌려 쓰기로 하고, 경기도학생과학 뒤의 산자락에

본 과 기숙사 1채에 1학년 2학 60명으로 출발한 경기과학고

는 그간 총 25회의 졸업식을 치르면서 1,959명을 배출하고 그

에서 300명이 넘는 졸업생들이 박사학 를 취득하 다.[1]

한편, 2000년에 제정된 재교육진흥법에 기 하여 2002년 부산과학고등학교가 한국과학 재학교로 지정된 이후 경

기과학고등학교는 2008년 서울과학고등학교에 이어 세 번째

로 재학교로 지정되었다.21세기가 되어 과학 기술은 특정 문 분야에 국한되지 않

고 다양한 분야에 한 심과 문성을 요구하는 ‘통섭’과 ‘융합’을 강조하고 있다. 한 인터넷과 컴퓨터 공학이 발 하면

서 과학 기술 발 이 한 나라의 국지 혜택에 머물지 않고

세계 으로 큰 향력을 발휘하는 시 에 이르 다. 경기

과학고등학교는 26년에 이르는 과학고의 오랜 역사와 통을

토 로 세계인에게 희망을 주는 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하

여 재학교로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현 황

1. 경기과학고등학교 현황

(1) 학생

경기과학고등학교는 2010년 재 재학교 학생으로 선

발된 1학년 124명과 과학고 학생인 2학년 100명, 3학년 6명으로 운 되고 있으며, 2012년이 되면 재학교로 완 히

환된다.기존의 과학고에서는 경기도 거주자이며 학교 3학년 학

생에 한해 선발되었다고 하면, 재학교 체제에서는 국에서

학교 1학년 학생부터 학교 3학년 졸업생까지 다양한 학

생들이 선발되고 있다. 한 사회 배려자와 국가유공자 자

녀 등을 정원 외로 선발하여 보다 다양한 계층의 학생들에게

재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해 노력하고 있다.

(2) 교직원

경기과학고등학교는 우선 재학교로 환되면서 문성

확보를 해 박사와 석사 학 를 소지한 교원을 선발하기

해 노력하 다. 그러는 한편 오랫동안 과학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오던 선생님들의 경험 역시 존 하여 재

학교 발 의 발 으로 삼았다.재 교사와 행정교사, 행정직원은 각각 51명, 5명, 14명

으로 진 으로 행정업무와 교수업무를 분리하여 교사가

교육에 집 할 수 있도록 변모해 가고 있다. 무엇보다 실험

실습은 물론 학생들의 연구 활동이 원활할 수 있도록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4개 실험실에 테크니션 문직 교

사를 각각 두어 운 하고 있다.

(3) 주요 시설과 실험장비

경기과학고등학교는 본 건물을 비롯, 네 개 실험실이 갖

춰진 탐구 , 체육 과 도서 이 구비된 창조 , 3개 동의

생활 으로 구성되어 있다.재학교로 환되면서 재교육기 으로서 기능하기

해 실험실과 강의실, 교사 연구실, 문헌정보 학생지원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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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과학 동아리 발표대회에서 부스를 운영하는 모습과 글로벌프런티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스탠포드 대학에서 재학 중인 선배의 설명을 듣는

모습.

람실, 자율탐구실, 첨단공동기기실을 갖춘 8층 규모의 과학

연구 센터(Science Research Center; SRC)가 건립될 정

이다. 특히 물리 련 시설은 6층에 다섯 개의 실험실과, 세

개의 강의실, 네 개의 교사 연구실 네 개의 학생 자율탐

구실이 들어서게 될 것이다. 아울러 기존의 창조 은 학생들

의 특기, 성 취미 활동을 장려하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환될 정이다.물리분야의 실험을 한 시설은 학생들의 기 실험 역량

제고에 맞춰져 있고, 보다 정량 이고 정 한 실험 교육을

해 버니어 센서나 이볼드 제품 등을 확충해 나가고 있

다. 아울러 기존에 있던 풍동실이나 2010년 구입한 XRD를

비롯 심화 실험 장비 역시 지속 으로 구비해 나갈 계획에

있다.

(4) 지원 체제 자치 활동

경기과학고등학교는 재학교로 환되기 에도 과학 동

아리 발표 회와 해외 이공계 체험( 로벌 런티어), 창의

재단과 교육청 교육부가 지원하는 R&E 로그램 등을

운 하고 있었다.재학교로 환되면서 해외 이공계 체험은 미국 내 학

의 계 학기 연수 로그램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변화되었

으며 R&E 역시 교육청이 지원하는 교내 주 R&E로 변하

여 거의 모든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 다. 실제로 2010년 로벌 론티어에서 121명의 학생들이 Michigan Tech., Alfred Univ. 등 5개 학의 계 학기

로그램을 15일간 수강하 고, 124명 원이 교수주도형

R&E에 참여하여 포스터 발표 회를 무사히 마쳤다. 한

학습 의욕이 높은 학생들을 상으로 방과 후 A-Level 수업

을 운 하여 학생들의 지 욕구를 만족시키고 장래 공과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2010년 1학기에 이

주열 성균 물리학과 교수와 홍승수 서울 물리천문학

과 교수가 각각 고체물리와 외계행성이라는 주제로 36시간

씩 A-Level 강의를 진행하 다.

경기과학고등학교는 오랜 역사를 거쳐 오면서 과학동아리

와 학습동아리가 자생 으로 생겨나 통을 이어오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과학동아리로는 SOS, IF, 로 , MR, 수와움

직임, 셈틀, 별바라기, CELL, 온에어, H2O 등 10개 동아리

에 재학교로 환되면서 Phronesis와 UP, 2개 동아리가

생기면서 총 12개의 과학동아리가 운 되고 있다. 수학,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환경, 항공, 로 , 발명, 천문 등 모

든 학생이 자신의 심사에 따라 가입할 수 있을 만큼 다양

한 분야에 한 심을 아우르고 있다. 오랜 통을 지닌 만

큼 선배들의 방문과 격려, 친목을 통한 멘토 - 멘티 활동이

주기 으로 이 지며, 재학교로 환되면서 교외 동아리

발표 회와 YSC(청소년과학탐구반)에 참가하는 등, 보다 목

에 부합되는 활발한 활동이 장려되고 있다.한편, 자생 인 학습동아리 활동도 활발한데 P&S(물리),

Cotangent(수학), Alchemist(화학), 라이 (생명과학) 등, 주로 올림피아드에서 좋은 성 을 거둔 선배들이 자발 으로

후배들을 지도해 오고 있다. 경기과학고등학교는 그간 역

국제물리올림피아드에서 메달 4, 은메달 2, 동메달 5의

성과를 거두었는데, 실제로 그들 모두 P&S에서 배우고

P&S 후배들을 지도하 다. 특히 2009년에는 세 명의 학생

이 국제물리올림피아드에 참가하여 모두 메달을 수상, 큰

화제가 되기도 하 다.한 재학교로 환되면서 창의 문제해결경진 회, 사

이언스 읽기 회, 녹생환경온라인퀴즈 회 등 수학 과학

련 회는 물론 교내 토론 회, 시화와 소설 창작, 좌우명

실천서 쓰기 회, 사활동 어 에세이 회 등 각종 인문

회 등을 개최하여 심 있는 분야에서 더욱 자극받고 인

정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 다.

2. 교육과정 교수·학습 활동

경기과학고등학교는 재학교로 완 히 환되는 2012년

이 까지 과학고와 재학교, 두 교육과정이 병존해서 운

되고 있다. 과학고등학교 교육과정은 시행착오를 거쳐온 오

랜 역사만큼 매우 공고하지만, 재학교로서의 교육과정은

먼 환된 한국 재학교와 서울과학고등학교를 참고하여

보다 합리 으로 만들어 가기 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다른 재학교와 마찬가지로 기본 으로 일반 인 학의

교육과정 체계와 유사하며, 2학년부터는 선택의 폭을 넓 서

학생의 심과 능력에 맞게 이수할 수 있도록 하 다. 교육과정은 크게 교과 역과 연구 활동, 특별 활동 세 가

지 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 교과 역은 일반교과, 교양교과, 문교과로 편성하고 수학,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정보과학을 문교과로 하여 각각 필수, 기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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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목명(학점-시수)

필수과목기초물리학 및 실험Ⅰ(3-4) 기초물리학 및 실험Ⅱ(3-4)

선택과목

기본선택

일반물리학Ⅰ(3-3)일반물리학 실험Ⅰ(1-2)일반물리학Ⅱ(3-3)일반물리학 실험Ⅱ(1-2)환경학 개론(2-2)과학시사 및 토론(2-2)첨단기기활용 실험(3-3)첨단기기활용 연구(2-2)과학윤리(2-2)논문작성법(3-3)

심화선택고급물리학Ⅰ(3-3)고급물리학Ⅱ(3-3)물리학세미나(2-2)

표 1. 물리교과 관련 교육과정 편제.

그림 3. 사제동행독서토론동아리 활동으로 『현대의 과학철학』을 발표하는 모

습과 『다윈의 식탁』의 저자인 장대익 교수의 초청 강연을 듣는 모습.

참고문헌

[1] 오원섭, 『경기과학고등학교 20년사』를 펴내며, 경기과학고등학

교 20년사 (2003).

택, 심화선택과목으로 세분화하 다. 연구 활동은 자율연구, 장연구, 졸업논문연구로 구성하여 특히 R&E를 비롯 국내

실험 연구 회나 학술지 게재 등을 교육과정 이수 활동

으로 수용하 다.1학년에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기 물리학 실험은 실

제로 이론과 실험으로 나 어 수업이 진행되며, 이런 이유로

과학고등학교 교육과정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실험을 학생들

이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2010년 처음 운 되었던

만큼 실험의 질이나 학생들의 만족도, 이론 수업의 부족 등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차로 학생들의 호기심과

흥미는 물론 조작 능력과 응용 능력을 자극할 수 있는 종

합 이고 다양한 교수체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2011년 처음 실시될 기본선택 과목으로서 일반물리학은

학 AP와 연계될 수 있도록 학물리학 수 에 을 맞

추되 기 물리학 실험에서 다루지 않았던 회 역학, 진동

과 동, 열역학, 물리를 주된 교수 내용으로 하고 있다. 기 물리학 교재는 개발된 것을 사용하고 일반물리학은 원

서로 ‘Fundamentals of Physics 8/E’을 선정하여 사용하

기로 하 다.한편 다른 재학교와 마찬가지로 문교과 필수과목에

한해 PT(Placement Test) 제도를 운 하고 있는데, 실제 수

업 경험을 토 로 PT 통과자를 확 할 계획에 있다.연구 활동 역에서 가장 두드러진 로그램은 R&E인데, 재학교로서 처음 실시한 2010년 R&E 로그램은 교수주

도형 R&E로 학생들이 연구의 심이 되기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았다. 때문에 1학년에게는 교사 주도형 R&E 로

그램을 실시하여 주제를 선정하고 연구 설계 실험, 결과

해석에 이르기까지 연구의 기 를 닦는 데 을 맞추는

방안이 추진 에 있다.

3. 그 외의 활동

교과 역 외에도 교사와 학생들의 심사에 따라 다양한

활동이 이 지기도 하는데 2010년에는 Phronesis라는 과학

동아리가 교육과학기술부가 주 하는 사제동행독서토론동아

리 활동에 선정되어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만남이라는 주제

로 활동하기도 하 다. 한 2010 제4회 노벨과학에세이

회에서 1학년 이호진 학생이 물리학 부문 상을, 2010 극지연구논술공모 에서 1학년 이승훈 학생이 상을 수상하

는 등 ‘통섭’과 ‘융합’ 교육을 강조하는 노력이 가시 인 성과

로 나타나기도 하 다.

맺는 말

과학고는 물론이거니와 재학교를 굳건히 다니기에는 어

린 학생들에게 심 인 고충이 만만치 않다. 학교 시 에

경험하지 못했던 학업에 한 스트 스는 물론, 기숙사와 학

습실 생활 등 책임져야 할 공간의 크기도 갑작스 커졌다. 거기다 구나 청소년기에 겪을 법한 삶에 한 고민과 때로

주체하지 못할 과잉 에 지가 학생들을 힘들게 하곤 한다. 교육기 으로서 재학교 역시 학생들이 이런 고충을 딛고

건강하게 학창시 을 보내게 할 의무가 있을 것이다. 이 게

학생들이 건강하게 공부할 수 있을 때 과학에 한 호기심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며 언제고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여 이

공계 분야의 문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과학고로서 오랜 통을 가진 경기과학고등학교는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학생들이 과학에 한 열정을 유지하고

즐겁게 고등학교 생활을 할 수 있는 제반 여건을 발 시켜

왔다. 이제 재학교로 환되면서 이런 과학고의 유산을 토

로 과학자로서 올바른 품성과 미래지향 리더십을 지닌

과학 재 육성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