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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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한국경제 해법 찾기시리즈 2 -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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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안철수의 ‘한국경제 해법 찾기’ 시리즈 2 -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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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한국경제 해법 찾기’ 시리즈 2 -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만약 일본과 같이 장기불황에

빠진다면 고통이 매우 극심할 것입니다. 결국 핵심은 정치가 쥐고 있습니다. 정치가 잘해야만

이런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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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 안내

안철수의 ‘한국경제 해법 찾기’ 시리즈 2 -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일시 : 2015년 1월 13일(화) 오전 10 ~ 12시

- 장소 :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

- 주제 : 고장난 한국경제 진단 및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국가

- 주최 : 국회의원 안철수, 정책네트워크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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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다가올 40년 장기불황,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통한

‘두 바퀴 경제’로 정의로운 대한민국 만들어야

! 안녕하십니까. 안철수입니다. 먼저 바쁘신 가운데 장

하성 교수 초청 신년 특집 좌담회에 참석해주신 내빈 여러

분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좌담회에 흔쾌히

기조강연과 좌담을 함께 해주실 장하성 교수님께도 진심

으로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어제 집권 3년 차 신년 기자회견

을 했습니다만, 우리 국민들 삶에 희망을 주기보다는 불안

의 그림자가 더욱 짙게 드리워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먼저 우리는

생산가능 인구 감소, 그리고 인구구조 변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 부재 등으로 잠재성장률 하락의 고착화 징후를 보이

고 있습니다.

또 달러화 강세, 엔화 약세, 중국 추격 등 대외변수 불

확실성이 한층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불공정한 시장

경제 구조로 양극화가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위기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이 너무나 미

흡했습니다. 이런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을 경우

에 한국 경제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아니라, ‘40년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좌담회를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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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장하성 교수님께서는 저서 『한국 자본주의』에서 함

께 잘사는 정의로운 자본주의를 역설하셨습니다. 여담입

니다만 제가 장 교수님의 저서를 꼼꼼하게 보면서 놀란 것

이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장하성 교수님께서 학문적인

업적이 너무 출중하신 분이어서 이미 여러 권 책을 내셨을

거로 생각했는데, 첫 번째 책이셨습니다. 그래서 참 놀랬

고요.

두 번째로는 너무나 쉽게 쓰셨습니다. 중고등학교 학

생 정도면 알 정도의 단어로 그 복잡한 내용을 굉장히 잘

풀어내셨다는데 놀랬습니다.

그리고 또 세 번째로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 평생의 고민을 담아서 쓰셨는데, 그 고민의 깊이,

그리고 방대함에 정말 놀라고 감탄했습니다.

저는 정말 많은 분이 이 책을 보셔야 한다고 생각합니

다. 책의 힘이라는 건 그렇지 않습니까. 제가 예전에 미국

에서 베스트셀러 리스트를 본 적이 있습니다. 굉장히 어려

운 책인데 장기간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에 올라온 것을 보

고, 한 권의 책을 저렇게 많은 사람이 오랫동안 본다는 것

은 그 책이 가진 문제의식에 대해서 공감하고 사회문제에

대해 한 방향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요. 그게 참 무섭다고 느껴졌습니다. 그게 사회의

힘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장하성 교수님 책을

한 분이라도 더 많은 분이 보셔서 이 사회문제에 대해서,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경제문제에 대해서 시각을 같이

하고 보는 방향을 같이 하고, 같은 목소리로 정치권에 요

구하는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여기 계신 분들도 오늘 강연들, 좌담회들을 들

으시면서 관심을 가지시고, 또 주위 분들에게도 이 책에

대해서 추천을 해주시면 정말로 감사하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좌담회를 통해서 우리나라가 함께 잘사

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하면

되는지에 대해서 정말로 중요한 단초가 형성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고맙습니다.

2015년 1월 13일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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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6: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좌담

■ 안철수 의원 … “두 바퀴 경제, ‘성장’과 ‘분배’의 두 축이 서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성장의 과실이 공정하기 분배되어 다시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

조를 만들어야”

■ 장하성 교수 … “기업이 투자하지 않고 계속 쌓아둔 돈을 풀게 하는 즉, 기

업이 분배 역할을 충실히 하는 법안을 만들어야”

사회자 신현호 실장(이하 사회자) : 장 교수님 경제학자시지만 유독

작년에는 책 출간 이후 평상시보다 많은 사회활동, 강연해오고 계

신 데 그에 대해 여쭤보고 싶고, 안 의원님도 최근 정치적 민감 시

기인데도 특히 CES 박람회 다녀오시는 등 경제 분야 관심을 보이

고 계시는데 근황에 대한 생각 말씀해주십시오. 장 교수님 요즘

책은 잘 나가십니까?

장하성 교수(이하 장 교수) : 책 잘 나가고 있습니다. 기대한 것보

다. 책은 많은 분이 읽기를 바라고 쓰는 건데 잘 안 나갑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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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를 생각해보니, 여러 가지 있습니다. 우선 두껍습니다. 제목이

친근하지 않습니다. ‘한국 자본주의’라는 제목이 거창합니다. 무

겁고. 기대하는 것은 이 책이 어떤 답을 주기보다는 한국경제에

대한 새로운 논쟁이 시작되는 단초가 되길 바랍니다. 조금 아쉬운

것은 많은 분이 외국 경제에 대한 책은 열심히 보는데 한국경제에

대한 책은 많이 보시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안철수 의원(이하 안 의원) : CES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에 가보니

정말 많은 기술들, 사물인터넷, 스마트 홈, 스마트 자동차, 웨어러

블 포함해서 여러 기술이 있었습니다. 그것들이 본격적으로 많은

부분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기술이 가진 가능성을 한껏 펼쳐놓고

시장의 평가 기다리면서 차츰 재조정되는 시기를 거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한편 무서운 것은 이런 치열한 경쟁 상황

에서 핵심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은 한국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 깊은 고민을 갖고 왔습니다. 마침 CES가 1월 6일에

열렸습니다. 똑같은 시간, 한국은 1월 7일 이었습니다. 우리당은

예비경선이었는데 기분이 묘했습니다. 사실 피치 못하게 CES에

참석하게 되었지만, 전 세계 혁신경쟁의 장에 있으면서 우리당도

이렇게 혁신경쟁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기분이 묘했

습니다.

사회자 : 오늘 장 교수님 말씀하신 대부분이 작년에 출판하신

『한국 자본주의』에 포함된 내용입니다. 어떤 인터뷰에서 하신

말씀 중에 이 책을 쓴 동기에 대해 여쭤보니 ‘분노를 참을 수 없어

서 책을 썼다.’ 라고 하셨습니다. 보통 답하기 쉽지 않은 집필 동

기였던 것 같습니다. 설명을 좀 듣고 싶습니다.

장 교수 : 아직 분노하는 것 보면 아직 나이가 많이 들지 않은 게

맞겠습니다. 사실 기득권이 가지고 있는 보수 우파는 별로 제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분들은 왜곡된 이야기를 하는 이유

가 분명합니다.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목적이 분명합니

다. 그것이 사회 정의에서 보면 잘못되었다 할지라도 왜 저런 주

장을 하는지 이해가 됩니다. 제가 오히려 분노하는 것은 진보좌파

쪽입니다. 한국과 관련 없는 이야기를 왜 하나? 한국의 현실을 외

면하는 이야기를 왜 하나? 그게 참 안타까웠습니다.

이 책이 저의 첫 책입니다. 이 책을 쓰면서 5년 걸렸고, 집필

도 3년이 걸렸는데. 제가 몇 가지 집필 원칙이 있습니다.

첫 번째 원칙이 한국에 충실하기입니다. 한국에 중요한 문제

가 아니라면 이야기하지 않겠다 하는 것입니다. 약간 국수주의적

으로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그것이 한국사회를 바꾸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근거 없는 객관화되지 않은 주장이 진보좌

파에 너무 많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외국에는 있지만, 우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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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8: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는 어떤가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이 너

무 부족합니다. 물론 객관화된 사실이

라도 글을 쓰는 사람이 선택하는 것이

긴 합니다. 완벽한 사실은 없으니까요.

그러나 이 책에 수도 없는 주석이 달려

있는 이유는 반드시 팩트만 이야기하

겠다는 것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경제

문제이기 때문에 굉장히 어렵게 느껴

질 수 있어서 어떤 결론을 내고 설득하

기보다 이야기하듯이 해야겠다 해서

아시다시피 그래프나 표가 없습니다.

모든 걸 이야기로 풀어서 보통사람도

이해할 수 있게 하고자 했습니다.

분노의 초점은 오히려 한국사회,

더 나은 사회로 바꾸려는 좋은 뜻과 실

천력을 가진 진보, 또는 좌파 쪽에서

한국 현실과 동떨어진 외국 이야기, 자

기 이념에 매몰되어 이를 가지고 한국사회를 재단하는 것이 너무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너무 사실이 아닌데 사실로 이야기하는 것

입니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를 외국인투자자들이 적대적 M&A를

한다는 논리는 삼성전자의 자작극입니다. 그런데 진보 쪽이 그 논

리를 가장 앞세우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적대적 M&A, 절대 불가

능합니다. 이런 잘못된 담론들을 진보 쪽에서 자꾸 만들어내는 것

이 한국사회를 바꾸는 동력을 잃는 원인이 아닌가 해서 어쨌든 제

가 답을 주진 못하지만 그런 논쟁을 한번 만들어보겠다는 것입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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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9: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사회자 : 안 의원님, 한국 경제 해법 찾기라는 주제로 오늘이 두 번

째 기획입니다. 오늘은 한국경제 분배, 불평등, 경제민주화 이런

걸 하고 있는데. 그치지 않고 계속될 것 같습니다. 시리즈 기획의

도, 평소 한국경제에 대해서 생각했던 것 두 분이 편하게 나누셨

으면 합니다.

안 의원 : 지금 대한민국이 어쩌면

40년 장기불황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그런 위기감, 절박감이 있습니다. 몇

가지 안 좋은 징후 즉 엔화 약하고 달

러 강세. 이것이 우리나라에 좋지 않은

조합인데 이것이 장기간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시진핑이 말했던 ‘뉴노멀

(New Normal) 시대’에 접어들고 있

고, 한중 FTA 포함 굉장히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2, 3년 내

로 전 사업 분야에서 중국이 우리를 앞

지르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면 농산물

만 걱정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중소

기업이 좌초될 위험이 크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인구 구조가 문제입니

다. 2017년이면 생산 가능 인구, 즉

15~64세 인구가 처음으로 줄어들기 시

작해서 2028년이 되면 총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2060년이

되면 최대의 역삼각형 인구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아무리 성장을

하더라고 인구구조가 마이너스 성장하게 되면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가 마이너스 성장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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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해보면 우리가 어쩌면 2060년까지 거의 40년간 장기불

황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있고, 물론 아주 최악의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우리에게 이것을 준비할 시간이 거의 3년밖에 남지 않았

습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들을 지금이라도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그런 절박감에 이런 기획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대선 때 장 교수님 도움받아 같이 모여서 이 위기 탈출

하는 방법을 하나의 모델로 만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두 바퀴

경제론’입니다. 마치 자전거처럼 성장과 분배의 두 축이 서로 떨

어진 것이 아니라 연결되어 선순환 구조를 가지게 되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장만 하면 분배로 자연스럽게 연결

이 되지 않습니다. 지난 이명박 정부 때 증명이 되었지 않습니까.

정책적으로 정부가 개입해서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공정하게 분

배가 되면 이 분배를 통해 건전한 중산층들이 단단하게 자리를 잡

게 되고 그 구매력으로 다시 성장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고, 여러

창업이 활성화됩니다. 그 두 가지가 선순환되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방법입니다. 지난 12월에는 성장에 대해서 서울대학교 이근 교

수님께 성장담론 이야기 들었고, 오늘은 공정한 분배에 대해 장

교수님 고견 듣는 자리 마련했습니다.

사회자 : 장 교수님, 안 의원님도 말씀하셨는데 많은 경제학자들이

걱정하는 것이 장기침체, 일본형 불황, 위기, 이런 말이 많이 나오

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장 교수 : 장기불황으로 가는 것은 정해진 필연 코스입니다. 앞에

서 보여드린 것들만 봐도 반전될 계기 정책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정치권이 하루아침에 바뀌어서 그럴 것 같지 않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재임 기간을 보면 초기에 아주 공개적으로 친기업

친재벌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그래 봐야 되는 게 없

으니까 동반성장이라는 위원회 만들어서 어떻게 해보려고 했는데

안됐습니다. 나는 해주려고 하는데 재벌들이 내게 해주는 것이 없

다고 푸념도 하지 않았습니까. 동반성장위원회가 한 게 두부는 되

고 콩나물은 안 되고. 그런 접근법을 가지고서는 안 되는 것입니

다.

우리가 일본하고 다른 것은 산업구조가 크게 다르다는 점이

우리가 일본처럼 그렇게 장기불황에 가지 않을 수 있다는 여지가

있다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의 미래에 대한 열

망, 변화에 대한 열망 적응성이 일본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우

리가 어떻게 정치를 하느냐에 따라서 바뀔 수 있다고 봅니다.

단, 그런 것이 충족되려면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안 의원이

지적하신 저출산 문제. 저출산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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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필요하지요. 사실 지난 대선 때 오늘 오신 이옥 교수와 보육정

책, 즉 아이들을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성노동력이 M자

로 줄었다가 느는 현상에서 늘 때는 다시 비정규직화되는 구조까

지 바꿀 수 있으면서 그리고 어떻게 출산율 높여서 미래세대 만들

것이냐 그런 대안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보육과 출산은 100% 정부의 책임이라고 봅니다. 국가

의 미래입니다. 개인에 맡겨두면 안 됩니다. 복지, 민영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절대 민영화되어서는 안 되는데 이미

민영화된 게 보육과 교육입니다. 국가 보육원이 몇 개나 됩니까.

전부 사설입니다. 교육 부분 보십시오. 초중교는 덜하지만, 대학

교육 다 사립입니다. 보육의 완벽한 정부 책임, 제도를 어떻게 만

들 것이냐 하는 것이 일본과 다른 점 강조하면서도 한국이 장기침

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출발점이 아니겠습니까. 안 의원 지적이

적절하다 생각합니다.

안 의원 : 우리가 만약에 장기불황에 빠진다면 일본보다 더 극심한

고통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우선 일본은 50년부터

90년대까지 40년간 장기호황 누렸습니다. 그 결과 굉장히 많은

자산 쌓았습니다. 대외 자산이 대외 채권보다 훨씬 더 많은 순 채

권국입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아직 부채나 자산규모가 비슷하

거나 부채가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일본은 개인 저축률이 우리

보다 높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중소기업이 굉장히 튼튼합니다. 지

난 엔고 현상 때도 남아있는 중소기업 무섭습니다. 굉장히 강합니

다. 그런데 한국 중소기업은 굉장히 부실합니다. 만약 일본과 같

이 장기불황에 빠진다면 고통이 매우 극심할 것입니다. 결국, 핵

심은 정치가 쥐고 있습니다. 정치가 잘해야만 이런 고통에서 벗어

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국회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입니다.

장 교수 : 일본은 곳간이 든든합니다. 대표적인 현상이 2008년 금

융위기 때 세계 경제가 가라앉고 일본경제도 가라앉았는데, 엔화

가 강세를 보인 것입니다. 그게 일본 자산 때문입니다. 경제성장

이 마이너스인데 화폐가치가 강해진다는 모순된 현상, 그것은 다

른 나라는 망해도 일본은 안 망한다는 국제시장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옛말에 부자 망해도 십 년 간다고 하지요. 일본은 잃

어버린 20년하고도 엔화 강세를 스스로 보이는데, 우리는 국제통

용화폐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시작되면 굉장히 빠른 속

도로 악화될 가능성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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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 : 위기가 닥치면 서민들이 가장 힘들 것. 어떻게 대비를 해

야 하는지요?

장 교수 : 경제가 성장하지 않고 기업이 이익을 내지 못하면 더 이

상 대안은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업은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대기업중심이기 때문입니다. 재벌그룹 비중이 지금이 1997년 외

환위기 때보다 훨씬 높습니다. 지난 30년 가까이 한국은 새로운

성공신화가 없습니다. 웅진 윤석금, 팬택 박병엽 그나마 살아있는

성공신화인데 둘 다 결국 실패했습니다. 기존 구조의 연장으로 계

속 재벌구조입니다.

한국경제 정책의 거의 절반이 재벌정책이라고 봐도 무방합

니다. 이 부분에 대한 정책 논의가 박근혜 정부에서 전혀 없습니

다. 노동, 공공 부분 이야기하는데 공공 부분이 차지하는 부분은

비중이 크지 않습니다. 그리고 노동문제에서 노동 유연화라고 말

하는데 고용의 유연성은 우리나라에서 사용자의 해고 유연성으로

보통 이해됩니다. 노동자 입장에서 재고용의 유연성이 없으면 해

고의 유연성은 사형선고입니다. 재고용의 유연성이 확보되지 않

은 해고의 유연성은 있을 수 없습니다. 노동개혁을 하려면 재벌개

혁이나 기업개혁을 해야만 합니다. 실제 OECD 통계를 보면 우리

가 집단해고는 하기 어렵게 되어있지만, 개인 해고는 어렵지 않은

구조로 지표가 나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임시직과 비정규직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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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 변화 없이 대안이 나올 수

없다고 봅니다.

어떤 정책이 어떻게 되고, 증세는 어떻게 될 거냐는 여러 논

란이 있는데, 당연히 소득세 누진 강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업

소득에 대한 법인세에 대한 누진제도 강화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가 22% 최고 상한제인데, 그것에 반대하는 사람 논리에 따르면

외국기업은 누진 하는데 없지 않느냐 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만큼

소수의 재벌그룹이 완벽하게 지배하는 나라가 없습니다. 15조 이

익을 낸 삼성전자도 22% 세율이고, 200억 이익 낸 중기업도 22%

세율 입니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실효세율은 실제 15%밖에 안 됩

니다. 한국의 산업구조와 기업구조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여기에 맞게 만들면 됩니다. 얼마든지 가능

합니다.

그리고 기업이 투자하지 않고 계속 쌓아둔 돈을 풀게 하는,

기업이 분배 역할 충실한 법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번 최경환

부총리가 하겠다고 했는데 내용을 보니 실효성이 거의 없습니다.

삼성그룹처럼 서로 얽힌 소유구조가 되어있는 나라에서 분배를

하지 않는 이유는 세금회피 때문입니다. 배당을 하면 배당 세금을

냅니다. 어차피 그룹이 갖고 있기 때문에 안 하는 성향이 있습니

다. 우리나라는 실제로 OECD 국가 중 배당을 가장 안 하는 나라

입니다. 하청업체는 이익을 간신히 남기는데 원청기업은 15조 이

익을 냈느니 10조짜리 땅을 사느니 하는 불평등한 구조가 있습니

다. 소득구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구조, 산업구조에도 있습

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야기해야 합니다. 안 하면 여러분이 하

게 만들어야 합니다. 안 의원님이 제 책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하

나 보내시지요?

안 의원 : 제가 청와대로 보내겠습니다. (웃음)

사회자 : 마지막으로 정리 말씀 부탁합니다.

안 의원 : 장 교수님 책보면서 여러 가지 의구심, 복잡한 생각이 많

이 정리되었습니다. 내용 중 공감하는 것 중 하나가 우리나라가

시장경제 한다고 하는데 실은 아니었구나,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

터 사실 계획경제 아래에서 우리가 살았고, 김영삼 대통령 들어와

시장경제로 옮겨가는 와중에 IMF가 겹치는 바람에 그 이후로 제

대로 된 시장경제를 갖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최근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 건을 보면서 만약 미국에서 그

런 일이 생겼으면 아마 그 항공사는 예약이 거의 취소되고 주가

폭락하고 아마 CEO도 바뀌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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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라는 아닙니다. 왜냐면 우리나라가 경쟁이 충분치 못하기 때

문이 아닌가 합니다. 소비자들이 선택의 폭이 넓지 못합니다.

인터넷 쪽에서 미국에서 가장 시장 환경에 최적화된 기업이

구글이고 한국에서는 네이버입니다. 그런데 두 기업이 성공하는

방식이 반대입니다. 구글은 검색을 통해 전부 연결해줍니다. 콘텐

츠 업체는 밖에 있고 구글이 중심에서 연결해주면서 막강한 기업

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모든 콘텐츠를 자기가 갖고 있습니다.

내부에 묶어 둡니다. 한국시장에서 가장 최적화된 환경입니다. 미

국이 잘했다, 한국이 잘했다가 아니라 두 기업이 그 시장 환경에

가장 최적화 돼서 행동을 했던 것뿐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반대되

는 행동이 나타나지 않습니까. 아직 우리나라 시장이 제대로 된

경쟁 시장 환경이 아닙니다. 계속 불공정이 벌어지는 시장경쟁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제도를 도입하고 제대로 된 방법들을 찾는

것이 국회의 역할이 아닌가 합니다.

두 번째로 한 사례를 들겠습니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나온 이

야기입니다. 미국에서 위스콘신 주, 미네소타 주가 있는데 캐나다

접경지역에 있는 비슷한 지역입니다. 4년 전 경제상황이 좋지 않

을 때 새로 주지사가 뽑혔습니다. 인접한 두 지역이 다른 정책을

썼습니다. 위스콘신 주는 감세를 해서 복지혜택도 줄였습니다. 그

래서 경제가 살아나기를, 기업이 스스로 일어나서 살아나기를 바

랐습니다. 그런데 미네소타 주는 달랐습니다. 법인세를 올려서 그

재원 확보해서 교육과 복지에 투자하고 사회적 인프라에 투자를

많이 했습니다. 4년이 지난 후 보니 미네소타 주가 잘 되었다고

합니다. 위스콘신 주는 감세를 해서 기업들이 잘 돼서 자연스럽게

경기가 살아나길 바랐지만 더 추락했고, 미네소타 주는 재원을 허

투루 쓰지 않고 사회 인프라에 투자하니 그것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들이 번창했습니다. 이미 실증적으로 입증된 정책의 효과가

아닌가 합니다. 그것에 우리가 교훈을 얻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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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5: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장 교수 : 오늘 이 자리가 만들어지고 나서 놀랐습니다. 인터넷 언

론에 제 이름 검색하니 엄청나게 올라옵니다. 또 ‘안철수랑 놀려

고 하느냐’부터 시작해서 ‘드디어 철수와 하성이 다시 만나는 구

나’ 등 거의 대부분 정치적 해석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안 의원 도

울 때, 대선 때도 그랬고, 현실정치에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

습니다. 물론 안 의원은 그러지 않길 바라셨지만, 제 자신은 현실

정치를 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서 재결합이 아닙니다. 그런데

에베레스트산을 최초로 정복한 사람이 힐러리 경입니다. 그런데

정상에 오른 사진이 없습니다. 그를 도와 정상을 정복한 텐징이라

는 세르파의 사진만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것을 이상하게 생각

합니다. 실제로 공식기록은 힐러리인데, 사진은 텐징의 사진만 있

는 거죠. 나중에 물어보니 힐러리 경이 말했습니다. 텐징의 도움

없이 오를 수 없었을 것이고 정상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극히 짧

았기 때문에 텐징의 사진을 찍느라 자기의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고 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을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사회로 만드

는 지도자, 힐러리가 있다면 기꺼이 텐징이 되겠습니다. 그것을

정치라고 부른다면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현실정치를

할 일은 없습니다. 끊임없이 한국사회의 미래를 고민하는 학자로

서 한국사회를 바꾸는 실천력을 가진 분들을 돕는 역할을 하겠습

니다. 안 의원님 반갑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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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6: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기조강연

한국 자본주의

- 고장난 한국경제 진단과 정의로운 경제 만들기 -

! 반갑습니다. 장하성입니다.

오늘 이 좌담회가 이렇게 엄청난 정치적 사건인 줄 알았으면

절대 제가 안 의원님한테 하겠다는 말을 안 했을 겁니다. 오늘 오

신 국회의원님들만 모이시면 제가 한국을 바꿀 수 있는 정당을 만

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웃음)

제게 딱 열 분의 국회의원님만 있었다면 저는 한국경제를 상

당 부분 바꿀 수 있다는 허황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데, 오늘이

그 자리가 아닌가, 그래서 아예 창당대회를 하면 어떨까 그런 생

각이 듭니다.

■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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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7: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제가 오늘 드릴 말씀은 정치적인 이야기라기보다는 경제문

제인데, 결국은 경제는 정치입니다. 저는 그래서 이 책의 결론에

서 결국 문제는 정치다. 왜냐하면, 아무리 좋은 정책이 있어도 그

정책을 실천할 정치가 없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그러면 정책은 있느냐. 제가 좀 감히 건방지게 말씀드리면

우리가 원하는 세상이 무엇이고,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이

라는 것이 정해지면 그 가치와 우리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정

책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제가 그것을 책 뒷부분에 제가 과거 김

대중 대통령 당선자 시절에 도와드렸던 경험담을 적으면서 당시

에 김대중 대통령의 경제개혁 정책을 함께 만들었던 분들의 상당

수가 이후에 장관, 또는 경제 부총리, 현직 장관들도 있으시고, 현

직 국회의원들도 있으신데, 당시에 국가가 파산상태를 치닫는 심

각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념을 넘어서서 자기가 지향하는 정치

적 어떤 지평을 넘어서서 많은 분이 지혜를 모으니까 정말 많은

정책들이 나왔고, 당시에는 IMF나 월드뱅크가 정책을 만든 걸로

많은 분이 이해했지만, 사실은 우리나라의 학자들과 전문가들, 그

리고 관료들이 함께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정책은 가능합니다.

문제는 그 정책을 어떻게 현실로 만들 것이냐는 문제이기 때

문에 안 의원님은 대표를 하셨고, 김한길 의원님도 대표를 하셨으

니까. 제가 대표를 맡아서. (웃음)

■ 한국경제 진단

그러면 경제 문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한국경제를 진단하고

그러고 나서 빠른 속도로 현상을 보고 어떻게 그럼 해결할 것이냐

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주의가 조선에 들어오면 조선의 주의가 되지 않고, 주

의의 조선이 되려 한다, 그리하여 주의를 위하는 조선은 있고, 조

선을 위하는 주의는 없다. 그게 단재 신채호 선생께서 1925년 북

경에 망명 중에 동아일보에 기고했던 신년사 이야기입니다.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과연 이게 한국 자본주의인지, 아니면 자본주의를 위한 한국인지

가 좀 불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 우리가 지금 우리는 어떤 자본주의를 하고 있

고, 어떤 시장경제를 하고 있는지를 좀 더 명확하게 우리 스스로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러면 자본주의는 무엇이고, 시장경제는 무엇이냐. 자본주

의가 사회주의와 다른, 특히 공산주의와 다른 가장 큰 요건은 사

유재산을 허용하고 보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장경제가 협동

체 경제나 공동체 경제와 다른 것은 결국 경쟁을 통해서 결과를

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단순하게 사유재산을 허용하고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유재산은 정당한 것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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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8: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쟁은 공정한 것이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정당하지 않은 사유재

산은 보호할 가치가 없습니다. 그리고 공정한 경쟁이 아닌 것은

시장경제가 아닌 것입니다.

■ 진보와 보수, 한국경제 모순 키워

그런데 지금 한국경제가 가지고 있는 많은 모순들은 이념적

어떤 대립 속에서 보수와 진보가 함께 만들어낸 모순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첫째, 지키기가 있는데요. 보수는 기득권 지키기를 합니다.

규제 이야기를 하든, 성장 이야기를 하든, 분배 이야기를 하든, 고

용 이야기를 하든, 항시 기득권 세력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어

떤 지키기를 하고,

진보는 진보좌파는 현실과 떨어진 이념을 지키기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조선을 위한 이념인지, 이념을 위한 조선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그런 구조인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보수 세력을 보면 지금 새누리당 당헌 2조를 보

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자유와 시장, 경

쟁을 통한 시장과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데. 많은 보수의 주장을

보면 시장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시장이라 함은 앞서 말씀드린 공

정한 경쟁을 통한 효율성을 내고 파이를 키우는 건데, 불공정한

경쟁을 보호하고 오히려 옹호하는, 그래서 반시장적인 자기부정

을 하고 있고요. 진보 쪽은 끊임없이 자본의 문제를 제기하는데,

자본을 부정한 대안을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체제를 부

정하는 그래서 둘 다 다 현실을 부정하는 이러한 모순이 있고요.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제가 헛다리 짚기라고 했는데요. 문

제가 해결되지 않고 경제가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 상황을 항상

규제 탓을 합니다. 그리고 산업 구조 탓을 합니다. 원인을 짚는데

외면하고 기득권들이 자기들의 이해관계를 위한 규제 완화를 아

주 당연시 합니다. 제가 책에 전경련이 발표한 규제개혁 200대 과

제를 자세하게 분석한 게 있습니다. 거기에 한국경제의 가장 심각

한 고용문제랄지, 분배문제랄지, 소득문제랄지 하는 것에 대한 규

제개혁 이야기는 단 한 가지도 없습니다. 전부 비용을 완화해 달

라 또는 오히려 공정경쟁을 해치는, 심지어는 어떤 것도 있느냐

면요, 승마장에 초지를 조성하게 해 달라, 동물원에 총포를 소지

하게 해달라는 게 전경련이 발표한 200대 규제개혁 과제에 들어

가 있습니다. 이것들은 전부 기득권 지키기.

그리고 진보는 재분배 이야기를 합니다. 재분배란 다시 분배

한다는 뜻입니다. 그 이야기는 분배가 웬만큼 됐는데 그걸로 우리

사회가 균형을 갖추지 못하니까 다시 분배하자는 이야기인데. 사

실은 분배, 즉 원천적 분배 자체가 이뤄지고 있지 않은데, 자꾸 재

분배와 복지 이야기만 하는. 그래서 잘못 짚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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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9: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그리고 보수는 과거로 미래를 자꾸 설계하려고 드는 현실 외

면입니다. 대표적인 게 박정희 향수입니다. 물론 박정희 향수의

일면에는 강력한 리더십입니다. 그러나 민주사회에서 강력한 리

더십을 우리는 더 이상 바라기 어렵습니다. 또 하나는 고도성장

이야기인데요. 고도성장은 더 이상 국민소득이 이제 3만 불을 치

닫고 있는 상황에서 가능하지 않고요. 정부가 산업구조를 바꿀 수

있는 역량도 제한적입니다. 절대적으로 정부가 모든 것을 규제하

고 분배하고 통제하던 개발경제 시대의 향수로 한국의 미래를 자

꾸 이야기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끊임없이 규제 타령을 하는 거

죠.

반면에 진보는 한국 현실과 관계없는 대안을 가지고 한국 현

실을 설계하려고 합니다. 제가 하나만 예를 들자 면요. 한국이 제

조업 공동화됐다? 이런 이야기를 흔히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OECD 국가 중에서 제조업이 줄지 않은 나라가 7개 나라가 있는

데요. 34개 나라 중에서. 그중에서 5개 나라는 줄지 않은 게 아니

라 1% 지난 12~3년 동안 1% 미만이니까 거의 정체 상태이고요.

유일하게 제조업 비중이 GDP에서 늘어난 나라가 한국과 칠레입

니다. 칠레가 한 2.4%인데, 한국은 무려 6%가 늘었습니다. 한국

은 제조업이 늘었지 줄은 나라가 아닙니다. 그런데 자꾸 외국의

이야기를 가지고 한국을 진단하고 거기에서 대안을 찾으려고 하

는 것이 이 산업구조에서뿐만 아니라 앞서 말씀드린 분배 구조에

서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남의 사진을 보면서 내 얼굴을 찾기를

하는, 이런 현실과 동떨어진 진단이 많다는 말입니다.

■ 보수진영의 문제

보수의 문제를 조금 더 보면, 제가 앞서 자본주의의 핵심은

사유재산이라고 했는데. 과거에 시대적 상황에 의해서 어쩔 수 없

긴 했습니다만 불법과 불의와 부패로 축적한 사유재산을 어디까

지 보호해줘야 하는가. 또는 불법은 아니더라도. 예를 들어 최근

의 삼성의 이재용 사장의 경우를 보면. 부모님으로부터 95년에 물

려받아서 상속세 낸 게 16억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한

45억 가지고 지금 800배 이상을 늘렸습니다. 이재용 사장이 성공

시킨 사업이 어디 있고, 이재용 사장이 그동안 한 일이 삼성그룹

에서 월급 받은 거밖에 없는데 어찌하여 세금 낸 것 없이 무려 재

산이 수조 원에 이르는 이런 요술방망이가 가능한 것인가. 그런

재산의 정당성은 우리가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보수 자유주의의 가장 극단적인 철학자라고 할 수 있는 로버

트 노직의 경우는 사유재산의 보호를 위해서는 정부가 세금을 부

과해서도 안 된다. 단 전제조건은 그 사유재산이 정당하게 만들어

진 것이어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극단적 자유주의자

도.

한국에서는 어떻게 그러면 지금까지 이렇게 축적된 불법, 불

의, 부패로 축적된 재산을 어떻게 정당화할 것인가. 이 절차가 필

요합니다. 이미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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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0: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그리고 한국에서는 경영권을 사유재산 취급합니다. 경

영권이란 단어는 학계에서도 존재하지 않고 미국이나 유럽에서

이 단어 자체가 없습니다. 영어로 번역이 안 되는 단어입니다. 그

런데 어떻게 해서 경영권이 세습까지 되느냐 말입니다. 경영자는

많은 노동자, 공급자, 주주, 채권자, 국민, 사회에 대해서 경영을

잘할, 그리고 그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보호할 의무와 책임을 지는

것이지, 권리를 갖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한국사회에서는 이

경영권이란 말을 일종의 기득권 보호로, 그리고 2대, 3대. 2대까

지는 창업자와 같이 사업을 일으켰기 때문에 어느 정도 우리가 문

화적으로 수용합니다. 예를 들어서 이건희 회장이랄지, 정몽구 회

장이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어느 정도 받아들이

고 있고. 하지만 그다음 3세대, 4세대까지 왜 이것이 세습될 수 있

는지. 물론 지분을 가지고 있다면 당연한 권리입니다. 그러나 이

건희 회장, 그 가족들이 가지고 있는 지분은 전체 삼성그룹 지분

의 1~2% 사이입니다. 삼성전자 주인이 누구냐 그러면 이건희 회

장이라고 하지만, 이건희 회장과 그 가족이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은 5%가 되지 않습니다. 3.7% 정도입니다.

또 다른 보수의 문제는 이 경쟁이 시장경제의 핵심인데. 경

쟁이라고 하는 것은 반드시 약자에게 나쁜 것이 아닙니다. 경쟁을

가장 싫어해야 할 사람은 1등입니다. 왜냐하면 다시 경쟁을 하면

1등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히려 경쟁을 좋아해야 할

사람은 2등이고 꼴등입니다. 나도 1등이 될 수 있고, 나도 꼴찌에

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있는 게 경쟁입니다.

다시 말하면 기득권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자를

만들어 낼 수, 성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게 경쟁인데 한국은 경쟁

에 의한 성공의 신화가 사라진 지가 별써 20여 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보수의 문제뿐만 아니라 일부 진보도 마찬가지인데

친기업을 친시장으로 오해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노무현 대통령

도 잘못 이야기하신 적이 있고, 이명박 대통령이야 더 말할 것도

없고. 현 박근혜 대통령은 더이상 언급조차, 재벌이란 단어조차

언급하지 않을 정도로 마치 친재벌이 친시장이고, 친경쟁인 것처

럼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반경쟁적인, 그렇기 때문에 자본주의 시

장경제에 반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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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1: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그리고 경쟁이라고 하는 것은 기회가 주어지고, 과정이 공정

한 것이 아니라 그 경쟁의 결과로 만들어낸 것을 공정하게 분배해

야 합니다. 분배하지 않는 경쟁은 스스로 소멸합니다. 승자 독식

을 하게 되면 한번은 경쟁이 이뤄질지 모르나 패자들이 받는 게

없다면 더이상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 겁니다. 분배 없는 경쟁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 진보진영, 비판만 있고 대안의 부재

진보의 문제는 끊임없이 자본의 문제를 제기하지만, 그 자본

의 대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본

주의 비판을 하지만 150년 전에 1867년에 위대한 철학자이고 경

제학자인 카를 마르크스가 사회주의 이론의 근간이 되는 <자본론

>을 쓴 이후로 지난 150년간 어떤 경제학자나 철학자나 정치학자

도 마르크스를 넘어서는 대안을 제시한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사회주의가 구소련, 동유럽에서 현실로 실험되었

지만 실패로 끝났습니다.

자본주의를 비판하려면 두 가지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하나

는 사회주의를 주장해야 합니다. 아니면 협동조합이랄지, 공동체

경제랄지, 사회적 경제와 같이 대안적 보완체제를 이야기해야 하

는데. 두 번째는 문제가 있는 게 뭐냐면. 자본주의의 많은 문제를

부분적으로 보완하는 체제입니다.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경제나.

국가경제를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경제로 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

기 때문에 국가경제 체제의 대안으로 본다면 어쩔 수 없이 자본주

의를 고쳐 써야 합니다. 자본을 비판하고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것

까지는 좋은데, 그러면 현실적으로 어떤 대안을 마련할 것인가에

진보는 좀 게으릅니다.

그리고 150년 <자본론>이 쓰일 때의 노동과 자본의 대립 문

제를 지금까지도 대립으로만 계속 봅니다. 지금 삼성전자 1대 주

주가 누구입니까. 현대자동차 1대 주주가 누구입니까. 포스코 1대

주주가 누구입니까. 여러분입니다. 이건희가 아니고 정몽구가 아

닙니다. 국민연금이 우리나라 모든 대기업의 1대 주주입니다. 이

건 여러분의 거고, 제 것입니다. 이제 자본, 여러분처럼 열심히 일

해 번 돈을 쓰지 않고 모은 것이 자본입니다. 자본이 대중화되고

있기 때문에 자본과 노동이 끊임없이 대립관계에 있는 것만은 아

니라는 거죠.

최근에 주주 자본에 대한 비판도 많이 제기되는데. 돈은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내 돈 아니면 남의 돈입니다. 그건 기업도 그

렇고, 개인도 그렇습니다. 기업의 경우에 주식회사는 주주 자본이

내 돈이고, 빌린 돈이 부채자본입니다. 주주 자본보다 부채자본이

더 좋은 거냐. 훨씬 나쁜 겁니다. 이자 줘야죠. 원금 갚아야죠. 안

주면 회사 망합니다. 주주 자본은 원금 안 갚습니다. 배당 안 줘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주주 자본이야말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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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2: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자본인데, 주주들이 끊임없이 시장에서 거래하고 팔딱거리기 때

문에 영 불안정합니다. 그러나 시장에서 주식을 사고 팔았다고 해

서 그것이, 그 주식을 발행한 회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입

니다. 그 회사는 영원히 그 자본을 갖습니다. 그러나 주주 자본에

많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면 주주 자본의 대안이

뭐냐. 부채자본밖에 없습니다. 부채자본이 좋다고 이야기하지 않

으면서 주주 자본을 부정하는 것은 잘못된 겁니다. 그러려면 사회

주의를 주장해야 합니다. 한국에 주주 자본주의가 있다고 일부 진

보 쪽에서 주장하는데, 그래서 주주 때문에 단기 성과주의를 한

다. 저는 그런 기업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이건 미국과 유럽의 해당

하는 사항입니다. 뒤에 가서 보여드리겠습니다만 주주들에게 배

당을 주기 때문에 임금을 못 올린다? 저는 한국에서 그런 현상을

본 적이 없고, 그런 논문이나 분석을 본 적이 없습니다. 미국과 유

럽의 이야기입니다. 그걸 한국에 그대로 적용을 합니다. 한국에

소액주주 권리가 있다? 한번 뒤에 가서 보시겠습니다.

그리고 진보의 또 하나 문제는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보는

데. 비판은 현실의 문제를 찾아서 미래의 대안을 만들기 위한 건

데. 비판으로 끝이 납니다. 세상은 마치 자본만 없어지면 다 저절

로 좋아질 것이다. 경쟁만 없어지면 저절로 좋아질 거다. 가장 대

표적인 게 신자유주의. 세상의 모든 문제가 신자유주의 때문인 것

처럼 한 때 이야기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신자유주의

정책을 쓰는 나라는 더이상 없습니다. 적어도 선진국에서는. 그래

서 세상이 저절로 좋아졌나요? 그래서 대안 찾기에 좀 게으른 거

같습니다.

■ 한국경제의 현실 ① – 소득불평등 악화, 고용불안

자, 한국경제에 그러면 현실은 어떤 상황인지, 또 한 번 내용

을 요약해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거는 전체 소득이 아니라 임금

소득중심으로 제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한국은 지난 17-8년 동안 급속도로 소득불평등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좋아지다 나빠지다 나빠지다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일

방적으로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득불평등 특히 임금소득에 불평등 정도가 OECD

국가 중에 3번째입니다. 자 OECD 자료 중에서 우리나라의 지니

계수가 시장소득 즉 정부의 보조금이 있기 전에는 가장 낮은 걸로

나옵니다. 그래서 많은 분이 한국에 소득불평등이 없는 거 아닌가

이렇게 말하는데 그거는 OECD 사용하고 있는 통계가 우리나라

정부가 제공한 통계청 자료는 가계소득 조사에 의한 건데 거기에

는 고소득자의 조사가 상당 부분 누락되어 있고 금융소득은 완전

히 빠져있습니다. 그래서 이거를 수정한 다시 말하면 임금, 우리

나라는 절대적으로 임금불평등에 의해서 소득불평등이 생기기 때

문에 임금소득만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세 번째로 불평등이 높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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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3: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나라에요. 그리고 그 불평등 해지는 속도가 지

금 빨간색은 미국이고 파란색은 한국인데요.

미국보다 훨씬 빠릅니다. 이게 정말 일방적으

로 악화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저임금노동자 비율 즉, 증위소득

에 3분의 1 미만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의 비

율이 제일 높습니다. 미국만큼 높습니다. 그리

고 이 저임금 노동자가 증가하는 추세도 미국

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였습니다.

미국이 가장 불평등한 나라이고 가장 저임금

노동자가 많이 드러나는 걸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는 더 심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고용도 불안합니다. 이 임시고용,

이거는 우리가 보통 한국에서 정의하는 비정

규직보다 좁은 개념입니다. OECD 기준에 의

한 임시고용 비율이 네 번째로 높습니다. 그리고 비정규직에 임금

은 정규직의 절반 이하로 계속 악화되었고, 최근에 약간 개선된

정도입니다. 딱 절반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떻게 생각했냐면 비정

규직은 파트타임이랄지 노동시간이 짧으니까 그러지 않겠느냐 봤

는데 단일 노동시간으로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총 노동시

간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평균을 보면 월 3시간밖에 차이 나지 않

습니다. 이거는 일등시민과 이등시민으로 갈려져 있는 겁니다. 더

안타까운 건 청년세대 첫 일자리의 무려 36%가 비정규직입니다.

첫 비정규직 일자리를 청년들이 얻었을 때는 희망을 갖습니다. 이

게 징검다리가 돼서 다음에는 정규직으로 가겠지, 근데 2년이 채

되기 전에 계약이 연장되지 않아서 실망하고 다시 재취업에 나서

서 또 2번째도 비정규직이 되면요, 여러분 어떤 상황이 되시는지

아십니까? 이념과 관계없이 스스로 반체제인사가 됩니다. 이건

우리가 다음 세대들에 지운 큰 멍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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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이 있느냐, 있습니다. 제가 책에 아주 자세히 썼고, 지

난 대선에 안철수 후보를 도우면서 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줄

여가는 정책을 가장 최우선의 정책으로 삼았습니다. 참 안타깝습

니다. 현실화하지 못한 게, 그리고 또 다른 고용불안이 머냐면, 자

기고용. 즉 자영업이죠, 자기고용 비율이 OECD 국가 중에서 네

번째로 높습니다.

자 그러면 우리나라는 일도 제일 많이 합니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 노동시간이 두 번째로 많은데 제가 좀 바꿔봤

습니다. 우리가 2012년에 2,163시간 일을 했는데, 다른 나라들은

우리나라 노동자만큼 일한 적이 언제였나 거꾸로 역추적해서 만

든 표인데요, 최근에 불평등 문제를 제기해서 한국에 상당히 알려

진, 피케티 교수의 나라인 프랑스의 경우를 보면 1956년 프랑스

노동자보다 우리가 일을 더 많이 합니다. 무려 50년 전 프랑스 노

동보다도 더, 일벌레라는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1974년이니까 일

본 노동자의 40년 전 일본 노동자만큼 우린 일을 많이 합니다. 자

그럼 뭐냐, 일은 많이 하고 임금은 불평등하고 불평등이 갈수록

심해지고, 저임금 노동자는 갈수록 많아지고 고용은 계속 불안하

고 그리고 다음 세대는 희망이 없고, 그리고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의해서 2등 노동자로 전락되어 있고, 이 구조가 도대체 한국사회

를 어떻게 바꾼 거냐.

■ 한국경제의 현실 ② – 양극화 심화

한국이 경제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켰느냐 하는 걸 첫 번째,

여러분 다 아시는 양극화입니다. 중산층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줄

어든 3분의 1은 고소득층으로 가고 3분의 2가 저소득층으로 추락

해서 점점 악화되는 추세입니다.

이거는 정부의 보조금을 포함한 가처분 소득이 그리고 전체

국가경제가 성장해서 만들어낸 부가가치 중에서 노동에 분배되는

비율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한 17~8년 동안

80%에서 68%로 약 12%포인트가 줄어들었습니다. 정부통계는

줄어들지 않은 걸로 나옵니다. 왜 자영업자 통계가 사업소득, 즉

많은 절대다수 자영업자는 노동소득인데, 그거를 사업소득으로

잡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한국노동연구원이 이거는 정부 공식 연구원입니다.

노동연구원에 보정결과를 보면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전체 경제성장의 성과 중에서 가계가 가져가는 비중은 계속 줄어

들고 기업이 가져가는 비중이 계속 늘어납니다. 최근에 많이 언론

에 알려진 내용입니다. 기업은 갈수록 부자가 되고 가계는 갈수록

상대적 빈곤을 갖게 되는데 한국은행 분석에 의하면, 이 기업소득

에 비해서 가계소득에 비중이 줄어든 원인을 뭐냐고 따져봤더니

전체 절반이 임금분배가 줄어들었기 때문이고요. 약 35%가 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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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5: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업자에 소득감소에 의한, 그러니까 결국은 가계살림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거죠.

그리고 정부의 공식통계 통계청에 금융소득과 고소득자의

통계가 누락된 그 통계에 기준에 의해서 봤을 때도 정부에 보조금

이나 또는 세금을 통해서 재분배를 하는 효과가 OECD 국가 중

에서 2번째로 낮습니다. 그냥 낮은 게 아니라 거의 효과가 없습니

다. 결과적으로 중산층이 줄고 저소득층이 늘고 노동에 대한 분배

가 줄고 가계 소득이 늘어나지 않고 분배는 줄고 재분배도 안 되

는데 왜 경제가 성장했는데도 이런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왜 이게

방치되고 있는가 하는 게 저는 정치권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걸 반전시킬 정책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자 그러다 보니 1990년대까지만 해도 경제성장 하는 거나

가계소득이 늘어나는 거나, 기업소득이 늘어나는 거나 비슷했습

니다. 정부의 세수만 성장률보다 좀 높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보면 기업소득은 경제성장에 한 거에 거의 두 배 반, 세배 가

까이 가져가고 가계소득은 경제성장에 못 미치는 건 말할 것도 없

지만, 이제는 정부의 세수도 경제성장에 못 미칩니다.

■ 한국경제의 현실 ③ - 누구를 위한 성장인가?

그러면 경제성장은 왜 하는가 하는 질문이 저절로 나올 수밖

에 없습니다. 결국은 어떻게 된 거냐 기업이 만들어내 이익, 즉 부

가가치를 기업이 보유하는 겁니다. 기업이 이익을 보유할 때 뭘

기대를 하냐면, 기업이 이 돈으로 투자를 해서 미래에 성장과 미

래의 고용을 만들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만약에 그렇게 되었다면, 아까 앞에 쭉 보신 것처럼 일방적

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 일방적으로 늘어나는 추세가 유지될 수

없습니다. 실제 고용률은 제가 여기에 올려놓지 않았지만, 고용은

지난 18년 동안 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투자했느냐 보면 총

GDP 중에서 투자에 비중을 보면 크게 변한 게 없습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줄었습니다. 그 줄어든 것은 주로 건설업 때문이고요,

설비투자를 보면 거의 변함이 없습니다.

자 그러면 돈을 우리 기업들이 이익을 못 내서 투자를 못 하

고 분배를 못 한다면 할 수 없지만, 삼성전자가 10몇 조를 벌었네,

현대차가 5조를 벌었네 하고 있고, 중소기업은 어렵지만 물론 대

기업들은 상당한 돈을 벌었는데 어떻게 된 거냐, 유보를 늘리고

투자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저축이 늘어납니다. 그래

서 기현상이 생긴 겁니다.

가계저축은 무려 20%에서 4% 수준으로 급격하게 추락한

반면에 기업의 소득은 10%에서 거의 20% 수준으로 늘어났습니

다. 기업은 소비의 주체가 아닙니다. 기업은 생산과 투자의 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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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6: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이기 때문에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고 돈을 가

지고 계속 저축을 이렇게 한 두 해는 모르지만

또는 몇 해는 모르지만, 이렇게 15년 동안 지

속적으로 저축을 늘려가는 것은 단순하게 나

중에 어려울 때 비 온 날 대비를 한다는 것으

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왜? 삼성전자처럼 전 세계 어디 가서 주

식이든 채권이든 은행가든 자금을 조달할 능

력이 있는 삼성전자가 1999년 이후로 지난

15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주식발행을 한 적이

없습니다. 삼성전자만 그랬냐, 현대자동차와

포스코도 1998년 이후로 지난 16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주식발행을 한 적이 없습니다. 기업

은 왜 돈을 얼마든지 조달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서 우리가 달러를 수출해서 버는 방법도

있지만, 삼성전자나 현대차나 포스코는 주식 인쇄해서 발행해서

할 수 있는데 그 방법은 놔두고 열심히 일해서 번 경제성장의 성

과를 움켜쥐고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해야 하고

그 답을 요구해야 하고 그것이 국가경제와 국민들의 생활을 낫게

하는 것을 정치권은 그 정책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투자가 굉장히 높은 나라입니다. GDP

대비 투자비중이 OECD 국가 중에서 두 번째로 높습니다. 그리고

투자 경제성장률은 매우 높지만 투자가 경제성장에 기여한 거는

거의 지난 금융위기 이후로 보면 0%입니다. 그리고 제조업 비중

이 아주 높습니다. 그리고 높을 뿐만 아니라 증가해왔습니다. 그

리고 서비스업 비중이 낮습니다. 대부분 국민소득이 올라가고 산

업화가 진행이 되면 제조업 비중은 줄어들고 서비스업 비중이 늘

어나는 것이 탈산업화 제조공동화 현상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는 그런 현상이 없던 나라입니다. 미국과 일본, 대표적으로 그림

을 보여드렸습니다만 제조업이 줄어들고 그 자리를 서비스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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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7: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메꿔갔지만, 우리나라는 제조업이 줄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최근

에는 늘었습니다. 그러면서 서비스업이 증가합니다.

뿐만아니라 이거는 민간소비 여러분과 저희가 소비한 거 소

비증가율과 경제성장률을 비교한 건데요 지난 2000년대 들어서

딱 한 번을 제외하고는 2003년부터는 한번을 제외하고는 소비가

경제를 끌어가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왜 아까 보신 것처럼 분배가

줄어들고 있고 가계저축이 이제 거의 4% 수준으로 와있고 제가

설명해 드린 다 잘 아시지만, 가계부채가 하늘을 찌르고 있기 때

문에 소비증대가 되기 어려운, 그 한국경제는 정체상태에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 한국경제의 현실 ④ - 한국이 주주자본주의?

한국이 주주자본주의를 한다? 난센스입니다. 특히 진보 쪽

에 이 주장은 현실과 전혀 다른 겁니다. 제가 감히 분명하게 말씀

드립니다. 이거는 국가경쟁력 조사에서 발표하는 IMD에서 60개

국을 상대로 주주의 권리가 얼마나 보호되고 있는가를 본 건데요.

많은 분이 영미식, 즉 영국과 미국과 같은 자본주의를 하는 나라

가 주주 권리가 강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분

이 아시는 이해당사자 자본주의 하는 즉, 북구 사민주의에 가까운

나라들이 주주권리가 훨씬 강합니다. 지금 보시면 1등이 덴마크,

2등이 노르웨이, 3위가 스웨덴, 4등이 핀란드입니다. 오히려 영국

과 미국은 중간 정도입니다. 한국은 아예 논의할 대상이 되지 않

습니다. 한국의 소액주주 권리가 어디 있습니까, 제가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참석해서 당시에는 웃기는 사람이 되었죠. 왜냐하면

교수가 학생이나 가르치고 연구나 열심히 할 것이지 잘나가는 삼

성전자 주총에 가서 쓸데없이 얼굴이나 내미느냐 했지만, 당시 제

가 제기한 문제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삼성전자가 이재용 당시 상무한테 전환사채를 발행

해서 회사재산을 불법으로 넘겨 준거, 다른 하나는 삼성전자가 장

부상에 보이지 않는데 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서 삼성자

동차에 3,000억에 지급보증을 우회적으로 해준 두 가지 문제를

제기했는데요. 그 삼성전자가 이재용 사장한테 발행해준 전환사

채에 대한 무효소송을 대법원까지 완결하는데 9년 반이 걸렸습니

다. 제가 미쳤죠. 한국사회는 이미 오래전에 왜곡되어 왔습니다.

그 결과로 삼성 SDS, 에버랜드 등등이 상장하면서 이건희 회장에

자녀들은 수조 원에 재산을 그냥 받은 겁니다. 삼성전자 전환사채

발행무효소송은 1심에서 승소했습니다. 2심에서 패소했습니다.

패소판결을 낸 부장판사가 대법원 판사로 추천되어서 반대운동을

했는데, 결국은 대법원 판사 됐습니다. 대법원가서 또 패소했습니

다. 자 한국엔 주주권리 없습니다.

그리고 파란색은 임금총액이고요. 빨간색은 배당총액입니

다. 배당은 임금에 5%에 내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임금은 명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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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8: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증가하고 있지만 배당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주주배당과 임금은

한국에서는 충돌관계에 있지 않습니다.

■ 한국경제의 현실 ⑤ - 친 대기업

그리고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친 기업조직이라고 말할 수 있

는 세계경제포럼의 조사인데요. 140개국을 조사한 걸 제가

OECD 34개국으로 정리한 건데요. 소수의 그룹이 시장을 장악하

고 있는 정도를 본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34개국 중에 끝에서 3번째, 경쟁구조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가장 심한 나라 중

의 하나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문제가 있느냐.

미국은 우리보다 불평등하고 우리만큼 여러 가지 자본주의

문제를 많이 가지고 있지만, 미국이 한국과 다른 점을 여러 가지

중에서 하나를 딱 집어라 하면, 자본시장경제 측면에서 보면 그럼

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새로운 성공신화가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미국의 100대 부자에 78명이 창업자입니다. 여러분이 아시는 록

펠러 후손이나 카네기 후손은 더이상 100대 부자가 아닙니다. 그

런데 한국은 딱 반대로 되어있습니다. 한국은 개천에서 더이상 용

이 나지 않는 사회가 돼버렸습니다. 왜 그러느냐. 서비스업에 한

국산업의 미래가 성장산업이라는데. 저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왜 그러느냐. 서비스산업 자체는 그렇습니다. 그런데 보시면 우리

나라가 IT 강국이라 하지만 절대 하드웨어 이외에는 강국이 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에서. 30대 그룹 중에 22개가

자기가 자기 것을 합니다.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삼성전자나 현대

차가 나올 수 없습니다. 왜 다 내 것은 내가 하니까. 물류가 정말

고부가가치이고 미래 성장산업입니다. 한국은 물류산업에 성공할

수 없습니다. 왜. 30대 재벌 중에 20개가 자기 물류사업 합니다.

심지어 꽃배달서비스도 합니다. 왜. 우리 그룹 내에서 승진하고

아이 낳고 결혼하고 장례 치르면 조화 보내야지 축하화환도 많은

데 그걸 왜 남 줘. CJ가 대한통운을 인수할 때 삼성 SDS가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사촌 간에 결국은 CJ가 대한통운을 인수하게 되

었습니다. 삼성 SDS는 물류 하는 회사가 아닙니다. 그런데 CJ가

경쟁입찰에서 대한통운을 인수하니까 삼성전자가 삼성그룹이 어

떻게 하시는지 아십니까. CJ와 거래하던 물량을 물류물량을 1조

원을 끊었습니다. 참 아무리 큰 기업도 1조 원 매출이 줄고 살아

남을 수 있을까요? 이유가 뭐였나. 우리 삼성도 이제 물류 한다.

그러면 한국에는 물류에 삼성전자, 물류의 포스코, 물류의 현대차

는 나올 수 없습니다. 왜 그런 구조가 되느냐, 바로 삼성전자가 만

드는 반도체 회로보다 더 복잡한 소유구조 때문입니다.

자 이것 바꿀 수 있느냐. 바꿀 수 있습니다. 이걸 바꾼 그룹

이 있습니다. 2003년에 LG그룹이 과감하게 개혁을 시도했습니

다. 그래서 2003년에 2002년에 소유구조도를 보면 지금 삼성전

자와 거의 비슷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LG는 완벽하게 해결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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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9: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니다. LG가 휴드폰 사업에서 성공하지 못해서 일시적으로 기업

지배구조에서 본다면 장기적으로 완벽한 구조를 가졌습니다. 이

거 바꿀 수 있습니다.

■ 한국경제, 누구를 위하여 성장하는가? 재분배보다 분

배가 먼저!

이런 한국경제 현실에서 다시 물어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도대체 성장을 왜 하냐. 그러니까 성장을 했는데 결과는 누가 가

져갔느냐. 결국은 우리 국민이 다 함께 잘 사기 위해서 경제성장

을 하자는 건데 나에게 혜택이 돌아오지 않는 성장을 도대체 왜

해야 하는 거냐.

그러면 경제정책에 제일 첫 번째는 분배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분배를 누가 하느냐 하는 겁니다. 많은 분이 착각하십

니다. 기업의 역할은 분배입니다. 기업의 목적을 경제학 교과서는

이익의 극대화로 정의합니다. 그것은 궁극적 목적이 아닙니다. 이

익을 극대화하는 건 좋은데 극대화한 이익으로 뭐하겠다는 거냐.

기업은 노동자, 공급자, 경영자, 주주, 채권자, 사회에게 자기가

만든 부가가치를 나누어 주는 역할 그리고 나누어주지 않고 갖는

것은 미래 투자를 위해서만 가지고 있는 것. 그게 손익계산서 작

성의 원리이고 자본주의 분배의 원리입니다.

다시 말하면, 기업의 원천적 분배가 앞서 보신 것처럼 계속

줄고 있는데, 재분배 이야기만 자꾸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걸로는

절대 불가합니다. 이제는 정부의 세수도 경제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분배하게 해야 합니다. 그것은

반 자본도 아니고 반 시장도 아니고, 그것이 곧 정의로운 자본주

의를 위한 것이고, 그것이 정의로운 경쟁을 만드는 원천입니다.

그리고 성장을 이제는 투자와 산업부서에서 찾을 일이 아닙니다.

물론 산업구조 바꿔야 하고 투자도 해야 하지만 이제는 소비 그리

고 분배를 통한 소비 결국은 소비가 되어야 재생산이 이뤄지고 하

는데, 소비란 분배하지 않으면 더이상 저축률이 4%까지 내려오

고 가계부채가 하늘을 찌르는 상황에서 분배가 이뤄지지 않는데

어떻게 소비가 이뤄지고 소비가 이뤄지지 않는데 어떻게 경제가

성장하겠습니까. 소비 없는 확대재생산은 없습니다. 그리고 이제

는 낙수효과가 실패했다는 건 다 인정하기 때문에 낙수효과라 함

은 잘사는 사람은 잘살게 해주면 그 분이 많이 써서 다 같이 잘살

게 된다, 생각하겠지만 그게 실패라는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다 인정됐다면, 대안이 뭔가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결국 그것은 분배입니다.

■ 자본주의 고쳐쓰자! 경제민주화 + 정의로운 분배를 통

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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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대안은 어떻게 모색하느냐. 큰 틀에서 본다면 자본주

의 문제가 많습니다. 그러나 버릴 수 없습니다. 왜 대안이 없기 때

문에. 물론 앞서 말씀드린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경제나 공동체경

제는 자본주의의 부분적 문제들을 부분적으로 보완하는 아주 중

요한 대안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국가경제 체제가 될 수 없습니

다. 그러면 결국 고쳐 써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고쳐 쓸 거냐.

우리가 지난 대선 때 경제민주화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을 했는데, 열심히 나중에 보지는 못

했고 나중에 전문을 다 봤습니다. 제가 열심히 열심히 본 이유는

딱 한 가지입니다. ‘경제민주화’라는 단어가 나오나 안 나오나 였

습니다. 경제 이야기가 40여 번 나왔다고 언론에 나왔는데 경제민

주화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어제 역시 마찬

가지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합니다. 왜

선거 때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하고 지금은 입을 다물고 있는지 설

명하여야 합니다.

지금까지 여러분이 보신 한국경제 현실에서 경제민주화는

절대적입니다. 거기에 더해서 이제는 경제민주화로 되지 않는다

는 것입니다. 분배를 통한 성장, 분배를 통한 보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지 않고는 안 됩니다. 그래서 제가 경제민주화만이 아니라 이

제는 분배를 통한 정의로운 자본주의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문

제라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정의로운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결국은 기회가 공정하게 주

어지고 서로 기득권을 버리고 적어도 경쟁 관계에서 공정한 경쟁

이 이루어져서 순위가 바뀌는, 경쟁의 묘미는 순위가 바뀌는 것에

있습니다. 한번 일등이 영원한 일등이면 경쟁이 아닙니다. 한국사

회는 지금 그렇게 되어있습니다. 경쟁을 왜 하느냐, 더 많은 것을

만들어내서 함께 나누기 위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분배 없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성립되지 않습니

다. 큰 틀에서 본다면 우리가 항시 인류역사에서 추구했던 여러

가지 가치 중에서 함께 가면서 충돌하면서 대립하는 것이 자유와

평등. 공동체가 추구하는 평등의 가치와 개개인의 선택을 존중하

는 자유의 가치를 어떻게 균형 있고 조화롭게 만들 것인가 하는

것이 정의로운 자본주의의 철학적 틀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의로운 자본주의, ‘투표’로 만들자!

정의로운 자본주의를 만드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점진적 변화, 이것은 기득권자들이 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점잖게

하는 것입니다. 진화는 미래를 예측하지 못합니다. 미래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지 진화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

다. 미래는 우리가 원하는 미래는 우리가 설계해서 만들어가는 것

이지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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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는 방법은 개혁인가 혁명인가의 문제입니다. 답은 뻔합니다. 저

는 혁명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혁명을 할 힘이 없습니

다. 그리고 그 혁명은 반드시 폭력을 수반하기 때문에 개혁의 선

택밖에 길이 없습니다. 개혁은 그러면 가능한가 하면, 앞서 이 강

의를 시작하면서 세상을 바꿀 정책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씀드렸

습니다. 물론 하나의 정책은 긍정적인 효과를 내면 부정적인 효과

를 수반하기 마련입니다. 그 균형을 어떻게 갖출 것인가 하는 문

제는 있지만, 지금의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

습니다. 그 정책대안은 마련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정책을 어떻게 정치적으로 실천할 것인지 하는 문

제입니다. 여기서 제가 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안철수 당시 후보

를 도왔습니다. 제가 젊었을 때는 재벌과 소송도 하고 참여연대

활동도 했습니다. 특히 당시 많은 경제학자가 반대했던 기초생활

보장법을 만든 것을 가장 보람 있게 생각합니다. 당시 도와주셨던

의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참여연대가 많은 것을 걸고 기초생활

보장법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한국 복지의 출발입니다. 문제는 정

책실천을 젊었을 때는 생각하지 않고 무지개를 좇아 다녔습니다.

그런데 좀 경험이 생기니 무지개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

지개를 좇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안 의원이 꼭 대통

령이 될 거라는 생각은 안했지만 무지개를 쫓았습니다. 그런데 중

간에 그만두셨습니다. 책임지셔야죠. (웃음)

그래서 정치적 실천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제가 가지고 있는

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정치적 실천을 누가 현실화할 것인지 인

데 두 가지 접근인 것 같습니다. 하나는 박정희 향수냐, 또는 제가

무지개를 좇듯 비전과 실천력을 함께 갖춘 강력한 지도자, 현자

정치냐 입니다. 강력하다고 하다 보면 독재를 하고 불통 대통령이

될 수 있는데 그게 아니고 현자정치를 기대하느냐 하면 지금의 정

치에서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국민들이 자발적 선택을 해야 하

는데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왜 함께 가느냐 하면은 투표의 힘으

로 자본을 통제하는 민주주의가 자본주의의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한국 자본주의가 이 지경까지 온 것은 자본주의의 실패 이전

에 한국 민주주의의 실패라고 봅니다. 최장집 선생님의 표현을 빌

리면 절차적 민주주의는 이미 갖추게 되었지만, 그 민주주의를 통

해서 우리가 실질적으로 국민의 삶을 더 낫게 만들려고 해서 얻으

려고 했던 실질적 민주주의는 오히려 상당히 후퇴했습니다.

그러면 국민의 자발적 선택 즉 투표로 개혁이 가능한가. 난

감한 이야기입니다. 여러분 나비 아시죠? 나비효과라는 말 아실

겁니다. 나비의 작은 날개짓이 결국은 저 멀리 가서는 태풍까지도

됩니다. 근데 그건 어떤 우연적 파동, 효과를 이야기합니다.

저는 황당한 결론입니다만 나비의 꿈을 꾸고 있습니다. 여기

계신 국회의원들께 죄송합니다만 정치권이 제대로 안 한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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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국민들이 작은 날개짓을 다 같이 하면 세상이 바뀌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그래서 ‘나비혁명’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러면 국민들이 예를 들면 저희가 70년대, 80년대 민주화

운동을 하고 유신헌법을 부수겠다고 했을 때 당시 기득권, 기성세

대, 당시 부모님 세대가 ‘야 너희들 잘 한다 너를 희생해서 살아도

세상을 바꾸라’고 손뼉 쳐 줬는가 생각해보시면 그렇지 않습니다.

공부나 하지 왜 그런 짓 하느냐,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지

요. 지금 젊은 세대나 일반 국민에게 당신의 개인적 이익을 희생

하고 한국의 구조를 바꾸는 개혁에 참여해 주십사 하면 할 사람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투표혁명은 합니다. 여러분의 절대적 다수

를 차지하고 있는 중산층과 서민이 자기 계층에 맞는 투표를 하라

는 것입니다. 강북우파를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강남좌파는

이해가 됩니다.

한국은 역사적 구조로 보았을 때 계층분화가 없었습니다. 지

금부터 경제적 계층 분화가 이루어져야 하고 이념대립이 아니라

계층대립이 이루어져야 한국사회가 발전한다고 봅니다. 그 계층

대립이라 함은 투표대립입니다. 강남 3구는 철저하게 자신의 계

층에 맞게 투표선택을 하는데 왜 절대다수의 중산층 서민은 자기

의 경제적 계층에 맞는 투표를 하지 않는가. 이것을 바꾸어야 합

니다. 투표장에서 한 분 한 분이 변화를 일으킨다면 된다고 봅니

다. 그리고 기억투표를 하십시오. 기억투표는 심판을 하라는 것입

니다. 문제는 나비혁명 계층투표와 기억투표, 심판투표를 통해서

국민들이 세상을 바꿀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문제는 그

러면 내가 선택할 선택지가 있는가, 입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 한국경제를 이야기하면서 정치이야기 할

처지도 아니고 이 자리에 그 말을 하러 오지는 않았지만, 지금의

양당구조는 깨지고 더욱 다양한 대안정당, 대안선택, 다시 말하면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들이 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

고 정치인들은 나는 이것을 하겠다라고 분명하게 말해줘야 하고

박근혜 대통령처럼 경제민주화 대선 때 이야기하고 입 다물고 있

으면 국민들이 벌떼처럼 일어나서 청와대에 편지 보내고 항의해

야 합니다. 그런데 국민들이 잊고 기억상실투표를 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만, 당이 수도 없이 이름을 바꿉니다. 한나라당, 새누

리당, 민주당, 새정치민주연합, 도로민주당. 제가 볼 때 지난 대선

에서 정당은 하나였습니다. ‘새누리민주당’. 후보는 둘이었습니

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니 각자 자기 당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이

것을 국민이 심판하는 정치가 만들어지지 않고는 한국경제 안 바

뀐다고 봅니다. 앞서 초기 말씀드린 것처럼 기득권 보수는 기득권

지키기, 중도좌파는 이념 지키기에 매몰되어 있는 지금의 구조로

서는 보통사람의 삶을 바꾸는 경제개혁이 어렵습니다. 한국경제

를 진단하고 그 대안을 찾는 자리에서 마무리가 정치적으로 되어

서 그렇지만, 정치가 경제를 바꾸지 않고는 경제 스스로 경제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결론을 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까

지입니다. 고맙습니다. (끝. 장하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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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한국경제 해법 찾기’ 시리즈 2

- 장하성 교수 초청 신년특집 좌담회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1판 1쇄 펴냄 2015년 1월 22일

만든 사람들

펴낸이 국회의원 안철수의원실, 정책네트워크 내일

정리 김우곤 김태형 김혜림 차현지

편집 김용천

사진 방영문

기획 디자인 제작 김태형

펴낸곳 국회의원 안철수의원실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1 국회 의원회관 518호

전화 02.788.2204

전자우편 [email protected]

트위터 @ahncs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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