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40
- 1 - Topic review 불평등에 관하여 : 불평등의 의미와 이론들의 역사적 맥락 그리고 현실 한국사회에서 존재하는 불평등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예방의학교실 R1 김화준 1.서론 건강의 불평등 (Inequality in Health)은 보건학 및 의료정책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회자 되는 주제이다. 또한 건강의 불평등이 단순히 건강의 문제에만 한정되지 않고, 다른 사회문 제와 연관이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의 여부에 따라 개인의 경제적, 사회적 위치가 결정되 기도 한다. 즉, 건강이 악화되면 빈곤에 빠질 가능성이 증가하게 된다. 건강이 나빠지면 제 대로 일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소득을 제대로 얻을 수 없고, 반면 의료비 지원 때문에 지출 은 더 늘어나게 된다. 1) 또한 이런 한 세대의 빈곤은 대를 물러 전달된다는 점에서 그 심각 성이 더한 것이다. 결국 건강의 불평등을 단순히 치료의 관점에서만 바라볼 수 없고, 사회의 다른 여러 부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전반적인 불평등의 의미에 대한 재 고찰은 의료의 불평등을 더 폭 넓게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 다. 이글에서는 우선 불평등의 의미를 알아보고, 둘째, 불평등의 이론적 고찰에 대해 어떠한 설 명들이 있었는지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재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 양한 분야의 불평등에 대해서 고찰할 것이다 이런 전반적인 불평등의 고찰을 통해 이후 발표할 건강의 불평등의 의미는 더욱 포괄적으로 다가올 것이고, 다른 사회분야와의 연관성이 좀 더 명확해져, 의료라는 부분이 단순히 과학 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화 과정을 거친 실용학문임을 알 수 있을 것이고, 그런 과정을 통해 보건관리 및 의료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1)김창엽, 청와대 브리핑 ‘건강 양극화와 빈곤의 악순환’

Upload: others

Post on 05-Oct-2020

1 views

Category:

Documents


0 download

TRANSCRIPT

Page 1: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1 -

Topic review

불평등에 관하여

: 불평등의 의미와 이론들의 역사적 맥락

그리고 현실 한국사회에서 존재하는 불평등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예방의학교실 R1 김화준

1.서론

건강의 불평등 (Inequality in Health)은 보건학 및 의료정책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회자

되는 주제이다. 또한 건강의 불평등이 단순히 건강의 문제에만 한정되지 않고, 다른 사회문

제와 연관이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의 여부에 따라 개인의 경제적, 사회적 위치가 결정되

기도 한다. 즉, 건강이 악화되면 빈곤에 빠질 가능성이 증가하게 된다. 건강이 나빠지면 제

대로 일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소득을 제대로 얻을 수 없고, 반면 의료비 지원 때문에 지출

은 더 늘어나게 된다.1) 또한 이런 한 세대의 빈곤은 대를 물러 전달된다는 점에서 그 심각

성이 더한 것이다.

결국 건강의 불평등을 단순히 치료의 관점에서만 바라볼 수 없고, 사회의 다른 여러 부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전반적인 불평등의 의미에 대한 재

고찰은 의료의 불평등을 더 폭 넓게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

다.

이글에서는 우선 불평등의 의미를 알아보고, 둘째, 불평등의 이론적 고찰에 대해 어떠한 설

명들이 있었는지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재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

양한 분야의 불평등에 대해서 고찰할 것이다

이런 전반적인 불평등의 고찰을 통해 이후 발표할 건강의 불평등의 의미는 더욱 포괄적으로

다가올 것이고, 다른 사회분야와의 연관성이 좀 더 명확해져, 의료라는 부분이 단순히 과학

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화 과정을 거친 실용학문임을 알 수 있을 것이고, 그런 과정을 통해

보건관리 및 의료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1)김창엽, 청와대 브리핑 ‘건강 양극화와 빈곤의 악순환’

Page 2: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2 -

2. 불평등의 의미

1)평등이란 무엇인가?

-불평등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먼저 평등의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평등이란 모

든 사람들에게 기회를 갖도록 마련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평등은 두 가지 가정에서 파생한

다. 첫째, 사람인 모두 인간이라는 한 종, 한계열의 성원이라는 것이며, 둘째, 한 계열의 모

든 성원은 별다른 이유가 없는 한 평등한 처우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인간이 스

스로 균등한 배분, 균등한 대우, 균등한 권한, 균등한 기회를 통해서 인간됨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2)

-평등에는 형식적 평등, 결과적 평등, 기회평등이 존재한다. 형식적 평등은 가장 기본적인

평등개념으로 이른바 ‘같은 것은 같게 취급되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이러한 형식적 평등의

개념은 명백한 차별행위, 예컨대 동일노동에 대하여 차별적인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금지한

다. 대부분의 직접차별은 형식적 평등 위반에 해당한다.3)

-결과적 평등은 결과가 평등할 것을 요구한다. 결과적 평등은 이익을 보다 공정하게 분배하

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여성이나 장애인에 대한 고용할당제도는 결과적 평등의 관념을

반 하고 있다.

-기회평등은 평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동일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이의 기본전

제는 동일한 기회가 부여되고 난 후에는 각자의 능력에 따른 평가를 행하여야 한다는 것이

다. 출발선이 다르다면 평등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기회평등은 일정한 사회

적 지위 내지 재화에의 접근을 가로막는 장애물의 제거를 요구한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자원이 균등한 분배상태라는 평등의 개념은 많은 비판에 직면하면서도

조작적 정의이자 측정의 도구로서 절대적 우위성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그러한 개념으로

측정된 불평등의 상태에 대한 규범적, 철학적 판단은 상대적이며, 이는 정책의 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2)불평등이란 무엇인가?

-평등이 상대적 평등을 의미할 때 정당한 차별은 불가피하다. 그런 이유로 평등이 실현되는

과정에서 정당하지 않거나 비합리적 차별이 발생할 때, 불평등의 문제가 부각되고 사회적으

로 부각되는 것이다. 결국 평등이 합리적 근거와 객관적 기준, 기회균등을 하지 않으려고

할 때 불평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2) 한종희 외, 한국사회의 불평등 구조분석 및 시정방안, 2004.

3) 황수경, 장애인의무고용제의 합리적 운용방안, 한국노동연구원, 2003.

Page 3: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3 -

-불평등의 역사는 ‘평등해 질 수 있는 기회’가 박탈당한 역사를 이야기한다. 성별로, 신분별

로, 종족별로, 종교별로 기회를 박탈당한 역사를 말하는 것이다. 세계인권선언은 “모든 사람

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고 천명하고 있다. 우리 헌

법에서도 모든 국민이 평등권을 가진다는 원칙을 밝히고 있다.

-평등권의 침해는 차별행위로 이어지고 이는 불평등을 야기한다. 국가인권위원회법은 평등

권 침해의 차별행위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장애, 사회적 신분, 출신지역, 용모 등 신

체조건, 혼인여부, 가족상황, 인종,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성적지향, 병력을 이유

로 차별을 받는 경우를 말한다.

-불평등은 사회복지의 전반, 즉 전체를 꿰뚫는 목표를 형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불평등은 빈곤에 비해 훨씬 더 포괄적인 역이며, 규범 차원을 넘어 그 사회의 이념적 지

향을 형성하는 논의의 역이라고 할 수 있다.4)

-분배와 관련하여 볼 때 평등이란 자원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분배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에 대해 불평등이란 자원의 분배가 고르게 분포되어 있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이런 평

등, 불평등의 상태가 규범성 혹은 윤리성을 띠기 시작하는 것은 분배의 정의라는 철학적

역과 결합될 때이다.

③루소의 인간불평등 기원론

-루소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인간이 도덕적으로 타락한 것은 사치 때문이 아니라 불평

등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본래 평등했던 인간이 어떻게 불평등의 길로 들어섰

는가를 조직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인간은 천성적으로 악해서 사회적 질서가 확립되기 전까지는 상호간에 항구적인 전쟁 상

태에 놓여 있었다는 홉스의 성악설에 루소는 정면으로 반대한다. 루소가 생각하는 자연 상

태의 인간은 선악 개념, 미덕과 악덕의 개념 이전에 있기 때문에 악하지 않으며, 악해야 할

이유도 없다.

-만인이 평등을 향유할 수 있었던 원초적 자연 상태는 행복한 상태 다. 그러나 자연적 장

애, 동물과의 다툼, 인간의 점차적인 수적 증가에 따른 먹이의 상대적 결핍 등으로 인해 오

랫동안 지속되었던 인간과 자연 사이의 균형, 인간과 세계의 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다.

4)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빈곤과 불평등의 동향 및 요인분해. 2005.

Page 4: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4 -

사람들은 오두막 앞이나 큰 나무 주위에 자주 모이게 되었다. 연애와 여가의 진정한 소산이라고 할

수 있는 노래와 춤이 모여든 한가한 남녀들이 심심풀이라기보다는 매일매일의 일과가 되었다. 그리하

여 저마다 남을 주목하고 자신도 남에게 주목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남들에게 인정받는 것

이 하나의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노래를 가장 잘 부르고, 춤을 가장 잘 추는 사람, 얼굴이 잘생기거

나 힘이 센 사람, 재주가 가장 뛰어나거나 언변이 가장 좋은 사람은 존경을 받았다. 5)

-인간은 이제 타인들에게 인식되고 가장 강한 사람이나 가장 아름다운 사람으로 비치기를

바라게 도었다. 그의 존재가 상대화되고 타인들의 시선에 의해 정의되기에 이른 것이다. 그

리고 이것은 인간들 사이의 불평등을 향한, 악덕을 향한 첫걸음이 되는 것이다.

이런 최초의 선호에서 한편으로는 허 심과 경멸이 태어났고, 다른 한편에서는 수치심과 부러움이 생

겨났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효모에서 생긴 효소가 마침내 행복과 무구에 치명적인 화합물을 생성

시켰다. 6)

-서로의 차이에 대한 비교의식과 자신의 우월성을 대중적으로 확인받고 싶어 하는 욕구들

이 소유욕과 결합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평등이 깨지고 난 후의 상황은 끔찍스러운

무질서의 세상이 된다.

부유한 자와 횡령과 가난한 자의 약탈과 모든 이들의 방종한 정념이 자연적인 연민이나 아직은 약한

정의의 목소리를 잠재우면서 인간들을 인색하고 야비하고 악독하게 만들었다. 가장 강한 자의 권리와

최초의 점유자의 권리사이에는 끊임없이 분쟁이 일어났으며, 그것은 투쟁과 살인에 의해 종식될 수

밖에 없었다. 갓 태어난 사회는 더없이 끔찍한 전쟁상태로 변해버렸다. 7)

-모든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싸움을 벌이는 이런 무정부 상태에서 부자들은 빈자보다 더

큰 위험에 처한다. 그들이 목숨뿐만 아니라 재산도 위태로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부자들은

법률과 경찰력에 의해 처방되는 치안 질서 유지를 강력하게 희망하게 되었다. 이런 연유로

사회적 질서의 확립이라는 단계에 도달하게 되고, 정부는 각종 형태-군주제, 귀족제, 민주제

-를 도입하게 된다.

-각 정부 형태는 어떤 것이든 부자의 지배를 강화하고, 빈자의 의무를 증가시키는 양상을

밟게 마련이다. 그리하여 사회 내의 인간관계는 주인과 노예의 관계로 변모되어 버린다. 그

리하여 그 정부 형태는 인민들에게 지나치게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어 당초 정부가 보장하겠

다던 평화를 유지하지 못하게 된다. 루소는 인간불평등 기원론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이것이 바로 불평등의 마지막 도달점이며, 우리가 순환을 마감하면서 이르게 되는 출발점이자 종착점

이다. 여기서는 모든 개인이 다시 평등해진다. 그들은 아무것도 아니고 신민은 이미 주인의 의지 외에

는 아무런 법률도 갖지 않으며, 주인은 자기의 정념 외에는 아무런 규범도 갖지 않으므로 선의 관념

이나 정의의 원리가 다시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8)

5) 장쟈크 루소/주경복, 고봉만 옭김, 인간 불평등 기원론, 2005.

6) 장쟈크 루소/주경복, 고봉만 옭김, 인간 불평등 기원론, 2005.

7) 장쟈크 루소/주경복, 고봉만 옭김, 인간 불평등 기원론, 2005.

Page 5: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5 -

3.불평등의 이론적 논의

불평등은 용모, 체격, 성격 또는 지능, 재능 등의 선천적 차이인 자연적 불평등과 경제적 재

산, 사회적 명예나 위신, 정치적 권력 등 사회경제적 자원이 차이인 사회 불평등으로 구분

할 수 있다.9) 하지만 선천적인 불평등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

라 논의의 방향이 추상화되는 문제가 생기므로 보통 불평등이라고 하는 것은 대다수 사회

불평등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1)사회 불평등과 사회정책사상

-현대 사회에서 사회 불평등을 감소시키는 가장 중요한 기전은 사회복지정책이다.

-사회복지정책은 사회정책사상에 따라서 달라진다. 따라서 사회정책의 사상적 조류를 알아

보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사회정책에 대한 사상적 관점을 분류한 대표적인 학자로는 조지와 윌딩(Vic George and

Palu Wilding) 그리고 룸(Graham Room)이 있다.

-조지와 윌딩은 근본적인 사회적 가치, 사회와 국가에 대한 태도, 정부의 역할, 복지국가의

대한 태도라는 네 가지 기준으로 나눈다. 그 구분은 아래 표와 같다.10)

8) 장쟈크 루소/주경복, 고봉만 옭김, 인간 불평등 기원론, 2005.

9) 안치민, 사회정책 사상과 불평등 문제, 사회복지정책 Vol. 16 pp7-25, 2003.

10)안치민, 사회정책 사상과 불평등 문제, 사회복지정책 Vol. 16 pp7-25, 2003.

Page 6: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6 -

-룸의 경우에는 그 구분이 조금 다른데 복지에 관한 사회정책을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구

분한다.11)

<표2>사회정책의 사상적 조류(룸)

-반집합주의는 시장자유주의 그리고 소극적 집합주의는 정치적 자유주의와 거의 유사한 사

상적 조류를 표현한 것이며, 페이비안 사회주의는 국을 중심으로 한 사회민주주의 사상이

고, 맑스주의의 현대화는 곧 네오-맑스주의이다. 이는 각각 우파, 중도우파, 중도좌파, 좌파

의 사상적 조류를 표현하고 있다.

①시장자유주의

a. 하이에크(F.Hayek), 프리드만 (A. Friedman) 등은 자유를 보장하는 일에만 국가개입을

한정하고, 가능한 한 경제적 사회적 문제에 국가가 개입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

법이다.

b. 자유주의자들은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 개입을 반대하며, 자유로운 자본주의 시장 경쟁

에 수반되는 경제적 불평등을 적극적으로 옹호한다.

c. 복지를 위한 사회정책 또는 복지국가의 발달에 근본적으로 적대적이다.

d. 자유주의자들은 자유스럽고, 개방적인 경쟁에서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개인들의 노력으

로부터 나오는 불평등은 합법적일 뿐만 아니라 권장되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②수정자본주의/정치적 자유주의

a. 자유에 일반적인 가치를 부여하고 있으나, 어느 정도 국가 개입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b. 케인즈(Keynes)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어느 정도의 국가 개입의 정당성뿐만 아

니라 소득재분배에 대한 국가개입까지도 이론적으로 정당화시켰다.

c. 빈곤층의 보호는 자본주의의 위협이 아니라 오히려 자본주의를 위해 필요한 것을 상정

11) 안치민, 사회정책 사상과 불평등 문제, 사회복지정책 Vol. 16 pp7-25, 2003

Page 7: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7 -

한다.

d.불평등에 대해서는 바람직하고 불가피하는 기본전제를 버리는 것은 아니며, 국가개입이

사회 전체의 평등을 증진시키는 위한 것이 아니라 저소득계층의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한 것

이라는 주장을 한다. 따라서 정부 행위는 빈곤을 제거하는 데에만 제한될 수 있으면 자유를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③사회민주주의

a. 자유를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강조하지만, 사회민주주의자들은 자유와 더불어 평등 또한

자유에 못지않은 혹은 그 이상의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인정한다.

b.사회민주주의에서는 평등은 기회의 평등이라기보다는 조건의 평등을 의미하고, 이런 평등

을 신장시키기 위해서 국가가 적극 개입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c. 사회민주주의에서는 시민권의 개념을 강조하는데, 마샬(T.H. Marshall)은 그의 저술<시

민권과 사회계급>에서 시민권을 공민권, 정치권 그리고 사회권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

다. 여기에서 공민권은 개인의 자유와 법 앞에서의 평등을 의미하고, 정치권은 참정권을

말하는 것이며, 사회권은 복지권리를 의미한다고 이해되어지고 있다.

d.적어도 사회복지에 관한 한 국가가 예산과 서비스 전달의 핵심적인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노력은 자본주의 사회의 붕괴를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④맑스주의

a. 맑스주의 관점 역시 인간사회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고유한 가치로서 자유를 옹호하고 있

다. 그러나 평등의 가치를 사회민주주의 관점보다 더욱 강조하고 있으며, 불평등한 사회에

서 인간의 고유한 자유는 억압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b.생산수단을 집중적으로 소유하는 계급과 가진 것이라고는 노동력이 유일한 재산인 계급간

의 관계를 통해 개인의 실제적인 평등과 자유가 억압된다고 본다.

c. 복지는 인간의 욕구를 사회적으로 인정하고, 욕구의 기준에 따라 생산과 분배를 조직하

데에서 구현된다는 것이다.

d. 맑스는 자본주의를 파기하고 사적 소유와 계급이 존재하지 않는, 따라서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현대의 네오-맑스주의적 표현에 따르면 복지국가는 계급투쟁의 결과이며, 복지국가 발전

의 양상은 이 투쟁의 결과로 노동자계급이 성취한 상대적 권력이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한

다.

Page 8: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8 -

f. 자본주의사회의 복지 노력을 위한 정책적인 행정이나 행정가는 단지 지배 계급의 법적

통치수단이자 대리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고자 하 고, 국가권력이 증대되는 것은

노동에 대한 자본의 지배가 강화되는 것으로 해석한다.

2)사회불평등 이론과 관점

-불평등의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에 대한 논의는 다양하다. 불평등 원인에 관한 이론적 논의

는 크게 맑스와 네오맑스리안(Neo-Maxian) 시각과 베버와 네오베버리안 (Neo-Weberian)

시각이 있다.12)

-마르크스이후 많은 수정이 있어왔지만, 맑시즘에 따르면 생산수단의 여부에 따라 양분된다

는 것이 보편적 철학이다. 이른바 모든 사회 불평등은 경제적 불평등에서 기인한다는 것이

다.

-반면 베버와 네오베버리안들은 사회적 불평등은 경제적 불평등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권력에 의한, 명예에 기초한 사적지위의 불평등 구조도 독자적으로 존

재한다고 주장한다. 즉, 사회가 구성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능들이 필요하고, 이 각각의 기

능 및 중요성에 따라서 보수나 명예들이 다르게 부여되며, 여기에서 사회적 불평등은 불가

피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불평등에 대한 이론적 관점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되어질 수 있으며 구체적 내용은 아래

표와 같다.13)

<표3> 불평등에 대한 이론적 관점

12) 한종희 외, 한국사회의 불평등 구조분석 및 시정방안, 2004.

13) 안치민, 사회정책 사상과 불평등 문제, 사회복지정책 Vol. 16 pp7-25, 2003.

Page 9: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9 -

①기능주의이론

a.사회체계 내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사회적 분화와 평가에 따른 지위의 서열화가 사회

계층체계를 가져왔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사회계층을 모든 사회에 존재하는 보편적인 현상

으로 간주한다.

b.기능주의 이론에서 계층현상의 핵심은 사회적 지위의 서열화인데 지위 서열의 두 결정

요인은 사회에 대한 기능의 상대적 중요성과 지위 획득 수단의 희소성이다.

c. 고대든 현대를 막론하고 모든 사회가 존재하는 한 불평등은 존재하고, 사회적 차별을

요구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고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②비판적 기능주의이론

a. 튜민, 버클리에 의해서 제기되었는데 기능주의적 관점을 공유하면서, 불평등의 역기능적

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b. 사회에서 지위의 중요성과 계층과 재능의 분포가 조화롭게 일치된다는 가정에 비판을

가한다. 예를 들자면 과연 현대사회에서 비교적 높은 지위와 보상이 따르는 의사 등의

기능이 육체노동자보다 기능적으로 중요하다고 단언할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한

다.

c. 과잉보상, 과소보상 등 현대사회에서 재능과 수련에 의한 지위의 서열체계가 정당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측면이 존재한다고 비판한다.

d. 한 세대 내에 보상이 불평등하게 배분됨으로써 다음 세대에 있어서도 동기의 불평등한

배분이 초래되는 경우가 있다, 즉 다시 말하자면 불평등은 그 역기능적인 속성으로 인해

또 다른 기회의 불평등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③갈등론

a. 갈등론적 관점의 베버에 있어서 사회 불평등을 바라보는 핵심 개념은 권력개념이다.

b. 베버는 권력을 “사회관계에 있는 한 행위자가 타인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시의

의지를 관철시킬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될 개연성”으로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c. 사회불평등을 다차원적 현상으로 간주하고, 복수의 군력토대로서 계급, 지위집단, 및 정

당을 상정하고 있다.

d. 갈등론의 관점에서는 계급은 제거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이며, 계급혁명에 의해서 계

급이 폐지되어 사회주의가 도래한다 할지라도 여전히 다른 차원의 불평등이 존재할 것

이라고 주장한다.

Page 10: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10 -

e. 베버는 특히 국가가 생활기회를 분배해 주는 자로서, 사회변동을 촉진하는 자로서, 그리

고 사회 통합을 증진시키는 자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 다.

④맑스주의이론

a.맑스에게 있어서 사회불평등과 계급, 가난과 부의 원인은 그 사회의 생산양식, 즉 근본적

인 경제구조에 자체에 있는 것이다.

b.맑스의 계급개념에서 계급을 구분하는 기준은 생산수단의 소유여부이다.

c. 역사상 계급사회는 고대사회, 봉건사회, 자본주의 사회인데 , 각각의 계급사회는 생산수

단의 소유 여부에 따라 귀족과 노예, 주와 농노,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주요한 양대계급

으로 이루어진다. 즉, 역사는 양대 계급간의 갈등내지는 투쟁인 것이다.

d. 자본주의가 발전하면 할수록 증가된 생산성의 혜택은 유산계급에게 돌아가고, 무산계급

의 고통은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e. 사회불평등은 완화가 아니라 제거될 수 있는 현상이며, 이는 자본주의의 몰락과 계급혁

명에 기인하는 것이다.

3)사회불평등에 관한 최근의 전망들

-막스와 베버로 대변되는 맑스주의 이론과 갈등론이 사회불평등을 설명하는 양대산맥이었

음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시대가 지남에 따라 많은 갈래길이 생겨났고, 그들의 이론에 바

탕을 두고 다면적인 요소들이 추가된 다양한 이론들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출현하기 시작했

다. 그 예를 들어 본다면 다음과 같다.

■랄프 다렌도르프: 산업사회의 계급갈등

■게르하드 렌스키: 권력과 특권으로서의 사회불평등

■니코스 풀란차스, 에릭 올린 라이트: 최근의 마르크스주의 관점들

■프랭크 파킨: 마르크스 주의에 대한 부르주아 비판

■안소니 기든스: 계급, 권력 및 불평등의 구조화

Page 11: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11 -

<표4> 주요 불평등 이론들의 연대기와 개략적으로 정의된 좌익, 우익의 연속선상에서의

대략적인 위치들14)

-<표 4>는 최근의 전망들을 비롯한 사회불평등 이론의 고전적 관점까지 포함하여 도식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 그림으로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최근의 전망들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보고자한다.

①Dahrendorf

a. 구조기능주의와 마르크스주의 중 어느 것도 그것만으로 사회에 대한 전망으로 적절하지

못하다. 그 이유는 전자가 사회갈등의 실상에 전혀 주목하지 않는 반면에 후자는 현대 사회

구조에서 존재하는 합의와 통합의 명백한 증거를 무시하기 때문이다.

b. 다렌도르프는 마르크스로부터 여전히 유용한 요소를 이끌어 낸 다음에, 그것을 구조기능

주의적 관점의 어떤 유망한 요소들과 통합시킬 것을 제의한다.

c.마르크스와 공유하는 그의 개념적 유사점들은 결과적으로 미미하고, 2차 세계대전 이후

10년 동안 의 번 과 안정에서 비롯된 현 제도들에 대한 일반적 낙관론과 신뢰면에서 기능

주의자들과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d.뒤렌도르프는 마르크스가 표명했던 두 개의 적대적 진 (계급)보다는 더 복잡한 불평등한

체계가 있을 주장한다. 이점에서는 베버의 이론을 계승한다고 볼 수도 있다.

②Lenski

a. 마르크스와 같은 급진주의자들과 또 다른 한편으로는 구조기능주의자들과 같은 보수주의

자들 사이에 있는 관점들의 전 범위를 고려해야 한다는 가정에서 논의를 진행한다. 즉, 앞

의 <표4>에서 설정한 표의 중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14) 에드워드 G. 그랩 /양춘 역, 사회불평론: 고전 및 현대이론 ,2003.

출현 혹은 부상시기

1900년 이전 마르크스

초기 마르크스주의

1900~1920년 베버 뒤르껭

1920~1950년 다렌도르프 구조기능주의

1950~1960년 렌스키

1960~1970년 풀란차스

1970~1990년 라이트 기든스 파킨

1990년 이후

좌익<----------------------------------->우익

불평등은 투쟁에 기초하며, 계급내 불평등은 합의에 기초하여, 매우

지 경제 권력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다원주의적인 근원을 갖고 있고

서, 급진적 행동에 의해 변화되어야 안정과 그 밖의 사회적 이익을

한다. 제공한다는 입장

Page 12: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12 -

b. 렌스키는 종합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좌, 우 양자를 실용적인 방식으로 조합, 응합을 주

장한다. 사회가 가지는 일정부분의 불평등은 인정하지만, 권력에 대한 차별적 접근 기회가

결국 물질적 차별을 초래하여, 결국 권력과 특권이 대부분의 위세를 결정한다는 입장을 취

한다.

③Poulantzas

a. 풀란차스는 교조적 마르크스주의와 달리, 사회분석에 있어서 사회 속에 있는 많은 다양

한 힘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마르크스주의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사회 여러 과정을 설명하는데 다양한 다른 통찰들도 효용이 있다는 것을 강

조한다.

b. 계급, 자본주의국가, 그리고 사회불평등을 연구하는 데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그 밖의 다

른 여러 논제들에 대한 전통적인 마르크스주의 논법을 보완하고 재조정하고자 시도한다.

④Oric Wright

a. 풀란차스보다 더 명확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불평등의 연구에 있어서, 계급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성, 인종의 요소들까지 포괄하여 해석하는 시도를 하 다.

b. 라이트의 분석은 또한 마르크스의 기본적인 가정을 부정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노

동자들의 기본관심사 속에 사회주의의 장래가 꼭 있을 거라는 확신에 대해서는 회의를 품고

있다. 즉, 라이트의 분석은 상당히 유동적이며, 융통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마르크스주의자들은 라이트의 이론에 회의와 의문을 던지지만, 비마르크스주의 이론가들에

게는 이런 분석적 접근방법이 주요 강점으로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⑤Parkin

a.계급과 구별되고 계급구조 그 자체와 무관하게 지속되는 착취의 무수한 다른 토대들이 존

재한다고 주장한다. 착취의 이러한 다른 형태들은, 사회에 따라 중요성에 있어서 서로 차

이가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도 전형적으로 인종, 민족, 성 그리고 종교등을 포함한 일련의

사회적 기준들을 포함한다.

b. 구조화된 불평등을 의미하는 모든 표현들을 본질적으로 베버주의적인 하나의 개념틀을

사용하여 검토할 수 있고, 또한 당연히 그렇게 해야한다고 결론짓고 있다.

⑥Giddens

a.기든스의 가장 주목되는 기여는 마르크스, 베버 및 그 밖의 다른 고전적 이론가드에 대한

그의 통찰력 있는 분석에 있다. 그는 마르크스와 베버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동시에 그들에

게 일부 빚을 지기도 하지만 그들을 뛰어넘으려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있다.

b.기든스는 마르크스에게서 대부분 발전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몇 가지 사항들, 특히 계급

과 권력이 갖는 다원주의적 성격, 현대 지배체계에서 관료제가 가지는 중요성, 그리고 선진

사회에서 법적 권력과 억압적 권력의 중심인 국가의 역할을 다루고자 한 베버의 최초시도에

Page 13: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13 -

동의한다.

c. 현존하는 전망들을 확대하고 재조정하려는 기든스의 노력의 결과 중의 하나는 사회적 과

정의 분석을 위한 그의 특유한 ‘구조화’ 접근방법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Page 14: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14 -

4.한국의 계급과 불평등의 역사

한국의 불평등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을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유는

불평등이 명확하게 구분하기 힘든 추상적인 의미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불평

등을 이야기하면 경제적 불평등을 첫 번째로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불평등은 사회복지의

전반, 즉 전체를 꿰뚫는 목표를 형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불평등은 빈곤에 비해

훨씬 더 포괄적인 역이며, 규범 차원을 넘어 그 사회의 이념과 지향을 형성하는 논의의

역이라 할 수 있다.15)

이러한 이유로 불평등의 역사를 한 가지 흐름으로 정리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며, 그런 연유

로 불평등을 가장 잘 표현하는 계급의 역사로 한국사회의 불평등을 이야기하는 것이 조금

쉬운 방법일 것이며, 명확하게 이해될 수도 있을 것이다. 20세기 동안 진행된 단절적인 사

회변화와 국가 주도형 산업화의 결과로 나타난 계급관계와 신분질서의 변동과정을 분석하고

자 한다. 시대구분을 하여 살펴보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며, 구분은 다음과 같다.

-조선 후기와 일제시대의 계급구조와 신분질서의 변화

-미군정과 한국전쟁, 토지개혁으로 인한 계급질서의 변화

-1960년대 이후 국가주도형 산업화를 통해 형성된 권위주의적 자본주의에서의 변화

-1980년대 후반 냉전체제가 해체되면서 두드러진 세계화가 계급질서에 미치는 향

1)조선 후기와 일제시대의 계급구조와 신분질서의 변화

-조선사회는 양반과 농민 사이의 관계는 경제적인 착취관계를 바탕으로 한 계급관계 다.

즉, 계급질서와 신분질서과 완벽하게 일치되는 사회 다.

-조선말 노비수의 저하로 양반계급의 경제적 지배력은 저하되고, 경제력이 큰 양민들이 형

성되면서, 양반들의 상대적 위치는 하락했다.

-일본의 식민지 형태로 나타난 근대사회로의 이행과정은 조선사회의 계급구조와 신분질서

의 재편을 수반했다. 정치적인 이유는 한일합방에 의해 유교로 대표되던 왕조가 무너지면서

지배계급의 동요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이유는 근대적 토지제도의 확립으로 관습

적 소유권-경작권이 부정되면서 소작농의 지위가 하락되고, 지주들의 지위는 확고해졌다는

것이다.

-소작농과 지주와의 관계 악화로 인해 소작쟁의는 더 급진적인 형태를 변화 고, 농민운동

은 민족적인 모습에서 점차 계급적인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1930년대부터 중화학 공업이 촉진되면서 공업노동자 수는 늘어나, 1933-38년까지 5년

사이에 18만 2771명으로 3배나 늘어났고, 산업별 인구구성에서 광공업 종사자의 비율도

15)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빈곤과 불평등의 동향 및 요인분석, 2005.

Page 15: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15 -

1917년 1.8%에서 1925년 2.9%, 1930년 6.1%, 1940년 6.9%로 크게 증가했다.16)

-공업노동자들이 늘어나면서 공장노동자 계급이 형성되었고, 조직적인 노동운동은 제조업과

합법적인 정치공간의 확대 속에서 청년운동이 노동계로 확산되면서 시작되었다.

-토지를 매개로 하는 착취관계가 시장관계와 근대적인 법체계에 의해서 더욱 강화되면서

봉건적 계급질서는 강화되고, 대부분의 양반계급은 몰락하 으며, 공업화가 이루어지면서

토지 대신에 산업자본을 매개로 하는 근대적인 자본가계급과 노동계급이 등장하기 시작했

다.

2)미군정과 한국전쟁, 토지개혁으로 인한 계급질서의 변화

-미군정기는 바로 세계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던 경제, 정치적 국제질서의 재편과정

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미국은 남한지역에 대한 독점적인 통제를 통해 동아시아지역의

지배를 확고하게 다지게 된다.

-일제 지배의 종식으로 나타난 커다란 계급의 변화는 인구이동에 따른 것이었다. 일본의 패

전으로 일본인이 귀국하면서, 자본가, 기술자, 지주, 식민지 관료, 경찰, 군인 등 지배집단을

구성하고 있던 구성원의 숫자는 대폭 줄고, 미군정에 의해서 제국주의 시대에 통치를 담당

한 한국인 관료와 지배층이 온존하게 되었다. 또한 월남한 북한 도시지역의 지배계급이 대

거 늘어나면서 양적은 증가를 보이게 된다.

-다른 한편 피지배계급도 인적구성의 큰 변화를 보여주었다. 일제시대때 외국으로 끌려간

사람들이 대거 귀국하면서,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인구변화가 생기고, 이들이 도시

노동자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일본인들의 귀국으로 해방 직후 제조업 분야의 기업 수가 9233개에서 5249개로 줄어들게

되고, 이에 따라 공장 노동자 수도 30만명에서 12만명 2000명으로 크게 줄어든다.17) 즉,

미군정기 제조업은 일제시대보다 더 위축되었기 때문에 근대 산업자본주의 사회에서 나타나

는 계급관계도 더 이상 크게 진전되지 못한다.

-전체적으로 미군정기 한국사회는 일제시대에 더욱 심화된 지주-소작관계에 기초한 반봉건

적인 경제체제를 주축으로 하고, 일제시대에 발전되었으나 파탄 상태에 이른 산업자본주의

부문이 공존하는 위기의 사회 다.

-1950년대 한국전쟁과 토지개혁으로 인해 봉건적인 지주-소작의 계급질서는 완전히 해체

되었고, 전쟁으로 인한 인명피해, 북한으로 부터의 인구이동으로 인해 계급 구성상의 변화

가 있었다.

16) 신광 , 한국의 계급과 불평등, 2004.

17) 신광 , 미군정기의 계급과 계층, 1999.

Page 16: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16 -

-생산시설의 파괴와 토지개혁으로 자본가, 지주들의 위치는 급락하 으나, 경기 침체, 정치

적 불안정으로 자본주의적 계급관계가 형성되지는 못하 다. 하지만 토지개혁으로 소규모

자 농이 늘어나기는 하 다.

3)1960년대 이후 국가주도형 산업화를 통해 형성된 권위주의적 자본주의에서의 변화

-근대 한국 사회의 계급구조의 변화는 권위주의적 산업자본주의체제의 형성과 더불어 본격

화되었다.

-국가주도형 산업화로 인해 농촌의 소규모 자작농들이 도시로 이주해 노동자계급을 형성하

고, 수출 등으로 인해 자본가계급도 공고해져, 근대적인 산업자본주의의 계급관계가 형성

되었다.

-특히 1974년 중화학 공업으로 인해 한국의 산업구조는 크게 변하여, 농림어업의 종사자가

줄고, 공업,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비율이 늘어났다. 이것은 계급구성의 변화가 아니라 산업

구조에 따른 계급구조의 변화 던 것이다.(농민의 임금노동자로의 전환, 산업구조 변화에 따

른 노동자의 양적 확대, 전문직이나 중간 관지자 등 중간계급의 확대)

-양적인 확대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하여 노동운동이 약화되어 계급간의 갈등

이 바로 촉발된 것은 아니었다. 1980년대 후반까지는 산발적이었으며 조직적이거나 지속적

이지는 못했다.

-1980년대 후반 민주화와 더불어 노동운동이 제자리를 잡아가며 조직화 되었으며, 1995년

민주노총이 설립되면서 독자적인 흐름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1970년대 까지는 기업과 국

가가 공생의 관계 으나 군부독재가 끝나면서 갈등관계를 형성하게 되었다는 것도 자본노동

계급질서에 향을 끼쳤다.

-국가주도형 산업화를 통해 나타난 또 하나의 새로운 현상은 거주 지역에 따라 신분계급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중산층 거주 집단에서 이런 현상은 두드러졌으며, 이와 동시에

중앙-지방의 차이와 구분도 심해지는 양상을 보 다. 원인은 군부독재 시대에 이루어진 장

기간의 중앙집권적 행정 때문이다.

4)1980년대 후반 냉전체제가 해체되면서 두드러진 세계화가 계급질서에 미치는 향

-1990년도에 들어오면서 냉전체제가 붕괴되고,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전지구화가 가속

화되고 있다. 우루과이 라운드(UR)체제와 세계무역기구(WTO)의 등장으로 초국적 자본가계

급으로 인해 해외자본의 국내 유입이 늘면서 한국의 자본가, 노동자 계급의 구도와 양상도

많이 달라졌으며, 한국의 노동자, 농민의 경제적 복지도 향을 받게 되었다.

-시장개방으로 인한 초국가 기업의 자본유입으로 국민구가 내에서 형성된 계급의 틀은 약

화되었고, 정치적 차원의 계급관계와 경제적 차원의 계급관계과 불일치하는 현상이 발생하

Page 17: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17 -

고 있다.

-선진국의 탈산업화, 개발도상국 및 후진국의 공업화, 산업화가 진행되고, 동시에 국제 금융

자본의 유입이 활발해지면서, 개별정부의 통제력은 약화되고 그런 이유로 전지구적인 실업

(unemployment), 저고용(underemployment) 상태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계급을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해석하기 힘들어 졌으며 계급간의 불평등 또한 모호해지고 있다.

-특히 국제 분업이 도래하면서 노동력의 국제적 이동이 많아지고, 한국도 이런 점에서 예외

는 아니다. 1980년대부터 꾸준히 외국인 노동자가 진출하면서 국내 노동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이들이 한국 사회의 계급구조에 지대한 변화를 주고 있다.

-21세기 말 한국사회의 계급역학은 국내의 계급관계 뿐만 아니라 국제적 계급관계에 향

을 받게 되었다. 이런 변화는 전지구적 자본주의의 등장과 계급관계의 질적인 전환을 보여

주는 변화인 동시에 한국 노동계급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새로운 모색을 강요하는 거시적인

변화인 것이다.

Page 18: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18 -

5. 현재 한국사회의 불평등의 모습들

1)한국 사회에서 가족과 경제 사회적 불평등

-사회 불평등 연구에서 사회적 제도로서 가족이 차지하는 역할은 매우 중요하게 취급되어

왔으며, 개인의 사회경제적 성위에 미치는 향력이 중대함은 지금까지 수많은 연구들에서

경험적으로 증명되어왔다.

-사회적 교환이론에 의하면, 한 사회의 기회구조는 경제적 교환구조와 권위, 권력의 윈칙에

기초한 사회적 교환구조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적 교환과정을 지배하는 자원으로서 권위와 권력은, 개인의 생애 과정적 관점에서 볼

때 많은 부분이 출생해서 자라난 가족의 경제사회적 지위에 유인한다고 볼 수 있다.

-가족은 생산과 분배의 경제, 사회적 과정에서 기본 단위가 되는 사회적 결집체로서 그 안

에서 부모-자식 이라는 세대간의 핏줄을 통한 생물학적 재생산이 이루어지는 일차적 공동

체이다. 따라서 가족배경이라고 할 때는 부모-자식이 공유하는 가족의 문화적, 경제적, 심리

적 자원과 관계를 총칭하게 되며, 가족배경은 사회계층화 연구에서 불평등의 재생산을 설명

하는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

①가족과 경제적 불평등의 차원

-경제활동의 단위로서 가족은 소득, 소비, 물질적 부에서 차이가 있으며, 이러한 차이는 경

제적 불평등의 구조를 이루게 된다. 소득과 소비가 흐름의 측면이라면 물질적 부는 축척의

측면에서의 경제적 불평등을 보여준다.

-물질적 부의 소유형태가 과거처럼 토지, 건물 등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주

식, 채권 등 유가증권의 형태로 다양화된 현대 금융자보주회에서는, 물질적 부의 소유분포

가 보다 일반화되고 있기 때문에 가족의 경제적 자원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경우에 물질적

부는 일반성이 더 중요해져가고 있다.

②가족간 경제적 불평등의 분포

<표 5> (단위: %)

소득분위 1 2 3 4 5 6 7 8 9 10

소득점유율 0.7 2.6 4.3 6.0 7.3 8.8 10.6 12.6 15.8 31.3

누적점유율 0.7 3.3 7.6 13.6 20.9 29.7 40.3 52.9 68.7 100.0

-위의 표는 우리나라 도시 가구의 소득 10분위별 소득점유율 및 누적 점유율 분포를 한국

노동패널 가구조사자료(KLIPS, 2002)18)에 기초해서 분석한 자료이다. 자료에 따르면 소득

계층 하위 20%의 가구가 점유하는 소득비율이 3.3%에 지나지 않고, 반면 상위 20%가 점

유하는 소득의 비율은 약 47%에 이르러 15배 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

18)KLIPS, 제 5차 한국노동패널 조사자료, 2002.

Page 19: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19 -

-특히 상위 10%가 단독으로 점유하는 소득비율만도 30%를 넘고 있어서 지배력이 한 계층

에 과다하게 집중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족의 물질적 부를 나타내줄 수 있는 자산의 소유 유무와 분포를 알아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자산은 크게 부동산 자산과 금융자산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금융자산의 소유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조사가구 중 금융자산을 조금이라도 소유하고 있는

가구는 약 65% 정도에 이르고 있다. 이는 약 35%의 가구는 은행 예금을 포함하여 어떤 금

융자산도 소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유규모를 살펴보면 전체 가구의 약 9.0%

가 5000만 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6> 소득계층에 따른 금융자산의 소유 여부 및 소유규모의 분포 (단위: %)

금융자산 분포소득계층(월)

100만원 미만 100-200만원 200-300만원 300만원 이상

자산없음 55.4 35.5 24.4 16.6

1천만 원 미만 31.7 35.8 30.1 17.5

1-5천만 원 미만 10.3 24.1 37.4 42.2

5천만-1억 원 미만 1.6 2.9 6.5 15.3

1억원 이상 1.0 1.6 1.7 8.5

-위의 표19)는 가족의 소득수준에 따라 금융자산의 소유 여부 및 소유규모의 분포에서 뚜렷

하게 차이가 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자료에 의하면 고소득계층일수록 소유하고 있는

금융자산도 상당한 차이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향후 가족의 경제적 자원을 통한 불

평등 재생산 연구에서는 소득뿐만 아니라 반드시 자산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사회의 불평등 구조에서 교육을 통한 신분세습 정도에 못지않게 물질적 부(특히 부동

산이나 사업)의 직접적인 세대간 이전이나 계층 내 가족간 동질혼을 통한 사회경제적 계급

의 확대재생산 메커니즘도 중요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베버(Weber)의 다차원적인 관점으로 볼 때 가족은 경제적 계급, 사회적 지위, 정치적 권

력 차원에서 개인의 사회계층위치를 결정짓는 귀속적 요인의 총체로서 다양한 경로-경제적

자원, 문화적 자본, 정서적 연대 등-을 통해 부모-자녀 세대간의 신분세습을 낳는 통로이기

도 하다. 파킨(Pakin)이 지적한대로, 신분유지나 세습을 위한 가족의 노력은 물질적 부의 직

접이전, 교육에 대한 투자, 혹은 계층 내에서의 동질혼(Homogamy)을 통해 현실로 나타는

경향이 있다.20)

19) KLIPS , 제 5차 한국노동패널 조사자료, 2002.

20) 방하남 외, 현대 한국사회의 불평등, 2004.

Page 20: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20 -

2)교육과 불평등

-교육 문제는 불평등 연구에서 중심적 관심사가 되어 왔다. 왜냐하면 거의 대부분의 산업사

회에서는 교육이 노동시장에서의 직업과 소득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교육은 또한 사회불평등에서 이중적인 지위를 가진다. 교육은 부모의 사회계층에 일정하게

향을 받으면서 획득되는 성취지위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일단 획득된 학력은 새로운 신분

으로서 이후 노동시장에서 직업불평등, 소득불평등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학력성취에 있어서의 불평등과 학력에 따른 불평등, 즉 노동시장 결과물로서의 직업과 임금

의 불평등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한국의 경우 경제발전에 따라 고등학교 진학률, 대학 진학율은 거의 세계 최고의 수준이지

만, 다른 한편으로 치열한 입시경쟁, 막대한 사교육비 지출, 명문학군지역 부동산 폭등, 조

기유학 열풍 같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계층에 따른 학력성위의 불평등이 새로운 형태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

-한국 사회의 학력 간 임금격차는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노동시장이

성별 학력별로 단층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의견도 있으며, 노동생산성 측정과 감독이 곤란한

상태에서 생산성을 올리기 위한 효율성 임금의 일환으로 임금이 학력에 따라 표준화 되어

있기 때문이라도 주장도 있다. 또한 학력별 생산성의 차이를 반 한 결과라는 주장과 노동

시장에서의 구조적 특징이 반 된 결과라는 상반된 주장도 존재한다.

①한국의 고등교육 확대와 교육불평등 실태

-한국의 중학교진학률은 이미 1980년에 95.8%에 도달했고, 고등학교 진학률도 1976년

75.5%에서 2000년에는 99.5%로 급성장했다. 그리고 대학 진학률은 68%로 OECD 국가 중

에서도 최고수준이다.21)

-실업계 고등학교의 대학진학률이 일반계에 비하여 현저하게 낮으며,<표 7>에 잘 나타난

대로, 일반적으로 실업계 고교 학생들의 사회경제적 계층분포가 일반계에 비하여 평균적으

로 낮은 사실을 고려할 때, 대학진학에 앞서 고등학교로의 계열이행단계에서 출신사회계층

에 따른 1차적인 '선별(selection)' 혹은 '거르기(screening)'가 이루어진다고 보아야 할 것

이다.22)

-그림 1은 200년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조사원 3차년도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이용하여, 현재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층을 분석대상으로 하 으며 2476명이 최종분석표본이 되었다.

21) 방하남 외. 현대 한국사회의 불평등. 2004.

22) 방하남, 김기헌. 기회와 불평등:고등교육 기회에 있어서 사회계층간 불평등의 분석, 한국사회학

제 36집 4호 (2002), pp 193-222.

Page 21: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21 -

<표 7> 출신 사회계층별 고등학교 계열분표23)

<그림 1> 학교 이행 경로 및 사례 수24)

23) 방하남, 김기헌. 기회와 불평등:고등교육 기회에 있어서 사회계층간 불평등의 분석, 한국사회학

제 36집 4호 (2002), pp 193-222

24) 방하남, 김기헌. 기회와 불평등:고등교육 기회에 있어서 사회계층간 불평등의 분석, 한국사회학

제 36집 4호 (2002), pp 193-222

Page 22: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22 -

-<표 8>는 출신가족의 사회경제적 계층에 따른 대학진학여부 및 진학경로별 분포의 차이를

보여준다. 표에 제시된 자료에 의하면 부(모)의 교육수준, 직업지위, 가구소득 계층이 하층

에서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고등교육으로의 진학하는 비율이 선형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표 8> 고등학교 졸업 후 출신 사회계층별 미진학, 대학(전문대, 대학교) 진학 분포25)

-대학과 학과별로 입학생의 평균 수능성적에 따라 대학(학과)을 상, 중, 하로 구분한 다음,

대학의 수능서열에 미치는 가족배경의 향을 파악해보았다. 이에 의하면 향을 끼치는 가

장 뚜렸한 변수는 출신고등학교의 계열(일반고, 실업고)과 소재지, 부의 학력으로 나타났다.

일반고 출신일수록 수능서열 상위권 대학(학과)에 진학할 확률이 높다는 것은, 고등학교 ,단

계에서 이미 부모의 사회 계층에 따라서 일차적으로 고등학교 진학 시 배제, 선별 되었던

실업계 학생들이 대학진학단계에서 다시 선별되어진다는 것이다. 그 결과분석은 아래 <표

9>를 참조하면 된다.

<표 10>에 의하면 중학교 성적과 지능지수를 통제한 상태에서 과외비용을 많이 지출한 학

생일수록, 부교재를 구입하는 데 많은 비용을 사용한 학생일수록, 부모의 거주지가 도시지

역인 학생일수록 모의고사 성적이 높게 나타났다. 다시 말해서 사교육비는 고등학생들의 모

의고사 점수에 매우 유의미한 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5) 방하남, 김기헌. 기회와 불평등:고등교육 기회에 있어서 사회계층간 불평등의 분석, 한국사회학

제 36집 4호 (2002), pp 193-222

Page 23: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23 -

<표 9> 대학(학교) 수능서열 결정요인에 대한 서열 로짓 분석 결과26)

<표 10> 모의고사 성적에 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회귀분석27)

독립변수 회귀계수 Beta t sig

중학성적 21.653 .377 10.186 .000

지능지수 1.311 .282 7.189 .000

부교재 비용 .51 .217 5.815 .000

과외 비용 .093 .222 6.428 .000

부모거주지 16.000 .298 7.826 .000

아버지 교육 1.119 .058 .947 .344

어머니 교육 1.171 .050 .877 .381

가족소득 1.051 .040 .927 .355

아버지 직업 2.537 .078 1.728 .085

상수 66.066 6.451 .000

R2 .646

N 313

26) 방하남 외, 현대 한국사회의 불평등. 2004.

27) 박재규. 사교육과 교육불평등 심화에 관한 연구, 사회정책논쟁. 12(1), 2001.

Page 24: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24 -

②학력별 임금 불평등

-교육불평등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교육이 노동시장에서의 직업획득과 소득결정에 가장 중

요한 수단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력에 따라 임금격차가 발생하지만 반대로 학력별

임금격차의 규모와 시계열적 추세가 학력성취를 둘러싼 경쟁에 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림 2>은 학력간 임금격차를 연도별로 보여주고 있다. 다른 학력간 차이보다는 고졸자

와 대졸자의 격차가 현저하며, 고졸학력의 임금지수를 100으로 보았을 때, 중졸이하는

82.6, 전문대졸은 108.5, 대졸이상은 149.4로 나타났다. 특히 중졸과 고졸간 격차는 17.4,

고졸과 전문대졸간에는 8.54에 불과하나 고졸과 대졸간에는 49.4로 임금격차가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그림 2> 학력별 임금격차 추이28)

-1981년에 사무직 평균 임금을 100으로 하 을 때 주로 고학력자가 종사하는 행정관리직

225.8, 기술직 141.5인 반면에 저학력자가 종사하는 판매직 59.0, 서비스직 61.5, 농림수산

직 72.4 다. 2002년에는 고학력자가 종사하는 고위임원직 및 관리자 177.6인 반면 저학력

자가 종사하는 판매직 77.1, 생산 및 단순노무직 59.1로 학력간 약간 줄어드는 경향도 있으

나 최고 임금직과 단순노무직과는 약 3배 이상의 차이가 나고 있는 실정이다. 자세한 사항

은 <표 11>을 참조하면 된다.

28) 한종희 외, 한국사회의 불평등 구조분석 및 시정방안, 2004.

Page 25: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25 -

<표 11> 직종별 평균 임금격차29)

-특히 <표 12>에서 보면 건설업에서 중졸이하의 학력자가 대졸자 다음으로 임금수준이 높

은 것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이는 고졸자나 전문대졸 학력소지자보다 더 숙련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졸자의 임금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는 고학력을 우대

해주는 사회적 관행에 기인한다고도 볼 수 있다. 한국사회에서 학력, 특히 고학력은 곧 개

인의 능력이나 업적 그 자체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 사회적 현실인 셈이다.

-<그림 3>를 보면 고졸자와 대졸자의 임금격차가 1년 미만에서는 37.5만원이던 것이 10년

이상이 되면 67.5만원으로 벌어지고 있다. 또한 대졸 경력 1년 미만과 고졸경력 3-4년이

14.3만원의 격차를 보이고, 대졸 5-9년이 고졸 10년에 비해 24.9만원의 격차를 보인다. 때

문에 고졸과 대졸의 임금격차는 동일경력과 동일연령에서도 상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학력간 평균임금의 격차는 고학력자가 임금구조면에서 어느 정도 유리한 위치에 있

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학력별 임금격차는 특히 연령이 증가할수록 심화되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또 그는 한국의

기본급은 근속에 따라 임금이 증가하는 연공급이라기 보다는 남녀, 학력 직종에 따른 차별

이 기본급 체계 내에 구조화 되어 있다는 점이다.30)

29) 한종희 외, 한국사회의 불평등 구조분석 및 시정방안, 2004.

30) 신원철,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과 임금 소득 불평등, 노동사회 2005년 3월

Page 26: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26 -

<표 12> 산업별 학력별 임금의 격차 추이31)

<그림 3> 경력 연수별 임금차이32)

31) 한종희 외, 한국사회의 불평등 구조분석 및 시정방안, 2004.

32) 한종희 외, 한국사회의 불평등 구조분석 및 시정방안, 2004.

Page 27: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27 -

-살펴본 현황을 통해서 발견된 학력차별의 일반적 특성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노동시장에서 학력에 따른 차별문제도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고착되어있다. 학력에 따른 직

종과 산업의 선택기회가 제한되어 있으며, 학력간의 임금차별 역시 마찬가지이다. 학력에

따른 임금의 높낮이도 뚜렷하며, 고졸 노동시장과 대졸 노동시장이 능력에 관계없이 명확하

게 구분되어 지는 특징도 보여진다.

3)성과 불평등

-어느 사회이건 남녀의 사회적 지위에서 완전한 평등이 실현된 사회는 찾아볼 수 없다. 대

체로 여성의 지위가 남성보다 낮아 여러 가지 면에서 성적인 차별을 받아 온 것이 사실이

다. 성차별은 일반적으로 역사적, 사회문화적, 법적, 제도적, 인간관계 등에서 특정한 성 때

문에 당하는 부당한 대우와 억압을 뜻하는 용어이다.

-남성과 여성의 관계에 대한 전통적인 입장은 첫째, 여성과 남성은 근본적으로 다르며, 둘

째, 여성보다 남성이 더 우수하고 여성은 남성에 비해 열등하다는 두 가지 전제로 함축된

다. 즉 성역활에 대한 관념은 남녀의 생리, 해부학적 차이에 근거하고, 기질, 성격, 능력의

차이를 상정해서 권리, 특권, 노동, 의무 등을 분리시키는 내용이다.

-성차별에 관한 내용은 방대하고 분야도 다양하여 이 글에서는 현실적으로 가장 대두되고

중요한 여성의 고용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고용의 불

평등의 정의를 알아보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일 것이다. 고용의 불평등이란 고용평등법에서

주지하듯이 차별에 대하여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성별, 혼인 또한 가족상의 위치, 임신 등의

사유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채용 또는 근로의 조건을 달리하거나 기타 불이익한 조치를 취

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지난 수십 년간 여성의 경제 참여 활동율은 크게 증가되어 왔다. 남녀고용

평등법 등의 제정으로 사회 각 분야에 다수의 여성들이 진출하 고, 성차별도 줄어드는 양

상을 보 다. 그러나 1997년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여성들이 해고 1순위가 되는 등 여성의

경제참여 활동율은 다시 1990년도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이전에 여성이 처한 조건, 즉 교육기회의 평등이나 가족 내부의 역할

과 같은 시장 외적 불평등 문제까지 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서 다른 어떤 불평

등의 문제보다 차이와 차별의 경계가 모호한 것이 사실이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가의 문제에서 고려해야할 중요한 두 가지는 고용기회와 고용의 질의

문제일 것이다. 노동시장에서 여성에게 취업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게 주어지는 현실에 대

한 고려가 있어야 할 것이며, 고용의 질에서 성별임금격차, 비정규직, 고용형태와 직종의 문

제도 반드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고용기회의 문제에서는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의 문제와 고학력 여성의 저조한 경제참

여를 지적할 수 있으며, 고용의 질에 관해서는 고용형태상 비정규직이 많은 점, 직종분리가

Page 28: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28 -

심하고 특히 관리직이나 전문직에 여성의 진출이 저조한 점, 결과적으로 여성과 남성 간에

아직 커다란 임금격차가 존재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①고용의 기회

-표<13>에서 보듯이 2000년 여성경제 활동인구는 1980년 5.412천명에 비해 66.3%가 증

가한 9000천 명으로 그동안 양적 측면에서 크게 성장하 다. 그러나 경제활동 참가율은

49.2%로, OECD평균61.3%보다 10% 이상 낮은 실정이다. 특히 23-34 연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두드러지게 낮은 편으로 남성 또는 선진국 여성과 달리 M자형으로서 경력단절현

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한국에서 이 시기의 여성들이 결혼, 출산, 육아 등의 이유로 노동시

장에서 퇴출되는 현상을 반 하고 있다.33)

<표 13> 성별 경제활동인구 추이34) (단위: 천 명, %)

-<표 14>를 보면 2002년 전체근로자 1,118만 명중 여성근로자는 39.0%인 3436만 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여성근로자의 산업별 분포를 보면 제조업이 944.235(8.4%), 음식숙박업

818,115명(7.3%), 도소매업 768,677(6.83%)에 종사하여 서비스 산업에 집중화 경향이 나

타나고 있다. 전통적인 남성직종인 광업, 전기, 그리고 건설엡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비율은

극히 미약하다. 35)

33) 노동부, 2000년 노동백서, 2001.

34)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연보, 1998-2004.

35) 한종희 외, 한국사회의 불평등 구조분석 및 시정방안, 2004

Page 29: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29 -

<표 14> 산업별 및 성별 근로자 수36)

-다양한 고용차별의 양태 중에서도 채용의 차별은 일을 할 기회 자체를 차단시키는 점에서

평등의 성취에 가장 치명적 향을 미친다. 고용평등법이 실행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고용상 채용과정에서 차별문제는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에도 차별 관행은 눈에 보이지

않게 여전하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여성구직자 10명 중 3명이 면접과정에서 성차별적인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37) 대표적인 질문으로는 ‘결혼하면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가?’, ‘밤샘작업을 할 수 있는가?’, ‘커피심부름을 할 수 있는가?’ 다.

-여성부 남녀차별개선위원회는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법 시행 5년 동안 접수된 남녀차별 시

정신청 995건을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남녀차별이 48.5%(483건),성희롱은 51.5%(512건)

을 차지하고 있다.38)

36) 한종희 외, 한국사회의 불평등 구조분석 및 시정방안, 2004.

37) 한종희 외, 한국사회의 불평등 구조분석 및 시정방안, 2004.

Page 30: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30 -

②고용의 질

-우리나라 여성의 고요의 질 측면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성별 임금격차와 여성의 비

정규직화이다. 임금의 성별차이는 매우 분명하며 이러한 차이는 학력을 통제하고 보아도 사

라지지 않는다. 여성대졸자와 남성대졸자의 임금 차이는 매우 크다는 것이다.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비정규직 비율이 높다는 것은 이들의 고

용이 불안하다는 젓을 의미하므로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이는 궁극적으로 성별 임금격차를

좁힐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여성은 남성에 비해 평균적으로 57% 수준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

다. 학력변수를 통제하고 보더라도 모든 학력수준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의 표에 나타나있다.

<표 15> 임금근로자의 성, 학력별 월 평균임금 39) (단위: 만 원 %)

남성 여성 전체 남성대비여성임금비

고졸자미만 95 60 77 63.2%

고졸자 127 75 107 59.0%

전문대졸자 139 91 116 65.5%

대졸자 196 126 127 64.3%

전체 138 79 115 57.2%

-여성 임금노동자의 고용형태 및 종사상의 지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임시직 근로자의 비

율이 정규직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점이다. 남성 임금 근로자의 40%가 비정규직인데 비

해 여성 임금근로자의 70% 이상이 비정규직이다.

-특히 1999년 이후 경기회복기에는 퇴출되었던 여성들이 노동시장으로 복귀하면서 경제활

동 참여를 높여왔는데 이 시기는 비정규직 고용이 급속히 증가한 시기이기도 하다. 40)

-<표 16,><표 17>을 보면 남성은 48%가 비정규직인데 비해서 여성은 73.2%가 비정규직

이다. 전체 임금근로자 중에서 여성은 약 40%를 차지하지만, 정규직 상용근로자 중에서 여

성의 비율은 25.7%에 불과하다. 여성임금근로자 중에서 비정규근로자의 비율이 높고, 비정

규근로자 중에서 여성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실이다.

-여성의 비정규직화 문제는 낮은 인적자본을 가진 여성이 주로 노동시장에 참여하기 때문

이라는 논리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대학을 나온 여성 임금근로자 중에서도 상용직으

로 일하고 있는 여성은 62%에 불과하다. 남성대졸자의 87%가 상용직인 것과 비교하면 여

성들은 구조적으로 차별적인 노동시장에 직면해 있다고 볼 수 있다.

38) 여성부, 2002년 여성백서, 2003.

39) 방하남 외, 현대 한국사회의 불평등, 2004.

40) 장지연, 호정화, 여성 미취업자의 취업의사와 실업탈출과정: 미취업기간 탈출률 성별비교를 중심

으로, 한국사회학 제 35집 4호, 2001.

Page 31: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31 -

<표 16> 성, 고용형태별 근로자 규모 41) (단위: 천 명)

남성 여성 전체

임금근로전체 7,773 5,023 12,975

정규상용 정규상용 4,006 1,387 5,393

한시고용장기임시 2,219 2,780 4,999

계약근로 1,325 953 2,278

시간제고용 시간제 316 702 1,019

<표 17> 우리나라의 성, 학력별 고용형태 42) (단위: 천 명)

남성

고졸자 미만 고졸자 전문대졸자 대졸자 이상

상용직 485 2,009 469 1,660

임시직 564 1,084 147 223

일용직 570 506 20 35

전체 1,619 3,599 637 1,918

여성

고졸자 미만 고졸자 전문대졸자 대졸자 이상

상용직 255 597 304 450

임시직 817 1,140 211 252

일용직 651 447 47 30

전체 1,723 2,184 562 733

4)장애로 인한 불평등

-장애인에 대한 정의는 단순하지 않다. 자애인과 관계되는 대표적 법률은 장애인복지법과

장애인고용촉진등에 관한 법률이 있는데 이를 통해 그 정의를 살펴볼 수 있다.

장애인복지법 제2조에서는 “장애인은 신체적, 정신적 장애로 인하여 장기간에 걸쳐 일상생

활 및 사회생활에 상당히 제약을 받는 자”로 정의하고 있다(장애인복지법 제 2조).

-한국사회에서 장애로 인한 불평등문제는 장애인에 대한 고용시 차별이 핵심 쟁점사항이

다.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제 4조는 사업주는 근로자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채

용, 승진, 전보 및 교육훈련 등 인사관리상에 차별대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장애

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 제4조).

-<표 18>을 살펴보면 2001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장애인 출현율은

1995년의 2.34%에서 0.74%가 증가한 3.07이며 장애인구는 약 40여 만명이 증가한

1,449,496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1990년과 1995년 사이에 장애인구 증가율은 연간 2% 미

만이었으나 1996년 2.5%, 1998년 4.2%로 그 증가율이 높아지기 시작하여 2000년 사이에

는 6.6%로 급상승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43)

41) 방하남 외, 현대 한국사회의 불평등, 2004.

42) 방하남 외, 현대 한국사회의 불평등, 2004.

Page 32: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32 -

<표 18> 장애인구와 장애인 출현율의 추이44)

-장애인이 삶을 위하는데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경제활동이다. 우리나라 15세 이상 장

애인구는(경제활동가능인구)는 2000년 기준으로 1,322천명이다. 이 중에서 47.8%가 취업

및 구직활동과 같은 경제활동에 참가하고 있으며 취업자 비중은 34.2%에 불과하다. 전체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 60.7%, 취업자 비중 58.3%에 비해 각각 12.9%, 24.1%나 매우 낮

은 형편이다. <표 19>를 보면 자세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장애인 취업구조를 보면 임금 근로자의 비중이 현저하게 낮은 형편이고, 자 업에 종사하

는 비중이 매우 높다. 장애인 취업자의 고용형태를 보면, 자 업자 40.2%, 상용근로자

25.0%, 일용근로자 15.8%이다. 이런 양상은 장애인의 경제활동에서 다양한 차별요소가 적

용하여 장애인의 임금근로자로 채용할 기회가 제한된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다.45)

43)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장애인 실태조사, 1995, 2000.

44)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장애인 실태조사, 1995, 2000.

45) 황수경 외, 장애인 고용차별금지개선에 관한 연구, 한국노동연구원, 2003.

Page 33: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33 -

<표 19> 장애인 경제 활동상태46)

<표 20> 취업자의 종사상 지위47)

-직업분포를 놓고 볼 때도 농어업직 근로자와 단순노무직에 치중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나

마 서비스, 판매직이 21.0%, 기능직이 11.4%를 차지하고 있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전체적

으로 볼때 일반근로자에 비해 단순노무직의 비중이 매우 큰 반면, 사무직과 장치 및 기계조

작직의 비중이 낮으며, 전문직이나 준전문직의 비중에서는 그렇게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다. 자세한 사항은 <표 21>에 잘 나타나 있다.

-장애인의 고용차별의 유형은 의도적 고용차별과 결과적 고용차별로 구별되며, 차별시기를

중심으로 진입전 차별과 노동시장에서의 차별로 구분된다.48) 의도적 고용차별이란 고용주가

장애를 이류로 고용기회를 의도적으로 부정하는 것이고, 결과적 차별은 특정 근로자 집단에

대하여 차별적 결과를 가져오는 고용기반 내지 제도가 사용자의 차별적 의도와는 상관없이

행하여지는 것이다.

-장애인의 노동시장에서 차별실태는 모집 및 채용, 퇴직, 해고, 직무배치, 임금 등에서 나타

나고 있다. 2003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455개 업체의 인터넷 구인광고를 분석한

결과 427곳(93.8%)이 채용 과정에서 장애인을 차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46)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노동패널조사 제 4차 자료

47)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장애인 실태조사, 2001.

48) 나운환 외, 장애인 고용차별에 관한 연구, 한국행정학보 37(2):335-377, 2003.

Page 34: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34 -

<표 21> 장애인의 직업분포49)

-장애인 51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82.4%가 입사시험에서 적절한 배려조치 없

어 불이익을 경험했다고 답변하고 있다. 이와 함께 22개 업체의 인사규정에 대한 조사에서

는 79.1%(19개사)가 신체 기능 및 정신상 장애를 이유로 해고나 직권 면직, 퇴직을 시키도

록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50)

-장애인의 고용차별문제는 대기업일수록 그 정도가 심각하다. 재정이 튼튼한 대기업일수록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고, 부담금납부가 유리하다는 인식하에 부담금납부를 선호하고 있다.

삼성, 현대, 엘지, 에스케이 등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평균 0.35%로 장애인 의무고용대

상기업의 평균고용률 0.95%의 1/3 수준이다.

<표 22> 장애인 고용현황51)

49)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장애인 실태조사, 2000.

50) 국가인권위원회, 2004.

51) 노동부, 장애인 고용현황, 2003.

Page 35: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35 -

-위의 장애인 고용현황 자료를 보면, 장애인 고용의무제도에 의해 고용되어 있는 장애인은

총 27,429으로 전체 고용률은 1.18%이며, 2001년 대비 1.255명 증가에 머물렀다. 장애인

고용 상황은 소폭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으며 여전히 의무고용률 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

다.

5)지역에 의한 불평등-1990년대를 중심으로

-전통적으로 경제와 행정의 중심지 던 서울지역으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서울집중화 현상

이 나타났고, 부산이나 대구 등 6대 광역시에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할 정도로 도시와 농

촌 사이의 불평등이 심화되었다.

-울산, 포항, 구미, 창원 등 고업도시가 많은 남지역은 1970년대 이후 중화학공업화 과정

에서 대표적인 생산지역으로 성장했으나, 호남, 강원도 지역은 이러한 산업화 과정에서 소

외됨으로써 계속 낙후된 지역으로 남아있었다.

-1990년대는 한국사회의 지역발전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먼저, 1990년대는 정부

가 지역발전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도입한 시기이다. 1990년에 공장배치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전 국토의 균형발전을 추진했고, 1994년에 수도권정비계

획법을 통해 공장총량제와 과밀부담금제도를 도입했다.52) 이러한 제도들은 수도권으로의 기

업집중을 억제하고 지역별 균형발전을 추진하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1990년대는 기존의 중공업 중심에서 벗어나 금융, 재벌, 공공부분에서 구조조정정책을 시

행한 시기 다. 정보통신산업 등 이른바 지식정보산업의 발전이 전 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정부는 정보통신산업 과 지식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신경제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전환

하 다. 이런 흐름에서 정부의 지원이나 신규투자 유치에 실패한 지역은 경쟁력을 상실하여

낙후지역으로 변화할 것이며, 정부의 집중지원을 받는 지역은 신흥성장지역으로 변화할 것

이다.

①한국의 지역발전 격차

1960~1990년 동안 부산의 인구증가율은 14.3%인 반면, 수도권의 인구증가율은 44.3%를

기록했다.53) 이러한 수도권 입구집중 현상은 1990년대에도 지속되었으며, 2000년을 기준

으로 할 때, 서울의 인구는 전체 인구의 21.4%이며, 경기도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의 인구

는 46.3%를 차지한다.54) 서울 등 수도권의 면적이 전국토의 12%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

하면 수도권지역의 인구과밀화 현상을 쉽게 알 수 있다.

-1990년데에는 수도권 내부에서도 새로운 인구변동현상이 나타났다. 1990년에 24.4%를

차지했던 서울시 인구는 2000년을 들어서 21.4%로 감소했으나, 경기도의 경우 14.2%에서

52) 이시원, 수도권 집중의 실태와 정책적 대응의 변동과정, 경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편), 2002.

53) 이시원, 수도권 집중의 실태와 정책적 대응의 변동과정, 경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편), 2002.

54) 방하남 외, 현대 한국사회의 불평등, 2004.

Page 36: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36 -

19.5%로 증가했고, 인천도 증가추세를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은 경기도에서의 신도시건설과

지역경제성장에 따른 결과이다.

-비수도권지역에서의 1990년대 인구구조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00년을 기준으로

할 때, 경상남북도, 울산, 부산 등을 포함한 남권에는 전체 인구의 29%가 거주했으며, 이

러한 수치는 1990년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②산업활동의 지역불균형

인구구조의 지역적 격차는 출산율, 사회환경, 교육제도 등 매우 다양한 요인의 의해 설명되

어질 수 있으나 가장 기본적인 원인은 경제성장의 지역차별이다. 한국사회에서 지역 경제활

동의 차이는 이미 1980년대에 구조화 되었다. 서울은 1960년대 이후 주요 경제활동의 중

심지로서 지역총생산의 4분의 1 정도를 차지했고, 경기도와 인천은 같은 기간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한 비수도권지역 가운데 지역별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경상남도와 경상북도이며, 강원

도와 호남지역의 비중은 낮았고, 이 지역의 비중은 계속 감소했다.

<표 23> 지역 총생산액 비중55) (단위: %)

1985 1990 1995 2000

전국 100 100 100 100

서울 25.8 26.3 23.6 20.3

부산 8.2 7.8 6.7 5.8

대구 3.9 4.1 3.9 3.2

인천 4.3 4.9 5.0 4.2

광주 - 2.2 2.4 2.1

대전 - 2.4 2.2 2.1

울산 - - - 4.8

경기도 12.9 15.5 17.0 18.7

강원도 3.7 3.0 2.7 2.5

충북 3.4 2.9 3.3 3.5

충남 6.1 3.5 4.1 4.3

전북 4.1 3.5 3.6 3.2

전남 7.6 5.2 5.3 4.9

경북 7.4 6.8 6.7 6.3

경남 11.6 10.9 12.2 6.6

제주 0.9 1.0 1.0 0.9

③가구 소득의 지역격차

-통계청의 가구소득 조사자료에 의하면 1990년대에 평균 가구소득이 가장 높은 지경은 서

울이며, 서울과 다른 지역 주민들의 가구소득은 경제위기 이후에 더욱 확대 되었다.

-경제위기 전후의 가구소득 변화추이는 대구와 부산 등 전통적 경공업도시의 몰락과 경기

도의 활성화라는 경제활동의 지역적 차이를 반 한다. 1996년 까지만 해도 서울의

55) 방하남 외, 현대 한국사회의 불평등, 2004.

Page 37: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37 -

85-90% 수준에 있던 대구와 부산지역의 가구소득은 2000년에는 77-82%로 하락했고, 경

기도의 가구소득은 82%에서 90%로 증가하 다.

<표 24> 지역별 가구소득 비교 (1996~2000)56) (단위: 만 원)

지역 1996년 (서울=100) 2000년 (서울=100)

서울 100 100

부산 90.2 77.8

대구 85.1 82.1

인천 82.6 78.1

광주 86.7 80.9

대전 83.8 80.8

울산 - 96.7

경기도 81.9 90.3

강원도 78.3 76.1

충청북도 78.4 75.4

전라북도 80.7 71.2

전라남도 78.6 78.2

경상북도 72.5 84.1

경상남도 86.3 83.6

제주도 86.4 78.3

충청남도 88.8 74.2

전국 88.5 86.7

-한국사회에 뿌리 깊게 존재하는 지역발전격차는 1990년대 들어서도 크게 변화지 않았다.

경제위기 전에도 존재했던 수도권-비수도권의 격차 그리고 남권 산업도시와 기타 지역의

격차는 줄어들지 않았다. 서울과 경기도를 축으로 하는 수도권이 다른 지역보다 빠른 속도

로 지역경제의 위기를 극복함으로써 수도권-비수도권의 격차는 더욱 확대되었다.

-지역발전격차는 노동시장이나 소득수준의 지역별 차이를 낳았다. 해당 지역의 산업구조 및

경제회복 속도에 따라서 일자리창출 가능성이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으로 구분되었다. 호남

이나 강원도뿐만 아니라 전통적 대도시인 대구와 부산도 경제활동이 쇠퇴함에 따라 높은 실

업률을 기록하 다. 그러나 경기도 서울을 축으로 하는 수도권은 2000년에 들어서 경제활

동이 회복되고, 새로운 투자가 증가해서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었다.

56) 통계청 데이터베이스(KOSIS)

Page 38: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38 -

6.결론

불평등이란 어쩌면 인간이 이 지구상에 존재할 때부터 존재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니면

적어도 그때부터 씨앗이 뿌려져 시간과 더불어 점차 자라왔을 수도 있다. 단지 인간뿐만 아

니라 동물의 세계에서도 불평등은 존재한다. 우두머리가 있고, 그 우두머리는 암컷, 먹이의

서열에서 제일 앞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어쩌면 물과 공기처럼 불평등한 조건이나 상황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자, 필요악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수많은 학자들이 불평등(평등에 포함)에 대해서 연구 및 논의를 진행하 다.

그래서 다양한 이론적 논의가 있었고, 다양한 분야에 상존하는 불평등의 양상을 하나씩 세

상에 내놓았다. 때로는 시대와 공간에 따라 불평등의 정의가 달라지기도 했다. 또한 불평등

이라는 개념에 대한 진화는 지금도 멈추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미래에도 결코 인류에게, 아니 자연에서, 불평등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은

오지 않을 것이다. 물론 지구가 사라진다는 가정을 한다면 소멸이라는 점에서 완전 평등이

이루어지겠지만 적어도 그 전까지는 불평등은 존재할 것이다. 따라서 존재하는 것에 대한

모색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그것의 정체를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은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글의 대부분을 불평등의 정의와 이론적 내용, 그리고 한국 현대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불평등에 대해서 서술했다.

어떤 사람이던 일생에 한 번은 불평등을 겪게 될 것이고, 한 번쯤은 불평등에 대해서 이야

기 할 것이며, 최소한 한 번은 불평등에 관해서 골똘히 생각해 볼 것이다. 어찌보면 아주

난해한 학자들의 주제 같지만 보통의 사람들이 누구나가 현실에서 겪는 문제이고, 때로는

그것을 체험하기도 한다. 해결하기 힘들고, 정의하기 힘들지만 늘 우리 곁에 존재하는 문제

가 바로 불평등의 문제인 것이다.

물론 불평등이 완전히 제거된 세상은 도래하기 힘들지 모른다. 또한 완벽히 평등한 사회는

오히려 완벽하게 불평등한 세상보다 더 끔찍할지도 모른다. 존 F 케네디의 말처럼 인생은

그 자체가 불공정한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 세상에서 반드시 제거되

어야할 불평등이 있는 것은 누구나 다 인식하고 있다. 없어질 수는 없는 존재이고, 나름대

로 긍정적인 향을 끼치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의 개선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또

한 불평등인 것이다.

여성, 장애인 등 단지 자신이 결정할 수 없는 요소에 의해서 차별을 받고, 무시를 당한다면

이것은 결코 합리적일 수도, 긍정할 수도 없는 문제가 되는 것이다. 자기가 나온 학교, 출신

지역에 따라서 자신의 능력이 저평가 혹은 고평가 되는 것 또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선

택할 수 있는 기회 혹은 의사를 개입시킬 틈을 전혀 가지지 못하고 선택되어지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불평등은 적어도 변화, 개선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Page 39: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39 -

결국 인류가 지금까지의 발전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 혹은 지금처럼 다른 유기체와 어

울러서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선택할 수 없는 불평등’의 문제만큼은 조금이나마 바

뀌어야하고, 그 바꿈을 위해서 꾸준한 노력이 전지구적 차원에서, 혹은 일국의 차원에서, 혹

은 한 사회집단의 수준에서도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다.

동시에 의, 식, 주, 질병의 위험으로부터의 회피만큼은 적어도 개선되어야할 가장 중요한 불

평등이 아닐까 상정해본다. 먹지 못한다면, 거주할 곳이 없다면, 병에 걸려 죽어간다면, 과

연 인간이란 존재에게 무엇이 남을까? 물론 앞에서 언급한 사회의 다양한 불평등 또한 점차

적으로 개선되어야 하고, 분명 시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생존의 불평등함이 사라

지고 있지 않는 가운데 그것을 외면하고-의도적이던 그렇지 않던- 불평등함에 대해서 논하

는 것이 올바른 일은 아닐 것이다.

현대사회의 건강이라는 문제에서 구조화된 생활이 가장 중요한 결정요소라는 의견이 대두되

면서, 이에 대한 연구가 사회과학의 한 분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즉, 효과적인 예방형태의

개발은 한마디로 사회, 경제적 구조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향을 미치고 유익한 정책은 무

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이다.57) 종합해보자면 결국 불평등의 모든 문제는 결코 따로 떨어져서

논의되어질 수도 없고, 홀로 해결되어 질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연관성 없는 개별의 문제

가 아니라 네트워크처럼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건강의 불평등성을 독단적으로 논의

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역 내에서 해결되어 지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모든 분야의 불평등에 대한 파악과 분석이 없이는 건강의 불평등 문제도 해결될

수 없을 것이며,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시도 없이는 어느 한 분야만 진척되는 경우도 없

을 것이다. 이런 연유로 불평등의 의미와 이론, 그리고 상존하는 불평등에 대해서 아는 것

이 그만큼 중요하고, 꼭 필요한 일인 것이다. 이에 다음의 글에서는 이번에 살펴본 불평등

의 전반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건강 및 식량에 관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불평등에 관해

서 심도 있게 살펴보고자 한다.

57) 리처드 G. 윌킨슨/정연복 옮김, 건강불평등, 사회는 어떻게 죽이는가?. 2004

Page 40: Topic review - snu-dhpm.ac.kr · 억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수준, 즉 불평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 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