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 dx seoul_온라인용

150
THE TED x Seoul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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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Te dx seoul_온라인용

THE T

ED

x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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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

Page 2: Te dx seoul_온라인용

THE T

ED

xSeoul B

OO

K

Page 3: Te dx seoul_온라인용
Page 4: Te dx seoul_온라인용

THE T

ED

xSeoul B

OO

K

Page 5: Te dx seoul_온라인용

Con

tents

006 TEDxSeoul Intro

008 TEDxSeoul Speaker Map

010 TEDxSeoul in

Numbers and Names

013 김창원 IT 산업의 갈라파고스 한국

017 Bill Dresselhaus 모두를 위한 마술같은 디자인 교육

021 송치복

자성을 부르는 지렛대

025 오연호

모두가 저널리스트가 되는 시대

029 이자람

지금의 것을 지금의 것으로 노래하다

033 정지훈

Social Memory, Social Movement

037 제너럴닥터

좀 더 인간다운 의료를 위해

041 홍동원

독수리 타법을 뛰어 넘어. 손을 배려하는 새로운 한글자판

045 황두진

지금 여기에서 세계로

1st TEDxSeoulideas serving humanity

Page 6: Te dx seoul_온라인용

005

051 강호정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세계적으로 행동하기

055 고건혁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을 위해 갖춰야 할 우리의 자세

059 김경묵

불편한 진실. 우리 모두가 쓰고 있는 불편한 가면

063 김영하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

067 Darcy Parquet 길 모퉁이에서 주은 보석. 한국 영화

071 서명숙

길 위에서 찾은 평화

075 양수인

스스로를 표현하는 도시

079 엄정순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다

083 이성범

현지인의, 현지인을 위한, 현지인에 의한 적정기술

087 황상민

한국인의 심리코드

091 유상준

Do It Yourself. 나도 창작자

094 정진용·민원기

기여하는 재미, 나누는 재미

099 구수환

사랑. 가장 강력한 사회 고발

103 김산하

네가 어떤 동물인지 알라

107 박혜주

노래에서 얻는 즐거움

111 윤여준

한국정치, 욕하지 말고 요구하라

115 윤종수

디지털 세대에게 크리에이티브한 창작자가 되기를 바라는 것

119 전하상

꿈을 살다

123 정혜신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127 하워드찬

사회를 큐레이션하다

131 한재권

다시, 나눔 그리고 함께 살아가기

139 Anwar Dafa Alla 번역은 사랑이다

138 이유진

당신의 목소리를 선물하세요 !

141 장혜영

다크나이트를 지켜줘 !

145 에필로그

2nd TEDxSeoul 3rd TEDxSeoul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繪事後素 회사후소

Page 7: Te dx seoul_온라인용

가치있는 정보가 적절한 사람에게 전달되었을 때 그 정보는 변화를 만들어 냅니다. 뜻이 있는 사

람이 뜻을 기다리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 만남은 변화를 만들어 냅니다. TEDxSeoul은 하나의 생

각과 아이디어가 사람의 태도를 바꾸고, 삶을 바꾸고, 더 나아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믿습니다.

TEDxSeoul은, TED가 “좋은 아이디어를 널리 퍼뜨리자 Ideas Worth Spreading”는 취지 아래 기획한 TEDx 프로그램의 공식적인 라이선스를 통

해 독립적으로 개최되는 지역 이벤트입니다. TED를 통해 공개되는 강연들을 번역하여 한국에 소개하는 한편 오프라인에서의 정기 컨

퍼런스 및 모임을 통해 한국 발 아이디어를 발굴하여 세계에 알리고, 참여하는 사람들 간의 새로운 만남을 통한 아이디어의 확장을 촉진

하기 위해 조직되었습니다. Inspire, Share, Change를 모토로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사람이 모이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이를 통해

사회 속의 크고 작은 변화를 이끄는 네트워크의 장을 지향합니다.

TED는 “Ideas Worth Spreading(퍼뜨릴만한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라는 슬로건 아래 세계의 전

문가와 실천가들이 모여 그들이 가장 열정을 쏟아왔던 것에 대해 발표하고 공유하는 비영리 행사입

니다. TED는 생각이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 하에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연사들을 초청하여 새로운 생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TED는 Technology(기술), Entertainment(오락), Design(디자

인)의 약자를 따 TED로 시작했지만, 강연자의 발표 주제는 이 세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자기만의 아이디

어, 해결책을 발표하며 함께 공유하고 교류합니다. TED는 비상업적, 비정치적, 비종교적 행사를 지향합니다. 현재 TED는 Sapling 재단

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1996년 Chris Anderson이 설립한 이 재단은 세계적 지성 및 대중들과 미래에 대한 비전, 범 지구적 이슈를

토론하며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2001년 11월 TED의 운영을 맡은 이래, 매년 영국 옥스포드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컨퍼

런스를 열어 열정과 영감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What is TEDxSeoul?

What is TED?

TEDxSeoul · TED · TEDx

Page 8: Te dx seoul_온라인용

TED는 ‘TED와 같은’ 경험을 공유하고 가치있는 아이디어를 좀 더 효과적으로 세계에 퍼

뜨리고자, 각 지역에서도 독립적으로 이벤트를 조직하도록 지원하는 ‘TEDx’라는 브랜딩

프로그램을 발족했습니다.

TEDx 는 각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개최하는 행사입니다. ‘x’ 글자를 붙인 것은 TED 컨퍼런스와는 별도로 조직된 이벤트라는 뜻

입니다. TED는 이 행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며, 기준에 의거한 심사를 통해 라이선스License를 부여합니다.

TEDx행사에서는 TED 본 컨퍼런스에서 진행된 TED Talk 비디오를 함께 시청하고 좀더 친밀하고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함과 동시에 현지의 커뮤니티, 기관 및 개인 운영자들의 자체 계획에 따라 다양한 연사들로부터 가치 있는 강연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TEDxLondon, TEDxShanghai, TEDxDubai 등 세계 곳곳에서 독립적으로 소규모 TED가 열리고 있으며,

2009년 3월 이래 2011년 6월 현재까지 전세계에 1,500여회의 이벤트가 개최되었습니다.

TEDx was created in the spirit of TED’s mission, “ideas worth spreading.” The program is designed

to give communities, organizations and individuals the opportunity to stimulate dialogue through

TED-like experiences at the local level.

At TEDx events, a screening of TEDTalks videos -- or a combination of live presenters and

TEDTalks videos -- sparks deep conversation and connections. TEDx events are fully planned and

coordinated independently, on a community-by-community basis.

TED is a nonprofit devoted to Ideas Worth Spreading. It started out (in 1984) as a conference

bringing together people from three worlds: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Since then its

scope has become ever broader. Along with two annual conferences -- the TED Conference in

Long Beach and Palm Springs each spring, and the TEDGlobal conference in Edinburgh UK each

summer -- TED includes the award-winning TEDTalks video site, the Open Translation Project

and TED Conversations, the inspiring TED Fellows and TEDx programs, and the annual TED Prize.

What is TEDx?

007

Page 9: Te dx seoul_온라인용

의료계 Triangle

홍대 인근 상주

올레

디자이너 triangle

싫어요

적절한 기술

Open Project

사회적 활동가

불편한 건 장애가 아니야

CEO

Do

it Yo

urse

lf

뉴요커

건축

노래해볼까요

대단

한 퍼

포머

소속사 사장과 가수

테마는 한국 triangle

같은 재료를 썼다구

수단(Sudan)

I Love TED!

영화 좋아

영화 감독과 출연자

입법과 사법

예술가가 되자 같은 근무지

인간의 마음

감독님 triangle

사회고발

기자출신

영장류김산하

이성범

정지훈

서명숙

윤여준

정혜신

오연호

황상민

유상준

강호정

한재권

김영하

양수인

제너럴닥터

정진용

민원기

Bill Dresselhous

홍동원

박혜주

황두진

김창원이자람

Howard Chan

엄정순

전하상

이은결

고건혁

Darcy Paquet

구수환

Anwar Dafa-Alla이유진

윤종수

장혜영

김경묵

자바 긴팔원숭이 (일러스트)

제너럴닥터

김영하

양수인

박혜주

전하상 고건혁

정지훈이성범

유상준

정진용

홍동원

Bill Dresselhous

Howard Chan 민원기

소속사 사장과 가수

의료계 triangle

CEO

불편한 건 장애가 아니야

사회적 활동가

Open Project

노래해볼까요

같은 재료를 썼다구

뉴요커

홍대 인근 상주

적절한 기술

영장류

싫어요

디자이너 triangle

Do it Yourself

엄정순

김산하

자바 긴팔원숭이

TEDxSeoul Speaker Map

Page 10: Te dx seoul_온라인용

의료계 Triangle

홍대 인근 상주

올레

디자이너 triangle

싫어요

적절한 기술

Open Project

사회적 활동가

불편한 건 장애가 아니야

CEO

Do

it Yo

urse

lf

뉴요커

건축

노래해볼까요

대단

한 퍼

포머

소속사 사장과 가수

테마는 한국 triangle

같은 재료를 썼다구

수단(Sudan)

I Love TED!

영화 좋아

영화 감독과 출연자

입법과 사법

예술가가 되자 같은 근무지

인간의 마음

감독님 triangle

사회고발

기자출신

영장류김산하

이성범

정지훈

서명숙

윤여준

정혜신

오연호

황상민

유상준

강호정

한재권

김영하

양수인

제너럴닥터

정진용

민원기

Bill Dresselhous

홍동원

박혜주

황두진

김창원이자람

Howard Chan

엄정순

전하상

이은결

고건혁

Darcy Paquet

구수환

Anwar Dafa-Alla이유진

윤종수

장혜영

김경묵

자바 긴팔원숭이 (일러스트)

황두진

이자람

윤여준

윤종수

이유진

한재권

김창원

강호정

오연호황상민

서명숙

정혜신

Anwar Dafa-Alla

예술가가 되자

인간의 마음

올레

기자출신

같은 근무지

영화 좋아

사회고발

감독님triangle

수단(Sudan)

I Love TED!입법과 사법

영화 감독과 출연자

테마는 한국triangle

건축

Darcy Paquet

구수환장혜영

김경묵

009

Page 11: Te dx seoul_온라인용

TEDxSeoul in Numbers and Names

TEDxSeoul *3 TEDxSeoul Salon *2 TEDxSeoul Tribe meet-ups *7

TEDxSeoul 350*3

TEDxSeoul Salon 70*2

TEDxSeoul Tribe meet-ups 50*7

Events

Participants

Followers(2012.5.9)

Sponsors

Speakers Organizers

Twitter

1. 홍익인간 IDEAS Serving Humanity / Nov 2009

D’strict, 9FM, 현대백화점 U-PLEX2. 음식의 마음 Food&Soul / March 2010

metabrain, CO-UP, 친친, 제너럴닥터3.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What we need now / July 2010

SK Telecom, Art Center Nabi, Unitasbrand,Daum Foundation, NHN, 현대백화점 U-PLEX4. 회사후소繪事後素 | Beauty Should Be Built upon Humanness / November 2010

NHN, 현대백화점 U-PLEX

Facebook

1,540

22,721

34 22

4,936

Page 12: Te dx seoul_온라인용

김창원 빌 드레셀하우스 송치복 오연호

이자람 정지훈 김승범·정혜진

홍동원 황두진

1stideasservinghumanity

Act

Page 13: Te dx seoul_온라인용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한없이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 백범 김구

처음으로 개최된 TEDxSeoul 행사의 태그 라인은 ‘Ideas Serving Humanity’

즉, 인간을 위한 아이디어로 홍익인간의 정신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홍익인간

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뜻으로, 지금은 클리셰가 되어버린, 우리 정체

성의 정수인 동시에 세계적인 보편성을 가지는 정신이기도 하다. 2009년 가을

의 끝자락, 서울에서 열리는 TEDxSeoul은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

들이 모여 영감을 바이러스처럼 퍼뜨리는 전율의 한 마당이다. 내가 행복하고

남이 행복한, 그래서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할 아이디어를 나누는 자리다.

2009

“Ideas serving humanity”

Event1st

Page 14: Te dx seoul_온라인용

013

김창원은 블로거이자 컨퍼런스 기획자다. 한국의 웹 업계와 웹 서비스

를 세계에 소개하고 해외 진출을 돕는다. 이를 위해 그는 웹 2.0 아시아

라는 블로그 및, CNN등 해외 미디어와의 인터뷰 및 기고를 통해 “한국

웹 전도사”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2008년에는 대규모 IT 컨퍼런스

‘오픈웹 아시아’를 서울에서 개최, 해외 진출이 어려운 한국의 웹 업체

들에게 글로벌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TNC라는

벤처회사의 공동대표를 거쳐, 현재 구글 본사에서 41개국 언어로 서비

스되고, 하루에 페이지뷰만 수억을 기록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블로그

서비스인 블로거닷컴의 총괄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한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재미있는 웹 서비스를 만들던 나

라였다. 그런데 요새는 도통 한국발(發) 혁신이 보이질 않는다. 벤처 정

신도 별로 없고 오히려 닫혀 있다. 한국은 유무선 인터넷 분야에서 세

계에서 고립된 나라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는 오명을 쓸 위기에 처해

있다. 어디에서 실마리를 풀어야 할까?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희망의

단초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시도들을 북돋아

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Chang W. KIM Blogger & Conference Organizer

“첫 이벤트를 준비하던 시기, 언

제부터 회의에 간간히 참여해서

다른 이벤트 경험도 들려주고, 적

극적인 의견도 내놓고, 무려 피

자도 사주셨다. 오거나이저 범위

가 정해지지 않았을때라 새 멤버

구나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연사!

나만 몰랐던건가? 리허설을 수

도 없이 하시는걸 보면서 그 ‘콩’

이야기에 사람들이 빵 터질줄은

몰랐다. 정말.”

곽인호 TEDxSeoul Organizer

Before TEDxSeoul

Photo Vit HON

G

Page 15: Te dx seoul_온라인용

• 동북아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를 꼽아 보자면 한국, 중국, 일본. 이들 중에서는 말할 것도 없이 한국이 가장 작은 나라

죠. 경제 규모로 보자면 꼭 작은 것만은 아닙니다. GDP 수출 규모는 중국의 1/3이고 일본의 반을 조금 넘습니다. 국토 면

적을 보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만일 중국이 수박, 일본은 딸기라면 한국은? 콩알만합니다. 반으로 쪼개는 것도 잊

으면 안됩니다. 분단국가잖아요. 국토 면적 70%가 살 수 없는 산악지대라 했으니 우리들은 그 땅콩 반쪽의 1/3만 쓰는 셈

이죠. 놀랍게도 이 작은 곳에 무려 4천 8백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세계에

서 가장 붐비고, 바쁘고, 열성적인 나라입니다. 상식적으로 작은 나라라

는 것은 별로 좋은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광대역 인터넷이 들어오면서

작은 나라가 역설적으로 장점으로 작용하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 통계에 이미 한국인 94%가 광대역의 혜택을 누렸습

니다. 무선인터넷도 접속률이 너무나 좋아서 무선망에서 빠져 나올 수가 없을 정도죠. 제가 전화 회사에서 일할 당시 실

드 룸Shield Room이라는 냉장고처럼 생긴 방이 있었는데 무선 신호를 끊어버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한국이란 나라가 이

정도였습니다.

한국인들은 굉장히 동질성이 높습니다. 월드컵이나 사회 이슈 등 관심사도 비슷합니다. 예를 들면 엑스파일, 영화 <엑스

파일> 말고. 몇 년 전 한국 연예계의 이면에 감춰진 모습이 인터넷에서 유출된 것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엑스파일이 유출

24시간 만에 전국민의 반이 그 내용을 조회했다고 하더군요. 입소문이 얼마나 강력한지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정부의

창업을 돕기 위한 정책도 마련됐고, 서울에선 테헤란밸리란 것도 생겨났죠. 여기에서 재미있는 혁신들이 탄생했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한국에서는 90년대 말 이미 다이얼패드라는 회사를 통해 헤드셋을

사다가 컴퓨터로 전화를 걸었는데 스카이프보다 무려 4년이나 앞섰습니다.

최근 미국 IT업계의 최고 화두는 가상 소비재와 가상 경제인데 한국의 90년

대 말에 다 있었던 겁니다. 싸이월드는 페이스북을 5년 앞서고 네이버 지식인

은 위키피디아 전체보다 10배 많은 항목을, 야후 앤서Yahoo Answers보다 3년 앞서 있습니다. 소위 “프로게이머리그”, 세계 온

라인 게임 리그도 탄생한 나라입니다. 이스포츠E-Sports가 이제 축구나 야구와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한

국은 이미 많은 통계에서 세계를 리드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사용률을 보면 10대의 99.9%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2009년 2월 동안 인터넷에 평균 1600분을 사용했는데, 하루 평균 56분입니다. 통계의 표본은 전국민입니다. 여러분 할

머니까지 포함되어 있어요. 정말 대단한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온라인 게임 사이트 방문자수는 1100만을 헤아리는

데, 월 평균 13번 사이트를 방문하며 매 방문마다 3시간을 소비했음을 뜻합니다.

작은 나라?

세계 최초

IT 산업의 갈라파고스 한국

@Chang1 facebook.com/Chang.w.Kim www.planetchang.com

Talk Summary

Page 16: Te dx seoul_온라인용

| 김 창

| 구글

프로덕트

매니저

015

하지만 지금 혁신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첫째, 우물에

갇혀있습니다. 인터넷 포털들은 검색 결과를 밖으로 연결시키기보다 대부분의 트래픽을 자기 포털 내부 컨텐츠

로 돌려 버립니다. 우물에 갇힌 단일 문화적 속성은 브라우저에서 잘 드러납니다. 인터넷 트렌드의 한 지표를 살

펴보면 한국인 98.5%가 MS 익스플로러를 씁니다. 한국 IT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맥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습니다. 신용카드 결제가 익스플로러로만 되니 온라인 쇼핑도 안됩니다. 모바일도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가격제가 진짜 필요한 것은 없습니다. 제한 없이 싸게 쓸 수 있는 데이터 요금제는 뒤늦게 나왔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정부의 통제. 한국에서는 실명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외국인들에겐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국제적으

로 간소한 가입절차가 대세인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정부가 언제라도 신원 확인이 가능한 것도 꺼림직

합니다. 사람들이 한국 서비스를 버리고 해외로 빠져나갑니다. 사이버 망명인 셈이죠. 한 사이버 비평가가 한국

정부에 비판적인 글들을 쓰자 한국 검찰청이 신원을 파악해 구속해 버렸죠. 족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원인은 사

람들에게도 책임이 있죠. 무분별한 불법 다운로드가 심각합니다. 2009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 인터넷 사용자의

무려 47%가 연간 영화 55편을 불법다운 받았습니다.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공공서비스, 소셜 네트워크, 미니홈

피는 20% 줄었습니다. 좋다곤 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 희망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최근 오픈 소스와 오픈 인터넷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아이폰과 트위터가 점

차 활성화 되면, 한국도 국제적인 서비스가 어떤 건지 최소한 그 맛이라도 볼 계기가 될 것입니다. 도시를 한번

상상해 봅시다. 4천만이 사는 엄청나게 큰 ‘익스플로러시’입니다. 그 안엔 “파이어폭스”구도, “크롬”구도 있겠죠.

중요한 건 모두 그 도시에 사는 주민이란 점입니다. 소수일지라도 이들을 위해 도로는 놔줘야 합니다. 전기도, 수

도도 놔줘야 합니다. 앞으로 그렇게 되겠죠? 온라인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이런 현상이 근본적으로 틀

렸다고 생각합니다. 불법 다운로드는 점차 줄어들고 합법적인 디지털 컨텐츠 소비

는 증가세에 있습니다. 좋은 징조입니다. 이런 모든 희망의 징후 가운데서도 가장 중

요한 것은 바로 젊은 창업가들입니다. 태어난 첫날부터 국제화를 경험해 온 세대입니다. 용감한 영혼을 가지고

모든 악습과 비상식에 대항할 줄 압니다. 현상의 부조리에 맞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탄생시킵니다. 이를 통

해 많은 부도 창출합니다. 이들이 한국 인터넷의 진정한 희망의 징조라고 믿습니다. 사회는 이런 젊은 기업가들

에게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사람들 없이는 한국 인터넷을 다시 살려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작은 바로 이들에게 달려있습니다. 이들 없이는 한국 웹의 미래도 없기 때문입니다. ▒

역행 통계

⇨ G o t o T E D x S e o u l• ••

희망 징후

Page 17: Te dx seoul_온라인용

TEDxSeoul의 1회 행사 준비 과정에 참여했던 적극적

인 김창원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아쉽게도 미국에 있

는 그를 직접 만날 방법은 없었지만 꼼꼼하게 작성한 답변

을 보니 변화하는 웹 환경에 대한 날선 감각과 열정의 크

기는 더 깊어진 듯 하다. 특히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빨

리 스마트폰이 보급된 나라가 되면서 구글, 트위터, 페이

스북 등 다양한 글로벌 서비스를 접하게 된 현상에 주목했

다. “그 변화들이 그나마 ‘한국 인터넷의 갈라파고스 현상’

을 어느 정도 막는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비쳤다. 현재 그

는 구글 본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블로그 서비스인 블로거닷컴의 총괄 프로

젝트 매니저로 일한다. 41개국 언어로 서비스 되고, 하루에 페이지뷰만 수억을

기록하다 보니 각 나라별 고려해야 하는 상황도 다양하다. 그가 주목한다는 신

규 웹 서비스에 대한 답변을 보면 웹의 변화에 대한 그의 분석력이 보다 날카로

워졌다는 것을 알겠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차세대 리더로 지목한 패스Path,

‘도시’를 의미있게 이용하게 해주는 포스퀘어Foursquare, 이런 서비스가 태어날 수

있도록 창업을 인큐베이팅하는 Y콤비네이터Y Combinator가 그 주인공이다. “적은

수의 의미 있는 인맥과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서비스로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 “도시화는 21세기의 중요한 트렌드 중 하나, 사람들이 도시를

좀더 재미있고 의미 있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 것이다”,

“얼마 전 페이스북, 징가 등에 투자했던 러시아 벤처투자기업인 DST가 Y콤비네

이터에 속한 모든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가 각 서비스를 선정한 이유

다. 모두가 궁금해 하는 웹의 미래를 그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가장 큰 키워

드가 소셜, 모바일, 로컬인데 모바일은 다른 두 개 키워드를 포함하는 개념입니

다. 사용자가 늘 휴대해서 위치기반 서비스와 부합하고, 가장 개인적인 기기라

는 점에서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킹에 가장 적합하니까요.” ▒

기태은 TEDxSeoul Editor

After TEDxSeoul

“이제 모든 웹서비스는 모바일을 염두에 두어야 하며, 모바일은 앞으로 휴대폰뿐만 아니라 태블릿, 자동차 등 다양한 환경을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Photo Vit HON

G

Page 18: Te dx seoul_온라인용

017

“홍대 앞 커피 숍에 앉아 빌에게

발표를 제안했을 때 느꼈던 짜릿

함이 아직도 신선하다. 직접 질문

을 던지고,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

보고, 주도적으로 답을 찾아가도

록 ‘유도’하는 스승의 모습이 그

의 눈 속에서 형형하게 빛났기 때

문이다. 우리 안에 잠자고 있던

디자이너의 창조적 본능을 일깨

워 주는….”

류한석 TEDxSeoul Organizer

빌 드레셀하우스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의 초빙 교수이자 경영

혁신 컨설팅 펌인 드레셀하우스 그룹의 CEO이다. 그는 애플에서 프로

덕트 디자인 매니저로 재직하며 디자인 혁신의 선도 그룹의 일원으로

일했다. 매킨도시의 전신이 되는 컴퓨터를 만든 애플 리사 컴퓨터의 초

기 혁신가이기도 했던 그는, 인포커스 시스템의 디자인 매니저로 일할

당시 회사 초기 3개 모델의 프로젝터를 시장에서 연달아 히트시켰다.

학교 수업과 별도로 수많은 워크샵과 컨퍼런스에서 디자인 개념을 탑

재한 사고과 프로세스를 주제로 이야기 한 바 있다. 그의 청중은 학습

장애가 있는 학생에서부터 직장인들까지 폭넓은 대상을 아우른다. “저

는 디자인이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을 곳으로 만들기 위해 반드시 장려

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디자인은 인간의 필요와 능

력과 활동의 차원을 아우르는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본성이기 때문

입니다. 최근 디자인적 사고의 조류 한가운데에는 참여와 민주라는 키

워드가 있습니다. 디자인의 혁명은 나이를 가리지 않습니다. 모두가 디

자인을 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디자인을 가르치는 사람들이 이러

한 흐름을 잘 받쳐 주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Before TEDxSeoul

Photo Dahee JUN

G

Bill DRESSELHAUS Professor of Product Design &

Mechanical Engineering at Hongik University,

CEO of Dresselhaus Group, Inc.

Page 19: Te dx seoul_온라인용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저를 매료시킨 한가지 생각을 여러분들께 알려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디자인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잠재되어 있는 디자인에 대한 본능은

언제라도 표출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이 디자인적 사고와 프로세스에 대해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디자인을 통해

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저를 아주 들뜨게 합니다. 제가 이러한 과정에 마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

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정의와 연관이 있습니다. 저는 수많은 창의력 디자인 워크숍을 진행해 왔는데요, 그 결과는 항상 마

술과도 같았습니다. 언제나 유쾌하고, 놀라웠으며, 짜릿했습니다. 참가자 중 대부분은 디자인 교육을 받은 적이 전혀 없

거나 디자인과 무관한 이들이었습니다.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참가했습니다. 워

크숍에 참여한 사람들은 실물 모형을 만들게 됩니다. 이들은 세 단계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먼저 이들은 연구 과정

을 거친 다음 모형을 만들게 됩니다.

가장 특별했던 워크숍은 오레곤 주 포틀랜드에 위치한 토마스 엘바 에디슨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습장애 학생들을 대

상으로 한 워크숍이었습니다. 모두 특수 학급에 속해있었고 ADD, 난독증, 독서 장애 등과 같은 여러 학습장애를 갖고 있

었습니다. 이 학급 선생님의 초청으로 저희는 이 학급을 위한 1일 방문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실제로는

수업 시간표 상의 문제로 이틀에 걸친 워크숍이 되었습니다. 게이츠 담당 선생님은 첫째 날 오후 세션

후 저에게 말했습니다. “내일 오전 세션에 대해서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우리 아이들은 시간 약속

을 잘 못 지킬 겁니다.” 그래도 전 어쨌건 아침 8시에 도착했습니다. 제가 문을 열고 교실에 들어서자 한 명의 학생도 빠지

지 않고 이미 모두 교실에 모여있었습니다. 모두들 어제 주어진 과제에 이미 한참 열중해 있는 상태였습니다. 게이츠 선

생님이 저에게 와서 말했습니다. “정말 믿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일이 있었던 적이 한번도 없었거든요. 한 명도 빼먹지

않고 수업 시작 30분전에 도착했어요.” 교실은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학생들로 시끌벅적거렸고 다음 코칭 세션을 하기

위해 학생들을 진정시키느라 애를 먹을 지경이었습니다.

• 우리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필요를 찾아내어 이 필요를 실물로 디자인하고 만들어

내도록 가르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 디자인 교육을 받은 적이 없거나,

디자인과 무관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실 제가 초반부에 말씀드린 것처럼, 디자인 교육에 이 단순한 세가지 프로세스

를 적용하는 것은 마술과도 같은 일입니다. 첫번째 프로세스는 인간의 진정한 필요를 찾아내고 진정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주고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실제 해결책을 낼 수 있도록 필요한 도구와 재료,

본성

디자인 교육

마술

모두를 위한 마술같은 디자인 교육 @Designovator

Talk Summary

Page 20: Te dx seoul_온라인용

019| 빌

드레셀하우스

|

홍익대

디자인학부

교수, 드

레셀하우스

그룹

CEO

그리고 적절한 코칭을 제공해 줍니다. 마지막 세번째 과정은 자신들이 만들어 낸 창조적인 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한국의 한 대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이틀짜리 워크숍을 한 적이 있었습

니다. 한 여성 참가자는 기업 재무와 관련된 부서에서 일하는 회계사

였는데요. 디자인을 해본 경험도 없고, 디자인을 배워본 적도 없기 때문에 정말로 오기 싫었다고 합니다. 워크숍

이 끝난 후 이 여성 참가자는 이번 워크숍이 말 그대로 그녀의 인생을 바꿔 놓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참가자

중에는 또한 정식 디자인 교육을 받은 산업 디자이너 분도 있었습니다. 이 분은 디자인 과정 중 많은 부분을 이미

이전에 배워서 알고 있었지만 흥미롭게도 스스로 사람들의 필요나, 고충을 찾으려고 시도해 본적이 한번도 없었

다고 했습니다. 무엇을 하고 무엇을 디자인해야 할지 항상 지시에 따랐다고 합니다. 스스로 사람들의 필요를 찾

아 나서고, 자신의 아이디어에 주인 의식을 가지게 해주었던 이번 워크숍은 심지어 그와 같은 사람에게도 굉장

한 경험이었던 것입니다.

•• 저는 학교에서 25~26명의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제품

디자인 기초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디자인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학생들입니다. 전공은 심리학, 교육학, 경영학, 경제학, 조각 등 다양합니다. 제가 맡은 일은 한 학

기라는 짧은 기간 동안 이들에게 디자인적 사고와 프로세스에 관한 개론을 강의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이

석사 학위 과정을 더 훌륭히 수행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아직도 진행 중인데, 아마 이번 주

말에도 학생들은 하고 있을 겁니다. 이 프로젝트는 학교 주변의 공사장이나 시설 유지 보수와 관련된 곳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목표는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인터뷰하여 이들의 일을 좀 더 편하게 해주거나 개선

시킬 수 있는 도구 또는 프로세스를 찾아내는 것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정말 놀랄만한 결과를 가지고 돌아왔습니

다. 저는 종종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정말 디자인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우리가 다른 사람의 필요에 귀 기

울이는 디자인 교육을 할 수 있다면, 저는 디자인이 앞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예를 들면, 이

학생들은 현재 메시지와 이벤트를 통해 청소 아주머니들에 대한 학생들의 의식도롤 높이려는 의식개선 프로그

램을 디자인 중입니다. 이 모든 과정과 결과물은 디자인이 내포하고 있는 엄청난 잠재력과 기회 및 능력을 의미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필요에 실제적으로 응답하는 것, 이것이 디자인입니다. ▒

디자인 워크숍

본질적 정의

⇨ G o t o T E D x S e o u l• ••

Page 21: Te dx seoul_온라인용

마징가 제트를 닮은 프로토타입의 오브제, 기타 세부 설계

도면, 한쪽 면에 빼곡히 붙어있는 포스트잇. 빌 드레셀하

우스의 연구실은 호기심을 자아내는 물건들로 가득했다.

“기타를 새롭게 발명하는 즉, 완벽하게 리디자인하는 것

이 다음 프로젝트예요. 스마트 일렉트로닉 기타를 만드는

거죠. 이 클래식한 일렉트로닉 기타를 한번 보세요. 1959

년에 디자인된 건데 아직 그 누구도 그때의 기타 보디 디

자인을 바꾸지 못했죠. 저는 그래서 학생들과 보디가 아닌

다른 부분 예를 들면 픽업이나 넥, 튜너 등 새로운 기타를 디자인하는 프로젝트

를 진행 중입니다.” 올해 6월이 되면 쓰는 사람이 직접 만들거나 맞춤 제작 형

태 등 다양한 형태의 결과물이 나오겠지만 본질은 음악을 사람들에게 전달하

는 방법을 재해석하는 것. 가슴 떨리게 설렌다는 고백은 그 때문이다.

사실 기타 프로젝트는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 “사람의 필요를

읽어내는 것이 디자인”이라던 철학을 그대로 드러낸다. 같은 관점에서 세계적

추세가 된 DIY 디자인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들려줬다. MIT에서 ‘미래는

DIY 매뉴팩처링이 일반적이 될 것이다’라고 예측한 것이 이미 현실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작년 여름 미국 포틀랜드에서 개최된 DIY 디자인 컨퍼런스에 참

석했었어요. 거기서 <MAKE> 매거진의 발행인이 개최한 ‘Maker Faire’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첫 행사에서 8만 명이 모였다고 하더군요. 미국에는 DIY

자동차 메이커도 있어요”. 그런 미래를 만들 수 있는 학생을 가르치는 일은 그

래서 나날이 더 즐겁다. 무엇보다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고 인간 중심의 디자

인을 함께 고민하는 리서치와 디자인도 잊지 않는다. 이제는 로스쿨 학생들을

대상으로 디자인과 이노베이션에 대한 강의도 하고 있다고. “디자인의 본질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새로운 틀과 상품을 만드는 것”이라던 그. 사람들의 디자

인 본능을 일깨우기 위해 행복하고도 바쁜 매일을 보내고 있었다. ▒

기태은 TEDxSeoul Editor

After TEDxSeoul

“아마추어와 스튜디오에서 녹음 연주하는 세션 기타리스트를 타깃으로 완전하게 새로운 디자인의 기타를 학생들과 만드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Photo Dahee JUN

G

Page 22: Te dx seoul_온라인용

021

송치복은 카피라이터다. 제일기획, TBWA, 웰콤, 코래드, 청와대, 디

자인하우스 등에서 일했다.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 학력 때문인지 그

의 광고는 남다른 접근법과 관점이 돋보인다. 핵심은 ‘본질에 집중하

는 것’. 상품의 본질, 소비자의 본질, 상황의 본질 등 광고를 만들 때 그

의 고민이 시작되는 지점이 바로 ‘본질’이다. 그의 이런 태도가 빛을 발

한 것은 대부분 2등을 위한 광고였다. ‘지하 150m 암반천연수로 만든

맥주’(하이트맥주), ‘OK! SK!’(SK),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현대카

드),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삼성자동차) 그리고, ‘국민이 대통령입니

다’(2002년 대선캠페인) 등이 그것이다. “변화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면 존재에는 모순이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앵글을

바꾸어야 한다. 앵글을 이리저리 바꾸다 보면 존재의 다른 점들이 눈에

들어오고 그 존재를 보다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 그 존재는 나

에게 물들고 스며들어 나와 자성을 띠게 된다.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

들을 움직이려면 자성을 띠지 않으면 안 된다. 자성에서 새로운 텍스트

가 나온다. 존재 자체를 다른 앵글로 바라보려는 태도, 자성을 갖겠다

는 태도, 그것이 크리에이티브의 전부다.”

Chibok SONG Copywriter

Photo Chaehun LIM

“홍대 정문 앞 지나치기 쉬운 곳

에 있던 작은 수제비집. 섭외를

위해 만난 송치복 선생님은 낯

을 가리신다고 하셨지만 날카로

운 눈매와 부드러운 웃음을 함께

가지고 계셨습니다. 대화의 시작

은 ‘시’, 1회 행사에서 들려주셨던

<그리움>이었습니다. 대상 그대

로를 바라보다 보면 그 본질과 진

실에 가까워질 수 있는 자성을 띄

게 된다는 것. 유명 카피라이터라

고만 생각하던 나의 프레임은 잊

어버렸지요.”

이아람 TEDxSeoul Organizer

Before TEDxSeoul

Page 23: Te dx seoul_온라인용

The law of universal magnetism. 물리학에 만유인력의 법칙이 있다면, 제 생각에 커뮤니케이션에는 ‘만유자력의 법칙’

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그리움>이라는 제목의 시 한편을 읽어드리겠습니다. “처음에 그는 하나의 철 없는 쇳조각에

지나지 않았다. / 그녀를 만난 후 하루, 이틀, 사흘, 그는 자석이 되었다. (중략) 지구가 돌아도 그

는, 세상이 돌아도 그는 / 오직 한곳만을 가리키게 되었다. / 그녀가 있는 바로 그 곳을.” 여기에

‘잠재적 자석’이라고 적혀 있는 쇠조각은 또 다른 측면에서의 사람을 나타냅니다. 지구는 하나의 커다란 자석이라고 합니

다. 마찬가지로 그 지구의 흙으로 만들어진 인간도 하나의 자석입니다. 그런데 이 존재는, 사람은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

다. 그 매력은 존재의 어디에서부터 나올까요? 제 생각은 스타일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존재가 자기 자신을 표현하

는, 표출하는 방식 또는 외형”이죠. 여기에 있는 이 쇳조각의 변화를 주목해서 봐 주십시오. 모든 존재는 사람을 물들이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매력에 일정기간 노출되면 사람은 변합니다. 어떤 존재의 매력에 노출되면, 자성을 띄게 되고

주위의 어떤 반대나 상황이 와도 그 존재만을 가리키게 됩니다. 이것이 사랑입니다.

두번째, 진리 또는 진실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새로운 진실을 발견하는 과정에 대해서 갈릴레이 갈릴레오는 자기

인생을 걸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건 관점을 바꾸는 것이다”. 빨간 별과 초록 별이 있다고 합시다. 우리가 관점을 초록

별에 두면 초록별을 중심으로 빨간 별이 돕니다. 이것이 ‘천동설’입니다. 그런데 관점을 바꿔 빨간 별

에 두면 빨간 별을 중심으로 초록별이 돕니다. 이것이 ‘지동설’입니다. 다음 단계는, 새롭게 찾은 그

세계를 믿어야 하는 것입니다. 믿으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고, 보이면 아름다워집니다. 이것이 하나

의 진실인데요. 인간 사회의 진실은 결국 가설에 믿음을 더한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 사회의 진실은 여럿일 수 있습니다.

17세기에 갈릴레이에게 진실은 지동설이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진실은 천동설이었지요. 그래서 ‘인간 사회의 진

리는 하나가 아니고 둘이다’, 라는 생각이 크리에이션에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다음으로 사람들과 진실의 관계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인터넷이 발전하기 전, 사람

들을 통치하는 방식은 정보의 격차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모임을 바람에 휘날리는 모

래더미로 봤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렇게 하면 큰일납니다. 이 모래더미를 확대해 봤더니 이

렇게 각자가 자유와 주체성을 가지고 있는 각 개체, 잠재적인 자석들의 모임이었습니다. • 그러면 이 잠재적 자석들의

모임에 진리가, 새로운 진실이 나타나면 어떻게 바뀔까요? 아까 사랑에 대해서 말씀 드린 것처럼 이렇게 물이 들고, 그

다음에 이 진실을 가리키게 됩니다. 주위에서 ‘너 왜 그러니?’ 그래도 이 진실을 가리키게 됩니다.

만유 자력

나침반

자성을 부르는지렛대

관점

@chiboksong

Talk Summary

Page 24: Te dx seoul_온라인용

023| 송

치 복

|

카피라이터

지렛대의 진실은, 지금까지 말씀 드린 사람과 진실의 관계를 커뮤니케이션이나 마케팅에 적용하기 위해서 하나

의 시스템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2등과 3등, 혹은 꼴찌가 시장을 바꾸겠다, 일등이 되겠다, 라고 생각을 할 때는

일등이 주장하고 있는 진리 그리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그 진리에 도전

해야 됩니다. 만약에 모든 사람들이 거부할 수 없는 강력한 진실을 지렛대로 2등이

나 3등이 새로운 진실을 만든다면 그리고 효과적으로 전파한다면 그 브랜드나 그

사람이 1등이 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하이트 맥주입니다. 그 당시 우리나

라 맥주 소비자의 80%는 OB맥주가 주장하는 다음의 진실을 믿었습니다. 첫번째 ‘맥주는 감성적인 제품이다.’,

두번째 ‘맥주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공법이다’. 만년 2위를 하던 하이트 맥주는 이 시장을 뒤집기 위해서 새로운

진실을 찾습니다. ‘웰빙(당시에는 그린 마케팅)’이라는 지렛대 진실로 새로운 진실을 만듭니다. 그것은 ‘맥주는

이성적인 제품이다. 맥주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물이다.’였습니다. 카피는 “지하 150m 암반천연수로 만든 하이

트 맥주. 왜 물은 가려 마시면서 맥주는 가려 마시지 않습니까?”였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습니까? 1등이 되

었습니다.

•• SK의 경우는 ‘고객만족’이라는 지렛대 진실로 “얼마나 고객을 만족시키는 회사냐?”라는 새로운 진실을

만들었습니다. 카피는 ‘고객이 OK할 때까지, OK SK’. 당시 그룹 순위 7위였던 회사가 넘버 3안에 들게 되었습

니다. 다음은 현대 카드입니다. 당시 시장 1위는 LG카드였습니다. 현대는 어떻게 하면 이 시장에 안착할 것인

가 고민하다 생각해낸 지렛대 진실이 주 5일 근무였습니다. 현대카드의 새로운 진실은, ‘지금까지 카드는 놀고

먹는 사람들을 위한 카드였다.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카드가 필요하다, 여행에 도움을 줘야 된다’. 그래서 나온

것이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였습니다. 결과는, 자동차 회사였음에도 불구하고 2등이 되었습니다. 다음은

2002년 대선입니다. 당시 추석 전후로 기호 1번의 지지율은 50%가 넘었습니다. ‘대통령은 대통령감이 되는 사

람이 되어야 한다’라는 진실을 이기기 위해서 내세운 지렛대의 진실은 ‘대한민국 헌법 1조’

였습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래

서 2번이 내세운 새로운 진실은, ‘정말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국민을 대통령 자리에 앉

히고, 봉사할 수 있겠는가?’였습니다. 나온 카피가, ‘국민이 대통령입니다’, ‘두 번 생각하면 노무현이 보입니다’,

‘노무현의 눈물 한 방울이,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결과는 제16대 대통령, 그리고 지난 봄에 우리 곁을 떠나셨습

니다. ▒

지렛대

진실

⇨ G o t o T E D x S e o u l• ••

Page 25: Te dx seoul_온라인용

“18분이란 제한. 그게 가장 어려웠어요. 기존의 레퍼토리

로는 할 수 없었지.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라’라고 하더

라고. 제가 가장 많이 드러난 강의였어요.” 송치복과의 대

화는 가벼움과 진지함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것 같았지만 철학자같은 카피라이터와의 선문답이 계속

될수록 송치복이란 강력한 자성은 북촌의 작은 사무실에

모인 일행을 서서히 끌어당겼다. 불현듯 의문이 든 건 자

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제 1회 TEDxSeoul 행사에

서 만난 낯선 청중의 자성을 그는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송치복의 답은 담백했

다. “그냥 순순히 받아들이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있는 청중이었어요. 청

중이 강한 자성이 있다면 그건 강한 이데올로기, 성향, 또는 기대감 등을 갖고 있

다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연사의 이야기가 잘 물들지 못하는 거죠.“ 강한 자성

이 없는 그리하여, 다른 진실, 새로운 진실에 공감할 준비가 되어 있는 청중을

TEDxSeoul에서 만난 기억이 그에게는 선명한 듯 했다.

그래서일까? 송치복은 행사 때마다 다시 볼 수 있는 연사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아, 그리고 애정어린 제안도 잊지 않았다. “한국은 아직 이데올로기 속성의 틀

에서 벗어나지 못했어요. TEDxSeoul은 그 틀을 벗어났으면 해요. 예를 들면 어

떤 회는 연령 제한을 20대로만 하는 거죠. 한 명마다 멘토가 될 수 있는 사람이

함께 해 강연을 준비하는 겁니다.” 그는 “북촌에 개인 사무소를 가지고 있고, 책

<성공의 축지법>을 쓰고, 한가롭게 지내고 있는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라고 소

개해 달라고 당부했다. 근황을 묻는 질문에 “아주 행복하다”던 송치복은 2011

년 트위터에 ‘수행’이라는 단어를 적었다. 그의 설명처럼 “도 닦듯이 살겠다”는

새해 결심은 삶에 대한 송치복의 겸손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진실 그 자체가 되

겠다는 조용한 외침을 그는 이미 TEDxSeoul 강연에서 보여줬다. 송치복을 한

번이라도 만나고, 대화한 사람이라면 그의 자성에 강력하게 끌릴 수 밖에 없는

그런 사람이다. ▒ 기태은 TEDxSeoul Editor

After TEDxSeoul

“TEDxSeoul의 청중은 공감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냥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받아들일 마음이 있는 청중인거지.”

Photo Chaehun LIM

Page 26: Te dx seoul_온라인용

025

2000년 2월 22일 2시 22분, 세계 최초의 인터넷신문다운 신문 <오마이

뉴스>가 세상에 선보였다. 상근기자 4명과 뉴스게릴라 7백 여명으로

시작한 새 언론 만들기는 거대 언론 권력에 대한 도전장과도 같았다. 오

연호는 1964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국문과를 졸업, 미국

리젠트 대학에서 언론학 석사학위,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박

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부터 월간 <말>에서 심층취재 전문기자로 활

동해온 그는 2000년 2월 ‘모든 시민은 기자다’를 모토로 <오마이뉴스>

를 창간, 시민 참여 저널리즘을 선도해왔다. 6만여 명의 시민기자가 참

여하고 있는 <오마이뉴스>는 세계 언론계에 주목을 받았고, 그는 하버

드와 스탠퍼드 대학, 세계경제포럼, 세계신문협회의 초청을 받아 연설

했다. 200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경영대학원 와튼 스쿨이 주는

경영혁신상을 수상, 2007년 미국 미주리 대학교 저널리즘 스쿨이 뛰어

난 언론인에게 주는 ‘미주리 메달’을 받았다. 저서로는 <식민지의 아들

에게>, <더 이상 우리를 슬프게 하지 말라>, <우리 현대사의 숨은 그림

찾기>, <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그리고,

조국 교수와의 공동 저서 <진보집권플랜>도 펴냈다.

Yeonho OH CEO of OhMyNews

“<오마이뉴스>는 지난 10년 동안

변화와 굴곡 많은 한국 사회의 한

가운데서 새로운 미디어를 실험

하고 새로운 아젠다를 이끌어냈

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

토로 매체의 권위가 아닌 소식의

질로 평가받는 풍토를 만들겠다

는 그의 열정은 현실 변화로 이어

졌다. 실험과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가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일까,

듣고 싶었다.”

박성태 TEDxSeoul Ex-organizer

Before TEDxSeoul

Photo Woosung KW

ON

Page 27: Te dx seoul_온라인용

제가 83학번인데 국문과를 ‘굶는 과’라고 그랬죠. 돈을 벌거나 권력 잡을 가능성도 없고. 저는 소설가의 꿈을 꾸었습니다.

김유정의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 동네 이야기랑 비슷하다. 나도 소설을 써서 동네의 한(恨)과 정(情)을 얘기해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대학을 왔는데 단 석달 만에 확인했습니다. 흐물흐물 신명 나지 않는 거예요.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시대의

요구가 불일치했던 겁니다. 1983년. 전두환 대통령 군부독재가 우리 사회를 암

울하게 하던 때죠. 언론 자유가 없었습니다. 처참한 현실들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던 것이죠. 그런 상황에 저는 소설 즉, 허구적 이야기를 통해서 뭔가를 보이

려고 했던 겁니다. 언제부터인가 ‘소설을 쓰자’ 대신 ‘기사를 쓰자. 있는 사실 그대로를 쓰자.’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체

가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뭔가 사실 그대로 썼는데, 그게 유인물이, 대자보가 되었습니다. 대학교 4학년 때 쓴 글로 감

옥에 갔습니다. 1년 동안 감옥 생활을 한 후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소설가의 길을 갈까, 기자의 길을 갈까. 언론 자유가 없

는 가운데 있는 그대로를 쓰는 것이 지금 요구하는 거란 결론으로 밖에 나가면 어느 언론사로 갈까 가만히 떠올려봤더니

감옥 갔다 온 사람을 받아 줄 수 있는 언론사는 거의 없었어요. 유일한 언론사가 <말>. 창간자들이 감옥에 갔다 온 사람들

이기 때문이었죠. 출소 후 바로 찾아갔고 응시 1주일 후 합격했죠. 가난해서 기사를 어떻게 쓰는지도 가르쳐 주지 않았어

요. 월급 적은 것도, 매체에 대해 사람들이 모르는 것도 아쉽지 않았는데 비주류라는 이유로 좋은 기사가 널리 알려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언론사의 크기, 주류나 비주류냐에 상관없이 오직 그 기사의 질로만 평가하는 시스템을 만들

순 없을까 생각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말>지라는 비주류 매체에서 체험했던 것이 굉장히 큰 창조적 에너지가 되었

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만약 다른 매체에 있었다면 그런 생각을 못했을 겁니다. 혹시 여러분 지금 자기가 일하는 곳

이 전체 판에서 비주류라고 생각하시나요? 감사하게 생각 하십시오. 전체 판을 커다란 문제의식을 가지고 지켜볼 수 있

는 그 힘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슬로건을 배양했지만 활자 매체에서는 불가능하더군요. 인터넷이 시작했을 때 이 공간이

다 생각했어요. 저는 천성적으로 테크놀로지, 인터넷하고 친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나의 꿈,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직 기

사의 질로. 초등학생, 교수, 시장통의 아주머니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한 번 만들어

보자.’ 시간과 공간을 무한대로 보장해준 인터넷 공간만이 가능했습니다. 꿈의 실현을 위해

서 익숙하지 않은 것도 해야 된다는 생각에 <오마이뉴스>를 인터넷 버전으로 만들었고 다행히 약 6만 여명의 시민기자가

함께 해서 오늘날까지 왔습니다. 늘 전진하진 않았습니다. 2005년경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를 받고 <오마이뉴스

재팬>에 공동 투자한 것도, 영문판도 여의치 않았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배웠습니다. <오마이뉴스>가 사회에 기여하는

기자의 길

시민 기자

모두가 저널리스트가 되는 시대 @ohyeonho

www.ohmynews.com

Talk Summary

Page 28: Te dx seoul_온라인용

027| 오

연 호

|

오마이뉴스

CEO 겸 대표기자

것이 성공뿐 아니라 실패를 보이는 것도 기여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매개자의 숙명’이란 컨셉이 있

습니다. 모든 미디어는 매개자이지 현실 그 자체가 아니라는 거죠. 미디어는 현실을 간접적으로 반영합니다. 아

무리 KBS TV가 생생한 생방송을 하더라도 100% 현실을 잡을 순 없는 거죠. 매개자의 숙명 때문에 모든 선발주

자는 포털사이트건, 시민참여 저널리즘이건, 블로그건 두가지의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하나는 매력을 전파하는

것입니다. ‘그 사이트 정말 이 점이 좋구나. 오마이뉴스 6만명 시민기자가 참여한단 말이야? 나도 참여해야지’

이런 매력을 전파할 수 있는 거죠. 한편 ‘제대로 된 수익 모델이 있습니까?’ 등 한계를 노출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기회의 창이 열립니다. 다른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는 틈새가 열리는 거죠. 그래서 ‘프레시안’도 ‘데일리안’도 나

올 수 있고 또 여러분이 새로운 꿈을 꾸며 그 공간에 진출하려고 노력하지 않겠습니까?

•• 저는 매체만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민 참여

흐름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공간 어디에서 누구라

도 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저의 기쁨입니다. 여러분이 도전하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길 바랍니다. 제가 이루지 못

한 꿈을 함께 이루길 바랍니다. 최고의 미디어 혁명은 기존 미디어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미디어란

이런 것이다, 이런 모습도 있다’라는 것을 직접 만들어 보여주는 겁니다. <오마이뉴스>라는 대안 미디어 하나 가

지고는 안 되는 거죠. 여러분 모두 다 매체 창간자의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블로그나 까페 있지 않습니까? 저

는 그런 언론을 ‘실핏줄 언론’이라고 이름 짓고 싶습니다. 개인 블로그, 팀 블로그, 지역 신문, 온오프라인에서 실

핏줄 언론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그 힘이 모인다면 기존 기관 못지 않은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관건은 어떻게

연대하는가. 끊임없이 그 방안을 고민합니다. <오마이뉴스>도 시민 기자들이 많이 참여하지만 블로그와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연대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블로그는 여러분 스스로가 편집장이지 않습니까? <오마이뉴스>는 여

러분들이 참여하면 편집하고, 상근 기자의 것과 모아서 배열하는 것으로 연대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지금

실핏줄 언론들이 인터넷 공간에 여러 형태로 많이 나와 있는데 어떤 공간이 가장 이 연대의 틀을 잘 제공해주느냐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서 해주느냐 아니면 올블로그나 블로그코리아 같은 메타 블로그에서, 아니면 <오

마이뉴스> 같은 데서 해주느냐 구글이나 다른 공간에서 해줄 것인가 상관없이 실핏줄 언론들의 참여는 이미 준비

되었다고 봅니다. 앞으로 어떻게 그 연대의 틀을 만들어서 이 실핏줄 언론의 힘을 더 힘차게 만들 것인가? 이것이

풀어가야 할 고민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여러분 스스로 미디어가 되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이 연대의 틀을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더 견고하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저도 여러분들과 늘 함께 하겠습니다. ▒

⇨ G o t o T E D x S e o u l• ••

실핏줄 언론

Page 29: Te dx seoul_온라인용

<오마이 뉴스>는 정치 사회 관련 온라인 뉴스 매체다. 메시

지 강하다는 인상을 갖고 있다. 오연호 대표는 <오마이 뉴

스>가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매체가 되기 위해 컨

텐츠의 폭을 넓힐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문화, 경제,

해외 관련 뉴스가 강화될 것이고, 연예 관련 사이트도 올

해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그리고 글로벌 매체로의 변화도

추진하고 있다. <오마이 뉴스>는 이미 일본판과 영문판의

쓰라린 실패를 경험했지만, 오대표는 그래도 밖으로 나가

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을 우리도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사실 우리가 먼저 시작한 비슷한 서비스도 있다. 꾸준히

두드리면 우리도 한반도의 테두리를 벗어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는 장하준

교수를 예로 든다. 외국에서 일하고 영어로 책을 쓰는 한국 사람의 수가 점점 늘

것이고, 이런 방식은 미디어 환경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또

다른 고민은 남북한 관계에서 <오마이 뉴스>의 역할이다. 현재 디지털 디바이

스의 보급 상황은 남북간의 격차는 상당한데, 통일을 대비해 그는 <오마이 뉴

스>가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하고 있다.

TEDxSeoul에서 발표를 한 2년전 오연호 대표는 수세적으로 살고 있었다고 말

한다. 지금은 공세적으로 살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공동 저서 <진보

집권플랜>을 통해 던진 조국 교수의 강력하고 매력적인 메시지가 사회적 반향

을 일으키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사람을 찾고 있었다는 그의 말

속에서 매력적인 진보주의자를 통해서 새로운 희망을 나누고, 진보주의자에

대한 기존의 시선을 바꾸고자하는 그의 꿈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자신의 꿈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진보주의자가 새로운 시대를 다시 준비할만큼 잘나고 매

력적이고 멋진 사람들이라고, 정치적 경쟁자들마저 느꼈으면 한다고. 그리고

TEDxSeoul과도 자그마한 협력을 통해서라도 그 꿈을 나누고 싶다는 말을 전

한다. ▒ 박성태 TEDxSeoul Ex-organizer

After TEDxSeoul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 자신에 대한 시선, 남북간의 관계, 문화, 경제, 국제, 연예까지 포함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Photo Woosung KW

ON

Page 30: Te dx seoul_온라인용

029

어렸을 때 ‘예솔이’란 이름으로 춘향가를 완창했던 전통국악인 이자람.

서울대와 동대학원에서 국악을 공부했으나 그의 판소리는 전통이란

틀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 오늘에도 살아서 펄떡이는 것이 되고자 한다.

주요 공연작인 <사천가>는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에서 영감을 얻

은 것으로 오늘날의 세태와 말씨를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사천가>에

는 촛불집회 이야기도 나오고 소믈리에도 등장한다. 그는 진정한 판소

리꾼으로 남고 싶어 한다. 동시대의 아픔을 담아내고 그 시대 사람들을

위로하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그런 소리꾼으로. 이자람의 관심은 ‘지속

가능한 딴따라질’ 즉, ‘동시대 사람과의 소통하는 예술’이다. 그래서인

지 그는 전통 소리꾼이기도 하지만, <아마도이자람밴드>라는 정체 불

명의 5인조 밴드를 이끌고 있기도 하다. “과거 판소리가 당시 사람들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었던 것처럼 오늘의 판소리도 신명나는 이야기

판으로 ‘여기’, ‘지금’에 살아 숨 쉬어야 할 것이다. 나는 판소리가 가진

스토리텔링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노래나 공연예술은 인간과 인간이

만나 다 같이 아픈 지점들이 만났을 때 위로가 된다. 판소리는 위로의

음악과 공연 그리고 시선이자 이야기이다.”

Jaram LEE Performer of Traditional Korean Music

Photo Dahee JUN

G

“이자람씨는 사실 고수만을 두고

공연을 진행할 계획은 아니었다.

베이스 기타와 같은 다른 악기들

이 처음엔 같이 무대에 올라갈 뻔

했었고, 그에 대해 이자람씨는 굉

장히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었

다. 그녀가 첫 번째 리허설에서

우리에게 던졌던 한 마디 한 마디

는 말 그대로 충격적이었다. 그녀

가 말했던 퓨전에 대한 생각, 내

가 느꼈던 그 놀라움을 여러분들

도 느낄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

배성환 TEDxSeoul Organizer

Before TEDxSeoul

Page 31: Te dx seoul_온라인용

저는 노래하는 사람입니다. 노래로 이야기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무대 위에서 노래로 이야기하는 사람입니다.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요, 내가 살고 있다는 것이고, 내가 살면서 느낀 세상, 느낀, 혹은 바라본 세상을 가지고, 그 시선으로, 그 마음

으로, 누군가와 소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대 위에서 이야기를 한다는 것 그것은, 내 이야기에 최대한 거짓이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음, 저는 밴드도 하고 판소리도 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판

소리에 관한 얘기만 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거의 모든 사람들이 판소리는 전통이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만약에 판소리가 장르가 아니라 무엇이라면, 한참

고민을 해 봤는데, • 판소리는 무엇으로도 분류할 수 없는 굉장히 독립적인 장르더군요. 음악이자, 이야기이자, 그 이

야기를 풀어내는 서사자의 연극이자, 그리고, 또 몸짓입니다. 음악도 미술도 건축도, 그리고

그 어떤 것도 전통 안에 꽉 갇히지 않습니다. 그런데 판소리는 너무 오랜 시간 전통 안에 갇

혀 있었습니다. 전통 판소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판소리 자체가 전통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

습니다. 판소리는 우리나라 왕조 시대에 재주 있는 소리꾼들이 그 놀라운 테크닉을 가지고, 자기의 옆집 이야기, 자기가

당한 이야기, 자기가 들었던 이야기에 자기의 의견을 섞어서, 그 이야기를 열심히 하던 한 판 놀음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광대가 그 이야기를 잘하고 나면, 그 옆의 광대가 살을 붙여서 더 많이 발전시키고, 그렇게 몇 백명의 소리꾼들이 지금의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적벽가, 그리고, 뭐가 남았죠? 수궁가를 만들어서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입니다. 헌데요, 이렇게

자유롭게 뼈에다 살을 붙이던 이 판소리가요. 어느 순간 그 변화를 금지 당했어요. 좋은 말로 하자면, 문화재법으로 보호

되었습니다. 판소리꾼과 판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문화재법이 생겼고, 그 안에서 판소리는 더 이상 변화할 필요도 다

른 소리꾼보다 더 나을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저 지정된 그 춘향가, 지정된 그 적벽가만 잘 전수받아서, 그 전수 안에서 일

인자가 되면, 웬만한 권력을 누리고 살 수 있으니까요. 이것은 소리꾼들의 자유로운 즉흥성과 창작력의 발목을 잡아버린

일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러한 어르신들에게 소리를 배우고 자란 세대입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을 살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전공해서 가장 자신이 있는 이 판소리로 무대 위에서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스물여덟에 고민을 했습니다. 여태까지 해오던 고민인데 좀 구체적으로 했어요. “왜 내

가 살기가 힘들까?”, “나는 어려서부터 나름 당당하게 착하게, 떳떳하게 살아왔는데,

왜 이 세상은 내게 아직도 이렇게 어렵고 무궁무진하게 암흑만 천지일까”라는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나

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나와 같은 가슴을 가진, 고민을 가진 여러 아티스트들을 만나서, 우리의 이야기를 만

사천의 선인

판소리

지금의 것을 지금의 것으로 노래하다

이야기

@jjjjjam

Talk Summary

Page 32: Te dx seoul_온라인용

031| 이

자 람

|

국악인

들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저는 독일의 희곡 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만났습니다. 저는 그

이전까지 브레히트가 어떤 사람인지도 몰랐고, 그의 서사극이 얼마나 연극사에서 중요한지도 몰랐습니다. 그

저, 그 사람의 희곡에 있는 인물, 셴테라는 인물이 지금의 나와 대입했을 때 여전히 유효하게 “이 세상을 착하게

살기가 왜 이렇게 힘든가?”라는 질문을 계속하게 해 주었거든요. 그래서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라는 작품을

2007년에 처음 만들었습니다. 전석 매진이었어요. 재미가 있거든요. 그리고 2008년에는 다시 앵콜 공연, 업그레

이드 공연이 되었습니다. 모자란 부분을 정리했고, 컨셉에 맞게 많은 것들을 활용했어요. 그 다음에 2010년 9월

에 장기 공연을 했습니다. 역시, 전석 매진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질문들을 받았습니다. 네가 하고 있는 것은 퓨전 판소리다. 아닌가? 너는 왜

퓨전 음악에 대해서 비난을 하느냐. 그래서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의 중심은 판소리이며, 내가 다시 써 내

고자 했던 것도, 21세기를 살고 있는 판소리일 뿐이다. 지금 이 세상은 옛날의 명창들이 전혀 모르던 삼바 리듬

이 있구요. 잼배라는 악기가 있구요, 베이스라는 악기가 있구요. 그리고 언어에는 또 인터넷 언어라는 것도 있었

지요. 저는 그저 지금을 살면서 내게 익숙한 것들을 녹여냈을 뿐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음, 저는 공연자인데, 말을

길게 하면 좀 진지해져요. 그래서 일단, 그렇다면 네가 만든 그 사천가가 대체 뭔데? 라고 하실 때, 그것이 굉장한

것이 아니라 그저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 우리네 이야기들이 녹아있다는 것

을 보여드리기 위해, 한 대목 하겠습니다. ••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중의 한 장면인데요. 착하게 살고자 하

는 뚱녀 순덕이가 분식집을 차리자마자 온갖 식객들이 밥 달라고, 돈 달라고 떼지어 오는 장면 중에 하나입니다.

저는 굉장한 의무감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너바나를 듣고 자란 세대예요. 내가 좋아하는 수 많은 외국의 아

티스트들만큼이나 진짜 매력 있고 멋진 일들을 하는 나의 영웅인 판소리 아티스트도 있는 것이죠. 그리고 참 매

력이 있으니까, 내가 배웠으니까, 내가 다른 것보다 이걸 좀 더 잘 하니까 나의 이야기를 판소

리로 하고자 하는 것 뿐입니다. 저는 앞으로 21세기에 태어날만한 판소리를 계속 쓸 거예요. 죽

을 때까지요. 그리고 아마 한 세기가 지나면 제가 만든 판소리들도 전통이란 이름으로 그리고

한 변화의 큰 축으로 어딘가에 점 찍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요. 노래를 만들든, 판소리를

만들든, 출발점은 무조건 진실과 진심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무슨 이야기를, 내가 무슨 의미를 가지고 이것을 하

든지 저를 버티게 하는 것은 오직 그것 하나입니다. ▒

진심

⇨ G o t o T E D x S e o u l• ••

사천가

Page 33: Te dx seoul_온라인용

“어, 여기 요기티도 팔아요?”, “여기서는 어떤 공연을 하는

거예요?” 곱게 한복을 입고 청중을 사로잡던 이자람의 무

대 밖 모습은 무척이나 친근했다. “뉴욕에 다녀왔어요. 영

어 자막으로 <사천가> 공연을 했어요. 낯설었을텐데 다들

이해하고 좋아하시더라구요.” 공연 이야기인가 했더니 예

상치 못했던 단어가 그녀에게서 나왔다. “뉴욕 모마에 갔

었어요. 3층에서 어떤 건축물 모형과 나중에 다 완공되었

을 때 모습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처음 모형을 만

들 때 나중에 그런 큰 건물이 될 거라고 과연 기대했을까? 제 꿈을 떠올리면서

오랜만에 의욕이 불끈 불끈 하더라구요.” TEDxSeoul 무대에서도 같은 자극을

받았다던 이자람은 참여 이후 변화를 묻자 소녀처럼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가

장 큰 변화는 트위터를 시작했어요. 정보가 유용해요. 전시 정보나 공연 유튜브

영상 등을 트위터를 통해 얻죠. 지인들이나 홍대 인디밴드, 황두진 선생님, 뮤지

컬쪽 사람들과 트위터를 하고 있어요.”

최근 그녀는 바쁜 나날을 보냈다. 뮤지컬 <서편제>의 여주인공으로 대중의 주

목을 받았고, 독일 등 해외에서 <사천가>로 공연을 가졌다. <사천가> 이후 4년

만에 새로운 작품도 완성했다. <억척가>, 브레히트의 <억척어멈과 그 자녀들>

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2011년 5월 15일 의정부 예술의 전당 초연과 6월

14과 15일LG 아트센터 공연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전쟁 속 한 어

머니가 피폐해지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그리스 희비극, 세익스피어 등도 읽었

는데요. 결국 찾은 게 이 작품이었어요.” 그녀는 손사래를 치겠지만 듣고 보니

오히려 브레히트는 그녀에게 필연일지도 모르겠다. 현대인을 닮은 인물 군상의

심리를 담은 브레히트 작품은 지금 이 시대의 고민과 이야기를 담는 그녀의 노

래와 어딘지 닮아있기 때문이다. 대중이 목표는 아니라고 했다. 다만 오늘의 이

야기를 담은 이자람표 판소리를 하고 싶다고. ‘착한 아줌마’가 꿈이라던 소박한

소리꾼의 이야기가 그래서 더 궁금하다. ▒ 기태은 TEDxSeoul Editor

After TEDxSeoul

“‘허공에 한마디 트위터 시작’이라고 처음에 남겼는데 신기한 게 김동률, 이적님이 저를 팔로잉하시는 거예요.”

Photo Dahee JUN

G Place RU

FXXX

Page 34: Te dx seoul_온라인용

033

의공학자이자 미래학자.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서울대학교 보건대학

원을 거쳐 미국 남가주대학교에서 의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우

리들병원 생명과학기술연구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관동의대 명지병

원 융합의학과 교수이자 IT융합 연구소장으로서 다양한 학문과의 융

합을 통한 의학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지훈은 그의 블로그

‘하이컨셉&하이터치’로 더 유명한 인물이다. 의료공학을 넘어 마케팅,

조직관리, 경제, 미디어, 과학일반, 건강, 미래까지 그의 관심사는 넓고

깊다. 그는 강연 등의 대외 활동을 통해서도 그의 생각을 널리 퍼뜨리고

있는데 이유는 단 하나다. 생각의 범위를 넓히고 서로 공유하면 더 행

복한 세상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미래를 열어가는 근본적인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올까? 바로 인간에게서 나온다. 새로운 혁신의

시대를 열어가는 근본적인 변화는 이러한 인간 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인프라에 의해 촉진될 것이다. 웹 3.0으로 표현되는 실시간 웹, 소셜 웹

기술은 인간 에너지를 폭발시킬 수 있는 인프라로써 훌륭히 작동하고

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사회가 이미 사용자의 시각에서 훨씬 강

력한 서비스를 요구 받고 있다.”

Jihoon JEONG Future Designer

Photo Song Y . Seo

“그는 지혜의 샘물 같았다. 도대

체 관심 없는 분야가 어디인지 모

를 수준이었다. 지극히 이타적이

고, 하루 두시간 이상은 무슨 일

이 있어도 사색의 글을 쓰며 매일

정진하는 활인검을 가는 사람 같

았다. 그의 이야기를 더 많은 사

람들에게 임팩트있게 전하고 싶

었다. 그의 존재를 세상에 더 알

리고 싶었다.”

송인혁 TEDxSeoul Organizer

Before TEDxSeoul

Page 35: Te dx seoul_온라인용

넥스트 웹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한 것이 소셜 웹은 기존의 페이지가 아닌 사람과 사람이 연

결됨을 의미합니다. 이 사람과 사람의 링크 사이가 사람이 만들어낸 메시지로 채워지게 되는 것이지요. 실제로 무엇인가

새로운 액션을 취하게 되는 것인데 그 액션을 취하는 것을 뇌과학적으로

보면 ‘액션 포텐셜’이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 브레인(뇌), 데이터 웹과

소셜 웹으로 나누고. 지금 현재 웹을 데이터 웹이라고 설명할게요. 캐빈

켈리가 이야기한 것도 일종의 데이터 웹 컨셉입니다. 매칭을 하자면, ‘Excitation Potential’이라는 것은 흥분시키는 자극

이에요. 여러분에게 제가 ‘이런 것 합시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자극이에요. 이게 보통은 사라지게 되는데요. 기억 속에 들

어오는 모든 트위터의 잡담 같은 것은 사라지잖아요. 이게 합이 되면 어느 순간에 임계점을 넘습니다. 그러면 뇌에서는 액

션 포텐셜Action Potential이 생긴다고 했죠? 그래서, 액션 포텐셜로 스파이크가 제공되는 소셜 웹에서는 뭐가 생기지요? 무엇

인가 사회 행동을 하게 되어 있어요.

그 다음 액션 포텐셜이 생기면, 그 비디오에서도 봤지만 어떤 일을 하고 나면 우리 뇌가 변합니다. 구조가 변해요. 행동을

통해서 우리가 경험이 쌓이죠. 경험이 쌓이면 뭐가 만들어지죠? 기억이 생겨요. 뇌에도 기억이 생겼고, 소셜 웹에도 기

억이 생겨요. 데이터 웹은 어땠죠? 데이터 웹은 좀 문제가 있었죠? 왜 문제가 있을까요? 수많은 자극이 들어오면 서버가

다운됩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DDOS 공격으로 우리나라 웹사이트가 다 마비되고 그랬잖아요. 합 현상이

나타날 수가 없습니다. 사람은 다르죠.

소셜 액션에 대해 제가 예로 드는게 트위터 파티입니다. 이 파티에 가신 분들도 여기 오셨고 이 파티 조직하신 분들도 많

이 오셨는데요. 우리나라 인터넷의 창시라고 이야기하는 네오위즈의 허진호 대표님이 파티 좀 해보자 했더니, 수백명이

모였어요. 다들 모이고 싶었던 요구가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제가 그 이벤트를 블로깅했어요. 글을 썼는데 관련되어 찾

으니까 트윗스티발이 있었어요. 캐나다에 있는 아만다라는 친구가 만들

었죠. 하게 된 배경이 돈을 좀 내면 우리 좀 좋은 일 할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한 거였어요. 2009년 1월 한달 만에 200개 도시에서

열렸고 한달 만에 25만불을 모았어요. 이디오피아의 우물파는 일에 썼죠. 그게 조직화 되어 세계적인 움직임이 되었던

것이죠. 제가 그날 이 블로그를 했는데, 그날 저녁 아만다가 저를 팔로잉하더니 DM을 보내왔어요. 한국에서도 그런거 하

느냐라고 한글로 올렸어요. 그런거 해본 적은 없는데 우리도 그런 것 하고 싶은 에너지는 충분히 있는 것 같다고 말했죠.

액션 포텐셜

기억

트윗스티발

Social Memory, Social Movement @hiconcep

facebook.com/hiconcep

Talk Summary

Page 36: Te dx seoul_온라인용

035| 정

지 훈

|

미래

디자이너

그날 저녁에 트위터 포럼했던 친구들이 트윗스티발 서울이라는 것을 만들고, 이런 이벤트를 기획을 했습니다.

•• 실리콘 벤처 캐피탈 DFJ 정회훈 대표님하고 저하고 사적 모임이 있어요. 화두가 ‘한국 문화가 별로 나누는

문화가 아니다’였어요. 실리콘밸리는 구글 플렉스에 모여서 이렇게 서로 나누는 것이 활성화되어 있잖아요. “투

자자하고 아이디어 많이 가진 사람, 회사에 있는 사람들하고 이야기를 해보면 어떻겠니?”, “아, 그거 하면 좋겠

네, 그럼 한번 해 볼까요?” 그래서 제가 이런 것 한번 하면 어떨까요, 하면서 트윗을 날렸어요. 그랬더니 하루에

백 명 넘는 분들이 댓글도 달아주고 미팅을 가지게 된 것이죠. 모임 다음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장소를 대여하

고 한 1~2주일 있다가 13분의 벤처 창업하신 분들이랑 같이 모임을 갖게 되었어요. 어떻게 이런 식으로 일이 일

어났을까요? 그만큼 에너지가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한마디

던졌을 뿐인데 그 인프라에 의해 굴리고, 굴리고, 굴러가지고,

합쳐져 소셜 액션으로 이루어졌고 처음 하고 나니 다음 액션으

로 일어나는 것이죠. 한번 조직해봤잖아요. 이것이 소셜 익스피어리언스고 소셜 메모리죠. 사회적 기업이, 우리

가 이것을 가능하도록 만들어 준 소셜 인프라 스트럭쳐입니다. 실시간으로 짧은 시간 내에 수많은 메시지가 돌

아다니면서 사람들의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느냐? 그전에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을 안썼죠? 인프라에,

관계에, 구조에 대해서만 신경 쓰고 실제 거기에 돌아다니는 에너지가 어떻게 합쳐져 어떤 익스피어리언스로 다

가가는지 별로 생각 안했죠. 인프라가 생기면서, 지금 세상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저그가 무엇인지 아시는 분? 캐빈 켈리가 이야기한 것과 비슷한데요. 이게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 단어로만

나오는 애들이거든요. 뭘까요? 오버 마인드예요. 저그라는 종족의 모든 의지와 모든 것을 커낵션하여 컨트롤하

는 것이지요. 우리의 정신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이런 소셜 커넥션을 통해, 여러

분들이 실시간으로 에너지를 주고 받고 하는 이런 의도들이 전달 되어 하나로 체

화되거나 엮어집니다. 그럼 어떻게 될까요? 늘어나겠죠. 그렇다면 미래를 대비하는 여러분들은 어떻게 해야 되

느냐. 여러분 하나 하나가 중요한 소셜 오브젝트거든요. 사회적 개체들이 휠씬 큰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역량

을 길러야죠. 개방하시고, 많은 사람들과 커낵션하고, 액션을 해야 돼요. 액션을 해서 새로운 소셜 메모리를 만들

어 내고…. TEDxSeoul도 아주 좋은 소셜 메모리를 만들어 내는 이벤트라고 생각하는데 ‘이제 소셜 웹에 의한 에

너지를 통한 사회적 변화가 시작되었다’ 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 G o t o T E D x S e o u l• ••

소셜 메모리

오버 마인드

Page 37: Te dx seoul_온라인용

르네상스인. 정지훈에 대한 인상을 굳이 한 단어로 정의한

다면 아마도 모두가 그렇게 답하지 않을까? 의학을 중심

으로 다채로운 분야를 넘나드는 그의 통찰력은 일반 지식

인과는 사뭇 다르니까. 2011년 그의 행보는 벌써 바쁘다.

3월 12일 TEDxSNU에서 착한 기술 즉 사회적 책임을 생

각한 기술에 대한 강연을 하고, 한국 건강 위원회의 운영위

원직을 맡았다. 명지병원 융합의학과 교수와 IT융합연구

소 소장으로서 ‘혁신의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도 했다. “디

자인으로 시작해 정보학, 공학 등을 공부하는 방식이죠. 목적은 IT, 디자인 등을

접목해 의학을 발전시키는 거예요.” 개방형 세미나, 관계된 각 과들이 모여 브레

인스토밍하기 등 다채로운 시도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퍼뜨리겠다는 포부다.

인상적인 건 그가 자신의 삶에도 실제 혁신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

찌감치 개방형 블로그 ‘하이컨셉, 하이터치’를 오픈했고, TEDxSeoul이 시작되

기 전부터 TED 번역 프로젝트와 리뷰에 참여해왔다는 점은 물론 최근에는 초

등학생 아들과 딸까지 그의 행보에 동참시켰다. “1주일이나 2주에 한번씩 아이

들이 직접 추천할만한 아이패드의 어플 사용법을 동영상 촬영해 유튜브에 올

리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너만 알지 말고 좋은 어플을 남에게 소개하라’고 말했

죠.” 올해 들어 앱 포털이 생기면서 이 영상에 대한 저작권료도 받게 되었다고.

배분도 참 정지훈답다. 3만원 중 1만원은 두 아이가 나눠 갖고, 1만원은 유니세

프에 기부한단다. 나머지 1만원은? 소개글을 담당한 자기 몫이라고.

무엇이 그를 이렇게 열혈 전도사로 만들었는가. 지적인 호기심? 혹은 도전

과 변화에 대한 열정? 정지훈의 답은 의외다. “‘개인의 사회적 책임Personal Social

Responsibility’입니다. 사실 이런 것을 하는 것 자체가 ‘책임’이죠. 이 사회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들이 많을 거예요.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말했구

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앞서 개인의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 기태은 TEDxSeoul Editor

After TEDxSeoul

“행복이 중심 가치가 되는 시대가 된 거예요. TED 같은 소셜 이벤트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건 그 때문이죠.”

Photo Seo Y . Song

Page 38: Te dx seoul_온라인용

037

병원과 카페의 복합공간, 제너럴 닥터의 두 의사 김승범, 정혜진은 ‘일

반의’다. 이곳에서 그들은 4마리 고양이의 주인이자, ‘그리고 밥’ 등 스

페셜 메뉴로 무장한 멋진 카페의 주인장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제너럴

닥터는 이들의 삶의 지향점을 실험하는 터전이다. ‘의료’, ‘인간’, ‘문화’

란 세가지 화두를 이 곳에서 다채롭게 고민했고, 새롭게 풀어냈다. 노

트를 사용해 환자의 이야기를 길고 자세하게 적는다거나, 30분 진료를

위해 예약제를 도입하는 것 같은 새로운 의료 환경 혹은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이 그 결과다. “‘인간적인 진료’의 의미는 모호하지만 저희는 여

기에서 하루 하루를 통해 구체화하고 있어요. 제닥에서 우리만의 의료

관점을 보여주는 거죠. 이곳에서는 지금까지와 다른 의사와 환자의 관

계, 그리고 소통이 실천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저희만의 ‘건강경험디

자인’의 정의를 만들고 그 정의에 입각한 여러 가지를 하는 것이에요.

저희가 따로 정의한 건강경험디자인Health Experience Design은 가장 인간적

인 의료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의료 환경, 의료 도구, 의료 커뮤니케이

션 세가지를 모두 일관되게 재구성하려는 노력이에요.”

Photo Chaehun LIM

Seungbeom KIM &Hyejin JUNG General Doctor

“첫 TEDxSeoul 행사의 리허설에

서 제닥 선생님들은 분명 눈에 띄

는 우등생이었습니다. 굳어진 의

학계에 새로움을 전하고 싶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한 분이라는 점

에서 1회 행사의 첫 번째 연사 자

격을 가지고 있으셨죠. 충분한 연

습이 만든 자연스러운 전개부터

무대 위 시연까지 여러 면에서 돋

보이는 발표였습니다.”

배성환 TEDxSeoul Organizer

Before TEDxSeoul

Page 39: Te dx seoul_온라인용

김: 저희가 이렇게 카페를 하는 것은 그냥 하는 게 아닙니다. 노는 그런 게 아니라 진짜 뭔가, 저희가 꿈꾸는 뭔가가 있기

때문에 하는 건데 잘 등장하진 않지만 아주 일반적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바로 건강경험디자인이라고 하는 영역을

만드는 겁니다. 사실 ‘건강경험디자인’ 그러면 좀 감이 오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 그게 아닙니다. 저희가 말하는 것은 저희

가 정의한 저희만의 뜻이 있어요. 아주 간단한.

정: 매우 간단하고 쉬워 보이네요.

김: 네. 간단하고 쉬워 보이는 문장인데 A4 두 장 되는 분량의 개념을 2년 동안 압축시키고 압축시켜서 만든 것이니까 저

희에게는 간단해 보입니다. 하지만, 좀 더 간단하게 설명 드리면 일단 디자인을 광의로 해석합니다. ‘어떤 것을 새로 구성

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디자인을 정의하고, 그 대상으로 ‘기구’, ‘환경’ 그리고 ‘소통’의 세가지 요소를 삼습니다. 그리고,

뭔가를 재구성하려면 목표가 있어야 되잖아요? 저희 목표는 바로 건강경험디자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가장 인간적인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의료서비스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 정: 저 곰돌이가 뭔가요?

김: 저게 바로 저희 청진기죠. 곰돌이 인형이 아이에게 청진기가 되는 겁니다. 안에 청진기가 숨어있고. 지금 이 소리 자체

가 청진기를 통해 녹음된 소리입니다. 여러분도 들리시죠? 아이의 심장 소리가 녹음된 거죠. 혼자 듣기 아쉬우니까 아이

엄마에게 들려줬는데, 이게 곰돌이 2-1호예요. 2-2호부터는 동시에 다같이 들을 수 있는 구조를 가지

고 있어요. 그래서 아이가 굉장히 좋아했죠. 벌써 한 4년 됐어요.

정: 곰돌이 2-2호가 수고를 많이 해줘서 때도 많이 타고 지금은 약간 꼬질꼬질해졌는데요. 2-2호에 이어서 임무를 물려받

은 새로운 인형 청진기 3호, 곰돌이 3호인가요?

김: 네. 곰돌이 3호인데요. 곰돌이라고 하기에는 귀가 좀 길죠? 전시하는 작가 분들이 만들어 주신 건데 귀를 접을 수는 없

고, 그래서 토끼 1호라고 부르기로 했지요. 오늘 여러분들께 처음 공개하는 겁니다.

정: 저희는 아주 간단하지만 좀 말도 안되게 병원에 대한 인지를 카페에 대한 인지로 완전히 바꾸어 버렸습니다. 카페에

는 정말 아기자기하고 예쁜 소품이 있고, 맛있는 커피가 있고, 그것을 만들어주는 바리스타와 카페를 즐기러 놀러 온 사

람들 그리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만남과 즐거운 놀이, 대화 이런 것들로 새롭게 구성이 됩니다.

김: 어떤 사람이 기존의 병원에 대한 인지 체계 하에 병원 이용을 한다면 당연히 기존 병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통 이외

Talk Summary

건강경험디자인

청진기

좀 더 인간다운 의료를 위해

@generaldoctor @generaldoctor_ j www.generaldoctor.co.kr

Page 40: Te dx seoul_온라인용

039

의 것을 할 수가 없어요. 그죠? 저희는 그걸 바꿔보고자 했습니다. 병원이지만 카페로 인지할 수 밖

에 없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 놓고 그 결과 자연스럽게 새로운 소통을 만들어 내고자 했습니다. 이

게 바로 저희 병원의 모습인데요. 어딜 봐서 병원이라고 볼 수가 있겠어요?

정: 잘 보시면 고양이도 있어요. 저희 병원을 잘 이용하시는 분들은 대기 시간에 카페에서 책도 보고, 고양이랑

놀기도 하고, 심지어 의자에 기대서 자는 분도 있어요.

김: 그런 환경 디자인을 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더 중요한 환경 디자인은 진료실 안에도 숨어 있는데요.

정: 환자가 원하는 ‘만족’이라는 것은 단순한 친절이나 어떤 서비스가 아니라, 나의 정말 불편하고 아픈 부분을 들

어주고 그것을 공감해 주는 의사가 필요해서 병원에 가는 것이거든요. 저희는 그래서 구조를 좀 바꿔봤습니다.

김: 보시다시피 의사 자리가 훨씬 불편하고 환자가 소파에 이렇게 널부러져 있는 상태에서 진료를 하게 되는 건

데요. 그 속에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환자는 자기 이야기를 할 준비를 할 수가 있고 의사도 시키지 않

아도 뒤로 늘어지지 못하고 환자의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는 자세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런 환경 변화를 이용해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열어낼 수가 있게 되는 거죠. 사실 여기서 끝나는 건 아니고 보다 더 중요한 소통을 만들

어 내려고 하는 노력이 있습니다.

•• 김: 환자의 이야기는 이야기일 뿐 메디컬 히스토리라는 것이 기록에 남진 않죠. 그래서 차트에는 여러분들

이 길게 한 이야기는 전혀 남지 않는데요. 그렇게 되면 이야기가 없어지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바라는 건, 이것을

합치는 거예요. 의사와 환자의 하나의 새로운 정보 공유 체계로 만들고자 하는 건데 아주 하

이테크적인 방식이 바로 이겁니다.

정: 저희는 신기술을 이용해서, 일일이 다 받아 적고 있는데요.

김: 무려 5,000개의 환자들의 이야기가 적혀있기 때문에 더 늘어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해요.

정: 도서관을 만들려고 이러는 건 물론 아니에요. 환자들의 이야기를 지금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모으고 있지만

좀 더 효율적으로 기술적으로 모아서 환자에게 인간적인 진료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 시스템을 만

들고자 하는 것이 저희의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입니다. 20년 후에 정말 바라는 것은 저희가 이 자리에 나와서 이

렇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인간적인 진료가 엄청 당연하고 그리고, 저희 같은 의사가 전혀 특별하지도

않고 그리고 저런 공간이 튀지도 않는 인간적인 진료가 당연해지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는 것이 저희 둘의 바

램입니다. ▒ * 2009년 발표 당시 쓰이던 의료디자인(Medical Design)이라는 용어는 최근 건강경험디자인(HXD : Health Experience Design)으로 바뀌었다.

⇨ G o t o T E D x S e o u l• ••

소통

기록

| 김 승

범·정

혜 진

|

일반의, 제

너럴닥터

원장

혹은

카페

주인

Page 41: Te dx seoul_온라인용

2년 만에 만난 제너럴 닥터의 김승범과 정혜진은 그 동안

자신들에게 생긴 변화와 꿈에 대해 신명나게 펼쳐 보였

다. “이제는 아이패드로 진료를 해요. 손글씨로 써진 처방

전을 환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내주죠. 감성을 그대로 전달

하는 방식을 IT 기술로 만든 셈이예요.” 스타일러스로 아

이패드에 진료차트를 쓰면 원래 제닥이 사용하던 종이노

트처럼 손글씨가 적히는 방식. 이메일로 발송된 난생 처

음 받아본 의사의 손글씨 처방전에 감동해 답메일을 보낸

환자부터 트위터 친구가 된 환자까지 IT 기술을 만난 제닥의 ‘인간적인 의료 디

자인’에 공감하는 이들 덕에 오히려 자신들이 더 큰 감동을 받고 있다고 고백했

다. TEDxSeoul 행사 참석 이후 눈에 띄는 변화 역시 자신들의 이야기에 공감

대를 갖는 사람들의 수가 많아졌다는 것이라고. “곰돌이 청진기를 그렇게 공개

한 것도 처음이었구요. 가슴에 청진기를 갖다 댔을 때, 소리를 듣고 청중들이 박

수 치는 모습에 기분이 굉장히 좋았어요. 홍익인간이라는 행사 주제 자체가 저

희의 철학을 담기에 적합했죠”. 그래서일까? 제닥은 매번 행사에 참석하는 열

혈 청중이자, 종종 다른 연사와 만남을 가지고 비밀 프로젝트도 준비할 정도로

TEDxSeoul를 통해 남다른 인연을 키워가고 있다. 현재 제닥은 새로운 틀을 계

획하고 있다. 의료생활협동조합의 형태를 취해 일종의 사회적 기업으로 제닥

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저희 꿈에 공감하는 분들과 조합을 만들어 제닥과

문화적 공감대 있는 분들을 위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통합된 새로운 의료 시

스템, 혹은 조합원이 주인인 우리만의 동네를 만드는 거죠. 그리고 의료복지가

아닌 ‘행복’, ‘인간답게 살 권리’를 만드는 과정을 매뉴얼화해서 일종의 디자인

가이드북처럼 따라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언제라도 전화를 걸어 자신의 주

치의를 만나고, 공감대가 맞는 조합원들과 식사나 문화 강좌를 함께하는 모습

을 상상해보라. 새로운 의료 디자인을 피워낸 제닥의 홀씨가 바람을 타고 비상

하고 있다. ▒ 기태은 TEDxSeoul Editor

After TEDxSeoul

“TEDxSeoul 발표이후 제닥은 공간이 더 커졌죠. 환자도, 강연섭외도 늘었고요. 그리고 이제 큰 프로젝트 두 개를 생각 중입니다.”

Photo Chaehun LIM

Page 42: Te dx seoul_온라인용

041

홍동원은 출판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아트디렉터다. 홍익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하고, 잠시 독일 유학을 다녀와 ‘글씨’

라는 디자인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사무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한글의 자형(字形)을 화두 삼아 자신의 디자인 경력을 쌓아왔다.

주요 작업으로는 조선일보 섹션신문 <굿모닝 디지털>과 <일간스포츠>,

<국민일보>, <한겨레신문>, <행복이 가득한 집> 등 다수의 신문과 잡지

의 디자인을 담당했다. “한글의 조형적 아름다움과 커뮤니케이션 수준

을 높이면 세계적인 문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높다. 요즘 타이포그

라피Typography 작업을 하는 디자이너들 가운데 우리 것을 찾자는 움직임

이 활발하다. 세계 글씨들이 가지고 있는 조형적 단계가 있다. 한글 디

자인도 점점 그렇게 갈 것이다. 글씨가 시각화되고 있다. 뜻을 시각적

으로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또 한글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입력방식의

정확성이다. 한글은 한 가지 기호에 한 가지 발음을 가지고 있다. 존재

하지 않는 소리, 표시되지 않는 것도 기호화할 수 있다. 표음 문자 가운

데서도 최고다. 형상이 혀의 놀림에서 따와서, 시각화하기도 싶다. 한

글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Dongwon HONG Korean Typographer, Book Designer

Photo Chaehun LIM

“홍동원은 말이 많다. 풍채 좋은

옆집 아저씨처럼 수더분한 인상

이지만 목소리는 크고 달변에 얼

굴이 붉어질 때까지 숨도 쉬지 않

는다. 그래도 그의 이야기 속에는

출판 미디어에 대한 예리한 안목

과 애정이 숨어있고 이야기 자체

도 꽤 재미가 있어 지루하지가 않

다. 한국 출판 미디어에 대해 그

보다 더 잘 알고 더 잘 말할 수 있

는 디자이너는 없었다.”

박성태 TEDxSeoul Ex-organizer

Before TEDxSeoul

Page 43: Te dx seoul_온라인용

저는 그러니까 기술자도 아니고, 과학자도 아니고 물론 의사도 아니고, 디자이너입니다. 한글을 가지고 디자인을 하지요.

한글을 가지고 디자인을 하다 보면, 이런 생각을 하죠. 영어는 이렇게 멋있고, 예쁜데, 한글은 왜 이렇게 흉측할까? 그게

다행입니다. 그래서 제가 먹고 살지요. 먹고 살만 하니까 무슨 생각을 하냐 하면, 우리가 말하는 것 말고 또 다른 표현 방법

이 시간이 갈수록 많이 생긴다고 느껴집니다. 첫째로 저희 딸들이 옛날에 저랑 대화 할 때요, 눈

을 마주치고, 입으로 대화를 했었는데요. 요새는 근데 손가락으로는 핸드폰 문자질을 합니다.

저하고 소통법이 전혀 달라요. 저는 2벌식 세대로 컴퓨터로 입력할 때의 2벌식 자판을 가지고

문자질을 하지요. 메신저도 하고, 글도 쓰고 합니다. 59년 전 우리나라는 전쟁을 치루지요. 그리고 거의 폐허가 되었지요.

60년 만에 이만큼 된 거거든요. 굉장히 빨리 성장한 거죠. 그런 성장 속에서 굉장히 우리가 간과한 부분들이 있죠. 첫째가

한글이 산업화되면서, 대량생산되면서, 기계화되면서 우리가 너무 무심하게 기계화되지 않았나라는 부분이에요.

2벌식에 대한 입력 방식은 표로 보시다시피 왼쪽의 새끼손가락부터

오른쪽의 새끼손가락까지 역할이 있죠? 그런데 왜 오른쪽 손가락은

저 15개의 키보드 능력을 갖고 있어야 되는지,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아요. 단 한 가지 이유였습니다. 그 키보드가 자주

쓰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역할이 늘어나 있는 거죠. 생각해 보세요. 자주 쓰는 것들은 굉장히 능력이 개발되죠. 그래서

반복 학습을 시키고 그러는데 저 새끼손가락은 2벌식이나 3벌식이나 아주 한직에 머물러 있으면서 하는 일은 많죠.

딸들이 저하고 얘기하면서 또 하나의 소통 도구를 갖고 살죠. 휴대폰을 잘 때도, 밥 먹을 때도, 화장실 가서도 끼고 삽니

다. 그들이 쓰고 있는 휴대폰의 입력 방식은 두 가지 방식입니다. 천지인 입력 방식과 나랏말 입력 방식. 통계로 보면 천지

인 입력 방식이 70%를, 나랏말 입력 방식은 27~28%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런 것과 상관없이 이들은 아무 핸드폰이

나 덥석덥석 잡아서 입력합니다. 키가 어디있는지 생각도 안하고 말보다 빨리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

하고, 저희 딸도 저와 대화할 때 말을 버벅거리긴 하지만 입력하느라고 입력키를 버벅거리

진 않습니다.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은 컴퓨터 입력방식에서는 전혀 한직이죠. 엄지손가

락 기능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그걸 보면 오른손이나 왼손을 쓰든 선택의 여지가 많은 거

죠. 열 일곱 가지의 기능만 익히고 옮겨 다니거나, 하나는 열 네 가지입니다. 그러니까 천지인 입력방식인데 왼쪽에 있는

천지인 입력 방식은 17가지의 손가락 기능만 하면 되는데 그게 디지털 방식은 0아니면 1이듯이 쟤가 하는 일은 누르거

나 옮기거나 이것 밖에는 없죠.

오른쪽 새끼손가락

천지인

기계화

독수리 타법을 뛰어 넘어.손을 배려하는 새로운 한글자판

facebook.com/hongdongwon

Talk Summary

Page 44: Te dx seoul_온라인용

043| 홍

동 원

|

한글

타이포그래퍼, 책

디자이너

• 제가 하는 일이 이런 겁니다. 어.. 한글을 갖고 먹고 살기 위해서 한글을 박박 뜯지요. 다 뜯어 보면은 결국 저

를 먹여 살리는 교과서를 만드신 양반이 세종대왕이시더군요. 기역과 키읔과 쌍기역, 디귿과 티읕과 쌍디귿, 그

리고 니은은 약간 이상하더라구요. 비읍 피읖 쌍비읍, 지읒 치읓 쌍지읒,

그리고 이게 삼각형이라고 합시다. 근데 지금은 세종대왕이 만든 문자를

제대로 다 쓰고 있지 않아요. 여기서 주황색이 된 것들은 사라집니다. 그

래서 우린 요 문자만 쓰고 있거든요. 50년대에 전쟁을 일으키고 기계화되기 시작하면서 도태된 것이죠. 사실은

기계화되기 위해 사라진 거죠. 영어 타이프라이터 위에 한글이 올라앉기 위해서 선발된 선발 선수들이거든요.

선발 안 된 한글은 우리가 지금 발음도 못 하죠. 생긴 거는 기억은 하고 있죠? 600년 전에 썼던 문자들은 번역이

안 되는 거죠. 표기법이 달라져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요. 그리고 핸드폰은 다시 이것을 체계적으로 선발하게

됩니다. •• 자판 숫자가 열두 개밖에 안 되거든요. 이것을 다시 골라서 재배치를 하게 됩니다. 재배치할 때 저

는 제 맘에 드는 것을 주황색으로 했죠. 나머지 건 필요 없다, 내가 필요한 키보드만 가지고 그걸 재배치하게 됩

니다.

재배치하는 방법 중에서, 저희가 어제 밤까지도 싸웠어요. 결국은 입력 방식을 가장 아웃사이더의 표준인 독수

리타법으로 정하기로 했어요. 왜냐하면 엄지손가락의 노동력과, 검지 그 다음에 이 중지 그러니까 적어도 가장

힘이 있고 기능적으로 내가 가장 능동적으로 쓸 수 있는 세 손가락에 집중적으로 배치를 한 거죠. 첫 번째 이유

가 뭐냐하면, 선택된 키보드 외에 나머지 키보드는 사용자가

선택하도록 하자. 그리고 손가락 모양을 만들어보면 이런, 독

수리발톱 모양이 됩니다. 손가락도 거의 움직일 필요가 없죠.

엄지손가락 움직이는 데 상관없죠? 그러니까 내가 움직이는 손가락과 다른 손가락과의 관계를 보세요. 지금 증

명하듯이 나라마다 약간의 신체적 특징에 따라서 이 세 손가락 외의 나머지 손가락이 움직이는 분이 계십니다.

그러니까 지금의 정보를 저희가 표현하는데 자기 신체의 기능에 맞게 표준화된 기본의 키보드와 자기가 선택할

수 있는 키보드를 스스로 정할 수 있게 한 번 만들어 보자고 제가 제안합니다. 지금 만들고 있는 중인데요. 여기

공식적인 일정 때문에 연구하는 중간에 나온 거고 만일 여러분들도 이런 데 관심이 있다면, 자기 손가락에 맞게

이 키보드 입력 방식을 바꾸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테크놀로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도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 저를 찾아주세요. ▒

세종대왕

독수리 타법

⇨ G o t o T E D x S e o u l• ••

Page 45: Te dx seoul_온라인용

홍대 근처에 자리한 그의 작업실은 화이트 프레임에 전면

유리벽이 유독 인상적인 곳이었다. 입구가 어디인지 찾기

어려울 정도로 쉽게 열리지 않는 아티스트의 아지트. 첫인

상이 그러했다. “제 일 자체가 2~3년씩 걸리는 프로젝트

들이 대다수예요. 클라이언트들도 사전에 관련 내용이 노

출되는 걸 아주 싫어하죠.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그

래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긴 어려워요. 다만 아주 역사적

인 잡지의 전반적인 리뉴얼 작업이라는 정도만 말할게요.”

그는 여전히 책과 매체를 통합적으로 디자인하는 디자이너이자 타이포그래퍼

로서 일하고 있지만 최근 다양한 커뮤니티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데 열정을

쏟고 있기도 하다. “사실 TEDxSeoul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것이 젊은 사람들과

뭘 하고 싶다는 느낌이에요. 하하하. 젊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 하나라도 보

따리를 더 받게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프렛지Prezi가 그래요. 알게 되고 좋

아하게 돼서 프렛지 하는 사람들 모임도 가곤 했어요. 학생들이 제게 하는 행

동이 예뻐 보이고 제가 그들을 배우기 시작했죠. 커뮤니티라는 것이 우리 때는

데모만 했잖아요. 그런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다양한 형태를 최근에야 알게 되

었어요.”

홍동원은 그래서 요즘 네트워킹 커뮤니케이션과 기계 문명에서 휴머니티를 찾

아보고 있다고 했다. 젊은 세대의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다양한 네트워킹의 가

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아이폰이나 프렛지 등 기계 문명의 새로운 산물 속에

서 21세기적 인간의 감성을 읽는다. “작년에는 전북일보를 통해 제안도 했었어

요. 전주를 세계화하기 위해 전주체 개발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는데, 이를 위

해 캘리그래피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세미나 해보자고 했어요.” 지방 디자인

센터와 젊은 디자이너들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도 계획 중이고, 올해 그가 맡은

건축가 고 김수근의 사후 25주년 베를린 전시 스태프에도 과감히 일부 젊은 피

를 수혈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 기태은 TEDxSeoul Editor

After TEDxSeoul

“수퍼스타 K 2에서 ‘허각을 키운 건 이승철이다’라고 말하죠? 우리 때, 나이 먹은 사람들은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Photo Chaehun LIM

Page 46: Te dx seoul_온라인용

045

황두진은 서울대와 예일대에서 현대 건축을 공부했다. 우연한 기회에

한옥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에 참여해 한옥과 관계를 맺고 대표적인 ‘현

대 한옥’ 건축가로 자리 잡고 있다. 열린책들 사옥, 춘원당 등 현대건축

과 동시에 다수의 한옥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가

회헌을 설계하고 이런 경험들을 묶어 <한옥이 돌아왔다>는 책도 썼다.

“우리에게 20세기는 철저한 자기부정을 위한 투쟁의 시기였다. 유교 전

통이 강한 나라가 서구식 근대화를 철두철미하게 했다. 보기 드문 경우

다. 정서적으로 보면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반대로 굉장한 용기가 필요

한 면도 있다. 덕분에 세계 국가의 일원이 된 거니까. 역사와 오늘이 합

하는 경험 부족은 많이 아쉽다. 동시대 한국 사람은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과거 속에 사는 19세기형 인간, 우리 것을 도통 모르는 20세기형

인간, 국악인 이자람 같이 오늘과 과거를 모두 품고 있는 21세기형 인

간이 그것이다. 이런 경향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도 공

통적으로 갖고 있다. 한국이라는 상황의 특수성과 가능성도 주목하고

싶다. 20세기는 역사가 없이도 잘 먹혔지만 이제는 안 된다. 21세기 한

국인은 어떤 사고의 소유자들이어야 할까? 내가 주목하는 지점이다.”

Doojin HWANG Architect

Photo Wook KIM

“황두진은 2002년부터 경복궁 옆

서촌에 산다. 그 후 ‘동네 건축가’

라는 별명을 얻었다. 모두가 세계

로 눈을 돌릴 때 그의 문제의식은

항상 자신과 가장 가까이에 있었

다. 서촌은 서울에 드물게 역사의

숨결과 자연, 문화적 자산이 풍부

한, 살아있는 동네다. 그는 이곳에

서 한 지역의 특수성이 주변으로

확장, 보편성을 획득하는 과정을

주목하고 있다.”

박성태 TEDxSeoul Ex-organizer

Before TEDxSeoul

Page 47: Te dx seoul_온라인용

지금 여기에서 세계로

• 저에게는 별명이 하나 있습니다. 동네건축가입니다. 드리고자 하는 이야기

의 제목도 “내 동네에서 시작하기” 영어로는 “Starting from Where I Am”입니다. 먼저 제가 설계한 두 건물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건축주에게 제안한 도면입니다. 무엇일까요? 기계들이 차 있고, 환기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게 공장 같지

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랫동안 한 가문이 운영중인 한의원입니다. 1847년 문을 열고, 7대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 자

체로 오래된 역사 문화 콘텐츠이고, 한방 역사까지 계산하면 굉장한 시간 축적이 이루어진 곳입니다. 그런 건물을 저렇

게 짓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왜냐? 한방은 천연재료로 몸의 자연치유력을 통해 병을 고치는 철학을 갖고 있기에 약을 만

드는 성스러운 공간을 건물의 전면에 보이고 싶었습니다. 이런 공간에서 중금속이 들어간 오염된 약재를 쓸 수 있을까

요? 투명한 공간을 통해 점차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비방에 의존하는 한방이 현대 사회로 나아가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

습니다. 한방 천연재료처럼 페인트를 쓰지 않고 돌, 나무, 유리를 날 것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원장님은 한 술 더 떠 유니

폼을 바꾸셨습니다. 한방병원이지만 많은 시설이 있습니다. 박물관과 지하 문화공간에서는 전시와 강의도 합니다. 때론

젊은 무용가들이 안무연습도 합니다. 저는 이것을 도시의 창자라 합니다. 얽히고 설킨 내장처럼 복잡한 골목길에 있습니

다. 현대적인 건물이지만 재료, 색상은 주변 건물에서 많은 부분을 빌려와서 동네의 일부가 될 수 있었습니다. 결코 하늘

을 날아다니다 착륙한 것 같은 건물을 짓고 싶지 않았습니다.

•• 두 번째 건물입니다. 저는 건축가 렘 쿨하스, 벤 반 버클 등을 들으며 성장한 세대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국학은 찬밥입니다. 한옥도 마찬가집니다. 저는 한옥을 20세기에 짓는 것은 과거 건축을

모방하는 것이라고 배웠고,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2004년경 한옥을 하자 어떤 이는 현대

건축이 안 되어 저런 일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땐 저도 몰랐습니다. 어느 날 신문에서 이자람씨의 인터뷰를 읽었습니다.

오래되고 낡은 예술 형식의 정통 판소리에 현대 정신을 담고 싶다. 여기 내 선생님이 계시구나, 생각했습니다. 한옥이라

는 오랜 형식에 새 것을 담아보자. 현대인의 주택으로써 한옥! 외관은 전형적인 한옥의 모습, 내부도 금방이라도 조선시

대 선비가 튀어나올 것 같은 방인데, 자세히 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그림은 원계홍 근대화가 작품, 액자에는 이 집 아이

들 사진이 담겨 있습니다. 언뜻 보면 조선시대 분위기지만 서로 다른 시대 다양한 것들이 섞여 있어요. 벽장 안에는 홈 오

토메이션, 홈 시큐리티, 오디오, 비디오 등 시대가 제공하는 첨단 기술이 다 있습니다. 집주인은 랩톱을 들고 여기저기서

인터넷을 합니다. 우리에게 현대란 이런 것입니다. 과거, 현재, 미래 이 모든 것이 섞여 있습니다. 집을 지으면 상량식을

합니다. 블로깅을 즐기는 현대 예술작품 소장가가 자기 집 지을 때 단정하게 무릎 끓고 앉아서 상량문을 직접 쓰고 있습

니다. 이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그런 모습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지요.

한옥

한방 정신

@ttattun

Talk Summary

Page 48: Te dx seoul_온라인용

047| 황

두 진

|

동네건축가, 황

두진건축사사무소

대표

⇨ G o t o T E D x S e o u l• ••

한국이란 나라에서 살고 있지만, 우리의 근현대사는 세 개의 시간으로 구성되어 현재에 공존

합니다. 첫째는 구한국이란 세계입니다. 중국과 일본하고만 교류하고 있을 때의 가치관, 고립주의 정책이 극단

에 이르렀을 19세기말 대원군이 전국 각지에 세운 척화비는 꽤 상징적입니다. 서양의 오랑캐들이 침범할 때 싸

우지 않는 것은 화친이고 나라를 파는 것이란 내용이죠. 로컬밖에 없었어요. 글로벌이란 개념이 없었고, 편입을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그 결과 나라를 뺏겼죠. 전쟁과 식민지, 20세기는 도둑처럼 왔습니다. 어떤 시대였느냐?

두 장의 사진으로 설명하겠습니다. 하나는 제가 고등학교를 다녔던 서울 보문동, 안암동 일대의 한옥 마을입니

다. 정확히 23년 후 다시 사진을 찍었습니다. 어릴 적 친구들과 다닌 만화방, 떡볶이 집, 책방 등이 있었고, 친구와

선생님들도 살고 있었습니다. 23년 만에 건축가가 되어 같은 위치에서 사진 찍었을 때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이

런 것이었습니다. 긴 시간이 아니에요. 뭔가 새로운 것을 바깥으로 배워서 거듭날 수 밖에 없다. 이걸 우리가 100

년간 열심히 실천한 겁니다. 자기부정의 시대였습니다. 근대화란 바로 서구화였습니다. 얻은 것도, 잃은 것도 있

습니다. 얻은 것은 결국 세계사에 다시 편입됐죠. 도움 받던 나라에서 도움 주는 나라가 되지 않았습니까? 하지

만 잃은 것도 많습니다. 단순히 이런 한옥만이 아니라 뭐든지 갖다가 수입해서 써야 한다는 이상한 문명적인 습

관이 생긴 거죠. 심하게 얘기하면 20세기 한국에서 가장 성공하는 방법은 수입 브로커가 되는 겁니다. 학문과 제

품을 수입합니다. TED만 해도 그렇습니다. 우리도 뭔가 근사한 것을 만들어서 전세계 다른 인류들과 한 번 즐겁

게 나눠봅시다. 변증법에서 얘기하는 정반합의 합 한 번 만들어 볼 때가 됐습니다. 양손잡이의 생각, 로컬과 글로

벌이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자각. 19세기 이전의 조상보다 전통, 문화, 역사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가져야

하고, 20세기보다 더 넓게 전 세계와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시대 신 한국인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저희 동네 항공사진입니다. 반경 1~2km.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입니다. 빨간 선이 교차하

는 곳에 제가 살면서 일하는 장소가 있고, 빨간 점들이 제가 했던 일입니다. 전 세계에 이런 건

축가는 별로 많지 않아요. 건축가의 명성은 자기 프로젝트와 자기 사무실의 거리에 비례합니다. 저는 완전히 반대

로 갔어요. 혹자는 저보고 동네 건축가라고 하는데, 동네는 이제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창구가 된 것 같습니다. 어디

까지 갈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출발을 제가 서 있는 곳에서 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우리는 그

문제의식을 다른 데서 빌려올 수 없습니다. 저는 건축가이지만, 런던, 파리, 뉴욕에서 뭐가 일어나고 있는지 다 알

고 있지만, 동네 골목길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가 저한테는 그 못지 않게 소중하고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

분께 두 가지 질문을 드립니다. 여러분은 어디에서 출발하고 계십니까? 그리고 여러분의 한국은 무엇입니까? ▒

동네

21세기

Page 49: Te dx seoul_온라인용

그는 최근 ‘아트사이드’ 갤러리와 업무, 문화 및 주거복합

건물인 ‘목련원’을 완공했다. 두 건물은 10m도 떨어져 있지

않다. 인터뷰어도 아트사이드 갤러리를 완공 전 두 번 방

문했으니, 건축가인 그는 족히 수백 번은 드나들었을 것이

다. 인터뷰를 하는 날도 밖은 공사 소음으로 어수선했다. 사

실 그는 그 소음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고 마쳤을 것이다. 그

는 미안한 마음을 누구의 목소리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설명하는 것으로 대신하려고 했다. 반경 2km 안에서 어지

간한 인생 대소사를 해결하는 그의 식물 같은 삶은 한 장소에 뿌리를 박고 주변과

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고 있었고, 그의 건축은 더욱 그러하다고 생각했다.

올 해 그의 활동 범위가 서촌을 중심으로 꽤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TEDxSeoul

발표 이후 트위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그는 TEDxSeoul에서 만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연령과 직업에 상관없이 140자 내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수평적 소통은 그 전엔 경험할 수 없었다. 얼굴만 알고 지내던 동네 사람들하고

는 더욱 친해졌다. 덕분에 동네 사람들과 서촌의 내일에 대해 좀 더 친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경험은 그에게 노마드적 건축가라는 욕망을 불어넣

었다.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만 연결된다면 세계 어디서도 건축 작업이 가능하

기 때문이다. 정해진 시간에 사무소 사람들과 화상전화로 회의를 하고 메일로

도면을 검토하면 된다. 그래서 지난해 사무소 10년을 맞으면 자신에게 안식년

을 주겠다는 약속을 이런 방식으로 지켜보려 한다. 특히 2011년 마침 해외 프

로젝트까지 생겨서 이왕 가는 거 잠시 더 그곳에 머물다 오리라 생각하니 기대

가 되고 마음까지 편하다고 한다.

그는 TEDxSeoul에 애정이 많은 사람 가운데 하나다. 1회 발표 이후 매번 관객

석에 있었다. 이만한 문화이벤트도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그래서 그의

비판은 더욱 날카롭다. “스타일 보다는 콘텐츠!”, “It’s contents, stupid”. ▒

박성태 TEDxSeoul Ex-organizer

After TEDxSeoul

“트위터를 시작하면서 연령, 직업에 상관없이 수평적 소통을 경험하게 됐죠. 이제 전세계 어디에 있든 건축 작업이 가능한 생활도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Photo Wook KIM

Page 50: Te dx seoul_온라인용

강호정 고건혁 김경묵 김영하

달시 파켓 서명숙 양수인 엄정순

이성범 황상민 유상준

정진용·민원기

2ndAct

지금 필요한

우리에게

것은

Page 51: Te dx seoul_온라인용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은지 10년이 지났습니다. 그 흥분과 우려는 점점 바래고

있지만, 우리 삶의 일상은 10년 전과는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우리 앞엔 어떤 변화가 펼쳐질까요? TEDxSeoul에서는 12명의 연사와

TED 운영자들에게 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확신

없는 자기 긍정, 성찰의 시간, 예술적 창의력,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용기, 자신

의 캐릭터를 쌓아 가는 것,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 공동체를 위한 나눔, 세계적

으로 생각하고 세계적으로 행동하기Think Globally Act Globally, 내 안의 어린 예술가 살

리기, 기꺼이 길을 잃기, 우주 탐사, 더 쓰기 편한 모바일 기기, 작고 소박한 것도

살아남을 수 있는 시장, 지식과 통찰력, 따뜻한 우정, 뜨거운 사랑 그리고 자유

등등 많은 대답이 나왔습니다. 이제는 여러분 차례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2nd2010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Event

Page 52: Te dx seoul_온라인용

051

대학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하고, 도시계획으로 석사학위, 그리고 습지

생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소위 여러 학문분야를 ‘통섭’한 과학자다.

그렇다고 그가 전방위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오히

려 전통 생물학 분야에서 오랜 기간 자신만의 연구를 천천히 진행하고

자 한다. 그는 생태학의 분야 중 물질순환 연구를 하며, 특히 대기 중 이

산화탄소 농도의 증가가 미치는 영향과 북구 이탄 습지에서의 유기탄

소 분해 조절기작을 밝힌 두 논문, <An Enzymic Latch on a Global

Carbon Store, 2001>, <Dissolved Organic Carbon Export from

Peatlands under Elevated Carbon Dioxide Levels, 2004>를 잡

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환경위기의 해법은 다윈에게 있다고 믿

는 진화론자이다.

Hojung KANG Peatlands Ecologist

“이야기의 플롯Plot은 첫 리허설 때

이미 잘 정돈되어 있었다. 오거나

이저들도 고정관념을 꼬집는 도

입부에서부터 몰입했다. 하지만,

그 후에도 우리에게 의견을 구하

고 다른 연사들의 이야기와 연결

고리를 만들고 이야기를 끝없이

발전시켜 나가시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미령 TEDxSeoul Organizer

Before TEDxSeoul

Photo Woojin PARK

Page 53: Te dx seoul_온라인용

저는 습지, 이산화탄소에 대해 말합니다. 지난 40만년 동안 지구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많이 변했습니다. 한 10만년

동안에도 변동은 있었지만 신석기 시대가 되어도 300ppm을 넘은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몇 백년간, 1750년

대부터 농도가 급속히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즈음이죠. 실제로 사람

들이 실측한 자료를 보시면 1958년부터 킬링Keeling이라는 분이 이걸 계속 재고 있습니다.

• 이 그래프를 만드신 분인데 5년 전 돌아가셨어요. 저 커브는 킬링 커브로 아들이 계속 재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벌

어진 것은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석유, 석탄을 때면서 일어난 일입니다. 우리는 매년 1년에 9×105g(900kg) 정도로 엄청

난 양의 탄소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매년 그 양의 12배쯤 되는 양을 식물들이 흡수를 합니다. 우리가 밥을 먹듯 식물들은

CO2를 먹고 자랍니다. 다 흡수해버리면 좋겠지만 상당부분이 호흡을 통해 다시 돌아갑니다. 우리처럼 식물도 숨쉬고 땅

속 미생물들이 이 고정된 탄소를 계속 분해해서 내보냅니다. 많은 양이 들어오는 만큼 나갑니다. 해양에서도 비슷합니다.

우리가 화석연료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자연생태계 순환의 균형이 깨진다면 굉장히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집니다. 제 주요

관심사는 ‘습지’라는 시스템입니다. 습지Wetland에는 일단 물과 흙, 그리고 식물은 물론 동물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제 습

지에 대해서 관심이 꽤 많아졌죠. 환경운동단체의 아이콘이 됐고 정치인들까지 나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사람들이 습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그 근거로 “Can any native speaker suggest what for the

blanks?” “Yes, swamp.” 이런 겁니다. 저게 무슨 뜻이냐, 습지 이름이에요. 일이 잘 해결 안되고 진창에 빠지고…. 한국

어로 적절한 말은 뭘까요? 그냥 구글에서 찾으면 “뻘”이 나옵니다. 보통 물을 빼버리고 농사를 짓거

나 쓰레기를 갖다 버리는 장소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30년 동안 습지의 중요한 기능에 대

해 알게 되어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습지 중 이탄에 관심이 있습니다. 식물이 죽으

면 썩어 이산화탄소를 다시 내보내는데 이탄 습지는 시커멓게 밑에 남습니다.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하는데 내보내지

도 썩지도 않고 쌓여있게 됩니다. 지난 수 백 년 동안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 두부를 드시다가 남으면 어떻게 처리하십니까? 물에 담궈 냉장고에 넣어놓죠. 이탄이 썩지 않는 이유는 추운데 있

거나 물에 잠겨있기 때문에 썩지 않고 저렇게 보존돼 있는 것입니다. 근데, 앞으로 기후변화가 일어나면? 저 위 북극과

툰드라 지역, 추운 지역들이 온도가 굉장히 많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해요. 한 7도에서 8도 정도. 100년 후에. 다행스러운

일이죠. 여기 아무도 안 계실 거니깐. 비가 덜 오는 곳도 생깁니다. 날씨는 더워지고 비는 덜오게 되면 냉장고 안 두부를

꺼내 물을 버리고 더운데다 놓아두는 것처럼 되죠. 썩기 시작하겠죠. 그럼 이탄이란 물질이 분해가 되면서 이산화탄소가

TALK Summary

이산화탄소

습지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세계적으로 행동하기 [email protected]

Page 54: Te dx seoul_온라인용

053| 강

호 정

|

습지

생태학자

많이 나오게 됩니다. 지금 우리가 계산하고 있지 못했던 새로운 기후변화를 악화시키는 문

제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최근 제 관심사는 극지방과 열대에 대한 중요한 연구입니다. 문제

는 너무 춥거나 더워 연구의 진행이 더딥니다. 북극에 다산기지라고 있는데, 그곳과 알래스

카, 아시아의 인도네이사나 말레이시아에서도 연구합니다. 온실 등 인공적으로 습지의 환경들을 변화시키면서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실험도 합니다. 열대지방의 아마존, 아프리카, 이런 지역에 대한 연구, 그것과 중국, 일

본, 대만 같은 동북아시아의 습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이 환경문제와 관련해 이런 말씀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생각은 세계적으로 하고, 행동은 지역적으로

하자Think globally, act locally.” 제 연구 같은 경우에는 이것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행동도 세계적으로 해야 한다. 한 네가

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째는 이동 능력이 굉장히 늘어났습니다. 둘째, 엄청난 정보. BC 3500년 전 처음 문자라는

걸 만들고 종이, 인쇄술, 컴퓨터,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발전했습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인간들이 매년 축적한 정

보의 양이 지금까지 인류가 수 천년 축적한 양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셋째, 무어의 법칙입니다. 40

년 간 어떤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속도는 10배씩 증가하죠.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계산하지 못한 문제들을 계

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관찰 능력.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올드 트래포드 구장입니

다. 한 맥주광고에서 ‘맨유 팬의 98%는 한번도 저 운동장을 가보지 못하고 인생을 마친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

러나 집에서 구글 어스를 가지고 쉬운 방법으로 멀리 있는 곳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됐습니다.

저는 우리가 이제 이동, 정보량도 많고, 속도도 빠르고, 멀리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세계적으로 행동Act globally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저에겐 습지에 대한 연구지만 여러분들에게는 예술이, 비즈니스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

로 CO2 얘기를 다시 드리면 아주 상황이 좋아지면, 예를 들어 오늘부터 우리가 화석연료를 안 쓰고 바르게 살면

CO2 농도는 한 550ppm에서 멈출 거라 예상합니다. 그것도 지난 40만년 동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엄청나게

높은 농도에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사는 방식을 보면 끝없이 올라갈 거라고 예상이 됩니다. 앞날이 어떻게 될지

는 우리한테 달린 문제지만, 제 소망은 이 그래프의 모습을 위로 올라가지 않고 밑으로 붙잡고, 100년 후의 기후

예측 혹은 여러분들이 지금 보시고 계시는 이탄이 어떻게 될 것이라는 이런 예측들이 틀렸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

⇨ G o t o T E D x S e o u l• ••

이탄

범세계적 행동

Page 55: Te dx seoul_온라인용

2회 행사를 마친 후 행적은? 연구실 연구원의 수가 15명

정도로 늘었다. 강의, 논문 저술, 학회 학술지 편집과 학술

대회 조직 담당 등 분망한 일정을 보냈다. 최근 <와인에 담

긴 과학>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개인적으로 ‘통섭’

이라는 개념에 천착해온 듯 보인다. 이에 대한 견해가 궁

금하다. 알고 보면 학문적인 이력은 일관된 편이었다. 미

생물학, 도시계획을 전공한 이유도 생태학으로 돌아오기 위해서였다. ‘통섭’이

라는 개념에 관심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유는 발전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그런 관심과 노력이 도움되었나? 어려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다 보면 경제

학, 정치학 등 다른 분야에서도 고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종종 알게 된다. 다

만, 한 가지 통섭 또는 융합이라는 화두가 단순한 유행처럼 번지는 점은 우려된

다. 서로의 방법론에도 질적 변화를 경험해야 하는데 결과적인 시너지만 얻는

데 그치는 경우를 보았다. 속도 경쟁에 가치를 두는 환경이 빚어낸 폐해다. 상호

학문에 대한 이해를 심화할 시간이 부족하다. 산을 오를 때 뒤따라 가는 건 쉽

다. 반면 맨 앞에 걷는 이는 매번 새로운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느릴 수밖에

없다. 남이 간 길을 따라가는 사람들끼리 경쟁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개인

적으로 혹은 연구팀원들과 함께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기후 변화가 생태

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 하는 문제에 관심이 많다. 최근 지구공학Geoengineering

이라는 분과가 등장했는데 생태계를 이용해 기후를 조절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

하는 학문이다. 요즘은 그쪽에 학문적으로 관심이 많다. 학생 중 자신이 하는 일

에서 실존적으로 만족스러운 답변을 얻지 못하는 이가 무척 많다는 현실이 안

타깝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연구가 즐겁다. 적어도 연구가 정말 하고 싶은 학생

들에게는 물질적 즐거움 외에 연구 자체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꼭 전해주고 싶

다. ▒ 이미령 TEDxSeoul Organizer

After TEDxSeoul

“연구가 정말 하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물질적 즐거움 외에 연구 자체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꼭 전해주고 싶다.”

Photo Woojin PARK

Page 56: Te dx seoul_온라인용

055

“인디음악 세계에서 살고 있고,

그래서 활기차고 즐겁게만 지낼

것이라 생각되던 그는 의외로 현

실적인 사람이었다. 단순하게 긍

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현실을 바라보며, 자신이 좋아하

는 음악을 다른 사람도 좋아할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꾸준하게

활동하는 모습이 든든한 곰과 같

다는 생각을 불현듯 했다.”

곽인호 TEDxSeoul Organizer

대학 재학 때부터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려 안간힘을 써봤지만, 결국 자

신이 음치라는 사실을 깨닫고 수공업 음반 회사를 차렸다. ‘음악은 부

업이다’란 정신에 입각해 적은 비용으로 오랫동안 딴따라질을 하겠다

는 일군의 젊은이들을 꼬드겼다. 이 재주로 대표자리를 미적지근하게

지키고 있을 때 ‘브로콜리 너마저’와 ‘장기하와 얼굴들’과 같은 소속 밴

드들이 유명세를 타면서 어영부영 알려졌다. 현재 대전의 한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주중에는 학생, 주말에는 음반사 사장의 이중적 일

상을 살고 있다. “스스로를 봤을 때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근성이 있

는 것도 아니다. 그냥 주위사람들이랑 같이 일을 하다 보니 우연인지

필연인지 뭔가 좀 되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그래서 소심하고 근

성 없고 그런 사람들도 원하는 것을 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

다. 한 방이 없으니 번쩍해서 성공을 할만한 역량도 없다. 그러면 최대

한 오랫동안 하자. 여기서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이라는 개념이 나왔다.

오래 살아남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건 생업을 가지고 음악을 효율적

으로 하는 거다. 최대한 적은 비용을 들여서 음반을 만들고, 그러면서

도 최고의 결과물을 뽑아내는 것. 이것이 비법이다.”

Before TEDxSeoul

Photo Song.Y SEO

Geonhyeok GO CEO, Boonga-Boonga Record

Page 57: Te dx seoul_온라인용

서른도 안된 나이에 이정도 배를 가지면 들을 수 있는 얘기가 두 종류에요. 돼지 아니면 곰. 돼지는 싫고 그래서 곰으로 하

겠다 해서 곰사장이 됐어요. 그럼 왜 또 사장이냐. 붕가붕가레코드라는 회사를 하고 있습니다. 인디음반제작사입니다. 술

탄 오브 더 디스코,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 아마도, 이자람 밴드, 생각의 여름 등의 음반을 제작을 했습니다. 잘 모르시

죠? 이 친구는 아실 것 같습니다. 콧수염 난 이 친구 모르시면 사실 좀 21세기 살아가시는데 좀 지장이 있으실 것 같고요.

가까운 음반매장으로 가셔서 ‘장기하와 얼굴들’ 음반 하나 구입하셔서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이 친구가 좀 유명해지면서 저희 회사도 조금 알려지게 됐습니다. 그럼 인

디는 무엇이냐. 독립·인디펜던트라는 말에서 나온 얘기고요. 한국에서 독립이라고

하면 흔히 3.1 운동이나 독립군을 떠올리게 되는데 그래서 저희가 인디음악 한다고 하면 주류 음악에 대한 어떤 대항군

이다. 그래서 “빅뱅을 이길 장기하와 얼굴들이다”, 그런 식으로 얘길 하는데 저희가 생각하는 의미는 아닙니다. 저는 빅

뱅 굉장히 좋아합니다.

한국에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장르를 보면 발라드 50%, 트로트 20%, 댄스 20%, 그리고 나머지 장르입니다. 저희가 주

로 다루는 락, 메탈은 넉넉잡아 2%죠. 한국 음악시장에서 인디의 비중은 1%입니다. 지금 인디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

가. 돈이죠. 그런데 돈이 올 리 없죠. 그럴 때마다 슬램덩크 안감독님

말씀이 떠오릅니다. “확고한 꿈, 뜨거운 열정, 단호한 결의가 있어야

된다” 저도 이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중학교 무렵 한국에 인디음악이라는 것이 생겨나기 시작해요. 제가 제주도 출신

인데 크라잉넛과 노브레인이 공연을 하러 왔습니다. 그 공연을 보고 땀 범벅인 바닥을 뒹굴며 ‘아 이게 내가 정말로 좋아

하는 거구나, 이 음악을 하자’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밴드를 시작했죠. 그런데 제가 굉장한 음치라는 사실을 발견했어

요. 또 좌절. 그러나 악어새가 악어와 공생하듯, “당신이 노래를 만들면 내가 음반을 내주마”로 제 포지션을 찾아냈고 잡

스와 워즈니악이 애플을 만들었던 것처럼 붕가붕가레코드를 만들었습니다. 룰은 ‘되는 대로 어떻게든 하고 보기’. 어려움

이 많죠. 자본금이 단돈 100만원. 고민 끝에 • ‘지속가능한 딴따라질’ 을 생각해냈죠. 다른 일을 하면서 돈을 벌어오고 음

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 그 예가 무자본 생산방식, 수공업 소형음반이었습니다. 벌어온 돈을 먹는데 써야 하니

까 한 10장 팔리면 10장 생산, 20장 팔리면 20장 생산했죠. 지하 골방에서 PC 한대 놓고 직접 녹음을 하며 음악을 만들었

고요. 굉장히 힘들었고 거의 포기 직전까지 갔었어요. 마지막 작업이 콧수염이 난 장기하의 작업이었고 이 친구의 ‘싸구

려 커피’란 음반을 녹음해서 팝니다.

Talk Summary

지속가능한 레코드

인디음악

지속 가능한 딴다라질을 위해 갖춰야 할 우리의 자세

@momcandy [email protected] www.bgbg.co.kr

Page 58: Te dx seoul_온라인용

057| 고

건 혁

|

붕가붕가

레코드

대표

•• 반응은 이랬어요. “대중성이 빵점”, “심지어 나쁘지도 않다” 전혀 상업적인 기대를 안 했고 이걸 통해 회사

앞길에 종지부를 찍을 생각이었습니다. 헌데, TV에 나가게 됐어요. 패러디되어 인터넷 포털에 나왔고 실시간 검

색어로 등장했습니다. 공중파 TV에 1집도 나왔어요. 2006~2009년 성장률이 3200%더라고요. 거의 구글 성장

률에 필적하는 결과라 좀 감격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얻어 걸

릴 때까지 일단 버텨야 한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기서

상황이 끝난 건 아니었어요. 2009년 성장을 했는데 장기하와

얼굴들을 빼면 별로 매출이 안 났고 계속 수공업을 하고 2010년에는 급추락을 했죠. 버블이 꺼지듯이 잔치는 끝

났습니다. 그 이후 사업들이 줄줄이 다 적자를 기록했죠. 소득세 같은 건 돈을 펑펑 쓰다가 세금 낼 때가 되서 폭

탄맞고 거지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제2의 장기하와 얼굴들을 발굴을 하면 어떻겠느냐. 장기하와 얼굴들이 사

실 저희 힘으로 만들어 낸건 아니었어요. 사실 요렇게 춤을 추는 게 한번도 웃기다고 생각해보지 않았고 그게 사

람들 유머 코드에 맞아가지고 인터넷에도 떠돌아다닐 줄 몰랐고 싸구려 커피에서 뭐 이렇게 씨불씨불하는게 음

악적으로 받아들여질 거라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걸 받아들여줬기에 장기하와 얼굴들이 성공한 것이고

똑같은 케이스를 저희가 만들어낼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인디음악의 현실이 녹록치 않아요. 한국 음악시장이 크지 않은데 거기서 1%의 지분으로 40~50개 넘는 인디 레

이블이 먹고 살아야 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솔직히 어려운 현실은 인정해야 합니다. 인디, 젊은이의 꿈, 자신의

어떤 미래를 잊고 거기 다 꼬나 박아라. 그런 생각으론 버티기 어렵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한 저희가 하고 싶은

것을 계속 할 수 있을 것입니다. 36.5℃의 온도를 통해 현실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파악하고 나름의 원칙을 세

우고 비관적인 낙관, 낙관적 비관을 가져야 됩니다. 자기계

발서를 보면 대부분 ‘긍정적인 힘’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거든요. 비관과 낙관이 공존하고 있기 때

문에 현실은 현실대로 인정하고 대신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을 유지하는 좀 모순된 상황을 견딜 수 있어야 합니

다. 자기 확신 없는 무책임한 자기 긍정보다는 확신이 없더라도 하다 보면 언젠가 성과를 거둘 수 있고 내가 원하

는 것을 하고 있다는 그런 긍정, 이 두 모순된 개념을 합칠 수 있어야 합니다. ▒

낙관? 비관?

• ••

성공과 실패

⇨ G o t o T E D x S e o u l

Page 59: Te dx seoul_온라인용

TEDxSeoul 행사를 마친 후 특별한 변화? 체중이 좀 더

늘었고, 본격적으로 30대로 접어들었다. 일의 측면으로

는 생각보다 좀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시작한지 6년

지났는데, 2보 전진을 하고 1보 후퇴한 그러한 상황이라

는 생각. 내부적으로 생각을 많이 하게 된 시기인 것 같은

데? 현재 우리의 가장 큰 화두는 ‘시장확대’이다. 인디음

악의 경우에는 홍대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간에 갇혀있다 보니 한

계가 생긴다. 각 지역에 흩어져있는 우리의 팬들을 규합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팬들의 특징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널리 알리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

들의 의지를 모을 수 있다면 가능성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인디음악의 시장 자

체는 지금까지보다 앞으로의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겠다. 우리를 인디음악의

세번째 세대라고 하는데, 우리가 윗 세대들의 음악을 듣고 자라서 이 활동을 하

듯이 우리가 기성세대가 되면 우리에게 영향을 받은 아래 세대의 사람들이 또

발전을 시키는 기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넋 놓고 있으면 안 될

거고 지금 할 수 있는 한은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거다. 올해에 계획이 있다면? 우

리의 밴드는 대부분 데뷔 앨범만 내 놓은 상태다. 그 동안 신선함으로 어필했지

만, 어느 정도 알려지고 있는 만큼 올해 계획한 1집 이후의 활동에 대해서는 기

대에 부응할 수 있는 품질의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새로운 1집들을 발굴해 내

야 하는 것도 숙제이다. 프로처럼 일하는 아마추어란 어떤 의미인가. 일을 하면

서 놀고, 놀면서 일을 해야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이라는 모토에 어울린다고 생

각을 한다. 그래야 20년, 30년이 지나도 좋은 음악을 할 수 있을거다. 어느 순간

일로서만 음악을 하게 되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고, 놀이로서만 접근

하게 되면 먹고 살기가 힘들게 되니 둘을 절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

곽인호 TEDxSeoul Organizer

After TEDxSeoul

“프로처럼 활동하는 아마추어의 마인드가 아니었나 한다. 그래서 그 활동 자체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떠한 영감을 줄 수 있는 모델이라고 생각했다.”

Photo Song.Y SEO

Page 60: Te dx seoul_온라인용

059

“그의 영화는 불편하다. 하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는

관객들에게 어떤 답을 제시하기

보다는 보고 나서 물음표를 가지

고 가게 되기를 바란다. 앞으로

계속되는 그의 이야기가 기대되

는 이유이다.”

김동환 TEDxSeoul Organizer

김경묵은 영화감독이다. 부산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부터 학교를 자퇴하

고 서울에 올라와 영화를 시작했다. 2004년 첫 단편영화 <나와 인형놀이>

를 시작으로 2005년에 실험 극장편 <얼굴 없는 것들>, <청계천의 개>를 제

작했고 그 외 다수 미디어 작품을 병행했다. 그의 작품들은 로테르담, 부에

노스 아이레스, 전주국제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 출품되고 집행의원상

등을 수상했다. 그는 영화 속에서 젠더와 섹슈얼리티의 경계에 대해 직접

적이고 쇼킹한 영상을 통해 사회적인 경계선에서 부유하는 사람들의 목소

리를 관객들에게 전한다. 정상과 비정상, 동성애자와 비동성애자, 혹은 이

성애자와 같은 다양한 범주에 속하는, 그래서 사회적인 이분법으로는 구

분하기 힘든 다양한 자아를 가진 사람들이 겪는 혼란을 자신의 경험을 바

탕으로 진솔하게 풀어내면서 접근한다. 핵분열을 통해 에너지가 만들어지

는 것처럼 사회적으로 많은 차이를 양산해서 우리가 지금까지 알지 못했

던 잠재적인 힘들을 발견하게 하는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영화는 ‘정체성’

이라는 화두를 담는 미디어이자 스스로를 인식해나가는 과정을 조직해 나

가는 도구다. 그는 현재 세번째 장편영화를 제작하고 있으며 다중 정체성

으로서의 디아스포라Diaspora에 관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Before TEDxSeoul

Photo Song.Y SEO

Kyungmook KIM Film Maker

Page 61: Te dx seoul_온라인용

• 지금까지 저의 관심 주제는 다중 정체성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가진 불편한 진실들에서부터 출발했습니다. 영화 <나

와 인형놀이>는 청년 정체성의 혼란, 젠더와 섹슈얼리티, 성에 대한 사회의 이분법에 의문을 만들었습니다. 종이인형 외

에 마론인형, 레고인형 놀이를 하면서 언제나 남성과 여성을 치마와 바지, 축구와 고무줄, 분홍과 파

랑 등 그렇게 나누었죠. 그 경계 속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남성이지만 여성적인 놀이들을 좋아하

는 이도 있는 데 말입니다. 제 모습을 찾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등장인물에 박스를 씌워서 얼굴없는

형태를 표현했습니다. 성장하면서 느낀 것들을 연극무대에서 제가 마치 연극을 하는, 가면을 쓰고 제 자신으로 살수 없

는, 그런 슬픔들을 퍼포먼스로 다뤄봤죠. 거대한 인형 옷을 입고 춤을 추는 제 나름의 슬픔을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 두 번째 영화 <얼굴 없는 것들>은 인터넷에서 몰래카메라 영상을 보고 영감을 받아서 만든 작업이었습니다. 그건 실

제 한 중년남자와 소년간의 모텔에서의 정사를 몰카한 것이었습니다. 전 개인의 생활이 사람들의 볼거리로 전락할 수 있

다는 것에 좀 분노를 느꼈고 그 분노로 영화를 만들었어

요. 카메라 시점을 하나로 고정해 두 남자가 관계를 벌이

는 장면들을 볼 수 있는데요. 인형에게 박스를 씌운 것은

사람들이 자기 욕망을 분출할 때 가면을 쓰고 행위하는 모습을 나타내려고 했어요. 좀 논란이 되었던 장면도 있어요. 바

닥에 누워있는 변도착자. 말하자면 똥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영화에서 온 몸에 똥을 바르고 자위를 하는 영상이 있어요.

그 장면은 굉장히 과잉적인 이미지여서 오히려 두 사람이 관계를 맺는 모습이 무난하게 느껴질 정도죠. 영화를 보면 굉

장히 역겨운 장면들이 많아요. 영화에서는 이런 장면들을 제거해서 포르노 같은 이미지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그 이유는

성도착자나 변태성욕자로 불리는 사람들이 실제로 재현될 수 있는 존재라는게 포르노 그래픽한 이미지나 관음증적인

이미지이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이것들을 역으로 좀 차용해서 몰카라든지 셀프카메라를 보는 사람 시선을 공격하고 질

문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청계천의 개>는 남성인데 여성이 되고 싶어하는 트렌스젠더의 모습을 담았어요. 내면의 여성적인 모습과 남성 외면의

혼란이 교차하면서 자기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들을 보여줍니다. 성과 젠더, 섹슈얼리티…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진 제

가 그 경계 안에서 불확실하게 존재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넘어 어떤 사회적 이방인, 디아스포라Diaspora에 대해서도 관

심을 가지게 됐죠. 탈북자, 이주노동자, 입양인과 같은 사회적 소수자로 보이는 사람들이죠. 안정된 하나가 아니라 복잡

Talk Summary

경계

얼굴 없는 것들

facebook.com/KIM.KyungMook endofmay.tumblr.com

불편한 진실, 우리 모두가 쓰고 있는 불편한 가면

Page 62: Te dx seoul_온라인용

061| 김

경 묵

|

영화감독

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다중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

들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 사람들에 관한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탈북 소년, 중국에서 온 조선족 소녀가 만난다는

설정을 로드무비 형식으로 담고 있습니다. 임진강 남북 경계에 있는 것처럼 두 사람의 정체성의 경계도 어떤 공

간으로 가고 있는 그런 모습을 담았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많은 디아스포라들이나 사회적 소수자를 만나 이들이 겪고 있

는 정체성의 혼란과 분열을 많이 봐왔었는데요. 남성, 여성, 동성애, 이성애,

동과 서, 남과 북… 이런 경계 안 세상에 자기를 정착시키지 못하고 부유하는 사람들의 삶을 보면서 작업을 통해

그들 삶을 좀 애도하고 싶었습니다. 요즘 다문화주의나 다양성에 대한 좋은 말이 많잖아요. 실제 이런 말들이 많

이 통용되긴 하지만 문화적으로 이 사람들의 삶이나 질적인 면은 많이 바뀌는 것 같진 않습니다. 예를 들어 얼마

전 소만미술관에서 한국 동성애자 단체 등 성적소수자 단체들이 모여서 인권간담회를 하려 했었는데 그 미술관

을 관리하는 정부 부처에서 한국인의 국민 정서에 반할 것이라는 이유로 거절을 했었어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당시 소만미술관에서 키스 해링 전시를 성황리에 열고 있었죠. 아시다시피 키스 해링은 게이로 커밍아웃한 미

술가였고 게이 액티비스트로 굉장히 유명한 에이즈 환자이기도 했으니 무척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필리핀에서 온 제 친구 미셀은 현 정권의 이주노동자 탄압 중단을 요구하면서 단식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만

큼 한국 사회는 변한 것 같지 않고 변할 것 같지도 않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적 분열을 두려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분열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저는 다양성, 다문화주의라는 게 핵분열의 상태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를 사회적 이방인에 대

한 두려움과 어떤 경계심을 가지고 증오로 대할 수

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사람들과의 만남이

핵폭탄과 같은 만남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핵 분열이란 게 원자핵이 분열할 때 거대한 에너지를 얻는 것처럼 이들

과의 만남이 오히려 사회적으로 많은 차이를 인정하고 수용하게 해서 우리가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잠재적인 힘

들을 다시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핵분열 에너지

• ••

혼란과 분열

다중 정체성

⇨ G o t o T E D x S e o u l

Page 63: Te dx seoul_온라인용

요즘 근황? 베니스국제영화제에 한국영화로 유일하게 초

청된 김경묵 감독의 <줄탁동시>가 밴쿠버영화제, 런던영

화제에 연이어 초청됐다. 사회적인 완충 장치, 상업성과 예

술성 사이의 고민은? 사실 작업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게

만만하진 않다. 그러나 상업영화와 독립영화 사이 고민은

크게 없다. 내가 스스로 궁금하고 하고 싶은 얘기를 하기

위해서 하기 때문이다. 이 작업을 통해 돈도 벌면 좋겠지만 내가 할 수 없는 것들

에 대해 얘기하고 싶진 않다. 제도적인 문제는 확실히 바뀔 필요는 있긴 하다. 영

화든 뭐든 예술쪽 사람들이 돈되는 일을 하게 되면 작업에 깊이를 줄 수 있는 절

대 작업 시간이 부족하니까. 영화를 끝내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 미디어 작

업을 하고 싶다. 아이폰으로 할 수도 있고, 좀 가볍고 자유롭게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도 생각한다. 영화를 혼자할 수는 없다. 미디어 작업은 화가가 혼자 그림을 그

리는 것과 비교할 수 있겠다. 지금 아이폰은 일종의 고급 크레파스, 고급 수채화

물감? 아크릴 보다 더 간편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3~5년 후를 바라보는 장기

프로젝트? 지난 내 영화를 보면 저게 영화인가 싶은 영화가 초기에는 많이 있었

다. 최근 2~3년간 진짜 영화작업을 했다. 극장규격에 맞는 영화를 했었는데 요

즘 초심으로 돌아간다. 영화를 생각하는 방식이 영화적인 언어를 생각하기보다

이미지와 소리를 가지고 작업을 한다고 여겼는데 결국 영화적인 것으로 넘어갔

다. 앞으로는 미디어 작업을 통해 영화적인 것에서 벗어나서 좀 더 자유롭게 작

업하고 싶다. 영화가 가진 어떤 규칙 안에서 매체적인 것도 새로 해보고 싶은 게

있다. 어떤 경계에 관심이 많이 있었잖나? 연평도 사건 터졌을때 그 안의 현장들

이 궁금했다. 그런 남북한의 경계지점에서 갈등상황이 표출된 공간을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말이다. 그런 생각들을 계속 담아두고 있다. ▒

김동환 TEDxSeoul Organizer

After TEDxSeoul

“나의 영화는 뭔가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영화가 아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먼저였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 각자 나름의 물음표를 가졌으면 좋겠다.”

Photo Song.Y SEO

Page 64: Te dx seoul_온라인용

063

“이렇게 세련되고 완벽한 리허설

이 있을 수 있나요? 첫 리허설을

마친 후 무대는 완전히 믿어버렸

습니다. 지적인 감성, 관객을 짜

릿하게 주무르는 화려한 솜씨, 연

사 자신이 즐기는 시간. 소설가

김영하는 천부적인 이야기꾼이

었습니다. 첫 관문을 연 완벽한

무대. 작전 성공이었지요.”

김자은 TEDxSeoul Organizer

1995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발표한 소설들이 매번 평단의 주목과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빛의 제국>,

<퀴즈쇼> 등 그의 소설들은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중국 네덜

란드 폴란드 터키 등에서도 출간되었다. 한국예술종합대학의 교수였

으며, 라디오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현재 열심히 소설

을 쓰면서 블로그와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등 디지털 시대 소설가 중 가

장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바람직한 미래상은 모두가 예술가가

되는 세상이다. 그러기에 적합한 환경이 도래했다. 프로들은 흔히 아마

추어들을 비웃곤 하지만 이 시대의 아마추어 예술가들은 이를 뚫고 나

갈 용기가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세계는 프로들이 저 높은 곳에 존재하

고, 아마추어들은 프로의 흉내를 내는 양상이었다. 아마추어 예술가들

은 프로처럼 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오직 자기 즐거움을 위해서 작업한

다는 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주변에 보이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

니라 예술 작업의 과정이 결국 자기 내면을 풍요롭게 하는 방향으로 가

야한다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예술이 가진 정말 강력한 힘이다. 나는

믿는다. 예술은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고.”

Before TEDxSeoul

Photo TEDxSeoul

Youngha KIM Novelist

Page 65: Te dx seoul_온라인용

우리는 누구나 예술가로 태어납니다. 집에 아이가 있다면 금방 알 수 있을 겁니다. 아이들의 거의 모든 행위들이 예술입

니다. 벽지에다 크레용으로 그리고 이상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모든 사람들을 괴롭게 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나이

를 좀 먹으면, 거짓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충격을 받죠. 아이들이 거짓말을

시작하는 순간은 스토리텔링의 시작입니다. 보지 않는 것에 대해 얘기하

는 놀라운 순간이에요. 오히려 경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엄마 나 오늘

놀이방에서 오다가 외계인 만났다?’ 하면 보통 엄마들은 ‘쓸데없는 소릴 하고 있어’ 그러면서 애를 괴롭히는데 이상적인

부모는 ‘그래? 외계인? 어떻게 생겼는데? 뭐라 그러디?’ 이런 얘기들을 아이랑 주고 받겠죠. 아이는 처음 한 말도 안되는

얘기를 책임지기 위해 다음 말을 하게 되고 결국 스토리가 전개 됩니다. 유치하지만 전문 작가의 일과 동일한 일이에요.

예술은 어느 정도 미치는 거예요. 아이들은 예술을 합니다. 지칠 줄을 모르고 즐겁게 하죠. 바닷가에 아이들을 풀어놓으

면 물에서 놀기도 하지만 모래밭에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산, 사람, 개도 만들고…부모들은 말려요. “파도가 오면 다

없어져”. 다시 말해 쓸데없는 짓이라는 건데 아이들은 상관하지 않아

요. 만드는 순간이 즐거워요.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에요. 이렇게 어

렸을 때 원초적인 예술의 즐거움을 느껴본 순간이 분명 있었을 거예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장 행복했었던 순간에 대해서 한 번 써보라’하면 이 원초적 예술의 즐거움에 대해 얘기합니다.

처음 피아노를 배워서 친구와 연탄곡을 치던 것, 촌극을 친구와 같이 하며 바보가 된 경험,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처

음 인화한 순간… 이때까지는 예술이 행복해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은 행복하지 않죠? 대부분은 힘듭니다. 프랑스 작가 미쉘 트루니에가 남긴 명언 ‘일은 인간의 본성에 맞지 않는다. 하

면 피곤해지는 게 증거다’처럼요. 본성에 맞으면 왜 피곤해요? 노는 거 피곤하지 않아요. 밤새 놀 수 있어요. 일을 밤새 하

면 잔업수당을 받아야죠. 왜? 힘드니까.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이런 예술, 행복한 놀이가 끝이 납니다. 경쟁이 개입하고

나이가 들수록 예술가스럽게 행동하면 점점 누군가가 견제하고 있다는 생각이 점점 듭니다. 올바르게 행동할 것을 자꾸

요구 받게 됩니다. 중학교 2학년 때 경복궁으로 사생대회를 갔는데요. 열심히 그림을 그렸는

데 선생님이 ‘너 뭐 하고 있냐’ ‘왜 까만색만 쓰고 있어?’라고 물었습니다. ‘어두운 밤에 까마

귀가 나무 위에 앉아있다’했더니 선생님께서 ‘그림에는 재능이 없지만, 스토리텔러로서의 재능이 있구나’라고 말씀해주

셨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만 야단을 치셨죠. 나중에 대학생 때 유럽 현대 미술관에 비슷한 작품이 걸려 있는 것을 보

현대 미술

원초적 예술

Talk Summary

스토리텔링

예술가가 되자지금 당장

@timemuseum facebook.com/timemuseum www.kimyoungha.com

Page 66: Te dx seoul_온라인용

065

고 억울했습니다. 20세기 현대 미술은 이상한 짓을 하나 해놓고 나서 그 빈 공간을 설명과 해석으로 채우는 작

업, 제 것은 낮은 수준이지만 본질적으로 비슷한 것이 많았습니다.

자전거 안장에 핸들을 붙여놓고 황소머리라 한 파블로 피카소, • 변기를 갖다 놓고 샘이라 말한 마르셀 뒤샹.

이상한 짓과 설명의 간극을 스토리로 메운다는 것. ‘나는 내가 본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 것을 그린다’

란 피카소의 말을 중학교 2학년 때 알았더라면 선생님에게 반문했을텐데 불

행하게도 우리 어린 예술가들은 예술의 압제자들에게 맞서 싸우기 전에 질식

해 죽어버립니다. 갇혀 버려요. 그게 우리의 비극입니다. 그렇다고 자신을 표현하고픈 욕망이 사라지진 않아요.

결국 노래방, 무도장, 밤새 악플을 다는 등 방향, 대체로 시기심으로 나타납니다. 사악해서가 아니라 어린 예술가

들이 갖혀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중략) 예술가가 될 수 없는 수백 가지 이유가 아니라 돼야만 하는 자기만의 단 한 가지 이유가 한 사람을 예술가

로 만드는 거예요. 마음속의 악마를 잠재우고 자기 예술을 시작하려고 할 때 적들이 이제 바깥에서 나타납니다.

부모님, 배우자의 얼굴을 하고 있을 수 있는데 그들은 악마에요. 잠시 지구에 내려와 여러분의 예술가행을 막는

데 이 분들에게 마법의 질문이 있어요. ‘그거 해서 뭐할려고 그래?’ 라는 거죠. 예술이라는 것은 뭘 해서 뭘 하려

는 게 아니죠. 최종의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영혼을 구원하고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술과 약물의

도움 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고 자기 표현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이런 질문을 하는 실용주의자들에 담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냥 즐거워서’ ‘미안해, 나만 재미있어서’ ‘내가 좀 먼저 할게’라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돼

야 합니다.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미래는, 우리 모두가 어떤 다중의 정체성을 갖는 것으로 그 정체성 중 하나

만이라도 예술가가 되는 겁니다. 낮에는 골프선수이면서 밤에는 작가이고, 택시기사이면서 연극배우이고, 은행

원이면서 화가, 그러면서 은밀하게 또는 공개적으로 우리가 우리의 예술을 해 나가는 것이죠. •• 1990년에 현

대무용의 전설적인 거장인 마사 그레엄이 한국에 왔어요. 김포공항에 휠체어를 타고 90세가 넘은 거장이 입국

할 때 기자가 물어봤어요. ‘무용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한국의 무용학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그랬더니 이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JUST DO IT’ 감동적이었어요.

자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예술가가 되자,

당장. 지금 당장입니다. 어떻게? JUST DO IT 입니다. ▒

| 김 영

| 소설가

어린 예술가

• ••

지금 당장

⇨ G o t o T E D x S e o u l

Page 67: Te dx seoul_온라인용

TEDxSeoul 이후 뉴욕으로 갔다. 환경의 변화가 가져다

준 새로운 시선과 영감? 개인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

는 언제나 시간이 좀 지나서야 알게 되는 것 같다. 뉴욕은

여러 맥락이 중층적으로 뒤섞인 도시여서 분명히 나에게

어떤 변화를 야기하리라 생각하지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그게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는 상태다. 새롭게 구상하거

나 시작한 프로젝트나 활동? 36회 이산문학상에 단편 <옥수수와 나>가 선정되

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라는 책도 냈다. TEDxSeoul 강연 영상 중 최고 조

회수 기록 중. 한국 TEDx 영상 중 가장 높은 조회수인데? 그건 몰랐다. 만약 그

렇다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내면에 정말로 '억압 받는 어린 예술가'가

있다는 뜻이리라 생각한다. 최근 기술 발전은 예술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긍정 또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생각? 지금의 우리는 과거의 그 어느 때보다 많

은 글을 쓰고 있다. 이메일, 블로그, SNS 서비스 등, 그 양도 많지만 질적으로

도 점점 더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블로그를 꾸민다

거나 사진을 보정한다거나 할 때마다 미적인 완성도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

에 없다. 글쓰기부터 영상편집에 이르기까지 과거에는 전문가들만이 하던 일

을 이제는 누구나 할 수 있게 됐다. 우리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이미 우리

는 미학적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뭐라 말할 단계가

아닌 것 같다. 지향하는 작가상? 흥미로운 생각과 깊은 감정들을 파생시키는

소설을 꾸준히 써내는 작가. 영감의 원천이나 도구?  위대한 작가들의 작품들.

TEDxSeoul에게 주고 싶은 충고나 덕담?  반드시 ‘위험한 생각’을 가진 연사들

을 포함시켰으면 좋겠다. 18분이라는 시간은 ‘위험한 생각’을 설득력 있게 전개

하기에 부족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도전해 볼만한 과제라고 생각

한다. ▒ 김자은 TEDxSeoul Organizer

After TEDxSeoul

“예술은 자신의 다중정체성을 하나로 상정할 수 있는 어떤 상태다. 노동이 아닌 예술이야말로 인간의 본질에 가깝다.”

Photo TEDxSeoul

Page 68: Te dx seoul_온라인용

067

“미국 샌디에고 아시안 필름페스

티벌에서 일한 친구가 ‘달시 파

켓 알아? 그의 블로그가 한국영

화를 프로그래밍하는데 굉장한

도움이 되었어!’라는 말에 처음

알게 됐다. 그를 통해 우리는 우

리 영화를 어떻게 보고 어떤 회고

를 할 수 있을지 자문해보고 싶

다. 2009년 여름 처음 만난 달시

는 단정하고 온화한 말투로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과 동시에 어렵

지만 가능성이 많은 현실을 차근

차근 들려주었다.”

이아람 TEDxSeoul Organizer

달시 파켓은 10년 넘게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려온 메신저. 그는 코리

안필름 www.koreanfilm.org의 운영자이다. 개인 블로그로 시작한

코리안필름은 한국영화의 역사, 에세이, 배우, 영화 리뷰 등 오랜 시

간 축적한 방대한 아카이브가 영어로 군더더기 없이 정리되어 있다.

1960~1970년대 한국영화까지 재조명하고 한국인도 잘 모르는 숨은

독립극장까지 섭렵하면서 리뷰를 한 열정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코리안

필름 외에도 <스크린 인터내셔널Screen Internatinal>, <버라이어티Varity>, 그리

고 <씨네21Cine21>과 같은 잡지를 통해 한국영화에 대한 글을 기고한다.

그리고 다수의 국제영화제 프로그램 조언자이자 심사위원으로 참여,

한국영화와 아시아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러시아문학을 전공한 미국

인인 그는 거의 모든 한국영화를 보는 한국영화광으로도 알려져 있다.

홍상수 감독을 좋아해서 그런지 제작비 10억 미만의 저예산 영화제를

꾸리고 싶어한다.

Before TEDxSeoul

Photo Dahee JUN

G

Darcy PAQUET Film Critic

Page 69: Te dx seoul_온라인용

이탈리아라는 단어를 들으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습니다.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이나 베니스의 운하 같은. 반면 슬로

베니아라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없습니다. 대신 제가 아는 사실들이 있지요. 과거 유고슬로비아 연방국 중 처음으로

EU에 가입했고, 휴가를 보내기 좋은 나라라는 정도죠. 그러나

머릿속 이미지는 없습니다. 이렇게 나라들은 구분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이미지가 보이듯 떠오르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로요. 1997년에 영어를 가르치러 서울에 오기 전 한국은 제

게 후자였습니다. 한국전쟁, 남북한의 정치적 상황을 알고 있었지만. 아시아에서는 홍콩만이 생생한 이미지가 그려지는

곳이었습니다. 제가 왕가위의 <중경삼림>과 같은 홍콩 영화 팬이었기 때문이죠. 감각적인 이미지는 실제 모습과 다를 거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차이가 오히려 궁금했습니다. 그 호기심이 홍콩을 아시아의 첫 목적지로 삼게 했죠.

1997년 동유럽에 가기 전 2년간 머물 예정으로 한국에 왔습니다만 보시다시피 아직 있습니다. 제 2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갔을 때였습니다. 많은 극장과 관객들의 열정에 감화를 받았습니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한 장면은 제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로 잊을 수 없는 것들이었죠. 평범한 동네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사랑에 빠집니다. 영화는 일

상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었어요. 스쿠터를 타고, 사진을 현상하고, 수박을 먹는

일상적인 장면들. 우아함을 통해 슬픔의 감정을 더합니다. 1990년대 후반 이런

영화를 접하며 한국 영화에 대해 더 알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웹

에서는 영어로 정보를 제공되는 사이트가 거의 없더군요. 그래서 영화를 정식으로 공부하지 않았지만 1999년 4월에 한

국 영화에 대한 웹사이트, • 코리안필름www.koreanfilm.org을 만들었습니다. 즉각적인 성공을 바라진 않았지만 한국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실질적인 커뮤니티가 형성되었죠. 이를 통해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직업을 얻었

는데요. 필름 트레이드 잡지인 <스크린 인터내셔널> 기자, 영화제의 고문과 칼럼니스트, 강사 등의 일을 하게 되었죠.

2003년 웹사이트에서 어떤 한국영화가 가장 생생하고 기억에 남는 이미지를 남겼는지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답변한 사

람들은 대부분 한국에 와본 적이 없는 분들이었죠. DVD나 영화제를 통해 한국영화를 접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이 고

른 것들은 이상적이거나 색다른 영화들이 아니었습니다. 박흥식의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허진호의 <봄날은 간

다>,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 같은 영화들이었습니다. 가장 많은 표는 정재은 감독의 •• <고양이를 부탁해>였습니다.

저 역시 깊은 인상을 받았는데요. 인천을 기반으로 5명의 고교 동창들의 녹록치 않은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고

각각의 캐릭터는 생동감있고 매력적입니다. 웹사이트에 보스턴에 사는 한 블로거가 글을 남겼었습니다. 한번도 생각해

Talk Summary

한국 영화

길 모퉁이에서 주은 보석,한국영화

@darcypaquet facebook.com/darcy.paquet www.koreanfilm.org

이미지가 없는 나라

Page 70: Te dx seoul_온라인용

069| 달

시 파

| 영화

평론가

본적 없지만 <고양이를 부탁해>를 보고 한국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아름다운 경치보다도 도시의 풍광이

더 강렬하게 느껴졌다고 하더군요. 지난 15년간 한국 영화는 다양한 이미지를 보이며 그 스펙트럼을 넓혀왔습

니다. 엽기적인 그녀, 괴물, 귀신, 귀인, 광대, 부랑자, 예술가…. 세계의 여러 사람들이 영화

의 이미지를 통해 한국을 알게 됩니다. 웹사이트를 통해 여러 나라 사람들의 이메일을 받

는데요. 다른 나라로 입양된 한국인들, 특히 그 지역에서 유일한 한국인인 이들에게는 한국

영화가 정체성에 대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한국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다가 한국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

고 한국으로 이주해서 완전히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덜 심각한 질문들도 종종 접하는데요. ‘영화마다 보이는 저 녹색병은 무엇인가요?’ 같은 것이죠. 제 이야기

는 낙관과 비관이 공존합니다. 영화 속 이미지들이 생각보다 훨씬 영향력이 있다는 낙관. 특히 다양한 문화를 포

용할 때 영향력이 더 커집니다. 반면 실질적인 문제들을 접할 때는 비관적입니

다. 어떻게 한국 영화를 더 많이 보게 할 것이냐. ‘좋은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보

고 나쁜 영화는 그렇지 못하다’라는 편견. ‘적자생존의 원리’처럼. 사실 이 경우의 ‘적자’는 가치를 지닌 영화가 아

니라 마케팅과 배급의 힘을 업고 있는 영화라는 사실을 종종 잊습니다. 영화광들은 덩치 큰 배급자들이 상업영

화 분야에만 집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대안으로 칸느, 베니스, 베를린의 3대 영화제는 상업적으로 소외

된 영화들을 위한 대안 성격의 공정 시스템을 형성합니다. 저는 이것도 믿지 못합니다. 이런 영화제의 프로그래

머들도 헐리우드 관계자들처럼 다양한 영화들에 대해 편협한 관점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죠.

지난 10년간 한국 영화 중 가장 중요한 영화는 무엇일까요?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에 대해 토론할 수 있

겠죠. 그러나 이 영화를 주요 영화제들은 모두 간단히 지나쳤습니다. 당시 감독이 유명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영

화 배급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위험한 점은 그냥 자리에 앉아 좋은 영화의 개봉을 기다리며

능동적으로 찾지 않는 것이죠. 이것이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시스템이 사람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영화를 만날 기회를 박탈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터넷

에서 타국의 영화를 찾아보고 영화제에 가서 잘 모르는 영화를 보는 것이죠. 외국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또

그들에게 한국 영화를 추천해주세요. 제가 바라는 것은 간단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영화배급 시스템보다 스

스로 능동적으로 세계의 영화들을 찾아 다니길 바랍니다. ▒

영화의 가치

감동

발견

• •• ⇨ G o t o T E D x S e o u l

Page 71: Te dx seoul_온라인용

블로그와 매체 기고 외에 새로 시작하는 프로젝트는? 유

딘 극동영화 페스티벌Udine Fareast Film Festival 프로그램 컨설팅

을 하고, 두 달에 한번씩 한국 영상 자료원에서 ‘달시 파켓

의 한국 고전영화 산책’이라는 코너를 진행한다. 영어자막

이 있는 50~60년대 영화 중 하나를 같이 시청하고, 40분

간 해설과 Q&A로 구성된다. 요즘 한국 영화계는 어떤가?

많은 소규모 또는 독립영화들이 만들어지는 것에 놀라고 있다. 주체는 학생부

터 젊은 영화제작자들까지 다양하다. 다양한 필름 페스티벌의 증가도 마찬가지

다. 지금 사람들이 다시 봐도 흥미로울 영화를 추천한다면? 1961년작으로 <서

울지붕 밑>과 코미디언 구봉서가 출현한 <구봉서의 벼락부자>다. 후자는 한국

전쟁 당시 군인이었던 가난한 세일즈맨이, 전쟁시 목숨을 구해주었던 미군이

자신에게 남긴 재산으로 인해 벼락부자가 되는 이야기이다. 앞으로 한국영화

가 어떤 모습을 보일 것 같은가? 한국의 저예산 독립영화에 관심이 많다. 박찬

욱, 봉준호 같은 유명 감독들이 국제영화계로 진출했을때 그들 스타일을 유지

할 것인지 변화를 줄지 기대된다. 한편 독립영화감독들이 많이 걱정된다. 영화

평론가로서 볼 때 요즘 좋은 독립영화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개인의 목적이나

비전, 느낀 점? 2년 전부터 영화 시스템적인 이슈에 대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요즘 영화계 사람들은 한국 영화산업의 구조를 잘 알고 있다. 2001년부터 글을

쓰면서 호기심을 가졌던 부분이, 왜 어떤 영화는 잘되고 어떤 영화는 안 되는지

였는데, 지금은 내부로부터 보게 되었다라고 할까? 한국에서 한국과 외국 독자

들을 위해 글을 기고할 수 있는 점이 행복하다. <Faddict>은 새로운 프로젝트인

가? ‘Fashion Addict’이라는 패션 매거진을 시작하는데 영화감독 인터뷰와 영

화배우들을 인터뷰하고 촬영 섭외하는데 참여할 예정이다. ▒

이아람 TEDxSeoul Organizer

After TEDxSeoul

“코리안필름 자원봉사자들과 다양한 영화 정보를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도 한다. 영화와 패션을 접목한 잡지도 창간한다.”

Photo Dahee JUN

G

Page 72: Te dx seoul_온라인용

071

“서명숙 이사장님이 제주올레를

통해 대한민국에 끼친 영향은 엄

청난 것이었지만 우리는 그 결과

보다 그 결과가 이루어지게된 과

정을 조명하고 싶었습니다. 일

중독자에서 치유의 대명사로 드

라마틱하게 변신했던 그녀의 경

험 그 자체가 우리 모두에게 소중

한 메세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무한 경쟁

속에서 힘겹고 살아가고 있는 우

리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

으면 합니다.”

송주환 TEDxSeoul Organizer

서명숙 이사장은 제주에서 태어났다. 잡지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시사저널> 편집국장을 지냈고, 2005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을 끝

으로 언론인 생활을 정리하고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던 중 “지

금 한국은 미친 나라다. 산티아고와 같은 길이 한국에 특히 필요하다”

는 영국인 친구의 권유를 받아들여 제주에 올레길을 열기 시작했다. 그

녀는 ‘대한민국은 토목 공화국이다.’ 라고 말한다. 많은 돈을 들여서 거

창한 것들을 지어야 사람들이 찾을 것이라 생각에 정면으로 비판한다.

2007년 여름부터 약 3년 동안 그녀가 일구어온 ‘올레길’은 존재 자체가

그런 토목행정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다. 제주 올레길은 우리사회에 길

을 걷는 신드롬을 일으켰다. 올레폐인, 올레뽕은 올레에 중독된 사람이

다. 올레이민(移民)도 있다. 올레를 걷다 제주에 매혹돼 아예 제주도로

이사를 오는 사람이다. 올레증후군은 올레를 하고 집으로 돌아간 뒤 겪

는 ‘질병’이다. 파란색(안내표지판 색깔)만 보면 따라간단다. 올레 신드

롬은 잠시라도 내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돌아보는 특별한 공간이

필요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성찰은 좀 천천히 걸을 때 다가온다. 올레

란 집에서 큰 길로 나가는 골목길을 뜻하는 제주말이다.

Before TEDxSeoul

Photo TEDxSeoul

Myeongsook SEO Founder of Jeju Olleh

Page 73: Te dx seoul_온라인용

저는 어린 시절, 제주도, 해가 뜨는 성산읍 고성리 쪽에서 태어나서 2살때 대한민국의 나폴리라는 서귀포에서 초, 중학

교까지 보냈어요. 천지연은 제 놀이터였고, 정방폭포는 엄마에게 혼날 것 같으면 도망치는 그런 데였죠. 그때는 그곳이

좋은 줄 몰랐어요. 너무 닫힌 곳에서 사니까 매일 책을 읽으면서 ‘언제면 나는 서울가나’, ‘자라서 외국도 가봐야지’ 하며

꿈을 키웠고 대학 때 서울 입성에 성공했죠. 기자가 됐고, 남자보다 한 1.5배 정도 열심히 일해서 결국 편집장이 됐어요.

처음 기자를 정말 즐겁게, 열심히, 가슴 뛰면서 했는데, 시사주간지에서 정치부 기자를 한 15년 넘게 하다보니 한국 정치

인들이 저를 너무나 골치 아프게 만들고 분당, 창당, 분당, 창당, 그 거짓말을 받

아 쓰는데도 정말 지겹고, 나중에는 누가 싸워도 ‘저 사람들 나중에 또 화해하겠

지’ 이런 생각 때문에 취재에 열정이 사라지더군요. 편집장 시절에는 권력집단

비판 기사로 한해 25억의 고소를 받기도 했어요. 국정원, 청와대, 검찰, 검사 12명이 한꺼번에 고소한 적도 있고 자다가

현장에 가서 조사를 받고, 서면 진술도 했어요. 특종 전쟁을 23년간 했어요.

언젠가부터 너무나 몸이 힘들어지기 시작했어요. 주말에 어디 떠나면 무슨 사건 터질까 불안해서 휴가도 못 가는 일중독

자였으니 후배들이 지어준 별명이 화를 잘 낸다고 ‘왕뚜껑’, 마감에 매달린다고 ‘마녀’, 한마디로 재수없는 직장상사였죠.

그러던 중 제주도에서 사는 시인 친구를 만났는데 비양도로 끌고 가더군요. 제주도 한림항에서 15분. 자동차 하나 없는

그곳, 비양봉 오름에 가서 풍경을 마주하자 눈물이 흘렀어요. 내 안의 어린아이가 울고 있는 걸 느꼈어요. 도시, 출세가 뭐

길래 나 자신을 위해 단 한번 위로할 시간도 없이 이렇게 살아야 되나. 서울에 올라와 매일 걷기 시작

했는데 처음 15분, 그 다음 30분, 1시간이 되더니 중독됐어요. 보길도에 1박2일 등 걷기 위한 휴가를

떠났고 결국 산티아고를 가기 위해 직장을 때려치웠어요. • 한국 나이 50세, 나 자신을 위한 선물이

었어요. 800km. 하루에 20km씩 걷다 보면 전세계에서 온 여행자와 만나게 되지만 무엇보다 저와 대화할 시간을 가졌

어요. 그 길에서 23년 직장생활, 30년 도시생활의 앙금, 사람에 대한 미움과 분노, 동료와 직장에 대한 미련을 다 내려놓

았어요. 비로소 저를 사랑하게 됐고 새로운 소명도 얻게 됐죠.

여행 33일째 만난 영국 친구가 ‘우리가 받은 이 행복을 누군가에게 나눠줘야 하지 않니?’라고 권했죠. 각자의 나라에서

길을 만들자고. 그리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경쟁하는 한국에는 꼭 그런 길이 필요하다고. 제가 나고 자란 제주도 서귀포,

그 바다, 그 외돌개 앞에서 세계 사람들에게 “It’s 서귀포”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6개월 뒤 귀국, 6개월 뒤 고향에 내려간

것은 2007년, 가을에 첫 코스를 만들고 그 후 3년간 계속 만들고 있어요. 풀길, 돌길, 바윗길 등 한 사람이 갈 수 있는 폭

Talk Summary

특종 전쟁

선물

길 위에서찾은 평화 www.jejuolle.org

Page 74: Te dx seoul_온라인용

073

1m 미만의 길만 있다면 굳이 외국, 산티아고까지 걸으러 갈 필요가 없을테고 근처 마을에서 숙

박, 숙식을 하면 개발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슬로건이 ‘안티 공구리 정신’입니

다. 대한민국은 토목공화국이죠. 뚝딱뚝딱. 맨날 길을 넓히고 있어요. 길하나 내는데 50억씩 들입니다. 올레길

20km 구간에는 900만 원이 듭니다. 오로지 자원봉사, 노동력만 들여 길을 내고 있어요. 900만 원의 70%는 리플

렛 비용입니다. 입장료도 없죠. 340km의 길 만들땐 특전사, 해병대도 동원했어요. 특강 요청 오면 공짜로 해주

는 대신 길을 만드는 자원 봉사를 요청했죠. 이렇게 해서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길을 만들었습니다.

길을 만들자 대기업 CEO, 예술가, 아르바이트해서 저가항공기 겨우 타고 와 텐트치고 야영하는 대학생, •• 삶

에 지친 40~50대 등 많은 사람들이 왔어요. 산에서, 들에서, 바다에서 자신을 자연 속에 내려놓고 소통하면서

도시에서 얻은 상처, 경쟁에 지친 심신을 달랬습니다. 제주도의 자연은 굉장히 여성적이에요. 그랜드 캐년처럼

크고 높은 자연은 처음에는 멋지지만 보다 보면 주눅이 들어요. 그런데 높아봐야 1950m의 한라산인데 오히려

섬 전체를 할머니가 안아주듯 안고 있죠. 사실 제 동생이 조직폭력배 출신이에요. 정말 걔가

싫었어요. 제주도를 떠난지 32년만에 이방인이 되어 내려갔는데 차도 내주고 탐사도 같이하

고 온갖 길을 걸으며 제주도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그러면서 동생과 화해했어요. 이

친구가 원래 바탕은 굉장히 순수한 소년 같은 데가 있구나. 사춘기 때 엇나가기 시작해 그렇게 됐던 거구나. 우리

사회가 그렇게 만든 부분도 있구나. 저처럼 길을 걸으면서 자기 가족하고 소통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게임 중

독에 걸린 17세 아들을 데리고 온 아버지는 현장학습으로 데리고 왔는데 제게 고맙다고 하더군요. 아들과 얘기가

안되고 얘기하면 싸움이 됐는데 걸으면서 동지가 됐고 17년간 보다 일주일간 나눈 얘기가 더 많았다고 말입니다.

가슴을 열면 그렇게 돼요. 집에서 똑같은 환경에서 똑같은 패턴으로 얘기하다 보면 서로 5분 안에 엇나가는 거예

요. 꼭 제주도를 오지 않으시더라도 괜찮습니다. 제가 볼 때 여러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튼튼한 운동화, 그리고 여러

분 스스로에게 선물처럼 줄 수 있는 몇 일의 휴가, 그것만 있으면 여러분 자신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것이 꼭 올레길이 아니어도 돼요. 근처 가까운 데라도 인간의 모태인 고향인 자연을 많이 접하시길

바라고,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하고 만나시길 바랍니다. 자기 자신을 모르는 경우가 제일 많고, 자기 자신하고 대

화할 시간이 가장 짧은 게 현대인이고, 한국사람 이니까요. 여기 계신 외국 분들도 언제 제주 올레 한번 오십시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여성적인, 가장 평화로운 길이라고 자부합니다. 자원봉사자가 만드는 길이니까요. ▒

| 서 명

| 제주올레

이사장

대화

• ••

소명

평화

⇨ G o t o T E D x S e o u l

Page 75: Te dx seoul_온라인용

요즘 근황? 작년 11월에 제주에서 월드트레일컨퍼런스

World Trail Conference와 올레 걷기축제를 열었다. 스페인 산티아

고, 영국 코츠월드, 미국 존뮤어, 캐나다 브루스트레일, 일

본 시코쿠 등 전세계 내노라 하는 걷기여행 담당자들이 모

여 우정을 다지고 ‘개발하지 않는 개발’에 대해서 함께 논

의를 했다. 아주 좋은 경험이었고 세계 속에서 올레 만의

경쟁력도 확인한 시간이었다. 3월 말에는 각계 명사들이

만든 간세인형이라는 주제로 기부 전시회도 연다. 다 제

주올레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의 도움이 있기에 가능한 일

이다. 발표 후 느낌은? 사실 섭외 요청이 행사 1주일 전에 되어 준비할 시간이

너무 없었고 거기다 개인 사정까지 겹쳐서 발표 당일에야 서울에 올라올 수 있

는 스케줄이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

만 그 1주일 동안 큐레이터와 인터넷을 통해 작업을 했고 당일 리허설을 마쳤

다. 다행히 발표 후에 많은 분들께서 좋은 평을 해주시고 현장에서의 그 뜨거운

열정에 저 역시 감동하여 참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심을 가지고 계신

최근 한국 사회에서의 변화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대한민국은 토목 공화국

이다. 정말 건설 하나는 끝내주게 해왔다. 지금도 대한민국은 항상 공사 중이다.

올레를 계기로 ‘개발하지 않는 개발’에 대한 필요성과 그 가치가 좀 더 구체화됐

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좀 더 탄

력을 받았으면 한다. 대한민국 지자체는 뜯어 고치는 거에 대한 상당한 미련이

있는 것 같다. 제주도 역시 현재 세계환경수도나 세계 7대 자연 경관을 이야기

하면서도 아직도 공사에 대한 욕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 자체가 하나

의 자연 박물관인데도 말이다. 최근 변화나 영감을 얻는 그런 매개체? 올레지기

를 하면서 자연을 사랑하고 치유를 원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 중 유명인

도 있었고 일반인도 있었다. 열정적인 자원봉사자들 또한 마찬가지다. 그런 분

들 하나하나가 저한테는 많은 변화와 영감의 매개체가 된다. TEDxSeoul도 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 송주환 TEDxSeoul Organizer

After TEDxSeoul

“개발하지 않는 개발에 대한 필요성과 그 가치가 좀 더 구체화됐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Photo TEDxSeoul

Page 76: Te dx seoul_온라인용

075

“양수인은 인터렉티브나 미디어

파사드에 관심이 많은 건축가다.

오픈소스적인 그의 프로젝트는

예술작업에 가까워 보인다. 센서

와 인터렉티브 기술은 누구나 접

근할 수 있는 테크닉일 뿐이며

기술을 이용해 공간을 더욱 재밌

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기술과 미디어의

변화를 도시공간 위에서의 작업

에 녹여내는 그만의 방식을 소개

하고자 했다.

박성태 TEDxSeoul Ex-Organizer

양수인은 더 리빙The Living이라는 건축 설계 사무소를 만들어 뉴욕과 서

울을 오가면서 활동하고 있다. 더리빙은 2004년 데이빗 벤자민David

Benjamin과 함께 결성한 건축집단. 이곳에서 그는 오픈소스적인 실험과

다양한 협력작업을 통해 아주 작은 규모의 인터페이스부터 도시 블록

단위의 건물까지 디자인한다. 현재 뉴욕 강의 수질변화를 알려주는 은

은한 빛의 구름 작업과 뉴저지의 주상복합 건물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현재 뉴욕의 프랫 인스티튜트와 컬럼비아 대학교 건축대학원에

서 건축을 가르치고 있으며, 같은 대학원 산하 리빙건축연구소의 공동

소장직을 맡고 있다. TEDxSeoul 발표 이후 재미 건축가 양수인은 인

다프2010과 중국에서의 건축전 등에 참여하는 등 국내외에서의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겨울 방학 때는 귀국 해 수지 쪽에 복합문화시설

작업과 핀란드의 미술관 공모전을 준비했고, 3월부터는 미국 콜럼비아

대학원 3학기 학생들과 함께 한국의 노령화가 신도시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것인가를 연구하고 있다.

Before TEDxSeoul

Photo Song.Y SEO

Sooin YANG Architect

Page 77: Te dx seoul_온라인용

• 저의 첫 작업은 서울시 도시갤러리의 일환으로 현재 월드컵 공원에 설치한 ‘리빙

라이트Living Light’ 입니다. 서울의 대기질에 관한 의사소통 작업입니다. 황사가 오고 오

늘 맑았다가 내일 흐린, 급변하는 대기질을 실시간으로 알리는 공공 인터페이스 구축을 위해 노력했고 성공적으로 운영

되고 있습니다. 처음에 서울시의 지도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25개 서울시의 구이고요.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27개의 대

기오염 센서입니다. 이 센서 위치를 기준으로 서울시를 보로노이 다이아그램Voronoi diagram라는 분할법을 사용하면 이런 모

습이 됩니다. 선으로 분할된 모습 자체가 서울시가 대기 오염을 감지하는 권력 구조를 보여준다고도 볼 수 있겠죠. 어떤

센서는 작은 영역을 담당하고, 어떤 센서는 좀 더 큰 영역을 담당하고 있죠. 저 지도를 접어서 어떤 구조체를 만들고 그 구

조체가 실제로 지붕이 됨으로써 그 밑에 사람들이 들어가 이런 서울시의 대기질에 대한 정보를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구조물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디자인이 되었고요. 월드컵 공원에 실제로 설치된 ‘리빙 라이트 파빌리온Living Light

Pavilion’은 세 가지 의사소통 기능을 가졌습니다.

첫째, 1년 전에 비해 대기질이 향상 된 동네는 패널에 불이 들어와 그 상태를

알려줍니다. 예를 들어 3개의 패널에 불이 꺼져있다면 오늘 대기질이 악화된

동네겠죠. 보통 수치 전달은 전광판에 0.013ppm으로 써있는데 일반인들에게 이해하기 힘든 지표입니다. 반면 패널을

통하면 시각적 경험과 비교를 통해서 쉽게 전달 할 수 있습니다. 둘째, 매 15분 마다 전체 지붕이 암전되고 지금 현재 가

장 대기질이 좋은 동네부터 가장 나쁜 동네 순으로 불이 들어오게 됩니다. 약간 재미를 더해 지역 주민들간 경쟁 심리를

유발해 관심을 일으키고자 한 그런 시도입니다. 셋째, 문자메시지를 통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입니다. 013-3366-3615

에 지금 내가 궁금한 동네의 우편번호를 문자메시지로 보내면 일단 파빌리온이 그 문자메시지를 접수해 그 동네의 패널

을 깜빡여 줍니다. 다시 한번 주위의 시민들 관심을 유발하고 그것을 함께 나누게 되는 것이죠. 실시간으로 현재의 대기

질 정보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비슷한 맥락의 작업으로는 작년에 뉴욕에 이스트리버East River에 설치되었던 수륙양용 건

축Amphibious Architecture이라는 작업이 있습니다. 그곳의 수질 그리고 그 곳에 사는 수중 생태계의 건강함 그리고 그 모든 것에

관한 시민들의 관심을 측정하여 보여주는 장비도 있엇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이런 정보를 다루는 채널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 매제인 독립 영화 감독은 엘리베이터 안 TV에서 시끄럽

게 광고가 나오면 선을 뽑아 고장냅니다. 그럼 경비 아저씨께서 제게 말씀을 하십니다. ‘매제에게 좀 말을 잘 해봐. 저거

CCTV 단 업체에서 설치한 건데 저걸 자꾸 빼면 CCTV도 없어질 수 있잖아.’ 굉장히 재미있는 깨달음이었습니다. 왜냐면

Talk Summary 스스로를 표현하는도시

@ ysin www.thelivingnewyork.com blog.naver.com/openkaab

전달 기능

리빙 라이트

Page 78: Te dx seoul_온라인용

077| 양

수 인

|

건축가

저렇게 중립적인 것 같아 보이는 저 정보면들은 그 뒤에 굉장한 권력과 자본의 구조와 맞물려 있다는 것을 배우

게 된 것이죠. 작은 커뮤니케이션을 가지고 작업한 것이 ‘스트릿 라이프Street Life’라는 2009년 홍콩-선전 비엔날

레에서 선보였던 작업입니다. 중국 남부에는 활발한 거리 음식 문화가 존재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한

LED의 생산지이기도 합니다. 그 두 가지를 합치면 누구라도 자연적으로 LED보드가 달린 국수 그릇 생각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만들었습니다. •• LED 메시지 보드가 달린 국수그릇입니다. USB를 통해 충전이 가능하

고 그리고 메시지 업데이트도 가능합니다. 중국 홍콩과 선전의 포장마차에 약 50개를 나눠주고 한 달 정도 사용

했습니다. 비엔날레라는 것이 건축가나 예술가들만의 잔치로 끝나기 쉬운데 그것

을 넘어서 그곳에서 형성된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

다. 국물을 마시다가 깜짝 놀라면서 이런 메시지를 보게 되고 밤에 가서 와이프에

게 얘기를 하겠죠. “자기 오늘 내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그러면 이제 물어보면서 메시지가 좀 더 확산이

되어가고 전달이 되어 가는, 그런 의도의 작업이었습니다. 공안 여경들도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과학적인 실험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예술적, 사회적 차원의 실험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국의 건축가이자 예술가인 ‘우스만 하크’라는 사람이 만든 ‘파츄베Pachube’라는 웹사이트가 있습니다. 전세계의

그 누구도 어떤 센서로 무언가를 감지하고 그 감지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사용이 쉬운 인터페

이스입니다. 미국 지질국USGS에서 베링해 근처 지진을 감지해 실시간으로 올린 정보를 누

구나 쉽게 재가공, 사용도 할 수 있는 그런 인터페이스입니다. 저희도 어떤 작업이든 될 수

있으면 그 과정을 책이나 웹사이트를 통해서 공개하고 나누려고 합니다. 전자공학이나 어떤

엔지니어링에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200 정도의 돈을 가지고 3개월 정도 시간을 투자해 이런 작업을 만들 수

도 있습니다. 이런 센서나 정보를 다루는 그런 작업이 많은 일반인들이 쉽게 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왔습니다.

저는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라는 용어에 대해 어떤 애증의 관계랄까. 건물의 입면이 뭔가 적극적 커뮤니케이션

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재조명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기도 하지만, 비단 미디어를 넘어 그 자체로 정보를 생성

하고, 처리 혹은 재구성하고 그리고 출력을 해서 어떤 정보나 아이디어를 시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그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기술적으로 거의 개발이 완료되어, 이미 존재하는 저런 면들이 이제는 ‘그 내용이 무엇인

가’, 그리고 ‘그 내용을 생성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정보를 누가 조절하는가’. 우리가 시민으로서 그 과정에 어떻

게 참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

• ••

메시지

참여

⇨ G o t o T E D x S e o u l

Page 79: Te dx seoul_온라인용

행사 이후 활동은? 디지털과 인터랙티브 작업을 주로 했

다. 앞으로는 실질 건물을 설계하려고 한다. 수지 쪽에 복

합 건물을 설계하고 있다. 건축이라는 것이 겉으로 보기엔

국제적이지만 실질적으로 보면 지역적이다. 그러다보니

사무실 구조, 작업 방식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학교 강의

는 어떤 주제로 하나? 한국의 아파트 주거문화를 조사하

고 있다. 콜럼비아 대학 대학원생들과 신도시에 노령화가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를 조사한다. 노령 소비계층이 줄

어들면 일본의 타마 신도시처럼 몰락할 수 있다. 유령도시가 되는 것이 아니라

20년 후에는 도시를 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건강하게 죽이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지속가능한Sustainable 것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조사를 통해 20년 정도 후

활발히 일할 수 있는 시기에 도시의 건강한 죽음에 대해 작업하고 싶다. 20년 후

의 건축가 상의 변화? 당연히 변화해야 한다. 모더니즘은 미래지향적인 건데 환

경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좋은 것을 지속가능한 것으로 하는 관심이 변했다. 박

경, 쉬링킹 시티처럼 도시건축하는 사람들이 실제적으로 이런 작업에 참여해야

한다. 도시의 건강한 죽음을 위해 다양하게 서비스를 해야 한다. 플랫에서도 수

업을 하는데 학생들이 정말 열심히 한다. 주 단위로 매주 과제가 있어 매주 밤샘

작업도 해야하는 등 열심히 한다. 근데 건축가가 건축 설계 디자인을 잘 해야 한

다? 꼭 이렇게 해야 하는지 의문도 든다. 인문학을 학부에서 공부하고 대학원에

서 건축을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건축은 혼자 다 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나 문화를 읽는 소양이나 자세부터 세상을 넓게 보는 안목도 있어야 한다.

어떤 건축가를 희망하는가? 건축이, 건물이 보다 풍부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든

다고 믿는다. 잘못하면 폭력적일 수 있다. 다르게 생각하면 가능성을 열어 줄 수

있다. 건축가 개인은 글로벌하게 움직이는 게 좋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남편, 좋

은 아빠가 되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있다. 내 인생의 균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힘든 시기다. ▒ 박성태 TEDxSeoul Ex-Organizer

After TEDxSeoul

“건축이 생활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 생각을 검증하기 위해 노력한다.”

Photo Song.Y SEO

Page 80: Te dx seoul_온라인용

079

엄정순은 화가다. 대학에서 그림을 공부했고, 독일 유학도 다녀왔다.

국내 한 대학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다. 추상적 형태의 선Line 작업을 통

해 지금도 미술계에서 주목 받는 화가 중 하나다. 그리고 그는 시각장

애인 전시 공간인 ‘우리들의 눈’ 갤러리 관장이다. 10년 전 우연히 맹아

학교 미술 수업에 참여한 뒤로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미술교

육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그림을 그리는 데 꼭 눈이 필요하지 않다”며,

“누구에게나 표현 욕구는 있고, 여러 감각으로 받아들인 자극은 다양

한 방법으로 발현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런 작업을 통해 시각장애

인들은 스스로와 세상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연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는

시각장애인을 돕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 그들은 남다른 감각을

가진 창의적 인격체이기에, 그들과의 작업은 창의적인 능력을 가진 사

람들과의 ‘공동작업’이라는 것이다. “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경이로

운 일입니다. 또한 보이는 것 이면을 찾아보는 것도 가슴 설레는 일이

고요. 그 안에 있을 것 같은 무언가에 대해서 나는 늘 궁금했었고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움직임이 있고 정지되어 보이는 것들조차도 움직임을

담고 있습니다.”

Jeongsoon OUM Artist

Photo Kichul ZHAN

G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다’ 프로

젝트는 그 자체로도 어떤 울림이

있었거든요. 외형을 넘어서 본질

적인 무엇, 본다는 것의 의미와

표현의 본질을 시각장애인들을

통해서 감지하고 있었죠.”

이아람 TEDxSeoul Organizer

Before TEDxSeoul

Page 81: Te dx seoul_온라인용

눈이 안 보인다고 해서 그림을 그릴 수 없을까요? 유명한 모네도 백내장을 앓았을 때 그림을 그렸고 드가도 중심부 안구

가 손상돼서 말년에는 전혀 보이지 않았대요. 보이지 않아도 그릴 수 있습니다. 단 조건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에만 가능

하다는 것입니다. 기회가 주어지면 그들의 가장 치명적인 결함이라는 시력 장애가 문제가 안되고 얼마든지 창작의 주체

가 될 수 있습니다.

화가가 되고나서 저를 가장 괴롭혔던 “도대체 본다는 게 뭐야?”란 질문을 품고 세상에 유명한 그림은 다 보러 다녔죠. 그

러다 제 가슴을 탁 울리는 떨림을 경험했습니다. 시각장애 아이들의 작품을 모아놓은 동경의 톰 갤러리에서였습니다. 굉

장히 놀라운 경험이었죠. 귀국 후 대학 교수를 그만 두고 시각장애 학교에 들어갔습니다. 미

술수업이 없더군요. “우리들의 눈”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재료와 선생님들을 보내주고 커리

큘럼도 짜주고 이런 일을 14년째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학교, 부모, 주변에서 저를 비난하더군요. ‘보이지 않는 애들한테

뭐하러 미술을 가르치냐’ ‘그 시간에 안마나 하지’ 정작 문제는 시각장애에 대한 거대한 편견이었어요. 너무나 큰, 거대한.

불교의 열반경에 ‘장님 코끼리 만지기’란 우화가 있습니다. 6명의 장님이 각기 코끼리를 만져보고, 코끼리는 이거다 단

정을 짓죠. 그 우화는 내가 생각하고 내가 믿는 것만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는 우리의 우매한 행동을 경고합니다. 이 불

교의 우화에서 출발, 시각장애 아이들과 함께 ‘장님 코끼리 만지기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

다. 핵심은 그야말로 하루 종일 코끼리를 만지면서 체험하는 겁니다. 대한민국에 있는 모

든 코끼리를 찾아 나섰죠. 서울 동물원 공무원은 단칼에 거절했어요. 꿈의 동산 에버랜드에

선 ‘네버’ 하더군요. 전주, 광주, 부산, 제주도까지 전화 했습니다. 동춘서커스단에도 전화했습니다. 몇 개월 동안 아침에

일어나면 전화 붙들고 아니면 때론 찾아가는 등 무진 애를 썼습니다. 셀수도 없이 많은 벽에 부닺힌거죠. ‘아 이게 정말 장

님 코끼리 만지기구나!’

전라도 광주 우찌 동물원의 최종옥 수의사님이 제 의도를 듣고서 ‘모든 책임을 질 테니 걱정 말고 애들 데려 오세요’ 하시

더군요. 질의 응답 시간에 한 시각장애 아이가 ‘동물도 장애를 갖고 태어나나요?’란 질문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수의사

님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연에서 장애는 곧 죽음이다. 그렇지만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으면 살 수 있다. 우리 동물원에

도 눈을 못 보는 물곰이 있고, 어미 없는 새끼 사자가 있는데 내가 잘 보살펴주고 있고, 동물원에서는 인기 짱이다.” 2009

년 6월 25일 33명의 시각장애아, 12명의 티칭 아티스트 등 50여 명은 인천부터 311.51km, 장장 왕복 10시간의 대장정

Talk Summary

본다는 것

코끼리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다. @urinun www.ka-ba.or.kr blog.naver.com/openkaab 02-733-1996(후원 회원가입)

Page 82: Te dx seoul_온라인용

081| 엄

정 순

|

화가

을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정말 다양한 코끼리들, 세상에 없는 코끼리들을 만들었죠. • 이 작품을 만든 초등

학교 4학년 어린아이의 고백은 “손이 코끼리 코를 만지는데 나도 모르게 코끼리 코로 쑥 들어가버렸어요. 안이

끈적끈적하고 이상하게 바람이 불었어요.” 였습니다. 뭐겠어요? 코끼리가 간지러우니까 흥 했겠지요. 코끼리에

서 본질은 뭡니까? 코입니다. 아이의 세상과의 교감은 손입니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코끼리

가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코끼리는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본질

에 가까운 작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현대 미술은 이런 것입니다.

애들은 창작에 재능이 있지만 기회가 있어야 살아납니다. 미영이란 아이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저랑 처

음으로 미술수업을 했습니다. 크레용을 주며 마음껏 해봐 했더니 온몸에 검정칠을 하더군요. 미영이는 다운증

후군, 시각장애, 구구단도 못 외우는 지적 장애, 신체장애까지 복합장애를 가졌습니다. 다행히도 ‘우리들의 눈’

프로그램은 같이하면서 몇 년을 보냈습니다. 미영이의 심리적 기술적 변화는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어요.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요? •• 왕따 중의 왕따로 태어났던 애를 보이는 대로 평가하지 않았고 심지어 부러워하는

애들까지 있었어요. 미술을 통해 조금씩 자기를 찾아가고 모든 사소한 일상을 그리고 조각으로 만드는 예술가의

습관을 갖게 된 것입니다. 장래희망을 물어봤더니 감히 화가나 사진작가가 되겠다고 그래요.

또 다른 미영이가 광주, 충주, 대전 맹아학교에도 있습니다. 미술대학을

가고 싶어 하는 애들이 서서히 생겨나요. 시각장애 학생들이 미술대학

에 갈 수 있게 지금도 계속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태국, 인도, 캄보디

아 등 아시아에서도 장님 코끼리 만지기 프로젝트를 실행하려고 합니다. ‘장애가 신의 저주다, 가족의 수치다’라

고 생각하는 장애라는 것이 결핍이나 창피함이 아니라 또 다른 창작의 출구가 된다라는걸 볼 수 있는 눈을 뜨게

해 주고 싶습니다. 한 학생이 이런 말을 해주더군요. 지금은 침구사로 일하지만 맹아학교시절 받은 미술수업은

인간으로서 품위있게 사는 법을, 자존감을 심어주었다고요. 15년동안 이런 일을 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미술의

본질을 구겐하임이나 모마가 아닌 이 시각장애가 있는 아이들과 수업을 하면서 배웠습니다. 장애란 무엇을 못하

게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라 장애 덕택에 다행히도 다치지 않고 간직된 그 무엇이라는 것이죠. 단지 우리가 그것

을 못 볼 뿐입니다. 저는 아이들과 함께 작업을 하면서 그렇게 찾고자

했던 작가로서의 자존감의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

• ••

자기표현

본질

작가의 자존감

⇨ G o t o T E D x S e o u l

Page 83: Te dx seoul_온라인용

TEDxSeoul 이후 근황? 늘 하던 대로 개인적인 캔버스 작

업도 하면서 우리들의 눈을 꾸린다. ‘장님코끼리 만지기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제 5회 프리즘 프라이즈라는 공모

전 시상식을 진행했고, 수상한 작품들을 갤러리에서 전시

했다. 메세나 협회의 컨셉을 차용해서 삼성 문화상, 파파

로티 코리아상이란 이름처럼 상에 기업을 연결해 주었다.

단순히 최우수, 우수상이 아닌 삼성기업이 주는 상이라 하

면 아이들이 이름만 들어온 유명 회사들과 만나는 순간이

참 용기가 될 거라 생각했다. 앞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나 목표가 있다

면? 올해 4번의 코끼리 만지기 프로그램을 앞두고 있다. 청주, 광주, 전주와 경

상도권에서 한다. 첫회 인천, 작년 대전 이후로 이 프로젝트의 목표가 전국 12

개 맹아학교를 돌아가면서 순회하는 아트 프로그램이 됐다. 코끼리 프로그램

이 아시아까지 가고 전 세계에서도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좋겠

다. ‘장님 코끼리 만진다’는 전세계가 다 알고 있는 우화다. 아랍버전은 눈 먼 쥐

6마리가 코끼리를 더듬는 거다. 우화의 주인공인 시작장애인들과 함께 예술가

가 창의적으로 풀어보는 과정이기 때문에 시각장애인과 예술가가 있는 세계 어

느 곳에서나 이 프로젝트가 가능하다. 지난 10년 간 진행하면서 사회의 변화나

가능성을 느꼈다면? 얼마 전 전국 국립 박물관 사람들 50여명이 갤러리를 찾

아왔다. 박물관 내 시각장애인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시도하려고 하는데 이것

이 진짜 큰 변화다. 7~8년 전부터 박물관 투어를 했는데 그때마다 박물관 사람

들이 변한다. 그들 스스로도 장애인들도 관객으로 맞이해야겠다는 각성이 생

긴다고 한다. 시각장애인들이 보고 만질거리라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거기에 맞춰서 우리는 브로슈어나 관람 프로그램도 함께 작업했다. 단체

가 움직이는 것은 훨씬 큰 영향력을 가져서 변화 속도가 빠르다. 박물관의 변화

가 우리 문화의 변화로, 나아가 기존 사회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겠다고 느껴졌

다. ▒ 이아람 TEDxSeoul Curator

After TEDxSeoul

“‘무엇을 할 수 있다’란 자부심. 이게 최고다. 눈으로는 아니지만 세상을 느끼는 것을 표현하는 방법을 키워주는 것은 중요한 이유다.”

Photo Dahee JUN

G

Page 84: Te dx seoul_온라인용

083

Sungbum LEE Good Neighbors

“대중의, 대중에 의한, 대중을 위

한 기술로 일컬어지는 적정기술

의 아이디어는 현지인의 삶 속,

그 행간에 녹아있다. 우리에게 이

미 필요 없는 기술이 다른 사회

에서 꼭 필요할 수 있고, 실제적

으로 이런 일들은 무수히 많다.

관심의 영역을 벗어났던 기술이

아직 필요한 사회를 찾아 빛을

발하게 하는 것이 이성범 팀장

의 미션이다.”

류한석 TEDxSeoul Organizer

‘아이에게 물고기를 잡아 준다면, 일 년 정도 먹고 살 도움을 주는 것이

다. 아이에게 낚시를 가르쳐 준다면, 평생을 먹고 살 수 있는 도움을 주

는 것이다.’ 북미 인디언의 유명한 속담이다. ‘좋은 이웃’ 단체를 통해,

이웃과 함께 사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 애쓰고 있는 이성범 팀장은,

우리가 경제적으로 가난한 나라들을 돕는다는 개념에 있어서 ‘물고기

를 잡아 주는 것’이 아닌, ‘낚시를 가르쳐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

한다.

타인에게 선물을 주는 것은 간단한 일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함께 살고

자 하는 마음을 갖고, 타인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들이 진정

으로 필요로 하는 것,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들의 시각에서 바라보

는 마음이 필요하다. 타인에 대한 ‘존중’과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그는 말한다. 무상으로 물고기를 나누어 주는 것도 좋지만, 정말 그들과

함께 가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낚싯대, 그것도 ‘적정한 낚싯대’

를 만들 수 있도록 그들을 돕는 것이 바로 이웃인 우리가 줄 수 있는 진

정한 도움이라고.

Before TEDxSeoul

Photo Hyun

-Seok Hw

ang

External Partnership Team Manager

Page 85: Te dx seoul_온라인용

저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아주 독특한 방법을 여러분께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적정기술과 사회적 기업,

이런 활동을 통해서, 가난한 사람들의 지속 가능한 개발을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인데요. 벌써 흥미 진진하죠. 자, 시장의 영

역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바깥 영역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제원조나 NGO의 활동들은 시장의 바깥 영역과 제도권 안

에서만 일해왔습니다. 왜냐하면 교환적인 방식보다는 일방적인 원조가 훨씬 더 경제적

인 불평등을 해소시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말씀드릴 것은 조금

다른 방식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삶이 있는 그 시장 안에서 적정한 기술을 개발해 시장의 방식으로 접근 했을 때 충분

히 국제개발효과가 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첨단 기술은 자본주의의 발달을 앞에서 이끌어 왔습니다. 소수의 부자들,

그들의 편의를 위해 많이 치중해 왔지요. 가난한 사람들의 생계기술이나 생존 기술에 대해서는 별로 반응하지 못했습니

다. 그 이유는 그들이 소비자적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였죠. 노트북이나 휴대폰은 매일 같이 신제품이 나옵니다.

하지만 생계와 생존에 관련된 기술들은 그렇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과 부자들의 사는 세계의 간극은 넓어져만

갑니다.

제가 적정기술이라는 컨셉으로 굿네이버스에서 일하게 된 것은 불과 1년이 되지 않았어요. 적정기술의 기원은 인도의

간디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토착기술보다 조금 더 발전된 모델입니다. 적정기술은 가난한 사람들의 생계나 생존을 위

해서 계속적으로 발전되어 왔습니다. 사례를 말씀을 드리죠. 아프리카 차드의 한 아이가 있습니다. 나무가 없는데 벌목

까지 금지되어 조리용 연료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무 기둥을 뽑는 것은 법에 걸리지만 뿌리를 캐는 것은 법에 걸리

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는 하루 종일 나무 뿌리를 캐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을

봅시다. 20km를 자전거를 타고 인근 국가 카메론에 가서 나무를 해가지고 옵니다.

왜냐하면 차드에서는 나무를 해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조리용 연료가 너무 부족한

상황에서 밥을 해먹으려고하니, 밀, 쌀, 가루는 있는데 나무가 없어서 밥을 굶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

결하기 위해 한국의 특허청과 ‘나눔과 기술’이라는 과학자 모임이 저희 굿네이버스를 도와줬어요. 프레스기를 이용해 현

지의 사탕수수 껍데기와 조, 그리고 옥수수 껍데기 같은 것들로 숯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 전기 없이 망고를

건조 가공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게 만드는 기술도 있습니다.

몽골의 사례를 볼까요. 그곳은 영하 40도의 겨울이 7개월이나 되는 굉장히 추운 나라입니다. 사람들은 전통 개르란 천막

집 양식에서 겨울을 보냅니다. 굉장히 춥지만 이 난로 하나로 버티고 있습니다. 당연히 연료비가 엄청나겠죠? 유연탄과

Talk Summary

시장의 영역

적정기술

현지인의 현지인에 의한현지인을 위한 적정기술 @GOOD_BUY

Page 86: Te dx seoul_온라인용

085| 이

성 범

|

굿네이버스

대외협력팀장

나무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연료비는 생계비의 절반을 넘어갑니다. 겨울에 가장 중요한

게 연료입니다. 음식보다도요. 얼어 죽으니깐요. 그만큼 심각한 상황입니다. 연료비에 생계

비를 소모하는 상황은 가난한 사람들을 무척 어렵게 합니다. 난로를 사용하니까 매연이 너무 많이 나서 가시거

리가 채 50m가 되지 않아요. 겨울이 이렇습니다.

난방비가 부족하니까 맨홀 뚜껑 밑 난방관에서 노숙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굿 네이버스 김만각 교수가 몽골 학생들과 1년 동안 G-세이버G-saver란 난로 위에 부착하는 축열기를 만들었습

니다. •• 자장면 배달통이나, 농사 지을 때 쓰는 소독통을 닮았는데 굉장한 효과가

있습니다. 열이 텐트 때문에 빠져 나가잖아요. 현지에서 흔하게 찾을 수 있는 찰돌이

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찰돌을 거기에 채워 넣으니 열 보존시간이 길어졌습니다. 한

국의 온돌 같은 효과죠. 2010년 2월에 실제로 100개를 만들어서 최하위 빈민층에다가 나눠 줬습니다. 시험 결과

40% 정도의 연료비를 절감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만큼 생계비가 확보된 것이죠. 아껴진 돈으로 무엇을

할까요? 아이들 학교를 보내고 음식을 배불리 먹는 데 사용합니다. 한 할머니는 새벽 2~3시에 꼭 일어나 난로

에 연료를 다시 채워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축열기 사용 후부터는 푹 주무실 수 있었습니다. 연료뿐만 아니라 매

연도 40%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우리가 이제부터 할 일은요, 이 몽골의 개르에서 난로를 때는 사람들한테

10만대 정도의 G-세이버를 보급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가난한 사람들의 난방비 약 300억 원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20만 톤 가량의 연료를 덜 쓰게 됩니다. 굉장하지 않습니까?

이게 바로 적정기술의 가치입니다. 저희는 이 G-세이버를 그냥 보급할 생각이 없습니다. 사회적 기업을 현지에

만들 겁니다. 사회적 기업에 현지인들을 고용하고, 그들이 기술을 배우고, 그들이 직접 판매하는 그런 방식을 사

용할 겁니다. 당연히 가난한 사람들도 살 수 있는 저렴한 가격대로 판매할 예정입니다. 적정

기술의 가치는 바로 커뮤니케이션에서 나옵니다. 현지인의 삶을 존중할 때만, 어떤 기술이

현지인들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는지 깨닫게 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물고기를 잡아줄 게 아니라,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줘야 한다.’ 항상 이렇게 말합니다. 저희는 적정한 낚싯대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줬으면 좋겠고, 그

래서 그것을 활용해서 스스로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존중하면서 연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기술, 이런 방식이 지금 국제 구호단체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

낚시법

축열기

• ••

난로

⇨ G o t o T E D x S e o u l

Page 87: Te dx seoul_온라인용

TEDxSeoul 이후 근황? 굿네이버스 사회적기업 사업단을

만들었다. 적정기술을 모델로 국제개발을 본격적으로 해보

자는 취지였다. 자립형 소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거

였다. 생산, 소비, 일자리 창출을 다 아우르는 생태계를 만

들자는 것.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이 작년 1월 시작한 몽골

축열기 사업이었고, 사업단과 현지법인 설립, 공정 설계에

설비를 한국에서 들여와 2010년 12월 17일 공장을 오픈

했다. 몽고로 오가는 한국인 매니저급 3명과 울란바토르

에 현지인 17여 명 고용, 총 21명이 있다. 두 달 안에 교육, 시제품 생산, 그리고

판매까지 다 해보고 있다. 정말 열심히 일했다. 짧은 시간 에피소드가 있다면?

2010년 11월 말, 공장 설립 단가도 낮춰야 해서 중고 기계를 구입, 한국에서 조

립 후 컨테이너 배에 실어 가져왔는데 공장 앞 언덕에서 기계를 꺼내다 넘어져

고장이 났다. 굉장히 큰 강철 축이 움직여야 하는 기계인데 못 고치는 줄 알았

다. 현지인들이 뚝딱뚝딱 망치로 두드리더니 정말 기적적으로 최소한 수동 작

업이 가능하게 고쳤다. 시작도 못해보고 시간 싸움에서 지는구나, 싶어 그땐 정

말 세상 무너지는 줄 알았다. 사업단의 비전은? 사람에 비유하자면 이제 겨우

아기가 태어난거다. 아기가 잘 먹고, 잘 걸을 수 있도록 키워나가야 한다. 난제

들이 많다. 지금껏 주체가 됐다면 이제는 어느 정도 물러나 지원하는 쪽으로 내

려와야 한다. 몽고 현지에서 최적화 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거다. 타지키스탄, 아

프리카 말라위 등 시장조사, 아이템 발굴 등 2011년 구체적인 계획이 잡힌 나라

가 4개국이다. 결국 사례가 말해준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만져지는 것이 말을 해

준다. 몽고 공장은 사회적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축열기보다 “이거 별거 아닌

데? 나도 할 수 있겠는데?’란 마인드셋을 가지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물고기

를 잡아주고 낚시대를 만드는 것 이상으로 물고기 기르는 법까지 전파하는 것이

다. 모두 양어장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이게 내 꿈이다. ▒

류한석 TEDxSeoul Organizer

After TEDxSeoul

“적정기술은 물고기를 잡아주고 낚싯대를 만드는 것을 뛰어 넘어 물고기를 기르는 법까지 전파하는 것.”

Photo TEDxSeoul

Page 88: Te dx seoul_온라인용

087

“월급쟁이 생활을 접자마자 황상

민 교수는 나를 불러 심리 테스트

(WPI)라는 걸 했다. 그날 그럴듯

한 직장에서 무난한 2인자로 혹

은 유령처럼 ‘잘’ 살고 싶었던 나

를 들키고 말았다. ‘난 잘 살고 있

는가?’ ‘나는 누구인가?’란 중고

등학생 때나 가졌던 질문을 스스

로에게 다시 던지는 계기가 됐다.

이 질문을 함께 고민하고, 한국사

회에서 ‘잘 사는 비법’을 함께 나

눠 보고자 그를 무대로 초대했다.”

박성태 TEDxSeoul Ex-organizer

심리학자 황상민은 대학시절 심리학적 이상사회를 그린 B.F.스키너B.F

Skinner의 <월덴 투Walden Two>를 읽고 스키너 교수를 만나기 위해 하버드

대학으로 가기로 결심, 그곳에서 심리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인간 탐

구를 위한 그의 탐침은 대중문화, 디지털 매체, 소비자 행동, 사이버 공

간, 온라인 게임, 광고, 이미지 신화 등의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다. 이

런 다양한 관심사 속에서 그의 연구의 핵심은 인간의 믿음과 사실의

관계에 놓여있다. 우리가 철석같이 믿고 있는 것에 의문을 제시하고,

사실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한국사람들

이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각자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지 문제를 탐

색하기 위해 한국인의 심리코드를 연구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

게 가지는 자신의 문제를 탐색하고 해결하는 출발점을 확인하도록 마

음의 지도를 그리고 있다. 현재 대학 강의와 저술 이외에 대한민국 최

고의 싱크탱크think tank를 꿈꾸는 ‘위즈덤 센터Wisdom Center’라는 연구

소를 운영하고 있다.

Before TEDxSeoul

Photo TEDxSeoul

Sangmin WHANG Psychologist

Page 89: Te dx seoul_온라인용

• 제가 주로 하고 있는 일은 한국인의 심리코드에 대한 탐색입니다. 심리학자는 사람들의 행동과 사고에 대한 연구를

합니다. 저는 사람의 행동과 사람의 마음을 보고자 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아는 것은 내가 어떻게 살아야 될 건가.

어떻게 살면 제대로 잘 살 수 있는가. 이 문제하고 결부됩니다. 여러분 잘 살고 싶으시죠? 대한민국에서 잘 사는 방법에 대

해서 먼저 배워야 합니다. 실제로 ‘나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합니까?’ 라고 물어봤더니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다른 사람

을 도울 때 보람을 느끼고, 믿음직 하고, 다른사람들이 나에게 주는 선물에 쉽게 감동하고, 이따금 게

으르기도 하고, 맡은 일을 철저히 수행하면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다른 면을 보기도 하고,다른사람의

모든 이들에게 친절하고 싶고, 이야기 하는 것을 즐기고, 다른 사람의 감정에 잘 공감하는 그런 사람이에요. 실제로 그런

사람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런 사람으로 보여지고 싶다는 거예요. 남들에게 보여지는 이 모습. 저는 심리코드로 ‘쿨가이’

라고 합니다.

제가 ‘쿨가이’처럼 보입니까? 저와 연구를 같이하는 대학원생들이나 연구원들에게 저는 어떻게 보이냐, 예술에 관심 없

다, 한 장소에 오래 있는 것을 어려워 한다, 지시하기 보다는 받는게 편하다, 감동시키는 재능이 없다, 새로운 물건이나 생

각을 못받아 들인다. 쉽게 신경질 내고 산만해진다. 김영하 선생이 예술 이야기 하면 ‘예술 해가지고

뭐에 쓸래?’. 한국말로 ‘체념한 자포형’, 영어로는 ‘노바디Nobody’예요. 어디에 더 공감하십니까. 한국사

람이 쿨가이일까요? 노바디의 모습일까요? 노바디에 공감하시면 안돼요. 우리는 쿨가이처럼 남들에게 멋있게 보여주

고 이를 다른사람들이 봐 줬으면 하는 생각에서 삽니다. 왜 내가 남들에게 쿨한 모습으로 보이고 싶을까요? 현실의 나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낮에 각각 직장에서 일을 할 때는 완벽한 노바디 로서 거의 “시키는 일만 한다” 뭐 이런 상태로 지내

시는 것. 이것이 결국 쿨가이와 노바디의 모습을 보여주는 야누스적 양면성입니다.

‘어릴 적 꿈을 이뤘어요’, ‘칭찬과 아부를 잘해요’. ‘갈등상황에서는 공격적으로 대처해요’. ‘말

을 잘해요’. ‘2인자의 위치에 만족해요’. ‘영어를 잘하는 것도 중요해요’. ‘자신의 이익을 남들

과 나눌 줄도 알고 높은 윤리 의식을 가진 것처럼 보여야 해요’. 우리 사회에서 이렇게 출세

하고 성공했다는 사람들을 개천용이라고 합니다. 현재에서 출세했다고 하는 사람들은 개천용이 아닙니다. 명문대 박사

학위에 대기업을 다니고 배우자 집안이 좋거나 배우자가 잘 생겼어요. 본인도 인물이 좋다는 평을 들어야 해요. 배짱과

오기가 있고 대세에 따르면서 비난받을 짓을 하지 말아야 해요. 이런 사람들을 바다용이라고 하죠. 자, 개천용은 더 이상

없고 바다용은 나와 너무 먼 것 같은데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제정신으로 재밌게 살 수 있

Talk Summary

쿨가이

바다용

한국인의 심리코드 @sangminwhang www.wisdomcenter.co.kr

노바디

Page 90: Te dx seoul_온라인용

089| 황

상 민

|

심리학자

을까요? 쿨가이가 돼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은 모든 대한민국 사람들을 누르고 있어요. 전문가들은 그러죠.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해, 하고 싶은 걸 하면 되잖아. 그런 소리를 또 들으면 속으로 욕이나 해주세요. 왜? 심리학자인 입

장에서 보면 ‘그런 대답을 알면 왜 네게 묻니?’고 반문할 수 있죠. 이게 첫번째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민이에요.

두번째 문제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되는데 거기에서의 남들이 인정하는 수준에 내가 맞춰야 된다는 문제가

생겨요. 그래서 좋아하는 일보다 잘하는 일로 그냥 그대로 바꿔 버리는 거에요. “어떤 이가 물었답니다, 용의 꼬리

가 나은가요 뱀의 머리가 나은가요” 그랬더니 이렇게 대답했대요. “얘야, 일단 뱀으로 살다가 나중에 용으로 승천

하면 안될까” 어떻게 생각합니까? 뱀은 뱀이지 용이 아니잖아요. “야, 내가 지금 너한테 뱀은 뱀이고 용은 용이라

고 이야기 했니? 내가 뱀으로 살다가 용으로 승천하라고 그랬잖아” 이런 질문은 어때요? “은행이나 공사에 취직

할까? 아니면 벤처할까?” 벤처를 하자니 벤치에 있을 것 같고 은행에 가자니 재미없는 이 삶을 어떻게 살아야 되

나 이러면서 시간과 에너지를 보내고 있는데 한번도 뱀에서 용으로 승천할 수 있다는

생각은 안하는 거예요. 심지어 안된다는 생각을 해요. 그럼에도 왜 한국사회에서는 많

은 사람들이 간절히 성공하고 쿨가이가 되기를 원하면서 안된다고 생각을 할까? 뱀

은 평생 뱀으로 살아야 되고, 용은 처음부터 종자가 따로 있다고 하는 바로 그 생각이 뱀이 용으로 변신하는 것을

막고 있다는 거. 쿨가이를 지향하면서 실제 현실 삶에 있어서는 체념한 자포형으로 사니까 88만원 세대지요.

•• 어떤 분은 일을 시작한지 3년 된 분이 계시고 어떤 분은 5년 되시고 어떤 분들은 10년 넘으신 분도 있어요.

10년 넘으신 분들은 그 자체로 쿨가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것. 못생긴분들도 있으셨는데요. 근데 멋있잖

아요. 그런데 십년 안되신 분들은 “그래도 저는 힘들더라도 제가 할거예요. 망해도 좋아요. 뭐 한번 망하지 두번

망하겠어요. 세번까지 망할 수 있어요” 그랬을때 마지막으로 진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뭐냐? 저는 마지막으

로 ‘나는 어떤 사람인가’ 보통 그러죠 “Who am I?” 이 질문을 마지막으로 하면 “그래 내가 또 당했다. 그래 네 자

신을 알라. 그건 네가 하는 이야기가 아니잖아. 몇천년 전부터 해왔

던 이야기잖아 그것을 나는 좀더 구체적이고 특별하고 자세하게 내

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기를 원해.”. 심리학자는 그것을 알려 줄 수 있을까요, 없을까요? 없다고요? 저를 무시하

시나요? 다음 TED에서 얘기 할 때에는 더 특별하게 나를 아는 법에 대해서 알려 드릴게요. 그러면 여러분의 인

생이 달라지실 거예요 ▒

나는 어떤 사람

• ••

자포형

⇨ G o t o T E D x S e o u l

Page 91: Te dx seoul_온라인용

'한국인’의 심리코드라고 말하는 이유? 한국 사람들은 도

대체 자기네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슈나 사건들을 어

떻게 보고 있는지, 그리고 왜 특정 사건이나 이슈에 대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이게 되는지 궁금했다. 오히려

미국 등 외국 사람들과 얘기가 잘 통하면서 정작 한국 사

람들끼리 서로 진보나 보수, 영남과 호남, 가진 자와 없는

자 등으로 구분하고 마치 원수처럼 싸우는 일이 왜 일어나

는지 의문이 들었다. “심리코드”가 무엇인가? 특정 대상,

사건에 대해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사고, 인식의 틀’이 바로 “심리코드”다. 단순

히 “한국인의 심리가 이렇다.”라는 차원이 아니다. 심리가 구체적으로 서로 어

떻게 다르게 나타나는가를 말해준다. “무엇이다”와 “어떻게 나타난다”를 동시

에 드러낸다. “컬쳐 코드”의 심리학 버전이다. 각기 다른 집단의 사람들이 가진

암묵적인 믿음이나 규범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면서, 한 개인이 지

향하는 가치를 드러내면서 심리코드는 한 개인의 정체성을 반영하기도 한다.

보통 외국인이 보면 한국인의 모습을 더 잘 볼 것으로 기대하는데 이것도 한국

인의 대표적 심리특성 중 하나다. 그건 주관성이 포함된 구경꾼 모드다. 스스로

를 관찰할 수 있는 한국 사회에 사는 심리학자의 객관적인 시각이 더 필요하다.

한국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최소한 자신이 가진 심리코드, 어떤 틀을 가지

고 세상을 이해하는지 알게 된다면, 적어도 자신의 삶의 방식과 추구하는 바를

스스로 알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세상이 혼란스럽지도, 미래도 그리 불안하

지 않을 것이다. 미래의 답은 현재 우리 마음 속이 이미 있다. 변화의 중심은 자

기자신 밖에 없다는 것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우리의 삶에서 자아는 변화의 가

장 핵심 축이고 각 개인 스스로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변화의 토대다. 정체성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 내적으로 멋있는 자신을 연상하면서, 체념하고 자책하는

모드를 가능한 한 긍정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자기 성찰의 계기들을 찾아야

한다. ▒ 박성태 TEDxSeoul Ex-organizer

After TEDxSeoul

“심리코드를 알게 되면 어떤 이슈와 관련해서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과 표현을 하는지 알 수 있다. 한국 사회에 살면서 한국인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

Photo TEDxSeoul

Page 92: Te dx seoul_온라인용

091

“유상준씨를 처음 알게 된 건 UX

Camp Seoul에서의 발표를 통

해서였다. 30분 연습으로 여자

친구에게 기타 연주를 들려주는

방법이란 당시 메시지는 화이트

데이나 프로포즈에도 유용할 재

미있는 컨셉이었다. 쉽게 연주할

수 있는 악기라는 컨셉도 독특했

지만 제작과 연주까지 모두 직접

진행했다. 아이디어 은행과 같은

젊은 창작자, 단지 생각으로 그치

지 않고 실천을 통해 더욱 돋보이

는 젊음이다.”

배성환 TEDxSeoul Organizer

유상준은 디자이너이다. 하지만 디자이너라고 하기에는 프로라는 엄

숙성보다는 굉장히 친근하고 공감의 감정이 먼저 생긴다. 그렇다고 아

트와 테크놀로지를 대충 아는 것도 아니다. 디자인과 아트, 테크놀로지

의 경계에서 위트와 유머를 가진 재미난 실험작들을 선보이고 있는 창

작가로 본인을 소개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유상준은 사람들에게 새로

운 경험과 영감을 주는 것을 주제로 작은 장난감에서부터 전자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디지털 기타까지 인터넷에 공유되어 있는 정보를 가지

고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D.I.Y.Do it yourself와 아마추어리즘을 바탕으로

누구나 오픈소스를 이용해 멋진 작품을 창작하고 공유하는 세상을 꿈

꾸고 있다. 그는 그런 작업들로 하여금 사람들에게 창작욕구를 불러일

으키고 즐거운 워크샵도 종종 열어서 그 욕구를 발현하게 해준다. 현재

이태원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 이태원셀에서 오늘도 뭔가 재미난 일들

이 벌어진다.

Before TEDxSeoul

Photo TEDxSeoul

Sangjoon YOO Designer

Page 93: Te dx seoul_온라인용

Do It Yourself나도 창작자

저는 한양대학교 영상디자인과에 재학중이고 현재는 시각 영상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고, 관심 있는 분야는 UX디자인입

니다. 사실 시각 영상을 전공하면서 컴퓨터와 모니터 속에서만 작업을 많이 했어요. 그러나 손으로 직접 만들면서 작업

하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발표때 입은 티셔츠와 나눠준 배지들도 직접 손으로 다 만들었습니다. 영상디자인을 하다 보

니 음악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래서 악기들까지 만들게 되

었습니다. 처음 만든 악기는 초등학교 때 한번쯤 불어보는 리코더입니다. [영

상] 도 레 미 파 도 미 레 도 파 파 미 파 도 미 레 도 파 미 레 도 도 도. 아이들이 계이름을 처음에 외울 때 쉽게 익힐 수 있

도록 사람 목소리를 넣어봤어요. 처음에 악기를 디자인하려고 마음 먹었을 때 여러 가지 악기들이 떠올랐는데요. 피아노

나 기타, 바이올린 같은 악기들이 참 멋있잖아요? 연주 잘 하는 사람들 보면서 한번 악기를 배워보려고 마음먹고 기타를

시작을 했는데 진짜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기타를 만들었죠.

제가 만든 기타는 버튼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장난감 기타처럼 쉽게 연주를 할 수 있으면서도 진짜 실제

기타 같은 소리가 나거든요. 간단하게 이 버튼들은 코드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악보를 보

고 코드를 직접 바로 연주할 수 있어요. C D E 이런식으로요. 저는 사실 이 기타를 만들었지만 아직까지도 실제 어쿠스틱 기

타는 연주를 못해요. 재미있죠? 이 기타는 USB 포트로 이루어져 있어서 맥이나 윈도우의 기본적으로 내장된 음원들을 사

용하기 때문에 쉽고 간편하게 쓸 수가 있습니다. 기타 말고도 보시는 베이스기타, 키보드, 드럼까지 만들게 됐는데요.

• 사실 디자인 전공인데 어떻게 이런 악기들을 만들었는지 참 궁금해 하실 겁니다. 저는 독학으로 이 모든 것을 만들었

는데 인터넷에 있는 정보들을 이용해서 했습니다. 인터넷에 오픈 소스 사이트들이 굉장히 많이 있어요. 납땜을 하는 것부

터 프로그래밍하는 어려운 분야도 다 쉽게 설명 되어 있어서 저도 쉽게 만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기타 가격 얼마나 할

까요? 30,000원! 정말 기타 한번 쳐보려면 10만원 20만원 줘야 하잖아요. 그런데 3만원이면 집에서 주말에 한번 만들어

서 연주해 볼 수 있으니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저는 이 모든 작업들을 홈페이지에서 다 공유를 하려고 해요. 저도 정보

를 많이 인터넷을 통해서 얻었던 것만큼 제 사이트를 통해서 저도 공유하고 정보를 퍼뜨

리고 싶어서 공유를 하게 됐습니다. 이 사이트를 찾아주시면 되고요. 아직 공개는 안되어

있고 이제 앞으로 차차 정보를 쌓아갈 예정입니다. 이렇게 저처럼 창작을 하고 재미를 많이 느끼면서 사람들과 더 많이 공

유를 한다면 정말 흥미로운 것들이 많이 나올 거 같아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창작하고

서로에게 공유하고 나누는 것입니다. ▒

Talk Summary

손으로 만들기

공유&나눔

기타

@ooossszzz www.ooozzz.com

Page 94: Te dx seoul_온라인용

093| 유

상 준

|

디자이너

UX 캠프UX Camp에 어떻게 나가게 됐는지? 2008년 UX에 대한 이슈를 접하면서부터 당시 마이크로소프트 코리

아의 황리건 차장이 소모임 형식의 컴퓨터 클럽을 만들었고 그 만남이 인연이 되어 그 분이 진행한 UX 팩토리UXfactory.net 등에 참여, 자연스럽게 UX 캠프를 접하게 됐다. 바 캠프의 형태로 누구나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었

는데, 당시 학생으로 듣는 것에 익숙해 있었지만 학교에서 6개월 간 진행한 프로젝트와 전시가 발표 후 쓸모 없

게 되는 것이 안타까워서 UX 캠프에 발표했다. 그때 소개한 것인 DIY 기타였고 TEDxSeoul까지 이어졌다.

TEDxSeoul 살롱과 메인 행사를 모두 했었다. 바뀐 점은? 살롱의 경우 제 DIY 기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메인 행사에선 DIY 형태로 나오는 창작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싶었다. 만드는 것 자체에 대한 동기에 대

해 스스로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졌다. 결국 창작에 대한 욕구로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외국에는

DIY 관련 사이트와 정보도 많은데 국내 DIY는 인테리어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만들면서 느끼게 되는 기쁨, 특히

누구나 만드는 기쁨을 가지는 게 삶에 한 부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고 발표에 초점을 DIY에 잡

았다.

행사 후 변화는? 굉장히 많은 연락이 있었다. 2010년 여름에 인천 국제 디지털 아트 페스티벌에서 전시를 할 수

있었고, 그 이후에도 꾸준히 연결점이 있었다. 무명의 젊은 창작자가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덕분에 계속 작업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2011년의 장기 프로젝트는? 어떤 회사라는 물리적 실체는 없더라도 프로젝트가 있을 때마다 필요한 사람들이

모여서 단기간에 사람들이 모이고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제안을 할 수 있는 1인 창업을 생각하고 있다. 인력 수급

이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다른 프로젝트는 1회 행사에 참여한 제너럴 닥터 의사 선생님들과 인연이 닿아 당시 발

표한 청진기와 그 외 의료 기기들과 관련한 작업을 생각한다. 의료기기의 재디자인은 UX 디자이너로 풀어보고

싶은 문제다.

앞으로도 미디어 아티스트의 활동은? 미디어 아트 포트폴리오는 따로 있는데 그건 그냥 해보고 싶어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디자이너는 뭔가를 좀 더 논리적이고 계획적으로 준비를 해서 고객의 주문이 있을 수도 없

을 수도 있겠지만 계획에 의해서 진행을 해가는 것이라면 아티스트는 머리 속에 있는 것 그 동안 못해봤던 것들

을 풀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만들어 나간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앞서 말한 컴퍼니는 디자인에 대한 것이고 미

디어 아트는 아티스트에 대한 것이다. 예술로 돈을 번다는 게 쉽지 않은 것 같다. 해외 전시를 할 때도 자비를 많

이 쓰게 된다. 어떤 의미에선 돈을 써가면서 하는 취미 생활처럼 여겨질 때도 있다. 그렇지만 둘 다 평생 계속할

생각을 하고 있다. ▒ 배성환 TEDxSeoul Organizer

After TEDxSeoul

“삶의 한 부분에서 누구나 만드는 기쁨을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 G o t o T E D x S e o u l

Page 95: Te dx seoul_온라인용

Photo Dahee JUN

G

Wonki MIN &Jinyong CHUNG TED Player Planner & Developer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다른 사

람들도 함께 즐길 수 있으면 좋겠

다는 생각으로 TED 플레이어앱

을 만든 정진용과 민원기, 두 사

람의 활동은 시사점이 있다. 즐거

운 것을 비단 취미생활을 넘어 타

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

는 것이야 말로 세상이 원하는 진

정한 공유 정신이 아닌가. 작은 활

동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

치고,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토양이 될 것이라 믿는다.”

곽인호 TEDxSeoul Organizer

민원기는 일보다는 사람을 남기는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했다. 그 와중

에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아이폰 개발 플랫폼을 알게 되었고, 사람

들과 만나 아이디어를 널리 전파할 수 있는 TED가 좋아 TED 플레이어

앱을 개발하게 됐고 현재는 개인 모바일 개발자로 활동 중이다. 사람들

의 능동적인 참여와 소통을 통해 사람이 행복한 세상을 소망한다.

정진용은 아이디어를 널리 전파하는 활동인 TED를 알게 된 후 더 많이

전파히기 위한 방법으로 모바일 어플레케이션에 주목하여 TED 플레

이어 애플리케이션을 기획하고 제작했다. 현재 TEDxSeoul의 오거나

이저로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아이디어를 널리 전파할 수 있게

TEDx 모임에 적극 참여하여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많은 사람

들이 만나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한다.

Before TEDxSeoul

Page 96: Te dx seoul_온라인용

095

기여하는 재미나누는 재미

Lecture Summary

095| 민

원 기

·정

진 용

|

TED 플레이어

기획자

& 개발자

@ wkimin(민원기) @ modemijin(정진용) www.inheart.kr

안녕하세요? 민원기와 슝슝돌이 정진용입니다. 혹시 아이폰 가지고 계신 분들 한번 꺼내 주시겠습니까? 혹시

TED 플레이어 다운로드 받아보셨나요? TED 플레이어를 만들면서 경험한 것들을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6개월

전 처음으로 아이폰 스터디를 같이 하게 되었고요. 그 후 좀 더 재미있는 어플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 즈음 TED라는걸 알게 되었는데요. 정말 재미있는 동영상들이 많더라고

요. 그런데 이걸 한국 모바일 환경에서 보려고 하니까 불편한 점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의기 투합해서 만

들게 된 거죠.

TED 플레이어는 저희가 처음으로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아이폰에서 TED의 영상을 다운로드 받아보고 또 자막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 기능은 이 두 가지였습니다. 하지만 반응은 굉장히 뜨거웠습니다. 6시간 동안 180개의 리

트윗이 있었습니다. 이날은 정말 흥분의 도가니였죠.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16,000개의 다운로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희가 필요해서 만든 것을 사람들도 좋아하는 반응이 정말 재미있

었습니다. 그래서 하나 더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TEDxSeoul의 이벤트 앱이 TEDxTalk만 즐기는게 아쉬

워서 이벤트에 스피커 정보들과 또 TEDxSeoul의 트윗 정보들을 하나로 합치는 그런 앱입니다. 이 두 어플을 만

들고 나니까 피드백이 엄청 많이 왔습니다. 가장 많이 받은 피드백은 ‘안드로이드 용은 없나요?’ 입니다. 정말 많

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드디어 저희는 안드로이드용 TED 플레이어도 출시하게 됩니다. 2010년 7월30일 T스토

어 내 삼성앱스토어에서 안드로이드용 TED 플레이어를 받아 보실 수 있었습니다. 기존 TED 플레이어의 기능 뿐

만 아니라 한국 내 있는 많은 TEDx 모임에서 만든 영상들도 만나 보실수 있습니다. 저희가 지금까지 만든 이 세가

지 어플이 저희가 처음 만난 6개월 전에 일어날 거라고 상상해 보셨습니까?

사실 그 당시에는 이렇게까지 될 거라고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사실 저희가 여기에 올라올 거라고도 생각도 못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이 TED를 넘어서 CC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동영상 및 컨텐츠들을 어떻게 TED 플레이어처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저희에게 많은 문의가 오고 있죠? 약간 부담스럽습니다. 여러분도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혼

자만 갖고 계시지 마시고 많은 사람과 한번 나눠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나누실 분이 없으시면 저희와 나눠주셔도

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

의기투합

아이디어 나누기

TED 앱 개발

Page 97: Te dx seoul_온라인용

After TEDxSeoul

“TEDxSeoul이 10년 정도 지속되면 다시 한번 무대에 서서 좀 더 감동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2010년 7월 행사 이후 지금까지 어떻게 지내고 있나? 민원기(이하 M ) 앱 개발 쪽 일을 계속 진행 중이다.

좋은 일만 있진 않고 힘들긴 했다. 정진용(이하 J ) TEDxSeoul 오거나이저로 활동하고 “TEDxSeoul 책 프

로젝트(바로 이 책)”를 진행했다. TEDxSeoul 행사에서 인상 깊었던 점이나 개인에게 미친 영향이 있다면?

M 다른 곳에서보다 큰 열정을 느꼈다. 관객들의 반응도 인상적이고. 여러 번 리허설하는 과정도 인상적이

었다. 그리고 사람들 앞에 나서기에 내 자신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TEDxSeoul이 10

년 정도 지속되면 다시 한번 서서 좀 더 감동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J 무대에 올라갔을 때 나를 보

고 있던 350명의 얼굴이 기억난다. 그 350명의 에너지를 받는 느낌이었다. 발표에 실수를 많이 해서 아쉬웠

다. 그때 발표한 TED 플레이어의 이후 진행은? M 다른 개발자로부터 연락이 왔고 경험에 대한 공유와 조

언을 전달했다. 그분이 만든 것이 TED+SUB 앱이다. TED 플레이어를 오픈 프로젝트 형태로 진행했는데,

오픈은 어떤 장단점이 있다고 보는가? J 수익을 얻기 보다 에너지를 얻는 것이라고 본다. 그때 발표에서도

우리가 오픈 프로젝트를 함으로서 실패했던 이야기를 하려 했다. 오픈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

데, 정의가 잘못되진 않았는지, 오픈에 대한 지속가능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이 필요한 것 같다. M

오픈이라는 명칭이 너무 추상적이지 않는가. 오픈 다음에는 참여가 있어야 하는데, 오픈이라는 것이 어디까

지 들어가야 참여한 것이라는 기준 자체가 없기 때문에 되려 참여가 더 힘든 부분도 존재한다. 그래서 오픈

프로젝트에 대한 친절한 가이드라인이 더욱 필요한 것 같다. 앱 시장에 대한 전망이 있다면? M 스마트폰용

앱 시장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예전 메인 프레임 컴퓨터의 시대에서 PC의 시대로 넘어왔듯이, PC

에서 스마트 기기의 시대로 넘어가게 되면서, 휴대기기 및 가전제품 등의 다양한 장치를 넘나드는 연결에

대한 시장이 더욱 커지지 않을까 한다. 최근 개인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는가? J 아이를 키우

고 TEDxSeoul 활동을 하게 되면서 소통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다. 아이들은 '왜'냐고 물어보는

데, 대부분의 부모는 단순히 대답을 해주고 끝내려 한다. 그것보다 아이가 왜 그런 질문을 했는지에 대해 이

해하며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선생이 되기 보단 함께 소통하고 이해해 가며 더 좋

은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싶다. 아마 장기 프로젝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페이스북facebook에 ‘아이들로

부터 들은 1000개의 질문1000 questions from kids’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이미 진행 중이다. TEDxSeoul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M 아까 10년이라고 이야기 했지만, 오랫동안 했으면 좋겠다. 5~6회 정도만 하고 끝난

다면, 누군가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적어도 1년에 몇 번은 꼭 열리는 행사라고 사람들에게

각인되었으면 한다. ▒ 곽인호 TEDxSeoul Organizer

⇨ G o t o T E D x S e o u l

Page 98: Te dx seoul_온라인용

구수환 김산하 박혜주 윤여준

윤종수 전하상 정혜신 하워드찬

한재권 안워 다파알라

이유진 장혜영

3rdAct

회사후소

근본이 있은 이후에꾸밈이 있다

Page 99: Te dx seoul_온라인용

우리는 얼마나 자주 삶의 바탕을 확인할까요? 화가는 자신의 그림을 그리며 끊

임없이 뒤로 물러서 전체를 바라봅니다. 자신이 지금 그리고 있는 부분이 전체

와 잘 어울리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들의 일상은 가장 초보 화

가들도 하는 이런 모습보다는 자신 앞에 놓인 조각만 보고 있거나 그것을 전체

로 여기고 생활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그 조각을 맹신하고 그 조각 안에서

만 세상을 판단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조금만 뒤로 물러서서 전체로 보다면 그

것들이 이리저리 연결되어 있고 그것들이 엮인 것이 우리 삶인 것을 쉽게 알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우리 삶의 바탕이 무엇일까요? 땅과 산 그리고 바다 등이 우리 삶의 기본 바탕

일 겁니다. 이곳에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살아갑니다. 각기 다른 피부와 종교 그

리고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이들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들 모두가 바탕입니다. 이런 바탕을 바라본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 삶의 본질

을 바로보기 위한 통찰력을 얻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눈앞의 작은 이익만

보고 전체를 보지 못하는 우를 종종 범합니다. 우리 삶의 바탕 그리고 본질이

무엇인지 우리 모두 다시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회사후소 繪事後素

“바탕이 있어야 꾸밈도 있다.”

2010

3rdEvent

Page 100: Te dx seoul_온라인용

099

구수환은 KBS 시사고발프로그램의 대표적인 프로듀서다. <추적 60

분> 책임프로듀서로 우리 사회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을 진두지휘했다.

이라크 팔레스타인 아프가니스탄 체첸 동티모르 코소보 등 분쟁지역

취재하여 전쟁의 실상과 그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의 아픔을 전하는

데 혼신의 힘을 쏟기도 했다. 그런 그가 2011년 1월 선종한 고(故) 이

태석 신부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를 만들어 많은 사람

의 마음을 움직이고 호응을 받고 있다. 그는 의사이기도 한 이태석 신

부가 많은 사람들이 가기 꺼려하는 남수단의 톤즈에서 8년이라는 세

월을 지냈고, 말기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왜 그들을 위해 봉

사하려 했는지 그 이유와 의미를 진솔하게 담아냈다. 그는 신부님의

어머니와 가족, 지인들을 취재했다. 그리고 톤즈로 날아갔다. 만나는

사람마다 진심으로 울어서 인터뷰가 쉽지 않았다. 꿈과 사랑을 행동으

로 보여준 이태석 신부는 아직 그들 마음 속에 살아 있었다. <울지마 톤

즈>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그는 현재 <울지마 톤즈>의 LA 등 해외 상영

을 진행하고 베를린영화제 출품도 준비하고 있다.

Soohwan GOO “Don’t Cry for Me Sudan” Producer

“<울지마 톤즈>를 영화관에서 보

고 있을 때였습니다. 신부님을 비

추던 카메라가 어느새 내 자신을

향하고는 ‘나는 왜, 어떻게 살아

야 하는걸까, 지금 나의 삶은 어

떠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했습

니다. 25년간 시사, 고발프로그

램을 했다고 믿기엔 밝고 웃음이

많은 구수환 PD. 이태석 신부의

삶이 당신을 어떻게 변화시켰는

지 그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자

TEDxSeoul에서 초대했습니다.

이아람 TEDxSeoul Organizer

Before TEDxSeoul

Photo Chaehun LIM

Page 101: Te dx seoul_온라인용

저는 현재 KBS에서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PD입니다. 25년의 방송생활 중에, 6년은 분쟁지역을 쫓아다녔

습니다. 또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할 때는 대상자로부터 온갖 협박을 받아야 했 분쟁지역에서는 죽을 뻔한 경험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편한 프로그램도 많은데, 왜 그렇게 사서 고

생을 하냐고 의아해 하시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제게는 저

널리스트로서 우리 사회의 약자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려 그분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어떤 소

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천주교 신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신부님의 삶에 대해서 집중을 하게 된 것은 25년동안 시사프

로 그램을 하면서 제가 하고 싶었던 모든 이야기가 이 분의 삶에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수단은 20여 년동안 내전이 일어났던 지역입니다. UN에서조차 수단 안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다 철수하라고 권고할

정도로 분쟁이 계속 일어난 곳입니다. 수단으로 떠나는 날 아침에 현지에서 저를 안내해 줄 분으로부터 위험하니 오

지말라는 급한 연락이 왔었습니다. 회사에서도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위험한 현장을 보여주는 것이 신부님이 그동안 어떤 곳에 계셨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

하고 취재를 강행했습니다. 도착하기 3일전에 총격전이 일어났으니 그곳 분위기는 정말 살벌했습

니다. 더욱 참을 수 없었던 것은 50도가 넘는 살인적인 무더위와, 말라리아 모기였습니다. 그 더운 날씨에도 창문을 다

닫아놓고, 모기장 치고, 이불을 덮고 자야했기에 제대로 잠도 못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든데, 잘못왔다’라는

생각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 험한 곳에서 신부님은 8년 동안이나 계셨기 때문입니다. 저는 신부님이 이곳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 가장 먼저 찾아본 곳이 병원입니다. 그 지역에는 병원이 없었기 때

문에 그 사람들에게는 병원은 생명줄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병이 나

면 죽을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동양에서 어떤 사람이 와서 병원을 차렸다는 소문이 나자 100km가 떨어진 곳

에서도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하루에 신부님이 진료를 한 환자 수가 200명에서 300명이었다고 합니다. 신부님은 잠잘

시간, 밥먹을 시간도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찾아오는 환자 중에서도 신부님이 아주 특별하게 대하는 환자가 있었

습니다. 바로 밤12시에 문을 두드리는 환자였습니다. 큰 부상 때문에 급하게 찾아 온 것이 아니라 너무나 멀리서 걸어오

다보니까 그때 도착한 것입니다. 그런 환자들이 오면, 신부님은 진료하기 전에 먼저 먹을 것을 주었다고 합니다. 신부님

은 정말 진심으로 아파하고 걱정하는 그런 의사 선생님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Talk Summary

시사고발 저널리스트

진심을 가진 의사

사랑, 가장 강력한 사회고발

수단

Page 102: Te dx seoul_온라인용

101

•• 제가 이 영화를 만들게 된 동기 중의 하나는 신부님이 쓰신,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라는 책에서 발견한 글

귀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이라면, 이 빈 땅에 학교를 지었을까? 성당을 지었을까? 나는 학교를 지으셨을 거라

생각한다.’ 저는 이 말 한마디에서 신부님이 그곳에서 펼친 여러가지 사랑의 이야기가 선교 차원을 넘어서 진심

으로 그 사람들을 위하는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신부님은 수단 아이들과 수단 사람들의 미래도 걱정했습

니다. 수단은 수 십년간 내전을 겪으면서 7~8 살 정도의 어린 아이들을 소년병으로 전쟁터로 끌고 갔습니다. 한

창 부모의 사랑을 받아야 할 아이들이 전쟁터에서 사람을 죽이고, 그 죽음 앞에서 살아 남는 방법 같은 것을 배웁

니다. 과연 그 아이들에게 미래가 있었겠습니까? 신부님은 아이들을 전쟁터에서 끄집어 내기 위해서 학교를 지

어서 공부를 가르쳤습니다. 처음에 50명으로 시작했던 학교가 소문이 나자, 여기 저기서 막 몰려들기 시작했고,

지금은 1,500명의 정규 학교가 되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직접 만나

물어보았습니다. ‘너희 장래희망이 뭐니?’ 그랬더니 아이들은 ‘의사가

되어서, 신부님처럼 불쌍한 사람을 돕고싶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 아이들이 신부님을 아버지처럼 존경하며 지

내온 것을 느꼈습니다.

영화에서 한 한센인이 신부님의 사진에 여러 차례 입맞춤을 했습니다. 현장에서 그 모습을 보면서 심장이 멎는

듯 했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이 그들에게 보여준 사랑이 어떠했는지 체감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권력도 힘, 돈도

아닌 한 사람의 지극한 사랑이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하는 사랑. 이태석 신부님의 사랑은 아이들이 아파하면 같이

아파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모든 것을 던지는, 지극한 부

모님의 사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매년 연말에 우리 사회 지도

층 인사들이 선물 꾸러미를 들고 불우한 이웃들을 찾아가 그들의 손을 잡습니다. 그 손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십니

까? 만약에 그 진정성이 있었다면 지금 우리 사회가 이렇게 빈부 격차로 혼란스럽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이 영화

를 ‘굉장히 강력한 고발영화’ 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고 울었다고 합니다. ‘왜 우십니까?’라고 물

으면 ‘그 동안 살아온 삶이 너무나 부끄럽다’고 합니다. 어떤 비리를 찾아서 고발을 하는 것도 고발이지만, 이렇게

사랑과 감동을 통해서 스스로 반성하게 하는 것이 더 강력한 고발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새롭게 알 수 있었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은 힘없고,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면서도 그들 위에 군림하지 않았고, 생색을 내지도 않았습니다.

항상 그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이야기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들으셨습니다. 수단 사람들의 순수한 눈물은 바로

그 사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러한 ‘이태석 리더십’을 본받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

| 구 수

| <울

지마

톤즈> 감

⇨ G o t o T E D x S e o u l• ••

수단의 예수님

가장 강력한 고발

Page 103: Te dx seoul_온라인용

TEDxSeoul 때문에 강연 다니느라 많이 바쁜 나날을 보

내고 있습니다. 2011년 2월14일 큰 결정을 했어요. 손해

를 감수하더라도 설날특집으로 영화를 정규방송에서 틀

었어요. 트위터가 난리가 났대요. TEDxSeoul 준비를 하

면서는 신부님의 이야기를 엄청나게 많이 정리하고 연습

했어요. 그러는 과정에서 저에게 이태석 신부님이 어떤 의

미로 왔는지 정리가 되는 거에요. ‘도대체 이태석 신부님

은 나에게 어떤 존재였나’. 강연을 하고 나서 '바로 이거였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의 진면목을 내가 알게되는 데 너

무 큰 역할이 되었어요. 그리고 TEDxSeoul에서 가장 힘을 얻었던 점이라면, 관

객들이 너무나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주고 그 오랜 시간 동안에도 거의 남아있고

호응도 너무 잘해줬죠. 연사로 하여금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마력이었죠.

지금처럼 내가 누구인지, 나의 존재를 잘 알게 된 적이 없어요. 내가 굉장히 소

중한 인간임을 많이 느꼈어요. 큰 즐거움이죠. 영화는 신부님이 우리에게 준 숙

제라고 생각해요. 영화를 보며 다들 자기 삶을 반성해요. 자기 스스로 자기 삶을

잘못되었다라고 이야기하는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아요? 이것은 엄청난

변화에요. 이태석 신부님의 삶이 사실 대단한 삶이 아니에요. 그냥 마음 편하게

어려운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이웃이라 생각하고 대해주면서 같이 나누고 배고

파하는 삶이었을 뿐이에요. 그것을 보고 알게 된게 뭐냐 하면 모든 사람들이 그

러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그런데 성장하면서 경쟁하는 환경에서 생활해야 했

기에 그런 본성이 감춰진 거라고 생각해요. 요즘 나타나는 변화를 보면 신부님

과 같은 삶을 살려하는 마음들이 많아요. 어떤 사람이 3천만원을 모아서 차를

사려고 했는데 그 돈을 20만원씩 나눠가지고 불우 이웃들에게 다 나눠준 거예

요. 그러면서 너무 즐거워해요 행복해하고. 이런 일들은 더욱이 내색을 안하기

때문에 사실 수면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아주 많이 퍼지고 있어요. ▒

이아람 TEDxSeoul Organizer

After TEDxSeoul

“이태석 신부님의 삶은 사실 대단한 삶이 아니에요. 그냥 마음 편하게 어려운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이웃처럼 같이 나누고 배고파하는 삶이었을 뿐….”

Photo Chaehun LIM

Page 104: Te dx seoul_온라인용

103103

그는 긴팔원숭이를 연구한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인도네시아 현

지에서 자바 긴팔원숭이를 쫓아다니며 살았다. 특정 원숭이를 선정해

2년 간 관찰했고 그 속에서 원숭이 삶의 행태를 분석했다. 무리의 일원

이자 자연의 일부이면서 관찰자의 입장에 서는 경험은 신기했다. 어쩌

면 무의미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 경험에서 그는 자신에 대해 그리고

인간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어떻게 이 세상의 무수한 생

명들이 연결되어 서로의 삶을 부추기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일

본, 독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영장류 연구를 진행했고, 최근 한국 최

초의 영장류학 논문을 냈다. 그리고 인간에 대해, 우리가 살고 있는 지

구를 향해 관심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과학과 예술을 접목하는 ‘녹색통

역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과학과 예술의 융합으로 환경을 좀더 '쿨'하

게 표현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저서로는 <세상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지혜>, <STOP> 시리즈, 역서로는 리처드 도킨스의 <무지개를 풀

며>가 있으며 잡지 <1/n>에서 ‘SSSexual Selection REPORT’라는 이

름의 사랑생물학에 관한 글을 현재 연재 중이다.

Sanha KIM Primatologist

“빈티지 느낌의 뿔테 안경에 댄디

룩 스타일의 양복을 입고 있던 그

의 첫 인상은 마치 영화에 나오는

과학자 혹은 탐험가 같았습니다.

역시 인도네시아 밀림에서 긴팔

원숭이들을 쫓아 뛰고 그들이 그

를 익숙하게 느껴서 관찰하게 놔

둘 정도의 존재감을 획득했더군

요. 자신의 일과 꿈에 대해 언제

든지 무대에 나와 이야기할 수 있

을 것만 같은 분이셨어요.”

이아람 TEDxSeoul Organizer

Before TEDxSeoul

Photo Chaehun LIM

Page 105: Te dx seoul_온라인용

저는 비문명권에 살다 온 사람입니다. 구눙할리문 열대우림이라는 곳입니다. 인도네시아라는 공간에 있었는데 제 직장

이었던 곳이죠. 여러분의 직장하고는 많이 다릅니다. 항상 울퉁불퉁한 바닥이고, 찌는 듯한 더위가 있고, 매일 진흙이랑

땀이랑 피범벅이 되어 하루를 마무리하는 삶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영어로 ‘Rain

Forest’라는 공간의 가장 특징적인 것은 무엇일까요? 생물 다양성이 굉장히 높다

는 것입니다. 2년간 굉장히 고달픈 나날이었습니다. 미끄러지다가 나무를 잡으려

고 하면 하필 가시식물이 딱 있고, 강풍이 만날 불어 머리모양 망가지는 건 당연하고요, 멀쩡한 길이 산사태가 나서 없어

지고, 피를 빨아 먹으려는 거머리 같은 존재들이 도처에 깔려서 저를 반갑게 맞이했던 삶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림이기

때문에 비가 엄청나게 오는데, 비의 가장 뛰어난 점이 뭐냐 하면 생물들이 서로 먹고 먹히고 하더라도 비만 오면 모든 게

평등해지는 겁니다.

• 저는 거기서 자바긴팔원숭이를 연구했습니다. 한국 최초로 말입니다. 그런데 굉장히 어

려운 부분이 있어요. 동물을 연구한다는 것은 동물을 봐야 되잖아요? 관찰을 하려면 쫓아다

녀야 되죠? 여러분 출근해서 집에 갈 때까지 누군가 옆에서 계속 쫓아다닌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5미터 거리를 유지하면

서, 그런데 아무 것도 원하는 것도 없어요. 그냥 보고 싶어요. 이걸 감당할 동물이 누가 있을까요? 감당할 수 있는 동물이

바로 영장류입니다. 왜냐하면 영장류는 호기심이 많은 반면 지겨움도 있는 거에요. 지겨움. 그래서 이를 허용하는 단계

가 옵니다. 그 단계를 이루기 위해서 우리는 이 놈과 숲에서 경주를 합니다.

‘아, 맞아! 인간은 이런 열대 우림의 긴팔원숭이 같은 동물이랑 달라. 우리는 여기에 맞지 않아’, ‘우리가 만든 세상, 도시,

인간이 만든 공간에서는 그만큼 잘 사는 동물이 아닌가’라고 생각하지만 그런데 정말로 괜찮은가요? 제 개인적인 이야

기를 하지 않더라도, 인간이 만든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잘 못사는 인간들이 많습니다. 이 세상에

는 어떤 특질들이, 당장이라도 사라져야 되는 것들이 있어 보이니까요. 소심한 성격은 당연히 폐기

되어야 되는 것으로, 약간 자학적인 성향이 있는 사람은 완전 병자 취급을 받습니다. 기계치는 아

예 이종이죠. 멀쩡하게 나는 그냥 살아왔는데 왜 나는 폐기처분대상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동물은 별로

그런 고민이 없어 보여요. 고민하는 동물 봤습니까? 동물은 확신하는 모습이 있어요. 부엌에서 쪼르륵 달려가는 바퀴벌

레 본 적 있시죠? 그 확신에 찬 모습 굉장히 귀엽습니다. 그런데 동물이 어쩔 줄 몰라하는 경우가 있어요. 환경 파괴가 찾

아왔을 때, 자기의 삶의 조건들이 완전하게 무색해졌을 경우에는 동물들이 어쩔줄 몰라 합니다.

Talk Summary

열대우림

영장류

도시

네가 어떤 동물인지 알라 www.greentranslation.org

Page 106: Te dx seoul_온라인용

105| 김

산 하

|

영장류학자

동물을 생태학적으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라

는 것이 있고,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라는 것이 있습니다. 제너럴리스트

는 한 마디로 일반적인 섭생이 가능한 동물입니다. 어느 정도는 상황이 바뀌어도, 갑자기 저렇게 자연파괴가 찾

아와도 꽤 유연하기 때문에 이것도 먹을 수 있고, 안되면 저것도 먹을 수 있어요. 스페셜리스트는 반대 개념이겠

죠. 특별한 조건들이 만족되어야만 되는 거예요. 이상하게 널린 게 먹이처럼 보이는데도 굳이 안 먹고 있는 거예

요. 항상 환경이 파괴가 되면 스페셜리스트가 훨씬 더 민감하게 영향을 받습니다. 스페셜리스트는 선택적인 동

물입니다. 선택적으로 살아야 되는데 비선택적인 삶을 강요받는 거예요. 그래서 도망을 갑니다. 도심의 삶은 어

떻죠? 굉장히 비선택적인 삶이 강요되고 이런 상황에서 스페셜리스트가 살기 쉽지 않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만

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산책하다가 다람쥐 하나가 쪼르륵 내려오면, ‘와~ 우리 공원에 다람쥐 산다!’ 좋아하시겠죠.

사는 것 같지만 사는 게 아니에요. 걔는 혼자 거기 있거든요. 아줌마들이 은행열매 건지려

고 한 무더기가 와서 싹 쓸어간 다음에 약간 남은 몇 개 먹으면서 살고 있지만 만날 상대가 없기 때문에 몇 년 안

으로 없어집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그 순간은 살고 있는 것이지만, 이미 죽음을 약속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보존생물학, 생태학에서는 이런 개념을 이야기합니다. 한 사람의 생존을 위해서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 개체의

생존을 위해선 무리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 개념이 바로 MVPMinimum Viable Population입니다. 이것이 보장되지 않

는 이상 지금 세 마리 남아 있으면 끝입니다. 왜냐하면 나중에 걔네끼리 번식해봤자 근친상간이 되고, 열성유전

자가 발현되고 그러다보면 그 종은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 전 제 무리를 찾으러 나왔습니다. 호소하러 나왔습니다. 스페셜리스트는 삶을 생존과 맞

바꿀 수 없는 자입니다. 대세의 변화 때문에, 환경의 변화 때문에 생존할 수 없는 것. 동물의 스페

셜리스트에겐 쉽게 유연성이 주어지지가 않아요. 긴 진화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유일하게 그것이 좀 주어진 동

물이 우리 인간입니다. 어쩌면 그것 때문에 우리가 찾아가야 됩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어떤 동물인지, 사람인

지 알아야 됩니다. 그만큼 딴 사람에게도 무리가 되어주고, 저의 무리가 되는 겁니다. 서로 여러분은 저한테 희망

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이런 동물을 연구하는 이유입니다. 여러분 하나하나가 고유한 스페셜리스

트이기 때문에 살아야 된다면 걔네도 살아야 되는 거 아닙니까? 바로 거기에 목적이 있는 겁니다. ▒

⇨ G o t o T E D x S e o u l• ••

만남

스페셜리스트

무리

Page 107: Te dx seoul_온라인용

작년부터 ‘녹색과학통역프로젝트’ 작업을 시작했어요. 그

일환으로 서강대 옆 문화공간 ‘숨도’에서 <과학이란 매력의

기본구조>라는 전시도 했습니다. 과학은 매력적이지만 연

구라는 관점에서 출발한 전시인데요. 왜 과학과 예술을 융

합시키고 싶어하냐면요, 환경은 새로운 접근법으로 풀어

야하고 그것이 쿨한 것이 되어야하기 때문이지요. 경각심

을 불러일으키는 시대는 갔다고 생각해요. 제대로 마케팅

적 시각을 접목시켜야한다고 생각해 더 예술 쪽에서 그런

해결방법을 찾고 싶은 것이죠. 아직 저는 박사과정 학생인데, 수료한지 꽤 돼서

논문을 하나 냈어요. 의미가 있었던건 한국 최초의 영장류학 논문이기 때문입니

다. 긴팔원숭이는 사실 17종이나 있는데 희한하게 연구가 잘 안되어있어요. 운이

좋았죠. 그 종을 만났고 30년간 공백의 데이터를 메웠다는 것, 그리고 멸종위기

종인 긴팔원숭이에 대한 보호, 복원작업을 계속 하고 있기에 그 자료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한두개 논문을 더 쓰고 졸업 하는 것이 영

장류 학자, 제 본분의 일이지요. 장기적으로 제가 그리는 것, 예를 들면 ‘Wildlife

College’ 같은 것을 하나 만들고 싶습니다. 학위수여하고 아무 관련 없이, 사람들

이 배우거나 피력할 방법이 없는 분야를 들을 수 있는 강좌나 관련 프로젝트에 참

여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실질적으로 와일드라이프 매니지먼트도 하고 ‘녹색과

학통역프로젝트’같이 과학과 예술을 접목하는 것처럼 종래에 없었던 하나의 기

관을 만들어 보는게 제 원대한 목표라 할 수 있죠. 지구에 환경문제가 운명처럼

먹구름이 드리우는 상황인데 멋진 퍼포먼스가 환경분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장

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생물은 생물에게 반응한다라는 것을 정말 느껴요.

문방구에 개구리 지우개를 보고 모두 귀엽다고 생각하는 것처럼요. 동시에 이게

왜 이렇게 연구가 안되었나 싶기도 합니다. 저는 약간의 문제의식과 영감에서 출

발을 하는데 그런 것들이 요즘 제게 아이디어를 주는 것들인 것 같아요. ▒

이아람 TEDxSeoul Organizer

After TEDxSeoul

“사람들이 모두 환경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지만 무뎌진 측면이 아주 강해요. 멋진 브랜드를 좇는 것처럼 환경에 대한 생각과 행동이 쿨한 행동이 됨으로써 동참하고 싶게 만들어야 합니다.”

Photo Chaehun LIM

Page 108: Te dx seoul_온라인용

107

“주제부터가 마음을 끌어당겼던

연사였습니다. 뮤지컬 노래 잘

부르는 방법이라니요. 뮤지컬 하

면 그저 관중의 위치에서 즐기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장르라 생

각했었는데, 리허설 내내 상식을

뒤엎는 신선한 자극을 받아 감탄

을 연발했습니다. 뜨거운 반응으

로 가득할 무대를 상상하는 것,

강연을 앞둔 제가 할 일은 그게

전부였습니다.”

정진용 TEDxSeoul Organizer

박혜주는 클래식 성악을 전공하고 뮤지컬 작품 및 노래 분석과 이해,

무대구성, 노래 부르는 방법을 지도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녀는 다수

의 오페라, 클래식, 뮤지컬 공연을 해왔으며 지금은 뮤지컬 작품을 중

심으로 노래를 지도 하고 있다.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은 고음과 같은 기

교를 구사하고 가수처럼 흉내내듯 부르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진정

한 노래는 부담 없이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아름답게 잘 전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노래를 말과 같은 감정의 표현수단임에도

불구하고 다르다는 틀안에 가두고서 때로는 어렵기만 한 존재로 치부

한다. 생각이 바뀌면 노래 실력이 변한다는 간단한 방법을 이해하고 실

습해보면서 이를 통해 자신감 있게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는 그녀. 사람들이 요리책에서 요리법을 찾아 이해

하듯 쉬운 노래법을 담은 12권의 시리즈물 <뮤지컬 레시피>의 제 1권

을 2011년 6월에 출간했고, 2012년 상반기, 2권을 출간 예정에 있다.

Before TEDxSeoul

Hyeju PARK Musical Performance Interpreter

Photo Chaehun LIM

Page 109: Te dx seoul_온라인용

우리가 보통 노래를 익히는 방법은 많이 들어서 외우는 겁니다. 그러다가 익숙해지면 그 노래를 부른 가수의 창법을 그

대로 따라 하게 됩니다. 그 창법이 내가 잘 할 수 있는 방법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 전혀 내가 할 수 없는 방법일 때도 있어

요. 그렇게 됐을 때는 내가 그 창법을 따라 하게

되면 나의 표현법이 아니라 단지 모창에서 멈추

게 되는 거죠. 우리가 노래를 잘 하기 위해서는 우

리의 생김이 다 다르듯이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표현법이 각자 다 달라야 해요. 그런데 우리는 고음을 잘 내거나 아니면 기

교를 잘 부리는 것처럼 굉장히 한정된 것에만 노래를 잘하는 것에 기준을 두고 있다는 거죠. 얼마 전에 끝난 슈퍼스타K에

서 존박이라는 참가자를 아마 기억을 하실 거에요. 그 참가자는 화려한 고음을 굳이 내지 않아도 노래를 잘하는 자신만

의 표현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표현법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킬 앤 하이드>란 뮤지컬에서 지킬 박사 역할을 했던

조승우라는 배우를 보세요. 군대를 가기 전에 이 역할을 맡아서 굉장히 유명해졌어요. 이 사람이 부른 이 노래가 너무나

도 유명해지면서 이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들 조승우씨 버전으로 부르게 되었어요. 특유의 행동까지 흉내 내면서

요. 그런데 이 노래의 내용을 아시게 되시면 이 노래를 이렇게 표현해야겠다 라고 머리 속으로 생각을 하실 수가 있다는

거죠.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서 헨리 지킬이 부르는 ‘This is the moment’라는 곡의 내용은 헨리가 사회로부터 자신의

인체실험을 거절당하자 지금이 아니면 실험의 기회를 잡을 수 없고 ‘그래, 나는 두렵지만 지금 열심히 해보면 성공할 수

있을 거야’, ‘그래 자

신감을 갖자, 갖자’

이러다가 나중에는 자신감이 지나쳐서 자만심이 되고, 그러면서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신의 영역까지도 자신이 다룰 수

있다고 자만을 부리게 되죠. 결국 이때문에 하이드로 변하는 벌을 신으로부터 받게 됩니다. 이런 내용을 아시게 되면 이

노래를 어떻게 불러야겠다 하고 생각이 드실 거에요. “두렵지만 용기를 내야지. 그래 잘해야지. 잘해야지.” 그러면서 여

러분들이 보신 이 부분에서 하이드로 보이는 이 본성이 처음으로 헨리에게서 드러나는 거죠.

• 그렇다면 우리가 계속 이렇게 이야기만 할 것 아니라 노래를 한 곡을 직접 불러보면서 표현법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한 번 해볼 거에요. 제가 준비한 곡은 ‘에델바이스’라는 곡인데 뮤지컬 ‘사운드오브뮤직’에 나오는 곡이에요. 이 곡을 모

르시는 분이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해서 선택을 했습니다. ‘사운드오브뮤직’에 나오는 ‘에델바이스’에 관해서 너무나

Talk Summary

지킬앤 하이드 This is the moment

슈퍼스타 K 존박

노래에서 얻는즐거움 @awesomehyeju

www.musicalrecipe.com

Page 110: Te dx seoul_온라인용

109| 박

혜 주

|

뮤지컬

작품분석가

및 음악코치, 저

도 단순한 선율과 가사 때문에 동요라고 알고 계신 분들도 참 많아요. 그런데 이 곡의 내용을 들어 보시면 “내가

이 노래를 이렇게 불러야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는 얘기입니다. ‘사운드오브뮤직’에 나오는 에델바이스는 폰트

랩 대령이 아내가 죽은 후로 닫혔던 마음을 기타를 치면서 부르

는 이 곡을 통해 처음으로 열게 돼요. 에델바이스에는 폰트랩 대

령의 특별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의 직업은 군인입니다. 당

시 세계2차대전이 발발할 시점이기 때문에 나치가 오스트리아를 점령하려고 해요. 그의 이념은 나치와 달라서

망명을 결정하죠. 그래서 그의 마음 속에 있는, 굉장히 안타깝지만 나라를 사랑하는 조국애를 에델바이스에 담

아 노래를 통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정말 에델바이스에 대입해서 조국애를 표현을 하고 있구나’를 가사를 잘 살

펴보면 이해가 되실거예요.

•• 노래로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 살펴봤죠? 제가 방법을 하나 더 알려 드릴게요. 이 노래는 3

박자의 곡이에요. 우리는 학창시절 3박자의 곡에 대해 왈츠풍의 셈여림은 강약약이라고 배웠어요. 그럼 이것을

노래에 적용하기 위해 오스트리아의 음악가에 관해서 한가지 얘길 머리에 담아 둔다

면 좀더 이해하기 쉬워져요. 19세기 오스트리아와 유럽에서는 왈츠가 유행했습니다.

요한 스트라우스 2세가 대표적으로, 굉장히 많은 왈츠의 무곡을 작곡을 했죠. 지금까

지도 오스트리아는 매년 봄이 되면 왈츠 무도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생각하는 이 3박자라는 것

은 단순하게 원-투-쓰리가 아니라 원에서는 크게 스텝을 떼고, 그 다음 두 번째 스텝에서는 굉장히 가볍게 스텝

을 떼면서 세 번째 스텝에서는 정지를 해서 상대방을 지긋이 바라보는 거겠죠. 그래서 우리는 원,투,쓰리가 아니

라 원-투-음(상대와 눈 맞추기)가 되는 것입니다.

평상시 노래를 부를 때는 굉장히 긴장해서 가사의 의미를 생각 하는 것

이 아니라 내가 노래를 어떻게 부를까 하는 그 생각을 하기에도 굉장히 바쁘실 거예요. 이것이 적응이 되게 되면

나만의 표현법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자신감이라는 것은. 경험과 이해에서 오는 여유로움에서만 나올 수 있어

요. 그래서 나의 표현법은 여러분들이 많이 연습을 하시고, 또 많이 시도를 해보시고, 용기를 내서 많이 불러보시

면서 운동처럼 내 몸이 적응할 시간을 준다면 노래는 분명히 자신의 표현을 가질 수가 있어요. 자신만의 표현을

가지셔서, 자신감 있게 노래를 하시고, 그 노래를 통해서 삶에서 즐거움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

자신의 표현법

• ••

에델바이스

⇨ G o t o T E D x S e o u l

3박자

Page 111: Te dx seoul_온라인용

After TEDxSeoulPhoto Chaehun LIM

TEDxSeoul강연 준비를 위해서 오거나이저들에게 노래

부르는 장면 촬영을 부탁드렸어요. 오거나이저 분들도 노

래부르는 것을 쉽게 생각하지 않으시더라구요. 하지만, 노

래를 한다는 건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인사하는 것처럼 일

반적인 것입니다. 송년회를 앞두고, 여러 이벤트를 앞두고,

직장인들은 저에게 노래 레슨을 부탁해요. 이미 많은 사람들의 기준이 높아져 있

어서, 노래에 대한 기대치도 높고, 어느 정도의 노래를 불러야 유행에 지나치게

뒤쳐지지 않는가에 대해서도 파악해야 하죠. 하지만 중요한 건 ‘예술에 절대적

인 기준은 없다’는 거예요. 가수와 똑같이 표현하는 것보다, 개인차에 따라 유연

성을 갖고 얼마나 멋지게 표현해내는지가 관건이죠. 그런 면에서, 오디션 프로그

램들은 잘 하는 것과 잘 하지 못하는 것을 너무 칼 같이 나누려 하는 게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의 카메론 디아즈처럼, 음치라 할지라

도 사랑스럽거나 자신감 있게 리듬을 탄다거나 하는 식으로 자기만의 방식을 찾

아야 해요. TEDxSeou l강연 후에 노래부르는 것을 좀 더 대중화하려는 생각이

명확해졌어요. 그래서 오랫동안 구상해 온 것을 이번에 책으로 출간하였습니다.

2011년부터 출간되고 있는 12권의 시리즈 <뮤지컬 레시피>는 최고를 열망하는

대신 자기 자신의 정서와 특징을 자연스럽게 노래할 방법을 함께 찾아보자는 의

도가 담긴 실제적인 실용서라고 할 수 있어요. ‘책’이라는 도구는, 부르고 싶은 노

래의 정보들을 한 눈에 보여주면서, 동시에 내 취향에 어울리는 방식을 고를수도

있게 한다는 장점이 있으니까요. 허밍 하나에도 자기만의 특징을 실어 부른다면

충분히 멋진 노래가 완성됩니다. 이제까지 보기만 했던 뮤지컬이, 저의 책을 통

해 ‘내가 부를 수 있는 뮤지컬’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래요. ▒

정진용 TEDxSeoul Organizer

“테드엑스 서울 강연을 통해 노래부르기의 대중화에 대한 결심이 좀더 명확해졌어요. 이제까지 보기만 했던 뮤지컬이 저의 책 <뮤지컬 레시피>를 통해 ‘내가 부를 수 있는 뮤지컬’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랍니다.”

Page 112: Te dx seoul_온라인용

111

“대한민국에서 정치는 언제나 ‘뜨

거운 감자’입니다. 진보와 보수 양

쪽에서 존경을 받고 있는 ‘윤여준’

선생님은 이런 내부의 우려를 기

우로 만들어 주실 경험과 식견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정치

를 경멸하고 외면할수록 이것이

우리를 괴롭힐 것이라는 사실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

입니다. 정치인 손에 달려있지 않

고 주권자 손에 달려있다는 깨달

음을 얻게 된 개인적으로 가장 보

람 있었던 작업 중 하나 였습니다.”

송주환 TEDxSeoul Organizer

윤여준은 1966년부터 언론, 공직, 정당을 거치면서 대한민국 현대사

를 관통하는 경험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원로 정치인이다. 어릴 적부

터 정치인이 되고자 하는 꿈을 가진 적은 한번도 없었지만 시대가 그를

그 곳으로 인도했고 그 역시 그것을 회피하지 않았다. 그 후 청와대 공

보수석, 환경부장관, 남북정상회담 교섭대표,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장, 한나라당 총선 및 대선 기획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언론을 통해 ‘책

사’, ‘제갈공명’ 등의 닉네임과 함께 정치 공학의 귀재라는 평을 듣게 된

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정치란 민심을 그대로 보는 것이며 그러기 위

해서는 사심이 없어야 한다는 소신과 함께 ‘상식인’으로 불려지기를 바

란다. 2004년 ‘귀거래사’라는 말과 함께 정계를 떠난 그는 그동안 사회

에서 받은 것들을 다시 돌려주고자 평화재단, 한국지방발전연구원, 원

폭 피해 2세를 위한 합천 평화의 집 등에서 활발한 연구와 다양한 활동

에 정열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Before TEDxSeoul

Photo TEDxSeoul

Yeojun YOON Korea Local Development Institute,

The Former Minister of Environment

Page 113: Te dx seoul_온라인용

• 요즘 한국 정치에 대해 대안세력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

다. 기존의 정치세력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으로부터 상당한 불

신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치가 지금 이대로는 ‘우리의 미래

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능력이 없다’ 는 판단을 국민들이 하고 있다는

거지요. 어떤 사람, 어떤 세력이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

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특히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증후로 요즘 대안 세력이라는 말이 많이 나

오고 있는 겁니다. 나는 이와 같은 현상에 굉장히 주목을 하고 있고 그런 대안세력이 등장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봅니다. 안 그러면 한국 정치에 희망이 없으니까….

•• 38년 동안 언론, 정치, 정당과 관계를 갖고 지내오면서 회의와 좌절과 분노를 느꼈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버텨

왔습니다. 정치란 국가의 자원을 배분하고 국정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갈등을 조정하고 해소하는 행위입니다. 국가발전

의 중심적인 역할입니다. 그러나 한국경제가 1류로 도약할 동안 한국의 정치는 국가발전을 견인하기 보다는 걸림돌로

작용하며 3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죠. 제가 볼 때 이는 모두 지금까지의 정치 지도자들이 평소 권력에 대한 야망은 키

웠지만, 필요한 자질은 키우지 않았던 탓이 큽니다. 권력이란 정치적 이상 비전을 실천하기 위한 수단이고, 그 이상을 실

천하기 위해 권력을 잡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권력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 버리며 수단과 목적의 전치가 일어났습

니다. 권력을 잡고나니 대책이 없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빈가방만 들고 들어왔습니다. 내용이 없죠. 선거로 당선

되는 대통령은 취임 후 1년이 가장 중요합니다. 취임한 1년 사이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어떤 나라로 만들겠다는 임기

중의 목표와 정책과 비전을 보여주고 설

득하고 동의를 얻고 수행하고 정신 없이

지도자와 국민이 같이 가야 4년이 만들어지는 것인데 이게 되질 않았습니다. 즉 권력투쟁과 표를 얻는 능력은 뛰어났음

에 비해 국가를 다스리는 능력, 즉 경륜, 국정운영기술statecraft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치국경륜. 나라를 다스리는 경륜. 지식과 경륜이야말로 국가를 다스리는 지도자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없어서는 안될 자

질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도자들에게 이 같은 역량과 자질을 함양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서양의 경우 알

렉산더 대왕은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많이 배웠으며, 고려 시대에도 임금을 가르치는 선생 같은 제도가 공식적으로 존재

했습니다. 궁중에서 왕위를 세습할 왕자에게 선생을 붙여서, 임금이 되었을 때 잘 다스릴 수 있는 자질을 길러줬던 것입

Taik Summary 한국 정치,욕하지 말고 요구하라!

한국정치, 무엇이 문제인가?

한국정치의 희망과 대안

Page 114: Te dx seoul_온라인용

113| 윤

여 준

|

한국지방발전연구원

이사장, 전

환경부

장관

니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수상의 경우에도 앤서니 기든스를 스승으로 모시고 배웠습니다. 미국의 오바마는 아

론 손커스에게 배웠고 우리나라의 경우 고 노무현 전대통령이 정치적 멘토로 신상우 의원을 삼았습니다. 국가

의 리더에게는 이런 과정이 특히 중요합니다. 다른 분야는 일반적인 리더쉽만 가지고도 별 상관이 없을지 모르

지만, 앞에 “국가”라는 말이 붙기에 부여되는 무게감이 다릅니다. 국가라는 정치공동체의 구성원인 국민들에게

강제력을 행사하는 특성을 갖고

있는 만큼 지도자가 훨씬 높은

도덕수준과 지혜와 지식 등 모

든 면에서 뛰어나지 않다면 국가를 다스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임금에게 자문했던 사람들은 오늘날 정

치권에서 볼 수 있는 폴리페서polifessor와는 다릅니다. 지식인의 역할이 늘 중요했는데, 최근에는 지도자들이 지식

인들의 도움을 받으려 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개헌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면적인 개헌이 필요하지만, 권력구조만 바꾸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제도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제도를 운영하는 그 사람입니다. 제도의 문제 수준을 뛰어넘어, 리더

에게 필요한 자질과 경륜이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언제

까지 두고만 봐야 하는 걸까요? 모두가 정치를 혐오하고

경멸하지만, 그럴수록 정치는 나빠집니다. 자꾸 외면하

고 경멸한다면 점점 더 따라오면서 우리를 괴롭힐 것입니

다. 회사후소(繪事後素)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시

민이 나서야 합니다. 정치와 국가는 시민의 역량으로 발

전하는 것인 만큼, 우리가 직접 강력하게 요구하고 촉구

해야 합니다. 정치권이 시민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경

우에는 주권자가 주권을 행사해서 확실하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함부로 못합니다. 좋은 리더를 한번

뽑아 놓으면 그 뒤로는 자질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등장하기 어려워집니다. 시민이 좋은 자질을 가진 사람을 내

놓으라고 정당에 요구해야 합니다. 결국 한국 정치는 정치인들 손에 달린 것이 아니라 우리의 손에 달려 있습니

다. 나와 여러분에 달려 있어요. 기준에 맞는 사람을 내놓도록 요구하고 그렇지 않으면 거부해야 합니다. 정치인

욕을 하는 대신, 요구해야 합니다. ▒

• ••

It’s Statecraft, Stupid!

⇨ G o t o T E D x S e o u l

한국정치, 욕하지 말고 요구하라!

Page 115: Te dx seoul_온라인용

After TEDxSeoulPhoto TEDxSeoul

발표 후 근황? 치국 경륜에 대한 책을 집필하고 있어요.

금년 안에 출판을 목표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의

모든 분야에 리더쉽이 있고 또 필요한 것이지만 그 중에

서도 국가 리더쉽은 전혀 다른 차원의 리더쉽인데 사회가

아직은 그걸 구분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것에 대

한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좀 해보려고 해요. 내년에 우리

가 국가를 통치할 새로운 리더쉽을 만들어 낼텐데 과연 적

합한 리더쉽이란 무엇일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죠.

물론 기존에 하고 있었던 원폭 피해 2세를 위한 합천 ‘평화의 집’이나 ‘평화재

단’ 그리고 ‘지방발전연구원’ 일도 꾸준하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 변화나 영감을

얻는 매개체? 책을 쓰기 위해서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보고 있는데요. 특

히 마키아벨리에 대해 다시 읽으면서 굉장히 재미있게 생각한 점이 있어요. 마

키아벨리를 보통 ‘책략의 화신’으로 규정짓는데 알고 보면 굉장히 운을 강조했

거든요. 서양 사람치고는 참 이색적이잖아요. ‘운칠기삼’ 이나 ‘지장이불여복장

(知將不如福將)’ 이라는 말처럼 동양 사람들이야 전통적으로 운을 많이 이야기

하는데 서양 사람이 특히 당대 최고의 전략가라고 하는 마키아벨리가 이런 이

야기를 하니깐 참 이색적이었어요. 사고의 프레임에 한계가 없는 것 같아서 참

걸출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TEDxSeoul과의 만남은 어떤 의미?

처음부터 새로웠습니다. 우선 그 방식에 깜짝 놀랐어요. ‘저렇게도 소통할 수 있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현장에서 발표를 하면서도 사실 정치라는 것이 상당

히 포괄적인 주제고 요즘 젊은 사람들이 정치를 혐오하고 정치인을 경멸하는

정서가 있어서 한국 정치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듣기도 전에 염증부터 내는 것

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반응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결국 어떻게 이야

기하고 전달하느냐가 중요하지 정치 자체에 대한 혐오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 젊은 사람들에게도 정치 이야기를 자주 해야 되겠다는 큰 용기

를 얻게 됐어요. ▒ 송주환 TEDxSeoul Organizer

“젊은 사람을 중심으로 대안 세력이 등장하고 있다. 그 현상에 주목한다.”

Page 116: Te dx seoul_온라인용

115115

그는 CCLCreative Commons License의 국내 버전을 런칭하였다. CC Korea의

제1호 발런티어이며 6년째 프로젝트 리드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서울

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판사로 임관, 현재 인천 지방법원 부장판

사로 재직 중이며 한국 정보 법학회의 간사를 역임했다. CCL의 취지

는 자신의 저작물을 몇가지 조건하에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

록 해서 더 많은 저작물, 창작물이 나오게 하는 ‘혁신을 위한 열림Open for

Innovation’이다. 그는 IT뿐만 아니라 문화, 사회를 관통하는 오픈을 통해

사람과 사회를 오픈하고 싶다고 한다. 단순히 컨텐츠를 공유하고 오픈

하는 것을 넘어 진정한 혁신을 위한 열린 문화와 열린 사회가 그가 바

라고 활동하는 CCL의 가치이다. 그는 가장 효과적인 저작권 교육은 저

작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창작을 가르쳐야 한다고 믿는다. 창작의

기회와 문화적 자극을 나눌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그 사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진정 필요한 저작권 교육이라고 말한다.

Jay YOON Creative Commons Korea Project Lead

Photo Chaehun LIM

“대한민국에서 판사는 그 직함만

으로 권위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스스로가 이중생활이라고

이야기 하는 윤종수 대표는 CCK

에서 문화와 예술, 그리고 모든

정보들에 대한 공유, 그 새로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 꾸준하게 노

력하고 있는 활동가였다. 기존 사

회의 법규를 지키는 역할과 새로

운 세상을 향한 역할이라는 이중

생활의 어느쪽도 결국 이 사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리라…”

곽인호 TEDxSeoul Organizer

Before TEDxSeoul

Page 117: Te dx seoul_온라인용

며칠 전 D 일보에 저에 대해 ‘판사의 이중생활’

이런 제목으로 기사가 났어요. 제목만 보면 좀 이

상한 게 떠오르잖아요. 우려를 했는데 내용은 권

리, 카피라이트Copyright와 공유CCCreative Commons 에 대한 얘기였어요. 판사의 이중생활 이라는게 ‘낮에는 저작권을 침해하

는 사람한테 벌을 내리고, 밤에는 저작물의 공용을 부르짖는 이중생활을 한다’는 얘기였던 거죠. 만나는 사람마다 저작

권이 뭐냐? CC가 뭐냐고 물어봐요. 카피라이트는 ‘허락을 받으세요. 아니면, 죽는다DIE’. 그리고 CC는 ‘조건을 지키세요.

그러면, 자유FREE’ 입니다. 전자는 권리자의 허락을 받지 않으면 법적으로 곤란하게 되는 것, CC는 몇 가지 조건만 지키

면 맘대로 써도 된다는 것이에요. 카피라이트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권리자입니다. 권리자가 빠진 것이 퍼블릭 도메

인 Public Domain이에요. 이용이 자유롭다는 측면에서CC와 유사해요. 차이는 CC에는 주인이 있고, 퍼플릭 도메인은 주인이

없어요.

‘노터치No touch’ 이 말을 법으로 말하면 ‘소유권’이라 생각하시면 돼요. 어느 것의 소유자라는 것은 허락 받지 않으면 그 물

건에 아무도 손을 못 댄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저작권은 달라요. 저작권은 ‘아무도 손 못 댄다’가 아니라 허용하는 행위

가 있고, 저작권의 대상이 되는 권리는 일부 있습

니다. 서점에 가서, 주인 허락 안 받고 책을 거기에

서 다 읽었다면, 욕을 먹습니다만 그것으로 끝입

니다. 저작권은 읽고 보고 감상하고 만지는 것에는 상관없습니다. 소유권의 대상이지만, 저작권은 아니에요. 근데 요즘

책 못 읽게 하려고 비닐을 씌우죠. 그것을 굳이 보겠다고 뜯는다면, 재물을 손괴한 것이 되죠. 요새 저작권에 DRM이라

는 게 있는데, 저작물을 못 보게 막으려고 한겁니다. 그걸 깨고 복사해서 보면 그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데 저작권에다 넣

어놨어요. 그 부분은 사실 기본적으로 저작권은 아닙니다. 카피라이트와 CC를 비교해야 하는데 소유권과 퍼블릭 도메인

을 자꾸 비교하는 거예요. 카피라이트와 CC는 같은 어머니한테서 나온 자식입니다. 모두 저작권에 기초하고 있어요. 차

이점은 권리자가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느냐. 허락을 받게 하겠다면 카피라이트, "난 이것만 하면 돼, 맘대로 써!"라고 하면

CC가 되는 거예요.

• 저는 자유Free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문화는 죄가 아니다Culture is not a Crime’라고 말합니다. 애들이 불법 다운로드 받아 하는

게 뭐예요? 음악 듣고, 만화책과 영화 보는 겁니다. 행위 자체는 죄가 아니라 장려해야 할 거예요. 그래서 문화는 죄가 아

Talk Summary 디지털 세대에게 크리에이티브한 창작자가 되기를 바라는 것 www.cckorea.org

판사의 이중생활

소유권과 저작권

Page 118: Te dx seoul_온라인용

117

닙니다. 다만 바람직하지 않은 부분이 있고, 그 것에 대해 이 친구들이 벌을 받는 것이 안타까운 입장입니다. 어

느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CC 자원봉사자들이 CC에 대해 얘기하러 갔어요. 거기서 만난 디지털 세대들은 처음부

터 MP3를 인터넷에서 구한 세대들이에요. 그들은 불법 다운로드에 대해 왜 죄책감을 가져야 하는지 모르는 거

예요. 그 때 간 자원봉사자들은 DJ나 비트박스를 하는 친구와 포털에 있는 친구였는데 CC에 대한 언급보다 컨

텐츠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줬어요. 놀랍게도, 어린 친구들에게서 어른들이 얘기하는 저작권에 대해 자연스럽

게 말하기 시작했어요. 자기 것을 남들이 어떻게 했을 때

느끼는 섭섭하거나 뿌듯한 감정, 보여줄 때 가지는 기쁨

에 대해서요. 그러면서 자기 것에 CC도 붙이기 시작했고, 남의 작품을 존중하기 시작했어요. 사실 우리가 생각

하는 문화가 무엇인지 얘기해주고 싶었어요. ‘불법 다운로드로 듣고 보는 것도 좋지만, 진정한 문화는 너희가 만

드는 거다. 네가 만들 수 있는 재료를 우리가 제공해 줄게. 그게 CC다.’ 결국 저작권이라는 법을 얘기하기보다, 문

화 속에서 알도록 하고 싶었죠.

•• 부산 반여고 선생님께서 CC에 대해 배운 후 아이들과 작업한 결과물을 보여준 적이 있어요. 포스터, 개사

한 노래, 인터뷰,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는데 품질과 상관없이 너무 애를 쓴 것이 보였어요. 그 분들이 자료가 없어

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하더군요. 그분들에게 약속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편하게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게 꼭 만들어 보겠습니다.’라고요. 사실은 지금이라도 사용할 자료들은 있어요. 그렇지만, 제가 만들고 싶은 것

은 아이들한테, 소위 말하는 ‘미디어 리터

러시’. 즉, 자기 생각을 창작물로 표현하고,

남의 걸 가지고 재해석하면서 새로운 걸

만드는 기쁨을 가르쳐줄 만한 진짜 그런 알짜배기 자료들을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한테 부탁을 했

어요. 사실, 오랫동안 부탁을 했는데, 정부, 문광부, 교육부에도요. 우선 제일 필요한 곳은 교육 현장이에요. 여러

어려운 교육 현실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부분에 투자 없이 나중에 애들한테 독창적인 창작자가 되기를 바라는 건

언감생심이라 생각해요. 정말 꼭 해주고 싶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참여를 부탁 드립니다. 애들한테 저작권 침해

에 대한 공포가 문화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창작으로서의 기쁜 마음이 문화로 남을 것인지, 그건 어른들의 책임

입니다. 문화는 죄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걸 죄가 되게 만드는 건 우리 어른들입니다. 그게 죄가 안 되게끔 만들

어줘야 되는 게 어른들의 책임입니다. ▒

| 윤 종

| Creative Com

mons Korea 프

로젝트

리드

• ••

디지털 세대의 문화

⇨ G o t o T E D x S e o u l

미디어 리터러시

Page 119: Te dx seoul_온라인용

최근에 근무하고 있는 인천지방법원에서 합창단 활동

을 시작했습니다. 젊은 판사들로부터 제의가 있었고, 개

인적으로 3년 전 쯤에 중창단을 해 본적이 있었기 때문

에 도와주게 되었어요. 참여하는 친구들 자체가 즐기면

서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더군요. 이건 CC Korea나

TEDxSeoul과 같은 활동과도 관련이 있다고 보는데요, 자신들의 실력에 상관

없이 즐겁게 하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CC Korea는 계

속해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CC라는 것은 컨텐츠가 들어간 모든 분야

에서 활동하게 되는데요. 결국 수단입니다. CC라는 시스템을 이용해 컨텐츠

를 확산하고, 생산자와 소비자들 서로간의 의사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정부 쪽

과는 가버먼트 2.0Goverment 2.0이라는 공공기관이 갖고 있는 컨텐츠를 CC를 통

해 자유롭게 풀어내어, 민간분야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습니다. 민

간 부분에서는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인터넷 포털에서 CC를 통해서 풀어야

하는 컨텐츠에 대한 제안이나 가이드를 몇 년째 함께 진행 중이구요. 교육 쪽

과 관련해서도 열린 교육 자료 OEROpen Education Resource라고 해서 교육에 사용되

는 자료들 중에 공개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접근을 시

도하고 있습니다. 예술에서도 많은 창작자가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

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그리고 letscc.net과 같은 웹사이트를 통해 CC컨텐츠

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려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은

TEDxSeoul도 그렇듯이, 이러한 움직임이 있는 조직이 어떻게 지속적으로 활

동해서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실질적으

로 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실체를 가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함께 고

민해 나갔으면 합니다. ▒ 곽인호 TEDxSeoul Organizer

After TEDxSeoul

“CC라는 것은 결국 수단입니다. CC라는 시스템을 이용하여 컨텐츠를 확산하고, 생산자와 소비자들 서로간의 의사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Photo Chaehun LIM

Page 120: Te dx seoul_온라인용

119

전하상 대표는 청각장애인 사회적 기업가이다. 수업 내용을 1%도 알아

들을 수 없었고 학교에서 제대로 배울 수 없었지만, 미국 코넬대학에서

제공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속기사들의 도움에 힘입어 그 대학에서

도시지역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 경험으로 그는 배움의 즐거움

과 꿈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달았다. 자신과 같은 청각 장애인들이 창의

력을 발현하기 위해, 또 이들이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만들어 낼 수

있게 하기 위해 가능한 방법을 모색했고. 이에 그는 ‘헤드플로HeadFlow’라

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청각장애인에게 영어 교육과 리더십 양성 프

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도 누구나 행복하게 배울 수 있

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힘이 되고 싶다고 한다. 또 그가 특히 관

심을 갖고 있는 부분은 행복한 일과 일터이다. 개인의 꿈들이 모여 헤

드플로를 만든다고 믿는 그는, 우리는 무엇을 하는 기업이다 라고 단정

지음으로써 한계를 만들지 않으려 한다. 결국 그의 모든 관심은 꿈으로

엮어진다. 꿈이 이야기되고, 지원되고, 함께 이루어갈 수 있는 사회와

사람들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Hasang CHEON CEO of HeadFlow

“전하상 대표가 등장하는 순간 공

기는 날아 갈듯한 초여름이 됩니

다. 에너지 전염력이 강하여, 5분

만에 그의 주위의 사람들도 같은

초록빛으로 물들어 버리고, 그의

현재에서는 ‘꿈, 행복, 즐거운, 굉

장한’과 같은 단어들이 퍼덕이는

힘을 얻습니다. 그의 삶과 일 이

야기와 함께 그의 ‘꿈을 사는 힘’

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우리의

꿈이 생각보다 감당하기 크거나

멀리 있지 않다는 것도 함께.”

김자은 TEDxSeoul Organizer

Before TEDxSeoul

Photo Song.Y SEO

Page 121: Te dx seoul_온라인용

Talk Summary 꿈을 살다

1%는 무엇일까요? 바로 제가 들을 수 있는 소리입니다. 사람 말을 1% 밖에 듣지 못하는 거죠. 그러다보

니 초, 중, 고 10년 넘는 시간동안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면서 다녀야 했고 결국 고등학교 중퇴를 했죠. 그

리고 1년 동안 그 상태로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좋은 기회가 왔습니다. 미국 대학

으로 진학해서 “교육 지원”이란 것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그 곳 속기사분들이 교수님이 이야기하는 것을 모두 타이

핑해준 덕에 저는 장애가 없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엄청난 특권이었습니다. 우리 나라의 많은 청각장애인 학생들이 전

교육과정에서 수업을 하나도 듣지 못하면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거죠. 그것을 알

고 2009년부터 제가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다른 청각장애인들을 만나

기 시작했고,  세 가지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첫 번째, 영어를 공부할 방법이 없다. 두번째는 각 대학의 장애교육 지원

이 너무 열악하다. 세번째는 장애인의 취업 기회가 너무 제한적이다. 이런 이유들이 제가 사회적 기업을 세우게 된 계

기가 되었지요.

헤드플로가 지금 하는일은 첫째로 교육 디자인입니다. 단순히 기존에 있는 교

재를 가지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창의적인 방법으로 교육과 교육 프로

그램을 디자인하는 거죠. 두 번째는 교육지원입니다. 교육지원은 저희가 직접

교육 지원 인력을 대학들에 보내서 수업하는데 못 듣는 학생들에게 문자통역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핵심은 단순히 뭔

가 받아 써주는게 아닙니다. 같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거예요. 장애와 무관하게 차별없는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그런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적인 거죠.

이메진imagine과 크리에이터creator. 상상력과 창조가. 무슨 이야기일까요? 사회적 기업은 좋은 의도만으로 하기 힘들다

고 봅니다. 하기 위해서는 실현 능력이 필요한 거죠.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뭔가 좋은 의도가 있으면 그것을 실제로 실

현할 수 있는 그런 엔지니어들을 채용해서 사회적인 문제를 창의적으로 풀어갑니다. 이들 이메지네이터의 일하는 방

식은 하다가 뭐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막 낙서하고 그런 식

이에요. 이렇게 창의력과 기술력이 결합되었을 때 엄청난 효

과를 가지고 올 수 있다고 봅니다. 바로 이메지네이터들의 잠

1%

사회적 기업

이메지네이터

헤드플로

www.headflow.net www.dreamkit.net

Page 122: Te dx seoul_온라인용

121| 전

하 상

|

헤드플로

CEO• •• ⇨ G o t o T E D x S e o u l

재력이죠. 사회적 기업에는 엔지니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엔지니어가 마음껏 창조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제 목표에요. 실제로 마음껏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저

희의 핵심이죠.

 

• 아직까지 사회적 기업에 대해서 인식이 그렇게 널리 퍼져

있지 않아요. 그래서 사회적 기업을 만들고 싶어하시는 분들

은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지요. 특

히 젊은이들이 많이 궁금해 하시더라구요. 그 분들이 실제로 사회적 기업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

램이 소셜벤처랩. 이것도 헤드플로가 하고 있어요.

저희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45%가 장애인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장애인 채용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

하지만 사실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저희는 정말 놀라

운 결과를 얻어내고 있거든요. 또 무엇보다 가장 중

요한 것은 Diversity, 다양성이 죠. 정말 다른 사람

들,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온 사람들을 모으니까 정말 놀랄만한 아이디어가 나와요.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피

드백을 받는다는 게 엄청난 경쟁력, 파워가 되는 거죠. 지금 한국에는 장애인과 함께 뒤섞여 일하는 회사들이

많지 않지만 앞으로 우리나라의 대기업들도 이런 유니버셜한 워크플레이스를 만들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봐

요. 저희는 선례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저희는 꿈을 이루는 곳입니다. 벤처라는게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꿈을 이루는 곳

이잖아요?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저희는 모두 다른 꿈을 가지고 있어요. 같은 꿈을 가진 사람

들만 모았다면 이 소중한 사람들을 그렇게 모을 수 없었을 거에요. 제한적이에요. 하지만 다른 꿈

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각자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럼으로써 뭔가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 그게

헤드플로가 가진 가장 큰 메리트인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누구나 함꼐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기업문화라

는 바탕. 이것이 아닐까 합니다. ▒

소셜벤처랩

유니버셜 워크플레이스

Page 123: Te dx seoul_온라인용

TEDxSeoul이 끝나고 불과 몇개월인데, 제 체감시간은

수십년 같군요. 너무 많은 것이 변해서 그때와 지금을 비

교할 수 없네요. 제가 무대에서 엔지니어들을 위한 최고의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 기억하시나요?

재미있는 건, 그게 벌써 실현 단계에요. 어쩌면 ‘꿈’이라 하

면 굉장히 막연한데, 요즘 저같은 경우에는 한 두달만 지

나면 바로 이루어져 버려요. 아, 그렇군요, 저는 지금 꿈속

에 살고 있는 거네요! 요즘 재미있는 일이 있어요. 저희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오픈했습니다. 드림킷(www.dreamkit.net)이라고. 조

립키트 같은 꿈을 이루는 도구들을 모아놓은 곳이에요. 아직은 초기이지만, 사

람들의 꿈을 올려 놓으면 다른 사람들이 응원도 하고, 꿈을 이루는 데 성공한

사람들은 또 꿈을 이루고픈 이들의 멘토가 되어주는 거죠. 무엇보다도 멘토들

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유명하지는 않아도 어떤 분야에서 깊이 있는 멘토들,

그런 분들이 다른 사람들의 꿈을 이루는 원동력이 되어 주거든요. 이제는 사람

들이 도전하고 벤쳐들이 성장하는 시대예요. 그리고 그것을 위해 제가 하려는

것은, 실패 이전에 일단 도전할 수 있도록 벤쳐를 서포팅하는 툴과 프레임워크

를 만드는 거예요. 그런 것을 이 드림킷 안에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지금 모습

은 저희 생각의 1%에 불과하지만, 나중에는 그 이름대로, 꿈을 실현할 수 있게

하는 진짜 도구들이 담길 것입니다. 요즘 드림킷 외에 제가 늘 생각하는 것은

TEDxSeoul때나 지금이나 항상 같아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행복하게 일하

게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회사를 다니면서 이런 걸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

까, 공상을 하지만 보통은 그것으로 그치고 말잖아요. 그런데 정말 할 수 있거

든요. 따지고 보면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으로 넘어야 되는 벽이 문제인

경우가 많죠. TEDxSeoul도 그런 심리적 장벽을 넘으신 분들이 만들어간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경험하게 해 주셨던 감동적인 모습들처럼, 앞으로도 열정적

인 시도들을 많이 기대하고 있어요. ▒ 김자은 TEDxSeoul Organizer

After TEDxSeoulPhoto Song

.Y SEO

“이제는 사람들이 도전하고 벤처들이 성장하는 시대입니다. 그것을 위해 제가 하려는 것이 있습니다.”

Page 124: Te dx seoul_온라인용

123

정혜신은 정신과 전문의로서 대한민국 남자들의 삶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해왔다. 의대 본과 2학년 시절 정신과에 대한 근거 없는

열정이 휩싸이고 난 후 임상경험에 집중했고 지나친 몰입으로 전공의

생활 1년 만에 낮에는 의사로 밤에는 환자로 정신과에서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하며 ‘나와 환자 사이에 어떤 격차도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큰

교훈을 얻게 된다. 이후 심리적으로 소외된 대한민국 중년 남성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기업 관리자를 대상으로 하는 자아 경영 프로그

램을 운영하며 대규모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직장인들의 심리적 공

황 상태를 의미하는 ADD 증후군을 국내 최초로 제기하게 된다. 현재

그녀는 그림 에세이, 심리 치유 카페 ‘홀가분’ 등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 2년 간 참여해온 고문 피해자를

위한 무료 심리 치유 프로그램 ‘진실의 힘’의 경우 현재 그녀의 관심사

항 1호에 해당하는 활동이다.

Hyesin JEONG CCO, Mindprism

Photo TEDxSeoul

“정혜신 선생님은 정신과 의사라

는 직업의 개념을 재정의하셨다

고 생각합니다. 만난 시간 내내 웃

음이 끊이지 않았고 어디까지가

발표 준비고 담소일지 모를 정도

로 선생님의 엄마성에 푹 빠진 시

간이었습니다. ‘치유의 본질’ 에관

한 발표 준비를 하면서 이미 제 자

신이 치유의 경험을 하게 된 것입

니다.”

송주환 TEDxSeoul Organizer

Before TEDxSeoul

Page 125: Te dx seoul_온라인용

70여 년 전만 해도 매독이라는 성병이 정신과 담당이었다는 걸 아시나요? 그때는 이 병이 균에 의해 감염이 된다는 사실

을 몰랐거든요. 균이 뇌까지 퍼진 환자들이 헛소리를 하니까 정신질환이라 진단했던 거에요. 항생제로 치료해야 할 병을

상담으로 치료한다니 어처구니 없지요. 본질을 모르고 현상에 집착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입니다. 이런 일은 지금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본질에 다가가려면 끝까지 밀고 들어가야 는데 그러지 못해서 그렇지요. 그래서 저는

오늘 치유의 본질을 끝까지 파고들어가 보려고 합니다.

저는 매주 월요일 봉은사에서 5공 정권 때 안기부에 끌려가 고문을 당한 분들을 집단상담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은 정신

과 의사로서 제가 지금껏 들어온 어떤 사연들보다도 더 끔찍한 경험을 들려주셨어요. 수십 일 동안 불법 감금되어 고문

받고 존재의 기반까지 파괴된 채 30년 이상 사

회와 고립되어 살아오셨죠. 하지만 지난 2년 간

상담을 진행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그분

들이 세상에 대한 증오와 끝도 없는 공포 같은 것들에서 서서히 해방되기 시작한 거죠. 그 변화를 목도한 후 다니던 직장

을 그만두고 상담 공부를 시작한 따님 분도 생겼지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우리는 너무나 참혹해서 기억 저

편 꼭꼭 가두었던 것을 풀어놓을 수 있는 자리를 드렸습니다. 그분들은 굉장히 어렵게 드러낸 자신의 이야기에 같이 울

고 절망하는 이들을 만난 거예요. 핵심은 그겁니다. 몹시 모멸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받아주었다는 것. 여기서 더 놀라운

건 그 중 재심을 통해 무죄 선고를 받은 분들이 보상금의 일부를 출연해서 고문 피해자 상담 치유를 위한 재단까지 만들

었다는 겁니다. 다른 옛 동지들도 이런 치유의 경험을 해야 한다고요. 그리고 여기에 제가 말씀 드리려는 평범하고 단순

한 원리가 숨어 있어요.

이번에는 다른 얘기를 하나 해볼게요. 간절히 바라던 끝에 아이를 갖게 된 30대 초반의 아기 엄마가 있었어요. 그런데 백

일도 안 되어서 원인 모를 병으로 아이가 세상을 떠났죠. ‘주위에서는 인연이 닿지 않았나 보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하니 아

기는 세상에 없었던 셈쳐라.’ 라며 위로했죠. 부단히 노력했지만 백약이 무효했어요. 도무지 추스르지 못하니까 친정어머

니가 공무원 시험이라도 보라고 했습니다. 뭔가에 집중해야 좀 잊

지 않겠느냐고요. 그녀는 그저 막막한 마음으로 학원에 등록했습

니다. 학원에서 돌아오던 어느 날 버스 창 밖으로 보인 정신과로

그녀는 무심결에 들어 갔다지요. 자기 이야기를 풀어놓는 그녀에

Talk Summary 누구에게나 엄마가필요하다

있는 그대로의 나

치유는 상처를 없애는게 아니라…

Page 126: Te dx seoul_온라인용

125

게 의사가 첫 질문을 던졌습니다. ‘아기의 이름이 무엇이었나요?’라고요. 그녀는 그 순간 아기가 자기한테 어떤

존재였는지 굉장히 또렷해졌다고 해요. ‘이 의사는 내 아기와 나의 관계를 아는구나!’라는 느낌이었죠. 슬픔과 그

리움을 토로하노라니 뜻밖의 분노도 함께 터져 나왔습니다. ‘모든 이들이 나보고 잊으라 했다. 내 아기를 세상에

없던 취급을 했다. 그게 몹시 서운하고 화가 났는데 위로한다고 하는 말이라 화를 낼 수도 없었다.’는 거예요. 이

복잡다단한 감정이 ‘이름’에서부터 밀려나온 겁니다. 그리고 드디어 그녀는 평화를 찾기 시작했죠. 정신과에서

털어놓는 게 무슨 의미냐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사과를 듣는 것도 아니고 난 이미 망가졌는데 그걸 끄집어내봐

야 무슨 의미냐는 거지요. 하지만 치유는 상처를 없애버리는 게 아니에요. 슬픔의 실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드러내는 것, 그리고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시작합니다.

심리카페 ‘홀가분’에서 진행하고 있는 ‘치유적 밥상 사진전’에 소개된 사진을 하나 보여 드릴게요. 어떤 외할머니

가 딸과 손자를 집에서 찍은 거에요. 참 마음에 와 닿는 사진이었는데 준비하는 중에 파일이 훼손된 거예요. 사

진을 주신 분께 여쭤서 흔쾌히 다시 찍은 사진을 받을 수 있었습

니다. • 이게 두 달 후 사진입니다. 처음에 저 사진을 보고 두

달 전 사진과 느낌이 똑같아서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생각했죠.

‘엄마랑 아들이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순간, 어떤 꾸밈도 필요

없구나. 언제라도 본질적인 관계가 그냥 그대로 나오는구나.’라고요. 저는 이것이 관계의 원형, 내 존재의 원형과

같은 그런 느낌이라 생각해요. 저는 이 사진 옆에 랄프 왈도 에머슨의 ‘무엇이 성공인가’라는 시를 붙여두었어요.

그 일부를 읽어 드릴게요.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으므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

이 진정한 성공이다.’ 저는 둘 중에 이 아이가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엄마가 이토록 행복해하니까요. 우린

모두 한때 아기였고 그런 면에서 이미 성공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살다 보면 여러 이유로 그 성공의 빛깔이 바래

지요. 저는 그것을 되살리는 힘이 엄마 혹은 엄마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엄마성’라는 건 어떤 존재를 있는 그

대로 받아주는 걸 말해요. 인간은 여기서 세상을 살아갈 힘과 치유의 에너지를 얻지요. ••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합니다. 관계라는 건 그렇게 일방적이지 않아서 보살핌을 많이 해주는 사람도, 보살핌을 많이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요. 누군가에게 보살핌을 주는 사람, 엄마라는 존재에게도 엄마가 필요하다는 거죠. 이 아이

디어가 여러분께 인간에 대해, 또 치유에 대해 근본적이고 입체적인 시각을 열어 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감사

합니다. ▒

| 정 혜

| 마인드프리즘

CCO

• ••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 G o t o T E D x S e o u l

Page 127: Te dx seoul_온라인용

요즘은 마인드프리즘의 1:1 심층 분석 프로그램 SESelf-

Encounter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어요. 고문 피해자를 위

한 ‘진실의 힘’ 상담도 여전히 제 큰 관심사 중 하나이고

요. 한 달에 한 번 우리 사회의 치유적 자산이라 생각하는

분을 모시는 ‘홀가분한 초대’라는 만남도 가지고 있는데

요, 비영리 재능 기부 형식의 치유 바이러스 공유 프로그

램이에요. 지금까지는 김제동, 이금희, 박용만 님 등이 참

여하셨죠. 그리고 심리카페 ‘홀가분’이 기존의 공간적 제

약을 벗어나서 직원, 주민의 심리적 건강을 위해 기업이나 지자체 내에도 생기

게 될 것 같습니다. 그 외 최근엔 구제역 처리 공무원분들이 겪고 있을 심리적

내상이나 얼마 전 13번째 자살 노동자가 나온 쌍용자동차 문제에 대해서도 제

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을 하며 주목하고 있어요. TEDxSeoul 강

연은 얼마 전 만난 쌍용자동차 노조 분도 말씀하실 정도로 참 많은 분이 보셨더

라고요. ‘보고 울었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고요. 그 중 ‘엄마 같은 아빠가 되겠

다’는 분도 계셔서 ‘말하고자 했던 엄마성이 잘 전달 되었을 수도 있겠다.’라는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사실 TEDxSeoul은 지적, 정서적 즐거움을 누구나 쉽

게 공유할 수 있는 기부 형식의 강의라는 게 끌려서 대번에 참여하겠다고 했어

요.TEDxSeoul을 직접 만났을 때는 뭔가 금방이라도 재밌는 일이 벌어질 듯 펄

떡이는 에너지가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그런 역동성을 함께 느낀다는 게 좋았

죠. 제 딸은 TEDxSeoul 이후 TED 마니아가 되어서 제게 좋은 강연을 추천하고

함께 열심히 보곤 합니다. 우리 사회는 전반적으로 물질적이고 경쟁 지향적인

가치들이 과도하게 중시되는 경향이 있잖아요. 앞으로 TEDxSeoul에서 그런

일방향적인 가치에 대안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 적극적이고 도발

적으로 보여주면 좋겠어요. TEDxSeoul이 가지고 있는 그 열정이라면 정말 실

현될 수도 있겠다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요. ▒

송주환 TEDxSeoul Organizer

After TEDxSeoul

“치유적 에너지가 사회 전반에 퍼지도록 도울 수 있는 일을 더 많이 시도할 겁니다.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여러 채널을 통해서요.”

Photo TEDxSeoul

Page 128: Te dx seoul_온라인용

127

“그는 큐레이터이지만 미술관 밖

에서 지역사회를 재조명하는 다

양한 프로젝트를 이끌며 대중과

같이 호흡하고 있어요. 특히 국내

에서는 안양에서 지역주민들의

불만을 수집하여 시각화한 <불만

박물관> 프로젝트가 매우 인상적

이었어요.”

이아람 TEDxSeoul Organizer

하워드찬은 소셜 큐레이터이다. 어디든지 큐레이터라는 수식어가 너

무 익숙해질 정도여서 그의 직업과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호기심이 덜

생겼다. 그런데 ‘소셜’이라는 단어를 그냥 지나칠 뻔 했다. 안양 공공 프

로젝트에서 안양시민들의 불만들을 홍콩에서 온 작가가 수집해 인포

메이션 디자인을 했다고 한다. 다시 ‘소셜’에 방점이 찍히기 시작하고

그의 뮤지엄프로젝트들을 찾 아보기 시작했다. 홍콩의 소외된 주민을

상대로 이들을 대변하는 커뮤니티 프로젝트들, 서로의 잠재성과 필요

를 파악해 연결해주는 현장의 큐레이터였던 것이다. 그가 하는 큐레이

션은 단지 전시,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인들의 아이디어를 기

반으로 디자이너들과 협업해서 상품을 기획하고 실제 사용까지 이어

간다. 철거된 청첩장 거리의 상인들의 가게와 관계, 문화 매핑작업은

이들의 이권을 당국과 협의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쓰였다고 한다. 장진

감독을 살짝 연상시키는 외모의 하워드찬은 찬찬히 소셜큐레이터로서

의 역할, 할일들을 진지하게 말했고, 대중을 위한, 대중에 의한 공공디

자인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하게 해줬다.

Before TEDxSeoul

Photo Michele Travierso

Howard CHAN Social curator

Page 129: Te dx seoul_온라인용

저는 소셜 큐레이터Social Curator입니다. 이 단어는 사전에도

나와있지 않습니다. 제가 만든 단어거든요. 먼저 큐레이터

란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집 밖으로 나서기 전에 어떤 옷

을 입을지 고르게 됩니다. 타인에게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고 싶어서지요.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큐레이터이고 우리 모

두는 자신의 큐레이터가 됩니다. 아트 큐레이터가 예술작품들을 모아 의미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소셜 큐레이터는 뭘까

요? 여러 물체를 다룸으로써 어떤 의미를 만드는 사람이고, 이 것이 바로 오늘 제가 이야기할 부분입니다.

저는 홍콩의 커뮤니티 뮤지엄 프로젝트Community Museum Project에서 리서치와 큐레이팅을 하고 있습니다. 이름에 뮤지엄을 붙

였다고 해서 우리가 실제 박물관을 운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박물관이라는 방법을 빌린 것 뿐입니다. 우리의 목적

은 단지 전시회를 여는 것이 아니라 전시회를 통해서 대중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아가 지역 기반의 창

의성이나 사회적인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티스

트와 디자이너들만 창의적이라고 얘기하는데요, 사실 우리 사회에는 숨

겨진 영웅들이 많이 있어요. 우리가 대중들의 재능을 끌어내고자 하는 이유죠. 예를 들어 • 이런 사진과 같은 것입니다.

안양의 이마트에서 촬영된 것인데요, 출구쪽에 놓인 종이 상자들은 슈퍼마켓에서 버려진 아이템이지만 사람들이 쇼핑

백을 잊고 온 경우에도 봉투대신 물건을 담아갈 수 있게 합니다. 슈퍼 마켓의 운영의 일부가 된 것이죠. 우리는 이걸 시스

템적인 혁신이라고 말합니다. 즉석 창의성ad-hoc creativity이기도 하죠.

안양 기차역에서는 안양 공공 아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불만박물관 프로젝트를 실시했습니다. 사람들이 저에게 한국

사람들은 불평을 늘어놓길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한국인이건 홍콩사람이건 우린 모두 불만이 있지요. 도시문화란 그런

거니까요. 우린 불만들을 모으고 시각화시켜, 대중과 정부가 여러가지 불만들과 이들간의 관계에 대해서 보다 폭넓은 이

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불

만들의 부정적인 면들을 보려했던 것이 아니라 안양 시민

들의 필요와 희망을 비추려 했다는 점입니다. 첫번 째로 안

양역 근처의 큰 거리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안양은 낡은 것과 새로운 것, 보통 사람들과 중산층의 사람들이 공

존하는 곳으로 대부분의 한국 도시들의 일반적인 발전상황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우리는 시의 전경을 찍고 이 전경들을

사용하여 안양의 여러 지역들에 대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우리는 가게주인들, 상인조합 그 리고 지나가는 행

Talk Summary

www.hkcmp.org

소셜 큐레이터

불만 프로젝트

커뮤니티 박물관

사회를 큐레이션하다

Page 130: Te dx seoul_온라인용

129

인들과도 인터뷰를 했습니다. 안양시의 몇몇 주민들과 관광투어를 하듯 불만투어를 하기도 했죠. 그리고 그 결

과를 한국의 공공장소를 대표하는 평상 위에 전시했습니다. 전시 기간 동안에도 시민들이 사진에 스티커를 붙일

수 있게 하여 지속적으로 불만을 수집하고 전시할 수 있게끔요.

•• 또 다른 프로젝트는 업사이클링upcycling 프로젝트입니다. 재활용recycling과 같은 일회성 프로젝트와는 달리

우리는 제조업자들과 얘기하여 재료들이 확보되도록 하였습니다. 그 다음에 디자이너 워크샵을 갖고, 이것이

NGO 소셜 기업으로 연결되어 시장에 출시되도록 도왔습니다. 제조업자들, 디자이너들, NGO와 공예가 들, 각기

다른 분야에 속해있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았습니다.

서로 다른 분야이면 원래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지는

않죠. 그러나 소셜 기업들을 이용하면 그들은 하나가 됩니다. 우리는 이런 배경에서 탄생하는 제품들이 커뮤니

티 레벨에서 생산되기를 바랍니다. 대량 생산을 원하지는 않거든요. 물론 모든 크레딧과 수입들은 모든 참여 커

뮤니티가 나눠 가집니다. 특히 디자이너와 NGO들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현대의 디자인 생산과정에서 공예가들

은 대개 상점과, 레이블, 브랜드에 밀려 사라져 버렸으니까요.

소셜 큐레이터는 사회적 자원과 지

역의 지식을 가시화합니다. 도시 전

체에 퍼져 있는 공공의 의견은 물론,

공예가의 기술에서부터, 폐기물까지 모두 다루면서요.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회안의 여러 섹터들 사이

에서, 중재자이자 촉매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협력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내도록 합니다. 전시회는 사

람들에게 각 섹터가 발견한 것들에 대해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돕습니다. 동시에 다른 종류의 사람들이 와

서 함께 일하는 플랫폼이 되구요. 결과적으로 우리는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 냅니다. 정부는 사람들이 어

떤 것을 좋아하는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들이 어떤 것을 가지고 있는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이건 반쯤 담긴 물잔과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반만 차있는 컵이라고 생각하지만 소셜 큐레이터의 관점에서는

반이나 차있는 컵이라고 생각합니다. 결핍에 주목하는 사회에서 이미 가진 것에 주목하는 사회로 넘어가고 있으

니까요. 문제는 어떤 창의적인 방법으로 컵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물을 통해 더 많은 물을 만들어 내느냐 입니다.

이게 소셜 큐레이팅의 본질입니다. ▒

| 하 워

드 찬

|

소셜

큐레이터

• •• ⇨ G o t o T E D x S e o u l

소셜 자원 플랫폼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Page 131: Te dx seoul_온라인용

제가 소셜 큐레이터로 있는 Community Museum Project

가, 2년간 진행해온 연구의 연장선상에서 “Dislocated :

Home Moving Amid Sham Shui Po (탈구위치: Sham

Shui Po 재개발 지역의 이주)”라는 전시를 가졌습니다.

Sham Sui Po는 대규모의 재개발 대상으로 지정된 홍콩

의 오래된 동네에요. 2년간의 연구는 주로 이 재개발 과정

이 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를 심층 조사한 것입

니다. 이러한 관찰을 토대로, 전시에서는 그들이 과거와 미래에 대해 가지고 있

는 상실감과 희망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소셜 큐레이터로서 저는, 여러 분야

의 섹터들을 하나의 장으로 엮어서 창조적인 상호작용을 이끌어 내는 일을 합

니다. 이를 통해 각 분야의 사람들은 자존감을 획득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새로

운 형태의 인간관계를 맺게 되지요. 이로써 이들은 기존 사회질서의 제약에서

벗어나 사회의 취약한 부분을 채워주고 상호 협력관계를 구축 하게끔 하는 촉

매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단지 일회성의 시도에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구축해온 플랫폼, 합리적 재정 운용 뿐만 아니라 그 다양한 사람들의 마

음을 열려는 노력도 필요하답니다. 현재 몇몇 한국의 단체들과 프로젝트를 구

상 중인데요. 구상 단계에서 벌써 이곳의 소셜 큐레이팅 방법이 한국에서도 적

용될 수 있음을 목격했어요. 이것이 두 국가 모두에서 대안 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길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TEDxSeoul은 아카데믹한 학회에 익숙해

있던 제게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무엇보다도 관객들과 이벤트 오거나이저들의

열정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한편으로는, 행사에서 미국적 낙관주의의 인상

도 있었어요. 큰 영감을 주기 위해 ‘성공의 이야기’들을 다루고자 했던 것 같습

니다. 좀 더 급진적으로 우회해서 “실패 이야기”를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저

는 늘 성공보다는 실패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

이아람 TEDxSeoul Organizer

After TEDxSeoul

“여러 분야의 섹터들을 하나의 장으로 엮어서 창조적인 상호작용을 이끌어 내는 일을 통해 자존감을 획득할 수 있고 새로운 형태의 인간관계를 맺게 되지요.”

Photo Micheletravierso

Page 132: Te dx seoul_온라인용

131131

“섭외를 시작해서 행사가 시작되

기까지, 그를 소개하는 말은 “음

악감독” 이었지요. 많은 영화의

음악을 담당하고 있는 감독. 관

리자. 과거 TEDxSeoul 을 찾아

주신 다른 음악인들 (이자람, 고

건혁)과 달리 주류 시장에서 성공

한 음악가. 한국의 척박한 창작

환경을 생각해 보면 그의 모습은

두드러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래서, 듣고 싶었습니다.”

송용근 TEDxSeoul Organizer

한재권은 음악가, 작곡가이다. 그러나 그를 수식하는 말은 ‘영화음악감

독’ 또는 ‘실용음악 교수’이다. 특히나 창작 활동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한국의 현실에서 (어느 분야는 그렇지 않던가!), 그는 누구보다

도 성공적인 창작자이자 대중 예술가라고 할 수 있다. 대개 예술가라고

하면, 자기중심적이고 이해하기 힘든 지독한 괴짜를 생각하게 된다. 궁

핍한 살림과 지저분함은 기본 옵션이다. 물론, 한재권 역시 ‘그런 평범

한 예술가’ 중 한 사람이다. 그는 ‘그런 평범한 예술가’들이 흔히 그렇듯

음악과 사람, 그리고 술을 사랑한다. 음악을 사랑하기에 음악에 빠져

살아가고, 사람을 사랑하기에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나눈다. 그러나 그

는 스스로를 만족시키는 것만이 예술의 목적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예

술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기보다 나눔을 이야기한다. ‘나눔’으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다시 고민해 본다.

Before TEDxSeoul

Photo Chaehun LIM

Jaegwon HAN Songwriter

Page 133: Te dx seoul_온라인용

Talk Summary 다시 나눔,그리고 함께 살아가기

예술의 탄생은 어땠을까요? 지금 이 자리에 모이신 모든 분들이 당

시 한 동굴에 모여 사는 부족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때 사람들

은 먹고 살기 위해 사냥을 하거나, 초기 형태의 농사를 짓고 있었겠

지요? 그런데 참 이상하게, 딱 한 분이, 사냥도 안 나가고, 농사도 안 짓고, 가만히 앉아서 몸을 흔들고 있어요. • 이유 없

이. 부락 사람들은 미쳤다고 생각하겠죠. 그러다가 저쪽에서 이 사람이 몸을 흔드는 것에 맞춰서 통나무를 치는 거예요.

한 부락에 미친 사람이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나왔어요. 큰일났네. 그래서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림이나 문자로 기

록해서 전달하기 시작해요. 예술이 탄생하던 순간입니다.

저는 예술은 정말 별 것 아닌 것에서 시작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예술의 목적은 무엇인가? 제 생각에 칭찬이나 감동이

원시 예술을 탄생시켰을 것 같진 않아요. 대신 예술의 목적은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사는 이야

기를 들려주고 싶어 하는 것이 예술의 제일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 밥 먹는 것을 잊고서라도 하고 싶은 그런 이야기가 있겠지요. 그런 이야기를 자신의 방

식으로 표현하는게 예술일 겁니다. 하지만 단순히 표현만으로 끝난다면 거기서 끝나고 그 이상이 없

겠지요. 만약 최초의 예술가가 그저 미친 사람으로 외롭게 굶어 죽었더라면 오늘날 우리에게 예술 같은 것은 없었을 겁

니다. 누군가 –예술가– 의 자기 표현을 보고 감명을 받은 사람이 다시, 다른 방법으로 전달하고, 나누면서 퍼지고 퍼져 예

술이라는 하나의 형태를 이루게 된 것이겠지요. ‘표현’을 ‘나누는 것’. 저는 이것이 예술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 해 내가 갖고 있는 경험, 일, 생각하는 것, 사고방식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행위가 진정한 예술이라고 생각합

니다. 제가 음악을 만들 때 비슷하게 예술 한다는 사람들을 만나면 이야기가 참 뻔해요. 다 아는 이야기이고, 어떤 면에서

는 뜬구름잡는 이야기들이고. 하지만 제가 잘 모르는 세계의 소소한 일상들. 은행원, 학교 선생님, 회사원 같은 ‘다른’ 분

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더 많은 영감을 얻습니다. 어느 날은 일을 하던 근처 중국집

에서 자장면을 시켜 놓고 앉아 있는데, 우연히 옆 테이블 남매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

어요. 큰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 작은 아이는 저학년 정도 되어 보였는데, 이야기를 정말 똘똘하게 잘 하더라구요. 그 아

이들에게는 그 이야기가 일상적인 이야기였겠지만, 듣는 저는 너무도 즐거웠습니다. 그래서 이 아이들이 나에게 준 즐거

움에 대해 보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나오며 아이들이 먹은 자장면 값도 같이 계산했지요. 물론, 그 아이들이 밥 한

끼 먹을 돈도 없듯 가난해 보인 것도 아니었어요. 동정해서 준다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준 즐거움이 고마워서 그 댓가를

예술의 탄생

표현

영감의 보답

Page 134: Te dx seoul_온라인용

133| 한

재 권

|

작곡가

• •• ⇨ G o t o T E D x S e o u l

지불한 거구요. 남는 돈으로 무슨 나쁜 일을 할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구요. 기껏해야 장난감이나 샀겠지요. 이런

나눔은 다시 돌아와 반복됩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영감을 얻고, 그 영감을 음악으로 만들어 여러분과 나누고, 그

러면 다시 여러분이 저에게 또 다른 생각을 나누어 주시고, 저는 그걸 다시 음악으로 나누는 거지요. 음악뿐만 아

니라 영화, 미술, 공연 같은 모든 예술이 다 그렇습니다.

다시 말 해 예술이란 모두 ‘자기 표현’이자 나눔입니다. 표현

하고 싶은 내용이 있기 때문에 그걸 예술의 형식으로 얘기

하는 거고, 이런 예술을 다른 사람들이 보고 감동을 나누는

것이지요. 예술적 표현을 통해 전달된 감동은 또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게 되면 돌고 돌아서 다시 창작자에게도

돌아갑니다. 창작자는 다시 받은 그 감명을 더 큰 감동으로 만들구요. 좋은 책을 한 권 읽으셨다면 친구에게 추천

을 해 주세요. 전시회를 보셨으면 그 경험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 주세요. 영화를 정말 재미있게 보셨다면, 나중

에 정식으로 개봉 했을 때 극장에서 한 번만 더 봐주세요. 기왕이면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해 OST 도 한 장씩 사 주

시면 더 좋겠고. 이런 것들이 저는 나눔의 예술이라고 믿습니다. <울지마 톤즈> 라는 영화에서 보면 이태석 신부

님이 수단에 있는 – 남들이 불우하다고 하는 – 청소년들을 위해 음악을 가르쳐 주시는 장면이 있습니다. 저는 그

것이 고상한 음악이나 미술보다도 더 훌륭한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나눔을 계속하다 보면, 예

술가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진화하는 것이므로, 여러분도 한 분야의 예술가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나눔의 예술을 실천하시며 예술가로 거듭나시기 바랍니다.

저는 예술가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진화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넌 음악 할 사람이야. 넌

미술 할 사람이야’ 하고 태어나겠어요? 물론 가끔씩, 아주 가끔씩 몇 백 년에 한 명씩 지구인이 아닌 사람들이 한

둘씩 나오긴 하는데, 그런 형태가 아니고서는 철저하게 진화하는 것이

라고 믿습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태어나서부터 특수한 사람들만 예술

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에요. •• 앞서 동굴 속의 미친 사람들이 처음부터, 태어나서부터 미친, 이상

한 사람들이 아니라 조금씩 변하며 하나의 예술가로 완성된다는 의미입니다. 예술가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지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예술가가 될 수 있어요. 누구라도 예술을 할 수 있고. 여러분도 그렇고, 저

도 그렇습니다. ▒

나눔의 예술

예술가의 진화

Page 135: Te dx seoul_온라인용

TEDxSeoul 강연 이후로 변화가 있었다면? 가장 흥미로

운 변화는 구수환 PD 님을 직접 만나서 얘기할 기회를 가

졌던 것과 더불어 많이 바빠진 것입니다. 이번 학기에 대

학원 강의를 50학점 정도 맡았고 한동안 작업할 것들도 잔

뜩 있어요. 앞으로 하시고 싶은 일이 있다면? 숙원 같은 것

이 있다면 그저 ‘오랫동안 계속 음악을 하는 것.’입니다. 나

이가 들었다고, 체력이 떨어졌다고,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다고 음악을 그만 두고 싶지 않아요. 한때 음악을 거의 포

기 했을때 전공을 바꿔 유학을 갔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때가 정말 지옥이었어요. 그래서 다시 음악으로 돌아왔고, 이제는 정말 죽을 때

까지 계속 음악을 하고 싶어요. 장기 목표가 있다면 그 뿐입니다. ‘예술은 배고픈

직업’이라는 말이 당연한 듯한 시대에, 예술을 지향하는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말씀 부탁 드립니다. 저는 가장 좋아하는 일과 덜 좋아하는 일을 서로 균형을 잘

맞출 필요가 있다고 봐요. 덜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생계를 여유있게 하는 것은

한편으로 하고 싶은 것을 계속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죠. 이때는 그저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덜 좋아하는 것’인 거죠. ‘좋아하는 것’은 연극이고 ‘조금 덜 좋

아하는 것’은 영화, 드라마, 광고 같은 것들이에요. 그런 것들을 하다 보면 정말

좋아하는 내 음악을 할 여유가 생기니까요. 또 유행이 바뀌더라도 자신의 음악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이런 균형이 필요하죠. 또 저는 요새 뜨는 아

이돌 노래를 찾아 분석해 보곤해요. 분석을 하면서, 이런 노래의 어떤 면을 좋아

하는지 사람들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TEDxSeoul에 해 주실 말

씀이 있으시다면? TEDxSeoul은 무척 인상적인 경험이었고, 스태프들과의 만

남도 즐거웠습니다. 다만 3회 이벤트에서는 연사와 관객, 스태프가 어우러질 기

회가 없었던 것이 아쉬워요. 좋은 강연을 듣는것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감상을

서로 나누고 토론 할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송용근 TEDxSeoul Organizer

After TEDxSeoul

“’가장 좋아하는 일’과 ‘덜 좋아하는 일’을 나눌 필요가 있어요. 때론 약간 덜 좋아하는 것을 했을 때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할 여유가 생기죠.”

Photo Chaehun LIM

Page 136: Te dx seoul_온라인용

135

“안워. TED OTPOpen Translation Project

에 참여하는 번역가들의 모임에

서 처음 그를 알게 된 이래 1년간

만남을 이어왔다. 농담처럼 가벼

운 단어들 속에 깊이 베어나는

인간미에 놀라던 1년이 사이, 그

가 아랍어로 옮긴 강연의 숫자는

어느덧 600을 넘어섰다. 자기 자

리에서 가치를 더하는 사람. 이런

사람을 TEDxSeoul의 무대에 모

시지 않는다면 또 누구를 모실 수

있었을까?”

류한석 TEDxSeoul Organizer

수단의 포트 수단에서 태어난 안워 F.A. 다파-알라Anour F.A. Dafa-Alla는 600

개 이상의 테드톡TED Talk을 번역했다. 한국의 충북대학교 컴퓨터공학 박

사 과정을 수학하고, 아프로-아랍 무역회사의 CEO로 일하며, 동시에

한국 아리랑 TV를 중동지역에 전달하는 전문 번역가, 앵커로써 활동하

고 있다. 그의 부단한 활동들은 수단의 지식인 그룹을 활성화시키고, 수

단 내부의 상황을 세상에 알리기 위한 것이다. 그는 수단에 활동하는

지식인으로 잘 알려져 왔다. 2002년 수단의 개발자 모임을 공동 창립

하고, 2003년 수단 정보 올림피아드를 개최하였다. 마침내 2009년, 그

는 “당신 안에 있는 문제와 그 해결방법The problem and the solution lie within YOU”

를 모토로 수단 연구자들의 모임을 발족한다. 그는 선진국들이 개발국

가에 대하여, 자금지원보다 교육과 기술지원을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

한다. 그 자신 역시 수단의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 수단의 사람들을 자

신보다 먼저 생각하고 있다. 2011년 4월 수단에서의 첫 번째 TEDx 이

벤트인 TEDxKhartoum 을 개최하기도 했다.

Before TEDxSeoul

Photo TEDxSeoul

Anour F.A. DAFA-ALLA TED Translator

TEDxKhartoum Organizer

Page 137: Te dx seoul_온라인용

• TED 열린

번역 프로젝트

는 2009년에

시작됐다. 나와 같이 영어를 제2외국어로 구사할 수 있는 여러 나라 사람들이 자원봉사로 TED 동영상들을 모국어로 번

역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든 것이다. 1차적으로 한 명의 번역가가 초벌 번역을 마치면, 다른 한 명의 리뷰워가 초벌 번

역된 자막을 리뷰하고 TED에서 최종적으로 승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페이스북에 번역가 그룹을 만들어 다른 아랍어권

나라들과 함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서로 도우며 TED4Arab.com을 중심으로 중동에서 TED가 퍼지고 있다.

2009년 별 생각 없이 처음으로 번역한 TEDtalk가 4500여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내 주위에서

는 흔한 일이 아니었기에 나에게는 매우 놀라운 수치였다. 자극을 받은 나는 조금씩 TED영상 번역에 더 큰 관심을 가

지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에 그룹을 만들어 영어를 쓸 줄 아는 다른 아

랍어권 사람들을 모아 협업을 시작했다. ‘다른 번역가나 리뷰어들과 싸

우지 않는다’ 등의 원칙을 만들기도 했다. 번역 활동에 재미를 붙여가

게 됨에 따라 2009년 11월 처음으로 누적 번역 자막 수가 100개를 돌파

했다. TED.com의 공식 블로그에서 인터뷰를 가졌던 것도 이 무렵이었다. 이것이 터닝포인트가 됐다. 같은 해 12월 21

일 TEDxSeoul과 연락이 닿아 처음으로 한국내 TEDx 커뮤니티와 인연을 맺게 됐고, 이는 2010년 2월 미국에서 열린

TEDActive에의 초대로 이어지는 등 나에게 많은 놀라움을 가져다 주었다. 같은 해 나의 논문이 과학 학술 컨퍼런스에서

최우수 페이퍼로 선정됐을 때에도 이보다 기쁘진 않았다. 그 이래로도 번역활동은 꾸준히 이어왔고 1년 남짓한 기간 사

이에 이제는 내가 만든 아랍어 자막의 숫자가 500개에 이르렀다.

번역은 공유다. 나눔이며, 관심이다. 형제자매들

이 서로 챙기고 돌보듯 번역 역시 관심을 뿌리에

두고 있다. 인간을 인간답게하는 것이다. 나 자신

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해 하는 것이다. 바로 사랑이다. 가까이로는 내 아내와 내 자식들을 위해 나는 번역한다. 다

음 세대들에게 새로운 지식과 기회를 물려 주기 위해나는 번역한다. 왜냐하면 모든 인간들은 결국 가슴과 가슴으로 연결

되어 있기 때문이다. ▒

번역은 나눔이다

TED 열린 번역 프로젝트

TED 번역가. 그 1년동안의 여정

번역은 사랑이다 www.ted.com/pages/view/

id/290 / TED4Arab.com

Talk Summary

Page 138: Te dx seoul_온라인용

137| 안

워 다파

알라

|

아프로아랍

트레이딩

컴패니, 충

북대, 테

드 벌런티어

번역가

⇨ G o t o T E D x S e o u l

After TEDxSeoul

“나의 사명은 힘을 북돋는 이야기를 찾아내 지역사회와 세계에 공유함으로써 우리 사회를 치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TED의 혁신과 영감과 변화의 파도를 언제나 기대한다. ”

TEDxSeoul 발표후 수단으로 귀국했다. 수단 분단후의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을 수단에 돌아간다는 것이 쉬

운일은 아니었을텐데. 정확히 어떤 위험이 뒤따랐나? 한국에서 듣던 것에 비해 실제 돌아와 겪은 위험은 어땠나?

위험이란 삶 속에 늘 존재하는 것이 아니던가. 운전하는 것에서부터.. 사망 원인 일순위를 달리는 것은 늘 교통사고

라는 것만 떠올려 봐도 그렇다. 한국에서 듣던 것과 관련해서라면, 미디어란 것은 늘 과장하게 마련이어서 실제 땅

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는다. 한국에 머물 당시 정치판에서 속내를 드러낸 사람 중의

한 사람으로부터,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익명의 협박 메시지를 받곤 했다. 그래서 표면적으로 가장 현실적인 위험

은 별 탈 없이 공항을 통과하여 수단 땅에 무사히 도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박사학위를 포함한 한

국 땅에서 일군 수많은 성취를 가지고 무사히 돌아와 사회에 아무런 이바지도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위험이라면 위

험이라고 본다. 무지한 통치자들과 관료제가 수단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고, 여기에서 내가 취해야 할 역할이 있다.

TEDxKhartoum을 준비하느라 바쁜 것으로 알고 있다. 따르는 정치적 위험이 상당하리라 보이는데,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성취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받으니 Chimamanda Adichie의 TEDTalk가 떠오

른다. 한쪽 면에서만 바라본 이야기가 얼마나 위험한지 얘기하고 있다. 사회에는 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게 마

련이지만, 불행히도 우리나라(수단)에서는 늘 싸구려 뉴스만이 판을 친다. TEDActive 2010에서  경험했던 훌륭한

체험과 TEDxSeoul등 한국에서 내가 본 TEDx의 바람까지.. 이곳 사람들은 내가 TED를 통해 본 그 많은 성공의 이

야기들을 꿈조차 꿔보지 못했다. 나는 수단에 감추어진 이야기들을 발굴해 TEDxKhartoum을 통해 사람들과 공유

하고 싶다. 다시말해 나의 사명은 힘을 북돋는 이야기를 찾아내 지역사회와 세계에 공유함으로써 우리 사회를 치

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수단에서 키워나갈 TEDx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말이다. TEDxSeoul에 참가하면서 기억

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TEDxSeoul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개인사적으로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특히 두 가지

장면이 나를 깊게 건드렸는데, 첫번째는 정혜신 박사님의 이야기였다.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

를 크게 고양시켰고, 한명의 사람이 타인에게 얼마나 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다시한번 되새기가 만들어 줬다.

TEDxSeoul 오거나이저들이 무대에 나와 인사를 하던 장면도 기억난다. TEDxSeoul 같은 이벤트를 Khartoum에서

도 열려고 작정하던 나에게 호소력이 짙은 장면이었다. TEDxSeoul과 TEDxSeoul을 만들기 위해 뒤에서 땀흘린 모

두에게 경의를 표한다. TEDxSeoul에게 제안하고 싶거나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TEDxSeoul은 성공의 파

도위에 이미 올라서 있지만, 동시에 이런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TEDxSeoul을 운영하는

분들이 이미 아시리라 생각한다. 혁신과 영감과 변화의 파도를 계속해서 몰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TEDxSeoul의

이야기를 우리와도 공유해서 서로 배워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류한석 TEDxSeoul Organizer

Page 139: Te dx seoul_온라인용

“산다는 것에는 뭔가 중요한 이유

가 있을 거야. 때때로 찾아오는

공허함과 불안감에 릭 워렌 목사

는 삶을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바대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유

진은 그런 사람이다. 그녀는 선택

에 주저함이 없다. 삶의 매 순간

에 의미를 발견하고 이해하려고

애쓰고 그 너머의 것을 끊임없이

탐구한다.”

송인혁 TEDxSeoul Organizer

호기심은 그녀를 이끄는 강력한 동인이다. TEDxSeoul 오거나이저로

활동하면서 그녀는 단순히 아이디어를 듣고 이해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할 수 있는 무언가로 실천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

서 파티형식을 도입한 TEDxSeoul 트라이브를 만들었고, TED 컨셉을

책과 저자에 적용한 북콘서트 이벤트를 리드하며 많은 이들에게 그녀

의 열정을 전염시켰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문득 테드톡TED Talk이 인

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70%의 나라 사람들에게는 무용지물일 수 있다

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방법을 고민했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아이

디어가 ODP다. 다국어 서비스를 자막이 아닌 목소리로 전하자는 것.

바로 당신의 목소리로 말이다. 당신의 삶을 목적이 이끄는 곳으로 바꾸

고 싶은가? 내적인 동기로 가득 찬 삶을 살고 싶다면 그녀를 만나라. 몇

분만에 당신은 그녀에게 감염되어 삶의 목적을 향해 박차고 일어서는

경험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Before TEDxSeoul

Photo Yujin LEE

Yujin LEE Activist

Page 140: Te dx seoul_온라인용

139

Talk Summary 당신의 목소리를 선물하세요

[email protected]

• 비영어권 국가에서 영어로 된 TEDtalk을 손쉽게 볼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자막 번역 프로젝트 덕분이다. 그러나 번역된 자막은 인터넷이 성숙하지 않은 나라에서는 무용지물이다. 65억

이 넘는 지구인들

가운데 인터넷을 자

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비율은 30%도 채 되지 않으며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으며 교육수준이 높지 않은 지역의 경우 TEDtalk는

그리 쉬운 상대가 아니다. 시각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말할 것도 없다. 

보는 톡을 듣는 톡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어떨까. TEDtalk를 자신의 언어로 편하게 제공할 수 있다면 어떨까.

MP3나 라디오, 카세트 테잎 등에 테드톡을 담아서 제공하면 어떨까. 필요한 많은 사람들에게 훨씬 강력하고 손

쉽게 퍼져나갈

수 있지 않을

까. 시각장애인들. 영어가 불편한 사람들. 그리고 핸드폰이나 컴퓨터와 같은 문명의 이기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수많은 제3세계의 사람들도 새로운 영감을 얻어 자기가 속한 지역 속에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먹

고, 사랑하고, 기도하라>로 유명한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TEDtalk를 한국어와 중국어, 일본어로 번역해 녹음해

보았다. 모두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여 만든 것이다. 클레이 셔키의 말대로 예전엔 세상에 변화를 만들기 위해

돈이 필요했지만, 이젠 사랑만으로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

ODP는 OTP처럼 외국어에 대한 특별

한 능력이 없어도 된다. 단지 필요한

것은 당신의 목소리다. 그리고 연사의 TEDtalk와 자원번역가에 의해 번역된 스크립트만 있으면 된다. 여러분이

관심있는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느낀 다음 그 느낌을 담아 스크립트를 읽으며 녹음하면 된다. 주제가 여러분의

목소리를 통해 충분히 진정성을 담아 전해지면 된다. 당신의 목소리와 당신의 사랑이 필요한 전부다. 세상에 가

치있는 이야기가 당신의 목소리를 통해서 퍼져나갈 수 있도록 동참하자. ▒

당신의 목소리를 선물하기

열린더빙프로젝트Open Dubbing Project의 제안

139| 이

유 진

|

직업란

입니다

TED 열린번역의 한계

Page 141: Te dx seoul_온라인용

TEDxSeoul에서 ODP 발표 이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요? 저는 무대에서 ODP를 발표하기 전에 무척 두려워하고 있었

어요. 무대에 서서 발표하는 것 때문이 아니라 이것을 어떻게 이끌어 갈까라는 향후의 걱정이었죠. 그런데 발표 이후에

저의 걱정이나 두려움은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잘 풀려버렸고 지금까지도 너무나도 신나 있습니다. 발표

때 베타테스터 모집을 했는데 순식간에 30명이 자원하셨고, 후에도 어떻게 참여하면서 되는지 많은 곳에서 문의가 왔어

요. 테스트버전의 오디오 파일도 만들었는데, 성우 경험이 있는 분과 아나운서, 라디오 작가를 포함한 적극적인 참여자

들 덕에 벌써 15개가 넘는 멋진 오디오 파일을 만들었답니다. 그리고 얼마전에 대학 후배 홍영훈씨가 저의 ODP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시스템 개발을 도와주고 있어요. 프로토타입을 2주 가량에 거쳐 아주 멋지게 만들어줬어요. 이렇게 열정

적으로 도와주는 친구는 만났으니, 몇가지만 해결되면 일반인들에게 공개해서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인터뷰를

하고 있는 지금 저는 미국 TEDActive에 참여하고 있는중인데 Asia의 TEDx 오거나이저들에게 처음보여줬는데 무척이

나 흥미로워했고, 이것이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데도 도움이 될것같다고 하더라구요. 크리스 앤더슨과 준 코헨도 제 얘기

를 듣고서는 향후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 고민을 하자고 했답니다! 잘되기를 바래주세요. TEDActive에 2년 연속

왔는데, 어떤 재미있는 일이 있었는지? 정말 보는것, 경험하는 것 자체가 대단해요. 첫해에는 이렇게 멋진 이야기들. 그

리고 멋진 사람들 속에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지? 무얼하지? 이런 두근거림을 가지고 돌아갔었어요. TED라는 것이 대

단한 강연들이 있는 컨퍼런스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강력한 내적인 동기로 무장한 커뮤니티 문화라는 것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올해는 TEDx 오거나이저 자격으로 와서 워크샵과 번역자 모임에도 참석을 하게 되었어요. TED 행사의 본무대

인 Long beach로 직접 가서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직접 함께 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크리스 앤더슨을 만났습니다.

'TED가 저의 삶을 바꿨어요' 라고 이야기 하자 따뜻하게 안아줬죠.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었는데, 정말이지 그의 진정성

이 가슴깊이 전해져서 너무나도 좋았죠!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올라오는데 지금은 그냥 진짜 좋았다는 이야기 밖에 못할

것 같아요. 참, TEDActive를 보러 오기 전에 LA와 샌디에고에서 TED Fellow를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Adrian Hong과

Esther Chae인데, 두 분 다 자신이 가진 사명에 대해 잘 알고 너무나도 열정적으로 사는 분들이었죠. 그때 느낀 것은 그

들의 사명에 대해 힘들어하거나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열심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었죠. 또한 그들의 통찰력이나 생각의

크기가 정말 다르구나라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얼마전에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 무얼 하고 싶으신가

요? 우선은 가치있는 이야기들을 가진 분들을 인터뷰 하러 다닐 계획입니다. 멋진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을 찾아가 그 이

야기를 듣는 것이죠. 지금은 직업이 아니라 좋아하는일, 잘하고 싶은 일, 열정을 다하고 싶은 그런 일을 계속 준비하고 있

습니다. 주어진 일보다 내적동기가 이끄는 대로 움직이고 싶어요. ▒

송인혁 TEDxSeoul Organizer

After TEDxSeoul

“가치있는 이야기들을 가진 분들을 찾아 계속 인터뷰 하러 다닐 계획입니다. 사명을 가진 사람들의 열정적인 삶을 배우고 싶고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 G o t o T E D x S e o u l

Page 142: Te dx seoul_온라인용

141141

Before TEDxSeoul

Photo Inho Kwak

Hyeyeong JANG Documentary, Animation Creator

“디지털 시대가 만들어 낸 컨텐츠

의 공유에 대한 이야기를 함에 있

어서, 처음에는 부정적인 관점으

로 바라보았다. 2차 창작자와 소

비자들의 권리를 위해서라고 한

다면 창작자의 권리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인가

하고 말이다. 그러나 장혜영 감독

은 이미 그런 걱정을 넘어서 모든

창작자와 소비자가 조금 더 즐겁

게 살아 숨쉴 수 있는 생태계 전

반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었다.”

곽인호 TEDxSeoul Organizer

장혜영은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글쓰기를 하는 창작자다. 대한민

국 1호 애니메이션 고등학교 출신 언니가 대충 공부하고 대학가는 것

을 보고 애니고 영상과에 다녔고 영상이 정말 좋아져서 영상원에 지원

했다가 떨어지고는 부모님께 홧김에 효도한다는 심정으로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한다. 잡다한 작업자라고 자칭하는 그녀는 즉흥

적으로 틈틈히 누군가에게 할 말이 있을 때는 영화를 찍고, 애니메이션

을 만든다. 가장 최근 작업한 다큐멘터리인 <다크나이트를지켜죠> 역

시 인터넷에 떠도는 자막들을 제작한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

제법 진지한 디지털 시대의 저작권법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다루게 되

었다고 한다. 그녀는 마켓이 아닌 사람이 보이는 네트워크를 통한 컨텐

츠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

Page 143: Te dx seoul_온라인용

• 아까 보셨던 것처럼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영화 파일들 자막하는 그 자막가들

이야기입니다. 제가 처음에 자막가들은, 배트맨을 그려놨었던 것처럼 엘리트고,

돈도 있고, 시간도 남고, 외국어도 잘하고 이런 사람들 일거라고 생각했지요. 그런

데 옆집 오빠 앞집 고등학생 이런 느낌의 평범한 사람들이었어요. 단지 보통보다 좀 더 영화를 좋아하고 좀 더 애니메이션

을 좋아하고 같이 보고 싶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자막을 하고 있는 자기를 발견하고 뭐 이런 사람들이었던거죠. 감동을 받

았어요. 아 이게 바로 디지털시대의 힘이로군. 막 이러면서. 그런데 누가 제 뒤통수를 딱 때리면서 한 마디를 하더라고요.

 

너 그거 알아? 그거 불법이래.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그 자막가들한테 아까 보신 것처럼 물어봤죠. 이거 불법이라는데

알고 하세요? 그랬더니, 억울해하면서 하는 말이 “불법을 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우리가 좋아하는 거 우리가 하는 게 그

게 불법이래. 아니 처음부터 못하게 했으면 모를까, 이렇게 재밌고 이렇게 즐겁고 이렇게 잘

되는데 이걸 못하게 하다니, 정말 서럽다.” 라고 하시더군요. 근데 이 이야기 어디서 많이 들

어보지 않으셨나요. 이 서러운 이야기. 이거 길동이 이야기죠? ‘소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흐어어어.’ 자 대

감마님이 말씀하십니다. ‘미안 그런데 법이 그런걸 어쩌냐.’ 똑같은 상황이죠. 아니 아버지가 아닌 것도 아니고, 입이 없는

것도 아닌데,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없는 이 억울함. 그리고, 재미없는 것도 아니고, 안 되는 것도 아닌데 하지 말라

고 하면 나라에서 막 벌금 내라고 하는 이 억울함…. 뭔가 비슷하지 않으세요? 김구 선생님은, 우리나라가 강한나라도 아

니고 잘 사는 나라도 아니고 아름다운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해요. 저도 우리나라가 아름다운 나라였으

면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나라라는 것이 법으로 애들을 서럽게 하는 나라인가요? 저는 이런 나라를 아름다운 나라라고 부를 수

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여기서 이렇게 서서, 애들을 서럽게 하는 저작권법을 없애요! 라고 하면, 여기저기 계

신 창작자 분들께선 ‘그럼 우린 뭐 먹고 살란 얘기냐!’라고

하시겠죠? 저는 여기서, 그분들하고 ‘좋습니다. 이제 승부

입니다.’ 라는 이야기를 하러 여기에 올라온 게 아닙니다.

그런 어리석은 승부를 할 정도로 머리가 나쁘지는 않습니다. 한번 붙어보자는 이야기를 하러 온 게 아니라, 제가 여기 올

라온 이유는 여러분들의 공감을 얻고 싶어서인데, 어떤 창작자들이 먹고 살기 위해서 다른 어떤 창작자들의 창작이 범죄

가 되어야 하는 이 상황이 좀 이상하게 전 느껴져요. 그리고 이 이상하다는 느낌에 대해서 여러분들의 공감을 얻고 싶다

Talk Summary 다크나이트를 지켜줘 ! @superrabiitbear

불법이래

아름다운 나라

자막가들

Page 144: Te dx seoul_온라인용

143| 장

혜 영

|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제작자

143

• •

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마을에 숲이 있습니다. 맑은 공기가 숲에서 나오고요. 이 숲에는 주인이 있었어요. 그리고 이 숲의 주인이

생각을 합니다. 내 숲에서 나오는 맑은 공기로 이 마을 사람들 모두가 숨을 쉬고 있으니, 이 공기에 가격을 매겨

서 모두에게 돈을 뜯어야겠다. 라고 생각을 합니다. 근데 사람들이 돈

을 안내요. 왜냐구요? 여러분 숨쉴 때 돈 내라고 해보세요. 이 돈 내시

겠어요? 안내잖아요. 왜냐하면, 숨을 쉬는건 너무나 당연한 우리의 권

리이고 그리고 숨을 쉴 때마다 돈을 내야 한다면, 그것이 얼마나 귀찮은 일이 되겠습니까. 이건 인권의 문제로 가

는 얘기거든요. 이 상황에서 이 맑은 공기라는 단어를 데이터라는 말로 바꿔보면, 이건 지금 우리가 당면해 있는

상황과 다르지 않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이건 제가 ‘디지털 시대의 창작자로 살기’라는 질문을 가지고 오랫동

안 고민을 하면서 생각을 해낸 이야기인데요. 이 예시는 아날로그 시대에는 그다지 적합한 비유는 아니라고 생

각해요. 왜냐면 그때는 데이터라는 것은 특별한 것이었고 특권이었고 진입장벽이 높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시

대가 디지털로 바뀌면서 우리는 클릭 한 번에 모든 걸 할 수 있게 되었고. 매일매일 새로운 데이터를 호흡하고,

정말 공기처럼 그렇게 사용하면서 살죠. 디지털 생태계라는 말을 쓸 수 있을 정도가 되었으니까요. 우리에게 그

건 생활이고, 어떻게 보면, 데이터는 인권의 문제라는거죠. 그럼 여기서, 숲주인은 딜레마에 빠지겠죠. 이렇게

아주 자연스럽게 호흡하는 사람들을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기어코 돈을 받아낼 것이냐, 그게 아니면 숲을 이용

한 어떤 다른 방법을 생각해서 돈을 벌 것이냐.

 

뭐, 어떻게 하시겠어요? 디지털 생태계에서 창작자로 살기. 내지는 창작자 뿐만이 아니예요.  우린 모두 언제든

지, 아까 보셨던 자막제작자들처럼, 사랑하는 게 있을 때 창작자로 돌변할 수 있으니까요. 이건 무슨 뜻일까요?

이건 적어도, 아날로그 생태계에서 창작자로 살기 하고는 조금 다른 내용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창작자로 살기’라는 건 뜻으로 보이시나요? 창작으로 부자 되기 인가요? 아니면, 창작하면서도 먹고 살기 인가

요? 전 개인적으로 두번째가 좀 더 맘에 드는데요. 누군가 물어보실 수 있을거에요. ‘네가 하는 말은 알겠어. 그렇

다면 어떻게 숲 주인이 먹고 살 수 있다는거야? 어떻게 하면 누구도 서럽지 않으면서 창작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스피어를, 디지털 생태계를 만들어 낼 것이냐.’ 라고 물으실 수 있겠죠. 저도 정말 그거에 대해서 이야기

를 계속 하고 싶구요.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Keep your 호기심, please, follow me, thank you 입니다. ▒

숲의 공기

⇨ G o t o T E D x S e o u l

Page 145: Te dx seoul_온라인용

겨울동안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일본과 태국을 갔었고, 태

국에서 전통무용을 배웠다는게 큰 수확이었어요. 일본에

서는 개인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네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이름인데요. 친구의 집에서 신세를 지는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친구의 친구는 어떨까? 라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된 일입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는 것에 약간 회의를

느낀 것은 역시 서로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인데요. 직접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

에 대해서 인터넷 상의 연결로써만 만들어지는 관계는 약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불만이었습니다. 일본에서 친구의 쉐어하우스에 지내며 만난 사람들과 많

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공유라는 키워드에 반응하게 된 친구들이었기에, 소유

의 시대는 끝났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은 TEDxSeoul에서

발표를 했던 2차저작물에 대한 이야기와도 본질적으로는 같은 내용이구요. 고

등학교 때부터 영상작업을 해 왔기 때문에 컨퍼런스에 설 기회가 많았는데요.

TEDxSeoul의 발표 무대에 섰을 때 관객들을 보니, ‘나는 당신의 이야기를 들을

자세가 준비되어 있어요.’ 라는 분위기더라구요. 그런 기운이 이미 형성되어있

는 건  반칙이라고도 생각했지만요. 그런 행사 자체가 있다는 사실을 고마워해

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하지만 실제로 누가 공유를 해야하나 하는 생각을

해 보면 아직까지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TEDx가 글로벌한 액션이라

는 것은 강점이라고 보이지만 그것이 벌어지는 곳은 한국이라는 생각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은 지금 여기이기 때문에, 이 사회에 존

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가 계속 되었으면 합니다. 부

디 그 감각을 잃지 말고 오래 해 주세요. ▒

곽인호 TEDxSeoul Organizer

After TEDxSeoul

“관객들을 보니 ‘나는 당신의 이야기를 들을 자세가 준비되어 있어요.’라는 분위기가 되어있더라구요. 약간 반칙이라고도 생각했죠.”

Photo Inho Kw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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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tedxseoul

facebook.com/tedxseoul

flickr.com/tedxseoul

www.tedx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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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현대백화점

유플렉스

12층

제이드홀

오후5시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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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환

윤여준

전하상

하워드 찬

김산하

윤종수

장혜영

한재권

박혜주

이유진

정혜신

안워

다파

알라

Anwar Dafa

Alla

연사

김창원송치복이은결이자람

오연호정혜진정지훈황두진

홍동원빌드레셀하우스

김승범• 정혜진

장소

신촌현대백화점유플렉스

12층제이드홀

place

Jade Hall, 12th floor at U-PLEX

Dep. Store, Sinchon

ideasservinghumanity

09.11.28.sat.

speakers

Changwon Kim Chibok Song Eungyul Lee

Hwang Doo-Jin Jihoon Jeong Yeonho Oh

Dongwon Hong Bill Dresselhaus

Seungbum Kim & Haejin Jung

i n s p i r e

s h a r e

chang e

12:00 - 19:00

1회 오거나이저

곽인호, 김주원, 김태경, 데이빗 리, 류한석, 박남호, 박성태, 배성환, 백마크, 송인혁, 유혜진, 이미령, 이아람, 이유진, 이지수, 조미선

1회 컨트리뷰터

김경선, 김영옥, 김현욱, 남수균, 문상익, 문영두, 미켈레 트라비에르소, 오정은, 이은경, 전유미, 조형석, 피오 송, 한신애, 허윤경, 홍빛, 홍순호, 히스 베넷

2회 오거나이저

곽인호, 김민희, 김자은, 김주원, 류한석, 박남호, 박성태, 배성환, 송용근, 송인혁, 송주환, 이미령, 이아람, 이유진, 정대원, 정진용, 조미선

2회 컨트리뷰터

김진화, 문영두, 민원기, 박기철, 이강희, 이은경, 이현준, 전유미, 한신애, 홍순호

3회 오거나이저

곽인호, 김동환, 김민희, 김승원, 김자은, 류한석, 박성태, 배상태, 배성환, 송용근, 송인혁, 송주환, 이미령, 이아람, 정진용, 조미선

3회 컨트리뷰터

김두호, 김태곤, 이은경, 전유미, 한신애, 홍순호

The TEDxSeoul Book Editor곽인호, 기태은, 김동환, 김자은, 류한석, 박성태, 배성환, 송용근, 송인혁, 송주환, 이미령, 이아람, 이유진, 정진용, 정희경

Contributing Photographer김욱, 미켈레 트라비에르소, 서송이, 임채훈, 정다희

Contributing Editor오영주, 홍재우

Design디자인스튜디오 203

Page 147: Te dx seoul_온라인용

BOOKS | Published by INU출간중

출간예정 《MindStorming》 이유진, 조현길 지음 / 은찬미 디자인

TEDxSeoul Thanks

INU Publishing?

INU는 출판사인 동시에 출판사를 뛰어 넘는 Innovation Lab입니다. 새로운 시도에 두려움 없이 뛰어들 수 있는 운영구조를 통해 숨은 저자를 발굴하고, 가치 있는 이야기를 확산하고, 독자가 원하는 형태와 방법으로 최적화된 책을 만드는 캔들 프로젝트Candle Project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캔들 프로젝트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INU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와룡동 19-3 2층 홈페이지 hppt://inubook.kr

e-mail [email protected] tel (02)359-1731, 070-8160-9037 fax (02)2179-9037

Candle Project?CANDLE PROJECT | Powered by INU가치 있는 아이디어의 발굴과 유통, 확산 플랫폼 프로젝트

책 유통의 핵심은 독자와의 연결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캔들 프로젝트는 기존의 관습과 틀에 얽매이지 않고 독자가 원하는 형태와 방법으로 책의 내용을 확산시키는 데 에너지를 집중합니다.

Idea 좋은 아이디어를 그냥 지나치지 말고 캔들에 더해주세요. 책을 완성하기까지의 긴 터널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확산 가치가 있는 생각을 키우기 위한 사람들이 함께 합니다.

Engage 저자의 핵심 아이디어는 여러분과의 연결을 통해서 성장한다고 믿습니다. 책의 콘텐츠를 초고 형태에서부터 공유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더하고 피드백을 받아 성장시킨 다음 함께 출간합니다.

Spread 이 과정을 통해 아이디어를 공감하는 분들에 의해 구입되고, 주변에 선물되고, 입소문이 퍼져 나가도록 합니다.

홈페이지 http://candleproject.kr

《화난 원숭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송인혁 지음

《뮤지컬 레시피》 박혜주 지음

《모두가 광장에 모이다》송인혁, 이유진 외 18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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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EDxSeoul BOOK초판 1쇄 발행 2012년 5월 9일

펴낸곳 | TEDxSeoul

디자인 | 디자인스튜디오 203

출판 지원 | INU

주소 |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 대원리 992-1

전자우편 | thebookproject @tedxseoul.com

ISBN 978-89-963665-6-0

• 이 책의 전부 또는 일부 내용을 재사용하려면 반드시 사전에 TEDxSeoul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무단 전재나 복제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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