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건강보험정책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한정호 소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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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Korean Society of Gastrointestinal Endoscopy 소화기 건강보험정책의 문제점 선방향 한 정 호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Current Reimbursement System for GI Endoscopy: Tasks & Future Perspective Joung-Ho Han Department of Internal Medicine, Chungbuk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Cheongju, Korea B-II. 소화기내시경 관련 건강보험 청구: 실제와 전망 Room B 서 론 현재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의료행위는 수가란 이름으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이 수가/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 일까? 많은 의사들이 너무 낮은 의료수가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만, 어떻게 그 가격이 책정되는지 모르는 의사들이 너무 많다. 자동차 엔진이 고장났는데 엉뚱하게 엔진 앞에서 고사 를 지내거나, 타이어에 공기를 주입한다고 다시 차가 움직일 수 없는 것과 같이, 그 엔진의 작동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서 는 고칠 수가 없다. 현재의 의료수가가 결정된 계산방식과 2016년에 바뀔 의료수가계산방식을 알아보고, 문제점과 개 선방향을 알아보자. 본 론 1. 상대가치점수의 변천 1) 상대가치점수 체계의 도입 의료보험 도입 시 사용한 수가체계는 기존의 관행 수가나 외국의 수가를 참조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객관적 근거가 부 족하고 행위 간 불균형이 있었다. 따라서 이를 보정하기 위 하여 1994년 의료보장개혁위원회의 건의에 따라, 항목 간 수 가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미국 상대가치점수체 계(Resource Based Relative Value Scale, RBRVS) 도입이 추 진되었다. 이에 따라 1997년 1차 상대가치 연구가 이루어졌 다. 여기에서 새롭게 ‘한국표준의료(치과)행위분류’로서 5,510 개의 행위로 분류하였다(비급여 행위 제외). 하지만 현실에 적용하기에는 문제가 많아 2000년도까지 2차 연구 후 2001 년 고시되어 사용되었다. 상대가치는 ‘의사업무량 상대가치’ 와 ‘진료비용 상대가치’로 나누었으며, 의사 업무량은 시간과 강도를 곱하고, 진료비용은 8개 병원을 대상으로 원가분석방 법으로 각 행위의 상대가치를 구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산출 된 상대가치점수에는 의사 업무량, 진료비(인건비, 약품비, 장비비 등 포함), 간접비 그리고 위험도(의료사고비용)에 대 한 비용이 구분되지 않았고, 그 근거 또한 명확하지 않아 전 면개정의 필요성이 즉시 대두되었다. 또한, 원가분석을 위해 사용한 8개 병원 자료가 우리나라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특히 의원급 자료는 반영되지 않았다. 따라서 수가 의 근거가 불명확하고, 복잡한 연구과정과 여러 가지 힘이 작 용한 조정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상대가치점수이다 보니, 합 리적인 상대가치 개정 기전을 만들 수 없으며, 이러한 개정은 정치적-정책적 상황에 따라 불규칙적이며 무원칙적으로 이 루어 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예: 메르스 사태에 따른 감염관 리료, 선택진료비 폐지에 따른 상급종합병원 비용 보전 등). 이러한 개정은 상대가치 점수의 왜곡을 시정하기보다는 오 히려 점수 왜곡을 심하게 하여, 한쪽에서 보는 이익만큼 다른 쪽은 피해를 보게 되었다. 2) 상대가치점수 전면개정 위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03년에 보건복지부 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산하에 ‘상대가치운영기획단’을 두고 상대가치체계의 개선 방향을 수립하게 되었다. 전면개 정을 위한 원칙으로 첫째, 의사비용과 진료비용의 분리, 둘 째, 치료재료 비용 분리, 셋째, 진료 위험도 반영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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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소화기 건강보험정책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한정호 소화기 건강보험정책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제53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세미나

98 Korean Society of Gastrointestinal Endoscopy

소화기 건강보험정책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한 정 호

충북 학교 의과 학 내과학교실

Current Reimbursement System for GI Endoscopy: Tasks & Future Perspective

Joung-Ho Han

Department of Internal Medicine, Chungbuk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Cheongju, Korea

B-II. 소화기내시경 관련 건강보험 청구: 실제와 전망 Room B

서 론

현재 한민국의 거의 모든 의료행위는 수가란 이름으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이 수가/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

일까? 많은 의사들이 너무 낮은 의료수가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만, 어떻게 그 가격이 책정되는지 모르는 의사들이 너무

많다. 자동차 엔진이 고장났는데 엉뚱하게 엔진 앞에서 고사

를 지내거나, 타이어에 공기를 주입한다고 다시 차가 움직일

수 없는 것과 같이, 그 엔진의 작동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서

는 고칠 수가 없다. 현재의 의료수가가 결정된 계산방식과

2016년에 바뀔 의료수가계산방식을 알아보고, 문제점과 개

선방향을 알아보자.

본 론

1. 상대가치점수의 변천

1) 상대가치점수 체계의 도입

의료보험 도입 시 사용한 수가체계는 기존의 관행 수가나

외국의 수가를 참조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객관적 근거가 부

족하고 행위 간 불균형이 있었다. 따라서 이를 보정하기 위

하여 1994년 의료보장개혁위원회의 건의에 따라, 항목 간 수

가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미국 상 가치점수체

계(Resource Based Relative Value Scale, RBRVS) 도입이 추

진되었다. 이에 따라 1997년 1차 상 가치 연구가 이루어졌

다. 여기에서 새롭게 ‘한국표준의료(치과)행위분류’로서 5,510

개의 행위로 분류하였다(비급여 행위 제외). 하지만 현실에

적용하기에는 문제가 많아 2000년도까지 2차 연구 후 2001

년 고시되어 사용되었다. 상 가치는 ‘의사업무량 상 가치’

와 ‘진료비용 상 가치’로 나누었으며, 의사 업무량은 시간과

강도를 곱하고, 진료비용은 8개 병원을 상으로 원가분석방

법으로 각 행위의 상 가치를 구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산출

된 상 가치점수에는 의사 업무량, 진료비(인건비, 약품비,

장비비 등 포함), 간접비 그리고 위험도(의료사고비용)에

한 비용이 구분되지 않았고, 그 근거 또한 명확하지 않아 전

면개정의 필요성이 즉시 두되었다. 또한, 원가분석을 위해

사용한 8개 병원 자료가 우리나라 전체를 표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특히 의원급 자료는 반영되지 않았다. 따라서 수가

의 근거가 불명확하고, 복잡한 연구과정과 여러 가지 힘이 작

용한 조정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상 가치점수이다 보니, 합

리적인 상 가치 개정 기전을 만들 수 없으며, 이러한 개정은

정치적-정책적 상황에 따라 불규칙적이며 무원칙적으로 이

루어 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예: 메르스 사태에 따른 감염관

리료, 선택진료비 폐지에 따른 상급종합병원 비용 보전 등).

이러한 개정은 상 가치 점수의 왜곡을 시정하기보다는 오

히려 점수 왜곡을 심하게 하여, 한쪽에서 보는 이익만큼 다른

쪽은 피해를 보게 되었다.

2) 상대가치점수 전면개정

위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03년에 보건복지부

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산하에 ‘상 가치운영기획단’을

두고 상 가치체계의 개선 방향을 수립하게 되었다. 전면개

정을 위한 원칙으로 첫째, 의사비용과 진료비용의 분리, 둘

째, 치료재료 비용 분리, 셋째, 진료 위험도 반영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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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호 소화기 건강보험정책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제53회 한소화기내시경학회 세미나 99

Fig. 1. 행위유형별 상 가치점수체계의 정비방향.

2006년 도입을 위해 ‘상 가치점수연구개발단’이 이 연구사

업을 수행했다. 그간 간과된 각 진료행위에 포함된 세부항목

에 한 비용지불이 포함되었기에 의료계는 큰 기 를 걸고

참여하였다. 행위별 의사업무량 상 가치와 진료비 직접비

용 산출을 위한 행위의 정의, 전형적 사례와 이를 근거로 한

직접비용의 기본 틀이 될 필수 인력, 세부행위와 소요시간,

재료, 약품, 장비 등에 한 자료를 각 학회가 작성하게 되었

으니, 각 학회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심사평가원에서는

각 학회가 제출하는 직접비용에 한 두 가지 검증 방법을 내

놓았다. 첫째, 의료비 관련 기관별 회계조사와 둘째, 의료행

위에 한 상세조사, 부서별 비용 중심점 산출 및 재료, 약품,

장비 가격에 한 시장 조사 등의 직접적인 검증이었다. 이

과정을 통하여 학회들에서 제출한 자료에 근거한 원가를 재

조정하기 위한 전환지수를 만들었다. 하지만 사업의 막바지

에 다다르면서, 위험도 상 가치는 상 적으로 위험도가 적

은 약사회 등과 건정심의 경제단체 표자와 보험공단 표

자들이 재원마련에 하여 문제를 제기하면서 미비한 반영

이 되었다. 여기에 의료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하여 ‘진료과별

총점 고정’ 하에 신상 가치점수를 산출하게 되었다. 즉, 진

료행위의 종류와 횟수가 많은 진료과일수록 손해를 보는 구

조가 되어버렸다. 처음부터 누구나 인정하는 낮은 수가를 정

상화하기 위한 재정 지원은 없이 진행된 2차 상 가치 전면

재개정은 결과적으로, 의계는 여전히 원가에 턱없이 부족한

상 가치점수를 받게 되었고, 한의계, 약사회 등은 더 높은

상 가치점수를 받게 되었다. 같은 의계 내에서도 내과와 같

은 덩치가 큰 진료과는 더 큰 손해를 보게 되었다. 이러한 문

제점을 분석한 박상근 현 병협 회장의 2006년 글을 요약하

면, 첫째 각 행위별 수가를 교과서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필

요한 원가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주어진 재정의 틀에 끼워 맞

추었다. 더구나 그 원가 또한 통제적 가격 결정에 의한 저수

가 상태에서 만들어진 진료비를 근거로 회계 조사를 하여 계

산된 것이다. 둘째는 과별로 제시한 진료비 직접비용 산출을

위한 자료에 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검토가 없었다. 여

기에 심평원이 만든 전환지수를 일괄로 곱하여 보정해버렸

다. 일례로 위내시경에서 학회가 제시한 재료비는 무조건

37%만 인정하고, 인건비는 0.22%만 전환시키는 방식이다.

셋째는 상 가치점수에 의료재료 및 약품비가 모두 포함되

어 있다는 것이다. 재료가 많이 사용되는 시술, 수술 분야는

큰 손해를 보는 구조이며, 일부 재료에 해서는 별도 보상을

한다고 하였지만, 보험재정안정화를 이유로 계속 답보상태이

다. 넷째는 의사 업무량에 한 것이다. 본 전면개정에서는

의사업무량을 업무의 전문성, 난이도 및 정신적 스트레스 등

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소요시간에 의해 추정하였

다. 다섯째 연구과정에 참여한 학회의 문제점이다. 부분이

학교수와 일부 개원의들이 자기 시간을 쪼개어 봉사를 하

는 일이다 보니, 당연히 전문성이 부족하고 충분한 검토가 어

렵다. 심평원의 회계조사나 상세조사 기관의 표성에 맞선

의료계 자체 조사도 없으니 협상과정에서 린 것이 뻔했다.

이는 지금까지도 모든 학회들이 안고 있는 문제이다. 여섯째

기본진료, 입원 및 각과 공통의료행위가 전체 비용의 64%이

므로, 그 외의 36%를 나눠가지려고 2년 반 동안 모든 학회들

이 이전투구를 하고 병협, 의협이 사활을 건 꼴이 되어버렸

다. 일곱째 총 상 가치점수 고정 하에 신상 가치점수를 도

출하였고 위험도 상 가치를 추가하여 결과적으로는 1.8%의

상승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난이도가 높은 생명에 직결되는

부분의 의료행위의 신상 가치점수가 오히려 하향 조정되

어 버렸다.

2. 내년에 도입될 새로운 상대가치점수 체계

이러한 상 가치점수체계의 문제를 극복하고자 2010년부

터 과간 총점이 아닌 5가지 행위유형(검체, 영상, 수술, 처치,

기능)으로 분류하여 보상하는 조정방안을 마련했다. 기본 방

향은 수술, 처치, 기능 검사부문의 상 가치를 인하하고, 검

체, 영상분야의 점수를 인하하는 것으로, 외과, 흉부외과 등

수술, 처치를 주로 하는 진료과목의 수가가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Fig. 1). 하지만 언제나 그러하듯 시

작과 취지는 좋지만, 과정과 결과는 전혀 다른 것이 우리나라

의료행정이다. 이전 상 가치점수에서도 부족했던 위험도

산정은 여러 가지 이유로 더욱 부족하게 반영되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진단내시경은 기능검사유형으로, 치료 내시경

은 수술유형으로, ERCP는 영상유형으로 각각 유형이 분리되

어 정비되었다. 영상분야의 일관 수가인하로 ERCP분야의 수

가도 함께 하락할지, 아니면, 상 적으로 높게 책정되어있던

영상분야의 계산법 덕에 ERCP는 오히려 오를지는 뚜껑을 열

어보기 전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올 하반기에는 알 수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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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 건강보험정책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한정호

100 Korean Society of Gastrointestinal Endoscopy

번호 구분인력

인력명인력수

업무내용분당인건비

코드 시간(분) 업무별 인건비1 시술전 DR 보조의사 1 처치 계획 수립 270

3 8112 시술전 DR 보조의사 1 처치설명 및 동의서 작성 270

10 2,7033 시술전 DR 보조의사 1 처치전 의무기록 검토 270

2 5414 시술전 RN 간호사 1 처치전 의무기록 검토 244

2 4875 시술전 AN 간호조무사 1 처치 장비 , 기구 및 물품 준비 201

5 1,0036 시술전 RN 간호사 1 처치 장비 , 기구 및 물품 준비 244

5 1,2187 시술전 AN 간호조무사 1 업무 연락 201

1 2018 시술전 RN 간호사 1 의료진 준비 244

2 4879 시술전 DR 보조의사 1 의료진 준비 270

2 54110 시술전 RN 간호사 1 처치전 환자 점검 244

3 73111 시술전 RN 간호사 1 처치전 환자 교육(탈의안내 포함) 244

5 1,21812 시술전 RN 간호사 1 전처치투약 244

3 73113 시술중 DR 보조의사 1 처치 보조 270

50 13,51614 시술중 RN 간호사 1 처치 보조 244

50 12,18415 시술후 DR 보조의사 1 처치후 환자상태 관찰 270

2 54116 시술후 DR 보조의사 1 처치후 환자 교육(착의안내 포함) 270

5 1,35217 시술후 RN 간호사 1 처치후 의무기록 및 처방전 작성 244

1 24418 시술후 DR 보조의사 1 처치후 의무기록 및 처방전 작성 270

5 1,35219 시술후 RN 간호사 1 환자이동_처치 ~이동침 244

1 24420 시술후 DR 보조의사 1 환자이동_처치 ~이동침 270

1 27021 시술후 AN 간호조무사 1 처치 장비 , 기구 및 물품 정리 201

10 2,00722 시술후 RN 간호사 1 처치 장비 , 기구 및 물품 정리 244

5 1,21823 시술후 RN 간호사 1 검체 및 적출물 관리 244

5 1,21824 시술후 RN 간호사 1 치료재료, 약품 등 사용내역 입력 244

2 487

Table 1. 위내시경의 인건비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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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호 소화기 건강보험정책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제53회 한소화기내시경학회 세미나 101

Table 2.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수가의 원가보전율, 2006.전망이다.

3. 소화기내시경 상대가치점수의 실제

가장 보편적인 소화기내시경 시술인 위내시경과 가장 위

험도가 높은 시술 중 하나인 내시경 유두괄약근절제술의 상

가치점수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아보

자. 먼저 상 가치점수에 환산지수를 곱하면 한민국 화폐

단위인 원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2015년 환산지수는

76이므로, 상 가치점수에 76을 곱하면, 병의원이 지급받는

의료수가가 된다.

1) 위내시경 상대가치점수

전체 점수는 596점이며 이는 의사업무량 137점, 진료비용

445점, 위험도 13점을 합산한 것이다. 의사업무량은 학회에

서 제시한 323점에 하여 심평원에서 조사한 원가분석 인건

비의 전환지수인 0.31을 곱한 값이다. 즉, 학회들이 제시한

자료는 기본적으로 3배를 부풀려서 인건비를 주장하는 것이

므로 심평원에서는 일괄로 3분의 1만 인정한다는 의미이다.

진료비용 445점은 보조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의 인건비,

내시경의 감가상각, 주사기, 이름을 적는 종이와 사인펜, 산

소, 티슈까지 세세히 입력된 값이며, 여기에도 심평원이 산출

한 인건비 변환지수 0.22, 재료비 변환지수 0.37, 장비비 변

환지수 0.34를 곱하여 최종 상 가치점수가 정해진다. 즉, 내

시경에 사용되는 재료의 원가를 내시경학회에서 조사하여

10만원으로 제출하면, 여기에 0.37을 곱한 값을 수가로 인정

한다는 의미이다. 위험도는 해당 상 가치점수의 1.5%를 일

괄 합산하는 방식이므로, 13점이다. Table 1에서 위내시경의

인건비 상세항목을 예시하여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2) 내시경 유두괄약근 절개술의 상대가치점수

전체 점수는 3,581점이며, 의사업무량 442점, 진료비용

3,010점, 위험도 56점이다. 이 또한 학회에서 제출한 의사

업무량 1,041에 하여 같은 방식으로 계산(31%만 인정)하

여, 442점이 되었으며, 주시술의사 이외의 인건비와 재료

비, 장비비를 합산한 진료비용이 3,010점, 위험도는 56점이다.

ERCP시술에서도 심평원에서 정한 변환지수는 인건비, 재료

비, 장비비에 모두 반영되어, 학회들이 제출한 원가의 22-37%

만 실제 가격으로 인정받는다. 위험도의 경우 위내시경과 유

두괄약근 절제술이 4배 차이가 나는 것도 전체 상 가치점수

의 반영일 뿐 위험도를 실제 반영한 것이 아니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 심평원에서도 인정한 원가보전율

Table 2의 원가보전율은 심평원에서 2006년에 내놓은 자

료이다. 의과는 73.9%, 치과는 61.2%, 한의원 92.7%, 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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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 건강보험정책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한정호

102 Korean Society of Gastrointestinal Endoscopy

Table 3. 의사를 제외한 직종의 인건비

126.6%이다. 여기에 내과는 더욱 낮은 69.3%란 것을 알 수

있다. 치과와 한의원은 계산에 포함되지 않은 비급여 시술과

첩약이 많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의과와 약국을 비교하면 얼

마나 큰 차별이 존재하는지 알 수 있다.

4) 의사의 인건비는 어떻게 책정되었을까?

직종별이나 수련별, 과목별 임금을 기준으로 한 인건비가

아닌 모든 의사의 임금을 하나의 가정된 수치로 계산하였다.

이는 개편되는 상 가치점수에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많

이 배우고 어려운 과목을 택한 의사가 상 적으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의사를 제외한 다른 직종의 임금이

추산한 Table 3을 첨부한다. 간호사, 수간호사조차도 임금을

차등하여 계산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 론

근본적인 것을 바꾸지 않고는 의료수가는 해결될 수가 없

다. 1년 전 세미나에서 필자는 상시적으로 급여여부와 수가

를 결정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의 구조를 민

주적이며 합리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였다. 그

결과가 최근 9년간 식 수가가 동결된 것이었으며, 이제 6%

인상된 것이다. 오늘 살펴본 상 가치점수의 구성 자체의 문

제 그리고 재무 조사한 결과를 변환지수란 납득할 수 없는 셈

법으로 의료계와 병원의 원가를 깎아버리는 계산방식, 행정

적 편의를 위해 의료사고의 위험도는 새로운 상 가치에서

빠져버린 사태를 차근차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첨부한

Table 2, 3 모든 것을 의사협회에서 해결해주겠지 하고 기다

리거나, 안 된다는 패배주의에 빠져서도 안 된다. ‘목 마른 자

가 우물을 파듯’, 연관된 학회들이 힘을 모아, 협상도 해야 하

며, 필요하다면 행정소송도 하여야 근본을 바꿀 수 있다. 어떤

수술이나 진료, 내시경 행위에 하여 인건비는 22%, 재료비

37%, 장비비는 34%만 ‘무조건’ 인정받는 현실. 이건 폭력이

아닐까? 그리고 이에 하여 계속 침묵하고 순응하는 것 또

한 폭력을 묵인하는 것은 아닐까?

앞으로 학회는 조금 더 근본적인 건강보험제도와 수가결

정구조에 한 연구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All fun-

damental things are intellectual.’ 결국에는 지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변화를 끌어내기는 불가능하다. 많은 학회

의 보험위원/이사들이 수년간 고생을 하고 남은 것은 기구와

약의 급여화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기구사와 제약사가

챙겨간다는 말을 한다. 그나마 약값과 기구값이 병원에 손해

를 보는 구조를 바꾼 것이 다행이지만, 이제 더 근본적인 수

가결정제도의 문제점을 연구하여 찾아내야 할 시기이다. 의

학회 산하의 많은 학회들이 연구비를 꼭 임상이나 기초연구

에 국한하지 말고, 적극 의료정책연구, 의료수가와 연관된 연

구에 연구비를 지급하는 것을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내시경 세척이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 비용 비 효

과.’ ‘위암내시경절제술의 보급이 전체 의료비를 어떻게 변화

시켰는지’ 등 많은 정책연구과제를 우리 학회가 선제적으로

만들어나갈 것을 제언해본다.

참고문헌

1. 이규식. 건강보험 시행 30년 재조명. 의료정책포럼. 2007;5:74-80.

2. 박효길. 건강보험 30년과 한의사협회. 의료정책포럼 2007;5:

92109.

3. 행위별 상 가치 개편작업에 한 평가. 제20차 의료정책포럼.

2006.10.

4. 상 가치 전면개정에 한 소고. 한병원협회지 2006;35:11-

14.

5.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 가치점수란, 2014.7.31 (www.hira.or.kr).

6.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 가치점수조회, 2014.7.31 (www.hira.or.kr).

7.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의 현재 구성과 한의사협회의 요구 개

선안. 한의사협회 2014.

8. 한정호. 현 보험급여의 문제점-우리는 충분한 내시경 수가를

받고 있는가? 제51회 한소화기내시경학회 세미나 2014;195-

199.

9. 한정호 올바른 내시경 세척과 소독을 위한 정책적 제안. 한소

화기내시경학회 세미나 2015:353-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