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의 메카니즘과 통역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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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의 메카니즘과 통역사의 자질 * 이 용 성 (부산외국어대학교) Yongsung Lee (2005), Interpretation Mechanism and Qualifications of Interpreters. Journal of Language Sciences 12-3, 5979. This paper deals with interpretation mechanism and its implication on the qualifications of interpreters. Interpretation mechanism, in short, is the inter-relation of three-stage process, decoding, message and encoding with such top-down cognitive aspects as language ability and knowledge about the subject. Interpreters are different from bilinguals in that they work on message not on the language and that they work with knowledge base not with what they hear. We also discuss relevant qualifications to be interpreters. Internal qualifications have direct relations with the mechanism, which contains such essential elements as knowledge of languages, comprehension faculty, memory and insatiable curiosity. The external qualifications related to the final oral output are extrovert personality, good speaking manner, sense of responsibility and physical fittedness. These performance-related qualifications are what make an interpreter a communication coordinator. (Pusan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Key words: Mechanism of interpretation, Qualifications of interpreters, information processing, Minimal attachment theory, encoding, decoding. 1. 머리말 본고는 통․번역은 어떻게 하는 것이며 통․번역사가 되려면 어떠한 자격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 부분적으로 나마 답을 주기 위한 것이다. 통역과 번역이 외국어학습의 가장 궁극적인 측면이라는 점에서도, 그리고 Trahan (1978)이 지적 바와 같이 실질적으로 통․번역이 중급이상의 외국어 학습자에게 도움이 된다 측면에서도 통역의 메카니즘과 통역사의 자질에 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할 것이 다. 본고에서는 통․번역의 과정이 어떠한 메카니즘을 지니며 또 이러한 통역사 번역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자질을 가져야 할 것인지를 소개하고 이에 대한 논의를 통해 이해를 돕고자 한다. * 본 논문은 2005년 2월 한국언어과학회 겨울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수정, 보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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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역의 메카니즘과 통역사의 자질*1)

    이 용 성

    (부산외국어대학교)

    Yongsung Lee ( 2005) , Interpretation Mechanism and Qualifications of

    Interpreters. Journal of Language Sciences 12-3, 59~79. This paper deals with

    interpretation mechanism and its implication on the qualifications of interpreters.

    Interpretation mechanism, in short, is the inter-relation of three-stage process, decoding,

    message and encoding with such top-down cognitive aspects as language ability and

    knowledge about the subject. Interpreters are different from bilinguals in that they

    work on message not on the language and that they work with knowledge base

    not with what they hear. We also discuss relevant qualifications to be interpreters.

    Internal qualifications have direct relations with the mechanism, which contains such

    essential elements as knowledge of languages, comprehension faculty, memory and

    insatiable curiosity. The external qualifications related to the final oral output are

    extrovert personality, good speaking manner, sense of responsibility and physical

    fittedness. These performance-related qualifications are what make an interpreter

    a communication coordinator. ( Pusan Univ ersity of Foreign Studies)

    Key w ords: Mechanism of interpretation, Qualifications of interpreters, information

    processing, Minimal attachment theory, encoding, decoding.

    1 . 머리말

    본고는 통․번역은 어떻게 하는 것이며 또 통․번역사가 되려면 어떠한 자격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 부분적으로 나마 답을 주기 위한 것이다. 통역과 번역이

    외국어학습의 가장 궁극적인 측면이라는 점에서도, 그리고 Trahan (1978)이 지적

    한 바와 같이 실질적으로 통․번역이 중급이상의 외국어 학습자에게 도움이 된다

    는 측면에서도 통역의 메카니즘과 통역사의 자질에 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할 것이

    다. 본고에서는 통․번역의 과정이 어떠한 메카니즘을 지니며 또 이러한 통역사

    번역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자질을 가져야 할 것인지를 소개하고 이에 대한

    논의를 통해 이해를 돕고자 한다.

    * 본 논문은 2005년 2월 한국언어과학회 겨울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수정, 보완

    한 것이다.

  • 통역과 번역은 기본적으로 동일한 메카니즘을 따른다. 물론 구어와 문어라는

    매체상의 차이와 시간압박 (time pressure)으로 인해 기술적으로 극복해야할 차이

    가 있지만, 두개의 과정이 서로 다른 절차를 따르는 것은 아니다. 물론 입력의

    종류가 다르고 현장성이 다르기 때문에 통역사와 번역가는 서로 다른 훈련을 받아

    야 할 것이다. 하지만 본고에서는 통역과 번역의 공통적인 메카니즘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하며 통역, 번역의 차이점과 번역의 특성에 대하여서는 차후 과제로

    남겨둔다.

    이러한 통․번역을 수행하는 메카니즘은 일반적 상식과 달리, 들어오는 언어자

    극 (language input)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언어입력을 상향식 정보

    (Bottom-up information)라 한다면 통․번역에 있어 상향식 정보와 아울러 하향

    식 정보 (Top-down information)를 참고하여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어떻게 상호

    작용을 하는가를 보이는 것이 통․번역의 메카니즘이다.

    이러한 메카니즘을 이해하면 통역사나 번역가는 언어능력 외에도 여러 가지

    자격을 갖추어야 함을 알 수 있다. 물론 언어능력이 필요한 것이지만 언어능력만

    있다고 해서 통․번역을 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입장에서

    통역을 중심으로 한 통․번역의 메카니즘을 설명하고 통역사의 자질을 소개하여

    관련 연구를 진작시키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2. 통역의 메카니즘

    통역의 메카니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본적으로 정보처리에 대한 지식

    이 선행되어야 한다. Caroll (1986)이 보이는 정보처리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Caroll의 정보처리 모델 (1986: 46)

    Environmental ↦

    stimuli ↦

    SENSORY STORES

    visual auditory etc.

    →→

    WORKING MEMORY

    current goals consciousness etc.

    →→

    PERMANENT MEMORY

    knowldege skills beliefs, etc.

    ↑ ↑↓ ↑↓

    CONTROL PROCESSplanning, strategies etc.

  • 통역의 메카니즘과 통역사의 자질 61

    외부의 자극이 눈 또는 귀를 통해 전해지면 이러한 정보는 작업메모리 (working

    memory)에 저장되며 처리된다.1) 이곳에서 들어오는 메시지가 분석되는데 이러한

    분석을 도와주는 두개의 보조기관이 있다. 하나는 장기메모리 (Permanent

    Memory)이고 또 하나는 통제과정 (control process)이다. 귀와 눈을 통해 들어오

    는 자극 (언어자극)을 상향식정보라 하면 장기메모리나 통제과정에서 나타나는

    정보처리 방식은 하향식 정보라 할 수 있다. 장기메모리에 속하는 것은 이미 이야

    기하고 있는 주제에 관한 세부적인 정보나 화자의 성향, 그리고 예상되는 화자의

    논리흐름과 같은 것이며 통제과정이란 입력부의 일련의 소리연쇄를 구조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용성 (2005)에서는 이 부분에는 통사적인 정보와 의미적인

    정보가 포함된다고 설명하였다. 이렇게 처리된 정보는 장기메모리에 보관되며

    장기메모리에 보관된 정보로 인해 통제과정이 수정되기도 하고 또 더 정교화 되는

    것이다. Caroll의 모델에서 잘 나타나 있듯이 정보는 이미 우리가 아는 것을 통해

    들어오며 그 결과는 우리가 아는 영역을 확대하거나 수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Caroll의 정보처리 모델은 통역사의 정보처리 수행을 부분적으로 밖에

    보이지 못한다. 정보처리는 수동적인 과정으로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를

    처리할 뿐이다. 통역사의 경우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통역사는 현장에서

    청자와 화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여야 한다. 통역은 연사가 이야기하는 동안에

    는 청자의 역할을 하지만 전달하는 동안에는 화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물론 동시통

    역의 경우는 이러한 두 가지 과정에 거의 동시에 일어나야 하므로 더 많은 부담감

    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2) 통역사의 역할 (이용성 2004)

    T→

    T→

    }CRESPONSE }C

    encode sending Transfer Mechanism

    receiving decode C }RESPONSEC decode ←

    Treceiving sending ←

    Tincode

    → receiving → decoding → MESSAGE → encoding → sending

    ← sending ← encoding ← MESSAGE ← decoding ← receiving

    C: concept MEMORY

    1) 이 작업메모리는 Atkinson & Shiffrin (1968)의 단기메모리 (short-term memory)

    라는 말로 더 잘 알려져 있다.

  • (2)는 통역사의 역할을 도식화 하여 나타낸 것이다. 여기서 전달 장치 (transfer

    mechanism)는 화자와 청자가 같은 언어를 공유할 때는 불필요한 부분이며 이

    부분이 없다면 나머지 그림은 자연스러운 두 사람의 동시적인 대화를 나타낸다.

    하지만 통역이 필요한 경우 즉 한 언어로 인코딩된 메시지를 청자가 직접 디코딩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전달 장치로서의 통역사의 역할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2)의

    원내에 나타나 있는 것이 통역사의 역할을 말하는 것이다. 화자가 말하고 청자가

    듣는 일방적인 작업을 할 때에 통역사는 화자와 청자의 역할을 동시에 맡아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통역사는 양방향의 서로 다른 신호를 받아들여 디코딩을

    하여 메시지를 추출하고 이를 다시 청자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인코딩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오직 청자의 기억력이 뒷받침될 때에 가능하

    다. 통역은 엄청난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작업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림이다.

    이러한 기억력에 부하가 걸리면 통역사는 전달 장치로서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

    며 결국 화자와 청자의 대화는 단절된다. 이러한 통역사의 역할과 정보처리 과정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도표로 설명할 수 있다.

    (3) 통역의 메카니즘

    Input2) Decoding

    Language

    ability

    Knowledge

    BaseMessage

    (Memory)

    Output Encoding

    (3)의 도표는 Caroll의 정보처리 모델을 통역사의 기능과 합하여 제시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통역사는 화자의 출력물을 입력부로 하여 처리과정을 통해 청자를

    위한 출력부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것은 도표의 중앙에 위치

    한 Decoding, Message, 그리고 Encoding이다. 물론 이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을

    지적하라면 Message라 할 수 있다. 위의 도표는 단지 통역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2) 입력부 (input)을 표현하는 말로 source language (Nida, 1964), 또는 출발어 (최정

    화 1998)등과 같은 용어가 있으나 여기에서는 통일하여 입력부라 칭한다. 출력부의

    경우도 학자에 따라 receptor language, target language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 통역의 메카니즘과 통역사의 자질 63

    번역에 있어서도 동일한 메카니즘을 따른다.3)

    2.1. 입력정보 분석 (Decoding)

    통역사는 무엇보다 먼저 연사의 말을 듣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통역행위의

    시작은 Decoding이며 이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면 통역의 질을 절대 보장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람들은 일상의 대화 속에서도 같은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상대의

    말을 오해하거나 곡해하고 심지어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일상적인

    언어행위의 관행이 통역사에게는 있어서는 허용되지 않는 것임을 명심하여야 한

    다. 물론 통역내용상 전문적인 정보 (knowledge)가 중심을 이루게 되며, 오해나

    곡해는 대부분 정보가 아닌 감정 (emotion)이 문제가 되는 것이므로 그렇게 심각

    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여전히 문제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디코

    딩의 과정은 input의 내용만큼이나 언어능력과 배경지식이 중요한 부분이다. 실질

    적으로 이곳에서 청해 (comprehension)라는 용어 대신 해독 (decoding)이란 용어

    3) 다만 문학작품 번역의 경우는 디코딩 과정에서 작가의 입장을 이해하는 능력을 지

    녀야 할 것이며 인코딩 과정에서 감성적인 언어표현에 능해야 하지만 이 역시도

    광범위하게 보면 배경지식 (Knowledge Base)또는 언어능력 (language ability)에

    속하는 것이므로 같은 메카니즘을 지니되 언어능력과 배경지식의 차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용성 (2004)에서는 번역과 통역의 차이점을 아래와 같은 도표로 정

    리하였다.

    통역과 번역의 분류 (이용성 (2004))

    a) 입출력 언어에 따른 분류

    outputinput

    spoken written

    spoken통역

    (interpretation)전사번역

    (transcription/translation)

    written문장구역

    (sight translation)번역

    (translation)

    b) 시간압박 (time pressure)에 따른 분류

    outputinput

    simultaneous Non-simultaneous

    spoken 동시통역(simultaneous interpretation)

    순차통역(consecutive interpretation)

    written문장구역

    (sight translation)전사번역/번역

    (transcription/translation)

    여기서 동시통역은 장비를 동원한 국제회의 통역 외에도, 속삭임 (whispering), 화

    상통역, 전화통역 그리고 장비 없이 진행하는 생중계 동시통역 (in vivo

    interpretation)을 총칭하는 용어이다.

  • 를 사용하는 것은 단지 입력부의 정보를 추출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청해 능력 외에 언어능력과 배경지식이 연동된 총체적인 능력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언어능력과 디코딩의 관계를 Altman & Sqare (1985)의 예를 들어 살펴보자.

    (4) Minimal Attachment의 예시

    a) The burglar tried to blow open the safe with the dynamite.

    b) The burglar tried to blow open the safe with the diamonds.

    위의 문장을 보면 (4a)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만 (4b)는 다소 시간이 걸려야

    맞는 문장임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를 Frazier (1978)는 최소부가이론으로 설명한다.

    그 내용은 부사구는 자연스럽게 동사구에 부가된 것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우선적

    이며 이러한 것이 최소부가 (Minimal attachment)라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보면 (4a)의 문장은 동사구에 부가되어 “다이너마이트를 사용하여”라는 의미가

    나온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4b)에서 보듯 동사구에 부가되는 것이 아니라

    명사구에 부가되어 “다이아몬드가 들어있는”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리고 한걸

    음 더 나아가 사실상은 (4a)에서 도둑이 상자안의 내용물도 모르고 “다이너마이트

    가 들어 있는 상자를 폭파하여 열고자 했던” 사건을 보도하는 자료일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의적인 해석이 동시에 파악되지 않으면 통역사는

    중요한 실수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통역사에게 요구되는 통사적인 정보는 단선적

    인 최소 부가가 아니라 여러 가지 가능성을 동시에 처리하는 능력이다.

    언어능력의 의미적인 측면을 잘 보이는 예로는 Warren & Warren (1980)의

    실험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들은 의미정보가 불충분한 입력부를 보충하거나 아니면

    상충되는 입력을 제거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하였다. 실험의

    내용은 “It was found that the wheel was on the axle."과 같은 문장에서 wheel의

    /w/발음을 기침소리로 바꾸어 놓았으나 피실험자는 전혀 문제없이 wheel을 복원

    해 낸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들은 추가로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

    (5) Warren & Warren의 실험문장

    a) It was found that the *eel was on the shoe.

    b) It was found that the *eel was on the orange.

    c) It was found that the *eel was on the table.

  • 통역의 메카니즘과 통역사의 자질 65

    위의 (5)의 문장에서 별표로 표기한 부분은 앞의 실험과 마찬가지로 기침소리로

    대신하였다. 그러나 (5a), (5b), 그리고 (5c)에 동일한 음성연쇄가 나타남에도 불구

    하고 피실험자는 (9a)에서는 heel, (5b)에서는 peel 그리고 (5c)에서는 meal이라는

    것을 아무런 어려움 없이 알아내었다. 이러한 의미적인 정보가 복원이 되지 않고

    단지 입력부에 없는 내용이라 처리하지 못한다면 통역사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Warren & Warren의 실험은 실질적으로 입력부의 내용보

    다는 하향식 의미정보가 하향식 통사정보와 더불어 더 강력한 효과를 발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문장을 처리함에 있어 언어능력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무래도

    부족하다. 이보다 더 강력하게 작용하는 것은 배경지식이다. 예를 들어 (4a)의

    내용이 지상에 보도된 다이너마이트가 들어 있는 상자를 폭파하여 열어 보려던

    어리석은 도둑의 이야기임을 알고 있다면 통사적 중의성을 가지고 씨름하지 않아

    도 그리고 통사적인 정보만으로는 유추하기 힘든 정보라 하더라도 그 뜻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이 주어졌고 또 이를 이미 알고 있었다면 그러한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매우 유추하기 어려운 의미를 단번에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5)의 문장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각각의 상황이 그림으로

    주어 졌다면 우리는 불충분한 언어정보만으로도 화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디코딩과정에서는 언어능력만큼이

    나 배경지식 즉 지식기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Altman & Steedman (1988)에서

    는 앞서 말한 의미정보, 통사정보와 아울러 표현빈도수, 단어사용에 대한 지식

    외에도 관련지식, 현장정보, 시각정보 등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해 보였다. 이 부분에 대하여 Seleskovitch (1978, 69)는 통역을 설명하는 과정

    에서 “회담의 주제를 잘 아는 사람의 경우 청취이해와 배경지식의 구분이 뚜렷하

    지 않다” (...the line between comprehension and knowledge is blurred for

    someone who is knowledgeable about a subject.)고 하였다. 이는 실질적으로

    통사, 의미적인 정보와 배경지식이 총체적인 하향식 정보로 사용될 수 있음을

    뜻한다.

    2.2. 메시지 (Message)

    통역사가 다루는 것은 언어가 아니다. 통역은 그 언어라는 그릇에 담겨있는

    화자의 의도 즉 메시지를 다루는 것이다. 따라서 화자의 의도를 알지 못한다면

  • 통역행위는 매우 힘든 과정을 통한 그릇된 유추와 잘못된 정보로 인해 이해할

    수 없는 출력물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통역에서 가장 조심하여야

    할 부분은 화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입력에 있는 내용을 언어능력에 따라

    전환하여 출력물을 만들고자 하는 강력한 유혹을 물리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단어 대 단어로 메시지를 파악하지 않고 전달하려는 노력을 verbatim-translation

    이라 하는데 이러한 성향은 통역의 질을 매우 저하시키는 것이다. 물론 “서울,”

    “교황” 등과 같은 고유명사류의 단어는 항상 영어로 일대일 대응을 하므로 그대로

    전달하여야 하겠지만 문제는 이처럼 대응되는 단어가 많지 않으며 그렇다 하더라

    도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통역사의 관건은 단어에 메이지 않고 단어와 단어의 연쇄인 구, 문장 속에 들어

    있는 의미단위를 파악해 내야한다. 이때의 관건은 입력부에 있는 언어정보 (문장구

    조, 단어의 사전적 의미)에 메이지 말아야 한다. 실제로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발표

    를 보면 영어 또는 한국어의 문법적인 부분이 출력부에 그대로 들어나 어색한 출력

    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이 있음을 관찰한다. 이렇게 하여 파악된 메시지는 (다시

    이야기하지만 입력부의 단어나 문법구조가 아니다) 출력물이 만들어 질 때까지

    잘 보관되어져야 한다. 동시통역의 경우 1-5초, 그리고 순차통역의 경우는 심지어

    5분정도까지도 기억을 하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부담은 사실상 통역을 수행하는

    사람들로서는 가장 큰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순차통역의 경우는 노트테이킹

    (이용성 (2002) 참조)과 같은 기술적인 부분을 연마하여야 하지만 여전히 전체의

    논리의 흐름과 세부적인 내용을 동시에 기억하고 있는 것은 쉽지가 않다.

    통역사는 이런 점에서 매우 탁월한 기억력을 지녀야 한다. 메시지 보유력이

    없으면 통역은 불가하다. 뛰어난 기억력으로 들은 모든 내용을 다 기억하는 것은

    통역사에게 매우 중요하고 훌륭한 덕목이 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렇게 기억력

    이 뛰어난 사람이 드물다. 여기에 통역사에게 기억력의 부담을 덜고 또 많은 것을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배경지식 즉 지식기반 (Knowledge Base)이다. 이상

    적으로 말하자면, 통역사가 연사가 하고자 하는 말을 이미 다 알고 있다면 메시지

    파악이나 기억에 추가 부담이 없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재확인할 뿐이기 때문

    이다. 이런 차원에서 Seleskovitch (1978, 69)는 통역사의 지식은 목적을 위한 수단

    (a means to an end)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중시하였다. 메시지를 파악하거나

    메시지를 기억하는 것은 실제로 언어능력과 무관하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2.1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은 “듣고 이해하기” (comprehension)과정이

    없이 “듣고 확인하기”(verification)를 통해 알 수 있다. 이러한 지식기반은 Caroll

  • 통역의 메카니즘과 통역사의 자질 67

    이 언급한 장기메모리에 속하는 것으로 이미 우리 머릿속에 존재하는 것이므로

    추가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통역을 하는 주제에

    대하여 많이 알면 알수록 더 충실한 통역을 할 수 있다는 것이며 그 반대로 통역을

    하는 주제에 대하여 아는 것이 전혀 없다면 아무리 언어능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충실한 통역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모든 내용을 이미 다 알고 있을 수는 없다. 따라서 통역사가

    접하는 모든 정보가 다 구정보 (old information)는 아니다. 국제회의나 세미나,

    워크샾 등은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내는 모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선

    은 이러한 경우에도 구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Seleskovitch (1979: 48)는

    통역사를 위한 조언에서 통역을 하는 사람이 제일 중시하여야 할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원용하는 것 (reference to pre-existing knowledge)임을 힘주어 강조

    한다. 즉 기존에 알고 있는 지식과 연계하여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일 때 그 정보에

    대한 기억 보유력 (memory retention)이 그만큼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2.3. 출력을 위한 재구 (Encoding)

    통역의 메카니즘에서 세 번째 요소는 디코딩을 통해 파악하고 머릿속에 기억되

    어져 있는 메시지를 청중이 들을 수 있는 언어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재구성 (Restructuring)은 Nida (1964)가 번역을 설명하면서 사용한 용어로 입력

    부 언어를 출력부 언어로 재구성 한다는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은 verbatim

    translation에 대하여서는 이미 앞부분에서 이야기한 바 있다. 재구성이란 입력부

    의 언어를 분석하여 그 안에 담겨 있는 내용을 뽑아 낸 후에 그 내용 (메시지)을

    출력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입력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는 청자의 역할을 하던

    통역사는 이제 화자의 역할을 하여야 한다. 화자의 역할은 한마디로 내용을 잘

    전달하는 것이다. 즉 “내용”과 “전달”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수행하여야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볼 때 좋은 출력의 조건은 다음의 기준에 부합하여야 할

    것이다.

    (6) 좋은 출력의 조건

    a) 충실성 (faithfulness)

    b) 간명성 (succinctness)

    c) 자연성 (naturalness)

    d) 적절성 (relevance)

  • 위의 (6)에서 제시한 부분 중 (6a)에 해당하는 충실성은 내용에 관한 것이며

    나머지 셋은 전달조건이라 할 수 있다. 충실성을 오해하여 문법적인 충실성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통역사가 다루는 것은 연사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지 연사가

    선정한 특별한 문법구조가 아니다. 연사의 말을 듣고 이해한 통역사는 이제 그

    자신이 연사가 된다. 연사의 제1의 조건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충실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생략으로 인해 내용에 손상이 간다면 통역사의 본유의 기능인

    communication moderator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없다. 연사가 내용을 모르고

    있다면 그만큼 그 부분에 전달력이 떨어질 것이므로 충실성이란 실제로 그 분야의

    전문지식을 전제로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통역사는 자신이 이해한 만큼 남을

    이해시킬 수 있을 것이다. 듣고 이해하여 말하기 보다는 이미 이해하고 있는 내용

    을 들어서 전달하는 것이 더욱 충실한 출력물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둘째로 출력물은 투명하고 간결하여야 한다. 대체로 우리가 통역을 하고자 하는

    연사는 숙달된 연사가 아닌 경우가 많이 있다. 입력부에 문법적인 오류가 생기는

    경우도 있고 또 미리 준비한 문어체의 복잡한 구문을 사용하기도 하겠지만 통역사

    는 그 말을 꿰뚫어 의미파악을 하고 이를 간결하고 (simple) 분명하게 (clear)전해

    야 한다. 이 부분은 언어능력이 전제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출력물을 간명하게

    만드는 훈련이 끊임없이 필요하다. (6c)의 자연성은 입력언어를 모르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출력언어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직역체의 문장, 번역문투

    등은 청중에게 부담을 주게 되며 그만큼 전달력이 떨어진다. Seleskovitch (1978:

    98)는 통역사가 사용하는 언어는 원칙적으로 입력부의 언어와 무관하다 (what

    the interpreter says is, in principle, independent of the source language.)고 하였

    다. 이는 입력부의 언어형식으로 인해 부자연스러운 출력을 만들어 내는 것을

    금하고 오직 연사의 내용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6d)의

    적절성은 배경지식에 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내용과 표현이 청중의 수준에

    맞는 적합한 것이어야 한다.

    실제 통역현장에서 특별히 문장구역이나 동시통역에 있어 입력부의 언어가 부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많이 본다. Agrifoglio (2004: 52-54)는 통역사의

    오류를 의미적 오류와 표현적 오류로 나누어 보고 실제 통역사를 통해 실험을

    한 뒤에 입력언어로 방해를 받는 경우는 문장구역 - 동시통역 - 순차통역의 순서

    대로 나타나며 의미적 오류는 그 역순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음을 관찰하였다.

    입력언어를 참고할 수 있는 문장구역과 순차통역에서는 그만큼 표현적인 오류가

    많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표현적인 오류의 정체는 입력언어의 영향과 출력언어의

  • 통역의 메카니즘과 통역사의 자질 69

    표현양상 (mode of expression)이다. 입력언어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려

    해도 출력언어의 표현양상에 대한 지식이 충분하지 못하면 여전히 부자연스러운

    결과를 가져온다. 이런 면에서 좋은 통역사는 궁극적으로 좋은 연사가 되어야

    한다.

    3 . 통역사의 자질

    통역의 메카니즘을 알면 이제 통역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어떠한 자질이

    필요한지를 유추해 볼 수 있다. 통역사란 연사의 말을 청중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며 이러한 전달 장치를 분석해 놓은 것이 통역의 메카니

    즘이므로 통역의 메카니즘을 통해 대체로의 자질을 알아 볼 수 있는 것이 사실이

    다. 이렇게 볼 때 통역사는 언어에 대한 능력, 이해력, 기억력, 지적호기심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자질은 통역 메카니즘을 잘 수행하기 위한 직접적인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내적 자질이 없으면 통역을 수행하기 어렵지만 그것만

    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다. 통역의 메카니즘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외부적인

    자질이 또한 필요하다. 그러한 외부적인 자질로는 연사로서의 자질, 외향적인 성

    격, 책임감, 체력조건 등이 있다.

    이 중 더러는 훈련으로 자질이 만들어 지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것은 훈련을

    통해 자질을 얻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특별히 기억력이나 언어능력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정도를 뛰어 넘는 것이며 지적 호기심은 노력으로 얻기 힘든 천부적인

    측면이 있다. 물론 외적인 자질 가운데에도 외향적인 성격이라든지, 책임감 등은

    훈련으로 얻기는 어렵다는 측면이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Degueldre (1980)는 통

    역사는 선천적인 능력을 타고 나야지 훈련으로 만들어 질 수 없다 (An interpreter

    is born, not trained)는 극단적인 말을 하기도 하였다. 이제 이러한 자질을 하나씩

    살펴보기로 한다.

    3.1. 내적인 자질

    통역의 메카니즘은 기본적으로 인코딩, 메시지, 그리고 디코딩을 중심으로 한

    언어에 대한 지식과 주제에 관한 지식의 상호작용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호작

    용을 수행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자질이 필요하다.

  • (7) 통역사의 내적 자질

    a) 언어지식 (knowledge of language)

    b) 이해능력 (comprehension faculty)

    c) 기억력 (memory)

    d) 지적 호기심 (insatiable curiosity)

    통역사는 입력언어와 출력언어의 어휘, 문장구조 등을 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두 언어를 모두 듣고 이해하는 능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속담, 관용어구

    등에 관한 충분한 지식과 이들이 지니는 언어간의 대응관계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입력언어로 들은 말의 뜻을 출력언어로 즉각적이고 능동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입력언어를 모르면 듣고도 이해하지 못하며 통역사는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 내용을 전달할 수 없다. 이는 모국어가 아닌 언어에 대한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입력언어가 모국어가 아닐 경우

    디코딩 또는 인코딩의 어느 한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고자 하는 말이 있어도 이를 외국어로 표현할 수 없다면 자신의 말이 아닌

    남의 말을 파악하여 전달하는 것은 더욱 불가능하다. Degueldre (1980: 20)는 통역

    사는 출력언어로 일분간 적어도 120 단어를 발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는 영어의 경우 자신의 생각이나 내용을 거침없이 그리고 이해가능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으로 단지 원어민의 수준이 아니라 이를 넘어서서 원어민 가운데

    말을 잘 하고 조리 있게 하는 언어능력을 지닌 연사로서의 조건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더 중요한 문제는 모국어에 있다. 출력언어가 모국어인 경우,

    자연스런 표현방식이 그렇게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모국어에 무슨 문제가 있겠

    는가하고 반문하겠지만 실질적으로 통역수업을 하다보면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영어도 문제지만 한국어가 더 큰 문제이다”라고 고백하는 것을 자주 접한다.

    통역사는 자신의 모국어에 문제가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 모국어가 아닌 경우

    사전을 찾거나 아니면 전문서적을 읽어 전문용어를 배우기도 하지만 모국어의

    경우는 현장에서 즉시 대응어를 찾아 내지 못할 경우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Nida (1964: 150)는 번역에 있어서 상당수의 오류는 “기본적으로 수용언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primarily from the lack of thorough knowledge of the receptor

    language) 생기는 것임을 강조했다.4)

    4) 여기서의 수용언어 (receptor language)는 본고에서 이야기하는 출력언어이다. 즉 우

    리나라에서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 영한통역의 경우 한국어를 지칭하는 것이다. 물론

    Nida는 번역에 관하여 이야기하였지만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번역과 통역은 동일

  • 통역의 메카니즘과 통역사의 자질 71

    입력언어를 알아야 한다는 것은 기정사실이지만 청중은 출력언어를 통해 통역

    사의 능력을 판단하게 된다. 한국에서 국제회의가 열리는 경우 한국청중은 통역사

    의 한국어 표현에 의지하여, 그리고 영미인은 영어표현에 의지하여 통역사의 능력

    을 판단하게 되는데 외국에서 온 손님의 경우 통역사의 사소한 실수에 대하여

    매우 관대함을 보이지만 한국인 청중의 경우는 실질적으로 관용의 폭이 매우 좁다

    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통역사는 언어능력은 필요조건이다. 하지만 언어능력이 충분조건이 되지

    못함도 알아야 한다. 두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과 어떤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

    을 지닌다는 것은 사실상 관련이 없는 것이다. 비유컨대 마라톤 선수는 호흡을

    잘 해야 하지만 호흡을 잘 한다고 다 마라톤 선수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언어능력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에 통역사의 자질에 포함되지 않는

    다는 주장도 할 수 있을 것이다.

    (7b)에서 이야기하는 이해 능력을 요구하는 것은 통역은 화자의 말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화자의 말에 담긴 내용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훌륭하고

    뛰어난 업적을 지닌 통역사라해도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말을 전달할 수는 없다.

    통역사는 분석하고 이해하며 집중할 수 있어야 하며 또한 대화 감각 (sense of

    communication)이 있어야 한다. 통역사는 언변이 능하지 못한 연사의 말을 듣고도

    분석을 통해 그 의미를 파악하여야 하며 논리성이 없는 발표를 접하게 되는 경우에

    도 흔들리지 말고 그 의미를 파악하여야 한다. 발표자 중에는 불필요한 미사여구,

    상황에 맞지 않는 비유 등을 통해 청중의 이해를 돕기 보다는 외려 어렵게 만드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연사의 의도를 논리전개에 따라 파악하고 적절한 언어로

    옮기는 것은 단지 외국어를 안다고 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통역은 이러한 듣고 이해하고 분석하여 전달하는 일체의 과정을 매우 제한된

    시간 내에 수행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 이해능력이란 “민첩한 사고” (quickness

    in mind)를 뜻한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이점에 있어 통역사는 두 언어를 할 수

    있는 사람과 가장 크게 구별된다. 이러한 이해능력이 없으면 결국 통역사는 입력언

    어의 언어형식에 방해를 받게 될 것이고 그 결과 단어 대 단어를 전환하는

    (word-for-word conversion)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게 된다.

    (7c)의 기억력은 순차통역만을 위한 자질이 아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동시통역

    과 순차통역을 직능적으로 구별하지 않는다. 동시통역사도 순차통역을 할 필요가

    있으며 순차통역만 하겠다는 통역사는 통역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런

    한 메카니즘을 따르므로 그의 말은 통역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다.

  • 이유로 순차통역과 동시통역을 따로 구별하지 않고 회의 통역사로 지칭하는 것이

    다. (최정화 (2001: 16) 참조) 이런 면에서 볼 때 통역사의 기억력은 단지 직능적인

    차이에 따라 필요한 자질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때의 기억력이란 단지 회의장에서 누가 어떤 단어를 사용하여 말하였는지를

    기억하는 언어적 기억력이 아니라 이를 넘어서는 메시지와 논리흐름에 대한 기억

    력이다. 우선은 연사의 말이 무슨 내용인지를 알아야 하며 이 내용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른 언어로 인코딩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인 기억력을 뜻한

    다. 이미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이러한 기억력은 배경지식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미 아는 정보나 지식은 따로 기억을 하려 애쓰지 않아도 이미 우리의

    장기 메모리 (long-term memory)에 들어와 있는 것이므로 배경지식이 많을수록

    기억에 대한 부담은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기억력이 훌륭하다고 하여도 통역사가 모든 것을 기억하고 기억

    한 것을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노트테이킹이 있다. 노트테이킹은 통역사의 기억

    에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훈련과정이다. 하지만 노트테이킹이 기억을

    대신하여 주지는 못하며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Dejean (1981)

    은 이런 차원에서 “내용기록이란 기억에 도움을 주는 ‘목발일 뿐이지 기억을 대치

    할 수 있는 ’의족은 아니다,” (최정화 (1998: 81)에서 재인용)라고 설명한다.

    끝으로 (7d)에서 이야기하는 지적인 호기심이란 끊임없는 학문에 대한 호기심

    을 말하는 것이다. Degueldre (1980: 16)는 통역사는 “끊임없이 업데이트 되는

    살아있는 완결판 백과사전” (living complete encyclopedia constantly kept

    up-to-date)라고 하였다. 물론 이를 그대로 다 받아들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통역사는 학문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과 또 이러한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광범

    위한 전문분야의 지식습득과 독서가 매우 필요한 자질이라는 것이다.

    통역사에게 필요 없는 지식은 없다. 결국 모든 분야에 첨예한 관심과 충분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다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통역사만은

    연사의 말을 이해하고 또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최종적인 목표가 성취

    불가능한 것이라 해도 배우고 습득하려는 능동적인 노력을 하려면 이러한 자세가

    필요하다. 담화내용과 담화의 흐름에 관한 지식과 아울러 통역사는 오늘날의 관심

    사가 되는 주요 현안에 대한 통찰력 있는 지식을 지녀야 한다. 통역사는 전문가

    사이에서 그 전문분야를 논하는 역할을 하므로 회의 주제와 관련내용을 숙지하여

    야 하며 전문용어에 능통해야 한다.

  • 통역의 메카니즘과 통역사의 자질 73

    통역사에게 지적인 호기심이 없다면 매번의 통역수행이 새로운 분야요 어려운

    도전이 된다. 하지만 능동적인 자세로 학문의 흐름을 이해하고 또 분석하여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 때 경우에 따라서는 전혀 사전 준비가 안 된 분야에서도 어느 정도

    통역사로서의 역량을 발할 수 있다.

    3.2. 외적인 자질

    3.1에서 언급한 내적인 자질은 통역의 메카니즘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이며

    통역과 번역은 동일한 메카니즘을 따르므로 실질적으로 내적인 자질은 통역뿐

    아니라 번역분에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도 요구되는 자질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기억력 부분에 있어서는 원문을 늘 참고할 수 있기 때문에 다소 관련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원문을 참고하는 순간 원문의 언어형태가 간섭을 일으키므로

    역시 통역과 같은 방법으로 메시지를 추출해 내고 이를 기억하고 출력언어로 옮길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출력물의 자연성을 얻어낼 수 있으므로 기억력을 무시할

    수 없다. 메카니즘을 둘러싼 외적인 자질은 번역보다는 통역사에게 더 중요한

    자질로 생각해 볼 수 있으며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8) 통역사의 외적 자질

    a) 외향적인 성격 (extrovert personality)

    b) 연사로서의 자질 (good speaking manner)

    c) 책임감 (sense of responsibility)

    d) 체력조건 (physical fittedness)

    번역가에게 문학적 문체적 표현능력이 요구된다면 이와 달리 통역사에게는 외

    향적인 성격이 필수적인 자질이 될 것이다. 통역사는 대중 속에서 대중을 상대로

    대중과 함께 그 직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두려워하거나

    마이크를 잡고 여러 사람을 상대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매우 곤란하다. 게다가

    동시통역을 수행할 경우 두 사람이 팀을 이루어 부스라는 작은 공간에서 협조체계

    를 구축하여야 한다. 매우 긴장된 일을 수행하면서 가뜩이나 여러 가지 불편요건이

    많은데 동료 통역사에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그로 인해 통역의 질이 저하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Hendry (1969: 25)도 이 점을 지적한다.

  • (9) 외향적 성격에 대하여

    I would much rather to say you need to have a broad, outgoing personality,

    with imagination and sympathy, to understand and share the experience of

    another human being whatever his language is. (Hendry (1968: 25))

    이처럼 외향적인 성격이란 산만하고 정신없이 사교적인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

    다. 외향적 성격의 특성으로 Hendry는 상상력과 동정심, 이해심 그리고 나눔의

    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편으로 통역사는 무대공포를 극복할 수 있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하며 극도로 긴장된 통역행위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실수에 대한 미련 등과

    같이 통역행위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짧은 휴식시간에 털어 낼 수 있는 자질을

    지녀야 한다. 결국 외향적 성격의 소유자일수록 그만큼 통역업무 수행을 잘 감당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8b)의 연사로서의 자질은 연사로서의 외적 자질을 말하는 것이다. 내적자질은

    이미 (6)의 좋은 출력 조건에서 이야기하였으며 이는 통역의 내부적인 메카니즘에

    서 나오는 것이다. 통역사는 연사와 청중을 연결한다. 그는 연사에게 있어서는

    청중이지만 청중을 향해서는 그 자신이 연사가 된다. 이런 면에서 통역사는 전문연

    사이다. (an interpreter is a professional public speaker. (Degueldre (1980: 19))

    통역사는 담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논지의 강조점을 찾아 이를 다른 언어로 재구성

    하되 더듬거나 중언부언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회의장에 나온 연사는 훈련된

    전문연사가 아니라 특정분야에 지식을 지닌 전문가인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대중 앞에서 연설할 기회가 많지 않은 사람이 있으며 그로 인해 더듬고 빼먹고

    심지어 논리가 흐려지고 같은 말을 반복하며 말투조차 부드럽지 않은 경우가 있다.

    (10) 동시통역에 있어 거슬리는 경우 (최정화 (1997: 84-85))

    a) poor microphone discipline (미숙한 마이크 사용)

    b) unfinished sentences (문장을 끝맺지 않는 경우)

    c) monotonous or hesitant delivery (단조로운 톤, 머뭇거림)

    d) unpleasant voice (듣기에 좋지 않은 목소리)

    e) mistakes in terminology (전문용어 사용 오류)

    f) lack of technical knowledge (전문지식 부족)

    g) umming and aahing (‘음’ 또는 ‘아’ 소리)

    h) long silence (오랜 침묵)

  • 통역의 메카니즘과 통역사의 자질 75

    I) interpreters' lagging a long way behind the speaker (뒤쳐짐)

    j) exaggerated intonation (과장된 억양)

    k) histrionic delivery (꾸민 말투)

    최정화의 통계에 의하면 동시통역에서 청중이 짜증나는 경우 11가지 가운데

    실제로 전달방식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10a), (10c), (10d), (10g), (10j), (10k) 등

    전체의 반이 넘는다. 이들은 통역의 내용과는 전혀 관계없이 이들을 전달하는

    과정에 있어 전문 연사답지 못한 부분이 청중에게 매우 거슬리는 것임을 잘 보여준

    다. 순차통역을 진행할 경우 연사와 통역사는 연단에 나란히 서서 전체 청중의

    시야 안에서 일하는 데 이 경우는 의상, 시선, 서있는 자세, 노트하는 모습 등이

    모두 문제가 될 수 있다. 결국 통역은 출력언어의 자연성과 전달의 자연성이 그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연사로서의 자질은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자질이다. (최정화 (1998: 91-98) 참조)

    또한 통역사는 투철한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이어폰을 끼고 있는 청중 또는

    연사와 나란히 서 있는 통역사를 바라보는 청중은 신에게 의지하듯 그렇게 통역사

    에게 의지한다. 통역사는 길 잃은 양의 무리를 인도하는 목자의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니 자신의 앞에 험난한 일이 닥쳐와도 사자의 입에서 어린 양을 구출하듯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청중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

    통역사가 몸이 조금 좋지 않다고, 또 연사가 하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심지어는 자신이 한 실수가 너무 어처구니없어 창피하고 부끄럽다고 마이크를

    끄고 연단을 떠나거나 부스에서 나가버리면 그 순간 회의는 전체적으로 마비가

    되어 버린다. 외국어를 모르는 사람들은 연사보다는 통역사를 더 의지하게 된다.

    통역사는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연사와 청중의 의사소통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며 통역이 양질이 아니더라도 없는 것 보다 낫다는 사실을 인지하여야

    한다. 물론 잘못된 통역은 차라리 없는 것 보다 못한 경우도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여기에 통역사는 회의를 주재한다는 사명감과 의사소통의 중재자로서의

    분명한 책임의식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직능

    을 수행하여야 한다. 책임감의 이면에는 자신감과 자기 확신이 있어야 한다. 무조

    건 책임만 지겠다는 것이 책임감이 아니라는 것이다. 청중이 자신의 역할에 의지하

    는 만큼 통역사는 자신이 맡은 임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하며

    연사가 전달하는 내용을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 자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다. 통역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 직능을 중도에서 포기하면 안 된다.

  • 끝으로 (8d)에서는 체력조건을 통역사의 자질로 규정한다. 통역은 한마디로

    극도의 긴장 속에서 진행되며 매우 체력소모가 많은 일이다. 통역사는 번역가가

    하는 일의 10배가 넘는 일을 번역가보다 30배 이상의 속도로 수행한다. (... a

    quantity of work which is 10 times greater than that of a translator, at a speed

    which is by necessity 30 times faster (Seleskovitch (1978: 144)) 그 과정에서

    통역사는 조건반사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을 고도의 집중력으로 수행하기 때문에

    30분 정도면 체력이 소진된다. 동시통역을 위해 마련된 부스는 대체로 방음장치가

    되어 있어 환기가 잘 되지 않는다. 그 작은 공간에서 통역사는 정신을 집중하여

    듣고 분석하여 제대로 된 표현으로 이를 전달하고자 진력한다. 이러한 일은 고도의

    체력조건이 선행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통역사는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매번 잠자리가 바뀌고 다양한 음식을 접하게

    된다. 게다가 대체로 회의전날 밤늦게까지 회의자료를 검토하고 준비하는 일을

    해야 한다. 물론 회의가 있기 수개월 전부터 준비를 해야 하지만 정작 실질적인

    준비는 회의가 임박하거나 아니면 회의 당일 현장에서 접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 속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고 오랜

    여행, 입에 맞지 않는 음식, 불편한 잠자리, 심지어 예측하기 어려운 날씨, 통역현장

    에서의 기계고장, 통역사를 염두에 두지 않은 주최 측의 일방적인 처사 등 통역사

    의 내적인 실수가 아닌 부분에 대한 모든 것을 감당하려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남다른 지구력과 탄력이 있어야 한다.

    4. 맺는말

    본고에서는 통역의 메카니즘과 통역사의 자질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통역의

    메카니즘은 결국 디코딩, 메시지, 그리고 인코딩과정에서 통역사의 직무수행에

    있어 언어적인 능력과 배경지식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가 하는 것을 보인다.

    여기에서 우리는 통념적으로 두 언어를 할 수 있으면 통역이 가능하다는 일반적인

    상식이 잘못된 것임을 보이고 언어능력이외에 충분한 배경지식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질적으로 듣고 이해하여 신정보로 받아들이는 것

    보다는 듣고 머릿속에 있는 선행지식을 통해 구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이 통역수행

    에 필수적임을 보았다. 언표적인 의미 속에 담긴 화자의 의도 (speaker's intention)

    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통역을 시작할 수 없고 이를 적절하고 자연스럽게 출력언어

  • 통역의 메카니즘과 통역사의 자질 77

    로 표현할 수 없다면 통역수행을 끝낼 수 없다.

    이러한 통역의 메카니즘을 이해하면 통역사가 갖추어야 할 자질이 어떤 것인지

    를 알 수 있다. 내적인 자질로는 언어지식, 이해력, 기억력 그리고 지적호기심을

    다루었다. 언어에 대한 지식은 단지 듣고 이해하는 수동적인 지식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입력언어의 자연성을 인지하고 이를 출력언어로 자연스럽게 인코딩하는

    전체의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해석이 자연스러운 영어를 부자연스러운 한국말로

    옮기는 것이요, 작문이 자연스러운 한국어를 부자연스러운 영어로 옮기는 행위라

    면 번역은 자연스러운 언어에 담긴 분명한 메시지를 다른 언어로 자연스럽게 옮기

    는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드러나지 않은 의미를 파악하고 조정하

    는 능력, 그리고 파악한 의미를 보유하는 능력,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입력언어의

    내용을 신정보로 받아들이지 않고 최대한 많은 부분을 구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으

    로 바꿀 수 있는 광범위한 지식기반이 있어야 한다.

    외적인 자질로는 무엇보다도 외향적, 사교적인 성격이 있어야 통역사의 직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 언어감각을 뛰어넘어 대화감각이 있어야 하며 또 말하고자

    하는 바를 출력언어로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 연사로서의 자질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통역은 매우 긴장된 상황 하에서 고도의 인지과정을 수행하는 것이므로

    이에 따른 신체적인 조건과 책임감을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자질 가운데 더러는 훈련을 통해 성장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이 선천적

    으로 규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자질만으로는 통역사가 될 수 없다.

    어떠한 자질이든지 이를 적절히 훈련하여 가용자원으로 만들지 않고 그냥 자질로

    만 남아 있다면 가능성 (potentiality)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가용성 (usability)은

    없는 것이다. 통역사를 훈련하는 방법, 즉 신문 잡지를 통해 오늘날의 국제 현안을

    알기 위해 광범위한 독서를 해야 하며 언어능력을 수행하기 위한 훈련, 언어 내에

    들어 있는 메시지를 파악하는 능력 그리고 출력언어를 만들어 낼 때 위험요소로

    작용하는 숫자와 관용어구, 두 언어의 문장구조의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한

    훈련이 필요할 것이며 순차통역, 문장구역, 동시통역 등 서로 다른 통역형태에

    따른 대비를 하여야 하는 등 많은 훈련절차가 있어야 한다. 본고가 이러한 훈련과

    정을 이해하고 또 통역의 메카니즘과 문제점을 이해하며 향후 연구에 도움이 되기

    를 바란다.

    주제어: 통역사의 자질, 통역의 메카니즘, 정보처리, 최소부가이론, 입력정

    보, 출력재구, 메시지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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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성

    608-736 부산시 남구 우암동 55-1

    부산외국어대학교 서양어대학 영어학부

    전화번호 : 051-640-3054

    전자우편 : [email protected]

    접수일자: 2005. 08. 22

    게재확정: 2005. 10. 01

    1. 머리말2. 통역의 메카니즘2.1 입력정보 분석 (Decoding)2.2 메시지 (Message)2.3 출력을 위한 재구 (Encoding)

    3. 통역사의 자질3.1 내적인 기질3.2 외적인 기질

    4. 맺는 말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