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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방송 2017. 03

김수지 ／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빅데이터팀 사원

뉴스빅데이터로 보는 ‘육아 변천사’

육아 중심은 ‘여성’, 맞벌이 늘며 ‘조부모’ ‘아빠’ 등장

이달의 빅카인즈

지난해 8월 정부가 저출산 보완 대책을 내놓았을 때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코엑스에서는 베이비페어가 열려, 육아에 관심 많은 아빠들의 발길을

불러모았다. <저작권자 ©연합뉴스, 무단복제 및 무단사용 금지>

‘라테파파’란 말이 있다. 한 손엔 카페라테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유모차를 끄는 아빠를 뜻하는 말로,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빠를 의미하는

신조어다. 라테파파의 대표적인 국가는 바로

스웨덴이다. 스웨덴에선 남성 육아휴직제 사용률이

90%에 달하고, 오후 4시면 아빠가 퇴근해 아이들을

함께 돌본다. 라테파파가 스웨덴산 신조어라면,

한국산 신조어도 있다. 바로 ‘맘충’이다. 맘충은

어린아이를 데리고 밖에서 자기 아이만 신경 쓰느라

주위에 민폐를 끼치는 행동을 하는 엄마들을

비판하는 말이다. 엄마들을 다그치는 듯한 뉘앙스의

신조어지만, 사실 이 속엔 홀로 아이들을 키우느라

주위도 챙기지 못한 채 정신없이 사는 우리네

엄마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한국 사회의 육아 현실을 뉴스빅데이터로 뽑아

보았다. 우리 사회에선 라테파파가 불가능한 것인지,

이때껏 한국 사회에서 다뤄 온 육아 담론은 무엇이

있었는지 지난 20년간의 기사를 ‘빅카인즈’를 통해

분석했다. 1997년부터 2016년까지 5년 단위로

구분해 육아와 관련한 기사 속 연관어의 변화를

빅카인즈 ‘워드클라우드’로 살펴보았다.

20년간 빠짐없이, 가장 빈번

하게 등장한 주요 키워드는

역시 ‘엄마들’ ‘여성들’과 같은

여성 관련 단어였다. 육아와 돌봄을 여성이 전담하는

사회구조를 반영한 결과다. 여성이 육아의 주체로

자리하는 가운데 ‘조부모’ 혹은 ‘아빠’와 같은 육아

분담의 대상이 부각되거나, 육아 보장 정책과 관련

기관이 관련 이슈로 떠오르는 양상이었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육아와 관련해 가장 많이

쓰인 키워드는 ‘여성들’이었다. 이 시기 ‘고용보험

기금’이란 키워드도 눈에 띄는데, 이는 육아휴직 시

고용기금에서 임금의 30%를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 모성보호법 개정안이 의결된 데 따른

것이었다. ‘출산휴가’ 기간을 늘리는 등 여성의 육아

부담을 사회적으로 분담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뤄진

시기이기도 하다.

2000년대 초반에서 중반은 ‘여성들’이라는 키워드

보다 ‘여성 근로자’란 키워드가 더 많이 사용된

시기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육아와 일을 어떻게 양립할 것인가’가 사회적

고민으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해 ‘노동부’ 또한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 시기에는 육아휴직 기간 확대,

직장보육시설 설치 등 다양한 정부 정책이 나왔지만,

실제 근로 환경에는 적용되지 않는 등 정책과 사업장

간 온도차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그림1] 참조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특징적인 변화는 조부모가

육아 분담의 주체로 새로이

떠올랐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조부모’ ‘맞벌이

부부’ ‘고령화’ 같은 키워드가 연관 키워드로 함께

추출됐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조부모가

그림1 ‘육아’ 관련 키워드 분석 결과(1997~2006년)

1997~2001년2002~2006년

‘여성’에서

‘여성 근로자’로

‘육아’에 대한

인식 변화 시작

노동부출산율 맞벌이

경제적

사업주 남녀 근로자

보육시설

고령화

아이들 해산보호비

여성 근로자공무원

위원장

우리나라

탁아수장 여성들미래사회위원회

청와대남성들

어린이집

장애인 기본권탁아비용

임산부

휴직기간

어린이집 여성들주부들활성화

아이들

여성계

자녀교육

부모들

직장생활

위원장

근로자

보육시설

수혜자

중앙인사위원회 노동부

민주당

원씩

어머니들

공무원 엄마들

고용보험기금

중앙행정기관

출산휴가

임산부

맞벌이 부부

민간기업 근로자들

사회참여

다음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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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돌보는 황혼육아가 새로운 육아 방식으로

떠올랐다. 결혼한 자녀가 육아에 도움을 받으려고

부모 집과 가까운 곳에 살림을 꾸리는 사례도

늘었다. 황혼육아를 바라보는 시각은 둘로 나뉜다.

한국 사회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 문제와

고령화 문제를 동시에 풀 실마리가 된다는 의견과

함께, 다시 겪는 육아 때문에 생기는 노년층의

‘번아웃 증후군’을 조심해야 한다는 우려도 있었다.

2012년에서 2016년에는 ‘아빠들’이 육아 분담의

주체로 떠올랐다.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아빠들이 육아에 참여하는 모습이 대대적으로

방송을 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아빠들’ ‘남편들’

같은 키워드가 주요 연관어로 뽑혔다. 하지만 방송

속 모습과 달리, 아빠가 실제로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엔 여건이 한참이나 부족하단 비판이

나온다.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2,113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3위다. OECD

평균 1,766시간보다 347시간이나 더 길다. 야근이

일상인 이 시대에 아빠들은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출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이러한 사회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 등 관련 부처가

연관 키워드로 뽑히기도 했다.[그림2] 참조

20년간 육아와 관련한 담론엔 ‘여성’이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엔 여성이 책임지는

돌봄 구조를 ‘조부모’ 혹은 ‘아빠들’이 분담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라테파파란 신조어가 자주

쓰이기 시작한 것도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한다. 물론

이는 반쪽짜리 변화다. 뉴스에 ‘아빠’란 단어가 많이

등장했다고 해서, ‘출산휴가’나 ‘탁아수당’이란 단어가

사용됐다고 해서 우리 사회가 엄마들이 아이를

양육하기 좋은 환경으로 바뀐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언론을 비롯한 사회의 관심이 엄마에게

육아의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게 아닌, ‘육아를

사회적으로 분담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정도로

맥락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반쪽의 변화를

온전한 변화로 바꾸는 건, 사회 구성원과 정부

부처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일 것이다. 라테파파가

가능해질 그날을 기대해 본다.

그림2 ‘육아’ 관련 키워드 분석 결과(2007~2016년)

2007~2011년 2012~2016년

1 빅카인즈에 수록된 38개 일간지 및 4개 방송사 기사 분석

2 2015년 기준,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노동시간 실태와 단축 방안>

근로자 통계청

아이들현대

임산부

경제활동인구공무원

노동부

아빠들 보건복지부

고령화조부모 영유아근로시간

엄마들

부모들

가사활동인구보건복지협회

여성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부산

맞벌이 부부

김영순

쿠키 건강專業主夫

엄마들

센터장

부서장

어린이집 아빠들전주시

휴직자 장난감

출산 극복

중소기업

출산율

고용노동부

아이들남편들충남대

정형돈

영유아

세종시

근로자 보문점

여성가족부

부모들 보육료 중요성보건복지부

주민들

공주시

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