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국어생활 · 2015. 11. 26. · 제3장은 국내외에서의 국어 사용 촉진 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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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국어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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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국어생활

  • 새국어생활2015년 제25권 제3호 · 가을

  • 국립국어원 2015-02-02

    정간위 심의필 95-13-4-21

    ISSN 1225-7168

    새국어생활 Saegugeosaenghwal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Vol. 198

    인쇄일·발행일 2015년 9월 30일

    펴낸이 송철의

    편집위원 남길임 · 이광표 · 주세형 · 진정란 · 최경봉

    기획·편집 이승재 · 박주화 · 박선

    제작 커뮤니케이션북스(주)

    펴낸 곳 국립국어원(www.korean.go.kr)

    주소 07511 서울특별시 강서구 금낭화로 154(방화3동 827번지)

    National Institute of Korean Language

    154, Geumnanghwa-ro, Gangseo-gu, Seoul, Korea

    전화 (02) 2669-9775

    전송 (02) 2669-9777

    ※ 정기 구독 신청 및 구독 소감, 건의 사항 등 문의

    ≪새국어생활≫ 담당자 | (02) 2669-9719 | [email protected]

  • 차례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10년을 되돌아보면서 3

    박창원

    국어 능력 신장을 위한 국어 능력 평가의 나아갈 길 36

    박재현

    국어문화원 제도와 공공 언어 53

    남영신

    전문용어 정비와 표준화의 실제 방향 76

    - 의학 분야를 중심으로

    은희철

    한국어 교원 자격 제도 10년의 회고 107

    강승혜

  • 지금 이 사람

    지역의 국어 문화를 이끄는 국어문화원 123

    - 박용식 경상대학교 국어문화원 기획부장을 만나다

    권창섭

    문학 속 우리말

    이야기와 노래에 나타난 언어유희 139

    - 우리말 가지고 놀기

    김영희

    세계의 언어 사전

    122년에 걸쳐 펴낸 그림 형제의 ≪독일어 사전≫ 149

    최경은

    국어 산책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167

    김정대

    국립국어원 소식 179

  •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3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10년을 되돌아보면서―

    박창원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1. 서론

    언어와 문자는 인간의 정신적인 생존과 문명의 발전에 가장 핵심적

    인 요소이다. 인간은 육체적인 생존을 위해 공기와 물 그리고 영양소를

    필요로 하는 만큼, 정신적인 활동을 위해 언어와 문자를 필요로 한다.

    인간과 인간이 공존하고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어 문명과 문화를

    발전시키고 새로운 가치관을 생성하는 데에는 언어와 문자가 가장 중

    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대략 5,000년 전쯤에 우리 민족은 단일한 언어 공동체를 형성하였는

    데, 언제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인근 민족이 사용하던 한자를 수

    용하여 문자 생활을 시작하였다. 한자의 구성 성분인 ‘형(形), 음(音),

    의(意)’ 중 때로는 전체를 빌려 와 중국에서 사용하던 그대로 사용하기

    도 하고, 때로는 ‘음’과 ‘의’ 중 한 부분만을 쓰기도 하고, 때로는 모양을

    바꾸어 사용하기도 하면서 문자 생활을 해 왔다. ‘음(音), 위(爲), 시

    (是)’ 를 예로 들어 보자. 이 글자들은 본래의 모양과 음, 뜻을 그대로 사

    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음(音)’은 그 소리를 취해 음절의 말음 [m]을 나

  • 4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타내기 위해, ‘위(爲)’는 그 뜻을 취해 ‘ᐨ’라는 한국어 동사를 표기하기 위해, ‘시(是)’는 그 뜻을 취하되 본래의 뜻을 버리고 음만 빌려 와 주격

    조사 ‘ᐨ이’를 표기하기 위해 사용했다. 그리고 이들 문자의 모양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간략하게 바꾸어 ‘위(爲), 시(是)’를 ‘, ’ 등으로 썼던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문자 생활은 대단히 불편하고 어려웠기

    때문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1444년 1월(음력 1443년 12월)에 세종대

    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했고, 이로 인해 우리 민족의 문자 생활은 일대 혁

    신이 일어나게 된다. 그 후 20세기의 교체기에 문자 정비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수십 년 동안 수많은 학자들이 토론 끝에 합의점을 만들

    어 1933년에 을 제정했다. 이로써 우리 민족은 통

    일되고 체계적인 문자 생활을 하게 되었다.

    우리 민족은 대체로 5,000년 전에 단일한 언어 공동체를 형성했지만,

    국가적으로 분단과 통일을 거듭하면서 언어생활에서도 분열과 통합 현

    상을 복합적으로 겪으면서 살아왔다. 또한 역사적으로 중국어, 몽골어,

    서구 언어, 일본어 등 외국어가 지속적으로 때로는 필요에 의해, 때로는

    강제로 수용되어 우리 언어 속에 수많은 외래어 요소가 더해지게 되었

    다. 그리고 해방 후 약 70년이 지나는 동안 한국은 비약적으로 발전해

    세계의 한 축이 되면서 민족과 언어 정체성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

    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들의 언어 의식 및 사회 구성원의 언

    어·문화적 배경, 세계 속에서 우리말이 차지하는 위상 등 바뀌고 있는

    국어 환경에 부합하는, 국어의 발전과 보전을 위한 중장기 정책 마련”이

    필요하고, “민족 제일의 문화유산이며 문화 창조의 원동력인 국어 발전

    에 적극적으로 힘씀으로써 민족 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국어를 잘

    보전하여 후손에게 계승”하는 작업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을 만들고, 이에 따라 국어 발전 계획을 수립하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5

    는 등 국어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된 지 이제 10년이 되었다.

    이 글은 이 시행된 지 10년이 되는 시점을 맞이해 이 만들어진 경위와 내용을 소개하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간단하게 논의하기 위한 것이다. 이 글의 2장에서는 의

    제정 경위와 내용을 살펴보고 그 의의를 되새겨 본다. 제정 경위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이전의 초기 단계에 대해 간

    략하게 소개한다. 3장에서는 을 제정한 성과를 제1차 발

    전 계획의 성과와 관련하여 앞으로의 과제와 함께 논의한다. 4장에서

    는 거시적 관점에서 앞으로 이 개정되어야 할 방향에 대

    해 간단하게 언급하고자 한다. 5장에서는 마무리를 한다.

    2. 제정 경위와 내용 그리고 의의

    2.1. 제정 경위와 취지

    2.1.1. 이전의 논의

    의 초안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민간이 주도하여 국어에

    관한 법을 만들려 했다. 이러한 경위를 간단하게 살펴보자.

    에 관한 논의는 2000년 초에 남영신(현 국어단체연합

    대표) 선생이 당시 국어정책과 김수연 과장에게 국어에 관한 법을 하나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말한 때부터 시작되었다. 그런데 당시 국어정

    책과에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남영신 선생은 의원

    입법으로 해야겠다고 생각을 바꾸고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했다. 2001

    년에 당시 국립국어원 원장이었던 남기심 선생과, 한글학회 허웅 이사

    장 등의 협조로 지도 위원과 간사를 두게 되었다. 지도 위원은 ‘남기심

  • 6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원장 추천 위원’으로 김하수(연세대), 박창원(이화여대), 송철의(서울

    대), 홍종선(고려대), 한동완(서강대) 등 5명과 ‘허웅 이사장 추천 위원’

    으로 배해수(고려대), 김정수(한양대), 유재원(한국외국어대), 조오현

    (건국대), 최기호(상명대) 등 5명, 그리고 ‘남영신 대표 추천 위원’으로

    김동언(강남대), 박경희(케이비에스), 박종만(까치출판사), 최인호(한

    겨레신문), 홍영호(변호사) 등 5명으로 모두 15명으로 구성되었다. 그

    리고 간사 2명을 두게 되는데 국립국어원 측 간사는 정희창 학예 연구

    사가, 그리고 한글학회 측 간사는 김한빛나리 선생이 맡고 남영신 선생

    이 총괄했다.

    그리하여 남영신 선생과 간사가 몇 차례 모여 초안을

    마련하고, 여러 차례 지도 위원 회의를 거쳐 법의 이름을 바꾸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법안의 발의는 의원 입법으로 추진하기로 합의

    하고, 국어 관련자들의 서명을 받은 뒤에 의원을 선정하여 입법을 부탁

    하기로 결정했다. 국어 관련자들의 서명을 받으면서 학계의 의견을 두

    루 수용하는 도중인 2002년 6월에 당시 김수연 과장이 문화체육관광부

    제안 법안으로 입법을 추진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냈다. 남기심 원

    장과 허웅 이사장의 동의 아래 을 국어정책과장

    에게 넘겨주었다. 이후 2002년 12월 12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을 만들어 보내왔다. 이를 당시 관련자들이 축조·심의하

    여 수정안을 만들어 다시 문화체육관광부로 보냈다.

    2.1.2. 의 제정 경위와 취지

    2002년 10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식·정보·문화 국가의 기반

    구축을 위한 국어 발전 종합 계획 시안’을 발표했다. 이에 의하면 “우리

    말과 글에 대하여는 , 등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7

    개별 법령에서 산발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국어 사용의 진흥에 관한

    기본 법령의 부재로 인해 국어 정책의 실효성 확보가 곤란”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국어 환경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정책 과제를 대두시키고, 기

    존 국어 정책의 점검을 통한 새로운 정책의 틀을 구축해야” 할 시점이 되

    었으므로 국어 발전을 위한 종합 계획을 수립하여 “지식·정보·문화

    강국을 구현하기 위해 ‘국어 발전 종합 계획 시안’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이를 위한 별도의 장기 과제로 의 제정을 추진하게

    되는데, 그 목적은 “국어 정책의 실효성 확보 및 국어 진흥·육성을 위

    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2002년 말에 초안을 만들어 서울을 비롯한

    몇몇 지방에서 공청회를 개최하고, 2004년에 이 초안은 국무 회의를 통

    과하여 행정부의 안으로 만들어졌다. 2004년에 국회로 이송되어 청문

    회를 거쳤으며, 2004년 12월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2005년 1월 27

    일 자로 대통령이 법을 공포했다. 그리고 그해 시행령이 만들어져 2005

    년 7월 28일부터 시행되었다.

    2.2. 내용

    2005년에 제정되고, 2011년에 개정된 은 본문과 부칙

    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문은 5장 27조로, 제1장은 기본적인 사항을 담

    고 있는 총칙이다. 제2장은 국어 발전 기본 계획의 수립 등에 관한 사항,

    제3장은 국내외에서의 국어 사용 촉진 및 보급에 관한 사항, 제4장은

    우리 국민의 국어 능력 향상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다. 제5장은 보칙으

    로 부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제1장 총칙은 제1조부터 제5조까지로 구성되어 있다. 제1조에서는

    ‘목적’, 제2조에서는 ‘기본 이념’, 제3조에서는 ‘국어, 한글, 어문 규범, 국

  • 8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어 능력’ 등에 대한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 제4조에서는 국가와 지방 자

    치 단체의 책무를 서술하고, 제5조에서는 다른 법률과의 관계를 기술했

    다. 이에 명시된 목적과 이념은 다음과 같다.

    ∙ (목적) 이 법은 국어 사용을 촉진하고 국어의 발전과 보전의 기반을 마련하여 국민의 창조적 사고력의 증진을 도모함으로써 국민

    의 문화적 삶의 질을 향상하고 민족 문화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

    적으로 한다(제1조).

    ∙ (기본 이념) 국가와 국민은 국어가 민족 제일의 문화유산이며 문화 창조의 원동력임을 깊이 인식하여 국어 발전에 적극적으로 힘

    씀으로써 민족 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국어를 잘 보전하여 후

    손에게 계승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제2조).

    제2장은 국어 발전 기본 계획의 수립 등에 관한 사항이다. 우선 제6

    조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어의 발전과 보전을 위하여 5년마

    다 국어 발전 기본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그 내용을 다음과 같이 명

    시하고 있다.

    1. 국어 정책의 기본 방향과 추진 목표에 관한 사항

    2. 어문 규범의 제정과 개정 방향에 관한 사항

    3. 국민의 국어 능력 증진과 국어 사용 환경의 개선에 관한 사항

    4. 국어 정책과 국어 교육의 연계에 관한 사항

    5. 국어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국어 문화유산을 보전하는 일에 관한

    사항

    6. 국어의 국외 보급에 관한 사항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9

    7. 국어의 정보화에 관한 사항

    8. 남북한 언어 통일 방안에 관한 사항

    9. 정신상·신체상의 장애로 언어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

    과 국내 거주 외국인의 국어 사용상의 불편 해소에 관한 사항

    10. 국어 발전을 위한 민간 부문의 활동 촉진에 관한 사항

    11. 그 밖에 국어의 사용과 발전 및 보전에 관한 사항

    제7조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하여금 기본 계획을 실천하

    기 위한 세부 계획을 세우고, 제8조에서는 2년마다 국어의 발전과 보전

    에 관한 시책과 그 시행 결과에 관한 보고서를 해당 연도 정기 국회가

    열리기 전까지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제9조에서는 문화체육관

    광부 장관으로 하여금 국어 정책의 수립에 필요한 국민의 국어 능력, 국

    어 의식, 국어 사용 환경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거나 실태를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10조에서는 국가 기관과 지방 자치 단체의 장

    으로 하여금 “국어의 발전 및 보전을 위한 업무를 총괄하는 국어책임관

    을 소속 공무원 중에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3장은 국어 사용의 촉진 및 보급에 관한 사항으로 제11조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하여금 “국어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어문 규

    범을 제정하고, 그 내용을 관보에 고시하”도록 규정하고, 제12조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하여금 “어문 규범이 국민의 국어 사용에 미

    치는 영향과 어문 규범의 현실성 및 합리성 등을 평가하여 정책에 반영

    하”도록 하고 있다. 제13조에서는 “국어의 발전과 보전을 위한 중요 사

    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문화체육관광부에 국어심의회를 두”도록 하고,

    그 심의 내용을 ②항에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 10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1. 기본 계획의 수립에 관한 사항

    2. 어문 규범의 제정 및 개정에 관한 사항

    3. 그 밖에 국어의 발전과 보전에 관하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회

    의에 부치는 사항

    그리고 구성과 활동에 대해서는 ③항에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③ 국어심의회는 위원장 1명과 부위원장 1명을 포함한 6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④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위원 중에서 호선(互選)하고, 위원은 국어

    학·언어학 또는 이와 관련된 분야의 전문 지식이 있는 사람 중

    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위촉한다.

    ⑤ 제2항 각 호의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국어심의회에 분과위원

    회를 둘 수 있다.

    ⑥ 제1항에 따른 국어심의회의 구성과 운영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

    통령령으로 정한다.

    제14조에서는 “공공 기관 등의 공문서는 어문 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도록 하여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괄호 안

    에 한자 또는 다른 외국 글자를 쓸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5∼

    18조에서는 국어 문화의 확산에 관한 문제, 국어 정보화의 촉진에 관한

    문제, 전문용어의 표준화에 관한 문제, 교과용 도서의 어문 규범 준수

    에 관한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제19조에서는 한국어의 보급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는데, 이의 효과

    적인 수행을 위하여 세종학당의 설립 등에 관한 사항을 담고, 그 업무에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11

    대해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1. 외국어 또는 제2 언어로서의 국어와 한국 문화를 교육하는 기관

    이나 강좌를 대상으로 세종학당 지정 및 지원

    2. 온라인으로 외국어 또는 제2 언어로서의 국어와 한국 문화를 교

    육하는 누리집(누리 세종학당) 개발·운영

    3. 세종학당의 한국어 표준 교육 과정 및 교재 보급

    4. 세종학당의 한국어 교원 양성, 교육 및 파견 지원

    5. 세종학당을 통한 문화 교육 및 홍보 사업

    6. 그 밖에 외국어 또는 제2 언어로서의 국어 보급을 위하여 필요한

    사업

    제20조에서는 한글날과 관련된 내용을, 제21조에서는 “국어의 발전

    과 보급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법인·단체 등”에 관한 국가와 지방 자치

    단체의 지원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다.

    제4장은 국민의 국어 능력 향상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다. 제22조에

    는 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정책의 시행 등에 관해, 제23조에는 국민의

    국어 능력을 검정하는 문제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다. 그리고 제24조에

    는 민간의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국어문화원의 지정에 관한 사항을 담

    고 있다.

    제5장은 보칙으로 국어 정책과 관련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위상

    (제25조), 국어문화원의 위상 확보(제26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권

    한 위임(제27조)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다.

  • 12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2.3. 의의

    이 만들어진 의의는 크게 세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존재 그 자체에 관련된 것이고, 다음은 국어 정책의 수립 계획안

    에 대한 것이다. 마지막은 계획을 수행하는 주체와 관련된 것이다.

    2.3.1. 존재 그 자체

    의 가장 큰 의의는 ‘이 존재한다.’ 그 자

    체일 것이다. 생각이나 감정, 제도 등은 존재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

    다. 국어에 관한 정책의 수립이나 시행 그리고 긍정적인 효과나 시행착

    오 등은 이 있기 때문에 활성화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의 존재는 의 존재를 위한 참여물이 되는 것이다.

    에는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고 개선할 점도 많지만

    이 존재한다는 그 자체가 국어의 발전을 위한 가장 큰 의

    의가 되는 것이다.

    2.3.2. 장단기 계획의 조화

    이전에는 국어 발전에 관한 기본 계획이 없었다. 국어

    정책에 관한 유일한 국가 기관인 국립국어원의 연간 사업도 당해 연도

    를 위한 단기 계획뿐이었다. 그런데 에서 장기적인 국어

    발전 계획을 수립하게 함으로써 국어 정책이 장기 계획과 단기 계획으

    로 조화를 이룰 수 있게 되었다.

    2.3.3. 민관의 협력 강화

    에 의한 국어 발전 장기 계획을 국어심의회가 심의를

    하게 함으로써 많은 민간인이 계획의 수립에 참여하고 의견을 종합할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13

    기회를 만듦으로써 실질적으로 계획의 관리에 중심이 되어야 할 공무

    원과 협력할 수밖에 없는 장을 만들게 되었다. 대학의 연구소 등 민간

    기관을 국어문화원으로 지정하여 이들이 국가의 국어 정책에 관련된

    일부의 일을 담당하게 함으로써 민간과 정부가 협력하는 상설 통로의

    역할을 맡게 했다.

    3. 10년의 변화

    3.1. 국어 발전 기본 계획의 수립

    의 가장 큰 의의는 실정법으로 명문화해 국가가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국어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제1차 기본 계획

    의 수립 과정과 경위, 그 내용에 관해서는 조남호(2007)에 잘 정리되어

    있으므로 그대로 인용해 보기로 한다.

    2005년은 국어 정책에서 중요한 해이다. 2005년 1월 27일 자로 이 공포되었으며, 7월 27일 시행령이 시행되었다. 법적

    근거에 기반을 두고 국어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

    이다. 이 법 제6조 1항에 “문화관광부 장관은 국어의 발전과 보존을

    위하여 5년마다 국어 발전 기본 계획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를 근거로 2006년 문화관광부 국립국어원에서는

    5개년 계획의 시행 이후 기본 계획을 마련하는 것은

    최초의 일이다. 그런 만큼 모든 일을 새로 시작하여야 했다. 이에 따

    라 국립국어원에서는 기본 계획 수립 방법에 대한 검토를 거쳐 2006

    년 6월 초 기본 계획 수립을 위한 전담 팀을 구성하였다. 전담 팀에

  • 14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서는 먼저 의 관련 법 조항을 검토하여 계획의 성격,

    계획에 담을 내용에 대한 대략적인 검토를 수행하였다. 또한 2004

    년에 문화관광부에서 발표한 창의 한국-21세기 새로운 문화의 비

    전을 참고 자료로 검토하였으며, 원내의 6개 팀에서 각 팀이 담당하

    는 사업을 중심으로 하여 기본 계획 초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 초안은 일정한 형식에 따라 작성되어야 하기 때문에 작성

    양식에 관해서도 논의하였다. 그리고 계획에 포함되어야 할 내용을

    주제별로 나누어 각각 해당 팀을 선정하여 그 팀으로 하여금 작성하

    도록 하였다. 전담 팀에서 만든 양식에 따라 각 팀에서 세부 사업별

    초안을 만드는 일을 하였다. 이를 토대로 8월 22일 국립국어원 내부

    워크숍을 개최하여 작성 내용에 대한 검토 및 토론을 하였다. 팀별

    로 수정한 초안을 가지고 9월 11일에서 14일까지 4일간 경기도 양평

    에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워크숍을 실시하였다. 각 팀별로 1인이 참

    석한 워크숍 기간 동안 3인의 외부 전문가를 초청하여 기본 계획안

    에 대한 검토 의견을 듣고 그에 대한 토론을 하였으며 국어 발전을

    위한 기본 전략과 미래상(비전)을 세우고 중점 추진 과제를 설정하

    였다. 워크숍을 마친 후 워크숍 내용을 토대로 하여 전담 팀에서는

    기본 계획 초안을 최종 정리하여 9월 18일 1차로 안을 완성하였다.

    이 안에 관해 외부에 자문을 구했다. 자문은 서면 검토와 회의 개최

    검토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서면 검토는 9월 22일부터 27일까지 진

    행되었는데 외부의 전문가 5인에게 의뢰하였다. 이와 별도로 9월 25

    일 외부의 전문가 6인이 참석한 가운데 초안에 대한 수정·보완 사

    항을 집중적으로 검토하였다. 외부 자문 결과에 따라 기본 계획 초

    안을 수정한 후 3회에 걸쳐 국어심의회의 검토를 거쳤다. 9월 27일

    국어심의회 전체 위원회와 언어 정책 분과 회의에서 1차 검토를 하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15

    였다. 지적 사항이 많아 국어심의회를 더 개최하여 검토하기로 결정

    하였다. 또한 이 회의에서 국어심의회 3개 분과별로 5인 이하의 대

    표단을 선출하여 국어심의회 실무 위원회를 구성하였다. 10월 27일

    열린 실무 위원회에서 수정된 기본 계획안을 검토하였으며 새롭게

    많은 것이 지적이 되었다. 안을 다시 수정하여 11월 21일 국어심의

    회 실무 위원회에서 최종 심의를 하였다. 최종 심의를 거친 안을 가

    지고 관련 부서와의 협의를 거쳐 기본 계획 최종 시안을 마련하였으

    며 12월 29일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보고가 되었다.

    그리하여 발전 계획에는 다음의 내용들이 포함되었다.

    ∙ 의 기본 이념 구현과 실효성 제고∙ 사회 통합적 언어 복지 시책 확대 시행∙ 국제화·다문화 사회를 포용하는 다원주의 언어 규범 정립∙ 국어 사용 환경의 점진적 개선과 국민의 국어 능력 증진∙ 지식 정보 문화 시대를 이끌어 가는 국어 정보화 사업의 지속 추진∙ 문화 상호주의에 입각한 ‘한국어 세계화 전략’ 추진∙ 국어 문화유산 발굴과 지역어·토착어 조사 사업 확대

    2012년 시작되어 2016년에 끝나는 제2차 국어 발전 기본 계획은 제1

    차 계획의 성과를 점검하고, 과제의 내용을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하여,

    세부 과제를 정리한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Ⅴ. 5대 추진 과제

    1. 품위 있는 언어생활을 위한 국민의 창조적 국어 능력 향상

  • 16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1ᐨ1. 국민의 바르고 편리한 언어 사용 환경 조성1ᐨ2. 국어 능력 향상 프로그램 강화1ᐨ3. 청소년 언어문화 개선

    2. 공생 공영의 국어 문화 확산

    2ᐨ1. 언어적 소외 계층의 언어 환경 개선2ᐨ2. 남북 언어 통합 기반 구축2ᐨ3. 한민족 언어 소통 강화

    3. 공공 언어 개선을 통한 사회 이익 증진

    3ᐨ1. 공공 언어의 대국민 소통성 제고3ᐨ2. 전문용어 정비 및 표준화3ᐨ3. 언어 사용 문화 개선

    4. 한국어 보급을 통한 우리말 위상 강화

    4ᐨ1. ‘세종학당’ 확대·운영4ᐨ2. 한국어 교육 콘텐츠 개발 및 보급4ᐨ3. 한국어 교원의 현장 역량 강화

    5. 우리말 문화유산 보전과 활용 기반 마련을 통한 국어 진흥

    5ᐨ1. 한글 문화 확산을 위한 기반 구축5ᐨ2. 언어 정보 자원 통합 관리5ᐨ3. 지역 언어문화 보존 및 활성화

    제1차와 제2차를 비교해 보면 기본 계획을 수립하는 주체, 과제와 수

    행하려는 내용 등이 크게 바뀌어 있는데, 장기 계획의 수립과 실천하려

    는 의지 그 자체가 국어의 발전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17

    3.2. 제1차 발전 계획의 성과 및 그 후

    제1차 국어 발전 종합 계획의 수립으로 국어와 관련된 많은 분야에

    서 큰 성과를 이루게 되었다. 그 내용을 제2차 국어 발전 종합 계획에

    정리되어 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3.2.1. 한국어 세계화

    한국어 세계화 분야에서 가장 획기적인 것은 세종학당의 설립 및 세

    종학당재단의 설립이다. 세종학당은 국립국어원에서 개설하였는데,

    그 설립 목적을 “① 문화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한 쌍방향의 문화 교류

    와 이해 촉진, ② 지식인 중심의 엘리트 교육에서 탈피, 대중적 한국어

    교육의 확대, ③ 국가 간의 문화적 연대와 공존을 위한 교류 협력 증진”

    의 세 가지로 설정하였다. 초기의 추진 과정은 다음과 같다.

    2006년 12월부터 2007년 1월까지 중국, 몽골, 태국, 베트남의 4개국

    에서 세종학당 개설을 위한 현지 실태 조사가 실시되었으며 이를 바

    탕으로 2007년 1월부터 3월까지 몽골의 교육문화과학부, 국립사범

    대학 울란바토르대학, 그리고 중국의 연변과학기술대학, 중앙민족

    대학과 업무 협정을 체결했다. 그리하여 2007년 3월에 몽골 울란바

    토르대학과 국립사범대학의 2개교에 세종학당이 개원하게 되었다.

    이어 5월에는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의 대학들과 세종학당 개설을

    위한 업무 협정을 체결했으며, 키르기스스탄의 비슈케크 인문대학,

    카자흐스탄 국립대학, 우즈베키스탄의 니자미 국립사범대학과도

    업무 협정을 체결하거나, 업무 협의를 진행했다. 그리고 7월에는 중

    국 천진 외국어대학교와의 업무 협정이 이루어졌다.

  • 18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2007년에 아주 조그만 규모로 출범한 세종학당은 2012년 9월 기준

    으로 유럽 10개국에 16학당, 아시아 19개국에 56학당, 북아메리카 3개

    국에 7학당, 아프리카 4개국에 4학당, 오세아니아 2개국에 2학당, 남아

    메리카 5개국에 5학당이 분포하여 전 세계 43개국 90개의 세종학당이

    운영되었다. 3년 뒤인 2015년 7월 현재를 기준으로 하면 전 세계에 걸

    쳐 54개국 140개가 개설되어 있다. 이렇듯 한국어의 해외 보급 내지는

    한국어의 세계 언어화를 목표로 하는 세종학당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어 해외 보급과 관련된 일들은 초기에는 민간인들이 힘을 모아

    2001년 1월에 ‘한국어세계화재단’을 설립하여 관장하였는데, 2012년

    12월에 국가의 특별 법인으로 ‘세종학당재단’이 설립되면서 해외 보급

    에 관한 일은 이 기구가 주로 담당하게 되었다. 이 기구는 한국어 세계

    화와 관련된 일, 특히 세종학당의 운영과 지원에 관한 사항을 총괄적으

    로 맡고 있는 것이다. 이 기관의 수행 업무는 그 누리집에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다.

    ∙ 외국어 또는 제2 언어로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교육하는 기관이나 강좌를 대상으로 세종학당 지정 및 지원

    ∙ 온라인으로 외국어 또는 제2 언어로서의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교육하는 누리집(누리 세종학당) 개발, 운영

    ∙ 세종학당의 한국어 표준 교육 과정 및 교재 보급∙ 세종학당의 한국어 교원 양성, 교육 및 파견 지원∙ 세종학당을 통한 문화 교육 및 홍보 사업∙ 그 밖에 외국어 또는 제2 언어로서의 한국어 보급을 위하여 필요한 사업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19

    한국어의 세계화 내지는 세계에서 한국어 진흥과 관련된 일은 국가

    기관인 국립국어원에서도 ‘한국어진흥과’를 설치하여 연구와 지원 사

    업을 계속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외에도 한국어 해외 보급과 관련

    된 사업은 정부의 여러 부처에서 관장하고 있는데, 이 분야에 대한 효과

    적인 역할 분담은 국민 세금의 효과적인 사용과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서 고민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

    3.2.2. 공공 언어 개선

    제1차 발전 계획의 성과로는 공공 언어의 개선을 꼽을 수 있는데, 이

    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업적들이 나열되고 있다.

    ∙ 공공 언어 개선을 위한 국어문화학교 특별반 운영(연 2회)∙ 행정 용어 순화 시스템 자료 제공(빠른 교정, 선택 변환 시스템)∙ 공무원 국어 사용 지침서, 차별적 표현 개선 안내서, 방송 언어 안내 지침, 신문 언어 안내 지침, 통신 언어 교육서 등 발간·배포

    ∙ 공공 언어 개선 토론회 개최(연 1회)∙ 방송 프로그램의 저품격 언어 사용 조사 및 결과 발표(매월)∙ 공공 기관 언어 표현 개선 지원(연평균 66건)∙ 방송 언어 개선을 위한 방송사 공동 토론회 개최(연 1회)∙ 국어책임관 직무 연수 개최(연 1회)∙ 교과서 감수 지원(연평균 1,500건)∙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국세청, 충청남도, 전라남도와 업무 협정으로 공공 언어 개선 확대

    ∙ 공공 언어 개선 민간단체 지원

  • 20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이러한 사업에 이어 2014년에는 ‘바른 언어, 고운 언어, 품격 있는 언

    어’를 사용하여 ‘언어생활·언어문화를 바르고, 곱고, 품격 있게’ 하고,

    ‘문화 융성의 토대로서 우리 말·글의 가치 제고’를 위해 ‘공공 언어 개

    선을 위한 언어문화 개선 범국민 연합’을 결성하여 이 방면에 관한 개선

    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3.2.3. 국어 사용 환경 조성

    국어를 사용하는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도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있

    다. 대표적인 사업은 어문 규범의 영향을 평가하는 사업이 될 것이다.

    국립국어원을 중심으로 ‘로마자 표기법 영향 평가’(2010), ‘외래어 표기

    법 영향 평가’(2010), ‘문장 부호 규정 영향 평가’(2010), ‘표준어 영향 평

    가’(2011) 등 어문 규정의 영향을 평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표준어에 관한 규정은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과제이다. 이의 해

    결을 위해 복수 표준어를 상당히 인정하는 것도 바뀐 점 중의 하나가 된

    다. 예를 들어 ‘간지럽히다, 남사스럽다, 등물, 맨날’ 등 11개의 복수 표

    준어를 인정하고, ‘~길래, 먹거리, 연신, 메꾸다, 눈꼬리’ 등 25개의 별도

    표준어를 지정하고, ‘택견, 품새, 짜장면’ 등 3개의 표기를 인정하였다.

    국어 생활 종합 상담실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어문 규범, 어법, 표

    준국어대사전 관련 내용’ 등에 대한 상담이 연평균 4만 5,000여 건에 달

    하는 것은 국어 사용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모범적인 사례로 꼽아도

    좋을 것이다.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21

    3.2.4. 국어사전 편찬 분야

    일상적인 국어 생활을 편하게 해 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표준국어

    대사전≫의 인터넷판 전환이 될 것이다. 표기법에 관한 문제, 발음에

    관한 문제, 표준어 관련 문제 등 국어에 관련된 많은 사항들을 국립국어

    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검색하여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은 우리말 사

    용의 편의 제공이라는 면에서 크게 인식되어야 할 사항이다.

    국어사전 편찬과 관련하여 덧붙이고 싶은 것은, 하나의 사전 편찬이

    완성되는 시점은 새로운 사전 편찬의 시발점이라는 점이다. 언어는 살

    아 있는 생물체와 같아서 환경에 맞추어 계속 변하기 때문에 새로운 변

    화를 담는 수정 작업은 끊임없이 계속되어야 한다. 그리고 한 언어의

    사전은 그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 문화의 집대성이자 문화 수준을 반영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민족의 문화를 집대성하고 그 문화 수준을 높

    이기 위해 더 크고 더 깊이 있는 사전을 만드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도 덧붙여 둔다.

    3.2.5. 한글박물관 건립과 세계문자박물관 착수

    의 제정으로 우리말과 글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면서

    이루어진 큰 결실 중의 하나가 ‘한글박물관’의 건립이다. 한글박물관의

    전신은 2001년 5월에 당시 한국어세계화재단에서 구축한 ‘디지털 한글

    박물관’이다. 당시에는 예산 부족으로 사이버 공간에 한글박물관을 구

    축했다가, 2010년 5월 서울시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부지 내에 부지

    를 확보, 박물관 건물의 건축에 들어갔다. 이후 3년간의 공사로 마침내

    2014년 국립한글박물관을 개관했다. 이로써 세계에서 으뜸가는 문자

    인 한글의 역사와 의의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한글박물관 완공 후 2015년에는 ‘세계문자박물관’을 만들기로 하였다.

  • 22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문자와 관련된 박물관의 건립과 같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된 것 역

    시 시행의 큰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3.3. 지방 자치 단체의 국어 발전 계획 수립

    의 또 하나의 성과는 이 법이 지방 자치 단체에서 국어

    발전 기본 계획을 수립하여 실천하는 기반이 되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

    다. 그 대표적인 예가 부산광역시이다. 부산시에서는 2015년 1월에 ‘부

    산시 국어 발전 기본 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다. 그 내용은 다음

    과 같다.

    부산시는 민선 6기 시민 중심의 시정을 펼치기 위해 시민과의 소통

    성을 높이고 ‘바르고, 곱고, 품격 있는’ 시민들의 언어생활을 통해 문

    화 융성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부산시 국어 발전 기본 계획’을 수

    립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본 계획은 한글과 한국어가 ‘문화융성’의 토대를 이룰 수 있

    도록 △ 품위 있는 언어생활을 위한 시민 및 공무원 국어 능력 향상,

    △ 공공 언어 개선을 통한 시민 소통성 제고, △ 언어적 소외 계층에

    대한 언어 사용 불편 최소화, △ 부산 지역어 보전과 활용 기반 마련

    을 통한 부산 지역어 진흥, △ 언어문화 개선 운동으로 국어 위상 강

    화 등 5대 추진 과제를 담고 있다.

    우선 시민 및 공무원 국어 능력 향상을 위해 △ 공무원 맞춤형 국어

    전문 교육 강좌 개설·운영, △ 시민 국어 교육 강좌 개설·운영, △

    어린이·청소년의 올바른 언어 사용 유도를 추진한다.

    공공 언어 개선을 통한 시민 소통성 제고를 위해서는 △ 구·군 국

    어책임관 활성화, △ 공공 언어 사용 실태 전수 조사, △ 공공 언어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23

    순화 실시, △ 알기 쉽고 바른 공공 언어 사용 운동 전개를 실시한다.

    또 언어적 소외 계층에 대한 언어 사용 불편 최소화를 위해 다문화 가

    족 등 소외 계층 언어 지원 사업을 전개한다. 다문화 가족, 외국인 노동

    자 등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고 장애인을 위한 특수 교육

    및 학습 기반을 구축하며, 비문해 어르신 등의 교육을 강화한다.

    부산 지역어 진흥을 위해서는 △ 부산 지역어 전수 조사를 통한 자

    료 구축, △ 부산 지역어 경연 대회 개최 및 지원, △ 부산 지역어를

    활용한 관광 상품화를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국어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 바른 말·고운 말 쓰기

    범시민 운동 전개, △ 옥외 광고물 국어 사용 정착, △ 개인 사업자

    및 민간 기업의 국어 사용 정착 및 유도를 추진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번 기본 계획을 토대로 바르고 쉬운 국어의 사

    용으로 시민 간의 ‘통합’(학력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 전문가와

    비전문가, 구세대와 신세대 등), 부산시 정책에 대한 시민과의 ‘소

    통’(어렵고 낯선 정책명, 제도명, 사업명을 쉽게 쓰기)이 원활하게

    되도록 힘쓰겠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부산의 역사·문화적 가치

    를 지니고 있는 부산 말(사투리)을 보존해 후손에게 계승하고 부산

    말(사투리)을 활용한 관광 상품화 등 국어 문화 발전으로 부산의 가

    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http://www.busan.go.kr/BoardExecute.do?pageid=BOARD00

    208&command=View&idx=60941&schField=title&pageIndex=5)

  • 24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4. 의 개선 방향

    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로

    접근해 볼 수 있다. 하나는 기본법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나 표현 등

    에 관한 내적인 사항이고, 다른 하나는 기본법을 다룰 주체 등 환경에

    관한 사항이다.

    첫째 문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논의하면, 기본법에서 다루고 있으나

    내용에 대한 접근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을 개선하는 방향이고, 다음은

    기본법에서 다루어야 할 사항인데 빠져 있어서 보완해야 할 사항이다.

    표현에 관한 사항은 문장 자체와 조문끼리 충돌하는 문제이다.

    둘째 문제, 즉 환경에 관한 사항은 현재 기본법의 범위를 넘어서는

    문제들이지만 기본법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 필

    요한 것들이다.

    4.1. 내용의 정비

    4.1.1. 임의로운 선택과 강제적 필수

    의 많은 규정은 ‘할 수 있다’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 말

    은 ‘안 해도 괜찮다’라는 것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국어 발전을 위한

    실천적인 수행에 결정적인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할 수 있다’로 그냥

    두어야 할 사항과 ‘해야 한다’로 바꾸어야 할 사항을 어떻게 구분할 것

    인가, 현재 우리 사회에서 합의할 수 있는 적당한 경계선은 무엇일까,

    경계선을 획정할 수 있는 기준점은 무엇인가 등등에 관한 논의를 거쳐

    고쳐야 할 사항은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25

    4.1.2. 새로운 내용의 추가

    제정 당시 여러 차례의 공청회를 거치는 동안 관계 부처의 이해관계

    나 관련 당사자의 민원성 반대로 인해 에서 빠져 버린 부

    분이 있다. 이러한 내용은 이제 다시 검토하여 공감대가 형성되면 되살

    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중의 하나가 일정 수준 이상의 국어 능력을

    요구하는 것인데, 초안의 16조에는 다음과 같은 규정이 있었다.

    제16조 (국어 능력 요구 대상자) ① 아래의 사람은 제13조에서 규정

    한 바에 따라 실시하는 한국어 능력 검정 시험에서 소정 수준의 능

    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1. 교육법에 따라서 교육을 하는 초등, 중등, 고등 교사와 대학 교수

    2. 일정 규모 이상의 언론 기관에서 보도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

    3. 일정 규모 이상의 언론 기관에 고정적으로 기고하거나 출연하는

    사람

    4. 기타 문화관광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람

    이 규정은 이를 지켜야 할 사람들의 반대로 제정 당시 삭제되었다.

    이 조항은 어떤 식으로든 살려야 할 것이다.

    이 밖에 을 제정할 당시에는 미처 생각지 못했거나 한

    국의 위상이 달라지면서 국어와 관련하여 새롭게 대두된 일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필자는 간단하게 의견 개진을 한

    적이 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다음 기회로 미룬다.

  • 26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4.2. 표현의 정비

    은 국어 사용의 내용이나 형식에서 가장 모범적인 국

    어 문장이 되어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한 곳이 더러 눈에 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4.2.1. 내용의 층위 문제

    제6조에서 기술된 아래 (1)의 내용과 제13조 ②항에서 기술된 아래

    (2)의 내용은 서로 충돌한다.

    (1) 기본 계획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이 포함되어야 한다.

    1. 국어 정책의 기본 방향과 추진 목표에 관한 사항

    2. 어문 규범의 제정과 개정 방향에 관한 사항

    (2) 국어심의회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심의한다.

    1. 기본 계획의 수립에 관한 사항

    2. 어문 규범의 제정 및 개정에 관한 사항

    (1)에 의하면 ‘어문 규범의 제정과 개정 방향에 관한 사항’은 ‘기본 계

    획’의 하위 범주가 되는데, (2)에 의하면 두 내용이 대등한 관계가 된다.

    4.2.2. 나열어의 동질성 문제

    제6조 3항에 나오는 다음의 표현도 다듬어야 한다.

    국민의 국어 능력 증진과 국어 사용 환경의 개선에 관한 사항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27

    이 구에서 ‘국민의’는 ‘국어 능력 증진’과 ‘국어 사용 환경의 개선’에 공

    유될 것이다. 다시 말해 ‘국어 능력 증진’과 ‘국어 사용 환경의 개선’이

    대등한 관계로 나열되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 두 단위의 관계가 매우

    부적절하다. 대등한 관계로 나열하기 위해서는 ‘국어 능력의 증진과 국

    어 사용 환경의 개선’ 정도로 수정하거나 ‘국어 능력 증진과 국어 사용

    환경 개선’ 정도로 수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4.2.3. 기본법과 시행령의 유기성 문제

    기본법에 의하면 국어심의회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심의한다.

    1. 기본 계획의 수립에 관한 사항

    2. 어문 규범의 제정 및 개정에 관한 사항

    3. 그 밖에 국어의 발전과 보전에 관하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회

    의에 부치는 사항

    그러나 시행령 제8조(분과위원회) ①에는 “법 제13조 제5항에 따른

    분과위원회의 종류 및 심의 사항은 다음 각 호와 같다.”고 해 다음과 같

    이 분과위원회를 두고 있다.

    1. 언어정책분과위원회

    가. 기본 계획에 관한 사항

    나. 국민의 국어 능력 향상과 국어 사용 환경 개선에 관한 사항

    다. 국어의 국외 보급에 관한 사항

    라. 국어의 정보화에 관한 사항

    마. 그 밖에 다른 분과위원회의 소관에 속하지 아니하는 사항

  • 28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2. 어문규범분과위원회

    가. 한글 맞춤법에 관한 사항

    나. 표준어 규정 및 표준 발음법에 관한 사항

    다. 외래어 및 외국어의 한글 표기에 관한 사항

    라. 로마자 표기법 등 국어를 외국 글자로 표기하는 방법에 관한

    사항

    마. 한자의 자형(字形)·독음(讀音) 및 의미에 관한 사항

    바. 어문 규범에 관한 영향 평가에 대한 사항

    3. 국어순화분과위원회

    가. 국어순화에 관한 사항

    나. 전문 분야 용어의 표준화에 관한 사항

    이에 의하면 기본법의 1항에 의해 언어정책분과위원회가 만들어지

    고, 기본법의 2항에 의해 어문규범분과위원회가 만들어지므로, 남은

    3항에 의해 국어순화분과위원회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러

    한 대응 관계는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4.2.4. 모순적인 표현 문제

    시행령 제4조(어문 규범의 영향 평가) ③항은 다음과 같이 기술되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어문 규범을 제정하거나 개정하려는 경우

    에는 미리 어문 규범에 관한 영향 평가를 하여야 한다.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29

    언뜻 보면 그럴듯하지만, ‘제정’이 ‘처음 만든다’는 의미이므로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규범’의 영향을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새로

    운 조항을 제정할 경우에는 그것이 국민의 언어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올바른 방향이라는 것을 홍보하고, 그에 대한 국민의 의식을 조사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4.3. 환경의 정비

    4.3.1. 담당 부서의 조정

    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국어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정부 전체 부서 중 하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모두 관장한다는 것이다.

    교육에 관한 일, 이민자에 관한 일, 외국 노동자에 관한 일 등도 국어 정

    책에 관한 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담당한다. 서로 성격이 다른 일들을

    한 부서에서 모두 담당하는 것은 업무의 효율성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

    문에 개선할 필요가 있다. 즉, 일에 따라 역할 분담을 하여 관련 부서에

    서 분업적으로 담당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일들이 국어 정책이란

    면에서 일관성과 보편성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이를 총괄하는 부서도

    필요할 것이다. 부서의 신설 혹은 업무의 협약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보편성과 개별성이 조화를 이루면서 한국어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

    해서는 반드시 이루어 내야 할 일이다.

    4.3.2. 연구 결과의 활용

    계획을 수립하여 결과물을 도출하였는데, 그 결과물이 현실에서 사

    용되지 않으면 아무 쓸모가 없게 된다. 결과적으로 국민의 세금만 낭비

    하는 셈이다. 의 제정 이후 국어 발전 기본 계획에 입각하

    여 많은 연구 결과물이 나오고 있는데, 이러한 연구 결과가 해당 분야에

  • 30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서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는지는 미지수이다. 결과물의 효용성이나

    활용성에 대한 검증은 어디에서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연

    구 결과물의 활용성이나 효용성을 검증하거나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의

    개발 역시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할 사항이다.

    5. 마무리

    언어는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에게 종속된다. 인간이 사용하지 않으

    면 소멸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언어는 존재하는 한 그 사용자를 지배

    하기도 한다. 어떤 인간이든 사회적 약속으로서 언어를 제 마음대로 바

    꾸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공인된 개념을 그대로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계는 언어와 사회 사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언어가

    존재하지 않으면 사회적 약속이나 규범이 거의 존재할 수 없다. 관계로

    이루어진 사회는 언어에 의존적이다. 하지만 한 언어 공동체가 그 언어

    를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그 언어는 소멸할 수밖에 없다. 언어는

    언어 공동체를 이루는 사회에 종속적인 것이다.

    이러한 관계는 언어와 민족의 흥망성쇠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어떤 민족이 자기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잘 가다듬고 발전시키면 그 나

    라의 문명과 문화는 발달할 수 있다. 그러나 언어를 보존하고 발전시키

    는 정책을 펼치지 못하면 그 민족 자체가 망하거나 없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예는 인류 역사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데, 가장 가깝게는 만주

    족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청나라의 초기 강희제는 국가 초석을 세

    우는 여러 정책을 펴고, 언어와 문자도 정리한다(≪강희자전≫). 그런

    데 이 언어와 문자 정리 사업은 한족이 사용하던 한자에 국한되었고, 만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31

    주족이 사용하던 언어와 문자에 관한 사업은 전혀 펼쳐지지 않았다. 그

    결과 만주족과 만주어는 마침내 소멸되고 말았다. 반대로 영국은 ≪옥

    스퍼드 영어사전≫ 편찬 등 강력한 자국어 발전 정책을 폈고, 이에 힘

    입어 영어는 세계의 중심 언어로 자리 잡았다.

    21세기가 시작하는 시점에 이 만들어져 우리말을 다시

    금 정리하고 보급하고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아주 다행스러

    운 일이다. 그러나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법의 제정으로 목적

    한 일이 완수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법의 제정은 해야 할 기본 사

    항만을 정리해 놓은 것이다. 그 법 자체가 무엇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

    다. 따라서 앞으로 법에서 지향하고 있는 사항을 수행하고, 새로운 상

    황에 맞는 새로운 일들을 개발하고, 끊임없이 완성점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다.

    의 성격과 관련하여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 첫째,

    말에 관한 것이다. 막말이나 욕설은 인간의 정서를 파괴하고, 애매모호

    한 말은 인간의 지성을 혼란시키고, 거짓말은 인간관계의 믿음을 파괴

    하고, 무관심에서 비롯된 침묵은 인간의 착각을 유도하고, 휘황찬란한

    말놀음은 인간의 가치관을 혼란스럽게 한다. 그러므로 ‘좋은 말, 정확

    한 말, 참말(바른말), 적극적인 의사 표현, 성실한 자유 의지가 반영된

    진정성 있는 말’을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런 말의 기본이 되는

    사항을 법으로 제정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도 필요하다. 정치인을 포함

    한 지도층의 막말과 거짓말, 그리고 허무맹랑한 말, 한국 영화나 게임

    에서 나타나는 지나친 욕설 등을 제재할 방법도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

    가 있다.

    둘째는 글에 관한 것이다. 말이란 인간이 생각한 바나 느낀 바를 청

    각적인 소리로 표현하는 것이고, 글이란 동일한 것을 시각적인 기호로

  • 32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말과 글이란 제각각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니

    다. 그래서 에는 말의 표기인 글에 관한 언급이 없을 수

    없다. 이 문제와 관련된 것이 한자의 사용에 관한 것이다. 모두 알다시

    피 의 위헌성에 관한 문제 제기 역시 한자 표기 문제가

    그 원인이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방법, 즉 문자 사용에 관한 국민의

    공감대를 이끌어 낼 방법은 없는지도 논리적·학문적으로 논의되어

    야 한다.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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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4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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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 54, 54∼57,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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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원일(2005), 한글+한자문화 칼럼: 은 도깨비, ≪한글한자문화≫

    66, 69∼73,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양명희(2009), 다문화 시대와 언어 정책, ≪한국어 교육≫ 20권 1호, 111∼133, 국

    제한국어 교육학회.

    양명희(2014), 국어 정책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태도, ≪우리말 글≫ 60, 27∼51,

    우리말글학회.

    이관규(2006), 국어기본법 시대의 국어 정책 방향, ≪한글≫ 272, 221∼247, 한글

    학회.

    이관희(2010), 공공 기관 서식, 문서의 개선을 위한 국어 정책 시행 방향ᐨ국어책임관 제도의 보완과 공무원의 국어 능력 향상 방안ᐨ, ≪先淸語文≫ 37 · 38, 209∼252, 서울대학교 국어 교육과.

    정희창(2014), 어문 규범의 현황과 전망, ≪우리말 글≫ 60, 53∼73, 우리말글학회.

    조남호(2007), 국어발전 기본 계획의 수립 경위 및 내용, ≪새국어생활≫ 제17권

    제2호(2007년 여름), 48∼53, 국립국어원.

    조태린(2009), 언어 정책에서 법적 규정의 의미와 한계ᐨ다시 보기, ≪한말연구≫ 24, 241∼265, 한말연구학회.

    조태린(2008), 언어 정책에서 법적 규정의 의미와 한계ᐨ다시 보기ᐨ, ≪한말연구학회 학회발표집≫ 28, 91∼105, 한말연구학회.

    조항록(2007), 과 한국어 교육ᐨ제정의 의의와 시행 이후 한국어 교육계의 변화를 중심으로ᐨ, ≪한국어 교육≫ 18권 2호, 401∼422, 국제한국어 교육학회.

    진재교(2006), 과 한문 교육의 방향ᐨ언어 내셔널리즘을 넘어ᐨ, ≪한문교육연구≫ 27, 361∼396, 한국한문교육학회.

    진태하(2004), 에 관한 공청회 지상중계: 을 반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35

    대해야 하는 이유, ≪한글한자문화≫ 65 , 15∼17,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

    합회.

    최대권(2014), 의 위헌성에 관한 연구: 한글 전용의 강제를 중심으

    로, ≪서울대학교 法學≫ 55권 4호, 241∼272,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

  • 36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국어 능력 신장을 위한 국어 능력 평가의 나아갈 길

    박재현

    상명대학교 국어교육과

    1. 들어가며

    국어 능력 평가와 관련하여 국립국어원이 10년 동안 해 온 일을 회고

    하는 것은 과거에 대한 반성을 바탕으로 앞으로 시행할 정책에 대한 시

    사점을 얻기 위함이다. 회고문을 써 본 적이 있었던가 고민하며 그동안

    국립국어원의 국어 능력 평가 사업에 관여하였던 일을 되돌아보게 되

    었다.

    국립국어원이 국어 능력 평가 도구를 직접 개발하여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KBS 한국어 능력 시험’과 ‘국어 능력 인증 시험’과 같이

    민간단체에 위임하여 국어 능력 검정을 시행할 때 필자는 2002년부터

    2009년까지 ‘KBS 한국어 능력 시험’의 출제와 성적을 처리하는 일을 하

    였다. 2008년에는 ‘군 장병의 국어 능력 실태 조사’ 사업의 책임을 맡아

    문법 능력을 중심으로 군 간부의 국어 능력을 평가하였다. 2013년에는

    ‘국민의 국어 능력 실태 조사’ 사업에 참여하여 문항 개발과 채점 등을

    하였다.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37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군 장병의 국어 능력 실태 조사이다. 평

    균 67점의 매우 정상적인 분포의 평가 결과가 나왔지만, 계급이 올라갈

    수록 점수가 낮아지는 현상이 발견되었다. 이를 한 인터넷 신문에서

    “군 간부 국어 실력은 ‘양’”이라고 제목을 달아 발표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와 직접 통화를 하니 평균 67점은 ‘양’이 맞다고 하였다. 언론 기사

    에 국방부는 난리가 났고, 연구 책임자인 나에게 연락이 왔다. 상부에

    보고하기 위한 내용을 마련해 달라는 거였다.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이

    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답답하다. 그런데 다음 날부터

    군 장병의 국어 능력과 관련된 국방부의 연락이 완전히 사라지는 사건

    이 발생하였다. 북한에서 동해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이 일로 군

    은 비상이 걸리고 나라는 초긴장 상태가 되었는데, 오히려 국어 능력 관

    련 보도에 따른 나의 긴장은 일시에 해소되었다.

    이 일로 깨달은 것은 국어 능력 점수가 군 내부의 복잡다단한 모든 현

    상을 사실 그대로 보여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초급 간부의 국어 점수가

    고급 간부의 점수보다 높다고 하여 고급 간부의 국어 능력이 부족하다

    고 단언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물론 이는 평가 도구의 타당성과 직결되

    는 문제이다. 또한 어휘 선택이나 바른 문장을 쓰는 데 필요한 어법 차원

    의 지식을 측정하는 것과 해당 분야에서 실제 사용하는 국어 능력을 측

    정하는 것은 매우 다른 차원의 것임을 알게 되었다. 해당 분야 공동체의

    담화 관습을 무시하고 일방적이고 고압적인 자세로 문법적 정확성 차원

    에서 시비를 가리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이야기를 상세하게 듣기 위해 대전 육군본부의 군 장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했다. 이때 연구진 입장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하였

    던 새로운 이야기도 들었다. 군 간부를 대상으로 직접 교육을 실시하는

    것보다 군 간부들이 교육 기관에서 접하는 야전 교범의 언어를 개선하

  • 38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는 것이 가장 실효성 있는 정책이라는 아이디어이다.

    우리는 띄어쓰기를 조사, 의존 명사, 접사, 어미 등에 대한 문법 지식

    을 통해 익히기보다는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한다. 임관 초기

    군 교육 기관에서 접하는 야전 교범은 학생에게는 교과서에 해당하는

    문서이다. 여기에 있는 불필요하게 어려운 한자어, 일본어 잔재, 미군

    의 FM(field manual, 야전 교범)을 번역하면서 등장한 번역투 문장들이

    그대로 한국군의 언어 인식에 스며들게 되는 것이다. 학생 때부터 교과

    서의 글을 거의 진리처럼 신봉하도록 학습된 초급 간부들은 야전 교범

    의 어휘와 문체를 군대 언어 공동체의 규칙과 관습으로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학습한다. 이미 부적합한 언어 표현에 노출된 군 간

    부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하여 성적을 산출하고 직접 교육시키는 것

    보다는 이들이 군 입문기에 교과서처럼 접하는 야전 교범의 언어를 다

    듬는 것이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국어 교육 정책이 될 수 있다. 물론 현

    장의 목소리를 통해 얻은 이러한 통찰도 후속 연구나 사업의 부재로 실

    현되지 않았다.

    이렇듯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한 국어 능력 평가나 국어 능력 신장을

    위한 정책은 상대적으로 구체화하는 것이 쉽다. 하지만 국민의 국어 능

    력 평가나 국어 능력 신장은 ‘국민’이 포괄하는 범위가 너무 넓어 정책

    을 구체화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논의를 편하게 하기 위해 25명이 있는 초등학교의 한 교실을 생각해

    보자. 담임 교사는 25명의 국어 능력을 신장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고 있다. 현재는 학급 회장과 일부 임원들을 대상으로 방

    과 후에 글을 정확하게 쓰는 데 필요한 지식을 알려 주고 있다. 학급 대

    부분은 평범한 아이들이다. 하지만 비행이 잦아 동네 파출소에 몇 차례

    불려갔던 아이, 부모가 늦게까지 일해 늘 혼자 컴퓨터 게임을 해 독서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39

    경험이 매우 부족한 아이, 돌아가며 책 읽을 때를 빼놓고는 입을 열지

    않는 아이, 친구들과 대화를 어떻게 하는지 몰라 쉬는 시간에도 늘 혼자

    있는 아이, 낮은 자존감에 거친 말투로 학급 분위기를 망치는 아이들도

    있다.

    여기에서 담임 교사는 학급의 국어 능력 신장을 위한 방안의 다면성

    을 깨닫는다. 첫째, 이미 월등한 실력을 보유한 임원들의 국어 능력을

    더욱 신장하여 학급의 일 처리를 효율적으로 만드는 방안, 둘째, 25명

    전원의 국어 점수를 3점씩 일괄적으로 올리는 방안, 셋째, 뒤편에 앉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파악해 잘하는 아이들과 못하는 아이들의

    격차를 줄이는 방안 등이다. 지난번 시교육청에서는 학급 회장만 대상

    으로 국어 능력을 측정한 바 있고, 이번에는 전체 조사라고 하면서 우리

    지역 전체 667개 학급 중 1명을 선정하여 국어 능력을 측정하여 ‘보통’

    판정을 한 적이 있다(현재 전 국민 실태 조사의 표본 수인 3,000명을 전

    체 인구로 환산하면 25명 학급 667개인 1만 6,000여 명 중에서 1명꼴이

    다). 담임 교사는 그 ‘보통’의 능력이 지시하는 바를 다양한 배경을 지닌

    학급 아이들에게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전혀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2. 에 의한 국민의 국어 능력 평가

    국립국어원에서는 법률 제11690호인 에 명시된 국어

    능력 실태 조사와 국어 능력 검정 관련 조항에 의해 관련 정책을 지속적

    으로 추진해 왔다. 실태 조사 결과를 5년 주기로 국어 발전 기본 계획에

    반영하게 되어 있으므로 최소 5년 주기로 실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 40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제9조(실태 조사 등) 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어

    정책의 수립에 필요한 국민의 국어 능력, 국어 의식, 국어 사용 환경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거나 실태를 조사할 수 있다.

    제2조(실태 조사의 세부 사항 등) ① (이하 “법”이라 한다) 제9조에 따라 하는 실태 조사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대상으로 한다.

    1. 듣기·말하기·읽기 및 쓰기 능력 등 국민의 국어 능력에 관한 사항

    제23조(국어 능력의 검정) 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은 국민의 국어 능력 향상과 창조적인 언어생활의 정착을 위하여 국

    어 능력을 검정할 수 있다.

    제18조(국어 능력의 검정 방법) ① 법 제23조

    제1항에 따른 국어 능력의 검정은 다음 각 호의 모든 분야에 대하여

    시험을 실시하는 것으로 한다.

    1. 듣기

    2. 말하기

    3. 읽기

    4. 쓰기

    5. 그 밖에 국어 사용에 필요한 사항

    그 전에도 다음과 같이 국어 능력 평가를 위한 기초 연구를 지속적으

    로 추진해 왔다.

    ∙ 김문오 외(2005), 국민의 국어 능력 평가를 위한 기초 연구, 국립국어원.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41

    ∙ 김성규 외(2006), 국어 능력 조사 방법 연구 1, 국립국어원.∙ 김동환 외(2008), 국어 능력 검정 모의시험 방법 연구, 국립국어원.∙ 장경희 외(2009), 국어 능력 검정 시험에서 말하기 능력 평가 방법 개발을 위한 연구, 국립국어원.

    ∙ 장소원 외(2012), 국어 능력 평가를 위한 기초 연구, 국립국어원.∙ 김종철 외(2013), 2013년 국민의 국어 능력 평가, 국립국어원.

    이러한 기초 연구와 함께 특정 직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한 연구

    도 있다.

    ∙ 박재현 외(2008), 국군 장병의 국어 능력 실태 조사, 국립국어원.∙ 윤여탁 외(2009), 교사의 국어 능력 실태 조사, 국립국어원.

    위의 연구 목록에는 ‘평가, 조사, 시험, 실태 조사, 검정’의 용어가 혼

    재되어 있다. 에도 제9조에는 ‘실태 조사’, 제23조에는 ‘검

    정’이라는 용어가 쓰였다. 세부 사항을 규정한 ‘시행령’에서조차 ‘듣기·

    말하기·읽기 및 쓰기 능력 등’ 평가의 영역만 제시되어 있을 뿐 구체적

    인 정보를 찾을 수 없다. 그런데도 10년여에 걸친 기초 연구와 조사 연

    구의 축적, 이라는 제도적 장치 마련 등 국민의 국어 능력

    을 평가하기 위한 값진 노력은 계속되어 왔다.

    특히 김종철 외(2013)의 연구는 그동안 이루어진 기초 연구를 바탕

    으로 3,000명이라는 대규모의 인원에 대해 전국 단위로 표본을 추출하

    여, 신뢰도와 타당도를 갖춘 평가 도구를 사용하여 국어 능력을 평가하

    였다. 이 연구는 단순히 평균 점수만 도출한 것이 아니라 ‘앵고프

    (Angoff)’라는 과학적 방식으로 등급 분할 점수를 산출하여 ‘우수, 보통,

  • 42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영역 문항 수 시간(분) 배점 평균 점수 성취도 조사 방식

    읽기 20 40 300 190.66 64%

    선택형(객관식)문법 10 10 150 88.14 59%

    듣기 10 15 150 108.88 73%

    쓰기 3 30 250 122.07 49% 수행형(주관식)

    말하기 3 15 150 69.79 47% 서답형(주관식)

    합계 46 110 1,000 579.62

    출처: 김종철 외, 2013

    [표 1] 2013 국민의 국어 능력 평가 개관

    기초, 기초 미달’로 국민의 국어 능력을 등급화하였다. 또한 에 제시된 5년 주기의 실태 조사를 염두에 두고 2018년에 실시할 평

    가와 비교하기 위해 평가 영역별로 가교 문항을 설정하여 중장기 정책

    수립을 위한 장치도 마련하였다. 평가 시행의 예산과 인력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평가 방법론을 마련한 점, 변인별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한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

    2013년 국민의 국어 능력 평가에 사용한 조사 도구의 특성과 평가 결

    과를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2013년 국민의 국어 능력 평가의 주요 조사 결과를 간략하게 요약하

    면 다음과 같다.

    ① 전체 국어 능력은 우수가 11.9%, 보통이 33.4%, 기초가 45.9%,

    기초 미달이 8.8%이다.

    ② 다른 영역에 비해 쓰기와 말하기 영역의 기초 및 기초 미달 등급

    의 비율이 높다.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43

    ③ 성별: 남성(574.65점)과 여성(584.75점)의 국어 능력에는 통계적

    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다.

    ④ 연령별: 연령이 높아질수록 국어 능력 점수가 낮아진다[20대

    (600.76점), 30대(598.80점), 40대(572.98점), 50대(549.27점)].

    ⑤ 지역 규모별: 대도시가 중소 도시보다 국어 능력 점수가 높다[대

    도시(593.37점), 중소 도시(563.54점), 읍면 지역(576.87점)].

    ⑥ 직업군별: 정신 노동자(603.91점)가 육체 노동자(555.59점)에 비

    해, 기타(588.21점)가 육체 노동자에 비해 국어 능력 점수가 높다.

    ⑦ 학력별: 대학교 재학 이상(600.65점)이 고등학교 졸업자(559.55)

    와 중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을 가진 사람(538.55)보다 국어 능력

    점수가 높다.

    3. 국어 능력 신장을 위한 국어 능력 평가에 대한 반성

    앞서 언급한 10년여의 연구가 지향하는 근본 목표는 국민의 국어 능

    력을 평가하는 것 그 자체가 아니다. 부단한 연구의 근본 목표는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국어 능력을 신장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것

    이다. 이는 제23조에 잘 나타나 있다.

    제23조(국어 능력의 검정) 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민의 국어

    능력 향상과 창조적인 언어생활의 정착을 위하여 국어 능력을 검정

    할 수 있다.

    시행 10년의 성과와 나아갈 방향을 짚어 보는 이 시점

  • 44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에서, 국어 능력 평가의 결과를 바탕으로 그 근본 취지인 ‘국민의 국어

    능력 향상’과 ‘창조적인 언어생활 정착’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정책을 구체화하는 것이 매우 어렵

    다. 정책의 시행 주체는 누구인가, 정책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가, 정

    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예산과 인력 등 정책의 실현 가능성은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 정책의 시행으로 인한 기대 효과는 무엇인가,

    정책의 시행으로 인해 유발되는 부작용이나 역효과는 없는가 등 일련

    의 질문에 뾰족한 해답을 내놓기 쉽지 않다.

    2013년의 연구는 제한된 예산과 인력으로 평가의 유용성을 최대한

    끌어올려 시행한 것이다. 그 정도의 자원으로 체계적인 연구 결과를 도

    출한 점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그렇지만 연구에 참여한 연구원의

    한 사람으로서 스스로에게 반박하는 질문을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3,000명의 표본 수는 ‘국민의 국어 능력’을 평가했다고 말하기에 충

    분한가? 능력 평가가 아니라 일반적인 설문 조사라면 3,000명의

    표본으로 경향성을 파악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특

    정 능력을 평가하는 데 4,799만 761명(2010년 통계청 전국 총 조사

    인구 기준)에서 3,000명이면 1만 6,000명 가운데 1명이다. 여기에

    서 핵심은 경향성이 아니라 개인의 능력을 파악한다는 점이다.

    ② 통계청의 인구 조사와 같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는 어떤

    것이 있는가? 교육부에서 전수 조사를 실시하는 학업 성취도 평가

    가 있다. 이 밖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특정 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무엇이 있는가? 국립국악원에서 국민의 국악 능력을 파악하는가,

    국립박물관에서 역사 능력을 평가하는가? 들어본 적이 없다. 심지

    어 기관명에서 목표를 드러내는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조차 전 국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45

    민의 체력을 평가하지는 않는다. 에 명시된 ‘국민’을

    ‘전 국민’으로 이해한 것은 아닌가?

    ③ 성인의 국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도구는 타당한가? 이번 평가

    도구는 제한된 예산과 평가의 실행 가능성 차원에서 최적화한 것

    이다. 하지만 근원적인 질문을 하자면, 성인의 국어 생활에서 선

    택형 문항을 접하는 경우가 있는가, 자연스럽게 말과 글을 사용

    하면서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문법 지식을 선택형으로 묻는 경우

    가 있는가, 개별 조사원의 방문을 통한 조사는 평가의 시간과 공

    간, 평가의 긴장도 등 평가 환경의 균질성을 입증할 수 있는가 등

    여러 차원의 질문을 할 수 있다.

    ④ 평가의 결과로 밝히지 못한 점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가? 여성

    과 남성의 점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 만약 ‘성별’ 변

    인과 ‘연령’ 변인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상호 작용을 추정한다면

    다른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 기존 연구들처럼 여성의 점수가 남

    성보다 높지만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사회 참여 비율이 낮은 여성

    의 점수가 남성의 점수와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즉, 변인을 복합적

    으로 고려하지 않고 표면적으로 읽으면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할

    수 없다.

    ⑤ ‘대도시>읍면 지역>중소 도시’라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이 가

    능한가? 이 결과에 영향을 미친 통제하지 못한 다른 변인은 무엇

    인가?

    ⑥ 정신 노동자와 육체 노동자의 차이는 이해가 되는데, 이를 통해

    어떤 정책을 만들 수 있는가? 현대 노동 환경에서 정신 노동자와

    육체 노동자의 엄격한 구분이 가능한가? 육체 노동자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 46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위에 나열한 여섯 가지 미시적인 질문이 생성해 내는 메시지는 ‘연구

    결과로 과연 구체적인 성인의 국어 능력 신장 정책 수립이 가능한가?’

    이다. 현재의 평가 방법은 ‘국어 능력 평가를 위한 도구에 사용된 영역

    과 변인은 국어 능력 신장을 전제로 한 것인가, 평가 그 자체를 전제로

    한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실 ‘국어 능력 신장을 위한 국어 능력 평가’라는 대전제는 2013년

    국어 능력 평가 이후 별다른 후속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이미 무색해졌

    다. 평가에 사용한 1년 외에 남은 4년 동안 심도 있는 원인 분석, 교육

    내용 마련과 교육 시행 등 정책 제언이 있었지만 2013년 국어 능력 평

    가의 결과를 활용한 정책의 연계성은 확보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에는 자체가 갖는 구조적 차원의 원인이

    있다. 국어 능력 실태 조사와 검정을 독립 조항으로 구분하고 시행령에

    서도 구체적인 정보를 제시하지 않았다. 5년 주기로 마련해야 하는 발

    전 계획에 국어 능력 실태 조사 결과를 반영해야 함을 언급하는 데 그치

    고, 실태 조사든 검정이든 실시 후 국어 능력 평가의 명분으로 내세운

    국어 능력 신장에 대한 후속 정책과 연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

    하지 못하였다. 에 명시되지 않은 항목은 예산 확보에서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며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뒤처지기 십상이다. 과

    학적 평가 도구로 5년마다 국민의 국어 능력을 정교하게 평가한다고 해

    도 후속 정책이 뒤따르지 않으면 ‘국민의 국어 능력 신장’이라는 근본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

    사실 에는 국어 능력 평가를 5년 단위로 실시하라는 문

    구는 없다. 5년 단위로 마련해야 하는 ‘국어 발전 기본 계획’에 실태 조

    사를 반영하라는 문구가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굳이 5년 단위의 대규

    모 평가가 아니더라도 매년 특정 대상을 선정하여 국어 능력의 부족한

  • 특집

    [특집] 시행 10년, 그 성과와 나아갈 방향 47

    부분이나 필요한 부분을 확인하기 위한 정밀 진단을 실시할 수도 있다.

    이와 더불어 평가 자체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성인의 국어 능력 신장을

    위한 교육 과정 개발, 교육 내용 개발, 교육 평가 등의 환류 체계 내에서

    정책을 작동시켜야 한다.

    4. 향후 국어 능력 평가가 고민해야 할 지점

    사실 위에서 언급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대

    규모 예산을 투입하여 표본 수를 늘리고 직접 평가를 시행하여 평가의

    타당성을 높이는 것이다. 대규모 표본 내에 각 집단의 표본 수를 충분히

    확보하여 다양한 집단별, 직종별 능력을 전체 국어 능력과 동시에 평가

    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예산과 인력 확보가 어렵다면 우리는 제한된 자

    원으로 ‘국민의 국어 능력 신장’이라는 근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어

    능력 평가의 시행 범위를 좁히고 우선순위를 고민하는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고민이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

    4.1. 누구를 평가할 것인가

    평가의 대상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 에 명시된 ‘국민’을

    ‘전 국민’으로만 이해한 것은 아닌가? 마치 “10년 전에 비해 16세 학생의

    평균 키가 5센티미터 커졌습니다.”와 같은 정보를 도출하기 위한 접근

    을 한 것은 아닌가 고민해 봐야 한다. 1만 6,000 대 1이라는 비율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표집하는 것과 국어 능력 신장 정책의 우선순위가 높

    은 집단의 국어 능력을 심도 있게 평가하는 것에 대한 정책의 우선순위

    판단을 해야 한다. 현재 국립국어원에서 운영하는 국어문화학교 직무

  • 48 새국어생활 제25권 제3호(2015년 가을)

    연수의 주요 수강생은 공무원, 군인, 교사이다. 모두 국민 공통 교육을

    충분히 받고 매우 높은 수준의 선발 관문을 통과한 사람들이다. 평가

    대상의 선정과 더불어 이러한 직접 교육 대상의 선정에 대해서도 고민

    이 필요하다.

    4.2. 무엇을 평가할 것인가

    제3조에서는 국어 능력을 ‘국어를 통하여 생각이나 느

    낌 등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이해하는 데에 필요한 듣기·말하기·읽

    기·쓰기 등의 능력’이라고 정의하였다. 이러한 능력이 발휘되는 성인

    의 국어 사용 환경은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이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

    고 할 수 없지만 국가 기관이 정책의 시행 주체라고 할 때 개별 가정을

    대상으로 말과 글의 사용에 개입하거나 지원하는 것이 가능한지는 물

    론이고 적절한지도 명확하게 답변하기 어렵다. 얼른 ‘가족 간 원활한 의

    사소통을 위한 지원 정책’이라는 제목은 떠오르는데 구체적인 정책의

    모습은 그리기 쉽지 않다. 여성가족부에서 전국 단위로 ‘건강가정지원

    센터’라는 조직망을 갖추고 시행하는 사업과 중첩되는 지점도 있고, 여

    성가족부처럼 세부 조직망을 갖추고 있지도 못한 실정이다.

    그렇다면 성인을 대상으로 우선 접근이 가능한 분야는 직장 생활과

    관련된 의사소통 분야이다. 이는 최근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기반

    으로 한 채용에서 ‘의사소통’ 영역과 관련이 있다. 해외에서는 이러한

    직업 문식성과 관련하여 일찍부터 관심을 가지고 수준별 교육 과정과

    교육 내용을 개발하여 교육적 지원을 하고 있다. 영국은 성인 문식성

    핵심 교육 과정(Adult Literacy Core Curriculum)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다. 초기부터 학문 분야와 직업 분야로 진로를 구분하는 독일의 경우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의 자국어 능력을 신장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