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감정 정보의 홍수 시대...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증하면 서, 기기가...

LGERI 리포트

2 LG Business Insight 2011 9 21

소셜 네트워크로 긴밀하게 연결된 시장에서,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정서나 태도 변화는 순식간에 글로벌

세상으로 확산된다. 이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이기도 하다. 미래의 세상에서는 고객과 시장의 감

정, 정서를 파악하는 일이 기업에게 더욱 중요해 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한 경영의 과학화 혹은 과학적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데이터는 크

게 정량화 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이제까지의 과학적 경영에서는 많은 경우

정량화 가능한 데이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하지만 정량화 할 수 없는 정보, 그 중에서도 사람들의 감정

을 나타내는 정보들 역시 기업들에게 중요하다. 개개인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감정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감정이 모인 집단의 정서는 더욱 중요하다. 여론을 형성하고, 시장의 분위기를 만드는 중요한 요인

이다. 최근 일부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감정 정보를 의사결정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정서분

석이라고 하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과거 경험이나 직관으로 파악하던 소비자들의 정서와 감정을 보다 체계적

이고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소셜 네트워크와 모바일의 확산으로 개개인의 감정

을 나타내는 감정 정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감정정보 분석 기술이 동시에 발전하면서 감정 정보를 의사결

정에 활용하는 기업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감정 정보는 시장의 실시간 정서 변화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나타날 변화를 예측하는 수단으로서

도 활용될 전망이다. 이미 해외 일부 펀드나 투자자들은 정서분석 기술을 활용해 투자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정서분석을 활용해 판매량이나 시장 대응을 예측하려는 시도도 늘어나고 있다. 감정 정보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시장과 새로운 영역에 대해 보다 종합적인 인식을 제공하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

다. 시장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과학적 감수성’으로 시장을 ‘느끼는’ 기업이 미래의 경쟁에서 한걸음 앞서가는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감정 정보의 홍수 시대‘과학적 감수성’으로 시장의 정서를 읽는다

정재영 책임연구원 [email protected]

Ⅰ. 감정에 눈뜨는 기업들

Ⅱ. 감정 정보와 기업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

Ⅲ. 실제로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

Ⅳ. 시장을 ‘이해하는’ 기업을 넘어 ‘느끼는’ 기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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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Business Insight 2011 9 21 3

집단의 정서를 분석해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일이 현실화되고

있다.

”

“Ⅰ. ‘감정’에 눈뜨는 기업들

“투자자들은 주식을 살 것인지 팔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수 많은 사람들의 온라인 코멘트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있다. … 정신과의사인 Richard Peterson 박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다른 사람들이 시티(Citi) 그룹과 같은 주식을 매도할 때 오히려 그러한 주식을

사들였다. 현재는 운용되고 있지 않지만, 그가 운용했던 ‘MarketPsy Long-Short Fund’는

2008년 9월 2일에서 2010년 12월 31일까지 28%의 수익률을 냈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

는 1.6% 하락했다. … 그가 투자에 사용했던 소프트웨어는 온라인 상의 금융관련 뉴스, 소셜

미디어, 기업 인터뷰 등을 분석해, 긍정론에서 분노에 이르는 400여 종류의 정서를 정량화할

수 있다. 6,000 여 개의 주식, 펀드 등의 정보도 분석에 활용된다. 현재 이러한 소프트웨어가

헤지펀드나 금융기관 등에 판매되고 있다. …”

- BusinessWeek(2011.3.1), ‘Trading on a world of Sentiment’ 기사 중 -

기업의 의사결정에 사람들의 감정을 활용한다?

시장의 정서, 혹은 집단의 정서를 파악하고 이를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일이 현실화

되고 있다. 변동성이 극심한 금융시장에서 조차 ‘정서분석(Sentiment Analysis)’이

라는 방식을 수년 전부터 활용해 왔으며, 정서분석을 통한 이러한 투자 방식은 최근

한층 고도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웹 2.0 및 온라인 소셜 미디어의 급속한 확산으로

분석할 수 있는 정보가 급증하면서 정서분석의 신뢰도 및 활용도가 높아진 탓이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트위터 등 마이크로블로깅 서비스가 정서분

석의 중요한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가 사람들의 즉각적인 감정 변

화, 시장의 실시간 이벤트, 그리고 연결된 사람들간의 감정 전달 등 시장의 정서적

트렌드와 변화 양상을 지켜보는데 용이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금융 부문뿐 아니라 일반 기업들에서도 시장의 정서를 읽

고, 이를 전략과 의사결정에 반영하려는 시도들이 차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기술과 비용의 문제 등으로 지금까지는 소비자들

의 실시간 정서 변화를 수집·분석하기 어려웠지만, 소셜 미디어

와 같은 개인 중심의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보편화되면서

개인과 집단의 정서를 파악하고 활용하는 일이 더 이상 활용 불

정서분석의 정의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정서분석 혹은 의견마이닝(Opinion

Mining)은 원본 자료의 주관적 정보를 규명하고 명확화하

는 방법론이다. 이를 위해 자연언어처리(Na tu ra l

language processing), 전산언어학(Computational

linguistics), 그리고 텍스트분석(Text analytics) 기술 등

을 활용한다. 원본 자료에서 화자의 판단, 평가, 정서적인

상태, 의도와 같은 태도를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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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데이터의 시대, 정보發 혁신도 진화

시장의 정서 혹은 감정과 관련된 정보를 활용하려는 시도들은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경영의 최근 트렌드와 관련이 깊다. 글로벌 컨설팅사와 언론들은 시장과

고객에 대한 ‘방대한 실시간 데이터’ 활용에 대한 보고서와 기사를 쏟아내고 있

다. 컨설팅사 맥킨지는 최근 보고서1에서 기존의 데이터베이스 관리 및 분석으로

는 다루기 어려울 정도로 거대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일이 미래의 새로운 혁신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조업, 서비스업 등 기업 분야뿐 아니라 의료

보험과 같은 공공분야에서도 데이터를 활용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데이터는 크게 정량화 가능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이 있는데, 많은 경우 데

이터를 통한 혁신은 ‘정량화 가능한 실시간 정보’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

례로 생활용품 제조사 P&G는 세계 각 시장의 가격, 재고, 판매에 대한 실시간

정량 정보를 경영진들이 태블릿PC 등을 통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들은 사용자의 위치 및 검색기록,

사회적 관계 등 정량화된 정보들을 활

용해 상거래를 제안하는 서비스를 내놓

기도 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증하면

서, 기기가 만들어내는 위치 정보 등도

광고나 제품판매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정량적인 정보다.

하지만 시장에 대한 이성적 정량적

정보를 활용하는 것 만으로는 무언가 부

족한 느낌이다. 사람은 이성과 감정이 함

께 어우러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수 많

은 사람들이 모인 시장에는 집단의 정서

1　�McKinsey(2011.5),�‘Big�Data:�The�Next�frontier�for�Innovation,�Competition,�Productivity’

시장의 정서 혹은

감정과 관련된 정보를

활용하려는 시도들은

과학적 경영의

최근 트렌드와 관련이

깊다.

”

“

수 많은 사람들의 감정은 이제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세상으로 공유되며, 감정분석과 같은 새로운 기술

을 통해 기업 의사결정 과정에 보다 체계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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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존재한다. 차별적인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기업들은 이제 순간순간의 기분,

감정의 변화와 같이 정량화하기 어려운 정보들을 보다 체계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정서분석을 통한 투자 의사결정 사례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성적·정량적인 정보를 넘어, 감정적이고 정량화하기 어려운 정

보들을 새로운 기술과 알고리즘을 통해 취합, 분석하고 나아가 시장의 변화 흐름

을 예측하는데 활용하려는 노력들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도이치방크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3년 동안 투자의사결정 과정에서

일반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한 수익이 감소하면서, 비정량데이터 분석을 통한 투

자 의사결정 방식을 주목하기 시작했다.2 일반 기업들의 세계도 주식시장의 경

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경영에 뛰어드는

가운데 한 단계 앞선 새로운 시각으로 데이터 활용을 바라볼 필요가 있는 시점

이다.

Ⅱ. 감정 정보와 기업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

사실 감정은 정량화하기 어려우며 변화도 심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이를 활용하

는 일은 좀처럼 쉽지 않다. 더욱이 개별 고객이 아니라 시장 전체의 집단적인 정

서를 파악하는 일은 더욱 어렵다. 하지만 인간 행동의 동기는 이성뿐 아니라 감

정에서도 나오는 것이 사실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감정이 인간의 판단과 행동을

지배하기도 한다. 비이성적, 감정적 영역에 대한 관심은 학문 분야에서도 높아지

고 있다. 행동경제학과 같은 분야는 이론적인 인간 분석에서 벗어나, 비이성적

동기에 의한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하기도 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업들도 단지 감(感)이나 직관적·간접적인 방식으로

시장의 정서를 파악하는 방식을 탈피하고 있다. 포커스그룹을 활용하거나 파워

블로거 등을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식으로

감정 정보를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언어를 통한 정서분석의 품질이 높아지고

있으며, 정서분석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량이 충분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으로

2　BusinessWeek(2011.3.),�‘Trading�on�a�World�of�Sentiment’�기사�참조

기업들도 단지

감(感)이나 간접적인

방식으로 시장의 정서를

파악하는 방식을

탈피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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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된다. 여기에 특정한 이벤트나 정서가 글로벌 세계로 확산되는 속도와 그 파

급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시장의 정서 변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될 것

이다. 감정 정보의 활용이 확대되는 이유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자.

1. 방법론과 기술의 진화

사실 시장의 정서를 분석해내고자 하는 과학적 방법론은 새로운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정서분석은 텍스트분석이라는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텍스트분석은 뉴

스, 내부문건, DB 등에 사용된 단어의 의미를 분석해 내는 기술이다. 과거에는

개별 단어의 사전적 의미만을 파악했기 때문에 분석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인간의 언어가 가진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나 반어법과 같이 복잡한

구조의 표현은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하지만 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분석의 품질, 신뢰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개별 단어의 의미만을 분석하는 것을 넘어 단어의 전후 맥락을 통해 종합적인

의미를 분석한다. 예를 들어, ‘terribly good(매우 좋은)’을 붙여서 해석하는 것

과 ‘terribly(끔찍하게)’와 ‘good(좋은)’을 각각 해석하는 것 간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새로운 감정표현 방식을 추적하기도 한다. 젊은 세대들이 즐

겨 사용하는 이모티콘(Emoticon)을 분석 알고리즘에 포함시킴으로써 미묘한 정

서의 차이를 잡아내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Thomson Reuters 등을 고객

정서 분석 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분석의

품질, 신뢰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

“

영국의 텍스트분석 기업 Linguamatics는 지난 영국 총선 동안 트위터 사용자들의 메시지를 통해 후보자들에 대한 대중들의

정서 변화를 분석해 낸 바 있다. 자료: Linguamatics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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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두고 있는 미국의 텍스트분석 회사 Lexalytics는 즐거운 표정과 혹은 우

울한 표정을 나타내는 이모티콘을 식별해 낼 수 있다고 한다. 트위터 상에서 특

정 기업과 관련된 메시지가 급증하는 경우, 이를 알려주는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3

분석의 결과도 점점 더 정확해지고 있다. 이미 트위터를 통한 정서분석은

기존 여론조사 수준의 결과를 보여준 바 있다. 영국의 텍스트분석 회사

Linguamatics는 2010년 영국 총선에서 130,000 트위터 사용자들의 567,000

개의 트윗 메시지를 분석해, 여론조사와 비슷한 결과를 얻어냈다. Forrester

Research(2009.10)에 따르면, 텍스트분석 관련 시장 규모는 2011년 약 5억 달

러에서 2015년 9억 8천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져온 감정 정보의 폭증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비자들의 감정을 파악하기 위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제

한적이었다. 포커스 그룹 인터뷰나 여러 대리변수를 통해 시장의 정서를 간접적,

추상적으로 이해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소셜 네트워크의 확산과 모바일 혁명은

시장의 정서분석에 필요한 충분한 데이터를 공급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는 개인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다. 소셜 네트

워크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개인적인 의견과 감정을 표출한다. 더욱이 소셜 네

트워크는 그 자체가 사람들간의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서 정서, 감정의 교류는 필수요소이며, 이 때문에 수 많은 감정 정보들이 소셜

네트워크로 쏟아져 나온다. 특히 트위터와 같은 단문 메시지의 경우는 더욱 그

러하다. 140여 글자 안에서는 논리적인 글이나 논증보다는 어떤 사건이나 사안

에 대한 선호를 압축적으로 드러내거나, 즐거움, 기쁨, 분노와 같은 일상적인

느낌과 감정의 표현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사람들의

감정을 살펴볼 수 있는 소셜 네트워크 사용자는 급증하는 추세다. 전세계 트위

터 사용자수는 2억 명을, 페이스북 사용자는 6억 명을 넘어섰다. 하루에 생성

3　�The�New�York�Times(2010.12.22,�인터넷판),�‘Computers�That�Trade�on�the�News’��

한국경제(2010.12.24�인터넷판),�‘똑똑해진�월가�컴퓨터,�사설·트위터�읽으며�투자�분위기�파악’�기사�참조

소셜 네트워크의 확산과

모바일 혁명은 시장의

정서분석에 필요한

충분한 데이터를

공급하는 원천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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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트윗 메시지만 해도 거의 2억 건을 넘어섰다. 블로그 포스팅, 동영상, 뉴

스 댓글 등을 합한다면 유의미한 분석을 위한 충분한 모수(母數)가 갖추어지

고 있다고 판단된다.

여기에 최근 스마트폰이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확산되면서, 사람들은 언

제 어디서나 즉각적인 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모바일 환경에서는 숙

고(熟考)하기 보다는 즉각적이고 감정적인 형태의 소통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

다. 순간순간 바뀌는 감정을 소셜 네트워킹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표

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PC 앞의 고정된 커뮤니케이션에 비해 압축적이고

명확한 감정 표현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기기와 서비스의 형태가

다양해지는 만큼, 또 사용자가 늘어나는 만큼 모바일을 통한 실시간 커뮤니케이

션에서 감정을 나타내는 정보는 더욱 다양하고 풍부해질 것으로 보인다.

3. 감정의 전염과 변동이 극대화되는 세상

근래의 신조어로 ‘판데노믹스(Pandenomics)’라는 표현이 있다. 판데노믹스란 ‘대

유행성 전염병(Pandemic)’과 ‘경제학(Economics)’이 합해진 말로, 네트워크 경

제에서 제품, 서비스 등이 전염병처럼 순식간에 전파되는 새로운 경제사회적 현

상을 지칭한다.4 일례로, 지난 8월의 주식시장 폭락에서 전염경제의 전형적인 모

습을 살펴볼 수 있다. 경제에 대한 우려와 공포가 순식간에 전세계로 확산되면

서, 우리나라에서도 며칠 만에 주가지수가 수백 포인트 하락해 1년 전의 주가 수

준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전염경제의 세상에서 감정적인 정보는 이성적인 정보에

비해 훨씬 더 빠르게 전달될 가능성이 높다. 대중들에게 논리적인 글보다는 사

진, 동영상, 자유로운 형식의 블로그 포스팅이나 트위터 메시지에 대한 수용도

가 더 높기 때문이다.

소셜 네트워크와 모바일 기기가 보편화되면서, 특정 집단의 정서적인 변화

가 타 지역이나 글로벌 세상 전체로 확산되는 일이 순식간에 벌어지고 있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민주화 운동은 트위

터 등 소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확산된 자유에 대한 ‘감정적’ 전염이 큰 원인으

4　톰�헤이스(2009),�「판데노믹스�(네트워크�시대�확산과�전염의�경제학)」

집단의 정서적인 변화가

글로벌 세상 전체로

확산되는 일이

순식간에 벌어지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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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지목된다.

더욱이 자극적인 정보들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더 빠르게 퍼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거나 유언비어의 경우라 할지라

도, 수습하는 속도보다 확산되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만약 어느 기업에게 부

정적인 정서가 형성되는 경우, 이러한 정서가 빠르게 전염·증폭되면서 기업에

게 막대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부품의 결함에서 시작한 미국 도요

타 자동차의 리콜사태는 도요타 자동차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정서 자체를 순식간에 부정적인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로 인해 도요타 자

동차는 북미 시장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점유율 하락에 직면하게 되었다. 반

면 애플의 아이폰이 단시간에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현상은

애플의 제품이 ‘쿨(Cool)’하다는 정서가 시장에 빠르게 확산된 탓으로도 해석

할 수 있다. 시장의 정서 변화는 전염경제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

이다. 비정상적으로까지 보일 수 있는 감정적 과열과 쏠림현상은 앞으로 더욱

자주 등장할 것이다.

Ⅲ. 실제로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

그렇다면 기업들은 감정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이미 일부 기업들은

시장이나 소비자 집단의 감정 변화를 탐색, 수집하는 것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실제 의사결정을 내리는 정도까지 활용의 폭을 넓히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시장

의 실시간 정서분석을 바탕으로 앞으로 나타날 시장의 이벤트를 예측하고, 한발

앞선 전략과 의사결정의 근거로 활용하려는 기업들도 등장하는 상황이다.

1. 시장 정서의 실시간 변화를 분석5

기아자동차는 2011년 미국의 미식축구 결승전 슈퍼볼(Super Bowl)에서 600만

달러라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광고를 낸 바 있다. 당연히 광고의 효과가 궁

5　�BusinessWeek(2011.3),�‘Sentiment�Analysis�Gives�Companies�Insight�Into�Consumer�Opinion’�기사�참조

정서분석을 전략과

의사결정의 근거로

활용하려는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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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할 수 밖에 없다. 광고 효과 분석을 위해 미국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전문기업 WiseWindow가 개발

한 ‘MOBI(Mass Opinion Business Intelligence)’

라는 프로그램이 사용되었는데, 블로그, 트위터, 페

이스북, 인터넷 언론 등에서 기아자동차와 관련된 내

용들을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해 냈다. 분석 결과,

광고 이후 기아자동차에 대한 언급은 자동차에 관한

코멘트 중 4%에서 9%로 증가하였으며, 긍정적인 정

서가 4%에서 18%로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자동차는 분석 결과를 활용해, 제품 기획, 마케

팅 등에서 고객의 요구에 보다 정교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상적인 시장조사가 특정 집단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면, 정서분석은 그 집단에 대한 보다

종합적인 관점을 제공해준다. 기아자동차뿐 아니라,

BestBuy와 같은 유통기업, 영화사 Paramount

Pictures, IT 기업 Cisco systems 등 다양한 산업,

다양한 기업들이 정서분석을 통해 시장에 대한 차별적인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계의 연구도 활발하다. 2010년 데이터마이닝 관련 국제 컨퍼런스6에서 발

표된 논문에서는 정서분석 혹은 의견마이닝(Opinion Mining) 기법을 사용해

제품 기획 초기에 고객들의 의견을 탐색하고, 이를 제품의 디자인이나 마케팅 기

획 등에 활용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7 정서분석에 대해 결과의

정확도, 광고나 스팸, 비관련 정보의 식별 문제 등 여러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

이지만,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시장의 정서를 읽으려는 시도들은 더욱 늘어날 것

으로 보인다.

6　�2010�Third�International�Conference�on�Knowledge�Discovery�and�Data�Mining(2010.1.)

7　�Freimut�Bodendorf,�Carolin�Kaiser(2010),�‘Mining�Customer�Opinions�on�the�Internet�-�A�Case�Study�in�the�Automotive�

Industry’

시장의 정서를 수집, 분석하는 소프트웨어 MOBI의 분석 결과 예시. 특정 기업이나 사안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혹은 부정적 정서 비중과 변화 추이 등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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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정서 변화를

파악하는 수준을 넘어

앞으로의 변화를

예상하는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다.

”

“2. 정서분석을 통한 미래 예측과 대응8

정서분석은 현재 시장의 정서 변화를 파악하는 수준을 넘어 앞으로의 변화를

예상하는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다. 시장 정서분석을 통한 투자 의사결정이 미래

예측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사실 인터넷의 정보를 통한 미래 예측이 완전히 새로운 분야는 아니다. 구

글의 이코노미스트 Hal Varian은 이미 2009년도의 페이퍼에서 검색어와 미래

이벤트 간의 상관관계를 설명한 바 있다. 구글 검색에서 특정 제품의 검색량이

상승하면 판매량이 변한다던지, 일자리 관련 검색은 실업률에 대한 선행지표로

볼 수 있다던지, 혹은 선거후보자에 대한 트위터 메시지의 량이 선거 결과와 상

관관계가 있다던지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분석은 검색어의 절대량만을

기반으로 한 단순한 예측이었다.

앞으로는 감정 정보를 이용해 보다 정교한 예측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소셜 미디어에서 사람들은 더 많은 개인정보, 감정을 노출하고 있다.

WiseWindow와 같은 기업들은 사용자들이 표현하는 거의 모든 종류의 정보들

을 추적할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감정과 의견, 의도가 컴퓨터에 의해 수집될

것이다. 더 높은 수준의 감정 정보가 활용될수록, 예측 품질과 정확도는 높아질

것이라는 평가다. 야후의 연구소 중 하나를 이끌고 있는 인터넷 연구가

Duncan Watts 박사는 영화, 음반, 비디오 게임 등의 분야에서 수집된 데이터

에 기반한 전통적 예측과 실시간 검색을 통한 정보를 결합한 새로운 예측 방식

으로 판매량 예측을 비교한 바 있다. 예측에 필요한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풍부

했던 영화의 경우, 기존의 예측과 비교하여 유의미한 개선을 얻지는 못했다. 하

지만 예측에 필요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던 음반과 비디오 게임 등에서

는 실시간 검색 정보를 결합해 훨씬 향상된 예측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과학적인 예측에 기반한 정교한 대응 가능

정서분석은 소비자들이 제품이나 브랜드 이미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

며,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예측하는 근거를 제시하기도 한다. 미국의 유명 팝가수

8　Economist(2011.6.),�‘Can�Twitter�predict�the�future?’�기사�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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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y GaGa’는 음악뿐 아니라 독특하고 기괴한 옷차림,

톡톡튀는 발언과 사생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정서분석

에 따르면, Lady GaGa는 부정적인 정서를 유지하는 것

이 수익을 올리는데 유리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고

한다. 사실 Lady GaGa가 정교한 정서분석을 통해 ‘비

호감’ 전략을 채택한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본인과

매니지먼트 팀의 경험이나 감각에 의해 그와 같은 컨셉

과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봐야겠지만, 정서분석을 했

더라면 더 확신을 갖고 비호감 전략을 폈을지도 모른다.

정서분석을 통한 미래 예측과 대응에서 기업들

의 상황도 Lady GaGa와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다.

포커스 그룹 인터뷰나 파워블로거, 파워트위터리언 등 대표적인 소비자 분석을

통한 간접적인 예측과 대응이 지금까지의 통상적인 방식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경험칙이나 느낌에 의존해왔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Lady GaGa의 정서분

석 사례에서와 같이 분석과 예측에서 상당한 수준의 객관성과 정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으로 다가오고 있다.

Ⅳ. 시장을 ‘이해하는’ 기업을 넘어 ‘느끼는’ 기업으로

오늘날의 시장에서는 작은 차이가 거대한 결과의 차이로 이어진다. 디테일과 미

묘한 감성의 차이를 파악하는 일이 기업의 성패를 가른다. 소비자들이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은 더욱 복잡해질 것이다. 스마트 기기와 소셜 네트워크,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들로 연결된 소비자들 간에는 정보의 교류만큼이나 풍부하고

다양한 정서적, 감정적인 교류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의 중요한 부분은 시장의 실시간 정서 변화, 소

비자들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파악하고 예측하는 역량이 될 것이다. 현재 감정

정보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기술은 사회, 시장의 특정 이벤트에 대한 감정적인

미국의 팝가수 Lada GaGa는 파격적인 의상과 무대매너, 사생활 등으로 논란이 되지만,

한편으로 이러한 논란이나 부정적인 정서가 대중적인 인기의 원인이기도 하다.

사진출처: Flickr의 TJ Sengel

LGER

I 리포

트


‘과학적 감수성’으로

시장을 느끼는 기업이

미래의 경쟁에서 한걸음

앞서갈 것이다.

”

“방향성, 호불호를 파악하는 정도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등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분석의 수준이나 정확성

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미국의 게임회사 GoGii Games는 이메일 등의 커뮤

니케이션 수단의 어조(語調), 뉘앙스를 분석하는 ‘ToneCheck’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이메일의 내용에 숨

어있는 미묘한 감정을 마치 스펠링을 체크하듯 가

려낼 수 있다. GoGii Games는 이 프로그램을 활

용해 40세 가량의 자사 여성 고객들이 게임을 하

는 동안 스스로가 ‘바보같다’고 여겨지는 감정을 원

치 않는다는 구체적인 정보를 얻어냈다. 직원의 대

부분이 25세 가량의 젊은 남성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기술의 도움이 없었다면 도출해내

기 어려운 고객 인사이트였다.9

기업이 거대화되고, 글로벌화 되면서 조직의

의사결정자들은 시장에서 상당히 멀어져 있다. 젊

은이들을 위한 제품에 대한 중요한 의사결정을 중년 이상의 임원들이 내리고 있

으며, 신흥시장 전략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지역이 아닌 글로벌 본사의 고위 경

영진들인 경우가 많다. 시장 트렌드와 의사결정 간에 나타나는 시간적, 문화적

불일치나 괴리는 젊은 인력, 현지 인력 등을 늘리거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킨

다 해도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정서분

석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서만은 이해하기

어려운 시장과 새로운 영역에 대해, 이성과 감성이 결합된 종합적인 관점과 인식

을 제공하는 유용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과학적 감수성’으로 시장을 ‘느끼는’ 기업이 미래의 경쟁에서 한걸음 앞서

가는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9　�BusinessWeek(2011.3),�‘Sentiment�Analysis�Gives�Companies�Insight�Into�Consumer�Opinion’�기사�참조

www.lgeri.com

ToneCheck라는 프로그램은 이메일에 담길 수 있는 의도하지 않은 감정 정보를 마치 잘못된

철자를 찾아내듯 미리 체크해, 섬세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자료: tonecheck.com 홈페이지

디지털 감정 정보의 홍수 시대...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증하면 서, 기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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