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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에서든 현지화는 중요한 전략이다. 더욱이 주 진출 동기가 내수시장 공략 이고 소비자들의 개성도 강한 인도에서는 현지화가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가늠 자가 되어 왔다. 지금까지 우리 기업들은 성공적으로 현지에 적응해 왔다는 평을 받는다. 그러나 이제 로컬 기업이나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어 현지화의 영역 확장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기존에 무게를 두었던 제품이나 마케팅 현지화는 물론이고 부품의 조달, 인력 관리나 세금 운영과 같은 관리 방식에서 도 가장 적합한 수준의 현지화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인도 시장의 성공 열쇠, 현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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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에서든 현지화는 중요한 전략이다. 더욱이 주 진출 동기가 내수시장 공략

이고 소비자들의 개성도 강한 인도에서는 현지화가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가늠

자가 되어 왔다.

지금까지 우리 기업들은 성공적으로 현지에 적응해 왔다는 평을 받는다. 그러나

이제 로컬 기업이나 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어 현지화의 역

을 확장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기존에 무게를 두었던 제품이나 마케팅

의 현지화는 물론이고 부품의 조달, 인력 관리나 세금 운 과 같은 관리 방식에서

도 가장 적합한 수준의 현지화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인도시장의성공열쇠, 현지화

44 Chindia Journal 2011. 5.

인도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 3사의 성공 비결을

분석한 이들은 하나같이 철저한 현지화를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일본종합연구소(2005)는 한국 기업들

과 달리 일본 기업들의 현지 적응력이 부족하고 현지

인의 수요, 문화 및 제도 등을 제 로 파악하지 못했다

고 평가한다. 일본 기업들은 일본식 경 체계와 마인

드를 그 로 적용하고 현지 소비자의 수요 파악을 제

로 하지 않은 채 일본에서 팔았던 구식 모델을 팔았

던 반면, 한국 기업들은 제품 개발과 판매, 인사노무

관리에서 인도 상황에 맞게 적응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상으로 한 조사(문철

우, 2007)에서도 응답 기업의 부분은 진출 전략 수립

보다 진출 후 현지 적응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응답했

으며, 이러한 경향은 성공한 기업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통합’과‘적응’의딜레마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라’. 이 말만큼 현

지화를 잘 변하는 말이 없을 것 같다. 외국에

나가 사업을 하는 기업들에게도 마찬가지다. 특

히 고유의 문화와 관습, 법규 등을 지닌 개발도

상국의 경우 더욱 그렇다. 최근 언론과 학계에

서도 해외 자회사 성공의 필수 조건으로 현지화

를 제시한다. 그러나 거론되는 현지화 성공 사

례는 주로 제품 개발이나 판매 측면에 머물러

있다. 이제 현지화 개념을 보다 체계적으로 구

분하여 응할 필요가 있다.

안종석∙백권호(2002)는 경 현지화의 개념을 현지

사회, 문화적 환경에 한 적응으로 보는 기존 시각에

서 탈피하여“기업이 자신의 경쟁적 위치를 향상시키

기 위해 현지 국가별로 상이한 문화 및 경 환경 등

진출 국가 특성에 적응해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즉, 해외 자회사가 본사의 조정과 통제에 의한 로벌

통합 압력을 받지 않고, 현지국의 문화 및 환경적 특성

을 고려하여 자신의 전략적, 관리적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즉, 경 현지화에는 원자재 및 부품 조달, 제

품 개발, 생산, 유통 및 마케팅, 자본 조달 등 각종 부

가가치활동의 현지화와 함께 자회사 운 에 필요한 주

요 의사결정까지 포함된다. 또한 인적자원과 경 관리

방식 및 경 시스템과 같은 관리 차원의 경 현지화

도 고려된다.

그런데 많은 학자들은 해외 자회사가 본사로부터의

‘통합’압력과 현지로부터의‘적응’압력을 동시에 받

높은 수준의 현지화 요구하는 인도 시장중요 의사결정도 현지화의 역

Cover Story

경 현지화의 유형

자료: 안종석∙백권호(2002)

경 현지화

전략적 차원

부가가치 활동의이전 확

자회사 의사결정권한 확

인력의 현지화(현지인 확 )

경 관리 방식의현지화

관리적 차원

2011. 5. Chindia Journal 45

는 운명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이에 해외 자회사는

로벌 스탠더드 또는 현지화 추구를 양자 택일의 문제

로 볼 것이 아니라 현지국의 환경 요소, 산업 특성 및

기업 상황에 맞게 현지화의 정도를 결정해 나가야 한

다고 주장한다.

내수시장공략위해서는현지화필수

비용 절감이나 선진국 수출용 생산기지 확보 차원에

서 진출했던 동남아나 중국에서는 인사노무 분야 등에

서 경 관리방식을 현지화하지 않아 야기된 문제는 있

었지만, 현지국의 수요에 맞게 제품을 현지화하는 문

제가 크게 두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최근 인도와 같

이 규모 내수시장을 보유한 신흥국가가 부상하면서

현지화가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한국 기업들의 인도

투자의 95% 정도가 현지에서 상

품을 생산한 후 현지에서 판매하

기 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서도 우리 기업들은 수출에서 내

수시장 공략으로 전략을 점차 전

환하고 있다.

내수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현

지의 전반적인 시장 및 소비자,

경쟁자 특성을 고려하여 생산, 판

매, 홍보 등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인도

소비자들은 한국 소비자보다 가격에 더 민감하고 충동

구매가 적으며 브랜드 충성도가 낮은 특성이 있지만,

브랜드∙애프터서비스∙품질 측면에서의 민감도는 한

국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렇지만, 상위 10~20%

의 소비자는 가격보다 기술∙품질∙브랜드 이미지를

중시한다. 이처럼 복합적인 소비자군을 고려하지 않으

면 인도에서 성공하기가 어렵다.

또한 세계가 점차 로벌화되고 각국의 시장 개방이

확 되면서 우리 기업들은 세계적인 다국적기업들이

나 현지 로컬기업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서 살아 남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로벌 기업들은 이제 신흥시

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높은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를

무기 삼아 본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또한 외

국 기업들과의 합작사업 추진 등으로 경쟁력을 제고한

로컬 기업들은 현지 시장 지식과 유통 채널 등에서 진

입 장벽을 쌓고 저원가로 경쟁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상 적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

하기 위해 현지 원자재 및 부품 조달 수준을 높이고

유통이나 인력 현지화를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

었다.

한국기업들, 주요의사결정은여전히본사가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67개사)의 경 현지화

수준을 조사한 외경제정책연구원(2006)에 따르면, 가

격, 생산량, 주요 원부자재 구매,

종업원 채용 및 승진 등에 관한

의사결정은 현지 법인이 주도하

고 있지만, 신제품 도입, 현지 및

해외 시장 진출, 신규 설비 및

생산설비 확 등에 관한 결정

은 본사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

로 나타났다. 인도 현지에서 부

품을 조달하는 기업은 50% 정도

이고, 나머지 40%는 한국, 10% 정도는 제3국에서 조달

하고 있다. 그러나 50% 이상이 점차 현지 조달을 강화

하겠다고 응답하여 앞으로 부품의 현지화 수준이 높아

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에 응한 기업 중 중간재를 판매하는 기업이 전

체의 85%에 달하기 때문에 자체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

는 기업은 거의 없었다. 직판 및 직매장을 통한 판매도

16.4%에 불과하고, 부분(43%)은 직납을 하고 있다.

이외에 리점 및 중간상, 위탁판매, 합작파트너를 이

용하는 기업들이 있었다.

금융 현지화 부문에서는 주로 한국 모기업과 현지

로벌 스탠더드 또는 현지화 추구를

양자 택일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현지화 정도를 결정해

나가야 한다.

인도시장의성공열쇠, 현지화

금융기관으로부터 융자를 받아 운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3사를 포함하여 인도 주식시

장에 상장하여 자본을 조달한 우리 기업은 아직 없다.

인력의 현지화 부문에서는 생산직 근로자로는 모두

인도인을 활용하고 있지만 중소 규모 기업의 경우 법

인장과 재무 및 기술 부문을 포함한 관리직 다수는

한국 파견자가 맡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중간관리

자급에 인도인을 채용하고 있지만, 아직 인도인을 회사

최고책임자(managing director)로 채용한 사례는 없었다.

LG전자, “수익률만본사에서관리”

2005년에 LG전자 인도법인을 방문했을 때 당시 김광

로 법인장으로부터 들었던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본사

로부터‘수익률’하나만 통제 받고, 모든 경 의사결

정을 인도법인에서 알아서 한다는 것이었다. 즉, 연초

에 수립한 수익률 목표를 달성하는 조건으로 생산 및

제품 개발, 판매 및 마케팅, 인사노무 분야 등에서 모

든 것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 받

았다는 것이었다.

LG전자는 부품과 제품을 현지화하여 인도에서 성공

할 수 있었다. 현지 시장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하

여 독자적인 연구개발 능력을 확보했는데, 현지화에

필요한 후속 연구개발의 약 90%를 인도에서 수행했다.

이를 통해 크리켓∙카레이스 등 5개 게임이 내장된

TV, 인도의 다양한 지방언어가 지원되는 TV 프로그램,

노래를 좋아하는 인도인을 위해 중저음 강화용 우퍼를

기본 사양으로 장착한 TV, 엉키기 쉬운 옷들을 많이

입는 인도인을 위해 중앙 회전날개 없는 세탁기, 정전

이 자주 되는 인도 사정을 고려해 정전 후에도 정전

이전 세탁 시간을 기억했다가 남은 세탁시간만큼만 세

탁하는 제품 등을 개발했다. 또한 불안정한 전압 사정

을 고려하여 모든 가전 제품을 최고 전압 450V, 최고

습도 95%, 최고 온도 45도에 견딜 수 있는 제품으로 표

준화했다.

인도에서는 현 화된 유통망이 거의 없고 물류환경

이 열악하여 판로 개척이 힘들었기 때문에 현지 유통

망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극복했다. 다른 경쟁사들이

유통망과 A/S 망을 직접 구축해 운 하는 데 비해 LG

전자는 현지 유통망을 적극 활용하여 농촌을 포함한

인도 전역에 제품 공급과 서비스를 실시했다. 2007년

현재 LG전자의 지역 거점은 46개소, 지역사무실은 124

개소에 달하며 딜러는 3,200개, 하위딜러는 8,700개다.

서비스 거점은 전국 2,700개소에 달해 다른 경쟁기업들

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LG전자는 딜러들에게 여러 가

지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로열티를 높 다.

LG전자는 인력도 현지화했다. 인도의 소비자와 시장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인도인이라고 판단하여

인도인에게 생산, 관리, 기획, 홍보, 판매 등을 맡겼다.

전체 직원 약 3천 명 중에서 한국 파견자 수는 20명 수

준인데, 파견자는 부문을 책임지는 관리자가 아니라

현지인 관리자를 돕는 후원자(facilitator) 역할을 하도록

했다. 특히 그동안 HR과 경 지원 부문을 맡아온 Y. V.

베르마(Verma) 이사를 2010년 1월부로 회사 운 최고

책임자인 COO(Chief Operating Officer)로 승진시켜 경

진 현지화를 선도하고 있다.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인도 현지 사정과 인

도인의 선호에 맞게 제품을 수정하고 개발하는 수준을

넘어서 이제 관리자와 경 진의 현지화, 연구개발의

현지화, 원자재 및 부품 조달의 현지화, 금융 분야의

현지화, 경 의사결정의 현지화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단순히 마케팅 차원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할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진정으로 책

임 있는 기업으로 행동하여‘사랑 받는 현지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46 Chindia Journal 2011. 5.

Cover Story

임 정 성포스코경 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mail protected]

2011. 5. Chindia Journal 47

인도시장의성공열쇠, 현지화

인도 수입시장에서 한국과 일본산의 점유

비중은 각각 얼마나 될까? 2000년(FY) 한

국산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1.8%, 일본산은

3.0% 다. 그런데 2009년(FY)에는 한국산의 점유

비중이 3.0%, 일본산은 2.3%로 한국산이 일본산

을 추월했다. 한국 제품의 이 같은 성공 비결은

현지화에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일본 기업보다 일찍 인도 시장에 진출해 일본

기업들이 중도 포기할 때에도 끈기로 버틴 현 ,

삼성, LG는 현지화에서도 모범이 되고 있다. 이

기업들은 인력 및 마케팅은 물론 부품 조달에서

도 현지화를 성공적으로 이룩했다. 인도 가전시장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LG전자, 삼성전자는 인도 현지

생산이 어려운 고급 부품 등 전체 부품의 25~30%만을

국내에서 가져가고 나머지는 현지에서 조달하고 있다.

현 자동차 역시 주력 차종인 소형차의 부품 현지화

비율이 90%를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급변하는 경 환경은 새로운 도전과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우리 자동차업계는 현재 인도-

태국 FTA를 활용해 태국에서 무관세 부품을 들여오는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동시에, 2011년 2월 16일 공식

서명된 일본-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발효

가 가져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가전업

계는 인도를 중점 진출 시장으로 재규정하며 투자 규

모를 폭 확 하고 있는 일본 가전 기업들과 치열한

시장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자동차사, 부품현지조달확

자동차업계에서는 일본 자동차업계의 견제가 심해

지면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도요타자

동차는 지난 2월 9일 로벌 비전을 발표하면서 2010년

미국∙일본∙유럽 60%, 신흥국 40% 던 비율을 2015년

에는 선진국 50% 신흥국 50%로, 판매 비율을 공격적으

로 바꾸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2월 24일에는 인도

시장에서 주력하고 있는 모델인‘에티오스’의 엔진과

변속기를 생산하는 신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신공장이

계획 로 2012년 7월에 가동되면, 엔진과 변속기도 인

도 현지에서 조달하게 되어 부품 현지화 비율이 90%까

지 확 될 예정이다. 도요타가 부품 현지 조달 비율을

늘리게 되면 가격경쟁력도 높아지게 되어 현 자동차

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 자

동차의 주력 부문이 소형차이기는 하나, 인도에서 생

한-일, 부품 현지화에서도 경쟁협력 업체와의 상생 추구해야

ⓒ연합뉴스

도요타는주력모델인‘에티오스’의엔진∙변속기생산공장을2012년에가동할예정이다.

48 Chindia Journal 2011. 5.

Cover Story

산하는 중형차 또는 SUV가 일본 혼다나 도요타의 동급

차종보다 가격경쟁력에서 리는 만큼, 일본 업체의

부품 조달 현지화 확 는 현 자동차에 추가적인 부담

요소가 될 전망이다. 따라서 기술 개발을 통해 고급 부

품을 더 많이 현지화함으로써 일본 기업들의 공세에

더욱 적극적으로 응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자동차업계는 한국-인도 경제적동반자협정

(CEPA) 발효로, 승용차 부품에서 원가경쟁력을 확보하

게 될 것을 기 하고 있었지만, 일본-인도 CEPA의 양허

수준이 한국-인도 CEPA와 전반적으로 비슷한 수준으로

체결되어 수혜 효과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행히 일본-인도 CEPA에서는 우리나라의 인도 주

력 수출 품목인 기타 자동차부품(HS 870899)이 양허제

외(우리 측은 RED)되기는 했으나, 기어박스는 우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범퍼∙로드휠∙소음기 등은 우리보

다 유리하게 양허안이 결정되었다. 자동차부품은 인

도 수출 1위 품목일 뿐만 아니라 인도 자동차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여, 일본-

인도 CEPA의 중장기적 파급 효과를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다.

가전, 중저가라인확충시급

가전업계도 그동안 구축한 인도 시장 1, 2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일본 기업들의 최근 동향을 면 히 주시

하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마지막 남은 거

신흥시장인 인도에서 주도적 위치를 되찾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소니는 2009년부터 공격

적으로 인도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2010년에는 평판

TV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치고 업계 1위(점

유율 22%)를 차지했다. 파나소닉도 기존 투자 금액을

뛰어넘는 규모의 재투자를 하고 주재 인력을 배로 늘

리는 등 인도 시장 재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외에 인도 전체 경제력의 향상과 가처분소득의 증

가, 저가제품 개발에 힘입어 중저가 시장이 확 되고

있는 것도 우리 가전업계가 주목해야 할 점이다. 한국

이 그동안 프리미엄 제품을 위주로 한 성장에 주력하

는 동안, 중저가 시장이 급속히 확 되면서 중국이 인

도 전자제품 시장의 28%를 점유하는 등 최 수출국으

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현지 실정에 맞는 중

저가 제품 라인업 확 를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인도에서 LG전자 성공을 이끌었던 김광로 전법인장

은 인도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부품과 제품의 현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한다. 본사 설계에 따라 본사가

제시하는 부품만으로는 현지화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다. 따라서 부품의 현지 설계 능력이 뒤따라야 하는데,

LG전자는 인도 환경에서 필요한 특수한 상황을 한국

개발팀에 요구하기보다 현지 연구 인력을 보강하고 연

구 개발 역량을 독립시켰다. 그는 인도에서 기업 활동

을 하는 외국 회사들이 자체 연구 인력을 키우기보다

본사 인프라를 활용하는 쪽을 택하는 것은 잘못된 선

택이라고도 지적한다. 언뜻 보기에 경비가 절감되고

세계적 모델을 공용한다는 효율성이 있어 보이지만,

그렇게 해서는 제품과 부품의 현지화를 달성하기가 어

렵다는 것이다.

인도핸드폰부품, 중국제품에의존

핸드폰 시장에서도 현지 인도 로컬업체와 중국 업체

들이 노키아와 삼성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반면 휴

폰기기 시장의 급성장에도 인도 휴 폰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Micromax, Lava Mobiles,

Karbonn 등 인도 로컬 휴 폰 생산업체는 약 15%의 시

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부품 기술력이 부족해

인도 생산 휴 폰의 85%에 해당되는 휴 폰 부품을 전

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부분 값싼 중국 제품

을 수입하면서 불량품이 발생한다.

지난 10년간 중국의 인도 수입시장 점유율은 20.5배

라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보이면서 이제 중국은 인도 1

위 수입 상국으로 성장했다. 인도 휴 폰 산업은 중

2011. 5. Chindia Journal 49

인도시장의성공열쇠, 현지화

국, 만 지역의 저가 OEM에 의존하며, 중국에서 매년

8천만 규모의 핸드폰을 수입하는 등 자체적인 휴

폰 eco-system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인도 휴 폰 제

조기업이 많지 않다 보니 휴 폰 원자재, 부품, 조립

(Front end/Back end), 테스트, 패킹 분야는 주로 중국과

만 기업이 차지하고, 한국 기업은 일부 고가 제품에

만 참여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자국 산업 보호와 육성을 위해 중국 수

입 물량 확 를 제한한다는 방침인데, 한국 기업은 이

를 잘 활용하여 인도 휴 폰 생산업체와 기술 제휴 방

식으로 저가 OEM 시장에 진출하거나 최근 휴 폰 생

산업체의 소싱 다변화 추세를 활

용할 필요가 있다.

현명한현지조달필요

부품을 현지에서 조달할 때 먼

저 감안해야 하는 점은 지역 조

달의 극 화 가능 여부이다. 조달

리스크가 높은 일부 품목을 제외

하고는 모두 현지에서 구매해 원

래 취지인 원가경쟁력 강화를 살려야 한다. 이때 적정

한 원가 목표는 환율 및 수급 리스크를 고려해 한국에

서 구매할 때보다 20% 이상 절감하는 것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현지 협력사의 개발 및 육성이다. 인도처

럼 공급망이 취약한 곳에서는 국내보다 공급망 리스크

가 높다. 특히 현지 협력사와의 낮은 신뢰 관계는 가장

우선으로 극복해야 할 요소다. 단순한 계약관리에만

의지하지 말고 별도의 협력사 개발팀을 구성해 협력

업체와 함께 장기 비전에 한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좋다. 셋째는 구매 조직의 현지화다. 현지 인력화를 추

진하다 보면 현지 인력의 경험 부족과 잦은 이직으로

인해 우수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현지 구매교육 전문가 그룹을 활용한 구매아카데

미와 조달 태스크포스를 구성하여, 문제해결 능력을

배양하는 프로그램을 운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

으로 인도처럼 공급망 기반이 취약한 곳에서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물품을 적기에 조달할 수 없는 분야는

자체 생산하거나 국내 조달을 고려해야 한다.

물론 부품 조달 현지화의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

다. 최근 도요타 리콜 사태는 부품 조달 현지화의 부작

용을 보여주는 사례다. 부품 조달 현지화를 시행하면

서 생산성과 원가 절감에만 과도하게 집착한 결과 품

질 저하라는 부작용을 낳았던 만큼, 비용 절감을 위한

무조건적인 현지화는 정답이 아니다.

그러나 위의 사례와는 반 로 3월에 있었던 일본

지진 이후 일본으로부터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겨, 도요타-키

를로스카 자동차(TKM)의 자동

차 생산은 4월 25일에서 6월 사

이 70%까지 감축할 수밖에 없

게 되었다. 적절한 부품 현지화

가 진행되었다면 이런 극단적

인 생산 감축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부품 조달의 현지화가 제 로

진행되고 있는지, 협력업체와의 동반 진출 자체에 만

족하지 말고 보다 상생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인도 현지 부품업체의 품질 관리 업그레이드 방안은

없는지 등을 다각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정부의 기업-중소기업 상생협력 노력과

궤를 같이 하여, 동반 진출한 한국 협력업체가 최소한

의 이윤을 남기고 기술투자도 할 수 있어야 모기업도

건강한 성장을 계속할 수 있다는 믿음을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차 성 욱KOTRA 뉴델리KBC 과장

우리 기업들은 부품 조달의 현지화가 제

로 진행되고 있는지, 협력업체와 상생 협력

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현지 부품업체

의 품질 관리 업그레이드 방안은 없는지

등을 다각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50 Chindia Journal 2011. 5.

Cover Story

기업의 국제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인적자원의 현

지화도 진척된다. 로벌 기업의 인도 자회사 고

위 관리직 현지화 실태를 살펴 보면서 바람직한 현지

화 방향이 무엇인지 고민해보자. 고위 관리직의 현지

화 실태는 기업 지배구조와도 접히 연계되어 있어

흥미로운 시사점을 제공해 줄 것이다.

3M과월풀, 현지인위주임명

미국의 표적인 화학제품 회사인 3M은 1988년 인도

비를라(Birla)그룹과 합작하여 비를라3M을 설립했다.

3M은 지분률을 1993년에 51%로, 1998년에는 76%로 올

렸고, 지금은 인도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다.

3M인디아의 현재 이사진은 아태지역 재무이사인 가

르자 씨를 제외하고 모두 인도인으로 추정된다. 인도

식 이름을 쓰고 인도 은행이나 기업에 근무했거나 인

도 학교를 나온 것으로 조사되었기 때문이다. 사장, 부

사장, 생산, 판매, 관리 부문 임원 등 16명의 집행임원

(Executive Officer)도 인도인들이다.

월풀인디아는 7명의 이사 중 미국 국적인이 2명,

국 국적인이 1명, 인도인은 4명으로 추정되는데, 회장

겸 사장이 인도인이다.

마르티스즈키와샤프, 일본인임원주도

한편, 일본계 업체인 마루티스즈키는 상근이사인 바

르가바 씨를 제외하고 모두 일본인으로 구성되어 있어

미국 기업들과 조를 이룬다. 비상근이사로 일본인

2명, 인도인 4명이 임명되었다. 마루티스즈키의 인도

정부 지분이 모두 매각되기 전에는 인도인이 상근이사

로벌 기업들의 경 진 현지화 사례미국식과 일본식, 차이 뚜렷

Mr. Rao Doveton 비상근이사 회장 사외이사 인도

Mr. Ajay V. Nanavati 상근이사 사장 인도

Mr. S.R. Banawara 상근이사 재무이사 인도

Mr. P.C. Bhoopalam 비상근이사 사외이사 인도

Mr. B.S. Iyer 비상근이사 사외이사 인도

Ms. Sadhana Kaul 상근이사 법무팀장 인도

Mr. Jose Rolando V. 비상근이사

아태지역 미국

Garza 재무이사 (스페인계)

이사 이사 직위 직책 사외이사 여부 국적(추정)

3M India의 이사 구성

자료: www.directorsdatabase.com

Mr. Arvind Uppal 상근이사 회장 겸 사장 인도

Mr. S.S. Akhtar 상근이사 인도

Mr. Robert L. Mink 비상근이사 미국

Mr. Mark Keming Hu 비상근이사월풀아시아

사외이사 미국회장

Mr. Anand M. Bhatia 비상근이사 사외이사 인도

Mr. Simon J. Scarff 비상근이사 사외이사 국

Mr. Sanjiv Verma 비상근이사 사외이사 인도

이사 이사 직위 직책 사외이사 여부 국적(추정)

Whirlpool India의 이사 구성

자료: www.directorsdatabase.com

2011. 5. Chindia Journal 51

인도시장의성공열쇠, 현지화

로 근무한 적도 있었지만 정부의 지분 매각 이후, 상근

이사직은 일본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다.

하지만 집행임원에서는 인도인의 수가 두드러진다.

특히 생산, 판매 및 마케팅, 기술 3개 부문에는 일본인

과 인도 사람이 짝을 이루어 집행임원으로 활동하고,

관리부문 임원은 인도인이 단독으로 임명되어 부서를

책임지고 있다. 마루티스즈키는 현지화로 가는 과정에

서 거치는 과도기 차원에서 주요 기능 부문의 집행임

원으로 일본인과 인도인을 동시 임명하고 있다고 밝히

고 있다. 일본인 임원과 인도인 임원 간에 노하우 이전

을 자연스럽게 진행한다는 것이다.

샤프도 상근이사를 일본인들이 독점하고 있으며, 인

도인은 비상근이사에 임명되어 있다(일본인 2명, 인도

인 2명).

한국 기업의 이사진 분포 상황은 표 기업들이 모

두 현지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지 않아 파악하기 어

려우나, 상근이사 다수가 한국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법상 비상장회사는 사외이사를 임명할 필요가 없

어 인도인의 사외이사 참여는 극히 드물 것으로 추정

되지만 마루티스즈키의 경우처럼 집행임원에는 인도

인 임원이 다수 포진해 있다. 현 자동차는 인도인 집

행임원의 직위가 한국 주재원보다 높은 경우가 있으

며, 현지 시장에 능동적으로 응하기 위해 인도인 임

원의 역할을 매우 중시한다고 알려져 있다.

일본식에가까운우리기업의해법은?

미국과 일본 기업의 이사진 구성에서 현지인 임명

비중은 뚜렷하게 차이가 난다. 기존에 각종 연구가 제

시한 국가별 현지화 전략의 차이가 인도에서도 유효하

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 기업은 정해진 규정에 얽매이기보다 유연한 상

황 처 방법을 중시하고 현지인보다 주재원에 한

관심과 통제를 통해 해외 자회사를 관리하고 있는 반

면, 미국 기업은 규정을 중시하고 실적을 우선할 뿐만

아니라 주재원을 포함해 현지인에게도 동일한 규정을

적용하면서 관리 방식에 차등을 두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에게는 어떤 방식이 적합한가?

먼저 미국식은 일반적으로 로벌 표준이라고 인식

되지만, 이런 방식을 채택하게 된 미국만의 배경이 있

Mr. Kazunori Ajikawa 상근이사 사장 일본

Mr. Tadasu Sakamoto 상근이사 일본

Mr. Tomio H. Isogai 비상근이사 일본

Mr. Hiroaki Takayama 비상근이사 사외이사 일본

Mr. Sanjay K. Asher 비상근이사 사외이사 인도

Mr. Sanjay S. Vaidya 비상근이사 사외이사 인도

이사 이사 직위 직책 사외이사 여부 국적(추정)

Sharp India의 이사 구성

자료: www.directorsdatabase.com

Mr. R.C. Bhargava 상근이사 회장 인도

Mr. Shinzo Nakanishi 상근이사 사장 일본

Mr. Tsuneo Ohashi 상근이사 생산담당 일본

Mr. Shuzi Oishi 상근이사 마케팅담당 일본

Mr. Keiichi Asai 상근이사 기술담당 일본

Mr. Osamu Suzuki 비상근이사 일본

Mr. Kenichi Ayukawa비상근이사 일본

Mr. Amal Ganguli 비상근이사 사외이사 인도

Ms. Pallavi Shroff 비상근이사 사외이사 인도

Mr. Manvinder 비상근이사 사외이사 인도

Singh Banga

Mr. Davinder비상근이사 사외이사 인도

Singh Brar

이사 이사 직위 직책 사외이사 여부 국적(추정)

Maruti Suzuki 이사 구성

자료: Maruti Suzuki 홈페이지

52 Chindia Journal 2011. 5.

Cover Story

었다는 점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도 초기에는 많은 수의 주재원을

현지에 파견하여 해외 자회사를

통제하고 발전시켜왔다. 하지만

미국 주재원들이 현지에 적응하

지 못하고 실패하는 비율이 유럽

이나 일본 기업들보다 높고 주재

원 파견 비용이 상승하면서 비용

절감 차원에서 현지인 채용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특히 미

국 주재원이 문화적인 차이가 뚜

렷한 동양권이나 개발도상국으로

파견될 때 실패율이 급증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미국

기업들은 주재원을 체하기 위한 재원으로 미국 시민

권자인 현지인, 미국에서 공부한 현지인을 주로 채용

하기 시작했고, 현지 엘리트층을 상으로 미국식 경

방식을 주입하면서 성공적으로 현지화 전략을 구사

하게 되었다.

하지만 과도한 현지화에 따르는 문제도 있는데, 일

부 기업은 미국 직원들의 해외 자회사 파견 기회가 점

점 줄어 들어 현지 실정에 둔감해지고 로벌 관점에

서 전략적인 사고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들은 해외 자회사를 통제하는 주축으로 주

재원들을 활용한다. 해외에 진출한 일본 기업 중 상당

수가 제조업이고 일본 제조업의 강점이 표준화된 제품

의 량생산과 우수한 품질 관리에 있으며 현지에 진

출한 기업들도 현지 내수보다 수출에 집중하면서 주재

원 중심의 업무 처리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표준화된 제품과 품질 위주의 제조업 이외

업종에서도 이런 통제 방식을 구사하다가 실패를 경험

하고, 다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현지 시장에 제 로

응하지 못하는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특히 일본식

통제를 고수하면서 현지 우수 인력 확보를 하기가 어

려워졌다. 어렵게 뽑은 인력도 일본식 문화에 오래 버

티지 못하고 서구계 기업으로 이직해 버리기 때문이

다. 일본 기업들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주재원들끼리

협의해서 결정해 버리기 일쑤고,

본사에 출장을 가더라도 현지인

과의 문화적 공감 형성이 부족

하다. 이사회도 일본에서만 개최

하고 있으며 각국의 현지 직원들

이 상호 교류하면서 지식과 경험

을 공유하고 학습하는 기회도 매

우 드물다. 이로 인해 일본 기업

에 취업한 현지 직원은 자신이

일본 기업에 근무하는 한 원한

아웃사이더일 것이며 승진도 불가능하다고 토로한다.

우리의 경 진 및 관리자 현지화 방식은 어느 정도

일본과 유사한 점이 많다. 따라서 앞으로 현지화의 방

향은 어떻게 미국식을 한국식의 장점과 접목할 것인가

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일본 기업들이 직면한 문제들을

반면교사하여 현지 엘리트 계층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

지에 한 혜안을 얻어야 할 것이다.

이 우포스코경 연구소 델리사무소장 [email protected]

우리의 경 진 및 관리자 현지화

방식은 어느 정도 일본과 유사한 점이

많다. 따라서 앞으로 현지화의 방향은

어떻게 미국식을 한국식의 장점과

접목할 것인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중앙집권적 개인 통제 중간 중간 매우 높음 낮음

규정에 의한 제도적 통제 낮음 매우 높음 중간-높음 중간

실적만 중시하는 통제 매우 낮음 중간-높음 높음 중간

사회화, 동일 문화 추구 낮음 중간 중간 높음

주재원만 상으로 통제 매우 높음 매우 낮음 높음 중간

해외 자회사 통제 방법 일본 미국 독일 스웨덴

국가별 해외 자회사 통제 방법 비교

자료: Harzing(1999) Managing the Multinationals: An InternationalStudy of Control Mechanism

2011. 5. Chindia Journal 53

인도시장의성공열쇠, 현지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 인도에서는 인

도 세금법을 따라야 하는 것이 자명하다. 하지만

한국 세제에 익숙한 기업인들로서는 세계에서도 독특

하기로 이름 높은 인도 세금법을 따르는 일이 쉬운 게

아니다. 한국에서는‘당연히 이럴 것’이라고 여겼던

것이 인도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도 세

제에 해서, 그리고 그에 응하는 방법에 해서도

완전히 원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업에만신경쓰면큰코다친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흔히“앞에서 남기고 뒤로 밑진

다”는 말을 한다. 절 로 밑지고는 팔지 않겠지만 눈

앞의 이익만을 좇아 장사하다 보면 결국 남는 게 없게

된다는 것인데, 큰 기업들도 흔히 이런 실수를 하곤 한

다. 재무부서가 보수적이고 신중하며 때로는 악역을

맡게 되는 이유가 바로 앞에서도 남기고 뒤로도 남기

기 위해서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 기업들에게‘사업하

기 힘든 곳’인 인도에서는 최전선의 업전에 신경을

쓰느라 재무부서의 업무가 홀 받기도 한다. 다행히

차차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델리에서는 지난해

6월 말에 한국과 일본의 몇몇 기업을 상으로 기습적

인 세무조사가 있었다. 사전 통지 없이 들이닥쳐 장부

와 관련 서류를 압수해 가는 바람에 한국 신문에까지

기사화되었다. 현 자동차와 협력사들이 집해 있는

첸나이에서도 한국 기업들을 상으로 이전가격 및 간

접세에 한 세무조사를 벌이고 본격적으로 추징을 진

행하고 있어서 혹자는 기획조사가 아니냐는 말도 한다.

일이 이렇게 되면 업에서 이익을 얻고도 세금문제에

서 손해가 나게 된다. 또는 사업이 신통치 못해 결손이

나 손해를 봤는데도 세금을 추징 당하는 일도 생긴다.

한국기업과인도과세관청의힘겨루기

인도가 고세율 국가이다 보니 기업들은 아무래도 한

국 본사로 이익을 남겨두고 싶어한다. 이중과세방지를

위한 조세조약과 한국의 외국납부세액 공제 제도를 통

해 인도에서 납부한 세금에 해서는 한국의 법인세를

일부 공제해주지만, 한도 계산에 걸려 상당 부분의 세

금이 누수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 기업들은 인도에서 세금을 최소한만 내

고 싶어하는데, 인도 정부가 그런 의도를 모를 리 없다.

그래서 인도세법이라는 막강한 무기를 활용해 한국 기

업의 그런 의도를 무력화하려고 한다.

한국 기업들은 법인세와 관련해 주로 이전가격,

AOP(Association of Persons) 문제, 고정사업장 문제를 겪

게 된다(표 참조).

유형은 다르지만 내용은 모두 한국의 본사가 누리는

이익을 타깃으로 한국 국세청이 아니라 인도 과세관청

이 과세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는 인도

자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며, 한국 본사가 중요함과 심각

성을 인식하고 인도 자회사와 공동 응해야 한다.

특히 2011년 2월 말에 공표된 인도 예산안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인도의 세법을!업에서 성공해도 세금으로 실패할 수 있다

54 Chindia Journal 2011. 5.

Cover Story

국제 거래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TPO)이 일반 과세관

청(AO)로부터 독립되어 사전 통지 없이 회사를 기습

방문해 세무조사를 수행할 수 있으며 국제거래 금액과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조사 상을 선정할 수 있는 등

예전보다 권한이 폭 강화되었다. 앞으로 한국 기업

과 인도 과세관청 간의 더욱 치열한 세무 다툼이 발생

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상품서비스세도입돼도실익은불투명

한국 본사와의 거래가 없다고 안심

할 수는 없다. 인도에서는 직접세보

다 더욱 복잡한 간접세가 있기 때문

이다. 인도의 간접세는 표와 같이 정

리할 수 있지만, 여기에 여러 예외 조

항과 독특한 실무 관행이 겹쳐 있어

우리의 부가가치세법과 비교해 훨씬

복잡하고 번거롭다.

2012년 4월부터는 모든 간접세를 하

나로 통합한 상품서비스세(GST:

Goods and Service Tax)가 도입될 것이

라는 발표가 있었다. GST를 도입하여

간접세 실무를 간소화하고 매

입세액불공제 부담분을 줄여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냥

기뻐할 일은 아니다. 각 간접

세가 소멸되기 전에 무더기

세무조사가 몰아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한

국 기업들이 간접세 추징통지

서를 수령했는데, 주로 간접세

과세 상 여부 및 안분계산,

매입세액불공제 처리 내용 등

에 한 것이다.

인도에서세금소송은쉽지않다

이처럼 한국 기업들과 인도 과세관청의 힘겨루기가

시작되었음에도 사태를 안이하게 판단하는 분들이 있

다. 정당하게 이익을 신고하고 세금을 내면 된다고 생

각하는 경우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런 분들이 인도

에서 가장 고생할 가능성이 높은 범주에 속한다. 인도

세법은 모호한 부분이 많고 다양한 예외가 있어서 여

러 해석이 가능한데다 누적된 재정적자 타개책의 하나

로 실무관청에서 이익률이 높지 않은 외국계 기업을

항 목 내 용 적 용

한국 기업들이 겪는 법인세 관련 주요 세무 이슈

이전가격

인도 자회사가 본사나 외국의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결정되는 거래가격 및 조건에 해 제 3자간거래되는 정상가격을 사용하지 않으면 가격 미달또는초과분에 해인도에서과세함.

원재료와 부품 등의 유형자산거래, 경 관리비와 로열티지급 등의 용역거래 등 거의 모든 국외특수관계자 간 거래에 적용됨.

AOP

두 개 이상의 사업자가 공동의 이익과 관리활동을통해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자와 동일하게 사업을 운 한다면 인도 국외에서 수행된 업무에 해서도 인도에서 과세함.

주로 EPC와 건설계약에서 인도내 업무와 해외 업무가 실질적으로 구분되지 않는 경우 해외 업무에AOP 위험이발생될수있음.

고정사업장

고정사업장이 있어야 사업소득에 해 인도에서과세되는 바, 인도에서 리사업을 수행하는 법적인 사업장이 없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사업장을 두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여 인도에서 과세함.

사업에 보조적이며 예비적인 업무만을 수행할 연락사무소가 중요한사업 기능의 일부를 담당할 때 이슈가 발생됨. 인도 자회사가 본연의 업무 외에 본사를 위한 업무를하는경우에도발생가능함.

Service tax 중앙정부 120여 개 서비스 10.3%매출 Excise duty와 Service tax

에 공제 가능

Excise Duty 중앙정부 인도 내 제조 10.3%매출 Excise duty와 Service tax

에 공제 가능

Customs Duty 중앙정부 재화의 수입26.85% CVD와 SAD만 공제 가능 (제조업)

/ 23.89% - Excise duty 와 Service tax 상

Central Sales중앙정부

주 간 2% / 5%공제 불가

Tax (‘CST’) 재화거래 / 14.5%

Value Added 지방 주정부

주내 5% / 14.5% 매출 VAT에 해 공제 가능

Tax (‘VAT’) 재화거래 (주마다 다름)

간접세 종류 과세 기관 과세 상 일반적 세율 매입세액공제 여부

인도 간접세의 주요 사항

2011. 5. Chindia Journal 55

인도시장의성공열쇠, 현지화

상으로 무차별적인 추징을 감행하는 경향이 있기 때

문이다. 거기에다 인도 조세소송의 지리함은 세계에서

도 악명이 높아 결국 승소해도 회계법인과 로펌의 배

만 불려줄 뿐 기업에는 실익이 별로 없다. 어느 한국

회사의 담당자가 리 직급일 때 조세불복을 시작하여

20년이 지나 임원이 되고서야 승소 판결을 받은 사례

는 우리 기업이 당면한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도에서도 이런 어려움을 감안한 듯 외국계 기업을

위해 2009년 10월에 분쟁해결패널제(DRP: Dispute Reso-

lution Panel)를 도입하여 9개월 만에 심사를 완료하는

등 조세불복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주겠다고 했으나 1년 6개

월이 지난 현재 성적표로는 외국

계 기업의 승률이 고작 10%밖에

안 된다. DRP 제도는 거창한 도

입 취지와 달리 일반적인 조세불

복보다 세금납부유예 혜택이 있

다는 점 말고는 효익이 별로 없

다고 할 수 있다. DRP를 더 활성

화시키고 참가 패널을 다양화하여 기업 입장을 보다

많이 반 하겠다는 인도 정부의 약속 이행 여부도 두

고 볼 일이다.

세무에적극적으로투자해야

결국 낭패를 보기 전에 비를 해야 한다. 정보가 귀

한 인도에서 복잡하고 자주 바뀌는 세무제도를 그때그

때 업데이트하기란 쉽지 않지만, 회계세무 업무 매뉴

얼을 자주 업데이트해야 한다.

또 인도의 재무담당 직원에게 회계세무 업무를 모두

일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워낙 분야가 다양

하여 인도의 다수 실무 직원들은 본인이 맡은 항목

에 해서만 전문적이고, 전체를 포괄하여 다룰 수 있

는 능력은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회계

사 한 명이 관세를 제외한 거의 모든 조세 항목을 커

버할 수 있지만 인도의 회계법인에서는 직접세, 간접

세, M&A, 개인소득세, 규제(Regulation) 부서로 나뉘어져

있으며 자기 분야가 아닌 항목에 해서는 당연히 잘

알지 못한다. 회계법인의 회계사들도 이런 실정인데

일반 기업의 인도인 직원 1인은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인도인의 특성상 본인이 맡은 업무에 해서

는 다른 직원들과 공유하지 않으며 다른 업무에 해

서는 관심도 별로 없기 때문에 내부 직원의 교육이 원

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때로는 인도인 직원들이 까

다로운 회계 세무 업무를 총괄하게 되면서 본인의 가

치 상승과 협상력 강화를 위해 한

국 주재원들에게 의도적으로 협조

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외부 전문가의 역할과

임무가 상당히 중요하다. 신뢰할

만한 4 회계법인 전문가 1인의

시간당 청구요율은 보통 한화 20

만 원 정도이다. 인도 물가 상황을

감안하면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

지만, 인도의 고급 비즈니스 서비스의 물가 사정을 고

려하면 과한 비용이 아니다.

인도 사업에 한 예비적 검토 단계이거나 소규모

투자인 경우에는 외부 전문가를 활용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KPMG India뿐 아니라 PWC와 Ernst Young에 한

국인이 주재하는 코리아데스크가 있으므로 기본적인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 또한, KOTRA 뉴델리사무소

가 인도 투자 지원을 꾸준히 해오면서 많은 경험을 쌓

았으므로 이곳에서 도움을 구하거나 해외건설협회와

재인도금융단모임 등 여러 단체와 산업별 모임으로부

터도 생생한 조언을 구해야 한다.

장 우 혁KPMG 삼정회계법인 회계사(인도 주재)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정당하게 이익을 신고하고 세금을 내면

탈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인도에서 가장 고생할 가능성이 높은

범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