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생 지식봉사단 멘토링 활동

1
S11 열려라 공부 2011년 2월 9일 수요일 40판 제14323호 멘토링 활동 나서는 대학생들 한국대학생 지식봉사단 세계 표준 고교 교육과정(IBDP) 도입하는 경기외고 이도연양은 과학고에 입학해 과학도의 꿈을 이루고 싶었다. 하지만 시험 당일 신 종 플루에 감염돼 꿈은 산산조각 났다. 일반고에 진학 후 꿈을 잊고 생활하던 이양 은 한국장학재단에서 운영하는 ‘한국대학생 지식봉사단’ 100시간 멘토 수업을 받은 뒤 잃어버린 꿈을 되찾았다. 멘토가 미래에 대해 상상하고 계획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박정현 기자 [email protected] 이번 겨울엔 전국 22개 대학서 1200여 명 참여 한국장학재단은 지난해 7월 ‘한국대학생 지 식봉사단’ 발대식을 했다. 전국 72개교 1000 명의 고교생에게 대학생 형·오빠를 만들어 줬다. KAIST·울산과기대·POSTECH·광주과 기원의 재학생 200명이 멘토로 나섰다. 1명의 대학생이 5~6명의 고교생과 직접 만나 방학 동안 30시간 이상 함께 활동했다. 인재육성지 원부 허경 팀장은 “국가로부터 장학금을 받 은 대학생들이 혜택을 받는 데서 그치지 않 고 자신의 능력을 사회로 환원해 지식나눔 문화를 확산하도록 지식봉사단을 만들었다” 고 설명했다. 기존 교육봉사 활동이 대개 교과목 지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프로그램은 학습지도는 기본이고 고교생들이 올바로 성장할 수 있도 록 지속적으로 이끌어 주는 역할까지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겨울 방학에는 서울대· 고려대·연세대 등 전국 22개 대학에서 1200 여 명의 대학생이 멘토로 참여했고, 380여 개 고교에서 5000여 명이 멘티 신청을 했다. “정신적으로 소통할 형이 생겼어요” “자퇴를 결심했는데 지식봉사 멘토를 만나 자신감을 회복하고 미래에 대한 꿈을 갖게 됐어요.” “깜깜한 블랙홀이라고 생각했던 수학에 흥 미가 생기면서 수학 과목이 2등급 올랐어요.” 지식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등학생 멘 티들의 말이다. 이들은 정신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대상이 생겨 기쁘다며 지속적인 참여를 희망했다. 멘티 학부모들도 “멘토와 멘티 간의 세대 차이가 적어 더 편하게 접근하는 것 같 다”며 프로그램 규모가 더 확대되기를 바랐다. 멘토로 참여한 박주홍(KAIST 수리과학 과 4)씨는 학생들이 스스로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개별상 담에 중점을 뒀다. 그는 “학생들의 가장 큰 고 민이 진로에 대한 문제였다”며 “목표를 구체 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자 기가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생각해 보게 하거 나 자신이 가고 싶어 하는 학과의 교과목을 조사해 보게 했다. 대학 홈페이지에 접속해 교 수에게 e-메일을 보내 보게 하기도 했다. 모 두 박씨가 실제 고등학교 때 직접 해 보고 도 움이 됐던 것들이라 후배들에게도 알려 주고 싶었던 것이다. 초·중학생 인성교육도 도와 허 팀장은 “앞으로 권역별 거점대학 위주로 지식봉사 참여 대학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 정”이라고 말했다. 기존 장학생 위주의 멘토 선발 방식을 확대해 학자금 대출자를 포함 해 선발함으로써 멘토 풀을 늘린다는 계획 이다. 지식봉사 멘토링 수혜 대상자도 고교에 서 초·중학교까지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 고 등학생은 1, 2학년 위주로 경제적 여건이 어 려운 학생을 우선 선발하게 된다. 또 멘티에게 학습지도 이외의 정서적 소통 을 통한 인성·창의성·인간관계 등의 교육 기 회도 제공하게 된다. 지식봉사가 단순 과외의 성격으로 치우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재단은 5월 중 제3기 대학생 지식봉사에 참 여할 멘토와 멘티를 모집할 예정이다. 한국장학재단은 대학생 대상의 장학금과 학자금 대출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허 팀장 은 “대학생이 섬김의 리더십과 봉사의 미덕 을 함양한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도록 다양한 인재 육성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경기외고가 국내 고등학교 가운데 처음 으로 세계 표준 고교 교육과정인 IBDP (International Baccalaureate Diploma Program)를 운영할 수 있는 학교로 인증 받았다. IBDP는 세계 각국에서 통용되는 국제 표준 프로그램 중 가장 인지도가 높 으며 IBO(국제학위인증기관)에서 인증한 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에서만 인정되는 AP(Advanced Placement)와 달리 유럽과 북미 등 전 세계에서 국제 표준 프로그램으 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미국 아이비리그, 영 국 옥스퍼드대 등 139개국 3085개 대학에서 IBDP를 신입생 선발전형에 반영한다.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일정 수준의 성적을 받으면 전 세계 유수 대학에 지원할 때 평가 항목으로 인정받는다. 과목별 평가에서 우수 한 성적을 거두면 대학에서 선수학습으로 인 정해 입학 후 바로 2학년으로 올라갈 수도 있 다. 경기외고에서 IB프로그램을 이수하면 IB 를 인증하는 전 세계 대학들로부터 수학능력 을 인정받는 것이다. IBDP 운영은 학생들이 해외 유명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 다. 그보다 유학생들이 그곳에서 얼마나 잘 적응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느냐가 중 요하다. 미국 고등학생들은 자신들의 언어로 공부해 대학에 입학하는 반면 우리나라 학생 들은 입시에 많은 투자를 해 세계 명문대에 입학하더라도 적응이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 다. IBDP는 유학을 결심한 국내 학생들의 적 응력을 높일 수 있는 교육과정인 셈이다. IB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IBO로 부터 엄격한 심사를 받게 된다. 학교 시설, 교 육과정 운영, 교사 역량 등을 상세히 점검받기 때문에 최소 2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경기 외고는 2008년 학교 법인 차원에서 IB 도입에 대한 결정을 한 후 2009년부터 본격적인 준비 를 해오다 최근 IBO로부터 IB를 운영할 수 있 는 학교로 인정한다는 공식 통보를 받았다. 그 바탕에는 경기외고 운영 법인인 봉암학원(이 사장 강영중)의 글로벌 교육 의지와 지원이 크 게 작용했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 아닌 개방성 과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세계인을 육성하겠 다는 설립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박하식 교장은 “경기외고가 IB 도입으로 전 세계 IB 운영 학교들과 인적·물적 교류를 함으로써 국제 수준의 교육을 국내에서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IB를 운영하는 학교의 학생들은 4400여 명으로 구성된 심사 위원단으로부터 평가를 받기 때문에 경기외 고가 세계 속의 명문고로 거듭날 수 있을 것” 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정현 기자 5000여 동생들에게 진로 찾아주고 과목별 학습법 나눕니다 국내서 139개국 3085개 대학 어디든 지원 가능 성적 좋으면 합격한 학교 2학년으로 바로 입학 한국장학재단이 운영하는 ‘한국대학생 지식봉사단’의 멘토 수업이 대전고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 한국장학재단 제공]

Upload: han-doosung

Post on 06-Jul-2015

425 views

Category:

Education


2 download

TRANSCRIPT

Page 1: 한국대학생 지식봉사단 멘토링 활동

S11열려라 공부 2011년 2월 9일 수요일

40판 제14323호

멘토링 활동 나서는 대학생들 한국대학생 지식봉사단

세계 표준 고교 교육과정(IBDP) 도입하는 경기외고

이도연양은 과학고에 입학해 과학도의 꿈을 이루고 싶었다. 하지만 시험 당일 신

종 플루에 감염돼 꿈은 산산조각 났다. 일반고에 진학 후 꿈을 잊고 생활하던 이양

은 한국장학재단에서 운영하는 ‘한국대학생 지식봉사단’ 100시간 멘토 수업을

받은 뒤 잃어버린 꿈을 되찾았다. 멘토가 미래에 대해 상상하고 계획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박정현 기자 [email protected]

이번 겨울엔 전국 22개 대학서 1200여 명 참여

한국장학재단은 지난해 7월 ‘한국대학생 지

식봉사단’ 발대식을 했다. 전국 72개교 1000

명의 고교생에게 대학생 형·오빠를 만들어

줬다. KAIST·울산과기대·POSTECH·광주과

기원의 재학생 200명이 멘토로 나섰다. 1명의

대학생이 5~6명의 고교생과 직접 만나 방학

동안 30시간 이상 함께 활동했다. 인재육성지

원부 허경 팀장은 “국가로부터 장학금을 받

은 대학생들이 혜택을 받는 데서 그치지 않

고 자신의 능력을 사회로 환원해 지식나눔

문화를 확산하도록 지식봉사단을 만들었다”

고 설명했다.

기존 교육봉사 활동이 대개 교과목 지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프로그램은 학습지도는

기본이고 고교생들이 올바로 성장할 수 있도

록 지속적으로 이끌어 주는 역할까지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겨울 방학에는 서울대·

고려대·연세대 등 전국 22개 대학에서 1200

여 명의 대학생이 멘토로 참여했고, 380여 개

고교에서 5000여 명이 멘티 신청을 했다.

“정신적으로 소통할 형이 생겼어요”

“자퇴를 결심했는데 지식봉사 멘토를 만나

자신감을 회복하고 미래에 대한 꿈을 갖게

됐어요.”

“깜깜한 블랙홀이라고 생각했던 수학에 흥

미가 생기면서 수학 과목이 2등급 올랐어요.”

지식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등학생 멘

티들의 말이다. 이들은 정신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대상이 생겨 기쁘다며 지속적인 참여를

희망했다. 멘티 학부모들도 “멘토와 멘티 간의

세대 차이가 적어 더 편하게 접근하는 것 같

다”며 프로그램 규모가 더 확대되기를 바랐다.

멘토로 참여한 박주홍(KAIST 수리과학

과 4)씨는 학생들이 스스로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개별상

담에 중점을 뒀다. 그는 “학생들의 가장 큰 고

민이 진로에 대한 문제였다”며 “목표를 구체

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자

기가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생각해 보게 하거

나 자신이 가고 싶어 하는 학과의 교과목을

조사해 보게 했다. 대학 홈페이지에 접속해 교

수에게 e-메일을 보내 보게 하기도 했다. 모

두 박씨가 실제 고등학교 때 직접 해 보고 도

움이 됐던 것들이라 후배들에게도 알려 주고

싶었던 것이다.

초·중학생 인성교육도 도와

허 팀장은 “앞으로 권역별 거점대학 위주로

지식봉사 참여 대학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

정”이라고 말했다. 기존 장학생 위주의 멘토

선발 방식을 확대해 학자금 대출자를 포함

해 선발함으로써 멘토 풀을 늘린다는 계획

이다. 지식봉사 멘토링 수혜 대상자도 고교에

서 초·중학교까지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 고

등학생은 1, 2학년 위주로 경제적 여건이 어

려운 학생을 우선 선발하게 된다.

 또 멘티에게 학습지도 이외의 정서적 소통

을 통한 인성·창의성·인간관계 등의 교육 기

회도 제공하게 된다. 지식봉사가 단순 과외의

성격으로 치우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재단은 5월 중 제3기 대학생 지식봉사에 참

여할 멘토와 멘티를 모집할 예정이다.

 한국장학재단은 대학생 대상의 장학금과

학자금 대출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허 팀장

은 “대학생이 섬김의 리더십과 봉사의 미덕

을 함양한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도록 다양한

인재 육성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경기외고가 국내 고등학교 가운데 처음

으로 세계 표준 고교 교육과정인 IBDP

(International Baccalaureate Diploma

Program)를 운영할 수 있는 학교로 인증

받았다. IBDP는 세계 각국에서 통용되는

국제 표준 프로그램 중 가장 인지도가 높

으며 IBO(국제학위인증기관)에서 인증한

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에서만 인정되는

AP(Advanced Placement)와 달리 유럽과

북미 등 전 세계에서 국제 표준 프로그램으

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미국 아이비리그, 영

국 옥스퍼드대 등 139개국 3085개 대학에서

IBDP를 신입생 선발전형에 반영한다.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일정 수준의 성적을

받으면 전 세계 유수 대학에 지원할 때 평가

항목으로 인정받는다. 과목별 평가에서 우수

한 성적을 거두면 대학에서 선수학습으로 인

정해 입학 후 바로 2학년으로 올라갈 수도 있

다. 경기외고에서 IB프로그램을 이수하면 IB

를 인증하는 전 세계 대학들로부터 수학능력

을 인정받는 것이다.

IBDP 운영은 학생들이 해외 유명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

다. 그보다 유학생들이 그곳에서 얼마나 잘

적응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느냐가 중

요하다. 미국 고등학생들은 자신들의 언어로

공부해 대학에 입학하는 반면 우리나라 학생

들은 입시에 많은 투자를 해 세계 명문대에

입학하더라도 적응이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

다. IBDP는 유학을 결심한 국내 학생들의 적

응력을 높일 수 있는 교육과정인 셈이다.

IB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IBO로

부터 엄격한 심사를 받게 된다. 학교 시설, 교

육과정 운영, 교사 역량 등을 상세히 점검받기

때문에 최소 2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경기

외고는 2008년 학교 법인 차원에서 IB 도입에

대한 결정을 한 후 2009년부터 본격적인 준비

를 해오다 최근 IBO로부터 IB를 운영할 수 있

는 학교로 인정한다는 공식 통보를 받았다. 그

바탕에는 경기외고 운영 법인인 봉암학원(이

사장 강영중)의 글로벌 교육 의지와 지원이 크

게 작용했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 아닌 개방성

과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세계인을 육성하겠

다는 설립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박하식 교장은 “경기외고가 IB 도입으로

전 세계 IB 운영 학교들과 인적·물적 교류를

함으로써 국제 수준의 교육을 국내에서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IB를 운영하는

학교의 학생들은 4400여 명으로 구성된 심사

위원단으로부터 평가를 받기 때문에 경기외

고가 세계 속의 명문고로 거듭날 수 있을 것”

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정현 기자

5000여 동생들에게 진로 찾아주고 과목별 학습법 나눕니다

국내서 139개국 3085개 대학 어디든 지원 가능

성적 좋으면 합격한 학교 2학년으로 바로 입학

한국장학재단이 운영하는 ‘한국대학생 지식봉사단’의 멘토 수업이 대전고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 한국장학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