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so, junch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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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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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JAYCI CREATIVE? NO, I CANNOT AGREE by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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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KIM SO, JUNCHOL

준철

Page 2: KIM SO, JUNCHOL

디렉터

김소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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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viviality새로운 책을 만드는 <텍스트북?>의 김소준철입니다.

질문 0. 나는 창의적인가요?

요즈음 사회는 창의적인 사람을 계속해서 찾습니다. 이 사회가 이제서야 실패와 성공에 따

라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데 피곤해졌나봅니다. 창의가 무얼까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

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혹은 뛰어나다고 여겨지는 생각을 하는게 창의적인 건 아닐까 한

참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렇지만 ‘생각’이 생각만으로 머문다면 창의로운 사람이 아니라

그저 상상가 또는 몽상가에 머물지 않을까라고 누군가 다시 물었습니다. 창의적이다 또는

창의로운 이라는 수식어는 생각과 상상을 머릿 속에 가둬놓는게 아니라 현실에 풀어놓으려

고 애쓰는 사람이라는데 어울린다고 여겨졌습니다. 어떤 시도에 대해 실패와 성공 가능성

을 잣대로 재지 않고, 소소하고 아주 작은 상상이라해도 현실에서 뚝딱 뚝딱 만드는 사람을

말한다고 말이죠. 창의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인지 스스로 확신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책에 대한 관심을 세상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이런 저런 경험을 하고, 또 별 볼 일

없지만 재미는 가득찬 읽을 만한 책을 만들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모두 함께 읽으며 활기찬

(Conviviality) 책을 상상한답니다.

질문 1. 책이란?

책은 ‘글자’로 표현된다는 약속이 나타내는 <기호>, ‘소설’이나 ‘연구’와 같은 책이 가진 목

적을 드러내는 <상징>, ‘제본된 종이 묶음’으로 일컫어지는 <형식>, ‘출판사’나 ‘책 읽는 모

임’처럼 책을 통해 만들어지는 <관계>로 분류하여 그 기능과 의미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네 가지 분류망은 요즈음 들어 급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전자책이 만들어지며 <기호>

는 글자에서 이미지와 소리로 넓혀졌으며, 더 이상 <종이 묶음>이라는 형식만 책으로 간주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책을 만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것처럼 <관계>

의 양상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만드는 방식, 책을 내는 사람, 책 안에 담기는 텍스트 형식, 출판되어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과정, 모두가 변하고 있습니다. 책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사람들에게 쓰여졌는지, 또

만들어졌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어떤 모습일지, 어떻게 사용될지 상상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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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내, 무대로 뛰어들다>는 책을 어떻게 읽

을지에 대해 상상에서 시작했습니다. “어릴 적

에 엄마가 읽어주던 동화책을 새롭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은?”이란 질문에서 소리극, 몸짓극,

애니메이션이란 새로운 매체적인 접근을 했습

니다. 그리고 <가시내>라는 전래동화를 동화

구연으로, 그리고 몸짓과 애니메이션, 소리극

으로 다시 풀어내는 공연을 기획했습니다.

<기록의 창>은 “좋은 책은 무얼까?”라는 질문

에서 구체적인 기획이 이루어진 전시입니다.

현재의 사회적 논쟁이 이뤄지고 있는 FTA나

인권과 같은 분야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주장

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보통의 사람

은 어느 주장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럽습니다.

그래서 인권, 경제, 민주주의, 한국사와 같은

가치 개념을 설정하고, 각 주제에 따라 서로 다

른 주장을 하는 백서, 보고서, 그리고 책들을

한 자리에 모은 전시입니다.

<가시내, 무대로 뛰어들다>라는 공연과 <기록

의 창>이라는 전시는 2006년 서울 와우 북 페

스티벌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책하면 떠오르는

온갖 느낌들을 재료로 삼아 질문을 만들어 공

연과 전시라는 형식으로

상상을 풀어냈습니다. 재

미있게 어렷이 함께 책

을 읽을 수는 없는지, 그

리고 어떻게 해야 바르

게 지식을 주고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2011년 초, 하자센터에는

<하자마을 책방>이 생겼

습니다. 하자센터를 이용

하는 사람들에서부터 지역

주민까지 이용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입니다. <하자

마을 책방>에서 ‘가짜 사

서’로 책을 분류, 정리하고

권하며 지냈습니다. <하자

돌림 책장>을 함께 기획했

습니다. 책방 바깥 책장에 책을 가득 꽂아놓고 “책 한 권의 값은 책 한 권입니다”라며 읽은 책을 가져

다놓으면 책을 가져다 읽을 수 있는다는 약속을 정했습니다. <하자마을 책방>에서의 경험은 책을 읽

는 사람과 책이 있는 공간, 책을 권하는 사서, 책을 펴내는 출판사들의 관계를 하나 둘 살피며 ‘책’이

만들어낸 생태계, 마샬 맥루한이 말하는 “구텐베르크 은하계”를 되돌이키게끔 했습니다. 책을 둘러싼

관계들, 그 안의 상징들, 책을 통한 지식 생태계를 구상하게된 계기였습니다.

질문 2. 어떤 경험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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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3. 어쩌다가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가?

여러 경험들은 친구들과 함께 직접 책을 만드는 그룹을 꾸려보자는 제안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름

은 <텍스트북?>으로 지었습니다. 교과서적인 이름입니다만, “다양한 사람들이 필요한 정보를 하나

둘 셋 모아 꼴라쥬와 같은 교과서”를 만드는 걸 목표로 삼아보면 어떨까하는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상상하고, 질문하기

친구들은 모두 20대인 또래들입니다. 한 친구는 지식정보 생태계를 기치로 한 웹사이트 <필통넷>

에서 기획자로, 또 다른 친구는 영상과 비주얼 아트를 하는 디자이너로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텍

스트북?>은 출판사이며, 서로 다른 우리가 ‘책’이라는 주제에 관해 각자의 시각을 내어놓는 작은

모임입니다. 작은 상상에서부터 온갖 질문을 던지며 함께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언젠가 불안한 미

래를 토로하며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앞으로 도움이 될까?”, “무얼할 수 있

을까?”, “돈이 될까?”, “사는데 도움이 될까?”, “아이는 키울 수 있을까?” 온갖 질문을 서로 던졌습

니다. 그러다 우리는 “제약과 한계 만들기”에 빠져있는 건 아닌지 다시금 회의했습니다. 그 때 쯤,

믿기로 했습니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뭔지를 끊임없이 찾다보면, 이어질 또 다른 상상과 노력

의 결과물이 만들어지지 않겠냐고 말입니다. 때로는 ‘경제적’인 가치에 우선인 일도 해야겠지만,

여럿이 함께 노닐며 ‘재미’있는 책 만들기에도 소홀해하지 말자고 약속했습니다. 좋은 친구들입니

다. 그리고 같은 주제에 대해 다르게 또 같이 상상하고, 질문과 답을 찾는 고마운 친구들입니다.

질문 4. 우리가 가진 첫번째 질문은?

다양한 미디어 텍스트를 가지고 놀 수 있을까?

전자책은 글자와 이미지에다 영상과 소리, 웹 상의 정보까지 불러올 수 있습니다. 소설을 읽다 (빈

공백)을 만지면 ‘하아’하는 한숨이 나오고, 더블린 골목을 상세히 보여주며 제임스 조이스가 글로

묘사한 더블린 골목과 계속 변해 온 모습이 담긴 사진이 동시에 나오는 책을 만들 수 있습니다. 미

디어 텍스트가 글자와 이미지에서 영상과 소리, 웹 정보로까지 확장된 건 서로 다른 미디어 형식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실험을 해볼 수 있는 실험실이 생긴 셈입니다.

갇힌 종이책, 하이퍼링크를 통해 열린 전자책?

다음 페이지의 샘플은 현존하는 전자책 리더기와는 조금 다르지만, 그 모습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구현되어갈 방향이라고도 여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보 혁명”이란 말

과 연관된 학술자료 혹은 책, 동영상, 그리고 이미지에 모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가

온전히 구축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충분히 가능한 상상입니다. 이는 하이퍼링크를 통

한 하이퍼미디어로써 전자책이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보다 쉬운 상상을 살펴볼

까요? 가장 단순한 상상은 “참고 문헌”이나 “주석”을 누르면 해당되는 책의 그 내용으로 바로 이어

지는 형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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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 사유의 힘

- 홍성욱

지식혁명의 핵심은 정보를 꿰어 유용한 지식을 만들고 이 지식을 다시 정보화해 공유할 수 있는 형

태로 바꾸는 `정보와 지식의 변증법'에 있다. 지금의 정보혁명과 지식기반 사회는 지식을 공유

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과학기술자들의 지난 몇백년 동안 노력의 결실이다. 그렇

지만 지식혁명을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인문학적 사유와 과학기술 활동의

접목 또는 협동이다. 인문학적 사유의 특성은 다음 일곱 가지로 나타난다.

첫째 인문학적 사유는 언어와 상징의 세상에 대한 다양한 주장이나 해석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다른 사람의 주장을 비판적으로 보듯이 자신의 주장도 비판적으로 보는 것을 가능케 한다.

둘째 인문학적 사유는 기존의 세상을 새롭게 보는 독창성을 강조하고 새로운 것이 필요할 때엔 이

를 만들어 내는 활동을 높게 평가한다.

셋째 인문학적 사유는 세상을 설명하는 성급한 이론이나 단순한 공식에 만족하기보다, 서로 다른

견해 차이의 원인에 대해 생각하고 그 차이를 한 차원 높은 단계에서 이해함으로써 차이를 부차적

인 것으로 만드는 설명을 제공한다.

넷째 인문학적 사유는 차이에서 동질성을 발견하고, 하나라고 믿는 것에서 차이로 특징지어지는

서로 다른 개체나 그룹을 찾아낼 수 있게 도와준다.

다섯째 인문학적 사유는 중심의 힘 있는 목소리를 의심할 수 있도록 하며 주변의 낮은 목소리에도

힘을 실어주는 것을 가능케 한다.

여섯째, 인문학적 사유는 보편적인 이론을 해체하기도 하고, 동시에 개개인의 주관적인 경험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지닌

SA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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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을 펴내는 TEX?BOOK질문 4. TEX?BOOK은 무얼 하나요?

첫째, 영상과 소리와 같은 미디어를 함께

넣는 책을 만듭니다. 새로운 형식과 레이

아웃을 찾고 있답니다. 특히 <얘너나 프

로젝트>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영상과 소

리가 포함된 책을 내놓았습니다. 보다 쉽

게 자료를 접할 수 있는 Interactive

eBook을 만드는 실험을 하고 있답니다.

둘째, 보통의 사람들과 함께 책을 만드는 워크숍을 만들고 있습

니다. <그러려니스트들>은 ‘그러려니~’라는 말에서 떠오르는 사

람들의 여러 상상을 글로 옮긴 책입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

경영학 전문사과정과 예술사과정 학생들과 <전자책 만들기> 강

의를 진행 중이랍니다. 이외에도 사람들과 함께 <책, 까짓거 내

가 만들어봅시다>라는 워크숍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셋째, 문화기획자들과 함께 동화책과 사진집을 만들고 있습

니다. <달콤한 목욕>과 <행복한 우산 마을>은 홀트일산타

운을 이용하는 2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장애인 학생들이

그린 그림과 쓴 글, 그리고 직접 읽어주는 소리를 담은 동화

책입니다. <광명의 다섯마을 이야기>는 다섯 명의 광명 주

민들이 직접 철거 예정지역에 가서 마지막 풍경을 담은 사

진집입니다.

텍스트북?은 전자책 형식에 대한 실험에서부터, 어떤 책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 하나 하나 세심하게 고민하는 출판사

이며, 사람들과 즐겁게 노니는 청년들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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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질문, 그 다음은?

책에 대한 시도 중에서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답니다.

책들을 지식과 정보의 생태계로 그려내고 싶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그 사람에게 영향을 받았어”, “이 책은 이런

분류에 들어가겠는데?” 라는 말을 종종 하고는 합니다.

이 관계들을 따라 일종의 지형도를 그려내는 일입니다.

책을 둘러싼 지식 생태계를 만들고 싶습니다. 토마스 모

어의 <유토피아>와 플라톤의 <크리티아스>와 <국가>,

그리고 베이컨의 <새로운 아틀란티스>, 캄파넬라의 <태

양의 도시>, 그리고 이들을 인용하게 모티브를 얻은 책

들이 한 곳에서 접속이 가능하다면 “유토피아”에 관한

깊은 책이 만들어 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깊은 책

은 유토피아를 둘러싼 하나의 생태계입니다. 이 지식

생태계를 위해서는 아카이브가 필요합니다. 지식과 정

보가 잘 정리된 아카이브가 말이죠. 아카이브를 기반으

로 키워드와 하이퍼링크를 통해 “인용되거나 모티브를

얻은 책”에 곧바로 접근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

습니다.

김소준철 | 인문학을 공부하며, <텍스트

북?>그룹에서 디렉터로 활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