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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DA 108호interr●bang

    본지의 내용을 인용할 때에는

    반드시 출처를 명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RDA Interrobang (108호)

    인터넷(www.rda.go.kr)에서

    컬러판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집필: 정명철 연구사(031-290-0285)

    김미희, 최재웅, 김경희, 한지현,

    나경수

    문화선물세트, 세시풍속

    - 전통문화의 발굴, 보전을 위한 재해석 -

    2013. 9. 11. (제108호)

    요약

    Ⅰ. 세시풍속의 의미와 기능 ·······················1

    Ⅱ. 전통의 세시풍속 그리고 진화 ·············8

    Ⅲ. 세시풍속이 주는 선물 ·························16

    Ⅳ. 시사점 ·····················································23

    목 차

    RDA Interrobang (No. 108)

    Seasonal Customs

    Jeong Myeong-Cheol․Kim Mi-Heui․Choi Jai-Ung․Kim Kyung-Hee․Han Ji-Hyun․Na Kyung-Soo*

    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Chonnam National University*

    정명철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email protected]

    김미희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email protected]

    최재웅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email protected]

    김경희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email protected]

    한지현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email protected]

    나경수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자문 및 감수)

    RDA 인테러뱅 제108호 문화선물세트, 세시풍속 2013. 9. 11. 발간

  • RDA 108호interr●bang

    ≪ 요 약 ≫

    1. 세시풍속의 의미와 기능

    세시풍속은 때를 나타내는 ‘세시(歲時)’와 생활을 나타내는 ‘풍속(風俗)’이 합쳐진

    말로 해마다 주기적으로 행해지는 의례와 놀이를 말한다. 세시풍속은 농경 등

    생업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농경의 기원에서 그 유래를 추정하고 있으며,

    중국의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도 우리나라의 세시풍속이 소개되어 있다. 세시풍속은

    종교적 기능, 공동체 삶을 강조하는 사회적 기능, 인간의 휴식과 자연의 재생을

    통한 생산적 기능, 그리고 전통예술 전승 측면에서의 예능적 기능 등을 담고 있다.

    이러한 기능은 생활문화에 영향을 미쳐 종교의례, 농경의례, 놀이, 속신(속담) 등을

    비롯해 명절에 특별히 먹는 음식인 절식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2. 전통의 세시풍속 그리고 진화

    전통 농업사회에서 현대 산업사회로 바뀌면서 세시풍속의 의미가 퇴색되고 그

    내용도 축소, 약화되고 있지만, 전통문화의 보존, 가족․친척․학연 등과의 만남,

    그리고 고향에 대한 소속감 확인 등의 의미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전승

    되고 있는 주요 세시풍속은 연초의 설, 대보름, 봄철의 이월초하루, 삼짇날, 초파일,

    여름철의 단오, 유두, 삼복, 칠석, 백중, 가을철의 추석, 중구, 그리고 겨울철의 상달,

    동지, 섣달그믐 등이 있다. 한편으로는 서구문화의 유입, 교육과 산업의 변화, 그리고

    기업의 상업적 광고를 위한 각종 이벤트 날이 새롭게 풍속으로 등장하고 있다.

    3. 세시풍속이 주는 선물

    세시풍속은 예부터 세계인에게 일상의 기쁨과 무사안녕을 제공해 왔으며, 사라지는

    풍속도 많지만, 그 가치가 인정된 경우에는 유네스코가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하여

    보전을 꾀하고 있다. 일부는 세계적인 축제나 공연, 뮤지컬, 영화, 소설, 게임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개발되어 지역 활성화와 경제적 이득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농촌관광의 테마로 활용되어 농업인에게는 새로운 소득원을, 도시민에게는 전통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4. 시사점

    세시풍속은 문화콘텐츠라는 총체적인 시각에서 볼 때 여느 문화자원과 견주어도

    독창성과 차별성에서 뒤떨어지지 않는 소재로 재평가해야 한다. 이러한 세시풍속은

    형태별로 전승주체가 다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 발굴과

    보전이 매우 시급하며, 동시에 문화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향토문화와 지역경제를 되살릴 수 있도록 중장기 목표를

    담은 창의적인 종합정책이 필요하다.

  • RDA 1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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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err●bang

    Ⅰ. 세시풍속의 의미와 기능

    세시풍속이란?

    □ 세시풍속은 때를 나타내는 ‘세시(歲時)’와 생활을 나타내는 ‘풍속

    (風俗)’이 합쳐진 말로 해마다 철에 따라 행하는 특별한 일

    ○ 세시의 ‘세(歲)’는 한 해를 의미하고, ‘시(時)’는 네 계절을 뜻하므로

    1년 4계절을 지칭

    - 1년은 계절과 달 외에도 ‘이름 있는 마디’라는 뜻의 명절(名節)로

    나뉘어져 있음

    - 세시는 계절과 생업의 변화에 따라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 명절

    (설, 대보름, 단오, 추석 등)을 말함

    ○ 풍속의 ‘풍(風)’은 요새 말로 흐름, 트렌드, 추세 등을, ‘속(俗)’은

    사회계층으로는 서민, 내용적으로는 생활이라는 의미가 있음

    -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며, 1년 동안 행해지는 자연신앙, 조상숭배

    등의 종교·주술행위와 각종 놀이, 관습 등이 버무려진 생활문화

    * 국어사전에 의하면 풍속이란 옛날부터 그 사회에 전해 내려오는 의․식․주

    및 그 밖의 모든 생활에 대한 습관이라고 정의

    ○ 보통 세시풍속이라 할 때에는 정월부터 섣달까지 해마다 같은

    시기에 주기적으로 되풀이하여 행해지는 의례와 놀이를 의미

    설(세배) 정월대보름(동제) 단오(그네타기) 추석(성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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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DA 108호interr●bang

    세시풍속과 절기(節氣)는 무슨 관계?

    □ 세시는 음력과 양력이 혼합된 태음력을 기준으로 하는데, 태양의

    움직임을 반영한 24절기를 함께 사용

    ○ 태양이 일 년 중 움직이는 궤도를 황도라 하는데 이는 별자리

    사이를 진행하는 태양의 움직임을 선으로 표시한 것

    - 태양은 1년마다 제자리로 돌아오는데 이를 12등분하여 월로 삼고

    월과 월 사이에 가운데 날을 두어 24절기를 구성

    □ 우리 조상들은 음력의 열두 달, 양력의 24절기 그리고 농경문화에서

    유래한 생활 문화를 반영하여 일과 의례와 놀이를 정함

    ○ 농업이나 어업, 목축 같은 생업의 리듬을 달력에 반영하는 것을

    ‘생업력’이라 하여 주로 시기별로 할 일을 미리 지정

    * 농업의 경우는 언제 씨를 뿌리고 경작하고 수확하는지를 알려주는 달력

    이며, 어업에는 해산물별로 조업의 시기를 알려주는 달력이 되는 셈

    ○ 한 해의 시작, 신에 대한 감사 등의 특별한 일을 기록한 경우는

    ‘의례력’이라 하여 특별한 행사와 규범, 놀이 등을 규정

    * 생업의 중요한 날이 의례 사이에 자리 잡거나 겹치게 하여 1년이라는

    시간에 질서를 부여

    ○ 세시풍속은 이러한 ‘생업력’과 ‘의례력’이 합쳐진 것으로 우리

    민족 고유의 문화로 정착

    우리나라 세시풍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 우리의 세시풍속은 오랜 세월에 걸쳐 보완되어 내려오면서 중국의 음양론,

    태양력의 24절기, 불교문화, 유교문화 등 다양한 문화를 반영하여 완성

    - 설날과 섣달그믐, 각 달의 초하루나 보름 등은 민족 고유의 명절이거나 세계의

    농경민족 공통의 명절인 경우가 많음

    - 삼월삼짇날, 칠월칠석, 중구절은 음양론과 관계되고 입춘, 동지는 태양력과 연관

    되며 사월초파일의 경우는 불교와 관련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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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시풍속의 유래

    □ 세시풍속은 생업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통상 농경의 기원에서

    그 역사적 맥락을 추정

    ○ 우리나라에서 농경이 시작된 시기는 신석기시대지만, 농경이

    본격화된 청동기시대부터 세시풍속이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정

    - 봄에는 풍작을 기원하고, 여름에는 작물의 성장에 따른 일의

    의욕을 북돋우며, 가을에는 수확에 감사하는 풍속이 주 내용

    * 청동기시대(부족국가 시대)에 이르러 과학적인 천체관측이 가능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므로 이 시기부터 세시를 지키는 것이 가능했을 것

    □ 중국의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기록된 우리나라의 세시풍속이 가장

    오래된 기록이며 국내 문헌으로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가 최고(最古)

    ○ 부여의 영고(迎鼓), 고구려의 동맹(東盟), 예의 무천(舞天), 삼한의

    5월제와 10월제 등 농경의례의 모습이 위서 동이전에 기록

    ○ ‘삼국사기’에는 추석(가배), 수리(단오), 유두에 대한 기록이 있으며,

    ‘삼국유사’에는 대보름의 유래와 정초 십이지신날의 금기가 기록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기록된 세시풍속

    ▷ 추석은 신라시대의 유리이사금(왕)때 음력 7월15일부터 도읍의 여성을 두 패로

    갈라 길쌈을 하여 한 달 뒤(8월15일) 진 쪽이 음식과 춤을 대접한데서 유래

    - 단오는 양기가 성한 5월5일 시조신께 제사를 올렸다고 짧게 기록되어 있으나

    고대국가 때부터 내려오던 5월제의 연장으로 보는 시각도 있음

    - 유두(6월15일)는 ‘가락국기’에는 가락국의 구간이 물가에서 계음(禊飮, 목욕재개)

    하였다고 하며, 고려시대 기록에는 동류수두목욕(東流水頭沐浴)에서 유래하여 수두

    라고도 하며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아 액막이를 한다고 전함

    - 정월대보름의 경우 ‘삼국유사’에 신라 소지왕(488년)때 왕후와 그의 정부(情夫)에게

    살해당할 뻔한 위기를 구해준 까마귀의 은혜를 갚고자 매년 정월 보름에 찰밥으로

    까마귀에게 제사를 지낸 것에서 유래하였으며 오기일(烏忌日)이라 하였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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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DA 108호interr●bang

    세시풍속은 어떤 기능을 하나?

    □ 농작물의 풍년을 기원하는 것에서부터 사람의 휴식과 전통문화

    자원의 보전에 이르는 다양한 기능을 내포

    ○ (종교 ) 의례와 놀이는 대부분 주술적인 의미를 지니며 주로 풍농과

    관련된 것이 많음

    ○ (사회) 구성원의 참여에 따른 공동체로서 소속감을 높이고 구성원

    으로서 인정

    - 사회적 기능 내에는 혈연이나 지연의 유대를 강화하고 조상과

    어른에 대한 예의를 갖추게 하는 윤리적 기능이 내재

    ○ (생산 ) 의례와 놀이를 통해 충전의 시간을 갖게 되며 자연이

    재생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 생산력이 증가

    ○ (휴식) 고단한 생업을 잠시 멈추고 일상에 리듬감을 주며 힘을

    비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

    ○ (예능) 민속놀이, 민속음악, 민속미술, 민속극, 민속춤 등 전통

    예술을 전승시키는 데 기여

    ○ (통합)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은 타지로 나가 흩어져 사는 가족과

    일가친척들이 만나 정을 나누는 기회를 마련

    ○ (문화보전) 최근에 들어 민속체험, 축제프로그램, 문화 콘텐츠

    등의 소재로 세시풍속이 부각되기 시작

    산신제 세배를배우는외국인들 널뛰기 농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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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err●bang

    세시풍속을 구성하는 것들

    의 례 주술, 종교, 그리고 농경의식

    □ 세시의례(歲時儀禮)는 옛날부터 내려오는 신앙에, 종교가 복합된

    문화로 화를 피하고 복을 불러오는 제액초복(除厄招福)이 목적

    ○ 세시의례는 공동체의례와 가정신앙으로 분류되고, 점복(占卜)·금기

    (禁忌)·주술(呪術) 등이 의례와 함께 행해짐

    - 곡식의 풍작, 마을의 안녕, 가축의 번식을 기원하며 공동의 의례를

    통해 우리라는 의식을 강화

    ○ 가정신앙은 집안과 개인의 안녕, 건강, 재복, 수명, 다산 등을

    기원하며 정월이나 10월 상달에 많이 행해짐

    * 차례, 성묘, 안택고사, 입춘축 붙이기, 복조리 달기, 쇠코뚜레 걸기, 단오부적 등

    안택고사 쇠코뚜레 걸기 단오부적 용왕제

    □ 농경의례에는 풍년을 기원하는 의례와 준비, 파종, 성장, 수확, 저장

    등 농사시기에 따른 의례가 있음

    ○ 정월은 농사를 준비하는 시기로 퇴비 만들기, 농기구 관리, 가축

    관리 등의 작업과 더불어 풍년을 기원하는 의례와 놀이를 행함

    * 당산제, 서낭제, 용왕제 등이 대표적으로 대자연의 신에게 안녕을 염원

    ○ 2월부터 4월까지는 주로 파종이 이루어지는데 파종은 일 년

    농사의 시작으로 여러 속신에 따라 풍년을 기원

    ○ 5월부터 7월까지는 농번기로 매우 고단하여 사람들이 지치지

    않도록 시시때때로 쉬어가는 날을 두어 음식과 놀이를 즐김

    * 단오, 유두, 삼복, 백중 등 더워지는 시기로 체력 관리의 의미도 담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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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부터 10월까지는 결실을 거두는 시기로 수확에 감사하였으며,

    11월과 12월에는 곡식저장과 새해를 맞는 의례를 행했음

    놀 이 일과 휴식의 조화

    □ 끊임없는 일과 걱정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쉬게 하여 다가오는

    일을 즐겁게 맞이하고자 하는 일종의 사회적 레저(leisure)활동

    ○ 우리의 세시놀이에는 즐기는 사이에 신을 즐겁게 하여 풍년과

    복을 불러들이는 주술적 염원이 담겨 있음

    기지시줄다리기 칠석동고싸움놀이 거북놀이

    ○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정월에 가장 많은 놀이가 행해지며 ,

    보통 농사일의 시작과 마무리에 맞춰 다양한 놀이가 펼쳐짐

    ○ 농사철에는 삼짇날 화전놀이, 초파일 연등놀이, 단오의 씨름·그네,

    백중의 호미씻이, 추석의 거북놀이·강강술래·길쌈놀이 등이 대표적

    절 식 명절의 의미를 기리며 먹는 음식

    □ 명절에는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먹는 풍습이 있는데, 지역의 자연

    환경과 산물, 생업을 바탕으로 형성

    ○ 절식에는 조상숭배, 풍년기원, 추수감사, 기복, 벽사, 건강 그리고

    자연과의 교감 등의 의미들이 담겨 있음

    ○ 그 시기에 나는 가장 좋은 것을 주재료로 쓰고, 떡과 술을 기본

    으로 하였는데 지방색이 강해 ‘남주북병1)’이란 말이 있을 정도

    1) 남주북병(南酒北餠)은 남쪽에서는 술을 잘 빚어 마시고 북쪽에서는 떡을 잘 해먹는 풍습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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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쌀과 잡곡으로 빚는 떡은 농경의 시작과 함께 해먹은 음식으로

    고유성과 토착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음식

    * 설날의 가래떡, 대보름의 오곡밥, 삼짇날과 중구의 화전, 초파일의 느티떡 등

    - 설날의 세주(歲酒), 보름날의 귀밝이술(이명주), 한식의 청명주를

    비롯해 명절마다 무병장수와 벽사를 의미하는 술을 빚음

    명절 음식에 담긴 민초들의 염원

    ▷ 설날, 삼짇날, 단오, 유두, 추석 등 대표적인 명절에 만들어 먹는 음식에는

    각각의 절기에 맞는 민초들의 염원이 강하게 투영

    - 설날․유두․추석․상달의 절식은 새로 나는 것을 먼저 신에게 바치는 천신

    (薦新)의 의미가 있고 대보름 절식은 기복과 벽사의 염원이 담겨 있음

    - 중화절․단오․추석 절식은 풍년기원과 추수감사의 의미가 강하고 삼짇날․중구․

    삼복 절식은 자연과의 교감이나 보양을 의미

    속담과 속신(俗信) 삶의 지혜를 품은 교훈과 금기□ 속담은 그 시기에 꼭 알아야 할 내용이나 경계해야 할 것을 간결․

    해학․재치의 미학으로 정리한 지혜의 결정체

    ○ 전통사회에서는 농사가 가장 중요한 관심사였기 때문에 풍년을

    바라는 속담이 많고 동식물의 변화로 기상을 예측한 것도 많음

    * 봄비가 많으면 아낙네 손이 커진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

    봄꽃이 가을에 피면 추위가 늦다, 무 꽁지가 길면 겨울이 춥다

    ○ 세시에 따른 풍습과 경계해야 할 것을 알려주는 경구(警句)도

    후손들이 잊지 않도록 속담으로 전하고 있음

    □ 속신은 초자연의 힘을 빌려 복을 부르고 액을 막기 위한 원시신앙에서

    온 풍습으로 점치기, 주술, 금기, 민간의료 등이 있음

    ○ 일 년 동안의 제액초복과 농사의 풍흉을 예측하기 위해 해가

    새로 시작되는 정초와 대보름에 행해지는 속신이 많음

    * 설날의 머리카락 태우기, 대보름의 복조리․귀밝이술과 부럼․달불이․더위팔기, 이월초하루의 콩 볶아먹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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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Ⅱ. 전통의 세시풍속 그리고 진화

    세시풍속의 모습: 전승, 변모, 재탄생

    □ 전통 농업사회에서 현대 산업사회로 바뀌면서 세시풍속의 의미가

    퇴색되고 그 내용도 축소, 약화되고 있는 실정

    ○ 전통문화의 보존, 가족․친척․학연 등과의 만남, 그리고 고향에

    대한 소속감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일부 전승

    ○ 농경문화를 바탕으로 주기적으로 행해지던 세시풍속의 기반이

    ‘60년대 근대화 이후 크게 달라지는 모습

    - 논농사 중심의 자급농업, 소농의 가족경제, 마을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사회가 와해되면서 전승이 단절되거나 약화

    - 세시풍속은 농사의 풍요와 복(福)을 비는 의례였으나 과학적․

    합리적 사고가 일반화되면서 주술․종교적 기능이 퇴색

    □ 서구문화의 유입, 산업의 변화로 마을과 가족 중심의 공동체 문화를

    대체하는 새로운 풍속이 생겨나고 있음

    ○ 외래종교가 유입되면서 민간신앙에 바탕을 둔 세시풍속은 점차

    사라지고 ‘크리스마스’ 등의 풍속이 자리를 잡음

    ○ 학교 교육이 의무화되면서 운동회, 소풍, 방학 등의 풍속과

    기업의 상업적 광고를 위한 각종 이벤트 날이 새롭게 등장

    점점 인기를 더해가는 새해 해맞이 풍속!

    ▷ 양력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보름달’과 관련된 음력 세시

    풍속은 약해지고 ‘해’와 관련된 양력 세시풍속이 중요

    - 신년 해맞이 풍속이 성행하여 정동진, 호미곶, 간절곶 등

    해돋이 명소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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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승되고 있는 우리의 세시풍속

    연초 설, 대보름

    □ 연초의 세시풍속은 설부터 대보름 사이에 집중되어 전체 세시풍속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풍부

    ○ 설은 새해 첫날에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던 의례로서 오늘날에도

    온 가족이 모여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는 전통이 전승

    - 우리나라 설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7세기 중국 역사서 ‘수서’와

    ‘구당서’에 전하며, 신라시대의 설 모습이 잘 표현

    - 설에는 조상에게는 차례, 어른들과 형제지간에는 세배, 그리고

    설날을 전후하여 행하는 성묘 등의 풍속이 전승

    - 명절에는 특별한 음식인 절식(節食)을 만들어 먹는 풍습이

    있으며, 설에는 떡국과 차례에 놓이는 찬술인 세주(歲酒)가 해당

    - 정초에 즐기는 세시놀이로는 윷놀이, 널뛰기, 연날리기, 그리고

    마을 공동으로 하는 지신밟기와 가정의 안택고사를 들 수 있음

    - 질병·고난·불행 등을 미리 막기 위하여 부적 지니기, 머리카락

    태우기, 연날리기, 대문에 호(虎)와 용(龍)자 써 붙이기 등을 행함

    지신밟기 다리밟기 쥐불놀이 제주 영등굿

    ○ 정월 대보름의 달빛은 어둠, 질병, 재액을 밀어 내는 밝음의 상징

    으로, 마을공동체 명절의 성격이 강하고 많은 풍속이 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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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을 수호신에게 농사가 잘되고 고기가 잘 잡히게 비는 마을

    ‘동제’를 지내고, 개인과 공동의 다양한 풍속들을 행함

    - 개인들은 부럼 깨물기, 더위팔기, 귀밝이술 마시기, 절식인

    복쌈이나 묵은 나물 먹기, 오곡밥이나 약밥, 달떡 먹기 등을 함

    * 더위팔기는 전국적으로 행해지는 대보름날 아침의 속신으로 해뜨기 전에

    해야 효험이 있고, 더위를 잘 팔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전해짐

    봄 이월초하루, 삼짇날, 초파일

    □ 본격적으로 농사에 전념해야 하는 시기로 2월 초하루의 영등날과

    지천으로 핀 진달래로 화전놀이를 하는 삼짇날이 대표적인 세시풍속

    ○ 2월 초하루를 머슴날 또는 영등날이라 하며, 농사의 중요한

    일꾼인 머슴을 위한 날이면서 바람신인 영등할머니를 모시는 날

    - 영등은 바람신이어서 비와 직접 관련되고 농사와 어업을 관장

    하므로 이를 위해 고사나 당굿을 지냄

    *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 문화재청 자연유산인 삼척 도계 영등제, 유네

    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제주 영등제 등이 대표적인 영등날 풍속

    ○ 3월 삼짇날은 강남 간 제비가 돌아오는 날이라 하며, 진달래꽃

    으로 전을 지져 화전놀이를 함

    □ 4월 초파일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신일로 불가의 명절이었으나

    고려시대 이후 민간신앙과 융합되면서 세시풍속으로 정착

    ○ 절에서 재를 올리고 등불을 밝혀 부처님 오신 것을 기념하는

    연등(燃燈)과 마음을 밝게 하는 관등(觀燈)이 대표적인 풍속

    * 연등은 기농행사(祈農行事 )로서 삼국시대에는 동짓날이나 대보름에

    행해져 왔으나 불교국가인 고려시대에 와서 4월 초파일 행사로 굳어짐

    ○ 민속놀이화 된 탑돌이가 대표적인 놀이이며, 절식은 간소하여

    ‘부처 생신날 소밥(고기반찬이 없는 밥)’과 느티떡 등을 즐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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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단오, 유두, 칠석, 백중

    □ 단오(端午, 음력 5월 5일)는 쑥떡·밀전병과 같은 명절음식을 마련

    하여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로 우리의 큰 명절중의 하나

    ○ 중국 초나라 회왕 때 모함으로 죽은 신하를 위로하기 위한 제사가

    그 유래로, 우리나라 삼국시대의 시조신 제사가 단오제에 해당

    * 중요 무형문화재 제13호이며 ‘05년 유네스코의 인류구전 및 세계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강릉단오제가 대표적으로 전승되고 있는 사례

    ○ 창포에 머리감기, 쑥과 익모초 뜯기,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등의

    풍속과 그네뛰기, 활쏘기, 씨름 같은 민속놀이가 행해짐

    ○ 설날과 마찬가지로 단오빔으로 단장하며, 절식으로 쑥떡과 수리

    취떡, 그리고 앵두화채와 함께 창포주를 즐김

    느티떡 앵두화채 밀전병 민어탕

    □ 찜통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6월 유두(15일)와 삼복에는 맑은 물에

    몸을 씻어 상서롭지 못한 기운과 더위를 피함

    ○ 유두는 신라 때부터의 명절이었지만 후대에 와서는 복날 복놀이가

    더 성해, 조선시대 ‘농가월령가’에는 삼복을 명절로 기록

    - 유두(流頭)와 복날에는 계절에 따라 새로 나는 각종 음식물을

    먼저 신위(神位)에게 올리는 제사를 논이나 밭에서 지냄

    ○ 유두와 복날에는 약수터를 찾거나 폭포 아래에 가서 음식을

    차려놓고 물맞이를 하는 복놀이나 탁족(濯足)놀이를 즐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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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두날 절식으로 밀국수, 밀전병이 있으며, 복날에는 민어탕과

    육개장, 그리고 개장국이 대표 음식

    □ 견우와 직녀 그리고 오작교로 상징되는 칠월칠석(7월 7일)과 농촌의

    보름명절인 백중(7월 15일)이 대표적인 7월의 세시풍속

    ○ 칠석은 홀수 7이 겹치는 길일로 중국 4대 민간전설의 ‘견우와

    직녀’ 전설에서 비롯되어 우리나라와 일본으로 전파된 세시풍속

    - 햇벼로 사당에 고사를 지내는 칠석제, 북두칠성에게 무병장수

    기원, 처녀들이 바느질 솜씨 좋아지기를 비는 풍속이 전해짐

    * 칠석날 중국에서는 대규모 남녀 만남 행사가 치러지고 있으며, 우리나라

    에서는 ‘연인의 날’로 정해 꽃으로 사랑을 전하기도 함

    ○ 백중은 불가에서 유래된 명절로 우리나라에서는 농민의 축제

    성격이 융합된 세시풍속으로 노동절의 의미가 담긴 날

    - 농사일에서 가장 힘든 김매기가 끝나는 시기로 마을 잔치를

    벌이고 조상차례를 지내며, 백중장이 크게 서고 씨름판이 벌어짐

    * 제례의식 요소가 강한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가 대표

    가을 추석, 중구

    □ 한가위·가위·가윗날·가배일·중추절 등으로 불리는 8월 보름 추석은

    연중 최대의 명절로 조상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는 날

    ○ 호남지역에는 일찍 수확한 올벼로 밥을 지어 조상신에게 올리는

    올벼심리라는 제사가 있고, 경상북도의 풋바심도 유사한 형태

    - 대표적인 절식으로 송편, 토란국, 가배주, 누름적 등이 있음

    ○ 추석 놀이로 강강술래, 줄다리기, 지신밟기, 가마싸움, 탈놀이

    등이 있으며, 동물로 변장하는 소놀이와 거북놀이도 즐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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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신으로 추석의 날씨와 사정을 보아 점을 치는데, 비가 내리면 이듬해

    흉년이 들고, 구름이 적당히 떠서 벌어져 있어야 풍년이라고 함

    여성의 기상을 보여주는 강강술래!

    ▷ 전라도 지방에 전하는 민속놀이로 중요무형문화재 제8호로

    지정되었고, ‘09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 임진왜란 때 군사적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설이 있으나,

    오랜 옛날부터 달밤에 노래하고 춤추던 풍습에서 유래

    - 늦은강강술래로 시작하여 중강강술래, 잦은강강술래로

    변화하면서 발놀림이 빨라지고 흥이 절정에 이르는 특징 강강술래(기와밟기)

    □ 중구(9월 9일)를 중양절이라고도 하며, 양(陽)을 의미하는 홀수인

    9가 겹쳐 길일로 여겨 고려시대에는 명절로 칭함

    ○ 영남 북부의 경우 햅쌀로 무주고혼(無主孤魂)을 위령하는 제사를

    지냈으며, 동해안 지역에서는 풍어제나 별신굿을 행하기도 함

    *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상북도 하회마을(중요민속

    자료 제122호)의 경우 현재도 중구 차례를 중시

    ○ 산과 들에 소풍가기 좋은 때로 단풍놀이를 즐겼으며, 또한 국화가

    만발하여 이를 이용한 국화전과 국화주를 절식으로 즐겨 먹음

    겨울 상달, 동지, 섣달그믐

    □ 상달은 농사가 마무리되고 햇곡식과 햇과일을 수확하여 하늘과

    조상께 감사의 예를 올리는 기간으로 으뜸가는 달로 여김

    ○ 가정에서는 길일을 잡아 성주를 비롯한 가신을 위하는 성주

    고사나 성주굿을 지내며, 조왕·터주·삼신·우물신·대문신 등이 포함

    - 문중에서는 조상숭배의 시제를 지내며 , 경기도 이북에서는

    마을의 공동생활을 원만히 유지하기 위한 동제를 지내기도 함

    * 서울과 경기의 도당굿, 제주의 만곡대제(萬穀大祭) 등이 요즘도 행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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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겨울의 절식으로 신선로, 만두, 쑥국, 쑥단자, 밀단고, 강정 등

    열량이 높은 음식을 먹었으며, 팥 시루떡이 고사에 주로 이용

    □ 동지는 24절기의 하나로 태양의 부활을 뜻하는 큰 의미가 있어

    설 다음 가는 ‘작은 설’의 대접을 받음

    ○ 동지 다음날부터는 차츰 낮이 길어져 고대인들은 태양이 죽음

    으로부터 부활하는 날로 생각해 태양신에 대한 제사를 올림

    ○ 고려시대 명절의 하나로 ‘동국세시기’에는 ‘아세(亞歲)’라 하여

    이날이 지나야 한 살을 더 먹는 ‘작은 설’로 여김

    ○ 동짓날 절식은 팥죽으로 집안의 악귀를 쫓아내기 위한 것이고,

    사당에 놓는 것은 조상에게 햇곡식을 바치는 의미

    □ ‘까치설날’로 알려진 섣달그믐은 한해의 마지막 날로 지나온

    시간을 반성하고 새해를 설계하는 통과의례의 의미를 가짐

    ○ 섣달그믐에는 묵은세배, 수세, 만두차례, 나례, 약태우기, 연말

    대청소, 삼씨를 먹어 학질을 예방하는 등의 풍속이 있음

    - 양력 12월 31일 밤 자정에 서울 보신각에서 33번의 제야의 종을

    치는 것도 수세(守歲) 풍속의 하나로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의미

    ○ 섣달그믐날 잠을 자면 눈썹이 센다 하여 밤새 윷놀이를 하고

    윷점을 치기도 하며, 이때 연날리기를 시작하여 대보름까지 함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윤달의 세시풍속!

    ▷ ‘윤달’은 일상에서 벗어난 신성한 달로 여겨 평소 꺼리던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이와 함께 질병과 재앙이 떠돌아 액막이를 해야 한다는 양면성을 내포

    - 음력 열두 달은 태양력보다 약 11일 짧아 계절과 너무 어긋나는 것을 막기 위해

    간간이 넣은 달을 윤달이라 하며, 윤년이 되면 13개월로 됨

    - 윤달에는 묘 이장, 수의 장만, 집수리, 이사, 결혼 등의 풍속이 행하여졌지만,

    최근에는 이사와 결혼을 회피하여 윤달과 관련된 사업의 성패가 바뀌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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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에 생겨난 세시풍속

    □ 자연환경, 사회 구조 등의 변화로 휴가, 여행, 기념일 등이 새롭게

    풍속으로 자리 잡음

    ○ 점차적으로 겨울철 세시풍속은 줄어들고 물놀이, 해수욕, 캠핑

    등의 여름 휴가철 놀이 문화가 늘어나고 있음

    ○ 산업체, 학교, 인터넷 등에서 행해지는 5월 근로자의 날, 11월

    수능 세시, 동호회의 연·월례 행사 등이 탄생

    ○ 도시화가 되면서 생활 근거지인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하는

    야시장, 축제, 효도관광 등이 생겨남

    ○ 주말이나 공휴일 그리고 황금연휴에 행하는 놀이, 관광, 문화,

    외식 등의 여가활동이 새로운 풍속으로 자리 잡음

    □ 정부단체나 기업의 마케팅이 결합된 ‘데이’ 문화가 새로운 풍속으로

    등장하고 있으나, 전통으로 자리 잡으려면 시간과 공감이 더 필요

    ○ 농산물의 판매 촉진을 위한 인삼데이(2.23), 삼겹살데이(3.3), 오리

    데이(5.2), 쌀데이(8.18), 닭고기데이(9.9), 가래떡데이(11.11) 등

    ○ 기업 판촉활동으로 만들어져 젊은 층에게 인기가 좋은 밸런

    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블랙데이, 로즈데이, 빼빼로데이 등

    ○ 지역의 자연, 역사, 문화 등을 기반으로 하여 매년 주기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봄꽃축제, 청보리축제, 머드축제, 농산물축제 등

    수능 기도 삼겹살데이 밸런타인데이 지역축제(머드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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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Ⅲ. 세시풍속이 주는 선물

    하나 일상의 기쁨과 무사안녕

    □ 기독교의 영향이 강한 서양에서는 관련 종교행사와 계절의 변화가

    맞물려 각양각색의 세시풍속이 전래

    ○ 불가리아의 3월 1일은 바바 마르타(Baba Marta)로 마르테니차

    (Martenitsa)로 불리는 인형을 선물하며 봄의 시작을 알리는 날

    - 인형의 색깔은 흰색과 빨강인데 흰눈과 피를 상징하며, 몸이나

    옷에 붙여 다니고 이후 철새가 돌아올 때까지 나무에 매어 닮

    ○ 스웨덴의 6월 22일('13년 기준)에는 하지 축제(Mid Summer)가

    열리고 1년 중 가장 해가 긴 날을 축하

    * 쇠뿔로 만든 피리를 불어 축제가 시작되며, 꽃과 자작 나뭇잎으로 장식한

    ‘마이스통’이라는 나무 기둥을 돌며 절정을 이룸

    ○ 미국의 추수감사절(11월 셋째 주일요일)은 청교도들이 건너가면서

    시작되었으며 칠면조와 호박파이는 빠질 수 없는 만찬 음식

    * 본래 영국의 추수감사절(8월 1일)에는 거위를 주로 먹지만 미국 식민지 시대에는

    북미 원산의 칠면조가 보다 많았기 때문(coolquiz.com)

    ○ 프랑스, 아일랜드의 성 슈페탄의 날(12월 26일)에 가짜 굴뚝새

    복장을 하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노래하고 돈을 받는 풍습이 전래

    * 유럽에서 굴뚝새는 ‘가는 해’를, 로빈(울새)은 ‘오는 해’를 상징하며 이 날

    ‘로빈이 굴뚝새를 쫓는다’고 여기는 믿음이 있음

    바바 마르타 하지축제 추수감사절 성 슈테판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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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양에는 유교, 불교 그리고 토속신앙이 결합된 속에서 조상에 대한

    감사와 자손들의 무사안녕을 비는 세시풍속이 전래

    ○ 중국은 세시풍속 중 명절이 겹치는 부분이 많으나 우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즐기는 것이 눈여겨 볼 점

    - 청명절(淸明節)에는 조상들이 저승에서 쓸 지전(紙錢)을 태우며,

    단오절(端午節)에는 연잎밥(쫑즈)을 먹고 용선(龍船)경주를 즐김

    * 단오절의 행사는 시인인 굴원(屈原)이 나라가 망하자 물에 몸을 던졌는데,

    안타깝게 여긴 사람들이 시신을 찾으러 용선을 타면서 대나무 통에 찰밥

    을 넣어 강물에 던져주었다는 일화에서 유래

    - 중추절(中秋節)에는 우리의 송편과 비슷한 월병(月餠)을 나눠먹으며,

    토끼머리에 사람의 몸을 한 투얼예(兎兒爺)를 파는 풍습도 존재

    ○ 일본은 행운에 대한 기원을 시작으로 연말 조상에 대한 감사의

    표시까지 신도(神道)의 문화가 잘 배어 있는 것이 독특

    - 오쇼가츠(お正月)에는 장식물로 행운을 기원하며, 오세치(お節)를

    먹으면서 신사나 절을 참배하는 것으로 신년을 시작

    - 3월에는 여자 어린이의 건강을 기원하는 히나마츠리(雛祭), 5월

    에는 남자 아이들을 위한 단고노셋쿠(端午の節句)를 거행

    - 가을에는 오본(お盆), 11월에는 아이들이 잘 자라는 것에 대한

    감사와 행복을 비는 시치고산(七五三)이 존재

    용선 경주(중국) 투얼예(중국) 오세치(일본) 단고노셋쿠(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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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 그들만의 것에서 세계인의 축제로

    □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축제들은 고유의 세시풍속을 기반으로 하여

    모두가 즐기는 장(場)을 마련

    ○ 브라질의 리우카니발은 유럽의 종교행사인 카니발과 아프리카의

    음악이 융합하여 ‘12년 6억 2,800만 달러의 국부(國富)를 창출

    - 부활절 전에 행하던 40일간의 금욕기간인 사순절을 앞두고 양껏

    먹던 카니발과 아프리카 노예들의 타악기와 춤의 신명이 결합

    - 5일간의 축제로 25만 명의 고용, 티켓 판매, 광고 등으로 4,280만

    달러, 전체 6억 달러가 넘는 부가가치가 창출(‘13.2.11, CNBC)

    일본, 축제의 고장 브라질에 축제를 수출한다?!

    ▷ 일본 센다이(仙台)의 타나바타 마츠리(七夕祭)가 1979년

    브라질 상파울루에 전래되어 매년 개최

    - 일본 전역에서는 칠월 칠석이 되면 소원을 써서 색지 장식과

    함께 대나무에 매달아 다음날 물에 흘려보내는 풍습이 지속

    - 견우와 직녀의 설화에서 착안한 것으로 특히 센다이(仙台)의

    축제가 유명 센다이타나바타마츠리

    ○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는 1810년에 시작된 왕세자의 결혼식

    축하행사가 음악과 맥주를 즐기는 축제로 변모한 사례

    - 바이에른 왕국의 루트비히 왕세자의 결혼식을 기념하여 5일 후

    근위병들이 대규모 말 경주를 치렀던 것에서 유래

    * 처음에는 승마와 사격 등 스포츠 축제의 성격이 강했으나 규모가 커지면서

    음악과 맥주를 함께 즐기는 민속축제로 변화

    - ‘12년 16일간의 축제 중 첫 주에만 350만 명의 관광객이 3,690만

    달러의 맥주를 마신 것으로 집계(’12.10.3, IbI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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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의 송끄란 축제는 정화수로 축복을 빌던 세시풍속이 너나

    할 것 없이 물세례를 하면서 행운과 건강을 기원하는 축제로 발전

    - 원래 송끄란이란 어깨에 물을 뿌리고 집을 깨끗하게 청소하며

    불상에 경의를 표하던 의식을 하던 날(‘13.7.23, 서울신문)

    - 태국력으로 새해가 시작되는 4월 13일을 전후해 전역의 거리에서

    날벼락 같은 물세례가 퍼부어지는 난장판이 연출

    ○ 몽골의 나담축제는 봉건제후가 주최하던 나담행사와 몽골의 세 가지

    신령한 산에 제를 지내던 행사가 합쳐진 관제 행사

    - 과거의 축제는 종교와 군사훈련의 의미가 강했으나 사회주의

    혁명이후 국민을 결속하는 전국 축제로 탈바꿈

    * 활쏘기, 경마, 씨름 등 민속경기가 이루어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중 하나

    ○ 스페인의 산 페르민 축제는 오래된 두 가지 풍습이 결합된 것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축제 중 하나(wikipedia.com)

    - 14세기경의 여름부터 행해졌다는 소 상인들의 소싸움과 가톨릭의

    순교자 페르민(St. Fermin)을 기리던 종교행사가 합해져 탄생

    * 과거 소싸움의 형식은 17∼18세기에 들어 소몰이의 형태로 변모

    - 축제의 백미는 매일 아침 8시에 있는 소몰이로, 투우장까지 수백 명이

    달려가고 여섯 마리의 소가 그 뒤를 쫓는 모습

    * ’09년 10명의 사망자, 매년 200∼300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위험한 축제

    리우카니발(브라질) 옥토버페스트(독일) 송끄란(태국) 산 페르민(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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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셋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변신

    □ 각국의 주요 세시풍속은 구전 및 무형유산의 보존과 재생을 목적으로

    유네스코가 세계무형유산으로 선정

    ○ 사육제는 기독교 국가에서 사순절 직전 3~7일 동안 행하는 제전

    으로 그 가치가 인정되어 벨기에의 뱅슈 사육제가 선정(‘03년)

    ○ 일본의 익살스런 흉내를 예능으로 하는 노가쿠는 막부시대의

    의식예능으로서 예술 유파인 이에모토에 의해 전승(‘01년)

    ○ 캄보디아의 왕실무용인 ‘압사라’는 왕이 기도를 할 때 천계와의

    소통을 돕기 위해 추던 사제(압사라)의 춤(‘03년)

    * 최근 극장식 식당이 마련되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공연

    □ 잘 전승되고 있는 세시풍속들은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의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

    ○ 강릉단오제(‘05년), 강강술래(‘09년)와 제주칠머리당영등굿(‘09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이들은 축제로도 많은 인기

    ○ 국가에서도 보존가치가 높은 세시풍속을 국가지정 중요무형

    문화재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으며 현재 20여 종이 지정

    * 영광법성포단오제, 기지시줄다리기, 영산쇠머리대기, 안동차전놀이, 밀양백중

    놀이, 하회별신굿탈놀이, 은산별신제, 동해안별신굿, 황해도평산소놀음굿 등

    벨기에 뱅슈 사육제 일본 노가쿠 압사라 조각상 강릉단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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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 문화 콘텐츠의 보고(寶庫)

    □ 세시풍속은 공연, 뮤지컬, 영화, 소설, 동화, 게임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개발되어 외연을 확대하는 중

    ○ 하회별신굿탈놀이, 진주오광대탈놀이 등 문화재로 지정된 세시

    풍속은 상설무대가 마련되어 정기공연과 초청공연이 행해짐

    * 하회별신굿탈놀이는 4~10월 매주 수․금․토․일에 하회마을, 진주오광대

    탈놀이는 4~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진주성에서 공연

    ○ 뮤지컬과 영화에서는 다양한 세시풍속이 소재로 활용되어 무대와

    스크린에 재미와 화려함을 더해 줌

    * 뮤지컬 ‘미소 춘향연가’의 탈놀이와 강강술래, ‘왕의 남자’의 남사당놀이,

    ‘혈의 누’의 대동굿, ‘황진이’의 연등회, ‘미인도’의 단오풍습 등

    ○ 문학작품에서도 세시풍속이 소재로 사용되고 있으며, 대하소설

    ‘혼불’은 전통문화와 민속에 대한 철저한 고증으로 가치를 인정

    ○ 동화와 만화에서는 열두 달 세시풍속 전체를 소개하기도 하고,

    전통문화에 대한 교육적 효과도 함께 제공

    * ‘신발귀신 앙괭이의 설날’, ‘자신만만 열두 달 우리 명절’, ‘열두 달 세시풍속

    이야기’, ‘만화로 보는 우리의 세시풍속과 전통놀이’ 등

    ○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에서는 설, 대보름, 단오, 유두, 칠석,

    추석, 중양절, 동지, 김장철 등에 세시풍속 이벤트를 개최

    * 한게임과 넷마블에는 윷놀이 게임이 있고 ‘에이카’, ‘라그나로크’, ‘실크로드’

    온라인게임에서는 세배하기, 복주머니, 덕담, 떡국 등의 소재로 이벤트

    공연(하회탈춤) 뮤지컬(미소 춘향연가) 동화(설날 속신) 넷마블(윷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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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 농촌관광의 체험거리

    □ 농경문화에서 탄생한 세시풍속이 농촌관광의 테마로 활용되어

    소득원이자 전통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

    ○ 태안 볏가리마을은 ‘볏가릿대놀이’를 주테마로 하여 체험마을을

    운영하여 성공적인 전통테마마을의 사례로 인정

    - 볏가릿대놀이는 풍농을 기원하면서 벼, 보리, 조, 콩, 팥 등의

    곡식을 볏짚이나 헝겊에 싸서 장대에 매달아 높게 세워놓는 풍속

    * 농촌진흥청이 전통 세시풍속을 관광과 접목시킨 사업에서 시작되었으며,

    ’13년 2월 초하루에 ‘머슴의 날’을 재현한 영등제를 개최(’13.3.13, 충청일보)

    ○ 양평 보릿고개마을은 어려웠던 시절의 세시음식과 세시놀이로

    향수어린 체험을 제공

    - 화전, 보리개떡, 밀전병, 김장담그기 등의 세시음식과 윷놀이,

    연날리기, 줄다리기, 팽이치기, 썰매타기 등의 세시놀이

    * 연간 유료 체험객만 1만5천여 명이 방문, 5억5천여만 원의 소득(’11.2.18, 농민신문)

    ○ 아산 외암민속마을에서는 해마다 정월 대보름에 공동체의례인

    장승제를 지내고 연중 다양한 세시놀이 체험을 제공

    - 풍물공연, 소원지 걸기, 윷놀이, 연날리기, 오곡밥 나눠먹기, 쥐

    불놀이, 달집태우기, 부럼나누기 등의 놀이가 함께 펼쳐짐

    ○ 금산 평촌마을은 도지정 무형문화재를 두 개나 보유하고 있는

    마을로 물페기농요, 농바우끄시기체험과 여름철 천렵체험이 유명

    태안 볏가리마을 양평 보릿고개마을 아산 외암민속마을 금산 평촌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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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Ⅳ. 시사점

    세시풍속을 세계적 문화자산으로 재평가해야 할 시기

    □ 세시풍속은 급격한 서구화의 바람 가운데 구습, 미신, 민속놀이,

    농촌 지역에서만 이루어지는 풍습 등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음

    ○ 유럽, 일본, 태국 등의 세시풍속은 거대한 시장을 이루는 세계

    인의 축제로 활용되고 있으나 우리의 것은 상대적으로 저평가

    - 세시풍속을 의례, 놀이, 절식, 속신 등으로 따로따로 나누어

    보는 관점이 강하고 교육과정에도 거의 다루지 않았기 때문

    * 선진국을 문화강국이라 부를 수 있는 이유는 문화에 대한 시각이 다르기

    때문으로 역사가 짧은 미국은 평범한 풍속도 부각시키는 사례가 많음

    ○ 문화콘텐츠라는 총체적인 시각으로 볼 때 비로소 역사, 사회,

    문화, 산업이 연결된 통합적 접근이 가능

    - 농어촌 지역에서 자연환경에 맞게 생성, 계승, 발전된 문화로 여느

    문화와 견주어도 독창성과 차별성에서 뒤떨어지지 않는 소재

    전승과 콘텐츠의 개발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 세시풍속은 구성요소별로 전승주체가 다를 뿐만 아니라 이들의

    노령화로 발굴과 보전 방안의 마련이 매우 시급

    ○ 특성상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 간 협업이 필수이며 전체를

    조망하며 계획할 수 있는 국가연구기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

    - 국가와 민족의 자산이기 때문에 섣부른 산업화 움직임이나

    지자체의 성급함은 오히려 본질을 훼손할 가능성도 높은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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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 활성화된 테마마을, 체험농장 등의 프로그램과 연계하고

    규모에 따라 지자체의 농촌테마파크로 육성하는 연구도 필요

    * 현재의 시류를 고려할 때 단순한 발굴․보전․복원만으로는 지역민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 내기 어려운 점이 있음

    □ 저출산과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여 어린이나 청소년뿐만 아니라

    노인층을 대상으로 하는 세시풍속 체험프로그램의 개발도 필요

    ○ 농촌은 이농세대인 도시의 노인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노인

    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임을 강조

    ○ 체험과 휴식을 하는 체류형 귀촌정책이 함께 추진되어야 하고,

    체계적인 프로그램과 지역만의 음식·농산물의 결합도 필요

    향토문화와 지역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정책이 요구

    □ 세시풍속을 계승하는 마을은 문화재, 사람은 장인(匠人), 음식은

    전통음식이라는 점을 고려하는 종합적인 정책이 필요

    ○ 사회적 기업, 생활공동체, 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와 활동을 지원

    하고 전승주체에게 이익이 환원되는 정책개발이 절실

    ○ 세시풍속은 주민 참여를 기본으로 하여 전승되는 문화자원이기

    때문에 마을공동체에 대한 지원이 선행되어야 함

    * 세시풍속이 잘 전승되는 마을은 공동체문화도 잘 유지되는 특성을 지님

    ○ 중장기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달성되는 순서에 따라 어떤

    방식의 창의성을 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요구

    * 현재의 주요 문화정책은 이미 성공가능성을 보인 콘텐츠에만 집중되어

    새로운 자원의 발굴 측면에는 다소 미흡

  • RDA 인테러뱅

    INTERROBANG 2011. 1. 12. 창간

    발행인: 이양호

    편집인: 이병서, 조우석, 강방훈, 이동현

    발행처: 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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