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종교와 승속, 국가의 벽 넘어선 불교계 대장부”...50다문화 고부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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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2018년 5월28일 월요일 23 “5월의 기억이 저에게 여 성의 삶을 함부로 짓밟는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게 했습니다.” ‘미투 운동’의 불씨가 된 서지현 검사(창원지 검 통영지청· 사진)가 26일 제 13회 들불상을 받으면서 한 말이다. 들불상 시상식은 이날 오전 11시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역사의 문 에서 들불열사 합동추모식과 함께 진행됐다. 들불상은 들불야학을 설립해 운영하고, 5·18 민주화운동 전후로 세상을 뜬 7명의 정신을 계승하고 그 뜻을 기리기 위한 상이다. 광주 태생인 서 검사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초등생이었다. “80년 5월 저는 이 곳 광 주에 있었습니다. 8살 어린 나이였지만, 그 5 월의 함성과 공포는, 피와 눈물은 여전히 기 억 속에 새겨져 있습니다.” 부친이 전남의 한 국립대 교수로 옮기면서 서 검사는 광주를 떠나 목포여중과 목포여고를 졸업했다. 광주/글·사진 정대하 기자 [email protected] 서지현 검사 제13회 들불상 “미투, 5월 기억 때문에 가능” 당첨번호 15 21 31 32 41 43 2등 보너스 숫자 24 1등 총 당첨금 18,525,723,000원 1등(1게임당) 3,087,620,500원 2등(1게임당) 67,122,185원 3등(1게임당) 1,573,711원 4등(1게임당) 50,000원 5등(1게임당) 5,000원 제808회 LOTTO 6/45 복권 * 02:00 방송마침 * 02:40 방송마침 EBS 1 (02)526-2000 KBS1 (02)781-1800 KBS 2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5000 05:00 왕초보 영어 30 세계견문록 아틀라스 06:00 한국기행 20 세계테마기행 07:00 플라워링하트(종합) 30 로보카 폴리 45 출동! 슈퍼윙스2 08:00 딩동댕 유치원1 10 봉구야 말해줘 25 딩동댕 유치원2 30 허풍선이과학쇼 45 방귀대장 뿡뿡이 09:00 몬카트 15 정글에서 살아남기 -화산섬의 비밀 30 우리는 비트몬스터 40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스페셜 10:30 한국기행 50 최고의 요리비결 11:20 세계테마기행 12:00 EBS 정오 뉴스 10 극한직업 스페셜 13:00 다큐 오늘 10 글로벌 가족 정착기 -한국에 산다 40 배워서남줄랩 14:30 뚝딱맨(종합) 15:00 호기심 나라 오키도 15 파프리카 25 그림 그려줘 루이 15:45 부릉부릉 브루미즈 16:00 냉장고나라 코코몽 15 용감한 소방차 레이 30 방귀대장 뿡뿡이 45 딩동댕 유치원1 55 봉구야 말해줘 17:10 딩동댕 유치원2 15 로보카 폴리 30 마샤와 곰 45 띠띠뽀 띠띠뽀 18:00 생방송 톡!톡! 보니 하니1 05 허풍선이과학쇼 20 생방송 톡!톡! 보니 하니2 25 로봇 발명왕 러스티 40 생방송 톡!톡! 보니 하니3 45 삐뽀삐뽀! 우리 몸 X파일 55 생방송 톡!톡! 보니 하니4 19:00 스파이더맨 30 EBS 뉴스 50 다문화 고부열전 스페셜 20:40 세계테마기행 21:30 한국기행 -여수, 맛보다 50 다큐프라임 <밤의 제국> 1부 22:45 메디컬다큐 7요일 23:55 배워서 남줄랩 00:45 지식채널e 50 세계의 드라마 <포 더 피플> 9부 05:00 KBS 뉴스 10 내고향 스페셜 06:00 KBS 뉴스광장 07:50 인간극장 08:25 아침마당 09:30 KBS 뉴스 10:00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11:00 중계방송 방송기자클럽 서울시장 후보 초청토론회 -안철수 후보- 12:00 KBS 뉴스 12 1:00 네트워크기획 문화산책 50 시니어 토크쇼 황금연못 2:50 와일드 코리아 플러스 3:10 다큐 공감 4:00 4시 뉴스집중 5:00 KBS 뉴스 5 30 동물의 왕국 6:00 6시 내고향 55 시청자칼럼 우리사는 세상 7:00 KBS 뉴스 7 35 우리말 겨루기 8:25 일일연속극 <내일도 맑음> 9:00 KBS 뉴스 9 10:00 2018 지방선거 인천시장후보 KBS 초청토론 00:00 KBS 뉴스 10 다큐세상 트렌드 리포트 반려견과 함께 사는 법 01:00 이웃집 찰스 50 생활의 발견 05:00 숨터 05 걸어서 세계속으로 06:00 생방송 아침이 좋다 1부 07:00 생방송 아침이 좋다 2부 08:00 KBS 아침 뉴스타임 09:00 TV소설 <파도야 파도야> 40 여유만만 10:40 지구촌 뉴스 11:00 월화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 1:00 다큐멘터리 3일 2:00 KBS 뉴스타임 10 영화가 좋다 3:00 자동공부책상 위키2 30 TV유치원 4:00 여유만만 5:00 살림하는 남자들 6:00 KBS 경제타임 30 2TV 생생정보 7:45 2018 러시아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온두라스>-대구 10:00 월화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 11:10 안녕하세요 00:35 스포츠 하이라이트 01:10 사랑의 가족 50 KBS 재난방송센터 한글문자 방송 화면해설방송 수화방송 재방송 이 프로그램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텔레비전 * 02:00 방송마침 * 02:10 방송마침 * 02:00 방송마침 05:00 SBS 특선 다큐멘터리 06:00 모닝와이드 1부 30 모닝와이드 2부 07:30 모닝와이드 3부 08:30 아침연속극 <나도 엄마야>-첫회 09:10 좋은 아침 10:10 SBS 뉴스 25 SBS 생활경제 11:00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 바른미래당 서울시장후보 안철수 12:00 SBS 12 뉴스 50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2:00 뉴스브리핑 4:00 요리조리 맛있는 수업 5:00 SBS 오뉴스 6:00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7:00 생방송 투데이 8:00 SBS 8 뉴스 55 생활의 달인 10:00 월화드라마 <기름진 멜로> 35 월화드라마 <기름진 멜로> 11:10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1부 50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2부 00:30 나이트 라인 01:00 프로야구 중계석 05:00 오늘 플러스 06:00 MBC 뉴스투데이 1부 25 MBC 뉴스투데이 2부 07:50 일일연속극 <전생에 웬수들> 08:30 생방송 오늘 아침 09:30 930 MBC 뉴스 45 기분 좋은 날 10:50 월화특별기획 <검법남녀> 12:00 12 MBC 뉴스 20 월화특별기획 <검법남녀> 1:30 헬로키즈 아하! 동물탐험대2 2:10 좌충우돌 만국 유람기 3:05 샤이닝스타 35 뽀뽀뽀 모두야 놀자 4:05 랭킹쇼 1,2,3 스페셜 5:00 뉴스콘서트 6:10 생방송 오늘 저녁 7:15 일일연속극 <전생에 웬수들> 55 MBC 뉴스데스크 8:55 섹션TV 연예통신 10:00 월화특별기획 <검법남녀> 11:10 MBC 스페셜 누운 배, 94일의 기록 00:10 스포츠 다이어리 25 2018 FIFA 러시아월드컵 특집 안정환과 축구 먹는 남자들 01:25 해외특선다큐 -색으로 만나는 모로코 하얀빛의 모로코 원로 예술평론가이자 시인인 최민(사진) 한국 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가 26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4. 고인은 1944년 함경남 도 함흥에서 태어나 서 울대 고고인류학과, 같은 대학 대학원 미학 과를 졸업했다. 프랑스 파리 1대학 미학과 에서 예술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예 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와 초대 영상원장 을 지냈다. 그는 국내 미술계, 영화계에서 70 년대 이후 진보 문화진영의 이론가, 번역가 로 활약하면서 예지가 넘치는 평론글들을 다수 남겼으며, 여러 전시와 영화제들의 기 획에 관여했다. 특히 1979년 태동한 진보미 술인모임인 ‘현실과 발언’의 창립동인으로 참여하면서 80년대 참여미술운동의 이론 가로 명성을 쌓았다. 1977년 국내 최초로 번 역, 소개한 미술사가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명저 <서양미술사 1·2>(열화당)은 지금도 널 리 읽히는 스테디셀러이다. 1998년에는 3회 광주비엔날레 총감독과 전시기획위원장으 로 위촉됐으나, 운영체계를 둘러싼 광주시 와의 갈등으로 8달여만에 해임되면서 파문 을 던지기도 했다. <상실>(1974)과 <어느날 꿈 에>(2005) 등 시집도 냈다. 유족으로 조각가 인 부인 현금원씨와 딸 운영씨가 있다. 빈소 는 서울성모병원, 발인은 29일 오전 6시다. (02)2258-5940. 노형석 기자 [email protected] 미술평론가 최민 교수 별세 “입양으로 한국적을 잃어버릴 땐 타인이 내 운명을 결정했지만, 이제 국적 회복 과정을 통해 내 의지로 내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려고 했어요.” 케이트 허스 리( 사진). 1976년 서울에서 태 어나 몇 달 만에 미국 디트로이트로 입양된 그는 자신의 신분인 ‘이중국적자’를 비디오 작품 이름으로 삼았다. <이중국적자>에서 그는 미국 여권과 한국 여권을 양손에 들고 혀가 꼬여 알아들을 수 없을 때까지 ‘이중국 적자’를 반복해 발음한다. “저 퍼포먼스에 임 하는 나는 정말 진지하지만, 결국 발음을 알 아들을 수 없게 되면 그 의미도 상실하게 되 는 거죠. 정체성에 대해 반어적으로 표현해 보고 싶었어요.” 작가는 또 입양과 국적 취득 과정의 서류 가 들어 있는 두 개의 태블릿을 옛 동·서독 분 단선에서 마주 보게 뒀다. 다음달 16일까지 그의 전시회 ‘나는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은 나를 좋아한다’가 열리는 베를린 한국문화 원도 동·서독 분단 경계선 위에 자리잡고 있 다. 이런 곳에서 자신의 입양 과정과 국적 회 복 과정을 대비시켜 전시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미래라는 한국 이름을 지닌 그는 베 를린에서 활동하는 작가다. 이번 개인전 에서는 90일간 한국에서 한국어만 쓰며 생활한 내용을 비디오에 담은 <한국인 되 기>(Transkoreaning) 프로젝트도 전시하고 있다. 2016년 12월부터 90일간 ‘한국어만 사 용한다’는 서약서를 쓰고 서툰 한국말로 생활 하는 자신을 모델로 동영상을 찍었다. 국적 회 복을 위해 관청을 드나들며 겪는 심경도 보여 준다. 좌절하고 슬퍼하는 모습도 솔직히 기록 했다. 언어 배우기의 고통과 정체성에 대한 철 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광화문 촛불집회 에 참가해 “박근혜 퇴진”을 외치기도 한다. 2008년에도 서툰 독일어로 독일에서 90일 간 살아보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한국인 되기> 프로젝트는 독일어 프로젝트 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었단다. “독일은 그냥 낯선 나라였지, 나와 큰 관련이 있는 나라가 아니었어요. 하지만 내 정체성의 일부인 한 국어는 달랐어요. 더 잘해야 한다는 기대 때 문에 더욱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는 20년 전에도 한국에서 한국어를 배 우고 사람들을 만났지만 오히려 트라우마 를 얻었다고 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1997년 처음 한국에 갔을 때는 편견 때문에 힘들었어요. 왜 한국인인데 한국어를 못하 냐고 야단치는 사람도 있었죠.”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이제 타인이 어떻게 생각하든 스 스로를 더 잘 정의할 수 있게 됐죠. 한국어는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나름대로 한국인으 로서의 정체성도 갖게 됐어요.” 한국인 되기 프로젝트가 단군신화의 웅녀처럼 힘들었다 는 뜻에서 베를린의 상징인 곰과 마늘 줄기 를 연결한 작품 <웅녀 되기>도 만들었다. 전시작들 중 펠트 비슷한 것으로 감싼 소 고도 설명했다. 소고는 한국 문화를 배우며 알게 된 악기다. 천은 원래 뜨개질로 만든 것 인데 여러 번의 세탁으로 해어져서 펠트 같 아졌다고 했다. 펠트는 독일 현대미술의 거 장 요제프 보이스(1921~86)에게 회복과 치유 의 상징이다. 그는 2차 대전 중 비행기 사고 로 사경을 헤맬 때 타타르족이 준 펠트 담요 를 유명한 행위예술 작품에 자주 썼다. 이번 개인전 제목도 보이스의 유명한 행위 예술 <나는 아메리카를 좋아하고 아메리카 는 나를 좋아한다>에서 따왔다. “보이스와 백 남준이 절친입니다. 저는 독일에 살고 한국에 서 태어났잖아요. 그래서 연결시켜 봤죠.” 전시회를 기획한 정가희 큐레이터는 “이 작품을 통해 태어난 곳, 자란 곳, 사는 곳이 모두 다른 사람의 발전 과정, 위기,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리의 작품들은 외국인, 입양인 의 얘기를 넘어 초국가, 디아스포라, 이주, 정 체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고 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내 의지로 내 운명 결정할 수 있단 걸 보여주고 싶어요” 미 입양아 출신 작가 리 베를린 한국문화원 개인전 90일 한국말만 쓰며 지낸 ‘한국인 되기’ 동영상 등서 한국인 정체성 찾기 질문 설악산 신흥사 조실 설악무산 조오현( 사진) 스님이 26일 오후 5시11분 강원도 속초 신흥 사에서 입적했다. 승랍 60년, 세랍 87세. 스님은 생전 거침없이 말하고 행했다. 숨 은 자비보살이기도 했다. 우리 시대의 마지 막 무애(無碍) 도인이라고 불린 이유다.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7살에 입산해 1959 년 성준 스님을 은사로 직지사에서 출가했 다. <불교신문> 주필과 신흥사·계림사·해운 사·봉정사 주지를 거쳐 강원도 설악산권의 대표 사찰인 신흥사와 백담사 조실과 조계 종 원로의원을 맡고 있었다. 특히 고인은 백담사가 출가 본사인 승려 이자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의 애민·생 명·평화 사상을 기리기 위해 1996년 만해사 상실천선양회를 설립해 시작한 만해축전을 매년 8월 강원도 인제에서 열어 전국의 문 인, 지역민이 함께하는 축전으로 만들었다. 또 시대정신과 양심을 상징하는 인사들에 게 종교를 가리지 않고 만해대상을 시상했 다. 백담사 초입에 2003년 만해마을을 조성 해 문인들의 창작 공간으로 내놓았다. 1999 년 <불교평론>을 창간해 논쟁 없는 불교계 가 논쟁으로 시대정신을 창출하게 했고, 만 해가 창간한 <유심>을 복간해 시와 학문과 세상이 회통하게 했다. 고인은 무엇보다 이데올로기에 갇혀 물고 뜯는 분단시대를 넘어선 국량을 보였으며, 종교와 승속, 국가의 벽을 넘어선 장쾌한 대 장부였다. 만해대상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리영희 선생, 전태일 열사 어머니 이 소선 여사, 함세웅 신부, 고 신영복 교수 등 대표적인 진보인사들을 빼놓지 않았다. 또 제3세계 지역에서 민주화 투쟁을 하는 인사 들을 발굴해 시상함으로써 그들의 운동을 간접 지원했다. 고인의 말엔 걸림이 없었다. 2015년 미국 대학의 초청 강연 때 ‘북한 핵 폐기’ 질문이 나오자 “미국에선 서부개척시대부터 총잡 이들도 총을 동시에 꺼내고 내려놓는 게 정 도 아니냐”며 “미국은 기독교 정신으로 나 라를 세웠으니 핵과 살상 무기를 포기하는 모범을 보여 그 막대한 돈으로 복음 사업에 사용하라”고 권했다. 또 “대장경의 글과 말 속에 무슨 진리가 있느냐. 여러분이 오늘 산 문을 나가 만나는 사람들과 노숙자들의 가 슴 아픈 삶 속에서 진리를 찾아라”라고 경책 했다. 고인은 불사금을 당대 가장 필요한 곳과 사람들에게 지원해왔다. 불교계의 대표적인 연구기관인 가산불교연구원이 현대 대장경 불사 격으로 진행 중인 불교대백과사전 <가 산불교대사림 22권> 발간작업이 연구원 설 립자인 지관 스님의 열반 뒤 위기에 봉착하 자 아무도 몰래 연구원 대표를 맡아 수십명 의 연구원들을 지원해왔다. 2013년에 200억 원대의 만해마을 전 자산을 동국대에 기증 해 만해의 뜻을 살려나가도록 한 것도 고인 이었다. 만해는 동국대 전신인 명진학교 1기 졸업생으로 동국대의 상징적 존재이다. 고인은 또 기독교 주일학교 교사를 하면 서 청계천 피복노동자로 노동운동을 하다 분신한 전태일 열사를 기리는 기념사업회에 매달 후원금을 보냈다. 백담사가 있는 인제 산골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아이들 수백명 에게도 대학 재학 때까지 남몰래 장학금을 기부해왔다. 2011년엔 반값등록금 촉구 집회 에 나갔다가 집시법 위반으로 약식기소돼 대학생들이 1인당 15만~500만원의 벌금 고 지서를 받고 힘들어한다는 기사를 보고는 <한겨레>에 1억3천만원을 기부해 벌금을 대 납하게 했다. 역시 익명의 기부였다. 고인이 보인 해탈의 정신세계와 파격의 언어, 세심한 내면은 자작시에 남았다. 그의 작품은 원로 시인들로부터 ‘시인들조차 감 히 넘볼 수 없는 독특한 시세계’라는 평을 받 기도 했다. <아득한 성자>, <마음 하나>, <절 간 이야기> 등의 시집을 냈다. 현대시조문학 상(1992년) 한국문학상(2005년) 정지용문학 상(2007년) 등 여러 문학상을 받았다. 영결식은 30일 오전 10시 원로회의장으 로 설악산 신흥사에서 엄수되며, 이어 금강 산 건봉사 연화대에서 다비식이 봉행된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email protected] “종교와 승속, 국가의 벽 넘어선 불교계 대장부” 신흥사 조실 조오현 스님 별세 만해 정신 기리는 축전 이끌어 ‘시대 양심’ 인사들에 만해대상 전태일사업회 후원 등 숨은 선행 정지용문학상 등 받은 시인이기도 박원남씨 별세: 은주(치현초 교사) 선주(한솔섬유 이사) 선영 영숙씨 부친, 윤영준(금융감독원 팀장) 용철(얍컴퍼니 부장) 이평수(니트로시스템 이사) 광덕(사업)씨 장인26일 오전 11시 대전 을지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30분. (042)611-3980. 김점수씨 별세: 동관(<남도일보> 완도주재 국장대 우) 재일(사업) 현아(광주 남구청 총무계장) 현숙(전남 도 청소년 성문화센터)씨 부친, 한규진(전남 완도경 찰서)씨 장인26일 오전 1시16분 전남 완도군 대성 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30분. (061)554-4456. 강광식(전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씨 별세: 덕천 (<KBS> 직원) 다슬(MS팀엔터테인먼트 팀장) 한슬(삼 성전자로지텍 차장) 보슬(영선고 교사)씨 부친25 일 오후 5시40분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 (02)3410-6915. 최광복씨 별세: 휘성(가수) 혁성(고려대병원 전공 의)씨 부친26일 오전 7시40분 서울 건국대병원. 발 인 28일 오전 5시10분. (02)2030-7909. 김석현(전 주이탈리아대사)씨 별세: 범준(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민정(이화여대 교수)씨 부친, 현식(인하대 교수)씨 장인, 송미지(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씨 시부26일 오전 7시30분 서울대병원. 발 인 28일 오전 5시. (02)2072-2034. 궂긴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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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23 “종교와 승속, 국가의 벽 넘어선 불교계 대장부”...50다문화 고부열전 스페셜 20:40세계테마기행 21:30한국기행 -여수, 맛보다 50다큐프라임

사람 2018년 5월28일 월요일 23

“5월의 기억이 저에게 여성의 삶을 함부로 짓밟는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게 했습니다.” ‘미투 운동’의 불씨가 된 서지현 검사(창원지검 통영지청·사진)가 26일 제 13회 들불상을 받으면서 한 말이다. 들불상 시상식은 이날 오전 11시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역사의 문에서 들불열사 합동추모식과 함께 진행됐다. 들불상은 들불야학을 설립해 운영하고, 5·18민주화운동 전후로 세상을 뜬 7명의 정신을 계승하고 그 뜻을 기리기 위한 상이다. 광주 태생인 서 검사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초등생이었다. “80년 5월 저는 이 곳 광주에 있었습니다. 8살 어린 나이였지만, 그 5월의 함성과 공포는, 피와 눈물은 여전히 기억 속에 새겨져 있습니다.” 부친이 전남의 한 국립대 교수로 옮기면서 서 검사는 광주를 떠나 목포여중과 목포여고를 졸업했다. 광주/글·사진 정대하 기자 [email protected]

서지현 검사 제13회 들불상

“미투, 5월 기억 때문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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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총 당첨금 18,525,72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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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8회 LOTTO 6/45 복권월*02:00 방송마침 *02:40 방송마침

EBS 1 (02)526-2000 KBS1 (02)781-1800 KBS 2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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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용감한 소방차 레이 30 방귀대장 뿡뿡이 45 딩동댕 유치원1 55 봉구야 말해줘

17:10 딩동댕 유치원2 15 로보카 폴리 30 마샤와 곰 45 띠띠뽀 띠띠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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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 스파이더맨 30 EBS 뉴스 ☞

50 다문화 고부열전 스페셜 20:40 세계테마기행 21:30 한국기행

-여수, 맛보다50 다큐프라임

<밤의 제국> 1부22:45 메디컬다큐 7요일 23:55 배워서 남줄랩 00:45 지식채널e

50 세계의 드라마 <포 더 피플> 9부

05:00 KBS 뉴스 10 내고향 스페셜

06:00 KBS 뉴스광장

07:50 인간극장 08:25 아침마당 09:30 KBS 뉴스 ☞

10:00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11:00 중계방송 방송기자클럽 ☞

서울시장 후보 초청토론회-안철수 후보-

12:00 KBS 뉴스 12 ☞

1:00 네트워크기획 문화산책 50 시니어 토크쇼 황금연못

2:50 와일드 코리아 플러스 3:10 다큐 공감 4:00 4시 뉴스집중 5:00 KBS 뉴스 5 ☞

30 동물의 왕국

6:00 6시 내고향 55 시청자칼럼 우리사는 세상

7:00 KBS 뉴스 7 35 우리말 겨루기

8:25 일일연속극 <내일도 맑음>

9:00 KBS 뉴스 9 10:00 2018 지방선거 ☞

인천시장후보 KBS 초청토론00:00 KBS 뉴스

10 다큐세상 트렌드 리포트 반려견과 함께 사는 법

01:00 이웃집 찰스 50 생활의 발견

05:00 숨터 05 걸어서 세계속으로

06:00 생방송 아침이 좋다 1부 07:00 생방송 아침이 좋다 2부 08:00 KBS 아침 뉴스타임

09:00 TV소설 <파도야 파도야>

40 여유만만 10:40 지구촌 뉴스 ☞

11:00 월화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

1:00 다큐멘터리 3일 2:00 KBS 뉴스타임 ☞

10 영화가 좋다 3:00 자동공부책상 위키2

30 TV유치원 4:00 여유만만 5:00 살림하는 남자들

6:00 KBS 경제타임 30 2TV 생생정보

7:45 2018 러시아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온두라스>-대구

10:00 월화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

11:10 안녕하세요

00:35 스포츠 하이라이트

01:10 사랑의 가족 ☞

50 KBS 재난방송센터

한글문자 방송 화면해설방송 ☞수화방송 재방송 ※이 프로그램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텔레비전

*02:00 방송마침 *02:10 방송마침 *02:00 방송마침

05:00 SBS 특선 다큐멘터리 06:00 모닝와이드 1부

30 모닝와이드 2부 07:30 모닝와이드 3부

08:30 아침연속극 <나도 엄마야>-첫회

09:10 좋은 아침 10:10 SBS 뉴스

25 SBS 생활경제 11:00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 ☞

바른미래당 서울시장후보 안철수12:00 SBS 12 뉴스 ☞

50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2:00 뉴스브리핑

4:00 요리조리 맛있는 수업 5:00 SBS 오뉴스 ☞

6:00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7:00 생방송 투데이 8:00 SBS 8 뉴스

55 생활의 달인

10:00 월화드라마 <기름진 멜로>

35 월화드라마 <기름진 멜로>

11:10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1부 50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2부

00:30 나이트 라인 01:00 프로야구 중계석

05:00 오늘 플러스 06:00 MBC 뉴스투데이 1부

25 MBC 뉴스투데이 2부 07:50 일일연속극

<전생에 웬수들>08:30 생방송 오늘 아침 09:30 930 MBC 뉴스 ☞

45 기분 좋은 날

10:50 월화특별기획 <검법남녀>

12:00 12 MBC 뉴스 ☞

20 월화특별기획 <검법남녀>

1:30 헬로키즈 아하! 동물탐험대2 2:10 좌충우돌 만국 유람기 3:05 샤이닝스타

35 뽀뽀뽀 모두야 놀자 4:05 랭킹쇼 1,2,3 스페셜

5:00 뉴스콘서트 6:10 생방송 오늘 저녁 7:15 일일연속극

<전생에 웬수들>55 MBC 뉴스데스크

8:55 섹션TV 연예통신

10:00 월화특별기획 <검법남녀>

11:10 MBC 스페셜 누운 배, 94일의 기록

00:10 스포츠 다이어리 25 2018 FIFA 러시아월드컵

특집 안정환과 축구 먹는 남자들01:25 해외특선다큐

-색으로 만나는 모로코 하얀빛의 모로코

원로 예술평론가이자 시인인 최민(사진)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가 26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4. 고인은 1944년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나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같은 대학 대학원 미학과를 졸업했다. 프랑스 파리 1대학 미학과에서 예술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와 초대 영상원장을 지냈다. 그는 국내 미술계, 영화계에서 70년대 이후 진보 문화진영의 이론가, 번역가로 활약하면서 예지가 넘치는 평론글들을 다수 남겼으며, 여러 전시와 영화제들의 기획에 관여했다. 특히 1979년 태동한 진보미술인모임인 ‘현실과 발언’의 창립동인으로 참여하면서 80년대 참여미술운동의 이론가로 명성을 쌓았다. 1977년 국내 최초로 번역, 소개한 미술사가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명저 <서양미술사 1·2>(열화당)은 지금도 널리 읽히는 스테디셀러이다. 1998년에는 3회 광주비엔날레 총감독과 전시기획위원장으로 위촉됐으나, 운영체계를 둘러싼 광주시와의 갈등으로 8달여만에 해임되면서 파문을 던지기도 했다. <상실>(1974)과 <어느날 꿈에>(2005) 등 시집도 냈다. 유족으로 조각가인 부인 현금원씨와 딸 운영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발인은 29일 오전 6시다. (02)2258-5940. 노형석 기자 [email protected]

미술평론가 최민 교수 별세

“입양으로 한국적을 잃어버릴 땐 타인이 내 운명을 결정했지만, 이제 국적 회복 과정을 통해 내 의지로 내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려고 했어요.” 케이트 허스 리(사진).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나 몇 달 만에 미국 디트로이트로 입양된 그는 자신의 신분인 ‘이중국적자’를 비디오 작품 이름으로 삼았다. <이중국적자>에서 그는 미국 여권과 한국 여권을 양손에 들고 혀가 꼬여 알아들을 수 없을 때까지 ‘이중국적자’를 반복해 발음한다. “저 퍼포먼스에 임하는 나는 정말 진지하지만, 결국 발음을 알아들을 수 없게 되면 그 의미도 상실하게 되는 거죠. 정체성에 대해 반어적으로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작가는 또 입양과 국적 취득 과정의 서류

가 들어 있는 두 개의 태블릿을 옛 동·서독 분단선에서 마주 보게 뒀다. 다음달 16일까지 그의 전시회 ‘나는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은 나를 좋아한다’가 열리는 베를린 한국문화원도 동·서독 분단 경계선 위에 자리잡고 있다. 이런 곳에서 자신의 입양 과정과 국적 회복 과정을 대비시켜 전시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미래라는 한국 이름을 지닌 그는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작가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90일간 한국에서 한국어만 쓰며 생활한 내용을 비디오에 담은 <한국인 되

기>(Transkoreaning) 프로젝트도 전시하고 있다. 2016년 12월부터 90일간 ‘한국어만 사용한다’는 서약서를 쓰고 서툰 한국말로 생활하는 자신을 모델로 동영상을 찍었다. 국적 회복을 위해 관청을 드나들며 겪는 심경도 보여준다. 좌절하고 슬퍼하는 모습도 솔직히 기록했다. 언어 배우기의 고통과 정체성에 대한 철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가해 “박근혜 퇴진”을 외치기도 한다. 2008년에도 서툰 독일어로 독일에서 90일간 살아보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한국인 되기> 프로젝트는 독일어 프로젝트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었단다. “독일은 그냥 낯선 나라였지, 나와 큰 관련이 있는 나라가 아니었어요. 하지만 내 정체성의 일부인 한국어는 달랐어요. 더 잘해야 한다는 기대 때문에 더욱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는 20년 전에도 한국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사람들을 만났지만 오히려 트라우마를 얻었다고 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1997년 처음 한국에 갔을 때는 편견 때문에 힘들었어요. 왜 한국인인데 한국어를 못하냐고 야단치는 사람도 있었죠.”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이제 타인이 어떻게 생각하든 스스로를 더 잘 정의할 수 있게 됐죠. 한국어는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나름대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도 갖게 됐어요.” 한국인 되기 프로젝트가 단군신화의 웅녀처럼 힘들었다는 뜻에서 베를린의 상징인 곰과 마늘 줄기를 연결한 작품 <웅녀 되기>도 만들었다. 전시작들 중 펠트 비슷한 것으로 감싼 소고도 설명했다. 소고는 한국 문화를 배우며 알게 된 악기다. 천은 원래 뜨개질로 만든 것인데 여러 번의 세탁으로 해어져서 펠트 같아졌다고 했다. 펠트는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 요제프 보이스(1921~86)에게 회복과 치유의 상징이다. 그는 2차 대전 중 비행기 사고로 사경을 헤맬 때 타타르족이 준 펠트 담요를 유명한 행위예술 작품에 자주 썼다. 이번 개인전 제목도 보이스의 유명한 행위예술 <나는 아메리카를 좋아하고 아메리카는 나를 좋아한다>에서 따왔다. “보이스와 백남준이 절친입니다. 저는 독일에 살고 한국에서 태어났잖아요. 그래서 연결시켜 봤죠.” 전시회를 기획한 정가희 큐레이터는 “이 작품을 통해 태어난 곳, 자란 곳, 사는 곳이 모두 다른 사람의 발전 과정, 위기,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리의 작품들은 외국인, 입양인의 얘기를 넘어 초국가, 디아스포라, 이주, 정체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고 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내 의지로 내 운명 결정할 수 있단 걸 보여주고 싶어요”

미 입양아 출신 작가 리

베를린 한국문화원 개인전

90일 한국말만 쓰며 지낸

‘한국인 되기’ 동영상 등서

한국인 정체성 찾기 질문

설악산 신흥사 조실 설악무산 조오현(사진) 스님이 26일 오후 5시11분 강원도 속초 신흥사에서 입적했다. 승랍 60년, 세랍 87세. 스님은 생전 거침없이 말하고 행했다. 숨은 자비보살이기도 했다. 우리 시대의 마지막 무애(無碍) 도인이라고 불린 이유다.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7살에 입산해 1959년 성준 스님을 은사로 직지사에서 출가했다. <불교신문> 주필과 신흥사·계림사·해운사·봉정사 주지를 거쳐 강원도 설악산권의 대표 사찰인 신흥사와 백담사 조실과 조계종 원로의원을 맡고 있었다. 특히 고인은 백담사가 출가 본사인 승려이자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의 애민·생명·평화 사상을 기리기 위해 1996년 만해사상실천선양회를 설립해 시작한 만해축전을 매년 8월 강원도 인제에서 열어 전국의 문인, 지역민이 함께하는 축전으로 만들었다. 또 시대정신과 양심을 상징하는 인사들에게 종교를 가리지 않고 만해대상을 시상했다. 백담사 초입에 2003년 만해마을을 조성해 문인들의 창작 공간으로 내놓았다. 1999년 <불교평론>을 창간해 논쟁 없는 불교계가 논쟁으로 시대정신을 창출하게 했고, 만해가 창간한 <유심>을 복간해 시와 학문과 세상이 회통하게 했다. 고인은 무엇보다 이데올로기에 갇혀 물고 뜯는 분단시대를 넘어선 국량을 보였으며, 종교와 승속, 국가의 벽을 넘어선 장쾌한 대장부였다. 만해대상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리영희 선생, 전태일 열사 어머니 이

소선 여사, 함세웅 신부, 고 신영복 교수 등 대표적인 진보인사들을 빼놓지 않았다. 또 제3세계 지역에서 민주화 투쟁을 하는 인사들을 발굴해 시상함으로써 그들의 운동을 간접 지원했다. 고인의 말엔 걸림이 없었다. 2015년 미국 대학의 초청 강연 때 ‘북한 핵 폐기’ 질문이

나오자 “미국에선 서부개척시대부터 총잡이들도 총을 동시에 꺼내고 내려놓는 게 정도 아니냐”며 “미국은 기독교 정신으로 나라를 세웠으니 핵과 살상 무기를 포기하는 모범을 보여 그 막대한 돈으로 복음 사업에 사용하라”고 권했다. 또 “대장경의 글과 말 속에 무슨 진리가 있느냐. 여러분이 오늘 산문을 나가 만나는 사람들과 노숙자들의 가슴 아픈 삶 속에서 진리를 찾아라”라고 경책했다. 고인은 불사금을 당대 가장 필요한 곳과 사람들에게 지원해왔다. 불교계의 대표적인 연구기관인 가산불교연구원이 현대 대장경 불사 격으로 진행 중인 불교대백과사전 <가산불교대사림 22권> 발간작업이 연구원 설

립자인 지관 스님의 열반 뒤 위기에 봉착하자 아무도 몰래 연구원 대표를 맡아 수십명의 연구원들을 지원해왔다. 2013년에 200억원대의 만해마을 전 자산을 동국대에 기증해 만해의 뜻을 살려나가도록 한 것도 고인이었다. 만해는 동국대 전신인 명진학교 1기 졸업생으로 동국대의 상징적 존재이다. 고인은 또 기독교 주일학교 교사를 하면서 청계천 피복노동자로 노동운동을 하다 분신한 전태일 열사를 기리는 기념사업회에 매달 후원금을 보냈다. 백담사가 있는 인제 산골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아이들 수백명에게도 대학 재학 때까지 남몰래 장학금을 기부해왔다. 2011년엔 반값등록금 촉구 집회에 나갔다가 집시법 위반으로 약식기소돼 대학생들이 1인당 15만~500만원의 벌금 고지서를 받고 힘들어한다는 기사를 보고는 <한겨레>에 1억3천만원을 기부해 벌금을 대납하게 했다. 역시 익명의 기부였다. 고인이 보인 해탈의 정신세계와 파격의 언어, 세심한 내면은 자작시에 남았다. 그의 작품은 원로 시인들로부터 ‘시인들조차 감히 넘볼 수 없는 독특한 시세계’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아득한 성자>, <마음 하나>, <절간 이야기> 등의 시집을 냈다. 현대시조문학상(1992년) 한국문학상(2005년) 정지용문학상(2007년) 등 여러 문학상을 받았다. 영결식은 30일 오전 10시 원로회의장으로 설악산 신흥사에서 엄수되며, 이어 금강산 건봉사 연화대에서 다비식이 봉행된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email protected]

“종교와 승속, 국가의 벽 넘어선 불교계 대장부”

신흥사 조실 조오현 스님 별세

만해 정신 기리는 축전 이끌어

‘시대 양심’ 인사들에 만해대상

전태일사업회 후원 등 숨은 선행

정지용문학상 등 받은 시인이기도

박원남씨 별세: 은주(치현초 교사) 선주(한솔섬유

이사) 선영 영숙씨 부친, 윤영준(금융감독원 팀장) 신

용철(얍컴퍼니 부장) 이평수(니트로시스템 이사) 안

광덕(사업)씨 장인26일 오전 11시 대전 을지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30분. (042)611-3980.

김점수씨 별세: 동관(<남도일보> 완도주재 국장대

우) 재일(사업) 현아(광주 남구청 총무계장) 현숙(전남

도 청소년 성문화센터)씨 부친, 한규진(전남 완도경

찰서)씨 장인26일 오전 1시16분 전남 완도군 대성

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30분. (061)554-4456.

강광식(전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씨 별세: 덕천

(<KBS> 직원) 다슬(MS팀엔터테인먼트 팀장) 한슬(삼

성전자로지텍 차장) 보슬(영선고 교사)씨 부친25

일 오후 5시40분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

(02)3410-6915.

최광복씨 별세: 휘성(가수) 혁성(고려대병원 전공

의)씨 부친26일 오전 7시40분 서울 건국대병원. 발

인 28일 오전 5시10분. (02)2030-7909.

김석현(전 주이탈리아대사)씨 별세: 범준(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민정(이화여대 교수)씨 부친, 윤

현식(인하대 교수)씨 장인, 송미지(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씨 시부26일 오전 7시30분 서울대병원. 발

인 28일 오전 5시. (02)2072-2034.

궂긴 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