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의 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이 전환기 북한농업에 미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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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 연구 서울시립대학교 자연대학 월드비전 북한농업연구소장 이용범 교수 월드비전 북한사업팀 김혜영 차장 월드비전의 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이 전환기 북한농업에 미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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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 연구

    서울시립대학교 자연대학월드비전 북한농업연구소장

    이용범 교수

    월드비전 북한사업팀 김혜영 차장

    월드비전의 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이전환기 북한농업에 미친 영향

  • • iii

    한국월드비전 8대 회장 양호승

    월드비전은 1950년 6.25전쟁의 현장에서 미국인 선교사 밥 피어스(Bob Pierce) 목사가 거리에서

    죽어가는 수많은 어린 생명들을 보면서, 고통 받는 어린이들을 돕는 전문구호기관을 설립함으로써 시

    작되었습니다. 이후 국제월드비전은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4만여 명의 직원들이 구호, 개발, 옹

    호 차원에서 파트너십을 가지고 동역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월드비전은 40년간 수혜국으로서 국내 사회복지 활동을 수행하였으며, 23년간 후원국으

    로서 국내 1만여 명의 아동과 전 세계 40여개국 43만여 명의 아동들과 가족, 그리고 그들의 지역사회

    를 돕고 있습니다. 한국월드비전은 전 세계 월드비전 회원국 가운데 가장 성공적으로 수혜국에서 후

    원국으로 전환한 나라로서 ‘지구촌 희망의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월드비전의 비전헌장은 “우리의 비전은 모든 어린이가 풍성한 삶을 누리는 것이며, 우리의 기도는

    모든 사람들이 이 비전을 실현하도록 하는 것입니다.”라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한국월드비전은 지난

    63년간 이 비전을 실행하는 NGO로서 많은 시민들의 참여에 힘입어 구호, 개발, 옹호사업을 전문적

    으로 수행해왔습니다. 따라서 한국월드비전은 선두 NGO로서 그 사업의 경험과 전문성, 명확한 비전

    제시를 통해 국내외적으로 공헌할 수 있는 많은 자원과 책임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간 사역 현

    장에서의 긴급성으로 인해 한국월드비전의 이러한 경험들을 대외적으로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

    으나, 최근 월드비전 세계시민교육이나, 아동보건/복지 관련 연구보고서 및 정책포럼 등을 통해 기관

    의 경험을 기관 내부뿐만 아니라 국내외 관련 기관, 전문가, 후원자, 일반인들과 보다 적극적으로 공

    유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상에서 특별히 한국월드비전은 지난 1994년부터 현재까지 약 20년간 진행한 북한 농업개

    발협력사업을 연구함으로써 기관의 발전을 모색할 뿐만 아니라 관련 단체들 상호간의 성장을 도모하

    고자 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농업 정책은 시대적으로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그리고 월드비

    전 북한농업사업은 북한 농업에 어떠한 변화와 영향력을 가져왔는지를 확인하고자, ‘월드비전의 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이 전환기 북한농업에 미친 영향’이란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처럼 한국월드비전은 그간 월드비전뿐만 아니라 한국 공공과 민간에서 수행해온 사업들에 대한

    발간사

  • iv •

    연구를 통한 배움을 공유하고 내외부적으로 유효한 여러 정책들을 제안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를 통

    해 한국월드비전뿐만 아니라 유관 기관들이 수행하고 있는 북한 구호개발협력사업의 효과성을 함께

    제고해가는 데 있어서 작은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더불어 한국월드비전의 이 모든 노력도 본서를 읽는 한분 한분의 응원과 격려, 사랑을 힘입지 않고

    는 그 어떤 효과도 없을 것입니다. 전세계 고통 받는 아이들과 이웃을 위해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손길들이야말로 월드비전뿐만 아니라 세계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의 노력

    이 고통과 억압 속에 있는 지구촌 곳곳의 어린이들의 더 나은 미래와 풍성한 삶으로 실현되기를 바랍

    니다.

  • • v

    한국월드비전 7대 전 회장 박종삼

    하나님께서 한국교회가 낳은 자식이면서, 가난한 자들의 ‘희망’을 위해 ‘변화를 위한 개발’을 추구하

    는 월드비전과 월드비전의 사역에 동참하는 아이들, 지역사회, 그리고 이들을 위해 ‘생명 나눔’으로

    ‘죽임’을 넘어서 ‘살림’의 ‘희망’을 제공하시는 모든 후원자들에게 함께 하시는 줄 믿습니다.

    저는 한국월드비전 63년간의 역사 중에 제 7대 회장(2003-2011)으로서 9년간 사역하는 기쁨을 누

    렸으며, 많은 일들을 경험하였습니다. 한국월드비전은 참으로 놀라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40년

    간 외국 월드비전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국가에서 해외 저소득 국가들을 돕는 최초의 국가가 되었고,

    그 이후 20년간 지원하는 국가의 기관으로서 질적․양적 성장을 추구하였습니다. 한국월드비전은 이러한 역사 속에서 사회복지선교, 국내 사회복지, 북한사회복지 그리고 해외 지원사업을 수행하는 기관

    으로서 많은 경험을 축적하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한국월드비전은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가장 크고 유력한 NGO 단체가 되었으며, 또한 국제월드비전은 100여개 국가에서 NGO 활동을 수행

    하고 있어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기관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제가 CEO로서 그리고 학자로서 사업을 수행하는 동안 느낀 안타까웠던 점은 이러한 경

    험적 자산이 기관 자체의 운영이나 서비스 수행과 개발에만 활용된다는 것입니다. 본인이 생각하기

    에 한국월드비전의 이러한 경험은 월드비전 자체의 경험적 자원일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와 국제사회

    전체가 공유해야할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본인은 재직시 한국월드비전의 이러한 유․무형의 자산을 공유할 수 있는 장으로서 글로벌사회복지연구소를 설립하였으며, ‘국제사회복지’를 기획

    하고 연구를 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였습니다. 그 결과 첫 열매가 출간된 것을 진심으로 기쁘게 생

    각합니다.

    이 연구 자료의 기본적인 취지는 한국월드비전의 경험적 자원을 기관의 내부 정책을 위해 사용하

    고, 또한 우리 사회와 공유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연구를 수행하고 공유하기 위해 세운 가장 기본적

    인 원칙은 한국월드비전과 관련된 사업에 대해 전반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관련분야에 대한 실태조

    사를 수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취지의 연구는 장기적으로 연구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토대

    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추천사

  • vi •

    이러한 연구 결과물들은 한국월드비전의 국내․외 사업의 역사적 발달과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는 또한 국제사회복지계의 추세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입니다.

    이 연구에 직․간접적으로 공헌하신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리며, 계속 이러한 연구지가 발간되기를 기원합니다.

  • • vii

    제목 차례

    초 록 1

    I. 문제제기 2

    II. 북한의 농업정책 변화 4

    1. 토지개혁 4

    2. 농업협동화 5

    3. 기본농업정책(주체농법) 5

    4. 농업생산의 집약화 6

    5. 자연개조사업 6

    6. 최근 북한농업정책 7

    1) 이모작(두벌농사) 7

    2) 감자농사혁명 8

    3) 작물의 다양화 8

    4) 지력증진과 복합 미생물 비료 9

    5) 토지정리사업 9

    III. 월드비전의 농업개발협력사업 추진 배경 10

    IV. 월드비전의 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 현황 11

    1. 씨감자 생산기술 협력 11

    2. 채소 생산기술 협력사업 15

    3. 과수 생산기술 협력사업 18

    4. 유전자원 교류협력 21

    5. 토양환경개선 협력 22

    6. 벼 생산기술 협력 24

    7. 협동농장에서의 채소생산사업 25

  • viii •

    1) 만경대온실(1998년~현재) : 평양 만경대 구역, 1000평 규모 26

    2) 두루섬온실(2000년~현재) : 평양 두루섬 지역 1,500평 규모 26

    V. 남북 농업 전문가 교류 및 전문 인력양성사업 27

    1. 남북 농업과학 학술회의 27

    2. 채소(남새) 채종전문가 양성 29

    3. 남북한 공동 연구 31

    4. 농업개발협력에 참여한 북한 전문가들의 동향 32

    VI. 결론 및 제언 33

    1. 결론 33

    1) 북한의 주요 농업정책에 대한 영향 34

    2) 북한 농업개발과 인적교류에 미친 영향 36

    3) 북한 식량상황 개선 효과 36

    4) 북한 농업개발에 대한 기여도 37

    2. 제언 38

    참고문헌 40

    관련 사진 42

    월드비전 소개 46

    연구보고서 저자 및 도움을 주신 분들 54

    표 차례

    표 1. 감자종서 생산 지역별 생산 규모와 공급대상(월드비전, 2007) 13

    표 2. 북한 감자 생산 가능량 추정치(이용범, 2007) 14

    표 3. 주요 채소작물의 재배면적 비교(단위 : 1,000 ㏊) 16

    표 4. 남북한의 채소 작물의 생산성 비교(단위 : 1,000㎏/ha) 16

    표 5. 남북한 사과 ․ 배 재배면적 및 생산성 비교 19표 6. 남북농업과학 심포지엄 참석자수 변화 28

    표 7. 남북농업과학 심포지엄 참석자 분류 29

  • • ix

    표 8. 월드비전의 북한 농업협력사업 진행과정에서 시대별 북한의 농업상황, 농업협력내용,

    주체별 역할 및 북한의 변화 35

    그림 차례

    그림 1. 북한 수해 구호물자를 지원(1995.10, 중국) 42

    그림 2. 대북 식량 지원을 위해 밀가루를 살펴보고 있는 이윤구 전 회장(우) (1996.3) 42

    그림 3. 월드비전 국수공장 1호 평안남도 평원 국수공장에서 국수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1997.5)

    42

    그림 4. 방북한 김혜자 친선대사와 월드비전 국수를 먹고 있는 평성 육아원 어린이들(1998.8) 42

    그림 5. 평양 만경대채소온실에서 오이를 수확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1999.6) 42

    그림 6. 씨감자생산사업의 실무합의서를 체결하고 있는 모습(2000.3) 42

    그림 7. 평양 농업과학원 씨감자사업장 건설 현장에서 월드비전 농업자문들(2000.8) 43

    그림 8. 월드비전 채소생산온실에서 생산한 토마토를 먹고 있는 북한 어린이들(2001.9) 43

    그림 9. 제1차 남북농업과학심포지엄(2001.12 중국 베이징) 43

    그림 10. 평안남도 숙천 과수학연구소에서 과수사업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2005.6) 43

    그림 11. 양강도 대홍단군(해발 1,300m)에 펼쳐진 감자밭(2006.7) 43

    그림 12. 농촌진흥청과 북한 농업과학원의 협조로 남북 감자 유전자원을 교환하는 모습(2007.3) 43

    그림 13. 양강도 대홍단 감자 채종포에서 수확한 감자를 들고 있는 함영일 자문 (2007.8) 44

    그림 14. 양강도 대홍단 씨감자사업장 준공식 대규모 방북단이 평양 봉수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기념촬영(2007.8) 44

    그림 15. 평양 인민문화대궁전에서 열린 제7차 남북농업과학심포지엄(2007.12) 44

    그림 16. 함경남도 함흥 씨감자 온실에서 박종삼 전 회장(왼쪽에서 두번째)과 박효근 교수(오른쪽)(2007.5)

    44

    그림 17. 제1기 북한채종기술연수단(2008.8) (2008~2009, 중국)이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2008.8) 44

    그림 18. 토양 분야 토론을 하고 있는 김계훈 교수와 북한 학자들(2009.3) 44

    그림 19. 황해북도 중화군 금산리 협동농장 지역개발사업 디자인 토론(2009.8) 45

    그림 20. 북한 농업과학원 전시관에 걸린 씨감자공급체계도 45

  • 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 연구▐

    • 1

    초 록

    본 연구는 북한의 농업 정책이 시대적으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살펴보고, 월드비전의 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의 추진 과정과 그에 따른 성과를 보여주면서 월드비전의 다양한 사업들이 북

    한 농업에 어떠한 변화와 영향력을 가져왔는지를 정리하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월드비전 뿐만

    아니라 민간 NGO(Non Governmental Organization)와 한국 정부의 대북 사업에 모범적인 모델

    로써 유의미한 사례를 제시하고자 한다.

    북한의 농업 정책은 1946년 토지개혁에서 시작하여 1958년 농업 집단화를 완성시키고 1964년

    전 인민적 소유로의 이행을 선언한 후에 1970년대와 80년대에 산의 나무를 베어내며 급경사지까

    지 농지로 만드는 자연개조사업을 전개하여 농업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였으나 별다른 성과

    를 거두지 못했다. 1990년대 들어 이모작, 감자농사혁명, 작물의 다양화, 지력 증진과 복합 미생

    물 비료 사용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였으나 사회주의 국가들의 몰락으로 외부 지원이 중단되고

    자연재해가 계속되면서 북한의 식량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게 된다.

    월드비전은 긴급 식량 지원과 더불어 북한의 어려운 식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한 방안으로 농업개발협력사업을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월드비전은 2000년부터 씨감자생산

    사업을 통해 감자 농사에서 중요한 무병 종자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고 씨

    감자생산 및 채종기술을 성공적으로 이전시켰다. 그리고 북한 주민들의 영양결핍을 해결하기 위

    해 채소와 과일생산성을 높여 주민들에게 채소와 과일 공급량을 증대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하였

    다. 월드비전이 농업개발협력사업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기반은 남북한 농업학자들

    간의 기술 교류를 통해 북한 농업 전문가들의 역량이 강화되고 이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월드비전의 농업개발협력사업은 북한의 감자농사혁명, 이모작(두벌농사), 종자혁명 등 주요 농

    업정책에 영향을 미치며 기술교류와 인적 교류를 바탕으로 전 분야에서 공동연구로 이어지면서

    작물생산성이 증대되어 북한 주민들에게 균형 있는 식량 공급을 하는데 기여해 오고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감자농사혁명의 핵심인 조직배양과 수경재배에 의한 씨감자생산기술체계

    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두벌농사에 필요한 조생종 감자 품종을 도입하여 감자 증산을 통해 식

    량 문제 해결에 기여하였다. 또한 종자혁명과 관련하여 채소 육종 개발 및 생산을 지원하고, 남

    한에서 개발한 사과와 배 품종을 북한의 환경에 적응시켜 그 결과 북한의 채소와 과일생산체계의

    발전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균형 있는 영양 상태를 가질 수 있도록 협력해 오고 있다. 북한의 식

    량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대안은 외부와의 기술협력이고 그 핵심정책은 인적 교류라고 볼 수

    있는데, 인적 교류와 기술 교류는 북한의 농업 발전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남북이 협력하여 농업

    부문에 대한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향후 통일을 준비하는 밑거름이 되어 줄 것이다.

  • ▌한국월드비전 국제사회복지연구

    2 • World Vision

    I. 문제제기

    북한의 식량부족은 1970년대부터 도입된 북한식 농업의 실패, 사회주의식 집단영농 생산방식의 모

    순점으로 인한 농업생산력 저하로 인해 198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 당시 식량 생산량은

    400만톤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로 수요 대비 부족했으나 외부 사회주의 국가의 지원과 수입으로 기근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사회주의 국가들의 몰락과 함께 외부로부터

    지원과 수입이 중단되고 경제상황의 악화로 인한 농업 원자재 생산이 급격히 저하되고 더불어 자연

    재해가 계속 되면서 식량생산은 400만톤 이하로 급격히 떨어져 심각한 기근에 시달리게 되었다.

    이 당시 북한의 경제상황을 잘 보여주는 것이 경제성장률로써 1990~1998년까지 -3.8%인 것으로

    나타났다(통일부, 2000). 이는 1990년대 구소련의 붕괴로 인해 대외적으로 수입에 주로 의존하던 석

    유와 원자재의 수입 중단과 감축이 공업부문 생산성의 급격한 저하로 나타났고, 이것은 농업부분의

    주요생산요소인 비료, 농약 등의 농업 원자재 투입 급감으로 연결되어 극심한 만성적 식량난을 초래

    하였다.

    그러나 1999년부터 북한경제 성장은 낮은 수준이기는 하나 지속적으로 플러스 경제 성장을 보이고

    있다(통일부, 2007). 이것은 1998년 김정일 정권이 출범하면서 각종 경제회복 정책을 수행하였고,

    2002년 실리를 추구하는 7. 1 경제개선 관리조치, 2004년 1월에는 농업부문에서 분조규모를 축소한

    가족영농제를 시범 실시하는 등의 각종 농업 및 경제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산업 생산성이 다소 상승

    하고 있다. 더불어 농업과 에너지 문제가 북한경제와 식량난을 극복하는 아킬레스건이라는 인식하에

    석탄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각종 조치가 취해지고 2000년 들어 식량생산량이 증대되고 수송조건이

    호전되면서 조금씩 경제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

    북한에서는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8년 이후 농업에서 새롭게 시도한 정책들 중 중요한 것

    은 이모작(두벌농사), 감자농사혁명, 종자혁명, 초식가축사육장려, 농업기반정비사업 등이다. 옥수수

    재배면적을 70만ha에서 50만ha 수준으로 축소하고 이모작으로 감자, 보리, 밀 등의 작물로 다양화 하

    면서 단위면적당 식량 생산을 높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북한주민의 취약계층은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 계속된 식량 불안정, 사회 지원의 약화에 따른 누적

    된 영향을 계속적으로 받아왔다. 특히 출산을 앞두고 있거나 출산을 한 30만 명의 여성, 300만 명에

    달하는 열 살 이하의 어린이, 가정의 식량 불안정에 대처할 능력이 없는 70만 명의 노인, 취로사업을

    통해 식량을 보충해야 할 저소득 근로자 215만 명, 노동 능력이 떨어지는 저소득 근로자 35만 명 등

    총 650만 명이 이러한 취약계층에 속한다. 북한 주민 중 상당한 비율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건강

    한 삶을 보장할 정도로 충분한 식량을 섭취하지 못하는 이중적 취약성에 노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은 보건, 물, 위생 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인해 더욱 심각하며 특히 열악한 보건 서비스로 인해

  • 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 연구▐

    • 3

    665,000명이 육체적, 정신적 장애인으로 분류되고 있다. 북한 당국은 공공 배급제도를 통해 도시 근

    로자에게는 1인당 1일 270g 정도의 식량을 배급할 계획이었으나(2004년) 우리나라의 쌀 차관에 힘입

    어 319g을 배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양은 매일 필요한 에너지의 55%만을 충족시킬 수 있는 수준

    에 불과하다.

    국제사회는 90년대 초반에 시작된 북한의 대규모 식량난을 완화시키기 위해 1995년부터 2008년

    까지 총 1,200만 톤 이상의 식량을 지원해 왔다. 1990년대의 극심한 기아로 인해 적게는 약 60만에서

    크게는 300만 명의 아사자를 발생시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은 식량원조 규모가 해마다 다르

    기는 하지만 국제사회의 원조를 통해 상당량의 식량을 확보했다. 2006년과 2008년을 제외하면 매년

    40만 톤 이상의 식량 원조를 받았다. 중국, 한국, 미국, 일본 등 4개국은 1995년 이래 전체 대북 식량

    원조의 80% 이상을 제공해 왔다(김영훈, 2010). 2003년부터는 WFP(World Food Programme)를 경유

    해서 들어가는 원조(주로 미국, 유럽, 일본의 원조)의 중요성은 급격히 줄었고, 2000년대 들어 중국과

    한국으로부터 유입되는 식량원조의 중요성이 증가했다.

    1998년에서 2008년까지 한국은 햇볕정책 하에서 비교적 큰 규모의 대북지원을 해 왔다. 한국의 지

    원은 주로 식량과 비료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한국은 북한의 가장 큰 식량지원국 중 하나이다. 한

    국의 식량지원은 대부분 양자간 직접지원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식량분배를 감시할 수 있는 체계는

    취약하다. 한국의 대북 비료지원은 2007년까지 연간 약 30만 톤에 달하고 있다.

    2008년 들어 이명박 정부는 한국의 대북 정책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명박 정부는 대북지원 정책에

    서 상호주의 원칙을 추구했다. 즉, 인도주의적 지원을 비롯한 대규모의 원조는 다른 사안 특히 비핵

    화 문제에 있어 북한의 호응과 연관된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의 호응이 커질수록 한국의 지원이 커짐

    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책 하에서 NGO들의 대북지원 활동은 위축되었으며 북한 방문도 어려워졌다.

    이러한 북한의 “식량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농업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농업개발 사업을 지

    원하고 있는 민간단체들은 씨감자, 과수, 채소 생산사업에 ‘월드비전’, 옥수수 생산 자재지원 사업에

    ‘국제옥수수재단’, 축산개발협력사업에 ‘굿네이버스’, 협동농장에 대한 지원사업에 ‘통일농수산사업단’,

    농자재 및 물자 지원사업에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산림조성사업에 ‘평화의 숲’ 등이 있다. 그 외에

    도 지방자치단체로는 경기도와 경상남도 등에서 농촌개발협력 사업으로 농업개발지원과 농촌환경개

    선지원사업에 참여하여 북한 농업생산성과 환경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월드비전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1994년부터 긴급식량 및 의료지원을 시작하였고, 이

    러한 긴급지원형태는 근본적인 식량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1998년 농업개발지원

    체제로 전환하기 시작하여 어린이, 임산부, 노약자 등을 대상으로 비타민과 미네랄을 공급할 수 있는

    채소생산 사업에 직접 참여하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2000년부터는 북한 환경과 실정에 적합하면서

    생산성이 높은 감자생산에 필요한 농업개발사업에 직접 참여하면서 획기적인 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

    을 추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를 계기로 2001년부터 매년 연말에 남북한 농학자들이 모여 당년에 이

  • ▌한국월드비전 국제사회복지연구

    4 • World Vision

    루어진 성과와 식량생산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를 대상으로 상호 발표 및 논의하는 “농업과학심포지엄

    (총화)”을 정례화하여 북한농업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심포지엄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채소육종1)및 생산, 과수생산, 벼 어린모생산기술, 토양지력증진, 유전자원

    교류 등의 분야로 농업협력사업을 다양화하였다. 2007년부터는 북한 농업과학원 시험포장에서 북한

    농업과학원과 월드비전 및 농촌진흥청 학자들이 참여하는 공동연구가 감자재배기술, 벼 어린모생산

    기술, 사과와 배 재배기술, 채소 생산기술 등의 분야에서 시작되었다.

    2000년대 말부터 월드비전에서는 성공적인 농업기술협력사업을 배경으로 하여 농업을 중심으로 한

    지역개발협력사업을 시작하였다. 여기에서는 우선 북한의 농업정책 변화를 보다 깊이 살펴보고, 그에

    따른 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을 각 분야별로 나누어 그동안의 성과를 중심으로 다루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북한 농업의 역량강화와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토대로서, 남북 농업 전문가 교류 및 전문 인

    력양성 사업과 그 성과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이러한 사업들이 어떠한 변화와 영향력을

    가져왔는지를 정리함으로써, 월드비전뿐만 아니라 민간 NGO와 한국 정부의 대북사업에 하나의 모범

    사업사례이자 모델로서 의미를 전하고자 한다.

    II. 북한의 농업정책 변화

    북한의 농업정책은 중앙집권적인 계획경제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으며 근본적인 변화는 농업

    부문과 관련되어 수행해오던 주요 농정시책에서 찾을 수 있다. 주요 농정시책으로는 1946년의 토지

    개혁, 1958년의 농업집단화 완성, 1964년「우리나라 사회주의 농촌문제에 관한 테제」(이하 사회주의

    농촌테제) 발표 이후 협동적 소유에서 전 인민적 소유로의 이행, 1976년의「자연개조 5대 방침」과

    1981년의 「4대 자연개조사업」, 1993년 말의 농업제일주의 표방, 1997년부터 “종자혁명”, “이모작”,

    “초식가축”, 1998년부터 “감자농사혁명”, 그리고 2000년 이후부터 식량문제를 더욱 강조하면서 등장한

    “농업주공전선” 등이 있으며, 이러한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식량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1. 토지개혁 북한의 농업정책 초기단계는 1946년부터 1953년까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 시기는 토지개혁과 농

    촌경리를 사회주의적으로 개조하기 위한 준비기간으로 볼 수 있다. 초기 농정의 기본목표는 농촌에

    1) 생물이 가진 유전적 성질을 이용하여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 내거나 기존 품종을 개량하는 일. 선발법(選拔法), 교잡법(交雜

    法), 잡종 강세 육종법, 배수성 육종법, 돌연변이법(突然變異法)이나 바이오테크놀로지(biotechnology)를 이용하는 따위의

    여러 방법이 있다.(네이버사전)

  • 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 연구▐

    • 5

    서 봉건적 토지소유관계를 청산함으로써 농민들을 지주의 착취와 예속에서 해방하고 농업생산력을

    봉건적 생산관계의 질곡에서 해방시키는 데 있었다. 이것은 지주의 토지를 무상으로 몰수하여 농민

    들에게 무상으로 분배하는 원칙하에 토지개혁을 단행함으로써 성취되었다.

    2. 농업협동화 제2단계로는 휴전 이듬해인 1954년부터 1960년까지로 이 시기 농정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농촌의

    생산관계에서 사회주의적 개조(혁명)인 농업협동화가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농업협동화는 1953년 8월

    농업집단화 방침이 결정된 이후 1954년 말까지 시험단계를 거쳐 1955년부터 전국적으로 시도되었다.

    농업협동화 계획은 사회주의 경제가 계획경제인 만큼 개인농을 그대로 두고서는 철저한 계획경제

    실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추진되었다. 이 결과 종래 13,309개에 달하였던 농업협동조합들

    은 3,843개로 통합되었으며, 조합들의 평균규모는 농가호수에 있어서 80호로부터 약 300호로, 경지면

    적에 있어서는 130ha에서 500ha로 확장되었다.

    3. 기본농업정책(주체농법) 1960년부터 탄생된 청산리방법에 따른 농촌관리지침이 시행되었다. 1964년 2월에 발표된 「우리나

    라 사회주의 농촌문제에 관한 테제」라는 사회주의 제도 하에서 농촌사업을 어떻게 하며 농촌경리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등 향후 농정수행의 기본원칙, 기본방향, 실행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

    고 있다. 이것은 북한농업의 지도이념이 담겨 있는 것으로, 현재까지도 북한 농업정책의 실행지침서

    로 활용되고 있다.

    「사회주의 농촌테제」는 사회주의하에서 농민문제와 농업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농촌

    사업에서 반드시 3개의 기본원칙을 확고히 견지하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것은 ①농촌에서 기술

    혁명, 문화혁명, 사상혁명을 철저히 수행하여야 하며, ②농민에 대한 노동계급의 지원, 농업에 대한

    공업의 방조(傍助), 농촌에 대한 도시의 지원이 강화되어야 하며, ③농촌경리에 대한 지도와 관리의

    개선, 협동적 소유와 전 인민적 소유의 연계를 통해 협동적 소유를 전 인민적 소유로 접근시키는 것

    이다.

    3대 혁명 중 농촌기술혁명은 농촌 4化(수리화, 기계화, 전기화, 화학화)를 수행하여 농업생산력을

    고도로 발전시키고 농민들의 노동을 쉽게 하여 공업노동과 농업노동의 차이를 줄이는 데 있다. 농촌

    문화혁명을 통해서는 노동자와 농민의 기술․문화 수준 차이를 차츰 없애는 것이며, 농촌에서의 사상혁명을 통해서 농민들을 노동계급의 사상으로 무장시켜 노동자와 농민간의 사상의식 수준 차이를 없

    애도록 하는 것이다.

  • ▌한국월드비전 국제사회복지연구

    6 • World Vision

    4. 농업생산의 집약화 제4단계는 1971년부터 1977까지로 이 단계는 사회주의 제도의 안정기로 북한의 6개년 계획 기간

    과 일치한다.

    농업부문에서의 중심과업은 농업생산을 고도로 집약화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 밭관개를 추진

    하여, 2모작 면적을 늘리고, 농촌경리의 화학화를 더욱 촉진하고, ha당 수확량을 높이기 위해 생물학

    적 연구사업(육종사업과 채종사업을 강화하여 우량종자와 우량품종 개발)을 강화하고, 새 농경지를

    얻기 위한 간석지개간사업을 대대적으로 시행하는 것 등이 세부사업으로 제시되었다.

    농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 시책으로 이상기후 극복, 분토 및 부식토의 다량생산, 벼냉상묘

    및 강냉이 영양단지 전면실시, 조숙 다수확 품종의 개발과 보급, 과학적 시비체계 확립을 통한 농작

    물 생육기간 단축, 농업용수 확보, 한해 방지를 위한 지하수 개발사업 등이 추진되었다. 그러나 계속

    된 이상기후에 따라 농업증산정책 방향은 절대경지면적의 확대와 토지이용률 제고로 전환되었다. 이

    에 따라 1976년 10월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는 「자연개조 5대 방침」을 결정하였다. 「자연개조 5

    대 방침」은 ① 밭관개완성, ②다락밭건설, ③토지정리 및 개량사업, ④치산치수 사업, ⑤간석지개간

    등이다.

    5. 자연개조사업 제5단계는 1978년부터 1986년까지로, 이 시기는 1977년 12월 최고인민회의 제6기 제1차 회의에서

    제2차 7개년 계획기간을 1978~1984년으로 정하면서 인민경제의 주체화, 현대화, 과학화를 기본목표

    로 채택하였다.

    이 시기 농정의 기본정책은 자연개조사업의 전개와 농업의 공업화와 현대화, 농업생산의 과학화와

    현대화에 두었다. 농업부문에서의 구체적인 목표는 ①알곡 1,000만 톤 생산, ②밭관개완성, ③15만ha

    의 다락밭 건설, ④100ha당 10대의 트랙터 공급, ⑤논밭 ha당 2톤의 화학비료 시비, ⑥80~90만 톤의

    고기생산, ⑦과일생산 150만 톤 등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지역별 적기적작,

    2모작 지역의 적극 활용, 공예작물․과일생산․축산 및 사료작물 재배가 강조되었다. 한편 1981년 10월 노동당 제6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4대 자연개조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4대 자연개조사업」은 간석지개간사업, 새땅찾기운동 전개, 남포갑문 건설, 태천발전소 건설 등 농

    경지의 확장을 기본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자연개조 5대 방침」과 맥을 같이한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농업부문의 주된 목표인 알곡 1,000만 톤 달성은 경지면적의 부족, 한냉기후, 농촌인력 부

    족, 낙후한 영농시설 및 장비 때문에 달성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 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 연구▐

    • 7

    6. 최근 북한농업정책 지금까지의 불리한 기상조건, 열악한 생산시설 등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는 나름대로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대책을 수립해 왔다. 대표적인 방안으로써 이모작 면적 증대, 감자농사혁명,

    종자혁명, 초식가축의 증대, 농지정리를 통한 농업기계화, 조직배양 및 생물공학 기술응용, 복합미생

    물비료, 미생물 농약 등에 대해서 깊은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경제상황으

    로 미루어 성공적인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외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북한

    의 사회 경제 상황 및 체제의 변화가 우선적으로 절실히 요구된다. 경제 상황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우선적으로 식량생산에 필요한 투입 농자재를 구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1) 이모작(두벌농사) 북한의 농법은 집약농업을 특징으로 한다. 북한은 경지면적이 제한적인 조건에서 식량문제를 해결

    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경지의 외연적 확대에 치중하는 한편 농업생산의 집약화를 추구해왔다. 그 결

    과 토지 이용률을 극대화하는 밀식재배, 2모작 정책을 추진하였다. 특히 2모작은 경지의 외연적 확대

    와 동일한 효과를 가지는,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방법으로 인식되어 적극 장려되었다(부경생,

    2001).

    북한의 2모작 확대방침은 식량문제 해결의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된 감자증산 방침과 연계하여 2모

    작이 어려운 량강도, 자강도, 함경남북 지역에서도 적지를 찾아 내어 전작으로 밀, 보리, 감자를 재배

    하고 후작으로 옥수수를 재배하는 2모작형을 추진하고 있다.

    이모작으로 재배되는 밀, 보리와 감자 수확을 위한 토지 면적이 1997년 38,000ha에서 2001년

    192,000ha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2002년 211,000ha로 증가되었다. 북한은 선택 가능한 이모작형으로

    서 곡물-곡물(밀 보리-벼, 밀 보리-옥수수, 밀 보리-콩), 곡물-채소(옥수수-채소), 채소-채소, 감자-채소,

    옥수수-사료작물형을 제시하고 해당지역의 기후 및 토양 조건, 농업투입재의 공급조건, 기타 생산여

    건에 따라 가장 유리한 이모작형을 선택하도록 했다. 그 선택에 있어 주로 기본적인 식량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곡물-곡물형을 장려했다.

    이모작 정책으로 인해 황폐화된 토양의 비옥도를 개선하기 위해서 유기질 비료 생산 증대에 경주

    하고 있으며 현재 20~30ton/ha의 퇴비가 사용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유기물 공급은 극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한 에너지 부족으로 실효성이 떨어진 펌프관개시설을 점차 중력이용 관개시설로 대

    체해 나가고 있고, 조생계통의 다수확 벼와 옥수수 품종의 종자를 다시 공급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이모작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비료, 농약 및 관개시설이 지원되어야 하며, 그

    렇지 않는 한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 ▌한국월드비전 국제사회복지연구

    8 • World Vision

    2) 감자농사혁명 김일성 체제에서는 ‘밭곡식의 왕은 옥수수’ 라는 구호 아래 잡곡위주의 기존 작부체계(作付體系)

    를 옥수수로 완전 대체하여 밭작물의 옥수수 주작체계(主作體系)를 확립했다. 주체농법의 중요한 원

    칙으로서 적지적작(赤地赤作)의 원칙이 강조되기는 했지만 옥수수 재배조건이 불리한 지역에서도

    조숙성․내냉성 품종개량을 통한 적지화를 추구해 왔다. 그러나 1990년 들어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비료 공급이 줄고 기상악화가 계속되면서 옥수수의 생산성은 기상조건에 좌우되어 북한식량 상황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에 따라 적지적작 측면에서 옥수수는 더 이상 북한 전 지역에서

    식량작물로서 역할에는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 결과, 1998년 9월 최고인민회의(제10기 제1차)

    를 계기로 식량문제 해결의 대안은 옥수수증산에서 감자증산으로 대체되었다. 감자를 새로운 주식

    원으로서 중시하는 정책변화는 “옥수수농사에만 매달려서는 긴장한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라

    는 김정일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1999. 2. 8). 이것은 옥수수가 많은 비료를

    필요로 하는 다비성 작물인 까닭에 화학비료가 부족한 북한 현실에서는 정상적인 생산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기후조건이나 작물재배 여건상 적지가 아닌 북부내륙고

    원지대, 북부산간지대, 냉해가 심한 동북해안지대에서의 옥수수재배는 증산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부경생, 2001).

    감자는 2모작이 가능하여 3월 중순경 파종하여 6월 하순경 쌀과 옥수수 생산에 앞서 수확이 가능

    하여 춘궁기 식량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에 따라 쌀과 옥수수에 이어 감자가 제

    3의 주식의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결국 북한 당국은 단위면적당 생산성이 높은 감자를 제3의 식량

    으로 중시하여 “감자농사혁명”을 부르짖으면서 그 재배면적을 1995년 45,000ha에서 1998년

    83,000ha, 1999년 170,000ha 2000년 186,000ha, 2002년 189,000ha로 급속히 증가시켰다.

    3) 작물의 다양화 북한의 식량상황이 악화되면서 전체적인 식량 생산체계의 변화를 시도한 것이 이모작 면적의 확대,

    감자재배면적의 확대, 옥수수재배면적의 축소로 나타났다. 즉 옥수수 재배면적은 70만ha에서 49만ha

    로, 감자 재배면적은 4만ha에서 20만ha로, 이모작 면적은 5만ha에서 20만ha로 증가시켜 식량증산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 동안의 벼와 옥수수 중심의 식량정책이 다변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최근의 농업정책은 작물배치를 조정하여 벼, 옥수수 중심의 식량작물

    에서 재배 작물의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 작물구성의 다양화는 옥수수 재배면적을 줄이고 감자 재

    배면적을 확대하는 것이 주 내용이고 이모작 확대도 포함된다. 해발 600m 이상의 농경지가 대부분인

    량강도를 비롯한 자강도와 함북 등의 고산지대 또는 고원이 많은 지역에서 감자 재배면적이 크게 확

    대되어 왔고 서해안평야지대와 동해안 평야지대를 중심으로 한 전답 경지이용도의 향상으로 밀․보리

  • 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 연구▐

    • 9

    또는 감자를 이용한 이모작 재배 등 식량증산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4) 지력증진과 복합 미생물 비료 북한에서 지력증진은 집약농업을 위한 기본조건으로 인식되었다. 토양학적인 측면에서 땅의 비옥

    도, 지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휴경, 순환식 윤작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북한은 일찍이 제한

    된 경지면적을 전제로 윤작을 도입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집약농법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전

    제로서 지력증진을 강조해왔다.

    토지개량 방법으로는 전통적 방법인 유기질비료의 투입, 객토, 심경을 강조하는 한편 소석회 등 토

    지개량제의 투입도 장려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특히 밭의 경우 옥수수 단작 및 연작

    으로 토양의 산성화가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최근 화학비료가 정상적으로 공급되지 않는 상황에서 자급비료의 생산 사용을 강조하는 한

    편 식량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제시된 감자의 증산, 이모작의 확대를 추진하기 위한 지력증진 차원에

    서도 자급비료 및 복합미생물비료의 생산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5) 토지정리사업 토지정리사업의 추진은 김정일의 ‘대자연개조 구상’에 따른 것으로 농업생산증대의 중요한 방법으

    로 설정하고 있다. 토지정리 사업은 지난 1976년 10월에 개최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5기 제12

    차 전원회의에서도 ‘자연개조 5대 방침’의 하나로 제시된 바 있다. 그 당시 밭관개, 다락밭건설, 간석

    지개발, 치산치수와 함께 자연개조사업의 일환으로 제시된 토지정리사업은 소규모로 분할되어 있는

    뙈기논밭을 정비하여 규모화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북한에서 토지정리는 3대 농촌기술혁명의 일환인 기계화의 선결조건이라는 의미와 함께 경지면적

    의 외연적 확대방안으로서도 중시되고 있다. 즉 논의 경우 논면적에서 논두렁면적이 많은 비중을 차

    지하고 있다고 보고 논두렁을 제거하여 논면적을 늘리는 데 초점을 두었다. 밭의 경우 다락밭 건설과

    함께 밭면적 확대 및 유실방지를 위한 여러 가지 조치들이 토지정리사업에 포함되었다.

  • ▌한국월드비전 국제사회복지연구

    10 • World Vision

    III. 월드비전의 농업개발협력사업 추진 배경

    북한은 1970년대부터 도입된 북한식 농업의 실패, 사회주의식 집단영농 생산방식의 농업생산성 저

    하에 따라 1980년대부터 점차 식량부족 문제를 겪기 시작하였다. 이 당시 식량 생산량은 500만 톤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로 이미 수요에 비해 부족하였으나 외부 사회주의 국가의 지원과 수입으로 기근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사회주의 국가들이 몰락하면서 외부로부터의 지원과 수입이 중단 되었고,

    경제상황도 악화되면서 농업 원자재 생산이 급격히 저하되었으며, 더불어 가뭄과 홍수 같은 자연재해

    가 계속되면서, 북한의 식량 생산은 500만 톤 이하로 급격히 떨어져 심각한 기근에 시달리게 되었다.

    특히 식량생산이 급격히 감소했던 1996년에는 280만 톤, 2000년 250만 톤을 보였으며, 2001년부터

    회복되어 350만 톤, 2002년 380만 톤으로 증대되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

    은 북한의 식량 수급에 관한 평가보고서에서 2001년부터 북한의 농업생산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으나,

    이 곡물생산량이 지난 8년 중 최고에 달하는 작황임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최소한의 식량으

    로 1인당 연간 220~230㎏을 공급하기위해서 필요한 연간 510만 톤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보고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최소한의 활동에 필요한 열량(1,890㎉)을 섭취하지 못하는 기아 인구가 1995년 이

    후 800만 명 이상 증가했으며, 기아 인구로 분류되는 주민의 1일 평균 섭취열량은 1,550㎉ 내외로 기

    아의 정도가 매우 심각하였다. 그동안의 긴급구호차원과 일시적인 협동농장 지원으로는 이러한 근본

    적인 문제를 풀어가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북한 어린이들의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

    해서는, 새로운 측면에서 접근하는 장기적인 지원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에 월드비전을 비롯한 민간단체의 북한에 대한 다양한 지원은 긴급구호차원을 크게 벗어나지 않

    았으나 그 효과는 크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일시적인 지원으로 북한의 어려운 식량사정을 타개

    할 수 없고, 특히 취약계층인 어린이, 임산부, 노인, 중소도시의 주민들에게 충분한 지원이 될 수 없

    었다. 이에 월드비전과 농업전문가들은 제3국도 아닌 우리 동포들의 굶주림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는 북한 정권 내 식량을 다루는 부서와 연구 및 지도기관을 활용하는 것이

    보다 많은 사람들의 식량문제를 푸는 데 효과적인 방안이라 판단하게 되었다. 즉 국제구호단체인 월

    드비전은 긴급구호 수준을 넘어서는 식량증대 전략을 기술개발협력이라고 본 것이다. 예로부터 구황

    작물로써 널리 알려진 감자가 북한의 지형적 특성에 적합하고 영양가 높은 식품으로 단위면적당 수

    확량이 높아 북한식량난 해결의 새로운 대안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감자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는 ‘무병종자의 생산’ 이었다. 이를 위해 월드비전은 북한 농업과학기술을 총괄하고 있는 농업과학원

    과 함께 2000년 씨감자 생산사업을 추진하여 북한 스스로 무바이러스 씨감자를 지속적으로 생산하여

    농가에 보급하여 감자 생산성을 높인다면 전체 주민들에게 식량 공급을 늘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

  • 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 연구▐

    • 11

    로 판단하였다. 이에 2000년 3월 3일 월드비전과 북한 농업과학원 간에 “씨감자생산사업 및 채소생산

    사업 확대 실무 합의서”의 역사적인 체결이 이루어졌다. 이 협정은 남북한 간의 농업개발협력이 본격

    적으로 이루어지게 되는 최초의 협력사업이 되었다.

    이 밖에도 북한 주민들의 영양결핍을 해결하기 위해 채소와 과일생산성을 높여 주민들에게 채소와

    과일 공급량을 증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였다. 즉 채소육종기술과 사과재배기술, 품종개량기술을

    전수하여 북한 농업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기본시설을 지원하고 공동연구 사업을 병행하여 진

    행하게 된 것이다. 월드비전 농업개발협력사업은 남북한 농업과학자들 간의 기술교류와 남북간 최초

    의 농업 기술협력 사업이다. 씨감자생산사업 실무합의서 체결은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지원이 아니

    라 남과 북이 상호 협력하는 형태의 농업분야의 협력사업이다. 이를 통해 월드비전은 북한 농업과학

    원 및 농업성 관계자들의 협력을 통하여 북한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실제 월드비전은 물자와 기술을 제공하고 북한은 노동력과 연구인력, 제반운영을 담당하는 등 양측의

    적극적인 협력이 시작되었다.

    현재 월드비전에서는 2009년부터 그동안의 성공적인 농업기술협력 사업을 배경으로 하여 농업을 중

    심으로 지역개발협력 사업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발전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IV. 월드비전의 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 현황

    1. 씨감자 생산기술 협력 북한은 전체 국토면적의 80% 이상이 산지로 구성되어 밭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주식인 쌀만으로

    는 전체의 식량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

    이에 따라 북한통치자가 1998년 10월 1일 대홍단군 종합농장과 감자연구소를 현지지도 하는 과정

    에서 “식량문제 해결에 확고한 전망이 열렸다.” 라고 전제한 후 감자농사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킬

    것을 강조하였다. 그 후 내각에서는 “감자농사혁명을 통한 식량문제의 해결”을 6대 목표의 하나로 제

    시하고 확정하였다. 1998년 5월 북한 최대의 감자생산지인 량강도 대홍단군에 농업과학원 감자연구

    소를 신설하고 감자 재배면적의 확대와 재배기술 개발에 주력하게 되었다. 더불어 농업과학원 함남

    분원 장진시험장을 장진감자연구소로 개편하였다.

    감자는 북한의 지형적 특성에 적합한 작물로 고산지대에서 잘 자라고 기후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

    으며, 가뭄에 비교적 강하고 생육기간이 짧아 이모작이 가능하여 춘궁기 식량문제 해결에 적절한 작

    물이다. 감자는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다른 작물에 비해 월등히 높으면서, 수분이 많아 장기간 보관이

  • ▌한국월드비전 국제사회복지연구

    12 • World Vision

    어렵기 때문에 생산 후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어렵고 재배 즉시 주민들에게 공급해야하는 특성을 갖

    고 있다. 감자는 또한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풍부하게 들어 있는 훌륭한 식량대체 작물이다.

    감자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자가 영양번식 작물이기 때문에 퇴화가 심한 특징을 가지고 있

    어 지속적인 무병씨감자 공급이 감자생산의 관건이다. 그러나 북한은 자체적으로 효율적인 씨감자생

    산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북한은 북한농업과학원을 통해서 이에 대한 기술 지원을 월드

    비전에 요청하게 된 것이다.

    월드비전의 전문가들도 북한의 식량난이 일시적인 식량지원을 통해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

    며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월드비전은 북한의 식량문제를 안정

    적으로 확보될 수 있도록 감자생산증대를 통한 식량문제 해결에 주안점을 두게 되었고, 이에 따라

    2000년 3월부터 씨감자 생산기술 협력사업을 북한의 농업과학원과 함께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씨감자생산개발 협력사업을 초기에 수행한 주 담당기관은 농업과학원 산하 농업생물학연구소로서

    조직배양, 수경재배, 감자재배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그 외에 병해충 방제에 대해서는 식물보호학연

    구소, 온실 설계 및 시공은 설계연구소에서 각각 담당하고 있다. 그 외에도 작물재배연구소와 감자지

    도과는 씨감자생산과 시험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2000년 첫해에 농업생물학연구소의 젊은 연구사들은 감자 조직배양과 수경재배 기술을 이용한 씨

    감자 생산체계를 남한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훌륭히 완성해내는 성과를 얻었다. 월드비전은 북한

    측을 설득하여 2001년에 교통 인프라를 고려하여 씨감자 생산사업장을 4개 지역으로 추가 확대하기

    로 하였으며, 순차적으로 평북 농업과학원 분원(정주), 배천 벼연구소, 함남 농업과학원 분원(함흥),

    대홍단 감자연구소 등으로 확대하였다. 이 과정에서 월드비전 전문가들과 북한의 농업생물학연구소

    의 강신호소장과 연구사들의 열정이 크게 기여하였다.

    북한 감자재배지역은 이모작 지대인 평야지대에서부터 해발 400~1,600m의 고산지대까지 분포하는

    데 고산지대가 많은 량강도에 가장 많고 함남북과 자강도의 고산지대에 분포되고 있다. 북한의 개마

    고원이나 백무고원 등 산간지대는 우리나라의 감자 주산지로서 해방 전에 약 12만ha의 감자를 재배

    하였었다. 그러나 감자 적지로 볼 수 있는 이들 산간지역2)에까지 옥수수재배를 강요하여 1990년대

    초반까지는 감자 재배면적이 약 4만ha로 축소되었다. 현재 감자의 재배적지로 볼 수 있는 북한 산간

    지대의 농경지로서 해발 600m 이상의 밭은 약 10만ha정도 되고, 400m 이상의 밭은 16만ha나 된다.

    한편, 감자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씨감자 확보가 최우선시 된다. 따라서 조직배양기술

    과 수경재배에 의한 씨감자생산기술, 병해충 방제기술, 채종․증식기술을 지원한다면 북한에서 부족한 식량상황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씨감자와 감자재배기술을 지원 확립한

    다는 것은 우리가 통일을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2) 산간지역은 감자뿐만 아니라 춘파형 밀, 보리, 채소 및 기타 저온성 작물의 적지이기도 하다.

  • 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 연구▐

    • 13

    2005년부터 북한에서 평야지대의 ‘이모작 감자 생산’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새로운 기술이 필요해졌

    고, 이에 관한 비닐(PE)멀칭3), PE터널 재배, 관비재배 기술 등으로 공동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덧붙

    여 시비기술, 병해충 방제기술, 토양침식 및 유실 방제 기술, 연작에 따른 연작장해 경감기술, 수확

    후 감자 저장 기술, 감자가공 등도 필요하며, 이러한 기술들이 개발되어야 품질과 생산성을 급속히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2000년 3월부터 시작된 북한농업과학원과 월드비전 간에 이루어지고 있는 농업개발 협력의 핵심은

    씨감자생산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한 시설들은 다음과 같다. 우선 평양 농업과학원과 대홍단

    감자연구소는 원종생산의 모체로써 조직배양과 바이러스 검정설비 및 수경(영양액)재배시설이 설치

    되어 있다. 또한 정주, 배천, 함흥에서도 각각 수경재배온실이 1,000평씩 설치되었다. 생산은 고랭지

    인 대홍단(해발 1,100m)에서 한해 한번 생산하고 있으며, 평양, 정주, 배천, 함흥의 사업장에서는 봄

    과 가을에 2번 생산하고 있다. 정주, 배천, 함흥에서는 평양과 대홍단으로부터 무병 시험관모나 온실

    에서 생산하여 바이러스 검사를 한 1g이하의 소괴경(어린감자 알)을 받아 모를 키워 영양액 재배하여

    원종잔알(5g이상의 소괴경)을 생산하고 있다. 2006년까지 이들 총 5개 사업장에서 한 해 총생산능력

    은 1,070만 알이었고, 2007년부터는 대홍단 씨감자사업장이 680평에서 3,000평으로 증대됨에 따라

    1,260만 알이 생산되고 있다. 앞으로 대홍단 사업장이 정상 가동되기 시작하면 평양의 시설을 원예용

    으로 전환하고 배천의 시설은 후대검정용 온실로 활용할 계획이다(표 1). 생산된 원종 소괴경은 지역

    별 채종단위들에서 확대 생산하는데 서해안 평지대를 비롯한 두벌농사 지대에서는 3년, 고산지대 주

    작재배 지역들에서는 4년의 채종과정을 거쳐 농가에 공급하고 있다.

    지 역 규모(평) 생산능력(만알) 공급대상

    대홍단 3,000 250 량강도, 함경북도

    평양 3,000 500 평양시, 평안남도, 남포시

    정주 1,000 170 평안북도, 자강도

    배천 1,000 170 황해남도, 황해북도

    함흥 1,000 170 함경남도, 강원도

    계 9,000 1,260

    북한에 대한 농업개발협력사업은 사업의 특성상 전문성을 가지고 장기간 진행되는 사업이기 때문

    에 성공적 사업수행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사업점검이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일정수준 이

    3) PE(plant & equipment), 멀칭: 농작물이 자라고 있는 땅을 짚이나 비닐 따위로 덮는 일. 농작물의 뿌리를 보호하고 땅의

    온도를 유지하며, 흙의 건조ㆍ병충해ㆍ잡초 따위를 막을 수 있다. ‘덮기’로 순화.(네이버사전)

  • ▌한국월드비전 국제사회복지연구

    14 • World Vision

    상의 시스템을 미리 갖추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이에 월드비전은 모든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매년 남․북한 양측간에 합의서를 작성 및 공유하고 있으며, 특히 물자지원에 있어서는 사전에 북한에서 사업과 관련한 필요품목과 사유 등을 문서로 작

    성하여 요청하도록 하고 이에 대해 월드비전 농업기술자문 회의를 거쳐 타당성을 검토한 후 지원시

    기와 수량을 결정한다. 합의서 외에도 사업협의에서 이루어진 내용도 회의록으로 작성하여 양측이

    한부씩 공유하여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렇게 월드비전이 추진하고 있

    는 사업이 감자, 채소, 과수 분야에서 종자개량을 기반으로 진행하는 공동 연구 협력 사업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향후 각 지방사업장에 대한 월드비전의 전문가, 언론 등과 함께 모니터링을 제고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북한 노동신문과 기타 언론은 감자 혁명을 주축으로 종자 혁명의 중요성과 ‘감자증산’에 대해 빈

    번하게 강조하고 있으며, 또한 공식적인 행사를 통해 이 정책을 장려하고 있다. 북한은 이 정책에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문제인 ‘바이러스 없는 씨감자생산체계 확립’에 있어서 월드비전이 제시한

    방법을 그대로 수용하여 정착시켰으며, 북한 전역에 설치된 5개 씨감자생산사업장에서 생산한 씨감

    자를 전국에 보급하고 있다.

    특히 2002년 10월 김정일 위원장은 남한 민간단체 지원시설로는 최초로 대홍단 사업장을 방문하여

    감자를 증산함으로써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표출함으로써 정책적 관심을 높여

    주었다.

    이상에서 볼 수 있듯이 월드비전과 북한 농업과학원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씨감자 생산기술

    협력이 북한의 국가 씨감자생산체계의 근간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앞으로도 계속 씨감자 증식단

    계의 병해충 방제와 바이러스 이병률을 낮출 수 있도록 양측이 상호노력하고, 협동농장 포장에서 생

    산성을 높일 수 있는 감자 생산기술 협력으로 이어질 때 우량씨감자가 생산될 수 있다. 우량씨감자가

    정상적으로 공급된다면 봄작기에서 15~20톤/ha, 양강도, 함경북도 등의 고랭지에서는 20~25톤/ha의

    감자 생산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월드비전의 전문가들이 추정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정상적으로

    비배관리가 이루어진다면 연간 330~425만 톤의 감자생산이 가능하여 북한 주민의 식량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측된다(표 2).

    지역 재배면적(ha) 수량(톤/ha) 생산량(천/톤)

    봄재배(평야지대) 100,000 15~20 1,500~2,000

    여름재배(고랭지) 90,000 20~25 1,800~2,250

    계 190,000 - 3,300~4,250

  • 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 연구▐

    • 15

    현재 매년 생산 계획이 확립된 무바이러스 잔알 씨감자(원원종)는 망실의 원종과 격리지역에서의

    2-3회 증식을 거쳐 일반 농가에 보급되고 있다. 이러한 씨감자생산계획은 지속적인 관심, 망실과 격

    리재배, 철저한 병해충관리(방제, 검사와 검정 등), 재배법 개선 등으로 북한의 감자재배면적 20만ha

    에서 최소 4백만 톤 이상의 감자 수확을 가져와, 북한의 식량부족 문제가 현저하게 개선될 전망이다.

    2. 채소 생산기술 협력사업북한에서는 식량자급을 위한 연구가 강화되면서 1980년부터 많은 연구 인력이 주곡인 벼와 옥수수

    육종과 재배기술개발에 투입되었고, 상대적으로 원예 분야의 연구는 투자가 소홀해지면서 원예작물

    품종 육성과 재배기술이 낙후되었다. 최근 북한 주민들 은 필요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

    하여 영양학적인 불균형이 초래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북한의 농업은 주식인 곡류와 전분작물, 즉 벼와 옥수수 그리고 감자의 생산에 주력했기 때문에 채

    소류의 생산은 주식인 곡류에 비해서 비중이 매우 낮고 엽채류 중심의 채소생산 체계로 되어 있다.

    한국은 고추와 마늘 같은 양념채소와 후식으로 먹는 수박, 참외 같은 과채류의 재배면적이 북한에 비

    하여 매우 높아서 채소산업에서 양념류와 과채류의 비중이 매우 크다.

    이에 비하여 북한은 김치의 주재료인 무, 배추의 재배면적이 전체 채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며

    고추와 마늘의 재배면적과 과채류의 재배면적이 상대적으로 낮아 김치에 양념을 많이 사용하지 못하

    고 있다. 또한 시금치나 양배추도 무, 배추와 유사한 용도, 즉 식생활에서 곡류의 섭취를 보조하는 역

    할을 하고 있는 정도이다(표3). 이러한 채소 소비 패턴은 주곡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시점에서는

    채소를 재료로 하여 마련하는 부식, 즉 반찬류에서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많은 엽근채류가 주종을 이

    루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의 채소 재배 면적은 약 30만ha 수준으로 유엔식량농업기구

    (FAO) 통계에서 나타나고 있으나 실제는 16~20만ha 수준 정도로 보이며, 앞으로 증가될 수 있는 여

    지가 크다.

    북한에서 채소생산을 보면 가을에 파종하여 월동하였던 시금치는 봄 일찍부터 수확하여 초봄 신선한

    채소로서 유일하게 이용되고 있으며 일부 상추, 쑥갓, 얼갈이 무, 배 추 등이 봄 동안 주로 재배된다.

    한편 봄에 파종한 양배추는 5~7월에 걸쳐 수확하여 여름철에 가장 중요한 김치재료로 이용되고 있

    다. 여름에는 가지와 옥수수 재배포장에서 얼갈이 무, 배추를 생산하여 물김치 재료로 이용되고 있

    다. 또한 수박, 토마토, 오이와 같은 과채류는 노지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재배면적이

    4,000ha 이상을 나타내고 있는 가지는 여름에 부족한 채소를 대신하고 있으며 가지 물김치로도 이용

    되고 있다. 김장용 가을무, 배추 재배는 파종 후 자라는 동안 솎아서 이용하기도 하고, 가을 김장철에

    는 북한전역이 “김장전투”에 돌입된다. 이렇게 담궈진 김치는 다음해 5월까지 필요한 채소를 대용하게

    된다. 가을에는 김치 재료 외에도 시금치와 상추, 갓이 도시주변을 중심으로 많이 재배되고 있다.

  • ▌한국월드비전 국제사회복지연구

    16 • World Vision

    작 물 남 한 북 한

    배 추* 52.0 36

    오 이 6.0 5.8

    토마토 6.0 8.6

    가 지 6.0 4.7

    고 추 70.0 26.0

    마 늘 29.0 9.0

    양 파 44.0 15.0

    계 213.0 105.1

    - FAO 통계(2005년) *Cabbage and other brassicas

    우리나라의 채소소비량은 150~200kg/인으로 중국과 함께 세계적으로 높은 소비수준이다. 반면에

    북한은 채소 공급량을 1인당 하루 0.8~1.0㎏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또한

    김장채소 공급도 배추는 1인당 100㎏, 무는 50㎏으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지역과 계층

    에 따라 차이가 큰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중소도시의 일반 노동자들의 일일채소섭취량은 FAO(Food

    Agriculture Organization)의 권장 섭취량 이하일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적으로는 평양을 중심으로 한

    인근지역에서 봄․가을 채소 생산은 활발하지만 중소도시와 시골에서는 가을에 김장채소재배만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북한의 단위면적당 채소 수확량을 보면 남한에 비하여 크게 낮

    아 10~40% 수준을 보이는데(표 4), 이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작 물 남 한 (A) 북 한(B) B/A(%)

    배추* 63.0 19.3 31

    고추 6.0 2.3 38

    마늘 12.1 10.6 88

    양파 39.8 12.3 31

    오이 66.7 11.6 18

    토마토 66.7 8.2 12

    가지 66.7 10.0 15

    - FAO 통계(2005년)

    *Cabbage and other brassicas

  • 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 연구▐

    • 17

    사회적 차원의 요인은 우선 농업의 운영에 있어 북한이 시장경제 체제가 아니기 때문에 소득 증대

    를 목표로 하는 개인의 성취동기가 약하다는 점이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북한의 적산 온도가 남한보

    다 낮아 작물의 생육 가능 기간이 짧고, 채소를 생산하는 토지가 경사도가 심하고, 토양비옥도가 낮

    은 점도 채소 생산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경제적인 요인으로 종자, 비료, 농약, 기

    타 농자재 등이 부족한 것도 주요 요인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요인들과 함께 연간 작물재배 상황에서

    벼, 옥수수 등이 겹치는 경우 채소재배 생육기간이 더욱 짧아져 생산성이 낮아지게 된다.

    또한 농업용 비닐 생산 공급이 부족하여 토양멀칭과 터널재배 등을 하지 못하는 점들이 채소의 생

    산성을 낮게 하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유엔식량농업기구 통계에 따

    르면 토마토, 오이 같은 과채류의 생산성은 남한의 20% 이내이고, 기타 채소들은 30~50% 수준의 생

    산성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에서는 종자번식을 함에 있어서 교배(F1)종자를 이용하고 있는데 비하여 북한에서는 육종 및

    채종 여건이 좋지 못하여 대부분 지역 재래종인 고정계통의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특히 봄채소 중

    무, 배추의 90%이상 고정계통이고, 가을 무, 배추는 70% 정도가 고정계통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육묘시설이 대단히 부족하여 노지에 직접파종하여 재배하는 직파재배가 많고 일부 평양 인근 지역에

    서는 냉상을 설치하여 봄채소 육묘에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채소생산협력 사업에 참여한 기관은 농업과학원 산하 중앙남새연구소가 수행하고 있다. 중앙남새

    연구소는 1990년대 말에 채소 육종과 재배를 연구하기 위해서 평양지역에 설립되었다. 이외에도 남

    새 연구를 위해 1959년에 설립된 남새(채소)의 새로운 품종을 만드는 육종과 재배법에 대한 전문연구

    소로 평양남새과학연구소(평양), 강계남새과학연구소(자강 강계시), 청진남새과학연구소(함북 청진시)

    등 지역별 연구소들이 있으나 이들 기관과는 아직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정책적인 차원에서 볼 때 한국은 채소산업에서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상실해가고 있는 무, 배추, 고

    추와 같은 기간채소 생산 분야를 북한과 협력하여 생산하는 공동생산단지를 조성할 필요가 있을 것

    이다. 이러한 정책이 장기적으로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채소 생산기술 지원과 공동연구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북한의 가을 채소 생산기술은 기본 틀이 잡혀있으나 겨울, 봄, 여름 채소생산에

    필요한 생산기술은 대단히 낙후된 상황이다. 즉, 경영비가 많이 드는 겨울재배를 제외하고는 북한의

    지형과 기후조건을 활용한다면 저가의 채소생산이 가능할 것이다. 여기에 필요한 생산기술로는 비닐

    (PE)멀칭, PE터널재배, 간단히 비를 막을 수 있는 비가림 재배, 600~1,500m의 고랭지를 이용한 고랭

    지 재배기술 등이 있다. 북한 내 교통인프라와 운반수단이 발전하게 되면 자연히 고랭지에서 고랭지

    채소재배가 증가될 것이다. 이와 함께 원예작물 연작에 따른 토양산성화 방지 기술, 매년 같은 장소

    에서 같은 작물을 재배하면서 나타나는 연작장해(連作障害) 저감기술, 병해충 방제기술, 친환경농업

    기술 등에 대한 기술개발정립이 필요하다.

    시설채소 생산은 북한의 지역적인 입지조건으로 보아서 황해남도, 동해안 원산, 함흥인근 지역의

  • ▌한국월드비전 국제사회복지연구

    18 • World Vision

    경우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 특히, 황해남도에는 고온의 온천수(85℃ 이상)를 이용할 수 있어 무난

    방 재배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므로 이에 필요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즉 내설, 내풍형 간이

    시설, 온천수를 이용한 시설난방 및 채소생산기술, 고랭지 비가림 시설을 이용한 고급 양채류 재배

    기술도 필요하다. 이처럼 남북한의 기후조건을 잘 활용한다면 채소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

    이고 주변국으로 수출도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여러 여건 등을 감안하여 북한주민들에게 충분한 양과 양질의 채소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북

    한환경에 적합한 품종 육성과 재배기술 개발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그 동안 농업과학원의 중앙

    남새연구소와 수행 중인 채소 생산기술협력은 ①채소 어린모 생산기술 ②채소종자 채종기술 ③주요

    채소(배추, 무, 고추) 육종기술 ④노지채소(봄, 여름) 생산기술 ⑤온실채소(토마토, 오이) 생산기술 ⑥

    채소 유전자원 교류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남북한 채소생산기술협력에는 월드비전 대학자문교수와 농진청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상호 전문적

    인 기술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과학원 산하 연구소와 협동농장에서 필요 한 채소 생산과 작물별 육

    종 및 채종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서 상호협조가 이루어지고 있다.

    관련된 상호 협력 내용은 2003년 제3차 농업과학심포지엄에서 농업과학원의 중앙 남새연구소가 발

    표한 자료를 보면 북한에서 채소 생산기술 현황과 문제점이 잘 제시되어 있다(황기성, 2003). 이러한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월드비전의 기술협력 대상이 되어 지금까지 묘생산, 채소생산, 채소육종 및 채

    종과 관련된 농업기술개발 협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북한의 원예산업을 짊어지고 갈

    인재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3. 과수 생산기술 협력사업 북한은 국토면적의 약 80%가 산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지형의 특수성을 활용 하는 측면에

    서 과수원 조성에 주력하였다. 해방 직전 북한지역의 과수원은 1만ha에서 총 생산량은 2천 톤에 불

    과하였으나, 최근까지 16만ha의 과수원에서 130만 톤의 과실을 생산하고 있다. 북한에서 과수는 주

    로 황해남도, 함경남도, 황해북도, 평안남도 등지에서 많이 생산되지만 특히 황해남도의 과일군은 사

    과, 배, 복숭아, 대추 등을 재배하는 북한 최대의 과수 산지로 유명하다. 사과의 주산지는 동부해안

    일대였으나 1961년부터 위원회가 설치되어 과수원개발을 확대하였으며 현재는 서부지역 즉 평양에서

    개성까지의 산과 구릉지에도 대규모 사과 과수원이 개설되어 있다.

  • 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 연구▐

    • 19

    작물재배면적 (1,00ha) 수량 (1,000kg/ha)

    한국 북한 한국 북한

    사과 27 72 14.1 9.3(66%)

    배 24 15 15.8 9.0(57%)

    복숭아 16 17 11.6 7.6(66%)

    - FAO 통계(2005년)

    과종별로 볼 때 한국은 사과, 배, 포도, 감, 감귤의 5대과종이 14.0~19.7%로서 비교적 고르게 재배

    되고 있는데 반해 북한은 사과 43.0%, 배 29.4%로서 한랭지에 맞는 특정 과종에 편중되어 있는 것으

    로 나타났다(표 5). 재배품종은 대부분 조생종 내지는 중생종이 대부분이어서 과일이 성숙되기 전에

    수확해버리는 경우가 많으며, 과일 크기에서도 상품성이 많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여준다.

    남북한의 과종별 품종구성을 보면 북한은 남한에 뒤떨어져 있어 정체된 과수산업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 준다. 즉, 한국은 사과와 배 품종이 최근 교배육성된 품종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북한은 옛날

    품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사과의 경우 남한은 후지, 홍로, 감흥, 쓰가루, 홍월 등 한국 육성 신품

    종과 일본 신품종이 주력인 데 반해, 북한은 한국의 1960년대와 같은 옛 품종인 국광, 홍옥, 골든델리

    셔스, 델리셔스로 이루어져 너무나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배의 경우 남한은 비록 옛 품종이지만 품질이 좋은 신고가 주력으로 있으면서, 한국 신 육성 고급

    품종인 황금배, 추황배, 감천배, 원황, 화산으로 바뀌고 있는 중이다. 이에 반해 북한은 장십랑, 만삼

    길, 금촌추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한국의 ‘60년대를 연상시키고 있다.

    포도와 복숭아에서는 사과, 배와 같은 극명한 대조는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남한의 경우 새로

    육성된 고품질 품종으로 소비수요에 부응하려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으나 북한 품종구성에서는 그러

    한 결과를 볼 수 없다. 최근에 다른 나라들에서 육성된 사과품종들인 후지계통, 쯔가루, 왕림, 천추,

    금성, 무쯔, 갈라, 마이골드, 죠나골드와 같은 품종들이 도입되어 비교시험을 거친 후 일부 협동농장

    에 조성되고 있다.

    북한에서 과수분야는 앞으로 새로운 품종도입, 묘생산 체계화, 토양비옥도 증진 및 비배관리와 병

    해충 구제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면 기상학적인 측면에서 사과, 배 등의 과일 생산성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과수분야 개발협력사업은 농업과학원 산하 과수학연구소에서 수행하고 있다. 과수학 연구소는

    1966년 과일 전 품종에 대한 육종과 재배방법을 연구하기 위하여 평남 숙천군 숙천읍 동덕리에 설립

    되었다. 총 인원 100여 명이 사과, 배, 복숭아, 포도, 살구, 버찌, 추리(자두) 연구실에서 근무하며,

  • ▌한국월드비전 국제사회복지연구

    20 • World Vision

    2004년부터 월드비전의 전문가들과 함께 사과와 배 품종 적응성 시험과 더불어 키낮은 사과나무와 Y

    자 모양의 배 재배에 대해서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다.

    현재 북한에서는 키낮은 사과재배 면적이 늘어나고 있으며, 북한의 기후와 풍토에 적합하며 품질

    이 좋고 각종 견딜성이 강한 다수확성 사과품종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신품종개발을 위해 접을 붙

    일 때 바탕이 되는 나무로서 대목(臺木)은 사과품종과 마찬가지로 사과나무 생장과 수량성에 영향을

    미친다. 키낮은 사과재배에 이용되고 있는 사과나무 대목은 M27, M9, M26, M7, M4, M106 등이 있

    다. 이러한 무(無)바이러스 상태의 대목을 조직배양으로 대량 증식해야 할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처럼 북한에서 사과 품종갱신과 새로운 사과 재배 기술인 키낮은 사과원 조성에 많은 관심을 기울

    이고 있다. 그러나 키낮은 사과원이라 하더라도 한 번 심으면 적어도 10년 이상은 수확을 하여야 하

    기 때문에 품종 선택은 항상 어려운 문제이다. 품질이 우수한 새로운 품종이나 계통이 최근에 다양하

    게 육종 보급되고 있어서 이미 많이 재배되는 품종보다는 이들 중에서 안정적인 유전형질을 갖고 있

    으면서 소비자의 기호에 부합되고, 재배지의 미세 환경과 재배자의 기술수준에 적합한 품종(계통)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현재 북한에서는 2004년부터 우수한 품종과 대목을 선정해 왔으며, 대량 묘생산

    협력체계가 진행·확립되고 있다.

    북한에서는 아직까지 도입육종만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교배육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

    다. 따라서 새로이 품종을 육성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기존에 한국의 원예연구소에서 개

    발된 품종들 중에서 북한 환경에 적합한 품종을 선발하여 재배하면서 점차 육종에도 관심을 기울이

    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내에서는 1980년대부터 교배육종을 시작하여 현재 많은 새로운 사과를 비롯한 여러 과일 품

    종이 육성되어 국내에 보급되고 있다. 2006년부터 북한 농업과학원 본원과 과수학 연구소는 이 품종

    들 중에서 북한 환경 적응성과 생산성 등을 높일 수 있는 조생 및 중생종을 중심으로 공동연구를 수

    행하고 있으며, 적정 품종 선발시험을 시도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실제 남한에서 별로 각광

    을 받지 못했던 품종들이 북한에서 선풍적인 호응을 보이는 품종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사과

    에서는 “선홍”과 같은 품종이 그 대표적인 예다.

    현재 북한의 과수산업을 과학화, 현대화 하는데 필요한 것은 북한 기후풍토에 맞으면서 수확량이

    높고 품질이 좋은 품종을 선정하여 노동절약형 사과원을 조성하는 것이다. 또한 노화된 사과원의 나

    무를 교체하기 위해서 우량한 묘목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하고 과수원의 토양관리, 수형

    관리, 병해충관리를 합리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업들은 북한의 농업과학원

    과수학연구소(평남 숙천군)와 월드비전 자문교수 및 농진청 과수전문가들이 키낮은 사과 재배기술에

    서 제기되는 ①품종선발 ②묘목생산 ③과원관리 등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현장중심의 토론을 통해 체

    계화하고 있다.

    2007년부터 농업과학원 본원 실험포장에서는 국내 개발신품종을 도입하였으며, 키낮은 사과원

  • 북한 농업개발협력사업 연구▐

    • 21

    0.5ha와 배 Y자 밀식재배 과원 0.5ha를 조성하여 품종선발과 재배기술을 공동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여기에는 농진청 원예연구소 과수과와 월드비전 과수자문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렇게 지원된

    국내 개발 품종의 북한지역에서 적응성을 검토하여 선발 증식하여 새로운 재배기술인 키낮은 사과재

    배기술과 배 Y자 밀식재배를 북한 전역에 확대할 것이다. 2009년까지 연구결과는 국내 개발품종인

    선홍, 홍로, 감홍과 같은 사과 품종은 북한에서 그동안 재배되어오던 품종들보다 품질이 좋고 수량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에서 현재까지 주품종으로 재배되어오던 길주, 신의주, 신천, 원산,

    해주와 같은 배 품종은 과일 속이 크고 돌세포가 많은 결함이 있으나 국내에서 개발된 품종 중에서

    원황, 화산, 만풍, 신고, 추황과 같은 품종들은 과일 속이 작고 돌세포가 없으며 매우 당도가 높은 품

    종으로 평가되면서 기존 북한 품종을 대체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김병천, 2009).

    최근에는 월드비전의 과수 기술협력사업의 기술적 성과에 힘입어 평양 인근지역, 강원도 고산군,

    황해남도 및 황해북도 일원에 대규모 키낮은 사과원을 개원하여 생산하고 있으며, 이를 식용 및 가공

    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과수분야 남북협력 사업에서의 과제는 지구 이상기상과 온난화에 따른 대응과 한반도에서 과수재

    배지역 이동 가능성을 고려한 정책이다. 장기적으로 월드비전, 농진청과 북한 과수학연구소는 이러한

    난제를 잘 극복하고 신기술에 의한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북한주민들에게 양질

    의 과실을 공급할 수 있는 좋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4. 유전자원 교류협력 유전자원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작물육종에 유용하게 사용될 유전소재로서 보존가치가 있는

    생물체를 총칭한다. 이러한 유전자원은 신품종 개발, 신물질 탐색, 생명공학 기본재료, 생태계 유지를

    위한 자연보호 차원에서도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북한의 고유한 유전자원 품종들을 잘 보존하

    고 관리하여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은 농업의 원천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월드비전은 농촌진흥청 관계자들과 함께 북한의 유전자원을 책임지고 있는 평양 작물 유전자원연

    구소(소장 : 김선학)을 방문하여 실태를 점검할 수 있었다. 북한은 유전자원 저장고 설치를 위해 연구

    소가 위치하고 있는 지역의 현지 기후와 지형, 통신 및 교통 조건, 대기습도 등 기초 자료를 제공하였

    다.

    유전자원 교류를 위한 사업 대상 기관은 농업과학원 산하 평양 작물유전자원연구소로 1970년 6월

    7일 설립되었으며, 220여 명의 직원 중 연구원은 130명 내외이다. 현재 13개의 연구실(벼, 옥수수, 전

    작물, 두류, 공예작물, 잎채소, 뿌리채소, 오이류, 소채로, 조미료작물, 사료작물, 내병해충성 및 생리

    생화학연구실)외에 화학실험실, 도서관, 정보자료실, 종자보관소 등을 설치하고 있다. 또한 4개 시험

    장 평양, 회산(북방고한지 대상), 원산(동해안지역 대상), 해주(남방 연 2회 재배가능지역 대상)에

  • ▌한국월드비전 국제사회복지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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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0여 명의 직원이 있는데 이 중 연구원은 90여 명이며 이들은 다시 분원들을 거느리고 있다. 이

    연구소의 주요 임무는 유전자원의 수집, 평가, 이용 및 보존활동이다.

    현재 유전자원 보존 시설로는 -5℃로 조절 가능한 저온저장고는 20㎡ 수준이고 상온 저장시설이

    약 30㎡ 정도로 매우 열악한 시설을 갖고 있다. 좁은 공간인 저온저장고에 5만 여점의 유전자원이 입

    고되어 있어 관리상에도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다. 유전자원은 170여 작물에 알곡작물이 2만여점, 남

    새 7,000여점이며 영양체 유전자원은 갖고 있지 않은 상태이다. 장기, 중기, 단기 저장용 유전자원 포

    장이 이루어지는 준비실 내 습도환경과 저온저장고의 습도조절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포장시설이나 포장용기 등 방법에서도 새롭게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종자 검사

    시설이나 방법에서도 기술교류가 절실한 실정이다. 여기에 저장된 유전자원이 궁극적으로 우리가 함

    께 이용하여야할 자원이라는 측면에서 조속히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최근 들어 공동연구를 위한 유전자원의 교류가 최초로 2007년 2월에 감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조원, 가황, 추백, 추동, 대지를 제공하고 농업과학원에서는 데지마, 고나후부끼, 장

    진 6호, 니시유따까, 끼따아까리를 전달하였다. 경지면적이 부족한 북한은 벼와 옥수수를 심기 전에

    생육기일이 짧아 열매가 빨리 열리는 조생종 감자를 먼저 재배하여 식량 증산을 가져오고자 했으나

    적합한 조생종 품종을 갖고 있지 못하였다. 농촌진흥청의 협조로 지원한 조생종 감자 유전자원인 추

    백은 현재 북한 조생종을 대표하는 품종으로 성장하였다.

    이 분야는 작물의 생산성의 증대에 이용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