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의 악마 서평 최종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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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 누누누누누누누누누 누누누누 누누 누누) 1346016 누누누누누 누누누 1 “누누누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 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 누 누누 누누 누누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 누누누 누누누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 누누, 누누누누 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 누누누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누누 누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누. 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누누 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누누 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 누누누누누 누누 누 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 누누 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누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 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 누누누누누 누누누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 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 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 누누 누누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 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 누누 누누 누누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 누 누 누누누누누 누누누 누 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 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누누 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누누 누누누누누 누누. 2 누누누누 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누누 누누누누 누누 누누 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 누누 누누누 16 누누 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16 누누 누누누 누누 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 누누. ‘누누’ 누누누누누 누누 누 누누 누누 누 누누누 누누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누 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 누누누 누 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 누누 누누누 누누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누 ‘누누’ 누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 누누누누 누누누 누누누 누누누누 누누누누 누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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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실크로드의 악마 서평 최종본

“누가 진정한 악마인가.” (피터 홉커크의『실크로드의 악마들』에 대한 서평)

1346016 교육공학과 안수민

1“도둑맞았어요!” 석굴 사원을 안내하던 중국인 관리가 벽화가 뜯겨져나간 자리들을 일일이 가리키며 내뱉던 외마디 비명이다. 그는 왜 이런 외마디 비명을 지르는 것인가?

벽화는 누구에 의해 뜯겨나간 것이며, 그는 누구에게서 그것을 도둑맞았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우리는 이러한 의문을 지닐 수밖에 없다.

이 책은 고대 실크로드의 유물을 찾아 나섰던 각 나라의 모험가들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된다. 그들은 스웨덴의 스벤 헤딘, 영국의 오렐 스타인, 독일의 폰 르콕, 프랑스의 폴 펠리오, 그리고 일본의 오타니 백작으로, 고대의 동서양을 잇던 실크로드라는 장소에서 갖가지 유물들과 고문서들을 발굴하는데 사력을 다했던 인물들이다 . 이 책에서는 그들이 어떤 유물을 얻었는지 뿐만 아니라, 그 유물을 획득하기 위해 겪었던 위험천만한 여러 상황들을 조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목숨과 맞바꿀 각오를 하고 실크로드를 탐험했던 그들은 책의 제목에서와 같이 실로 악마였던 것일까? 저자는 그들을 정말 ‘악마’라고 생각하였기 보다는 이러한 논쟁을 끊임없이 각성시키기 위하여 ‘악마’라는 단어를 제목에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저자는 직접적으로 이와 같은 논쟁에 대해 분명한 한 쪽의 태도를 취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는 책의 앞머리에 각자의 관점에 따라 이들이 악마로도, 혹은 영웅으로도 보여 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시사한다. 예컨대,

탐험가들의 국민 입장에서 그들은 고대의 귀중한 유물들을 자신의 국가로 가져온 영웅적인 존재인 반면, 중국인들에게 그들은 자신들의 소중한 유물을 몽땅 발굴해 간 악마 그 이상의 존재인 것이다 . 그러나 저자는 이처럼 한쪽의 입장만을 고수하는 독자들에게도 다른 관점에서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예컨대, 중국 내의 농부들이나 자연재해로 인해 유물들이 소실된 사건이 많이 존재했는데, 그런 경우에는 오히려 이들이 유물을 자신들의 나라로 가져가 보관을 해 놓은 것이 고마운 일이 된다. 비록 그것이 다른 나라에 있다고 할지라도 아예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쪽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발굴을 해 간 나라에서 유물을 보관 하다가 전쟁으로 인해 유물이 모두 소실되는 사건도 있었는데, 이 같은 상황에서는 괜히 유물을 발굴하여 자신의 나라에 진열해 놓았다가 애꿎은 유물만 잃어버린 결과를 낳은 셈이 된다.         

저자는 이처럼 한 가지의 핵심적인, 어찌 보면 숙명적일 수밖에 없는 주제의식을 책의 전개에 전반적으로 깔고 전체적인 내용을 전개하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은 독자들에게 유보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를 통해 유물 발굴이라는 그들 행동의 의미와 그에 대한 해석에 대해 좀 더 심층적으로 고민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앞에서 언급했듯이 저자는 자신의 문제제기에 대하여 표면적으로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음에도, 책을 자세히 뜯어보면 그가 지면의 대부분을 실크로드를 탐험했던 이들의 영웅담 형식으로 전개함으로써 그들의 입장을 은근히 지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따라서 지금부터는 이와 같은 저자의 문제제기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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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그렇다면 이와 같은 저자의 문제제기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전에 먼저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조그만 16 개의 표제 아래 전개된다. 그런데 이러한 16 개의 표제를 크게 세 부분으로 축약해 본다면 ‘서막’, ‘

전개’, 그리고 ‘결말’로 나눌 수 있다.

‘서막’ 부분에서는 과거 한 무제 시제 때 개척된 실크로드에 대한 소개와 그와 관련된 여러 일화들이 서술된다. 독자들은 이 부분을 통해 실크로드의 위치와 규모 등을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 거대한 타클라마칸 사막에 의해 묻혀버린 여러 도시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전개’ 부분에서는 거대한 사막의 품에 묻혀버린 도시의 흔적과 유물들을 찾아내기 위해 실크로드로 뛰어든 대표적인 인물들에 대한 소개와 일화들을 제시한다. 실제로 이 부분이 이 책의 거의 모든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이 부분에서는 생사의 고비가 걸려있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 대한 두려움보다 개척과 발굴에 대한 열정이 훨씬 강했던 5 명의 탐험가로 스웨덴의 스벤 헤딘, 영국의 오렐 스타인 , 독일의 폰 르콕 , 프랑스의 폴 펠리오 , 그리고 일본의 오타니 백작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눈 여겨 볼 부분은 이들 다섯 명에 대한 탐험의 내용이 그들의 영웅적인 행동을 중심으로 묘사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웨덴의 스벤 헤딘의 경우에는 실크로드의 개척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서 이로 인해 훗날 다른 탐험가 및 고고학자들이 이 지역의 탐험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 스벤 헤딘의 개척정신과 모험심에 대해 강조한다. 그 외에도 각 탐험가들이 생사의 위기를 넘나드는 상황에 처했던 장면을 언급하며 그러한 상황에서 나타난 그들의 결단력과 의지력을 치밀하게 묘사한다.     

이 같이 인물의 영웅담을 필두로 내세워 서술된 본론 부분을 거쳐, ‘결말’ 부분에서는 중국이 문호를 닫아버리는 과정을 제시한다. 문호를 닫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영국 경찰이 중국 학생과 대치하다가 발포 명령을 내린 것이었는데, 그 이후부터 중국의 시민들은 다른 나라의 탐험가를 철저하게 위협하고 반대했다 . 이러한 배경 하에 탐험가들은 더 이상 실크로드를 통한 유물 탐사 활동을 계속할 수 없었고, 얼마 안 가 중국은 완전히 문호를 폐쇄하게 되어 실크로드의 유물 탐사 시기가 막을 내리게 된다.

3이 책에 드러난 저자의 주된 문제의식은 유물을 발굴해 간 인물들의 행동이 과연 바람직한 것이었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책의 제목을 통해 간접적으로 제시한다. ‘악마들’이라는 다소 강한 표현은 독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적합하다. 저자는 이렇게 다소 강한 느낌의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왜 악마들이라는 표현의 제목이 지어졌어야만 했나?’ 하는 의문을 이끌어내게 만든다. 다시 말해 , 독자들이 제목의 당위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듦으로써 간접적으로 독자들에게 자신의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한 저자의 입장은 어떠한가? 보통 글쓴이가 책의 제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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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을 때는 자신의 주관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측면에서,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 책의 저자가 실크로드의 유물을 발굴해 간 인물들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고 유추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사실상 , 저자는 부정적인 측면에서만 그들을 조명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저자는 책의 앞머리에 중립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 정도로 여러 각도에서 담담하게 이러한 문제제기를 던지고 있다. 다시 말해 이러한 부분에서 볼 때, 저자가 이 책의 제목을 ‘실크로드의 악마들’로 지은 것은 그가 실제로 그들을 악마로 인식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문제제기에 관해서 끊임없이 생각해 보도록 하는 하나의 장치로써 기능하게 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이들을 약탈자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긍정적인 면을 찾도록 하고,

이들을 영웅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부정적인 면을 찾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 아이러니하게도 저자는 책의 앞머리에서 자신이 제기한 의문에 대하여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며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책의 내용을 통해, 저자의 입장이 확고하게 중립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찾아낼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 책의 줄거리는 실크로드를 개척하고 유물을 발굴한 여러 나라의 대표적인 인물들에 대한 서술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 서술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자가 꽤나 감정을 배제하고 중립적인 어투로 인물들을 서술했지만,

중립을 유지하는 가운데서도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다소 부각시킨 면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저자의 입장은 인물들과 관련한 구체적인 일화의 제시를 통해 드러난다. 저자는 인물들의 구체적인 일화를 통해 그들이 겪은 험난한 여정 속에서 드러나는 그들의 열정과 끈기, 목숨과 맞바꿀 만큼의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유물 발굴에 대한 그들의 의지, 아무도 섣불리 도전하지 못하는 실크로드를 기꺼이 탐험하고자 했던 그들의 도전정신과 모험심을 낱낱이 보여준다. 만약 저자가 이들을 진정 ‘악마들’로 인식했다면, 과연 이렇게 인물들의 긍정적인 면이 숱하게 드러나는 일화를 위주로 상당량의 지면을 할애했겠는가? 저자의 문제제기는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 제기이며 이 책을 읽는 내내 따라다니지만, 어쩌면 사실 이러한 문제제기는 ‘그들은 악마가 아니다.’라는 답이 이미 정해져 있는, 의도된 문제제기가 아니었을까.

4저자가 사실은 그들이 악마가 아니었다는 입장에서 문제제기를 던진 것이라면, 이러한 저자의 문제제기 방식은 꽤나 영특했던 셈이다. 책의 앞머리에서, 자신의 문제제기와 관련한 양쪽 입장의 근거를 충분히 서술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이 중립적인 판단을 하고 있음을 각인시키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책의 앞머리를 읽은 독자들은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에서 책읽기를 시작하려고 할 것이다. 필자 역시 책의 앞머리를 읽고 난 후,

그들에 대해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비교적 중립적인 시각에서 책읽기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책에서 묘사되는 인물들의 도전정신과 용기에 감탄하며 책읽기를 다 마쳤을 때는, ‘이들을 약탈자로 규정하고 비난하기에는 그들이 감수한 희생과 노력을 무시할 수 없다.’ 라는 확고한 시각을 갖게 되었다. 분명 중립적인 시각에서 책읽기를 시작했으며,

본론 부분에서도 저자가 양쪽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 놓은 부분이 조금일지라도 분명 있었기에 나름대로의 소신 있는 잣대를 세워서 판단한 결과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이와 같은 필자의 판단은 저자의 계획에 꼼짝없이 넘어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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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수 있다. 책의 전반적인 흐름 자체가 결국은 그들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하고 있음을 눈치 채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저자가 의도한 것은 독자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게 그들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저자는 겉으로는 중립적인 태도를 보 임 으 로써 어느 한 쪽 의 입 장 을 강요 하 고 있 지 않 다 는 점 을 강조 하 고 싶어 하는듯하지만, 유물을 발굴해 간 인물들에 대한 긍정적인 묘사가 가득한 책의 내용은 그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듯하다. 이는 책을 읽기 전 그에 그들을 약탈자로 규정하고 있었던 독자의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지는 일일 수 있다. 분명 책의 앞머리에서는 양쪽의 측면에서 골고루 문제제기를 살펴볼 것을 암시하고 있지만 , 실제 내용은 그들의 영웅담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 또한 중국인이 자신들의 유물이 빼앗겼다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들의 억지스런 주장만이 묘사될 뿐, 그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제시되지는 않음으로써 탐험가의 입장에 은근히 힘을 실어주고 있다.

마찬가지로, 책을 읽기 전 그들을 영웅으로 규정하고 있었던 독자들에 대해서는 이 책의 문제제기가 역시 자신들의 생각이 옳았음을 각인시켜주는 계기로밖에 작용하지 않을 듯하다.

다르게 생각하면, 이러한 문제제기의 방식은 특정한 입장을 직접적으로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독자들을 어느 한 쪽의 입장으로 치우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을 수 있겠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이것은 독자들에게 눈속임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오히려 독자들에게 이러한 배신감은 특정 입장을 직접적으로 강요받는 것보다도 더 기분 나쁜 일일 수 있다. 만약 저자가 진정 중립적인 입장에서 이 문제제기를 던지고 싶었다면,

지면의 반 정도는 유물을 뺏긴 중국인의 입장에서 그들의 억울함과 그들 입장의 정당성에 대한 서술을 충분히 해 주었어야 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저자의 ‘중립적’인 문제제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저자가 자신이 주장하고자 했던 특정한 입장이 있었다면, 그것을 중립이라는 가면 속에 숨기고 독자들에게 그것을 은근히 주입하려고 하기 보다는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그들의 영웅담에 대해서 보다 충분히 전개하는 방식이 차라리 나았을 듯하다. 독자들이 자신의 판단이 ‘저자의 교활함’에 의한 것임을 깨닫는 순간 , 그들이 겪게 되는 배신감의 양보다는 애초에 사는 조금의 비난이 훨씬 가벼운 듯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실크로드의 ‘악마들’이라는 제목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누가 진정한 악마인가.

다른 나라의 유물을 함부로 발굴해온 다섯 명의 인물들인가? 혹시 ‘중립’이라는 입장 속에 감춘 저자의 본심이 진정한 ‘악마’는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