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치료적접근을통한의 교수․학습방안 - …조진하, 「《봉산탈춤》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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敎育學碩士學位請求論文 문학치료적 접근을 통한 <흥부전>의 교수․ 학습 방안 A Teaching and Learning Method for <Heungbujeon> in Approach of Literary Therapy 2008年 2月 仁荷大學校 敎育大學院 國語敎育專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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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敎育學碩士學位請求論文

    문학치료적 접근을 통한 의

    교수․ 학습 방안

    A Teaching and Learning Method for

    in Approach of Literary Therapy

    2008年 2月

    仁荷大學校 敎育大學院

    國語敎育專攻

    裵 슬 아

  • 敎育學碩士學位請求論文

    문학치료적 접근을 통한 의

    교수․ 학습 방안

    A Teaching and Learning Method for

    in Approach of Literary Therapy

    2008年 2月

    指導敎授 金 泳

    이 論文을 碩士學位 論文으로 提出함.

    仁荷大學校 敎育大學院

    國語敎育專攻

    裵 슬 아

  • 이 論文을 裵슬아의 碩士學位論文으로 認准함.

    2008年 2月

    主審 印

    副審 印

    副審 印

  • 목 차

    국문 초록 ····················································································································· 0

    Ⅰ. 서론 ························································································································ 1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 1

    2. 선행 연구 검토 ······································································································ 3

    3. 연구 방법 ················································································································ 7

    Ⅱ. 고전문학 교육의 문제점 및 그 해결방안 ·············································· 10

    1. 고전문학 교육의 문제점 ··················································································· 10

    2. 문학 치료적 접근 ······························································································· 13

    1) 문학 치료의 개념 ····························································································· 13

    2) 문학 치료의 이론적 토대 ··············································································· 16

    3) 문학 치료의 과정 ····························································································· 19

    3. 고전문학 교육과 문학 치료 ············································································· 23

    1) 고전문학을 통한 문학치료 연구의 쟁점 ····················································· 23

    2) 고전문학 교육을 통한 문학 치료의 가치와 효용성 ································· 25

    Ⅲ. 의 작품 고찰 ·················································································· 28

    1. 작품의 주제 ········································································································· 29

    2. 작품의 등장인물 ································································································· 35

    1) 놀부의 긍정적인 면모 ····················································································· 35

    2) 흥부의 긍정적인 면모 ····················································································· 38

    Ⅳ. 문학 치료를 활용한 의 교수․ 학습 모형 및 과정안 ········ 42

    1. 문학 치료를 활용한 교수․ 학습 모형 ······························································ 42

    2. 문학 치료를 활용한 의 교수․ 학습 과정안 ·································· 47

  • Ⅴ. 결론 ······················································································································ 74

    參考文獻 ····················································································································· 76

    ABSTRACT ·············································································································· 79

  • 표 목차

    노명완의 과정 중심 모형을 바탕으로 한 읽기 과정 ························· 42

    이희정의 반응 중심 학습법 모형 ··························································· 43

    문학치료를 활용한 교수․ 학습 모형 ······················································· 44

  • 문학 치료적 접근을 통한 의 교수․ 학습 방안

    仁荷大學校 敎育大學院

    國語敎育專攻

    裵 슬아

    (指導敎授 金 泳)

    본 연구의 목적은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고전문학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고 자아실현, 문학의 가치 내면화라는 문학 교육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문학치료적 관점을 적용한 의 교수․ 학습 방안을 계획하는 것이다.

    고전문학은 전통과 역사를 존중하고 그 시대를 대표하는 것으로 시간과 공

    간을 뛰어넘는 가치 있는 문학이다. 고전문학 작품 안에는 조상들의 삶의 모

    습과 세계관이 담겨 있고, 선인들의 미적 감수성과 민족의 얼도 담겨 있다.

    그러므로 학생들에게 고전문학 교육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고전문학 자체를

    배우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즉, 고전문학 작품의 표면에 드러나는 지식

    만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속에 담겨 있는 조상들의 얼과 지혜, 우리

    의 문화를 이해하고 나아가 그것을 자신의 삶과 연관 지어 내면화하여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 가는 교육인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고전문학 교육은 작품을 통해 그 가치와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는 교육이 아니라, 독해의 난해함과 작품 속 현실의 생소함, 강의식 위

    주의 수업 진행으로 인해 학습하기에 어렵고 힘든 기피의 대상으로 전략해 버

    렸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에 적합한 해결방법으로 문학치료를 제시하였다.

    문학치료는 작품과 독자와의 상호작용, 특히 상호작용을 통한 독자의 반응과

    내면화를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므로 문학치료는 고전문학의 가치

  • 를 깨닫지 못하고 교육받고 있는 학생들에게 고전문학 작품과 상호작용하면서

    그 가치를 깨닫고, 이를 내면화하여 문학 교육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적합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에 연구자는 문학치료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면서 그

    에 대한 이해를 돕고, 고전문학 교육에 적용한 문학치료의 관점과 가치, 그리

    고 효용성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그러고 나서 본 연구의 중요한 제재인 의 작품 속에 내재되어 있

    는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권선징악’, ‘흥부는 선하고, 놀부는 악하다.’는 굳어

    진 의 작품세계에서 벗어나, 의 주제와 등장인물을 새로운

    관점에서 살펴보면서 다양한 시각을 갖도록 하였다.

    위의 논의들을 바탕으로 문학치료를 활용한 의 교수․ 학습 모형을

    설계하고, 실제 교육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교수․ 학습 과정안을 총 3차시로

    계획하여 문학치료를 적용한 교수․ 학습 모형을 실체화 시키는 방안을 모색해

    보았다. 이로써 학생들은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에 대입시키고 자연

    스럽게 문제를 인식하여 치유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며, 이것은 결국 건강한

    자아정체성을 확립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본다.

    본 연구는 문학치료적 관점을 적용하여 속에 내재되어 있는 가치

    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이 건강한 자아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구체

    적이고 현실적인 지도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 찾을 수 있을 것이

    다. 하지만 실제 이 방안을 적용하여 연구 결과를 명확히 내지 못한 점은 연

    구의 한계점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과제는 이 수업 모형과 지도안

    을 직접 적용하여 본고에서 제기하였던 의 교육적 활용방안을 위한

    문학치료적 접근이 유용함을 증명하는 일이 될 것이다.

  • Ⅰ.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착하게 살면 복을 받고, 악하게 살면 벌을 받는다.’라는 말은 오랜 세월 동

    안 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이것 외에도 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을 떠올리면 ‘권선징악’,

    ‘착하게 살면 복을 받고, 악하게 사려면 벌을 받는다.’는 교훈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이처럼 고전문학은 오랜 세월을 거쳐 내려오면서 사람들에게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 깨우쳐 주려고 하지만 우리는 고전문학 속에 쓰이는 어휘가 너무

    어려워 해석하고 이해하기 힘들어 한다. 또한 현재 시대와 맞지 않는 이야기

    라고 해서 외면해 버리는 경우도 많다. 그리하여 고전문학은 옛날부터 내려져

    오는 이야기로 어릴 적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 또는 동화책에서만 읽

    는 전래 동화로 여겨져 고전문학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고전문학은

    이를 전공하는 학자들에게만 관련이 있는 문학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고전문

    학의 진정한 가치를 깨우치지 못할 때가 많이 있다.

    이 같은 문제는 학교 교육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학생들이 고전문

    학은 현대 언어와는 다른 고어와 한자가 많이 사용되어 있어서 해석하기도 힘

    들고, 현대 언어로 풀더라도 그 함축적 의미와 시대적 상황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고전문학을 학습하는 것이 어렵다고 여겨 고전문학 교육 시간

    은 고어(古語)의 어휘나 문법적인 측면을 학습하는 시간으로 생각하고 있다.

    또한 교사도 고전문학의 필요성과 가치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그 특성상, 텍스

    트 중심의 정태적 고전문학 교육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대

    부분의 사람들이 고전문학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학교 교육에서 이처

    럼 고전문학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10년 전, 교과서에 실린 고전문학의 내용을 지루하게 암기하면서 학습

    했던 학생이 가르치는 입장이 되어서도 여전히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암기로

    고전문학을 교육하고 있는 우리는 고전문학 교육의 큰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

    이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이와 같은 현실 앞에 ‘우리 고전문학이 왜 이렇게 외면

    받고 있는 것일까?’, ‘조금만 더 가까이 고전문학에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없

    을까?’, ‘고전문학이 주는 진정한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

  • 을까?’와 같은 의문점을 안고 고민하던 끝에 고전문학 교육에 문학치료를 적

    용하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문학치료란, 문학작품을 통해서 자기 자신의 내면에 분출하지 못하고 잠재

    되어 있는 감정이나 정서 및 기억을 떠올려 문학작품을 감상하고 창작하는 과

    정을 겪으면서 그 정서와 감정을 이해하고 치유하여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받

    아들이며 더 나아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내적 통합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학치료를 고전문학 교육에 적용하여 활용한다면 고어(古語)

    의 어휘 해석이나 문법적인 측면만을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고전문학 작품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문제를 치유하며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 나가면서 점차

    고전문학 작품의 진정한 가치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수십, 수백 년 전에 지어진 고전문학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내면의 감정과 정서, 기억을 떠올려 치유하게 할 것인지가 의문이

    다. 이 점에 대해 정운채는 “고전문학이야말로 오랜 세월 속에서 수많은 경우

    들을 거치면서 드러나게 된 온갖 심리적 정신적 장애들의 모습과 그리고 이

    장애들을 극복해내기 위해 필요했던 문학적 장치들을 총체적으로 간직하고 있

    기 때문에 고전문학을 통한 문학치료 연구는 오늘날 우리들의 삶을 위해서 없

    어서는 안 될 연구이다.”1)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고전문학을 통해 문

    학치료 방법을 연구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특히 고전문학

    교육 현장에 문학치료 방법을 적용한다는 것은 고전문학의 진정한 가치를 깨

    닫지 못하고, 지식적인 부분만을 학습하고 있는 고전문학 교육의 문제점을 해

    결해 줄뿐만 아니라, 대학 입시를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학생들에게 고전문학을 통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선인들의 지혜를

    알려줌으로써 건강한 자아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

    그리고 은 우리가 어릴 적부터 가까이에서 접해오고, 많이 읽어왔

    던 고전문학 작품으로 앞서 이야기했던 바와 같이 오랜 세월동안 우리에게

    ‘권선징악’이라는 큰 교훈 외에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이 있다. 등장인

    물인 ‘흥부’와 ‘놀부’를 통해서 우리에게 형제의 우애, 효, 선과 악 등을 깨우

    쳐주고, 또한 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져 와서

    다각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으며, 총 18종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중 8종

    에서 다루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고전문학 작품으로 학생들이 건강한 자아정

    체성을 확립하는데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고 보여 진다.

    1) 정운채, 「고전 문학교육과 문학치료」, 『국어교육』제 113호, 한국국어교육연구

    학회, 2004.

  •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 특히 등장인물에 문학치료적 방법을 적용

    한 효과적인 지도방안을 마련하여 학생들에게 건강한 자아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본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2. 선행 연구 검토

    본 연구는 문학치료적 접근 방법을 통해 의 교수․ 학습방안을 세우

    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와 밀접하게 관련된 고전문학을 통한

    문학치료의 연구들이 그 동안 어떠한 방향으로 연구되었는지를 간략하게 살펴

    보고, Ⅱ장에 가서 문학치료의 연구들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

    다. 그리고 에 대한 그간의 연구도 간략하게 알아보도록 하겠다.

    우선, 고전문학을 통한 문학치료에 대한 연구는 1999년에 정운채가 시화를

    중심으로 한 문학치료의 연구2)를 시작으로 여러 연구자들의 관심사가 되면서

    현재까지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정운채는 「시화에 나타난 문학의

    치료적 효과와 문학치료학을 위한 전망」을 통해 고전문학을 통한 문학치료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였고, 이 외에도 여러 논문에서 문학치료의 이론과 방

    법, 문학치료의 여러 핵심 개념, 치료의 효용성 등이 연구되었다.3)

    2) 정운채, 「시화에 나타난 문학의 치료적 효과와 문학치료학을 위한 전망」, 『문학

    치료의 이론적 기초』, 문학과 치료, 2006.

    3) 정운채, 「고전시가론에 대한 문학치료학적 조명」, 『한국시가연구』제 10집, 한

    국시가학회, 2001.

    정운채, 「로 본 문학의 양면성과 문학치료의 방법」, 『고전문학과

    교육』제 3집, 청관고전문학회, 2001.

    정운채, 「의 문학치료적 해석」, 『국어교육』104집, 한국국어교육연구

    회, 2001.

    정운채, 「한국 고전문학과 문학치료」, 『조선학보』제 183호, 조선학회, 2002.

    정운채, 「《주역》의 인간 해석 체계와 문학치료의 이론적 구조화」, 『겨레어문

    학』제 27집, 겨레어문학회, 2002.

    정운채, 「문학치료방법론」, 한국문학치료학회 제 1회 학술대회 발표요지, 2003.

    정운채, 「문학치료방법론 : 서사의 힘」, 한국문학치료학회 제 2회 학술대회 발

    표요지, 2003.

    박기석, 「문학치료학 연구 서설」, 『문학치료연구』제 1집, 한국문학치료학회,

    2004.(이하 같은 책)

    김석회, 「문학치료학의 전개와 진로」

    정운채, 「의 독후감을 통한 자기서사의 탐색과 문학치료의 방향 설정」

  • 그리고 문학치료의 이론과 방법을 실제로 고전 문학 작품이나, 사회현상,

    영화 등에 적용하여 독해하고, 문학치료적 관점에서 그 의미를 연구한 논문

    들4)과 문학 교육 현장에 문학치료를 적용하여 실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습

    정운채, 「문학치료와 서사 : 의 사례 분석」, 한국고전문학교육학회 동

    계학술발표대회, 2004.

    정운채, 「인간관계의 발달 과정에 따른 기초서사의 네 영역과 분석 시

    론」, 『문학치료연구』, 제 3집, 한국문학치료학회, 2005.

    4) 정운채, 「만복사저포기의 문학치료학적 독해」, 『고전문학과 교육』제 2집, 청관

    고전문학회, 2000.

    강미정, 「악장가사 소재 의 문학치료적 효과」, 『국어교육』, 제 101

    호, 한국국어교육연구회, 2000.

    정운채, 「오줌꿈을 사는 이야기의 전승 양상과 문학치료학적 의미」, 『국문학연

    구』제 5집, 국문학학회, 2001.

    정운채, 「흥보가의 구조적 특성과 문학치료적 효용」, 『고전문학과 교육』제 4

    집, 청관고전문학회, 2002.

    김정애, 「역할극 수용을 통한 의 문학치료적 전망과 현대적 재창조 방

    안」, 『계레어문학 제 27집』, 2002.

    조진하, 「《봉산탈춤》 의 이본과 그 문학치료적 의미」, 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3.

    강미정,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시경 인용 양상과 그 문학치료적 의의」, 건국

    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2003.

    하은하, 「귀신 이야기의 형성 과정과 그 문학치료적 의의」, 서울여자대학교 박

    사학위 눈문, 2003.

    윤미연, 「에 나타난 웃음의 기제와 그 효용」, 『문학치료연구』제 1

    집, 한국문학치료학회, 2004.

    정운채, 「영화창작의 문학치료적 성격」, 『문학치료 연구』제 2집, 한국문학치

    료학회, 2005.

    서은아, 「의 부부갈등 중 ‘선녀의 개인적 결함’으로 인한 갈등과

    그 문학치료적 가능성 탐색」, 『문학치료연구』제 2집, 한국문학치료학회, 2005.

    고정희, 「영화 속 여주인공 ‘선화’와 - , , 의 여주인공에 대한 문학치료적 관심」, 『문학치료연구』 제 3집,

    한국문학치료학회, 2005.(이하 같은 책)

    정충권, 「과 의 문학치료학적 독해 - 비교의 관점에서」

    강미정, 「에 나타난 자기서사의 변화」

    조은상, 「에 나타난 성적 불안 극복과 아버지 세계로의 회귀」

    전영숙, 「영화 에 대한 문학치료적 독해」, 『문학치료연구』제 4집,

    한국문학치료학회, 2006.(이하 같은 책)

    이경하, 「TV가족상봉 프로그램의 치유적 기능과 그 문화적 원형」

    최혜진, 「의 문학치료적 접근」

    장미영, 「노년의 자기효능감 증진을 위한 소설 독서요법」

  • 과정을 연구한 사례논문들도 이루어지고 있다.5) 문학 교육현장에 문학치료를

    적용하여 논의한 연구들은 Ⅱ장에 가서 좀더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에 대한 연구는 1980년대까지의 통계 자료를 살펴 볼 때 다른 판

    소리계 소설에 비해 연구 논문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6) 그 동안 이루어진 연

    구 결과를 주제별로 검토해 보면 근원설화에 대한 연구, 판소리와 이본에 관

    한 연구, 주제에 관한 연구, 인물의 성격에 관한 연구, 신분에 관한 연구, 해

    학적 특성에 대한 연구, 사회 경제사적 연구 등 다양하게 진행되어 왔다. 이

    연구 중, 본 논의에서 살펴봐야 할 연구사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의 이본에 관한 연구는 김태준이 경판본, 연의 각, 신재효본

    등의 내용을 단순 비교한 것7)에서 시작된다. 설성경은 이본들을 비교하여 임

    형택본이 다른 이본에 비해 흥부의 가난과 고생으로 나타나는 현실 구조가 차

    지하는 비율이 높음을 고찰하였고,8) 권영호는 이본을 대비하여 계통을 분류

    해 봄으로써 구성 양상을 중심으로 이본간의 상호관계를 살펴보았다.9) 김창

    진은 의 이본들의 특성과 계열 관계, 구성이 갖는 상징성과 현실성

    및 주제 의식을 연구하였다.10) 또한 유광수는 창본, 필사본, 목판본, 구활자본

    을 망라한 총 14종의 이본들을 대비하여 개별적 특성을 밝히고 각 이본들 간

    의 계통과 형성 연대까지 고찰하였다.11)

    5) 노정화, 「고전소설에 나타난 아동의 반응과 그 교육적 의미」, 건국대학교 교육대

    학원 석사학위 논문, 2002.

    전영숙, 「를 활용한 문학치료의 실제 및 그 교육적 활용 방안 연구」,

    건국대학교 박사논문, 2004.

    조은심, 「불안과 우울 증세에 대한 문학 치료 사례」, 『문학치료연구』제 1집,

    한국문학치료학회, 2005.

    전영숙, 「문학치료 기법의 학교 현장 적용」, 『문학치료연구』제 2집, 한국문학

    치료학회, 2005.(이하 같은 책)

    강미정, 「에 대한 초등학교 3학년 도형이의 반응과 그 문학치

    료적 전망」

    하은하, 「『삼국유사』소재 설화를 이용한 문학치료의 한 사례」

    오은경, 「문학치료적 관점을 적용한 향가 지도방법 연구」, 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6.

    6) 우쾌제의 조사에 의하면 46편, 95편, 223편이 연구

    되었다고 한다. (「고소설연구사개관」, 『한국고소설론』, 아세아문화사, 1995.)

    7) 김태준, 「흥보가의 비교고찰」, 『동구어문론집』제 4집, 1966.

    8) 설성경, 「흥부전의 필연성과 당위성」, 『연세국문학』제 3집, 연세대 국어국문학

    과, 1972.

    9) 권영호, 「흥부전의 이본 연구」, 경북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84.

    10) 김창진, 「흥부전의 이본과 구성 연구」, 경희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1.

  • 의 주제에 대한 연구는 크게 교훈적인 효용성의 측면과 작품의 지

    변에 흐르는 강한 사회성의 측면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교훈적인 측면에서

    는 장덕순이 ‘이조적 유교 사상이 우애를 목적으로 하는 권선징악의 이(理)’라

    는 견해를 제시하였다.12) 사회성의 측면에서는 조동일의 ‘천부(賤富)의 대두

    로 가난해진 양반과 모든 기존 개념이 얼마나 심각한 곤경에 빠지게 되었는가

    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13)이라는 주장과 임형택의 ‘흥부라는 인물은 피나는

    노력에도 굶주려야 되는 반면에 놀부라는 인물은 악질적인 행위에도 부자로

    잘 살고 있는 현실의 모순’14)으로 보는 견해 등이 있다.

    의 인물의 성격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도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

    키고 있는 문제이다. 놀부와 흥부의 성격이 서로 대조적이기 때문에 인물 평

    가는 크게 두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시대의 변화에 맞게 적극적

    이고 진취인 사고를 지닌 놀부를 긍정적인 인물로 보고, 흥부의 무기력하고

    형식주의적인 삶의 태도를 비판하여 부정적인 인물로 보는 견해이다.15) 둘째,

    흥부의 가난이 개인적 결함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기인한

    다고 보아 긍정적 인물로 보고, 놀부를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이다.16) 이렇게

    인물의 성격에 대한 논의가 다양하게 제시된 것은 작품의 주제적인 측면과 이

    본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을 다른 학문과 연관시켜 연구한 업적도 있다. 사회․ 경제사적 측

    면에서 조선 후기의 시대적 배경과 사회적 변동이 작품 속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가에 관한 연구17)와 작품에 나타난 시대의식을 중심으로 시장경제와 제

    도적 모순, 윤리적 의식에 따라 고찰한 연구18)가 그것이다. 특히 천이두는 한

    11) 유광수, 『흥보전연구』, 계명문화사, 1993.

    12) 장덕순, 『국문학통론』, 신구문화사, 1963.

    13) 조동일, 「판소리의 장르 규정」, 『어문논집』제 1집, 계명대 국어국문학회,

    1969.

    14) 임형택, 「흥부전의 현실성에 관한 연구」, 『문화비평』제 4집, 아한학회, 1969.

    15) 서대석, 「흥부전의 민담적 고찰」, 『국어국문학』제 67집, 국어국문학회, 1975.

    김광순, 「흥부전의 주인공에 관한 인성 분석」, 『청계김사엽박사송수기념논

    총』,1976.

    김치홍, 「놀부의 현대적 의미」, 『국어국문학』제 82집, 국어국문학회, 1980.

    16) 임형택, 위의 논문.

    설성경, 앞의 논문.

    이석래, 「긍정과 부정」, 『백영정병욱선생환갑기념논총』, 신구문화사, 1982.

    이상택, 「흥부 놀부의 인물 평가」, 『한국문학사의 쟁점』, 집문당, 1986.

    17) 우쾌제, 「조선후기소설에 나타난 경제의식 고찰 -문학 교육적 측면을 중심으로

    -」, 인천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9.

  • (恨)의 개념을 논함에 있어서 어두운 면과 밝은 면으로 양분하고, 을

    밝은 면의 입장에서 고찰함으로써 우리 고유의 민족 정서가 잘 반영되어 있음

    을 증명하고자 하였다.19) 그 밖에도 신상철의 ‘놀부의 현대적 수용과 그 변

    형’20), 최현섭의 ‘흥부전의 교육적 수용’21), 장옥희의 ‘어린이용 의 변이양상 연구’22) 등을 통하여 연구의 방향과 방법의 다변화

    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상의 연구 결과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고전문학을 통한 문학치료는 문학

    작품뿐만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수․ 방법 등 다양한 방향으

    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고전문학으로서의 을 교육적 측면

    에서 접근한 연구는 다른 분야에 비해 미진한 실정이다. 또한 현재 고전문학

    교육에 대한 문제점이 계속해서 부각되고 있으므로 기존의 연구 성과에 실질

    적 의미를 부여함과 동시에 고전문학 교육의 새로운 방향성을 확고히 하기 위

    한 논의들이 요구되고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선행 연구들을 바탕으로 에 문학치료적 관

    점을 적용하여 교수․ 학습 방안을 세움으로써 고전문학 교육의 새로운 방향성

    을 제시하도록 하겠다.

    3. 연구 방법

    본 연구의 주요 과제는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고전문학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고 자아실현, 문학의 가치 내면화라는 문학 교육의 목표를 실현하

    기 위해 문학치료적 관점을 적용한 의 교수․ 학습 방안을 계획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연구자는 먼저, 고전문학 교육이 왜 학생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지, 그 문제점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 정리해 보고자 한다. 앞서 서론에

    18) 홍성재, 「에 나타난 시대의식 고찰 -문학 교육적 측면을 중심으로-」,

    인천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9.

    19) 천이두, 「한의 구조 연구」, 문학과 지성사, 1993.

    20) 신상철, 「놀부의 현대적 수용과 그 변형」, 『한국고전소설연구』, 새문사,

    1983.

    21) 최현섭, 「흥부전의 교육적 수용」,『선청어문』제 16집, 서울대학교, 1988.

    22) 장옥희, 「어린이용 개작 흥부전의 변이 양상 연구」, 군산대학교 교육대학원 석

    사학위 논문, 1998.

  • 서도 거론되었듯이 고전문학 교육은 현대 언어와는 다른 고어와 한자의 많은

    사용으로 인한 해석의 어려움, 현대 언어로 풀더라도 그 함축적 의미와 시대

    적 상황에 대해 알지 못하여 학습한 내용 이해의 어려움, 텍스트 중심의 강의

    식 수업 등과 같은 문제로 인해 점차 그 가치와 중요성이 사라지고 있다. 따

    라서 현재 학교 현장에서의 고전문학 교육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

    보고, 정리하면서 이에 대한 적합한 해결 방안으로 문학치료를 적용하여 접근

    하고자 한다.

    문학치료는 작품과 독자와의 상호작용, 특히 상호작용을 통한 독자의 반응

    과 내면화를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므로 문학치료는 고전문학의

    가치를 깨닫지 못하고 교육받고 있는 본고의 대상자인 고등학생들에게 고전문

    학 작품과 상호작용하면서 그 가치를 깨닫고, 이를 내면화하여 문학 교육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적합한 방법이 될 것이다. 따라서 연구자는 문학치료

    가 무엇이고, 어떤 이론에 기초되어 있고, 그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면서 문학치료에 대한 이해를 돕고, 고전문학 교육에

    적용한 문학치료의 가치와 효용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고전문

    학 교육에 적용한 문학치료의 가치와 효용성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왜 고전문

    학을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의 작품에 대해 고찰할 것이다. 의 작품을

    고찰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면을 다 살펴보아야 하겠지만 본 연구는 에 대해서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에 문학치료적 관점을 적용하

    여 교수․ 학습 방안을 논하는 것이므로 본 논의에 있어 중요한 부분인 의 주제와 인물에 대해서만 논하고자 한다. 주제와 인물에 대해서 논할 때

    에는 기존의 굳어진 시각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을 시도함으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고전문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도록 할 것이다. 특히,

    의 등장인물에 문학치료적 관점을 적용하여 학생 자신에게 내재된

    ‘흥부’와 ‘놀부’의 모습을 살펴보고, 바로 깨달아 건강한 자아를 발견할 수 있

    도록 할 것이다.

    그렇다면 에 문학치료적 관점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본고에서는

    우선 문학 교육에 주로 활용되는 국어 교수․ 학습 모형을 바탕으로 문학치료

    를 활용한 교수․ 학습 모형을 설계할 것이다. 그리고 실제 교육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교수․ 학습 과정안을 총 3차시로 계획하여 문학치료를 적용한 교수․ 학

    습 모형을 실체화 시키는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이로써 학생들은 스스

    로 자신의 모습을 에 대입시키고 자연스럽게 문제를 인식하여 치유

  •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며, 이것은 결국 건강한 자아정체성을 확립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마지막에는 이 모든 논의들을 종합하여 서론에서 제시했던 연구 목적에 비

    추어 연구의 목적을 달성했는지 점검하고, 고전문학 교육에 있어서 문학치료

    의 접근 방법이 하나의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전망하는 것으로 본 연구

    를 끝마치고자 한다.

  • Ⅱ. 고전문학 교육의 문제점 및 그 해결방안

    1. 고전문학 교육의 문제점

    우리는 대부분 학교에서 문학교육을 통해 고전문학을 접하고 배우게 된다.

    문학교육은 문학 작품의 수용과 창작 활동을 통해 문학적 감수성과 상상력을

    기르고 나아가 자아를 실현하고 문학의 가치를 자신의 삶으로 통합하기 위한

    교육이다. 따라서 문학교육은 문학이론에 입각하여 기존에 연구되어진 문학

    작품을 대상으로 하여 단순히 지식만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문학 능력을 기

    름으로써 문학 작품 속에 담겨져 있는 인간의 총체적인 삶을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삶과 연관 지어 내면화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도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학교육 중에서 고전문학 교육은 인간의 삶의 모습을 문학을 통해

    다양하고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교육이라 할 수 있다. 고전문학

    은 그 작품이 창작된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이 자신의 세계를 인식하던 사유방

    식과 세계를 통해 자신들의 정서를 표현했던 창작 방법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사유방식과 창작 방법은 오늘날의 문학 교육에 유효한 내용을 제공해주기 때

    문이다.23) 즉, 고전문학을 통해서 선인들의 세계관과 삶을 이해할 수 있고 또

    당시의 언어표현을 학습할 수 있으며, 문학이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한

    인류의 문화유산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고전문학은 그 시간적 거리감에도 불

    구하고 현재의 문학 활동과 관련된 중요한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조윤제도 일찍이 고전문학의 이러한 점들을 인식하여 “우리가 고전문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우리의 조상들이 향유하던 소중한 유산일 뿐만 아니라, 우리

    의 현재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고전문학이야말로 민족 역사

    창조의 이상을 가장 뚜렷하게 우리 앞에 보여 주고 있는 것으로 이 이상을 몸

    소 체득함으로써 참다운 현실적․ 민족적 생활을 할 수 있고, 또 이로 인해 건

    전한 민족의 역사를 창조할 수 있다.”24)고 밝혀 우리에게 고전문학 교육의 필

    요성과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처럼 고전문학은 전통과 역사를 존중하고 그 시대를 대표하는 것으로 시

    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가치 있는 문학이다. 고전문학 작품 안에는 조상들의

    삶의 모습과 세계관이 담겨 있기도 하고, 선인들의 미적 감수성과 민족의 얼

    이 담겨 있기도 하다. 그러므로 학생들에게 고전문학 교육은 단순히 고전문학

    23) 허왕욱,「고전문학교육의 시각」, 『고전문학교육론』, 보고사, 2003.

    24) 조윤제, 『국문학개설』, 탐구당, 1981.

  • 자체를 배우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즉, 고전문학 작품의 표면에 드러나

    는 지식만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속에 담긴 조상들의 얼과 지혜, 우

    리의 문화를 이해하고, 나아가 그것을 자신의 삶과 연관 지어 내면화하여 새

    로운 자신을 만들어 나아가는 교육인 것이다.

    하지만 고전문학 교육의 필요성과 그 가치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그 특성상,

    텍스트 중심의 정태적 문학교육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 때문에 다양한 교수

    방법을 활용하지 못해 주로 강의식 수업으로 진행되었고, 학생들은 독해의 난

    해함과 작품 속 현실의 생소함으로 인해 고전문학에 대한 흥미를 잃어 가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이러한 고전문학 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딱딱한 강의식․ 주입식 수업으로 배경 지식을 전달하기보다는 자기 주도적 학

    습 형태를 가미하여 스스로 원문을 독해하는 데 필요한 배경 지식을 찾아보도

    록 유도하거나, 역할극, 비디오 또는 ICT 교재를 활용하여 고전문학을 이해하

    기 쉽도록 하는 데에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으나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아직도

    대부분이 강의식 수업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고전문학은 현대 언어와는 다른 고어(古語)의 어휘나 문법의 측면을 따로

    학습해야하는 특이성이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고전문학 시간은 세밀한 문장

    분석이 먼저 이루어진다. 이러한 측면이 지나칠 경우에는 작품에 담긴 정신적

    가치나, 생생한 작품 속 현실을 체험하기보다 고어(古語)의 해독에만 주력하

    다가 결국 고어의 문법적 요소를 따지고, 문장을 분석하고, 어구 풀이를 하는

    것이 고전문학 시간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때문에 감성

    을 배제한 지식 전달 위주의 수업이 진행되어 학생들은 내용이 재미가 없다,

    현대어로 해독하는 것이 힘들다와 같은 이유로, 선생님들은 부족한 시간과 학

    생들의 배경지식의 부족과 같은 이유로 고전문학 교육에 장애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오상현25)은 부산에 소재하고 있는 인문계 고등학교 2학년 19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통해 고전문학 교육의 실태를 파악하였는데, 여기에서

    도 학습자들의 53.1%가 고전문학 학습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어

    려운 낱말이나 한자어가 많다는 이유로 교과서에 수록된 고전문학 작품에 흥

    미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고전문학을 가르칠 때

    문제점이 “작품의 내용과 학습자들의 가치관 차이”(33.3%)라 반응한 것과도

    일치한다. 고전문학 학습의 궁극적인 목적은 학생들로 하여금 우리의 옛말과

    25) 오상현, 「고등학교 고전문학 교육의 현황과 개선 방향 연구」, 동아대학교 교육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2005.

  • 글에 담긴 문학적 성격과 전통 문화를 배우고 즐기도록 하는 데 있다. 그러려

    면 한자와 어려운 어구의 해석 단계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고전문

    학 작품에 대한 교육이 어구․ 한자풀이․ 고어(古語) 설명을 주된 내용으로 하

    게 되고, 그 결과 학생들은 고전문학을 문학작품이라기보다 암기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교사 중심의 지식 전달 및 강의식 수업으로 이

    상적인 토론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82.1%)을 문제점으로 지적하

    고 있다. 교사들도 고전 문학 해독에 따른 다양한 요소들을 학습시키기에 급

    급하여 막상 문학교육의 목적인 고전 문학을 통한 삶의 이해(12.5%)와 가치

    의 내면화(0%)는 실제로 주어진 시간 내에서 다루기에 어려워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고전문학 학습에 있어서 문장의 분석이나 어구 풀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배경에 관한 이해는 중요한 부분이기에 학습이 필요하다. 그러나 하나의

    소단원에 배당된 2~3시간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문장의 분석이나 어구 풀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배경에 관한 지식 전달 등으로만 끝나고, 작품의 수

    용과 내면화는 “~토론해 보자.”, “~생각해 보자.”와 같은 학습활동 문항들로

    만 학생 각자의 몫으로 남겨지는 것은 고전문학 교육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

    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이 고전문학을 감상과 수용의 대상인 문학으로 여기

    지 않는 것은 현행 교육 방식이 큰 부분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고전문학

    교육도 작품의 올바른 이해 후에 가치화․ 내면화가 이루어져야 진정한 교육

    효과가 있다. 그러나 고전문학 작품을 학습한다는 것이 오늘날 자신의 삶을

    가꾸어 나가는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없는 것이라면 그것을 굳이 배울 필요가

    있을지 의심스럽다. 이는 문학 작품을 추상적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구체적 삶

    과 관련지어 그 가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작품 속에 형상화된 삶과

    정서를 이해하는 것은 물론 오늘날 자신의 삶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가치 전환해야 함을 의미한다.26) 즉, 고전문학 교육도 감상과

    수용, 내면화가 주가 되는 수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런 점에 초점을 맞추어 고전문학 교육에 문학치료적 관

    점을 도입하고자 한다. 지식적 부분은 학생들의 수용과 내면화의 조건에 필요

    한 부분만 최소한 활용하면서 능동적으로 문학작품을 수용하게 하는 문학치료

    의 과정은 현행 고전문학 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에 바람직한 방향을 제

    시하게 될 것이다.

    26) 박영주, 「고전문학교육의 현실과 방향 정립」, 『국어교육』, 1995.

  • 2. 문학 치료적 접근

    여기에서는 앞에서 지적한 고전 문학교육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문학치료’에 대해 제시하고자 한다. ‘문학치료’란 아직까지는 생소한 개념이지

    만, 인간의 정신적 건강을 돕는 문학의 본질을 들어다보면 문학과 치료라는

    결합은 낯선 개념이 아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도서관 입구에 ‘영혼을 위한

    약’이라고 현판을 새겨 도서관을 ‘영혼의 의학’으로 보았다. 머피(J. M.

    Murphy)도 ‘문학은 인간의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수단으로서 그것을 유발하

    고, 해방시키고, 안심하게 한다. 인간은 문학을 통하여 직관적으로 변하면서

    치유의 힘을 얻는다.’27)라고 하였다. 이처럼 문학은 깨달음과 즐거움의 기능

    뿐만 아니라, 치료적 기능까지도 가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고전 문학교육에

    서 감성을 배제한 강의식 위주의 수업, 학습자들의 독해의 난해함과 작품 속

    현실의 생소함으로 인해 고전문학에 대한 흥미 저하, 작품의 내용과 학습자들

    의 가치관 차이, 학습 위주의 수업이 주가 되어 작품의 수용과 내면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등과 같은 문제점이 나타난 이유는 문학의 형식․ 지식 위주

    의 교육에만 치우치고, 문학을 통해 내면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문학의 치

    료적 기능에 대해 간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본고는 고전 문학교육의

    해결방안으로 문학의 치료적 관점에 주목하여 문학치료의 개념, 이론적 토대,

    과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1) 문학치료의 개념

    문학치료를 정의하는 개념은 학자들마다 강조하는 입장이 달라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문헌 정보학 관점에서 Tews(1962)는 ‘문학치료는 치료자가 선

    정한 문학작품으로 환자의 정서적인 문제를 치료하는 독서 프로그램이다. 이

    것은 치료자와 환자의 상호작용이며, 문학작품이 상호작용의 수단이자 치료를

    강화시키는 촉매가 된다. 그리고 문학작품은 전문적인 사서의 협조를 얻어 기

    술적으로 처방되어야 한다.’28)고 밝혔다. 교육학적 관점에서 Doll과

    Doll(1997)은 (Good, 1966)의 내용을 인용하여 ‘책은 전반적인

    발달을 위해 사용하며, 독자의 성격을 파악하고 적응과 성장, 정신적 건강을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책과 독자 사이의 상호작용 과정이 문학치료이고, 선

    27) 변학수, 『통합적 문학치료』, 학지사, 2006.

    28) 장희경, 「문학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아동의 정서체험 양상」, 한국 교원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6.

  • 정한 책에 내재된 생각이 독자의 정신적 또는 심리적 질병에 치료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29)라고 정의하고 있다. 상담심리학 관점에서 Berry(1978)는 ‘시

    에서부터 단편소설, 자서전, 개인 일기, 생활사 등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모든

    문학적 형태를 포함하는 문학작품들을 가지고, 치료자와 참여자가 문학작품을

    같이 이해하고 나누는 일종의 상호작용 기술’30)이라고 정의하였다.

    한편 문학치료를 좀 더 구체화하여 정의를 내린 학자들도 있다. 변학수는

    문학이 독자의 심미적, 정서적 공감에 호소하는 구조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문학 활동을 포함하기 위해 ‘문학치료’라는 용어를 쓰면

    서 문학치료를 문학, 즉 읽기와 쓰기를 통한 치료라고 정의하였다. 그리고 문

    학치료는 독서치료(Bibliotherapy-책읽기)와 글쓰기치료(Poetry therapy-텍

    스트 만들기)로 구성된다고 보았다.31) 하지만 최근 들어 변학수는 문학치료에

    대해 텍스트 읽기와 쓰기를 그 주된 치료적 매체로 사용하되, 더 나아가 미술

    이나 음악, 춤․ 동작 등의 표현매체 뿐만 아니라 요가, 명상에 이르기까지 다

    른 치료적 도구들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치료적 구조화를 이끌어낸다는 점과

    기존의 독서치료와 이야기치료, 드라마치료, 시치료 등을 모두 그 치료적 수

    단으로 삼는다는 점에 있어서 통합적 성격을 지닌 통합적 문학치료라고 정의

    한 바 있다.32) 그리고 정운채는 모든 문학이 서사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전제

    아래, 문학작품의 서사와 독자의 서사, 그리고 치료자의 서사가 상호작용하여

    독자의 서사를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과정이 문학치료라고 정의하였다. 그 과

    정은 감상하는 것과 창작하는 것으로 이루어지며, 두 가지 활동에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진다고 밝혔다.33)

    또한 Brown(1975)은 과학 차원과 예술 차원으로 나누어 전자는 개인적 장

    애나 문제를 의사, 간호사, 사서의 협조에 의해 처방하는 것으로, 후자는 개인

    의 정서적, 심리적 요구에 의하여 사서, 교사, 상담자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정의하였고, Rubin(1978)은 명시적 차원과 잠재적 차원으로 나누어 전자를

    심리치료사 혹은 의사에 의한 처방으로, 후자는 사회생활을 위한 장기간의 안

    내된 읽기 활동으로 보아 문학치료를 예방과 치료의 차원으로 나누어 정의한

    29) 허영주, 「독서활동을 통한 문학치료방법 연구」,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

    위논문, 2005.

    30) 장희경, 앞의 논문.

    31) 변학수, 『문학치료』, 학지사, 2005.

    32) 변학수, 위의 책.

    33) 정운채, 「서사의 힘과 문학치료방법론의 밑그림」, 『고전문학과 교육』제 8집,

    2004.

  • 개념도 살펴볼 수 있다.34)

    이처럼 문학치료는 초기 의학에서 시작되어 점점 문헌정보학, 교육학, 심리

    학적 관점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지만 흔히 이를 독서치료와 비슷한 것으로

    볼 때가 많이 있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문학치료는 독서치료

    (Bibliotherapy)와 차별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치료과정 측면에서 살펴볼 때,

    독서치료는 문학텍스트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그 속에서 의미를 발견함으

    로써 인간이 삶에 대해 갖는 편견을 극복하고 참여자가 자신과 세계와 주변

    사람들을 보다 폭넓게 이해하는 등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통찰을 강조

    한다. 이것은 이야기의 주제나 인물, 갈등 및 그것의 해소와 같은 텍스트의

    문학적 요소를 강조함으로써 사교육 시장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독서지도나 글

    쓰기지도와 유사한 맥락을 지니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에 반해 문학치료 과정은 글쓰기를 비롯한 창조적인 표현행위에 몰두함으

    로써 심리적 퇴행을 일으키고 그러한 활동으로 하여금 인간의 내면 혹은 무의

    식에 분출되지 못한 감정이나 정서 및 기억을 표출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

    하여 정서와 감정을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며 더 나아가 새

    로운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내적 통합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

    다. 이러한 문학치료의 과정은 이야기 자체가 주는 교훈이나 메시지가 아닌

    해석학과 현상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텍스트를 읽고, 씀으로써 그것이 참여자

    에게 불러오는 정서나 느낌 혹은 기억에 더 많은 관심을 쏟는다. 또한 문학치

    료는 텍스트의 이해에 있어서도 치료자의 적극적인 개입과 분석보다는 과거의

    경험이나 고통, 불안, 우울 및 상처에 대한 참여자 자신의 해석을 강조한다.

    문학치료에 있어서 텍스트 읽기, 쓰기는 참여자가 과거의 해결되지 못한 자신

    의 감정을 소산하거나 무의식적 내용들을 발견하도록 돕는다. 이와 같은 구조

    화된 문학치료의 치료적 상황은 참여자가 텍스트와 심미적 거리감을 두도록

    유도함으로써 참여자 스스로 문제를 객관화하여 바라보고 재인식 및 의미화하

    게 하도록 이끄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문학치료는 사교육 시장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독서지도나 글쓰기지

    도와 유사한 맥락을 지니는 독서치료와는 다른 개념이며, ‘인간의 내면 혹은

    무의식에 분출되지 못한 감정이나 정서 및 기억을 중점으로 문학과 독자의 상

    호작용, 즉 감상과 창작 과정을 통하여 정서와 감정을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

    의 것으로 받아들이며 더 나아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내적 통합을 이

    루도록 하는 것으로 이는 예방과 치료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라고 할

    34) 장희경, 앞의 논문.

  • 수 있겠다.

    2) 문학치료의 이론적 토대

    문학치료는 서로 다른 이론과 메타 이론이 유입되어 그것들을 바탕으로 형

    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즉 정신분석 이론, 심층 심리학 이론, 게슈탈트 이론

    등이 바탕이 되어 문학치료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심리적 현상을 설

    명해 준다. 따라서 이에 관한 이론적 내용을 문학치료와의 관련성 하에서 살

    펴보고자 한다.

    (1) 프로이드의 정신분석 이론

    정신분석 이론에서는 인간행동이 주로 무의식적 동기와 비이성적인 힘, 성

    적인 충동과 공격성 그리고 초기 어린 시절의 경험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본

    다. 행동의 역동이 무의식 속에 묻혀 있으므로 내담자의 과거의 경험이나 무

    의식 또는 몸의 기억들이 가지는 억압과 화해되지 못한 감정 등을 우선적으로

    분석하는데 초점을 맞춘다.35) 즉, 치료자는 내담자의 책읽기와 글쓰기를 통해

    서 내담자가 스스로 자신의 내적 문제를 파악하게 하여 내담자가 사회에서 살

    아가는데 적응할 수 있도록 힘을 주는 것에 그 치료적 목표를 둔다. 이 과정

    은 동일시와 투사, 감정소산과 카타르시스, 통찰과 통합 등의 세 가지 원리를

    기초로 한다. 이것은 프로이드가 강조한 정신분석학에 근거를 둔 Pardeck과

    Pardeck의 세 단계로 달성된다.36)

    ① 제 1단계 - 동일시와 투사

    내담자는 텍스트(작품, 자기 체험적 글쓰기)의 인물에서 자신이 가진 문제

    와의 유사성을 발견하게 된다. 내담자는 텍스트 안의 인물의 태도나 감정, 행

    동이 마치 자신의 체험인 것처럼 느껴 자기 자신을 작품 속 인물과 일치시키

    고, 자신의 내면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자기 자신에서 분리되어 ‘자신이 다

    35) 프로이드는 무의식을 ‘이전에 한 번 알았던 것으로 지금은 잊혀졌지만 내적 세계

    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의식 영역에 들어오지 못해 의식에 의해 억압된 것으

    로 보고 있다. 그런데 억압되어 잊혀진 것이 해결되지 않고 또는 사리지지 않고,

    계속 작용하고, 움직이고 동요하면서 영혼을 위협하는 문제를 일으킨다. 이를 프로

    이드는 ‘화해되지 않은 채 망각된 감정’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문학적인 수단으로

    억압을 불러와 화해되지 않은 채 망각된 감정을 다시 화해 조정을 받은 망각된 감

    정으로 되돌린다면 문학치료가 된다고 보고 있다.

    36) 김성범, 「문학치료를 통한 인터넷 중독의 중재」, 경북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

    문, 2006.

  • 른 사람들과 다르다.’라는 생각을 축소시킨다.

    ② 제 2단계 - 감정소산과 카타르시스

    내담자는 말이나 말 이외의 행동을 표현함으로써 감정의 안정을 느낀다. 내

    담자는 텍스트의 인물이 겪는 동기나 갈등을 함께 경험함으로써 억압된 정서

    를 해방시키는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Pardeck과 Pardeck에 의하면 이 같은

    상황에서 치료자의 도움과 보조가 필요하다. 치료자의 과제는 텍스트를 접하

    는 내담자의 반응을 살피고 텍스트 속의 인물과 내담자를 비교 관찰해야 하

    며, 내담자가 작품 속의 인물과 일치시켜서 경험한 심리적 경험들을 살펴보는

    것이다.

    ③ 제 3단계 - 통찰과 통합

    내담자는 동일시를 바탕으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는 동안 자신에 대한 인식

    을 향상시키기 시작한다. 억압되었던 감정이 작품 속 인물의 대리체험을 통해

    재현되면서 분명해지고, 또 발산되는 과정에서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던 자신

    의 정서를 의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서 내담자는 자기 자신이나 타

    인에 대해 올바른 객관적 인식을 갖게 되고, 문제 해결에 대한 새로운 길을

    발견한다. 즉 내담자는 텍스트를 읽는 것과 자아발견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고 자신의 삶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다르게 표현하면 텍스트를 읽은 내담자가 “나는 그와 같다.”

    에서 “나는 그와 같이 느낀다.”를 넘어서 “나는 그와 같이 할 수 있다.”는 단

    계로 나아가는 것으로써 이 과정의 마지막 단계는 “나는 그것을 해냈다.”로

    나타낼 수 있다.

    (2) 칼 구스타브 융의 심층심리학 이론

    문학치료의 토대가 될 만한 연구로써 칼 구스타브 융의 업적을 간과할 수

    없다. 왜냐하면 융은 환자들을 분석하면서 그림이나 글쓰기와 같은 표현양식

    들이 지니는 가치를 상대적으로 일찍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융은 문학적

    글쓰기를 통해 참여자가 자신의 무의식에 속한 문제들을 의식하여 그것을 객

    관화하여 바라보고 자신에게 갖는 의미를 재발견함으로써 치료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는 문학치료적 토대를 마련해주었다. 그리고

    표현적 창조활동을 통한 무의식의 활발한 의식화를 위해 적극적 상상(Active

    Imagination)37)이라는 기법을 창안했다.

  • 또한 그는 『세르모네스(Sermones)』를 집필하고, 1916년에 시작하였으나

    1958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출판하였던 논문 「초월적 기능」에서도 글쓰기의

    효과를 상술하고 있다. 그는 ‘초월적인 기능’이 적극적 상상을 이용하여 분석

    을 수행하는 과정 동안 특정한 상상을 형성하는 형상을 촉진시킬 뿐만 아니

    라, 개성화 과정의 작업으로 이끌 수 있는 특수한 심리치료의 방법으로 보고

    있다. 적극적 상상은 시대가 바뀜에 따라서 분석 심리학 방법론에 있어서 본

    질적인 특성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의 마지막 저서 『연합의 신비』에서

    그는 그러한 방법을 다시 한 번 강도 높게 다루고 있다. 20세기 후반 이러한

    그의 방법은 더욱 더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되어 갔으며 그에 관한 저서들도

    상당수 출판되기 시작하였다.

    융이 적극적 상상이란 개념을 도입한 것은 언제든지 상상할 수 있거나 의식

    이 차단된 상태에서 적극적 상상들을 더 강화할 수 있는 내담자들이 상당수

    있다는 관찰에서 얻었다. 또한 그는 이러한 능력을 훈련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에 따르면 이러한 상상들이 의식적으로 관심을 차단하

    는 동안 무의식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상상들을 형상화할 수 있다는 사실

    도 발견하였다. 이것은 명상의 과정, 즉 무의식에서 이미지를 얻어 그림을 그

    리고 소묘를 하는 것 외에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는 것을 말한다. 어떤 형상

    화의 형식을 선택하느냐는 순전히 내담자에게 달려 있다. 어떤 사람은 어떤

    특정한 영역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은 다양한 표현 가

    능성들 사이를 여러 번 교체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으로써 어떤 표현방식이

    내담자에게 가장 적절한 방식인가 하는 것은 내담자의 해당하는 심리적 내용

    과 관련하여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이와 같은 형상화 과정이 얼마

    나 인상적이고 분석적으로 전체 분석 과정에 성과를 가지고 진행될지는 문학

    치료과정이 잘 말해주고 있다.

    이처럼 융은 적극적 상상이 개인의 자발성과 창조성을 촉진시키고, 그들의

    무의식 속에 내재된 미결된 사건이나 감정을 불러와 현재의 의미를 부여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융의 생각은 문학치료의 근간이 된다.

    (3) 프리츠 페를스의 게슈탈트 이론

    게슈탈트 치료의 인간본성에 대한 관점은 실존철학과 현상학에 그 뿌리를

    37) 여기서 말하는 적극적 상상이란, 무의식에 내재된 이미지나 자아 콤플렉스의 내

    용을 구체적인 이미지나 경험에 주목하여 그와 관련된 상을 떠올림으로써 이미지

    를 의식의 세계로 끌어올리는 기법을 말한다. (송진희, 「문학치료와 적극적 상

    상」, 경북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6.)

  • 두고 있다. 즉 사람이 성숙해지려면 인생에서 자기 자신의 길을 찾아내고 개

    인적인 책임감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38) 방법적인 측면에서 치료자들은

    내담자들이 지금-여기에서 알고 있는 것들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만약 우리가 흘러간 과거의 경험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이야기를

    한다면, 우리는 현재 중심적인 경험의 흐름을 방해하게 되고 결국 우리 자신

    으로부터 분리되게 되는 것이다. 게슈탈트 치료에서 내담자는 과거의 문제 상

    황이 마치 지금 발생하고 있는 것처럼 재연해 봄으로써 그 상황을 현재로 가

    져온다. 문학치료에서는 내담자가 쓴 텍스트를 통해 현재의 상황으로 그것을

    불러내어 연행하게 함으로써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이 때 치료자는 내담자가 가져오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그들 삶에서 중요한 사

    람과의 미해결된 상황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게슈탈트 치료는

    현재의 힘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내담자의 현재 진행 중인 경험에 좀 더

    가까이 접근하고 순간순간에 자신들이 무엇을 느끼고 있는가에 대한 인식을

    증가시킬 것을 요구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와 같이 문학치료 세팅에서도 글

    을 쓰거나 이야기를 하는 등의 작업이 끝남과 동시에 항상 현재 느낌에 대해

    물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내담자들은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되고 자신에 대한 통찰에 가까워지게 된다.

    이렇게 보면 문학치료가 과거의 기억을 불러와서 그에 대한 현재의 느낌을

    표현하도록 한다는 점에 있어서 게슈탈트치료에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분석치료처럼 분석하거나 해석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현재의 감정을

    그대로 체험하게 함으로써 바로 게슈탈트치료의 핵심 영역을 다룬다고 할 수

    있다.

    3) 문학치료과정

    문학치료는 일반적으로 도입단계, 작업단계, 통합단계, 새 방향설정 단계의

    네 단계로 나누어진다.39)

    (1) 도입단계

    이 단계에서는 우선 책을 읽게 하거나, 글을 쓰게 하고 읽고 쓴 것을 이야

    기하게 한다. 자신의 과거의 기억이나 경험을 불러올 수 있는 것들을 통해 그

    당시의 과정으로 돌아가게끔 한다. 따라서 도입단계에서는 주로 과거를 회상

    38) 박연수, 이현림, 「게슈탈트 치료에 대한 고찰」, 인문연구 17권 1호, 영남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1995.

    39) 변학수, 「통합적 문학치료」, 학지사, 2006.

  • 할 수 있는 문학, 시, 소설, 그림, 음악 등이 수단으로 사용된다. 좀 더 구체적

    인 것으로는 동작 취하기, 눈인사하기, 빨리 걷기, 천천히 걷기, 자기만의 템

    포로 걷기, 요가동작 등을 통해 문제가 아닌 유희로 넘어간다. 여기서 유희라

    는 것은 장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목적의식 없이도 그것 자체로서

    흥미를 느끼게 되는 활동의 총칭40)을 뜻한다. 예를 들어 울음을 우는 것도 유

    희가 될 수 있다. 그밖에도 어린 시절에 쓴 편지, 유년기나 아동기 혹은 청소

    년기의 사진, 그 당시의 사용했던 물건, 장난감 등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난 후 그것들의 기억에 대해 자신의 이야기를 쓰게 한다. 글쓰기 대

    회나 문학평가가 아니니 자신만의 방법으로 마음에 떠오르는 대로 표현하게

    하면서 자연스러운 감정을 쏟아내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치료자는 내담자 자

    신의 고유한 것이면 좋은 글, 나쁜 글이 따로 없다는 것을 인지시킨다. 이 때

    치료자가 주의해야 할 점은 그 텍스트의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내용

    을 말하고자하는 상징적인 의미나 은유적인 표현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내담

    자를 살펴야한다는 것이다. 또 회기가 점차 진행될수록 정신분석학을 이용하

    여 그러한 이야기의 상징 형식을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이 때 그것을 절대로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참여자들이 너무 자신의 과거 이야기에 몰입하지 않도

    록 적절한 신호로서 제한한다. 예를 들면, “앞으로 3분 안에 마무리해주세요.”

    라거나 “1분만 시간을 더 드리겠습니다.”라는 식으로 말한다. 이것은 어떤 금

    지 했을 때에 더 하고 싶어 하는 욕망이 생기는 것처럼 내담자에게 더 많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게끔 만들어주고, 동시에 시간에 신경을 씀으로

    써 자신의 것을 덜 드러내기 위한 장치인 과잉규제나 강박, 방어기제 등이 약

    해지도록 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런 다음 자신의 쓴 글의 내용을 읽어보게 하는데, 이와 같이 글을 읽어보

    게 하는 것은 글을 쓸 때와는 달리 그 글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도록

    하며, 또한 자신의 내면을 공공에 드러내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집단치료 시

    에는 소그룹을 만들어서 글을 읽히고 그에 따른 감정을 그 속에서 나누도록

    할 수 있다.

    (2) 작업단계

    이 단계에서 치료자는 어떤 치료적 방법으로 접근할 것인가를 내담자의 증

    상이나 성향에 따라 결정해야한다. 즉, 책을 읽어주고 느낌을 말하게 하는 독

    서치료(Bibliotherapy)를 사용할 것인지, 또는 감성이 들어 있는 시를 쓰거나

    40) 네이버 백과사전, http://100.naver.com/100.php?id=123139를 참조.

  • 글을 쓰게 하는 글쓰기치료(Poetry therapy)를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역할극

    을 하거나 연행을 통해 표현하게 하는 드라마치료(Drama therapy)를 사용할

    것인지 등 어떤 치료적 중재를 주류로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해야하는 것이다.

    만일 치료를 위해 세운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가가 선

    택되었다면 치료세팅을 시행한다. 그런 다음 치료자는 내용 가운데 무엇이 가

    장 인상 깊었는지를 물어보며 대화를 시도한다. 집단치료 시에는 피드백과 공

    감하기41)를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대화를 하려고 하지 않거나 글을 발표하려

    고 하지 않을 때는 억지로 시킬 필요가 없고, 또 내담자가 이야기하는 대로

    그냥 경청하는 것도 작업단계의 주요과제이다. 그리고 문학치료는 지시가 아

    니라 어디까지나 가능성이기 때문에 ‘~해도 좋습니다.’, ‘~할 수도 있습니다.’

    등의 자세로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한다. 치료

    자가 느낌 받는 것을 말해야 할 경우에는 은유적으로 말하거나, 아니면 다른

    이야기를 통해서 말하는 것이 유리하다. 왜냐하면 내담자들은 자신의 내면이

    확실한 설명이나 풀이를 통해 표현되어질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또 만약

    그렇게 되었을 때에 무엇인가 자유스럽지 못한 느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드백과 공감하기는 가급적 긍정적으로 하도록 유도하고 해석, 판단,

    평가 등을 하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판단, 평가, 비난 등으로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될 때에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생각이 있는데, 남의 것도

    그대로 인정해 주세요.’라고 한다. 피드백과 공감하기를 배우게 하는 것 자체

    도 문학치료이다. 긍정적인 시간을 가지게 하는 것도 치료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다. 작업단계에서 무엇인가를 표현하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치료

    가 시작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나와 같은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과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또

    그것을 말이나 몸짓, 동작, 노래,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치료의 시

    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곧 그러한 표현이 지금까지 말하지 못하고 숨긴

    것을 처음으로 대화를 통해 드러내는 것임과 동시에 나의 내면을 참여자들과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담자의 표현되어진 요소들(텍스트)과 그것으로

    41) ① 피드백(Feedback) : 글을 읽을 때 다른 내담자들이 ‘나는 당신이 ~한 것처럼

    느껴져요.’ 또는 ‘나는 네가 ~한 것처럼 느껴져.’라는 긍정적인 정서를 되돌려 준

    다. 그러면 참여자는 자신의 텍스트(즉, 내면)에 대한 어떤 느낌을 갖게 한다.

    ② 공감하기(sharing) : 이 단계는 좀 더 적극적이다. ‘○○씨가 쓴 시를 읽으니깐

    나의 ~생각이 나네요.’ 또는 ‘네가 쓴 시를 들으니깐 나의 ~생각이 난다.’는 말을

    한다. 이 공감하기 과정을 통해 참여자는 내적 반항(Innere Resonanz)을 듣게 된

    다. 즉, 자신(이 순간 작가가 됨)의 소리가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듣

    게 된다. (변학수, 「통합적 문학치료」, 학지사, 2006.)

  • 부터 나온 피드백과 공감하기를 통해 치료 상황은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피드백과 공감하기를 할 때에 치료자는 참여자들이 감정을 마음대로 다 쏟아

    내지 않도록 개입 및 조정을 해야 한다. 곡(哭)을 하거나 부흥회를 참석했을

    때에 느끼는 카타르시스를 얻기 위한 경험만을 주는 것이 문학치료가 의도하

    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보다 더 그 문제 상황에서의 감정을 적당

    히 표현하도록 하여 앞으로 그 감정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아

    이스테시스(aisthesis) 기능을 더 강조한다. 그리고 내담자가 작성한 텍스트에

    대해서 특정한 내담자를 지목해서 글을 잘 썼다, 또는 못 썼다고 평가하면 안

    된다. 또한 특정한 감정이 표출되는 것이 좋다, 나쁘다 등으로 판단되어지는

    행동이나 말을 해서도 안 된다. 그보다는 스스로 자신을 이해하고 과거의 경

    험이나 기억에서의 자기감정을 추스를 수 있도록 격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하며, 위와 같은 작업이 반복․ 훈련되어서 그 감정과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도록 유도하는 통합단계로 넘어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3) 통합단계

    이 단계에서는 전 단계인 작업 단계에서 실시한 활동을 통해 내담자는 다른

    내담자나 치료자로부터 피드백과 공감하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인격적 통합

    을 얻게 된다. 바꾸어 말하자면 통합단계에서는 내담자가 다양한 독서와 글쓰

    기를 통해 자신에 대한 인식과 정서적 이해를 하도록 유도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내담자가 긍정적인 자기 경험을 말하도록 유도하고, 또 다른 긍정

    적인 생각들을 꺼낼 수 있도록 하며, 자기의 심리적인 결핍을 말할 수 있도록

    하게 한다. 이런 식으로 심리적 결핍이 표현되면 눈물을 흘리거나 감정이 격

    해지는 상황이 생기는데, 이것이 집단 치료 시에 다른 내담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특수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은 내담자에게 자신의 잠재력을

    일깨워 자신 또한 무엇을 말할 수 있고, 무엇을 창조할 수 있다는 감정을 일

    깨워 준다.

    (4) 새 방향설정단계

    이전단계인 통합단계가 끝나가면 치료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내면아이나 혹

    은 이해되지 못하거나 화해되지 못한 부모나 다른 인물에게 편지를 씀으로써

    자신을 객관화하고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도록 유도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마

    지막 단계인 새 방향설정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 내담자는 자신의

    내면아이와 만나고 그 당시의 고통을 꺼내어 새로운 과제를 인식하고 새로운

    방향을 설정해 나갈 수 있다.

  • 이와 같이 문학치료는 문학의 기능 중 치료적인 측면을 주목하여 이론과 과

    정을 만들고, 이를 실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 또는 장애를 갖고 있지 않

    은 사람, 장애를 갖고 있지 않아도 마음의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용하

    여 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문학치료를 고전문학과 문학교육현장에 적

    용하여 연구된 논의들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음 장에서는 문학치료를 고

    전문학 교육에 적용하여 연구된 논의들을 통해 그 쟁점이 무엇인지 살펴보면

    서 고전문학 교육에 적용한 문학치료의 가치와 그 효용성에 대해 밝힐 것이

    다.

    3. 고전 문학교육과 문학치료

    1) 고전문학을 통한 문학치료 연구의 쟁점

    앞서 연구사 검토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고전문학을 통한 문학치료에 대한

    연구는 1999년 정운채의 「시화에 나타난 문학의 치료적 효과와 문학치료학

    을 위한 전망」42)에서 “시는 치료를 위한 약품이고, 독자는 치료를 받을 환자

    이며, 시의 내용이나 품격은 약품의 성분에 해당되고, 독자의 기호는 환자의

    체질에 해당한다.”는 문학치료의 이론적 토대를 시작으로 여러 연구자들의 관

    심사가 되면서 현재까지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정운채는 「한국고전문학과 문학치료」43)에서 이규보의 ‘시마(詩魔)’와 주

    사(呪詞), 무가(巫歌)나 향가(鄕歌), 한시(漢詩), 시조(時調) 등을 통해 고전문

    학 작품이 심리적 장애를 치료하는 문학치료적 기능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고전 문학이야말로 오랜 세월 속에 수많은 경

    우들을 거치면서 드러나게 된 온갖 심리적․ 정신적 장애들의 모습과 이 장애

    들을 극복해내기 위해 필요했던 문학적 장치들을 총체적으로 간직하고 있다

    .”44)고 주장하면서 고전문학을 통한 문학치료 연구가 적합하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또한 이러한 연구는 오늘날 우리들의 삶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와 같이 고전 문학을 통한 문학치료의 이론적 연구들을 토대로 고전문학

    42) 정운채, 「시화에 나타난 문학의 치료적 효과와 문학치료학을 위한 전망」, 『문

    학치료의 이론적 기초』, 문학과 치료, 2006.

    43) 정운채, 「한국 고전문학과 문학치료」, 『조선학보』제 183호, 조선학회, 2002.

    44) 정운채, 「고전 문학교육과 문학치료」, 『국어교육』제 113호, 한국국어교육연구

    학회, 2004.

  • 교육 현장에서는 문학치료를 적용한 논의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문학치

    료를 연구한 사례논문은 초등․ 중등․ 고등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

    는 경우가 많다.

    전영숙의 「문학치료 기법의 학교현장 적용」45)에서 보면 중학교 2학년 교

    과 재량활동 시간에 30명 이상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1, 2학기동안 11편의 문

    학작품을 통해 다양한 활동으로 문학치료를 시도하여 문학치료 기법의 학교

    현장 적용 방안을 시도하였다. 그 결과, 학생들의 문학작품에 대한 관심이 전

    반적으로 높아졌고 문학치료를 경험함으로써 자신에 대해 이해할 기회가 많아

    졌다는 결론을 내려 고전문학 교육의 방법으로써 문학치료적 접근이 의미 있

    다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활동지에만 의존하여 지루해하

    는 경향이 있고, 자신을 이해하고 난 뒤 올바른 자기서사를 형성해 나아가기

    위한 차후 방안을 제시 하지 못했다.

    같은 연구자의 「를 활용한 문학치료의 실제 및 그 교육적 활용

    방안 연구」46)에서도 의 바리공주와 유사한 문제 상황, 즉 부모의

    애정이 결핍되어 정서적 문제를 가지기 쉬운 두 명의 학생을 선정하여 텍스트가 가지고 있는 치유적 기능을 단계별로 설정해 학생들에게 적

    용하였다. 그리하여 부모의 애정 결핍으로 인해 자존감을 형성하지 못했던 학

    생이 처음과는 달리 자신을 긍정하는 방향으로 자기서사의 변화를 보여 문학

    치료적 효과를 보였다.

    정운채도 「고전문학 교육과 문학치료」47)에서 고전문학 교육의 문제점들

    을 지적하여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고전문학 교육이 삶의 질을 향상시

    키기 위해서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를 고찰하면서 문학치료적 접근이 유용

    함을 주장하였다.

    이런 관점에서 오은경48)은 고전문학 교육의 문제점, 특히 의 교육

    내용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문학치료 이론을 동원하여 를 통해

    학생들이 어떤 문학치료적 효용을 얻을 수 있는지 살펴봄으로서 고전문학 교

    육에 있어서 문학치료적인 관심이 유용함을 증명하였다. 그리고 문학치료적인

    45) 전영숙, 「문학치료 기법의 학교 현장 적용」, 『문학치료연구』제 2집, 한국문학

    치료학회, 2005.

    46) 전영숙, 「를 활용한 문학치료의 실제 및 그 교육적 활용 방안 연

    구」, 건국대학교 박사논문, 2004.

    47) 정운채, 「고전 문학교육과 문학치료」, 『국어교육』제 113호, 한국국어교육연구

    학회, 2004.

    48) 오은경, 「문학치료적 관점을 적용한 향가 지도방법 연구」, 건국대학

    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5.

  • 관점을 도입하여 수용과 창작이라는 두 측면에서 교육적으로 적용하는 수업모

    형을 설계하였는데, 교실 학습 상황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수업 모형을 설

    계한 연구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하지만 수업 모형을 통해 세운 교수․

    학습 과정안은 약술식으로 기술되어 있어 실제 교육 현장에서 활용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

    살펴본 바와 같이 위 논의들은 고전문학에 문학치료를 적용하여 그 가치와

    효용성을 밝히고, 문학치료적 방법을 통해 학생들이 고전문학 작품과 상호작

    용 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다. 문학치료적 관

    점에 대해서도 학생의 문제점을 치유하는 치유적 효과로, 또는 학생들에게 진

    정한 고전문학 교육을 실현시키기 위한 교수․ 학습의 방안으로 다양한 시각으

    로 살펴보았다. 따라서 고전문학과 고전문학 교육 분야에 적용한 문학치료는

    작품을 통해 학생 내면의 문제점을 치유하고, 새로운 자아를 형성하도록 하는

    점에서 중점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2) 고전문학 교육을 통한 문학치료의 가치와 효용성

    고전문학 교육은 작품 속에 담긴 조상들의 얼과 지혜, 우리의 문화를 이해

    하고 나아가 그것을 자신의 삶과 연관 지어 내면화하여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

    나아가는 문학교육으로 인성과 태도에 관련된 정의적인 측면을 강하게 갖는

    다. ‘문학의 수용과 창작 활동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세계를 이해하며, 문학

    의 가치를 자신의 삶으로 통합하려는 태도를 지닌다.’를 주된 목표로 명시한

    7차 문학 교육과정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앞서 고전문학 교육의 문제점에서 지적했듯이 지금까지의 고전문학

    교육은 감성을 배제한 강의식 위주의 수업이 진행되고, 학생들은 독해의 난해

    함과 작품 속 현실의 생소함으로 인해 고전문학에 대한 흥미를 잃어 가고 있

    어 ‘문학의 수용과 창작 활동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세계를 이해하며, 문학

    의 가치를 자신의 삶으로 통합하려는 태도를 지닌다.’는 문학교육의 목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문학 작품에 대한 학습은 ‘감상’이 전제된 것이어야 하지만 그동안 작품의

    해석이 이루어져야만 의미파악이 가능했던 고전문학의 특성 때문에 교실 현장

    에서 의미해석에 중심을 둔 수업이 주를 이루고, 정작 학습에 필수적인 감상

    이 빠졌다는 점은 반성해야 할 것이다. 감상이 이루어질 때, 문학교육의 목표

    는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감상’이 곧 ‘내면화와 자아실현’으로 이루

    어지는 것은 아니다. 단편적이고 일시적으로 이루어지기 쉬운 ‘감상’이 교육의

    목표인 ‘내면화와 자아실현’에 이르게 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장치가 필요하

  • 다. 그 장치가 바로 문학치료 기법이다. 이에 대해 서명희49)는 문학치료가

    ‘심리적 문제를 갖고 있는 내담자/환자에게 특정한 문학 작품을 특정한 방법

    으로 체험하게 함으로써 심리적으로 보다 바람직한 상태로 나아가게 하는 것’

    이라면서, 그 과정이 문학교육과 매우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하였다. ‘문

    학교육은 학습자로 하여금 특정한 문학 텍스트를 특정한 방법으로 체험하게

    함으로써 학습자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문학교

    육에서 학습자의 정서나 태도, 행동의 변화라는 정의적 영역의 학습목표에 주

    목하는 견해로서, 문학교육과 인성교육의 접점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곧, 인간의 내면을 중점으로 환자의 서사와 선정한 문학 작품의 서사, 그리

    고 치료자의 서사가 서로 상호작용 하여 새로운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환자의

    허약한 서사를 튼튼한 서사로 변화시켜 문학을 통한 내면화가 이루어지는 문

    학치료적 관점의 문학교육을 통해 학생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