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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로 느끼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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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중한국문화원 주최로“시로 느끼는 한국” 제하의 중국어 시 공

    모행사가 올해 처음으로 개최되었습니다. 처음이란 단어만큼 설레이는

    느낌을 갖고 응모된 시들과 마주했습니다. 중국 전역에서 1천 편이 넘

    는 시들이 씌어져 투고되었습니다. 한라산부터 부산, 안동, 설악산,

    서울과 전주까지 시에서는 한국의 곳곳이 소재였고, 아름다운 중국어

    시어 한마디 한마디 문학과 예술 그리고 따뜻한 우정을 담았습니다.

    학창시절 이백(李白)과 두보(杜甫) , 베이다오(北岛)와 꾸청(顾城)의 시를 읽고 느꼈던 감동이 다가왔습니다. 시만큼 간명하면서도 부드럽게

    그리고 리듬에 실어 서로간 마음을 소통하는 언어는 없을 것입니다.

    처음 어렵게 시작한 시를 통한 한중간의 소통에 더 많은 이들이 참여

    하고 양국 국민들이 문학을 통해 보다 가까워지기를 기원합니다.

    주중한국문화원

    원장 한재혁

    今年由驻华韩国文化院主办了首届“诗意韩国”诗歌征集大赛。“首”

    这个字,象征着开始,我们怀揣着心动与期待收到参赛者一份又一份的投

    稿。最终,我们收到了来自中国四面八方的一千多份稿件。从韩国的汉拿山

    到釜山,安东,雪岳山,首尔,全州,诗歌中包含了韩国的许多美景,字里行间

    中,透着文学和艺术和气息,包含友谊的温情。在我上学的时候,诵读李白、

    杜甫、以及北岛、顾城诗歌的感动再一次涌上心头。我想没有比诗歌更加简

    明,柔和而又富有韵律的语言,使得心灵得以相互沟通了。筹备首届比赛虽

    然开始有点难,希望通过诗歌这个媒介,能够进一步加深韩中两国间的交

    流,使更多人参与进来。望以文学,两国人民友谊更加深厚!

    驻华韩国文化院

    院长 韩在爀

  • 诗意韩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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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 차目 录

    卢英敏大使祝诗及推荐的中国诗 노영민 대사 축시 및 추천 중국시

    都钟焕长官贺诗 도종환 장관 축시

    第一部 제1부 诗言心语 시를 말하다

    用“亚洲铜”铸造的诗歌乐器 청동으로 빚어낸 시의 악기

    缘起与谢忱 취지와 경과에 감사드리며

    采撷韩国的诗意 한국의 시를 채집하다

    评语 심사평

    第二部 제2부

    诗情画意 시로 보다

    一碗米饭 밥 한사발

    写在城山日出峰下 성산 일출봉 밑에 써 넣다

    东海王陵 동해왕릉

    天马陵 천마릉

    我的灵魂张开一道风景 나의 영혼이 한가닥 풍경을 열었다

    菩提笑 보리웃음

    一首诗有它的命运 시 한편에 운명이 깃들어 있다

    祈祷 기도

    夜晚的首尔小巷 한밤의 서울거리

    丝调之路的月亮 실크로드의 달

    庄子之月 장자의 달

    故乡者 고향 사람

    第三部 제3부 以诗言志 시로 느끼다

    汉拿山传奇 한라산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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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로 느끼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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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新罗佛像 신라불상

    情醉海云台 해운대의 정취

    河回假面 하회탈

    夕阳下的景福宫 석양에 비친 경복궁

    把江原道给我 강원도를 돌려줘

    雪岳山 설악산

    临江仙 . 诗意韩国 임강선 . 시로 느끼는 한국

    首尔时间 서울의 시간

    古韵瀛洲 영주를 다시 읊다

    在济州岛,做一个幸福的渔民 제주도에서 행복한 어부가 되다

    汉江 한강

    木槿花开的季节 무궁화 피는 계절

    七律 冬游韩国济州岛龙头岩 겨울 제주 용두암을 유람하다

    釜山的四季之花 부산의 사철 꽃

    首尔,首尔 서울, 서울

    秀美韩国 수려한 한국

    取一瓢汉江水,浇灌“中韩”情深的愿景 한강물로“한중”우정의 꽃을 피우다

    春游逍遥山 소요산 봄놀이

    昌德宫 창덕궁

    我就葬在一片全州的田野 전주의 들판에 묻히고 싶다

    辣辣的泡菜辣辣的甜 맵고도 달콤한 김치의 맛

    石 돌

    镇海花城 진해 꽃 도시

    雪岳山 설악산

    首尔地铁 서울지하철

    是您 당신이었어요

    汉拿山 한라산

    济州岛,忍不住说出那些溢美之词(散文诗) 제주찬미 (산문시)

    第四部 제4부 附录 图片与故事 부록 포토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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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诗意韩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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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卢英敏大使祝诗及推荐的中国诗

    노영민 대사 축시 및 추천 중국시

    奔跑断裂的铁路才是人生

    人生不再如一幅画

    在某个瞬间手中毛笔就此停止

    模糊不清的就让它模糊不清

    空的就让它空着吧

    反正人生是完成不了的

    瞬间瞬间都是人生的坎

    处处都是缘分

    人生 1卢英敏(大韩民国驻华大使馆 大使)

    끊어진 철길을 달리는 것이 인생이다

    삶은 어차피 그리다 말 그림

    어느 순간 손에서 붓이 떨어지면

    흐릿한 것은 흐린 대로

    빈 부분은 빈 채로

    미완성으로 마무리될 걸

    순간순간이 매듭이요

    처처가 인연이다

    인생 1노영민(주중국대한민국대사관 대사)

  • 시로 느끼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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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两个黄鹂鸣翠柳, 一行白鹭上青天。

    窗含西岭千秋雪, 门泊东吴万里船。

    绝句

    버드나무에는 꾀꼬리 두 마리 노래하고

    푸른 하늘에는 백로떼 한 줄로 날아가네

    창 앞에 앉으니 서령산 천년설이 눈에 보이는데

    문 앞에는 만리 밖에서 온 동오의 배가 정박해 있네

    절구

    卢英敏 |

    韩国政治家,社会运动家. 发行出版过与历史、文化相关的著作及韩文诗集, 现任职韩国驻华大使。대한민국 정치인, 사회운동가. 역사 문화 관련 저서 외에 한국어 시집도 발간했다. 현 주중대한민국 대사로 재직중이다.

    노영민

    杜甫

    두보

    2018年5月15日,韩国驻华大使卢英敏先生做客鲁迅文学院,为第三十四届中青年作家高研班的学员,进行了题为“大使眼中的唐诗”和韩中文学交流的讲座。

  • 诗意韩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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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 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담쟁이

    도종환(문화체육관광부 장관)

    都钟焕长官贺诗

    도종환 장관 축시

  • 시로 느끼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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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那是墙

    当我们感到

    那是无可奈何的墙时

    那时

    爬山虎默默地向着那堵墙爬去

    如果说那是一堵绝望的墙

    没有一滴水,一粒种子也无法生存的一堵墙

    爬山虎不慌不慢地向前爬去

    即使是一寸也是大家手拉手地爬上去

    直到将所有的绝望覆盖住

    正是紧紧地抓住那绝望而不放手

    正当因那是无法逾越的绝望的墙而垂头丧气时

    爬山虎的一个叶子率领数千个叶子

    最终翻越那堵墙

    爬山虎

    都钟焕(大韩民国文化体育观光部 长官)

    都钟焕 | 도종환

    韩国著名诗人,政治家,发表了多篇以爱情为基础的柔情,纯洁的感性诗。现任韩国文化体育观光部长官。

    한국의 저명한 시인이며 정치인. 사랑을 바탕으로 한 여리고 결백한 감성의 시를 다수 발표하였다. 현재 대한민국 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재직중이다.

  • 诗意韩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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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

  • 시로 느끼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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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诗言心语评语

    시를 말하다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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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很高兴担任韩国文化院主办的以韩国为主题的诗歌大奖赛的评委。韩

    国文化院对诗歌的高度重视,再次印证了韩国是一个诗的民族,韩国是一

    片诗的土地。在评选过程中,我们不仅发现了一些优秀作品,参赛作者们对

    韩国美丽的山川风景、历史文化、风土人情的描述和感受,也都让我感到亲

    切,因为我自己也曾多次访问过韩国,去过很多地方。有些没有去过的地方,

    比如济州岛,因为看了一些描写、赞颂该岛的参赛作品,也促成了我和我们

    全家今年八月中旬的访问。正是在济州岛,我很兴奋地写下了《写在城山日

    出峰下》一诗,可以说,我的这首诗以及许多这次大奖赛的参赛诗作,都是

    韩国的那片大海和土地带给我们的诗的馈赠。

    这些年来,我有机会多次应邀访问韩国,参加了许多韩中诗歌的交流活

    动。在韩中历史文化和诗歌之间,从古到今,都有一种深厚的切不断的亲情

    联系。而对韩国当代诗人和诗歌的了解,不仅扩展了我的视野,也给我带来

    了一些新的创作激发和新的诗歌友情。2013年,我有幸获得了韩国昌原第四

    届KC国际诗文学奖,我在获奖致辞中的最后一段话,我愿在这里再次引用:

    “我曾读过许多韩国诗人的作品,它们不仅使我感到亲切,那跳动在其中的

    生命火焰,也曾一次次灼伤过我并使我深感惊异。我相信我们共同分享了很

    多。也许,作为诗人,我们都是一种如海子所说的‘亚洲铜’所铸造的乐器。

    那就让我们如诗人崔东镐所说:‘活着就要把瞬间作为永远歌唱!’”

    用“亚洲铜”铸造的诗歌乐器王家新

  • 시로 느끼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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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지아신

    한국문화원에서 주최하고 한국을 테마로 한 시 공모전의 심사위원을

    맡게 되어서 너무 기쁘게 생각합니다. 주중한국문화원의 시가에 대한 높

    은 관심은 또한번 한국이 시의 민족이자 시의 땅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심사기간 동안 좋은 작품을 봤을 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이 한국의 아름다

    운 산천초목, 역사와 문화와 생활습관과 삶을 그려낸 것을 읽고 다정하고

    친근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는 본인이 수차례 한국을 방문하여 여러 곳

    을 다녀온 적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제주도와 같이 아직 가보지 못

    한 곳은 출전 작품에서 묘사된 시를 읽고 8월 중순 가족여행을 다녀오기

    도 했습니다. 이때 바로 제주도에서“성산 일출봉 밑에 써 넣다”라는 시

    를 쓰게 되었는데, 나의 이 시와 다른 많은 작품들이 모두 한국의 바다와

    땅이 우리에게 시로 보답해준 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몇 년 동안 나는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 있었

    고, 한중 시가 교류 이벤트에도 많이 참가한 바 있습니다. 예로부터 한국

    과 중국간에는 역사문화와 시가 간에 깊고도 떼어내지 못할 혈육의 정이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한국의 현대 시인의 시가에 대한 이해가

    나의 안목을 넓혀줬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작품에 대한 열정과 새로운 시

    가에 대한 친근감을 가져다주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2013년 창원 제4회 KC 국제시문학상 시상식에서 입상소감을

    발표할 때 했던 마지막 말을 덧붙여 봅니다.“저는 예전에 많은 한국 시인

    들의 작품을 읽어보고 친숙한 느낌이 들었을 뿐만 아니라 거기에 깃들어

    있는 살아 숨쉬는 불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는 나로 하여금 경의로

    움을 금치 못하게 했습니다. 확신컨대 우리는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습

    니다. 아마도 시인으로서 우리는 마치 해자(海子)가 말한 것처럼‘아시아

    구리’로 만들어 낸 악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는 바로 최동호 시인의 말

    처럼“살아 숨쉬는 순간 순간마다 영원히 노래”하게 될 것입니다.

    청동으로 빚어낸 시의 악기

  • 诗意韩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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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缘起与谢忱

    北塔

    2017年9月13日-18日,应韩国诗人协会之邀,本人前往汉城和平昌(2018

    年在韩国召开的冬季奥运会举办城市),参加了韩中日诗人大庆典。那个活

    动是我平生参加过的诸多国际诗会中最棒的之一。我要特别感谢这次诗会,

    是因为它让我与我多年未见的同门师兄恢复了联系,进而促成了首届“诗意

    韩国”诗歌大奖赛。

    从韩国回来后不久,韩国驻华文化院院长韩在爀先生的助理常颖小姐

    给我来电话,邀请我参加他们院举办的一个诗会,那就是为纪念济州海女文

    化入选联合国教科文组织人类非物质文化遗产一周年,文化院举办的以韩

    国海女为主题、文学与音乐相融合的诗会。韩在爀先生现在是韩国驻华大使

    馆公使衔文化参赞,我俩都是韩国权威汉学家、诗歌翻译家、诗人许世旭先

    生的及门弟子,但他因为多年前离开北京的韩国驻华大使馆去上海和香港担

    任领事馆文化参赞,我俩好多年没联系了。他从新闻中得知我去参加了韩中

    日诗人大庆典,遂找到了我,我俩兄弟重逢,相见甚欢。

    作为文化参赞,韩在爀先生有两位“顶头上司”,韩国驻华大使卢英敏

    先生和韩国文化体育观光部(Ministry of Culture, Sports and Tourism)

    部长都钟焕先生。万分巧合和幸运的是:这两位先生都是诗人。所以,我俩

    认为,现在是文化院做诗会或者说中韩诗歌交流的大好时机。许世旭先生

    在世时,我曾跟随他做过双边诗歌交流的美事;让我喜出望外的是:先生虽

    已远游,但诗事还可以在他的门生手中继续。

    11月24日傍晚,在海女文化诗会的现场,我向在爀先生提议:举办韩国

    题材的全球中文诗歌大奖赛。据我了解,自从1992年中韩建交以来,去过韩

    国的中国人哪怕不到一亿人次,恐怕也有八千万,其中包括数以百计的诗人、

    诗歌爱好者(我本人四度赴韩,其中三次都是参加诗歌交流活动,有一次甚

    至是我率领中国诗歌代表团访问济州岛并与岛上的诗歌界人士进行了极为

  • 시로 느끼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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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正式的交流)。他们写有大量的关于韩国各个方面的诗歌作品。通过大奖

    赛,我们可以把这些作品荟集起来,并且选优,予以奖励和推广,这也是在

    全球华人中传播韩国文化的一种非常美好优雅的行为。在爀先生毕竟是文

    学出身,具有浓烈的人文情怀,当场表示赞同。我们都预感到:有文化院的

    雄厚支撑,由我们兄弟俩同心联手,此事肯定能大获成功。

    接下来,我们开始商量具体办法。文化院从未有过举办诗赛的经验,我

    一方面给他们提供了几个这些年我参与过的比较优良的诗赛文案,供他们

    参考。另一方面,我也找了几个具有丰富的举办诗赛经验的朋友现场给他们

    传经送宝。

    一开始,我们在理念上有些差异。在爀先生是完美主义者,他对活动的

    各个方面抱有极高的要求和期待;我呢,在诗歌写作上坚持完美,但在诗事

    上则但求成功。经过数次来回磋商。在爀先生根据现实情况,对计划做了一

    些调整。到了今年5月份,我俩基本达成一致意见,筹备工作也迈入快车道。

    让我感到欣慰的是:征稿启事一公布,就受到了媒体和海内外广大诗

    人、诗爱者的广泛关注和参与,来稿量巨大,而且质量也相当不错。经过评

    委会客观公正严肃的两轮评选,优胜者脱颖而出,一经揭晓,再度受到热烈

    点赞,达到了我们预期的目的。

    非常感谢所有参赛者的热情参与,十分感谢评委们的积极加持,无比感

    谢韩院长、常颖助理等工作人员的辛苦劳动。

    现在诗赛的优胜作品即将被翻译出版,成为增进韩中之间的国际友谊

    的诗歌档案。我们还将择良辰举办漂漂亮亮的颁奖典礼。这一切都鼓舞我

    们继续办下去,而且要越办越好!

  • 诗意韩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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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타

    2017년 9월 13일부터 8일까지 한국시인협회의 초청으로 나는 서울과 평

    창(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도시)에 가서 한중일 시인 시상식에 참석했다.

    그 행사는 내가 참석했던 많은 국제시시상식 중에서 최고였다. 이 시상식에

    서 수년간 연락이 두절됐던 학교 선후배들과 연이 닿을 수 있어서 더욱 감사

    했고, 그 결과 제1회“시로 느끼는 한국”행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귀국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주중한국문화원 한재혁 원장의 대리 창잉에

    게 연락이 와서 문화원에서 개최되는 시 행사에 초대 되었다. 이 회의는 제

    주 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재 유산 등재 1주년 되는 시기였고,

    문화원에서 개최한 한국해녀를 테마로 한 문학과 음악이 융합된 행사였다.

    현재 한국 주중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인 한재혁 원장은 한국의 유력한 중

    국학 학자이고, 나와 같이 중문학자이자 시인인 허세욱 선생의 제자였다. 하

    지만 오래 전에 북경의 주중한국대사관을 떠나 상해 및 홍콩에서 영사관 문

    화홍보관으로 근무한 뒤로 여러 해 동안 연락이 없었다. 뉴스에서 내가 한

    중일 시인 대축제에 참가한다는 정보를 듣고 나를 찾을 수 있었고, 우리 두

    형제는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문화원장으로서 한재혁 원장에게는 직속상사가 두 분 계시는데 한 분은

    주중한국대사 노영민 선생과 한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도종환 선생이다.

    기막히게 우연인 것은 이 두 분 다 시인이라는 점이다. 허세욱 선생께서 생

    전에 내가 그분을 따라 한중 시가 교류를 촉진시키는 일을 했었는데, 선생

    은 이미 승천하셨지만 놀랍게도 시에 관한 일이 그분의 제자들을 통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7년 11월 24일 초저녁 해녀문화 시낭송 현장에서 한재혁 원장께 한

    국을 소재로 한 세계 전역 중문시가대회 개최를 제안했다.“내가 알기로는

    1992년 한중수교 이래 한국에 다녀온 중국인이 1억은 몰라도 8천만 정도는

    될텐데 그중 많은 시인과 시가 애호가들이 포함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나

    로 놓고 봐도 한국에 4번 다녀왔는데 그 중 3번은 시가 교류 이벤트의 참가

    자 신분으로 갔었고 심지어 한번은 중국시인 대표팀을 이끌고 제주도를 방

    취지와 경과에 감사드리며

  • 시로 느끼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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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했었고 제주도 시가 관계 인사들과 정규적인 교류를 진행했다). 그들은 한

    국의 여러 분야에 관한 많은 시를 썼는데 공모를 통해 이 작품들을 모아서

    좋은 시들을 선별해서 장려하고 널리 보급하여 세계 각지에 있는 중국인들

    에게 한국문화를 아름답고 우아하게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

    을 것이다.”라고 말이다.

    한재혁 원장은 문학인 출신인만큼 인간적인 정취가 짙어 그 자리에서 찬

    성을 표했다. 우리는 모두 문화원의 든든한 후원이 있고, 우리 형제가 서로

    마음을 합치면 반드시 성공할 거라고 예감했다. 다음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구상했다. 문화원은 이와 같은 시 공모전을 개최한 적이 없어서 한편으로는

    내가 수년간 참가했던 참고가 될 만한 시 시상식 방안을 제공했고 다른 한편

    으로는 경험 많은 친구들을 현장에 초대해서 경험을 전수하도록 했다.

    초반에 우리의 생각에 서로 차이가 있었다. 한재혁 원장은 완벽주의자여

    서 이벤트의 각 분야에 요청사항이 많고 기대가 높은 반면에 나로서는 시 창

    작에는 완벽주의를 고집하지만 이벤트에 관련해서는 성공만 하면 된다는 생

    각이었다. 여러 차례의 논의를 거쳐 한재혁 원장은 실제상황에 기초하여 계

    획을 조금 조정했고 금년 5월에 우리 둘이 뜻을 합하여 준비작업이 발빠르

    게 진행되었다.

    다행히 원고모집 공고가 발표된 후 많은 미디어와 국내외 많은 시인, 시

    애호가의 관심과 참여 가운데 원고의 수량도 엄청 많았고, 품질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심사위원회의 객관적이고 공정하고 진지한 2차례의 심사를 거

    쳐 우수 작품이 발표되었고, 발표된 후에도 또 한번 극찬을 받게 되어 우리

    가 예상했던 목표에 이르게 되었다.

    다시 한번 이번 모든 참가자의 열성적인 참여에 감사드리고 심사위원들의

    적극적인 성원에 또한 감사드리며, 한재혁 원장과 창잉 대리 등 모든 스텝의

    노고에도 감사드린다. 현재 시 공모전의 수상작품은 곧 번역 출간되어 한중

    간의 우정을 증진시키는 시창작 기록물이 될 것이다. 이제 좋은 날을 정하여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노고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

    나은 결과물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 诗意韩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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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年11月5-8日,我应中国诗歌学会之邀,跟随中国代表团团长、著名

    诗人王家新参加了在韩国平昌举行的首届东亚诗人大会。东亚诗人大会以

    “东亚诗人之间的友好交流的发展与东亚各国之间的友善、和平、生命、博

    爱精神的提升”为宗旨。这是我第一次到韩国,因为热爱这个国家,在一天

    晚宴上,继日本和韩国诗人一展歌喉之后,我情不自禁代表中国诗人,把酒

    在宴会大厅吟诵了集盛唐诗歌之大成的《春江花月夜》,掌声潮涌,有些控

    制不住自己的小激动,随后又吟诵了《诗经》名篇《关雎》。事后有韩国女诗

    人跟我打招呼时还模仿我吟诵的音调和模样,我们虽然存在语言交流的障

    碍,但是彼此心领神会地大笑,这就是诗歌的魅力和热情——无论身在何

    处,无论现实的诗性经验存在怎样的差异,都能聆听到彼此灵魂的呼唤。

    我当然清醒,我吟诵的是两首古诗,而我们参加的是现代诗歌的交流

    活动,那次诗歌大会没有一位写旧体诗词的诗人,虽然如此,这并不妨碍代

    表诗人们之间对诗歌跨语际跨时空的接受和理解。所幸,这次担任“诗意韩

    国诗歌大赛”评委,当得知参赛作品有旧体诗词,而且主办方还允许旧体诗

    词入选时,我再次感受到诗性的包涵和兼容精神。本次参赛的不少旧体诗

    词都深谙格律音韵,且有现代的创新魄力,从中韩友谊、文化、风景等不同

    方面完成古诗词的创新式表达,这一点给我印象深刻。此外,很多诗人写韩

    国的风景写出地域景观的丰富与超拔,写韩国的日常生活与风俗人情真挚细

    腻,日常细节与自然景观的选取独到而有代表性和人文关怀,甚至还写出了

    趣味喜乐,这些诗作让我至今难忘。“诗意韩国”大赛的主题已经深深扎根

    在我心中,它仍在向生活和诗歌的土层里纵深地滋长。

    如果说很多年前,我对韩国的想象脱尘于新罗王子金乔觉只身前往中

    采撷韩国的诗意

    孙晓雅

  • 시로 느끼는 한국

    17

    国九华山修道证悟的典故(我在《九华山》一诗中如是写道:“九朵金色圣莲/从一畦

    畦油菜花上/缓缓升起/佛光牵手霞光/缭绕于“天柱仙踪”的山脚//小溪 湖泊 村庄 古刹/留

    不住唐朝脚步/驰隙翠绿的时光/穷尽多少想象/却无从还原新罗僧/寻访驻锡地时跋涉的模

    样//……任黄昏拉开车门/跪拜于悲尘刹土之上/掬捧落怀三界的泥土/回家播种一亩清净

    的诗章”)。那么如今,诗意韩国已经绽放于我的心莲之上,或许这是诗意韩国诗歌评选

    大赛于我最大的收获。

  • 诗意韩国

    18

    쑨샤오야

    2016년 11월 5일부터 8일까지 나는 중국시가협회의 요청으로 중국대

    표팀 팀장이자 유명하신 왕지아신 시인을 따라 한국 평창에서 열리는

    제1회 동아시인대회에 참석하게 되었다.“동아시인대회는 동아시아 시인

    들 간의 우호적인 교류 발전과 동아시아 각국 간의 친선, 평화, 생명, 박

    애정신의 향상”을 주요 취지로 삼았다. 이번이 한국을 방문하는 첫걸

    음이었는데, 한국을 사랑하게 된 어느 날 연회에서 일본과 한국 시인이

    노래를 부른 뒤 중국시인을 대표하여 당시를 집성한“춘강화월야”를 읊

    었는데 박수갈채가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흥분을 억제못한 나는 이어서

    《시경》의 명편《관저》를 읊조렸다. 그 후 한국 여류 시인이 나와 인사

    를 나눌 때 내가 시를 읊을 때 억양과 제스처를 따라했는데 언어상 장

    벽이 있었지만 서로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있었듯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게 바로 시의 매력이자 열정인 듯싶다. 어디에 있든, 현실 속의 시적

    경험이 얼마나 큰 차이가 있든 상대 영혼 속의 부르짖음을 읽을 수 있

    다. 내가 읊은 것은 고대시임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읊은 것은

    고대시 2편이었다. 이번 시회에 구체 시가를 쓰는 시인이 없었지만 대표

    팀 간에 언어장벽을 허물고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서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데 장애가 되지 않았다. 다행히도 이번“시로 느끼는 한국”의

    심사위원께서 참가한 작품 중에 구체시가가 있는 줄 알고 주최 측에서

    구체시가의 입선을 허용했을 때 다시 한번 시의 포용정신과 넓은 마음

    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에 참가한 많은 구체시가들은 모두 깊은 음률도 있고 현대 혁신

    적인 박력도 있었다. 한중 우정, 문화, 풍경 등 여러 면에서 고대시가의

    한국의 시를 채집하다

  • 시로 느끼는 한국

    19

    혁신적인 표현들을 완성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밖에 많은 시인들이 한

    국의 풍경을 묘사하고 지역경치의 풍요와 멋을, 한국의 일상생활과 풍

    습을 진지하고 섬세하게, 일상의 디테일과 자연풍경을 선택하여 독특하

    게 표현했으며 심지어 인간적 취미와 희락까지 표현했는데 지금도 잊을

    수 없다.“시로 느끼는 한국”의 테마는 이미 내 마음속 깊이 뿌리 내려

    생활과 시간의 땅에서 더욱 깊이 자라고 있다.

    몇 년 전에 내가 한국에 대한 인상이 마치 신라왕자 김교각이 혈혈단

    신 중국 주화산에 찾아와서 도를 닦음과 같아서 나는 《주화산》이라는

    시에서 아래와 같이 썼다.

    “황금색 성련 아홉송이/ 한 뙈기밭의 유채꽃속에서/ 부처님의 광명이 저녁

    노을빛과 손잡고/ 서서히 타올라/ ‘천주선적’의 산기슭을 감싸네 // 계곡, 호

    수, 마을과 사찰이/ 당나라의 가는 발길을 잡을 수 없구나/ 틈새 사이로 오가

    는 푸른빛 세월이/ 얼마나 많은 상상을 불러 일으켰던가/ 하지만 신라스님의 주

    석지 순방길에 들르는 모습은 복원하지는 못했네 // … 황혼에 문을 열어젖히

    고/ 먼지와 찰흙위에 무릎을 꿇고 절하네/ 삼계를 품은 흙을 두 손으로 움켜떠

    서/ 귀향하여 거기에 청신하고 깨끗한 시 한편을 심고 싶다.”

    오늘날 시로 느끼는 한국이 이미 나의 마음밭에서 자라고 꽃을 피웠

    다. 바로 이런 생각의 변화가 ‘시로 느끼는 한국’ 대회 심사에서 내가

    얻은 제일 큰 수확이 아닌가 싶다.

  • 诗意韩国

    20

    评语

    李宥承

    最近通过媒体可以得知在外国人眼中的韩国印象,但是把之前藏在外

    国人回忆中的韩国旅行中的所见所闻用诗歌的形式表现出来,想想也是一

    件不容易的事情。

    在今年夏天最初由驻华韩国文化院以“印象韩国”为诗题征集了作品,

    首先对于在中国是如何用中文诗歌表现韩国这一问题,本人也感到浓厚的兴

    趣。更何况,当我听到征集到全国各地共1000多首作品的时候,一想到他们

    将那些脑海中珍藏的辞藻,以及闪耀发光的诗句运用在创作中,表现得淋

    漓尽致的时候,我心中十分感恩。

    亘古至今中韩两国相互共享东亚地区丰富的文化传统,利用故事与诗,

    还有曲调隐隐约约的雅兴来博得闾巷中的民心。无论何时何地,不管男女老

    少能朗诵一两首诗,这种风流曾是日常生活中的家常便饭。“前景后事”讲的

    是诗歌的一种创作传统。这种传统影响两国文人以对生活之感悟,借自然之

    景以言志。像这样,在东亚文化圈中作为继承了诗创作的悠久传统的后人,

    在此次比赛中不难发现仍带着热爱诗的文化潮流。

    在评审过程中最难忘的是此次优秀作品数量很多,一直到最终评审时

    还有超过100多篇的作品,更何况看到每个参赛作品均用生动的诗句叙述着

    对韩国的所怀所感,将一路上欣赏到的山河风光,如画卷般在眼前展开,打

    动人心,作为教韩国语的教师,就像收到山珍海味的招待一样,无比欣慰。

    这段期间,看着这些用存放整齐保存完好的参赛者的回忆编写的诗歌,我心

    也跟着感到舒畅起来了。

    投稿人的这些故事从首尔到汉拿山,从雪岳山到釜山,从釜山到镇海,

    然后又随临津江一路漂流,沿着汉江飘到景福宫,审核作品的过程中,一直

    像早春在冰凉处潺潺流淌的沙谷小溪的合唱一样,久久无法停下来。假如是

    曾沿着韩国某个角落的街道漫步过的过客,看着这些被挑选的作品的话可

  • 시로 느끼는 한국

    21

    能会联想到那个小径是沿着白茫茫的樱花覆盖着道路,接着又是下着阵雨

    的茂密的林荫道,又很快就变成了铺满枫叶的像是铺了红地毯的寂静小路,

    最后又变成没过脚腕的光秃秃的雪地,不知不觉会发现自己在一个丝毫都

    不可舍弃的风景中驰骋。每位参赛者每个季节游览韩国各个地区的感性语

    言都是不同的。好像感觉到我也跟着参赛者和他们一行一起纵横古路,参与

    到他们的谈话中。

    因为是首届诗歌征集活动,我也努力加入他们,与参赛者一起,跟随他

    们的脚步,去到一个又一个他们记录的旅程中。对参赛作品中的杨万宁写的

    “汉拿山传奇”,所有评委都异口同声地建议将该作品评为韩中交流特别奖

    作品。在汉拿山山顶,他用精炼的感性诗句表现了酸甜苦辣人生的真谛,在

    这一点上大家都没有异议。罗紫晨的《在韩国国立中央博物馆》也因为是通

    过博物馆展示厅中陈列的遗物,对韩国历史的轨迹进行了细致的观察,并很

    好地塑造了形象,所以被评为金奖。还有吴彦哲的《情醉海云台》,张家玮的

    《河回假面》,宋文婧的《夕阳下的景福宫》等作品因为是语言精细雕琢的

    作品典范,所以被评为银奖。

    好比囊中之锥一样,每一篇入选作品均勾勒出作者在韩国时的每一个

    瞬间,用磨斧为针的生动的诗句表现出热情与勇气,没有优劣之分,都是名

    副其实的满分之作。

    此诗集的珍贵之处在于,是用韩国的山川,每一棵树木,每一片云朵,浓

    厚的人情层层刻画出来的入选作品首次编辑出来的。真心希望通过此次征

    集活动,把对韩国的愿景期望融入到诗里,像花香一样蔓延到地球村的每

    个角落,并在人们的心中久久留下一丝丝的涟漪。

  • 诗意韩国

    22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은 어떤 모습일지 요즘은 티브이 방송 프로그램으로

    도 자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외국인이 추억으로 묵혀두기만 했던 한

    국 여행담을 시편으로 다듬어낸다는 것은 어림잡아도 버거운 일일 듯싶다.

    올해 여름 처음으로 주중한국문화원에서‘한국의 인상’을 시제(詩題)로 작

    품을 공모했는데, 중국에서는 어떤 모국어 시어로 한국을 그려낼지 응모작

    을 감상하기 전부터 나는 매우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중국 전역에서

    1,000여 편에 이르는 작품이 답지했다는 소식을 듣고, 추억에 값하는 어휘들을

    땀땀이 아로새겨 빛나는 옥고를 빚어냈을 응모자들의 열정을 헤아리며 나는 고

    마운 마음마저 들었다.

    예로부터 한국과 중국은 동아시아의 풍성한 문화적 전통을 공유하면서 이야

    기와 시, 그리고 노랫가락의 은근한 여흥이 여항(閭巷)의 민심까지 사로잡고 있

    었다. 어디서든 한 곡조, 한 구절쯤 읊조릴 줄 아는 풍류는 남녀노소를 막론하

    고 일상생활 속에 만연했던 당연지사였다.‘전경후사(前景後事)’의 한시 창작

    전통은 양국 문인들이 삶을 관조(觀照)하면서 자연에 빗대어 표현하는 가치관

    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이처럼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시 창작

    의 유구한 전통을 계승한 후예들로서, 이번 시 공모전에서도 여전히 시를 즐기

    는 풍류가 흐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선 심사를 하면서 무엇보다 뜻깊었던 것은 최종심까지 올라온 응모작 편수

    만 해도 100여 편에 이를 정도로 우수작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꼽을만하다. 게

    다가 응모자마다 그토록 한국을 향한 가슴 절절한 소회를 생생한 시 구절로 풀

    어서 옛길 위에서 마주친 한국의 산하를, 인심을 손에 잡힐 듯 눈앞에 한껏 펼

    쳐 보여준 정성에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원으로서 농익은 감성의 진수성찬을 한

    가득 대접받은 것처럼 무척 기꺼웠다. 그동안 고이 접어 차곡차곡 간직해 놓았

    던 응모자들의 추억을 구구절절 엮어낸 시편들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나도 덩달

    아 가슴이 뜨거워지는 후련함을 느꼈다.

    서울에서 한라로, 설악에서 전주로, 부산에서 진해로, 응모자들의 이야기 보

    따리는 이내 임진강물에 실려서 다시 한강 물줄기를 따라 경복궁까지 내달아서

    심사평

    이유승

  • 시로 느끼는 한국

    23

    작품을 읽는 내내 이른 봄 얼음장 밑으로 졸졸 흐르는 산골 시냇물의 합창처럼

    이야기는 밤새도록 그칠 줄 몰랐다.

    아마도 한국의 어느 길모퉁이를 따라 한 번쯤 거닐어 본 적이 있는 길손이라

    면, 이번 당선작 시편들을 읽으면서 그 길은 곧 새하얀 왕벚꽃 잎으로 뒤덮인

    화사한 꽃 길로 이어지고, 또다시 소낙비가 퍼붓던 울창한 숲길은 이내 단풍나

    무 잎이 붉은 융단처럼 깔린 호젓한 산길이 되며, 이 길은 발목까지 푹푹 빠지

    는 새하얀 눈밭 길로 변하면서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는 그 풍경 속으로 어느

    새 거침없이 내달리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응모자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한국 방방곡곡 산하를 거닐던 감성의 언어들은 분명 색달

    랐다. 응모자들이 일행들과 동서남북으로 옛길을 거닐면서 두런두런 주고받던

    속 깊은 대화를 나도 곁 따라 엿듣는 기분이었다.

    첫번째 응모전이라서 함께 일행이 된 심정으로 응모자들이 펼쳐놓은 소중한

    여정의 장면을 있는 그대로 느껴보려고 애썼다. 출품작 중에서 양완닝(杨万宁)

    의‘한라산전기(汉拿山传奇)’는 심사위원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한중교류 특

    선작으로 올리자고 의견을 모았다. 한라산 정상에서 치열한 삶의 진정성을 절

    제 있는 감성적인 시구로 잘 표현했다는 점에서 이견이 없었다. 뤄쯔천(罗紫晨)

    의‘국립중앙박물관에서(在韩国国立中央博物馆)’도 박물관 전시실의 유물로

    남은 한국 역사의 궤적을 세밀한 관찰력으로 잘 형상화한 수작이라서 금상으로

    올렸다. 우옌저(吴彦哲)의‘해운대 정취(情醉海云台)’, 장자웨이(张家玮)의‘하

    회탈(河回假面)’, 쑹원징(宋文婧)의‘석양의 경복궁(夕阳下的景福宫)’도 섬세

    하게 다듬은 시 창작의 전형을 보여주는 우수작이라서 은상으로 올렸다.

    낭중지추라 했던가. 입선에 올린 수상작 편편마다 한국에서 마주쳤던 순간의

    인연을 놓치지 않고 마부위침(磨斧爲針)의 생생한 시어로 되살린 열정과 용기는

    우열에 상관없이 모두 만점을 받기에 모자람이 없다. 이 작품집은 한국의 산천,

    나무 한 그루, 조각구름, 따뜻한 인정으로 켜켜이 빚어낸 수상작을 첫번째로 엮

    어낸 것이라 값지다. 이번 공모전을 계기로 한국을 염원하는 마음이 시에 정진

    하는 더 맑고 고운 손길로 합쳐져 세상 곳곳으로 꽃 향기처럼 솔솔 퍼져나가서

    사람들 마음속에 잔잔한 울림으로 오래도록 남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诗意韩国

    24

    2 부

  • 시로 느끼는 한국

    25

    诗情画意专家诗

    시로 보다전문가 시

  • 专家诗 / 전문가 시

    诗意韩国

    26

    在平昌

    中午,一碗米饭

    傍晚,米饭一碗

    有时配上大酱汤

    有时配上一碟泡菜

    或是一碟小鱼

    或是几片油渍芝麻叶

    而我不得不学着盘腿而坐

    我的低矮餐桌

    我的乌木酱碗

    我也从来没有像现在这样

    注视着一件事物

    我的筷子在感恩

    我的喉结蠕动

    我必然的前生

    一碗米饭

    我偶然的来世

    一碗米饭

    一碗米饭

    王家新

    我在远方的托钵僧

    一碗米饭

    我的囚牢里的兄弟

    一碗米饭

    似乎我们一生的辛劳

    就为了接近这一碗米饭

    碗空了

    碗在

    我的旅途,我的雨夜

    我的绿与黄

    我的三千里阳光

    在这里

    化为了一碗米饭

    2017.9.16.韩国平昌

    왕지아신

  • 시로 느끼는 한국

    27

    평창에서

    점심에 밥 한 사발

    초저녁에 밥 한 사발

    때로는 된장찌개랑

    때로는 김치 한 접시랑

    혹은 멸치 한 접시랑

    혹은 절인 깻잎 몇 장이랑

    다리 꼬고 앉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안되었다

    나지막한 밥상과

    흑단으로 만든 밥사발

    난 지금처럼 한 가지 일에

    이토록 집중해 본 적이 없다

    나의 젓가락이 감사하고 있고

    나의 결절이 움직이고 있다

    나의 필연적인 전생의

    밥 한 사발

    나의 우연적인 내생의

    밥 한 사발

    나의 먼 곳에 있는 탁발승려

    밥 한 사발

    나의 감옥에 있는 형제의

    밥 한 사발

    마치 우리 인생의 노고가

    이 밥 한 사발에

    다가가기 위한 것 같다

    사발이 비었다

    사발이 여전히 있다

    나의 여정 나의 비 오는 밤

    나의 푸르름과 노오랑

    나의 삼천리 햇빛이

    여기서

    밥 한 사발이 되었다

    2017.9.16. 한국 평창에서

    밥 한 사발

  • 专家诗 / 전문가 시

    诗意韩国

    28

    从北京到首尔,再转机

    飞往济州岛

    再坐一个半小时的大巴

    我们终于在城山日出峰的一处民宿住下

    我们,终于和火山和大海

    为伴了。

    在这里,我们边吃着生鱼片拌饭

    边望着窗外“城山”的剪影

    我想起“观看乌鸫的十三种方式”

    但这座死火山不是乌鸫

    它在夜里更黑

    (生鱼片的嫩白与鲜红!)

    我所需要的也不是隐喻

    而是某种讲述

    我们前往牛岛

    成群的海鸥鼓翼而来,在船尾

    在轮渡一侧,在我们头顶的上空……

    (我们没有白来了!)

    而牛岛看上去也不像一头卧牛

    它与城山日出峰遥遥相望

    像是有着某种句法关系

    它慷慨地让我们骑车绕岛一周

    写在城山日出峰下

    但见山头上,白色灯塔

    防波堤上,红色灯塔

    哦灯塔,去灯塔——

    也只有一个惊涛骇浪中的水手

    能赋予它们意义

    我们回来,城山日出峰——

    在夜里你安静得近乎庄严

    我们的疼痛算什么

    我们的缄口又算什么

    你已沉默了三十万年

    你的沉默

    像一座攻不破的高高卫城

    (是在那一夜吗?

    我竟又梦见那群轮渡上空的鸥鸟

    像是些死魂灵!

    我听着它们无声的唳叫……

    它们是为啄食而来吗?

    它们伴着我们,从一个岛

    到另一个岛……)

    王家新 왕지아신

  • 시로 느끼는 한국

    29

    我们来到涉地可支,一道

    突向大海的长长岬角

    在这里他们拍摄了“all in”

    在这里绝望的情人押上了他们的赌注

    多浪漫的“偶来小路”!

    从荒坡通向悬崖,通向无地

    通向那一望无际、银光粼粼的海……

    也许,在那里迎风站上五分钟

    一切都不一样了

    偶来?偶来!

    我听到了这遥远而亲昵的声音

    然而我的眼中已没有了

    一个孩子的企盼

    或青春时代的热泪,

    行走在这座岛上,到处但见

    火山石围墙,火山石烟囱

    火山石搓澡石,火山石守护神……

    我也拣起一块布满马蜂窝的火山石

    垒在海边的乱石堆上

    代替我们眺望

    这是哀悼的大海

    这也是不可能的哀悼

    然后我们去大浦海岸看柱状节理带——

    那喷涌的炽热岩浆

    转瞬间冷凝成的角形黒色岩柱,

    仍在滔天巨浪中成排屹立,

    好像是整个大海扑来

    在我们下方,在我们的上空

    涛声如雷滚动……

    我从未见过如此疯狂的爱

    绝望的爱!

    all in,all in!

    我们离去,胸腔似带着

    一阵阵被拍击的苦痛……

    我们离去,山道上

    松针也在沸腾……

    而这是在城山日出峰的最后一天

    我们黎明即起

    迎着粉红色的彤云爬山

    一座死火山,一座

    让我们再次去爱去死的山!

  • 专家诗 / 전문가 시

    诗意韩国

    30

    你也终于等到了我吗

    黑压压的人群,或坐或伫立在

    锯齿状的火山口边缘上

    没有人往下面看

    那深深的火山坑已被茂密的植被覆盖

    也无人敢于往下面看

    毎个人都披着他们一生的夜色

    等待着日出

    世界,从未如此静穆

    火山,你以沉默和死亡托起了我们

    太阳,也升起来了。

    王家新 왕지아신

  • 시로 느끼는 한국

    31

  • 专家诗 / 전문가 시

    诗意韩国

    32

    성산 일출봉 밑에 써 넣다

    王家新 왕지아신

    북경에서 서울까지, 또 한번 갈아타고

    제주도까지

    또 한 시간 반 동안 버스를 타고

    마침내 성산일출봉의 어느 민박집에 유숙했다

    우리는 끝내 화산과 바다와 같이하게 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회 비빔밥을 먹으면서

    창 밖‘성산’의 실루엣을 바라보았다

    문득‘지빠귀를 보는 방식 13종’이 생각났지만

    이건 사화산이지 지빠귀가 아니다

    밤엔 더 어둡고

    (회의 부드러움과 하얗고 빨간!)

    내가 필요한 건 은유가 아니라

    일종의 서술이다

    우리는 우도로 향하면서

    갈매기가 떼를 지어 모여드는 것을 보았다

    선미에서, 연락선 한쪽에서, 우리의 머리 위 공중에서...

    (헛걸음 한 게 아니군!)

    허나 우도는 엎드린 소처럼 생기지 않았다

    성산일출봉에서 멀찌감치 바라보니

    일종의 문법연관이 있어 보였다

  • 시로 느끼는 한국

    33

    이는 관대하게 우리더러 자전거를 타고 섬을 한 바퀴 돌게 했다

    산 너머 하얀 등대

    방파제 위의 붉은 등대

    오 등대, 등대에 가자-

    거긴 거칠고 사나운 파도 속의 선원 한 명만이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성산일출봉이여~ 우리가 돌아왔다

    밤이면 너는 너무 장엄할만큼 조용했다

    우리의 아픔이 뭐길래

    우리의 말 아낌이 뭐길래

    너는 이미 30만 년을 침묵했느냐?

    너의 침묵은 마치

    정복할 수 없는 높은 성과도 같다

    (혹시 그 밤이었던가? 나는 꿈에 그 연락선의 상공을

    지나가는 갈매기 무리를 결국 또 보았다

    그것들은 마치 죽은 영혼과도 같았다!

    소리 없는 비명 소리를 듣고 있었는데

    그것들은 뭔가를 쪼아먹기 위해 온 것 아닌가?

    그들은 우리를 따라 한 섬에서

    다른 한 섬으로)

    우리는 섭지코지로 왔다

    바다를 향해 뻗어나간 긴 코지

    여기가‘올인’의 촬영지다

  • 专家诗 / 전문가 시

    诗意韩国

    34

    여기서 절망한 연인은 그들의 판돈을 걸었다

    그 얼마나 로맨틱한 올레길인가!

    황량한 비탈에서 절벽으로, 땅이 없는 곳으로 통하는

    끝없이 펼쳐진 은빛 반짝이는 바다

    아마 그곳에서 5분 동안 바람을 맞으며 서 있으면

    모든 것이 달라져 보인다

    올래? 올레!

    나는 멀고도 다정한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내 눈엔 보이지 않았다

    한 아이의 소망 혹은

    청춘 시대의 뜨거운 눈물이

    이 섬을 걷다 보면 가는 곳마다 볼 수 있다

    화산석 담벽, 화산석 굴뚝

    화산석 때밀이 돌, 화산석 수호신

    나도 벌집 가득한 화산석 하나 주워

    바닷가 돌무더기 위에 쌓았더니

    그 돌들이 우리를 대신해 바라보았다

    이는 애도의 굽어봄이요

    이는 또 있을 수 없는 애도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대포 해안에 가서 기둥모양 절리를 구경했다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암장이

    눈깜짝할 사이에 각이 난 검은색 기둥으로 굳어져

    여전히 거대한 파도 속에 우뚝 솟아 있다

    발 밑으로 온 바다가 몰려오는 것 같고

  • 시로 느끼는 한국

    35

    머리 위에서 파도 소리가 우레와 같이 구르는 것 같았다...

    난 이토록 미친 사랑을 본 적이 없다

    절망적인 사랑!

    all in,all in!

    우리가 떠나면 가슴에 느닷없이 두들겨오는 듯한 아픔이...

    우리가 떠나면 산길의 솔잎도 끓어오르는데...

    하지만 이날은 성산일출봉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동틀 녘에 일어나

    분홍빛 구름을 맞으며 사화산을 등산했다

    우리 한번 더 죽은 산을 사랑해 보자!

    너도 끝내 나를 기다렸었던가?

    새까맣게 모여 든 사람들, 톱니 형태의 분화구 변두리에

    앉아 있거나 서있는 사람들,

    누구도 아래로 내려다보는 사람이 없다

    그 깊은 화산 구덩이는 이미 무성한 식생으로 뒤덮였다

    또 누구도 감히 아래로 내려다보는 사람이 없다

    각 사람마다 모두 그들 일생의 밤빛을 띠고 있고

    해돋이를 기다리고 있다

    세상은 이토록 숙연해 본 적이 없었다

    화산은 침묵과 죽음으로 우리를 받치고 있다

    태양도 솟아올랐다

  • 专家诗 / 전문가 시

    诗意韩国

    36

    历史的水位有高有低

    但不会高得泛滥

    低得枯干

    我们活着时

    无法在水下建造宫殿

    在里面生活

    只有恒久的睡眠

    帮我们如愿以偿

    东海王陵

    北塔 베이타

    我们离水晶宫还很远

    还没法互通骑驿

    更谈不上争夺地盘

    你随时可以来看我们

    在沙滩上捡起一枚贝壳

    扔到我们头顶的巨石上

    或者在水里溅起一点浪花

    就是对我们最好的祭奠

    朴希亘 翻译

    __此乃新罗朝文武大王之陵寝,在东海之水下,世所罕见也。

  • 시로 느끼는 한국

    37

    물결이 인다, 역사의 물결은 높기도 하고 낮기도 하나

    범람할 만큼 높지도 않고

    말라버릴 만큼 낮지도 않다

    우리가 살아 있을 때는

    물 아래에 궁전을 지을 수가 없었다

    그 안에서의 생활이란

    항구한 수면일 뿐

    우리가 바라는대로 이루어지도록

    우리는 용왕의 수정궁과는 멀리 떨어져 있어

    서로 역마가 오고갈 수도 없으며

    영토를 놓고 싸울 수는 더더욱 없다

    당신은 언제라도 우리를 보러 올 수 있으리

    모래밭에서 조개껍질 하나 주워들어

    우리 머리 위의 거석(巨石)에 던지소서

    혹은 물 속에서 한 점 파도를 일으키소서

    그것이 우리를 위한 최고의 제전이 될 것이니

    동해왕릉

    -이는 신라 문무대왕의 능으로, 동해 바닷물 아래에 있어, 세상에 보기 드문 것이다

  • 专家诗 / 전문가 시

    诗意韩国

    38

    也许天马从来没来过

    也许来过,但没有停留

    否则,它的蹄印里

    肯定会有一支野花怒放

    只有一幅壁画作证

    有人曾见过它

    在烽火硝烟里

    或朝廷大典上

    那仅仅是一瞬间

    像风吹过耳边

    天马陵

    不是在帝王的墓碑上

    留下自己的名字

    而是风,是闪电

    它只同意你把它的名字

    写在风中,像被风裹挟的种子

    总是投向陌生的土地

    假如它真地被迫在这里

    陪伴帝王的遗骸

    那么,闪电将劈开这坟冢

    它将一跃飞上天空

    北塔 베이타 朴希亘 翻译

  • 시로 느끼는 한국

    39

    어쩌면 천마는 온 적이 없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으리라

    그렇지 않으면, 그의 발자국 안에는

    분명히 한 가지의 들꽃이 만발했으리

    그저 한 폭의 벽화만이

    누군가 그를 본 적이 있음을 증명한다

    봉화의 연기 속에서

    혹은 조정의 성전에서

    그것은 단 한 순간이었으리

    바람이 귓가를 지나치듯이

    제왕의 묘비 위에

    이름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바람일 뿐, 번개일 뿐

    그는 그저 네가 그의 이름을

    바람 속에 쓰는 것에만 동의할 뿐이다

    바람에 휩쓸려 가는 씨앗처럼

    언제나 낯선 땅에 던져지도록

    만약 그가 정말로 이곳에 머물러

    제왕의 유해를 곁에서 지켰다면

    그러면, 번개가 이 분묘를 쪼개어

    그는 한달음에 하늘로 날아올랐으리라

    천마릉

  • 专家诗 / 전문가 시

    诗意韩国

    40

    一株被海风削塑的松树

    向天空撑起躯干

    脚下悬崖仞壁

    乌云翻滚经年

    疼痛或明媚圆聚在年轮中

    生命里注满了祈祷和钟声

    身后,海水观音伫立在远丘

    静静抚摸岁月的疼痛

    与你交汇的瞬间

    我的灵魂张开一道风景

    我的灵魂张开一道风景__访韩国洛山寺有感

    孙晓雅 쑨샤오야

  • 시로 느끼는 한국

    41

    바닷바람에 깎여나간 소나무 한 그루가

    하늘을 향해 몸을 내밀다

    발아래 절벽의 길

    먹구름이 1년 내내 덮고 있다

    아픔이나 아름다움이 세월에 묻혀 있고

    생명에는 기도와 종소리가 가득 채워져 있다

    등 뒤에는 바닷물 관세음이 멀리 언덕에 서서

    조용히 세월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너와 합류하는 순간

    나의 영혼이 한가닥 풍경을 열었다

    나의 영혼이 한가닥 풍경을 열었다-한국 낙산사 방문 감회

  • 专家诗 / 전문가 시

    诗意韩国

    42

    我们没有交谈,

    只是相互看着

    相互看着笑就足够了

    笑容播下静谧的菩提

    菩提笑__致许英子

    우리는 말없이

    그냥 서로 바라만 보았다

    서로 바라만 보면서 실컷 웃었다

    우리의 웃음이 고요한 보리를 심었다

    보리웃음

    -허영자氏에게

    孙晓雅 쑨샤오야

  • 시로 느끼는 한국

    43

  • 专家诗 / 전문가 시

    诗意韩国

    44

    1.

    一首诗。

    一首诗有它的夜晚。

    一首诗有它发生的时辰。

    一首诗有它的际遇、历险

    如奥德修斯,一首诗有它的命运。

    2.

    一首诗。

    一首诗是孤独的。

    在人群中一首诗总在

    寻找着什么(它寻找而不自知)

    就像一只毛发蓬乱的流浪狗

    狗的眼睛,是炽热的。

    3.

    一首诗。

    一首汉语诗

    漂洋过海,我没想到它

    在异国

    一个叫平昌的地方遇到一位

    黑色披风、黑色礼帽的女诗人

    当一首诗遇到一个人

    或者,当一个人遇到

    一首诗有它的命运__致韩国女诗人金银呈

    扶桑 푸상

  • 시로 느끼는 한국

    45

    一首诗,会发生什么?

    我听不懂你的韩语。但

    有何关系?当你说

    它对你有治疗作用

    你在严肃的、三国诗人聚集的会场

    站起来朗诵这首诗

    当你朗诵时,我感到

    是你,而不是我,才是它的真正作者

    我听不懂你的韩语。但

    有何关系?心的声音不需要翻译。

    这是泪水的认亲!

    泪水原来也有亲戚!

    4.

    诗是什么?

    诗是一颗心的独自历险

    诗是什么?

    诗是一条

    写作者发掘的秘密通道

    有时,他会在那里遇见

    另一个人

    2017.11.27

  • 专家诗 / 전문가 시

    诗意韩国

    46

    1.

    시 한 편

    시 한 편에는 밤이 있다

    시 한 편에는 발생한 시간이 있다

    시 한 편에는 그 기회도 있고 모험도 있다

    마치 오디세우스처럼, 시 한 편에는 운명이 있다

    2.

    시 한 편

    시 한 편은 고독이다

    한 편의 시는 사람들 속에서

    뭔가를 찾고 있다(스스로는 찾고 있는 줄 모른다)

    꼭 털이 헝클어진 한 마리 유기견처럼

    개의 눈깔이 이글거린다

    3.

    시 한 편

    중문 시 한 편이

    바다를 건너, 이국타향에 있을지

    미처 생각지 못했다

    평창이라는 곳에서 만난 한 사람

    검은 망토를 걸치고 검은 페도라를 쓴 여류 시인

    시 한 편이 한 사람을 만나면,

    혹은 한 사람이

    시 한 편에 운명이 깃들어 있다

    -한국 여류시인 김은정께

    扶桑 푸상

  • 시로 느끼는 한국

    47

    시 한편을 만나면 어떤 일이 생길까?

    난 그대의 한국어를 못알아들어요, 하지만

    그게 뭔 대수랴? 그 시가

    그대에게 치유 역할을 하고 있다면,

    삼국 시인이 모인 숙연한 회장에서

    일어나 그 시를 낭송한다면

    그대가 낭송할 때 불현듯

    이 시의 진정한 저자가 내가 아닌

    당신이라는 느낌을 받는다면...

    난 그대의 한국어를 못알아들어요, 하지만

    그게 뭔 대수랴? 마음의 소리는 번역이 필요없다

    이는 눈물의 친척관계다

    눈물에는 친척관계가 있다

    4.

    시란 무엇인가?

    시란 마음속의 홀로 겪는 모험이다

    시란 무엇인가?

    시란 저자가 발굴한 비밀 통로다

    때론 그곳에서 우연히 다른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

    2017.11.27

  • 专家诗 / 전문가 시

    诗意韩国

    48

    如今,神,请您来祈祷吧 /一直接受祈祷的您/把灵验的第一次祈祷/

    像垂下的旗帜一样/投在人们的祈祷逐渐暝暝的这里__金南祚

    一个坐在轮椅上的人在祈祷,

    她说,“神啊,请您来祈祷吧”

    我喉咙中压抑的言辞,就像

    踽踽独行的马,走向一条河流。

    在多雾的日子,我们不知道

    警告来自哪里?当初秋的金黄

    渐渐沉入波涛,诗行的伤痕

    就在冒烟的胸口之间摆渡。

    死亡与恐惧,针刺般的孤独依然存在,

    而祈祷之声渐渐喑哑,如她所说

    神,您会拥抱她们吗?

    将要来临的这个夜晚和明天

    怎么度过?未来,会发生什么?

    那黑色的棉絮和盘旋不去

    的鸦群,又融合在了一起。

    而您终将带着一丝艰辛来临,对吗?

    我信赖那些嘴唇无声的嚅动

    大地上的创伤与祈求,

    我的神,现在,请您也来祈祷吧。

    祈祷

    池凌云 치링윈

  • 시로 느끼는 한국

    49

    이제 신이여, 기도해 주세요 / 줄곧 기도를 받던 당신이 / 영험한 첫 기도를

    드리우는 깃발처럼 / 사람들의 기도가 점점 흐릿흐릿해지는 이곳에 던져주세요

    -김남조

    휠체어에 앉은 한 사람이 기도하고 있었다

    “신이시여, 기도해 주세요”

    내 목구멍에 맺혀 있는 언어는 마치

    외로이 달리는 말처럼 강물을 향해 간다

    안개낀 날에 우리는 모른다

    경고는 어디에서 왔는지? 초가을의 황금빛이

    점점 파도 속으로 빠져들고 싯구의 상처가

    바로 연기나는 가슴 사이로 오가는 것을

    죽음과 두려움, 가시 같은 고독이 여전히 존재하는데

    기도하는 소리가 점점 잠겨 들어간다 마치 그녀가 말한 것처럼

    신이시여, 그들을 안아 주시렵니까?

    바야흐로 다가올 이 밤과 내일을

    어떻게 지낼까?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 검은 목화솜과 맴돌아 가지 않는

    까마귀 떼가 또 한데 섞였다

    허나 당신은 결국 한 가닥 수고로움을 안고 올 것이 아닌가?

    나는 그 입술의 소리 없는 움직임을 믿는다

    이 땅의 상처와 기도는

    나의 신이시여, 지금, 기도해 주세요

    기도

  • 专家诗 / 전문가 시

    诗意韩国

    50

    夜晚来临,我们陆续走出房屋

    我想象自己正在去往一个

    欢乐而温馨的地方

    可以与久别的兄弟姐妹谈论天气

    和旅途中的种种惊奇

    我寻找一个家一样的地方

    一个从没见过、让我无语而流泪的家

    那一条条被我遗忘的小巷

    或许有人正在等待我

    在种着小树的园子里梳妆的女人

    在门口摆放不同的空啤酒瓶的男人

    我看着他们的脸

    顺着一个个墙根行走

    而他们并不认得我

    这让我有一点小小的难受

    但我看到了一堵红砖矮墙上

    一丛绿色的倒地铃在呼吸

    它的别名叫风船葛和灯笼草

    有清热解毒、消肿止痛之功

    当我触摸它时——这真实的时间之茎

    灌满了石缝。

    夜晚的首尔小巷

    池凌云 치링윈

  • 시로 느끼는 한국

    51

    밤이 다가오자 우리는 연이어 집을 나섰다

    지금 내가 즐겁고 아늑한 곳으로 가고 있다는

    상상을 하면서...

    오래된 형제자매와 날씨를 논하고

    여행길의 여러 놀라웠던 일들을 얘기할 수 있도록

    나는 집 같은 곳을 찾고 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나를 말없이 눈물 흘리게 한 집

    나한테 잊혀진 그 골목길

    누군가 혹시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나무를 심어 놓은 정원에서 화장하는 여인과

    문 앞에 서로 다른 빈 맥주병을 배열해 놓는 남자

    나는 그들의 얼굴을 보았다

    담 밑을 따라 걸어갔다

    하지만 그들은 나를 알아주지 않았다

    이는 나를 조금 괴롭게 했다

    그러나 나는 붉은 벽돌로 쌓아올린 낮은 벽에서

    한 줄기 푸른색 풍선덩굴이 숨쉬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별명은 풍선덩굴과 층층이꽃이다

    열을 내리고 해독하고 부기를 가라앉히고 통증을 멈추게 하는 효과가 있다

    내가 그것을 만졌을 때-- 이 리얼한 시간의 줄기가

    돌 틈에 가득 채워졌다

    한밤의 서울거리

    夜晚来临,我们陆续走出房屋

    我想象自己正在去往一个

    欢乐而温馨的地方

    可以与久别的兄弟姐妹谈论天气

    和旅途中的种种惊奇

    我寻找一个家一样的地方

    一个从没见过、让我无语而流泪的家

    那一条条被我遗忘的小巷

    或许有人正在等待我

    在种着小树的园子里梳妆的女人

    在门口摆放不同的空啤酒瓶的男人

    我看着他们的脸

    顺着一个个墙根行走

    而他们并不认得我

    这让我有一点小小的难受

    但我看到了一堵红砖矮墙上

    一丛绿色的倒地铃在呼吸

    它的别名叫风船葛和灯笼草

    有清热解毒、消肿止痛之功

    当我触摸它时——这真实的时间之茎

    灌满了石缝。

    夜晚的首尔小巷

  • 专家诗 / 전문가 시

    诗意韩国

    52

    月光飞落成路

    灿烂耀眼

    月中的路

    我心中的路

    那月之路

    丝绸之路的月亮

    权大雄 권대웅

    달이 부서져 내려 쌓인 길

    너무 환해 보이지 않는

    달 안에 있는 길

    내 안에도 있는

    그 달길

    실크로드의 달

  • 시로 느끼는 한국

    53

    花儿梦化蝶

    蝴蝶梦恋花

    月下一梦境

    穿越今生和来世

    花儿一不小心

    一沉

    忘了,

    蝴蝶梦

    庄子之月

    꽃이 꾼 나비꿈

    나비가 꾸고 간 꽃꿈

    달 아래 한꿈

    이생과 저생을 들락날락하다가

    꽃이 그만

    까무룩!

    잊어버리고 만

    나비꿈

    장자의 달

  • 专家诗 / 전문가 시

    诗意韩国

    54

    许世旭 허세욱

    故乡者

    自从我用双足,踢开了

    母亲那么温暖的羊水之后

    连襁褓都已经是

    他乡了。

    我在锦绣的摇篮

    跟着妈妈爱哼爱睡

    风和日丽的季节

    还是那么晕晕花花。

    吃奶、走路,不久

    追扑蝴蝶,瞅瞅眼波。

    故乡等在小桥流水

    故乡活现在灶火中。

    故乡不从地球的混沌来

    而地球却从混沌来。

    地球于盘古时曾不乖

    拼图游戏了一番,乱糟糟的。

    魁梧的地球,急得别扭起来

    只好歪着身子,斜斜滚转

    我也不知换了

    多少个游艇般的鞋子。

    走完了几圈地球之后

  • 시로 느끼는 한국

    55

    不觉治好了晕花的症候

    但新来了未名的怪癖

    一看小桥流水,心就跳不停的。

    一朵故乡,藏在我薄薄的

    茫茫烟波的眼帘里。

    见着一个姑娘那颤抖的手

    梧井边汲我一瓢水的时候。

    故乡者何谓

    一更睡醒时

    枕畔所见的

    那团红灶火。

    * 以此诗纪念中韩文学交流的使者,韩国最富盛名的汉学家、汉语诗人许世旭教授。许教授一生致力

    于研究中国诗歌和中国文学史,长期以中文和韩文从事文学创作,为中韩文学交流做出突出贡献。特

    别收录此诗,致敬许教授及所有为促进中韩文学交流付出辛劳的各位。/ 北塔

  • 专家诗 / 전문가 시

    诗意韩国

    56

    내 두 발로 힘껏 걷어차

    아늑한 어머니의 양수에서 나온 후

    포대기조차도 이미

    타향이 되었네

    나는 보드라운 요람에서

    엄마의 콧노래를 들으며 잠들기 좋아했네

    바람이 부드럽고 햇살이 따사로운 계절에도

    그렇게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몽롱했네

    젖을 먹고, 걸음마를 하고, 얼마 안 돼

    나비를 쫓으며 앙증맞은 눈동자로 쳐다봤네

    고향은 작은 다리와 흐르는 시냇물에 있고

    고향은 부뚜막 속에서 살아 숨쉬네

    고향은 지구의 혼돈으로부터 생겨나지 않았고

    되레 지구가 혼돈으로부터 생겨났네

    지구는 반고(盘古) 때 말썽꾸러기이어서

    퍼즐 맞추기를 하고 나면 엉망진창이 되었네

    건장한 지구, 조급한 마음에 까탈을 부리며

    몸을 비딱하게 하고는 비스듬히 돌아가네

    나 역시 몇 개나 바꿨는지 모르겠네

    요트와도 같은 신발을

    걸어서 지구를 몇 바퀴 돌고 나니

    고향 사람

    许世旭 허세욱

  • 시로 느끼는 한국

    57

    어느덧 어지럽고 몽롱한 증상은 완치됐지만

    이름 모를 괴벽(怪癖)을 새롭게 얻었네

    작은 다리 흐르는 시냇물만 보면 심장의 두근거림이 멈출 줄 모르네

    한 떨기 고향, 나의 얇디얇고도

    희미한 안개가 낀 눈꺼풀 속에 숨어있네

    아가씨가 그 떨리는 손으로

    나에게 우물물을 한 바가지 떠주던 시절을 바라보네

    고향 사람이란 무엇인지

    일경(一更)에 잠이 깨어

    베갯머리에서 봤던

    그 붉은 부뚜막 불꽃은 아닐는지

    * 한중문학교류의 사절(使節)이자 한국 최고의 중국학 학자 겸 중국어 시인이었던 허세욱 교수의 시

    이다. 허교수는 한평생 중국 시가(詩歌)와 중국 문학사 연구에 매진하고 오랜 시간 중국어와 한국어

    문학 창작에 전념하면서 한중문화교류에 크게 이바지했다. 특별히 이 시를 수록해 허교수를 기리며,

    아울러 한중문학교류를 위해 애쓰신 분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바친다. / 베이타

  • 诗意韩国

    58

    3 부

  • 시로 느끼는 한국

    59

    以诗言志获奖者的诗特别奖/ 金奖/银奖/铜奖/优秀奖 获奖作品

    시로 느끼다수상자들 시

    특별상 / 금상 / 은상 / 동상 /우수상 수상작품

  • 诗意韩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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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韩中交流特别奖 한중교류 특별상】

    杨万宁 양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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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山不在高,汉拿山百步遇神仙

    水不在深,白鹿潭有鹿在侧畔

    能拿下银河的高山,仙袂飘飘然

    面对汉拿山,我满怀敬意和虔诚

    这山里不会有狼,只有神和仙

    心中常坐一尊神,头上三尺有青天

    行走汉拿山,我只管低头走路

    小心翼翼,用额头贴紧石头

    神之山,母亲的怀抱一样温暖

    那石阶是俗世磨出的一道道坎

    一个男人最好的修行,就是把自己

    还原成一棵树,或者一滴水

    山顶上的白鹿潭能通天地

    在这里,一切都是可以宽恕的

    宽厚的汉拿山,能容众生不容之事

    前世不分东西,今生不分南北

    山顶上,360只火山的眼睛圆睁着

    既是传奇的前世,也是今生的传奇

    汉拿山传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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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이 높지 않으니 걸음마다 신선을 만날 듯하고

    물이 깊지 않으니 백록담 호수에 사슴이 노닐 것 같네

    은하수라도 잡힐 듯한 산 속에는 신선들의 소매가 나붓기는구나

    한라산을 마주하면 경이로움을 금할 수 없는데

    늑대는 어디 가고 신선만 노니는가

    마음 속에 신을 품고 있으니, 머리 위에는 푸르름이 끝간데 없구나

    한라산을 오르다보면 자꾸 고개가 숙여지네

    조심스레 이마를 돌에 맞대어 보니

    신의 산은 가만히, 따뜻한 어머니의 온기를 전해주네

    끝없이 이어진 돌계단은 속세를 향한 한 줄기 길일 텐데

    대장부의 수행은 어쩌면 한 그루의 나무

    어쩌면 한 방울의 물로 돌아가는 거겠지

    산꼭대기의 백록담은 하늘과 땅을 잇는데

    너그러운 한라산이 중생이 닿지 못하는 것까지 껴안아주니

    이곳에서라면 용서치 못할 게 없겠구나

    전생이 동서를 가리지 않고, 이생 또한 남북을 구분하지 않으니

    산 정상의 360개 화산이 눈 한번 붙이지 못하고

    전생과 이생의 전설을 전해주고 있네

    한라산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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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新罗佛像

    罗紫晨 뤄즈천

    【金奖 금상】

    半岛盛产铁矿,也盛产铁铸的佛像

    他们大都神色平静

    在雨声婆娑中,默念的经文转动了月光

    暮色里升起的星辰,分明是朵朵浪花

    顺着高句丽的激流翻腾至新罗的漩涡

    涟漪的褶皱里夹藏了金戈铁马和里短家常

    狼烟与炊烟并行于时间之外,互不相让

    半岛的优质铁矿,并未铸就佛像的铁石心肠

    他们垂下双目,任历史的画卷铺陈于视线所及之处

    卷上的无数名姓,堆砌起一部浩瀚的家国史志

    没有利器可以剜去其中的墨迹与涂痕

    每一抹丹青,都根植于古老的血脉

    以偾张之势,从过往渗入将来

    你看那年轮在佛像的耳廓外穿针走线

    将光阴装订了一圈又一圈——

    而沾了雨的星月,也代替缭绕檀香

    在鱼贯而入的观游者耳畔,鸣起遥远的梵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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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불상

    철광이 풍부한 한반도에는 쇠로 만든 불상도 많은데

    그 위상이 늠름하더라

    빗소리와 파도 속에 읊조린 경문이 달빛을 움직이고

    황혼에 떠오른 별은 한송이의 물보라임에 틀림없구나

    고구려의 격류를 타고 신라의 소용돌이로

    잔잔한 주름 속에 금고철마와 일상의 잡담

    늑대의 체취와 밥풀 향기가 세월 밖에서도 나란히 양보하지 않는구나

    한반도의 쇠붙이로 영혼이 없는 불상을 만든 적이 없던만큼

    두 눈을 드리우고 수많은 이름들로 이루어진 국사를 기록한

    역사의 두루마리를 시선이 닿는 곳에

    진열하도록 지켜보고 있었네

    일점일획이 죄다 선조들의 피에 뿌리내리고 있으니

    그 어떤 병기로 그 속의 먹물과 흔적을 도려낼 수 있으랴

    하늘을 뚫을 기세로, 과거로부터 미래까지 치닿고 있지 아니한가?

    그 연륜이 불상의 귓바퀴에서 바느질로

    시간을 한땀한땀 꿰매고 있는 걸 보라

    빗물을 머금은 달과 별도 산달나무를 휘감고

    저멀리 들려오는 범소리는

    줄줄이 들어오는 구경꾼 귓전에 아련히 퍼지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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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翘首高台放眼明,海疆万里帜风情。

    澄波数点归帆影,远渚三千落雁声。

    又喜诗成吟故地。但闻花好赴新征。

    温柔乡国身心醉,何若仙都云梦轻。

    海天一线曙霞红,异国风光迥不同。

    送去温馨情未尽,迎来烂漫韵无穷。

    依依翠点千芳圃,郁郁香飘万绿丛。

    最是游人神醉处,琼瑶欲境喜相逢。

    情醉海云台

    吴彦哲 우옌저【银奖 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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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개 들고 누각에 올라 굽어보니

    만리 해역에 깃발이 나붓기는구나

    잔잔한 물결 위에 돛 그림자 걸리고

    저 멀리 섬에서 기러기 울음소리 들려오누나

    시를 지어 옛 친구를 읊조리고

    꽃구경 해보려고 길을 나서네

    안락한 고향에 몸을 담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구나

    2

    동녘 한 줄기 아침노을은

    이국의 풍경이 틀림없는데

    따뜻한 정이 넘치는 이 곳에

    아름다움 또한 끝이 없구나

    짙푸른 꽃포에 울창한 향기가

    온누리에 가득하니

    길손들은 취하고

    사랑은 무르익는 곳일세

    해운대의 정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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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洛东江,如同伸缩自如的肌肉

    拥有一万个理由上行,

    但是逆流从未形成,不走回头路的河流

    河回假面,以一劳永逸的流速

    被后人效仿。它们并不想被铭记

    只想简简单单做一条

    没有下巴的河流。卸下所有伪装

    要么深爱,一言不发

    要么浅笑,一目了然

    河回假面:做一条没有下巴的河流

    낙동강은 유연한 근육처럼 뻗어 있는데

    거스를수도 있는 만 가지 이유를 물리치고 기어이 역류를 택했다

    그렇게 한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흘러흘렀다

    하회탈, 그 변함없는 속도는 후세에 본이 되었건만

    그 누가 기억해 주기를 바라지도 않고

    그냥 거침없는 강물로 남고 싶었을 뿐…

    모든 헛된 겉치레를 털어버리고

    아무말 없이 뜨겁게 사랑하거나

    담담하게 미소를 짓거나

    하회탈 : 거침없는 강이 되리라

    张家玮 장지아웨이【银奖 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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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夕阳下的景福宫

    安静的

    像一只鹤

    时间与历史交织成网

    又有谁说的清过往

    每一个细节

    都是开在时光里的花

    每一个人物

    都是轻声吟唱的一支歌一首诗

    生和亡啊,不过须臾

    曾经的心房里

    载不动多少春秋和风流

    时间开出的花

    做成长眠地下的棺椁

    封存住浅吟低唱

    而夕阳下的景福宫

    唯独你安静如鹤,一言不发

    * 中国有故宫,韩国有景福宫,那些庞大的建筑物总能让人浮想联翩。

    历史在时间轴上纵深,每一个鲜活的人物都将成为过往,时间一刻不停

    地向前,向前既是生,向前又是亡。生死相依,生命不息。

    夕阳下的景福宫

    宋文婧 쑹원징【银奖 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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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혼무렵의 경복궁은

    한마리의 학처럼 조용하다

    시간과 역사가 얼기설기 얽혀 있으니

    그 누가 지난 일을 헤아릴 수 있으랴

    하나하나의 사소한 일들은

    시간 속에 피어난 꽃과 같고

    한 명 한 명의 인연들은

    모두 나즈막히 읊조린 노래와 같고 시와 같더라

    삶과 죽음은 순간이거늘

    지난 가슴속에

    얼마나 많은 세월과 풍류를 감출 수 있으랴

    시간이 피워낸 꽃은

    어느덧 땅 속에 잠들어 있는 덧널이 되어

    나즈막한 노래를 잠재우는데

    황혼무렵의 경복궁 은

    학처럼 조용히 아무 말이 없구나

    * 중국에 고궁이 있다면 한국에는 경복궁이 있다. 이런 방대한 건축물

    들은 바라보고 있노라면 많은 생각들이 연달아 떠오른다. 역사라는 시

    간축 위에서 모든 사람은 과거가 되며 시간은 쉬임없이 흐르고 있다. 앞

    방향은 삶이기도 하고 죽음이기도 하다. 생사는 이렇게 서로 의지하고

    생명의 순환을 이뤄낸다.

    석양에 비친 경복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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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把江原道给我

    我就在此种下大关岭

    种下牧草

    种下金达莱

    种下鸟鸣和虫吟

    种下白云在天上游走

    种下春风吹绿所有的种子

    我种下绵羊

    种下奶牛

    种下紫菜包饭

    种下月光下的篝火

    现在我正种下江原道

    种着种着

    我发现

    我把自己也种在了其中

    把江原道给我

    邢秀丽 싱쇼우리【铜奖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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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면양을 심네

    젖소를 심고

    김밥을 심고

    달빛 아래 모닥불을 심고

    그래 지금 나는 강원도를 심고 있네

    심다심다

    발견했네

    나 또한 그 속에 심겨져 버렸음을

    강원도를 돌려줘

    대관령을 심게 강원도를 돌려줘

    거기다 풀을 심고

    진달래 꽃도 심고

    새소리와 벌레 울음소리도 심고

    흰구름을 심어서 하늘 위를 거닐래

    봄바람에 흩날리는 모든 씨앗을 전부 심어버릴래

    강원도를 돌려줘

  • 诗意韩国

    76

    雪岳山

    裁剪鸟影,淬炼石径之畔草木的细节

    蹑着古人的行迹,比兴一枚枫叶的脉络

    曲折、坎坷、迂回,以及一个书生内心反复的揣测

    在山中驻足,把仰望的角度不断抬升

    那山顶上,隐藏了太多失意的雪

    也有不群的高士,苦持道德修行,将一声啸叹

    凝结为花开花落的瞬间,融雪汇流

    跳跃大胜瀑布,溅起的光线,恰似我怦然的心跳

    祝宝玉 주바오위

    【铜奖 동상】

    설악산

    새의 그림자를 잘라내어 돌길 양옆 풀과 나무의 섬세한 곳을 담금질하고

    선조의 발자취를 단풍잎의 옆맥처럼 살금살금 따라가고 있다

    우여곡절과 불행과 우회, 한 선비의 이어지는 불안은

    산속에 머물러 머리를 들어 먼 산만 바라보게 하더라

    그 산꼭대기에는 많은 실망스러운 눈이 아른거린다

    어울리지 못하는 고선비가 수련을 마치고 길게 쭉~ 내쉰 한숨이

    꽃이 피고 지는 순간이 멈춰세워 눈보라와 합류하는데

    대승 폭포의 뜀박질과 뿜어져 나오는 빛이

    바로 내 심장이 뛰는 소리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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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海日初生辉半岛,遥看碧水连天。

    济州浪漫胜桃源。

    雾笼云树渺,行向汉拿山。

    与客登高凭望眼,城乡如画无边。

    归兮把酒话中韩。

    古来文脉续,太极共参玄。

    临江仙 . 诗意韩国

    임강선 . 시로 느끼는 한국

    卢旭逢 루쉬펑

    바다 위 일출이 반도를 밝히고 멀리 푸른 물이 하늘에 닿는다

    제주의 낭만이 도원을 능가하는데

    안개 속 구름과 나무를 뚫고 한라산을 향해 길을 떠나네

    객들과 어울려 정상에서 멀리 바라보니

    도시와 시골이 화폭처럼 끝이 없구나

    술잔을 기울이며 중한관계를 논하니 그 문맥이 고대로 이어지고

    태극이 하나로 어우러져 있더라

    【铜奖 동상】

  • 诗意韩国

    80

    向过去的时间,致敬

    重新穿上新的肉体

    橘红夕阳给你擦上胭脂

    天上地下将军,矗立成民族标志

    你,与面具

    在墙角,成为两个标本

    高丽参在喉头,一座青山

    不涉及隐私和时间

    “烧酒,解决不了彼此的荒原和废墟”

    在汉江边,用片刻的

    阑珊,寄去——

    而,一生

    再没有彼此的地址

    也许,那只鸽子

    带着

    他(她)… 窗口熟悉的味道

    首尔时间

    陈庆明 천칭밍【铜奖 동상】

  • 시로 느끼는 한국

    81

    지나간 시간에 경의를 표한다

    육체를 새로 입으니

    오렌지 빛 석양이 연지를 발라준다

    천상 지하장군이 한민족의 징표가 되듯이

    당신과 가면이

    벽 모퉁이에서 2개의 표본이 되었구나

    고려삼이 목구멍에 걸려 있는데

    푸른 산은 사사로운 생활과 시간을 묻지 않네

    “소주 한잔이 서로의 허탈함도 달래주지 못하니”

    한강 강변에서 이 순간의

    처량함을 띄워 보낸다--

    아마도, 평생

    서로의 주소가 없을 것이다

    그래도 저기 저 비둘기가

    그(그녀)의… 창가 익숙한 냄새를

    전해주지 않을까 어쩌면

    서울의 시간首尔时间

  • 诗意韩国

    82

    赢丘览春花,古薮催牧马

    橘林染秋色,灵室弄奇岩

    城山立日出,纱峰洒落照

    山房窥窟寺,鹿潭归晚雪

    古韵瀛洲

    영구에서 봄꽃을 구경하고

    고수동굴에서 말을 재촉하네

    귤나무 숲은 가을빛으로 물들어가고

    영실은 기암괴석을 자랑하는구나

    성산에서 해가 뜨고

    사봉에는 석양이 비춘다

    산방에서 굴사를 엿보는데

    녹담에서 늦은 눈이 내린다

    영주를 다시 읊다

    彭寒冰 펑한빙

    【优秀奖 우수상】

  • 시로 느끼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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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诗意韩国

    84

    왕쉐팡王雪芳

    【优秀奖 우수상】

  • 시로 느끼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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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在济州岛,做一个幸福的渔民

    그물을 뜨고 잠수하고, 돛을 올리고 바다로 가고…

    출렁이는 파도가 하루하루를 채워넣네

    해물에 깃들었던 맛이 시편에도 스며드네

    달빛을 잔에 채우고 별을 따서 술안주를 하니

    이보다 더 흡족한 일이 또 어디 있으랴

    낮에는 섬을 따라 걷고 밤에는 농가에 머물고

    꿈에는 해변에서 고기 그물 말리는 자신을 보았네

    그 맑디맑은 가락이

    바람 타고 그물 가운데 새어 들어오누나

    제주도에서 행복한 어부가 되다

    结网。潜水。升帆。出海

    涌荡的海潮灌注每一个日子

    海鲜味儿渗透欲望也渗透诗篇

    把月光斟满酒樽,捏起一粒粒星星佐酒

    是再惬意不过的事情

    白天在岛上四处走动,夜晚入住农庄

    梦见自己在海滩上晾晒渔网

    那支蓝得无比纯净的小曲儿

    随风从网眼儿漏进来

  • 诗意韩国

    86

    江水掀起白色的浪

    过往的船向天空抬高一尺

    岸上的风,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