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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협동조합 관련 제도의 기원, 함의 그리고 미래적 가치

    research.cu.co.kr 3

    요 약

    신협은 조합원들에 의해 소유되고 운용되는 이용자소유은행으로서 협동조합방식의

    많은 제도를 가지고 있다. 협동조합원칙과 협동조합의 가치는 신협에 잘 살아 있으

    며, 신협의 조직원리 및 운영원리에서 핵심영역이며, 우리나라 다른 협동조합의 경우

    보다 본질적인 부분이 잘 보존․유지되어 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신협은 설립 초창기부터 협동조합간 협동을 해온 풍부한 역사적 경험을 가지

    고 있다. 오늘날에도 전국 차원의 조직, 인력을 이미 확보하고 있어 다양한 차원의

    이종협동조합간의 협동과 협동조합진영의 지원과 방향 제시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

    는 객관적 역량을 가지고 있다. 기본법의 규정으로 협동조합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나 이해관계자가 많아지고 일반 소비대중의 관심도 늘어날 것이다. 기본법에서 규정

    하고 있는 공정거래법 배제조항이나, 정관자치의 원칙을 비롯하여 신협법을 좀 더 협

    동조합적으로 개정하는 것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특히, 지역신협이 연합사업을 추진하거나 조합원 복지사업에 진출하는 데에 기본법

    을 활용하여야 한다. 또한 도시지역의 소비자를 끌어들여 직거래협동조합과 같은 이

    해관계자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사업활성화의 계기로 삼는 방안도 생각해 보아야 한

    다. 협동조합기본법의 시행에 즈음하여 신협의 체질개선과 사업활성화의 계기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협동조합기본법은 협동조합법제에서 기존의 8개 개별법와 더불어 단일의 기본법 체

    제를 이끌어내었다는 점, 엄연한 권리주체(법인격)에 있어서 협동조합 또는 사회적

    협동조합을 법인의 하나로 인정했다는 점, 단체법 또는 기업법 측면에서 협동조합의

    순기능을 인정하였다는 점이 특색이다. 이는 앞으로 협동조합의 조직구조와 사업전략

    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먼저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의 의미로서는 (1) 협동조합기본법의 제정으로 협동조합

    이라는 새로운 법인격이 탄생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특별법상의 규정이 없어도 협동

    조합기본법에 근거하여 자유롭게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법인격을 취득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2) 다양한 분야에서 협동조합이 출현할 수 있

    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점이다. 협동조합적인 방법으로 사업을 운영하고자 하는 사

    람들은 분야에 관계없이 누구든지 협동조합의 설립이 가능하게 되어, 생산자ㆍ소비자

    ㆍ근로자ㆍ농어업ㆍ주택ㆍ스포츠 등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영역에서의 협

    동조합이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3) 신규창업의 활성화와 취약계층의 복지에 기여

  • 신협연구 제61호

    신 협4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협동조합기본법은 다양하고 창의적인 소규모 창업을 용

    이하게 하여 청년창업, 소액창업 등 신규창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동시에

    돌봄 노동, 대안학교 등 공공서비스를 보완을 통하여 복지사회와 사회경제의 활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협동조합기본법시대에 신협은 다양한 도전과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협동조합이 설립되어 신협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협

    의 기존 강점으로 인식되어온 협동조합 방식의 민주적 조직구조에 기반한 정보의 지

    배, 상호신뢰에 바탕을 둔 지역밀착형 금융기관, 사회공헌 기능 등을 잘 활용한다면

    협동조합의 지원은행, 협동조합간 협동의 선도자, 지역 협동사회경제의 중심축으로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전까지는 협동조합은 소수였고 대중의

    인식도 낮았지만, 협동조합기본법으로 인해 새로운 기업형태로서 협동조합을 경제의

    제3섹터로 인식하고, 좀 더 보편적인 틀 속에서 협동조합의 특수성을 강점으로 사업

    다각화와 고객 친밀도를 높일 수 있다고 본다.

  • 협동조합 관련 제도의 기원, 함의 그리고 미래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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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Ⅰ. 들어가며

    이 글은 협동조합 관련 제도를 협동조합의 정체성 관점에서 어떻게 형성되어 왔고,

    현재 그 의미는 어떠하며, 앞으로도 그것이 지속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가질

    수 있는지를 논하는 것이다. 여기서 ‘정체성(正體性, identity)’이란 (국어사전의 풀이

    에 따르면), 변하지 아니하는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 성질, 또는 그 성질을 가진 독립

    적 존재를 의미한다고 한다. ‘협동조합이 아닌 존재’로부터 ‘협동조합이라는 존재’를

    구별할 수 있는 성질, 즉 협동조합만의 특성이라고 할 것이다. 쉽게 말하면 ‘협동조합

    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할 수 있는 몇 가지 핵심적인 성질을 말하는 것이다.1)

    그렇다면 ‘협동조합이 아닌 존재’와 구별되는 ‘협동조합이란 존재’는 무엇인가?

    협동조합(協同組合)은 세상에 없던 것이었는데, 인간이 발명한 것이다. 어떠한 사람

    들이 특정한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모인 단체라 할 수 있으며, 법인등기를 한 경우에

    는 법인이라고 할 것이다. 협동조합 관련 국제기구인 국제협동조합연맹(International

    Cooperatives Association, ICA)에서는 협동조합을 “공통의 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체를 통해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율적인 조직”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협동조합

    이란 공통 목적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 근본적인 정체성이다. 여기서 협동조합만의

    독특한 조직구조와 사업전략이 숨겨져 있다. 협동조합만의 조직구조는 (1) 공통의 경

    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 즉 협동조합의 이용

    자인 조합원이 있다. (2)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율적인 조직, 즉 협동조합 지배구조가

    있다. 다음으로 협동조합만의 사업전략은 (1) 공동으로 소유하고 (2) 민주적으로 운영

    하며 (2) 사업체(enterprise)를 통해 사업을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은 협동조합기본

    법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즉 협동조합의 법적 의미는 “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

    생산·판매·제공 등을 협동으로 영위함으로써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 사회

    에 공헌하고자 하는 사업조직”이다(협동조합기본법 제2조 제1호).

    협동조합이 아닌 존재들은 협동조합의 여집합(餘集合)으로서 무수히 많이, 사실상

    거의 무한대로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에서 상법상 ‘회사’의 조직구조와 사업전략

    1) 예컨대, 개인이나 민족의 정체성은 다른 사람이나 다른 민족과 구별되는 그 사람 또는 그 민족만의

    특성을 이야기한다. 우리 민족의 정체성은 다른 민족의 그것과 다른 한국인이라는 형질, 한글, 한국

    어, 한국적인 풍습, 한국의 역사 등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민족이나 중국민족, 멀리 프

    랑스민족이나 독일민족 등과 비교하면 정체성이 주는 느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신협연구 제61호

    신 협6

    을 살펴보면,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좀 더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회사의

    형식적인 개념은 “회사라고 설립등기가 되어 있는 영업주체”를 말한다. 현실적으로

    회사라는 징표는 등기여부의 판단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회사의 실질적인 개념은 논

    자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단법

    인”이라고 정의하고, 그 개념요소로서 영리성, 사단성, 법인성 세 가지를 든다. 우리

    나라 상법상 회사 유형으로는 합명회사, 합자회사, 주식회사, 유한회사, 유한책임회사

    등이 있고, 회사 전체의 95% 가량은 ‘주식회사’가 압도적인 비중을 가지고 있다.2) 주

    식회사의 조직구조는 투자자가 소유자라는 점에서 협동조합과 차이가 있으며, 사업전

    략은 1주1표라는 자본주의(capitalism) 방식에 따라 주주이익의 극대화, 이윤 극대화,

    영리성을 추구한다는 점이 협동조합과 차이가 있다.

    요컨대, 협동조합은 인간은 서로 돕는 존재라는 인간관에서 출발하였으며, 1인1표

    와 같은 민주주의 조직이며, 협동조합제도는 가입의 자유, 민주적 관리, 조합원의 경

    제적 참여, 자율과 독립, 교육ㆍ훈련 및 홍보, 협동조합간 협동, 지역사회에 대한 기

    여 등에 적합하도록 가장 창의적이고 인본주의(humanism)적인 발명품이라 할 것이다.

    덧붙여 이 글은 우리나라 신용협동조합의 조직구조와 사업전략을 협동조합제도의

    개선이란 목적에 맞추어 살펴본다. 우리나라 신용협동조합은 국가에 의해 하향식으로

    설립․운영되어 왔던 농협, 축협, 수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등 여느 협동조합과는 달리 상향식으로 자율적으로 조직되었으며 협동조합원칙에 맞는 조직구조와 사업전략을

    갖추고 모범적으로 발전하여 왔다.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이후 급변하는 대내

    외 환경에 대응하여 협동조합금융기관으로서 신협의 위기와 기회를 법제적 측면에서

    조망하여 신협의 조직구조와 사업전략의 매칭 전략을 모색하며, 특히 조합원제도와

    비조합원의 사업이용의 개선방안이 무엇인지 살펴보아, 향후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른

    협동조합 생태계 및 사회적 연대 경제에서 신협의 발전방안 및 미래적 가치를 협동

    조합법제 측면에서 검토하려는 데 있다.

    2) 우리나라에서 주식회사의 비중이 높은 것은 세계 다른 나라와 견주어 봤을 때 이례적이다. 송옥렬,

    상법강의, 박영사, 2010, 647면에서는 개인기업이나 가족기업도 형식상으로는 주식회사로 해두는 경

    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한다.

  • 협동조합 관련 제도의 기원, 함의 그리고 미래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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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Ⅱ. 협동조합 관련 제도와 법제

    1. 협동조합 법제

    (1) 개요

    협동조합은 자연인이 아니라 법인(法人)이다. 법인 가운데에서도 사법인(私法人)이

    자 사단법인(社團法人)이다.3) 협동조합을 이해할 때 협동조합을 만드는 근거가 되고

    협동조합의 행동에 대하여 적용되는 법이 무엇인지를 안다는 것은 협동조합 관련 제

    도를 이해하는 중요한 기초가 된다. 보통 권리주체가 당사자가 되어 재판을 받을 때,

    적용되는 법규범을 이른바 ‘법원(法源)’이라고 한다. 이는 권리주체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권리의무관계를 맺을 때 근거가 되는 행위규범 또는 당사자간 분쟁이 생겼을

    때 해결의 기준이 되는 재판규범이다. 협동조합의 행위규범, 재판규범이 되는 법들을

    총칭하여 협동조합법제, 또는 “협동조합 관련 법원”이라 한다. 이는 협동조합의 조직

    규범으로서 협동조합에 대하여 법인격을 부여하며, 협동조합 내부의 조직, 운영, 사업

    에 관한 사항을 규율한다. 협동조합법제는 성문법(헌법, 법률, 명령, 조례, 규칙), 불

    문법(관습법, 판례법, 조리), 자치규범(정관 등)으로 구성된다.

    (2) 성문법

    우리나라 성문법체계는 위에서부터 헌법, 법률, 명령, 조례, 규칙의 피라미드식 법

    단계를 이룬다(그림). 상위법 우선의 원칙이 적용되어 상위법령에 위배되는 하위법령

    의 내용은 무효가 된다.

    3) 협동조합기본법에서는 협동조합등은 법인으로 하며, 사회적협동조합등은 비영리법인으로 한다고 규정

    하고 있다(제4조). 이와 관련 비영리법인성에 대하여 재무부의 입법설명자료에는 마치 협동조합이 영

    리법인도 가능한 것처럼 되어 있지만, 기본적으로 비영리법인으로 보는 것이 현재까지의 주류적인 태

    도라 할 것이다.

  • 신협연구 제61호

    신 협8

    법단계설에 따른 법체계의 이해

    협동조합법제란 헌법상 협동조합 관련 조항(경제민주화에 관한 헌법 제119조, 농어

    민과 중소기업의 자조조직 육성에 관한 제123조 5항, 소비자보호활동 보호에 관한 제

    124조)-각 협동조합법률(협동조합기본법 및 개별 8개 협동조합법)-각 협동조합법률의

    시행령, 시행규칙, 조례, 규칙, 나아가 불문법과 자치규범(정관 포함)을 널리 포괄하여

    이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협동조합법률로는 8개의 개별법과 협동조합기본법이 있다. 단체라는

    면에서 봤을 때, 각 협동조합법률은 단체의 조직이나 운영 등을 규율하는 단체법이

    고, 민법(법인에 관한 제3장)의 특별법4)인 반면, 협동조합이란 면에서 봤을 때 협동

    조합기본법이 모법(일반법)이며 8개 개별법이 특별법이 된다.

    기존 8개 개별법에 따른 협동조합 현황

    구분 산업 협동조합 근거법 법제정년도

    생산자협

    동조합

    1차산업

    농협 농업협동조합법 1957

    수협 수산업협동조합법 1962

    엽연초조합 엽연초협동조합법 1963

    산림조합 산림조합법 1980

    2차산업 중기협 중소기업협동조합법 1961

    3차산업

    신협 신용협동조합법 1972

    새마을금고 새마을금고법 1982

    소비자협

    동조합소비자생협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 1999

    4) 한편 협동조합법과 상법 또는 노동법과의 관계에서는 어느 법이 특별법은 아니며, 상법 또는 노동법

    의 일부 규정을 준용하는 것으로 본다. 한편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른 협동조합의 경우, 영리와 비영리

    를 경우에 따라 추구하는 즉 민법과 상법의 중간형태라 볼 수 있다. 협동조합기본법 제14조(다른 법

    률의 준용)을 보면, 일반협동조합은 상법의 규정을 준용하고, 사회적협동조합은 민법규정을 준용한다.

  • 협동조합 관련 제도의 기원, 함의 그리고 미래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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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각국의 협동조합법률은 몇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한 나라의 모든 협동조합

    유형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협동조합기본법’이 가장 일반적인 형태일 뿐만 아니라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 외 각각의 유형의 협동조합을 규율하는 특별법 형

    태, 민법 또는 상법과 같이 일반법의 한 장에서 규정하는 형태, 일반적인 조직법의

    특수조항을 적용하는 경우, 헌법에 특별조항을 명시하는 경우, 협동조합법률이 없는

    경우 등이 존재한다. 협동조합기본법을 채택하고 있는 나라들은 대부분 별도의 협동

    조합 통합관리부서를 가지고 있으며, EU도 협동조합부가 별도로 존재하여 각국의 협

    동조합섹터를 통합적으로 지원 및 관리하고 있다.5)

    (2) 협동조합 자치법규

    협동조합 자치법규란 협동조합이 스스로 제․개정하며 협동조합의 내부관계를 규율하는 자율규범으로서 법령과는 달리 원칙적으로 직접적인 대외적 효력을 갖지 못하

    며, 협동조합 내부에 대해서만 효력을 가진다. 이 가운데 정관은 협동조합이 제정한

    자치법규로서 실질적으로 협동조합의 조직, 운영, 사업에 관한 최고의 자치법규이

    다.6) 그 내용이 강행법규에 반하지 않는 한 협동조합의 내부관계에 관한 최고법규범

    으로서 발기인뿐만 아니라 협동조합의 출자자인 조합원 및 그 기관을 구속하는 효력

    이 있다. 정관은 법인의 조직, 활동 등에 대하여 기본적인 사항을 정한 것으로 법인

    의 성립요건이며 존속요건이므로 정관 없이는 법인이 설립되거나 존속될 수 없다. 정

    관은 하위자치법규-규약, 규정, 준칙, 업무방법 등-의 작성에 대한 수권(위임)을 한다.

    ※ 정관과 구별할 개념 : ‘정관례’

    - 주무부처의 장관이 협동조합 관련법에 근거하여 작성, 고시한 모범 정관안을

    말함(정관례는 행정법규이며, 정관은 아니다. 협동조합은 이 정관례를 참고하

    여 조합의 정관(안)을 작성한 후 총회에서 의결하여 정관을 제개정하게 됨)

    - 유의할 점은 우리와 달리 일본에서는 정부가 아닌 각 협동조합중앙회가 정관

    례를 작성하고 있는데, 협동조합의 자율성과 관련하여 주목해야 한다.7)

    5) 협동조합연구소,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에 대한 연구, 국회 연구용역보고서, 2010. p.1.

    6) 정관은 자치법규의 최상위규범으로서 ‘협동조합의 헌법’이라고 한다. 日本生活協同組合聯合會, 生協法解說, 昭和53년(1978년), p. 61(黃迪仁․廉基富, 經濟法 講座 Ⅳ 協同組合法, 法經出版社, 1995, p. 151에서 재인용).

    7) 예컨대 일본농협의 경우 2001년 6월 농협법 개정을 통해 모범정관례의 작성권한이 정부로부터 중앙

  • 신협연구 제61호

    신 협10

    (3) 협동조합 법원의 적용순서

    협동조합에 적용할 법원(法源)은 자치법인 정관, 협동조합에 관한 특별법이나 조약,

    협동조합법(협동조합기본법 또는 각 8개 개별법), 협동조합관습법, 상법 또는 민법(민

    사 자치법, 민사특별법령, 민법전, 민사관습법)의 순으로 적용된다. 즉 법률분쟁이 발

    생할 경우 법원의 분쟁해결기준의 적용순서로서 기능한다. 각 협동조합법에서는 ‘다른

    법률과의 관계’ 또는 ‘다른 법률의 준용’이라는 조항을 두어 다른 법률의 준용이나 적

    용제외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협동조합기본법은 협동조합에 대하여 상법은 제1편 총

    칙, 제2편 상행위, 제3편 제3장의2 유한책임회사에 관한 규정이 준용된다는 규정을

    둔다(제14조).8) 요컨대 협동조합에서 정관은 성문의 제정법보다 분쟁해결에서 먼저

    적용되는 것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9)

    2. 협동조합의 조직 관련 제도

    (1) 조합원 제도

    조합원은 협동조합의 구성원을 말하며, 협동조합 연합회 단계의 조합원은 회원이라

    고 부르기도 한다. 조합원은 협동조합의 주체로서 인적 결합체인 협동조합을 구성하

    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기에 조합원이 없는 협동조합은 존재할 수 없다. 조합원은

    협동조합의 소유자인 동시에 이용자이며, 운영자가 된다. 반면 주식회사의 주주는 자

    본의 일부만 출자할 뿐 주식회사의 운영에 참여할 기회가 거의 없으며 주식회사를

    이용할 의무도 없다. 이러한 점에서 협동조합은 주식회사 등 투자자소유기업과 구별

    된다. 따라서 조합원은 단순히 협동조합의 활동에 대한 이익을 얻는 피동적 구성원이

    아니라 직접 일정한 목적사업을 협동으로 영위하고 그 결과로써 일정한 권리와 이익

    을 향유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와 같은 권익을 얻기 위해

    서는 직접 그와 같은 활동을 영위하는 경제활동의 주체를 말한다. 한편 비조합원이라

    함은 조합원이 아닌 자를 말하며, 개인·단체나 법인을 불문한다. 협동조합기본법에

    회로 이관되었다(일본 농협법 제73조의22 제3항). 과거 우리나라 협동조합 교과서에서는 이러한 부분

    을 주목하지 않았는데, 실제 협동조합의 운영에서 이러한 자치법규의 작성권한은 중요 논점이다.

    8) 협동조합기본법 제14조(다른 법률의 준용).

    9) 실제 소송에서 증거제출과 관련하여 협동조합이 원고가 된 경우에는 갑 제1호증으로, 피고가 된 경

    우에는 을 제1호증으로 협동조합의 정관이 제시될 수 있다. 이 때 법원은 정관을 가장 먼저 고려하

    여 재판한다.

  • 협동조합 관련 제도의 기원, 함의 그리고 미래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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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는 임원으로서의 자격과 관련하여 특별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비조합원도

    임원이 될 수 있다. 다만 정관으로 이러한 자격을 제한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비조

    합원도 협동조합의 사업을 예외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르면 협동조합의 설립목적에 동의하고 조합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자는 모두 조합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협동조합의 구성원인 조합원

    의 자격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특별한 제한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조합의 가입에서

    도 정당한 사유 없이 가입을 거절하거나 다른 조합원보다 불리한 조건을 붙일 수 없

    다. 다만, 정관으로 협동조합의 설립목적 및 특성에 부합되는 자로 조합원의 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

    한편 기존 개별 협동조합법에 따른 협동조합에서는 조합원자격에 제한을 두어 법률

    상 제한이 있다. 즉 산업조합으로서 농업협동조합, 수산업협동조합, 엽연초조합, 산림

    조합,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조합원은 직능인(경우에 따라서는 법인을 포함). 신용조합

    으로서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의 조합원은 명칭을 불문하고 원칙적으로 공동유대

    에 속하고 출자한 자,10) 소비자조합으로서 생활협동조합의 조합원은 주소나 거소를

    둔 사업자, 근무자이다. 한편 조합원은 본인의 주소, 거소, 사업장, 근무지가 있는 지

    역을 관할하는 조합에는 모두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 즉, 제한적인 중복 가입을 허

    용한다.

    기존 협동조합법에 따른 조합원의 자격 관련사항

    구분 자격 범위결정 가입 제한 중복가입

    농협

    지역조합 농업인(법인)대통령령

    구역내 주소,거소,사업장 X축산조합 축산 농업인

    품목조합 농업인 정관

    수협

    지구별 어업인(법인)

    대통령령 구역내 주소,거소,사업장

    X

    업종별 해당업종 어업인 겸영시O

    수산물가공 수산물가공업자 -

    산림

    조합

    지역조합산림소유자,

    임업인대통령령

    (임업인)

    구역내 주소,산림,사업장X

    전문조합 임업인 구역내 주소,사업장

    신협공동유대 소속,

    기타 해당자대통령령 공동유대 소속 -

    새마을금고 - - 구역내 주소,거소,종사 -

    생협 - -구역내 주소,거소,

    사업장,근무지-

    중소기협중소기업자

    기타

    타법령

    정관

    구역내 동일업종

    사업자,조합-

    10) 해석상 자연인에 국한된다는 단점이 있으며, 이는 사업범위를 제한하는 문제를 초래한다.

  • 신협연구 제61호

    신 협12

    (2) 연합회 제도

    협동조합이 스스로 규모를 키우지 않고 협동조합들의 연합회를 따로 조직할 필요가

    있는가. 그 이유로는 첫째, 연합회를 통한 개별조합의 경쟁력 강화로 ‘규모의 경제’

    달성을 꾀할 수 있다. 1개의 조합만으로는 대기업과 경쟁하기 위하여는 일정한 규모

    를 키워야 하는데, 조합원 수가 늘어나면 조합원간 결속력이 약화되는 단점이 생긴

    다. 협동조합기본법을 예로 들면, 3개 이상의 개별조합들이 모여 협동조합연합회를

    결성하면 조합원 간 긴밀한 유대관계와 참여가 보장되면서 협동조합들의 규모는 커지

    므로, 조합원의 이익을 지키고 이익을 늘려나갈 수 있다.

    둘째, 다른 협동조합과 제휴하여 공통의 사업(교육, 연수, 홍보, 조사, 감사 등)을

    운영하여 비용절감, 정보공유 등 ‘시너지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 개별 조합들이 개

    별적인 힘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에 대처해 나가기 위한 것이다.

    셋째, 시장에서 거래교섭력(bargaining power)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합회

    가 각 조합의 구입량을 일괄하여 구입한다면 대량구매의 이점을 살려서 비용절감과

    함께 가격결정이나 기타 조건 면에서 유리한 거래를 할 수 있다.

    역으로 연합회가 없을 때에는 조합간의 업무상 경쟁대립이 조성되어 혼란이 야기될

    것이다. 즉 개별 협동조합의 갈등을 조정, 중재할 수 있는 연합회의 필요성이 분명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연합회에는 지역별 연합회, 사업별 연합회가 있으며, 전국단위

    연합회도 가능하다.

    (3) 준조합원제도

    준조합원(準組合員, quasi-member of cooperative)이란 일반적으로 (정)조합원은 아

    니지만, 일정한 요건을 갖춘 사람(자연인, 법인 모두 포함) 중 협동조합에 준조합원으

    로 가입하여 (정)조합원에 준하는 권리의무를 갖는 자를 말한다. 협동조합 연합회 단

    계에서는 (정)회원에 대비하여 ‘준회원’이라 부른다.

    우리나라에서 준조합원제도는 1976년 농협법 개정을 통해 최초로 도입되어 경제․지도․신용 사업을 겸영하는 농․축협뿐만 아니라 수협, 산림조합에도 있으며, 준조합원 대부분은 주로 신용사업 이용과 관련하여 가입한 것으로 비조합원에 가깝다. 준조합원

    은 명칭과는 달리 조합원이 아니며, 정관에 따라 그 구체적 내용을 정하도록 함이 특

    징이다.

  • 협동조합 관련 제도의 기원, 함의 그리고 미래적 가치

    research.cu.co.kr 13

    한편 신협 및 중소기업협동조합은 조합원 자격이 없는 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신협의 경우에는 조합원가족, 조합직원이나 가족 등, 중소기업협동조합의 경우에는

    동종의 중소기업이 아닌 기업을 운영하는 자)에게도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이른바 간주조합원 제도가 그러하다. 이것이 오히려 준조합원에 가깝다. 협동조합기

    본법에 의해 설립되는 협동조합들은 주로 전문협동조합으로 준조합원제도의 필요성이

    별로 없어서 따로 입법화하지 않고 협동조합 정관에 맡기고 있다. 요컨대 우리나라의

    준조합원 제도는 기존 협동조합들이 신용사업의 비조합원 이용을 원활화하기 위한 편

    법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강한 것이다.

    한편 일본에서 경제․지도․신용 사업을 겸영하는 농협에서 ① 관내거주 지역주민, ② 전문농협, ③ 농업경영을 하지 않는 법인이나 단체(예, 농업경영을 하지 않는 농사조

    합법인, 부락실행조합, 출하조합, 농촌부업조합, 농사연구소, 4H클럽, 農住조합) 등 세

    경우에 준조합원 제도가 존재한다. 우리나라와 달리 정조합원뿐만 아니라 준조합원까

    지 모두 조합원이다. 일본에서 준조합원에게는 공익권 중 비농민의 농협지배와 관련

    이 희박한 권리(예, 결의․선거․당선 등의 취소청구권, 결의취소 소송제기권, 서류열람청구권 등)는 준조합원에게도 예외적으로 부여되며, 자익권은 조합원 모두에게 부여

    된다. 어협도 비슷한 준조합원제도가 존재한다.

    유럽의 경우에는 대부분 전문조합이기 때문에 준조합원제도가 없다. 다만, 2003년

    제정된 EU의 유럽협동조합법에서는 협동조합의 상품을 생산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 사람을 ‘투자(비이용) 조합원’으로 정관에서 승인할 수 있고, 투

    자조합원의 의결권 총수는 25%를 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고 있고, 독일, 프랑스 등

    여러 나라 협동조합법에 협동조합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조합원 규정을 두고 있

    다. 다만 프랑스농협의 경우 농업인과 농업법인인 정조합원(associé coopérateur) 이외에 자본 참가한 비조합원, 정조합원이었던 사람, 농협이나 그 직원, 농업회의소 등

    에 대하여 정관에 따라 준조합원(associé non coopérateur)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프랑스 농협에서는 이용, 출자 및 의결권에 대해서 정조합원, 준조합원, 원외이용자마

    다 명확히 구별되어 있다. 준조합원에게 의결권 부여, 원외이용11)을 일정범위까지 인

    정하면서도 정조합원 중심의 사업의 이용, 출자, 운영이 이루어지는 구조가 고려되어

    있는 것이다.

    11) 농협법에서는 조합원이 아닌 제3자의 이용을 20%까지 인정한다. 비조합원과의 사업은 특별회계 대

    상으로 하여, 그 잉여금은 내부유보로 적립하고, 조합이 손실을 보전하는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단, 원외이용으로 발생한 잉여금은 조합원에게 배분할 수는 없다.

  • 신협연구 제61호

    신 협14

    (4) 협동조합의 기관 : 지배구조

    협동조합의 기관이란 법인인 협동조합의 의사를 결정하고 그 의사에 기하여 외부에

    대하여 행동하고 내부의 사무를 처리하는 일정한 조직을 의미하며 기관의 행위는 협

    동조합의 행위로 간주된다. 일반적으로 의사결정기관, 업무집행기관과 감사기관의 3

    종류가 있는데 협동조합기본법에 근거하여 설립된 협동조합은 그 기관으로 총회, 대

    의원총회, 이사회를 두고 있다. 이 중 총회와 이사회는 모든 협동조합이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기관이고 대의원총회는 규모가 큰 협동조합에서 총회를 대신하여 설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기관이다. 또한 감독기관으로 감사를 두고 있다.

    첫째, 총회는 총회의 의장인 이사장을 포함한 조합원 전원으로 구성되며, 협동조합

    의 의사를 결정하는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필수기관이자 협동조합 내부의 최고의사결

    정기관이다.

    둘째, 대의원 총회는 조합원 수가 많아지면 조합원 총회의 성립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물론 조합원은 대리인으로 하여금 의결권 및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

    지만, 대리인이 대리할 수 있는 조합원 수는 1인으로 한정된다. 따라서 조합원 수가

    200인 이상인 협동조합의 경우는 총회에 갈음하는 대의원총회를 둘 수 있다. 대의원

    총회는 조합원 중에서 선출된 대의원으로 구성된다. 대의원의 의결권은 대리인으로

    하여금 행사하게 할 수 없다. 대의원 정수, 선출 방법은 정관에서 정한다. 대의원총

    회는 총회에 준하여 운영되고, 협동조합의 합병·분할 및 해산 사항을 제외한 총회의

    모든 사항을 의결할 수 있다.

    셋째, 이사회(理事會, board of directors)는 조합원 가운데 의장인 이사장 및 조합

    원 총회를 통해 선출되는 이사들로 구성된다. 이사회는 협동조합의 업무집행에 관한

    의사를 결정하는 필수적 의결기관이다. 이사회는 총회가 의결한 사항을 집행하기 위

    한 세부사항을 의결하는 기관일 뿐만 아니라 협동조합의 중요한 경영방침의 결정 또

    는 집행부의 업무 운영에 대한 견제 및 감시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협동조합의 업

    무집행기관이다. 이사회를 두는 취지는 총회(대의원회) 소집의 번잡함을 피하고 협동

    조합 대표기관의 독단을 방지하고 업무집행에 신중을 기하여 협동조합을 합리적으로

    운용하려는 것이다. 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이사회 내에 소이사회와 감사

    위원회를 두며, 필요한 경우에는 이사회 내에 위원회 또는 협의회를 둘 수 있다. 그

    밖에 이사회의 개의 및 의결방법 등 이사회의 운영에 관해 필요한 사항은 정관으로

    정한다. 한편 협동조합의 업무와 기능이 복잡해지고 전문화됨에 따라 외부의 전문경

    영인을 이사회 구성원으로 임용하는 경향도 있는데, 이 경우 전문경영인은 비조합원

  • 협동조합 관련 제도의 기원, 함의 그리고 미래적 가치

    research.cu.co.kr 15

    이기 때문에 이사회의 일정 비율 이내에서 제한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한 품목별, 그룹별 이사할당제나 사외이사제 등으로 다양한 조합원 그룹의 이해관계

    를 대변하려는 노력도 있다. 나아가 유럽의 협동조합에서는 협동조합 직원이 이사회

    구성원이 되어 경영에 참가하기도 한다.

    넷째, 감사(監査, audit)는 총회에서 선출되어 협동조합의 재산 및 업무를 감독하는

    필수적 감독기관으로 협동조합의 업무집행상황, 재산상태, 장부 및 서류 등을 감사하

    여 총회에 보고한다. 또한 이사장 및 이사가 법률, 명령, 정관·규약·규정 또는 총

    회의 의결에 반하여 업무를 집행한 때에는 이사회에 그 시정을 요구하여야 하고, 감

    사의 시정 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 협동조합의 내부

    통제기관이자 재산상황과 업무상황을 감사하는 필치기관, 상설기관으로서 감사권 이

    외에 집행기관을 견제하는 기능을 가진다. 협동조합에서 감사는 1인 또는 수인을 둘

    수 있으며, 수인을 두는 경우 회의체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며, 각자 독립하여 권한

    행사를 한다. 감사의 권한으로는 소속 협동조합의 재산상황과 업무집행 상황에 대한

    감사권, 결산보고서에 의견을 첨부할 권리, 총회(대의원회)에 제출할 의안 및 서류의

    조사 보고권, 위법행위에 대한 금지청구권, 총회(대의원회) 또는 이사회에서 의견진술

    권 등이 있으며, 협동조합과 대표기관 간의 소송에서는 예외적으로 감사가 대표권을

    갖는다. 한편 협동조합 연합회 단계에서는 감사 대신 회의체로 운영되는 감사위원회

    를 두기도 한다. 이밖에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만으로는 상시감사가 어렵고 전문경영

    인의 전횡을 견제하기에 한계가 있으므로, 이를 보충하기 위한 내부 통제기관으로서

    준법감시인(Compliance Officer)을 두기도 한다. 나아가 협동조합에 대한 통제와 감독

    기능은 내부 감사 제도뿐만 아니라 감사의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외부 감사 제

    도를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외부감사기관에는 외부 전문감사기관이나 협동

    조합 연합회 등이 있다. 일부 협동조합에서는 특별감사를 두어 감사의 활동을 감독하

    고 조합의 사업활동과 의사결정이 적정한지를 평가하기도 한다.

    (5) 조직구조 문제

    가. 개요

    일반적으로 기업 지배구조(企業支配構造, corporate governance)란 통상 기업내부의

    의사결정시스템, 이사회와 감사의 역할과 기능, 경영자와 주주와의 관계 등을 총칭한

    다. 여러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1) 기업이라는 경제활동의 단위를 둘러싼 여

    러 이해관계자들간의 관계를 조정하는 장치라고 정의되거나, (2) 경영자원의 조달과

  • 신협연구 제61호

    신 협16

    운용 및 수익의 분배 등에 대한 의사결정과정과 이에 대한 감시기능의 총칭으로 정

    의되기도 하며, (3) 기업가치의 극대화를 위해 기업의 이해관계자간 대리인 비용

    (agency cost)과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을 최소화하는 장치라고 정의되기도 하고,

    (4) 기업의 경영을 감시, 규율하는 것 또는 이를 행하는 기구를 뜻하기도 한다. 기업

    지배구조라는 개념은 1960년대의 미국에서, 기업의 비윤리적, 비인도적인 행동을 억

    제한다는 의미의 문맥에서 사용되기 시작하여, 그 후 분식결산 등 투자자의 관점에서

    본 기업 스캔들의 방지 등을 뜻하는 것으로도 사용되었다. 게다가 기업가치, 주주가

    치를 증대시키기 위해 어떻게 기업 조직을 구축할 것인가 하는 의미도 첨가되었다.

    현대의 기업에서 기업지배구조가 중요한 이유는 기업의 성장과 규모의 증가에 따라

    기업을 소유한 주주와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가 분리되어 주주와 경영자 간 이해상

    충과 대리인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양한 법률, 제도, 그리고 관행이

    생겨나고 있다.

    한편 투자자소유기업과 달리 협동조합은 “소유자=이용자=통제자” 원칙에 입각하여

    자율과 자치의 조직으로 구성원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며, 이사회의

    통제권 행사 범위가 넓다는 점에서 소유와 경영이 대체로 분리되어 있는 영리회사와

    큰 차이점을 갖는다. 협동조합은 사업 이용자의 실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이사회는 사

    업선택과 투자배분, 가격결정과 이익배분, 업적평가와 성과보상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의사결정권을 행사한다.

    따라서 협동조합 지배구조는 그 본질상 민주적 지배구조 또는 민주적 대표의 공동

    경영체제를 특징으로 갖는다. 협동조합의 성공은 효율적 경영과 아울러 민주적 합의

    에 따른 조합원의 공동행동에 의해 결정된다. 이러한 기본원칙 내에서 협동조합의 운

    영 방식은 협동조합 유형에 따라 매우 다양할 수 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간 동등원칙을 중시하고, 1인1표의 민주적 운영원칙을 토대로 사

    업체를 경영하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최근 조합원간, 조합간 이질화가 심화되고, 시

    장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민주적 운영에 따른 문제점이 표면화되고 있다. 조합원간,

    조합간 이질화는 민주적 운영의 핵심 요소인 상호 협력기반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치

    열한 생존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경영환경은 민주성보다 효율성을 더 추구할 것을 요

    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원간 이질화는 조합의 자원배분을 둘러싸고 조합원 그룹

    간 이해의 대립을 촉발시켜 민주적 의사결정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 조합원이 협동

    조합의 전반적인 경영성과에 대한 관심이 낮고, 개별 영농과 관련된 이익 관점에 치

    중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민주적 통제에 따른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운영의 민주성은 때때로 사업의 효율성과 상충되어 협동조합의 위기 원인이 되기도

  • 협동조합 관련 제도의 기원, 함의 그리고 미래적 가치

    research.cu.co.kr 17

    한다. 또한 협동조합은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 상장하지 않기 때문에 자본시장으로부

    터 객관적 평가를 받지 않으므로, 경영효율성이 상대적으로 저하될 우려가 있다. 아

    울러 성과에 따른 보상체계가 미흡하여 책임경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조합원의 이질적 계층 분화에 따라 투자자 이익을 요구하는 조합원과

    이용자 편익을 강조하는 조합원 간에 발생하는 상호 갈등을 “협동조합의 재산권 문

    제”라고 한다.

    조합원 잔여재산분배청구권의 거래 제한과 자본시장의 결여와 같은 협동조합의 재

    산권 구조에서 비롯되는 문제로서 기간문제, 위험회피문제, 대리인문제, 무임승차문제

    를 들 수 있다. 휴면 조합원의 비중이 높아지면 재산권 문제는 악화되며, 협동조합은

    이용자 편익을 위한 원가경영에서 투자자 이익을 위한 수익경영에 치중하게 된다. 이

    처럼 조합원의 분화는 협동조합 정체성을 왜곡시킨다.

    나. 기간문제(horizon dilemma)

    재산권 문제의 대표적 사례는 조합원의 고령화에 따른 기간문제(horizon problem)

    이다. 노령 조합원은 향후 사업이용기간이 짧기 때문에 이용자 편익보다 투자자 이익

    을 우선시한다. 원가경영을 위한 장기 고정투자를 기피하게 되며, 내부유보보다 현금

    배당의 확대를 요구하게 된다. 이처럼 노령조합원의 비중이 높아지면 경영자는 투자

    자 이익을 위한 수익경영에 치중하게 된다. 이사회와 경영자는 비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는 수익사업을 확대하여 원가경영사업의 적자를 보전하면서, 출자배당과 환원사업

    등 사업이용과 무관하게 투자자 이익을 확대하는 방식을 선호하게 된다.

    다. 위험회피 문제(portfolio dilemma)

    위험회피 문제는 협동조합에서 조합원들이 자신의 출자금에 대한 위험도를 높게 평

    가하고 협동조합의 투자에 대하여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을 의미한다. 따라서

    협동조합이 고수익-고위험 분야에 투자하는 것을 반대하며, 수익이 낮더라도 안정적

    인 사업에 투자하도록 합력을 행사하게 된다. 결국 장기적 투자에 소극적이게 된다.

    라. 대리인문제(principal-agent dilemma)

    협동조합에서 대리인 문제는 통제권을 위임받은 경영자가 이사회와 조합원의 기대

    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대리인 문제는 기본적으로 정보의

    비대칭 문제에서 비롯된다. 이는 경영자가 의도적으로 사업 및 경영 정보를 조합원과

    공유하지 않거나 또는 이사회가 전문성의 부족으로 경영 정보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

  • 신협연구 제61호

    신 협18

    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대리인 문제는 협동조합의 구조적 특성과도 밀접하게 관련된

    다. 자본시장의 결여와 내부통제의 강조는 경영성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어렵게 한

    다. 또한 원가경영의 강조에 따라 경영자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 제공은 현실적으로

    한계를 갖는다. 조합원의 이질적 계층 분화는 대리인 문제를 심화시키고 협동조합의

    독립적 수익센터화를 촉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투자자 이익을 추구하는 휴면

    조합원이 증가함에 따라 대다수 조합원을 위한 민주적 운영 방안은 재무적 성과를

    목표로 추구하는 것이 된다. 결국 협동조합 경영은 이용자 편익과는 독립적으로 되

    며, 경영자의 역할은 영리회사와 유사하게 된다.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는 대규모 협

    동조합의 경우 대리인 문제가 더욱 심각할 수 있다. 이는 조합원 유형별로 주로 이용

    하는 사업의 종류가 다르며, 이에 따라 조합원의 공동행동과 협동조합의 원가경영은

    현실적 한계에 직면한다. 경영자는 조합원의 다양한 이익관계를 반영하기 위해 비조

    합원 중심의 수익경영에 치중하여 재무적 성과로 평가받는 수익센터 모형을 선호하게

    된다.

    대리인 문제의 현실적 해법은 정보 문제의 해소와 인센티브 설계에서 찾을 수 있

    다. 먼저 조합원 및 임직원에 대한 협동조합 교육을 강화하여 이용자 편익 중심의 경

    영에 대한 공감대를 확대해야 한다. 또한 이용자 편익을 기준으로 하는 협동조합 특

    유의 평가 시스템에 대한 조합원의 합의가 도출해야 한다. 이사회는 협동조합에 특화

    된 보상 시스템을 구축 운영해야 한다. 협동조합에서 대리인 문제의 해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협동조합의 실질적 주인(principal)으로서 거수기

    역할이 아니라 경영문제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경영자를 제대로 통제해야 한다. 또

    한 이사회는 조합원에 대한 대리인(agent)으로서 조합원에 대한 교육 강화와 정보 공

    유를 통해 협동조합의 핵심역량인 공동행동을 유도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마. 무임승차문제

    협동조합이 영리회사에 대항하여 이용자 편익을 실현하는 핵심역량은 경영자 주도

    의 원가경영과 이사회 주도의 공동행동이다. 조합원은 전속거래와 정보공유라는 공동

    행동을 통해 영리회사에 대응하는 경쟁력을 발휘하게 되며, 이는 민주적 합의라는 구

    속력을 토대로 실현된다. 협동조합에서 무임승차 문제(free rider problem)는 조합원

    의 공동행동이 실패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협동조합에서 무임승차 문제의 원인은 민

    주적 합의의 구속력이 느슨하여 전체 조합원(또는 이사회)의 개별 조합원에 대한 통

    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는 기본적으로 이사회가 공동행동

    을 위반한 조합원에 대한 엄격한 제재와 벌칙을 실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그 결과

  • 협동조합 관련 제도의 기원, 함의 그리고 미래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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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는 전체 조합원의 피해와 경쟁하는 영리회사의 이익으로 귀결된다.

    무임승차 문제의 해법은 평등원칙보다 비례원칙을 강조하는 인센티브 구조의 확립

    이다. 조합원의 공동행동에 기초한 협동조합의 경쟁력 확보는 결국 합리적 인센티브

    구조의 확립과 무임승차 조합원에 대한 엄격한 제재의 실행으로 요약된다. 이는 이사

    회가 민주적 합의를 도출하고 실행하는 역량에 달려 있다. 근본적 해법은 협동조합의

    조직구조를 전통모형에서 비례모형으로 전환하는 방안이며, 이는 조합원의 민주적 합

    의와 법제적 혁신을 전제로 가능하다.

    바. 구조 측면에서 신협법의 비판적 검토

    최근 협동조합의 지배구조를 달라진 경영환경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

    아지고 있다. 협동조합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효율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자회사 설립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업적평가 기능을 강화하여 자본시장

    평가를 받지 않는 약점을 보완해야 하며, 성과주의 도입을 확대하여 경영진에 대한

    효과적인 통제장치를 수립해야 한다. 또한 이사회의 기능과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협동조합 원칙을 새로운 경영환경에 맞게 유연하게 수정하는 노력이 요구된

    다. 의결기구의 책임자(이사장)와 경영관리의 책임자(조합장)가 동일한 경우, 권한 집

    중에 따른 폐단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소규모 조합의 경우에는 책임자의 분

    리가 오히려 효율성 저하 및 비용 증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현행

    의 감사체계는 감사의 실질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외부감사의 도입 등

    감사기능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많지만, 이도 소규모 조합에서는 오히려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위에서 살펴본 논의를 토대로 신협법의 입법개선사항을 언급하여 본다. 이는

    동등한 기능과 업무를 하는 기관마다 동등한 규제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기능별

    규제의 원칙 하에 법적 정의의 측면에서 제안하는 것이다.

    첫째, 신협을 설립함에 있어서 발기인이 모두 신협의 조합원이 되는 것이 아님을

    감안할 때, 신협법 제7조가 아직 신협이 설립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발기인을 향후 설

    립하게 될 신협의 공동유대에 소속된 30인 이상으로 제한하는 것은 진입단계에서의

    신협 설립을 제한하는 사전적인 규제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신협법 제7조는 새마을금

    고법 제7조와 같이 발기인의 요건 중 공동유대의 제한을 삭제하여야 한다.

  • 신협연구 제61호

    신 협20

    신협법 제7조(설립) ①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때에는 조합의 공동유대에 소속된 30인 이상의 발기인이 정관을 작성하여 창립총회의 결의를 얻어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중앙회의 회장(이하“중앙회장”이라 한다)을 거쳐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새마을금고법 제7조(설립) ①금고는

    50명 이상의 발기인이 연합회장이 정

    하는 정관례에 따라 정관을 작성하여

    창립총회의 의결을 거친 뒤에 행정안

    전부장관(이하 “주무부장관”이라 한다)

    의 인가를 받아 그 주된 사무소의 소

    재지에서 설립등기를 함으로써 성립한다.

    둘째, 신협 조합원의 출자금은 자본을 구성하게 된다. 그런데 조합원들에 의한 초

    기 자본금이 열악한 수준임을 감안할 때 신협의 자기자본을 확충한다는 측면에서 출

    자금의 액수는 상향조정될 필요가 있다. 자기자본이 증대될 경우 재무건전성이 제고

    되고 규모의 경제가 배가되어 신협이 수행할 수 있는 사업의 범위도 확대될 것이다.

    신협 조합원의 최고 출자한도를 설정함으로써 당해 조합원의 영향력 행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왜냐하면 신협 조합원의 의결권은 지분

    보유의 다소에 의한 비례주의가 아니라 1조합원당 1의결권만을 인정하는 두수주의에

    따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협법 제14조 제3항은 새마을금고법 제9조 제4항과 같이

    출자한도를 상향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2)

    신협법 제14조(출자금등) ③1조합원의

    출자좌수는 총출자좌수의 100분의 10

    을 초과할 수 없다.

    새마을금고법 제9조(회원과 자본금)

    ④출자 1좌의 금액은 정관으로 정하

    며, 한 회원이 가질 수 있는 출자좌수

    (출자좌수)의 최고한도는 총출자좌수

    의 100분의 15를 초과할 수 없다.

    셋째, 신협의 경우 조합원 상호간의 강한 인적 신뢰관계에 기반하여야 한다. 그런

    데 조합원 자격 유지기간을 단기로 할 경우 어떠한 안건에서 특정인을 위한 의결권

    행사를 유도하기 위하여 다수의 신규 조합원을 영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가장 대표

    적인 예로서 임원선임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신협법 제19조 제1항 단서는 새마을금

    12) 참고로 2008. 10. 8. 입법예고된 신협법 개정안에서도 조합원 1인당 최대출자 좌수를 15% 이내로

    상향조정하도록 되어 있었다. 또한 동 입법예고안에서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단위신협 조합

    원에게 배당할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출자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하였는데, 이는 농

    업협동조합법 제22조와 수산업협동조합법 제23조에 규정하고 있는 배당금의 출자금 전환 규정을 신

    협에도 도입한 것으로서 매우 긍정적인 개정안이라고 평가되었다. 그러나 입법화에는 실패하였다.

  • 협동조합 관련 제도의 기원, 함의 그리고 미래적 가치

    research.cu.co.kr 21

    고법 제9조 제5항 단서의 규정과 같이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한 조합원의 최저 자격

    유지기간을 6개월로 강화하여야 한다.

    신협법 제19조(의결권, 선거권등) ①조

    합원은 출자좌수에 관계없이 평등한

    의결권과 선거권을 가진다. 다만, 정관

    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미성년자 또는

    조합원 자격을 유지한 기간이 3월 미

    만인 조합원의 의결권과 선거권을 제

    한할 수 있다.

    새마을금고법 제9조(회원과 자본금) ⑤

    회원은 출자좌수에 관계없이 평등한

    의결권과 선거권을 가진다. 다만, 정관

    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미성년자 또는

    해당 금고의 회원 자격을 유지한 기간

    이 6개월 미만인 회원에 대하여만 의

    결권과 선거권을 제한할 수 있다

    3. 협동조합의 사업관련 제도

    (1) 협동조합의 사업

    협동조합은 “소유자=통제자=이용자”라는 조직구조의 특성에 따라 소유권, 통제권,

    이용권(수익권)이 정해지며, 이는 협동조합의 사업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협동

    조합이 본연의 목적 즉 조합원에게 최선의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결

    국 영리회사에 대한 경쟁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협동조합 고유의

    경쟁력은 협동조합의 “원가경영(business at cost)”과 조합원의“공동행동(group

    action)”에서 비롯된다. 협동조합의 원칙과 이에 근거한 특유의 조직구조는 원가경영

    과 공동행동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고안된 제도적 장치이다.

    협동조합의 목적은 이용자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사업 서비스를 최선의 가격으로

    제공함에 있다. 여기서 최선의 가격(best price)이란 조합원의 입장에서 경쟁관계의

    영리회사보다 유리한 거래 조건을 의미한다. 만일 경쟁회사가 최선의 경쟁적 가격으

    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조합원이 협동조합 사업을 이용할 이유가 없으며, 따라서 협

    동조합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게 된다.

    협동조합의 사업 목표는 조합원에 대한 영리회사의 독과점 행위(시장지배력)를 견

    제하는 것이다. 조합원들이 독과점 영리기업과의 시장 거래에서 피해를 보고 있다면,

    협동조합은 그 시장에 참여하여 최선의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장경쟁을

    촉진해야 한다. 조합원이 거래하는 시장이 완전경쟁 시장구조로 바뀐 경우 협동조합

    은 사업을 계속할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 신협연구 제61호

    신 협22

    협동조합의 사업 범위는 조합원의 이용자 편익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 다수의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분야의 사업을 우선적으로 영위하는 것이 마땅하다. 특히 영리

    회사의 독과점 행사로 조합원의 피해가 큰 분야는 협동조합 사업의 최우선 순위가

    된다. 수익성이 높다 하더라도 조합원 이용과 무관한 사업 분야에는 진출하지않는 점

    도 영리회사와 구별되는 경영전략이다.

    협동조합의 사업성과는 본연의 목적 즉 독과점 영리회사의 시장지배력과 초과이윤

    을 얼마나 감소시켰는가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만일 경쟁관계의 영리회사가 협

    동조합에 대해 비판적이고 적대적인 행동을 보인다면 이는 그만큼 협동조합의 사업성

    과가 크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며, 협동조합의 경쟁적 사업 활동 때문에 조합원 실

    익이 늘어났다는 증거가 된다.

    이처럼 협동조합의 존재 이유는 조합원이 직면하는 독과점 형태의 시장실패 문제를

    경쟁촉진을 통해 해소하는 것이다. 이는 시장실패 문제에 대응하는 정부의 역할과는

    명확하게 구분된다. 정부는 독점규제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독과점 행위에 대한 제

    도적 규제를 통해 대응하는 반면, 협동조합은 조합원 실익을 위한 사업을 수행하여

    시장경쟁을 촉진하는 방식이다. 협동조합의 시장경쟁 촉진 역할은 사회적 공익에 기

    여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협동조합의 사업은 조합원의 실익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며 공익적 목적을 위한 것은 아니다.

    (2) 운동체 또는 경영체 논쟁

    협동조합은 “이용자소유회사”로 정의된다. 이는 영리회사(또는 “투자자소유회사”)와

    대비되는 개념이며, ICA(국제협동조합연맹)와 USDA(미국 농무부)가 규정한 협동조합

    정의와도 일관성을 가진다. 이는 협동조합 이론가의 대다수가 과학적 개념으로 사용

    하고 있는 정의이며, 현실적으로 협동조합을 영리회사와 구별하는 데도 유용하다. 미

    국 농무부(USDA)는 1987년 미국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협동조합은 이용자가 소

    유하고 통제하며, 이용규모를 기준으로 이익을 배분하는 사업체(business)”라고 정의

    하였다. 이는 “이용자소유회사” 정의와 합치한다. 협동조합의 조합원(member)은 이용

    자(user)인 동시에 소유자(owner)이며, 투자 이익이 아니라 사업이용에 따른 편익을

    추구하기 위해 협동조합에 투자한다.

    협동조합의 정체성은 영리기업과의 비교를 통해 명확하게 정립할 수 있다. 영리회

    사(투자자소유회사)는 소유자인 주주에게 최대의 투자자 이익(출자배당, 주가차익)을

    제공함을 목적으로 운영된다. 반면 협동조합(이용자소유회사)는 소유자인 조합원에게

  • 협동조합 관련 제도의 기원, 함의 그리고 미래적 가치

    research.cu.co.kr 23

    최대의 이용자 편익(최선의 가격)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며, 이용자 편익은 영리회

    사와의 시장경쟁을 통해 실현된다.

    한편, 협동조합은 경쟁적 사업(business)을 영위하는 회사라는 점에서 협회 조직과

    는 명확하게 구별된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이용자 편익을 위해 영리회사와 경쟁하

    는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체이다. 반면 협회 조직은 회원의 공동이익을 위한 압력단체

    로서 활동하지만, 회원의 이익을 위해 영리회사와 경쟁하는 경제활동은 수행하지 않

    는다는 점에서 협동조합과 구별된다.

    또한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편익을 위해 경쟁적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라는 점에서

    공기업과도 명확하게 구분된다. 공기업은 주로 경쟁이 없는 독과점 사업을 효율적으

    로 운영하여 국민 대중에게 최선의 가격으로 편익을 제공한다. 즉 협동조합과 공기업

    은 사업목표는 유사하지만 사업영역이 서로 다르며 사업 편익의 수혜자가 누구인가라

    는 점에서 확실하게 구별된다.

    (3) 공동유대

    가. 유럽

    신용협동조합은 19세기 중엽 독일에서 농촌형과 도시형의 2가지 형태로 시작되었

    다. 농촌형 신협은 라이파이젠에 의해 독일 농촌을 기반으로 창립되었으며, 도시형

    신협은 슐체에 의해 도시 서민을 위한 금융기관으로 만들어졌다.

    유의할 점은 라이파이젠의 농촌형 신협은 농촌교구 목사의 리더쉽에 의존하여 운영

    되기에 서로 도덕성과 인격을 충분히 알 수 있는 농촌주민들이 사는 소구역을 업무

    영역으로 했다는 점이고, 슐체의 도시형 신협은 총회에서 선출된 유급이사가 실무를

    담당하며 그 사무는 관리평의회에 의해 감독받는 시스템을 통해 조합의 업무영역이

    대구역을 기반으로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오늘날 독일의 협동조합은행은 업무구역 제한을 완전히 철폐하여 공동유대나 조합

    원 자격범위에 대한 규제를 받지는 않고 있다. 대신 대부분의 협동조합은행은 서로

    일종의 신사협정(gentlemen’s agreement)을 맺어 다른 조직의 활동구역을 존중해주고

    중앙회와 단위은행 간에는 상호보완원칙에 의해 서로 경쟁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

    고, 비교적 좁은 지역범위 내에서 활동하면서 지역이나 조합원들과 밀착된 경영을 하

    며, 소규모로 인한 경쟁적 취약점은 DZ은행과 자회사 서비스를 통해 보완한다.

    나. 북미

    북미 최초의 신협은 알퐁스 데잘딩(Alphonse Desjardins)이 설립한 캐나다 신협으

  • 신협연구 제61호

    신 협24

    로, 데잘딩은 조합의 업무구역을 조합원이 될 사람들이 서로 잘 아는 소규모의 지역

    으로 한정하여 그 업무범위는 거주지나 마을 단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래

    야 조합에 대한 유대감(bond)이 생긴다고 보았다.

    데잘딩의 캐나다 신협 성공사례를 보고 미국에서도 제이와 파일렌이 데잘딩과 힘을

    합하여 1909년 메사츄세츠 주에서 미국 최초의 주 신협법을 통과시켰는데, 이 법에서

    는 조합운영범위(field of operation)을 마을, 교구나 교회집단, 노동조합, 직업집단,

    인종집단, 시민/사교단체 등으로 제한하였다.

    미국에서 상호유대 또는 공동유대에 해당하는 영어는 ‘common bond’인데, 1914년

    신협 문헌에서 경제적 필요성 및 신협의 조직과 확산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직장이

    나 단체 등의 집단 구성원들 간 또는 경계가 명확한 지역 내 사람들간의 관계”라는

    의미로 사용되면서 처음 등장하였다. 공동유대를 사용한 이유는 적은 비용으로 소액

    신용대출을 취급하기 위해서는 조합원의 지급능력을 상세히 알 수 있는 규모가 작은

    단위가 유리하였기 때문이다. 특정집단(직장, 단체, 지역 등)이라는 범위는 신협을 새

    로 조직하고 확산시키기 위한 기준으로도 용이하게 활용되었다.

    공동유대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개념에 “조합원 범위”(Field of Membership)”

    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1932년 의회에서 통과된 콜롬비아구 신협법에 처음으로

    나타났다. 흔히 공동유대와 동의어로 쓰이긴 했지만 “조합원 범위”는 집단구성원들

    사이의 관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협조합원의 범위를 말한다. 조합원의 범위는 신

    협의 정관에 규정되는데 넓을 수도 있고 좁을 수도 있다. 조합원 범위가 넓은 신협에

    서는 비교적 뚜렷한 공동유대를 지닌 수많은 집단들이 존재할 수 있는 반면, 조합원

    범위가 좁은 신협은 단 하나의 공동유대집단만을 가질 수 있다.

    금융서비스제공기술이 개선됨에 따라 지리적으로 더욱 넓은 지역에 봉사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더욱 광범위한 집단의 사람들에게 조합원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가능하게 되었다. 1980년대에는 고용감소, 산업구조 재편성, 공장폐쇄 등

    으로 인해 30, 40년 전에 유용했었던 단단한 공동유대, 좁은 조합원 범위가 더 이상

    경제적으로 가능하지 않게 되었다. 경제적, 사회적 환경의 변화는 새로운 형태의 공

    동유대에 대한 필요, 또는 하나의 조합원 범위 내에 다양한 공동유대를 지닌 여러 집

    단을 결합할 것을 요구했다.

    1934년 연방신협법 제정 당시 버진그렌은 자신이 실제 조직한 신협의 특성(명확하

    게 구분된 좁은 지역범위 내의 일정한 사람들 집단에 한정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연방의회에서 입법추진 활동을 전개하였다. 그래서 연방신협법 제109조(신협의 기본

    구조)에 공동유대란 문구가 명시되었는데, “신용협동조합 조합원은 직장이나 단체의

  • 협동조합 관련 제도의 기원, 함의 그리고 미래적 가치

    research.cu.co.kr 25

    공동유대를 공유하는 집단이나 또는 명확히 구분되는 마을, 지역사회나 농촌지역에

    위치한 집단들로 한정된다(Membership in a credit union is limited to groups, each

    of which shares a common bond of occupation, association or is located in a

    well-defined neighborhood, community or rural district)”는 규정이 들어가게 되었다.

    이러한 입법 배경으로는 당시 금융위기의 재발을 우려한 의회가 신협의 업무구역 확

    대를 원치 않았으며, 대공황 후 제정된 Glass-Steagall법(1933년 제정)에 의해 분업주

    의로 재편된 금융시스템 내에서 신협은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이 수익성이 없다고 생각

    하는 영역인 소액 소비자대출시장으로 그 역할이 제한되었고, 조합원자격도 공동유대

    요건의 엄격한 해석을 통하여 타이트하게 한정하게 되었다.

    1967년 연방신협감독기구(NCUA)13)의 감독규정상 공동유대 정의조항 수정이 이루

    어졌다. 종전 정의에서는 서로를 폭넓게 잘 알아야 한다(to be extensively

    acquainted with the other members of the group)고 하였으나, 이 부분이 약간 완

    화되어 서로를 알아야(to know each other) 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1969년 감독규정 수정에서는 “일단 조합원이 되면 탈퇴하지 않는 한 영원한 조합원

    이다(once a member, always a member)"라는 정책을 채택하였다. 이는 함께 일하

    면서 형성된 유대감(bond)은 현 직장을 떠나더라도 지속될 수 있음을 인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972년 감독규정 수정에서는 조합원들이 서로 알아야(know each other) 한다는 부

    분이 삭제되었다. 공동유대의 새로운 정의를 보면, “공동유대는 집단목적 달성에 필요

    한 특징적인 선행요건이며, 이 유대가 서로 상관된 이해관계와 목적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 존재할 때 이 사람들은 효과적으로 조합을 운영할 것으로 기대될 수 있다

    (Common bond is a characteristic prerequisite to the fulfillment of group

    objectives and when present among persons of related interests and purposes,

    these persons could be expected to effectively operate a credit union).”라고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조합인가 매뉴얼도 변경되었다. 직장조합의 경우에는 전국에 소재한

    동일기업의 모든 종업원으로, 지역조합의 경우에는 인구수 제한도 기존 5,000명에서

    25,000명으로 증가되었다. 단체조합의 경우 기존에는 노동조합, 자선단체, 교회, 소비

    자 및 생산자협동조합, 신협공식집단 등 5가지 유형이었으나 전국적 조직의 여러 지

    부나 동일 종파 여러 교단의 교인들도 조합원 범위에 포함되어 인가 신청 가능하게

    되었다.

    1982년 Garn-St. Germain Act에서는 신협에 대한 금융상품과 영업에 대한 규제 가

    13) 미국신협감독청(National Credit Union Administration: NCUA).

  • 신협연구 제61호

    신 협26

    폐지되고(35개 조항), 공동유대와 조합원 범위 정책도 크게 완화되었다. NCUA는 이

    를 반영하여, ① 지역조합의 경우 숫자제한 폐지, 직장조합과 단체조합의 조합원범위

    정책도 자유화하는, 이른바 Select group 옵션을 두었다. 이는 소규모 집단들에 대한

    신협의 금융서비스 제공을 가능하게 하여 공장내 직장조합은 근처의 교회를 조합원

    범위에 포함시키거나 합병할 수 있게 되었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결과를 이끌었

    다. ② 도산하는 연방인가 조합들을 지역 및 조합원 범위와 관계없이 합병 가능하며,

    ③ 가족조합원 범위에서도 동일 세대 거주 요건 폐지하여 확대되었다.

    1989년 NCUA 매뉴얼에서는 조합원범위(field of membership)와 공동유대(common

    bond)를 명확하게 구분하였다. 먼저 공동유대는 “특정집단의 사람들을 일반대중과 구

    분시키는 특성 또는 특성들(The characteristic or combination of characteristics

    which distinguishes a particular group of persons from the general public)”이라고

    하였다. 이에 따라 3가지 공동유대(동일한 직장, 단체, 지역)에 기타 다른 사람들(사

    망 조합원의 배우자, 신협 직원, 퇴직자, 직계가족, 자원봉사자, 이들 개인들의 단체)

    이 함께 들어가게 되었다. 다음으로 조합원범위는 “조합이 조합원으로 받아들이는 것

    이 허용되는 사람들이나 조직체(The persons and legal entities a credit union is

    permitted to accept for membership)”라고 정의하였다. 조합원범위는 단일집단으로

    구성될 수도 있고, 하나의 공동유대를 가진 관련 집단들로 구성될 수도 있고, 또는

    각자 자신의 공동유대를 가지고 있는 비관련집단들로 구성될 수 있다.

    1998년 Credit Union Membership Access Act(CUMAA)에 따르면, 미국 재무성은

    신협에 대한 적기시정조치(PGA) 도입을 권유하고, 법정 적립금 요건을 강화할 것, 대

    형신협의 의무적 외부감사 수임 등과 함께 신협의 법인세 면제를 재확인하면서, 특히

    복수공동유대조합을 법적으로 허용하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공동유대는 다음과 같이

    구분될 수 있다. 먼저, 단일공동유대조합(single common bond)인데, 단일 직장공동

    유대(occupational common bond)와 단일 단체공동유대(associational common

    bond)로 나누어진다. 다음, 복수공동유대조합(multiple common bond)인데, 단일 직

    장공동유대집단들 또는 단일 단체공동유대집단들끼리 결합하거나 또는 단일 직장공동

    유대집단과 단일 단체공동유대집단이 결합하여 설립할 수 있다. 단, 이들 집단은 비

    교적 지역적으로 인접해 있어서 서비스 시설을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리고 지역조합(community characters)은 지리적으로 명확히 구분되는 하나의 지역사

    회, 마을 또는 농촌지역(well-defined local community, neighborhood, or rural

    district)을 기반으로 하는 조합을 말한다. NCUA의 승인 하에 취약지역(undeserved

    area)14)을 조합원 범위에 추가하여 이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법에 명시하였다.

  • 협동조합 관련 제도의 기원, 함의 그리고 미래적 가치

    research.cu.co.kr 27

    다. 소결

    유럽, 캐나다, 미국 어느 곳에서도 신협운동 선구자들은 “공동유대”를 신협의 조직

    과 운영을 제한하기 위한 것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이들은 공동유대를 특정상황에

    맞추어 조정될 수 있는 융통성 있는 개념으로 보았다. 적합한 공동유대와 조합원 범

    위는 각 상황에 따라, 각 시대에 따라 다르다. 또한 어떤 특정신협의 설립을 위해 선

    택된 공동유대가 항상 성공적이지는 않았다.15) 따라서 신협을 제한된 범위로 한정시

    키는 수단으로 “공동유대”라는 말을 이용하는 것은 신협과 공동유대의 관계를 잘못

    이해한 것에 바탕을 둔 주장이다.16)

    라. 협동조합에 공통적용되는 업무영역으로서 공동유대(共同紐帶)

    공동유대는 조합원을 모집할 수 있는 범위를 뜻하여 조합의 업무영역을 한정짓는다

    는 점에서 경제적 측면으로 업무영역이 전국적인 일반은행과 신용협동조합을 구별한

    다. 또한 문자 그대로 서로간의 유대감을 조합원들이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사결정

    방법 등 조직구조 측면에서 주식회사인 은행과 차별화된다. 공동유대는 신용협동조합

    에 한정되는 개념이 아니라 협동조합의 본질에서 기인했다는 점을 생각할 때 협동조

    합간에 공동유대에 관한 통일된 제도가 필요하다. 신협의 업무 수행영역에서 안전성

    과 건전성이 신협의 규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하지 공동유대의

    범위가 감독자의 유일한 관심이 되어서는 안된다. 업무영역을 제한하기 위한 공동유

    대 범위의 제한은 목적을 상실한 것이다.

    마. 신협법상 공동유대 조항의 비판적 검토

    공동유대 관련 기존 논의는 “특히 지역신협 공동유대가 문제인데, 현재의 공동유대

    는 사실상 1999년에 설정된 공동유대와 유사한 것으로 그동안의 비약적인 경제발전

    및 경제권 확대에도 불구하고 공동유대는 변화되지 않고 있다.”라는 문구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공동유대 범위 확대에만 치중되어 있고, 이런 점을 신협의 주무부처(금융

    14) 연방신협법에 규정된 정의에 의하면 취약지역이란 “1994년 Community Development Banking and

    Financial Institutions Act의 103(16)조에 정의된 “투자지역”인 지역사회나 마을 또는 농촌지역“을 말

    함.

    15) 특히 설립 후 초기 3~4년 동안 대체로 실패율이 높았는데 1934년에서 1989년까지 연방정부의 인가

    를 받은 신협중 약 16,000개의 신협이 도산을 했다. 1980년대에는 매년 평균 468개 신협의 인가가

    취소되었다. 그러나 도산한 신협은 1971년 연방저축보증보험이 생기기 전에도 순손실을 그렇게 많

    이 내지는 않았다. 구정옥, 공동유대 개념과 조합인가정책 변화 연구, 한국협동조합연구 제25집 1

    호, 한국협동조합학회, 2007. 8.

    16) 예를 들어, 일반은행들은 신협의 경쟁력을 제약하고자 공동유대와 조합원 범위의 좁은 해석을 누차

    강조해 왔다.

  • 신협연구 제61호

    신 협28

    위원회)에서 간헐적으로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공동유대 확대라는 방식으로 대처해 왔

    다고 본다(표 참조).

    지역조합 공동유대 관련 시행령 개정 연혁

    연혁 주요내용

    1998년 행정구역이 인접한 5개이내의 읍·면·동

    1999년동일한 시(구가 설치되지 아니한 시에 한한다)·군 또는 구에 속하는 읍·

    면·동

    2003년

    같은 시·군·구에 속하는 읍·면·동. 다만, 금융감독위원회가 생활권 ·

    경제권이 밀접하고 행정구역이 인접하여 공동유대 범위에 있다고 인정하여

    승인한 경우 다른 시·군·구의 읍·면·동 포함 가능

    기존 논의와 주장을 살펴보면, 신협의 초창기 발전에 소규모 지역단위 중심의 공동

    유대는 조합원과의 연대감 형성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좁은 조합원 범위는

    초창기 여신거래에 있어 정보의 비대칭성에 따른 신용위험 등을 해소하는데 크게 기

    여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에는 교통·통신의 발달 및 전자시스템의 확산에 따

    라 지리적 근접성 및 공동연대감의 중요성이 감소되면서 협소한 공동유대가 신협의

    활동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생활권·경제권이 광역화되면서 지역에 대한 소속감이 감

    소되고, CSS시스템의 도입으로 신용위험도 계량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변화

    된 환경을 반영하여 행정적 경계에 기반한 기존의 공동유대(지역신협의 공동유대는

    “같은 시·군·구에 속하는 읍·면·동”)를 생활권·경제권 중심으로 바꿀 필요가 있

    다고 본다.

    한편 우리나라 법령에서 ‘공동유대(共同紐帶)’란 용어는 오직 신협법 및 동법 시행

    령에만 나온다. 현행 신협법 제2조(정의) 제1항 제3호에서 “공동유대라 함은 조합의

    설립과 구성원의 자격을 결정하는 단위를 말한다.”고 정의를 내리고 있다. 따라서 신

    협의 주무부처(금융위원회)는 신협의 설립인가와 조합원 자격을 결정하는 판단기준으

    로 공동유대라는 개념을 이용하는 것이다. “지역조합이라 함은 동일한 행정구역·경

    제권 또는 생활권을 공동유대로 하는 조합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신협법 제9

    조(공동유대와 사무소) 제1항을 보면, “조합의 공동유대는 행정구역·경제권·생활권

    또는 직장·단체등을 중심으로 하여 정관으로 정한다. 이 경우 공동유대의 범위, 종

    류 및 변경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

    라서 공동유대 자체는 정관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그 범위

  • 협동조합 관련 제도의 기원, 함의 그리고 미래적 가치

    research.cu.co.kr 29

    등을 시행령으로 제한하는 입법형식을 띠고 있다. 정관자치의 본질을 침해하는 입법

    형식으로 개정이 시급하다고 본다.

    현행 신협법의 ‘공동유대’ 개념은 1998년 개정 신협법17)부터 도입된 것으로, 그 이

    전 신협법에 나오는 ‘상호유대’라는 개념을 승계한 것으로 보인다. 제정 신협법에서

    부터 1998년 개정 신협법 이전에는 제1조(목적)에서 “이 법은 상호유대를 가진 자간

    의 협동조직을 통하여 자금의 조성 및 이용과 구성원의 자질향상을 도모함으로써 건

    전한 국민정신의 함양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였

    다. 또한 제9조(조합원) 제1항에서 “조합원은 거주지역·단체·직업·종교등 상호유대

    를 가진 개인 또는 단체로서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제1회출자금과 가입금을 납입

    한 자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조합원의 유대관계는 정관기재사항이었다(제7조

    제4호). 따라서 ‘거주지역·단체·직업·종교 등이 상호유대와 동일한 의미로 해석된

    다. 그러나 기존 신협법에서는 상호유대를 조합원자격요건으로 두었을 뿐 조합의 인

    가요건으로는 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상호유대의 범위나 변경에 대해서도 별

    도의 정의를 두지 않았고, 오로지 정관자치로만 규율할 뿐 시행령에 위임하지 않았

    다. 실제 관행이 어떠했는지는 차지하고18) 입법형식으로서는 협동조합의 자율성에 더

    적합한 형태임을 알 수 있다.

    1998년 전면개정된 신협법에서부터 상호유대가 공동유대로 바뀐다. 제1조(목적)에

    서는 “이 법은 공동유대를 바탕으로 하는 신용협동조직의 건전한 육성을 통하여 그

    구성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지역주민에 대한 금융편의를 제공함으

    로써 지역경제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목적조항

    의 입법취지에 맞지 않는 개정이라고 판단한다. 왜냐하면 공동유대가 신협의 설립 및

    존속요건임을 나타내는데, 그것이 아니고 유대관계가 있는 조합원들의 모임이 (신용)

    협동조합이고 유대관계는 얼마든지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유대관계를 기준으로 모임의

    성격을 판단하는 것은 목적과 수단이 뒤바뀐 것이다. 오히려 기존 법에서 “상호유대

    를 가진 자간의 협동조직”이란 뜻이 신용협동조합의 본질에 더 맞다고 본다. 또한 신

    협의 역할이 조합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데, 도리어 지역주민에 대한 금융편의까

    지 포괄하는 등 다소 불명확한 정책대상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제9조에서

    는 ‘조합의 공동유대는 행정구역·경제권·생활권 또는 직장·단체 등을 중심으로’ 종

    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하되, 그 범위 및 종류는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규정하였다.19)

    17) [시행 1998.4.1.] [법률 제5506호, 1998.1.13., 전부개정].

    18) 신협 50년사 399면에서는 지역조합의 상호유대 범위를 한 개 읍면동에 국한했다는 서술이 나오는

    것으로 당시 관행을 짐작할 수 있다.

    19) 제9조 (공동유대와 사무소) ① 조합의 공동유대는 행정구역·경제권·생활권 또는 직장·단체등을

  • 신협연구 제61호

    신 협30

    이를 살펴보면, 앞서 언급한 정관자치의 본질이 훼손되는 대목이다.

    신용협동조합법시행령20) 제12조 (공동유대의 범위 등)을 보면

    “① 법 제9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합의 종류별 공동유대의 범위는 다음 각호와

    같다.

    1. 지역조합: 행정구역이 인접한 5개이내의 읍·면·동

    2. 직장조합: 같은 직장. 이 경우 당해 직장의 지점·자회사·계열회사 및 산하

    기관을 포함할 수 있다.

    3. 단체조합: 다음 각목의 단체 또는 법인

    가. 교회·사찰 등의 종교단체

    나. 시장상인단체

    다. 구성원간에 상호 밀접한 협력관계가 있는 사단법인

    라. 국가로부터 공인된 자격 또는 면허 등을 취득한 자로 구성된 같은 직종단

    체로서 법령에 의하여 인가를 받은 단체

    ② 제1항제3호다목 또는 라목의 규정에 의한 단체조합은 같은 특별시·광역시 또

    는 도의 관할구역을 넘어서 구성할 수 없다.

    ③ 조합의 공동유대의 변경으로 인하여 조합원의 자격이 변경되는 경우에도 변경전

    의 정관에 의하여 가입된 조합원은 공동유대의 변경에 불구하고 조합원의 자격

    을 유지한다.

    ④ 제3항에서 "공동유대의 변경"이라 함은 조합간의 합병, 조합의 분할, 조합의 공

    동유대 범위의 조정 또는 공동유대 종류의 전환 등을 말한다.

    ⑤ 지역조합이 행정구역의 변경으로 인하여 공동유대가 변경된 경우에는 제1항제1

    호의 규정에 불구하고 종전의 공동유대를 당해 지역조합의 공동유대로 본다.”

    라고 되어 있다.

    살피건대, 동법 시행령 제12조는 협동조합으로서 자율성 원칙을 침해하고 유대관계

    자체를 임의로 제한하여 협동조합을 통제하려는 행정편의적 시각이 담겨 있다고 본

    다. 물론 “행정구역이 인접한 5개 이내의 읍면동”이라는 표현도 자의적인 구역 획정

    이 될 소지가 크며, “구성원간에 상호 밀접한 협력관계가 있는”이라는 표현도 불확정

    개념으로서 입법에서는 지양해야 함에도 조합의 설립인가와 조합원 자격기준으로 규

    중심으로 하여 정관으로 정한다. 이 경우 공동유대의 범위, 종류 및 변경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

    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

    ②조합의 주된 사무소는 정관으로 정한다.

    ③조합은 중앙회장의 승인을 얻어 지사무소를 둘 수 있다.

    20) [시행 1998.4.1.] [대통령령 제15753호, 1998.4.1., 전부개정]

  • 협동조합 관련 제도의 기원, 함의 그리고 미래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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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되어 남용의 우려가 크다고 볼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자조조직인 신협의 권익을 제한하는 규정이 법률이 아닌 시행령으로

    규율되는 것도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 당시 신협에서 이 조항을 문제삼지 않았던 것

    은 다른 부분이 워낙 시급하고 중요했기 때문이기도 하였겠지만, 유대관계에 관한 당

    시 관행이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