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생리대 가 욕심인가요?pdfi.ewha.ac.kr/1545/154510.pdf · 안전한 생리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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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오피니언 2017년 9월 18일 월요일 1545호 말의 품격 - 이기주 지음. 서울: 황소북스, 2017.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품격이 드러난다. 나만의 체취, 내가 지닌 고유한 인향은 내가 구사하는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는 글로 시작하는 이 책은 말의 기술이 아닌 본질을 이야기합니다. 경청, 공감, 반응, 언행, 침묵 등 24개의 키 워드를 통해 말과 사람, 품격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특히, 저자는 말을 잘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깊이 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하며, 독자들이 상대에게 입이 아닌 귀를 내어 주면서 그의 마음을 얻고 아 픔을 어루만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자신과 상대에게 아름답고 고운 품격을 말을 통해 드러낼 수 있는 이화인 여러분들이 되기를 바라 며 이 책을 추천합니다. -중앙도서관- 서고 위치: 중앙도서관 [2층홀 인기도서 / 3층 일반자료실 811.8 이 198ㅁ] “Bonjour, Madame!” 프랑스에서 흔 히 들리는 인사말이다. 사람을 부르는 프 랑스어 표현으로 크게 무슈(Monsieur), 마담(Madame) 그리고 마드무아젤 (Mademoiselle)이 있다. 문제는 여성을 가 리키는 호칭인 마담과 마드무아젤이다. 흔히 기혼 여성은 마담으로, 미혼 여성 또는 젊은 여성은 마드무아젤로 불리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난 여름방학동안 파리에서 한 달간 지냈다. 어느 날 기념품을 사기 위해 상 점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점원이 나를 흘 끗 보더니 “Bonjour Madame”하고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마담이라는 호칭을 듣게 되자 내가 그렇게 나이 들어보이나 싶어 기 분이 좋지 않았다. 다음날 교수님께 이 이야 기를 말씀드렸더니, 프랑스에서는 성차별 문 제로 인해 ‘마드무아젤’ 사용을 자제하고 있 다고 설명해주었다. 여성에 대한 호칭 구분은 오래전부터 논 쟁거리였다. 프랑스 여성단체들은 결혼 여 부에 따라 호칭을 구분하는 것은 성차별 이라며 마드무아젤 호칭 폐지 운동을 벌 여왔다. 남성은 결혼 여부나 생김새와 관계 없이 평생 무슈로 불리기 때문에 이를 비 판하기 위해 마드무아젤의 남성형 명사인 ‘Mondamoiseau’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 러나 나는 프랑스에서 한 번도 이 단어를 들 어보지 못했다. 그렇다면 다른 국가는 어떨까. 프랑스어 를 공용어로 채택하고 있는 스위스나 캐나 다에서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마담을 공식 호칭으로 사용한다. 미국 등 영어 사용 국가에서는 기혼과 미혼의 구분을 없앤 미 즈(Ms)를 사용한다. 프랑스는 이런 변화를 의식한 듯, 공문서에서 여성을 칭할 때 ‘마드 무아젤’이란 용어를 폐지하고 ‘마담’이란 단 일 용어를 사용하도록 지시했다. 프랑스어에는 이외에도 성차별적인 문제 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는 남성명사와 여성 명사다. 직업군을 나타내는 명사의 경우 대 개 남성 명사의 끝에 e를 붙이면 여성형이 된 다. 하지만 professeur(선생님), médecin(의 사) 등의 일부 단어는 남성과 여성 모두 남성 명사를 채택한다. 프랑스 여성단체들은 이러 한 단어 뒤에도 e를 붙이자고 주장하지만, 여 전히 원래의 남성명사가 많이 쓰이고 있다. 마드무아젤 호칭 폐지에 관한 법은 5년 전에 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에 머무는 동 안 마드무아젤 호칭은 여전히 들려왔다. 이처 럼 습관처럼 쓰여온 말들은 단기간에 고쳐지 기 힘든 것 같다. 이런 경우를 보면, 명사에 성 별이 존재하지 않고 결혼여부 뿐만 아니라 남 녀 상관없이 모두에게 “씨”를 붙이는 한국어 는 지혜로운 언어인 것 같다. 서지은(불문16) 안전한 생리대가 욕심인가요? ‘Gap year’에 대한 견해 여성의 약 80%가 사용하는 일회용 생리 대가 건강을 위협하고 있었다는 발표는 우 리 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놀랄 일은 아니다. 이는 이미 여성들의 경 험적인 논의에서 흔히 제기되던 의심이다. 처음 생리대 파동이 일었을 때, 충격적인 반응보다는 ‘역시나’하는 여론이 우세했던 까닭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예컨대, 공론화 전부터 커뮤니티 사이트 를 중심으로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하고 나서 생리양과 기간이 현저히 줄었다는 증 언이 적지 않았다. 의심이 때늦은 확신으로 변한 것 말고는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다. 파동 이후 대체제로 면생리대, 탐폰, 생리 컵 등이 논의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대체제들이 일회용 생리대의 편리함과 접 근성까지는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 면생 리대는 생리의 불편함을 온전히 사용자에 게 전가시킨다. 일일이 빨아 써야 하며, 바 깥에 오래 있을 경우에는 오염된 생리대를 들고 다녀야 한다. 탐폰은 소비자의 유해물 질 불안을 온전히 종식시키지 못한다. 탐폰 역시 일회용 생리대를 제조한 회사에서 생 산하기 때문이다. 편리성과 유해물질로부터의 안전성이 어느 정도 보장된 생리컵은 접근성이 부족 하다. 아직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지도 않 았고, 국민에게 노출된 정보량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젊은 세대가 아니라면 생리 컵의 존재도 알기 어렵다. 더욱이 질 내부에 무언가를 삽입한다는 사실 자체에 거부감 을 느끼는 정서가 팽배하기 때문에 생리컵 을 사용하기 어려워하는 이들도 많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시각이 확산되 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기성의 여성혐오 적 관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대체제를 논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직 시하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 생리대 파동 이 여성에게 주는 의미는 ‘생리대가 유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차원이 아니다. 오히려 여 성의 건강에 대해 개인과 사회, 정부 중 누 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었다는 배신감 에 가깝다. 여성을 ‘애 낳는 기계’, 혹은 자 궁 취급할 줄만 알았지, 그 이전에 보장됐어 야 할 건강권은 정작 어느 쪽의 관심사도 아 니었던 것이다. 심지어 이슈의 당사자인 여 성들조차도 생리대 파동이 일어나기 전에 는 생리주기에 이상이 생겼을 때 스스로의 건강관리 탓을 해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안전을 이 유로 생리컵 수입을 미루고 있는 와중에, 가장 보편적이고 접근성이 뛰어난 생리대 가 숨겨왔던 유해성은 아무도 확인할 생각 이 없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문제가 대 두된 지금도 식약처는 “지나치게 우려하기 보다는 위해평가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며 경각심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발표를 했 다. 발표가 나기 이전까지 80%의 여성들은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생리대를 계속 착 용하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이번 사건은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살충 제 계란 파동에 대한 국가의 대처방안과 비 교돼 더욱 실망감을 낳는다. 전수검사, 환 수 등 발빠른 대처와 달리, 생리대 파동에 대한 대처는 안일하기까지 하다. 처음 문제 를 제기한 김만구 강원대 교수·여성환경연 대를 공방하는 모양새는 대처보다 자기방 어에 급급한 태도로 느껴진다. 임신가능성 을 지닌 여성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권리는 언제쯤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아득함마저 느 끼게 된다. “항상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살 고 싶었기에 열심히 살아왔는데 요즘은 계 속 이렇게 진로 고민만 하다가 원하는 것을 알지도 못한 채 그냥 취준하거나 살기 위해 일을 하게 될까봐 겁이 난다.” 저번 학기 내가 교내 커뮤니티에 쓴 글 중 일부다. 이 글은 학생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다. 당시 답답한 마음에 글을 썼다가 많은 공감을 받으며 삶과 진로에 대한 고 민을 하는 벗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요즘 들어 ‘갭이어(Gap year)’라는 단어를 많이 들었던 것을 봤을 때, 나와 우리 벗들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많은 사람들 이 이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시사상식사전에 따르 면 갭이어란 “학업을 잠시 중단하거나 병행 하면서 봉사, 여행, 진로탐색, 교육, 인턴, 창 업 등의 활동을 체험하며 흥미와 적성을 찾 고 앞으로의 진로를 설정하는 기간”이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직업이나 전공을 결정해야 하는 대학생이나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나를 찾기 위 해, 꿈을 찾기 위해, 휴식을 갖기 위해 등 다 양한 이유로 갭이어를 갖는다. 하지만 동시에 갭이어를 전면으로 내세 우는 유학원 등의 영리 단체를 볼 수 있다. 어느 순간부터 갭이어는 하던 일을 중단하 고 일상이 아닌 곳으로 일정기간 다녀오는 여행의 개념이 돼버리기도 했다. 현재 나는 프랑스에서 교환학생으로 공 부 중이다. 그리고 교환학기를 여유롭게 보 내면서 나름의 갭이어를 가지려 한다. 프랑 스에 온 지는 보름 정도 됐으며, 다양한 사 람들과 함께하면서 다름을 많이 느끼고 여 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하지만 막연히 사색하거나, 일상을 탈출하는 것이 갭이어 는 아니기에, 갭이어 자체에 대해서 고민을 함과 동시에 각종 상업적인 갭이어가 불편 하다. 또한 사람마다 성향이 다 다른데, 왜 자신을 찾기 위해 갖는 갭이어는 어딘가로 떠나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형태로 획일화 돼 있는지 의문이다. 누군가는 갭이어가 일정 기간 동안 먼 곳 으로 떠나는 것이기에 경제력이 있는 소수 에게만 주어진 혜택이라고 한다. 하지만 갭 이어는 해외여행이나 일상에서의 영원한 탈출이 아닌 나를 알아보기 위해 그동안과 는 다른 경험을 해보는 것이다. 갭이어의 본 질은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이다. 따라서 각자의 일상에 서 배우고 싶었던 것을 배우거나 해보고 싶 었던 취미생활을 시작하는 등의 새로운 경 험을 추가하는 것도 갭이어가 될 수 있다. 그러니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아서, 일 상생활을 잠시 멈출 수가 없어서 등의 이유 로 스스로에 대해서 알아보는 기간을 미루 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이명진 사진부 부장 여선영 경제15 대체재 논의 전에 문제의 본질 파악해 여성 건강권 보장해야 자신만의 갭이어 가질 필요 있어 나아갈 방향 설정해야 Mademoiselle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20일(수) 이화인을 대상으로 총장과 의 공개면담이 진행된다. 김혜숙 총장의 취임 이후 열리는 첫 번째 대면의 장이 다. 지난 7월부터 학생 측이 요구해온 공 개면담이 성사된 것이다. 공개면담에서는 이화인 6대 요구안 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이화인 요구안은 재정, 수업, 생활, 대외이미지, 학생자치 등 학생들이 오래전부터 학교 에 개선을 바랐던 고질적인 문제를 다룬 다.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는 학생들 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정문 등 교내 곳곳에서 홍보 행사를 벌였다. 총장에게 직접 건네는 메시지 ‘들어주세 엽서’는 약 500명의 이화인이 작성했고, 공개면담에는 약 200명이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미래라이프대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소통 문제가 대두됐다. 총장 선거 전 학내 구성원 역시 차기 총장의 덕목으로 학내 구성원과의 활발한 소통 을 주로 꼽았다. 신임 총장이 공식적으 로 소통 행보에 나선 만큼 학생들은 적 극적인 참여로 응해야 한다. 중운위도 공개면담에서 주요하게 논의될 의제들 이 무엇이며 그것이 학생들의 학교생활 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적극 알려 더 많은 이화인들이 관심을 갖도록 힘써야 한다. 학내 문제에 대해 총장과 직접 대담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이번 공개면담은 학내 구성원 모두에게 중요하다. 학생들 은 그동안 답답해했던 학교의 행보에 대 해 묻고 총장과 관련 보직자의 계획 내 지는 해결책을 들을 수 있다. 약 2시간동안 진행되는 공개면담에서 학내 구성원이 가진 학교에 대한 모든 갈 증을 해소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공개면담은 학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초석이 될 수는 있다. 중운위를 비 롯한 전체학생대표자 역시 이를 인식해 최대한 많은 구성원을 수용할 수 있는 대강당을 공개면담 장소로 학교에 요구 하고 있다. 현재 합의된 장소는 국제교육관 LG컨 벤션홀이다. 이번 공개면담에 최대한 많 은 학생들이 모여야 추후에 열릴 수 있는 공개면담의 장소도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번 공개면담은 더 나은 학교를 위해 이 화인이 다시 한 번 의지를 보일 때다. 학내 문제 해결 위해 공개면담 참여해야 금주의 책 최미곤 만평기자 [email protected] 0816~0914 중도 대출순위 제공=중앙도서관 순위 서명 저자 발행처 발행 년도 1 유토피아 : 존재하지도 사라지지도 않는 나라 More, Thomas , Sir, Saint 돋을새김 2006 2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장편소설 촌상춘수 문학동네 2009- 2010 3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Rowling, J. K. 문학수첩 2005 4 신 : 베르나르 베르베르 장편소설 Werber, Bernard 열린책들 2008- 2009 5 신과 함께 : 저승편 주호민 애니북스 2011 6 서울대 한국어 [개정판] 서울대학교 . 언어교육원 문진미디어 : 투판즈. 2012- 7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Rowling, J. K. 문학수첩 2003 8 Modeling monetary economies 4th ed Champ, Bruc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6 9 (캠벨) 생명과학 포커스 Urry, Lisa A. Campbell, Neil A., 전상학 바이오사이언스출판 2014 10 해커스 新토익 실전 1000제 : reading 2 해커스어학연구소 해커스 어학연구소 2016 11 정글만리 : 조정래 장편소설 조정래 해냄출판사 2013 12 그것 King, Stephen 황금가지 2004 13 해리포터와 불의 잔 Rowling, J. K. 문학수첩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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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안전한 생리대 가 욕심인가요?pdfi.ewha.ac.kr/1545/154510.pdf · 안전한 생리대 가 욕심인가요? ‘Gap year’에 대한 견해 여성의 약 80%가 사용하는

10 오피니언 2017년 9월 18일 월요일 1545호

말의 품격 - 이기주 지음. 서울: 황소북스, 2017.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품격이 드러난다. 나만의 체취, 내가 지닌 고유한

인향은 내가 구사하는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는 글로 시작하는 이 책은 말의

기술이 아닌 본질을 이야기합니다. 경청, 공감, 반응, 언행, 침묵 등 24개의 키

워드를 통해 말과 사람, 품격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특히,

저자는 말을 잘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깊이 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하며, 독자들이 상대에게 입이 아닌 귀를 내어 주면서 그의 마음을 얻고 아

픔을 어루만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자신과 상대에게 아름답고 고운 품격을 말을 통해 드러낼 수 있는 이화인 여러분들이 되기를 바라

며 이 책을 추천합니다.

-중앙도서관-

서고 위치: 중앙도서관 [2층홀 인기도서 / 3층 일반자료실 811.8 이 198ㅁ]

“Bonjour, Madame!” 프랑스에서 흔

히 들리는 인사말이다. 사람을 부르는 프

랑스어 표현으로 크게 무슈(Monsieur),

마담(Madame) 그리고 마드무아젤

(Mademoiselle)이 있다. 문제는 여성을 가

리키는 호칭인 마담과 마드무아젤이다. 흔히

기혼 여성은 마담으로, 미혼 여성 또는 젊은

여성은 마드무아젤로 불리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난 여름방학동안 파리에서 한

달간 지냈다. 어느 날 기념품을 사기 위해 상

점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점원이 나를 흘

끗 보더니 “Bonjour Madame”하고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마담이라는 호칭을 듣게

되자 내가 그렇게 나이 들어보이나 싶어 기

분이 좋지 않았다. 다음날 교수님께 이 이야

기를 말씀드렸더니, 프랑스에서는 성차별 문

제로 인해 ‘마드무아젤’ 사용을 자제하고 있

다고 설명해주었다.

여성에 대한 호칭 구분은 오래전부터 논

쟁거리였다. 프랑스 여성단체들은 결혼 여

부에 따라 호칭을 구분하는 것은 성차별

이라며 마드무아젤 호칭 폐지 운동을 벌

여왔다. 남성은 결혼 여부나 생김새와 관계

없이 평생 무슈로 불리기 때문에 이를 비

판하기 위해 마드무아젤의 남성형 명사인

‘Mondamoiseau’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

러나 나는 프랑스에서 한 번도 이 단어를 들

어보지 못했다.

그렇다면 다른 국가는 어떨까. 프랑스어

를 공용어로 채택하고 있는 스위스나 캐나

다에서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마담을

공식 호칭으로 사용한다. 미국 등 영어 사용

국가에서는 기혼과 미혼의 구분을 없앤 미

즈(Ms)를 사용한다. 프랑스는 이런 변화를

의식한 듯, 공문서에서 여성을 칭할 때 ‘마드

무아젤’이란 용어를 폐지하고 ‘마담’이란 단

일 용어를 사용하도록 지시했다.

프랑스어에는 이외에도 성차별적인 문제

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는 남성명사와 여성

명사다. 직업군을 나타내는 명사의 경우 대

개 남성 명사의 끝에 e를 붙이면 여성형이 된

다. 하지만 professeur(선생님), médecin(의

사) 등의 일부 단어는 남성과 여성 모두 남성

명사를 채택한다. 프랑스 여성단체들은 이러

한 단어 뒤에도 e를 붙이자고 주장하지만, 여

전히 원래의 남성명사가 많이 쓰이고 있다.

마드무아젤 호칭 폐지에 관한 법은 5년 전에

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에 머무는 동

안 마드무아젤 호칭은 여전히 들려왔다. 이처

럼 습관처럼 쓰여온 말들은 단기간에 고쳐지

기 힘든 것 같다. 이런 경우를 보면, 명사에 성

별이 존재하지 않고 결혼여부 뿐만 아니라 남

녀 상관없이 모두에게 “씨”를 붙이는 한국어

는 지혜로운 언어인 것 같다. 서지은(불문16)

안전한 생리대가 욕심인가요?

‘Gap year’에 대한 견해

여성의 약 80%가 사용하는 일회용 생리

대가 건강을 위협하고 있었다는 발표는 우

리 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놀랄 일은 아니다. 이는 이미 여성들의 경

험적인 논의에서 흔히 제기되던 의심이다.

처음 생리대 파동이 일었을 때, 충격적인

반응보다는 ‘역시나’하는 여론이 우세했던

까닭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예컨대, 공론화 전부터 커뮤니티 사이트

를 중심으로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하고

나서 생리양과 기간이 현저히 줄었다는 증

언이 적지 않았다. 의심이 때늦은 확신으로

변한 것 말고는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다.

파동 이후 대체제로 면생리대, 탐폰, 생리

컵 등이 논의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대체제들이 일회용 생리대의 편리함과 접

근성까지는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 면생

리대는 생리의 불편함을 온전히 사용자에

게 전가시킨다. 일일이 빨아 써야 하며, 바

깥에 오래 있을 경우에는 오염된 생리대를

들고 다녀야 한다. 탐폰은 소비자의 유해물

질 불안을 온전히 종식시키지 못한다. 탐폰

역시 일회용 생리대를 제조한 회사에서 생

산하기 때문이다.

편리성과 유해물질로부터의 안전성이

어느 정도 보장된 생리컵은 접근성이 부족

하다. 아직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지도 않

았고, 국민에게 노출된 정보량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젊은 세대가 아니라면 생리

컵의 존재도 알기 어렵다. 더욱이 질 내부에

무언가를 삽입한다는 사실 자체에 거부감

을 느끼는 정서가 팽배하기 때문에 생리컵

을 사용하기 어려워하는 이들도 많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시각이 확산되

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기성의 여성혐오

적 관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대체제를 논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직

시하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 생리대 파동

이 여성에게 주는 의미는 ‘생리대가 유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차원이 아니다. 오히려 여

성의 건강에 대해 개인과 사회, 정부 중 누

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었다는 배신감

에 가깝다. 여성을 ‘애 낳는 기계’, 혹은 자

궁 취급할 줄만 알았지, 그 이전에 보장됐어

야 할 건강권은 정작 어느 쪽의 관심사도 아

니었던 것이다. 심지어 이슈의 당사자인 여

성들조차도 생리대 파동이 일어나기 전에

는 생리주기에 이상이 생겼을 때 스스로의

건강관리 탓을 해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안전을 이

유로 생리컵 수입을 미루고 있는 와중에,

가장 보편적이고 접근성이 뛰어난 생리대

가 숨겨왔던 유해성은 아무도 확인할 생각

이 없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문제가 대

두된 지금도 식약처는 “지나치게 우려하기

보다는 위해평가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며

경각심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발표를 했

다. 발표가 나기 이전까지 80%의 여성들은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생리대를 계속 착

용하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이번 사건은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살충

제 계란 파동에 대한 국가의 대처방안과 비

교돼 더욱 실망감을 낳는다. 전수검사, 환

수 등 발빠른 대처와 달리, 생리대 파동에

대한 대처는 안일하기까지 하다. 처음 문제

를 제기한 김만구 강원대 교수·여성환경연

대를 공방하는 모양새는 대처보다 자기방

어에 급급한 태도로 느껴진다. 임신가능성

을 지닌 여성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권리는

언제쯤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아득함마저 느

끼게 된다.

“항상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살

고 싶었기에 열심히 살아왔는데 요즘은 계

속 이렇게 진로 고민만 하다가 원하는 것을

알지도 못한 채 그냥 취준하거나 살기 위해

일을 하게 될까봐 겁이 난다.”

저번 학기 내가 교내 커뮤니티에 쓴 글

중 일부다. 이 글은 학생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다. 당시 답답한 마음에 글을 썼다가

많은 공감을 받으며 삶과 진로에 대한 고

민을 하는 벗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요즘 들어 ‘갭이어(Gap year)’라는

단어를 많이 들었던 것을 봤을 때, 나와 우리

벗들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많은 사람들

이 이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시사상식사전에 따르

면 갭이어란 “학업을 잠시 중단하거나 병행

하면서 봉사, 여행, 진로탐색, 교육, 인턴, 창

업 등의 활동을 체험하며 흥미와 적성을 찾

고 앞으로의 진로를 설정하는 기간”이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직업이나 전공을

결정해야 하는 대학생이나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나를 찾기 위

해, 꿈을 찾기 위해, 휴식을 갖기 위해 등 다

양한 이유로 갭이어를 갖는다.

하지만 동시에 갭이어를 전면으로 내세

우는 유학원 등의 영리 단체를 볼 수 있다.

어느 순간부터 갭이어는 하던 일을 중단하

고 일상이 아닌 곳으로 일정기간 다녀오는

여행의 개념이 돼버리기도 했다.

현재 나는 프랑스에서 교환학생으로 공

부 중이다. 그리고 교환학기를 여유롭게 보

내면서 나름의 갭이어를 가지려 한다. 프랑

스에 온 지는 보름 정도 됐으며, 다양한 사

람들과 함께하면서 다름을 많이 느끼고 여

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하지만 막연히

사색하거나, 일상을 탈출하는 것이 갭이어

는 아니기에, 갭이어 자체에 대해서 고민을

함과 동시에 각종 상업적인 갭이어가 불편

하다. 또한 사람마다 성향이 다 다른데, 왜

자신을 찾기 위해 갖는 갭이어는 어딘가로

떠나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형태로 획일화

돼 있는지 의문이다.

누군가는 갭이어가 일정 기간 동안 먼 곳

으로 떠나는 것이기에 경제력이 있는 소수

에게만 주어진 혜택이라고 한다. 하지만 갭

이어는 해외여행이나 일상에서의 영원한

탈출이 아닌 나를 알아보기 위해 그동안과

는 다른 경험을 해보는 것이다. 갭이어의 본

질은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이다. 따라서 각자의 일상에

서 배우고 싶었던 것을 배우거나 해보고 싶

었던 취미생활을 시작하는 등의 새로운 경

험을 추가하는 것도 갭이어가 될 수 있다.

그러니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아서, 일

상생활을 잠시 멈출 수가 없어서 등의 이유

로 스스로에 대해서 알아보는 기간을 미루

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이명진

사진부 부장

여선영

경제15

대체재 논의 전에

문제의 본질 파악해

여성 건강권 보장해야

자신만의 갭이어

가질 필요 있어

나아갈 방향 설정해야

Mademoiselle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20일(수) 이화인을 대상으로 총장과

의 공개면담이 진행된다. 김혜숙 총장의

취임 이후 열리는 첫 번째 대면의 장이

다. 지난 7월부터 학생 측이 요구해온 공

개면담이 성사된 것이다.

공개면담에서는 이화인 6대 요구안

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이화인

요구안은 재정, 수업, 생활, 대외이미지,

학생자치 등 학생들이 오래전부터 학교

에 개선을 바랐던 고질적인 문제를 다룬

다.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는 학생들

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정문

등 교내 곳곳에서 홍보 행사를 벌였다.

총장에게 직접 건네는 메시지 ‘들어주세

엽서’는 약 500명의 이화인이 작성했고,

공개면담에는 약 200명이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미래라이프대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소통 문제가 대두됐다. 총장

선거 전 학내 구성원 역시 차기 총장의

덕목으로 학내 구성원과의 활발한 소통

을 주로 꼽았다. 신임 총장이 공식적으

로 소통 행보에 나선 만큼 학생들은 적

극적인 참여로 응해야 한다. 중운위도

공개면담에서 주요하게 논의될 의제들

이 무엇이며 그것이 학생들의 학교생활

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적극 알려 더

많은 이화인들이 관심을 갖도록 힘써야

한다.

학내 문제에 대해 총장과 직접 대담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이번 공개면담은

학내 구성원 모두에게 중요하다. 학생들

은 그동안 답답해했던 학교의 행보에 대

해 묻고 총장과 관련 보직자의 계획 내

지는 해결책을 들을 수 있다.

약 2시간동안 진행되는 공개면담에서

학내 구성원이 가진 학교에 대한 모든 갈

증을 해소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공개면담은 학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초석이 될 수는 있다. 중운위를 비

롯한 전체학생대표자 역시 이를 인식해

최대한 많은 구성원을 수용할 수 있는

대강당을 공개면담 장소로 학교에 요구

하고 있다.

현재 합의된 장소는 국제교육관 LG컨

벤션홀이다. 이번 공개면담에 최대한 많

은 학생들이 모여야 추후에 열릴 수 있는

공개면담의 장소도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번 공개면담은 더 나은 학교를 위해 이

화인이 다시 한 번 의지를 보일 때다.

학내 문제 해결 위해 공개면담 참여해야

금주의 책

최미곤 만평기자 [email protected]

0816~0914 중도 대출순위 제공=중앙도서관

순위 서명 저자 발행처발행년도

1 유토피아 : 존재하지도 사라지지도 않는 나라More, Thomas , Sir, Saint

돋을새김 2006

2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장편소설 촌상춘수 문학동네2009-2010

3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Rowling, J. K. 문학수첩 2005

4 신 : 베르나르 베르베르 장편소설 Werber, Bernard 열린책들2008-2009

5 신과 함께 : 저승편 주호민 애니북스 2011

6 서울대 한국어 [개정판] 서울대학교 . 언어교육원 문진미디어 : 투판즈. 2012-

7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Rowling, J. K. 문학수첩 2003

8 Modeling monetary economies 4th ed Champ, BruceCambridgeUniversity Press

2016

9 (캠벨) 생명과학 포커스Urry, Lisa A. Campbell, Neil A., 전상학

바이오사이언스출판 2014

10 해커스 新토익 실전 1000제 : reading 2 해커스어학연구소 해커스 어학연구소 2016

11 정글만리 : 조정래 장편소설 조정래 해냄출판사 2013

12 그것 King, Stephen 황금가지 2004

13 해리포터와 불의 잔 Rowling, J. K. 문학수첩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