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잇따른 재앙의 경고재앙의 경고 - 생태위기의 근원적 진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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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잇따른 재앙의 경고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진단 - 생태위기의 근원적 진단 사회: 이주향 수원대학교 인문학부 교수, 본지 편집위원 토론: 도 법 인드라 생명공동체 상임대표, 생명평화 탁발순례단 단장 박이문 포항공과대학교 명예교수, 연세대학교 특별초빙교수 이정배 감리교신학대학교 종교철학과 교수 장회익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한성학원 이사장 기획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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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잇따른 잇따른 재앙의 경고재앙의 경고 - 생태위기의 근원적 진단- … · 이는 인간만이 미래를 윤리의 영역으로 남겨 놓을 줄 아는 유일한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잇따른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재앙의 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잇따른 재앙의 경고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생태위기의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근원적 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진단 - 생태위기의 근원적 진단

사회: 이주향

수원대학교 인문학부 교수, 본지 편집위원

토론: 도 법

인드라 생명공동체 상임대표, 생명평화 탁발순례단 단장 박이문

포항공과대학교 명예교수, 연세대학교 특별초빙교수 이정배

감리교신학대학교 종교철학과 교수 장회익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한성학원 이사장

기획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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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향: 인간의 문명은 언제나 숲을 끼고 시작한다고 합니다. 숲이 있

다는 것은 물이 있다는 것이고 그 물을 마시며 인류가 숲 속에서 문

명을 시작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인간 공동체가 늘어나면서 숲이 오

염되는데, 제일 먼 물이 오염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모든 생명들이

염병에 걸려 죽게 된다는군요. 17세기의 페스트도 일종의 오염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도 합니다. 자연의 문제가 굉장히 요한데 우리

가 무 잊고 사는 것 같습니다. 간디의 제자에게 어떤 경제학자가 물

었답니다. “ 희 인도의 문제는 높은 문맹률이다. 80~90 로에 달하

는 문맹률을 30 로까지 낮춰야한다.” 그러자 그 제자가 말하기를 “인

도의 문맹률이 50 로만 돼도 히말라야의 나무가 한 그루도 남아 있

지 않았을 것이다”고 했답니다. 그 말이 맞습니다. 자본주의화가 굉장

히 빨라지고 있습니다. 세계의 숨통이 사라져가고 있으며 강물이 오염

되고 산이 단되고 있습니다. 자연의 숲 신에 빌딩 숲에서 살면서

인간의 마음도 굉장히 각박해지고 있는 것이 실입니다. 각종 자연재

해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을 강타한 허리 인의 피해가 언론을 통

해 주목받고 있지만 미에도 큰 피

해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자연재

해들이 단순히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재가 아니냐는 생각을 하기도 합

니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살아

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에서 이

런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먼 도법스님께서 생명평화탁발

순례단과 함께 일년 넘게 이 땅을

걷고 계시기에 구보다도 이 땅의

문제를 잘 아실 것 같습니다.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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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자신이 두 발을 딛고 있는 구체적 삶의 현실, 실상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파악하고 이해하고 그것에 근거해서 삶을 살지 않고 모두가 색안경을

끼고 세계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말 해 주시죠.

도 법: 는 학문을 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지식인사회

는 일반사회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것들을 잘 알지 못합니다. 는 불

교를 공부하는 사람입니다. 그동안 아주 단편 이지만 제가 보고 느끼

는 것은 부분 자신이 두 발을 딛고 있는 구체 삶의 실, 실상을

내 으로 직 보고 악하고 이해하고 그것에 근거해서 삶을 살지

않고 모두가 색안경을 끼고 세계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독

교, 불교, 자본주의라는 색안경, 사회주의, 진보, 보수라는 색안경, 온

통 색안경을 끼고 삶의 실을 찰하다보니 삶의 진실이 나라하게

있는 그 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

이 아니라 내가 쓴 색안경의 색깔

로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서

로들 자기가 본 것이 진짜라고 하면

서 싸우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런 부분에

해 고민했던 종교인들과 시민사회

의 뜻있는 분들이 우리 삶의 총체

의미인 생명평화라는 주제를 갖고

삶의 문제를 고민해보자고 해서 작

년 3월 1일부터 국순례를 시작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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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2만 리 가까이 걸었습니다. 도시도 둘러보고 농 도 둘러보고 부자

도 만나고 가난한 사람도 만났습니다. 보수 인 사람, 진보 인 사람,

기독교인, 불교인 등 4만여 명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모두들 “야 이거

못살겠다. 갑갑하다. 이러다가는 큰일 나겠다.” 아우성들입니다. 그리

고 그 아우성의 이야기는 한 마디로 돈, 부자, 일등, 승리 타령입니다.

부자와 일등, 이것만이 우리 삶의 부인 것처럼 생각하고 그 앞에서

모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비인간 으로 비굴하게 락해가며 굴종

으로 서 있는 우리 모습을 보게 됩니다. 부자도 농 도 도시도 가난

한 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를 보면서 우리 사회의 문제가 무엇일까, 왜 문명은 발 하는데

문제는 오히려 더 복잡하고 험해지는 것일까 하고 거듭 묻게 됩니

다. 우리가 삶의 진실을 왜곡시키는 기존 념화 된 지식과 신념의 색

안경을 벗고 내 으로 직 내 삶을 보고 다루는 도 태도를 회

복해내지 않고서는 끝없는 모순과 혼란이 재생산되고 악화되는 것을

피할 길이 없겠다고 생각하며 걷고 있습니다.

박이문: 허리 인, 쓰나미 같은 자연

상들이 최근에 이상 으로 거 해

지고 큰 피해를 주고 있어 문제가 되

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인간이 생

존하는데 있어 기본 조건인 환경이

기에 빠져있다는 인식입니다. 물,

공기가 오염되어 있고 조류독감이

니 오염된 식품이나 유 자 조작 농

산물 등이 간 으로 우리에게 닥칠

엄청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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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우성의 이야기는 한 마디로 돈, 부자, 일등, 승리 타령입니다. 부자와

일등, 이것만이 우리 삶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고 그 앞에서 모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비인간적으로 비굴하게 전락해가며 굴종적으로 서 있는 우리

모습을 보게 됩니다. 부자도 농촌도 도시도 가난한 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으로 생물학 존재로서 살아가는데 상당히 험스러운 상황에 놓

여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생활하는데 나빠지기만 한

것이 아니고 한국, 어도 한국의 경우에는 100년 보다 삶의 조건이

좋아진 것은 아닌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제 얘기는 뭐냐 하면 우리

삶이 어느 정도는 여유로워졌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단기 으로, 그리

고 장기 으로 앞으로 미칠 장을 생각하면 지 에 보이는 것이

상당히 무섭습니다. 한국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이 문제는 세계

체, 인류 체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주향: 생활의 여유는 있어졌지만 오늘의 이야기는 그 결과가 참담

하다는 것이지요.

박이문: 그 습니다. 빈곤과 질병의 으로부터 벗어나는 등 삶의

질이 향상된 정 면이 있지만 장기 으로 본다면 인류 체에 한

탄이 측된다는 것이죠.

이정배: 환경 부메랑 상을 말 하시는 건데요. 지구라는 큰 틀에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지구의 역사가 46억만 년이라고 합니다. 이를 100

년으로 축약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이 게 볼 때 지구상에 공룡이 나

타났다 사라진 시기는 1년 , 인간이 출 한 시기는 불과 2주일 정도

이며 인류에게 미문의 혜택을 가져다 산업 명이라는 것이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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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5분 의 사건이 됩니다. 바로 이것이 세계 으로 확장되고 퍼지

면서 99년, 100년 된 지구의 환경을 어렵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 결

과 하나 밖에 없는 지구생명을 해서 우리에게 남아있는 시간은 1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환경론자들이 경각심을 주기 해 사용

하는 이야기입니다. 5분 에 일어났다는 산업 명의 가치 , 근 화

의 가치 이 세계 으로 확장

되었고 마다 그 가치 을 따라 살

려다보니까 환경 괴가 가속화되어

오히려 인류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와 에서도 제1세계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그

로 유지하려고만 합니다. 그 결과

제3세계 지역의 환경 괴는 가 되고

있습니다. 실상 환경재난은 선진국가

들보다 후진국인 제3세계 국가들이

당해 왔고 당하고 있죠. 이번에 미국

이라는 나라가 환경재해를 입고나니까 세계 인 사건으로 다시 부각

된 것 같습니다. 세계기후 약의 원칙을 수하지 않으려다가 환경재

난을 당했으니 그 체면 역시 말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환경문제를 인간과 자연의 계로 볼 것이냐 인간과 인간의

계로 볼 것이냐 하는 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1세계 사람들의

경우 인간과 자연의 계로 보는 시각이 농후하고 3세계는 인간과 인

간, 국가와 국가 간의 문제로 바라 니다. 환경문제로 인해 더 많은

피해를 당하는 제3세계가 이 문제를 실 정치 역학 계에서 이해

하는 것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어느 입장으로 보든지 간에 문제는, 생명의 희생을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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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희생을 바탕으로 문명을 세우고자 하는 가치관이 보편화된 현실 속에서

어떻게 생명의 희생을 최소화하는-이때 생명은 인간과 자연을 모두 포함하겠

습니다만- 인간의 문명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물음이 필요합니다.

하는 문명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재 통용되는 자본주의 가

치 은 생명의 희생을 무나 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생명경시의 가

치 이 보편 인 지 를 얻다보니까 인류에게 환경 부메랑 상이 일

어나고 있는 것이지요.

자연의 희생을 바탕으로 문명을 세우고자 하는 가치 이 보편화된

실 속에서 어떻게 생명의 희생을 최소화하는-이때 생명은 인간과

자연을 모두 포함하겠습니다만- 인간의 문명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인가 하는 물음이 필요합니다. 요즘 라디오의 환경캠페인 에 공룡과

인간이 다른 은 인간은 미래에 한 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

말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는 인간만이 미래를 윤리의 역으로 남겨

놓을 아는 유일한 존재임을 알려 니다. 생태 괴의 문제 앞에서

어떤 가치 을 가지고 괴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노력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에서 종교와 철학이 각각 담당할 부분이 있어야 한다

고 생각합니다.

이주향: 생명을 포함하지 않는 문명은 미래가 없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는데요.

장회익: 제가 볼 때에는 사실 인간도 어렵게 살아왔거든요. 요즘 풍요

로워졌다고 하지만 얼마 까지만 해도 생존자체가 쉽지 않은 형편에

서 살아왔어요. 그러다보니 어떻게 하면 좀 더 안 하고 만족스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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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 으로도 풍요롭게 살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문명의 기본 방향을

설정하는 모습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과거에는 우리가 가진 힘이

무 약하고 지식이 짧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자연과 조화 속에서 살

수밖에 없었는데, 차 산업기술이 발 해서 엄청난 산업기술로 엄청

난 에 지를 활용해서 주변을 인간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꿔온 것이

문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우리 에 안 보이는 것은, 인간에게

는 삶의 여건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인 생태계, 환경

에는 도 히 회복이 어려운 변화를 함께 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지 이라도 우리가 그것을 보고 자제하는 쪽으로 가야 하는데

그것이 단히 어렵다는 거 요.

우리 본능 자체도 조 이라도 많이 가지는 것을 좋아합니다. 진화

과정 속에서도 두 배 많으면 두 배 더 생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에게 더 살기 좋은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

이 좋은 가치다, 일 열심히 하는 근면이라는 것이 좋은 가치다라는 문

화 말입니다. 일이라는 것은 무언가를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인간에

의한 변화 그 자체는 생태계의 입장

에서 보면 괴로 이어질 수 있는 것

인데, 그것이 일방 으로 찬양되고

도구화되어 도 히 막기가 어려워진

것입니다.

잘 살게 되었다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이냐에 한 반성은 거의 이 지지

않고 어딜 가나 돈, 남보다 더 나은

지 를 갖는 것에 심을 갖고 있지

어떻게 생태계를 되돌릴 것인가에

한 심은 무 약합니다. 이미 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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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게 되었다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이냐에 대한 반성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어딜 가나 돈, 남보다 더 나은 지위를 갖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지 어떻게

생태계를 되돌릴 것인가에 대한 관심은 너무 약합니다. … 근본적인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이죠.

계는 괴가 지속되고 있고 돌이킬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될 정도인

데 반해 거기에 한 의식은 무 약합니다. 근본 인 딜 마에 빠져

있는 것이죠.

굳이 방향을 찾는다면 상황을 정확하게 단해야 되겠고, 거기에 맞

춰 가치 을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뭐가 잘 사는 거고 뭐

가 옳은 길이냐, 인류를 한다는 것은 어떤 것이냐에 한 생각을 근

본 으로 바꿔서 많은 것을 유턴하도록 해야 합니다. 지 까지 선이라

고 했던 것이 악이라고 하기까지는 어렵지만, 잘못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많다고 요.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인류의 장래는 어려운 것

이 아닌가 합니다.

이주향: 과학자이신 장 교수님께 더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언론

에서 인류의 시계가 몇 분 남지 않았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많이 하잖

아요.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고 빙하가 녹고 있고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고 해류의 흐름이 바 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는데, 이런 것들에

해 우리는 겁이 나는데 이런 것이 정말인 것인지, 과장된 것은 없는지

실 진단을 해봤으면 좋겠거든요.

장회익: 그 일부는 우리가 설명할 수 없는, 우리 책임이 아닌 면도

있지요. 지진이라든가 그로 인한 해일이라든가 등은 우리가 어떻게 한

다고 해서 바꿀 수 없는 것이지만 기후 변화는-기후 변화도 사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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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몇십 억 년의 흐름을 보면 더워지고 차가워지는 것을 반복해

왔죠-우리가 향을 가하는 면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기 에

탄산가스 도가 지난 한 세기 동안 30퍼센트가 증가했는데 이는 엄

청난 증가입니다. 잘 알려진 로 온실 효과가 생김으로 해서 태양에

서 들어오는 에 지의 양은 변화가 없는데 빠져나가는 에 지는 감소

되었고 더 더워지게 되었죠. 그것 때문에 기후 변화가 엄청나게 일어

나고 남북극의 빙산을 녹이고 해수면을 높이고 기후 패턴이 달라지고

측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것은 인 인 측면이 단

히 큽니다.

우리는 이 둘, 자연 인 변화와 인 인 변화를 분명히 구분해야

하는데 불가피한 것은 당할 수밖에 없어요. 물론 공룡이 당한 것처럼

당하지는 않겠지요. 경우에 따라서는 아주 짧은 시간일지라도 측가

능성이 있고 우리가 피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리고 소극 인 응이

라도 할 수 있어요. 그러나 우리 손으로 그것을 조장하는 것만큼은 막

아야 합니다. 생태계를 괴하고 서식지를 빼앗고 자연 생물 종을 멸

종의 길로 내모는 것은 사실상 그 못지않은 걱정스러운 험이거든요.

이는 분명 우리한테 책임이 있는 것이고 우리가 빨리 어떻게 해야 하

는 것입니다.

이주향: 어떻게 하면 안 하게,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 것인가 하

는 것에 한 생각을 근본 으로 바꾸는 질문을 하지 않으면 우리가

안 하게, 잘 살 수도 없다는 것인데요. 문제는 그 생각이 거의 본능

으로 자리잡아버렸기 때문에 바꾸기 어렵다는 것인데 정말 바꾸기 어

려운 것인가요?

박이문: 바꾸긴 해야 하는데 철학자는 아무 것도 바꿀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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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무모한 사용을 자제하고 어떤 때는 쓰지 말고 이런 방향으로 쓰자

는 건설적인 비판이 요청되는 것이지 과학기술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현재의 환경문제도 과학기술에 의해서 더 해결해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생각됩니다.

철학은 행동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행동을 한 틀, 이론을 제공

할 수는 있다고 니다. 과거에 비해 재 문명, 인간 삶의 환경은 좋

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 으로는, 다들 공감하시겠지만,

상당한 험이 있습니다. 는 문명 자체를 비 하는 것이 아니라 여

태까지 진행된 문명의 결과로, 비유해서 말하자면 타이타닉호와 같은

험을 갖고 있다고 니다. 우리가 공장 짓고 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것에만 빠져서 그것이 가져올 더 큰 문제를 보지 못하

는 것이 문제입니다. 문명이라는 것을 타이타닉 유람선에 비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타이타닉호를 타고 있는 우리는 재 문명이 가져올

괴 측면을 측해서 배가 선되지 않도록 지 부터 빨리 서둘러

서 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반문명 인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재 인류

의 문명은 과학 지식에 근거한 것입니다. 과학 지식은 인간을 포

함한 모든 존재들에 해 기계 이고 인과 인 설명의 틀을 제공합니

다. 그것이 잘 맞아드는 만큼 조그만 동물인 우리 인간이 머리를 써서

엄청난 힘을 발휘하게 된 것이죠. 는 과학, 문명, 자본주의 제도에

해 무작정 비 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

면 과학기술의 무모한 사용을 자제하고 어떤 때는 쓰지 말고 이런 방

향으로 쓰자는 건설 인 비 이 요청되는 것이지 과학기술에 한 무

조건 인 비 은 옳지 않다고 니다. 재의 환경문제도 과학기술에

의해서 더 해결해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생각됩니다. 재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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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에서 과학기술을 다 버리고 원시로 돌아간다면 상상할 수 없는 카

타스트로피로 가게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시선은 근시안 이어서 큰 틀에서 보지를 못했

다, 세계를 보는, 장래를 보는 이 소하고 깊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인간 심 인 가치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개인이나

문화가 갖고 있는 세계 과 계됩니다. 캠 리지 학의 주니어 화이

트 교수는 환경문제의 뿌리에는 인간 심 인 사고에 바탕을 둔 기독

교, 서양의 종교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간은 우주의, 지구의 모든 생

명체 에서 특별한 존재로서 하나님께서 특별히 만들어서 번 하라고

한 존재라는 생각이 기독교의 신앙입니다. 이처럼 인간 외의 모든 존

재를 인간의 복지를 향한 하나의 도구로 보게 되는 틀, 세계 , 인간

이 큰 문제가 아니었던가 생각합니다. 이것이 아니었다면 인간은 주인

이고 인간 이외의 다른 존재는 인간의 복지와 욕망을 충족시키기 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인간 심 인 가치 을 지 처럼 갖게 되지는 않았

을 것입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것은 그런 것은 아니라고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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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복잡하게 보고 복잡하게 해결방안을 찾으려하지 않는가

생각됩니다. 직접적이고 단순소박하게 다루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생태위기가 왜 발생합니까? 사람들 문제 아니겠어요? 생태계가 스스로 위기를

만들지는 않을 것 아닙니까? 사람들 자신이 주범이죠.

이주향: 이정배 교수님, 신학에서도 이런 것에 한 반성이 나오고 있

지요?

이정배: 결국 요지는 욕망을 극복하는 것에 한 문제라고 생각합니

다. 이에 해 불교만큼 명확한 입장을 갖는 종교도 없을 듯 싶습니

다. 도법 스님의 말 을 먼 듣고 그에 한 기독교의 입장을 말 드

리고 싶습니다.

도 법: 생태 기가 왜 일어나게 되었는가 하는 문제를 설명하는 것

은 사실 복잡할 이유가 없다고 니다. 우리는 무 많은 것을 복잡하

게 보고 복잡하게 해결방안을 찾으려하지 않는가 생각됩니다. 직

이고 단순소박하게 다루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니다. 생태 기가

왜 발생합니까? 사람들 문제 아니겠어요? 생태계가 스스로 기를 만

들지는 않을 것 아닙니까? 사람들 자신이 주범이죠. 사람 자신이 주범

이라고 볼 때, 더 구체 으로 좁히면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얘기가 됩

니다. 구도 생태 기의 주범이 아닌 사람이 없는 것이죠. 본인이 바

로 생태 기의 주범이죠.

그 다면 왜 내가 생태 기의 주범이 되는가, 결국 우리 자신의 삶

이 잘못되었기 때문이죠. 는 이 문제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니

다. 아까 이정배 목사님께서 인간과 자연과의 계, 인간과 인간과의

계를 말 하셨는데 물론 그런 논리들도 나와야 한다고 니다.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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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하나 더 보태고 싶은 것은 생태 기의 주범인 자기 자신의 문제를

더 직 으로 깊게 뚫어 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자기 존

재에 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을 갖고 생태문제를 다룬다면 당연히

와 나의 계도, 인간과 자연의 계도 바람직하게 갈 수 있다고

니다. 이런 에서 는 생태 기의 문제는 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살

게 되어 있는 삶의 실상에 한 무지와 왜곡된 인식의 산물인 이원론

의 세계 에 길들여진 각자 삶의 기의 문제가 첫 번째 문제라고

니다.

박이문 선생님께서도 세계 의 문제를 이야기하셨습니다. 그 습니

다. 우리들의 삶을 왜곡시켜놓은 이원론의 세계 에 한 근본 인 반

성과 올바른 세계 의 모색이 모든 문제를 푸는 기본 인 방향이 되

리라 생각합니다. 그 게 보았을 때 먼 삶을 다루는 태도와 방법에

한 새로운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교에서는 삶을 실

이고 구체 이고 직 이고 주체 으로 다 가는 태도를 ‘ 도

으로 한다’고 합니다. 정약용 선생의 실사구시론도, 사회에서 삶

을 과학 태도와 방법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

서 해석될 수 있다고 니다.

도 으로 보면 지 여기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은 바로 구체

진실, 즉 진리에 어 나는 이원론 세계 의 지식과 논리에 길들여진

자기 자신이죠. 이보다 더 실 인 문제, 직 인 문제는 없다고

니다. 따라서 도 태도로 보면 지 여기 자신의 존재가 어떻게 이

루어진 존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존재인지에 해 구체 진실에

근거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이 없이는 해결의 길이 나올 수 없다고

니다. 삶의 실상을 통찰해보면 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살도록 되어 있

습니다. 상 에 의지해서만 내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상 에 의지하

지 않는 나는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삶의 실상입니다.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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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생태위기의 문제는 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살게 되어 있는 삶의 실상에

대한 무지와 왜곡된 인식의 산물인 이원론의 세계관에 길들여진 각자 삶의

위기의 문제가 첫 번째 문제라고 봅니다.

는 나는 존재할 수 없다는, 삶의 실상에 근거한 계론의 세계 으로

보면 이 세상 어떤 문제도, 어떤 아픔도 자신의 문제와 아픔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이런 문제의식과 태도로 삶을 다루어갈 때 와 나,

이웃과 이웃, 인간과 자연이 함께 하는 길이 열릴 수 있다고 니다.

이정배: 스님 말 들으면서,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문제인식을 집약

시키는 것에 근본 으로 동의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우리 모두가 자연

생태 기의 가해자이며 피해자인 것은 맞지만 좀 더 피해를 입힌 가

해자, 좀 더 당한 피해자들이 있는 것도 실입니다. 남자와 여자의

계에서 보면 남자가 좀 더 가해자인 경향이 있듯이 말입니다. 그래

서 는 1세계와 3세계의 계에 있어서도 이 을 놓치지 않아야 한

다고 믿습니다.

욕망의 문제를 신학 으로 이야기하면서 자끄 엘룰이라는 랑스

신학자는 우리 자신을 카인의 후 라고 합니다. 이는 우리가 죄인이라

는 말이지요. 그런데 이에 한 신학 설명이 흥미롭습니다. 주지하

듯 가인은 인류 최 로 도시라는 문명을 세운 사람으로 성경에 그려

지고 있습니다. 동생 아벨의 살해 후 하나님에 의해서 더 이상 보살핌

을 받을 수 없다고 단한 인간이 스스로의 안 을 책임져야 하는 공

간이 바로 도시라는 것입니다. 도시 안에서 스스로 안정을 얻기 해

욕망 덩어리로 살고 있는 실 인간의 모습을 그는 가인의 후 라고

표 하고 있습니다. 도시 문화는 자신의 안정을 해 욕망을 극 화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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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가인의 에토스를 끊는 것

이 구원의 길이고 이 일에 종교의 역할이 있는 것입니다. 욕망을 버리

게 할 수는 없을지라도 축소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를 해 우리에게 익숙해진 도시문명에 한 비 은 필수 입니다. 종

교는 그런 면에서 서로 맥락은 다르지만 은총의 감각을 갖고 살라고

가르칩니다. 연기설 역시도 인간의 삶이란 은총 아닌 것이 없다는 것

의 다른 표 이라고 니다. 자기 노력의 결과만으로는 인간의 삶을

지탱할 수 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를 인정하기 힘든 것이 인간의 실

상이겠지요. 오히려 문제는 은총의 감각을 가르쳐야 할 종교마 도 욕

망 충족의 도구가 되어버린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기독교가 생태계 괴의 주범, 아니면 간 인 원인 제공자라는

, 역시 신학자로서 아 심정으로 인정합니다. 그 지만 는 잘 망

가트려본 사람이 고치기도 잘한다고 자 해 보고 싶습니다. 물론 기독

교가 생태 기에 하여 이런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컨 기독교가 자연 인 신 으로 인해 자연의 신 가

치를 부정했다든가, 죽음을 죄와 동

일시하면서 죽음을 부정했다든가 하

는 것입니다. 사실 죽음을 부정하는

것은 자연의 순환을 부정하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지요. 이외에도 종

교개 신학이 세신학의 유기 세

계 을 부정하고 오직 은총으로만을

강조하게 됨으로써 자연의 수동성을

기 로 하는 기계론 세계 과 만났

다거나, 기독교가 다 진화론 등장

하에서 사실(자연)과 가치(인간)를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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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가 초자연적인 신관으로 인해 자연의 신적 가치를 부정했다든가, 죽음을

죄와 동일시하면서 죽음을 부정했다든가 하는 것입니다. 사실 죽음을 부정하는

것은 자연의 순환을 부정하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지요.

리시킨 종교로 변질 되었다거나, 더욱이 하나님의 형상을 땅에 한

인간의 지배권과 등가 으로 이해하 고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구

원론 인 사건을 과학기술을 통해서 땅과 자연을 지배하는 것과 결합

시키는 신학도 존재하 습니다. 결국 기독교의 계 인 인간 심주의

가 생태계 기의 뿌리라는 을 반성해야만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계를 부정하고 인간과 자연의 동일성을 주장하는

헤테라키(수평 세계 )를 말하는 것으로 과연 생태 기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반문이 생겨납니다. 종래와 같은 강한 인간 심주의

는 문제가 되겠지만 그래도 여 히 인간에게 희망을 걸 수밖에 없고

인간에 의해서 해결될 수밖에 없다는 에서, 약한 인간 심주의든지,

계 인간 심주의든지 간에 인간 존재에 한 재구성이 필요하다

고 니다. 다시 말해 하이라키 (수직 ) 세계 에 한 부정으로서

헤테라키(수평 세계 ), 곧 가이아(Gaia) 이론 같은 것이 생태계 문

제를 한 안이 될 수 없다는 단입니다. 기독교의 인간 심 헤

테라키(수평 세계 )에 한 안을 해 더 많은 토론이 필요하다

고 니다.

장회익: 인간이 문제다, 기독교의 세계 이 문제다, 기독교의 책임 문

제, 기독교가 할 수 있는 것 등을 말 해 주셨는데 도 기본 으로

거기에 공감합니다. 그 다면 우리가 인간을 어떻게 해야 제 로 보는

가 하는 것인데, 를 들면 불교에서 깨달음을 항상 이야기하는 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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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내용 속에 그런 것이 들어 있다고 니다. 도 기독교의 가

르침인 인간 사랑, 역사를 통해 가르침을 것들이 소 하다고 보는

데, 그래도 역시 우리는 박이문 선생님이 말 하신 것처럼 근시안 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한 번 더 자성해 야 한다고 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 체 생태계 안에서 살아온 기간, 특히 개인

이 살아온 기간은 엄청나게 짧은데, 사실상 지구상에 생명이 출 한

이래의 역사만 보더라도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와는 엄청나게 다르다

는 것입니다. 과학이 우리의 과거, 뿌리를 찾아올라가서 그런 로

그 모습에 한 이해를 도모할 만한 그림을 그려주고 있습니다.

간략히 말 드리면 략 45억 년 에 지구가 만들어지고 40억 년

에 생명이 출 하고 그때 간단한 물질이었던 작은 질서에서부터 지

까지 참 놀라운 과정을 거쳐 재에 이르 고 앞으로 한 50억 년을

태양계 안에서 생존할 수 있는 상황에 있습니다. 50억 년이 지나면 태

양의 수명이 끝납니다. 제가 추축하기로는 50억 년 동안 우리가 생존

에 성공한다면 틀림없이 다른 우주 내의 은 항성들이 많이 있으

니까 이주해서 살아갈 길이 있다고 요. 지구의 생명들에게는 어려움

이 많았습니다. 생명이 출 한 이래로 어도 다섯 번에 걸쳐서 큰

기가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20~30 로의 생물 종이 멸종한 어려움을

겪어왔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 회복해서 지 까지 왔습니다.

는 생태계의 역사 에서 인간이 출 할 당시의 생태계가 아마 가

장 건강하고 생산 이었다, 인간과 같이 특한 존재도 빚어낼 만큼

생산 이었다고 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지 시 에서 이 로 가

다가는 생명 자체가 끝나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 까

지의 다섯 번의 기는 사람으로 치면 외상을 당한 거 요. 외계로부

터 규모 운석이 충돌해서-공룡의 멸종은 이제 외계 운석의 충격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되고 있습니다-, 화산폭발에 의해서 등. 어 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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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억 년 간 지속되어온 생명의 흐름이 바로 지금 이 순간 바로 인간의 손에

의해서 끝날 위기에 왔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여기서 생명을 끝낸다 하면

앞으로 몇십 억 년의 세월 동안 새로운 생명이 나올 놀라운 가능성을 우리가

차단해버리는 것이 되지요. 엄청나게 큰 죄를 인류가 범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때까지는 외상에 의해서 어려움을 겪다가 회복이 된 건데, 지 생

물이 멸종하는 속도를 보면 생명 자체가 끝날 기가 다가오는 것 같

습니다. 쓰나미니 뭐니 하지만 그 같은 외부 인 원인은 큰 것이 아니

고 내부 인 원인에 의해서 말입니다. 그 원인의 제공자가 우리 인간

이라는 것입니다. 45억 년 간 지속되어온 생명의 흐름이 바로 지 이

순간 바로 인간의 손에 의해서 끝날 기에 왔다는 것입니다. 인간이

가진 책임이라고 하는 것이 엄청난 것이지요. 지 우리가 여기서 생

명을 끝낸다 하면 앞으로 몇십 억 년의 세월 동안 새로운 생명이 나

올 놀라운 가능성을 우리가 차단해버리는 것이 되지요. 엄청나게 큰

죄를 인류가 범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게 볼 때, 나라고 하는 것은

어떤 존재냐, 그냥 세상에 사는 동안 내 마음 로 살 수 있고 내 몸

내 재산까지 다 내 것이다 라며 살고 있는데, 가만히 살펴보면 내 것

이라고 할 것이 아무것도 없어요. 우리가 가진 육체 모든 것이 40억

년 간 쌓인 모든 정보의 총합입니다. 40억 년 간 연결된 것이 나라는

존재를 통해서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이 흐름은 지속 된다는 것입

니다.

그러면서도 놀라운 것은, 인간이라는 것이 얼마나 신비한 존재인

지 모릅니다. 생명이라고 하는 것은 놀라운 것입니다. 는 물리학자

이기에 생명에 한 한 물질 인 모든 것은 물리학 으로 설명하고

이해될 수 있다고 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해가 되지 않는 것 하나가

무엇이냐 하면 어떻게 주체의식이 나오느냐 하는 것입니다. 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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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만물을 지구상의 분자들이 이리 리 몰려다니면서 생겨나고 사라

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 안에 있는 물질이 스스로 움

직여서 변해 나가다가 어느 순간에 의식을 가진, 종교 으로 이야기하

며 혼을 가진 존재가 물질 속에 나타났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죠. 만

약 외계인이 우리를 본다면 우리 인간을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볼 것

인지 아니면 고도로 정교한 로보트로 볼 것인지 답을 내릴 수 없다고

니다. 어도 과학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추신

경계 정도가 되어야 정신 혹은 혼이 가능하다고 니다.

이것이 이루어지기 해서 우리 지구의 40억 년의 역사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40억 년 만에 이 같은 놀라운 환이 이루어지고 이제는 우

리 생명이 자기가 어떤 존재인지를 알고 의식 으로 우리 지구 생명

을 이끌어갈 새로운 환기에 이르 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말 놀라

운 일입니다. 새로운 환기의 주체로서의 인간, 인간으로서 산다는

것은 단히 놀라운, 정말 신비한 일이고,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서 이

진 일이라고 볼 수밖에 없죠. 그런데 바로 이 인간이 생명을 끝내는

시 에 와있다는 것은 놀라운 아이러니입니다. 는 체 생명을 하나

의 유닛으로 보고 ‘온생명’이라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는데, 재 상황

은 온생명에 신체 인 질환이 온 것이라고 니다. 세포가 암세포로

환되면서 스스로 이상스럽게 번성하면서 체 생리를 그르쳐서 죽

게 만드는 것이 암인데, 인간 때문에 우리 온생명이 암 인 증상에 걸

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암세포의 역할을 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은 아이러니입니다. 이 문제를 분명히 악해야 합니다. 종교 으로

이야기하자면 하나님의 섭리가 이 세 만 번성하고 그 다음 세 는

멸망하라고 인간을 창조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이제 인간이 주역이

되어서 그 다음을 열어 가야 합니다. 이것을 망각하고 온생명을 끝낸

다면 그것이야말로 인간이 가진 책임이고 엄청난 죄악이라고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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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가 암세포로 전환되면서 스스로 이상스럽게 번성하면서 전체 생리를 그르

쳐서 죽게 만드는 것이 암인데, 인간 때문에 우리 온생명이 암적인 증상에

걸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암세포의 역할을 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은

아이러니입니다. 이 문제를 분명히 파악해야 합니다.

있지 않을까요.

이러한 우주역사 인 시각에서 자신의 치를 악하고 보면 나 하

나가 개체로서 어떻게 사는 것이 과연 요한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

다고 니다. 우리가 왜 욕심을 가지느냐 하면, 내가 나 자신을 살 수

있을 때까지 성공 으로 이끌어가기 해서 불가피하게 가지게 된 본

능입니다. 이 본능은 내가 여기서 삶을 지속하는 동안 필요한 것이지

요. 그것에다 가치를 부여해서 자기 생명을 연장시키고 싶다는 것으로

까지 나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그 본능은 개체 생명이 살아가기 한

삶의 욕구 필요 때문에 주어진 것인데, 이것을 넘어서서 그것을 연장

시키는 것은 말하자면 본능의 본질을 뒤바꾸는 것이죠. 그 다면 어떤

것이 바람직하겠습니까. 아, 나 말고 체가 있다, 내 가족이 있다, 내

가 소 히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을 기독교에서는 사랑이라 하고

불교에서는 자비라고 하겠죠. 이것이 우리의 가치가 되어야 할 것입니

다. 그 가치로써 내가 나의 생존 연장과 풍요의 욕구를 넘겨줘야 하는

것인데, 이것을 넘겨주기 해서는 온생명, 그리고 그 안에 사는 인간

의 자기 치를 새롭게 바라 야만 합니다. 이 같은 큰 시각에 한

깨달음이 바로 의 생태 문제를 풀어나갈 출발 이 라고 니다.

이것은 과학자로서 바라본 시각입니다. 기독교나 불교 등 종교들은 오

래 부터 이런 것을 자각해서 가르쳐오고 있지 않았습니까? 지 은

과학과 종교들이 가지고 있는 지혜들을 합쳐서 이 심각한 문제를 해

결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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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향: 장 교수님 말 을 들으니 우리 모두는 46억 년의 우주가 만

들어낸 보물들이네요. 근데 지 그 보물이 앓고 있다는 것인데요. 온

생명의 아픔, 그것이 우리의 잘못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년에 5만 종

의 생명이 죽어가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우리는 남의 잘못 이야

기는 잘하는 것 같아요. 를 들면 재 미국의 인구가 세계의 4퍼

센트인데 미국이 쓰는 에 지의 소모량은 25퍼센트거든요. 미국의 에

지 소비체제가 쟁까지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것이 악이다 하는 생각

은 쉽게 하지만 우리의 에 지 소비

량도 7 인가 그 습니다. 우리도 상

당히 큰 잘못을 하고 있는 것인데 내

잘못이라는 생각은 못하고 있습니다.

도법 스님 말 처럼 내 문제로 생각

하지 못하면 이 문제가 추상화되어버

리는 것이지요. 세상의 평화를 원하

면 내가 먼 평화가 되어야 하는 것

인데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요.

도 법: 도둑질하면 도둑놈이 됩니다. 도둑놈 안 되려면 도둑질 하지

않으면 되잖아요. 불교 으로 표 하면 부처라는 존재가 어디 따로 존

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부처질 하면 부처가 되는 것입니다. 인간이

추구하는 모든 가치를 부처로 표시할 수 있는데, 부처란 것이 어떤 객

인 무엇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부처답게 생각하

고 행동하면 부처 되는 것입니다.

불교 입장에서 보면 아주 단순합니다. 모든 문제의 주체도 자기

자신일 수밖에 없고 그것을 풀어내는 존재도 자기 자신일 수밖에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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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문제로 생각하지 못하면 이 문제가 추상화되어버리는 것이지요. 세상의 평

화를 원하면 내가 먼저 평화가 되어야 하는 것인데요.

죠. 모든 문제를 발생시킨 주체가 나라고 한다면 내가 무엇을 잘못했

는가가 요합니다. 지 여기에서 문제의 삶이 나타나도록 만들었던

주체가 나 자신이라고 한다면 왜 그 게 되었는가 하는 문제는 한 마

디로 자기 자신에 한 무지 때문이라고 니다. 나에 한 무지가 상

에 한 무지를 낳고 나아가 삶을 왜곡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요즘 생물학 인 개념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그 개념들을

갖고 지 나 자신의 문제를 단순하게 짚어보지요. 지 내 생명이 어

떻게 이루어졌습니까. 자기 생명의 문제를 실사구시 으로 짚어보면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이나 믿음과는 정반 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부분이 ‘내 생명은 내 안에 따로 존재하고 있다.’,

‘내 생명은 의 생명과는 별개의 것으로서 존재하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 의 생명도 나와는 별개의 것으로서 네 안에 존재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생명이 존재할까요? 미안

하지만 그런 생명은 념 으로만 존재하지 구체 실에서는 존재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생(生)의 진실에 한 무지 때문에 생은 좋은

것이라고 념 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한 죽음의 실상에 한

왜곡된 인식에 근거해서 죽음은 나쁜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사실은 좋아하는 생이 따로 존재하거나 싫어하는 죽음이 따로 존재하

지 않습니다. 삶 따로 죽음 따로, 따로 나 따로 라고 알고는 우리

의 지식과 믿음에 해 근본 으로 반성해야 합니다. 물이 없으면 내

생명이 존재할 수 있겠습니까? 태양이 없으며 내 생명이 존재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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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겠습니까? 불가능하잖아요. 실제 나라고 하는 존재는 라고 하는

상에 의지해서 여기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가장 민감한 것은 산소겠

죠. 산소라는 상과의 계가 단 되면 바로 지 여기의 내 생명은

끝나게 되는 것이죠. 바로 이 게 구체 으로 생명의 실상을 찰해보

면 기존의 생명에 한 우리의 믿음과 지식들은 념 으로 이루어진

것이지 실제와는 계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삶의 실상을 사실 으로 찰해보면 따로 나 따로 라는 사고방

식은 발붙일 곳이 없게 됩니다. 그 게 되면 자기 심의 이기 욕망

의 삶의 방식이 나올 수 없고, 나아가 생태 기를 불러오지 않았을 것

입니다. 이 부분에 한 뜸이 문제를 풀어가는 첫출발이 되고 문제

를 풀어가는 마지막까지의 길이 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박이문: 아까 화이트라는 사람이 기독교를 비 한 것을 얘기했는데

제 생각으로는 기독교의 인간 심 인 사고가 생태 기의 원인이 되

었다기보다는 인간이 생태 괴의 행 를 정당화는 근거로 사용 다고

생각합니다.

이주향: 기독교의 인간 심 인 사고가 자연을 제 멋 로 휘둘러온

인간들의 자기 정당성 부여의 논리라는 것이죠?

박이문: 간단히 말하자면 생태 기의 원인은 인간이 자기의 욕심을

충족시키기 한 것이었다는 것이죠. 진화의 과정에서 지성이 발달되

어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근 문명을 이루어서 그 힘으로 세계를 정복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결과, 즉 인간의 욕망을 충족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인간이 자신의 몇 세 만 그 욕

망을 충족시키려고 근시안 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욕망을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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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실상을 사실적으로 관찰해보면 너 따로 나 따로 라는 사고방식은 발붙일

곳이 없게 됩니다. … 이 부분에 대한 눈 뜸이 문제를 풀어가는 첫출발이

되고 문제를 풀어가는 마지막까지의 길이 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첫째 해

결 방안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더불

어 인구가 무 많다, 아기를 덜 낳

자는 이야기도 할 수 있겠지요. 생태

기를 말하면서도 출산율을 높이자

는 것, 즉 인간 집단을 팽창시키자는

것은 모순입니다. 다른 존재들과 함

께 균형을 맞추어야 하지요. 재 남

아 있는 지구의 자원,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인구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지구에서 사는 사람들은

어느 선까지는 자기들의 욕망을 억제해야 합니다. 재 소비하는 것이

무 많습니다. 좋게 말하면 이제 한국은 무 잘 산다, 물질 으로

무 풍요하다, 그러니 이제는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환경을 이야기할 때 과학기술과 문명을 비 하는데, 제

생각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과학기술은 더 발 하는 것이 좋

다고 니다. 재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해 과학기술이 담당할

측면이 분명히 있으니 이를 좀 더 발 시킬 필요가 있다고 니다.

이정배: 장회익 선생님 말 하신 온생명론이나 도법 스님의 연기 인

사유나 제가 말 드린 은총의 감각이나 다 같은 이야기를 다른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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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입니다. 그런 면에서 기본 인 생각은 하등 차

이가 없다고 보이구요. 도 평상시에는 도법 스님과 같은 논리를 갖

고 종교인으로서의 성찰을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도법 스님에 한

반론이라기보다는 제 스스로 갖고 있는 의문 을 토로하는 심정으로

말 드려 보겠습니다. 주지하듯 인류가 생태 괴를 막기 해〈리우

환경회담〉의 약속을 이야기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국가가 있습니

다. 한 제1세계와 제3세계 간에는 환경문제에 해서 근하는 방식

이 같지 않습니다. 제1세계는 제3세계를 향해서 환경을 빌미로 돈과

기술을 요구하는 환경 테러리즘을 감행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제3

세계는 제1세계를 향해서 환경 독재를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1세계의

환경기 을 갖고 3세계에 용하다보니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3세계

의 사람들의 삶이 막막해져 버리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3세계 사

람들은 1세계의 자본과 기술을 얻어 그것으로 환경우호 인 산업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합니다. 환경문제에 한 한 기본 으로 우리 모두

가 다 가해자고 피해자지만 남는 문제는 질 인 삶을 추구하며 더 많

이 소비하려는 사람이 있고 어쩔 수 없이 더 게 소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국인 미국이 쓰나미라는 허리 인에 당하니까

세계 언론의 주목이 되고 있으나 실상 더 많은 피해를 입었음에도 3

세계의 생태 기는 한 번도 제 로 주목조차 받지 못해 왔습니다. 이

번 미국의 허리 인 피해를 리우 환경회담의 약속들을 지키지 않는

것에 한 벌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본

으로 인간 보편에 해 지 하는 성찰은 요하지만 재 정치 인

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실 으로 더 가해자인 사람들에게

무엇을 이야기 하고 어떤 책임을 묻고 해결하기 해 어떤 조직이 필

요한가 라는 물음이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박이문 선생님의 말 로 과학기술을 계속 발 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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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문제에 관한 한 기본적으로 우리 모두가 다 가해자고 피해자지만 남는

문제는 질적인 삶을 추구하며 더 많이 소비하려는 사람이 있고 어쩔 수 없이

더 적게 소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는 말 의 취지를 이해합니다. 하지만 실은 자본주의와 별개로 과학

기술의 발 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

으로 환경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은 타당한 측면이 있지만 자본과

결탁한 기술의 문제가 갖는 속성상 비 인 면을 간과할 수 없습니

다. 돈이 안 되는 기술은 제 로 연구조차 되기 어려운 상황이 아닙니

까? 물론 배기가스를 게 발생하거나 발생시키지 않는 자동차를

만드는 일은 분명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자본과 결탁한 과학기술이

환경문제를 근원 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

다. 과학 기술이 가치 립 이라고들 말하지만 실상은 돈의 힘에 의해

가치론 으로 선택되고 있는 것이 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이문: 과학기술이 자본주의 사회와 깊은 연 이 있다는 것은 분명

하지만 재와 같은 큰 규모의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분명

일정한,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이라는 것은 지 껏 알려

진 세계에 한 인식 가장 믿을만한, 설득력 있는 인식의 틀일 것

입니다. 인 것은 아니겠지만 재 돌아가는 세상을 과학만큼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니다. 과학을 요시하는 것은,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의 속성, 성질을 가능한 정확히 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과학 지식이 세계에 한, 환경에 한 설명을 객

으로 잘하기 때문에 그런 객 인 지식을 근거로 재의 문제를 해

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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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배: 새만 문제만을 놓고 보더라도 찬반 양측 모두가 과학을 말

하면서도 서로 다른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박이문: 도 물론 새만 사업을 찬성하지 않지만 그래도 경험을 통

해 보았을 때 과학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조사를 하는 것이 가장 믿을

만하지 않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도 법: 는 선생님께서 하신 말 과학 태도나 방법은 굉장히

요하다고 하는데 으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욕구총족을

한 과학기술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에서는 근본 으로 문제

가 있다고 니다.

박이문: 과학은 객 으로 있는 그 로, 색칠해서 보지 말고 세상을

바로 보는 정직성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불쾌하더라도 정직

하게 보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과학이 부는 아닙니다.

하지만 과학은 생태 기를 극복하는데 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물론 재의 생태 기에 해 기술 인 처가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요한 가치 의 환, 세계 의 변화가 그 기 에 일어나

야 한다고 니다.

이주향: 이정배 선생님의 말 은 객 으로 상을 바라보는 과학을

반 하자는 것은 아닌 것 같고요. 근 사회에서 가장 고민했던 문제

의 하나가 인 종교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었잖아요.

그런데 사회에서 가 그 같은 폭력을 행사하는가 하면 종교가

아니라 과학, 과학기술이에요. 과학기술의 폭력으로부터 해방되는 고

리를 찾아야 다양성이 회복된다는 것이고 과학기술, 즉 인간 심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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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생명의 실상을 바로 보게 하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정말

강조하고 싶습니다. 제가 강조하는 것은 잘못된 세계관으로부터 해방되어서

객관적인 과학과 진리에 기초하여 생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는 것입니다.

고에서도 벗어나 다양한 생물종 체의 입장에서 생태계를 볼 수 있

을 것일 텐데요.

박이문: 험한 것은 과학이 자기의 의견이 무조건 옳다고 주장하는 것

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과학 인 사고는 그런 것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이주향: 하지만 과학기술이 재 생태 기를 만들어온 주범이 아니겠

습니까?

박이문: 과학을 지키고 발 시키자는 사람을 나쁜 사람이라고 보는

경향이 환경주의자들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생명의 존 을 알게

하는 과학자들도 있습니다. 과학이 생명의 실상을 바로 보게 하는

에서 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정말 강조하고 싶습니다. 제가 강조

하는 것은 잘못된 세계 으로부터 해방되어서 객 인 과학과 진리

에 기 하여 생태문제를 해결하기 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주향: 도법 스님은 따로 나 따로의 인식을 극복하는 것이 안

이라고 말 하셨고, 박이문 선생님은 욕망 자제와 더불어 과학 인 사

고에 기반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정배 선생님은 제

1세계와 제3세계에 따라 실천의 략 인 방법이 달라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를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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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회익: 과학이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굉장한 문제를 일으킨 주범

이라고 니다. 만약 과학기술만 아니었더라도 지 과 같은 문제는 일

어나지 않았거나 이 게 심각해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과학기술이

이 게 할 수 있다고 하니까 그것과 가장 먼 결합한 것이 욕망이고

자본이고, 국가주의입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잘못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 다면 재의 입장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인데요.

박이문 선생님 말 처럼 반과학 , 반이성 안은 바른 것이 아닙니

다. 하지만 과학 그 자체가 반성해야 할 목은 많습니다. 지 까지

과학은 자연계에서 무엇을 끌어다가 인간만을 한 무언가를 만들기

한, 한 단계 더 나아가 돈이 되고 힘이 될 만한 것을 만드는데 주로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것은 크게 자성해야 할 것입니다. 과학이

지 처럼 가면 안 되고 어떻게 하면 좀 더 괴되어가는 생태계를 회

복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해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

는 답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은 그런

에 심을 갖지 않는다는 에서 비 받아 마땅하다고 니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환경문제에서는 과학기술이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다

고 니다. 환경오염을 해결하는 것과 같이요. 하지만 환경오염은 암

환자의 외 증상에 불과합니다. 물론 이 외 증상 때문에 우리가 병

의 근원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지만요. 그러기에 근본

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환경공학 답만을 낸다는 것은 진통제를

처방하는 것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과학이 몰두해야 할 것은 재의

생태 기를 극복할 궁극 안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사람들은 환경을 괴하면서 스스로는 깨끗한 환경 속에

살려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반드시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

는데, 그보다 앞서 해결해야 할 더 요한 것은 우리가 갖고 있는 부

와 풍요에 해서 재와는 다른 자세, 다른 가치 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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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환경을 파괴하면서 스스로는 깨끗한 환경 속에 살려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반드시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그보다 앞서 해결해야

할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갖고 있는 부와 풍요에 대해서 현재와는 다른 자세,

다른 가치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는 것입니다. 우리 지구가 정상 인 상태에서, 지속 가능한 상황에서

생산할 수 있는 물자의 총량이 얼마냐 하는 것을 과학자들과 경제학

자들이 반드시 계산해내야 합니다. 물론 정확한 계산은 쉽지 않겠지만

인류 한 사람당 사용할 수 있는 양을 악하여야 합니다. 어느 한 개

인이 그보다 많이 쓴다면 이는 죄악입니다. 왜 죄악이냐 하면, 만약에

군가가 더 많이 쓴다면 생태계를 망치니까 죄악이고, 아니면 다른

사람이 써야할 몫을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하게 하고 자기가 가져오게

되니까 죄악입니다. 지 은 이런 것에 한 아무런 기 이 없어요. 돈

많은 사람은 오히려 존경받고 있습니다. 자동차 큰 거 타는 것을 왜

선호하느냐? 큰 차를 타야 사람 받는다는 생각으로 큰 차를 탄다

면, 그런 가치 을 가지고 더 많이

소유하고 남용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것을 자성해야 합니다. 지 까지는,

“왜? 도 돈 벌어”, “왜 잘하는 사람

들을 고 뭐라고 하느냐, 도 거기

서 무언가 얻어먹지 않느냐?” 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논리입니다.

지 우리는 1만불 소득인데 왜 2

만불 소득으로 가야 하느냐 하는 것

은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슬로건을

외치며 다 따라가려 합니다. 이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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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 환경 면에서 지탄받아야 할 단계에 있고 다른 나라에 해 이야

기하기 에 우리 자신에 해서 이야기해야 합니다.

이정배: 우리가 이런 생각 못하며 사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우리가

스스로 달라지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환

경문제에 한 해결은 우리가 살고 있는 그 자리에서 시작되어야 한

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1990년에〈세계교회 의회〉의 JPIC(Justice,

Peace, and Integration of Creatures) 회가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이

회는 정의, 평화, 생태 기의 문제가 세계에 려있는 한 기독교의 가

야 할 길이 멀다는 인식에서 비되었습니다. 본 회가 서울에서 열

린 이유는 이 같은 모순을 서울이 가장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 한국 기독교는 이 같은 문제에 큰 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당시 ‘창조의 보 ’(C) 분과의 합의에 근거해서 1992년의 리우 회담

의 합의가 이끌어졌습니다. 리우 회담은 가장 많은 정치지도자들이 참

여하여 합의한 약속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이 약을 지키지 않는 나

라들이 있습니다. 앞서 말한 로 미국이나 일본 같은 일부 1세계 국

가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이 같은 제1세계와 제3세계의 문제는 한국

사람들의 계층구조 속에서 재 되고 있습니다. 하여 우리 스스로도 자

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이제는 배가 고 서 남의 물건을

훔쳐 먹는 사람만이 아니라 필요 이상의 에 지를 쓰는 사람도 죄인

이 되는 시 에 이르 습니다. 물질 인 축복이 신의 축복이라고 보는

생각도 버려야 할 때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도 에 지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삶의 방식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후 약이

내 속에서 지켜지지 않는 것이지요.

종교는 종종 ‘오래된 새 길’로서 명명되는 바, 단순성을 삶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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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라 해도 생태적 에토스의 중심은 나눔에 있습니다. 나누기 위해서는

단순성이라는 가치가 종교의 이름으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나눔을 위한 생태

적 에토스가 있을 때에 과학기술도 믿을만한 것이 되고 정치도 믿을만한 것이

되리라고 봅니다.

이루며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최근 러시아 정교회는 “인간은

물질이 없으면 한 순간도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지만 인간이 최소한

의 물질을 갖고 살고자 할 때 그 물질은 물질이 아니라 정신이다”라

는 베르자이에 의 사상을 기 로 개 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

니다. 인간이 정신으로 산다는 것, 빵이 아니라 말 으로 산다는 것이

단순성의 종교 가치를 웅변해 니다. 내가 먹은 빵은 서 시간 지

나면 다시 배고 지는 물질에 불과하지만 내가 남에게 빵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는 정신이 된다는 것도 베르자이에 의 생

각입니다. 가 뭐라 해도 생태 에토스의 심은 나눔에 있습니다.

나 기 해서는 단순성이라는 가치가 종교의 이름으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나눔을 한 생태 에토스가 있을 때에 과학기술도 믿을만한

것이 되고 정치도 믿을만한 것이 되리라고 니다. 그 지 않은 상태

에서 과학기술에 의존한다는 것은 문제가 많습니다. 환경 테러리즘,

환경 시즘 등의 논쟁 가운데에서 이 같은 나눔의 에토스가 세계 어

느 곳에서도 보이지 않는다는 이 암담할 뿐입니다.

도 법: 이정배 목사님께서 문제의 주체는 자기 자신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할지라도 강자들의 부당성에 해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도 그 부분은 당연히 비 하고 항하고 싸워야 한

다고 니다. 그 지만 싸우는 세계 과 방식의 출발 이 어디인가가

문제라고 니다. 우선 앞에서 이야기한 바처럼 자신을 잘 알고 자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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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정직하고 성실해야 합니다. 자신에 한 무지는 덮어놓고, 자신의

정직하지 않음도 덮어놓고, 상 의 무지와 부정직만을 문제 삼는 것은

공평무사한 태도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이런 말 을 드리는 이유

는 평화의 구호는 있는데 평화의 삶은 없는 오늘의 우리 실문제를

생각해보라고 하는 것입니다. 역사 속에서 부처님이나 수님과 같은

분들에 의해서 정직한 삶의 모습이 보여졌지만 국가 인 차원에서

용된 경우는 마하트마 간디의 독립운동이라고 니다. 무조건 다 내 책

임이니 나만 잘 하면 된다는 것이 아니라 상 의 문제를 보듯이 나의

문제도 야 하고 상 를 비 하고 문제제기하려면 나 자신의 부당함

도 비 하고 문제제기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간디는 철 하게 진실과

사랑의 실천인 비폭력운동으로 제국과 싸웠습니다. 하지만 사실 간

디의 독립운동의 내용을 보면 국을 몰아내는 것이 운동의 목표가 아

니었습니다.

존재의 실상을 보면 모두가 함께 살게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공동체 존재이기 때문에 구를 쫓아내고 제거하는 방식으로는 문제

가 해결될 수 없습니다. 구나 함께 사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함께

살도록 되어 있는 공동체 존재라는 세계 의 인식에 근거해서 간디

의 독립운동이 이루어졌고 비폭력 인 실천이 나올 수 있었던 것입니

다. 내가 도덕 으로 갈 터이니 여러분도 도덕 으로 가자고 하는 것입

니다. 바깥의 문제를 회피하고 외면하는 것이 아입니다. 오히려 의

아픔이 바로 나의 아픔이라는 에서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나의 아

픔을 정성과 사랑, 즉 비폭력 으로 다루듯이 의 아픔도 그 게 다루

어가는 것이지요.

잠시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해 생각해보지요. 부분 으로 보면 유

익해 보이고 상 으로는 단해 보이지만 실제 으로는 문제가 해결

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단히 험하기도 합니다. 과학활동이라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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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공동체적 존재이기 때문에 누구를 쫓아내고 제거하는 방식으로는 문제

가 해결될 수 없습니다. 누구나 함께 사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함께 살도록

되어 있는 공동체적 존재라는 세계관의 인식에 근거해서 간디의 독립운동이

이루어졌고 비폭력적인 실천이 나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는 것의 동기는 결국 인간의 욕구충족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욕구총족의 논리로 우리 삶의 문제에

한 해답이 나올 수 있을까, 우리가

희망하는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경험해온 역사

는 그 지 않다고 답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길이 필요하다고 니다. 과학

의 진 에는 분명히 장 들이 있습니

다. 하지만 기술을 통해 인간욕구에

필요한 무엇인가를 더 만들어서 해결

을 하겠다는 생각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장회익: 우리는 지 도 무나 많은 에 지를 쓰고 있습니다. 물론 아

직도 에 지를 필요한 만큼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는 개인

으로 인류는 태양에 지만을 사용해야 한다고 니다. 인류가 계획

을 짜서 50년 후에 100년 후에는 에 지 사용을 어떻게 이고 결국

에는 태양에 지만을 쓰도록 해야 하지만 제게 이것을 어떻게 설득시

킬 능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삶의 생활패턴에서 에 지가 최소한

으로 사용되도록 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핵에 지는 고약한 문제를 갖

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의 말 로 그나마 폐기오염물이 게 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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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 원자력발 이라는 도 일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정작 나

에 어떤 이유로 에 지가 필요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때를 해

서 원자력 에 지나 화석연료 등은 묻어두고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좋지 몇십 억 년 몇백 억 년에 걸쳐 만들어진 진화의 조그만 산물을

우리가 한 세 에 몽땅 끄집어내어 소비해버리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

다. 에 지 소비를 이는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합니다.

이주향: 에 지만 생각해도 욕구충족의 원리로는 해결할 수 없고 그

를 해 나와의 싸움이 결국 문제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나와의 싸움

이 안 된다면 아무것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긴 시간 토론

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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