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 2017. 2. 24. · 2014년 1월 축산물 위생관리법 개정을 통 해 의무화된...

7
집중연구 사양 2017. 2월호 288 2014 년 1월 축산물 위생관리법 개정을 통 해 의무화된 가축 절식에 관한 사항이 2017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그동안 정부는 가축 절식 판단 기준 및 계류 개선 방 안에 대한 연구 용역 결과를 발표했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일선 농장 현장에서는 어떻게 절식을 해야 할지 정 확한 절식 대책을 세우지 못한 경우가 많다. 또한 농장에 서 절식을 시행하고 있다고 해서 실제 절식 효과가 예상 대로 잘 되었는지 검정해 주는 시스템도 제대로 가동되 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먼저 정부에서 실시한 연구 용역 결과에 나타난 절식 여 부 판단을 위한 기준(돼지 부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출하 전 절식’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서 종 태 단장 부경양돈농협 ■ 절식 여부 판단을 위한 기준 1) 위와 장의 무게 측정 결과 절식 수행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측정 무게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며 위는 12시간, 장은 16시간 이상 경과 되어야 평균 무게 간의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2) 일반적으로 돼지가 섭취한 사료가 1시간이면 십이지장을 거치고 대장까지 도달하는 데 대략 6~10시간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2시간 이후 장의 무게는 일정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3) 도축 현장에서 절식 여부 판단을 위해서는 돼지 위 내 사료 잔여량 및 소화상태를 통해 절식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권장한다. (자료 출처 : ‘가축 절식판단 기준 및 계류 개선방안 마련 연구 보고서’에서 발췌)

Upload: others

Post on 07-Feb-2021

1 views

Category:

Documents


0 download

TRANSCRIPT

  • ● ‘출하 전 절식’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집중연구 사양

    2017. 2월호288

    2014년 1월 축산물 위생관리법 개정을 통해 의무화된 가축 절식에 관한 사항이 2017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그동안 정부는 가축 절식 판단 기준 및 계류 개선 방

    안에 대한 연구 용역 결과를 발표했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일선 농장 현장에서는 어떻게 절식을 해야 할지 정

    확한 절식 대책을 세우지 못한 경우가 많다. 또한 농장에

    서 절식을 시행하고 있다고 해서 실제 절식 효과가 예상

    대로 잘 되었는지 검정해 주는 시스템도 제대로 가동되

    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먼저 정부에서 실시한 연구 용역 결과에 나타난 절식 여

    부 판단을 위한 기준(돼지 부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출하 전 절식’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서 종 태 단장 부경양돈농협

    ■ 절식 여부 판단을 위한 기준

    1) 위와 장의 무게 측정 결과 절식 수행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측정

    무게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며 위는 12시간, 장은 16시간 이상 경과

    되어야 평균 무게 간의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2) 일반적으로 돼지가 섭취한 사료가 1시간이면 십이지장을 거치고

    대장까지 도달하는 데 대략 6~10시간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2시간 이후 장의 무게는 일정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3) 도축 현장에서 절식 여부 판단을 위해서는 돼지 위 내 사료 잔여량

    및 소화상태를 통해 절식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권장한다.

    (자료 출처 : ‘가축 절식판단 기준 및 계류 개선방안 마련 연구 보고서’에서 발췌)

  • ● ‘출하 전 절식’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집중연구 사양

    2017. 2월호 289

    위의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돼지 위 내 사료 잔여량 및 소화 상태를 통해 절식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니까 위의 어떤 상태를 절식으로 판단할 것인

    지는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지 않다. 이 내용에 근거해서 출하 12시간 전에 절식을 해서 출

    하한 돼지들의 위 내용물 상태는 어떻게 되었는지, 부경양돈농협 조합원 농장을 대상으로

    실험 결과를 살펴보고 효과적인 절식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1. 절식 방법에 따라 절식 효과가 달라진다.

    농장을 방문해서 절식 계획을 청취해 보면 의견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절식 돈방

    을 별도로 준비하거나 혹은 출하 예상 돈방에 미리 사료를 잠그는 방법(이런 경우 출하 안

    되는 개체도 함께 굶게 된다) 등을 검토하고 있었다. 그리고 절식 돈방을 별도로 마련한

    경우, 돼지에게 편안함을 제공하기 위하여 톱밥을 깔아 주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면 12시

    간 절식을 했을 때 위 내용물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

    이번 실험은 조합원들께 절식 가이드를 권장하기 위해 절식 시간과 농장 여건의 다양성

    을 감안해서 실험을 진행하였다. 본 실험에서 절식 시간이란 농장에서 사료 급여를 중단

    한 시점부터 도축장에 도착했을 때 총 소요된 시간을 의미한다. 그리고 도축장에서 도축

    대기 시간(계류 시간)은 절식 시간으로 감안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도축장에 도착한 후 계

    류 시간은 축주가 임의로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림 1)은 부경양돈농협 조합원 농장을 대상으로 출하 전 12시간 절식 후 위 내용물

    을 확인한 결과이다. 여섯 가지 상황별로 12시간 절식 후 위 내용물을 검사했는데, 특이

    한 점은 동일하게 12시간 절식을 했더라도 절식 방법에 따라 최종적으로 위 내에 잔류하

    는 내용물의 양이 매우 다양하게 나왔다는 것이다. 즉 농장의 절식 준수 여부를 판단할 때

    명칭 사용된 단어 의미

    슬랏 돈사 바닥이 슬랏으로 된 곳, 즉 바닥에 천공되어 있는 것

    급수 계류 돈방에 음수시설이 되어 있는 곳

    계류사 이동 기존 돈방과 격리된 별도로 마련된 계류사

    합사(기존 돈사)

    기존 비육사의 돈방을 비워서 활용함,여러 돈방에서 선발된 개체를 혼합함

    평사 바닥이 평평한 상태, 시멘트 바닥임

    톱밥 평사 바닥에 돼지의 스트레스 방지 목적으로 신선한 톱밥을 깔아줌

    (표 1) 계류 돈방시설에 사용된 명칭의 의미

  • ● ‘출하 전 절식’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집중연구 사양

    2017. 2월호290

    ① 슬랏+급수+기존 돈방 잔류

    ④ 평사+비급수

    실험두수/두

    실험두수/두

    ② 평사+급수+계류사 이동

    ⑤ 평사+톱밥+급수

    ③ 슬랏+급수+합사(기존 돈사)

    ⑥ 평사+톱밥+비급수

    잔류량

    잔류량

    (g)

    (g)

    (그림 1) 돈방 형태별 12시간 전 절식 실험 결과

    는 절식 시간뿐만이 아니라 농장의 다양성도 고려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절식 실험 ①~③의 경우는 돈사 바닥에 아무것도 깔지 않고 음수가 원만하게 이루어지

    도록 한 것이다. 이런 경우 위에 잔류한 내용물이 평균 ①27g, ②38g, ③56g으로 비교적

    절식 효과가 좋은 편이었다. 그러나 개체별로는 0g~약 200g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참고로 위 내용물을 측정할 때 물을 제거하기 위하여 망에 걸러서 측정했다. 왜냐하면

    개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위 내에는 평균 75g 정도의 물이 잔류하기 때문이다.

    2. 절식할 때 음수시설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절식할 때 급수는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④평사+

    비급수’실험에서 보는 것처럼 절식 때 물을 먹지 못하면 소화되지 못한 사료가 0g~약

  • ● ‘출하 전 절식’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집중연구 사양

    2017. 2월호 291

    500g까지 다양하게 나타나서 절식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절식 돈방

    을 별도로 만드는 경우 반드시 음수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음수시설의 경우 니플 급수기

    보다는 사료조 형태로 된 먹기 편안한 급수시설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돼지가 새

    로운 돈방으로 이동해서 니플 급수기에 적응하기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3. 절식 돈방에는 톱밥을 깔지 말아야 한다.

    절식 돈방을 운영하면서 돼지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거나 바닥 청소를 용이하게 할 목적

    으로 톱밥을 깔아 주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절식 중인 돼지가 톱밥을 섭취해서 절식

    효과가 급격하게 저하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림 1)의 ⑤, ⑥에서는 절식 효과가 떨어져

    서 톱밥과 사료가 뒤섞인 잔여물이 상당량 잔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사

    진 1) 위에 잔류한 톱밥 및 이물질에서 보는 것처럼 다양한 이물질이 잔류하게 되므로 절

    식을 실시할 때는 반드시 절식 돈방 바닥에 톱밥이나 돈분 등을 제거하고, 돼지가 편안하

    게 음수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준비되어야 한다.

    4. 절식하면 지육률은 향상되고 도체 지육량에는 변함이 없다.

    절식을 하면 체중 감량으로 인해서 농장에서 피해를 볼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 절

    식 실험 결과 (표 2)에서 보는 것처럼 절식 시간에 따라 체중 감량이 평균 1.8kg~4.25kg

    정도 나타났다. 이것은 절식 개시 체중에서 도축장 도착 체중으로 측정한 것이다. 물론 절

    식을 하지 않고 농장에서 바로 출하한 경우도 체중 감량이 약 1.8kg 정도 나타났다. 절식

    ▲ (사진 1) 위에 잔류한 톱밥 및 이물질

    ① 톱밥과 사료의 혼합 형태 ② 사료와 돈분의 혼합 형태

  • ● ‘출하 전 절식’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집중연구 사양

    2017. 2월호292

    을 하지 않아도 차량 운반 시간이 체중 감량에 영향을 미친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이번

    실험 농장의 경우는 대략 1시간에서 1시간 30분 거리의 농장에서 체중을 측정했다.

    (표 2)의 절식 시간과 지육률 관계에서 보는 것처럼 절식 중에 생체중 감량이 일어나더

    라도 절식 시간에 따른 도체 지육 감량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므

    로 이번 실험 결과에 따르면 도체 지육 체중으로 출하돈을 정산하는 농장은 절식에 의한

    정산대금 손실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체중 감량의 원인은 지육량이 아니라 분뇨

    에 의한 체중 감량이라고 할 수 있다.

    5. 절식 시간을 늘려도 급수와 바닥 상태가 중요하다.

    절식 시간이 충분해도 음수시설이나 돈사 바닥에 이물질이 있으면 절식 효과가 낮아진다.

    (그림 2)의 농장 상황별 출하 16시간 전 절식 실험에서 보는 것처럼 바닥에 톱밥을 깔아

    주면 절식으로 인한 공복감 때문에 돼지들이 톱밥이나 돈분을 먹게 된다. 이때 섭취한 톱

    (표 2) 절식 시간과 지육률 관계

    절식 시간(a) 절식 개시 체중/kg

    (b) 도축장 도착 체중/kg

    체중 감량(a)-(b)

    지육률(도축장 체중 기준)

    지육 체중(kg)

    16시간 115 110.75 4.25 78.3 86.71

    12시간 115 111.30 3.70 77.9 86.70

    8시간 115 112.43 2.57 77.2 86.79

    당일 출하 115 113.20 1.80 76.7 86.82

    (그림 2) 농장 상황별 출하 16시간 전 절식 실험

    ※ 절식 개시 체중은 편의성을 위해 115kg으로 보정한 것이다.

    실험두수/두

    ① 평사+톱밥+비급수 ② 평사+톱밥+급수 ③ 평사+비급수

    잔류량(g)

  • ● ‘출하 전 절식’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집중연구 사양

    2017. 2월호 293

    밥은 대부분 소화되지 않고 위 내에 잔류하게 되므로 반드시 계류돈사 바닥은 깨끗하게

    청소해야 한다.

    6. 절식하지 않은 당일 출하는 근절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절식한 결과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그럼 절식하지 않고 도축 당일 아침에 출

    하한 경우는 어떤 결과가 나올까? 당일 아침에는 (그림 3)에서 보는 것처럼 심한 것은 거

    의 1.4kg 가까이 내용물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실험을 하지 않은 다른 농장을

    보면 이것보다 더 심한 것도 많이 볼 수 있다.

    (사진 3)은 절개한 위 내용물을 분리하여 단계적으로 정리한 것인데, 위쪽은 위를 절

    개했을 때 상태이고 아래쪽은 물기를 제거하기 위하여 망에 걸러서 사료량을 측정한 사

    진이다.

    (그림 3) 절식하지 않은 당일 출하돈

    실험두수/두

    내용물(g)

    ▲ (사진 2) 당일 출하돈에 1kg의 사료가 남은 사진

    ▲ (사진 3) 위 내용물 무게별 사진

    0g 200g 400g 600g 800g 1,000g

  • ● ‘출하 전 절식’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집중연구 사양

    2017. 2월호294

    7. 절식은 양돈산업 경쟁력 향상의 기본이다.

    양돈산업의 경쟁력을 위해 절식은 꼭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불필요한 사료 섭취

    에 의한 사료 낭비 절감, 도축 과정에서의 지육 오염 예방 및 도축장에서의 불필요한 폐수

    처리 감소, 위생적인 육질 개선 등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양돈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 향

    상과 직결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절식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농장 단계에서 많은

    애로사항이 있다는 점은 꼭 인식되어 할 것이다. 우리 양돈산업이 지금까지 관례적으로

    절식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성장해 왔고, 모든 시설들이 절식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

    에서 규모화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절식 시행에 따른 애로 사항들을 정부 차원에서

    도 적극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길 기대해 본다.

    최근 절식과 관련해서 농장이나 육가공장 및 관련 부처 간 여러 가지 의견들이 많은 것

    으로 알고 있다. 특히 사육하는 농장 입장에서는 절식 장소 마련 및 절식 방법 도입이 그

    렇게 간단하게 실천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더욱 난감하다는 것도 사실이다.

    출하 정산에 있어서 지육 체중 기준으로 정산할 때는 절식 효과가 농장과 육가공 업체

    에 모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서 혼란스러움이 적지만, 생체 체중으로 지급률 형태로

    출하대금을 정산하는 경우 체중 감량에 따른 정산대금 감소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는 어떻

    게 해결해야 할지 여러 가지 방면에서 고민해 보아야 할 사항이라 본다. 아무튼 정부 방침

    에 의하면 2017년 4월부터는 출하 전 절식 검사를 실시할 것이라 한다. 이번 부경양돈농

    협의 실험 결과가 절식을 실시하는 데 다소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상기 원고에 대한 궁금한 사항은 글쓴이에게 문의바랍니다.

    ☎ 글쓴이 연락처 : 010-4463-2201

    문의사항

    양돈산업의 경쟁력을 위해 절식은 꼭 필요한 부분이

    라 생각한다. 불필요한 사료 섭취에 의한 사료 낭비

    절감, 도축 과정에서의 지육 오염 예방 및 도축장에

    서의 불필요한 폐수처리 감소, 위생적인 육질 개선

    등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양돈산업의 전반적인 경쟁

    력 향상과 직결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