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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산업연구 Journal of Creative Industry June 2014, Vol. 1 No. 1,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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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산업연구Journal of Creative IndustryJune 2014, Vol. 1 No. 1, 1-21

창조경제정책의 성과와 평가

-영국 창조산업정책을 중심으로-

이영주*1)(한국예술종합학교)

요 약

이 글은 창조경제 담론이 분출되는 최근의 상황에서 창조경제 정책의 국제적인

성공 모델이라고 평가받는 영국의 창조산업 정책의 발전 과정 및 창조산업에 대한

다양한 평가들을 살펴보고자 했다. 1997년 영국 노동당 정부의 문화부를 중심으로

기획, 실행되기 시작한 창조산업 정책은 현재 아시아, 남아프리카, 유럽, 호주와 뉴

질랜드, 남미에 이르기까지 국제적인 모델이 되었다. 각 국가나 지역적 특성을 반영

한 변형된 창조경제(산업) 정책들이 경쟁적인 상황을 구축하고 있다.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특정한 경제담론과 정책의 부상은 자본주의의 경제 모델의 변화

를 살펴보는데 유용한 매개체가 된다. 또 세계적인 경제 체제가 창조경제를 중심으

로 경쟁을 가속화할 것임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창조경제는 단순한 경제 정책이

나 담론에 국한되지 않는다. 인간의 창의적인 문화 생산물은 경제적인 것을 넘어서

정치적이고 문화적인 의미를 갖는다. 창조경제 정책은 단순한 경제 정책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경제, 정치, 문화를 연결시키는 매우 복합적인 성격을 갖는다. 이같은

차원에서 창조경제 정책은 다른 어떤 정책 영역보다 유기적이고 협력적인 정책 체

계를 필요로 하며,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정책의 구상과 실행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창조경제 정책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가치있는 일이다.

주제어 : 창조경제, 창조산업, 창조산업 정책

Ⅰ. 서론

최근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 경제 용어 중 하나는 창조경제(Creative Economy)이다.

이 용어의 근원지를 찾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이 용어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

는 나라는 영국이나 호주처럼 문화의 산업화나 경제 자원화를 위한 정책이 정교하게 실

* 주저자, 한국예술연구소 책임연구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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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되는 국가일 것이다. 한국 또한 김대중 정부부터 문화산업이나 지식경제 등의 여러 용

어들이 혼합된 창조경제 정책이 정부의 핵심 정책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출범과 함께 창조경제를 둘러싼 수 많은 담론들이 생산되고 사회적으로 논의되

고 있다. 하지만 이의 실체는 명확하지 않다.

실체의 명확성의 여부를 떠나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많은 국가에서 창조경제는 핵심

적인 용어로 자리잡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각종 정책은 단순한 경제정책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정책 차원들과 연결되어 형성되고 있다. 보통 창

조경제는 “개인의 창의성과 훈련된 기술 및 재능에 기반한 제반 산업들로서 지적 재산

(intellectual property)의 생산을 통해 경제적 부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으

로 정의된다. 창조경제는 인간의 창의성에 기초해 특정한 기술, 지식, 제품, 서비스, 콘텐

츠, 예술 등의 생산물을 거래하는 것을 중심에 두는 경제로서 일차적으로는 경제적인 부

와 일자리를 창출함과 동시에 시민들의 사회적 참여와 문화적 다양성, 인간의 개발을 목

적으로 한다. 즉 창조경제는 “수많은 거래에 의해 창의적인 생산물의 가치가 증대되는

경제”로서 창조적 인간, 창조적 산업, 창조적 도시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경제체제를 지

향한다(Howkins, J., 2002;2001).

창조경제는 어느 특정한 산업분야를 지칭하는 용어라기보다 ‘창의성(creativity)’과 ‘창

의적 생산물(creative product)’의 거래를 강조하는 용어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창의성

이나 창의적 생산물과 관련되어 있는 예술, 대중문화, 기술, 정보, 지식 등 다양한 형태

들이 창조경제의 요소들에 포함된다. 호킨스는 창조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R&D, 출판,

소프트웨어, 텔레비전과 라디오, 디자인, 음악, 영화, 장난감과 게임, 광고, 건축, 공연예

술, 공예, 비디오게임, 패션과 미술을 꼽았으며, 저작권과 특허, 상표와 디자인을 창조경

제를 구성하는 4가지 핵심 요소로 규정했다(Howkins, J., 2001). 이러한 창조경제는 여러

국가나 지역에서 창조산업(creative industries), 문화산업(cultural industries), 저작권산업

(copyright industries), 경험산업(experience industries)과 같은 다양한 용어와 혼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창조경제의 이념들이 서서히 부상하는 가운데 서구 선진국을 중심으로 창조경

제정책들이 정부 정책의 중심부에 놓이게 되는데, 이중에서도 1990년대 말부터 구상되고

2005년 무렵 본격적으로 체계화되어 실행되기 시작한 영국의 ‘창조산업정책’이 대표적인

경우에 속한다. 영국은 1990년대 말부터 영국을 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창조산업의

허브로 만드는 비전을 수립했으며, 2000년대 초․중반 이러한 비전을 구체적으로 실행하

기 위한 ‘창조산업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우선 창조산업에는 1)광고 2)영화와 비디오 3)

건축 4)음악 5)예술과 고미술품/골동품 시장 6)공연예술 7)컴퓨터 게임과 비디오 게임 8)

출판 9)공예 10)소프트웨어 11)디자인 12)텔레비전과 라디오 13)디자이너 패션이 포함되

었다. 창조산업에 대한 정부의 책임 영역의 경우 문화부는 건축, 예술과 고미술품 시장,

공예, 디자이너 패션, 영화와 비디오, 음악, 공연예술, 텔레비전과 라디오 영역을 관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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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정책의 성과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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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서 통상산업부(Department of Trade and Industry)와 함께 광고, 컴퓨터 게임과 비디

오 게임, 디자인과 출판 영역에 대한 책임을 공유했다. 그리고 통상산업부는 소프트웨어

영역을 관할했다.

<표 1> 영국 창조산업에 대한 정부 부처의 책임 분할

부처 책임 영역

문화부건축, 예술과 고미술품 시장, 공예, 디자이너 패션, 영

화와 비디오, 음악, 공연예술, 텔레비전과 라디오

문화부 + 통상산업부 광고, 컴퓨터 게임과 비디오 게임, 디자인, 출판

통상산업부 소프트웨어

결국 문화부와 통상산업부의 협력체계를 중심으로 1)창조경제 프로그램의 기획과 실

행 2)해외 시장 수출 지원 3)교육과 기능 훈련 4)지역 조직 지원 5)기업 지원과 재원 공

급 6)관련 정책과 제도 지원 등 창조산업정책에서 유럽에서 가장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

하게 되었다.

창조산업정책이 구상․실행된 지 15년 정도가 흐른 지금 창조경제나 창조경제정책에

관련된 많은 사람들은 창조산업정책의 실제적인 성과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창조

경제정책의 모범적이고 주도적인 경우로 자리매김한 영국의 창조산업정책의 성과에 대

한 평가를 통해 자국의 정책적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면서 실질적인 정책 성과들을 극대

화하려는 관심은 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다.

이같은 차원에서 이 글은 첫째, 영국의 창조산업정책의 입안과 체계화 과정에서 제안

된 주요 내용들을 되돌아보고 둘째, 창조산업정책이 구상․실행된 지 15여년이 흐른 현

재 이 정책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살펴보며 셋째, 창조경제정

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정책적 성찰의 지점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따라서 이 연구는

영국의 창조산업정책의 초기 구성 당시에 영국 정부와 공공연구기관에서 발표했던 공식

문서에 대한 검토와 최근에 창조산업정책을 평가하고 있는 문서들에 대한 분석과 종합

의 방법에 기초하고 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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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영국 창조산업정책의 구성과 체계화 : 창조산업프로그

램(creative industry program)1)

1990년대 말 창조산업에 대한 비전과 방향에 대한 초기 구상들이 나온 후 2005년에는

본격적으로 창조산업 프로그램(CIP)이 출범되었다. 프로그램의 초기 기획에 있어서 7가

지 이슈가 중심에 배치되었으며, 이 7가지 이슈들은 창조산업에 있어서 핵심적인 성장

동력으로 간주되었다. 또 이 7가지 이슈를 둘러싸고 해당 정부 부처의 인력들이 참여하

는 여러 연구 집단이 구성되었다. 연구 집단에는 1)교육과 기능(Education and Skills) 2)

경쟁과 지적재산(Competition and Intellectual Property) 3)기술(Technology) 4)재정과 사

업 지원(Access to Finance and Business Support) 5)다양성(Diversity) 6)인프라

(Infrastructure) 7)검증 및 분석(Evidence and Analysis) 팀이 포함되었다. 그리고 7개

의 연구 집단은 지난 2006년 8월 영국 창조경제프로그램에 관한 1차 연구보고서를 제출

하였으며, 이후 2006년 9월 영국 창조경제프로그램에 대한 전문가 협의가 마무리 된 후,

연구 집단들은 정부에게 최종적인 제안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또 7개 이슈 분야의

연구 집단들이 제출한 보고서가 종합되고 이에 기초한 컨퍼런스가 개최된 후 창조산업

정책은 본 궤도에 진입하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창조산업정책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기초로 간주되었던 인프라 정책과 교육 및 기능 훈련 정책, 창조산업의 다양성 촉진 정

책, 창조산업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지적재산 확장 정책이라는 네 가지 측면에 초점을 맞

추어 정책적 구상 과정과 주요 주제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인프라 정책

영국 창조산업정책 구성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인프라’의 구축 관련 계획이

었다. 문화부를 포함한 정부 부처 공무원, 창조산업기업 종사자, 창조산업 영역의 연구자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인프라’ 연구팀은 창조산업을 위한 시설망(grid)과 창조산업의 경

쟁력과 성장을 위한 10가지 인프라 조건을 제안했다. 이 팀은 창조산업의 경쟁력과 성장

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서 문화적이고 창의적인 인프라 제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필수적

이고 실행가능한 방법들을 제시하고자 했다. 특히 창조산업시설망(the creative grid)은

영국이 글로벌 창조경제의 지식 중개자로서 경쟁을 주도할 수 있도록 자산 기반(asset

1) 영국 창조산업 정책은 1997년 창조산업이라는 용어의 채택 이후 노동당 정부의 문화부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1998년 초기 보고서를 포함하여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문화부가 제

시한 창조산업 정책 관련 연구보고서와 실행 프로그램 구상의 내용들은 <The Creative

Industries Program>과 <The Creative Britain : a new talents for the creative

economy>와 같은 보고서로 출판되었다. 이 글에서 정리하고 있는 내용들은 이상의 보고

서와 관련 자료들을 참고, 인용하고 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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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정책의 성과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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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을 서로 연결시키고 새로운 파트너십을 형성하며, 생생한 시장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핵심 동력으로 설정되었다. 또 창조산업시설망은 글로벌 경쟁력, 융합, 자극이라는

세 가지 좌표를 반영하도록 했다. ‘글로벌 경쟁력’은 런던(London), 사우스이스트(South

East)와 같은 핵심 도시나 장소에 있는 인프라와 활동들을 서로 연결시키고 여기에 창의

적인 대중과 지식들이 활성화되도록 함으로써 가장 뛰어난 창의적인 능력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융합’은 아이디어들이 서로 공유되고, 기술과 콘텐츠의 적절한

결합, 문화와 상업의 결합을 최적화하는 인프라와 활동 중심지를 연결함으로써 전통적인

창작 영역, 제도, 지역적인 경계들을 뛰어넘어 가치사슬의 각 부분들을 효과적으로 연결

하고자 하는 것을 말한다. 또 ‘자극’이란 창조산업을 이끄는 장소들을 만들고 창조적인

사람들을 촉진함으로써 여러 지역에 문화 창조 인프라를 구축함과 동시에 다양한 도시

와 지역들이 창조적인 허브가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 당시 영국 정부는

영국이 창조경제에 있어서 경쟁력있는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 문화적이고 창조적인

인프라들의 고도화된 연결망의 존재를 가장 필수적인 토대라고 보았다. 브라질의 BRIC

경제, 러시아, 인도, 중국 등이 강력한 창조산업을 육성하고 거대한 시장을 창출하고 있

는 상황에서 영국은 자신들이 매우 중대한 국면에 놓여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영

국은 고도의 문화경제를 위한 인프라의 구축과 효과적인 글로벌 파트너십와 무역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같은 측면에서 ‘창조산업연결망’을 구축해 각 창조산

업 영역의 인적 자원들을 연결하고 파트너십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서로 연결된 문화

적인 자산들을 문화창조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목표로 ‘인프라’ 정책이

제안된 것이다.

‘창조산업연결망’은 세 개의 큰 축으로 구성되었다. 첫째, ‘그리드 1 - 웹기반정보지식

서비스(Grid Feature 1: A Web-Based Intelligence Service)’로 영국 창조경제의 포탈 기

능을 담당하도록 했다. 영국 창조산업의 전체적인 인프라 지도를 제공하고 각기 다른 인

프라 단위들의 연결 지점과 중복 지점을 보여주도록 설계되었다. 또 영국 전역에 걸쳐

수행되는 새로운 분석과 연구를 위한 정보지식서비스를 제공하는 창구를 만드는 것이다.

둘째, ‘그리드 2 - 중앙 정부와 핵심 도시 창조팀(Grid Feature 2: Central Government

and Core City Creativity Working Group)’을 구성했다. 국가적이고 범정부적인 창조산

업 작업단을 구성해 이 집단들이 일차적인 정책 연결자들로 기능하도록 유도했다. 또 핵

심 지역의 창조산업 실행 집단을 구성해 상위의 연구/작업반과 협력체계를 형성하도록

했다. 이 팀들은 각 지역과 도시들의 인프라를 서로 연결하고 새로운 공동 인프라를 구

축하는 활동을 실행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동시에 도시와 각 지역 간 창조경제프로그램

을 발전시켜 나가는 역할도 가지게 되었다. 셋째, ‘그리드 3 - 창의성 연결 프로젝트

(Grid Feature 3: Creativity Connector Projects)’로 창의적인 장소에 창의적인 환경을 만

들고(융합과 자극), 핵심 장소와 이 장소 외곽의 보다 넓은 지역에 인프라 환경을 구축

하는 것이다. 영국 창조경제에 이 장소들이 적절한 것인지 아니면 특별한 강점을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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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지를 시험해 볼 수 있으며, 만약 적절한 장소라고 한다면 투자와 지원의 우선성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전문적인 창조 집단들의 작업장이나 활동 공간

을 위한 ‘창의성 타워(Creativity Towers)’의 구축, 작업장과 쇼케이스 공간을 위한 옥타

곤(The Octagon), 지역의 인프라 지도를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인프라를 연결하는 ‘디자

인 창의성 인(Design Creativity In)’을 구축하는 사업들이 포함되었다. 또 창조산업을 위

한 대학의 연구 기능의 확장과 각 도시의 연구소를 활용하는 ‘지식 전달과 교환, 인큐베

이션 프로젝트(Knowledge Transfer, Exchange and Incubation)’를 전개하고, 세계창조산

업포럼(The World Creative Forum)을 개최해 세계 창조산업 지식을 연결하고 경제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통로로 활용하였다.

인프라 정책의 물리적 기반이 되는 도시와 장소의 선택 또한 창조산업을 위한 최적의

결합력과 기존의 조건의 우위성을 고려하였다. 창조산업은 특정한 도시와 장소를 통해

발전할 뿐만 아니라 그 장소를 변화시키기도 하는데, 문화적이고 창조적인 인프라(갤러

리, 스튜디오, 대학 등)는 특정 장소의 창조적인 감각(creative sense)을 구성하는 요소들

의 결합을 이끌어내는 매개자의 역할을 한다. 또 도시정책가들은 지속가능한 고질의 인

력을 고용하고 도시를 재활성화 또는 개조하는데 도움을 주는 창조산업의 잠재력에 관

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창조산업과 도시계획이 연동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창조산

업의 발전소로서의 핵심 장소들로는 소비와 레저산업의 조건을 갖춘 곳, 레코드 가게,

크고 작은 회합장소, 도서관, 서점, 박물관과 갤러리, 공원, 광장, 학생, 카페 등의 지역적

요소들이 풍부하게 존재하는 곳이 선호되었다. 이에 따라 브리스톨(Bristol), 버밍엄

(Birmingham), 리버풀(Liverpool), 맨체스터(Manchester), 노팅엄(Nottingham), 리즈

(Leeds), 세필드(Sheffield)와 뉴캐슬(Newcastle)이 창조산업망을 구성하는 핵심 도시이자

장소로 선택되었다.

이와 함께 특정 도시와 장소에서의 성장과 경쟁력을 이끌어내는 ‘투자’가 순환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요소도 중요하게 고려되었다. 이에 따라 런던을 포함한 핵심 장소들은

풍부한 문화 인프라와 인력 뿐만 아니라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상업문화가 우

위에 있다는 점에서 창조산업망을 구성하는 핵심 도시로 간주되었다. 런던과 핵심 지역

들은 정보와 지식의 풍부함, 고도의 연결성, 확실한 창조적 비즈니스에 요구되는 인프라

를 갖추고 있거나 효율적으로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창조산업의 근거지로 기능하

게 된다.

창조산업을 위한 인프라 정책의 시사점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세계 수준의

고도의 문화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도시와 지역을 중심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갤러리, 박물관, 콘서트 홀, 이벤트 프로그램 등 인프라의 범위가 넓을수록 창조산업을

위한 특정 도시와 지역의 가치가 더 커진다. 둘째, 창조산업 부문에 대한 다양한 전문가

들의 지원 서비스가 구축되어야 한다. 창조산업을 위한 투자 및 사업 계획, 정보와 지식

서비스, 인큐베이팅 프로젝트, 창조산업에 대한 분석적 연구 서비스들이 풍부하게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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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정책의 성과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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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창조산업의 각기 다른 부문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전문가

와 미디어 센터, 리허설 공간, 스튜디오, 작업장 등 접근 가능한 자산들의 서로 연결될

수 있는 개방성이 극대화되어야 한다. 창조산업의 각 영역이 가지고 있는 인프라와 인적

자원, 창의적 지식체계의 상호 개방성과 융합성은 보다 유기적이고 협력적인 정책 영역

을 구성하는 것으로 연결된다. 넷째, 전문화된 고도의 교육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지

식 이전, 인큐베이션과 융합 프로그램, 창조산업 영역과 기존 산업 영역들에 걸친 강력

한 연결성, 창의성에 대한 각 부처 간․학문 분과간의 상호 접근,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 경영과 기업 능력을 함양하고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것을 지원하는 등의 실천들이 여

기에 포함된다. 다섯째, 창의적인 지식 노동자들이 함께 만나 아디이어를 서로 나누고

거래할 수 있는 융합과 연결성의 공간들을 창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맨체스터의 코

너 하우스(Cornerhouse)나 세필드에 있는 쇼룸(Showroom)같은 공간이 대표적이다. 여섯

째, 문화적 생산 공간에 연결되는 문화적 소비 공간의 창조이다. 문화의 생산은 곧 문화

의 소비와 연결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문화적 소비 과정들이 문화적 생산 과정들

과 어우러지는 클러스터의 형성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인프라 투자에 있어 거대 투자

와 중소 규모 투자의 전략을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적절하게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수의 작은 창조산업들이 함께 그리고 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구조가 좋을지,

아니면 소수의 거대한 창조산업들을 위한 인프라 구조가 좋을지를 판단하는 정책적 노

력이 필요하다. 또 전 지구적인 시장을 지향하는 목표를 가질지, 국내 시장을 지향하는

목표를 가질지를 판단하는 것이 인프라에 대한 투자 전략에 반드시 필요하다.

2. 교육과 기술 훈련 정책

창조산업정책의 교육 부문에서는 교육팀(The Education and Skills group)이 정책적

구상을 이끌어갔다. 교육팀은 영국 창조경제를 위한 교육과 기능 영역의 정책들을 조망

하고 이를 보다 발전시키려는 목표로 출범했다. 교육팀은 젊은이들을 위한 학교와 경력

개발루트(progression route), 커리어와 정보 서비스, 이미 창조산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

람들을 위한 가이드 서비스, 비즈니스 능력 제고를 위한 교육 등과 관련된 아젠다들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교육팀은 창조산업 영역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기업, 교육 훈련

기관)이 교육 커리큘럼이나 각 부문별 정보 제공, 조언과 상담을 기획하고 실행하는데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했다. 또 창조산업 기업들과 고등교육기관 사이

에 파트너십과 지식 교환을 위한 좋은 모델이 있어야 하며, 기업의 재능들이 창조산업

영역에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을 기울였다.

당시 교육팀의 정책적 주제의 중심에는 ‘창의성’이 위치했다. 창의성은 모든 산업에 이

익을 가져다 주는 것으로 교육 체계를 통해 촉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교

육팀은 학교에서의 창의성 촉진 교육과 14-19개에 달하는 새로운 학위의 신설과 확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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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산업연구 제1권 제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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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들을 다루었다. 또 잠재적인 피고용자들에게 필수적인 커리어 정보를 정확하고 정기

적으로 제공해 자신들의 커리어 결정에 활용되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되었다. 창조산업의

성장은 가용 가능한 인력의 질과 범위에 달려 있지만 영국의 교육과 기능 개발 영역에

대한 문제들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교육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질 수 밖에 없었다.

창조산업을 위한 교육 정책은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되었다. 첫째, 창조산업 조직과 기

업들이 숙련된 인력 개발을 주도하는 산업 개입(Industry interventions)의 축으로서 창

조산업의 고용주, 노동조합, 관련 공공기관과 교육기구들이 공식적인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교육에 대한 평가 체계를 구성하는데 참여하게 된다. 또 창조산업 기업들과 관

련 정부기구들은 창조산업에 대한 커리어 정보, 조언과 상담 등의 서비스를 풍부하게 제

공하도록 했다. 둘째, 교육 개입(Education interventions)으로 창조산업 기업들과 공식․

비공식 교육 기관들이 현존하는 네트워크를 통해 파트너십을 형성하면서 커리큘럼을 개

발해야 하도록 했다. 고등교육기관들은 기업과 협력해 연구를 중심으로 한 지식 교환 체

계를 만들고, ‘Knowledge Transfer Partnerships’, ‘Knowledge Catalyst’, ‘Knowledge

Transfer or Research Networks’ 등과 같은 지식교환 및 전환 모델들을 구축하도록 했

다. 셋째, 공적 개입(Public intervention)으로 국가와 지역 차원에서의 커리어 정보와 가

이드 서비스 및 교육 서비스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창조산업의 산출물을 최대화할 수

있는 정부 정책과 목표를 조율하고 창조산업을 위한 교육과 기능 훈련을 관할하고 연결

시킬 수 있는 상위 부서를 만드는 실행 방안이 여기에 포함되었다. 이를 통해 창조산업

을 위한 통합적인 목소리들이 정부 부처나 각 기관들 사이에 연결될 수 있도록 유도했

다.

교육팀의 연구를 통해 제안된 구체적인 정책 과제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14세에서 19세 사이의 학생들을 위한 커리큘럼의 개혁(공식 교육 과정상의 커리큘럼)을

통해 창조산업 영역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기능들을 발전시킴과 동시에 이후 교육 과정

으로 진학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하도록 했다. 또 창조산업과 미디어 관련 분야의 특별

학위를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둘째, 창조산업 기업, 노동조합, 관련 공공기관, 교육기관

등이 각기 다른 차원들(커리큘럼 개발, 교육 제공과 실행 등)에서 14-19세 사이의 학생

들에게 창조적인 교육과 학위를 제공하도록 유도했다. 교육자와 창조산업 개척자들에 의

한 지속적인 직업 발전 교육을 제공하거나 교육기관과 창조산업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도록 했다.

셋째, 모든 연령대의 개인들이 자신들의 커리어를 관리할 수 있도록 교육, 훈련, 직업

상의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커리어 가이드 서비스 활동을 확대했다. 이 활동들은 개인별

또는 집단별, 면대면 또는 온라인 등의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 이루어지고, 커리어 정보

제공, 테이스터(taster) 프로그램(선택하기 전 사용하는 샘플 프로그램), 직업 전환 서비

스 등을 제공하는 활동이 포함되었다. 넷째, 창조산업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의

재교육이나 기능 교육을 강화했다. 창조산업 분야의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성인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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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정책의 성과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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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교육기관의 개혁, 직업 창출을 위한 대학과 전문대학의 기여도 제고, 고등교육기금

의 확충. 연구 중심보다는 산학을 우선시하도록 유도했다. 또 고등교육기관과 지역개발

공사 간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영국예술협회, 영국 영화협회, 박물관, 도서관과 아카이

브협회, 디자인협회 등의 문화부 전략기관들이 보다 더 글로벌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도

록 종사자들을 교육했다. 다섯째, 창조산업을 위한 ‘인프라’ 연구팀의 보고서와 관련되어

있는 문제로 교육과 기능 훈련 부문은 문화부, 통상산업부 등 정부의 각 부처들이 공통

된 의제를 설정하고 이의 실행을 위한 유기적인 정책체계의 설립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창조산업의 주도 기업과 공무원 간의 연합 회의가 이루어지고 이 회의를 통해 교육과

기능 훈련 의제들이 주되게 다루어졌다.

3. 창조산업의 ‘다양성’ 정책

창조산업정책에서 ‘다양성’의 의제는 창조산업 분야의 인력들이 보다 융통적이고 각기

다른 노동 조건들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하며, 여러 역할들의 이동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한

다는 생각을 전제하고 있다. 즉 창조산업 분야의 종사자들은 과거처럼 특정 분야나 분

과, 제한된 역할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내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된다. 동시에 창조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더 넓은 개방성과 융통성을 가지고 다

양한 노동과 창의적 발상들을 수용하는 기업 문화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창조산업에서는 갈 수 없는 분야 또는 가서는 안 되는 영역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며, 오히려 창조산업 분야의 기업들은 그 어떤 사람들과, 무슨 일이든 시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기초한 것이 ‘다양성’ 정책이다.

‘다양성’ 정책의 세 축은 ‘실천의 다양성’, ‘사람의 다양성’, ‘시장의 다양성’으로 종합된

다. 이때 다양성은 단지 의무할당비율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을 적절하게 섞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의 잠재성을 극대화하는 문제로 사고된다. 즉, 영국이

다양한 사람, 다양한 하위문화, 다양한 창조산업 기업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

고 또 이를 더욱 확장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중에서 우선 ‘사람의 다양성’은 젊은이들에게 창조적이고 문화적인 콘텐츠를 경험하

고 생산할 수 있는 보다 다양한 방법들을 제공하고, 보다 나은 정보 제공을 통해 창의적

인 기능 훈련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교육 소비자들)을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창의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제식 교육이나 초기 커리어 개발 지원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 실험적인 창조산업의 개척자를 지원하고 영국 사회에서 주변화된 집단을

다른 국제 시장과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활동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아시아 출신 예술가들을 아시아 지역이나 중동의 문화시장과 연결하는 정책 방안

들이 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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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산업연구 제1권 제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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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의 다양성’은 창조산업 기업과 종사자들에게 현재의 사회와 기업 네트워크를 뛰

어넘어 보다 넓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새로운 커

뮤니티와 네트워크에 자유롭게 접근해 창조적인 집단들이 지역적인 시장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거나 새롭게 출현하고 있는 창조산업 기업들을 보다 넓은 시스템에 연결시켜

더 많은 기회를 발견하도록 하는 활동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 ‘시장의 다양성’은 새로운

시장에 대한 진입 장벽을 제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고, 전 지구적인 노동 확대 특

히 아시아와 중동, 브라질 지역의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는 활동이

대표적이다.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조사 분석할 수 있는 창조지식경제연구소의 확대 또

한 ‘시장의 다양성’ 정책의 한 축으로 구성되었다.

영국 정부는 1990년대 후반부터 글로벌화되고 다양화된 시장이 영국의 창조산업에 경

쟁적인 위협요소로 부상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확장

중인 경제가 영국의 창조산업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분석을 지속적으로 내놓았다. 이

들 시장에서 새로운 창조산업의 영역들이 출현하고 과거의 다른 부문의 창의적 인력들

이 창조산업을 본격적으로 성장시키는 자원으로 연결됨에 따라 영국 정부나 창조산업

분석기관들의 우려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이같은 측면에서 ‘시장의 다양성’ 정책

은 전 지구적인 문화산업시장으로부터 영국에 가해지는 압력과 도전을 반영하는 성격이

강하다.

4. 경쟁의 활성화와 지적재산 정책

경쟁이란 항상 다층성을 가진다. 우선 경쟁은 어떤 산업 내부에서 구조와 성과 간의

관계를 의미하며, 혁신의 패턴과 속도를 만들어내는 인프라의 한 요소로 간주된다. 또

경쟁력이란 글로벌 경제에서 한 국가의 경제적 성공의 토대이기도 하다. 창조산업에서

지적재산(IP)은 경쟁 과정의 핵심부를 차지한다. 지적재산의 창조, 인정, 경영은 경제적인

성공을 결정한다. 따라서 영국의 창조산업프로그램에서 ‘경쟁과 지적재산 정책’은 광범위

한 다른 종류의 사업 과정과 구조를 포함하고 있는 창조산업의 특성상 경쟁과 지적재산

이라는 용어와 범위 자체를 어떻게 규정하고 접근해야 하는지를 우선 검토한다. 즉, 창

조산업은 건축, 광고, PR, 마케팅 서비스와 같은 과정 비즈니스(process business)와 텔

레비전, 라디오, 책, 패션, 컴퓨터 게임, 신문, 영화 등과 같은 제품 비즈니스(product

business) 및 미디어 비즈니스(media business)를 포괄하기 때문에 이들 각각의 산업 영

역에서 경쟁 구조의 차이, 경쟁의 활성화를 위한 방법, 지적재산의 적용 범위 등이 다르

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정책 영역이 되고 만다.

창조산업의 영역에서 주된 관심사는 소규모 또는 중규모 정도의 기업의 경영 역량이

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창조산업 정책이 대기업 중심으로 구성되기 보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실행된다는 점은 이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키우고 이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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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정책의 성과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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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재산을 확장하는 정책이 매우 중요해진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보통 적절한 경영 교

육이 부재하고, 사업 정보에 대한 접근이 부족하며, 빈약한 물적, 인적, 지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소규모의 창조산업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정책의 중요성은

계속 커질 수 밖에 없다. 창의성과 지적재산이 경쟁력의 핵심일 수 밖에 없는 창조산업

은 때로는 이용자를 제한하는 복잡한 지적재산권 체제에 직면한다. 따라서 창조산업정책

은 지적재산에 관한 기준, 개념, 거래, 공정 이용, 효과적인 경영 등과 관련해 명쾌한 설

정과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이같은 측면에서 영국의 창조산업프로그램은 ‘경쟁력의 제고와 지적재산’을 위해 우선

적으로 실행해야 할 과제들을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크게 제시하였다. 첫째, 지적재산

의 경영과 거래를 위한 새롭고 명확한 용어나 기준 등을 마련하다. 특히 급속한 디지털

화에 따른 디지털 지적재산을 다루는 신뢰성있는 기관이 필요하며, 이 기관에서 지적재

산의 소유, 거래, 접근 등의 이슈를 종합적으로 다루게 해야 한다. 둘째, 비즈니스 모델

즉, 창조산업 기업들이 어떻게 경쟁하고 경제적인 이윤을 확보하는지 등에 따라 창조산

업의 하부 영역을 세분화해야 한다. 이에 기초해 <경쟁과 지적재산 연구팀>은 다음과

같은 세부 정책 이슈들을 제시하였다. 첫째, 창조산업 영역들에서 특정 기업과 상품, 서

비스의 시장 집중도를 완화하고 둘째, 소규모 콘텐츠 생산자와 콘텐츠 유통자 간의 괴리

확대 등 비대칭 경쟁 문제를 조정하며 셋째, 창조산업의 과정과 지적재산의 이슈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심화시키고 넷째, 창조산업 기업의 경영력을

발전시키는 경영 멘토링을 제공하며 다섯째, 특정 시기 동안 이중감세(double tax relief)

등 세금 우대 정책을 고려하며, 여섯째, 각 하위 부문별 각종 창조산업 지원기금 계획을

실행하고(예를 들어, 영화지원기금, 텔레비전 제작지원기금, 패션 디자인 지원기금, 음악

인 지원기금, 그래픽아트 지원기금 등) 일곱째, 고정적인 자산 보다는 작업 과정에서 자

금을 많이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출 자금을 확대하며 여덟째, 영국의 창조산업의 구조,

산업구조의 효율성과 성장 가능성, 창조산업의 성장을 위한 경쟁과 지적재산 정책, 이를

위한 제도적인 변화 등을 총체적으로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정부의 활동을 강화하고

아홉째, 전 지구적 시장의 개방 확대와 융합의 확장이라는 상황을 창조산업기업에게 유

리한 조건으로 만들 수 있도록 정부의 외교적인 역할(특히 지적재산 이슈를 둘러싼 규제

장벽 등의 문제나 정부의 프로모션 역할 등)을 강화하는 내용이 여기에 포함되었다.

5. 논의 및 시사점

영국 창조산업정책 혹은 창조산업프로그램은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해 2000년대 초반에 초기의 틀이 완성되었다. 이 시기에 7개의 정책영역별로 정책

이슈를 연구하고 제안하는 연구 위원회가 구성되어 매우 폭넓은 정책 논의들이 이루어

졌다. 그리고 이로부터 15여년에 걸친 기간 동안 창조산업정책이 꾸준히 전개되었다.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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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산업연구 제1권 제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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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정당의 교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창조산업정책은 크게 흔들리지 않고 견고한 합

의의 정신에 기초해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정책 영역 중 하나이다. 특히 앞

에서 살펴본 네 가지 정책 영역은 창조산업프로그램 중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것들이

다. 창조산업의 종합적인 인프라의 구상, 창조산업의 인력들을 양성하는 교육과 기능 훈

련, 창조산업의 다양성의 유지와 학장 및 창조산업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이들의 지

적재산을 확대하는 정책 영역이 그야말로 창조산업프로그램의 핵심적인 네 축이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 문화지식경제가 자본주의의 새로운 견인차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모든 국가는

특정한 문화경제의 이념과 정책을 종합적으로 구축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본격화되고 있는 ‘창조경제’를 둘러싼 담론의 경쟁 또한 이같은 흐름의 하나이

다. 각각의 국가와 지역의 차이가 존재하고, 문화경제의 이념과 방향성이 다소 차이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각 개인들이 가진 창의성으로부터 만들어지는 새로운 상품, 서비스,

지식, 예술과 문화 콘텐츠 등이 경제적인 차원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만, 지구상

의 모든 사람들에게 미칠 긍정적인 영향에 대한 평가는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따라 더

많은 국가와 지역에서 문화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책 구상과 실행의 노력

들이 뒤따를 것이다. 따라서 특정 국가나 지역의 창조경제 정책에 대한 분석과 참조, 성

과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의 노력들이 필요하다. 글로벌화된 세계에서 창조경제의 구성

요소들과 영역, 정책적 방향성은 이 제 더 이상 크게 다르지 않으며, 서로를 참조하거나

변형하며 경쟁하기 때문이다.

Ⅲ. 영국 창조경제와 창조산업정책의 평가

문화산업이나 창조산업은 지난 20여 년 간의 글로벌 경제의 성장과 정보와 커뮤니케

이션 기술(ICT)의 진보, 경제구조의 개혁이나 점증하는 글로벌 무역, 창조계급(creative

class)의 성장이라는 여러 배경들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이 용어들은 역설적이게도 국가

나 글로벌한 경제 침체라는 국면의 산물이기도 하다. 즉, 경제 침체의 돌파를 위한 새로

운 산업 부문의 성장을 위한 전략의 차원에서 문화나 창조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경제학자들은 경제의 성장과 발전의 동력을 모델화하는데 있어서

예술과 교육, 과학과 문화를 보다 상위의 경제 요소들로 간주할 수 밖에 없으며, 이같은

상황이 문화산업이나 창조산업을 포함한 창조경제의(creative economy) 용어의 유행을

가져오게 되었다(Hartley, J., 2005, pp.5-6).

지난 15년 동안 영국은 창조경제정책에서 가장 체계적이고 공격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기획되고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실행되고 있는 영국의 창조산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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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정책의 성과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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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창조산업의 대표적인 13개 영역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재정

지원, 인프라 구축, 지적재산권의 보호, 지역 허브 구축, 창조산업 인력 양성을 위한 교

육 등의 핵심 주제들을 담고 있다.

그러나 창조산업 정책에 대한 최근의 평가는 조금씩 어두운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근

15여 년 동안 창조산업정책과 세부 프로그램들이 실행되어 왔고 초기의 성과들이 있었

지만, 글로벌 경제의 침체와 다른 국가의 문화·창조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국제시장에서

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최근의 성과 지표들이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경기 침

체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07년까지 영국의 창조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

하고 있었고, 영국 경제의 7.3%를 차지하고 있었다. 창조산업은 매해 5% 정도의 성장률

을 보여 영국 전체 경제 성장률 3%를 상회했다. 1998년에서 2008년 사이에 창조산업 비

즈니스는 11만 6,200개에서 15만 7,400개로 늘었다. 또 총 부가가치가 570억 파운드에 달

해 국민총생산의 6.4%를 차지했다.

<표 2> 창조산업 각 부문의 매년 성장률(2000-2007년)

출판 12.7%

건축 12.2%

소프트웨어, 컴퓨터 게임, 전자 출판 11.9%

광고 11.3%

라디오, 텔레비전 6.9%

미술, 골동품 6.5%

비디오, 영화, 사진 3.6%

디자인 -4.0%

음악, 시각예술, 공연예술 -6.3%

전체 8.3%

2008년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창조산업의 고용 인구는 120만 명 정도로 금융 서비스

와 제약 분야의 고용 인구보다 많았다. 또 창조산업 연관 산업 영역에 80만 명이 종사하

는데 기여했다(Reid, B., Albert, A., Hopkins, L., 2010, pp.4-5). 하지만 성장을 이끌었던

주요 부문은 소프트웨어, 컴퓨터 게임, 전자 출판 부문으로 성장률이 높은 기업의 45%를

차지했다. 또 2007년까지 10여 년 동안 29만 명에 달한 신규 고용 중 이 세 분야의 신규

고용이 25만 명을 차지했다. 이는 창조산업 영역에서도 성장을 이끌어왔던 하부 산업 부

문이 한정적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2007년부터 본격화된 경기 침체는 영국의 창조산업의 몇몇 부문에 매우 힘든

상황을 만들어냈다. 2008년의 창조산업 분석 보고서들에 따르면, 2008년 이전까지의 9년

동안에 비해 창조산업 마케팅 예산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2011년에는 예산의 거의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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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산업연구 제1권 제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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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줄어들었다. 또 예술, 오락, 여가 분야의 고용 인력이 줄어들었는데, 각 산업 부문에

걸쳐 평균 7%가 줄어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2020년까지 변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들이 제시되고 있다(Reid, B., Albert, A., Hopkins, L., 2010, p.5). 이에 따라 영국 정

부는 창조산업의 새로운 동력을 발견하고 경제 침체와 같은 외부 환경의 변화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창조산업의 토대를 구상하는데 많은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창조산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융합(convergence)과 디지털화(digitalization), 국제

화(internationalization)라는 세 개의 거시 환경이 각 산업부문에 어떤 영향과 압력을 구

체적으로 형성해내는가에 대한 분석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영국의 창조산업

정책의 변화 방향에 대한 정부-산업 부문-개별 기업 간의 토론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

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창조산업 정책의 목표가 재조정되는 경향이 드러나고 있는데, 예술과 문

화상품의 판매를 통한 수익의 창출과 경제 성장, 창조적 인력의 고용 확대 등과 같은 경

제적 목표 외에 창조산업을 국가의 ‘혁신 에코 시스템(innovation eco-system)’의 가장

중심부에 위치시킬 수 있도록 하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이때 에코 시스템이란 ‘기술-

생산물-시장’을 창의적으로 연결하는 것을 말한다. 전체적인 혁신의 에코 시스템의 중심

지로서 창조산업을 위치시키려는 관점은 창조산업 정책의 방향을 보다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게 해준다. 이에 따라 브로드밴드 인프라의 개선을 위한 투자의 확대, 초고속 브로

드밴드 시범 지역 설정, 중·소규모 기업에게 통신 영역의 동등한 접근성을 제공할 수 있

는 ‘망 중립성(net neutrality)’ 정책의 강화 등이 창조산업에 중요한 정책 방향으로 부상

하고 있다. 또 ‘인력 개발’과 ‘문화 생산물의 질 향상’ 및 ‘연구’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

면서 창조적 능력과 기술의 잠재성을 현실화하는 방안들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특

히 전체 경제와 창조산업 부문을 보다 거시적이고 유기적으로 분석하고, 관련된 데이터

를 축적하면서 창조산업의 새로운 활로들을 제안하는 연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Reid, B., Albert, A., Hopkins, L., 2010).

경제 위기에 따른 창조산업의 하락세는 최근 들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1월에 발표된 『창조산업 경제효과 보고서(Creative Industries Economic Estimates』에

따르면, 영국 전체의 취업 인구에서 창조산업 부문의 취업자 비율은 8.5%를 차지하고 있

다. 창조산업 영역에서 약 25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되었으며, 고용 창출 효과가 가장 큰

부분은 IT, 소프트웨어, 컴퓨터 서비스 관련 일자리였다. 이 다음으로 광고와 마케팅, 음

악, 공연과 시각예술 분야로 나타났다. 또 2012년을 기준으로 창조산업의 총 부가가치는

714억 파운드(약 127조 5,400억원) 규모로 영국 경제에서 약 5.2%를 차지했다. 이 수치는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의 시기를 지나 2010년 이후부터 창조산업의 성장률은 꾸준히 증

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2011년~2012년 사이 창조산업의 총부가가치는 약 9.4% 증

가하였다(하윤금, 2014).

이외에 2014년 영국의 무역투자부(UK Trade & Investment)의 창조산업보고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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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정책의 성과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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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Nation : A guide to the UK's world-leading creative industries』도 유사한

분석과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창조산업의 수출 실적은 매년 수십

억 파운드 규모에 달하고, 전 세계적으로 영국의 창조산업의 상품와 서비스의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창조산업의 하위 영역에서 디자인이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

를 내고 있으며, 창조산업 전반에 걸쳐 좋은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일차적인 배경으로

오랫동안 잘 정립되어 온 창의적인 교육 시스템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100여개가

넘는 예술학교에서 뛰어난 예술가, 배우, 음악가, 컴퓨터 게임 개발자, 패션 디자이너, 작

가와 무대 연출자 등이 배출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 지역적으로 보았을 때 런던이 영

국 창조산업을 가장 성공적이고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런던은

특히 디자인 산업을 주도하면서 디자인을 중심으로 한 창조산업의 경쟁력과 성과를 높

여가는 지역으로 평가된다. 현재 런던에는 매우 독특한 교과과정들을 가진 50개가 넘은

각기 다른 디자인 전공이 있다. 또 창조산업 영역 간의 교차 전공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다양한 경험을 가진 창조산업 종사자들이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자유롭게 분야를 이

동하며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배스(Bath), 브라이튼(Brighton), 브리

스톨(Bristol), 캠브리지(Cambridge), 에딘버러(Edinburgh), 길드포드(Guildford), 런던

(London), 맨체스터(Manchester), 옥스퍼드(Oxford), 와이콤슬로우(Wycombe-Slough)와

같은 창조산업의 허브 도시가 계속 발전하고 있으며, 이 지역을 중심으로 세계 최고의

인프라와 전문가, 설비들이 확대되고 있다(UK Trade & Investment, 2014).

영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의 창조산업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창조산업의

양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창조산업을 둘러싼 여러 가지 비판적 시각들이 대두되고 있

다(Shorthose, J., 2004 ; Galloway, S. & Dunlop, S., 2007). 이중에서도 창조산업 연구자

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문제 중 하나는 창조산업의 생산물들이 서로 유사해지고 서

로를 모방하거나, 여러 생산물들의 파편들을 혼용하거나 생산의 공식들(formula)에 더

의존함으로써 ‘창의성’이 쇠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화 생산의 공식화와 상호 모방성은

창조산업의 내적 활력을 떨어뜨리며 보다 안정화된 문화 생산의 과정 내부에 익숙해진

인력들을 중심으로 문화 생산이 이루어짐으로써 창조산업의 인력의 외연이 확대되지 못

하게 한다. 또 창조산업 기업이나 조직들은 서로 경쟁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에 보다 유

기적인 정책 체계의 구성에 기여하기보다 자신의 부분적 이해관계를 실현하기 위한 영

향력 행사를 우선하는 경우가 많다. 창조산업 기업들은 장기적인 투자나 다른 기업과의

협력적인 관계의 유지보다는 단기적인 성과와 경쟁적 과잉 투자 혹은 과소 투자의 경향

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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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산업연구 제1권 제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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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영국 창조산업의 총부가가치(GVA ; Gross Value Added)

(단위 : 백만파운드, 증감율, %)

하위 영역 2008 2009 2010 2011 2012연평균성

장율

광고, 마케팅 8,3476,967

(-16.5%)

6,840

(-1.8%)

8,099

(18.4%)

10,229

(26.3%)6.6%

건축 3,5653,205

(-10.1%)

2,638

(-17.7%)

3,223

(22.2%)

3,491

(8.3%)0.7%

공예 195218

(11.8%)

268

(22.9%)

266

(-0.7%)

248

(-0.5%)6.8%

디자인

(제품, 그래픽,

패션)

1,8561,886

(1.6%)

2,049

(8.6%)

2,504

(22.2%)

2,491

(-0.5%)8.0%

영화, 텔레비전,

비디오, 라디오,

사진

8,8016,923

(-21.3%)

7,973

(15.2%)

9,979

(25.2%)

9,752

(-2.3%)4.2%

IT, 소프트웨어,

컴퓨터 서비스26,018

26,403

(1.5%)

26,991

(2.2%)

27,939

(3.5%)

30,904

(10.6%)4.5%

출판 9,2558,968

(-3.1%)

9,580

(6.8%)

9,228

(-3.7%)

9,706

(5.2%)1.3%

음악, 공연,

시각예술3,740

3,779

(1.0%)

3,434

(-9.1%)

4,039

(17.6%)

4,574

(13.2%)5.7%

합계

(증감 %)61,784

58,391

(-5.5%)

59,825

(2.5%)

65,277

(9.1%)

71,395

(9.4%)3.9%

이에 따라 창조산업 종사자들의 장기적인 창작 과정을 수용하지 못하거나, 이들이 생

산하는 문화적/표현적 가치들에 주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동시에 창조산업 영역에

서 가장 최소한의 비용을 통해 최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경영상의 전략들은 창조산

업 종사자들의 위치를 불안정하게 만들며, 이들의 노동의 가치들을 하락시킨다.

창조산업프로그램이 유기적인 인프라 정책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창조산업

시장은 대도시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으며, 인프라 또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이

에 따라 작은 중소도시나 시골 지역은 창조산업을 위한 적절한 시장을 형성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창조산업 종사자들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대도시 속에서 이들 간의

경쟁은 더욱 심화된다. 동시에 창조산업의 주제들 또한 대도시의 환경과 관련된다.

이와 함께 창조산업은 자본의 집중 경향을 보인다. 즉, 거대한 미디어 기업이나 비즈

니스 조직에 자본이 집중되며, 이는 시장의 집중을 가져온다. 이는 국제적으로도 특정

국가와 해당 국가의 초국적 창조산업 기업의 국제적인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국가 내부에서도 소수의 창조산업 기업의 자국 시장 점유율이 확대된다는 것을 의미한

다. 이에 따라 창의성과 혁신, 새로운 비즈니스의 창안들을 이끌어가는 중소규모의 기업

과 조직들이 재정적인 위기에 직면하고, 여기에 종사하는 창조산업 인력들이 매우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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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정책의 성과와 평가

- 17 -

정한 생산 환경에 놓이는 문제점들이 나타난다.

Ⅳ. 결론

20세기 중후반 이후 콘텐츠산업, 문화산업, 지식산업 그리고 창조경제라는 용어에 이

르기까지 문화상품의 생산을 통한 경제적 부가가치의 확대는 모든 국가들의 경제 전략

의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과 같은 전 세계적인 문화상품의 수출 국가들은 자국

시장에 보다 더 새로운 문화상품을 공급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인 문화상품 시

장을 확대하기 위해 제반 수단들을 동원하고 정책화한다. 한국 또한 문화상품을 중심으

로 전개되는 전 지구적인 경쟁 구조에 놓인 지 오래다. 21세기 들어 한국의 대중문화상

품이 아시아 시장을 넘어 미국과 유럽, 심지어는 중동 시장에까지 수출되고 한국의 작가

와 건축,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창의적인 문화상품의 생산을

위한 관심과 정책적 노력은 참으로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영국의 창조산업정책의 정립 과정과 지금까지의 창조산업의 주요 성과들을 살피고 평

가하고자 했던 이 글의 목적 또한 창조경제를 어떻게 사유하고, 접근하며, 어떤 토대들

에 기초해 다양한 성과(경제적이고 문화적인 성과)를 지속적으로 발생시킬지에 관한 문

제들이 중요한 과제임을 전제하고 있다. 창조산업의 생산물들은 우리의 일상생활의 가장

많은 부분들을 차지하고 있다. 영화, 텔레비전, 라디오와 비디오,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게임, 음악과 출판, 공연예술과 시각예술, 공예, 디자인, 광고 등 창조산업의 생산물들은

현대사회에서 가장 중대한 가치와 의미를 갖는 것들이다. 사람들은 창조산업의 생산물들

에 더 강력하고 폭넓게 의존하고 있으며, 창조산업의 생산물들과 만나는 방식은 참으로

다양하다. 또 창조산업의 생산물은 단순히 경제적인 가치만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

들이 그것을 통해 소통하고, 누군가를 이해하며, 세계를 지각하고, 즐거움을 느끼며, 예술

적인 가치들을 발견하거나 정체성을 형성하는 통로로 활용된다는 측면에서 창조산업의

가치는 한두 가지 차원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따라서 1990년대 중후반 창조산업이라는

용어가 대두되고 정부 정책의 핵심 영역으로 다루어지기 시작할 때도 창조산업은 산업

적인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예술과 문화적인 측면에서 토론되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영국에서 창조산업이라는 개념의 수용은 1997년 노동당 정부의 출범과 이전의 ‘국가유

산부(Department of National Heritage)'를 이어받은 ‘문화미디어스포츠부’(당시

Department for Culture, Media and Sport. 지금은 올림픽이 포합되어 Department for

Culture, Olympics, Media and Sport로 부처 명칭이 바뀜)의 설립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새로 설립된 문화부는 가장 먼저 창조산업 태스크포스를 만들었고, 1998년

<Creative Industries Mapping Document>와 2001년 후속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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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산업연구 제1권 제1호

- 18 -

의 CIMD는 창조산업을 정의내리고 전체적인 정책의 틀을 담은 최초의 체계적인 시도였

다. 이 두 개의 보고서는 창조산업이라는 용어가 확립되고 당시 영국의 창조산업의 관련

데이터들을 수집해 분석하며 정치인, 언론인, 투자자, 교육기관 및 정부 공무원들이 창조

산업을 이해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만든 출발점이 되었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과정

을 통해 광고, 건축, 미술/고미술, 공예, 디자인, 패션 디자인, 영화/비디오, 레저 소프트웨

어, 음악, 공연예술, 출판, 컴퓨터 소프트웨어/서비스, 텔레비전/라디오와 같은 창조산업

영역을 확정하고 이에 대한 유기적인 정책을 구성하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창조산업

영역의 설정을 둘러싼 논쟁도 끊임없이 유발되었다. 특히 현대사회의 모든 생산물이 창

의성과 지적재산의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창조산업과 비 창조산업의 영역을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즉, 몇몇 산업들을 창조산업으로

규정하고 이들에게 ‘창의적(creative)'라는 용어를 부가하는 것이 매우 자의적인 판단이라

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또 창조산업들 간의 매우 이질적인 성격이 혼재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예를 들어,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 고미술품 거래 부문이 창조산

업에 포함되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매우 치열하게 전개되기도 했다((British

Council, 2010). 하지만 창조산업의 정의와 하위 영역의 설정을 둘러싼 논쟁에도 불구하

고 98년 이후 영국의 창조산업 정책은 지속적으로 수정되면서 동시에 보다 완성도 있게

구성되고 실행되었다. 영국의 지역 정부와 도시들은 창조산업의 가치를 확대하기 위한

세부 정책들을 만들고 문화부의 연구위원회(Working Group)가 제안하는 지역 이슈들을

위해 협력체계를 갖추었다.

창조산업의 개념과 정책들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던 주목할 만한 일을 돌아보면

창조산업의 성과가 어떻게 지속적이고 협력적인 정책 체계에 기초하는가를 알 수 있다.

1997년 문화부의 최초 보고서(CIMD)의 출판과 98년 문화부의 설립, 99년 영국 문화원

(British Council)의 창조산업팀 출범, 2001년 두 번째 CIMD의 출판, 2002년 런던시 창조

산업위원회 출범과 첫 번째 <창조산업경제효과(Creative Industries Economic

Estimates> 출판, 2004년 ‘Creative London' 출범, 2005년부터 2007년에 걸쳐 <창조산업

프로그램(Creative Industries Program> 출판, 2005년 세계지적재산권연맹(WIPO)의 창

조산업분과 설립, 2006년 영국 정부의 ‘창조경제(Creative Economy)' 용어의 공식 수용,

2008년과 2009년 ’창조영국보고서(Creative Britain Report)> 발행, 2008년 UN의 ‘창조경

제보고서’ 출판에 이르기까지 창조산업과 창조경제 정책은 한 두 해의 유행어가 아닌 15

년 이상에 걸쳐 지속적으로 검토되고 수정, 보완되고 있다.

영국 창조산업 정책과 프로그램 및 이에 관련된 풍부한 자료들은 다른 국가들의 정책

기획과 실행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 지역에서 영국의 창조산업의 개

념과 하위 영역의 구성 및 정책적인 틀은 매우 적극적으로 수용․변형되고 있다. 홍콩,

싱가포르, 대만, 한국, 중국 등 여러 국가에서 창조산업에 대한 분석과 데이터의 축적,

정책 방향의 설정 등 여러 활동들이 크든 적든,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영국 창조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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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정책의 성과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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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과 그동안의 다양한 활동들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 예술/문화, 디자인, 미디어라는

세 가지 범주와 총 15개 하부 산업 영역으로 재구성된 창조산업 정책을 실행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영국 창조산업 모델을 자기 지역의 특성에 맞게 가장 적절하게 변형시킨 사

례로 평가받고 있다(British Council, 2010). 호주와 뉴질랜드, 스칸디나비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콜롬비아에 이르기까지 여러 지역의 국가들이 영국 창조산업으로부터 자신들의

모델을 선취하고 있다. 유엔의 무역개발국(UN's Trade and Development Body)도 앞으

로 창조산업을 둘러싼 이슈가 국제 정치와 경제, 문화적인 차원에서 가장 중대한 이슈를

만들어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창조경제와 관련된 여러 가지 관련 용어들이 활용되고 혼란스럽게 유

행하고 있지만, 인간의 창의적인 예술과 문화 생산물들을 둘러싼 전 지구적인 경쟁과 시

장의 확장이 끊임없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그리고 각 국가의 경제 전략이

나 국제적인 공공기구도 창조경제와 관련된 이슈들을 보다 폭넓고 심도있게 다룰 수 밖

에 없으며, 동시에 문화 정책 또한 이러한 창조경제 전략과 단절될 수 없다. 창조경제는

경제적인 것이기도 하며 동시에 정치적이고 문화적인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경제와

정치, 문화를 접합시키는 창조경제의 확장은 유기적이고 협력적인 정책 체계를 요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창조경제를 둘러싼 국가 간 경쟁과 갈등 상황에 대한 국제 정치학적 대

응을 필요로 한다. 전 지구적인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의 확산, 디지털 기술 체계의 심

화에 토대한 국경없는 전 지구적 문화의 생산과 소비는 창조경제의 가장 중심부에 위치

한 화두이기도 하다. 따라서 창조경제는 정치, 경제, 문화를 분리된 것으로 사고하지 않

고 이들을 함께 사유하고 분석하며 정책 방향들을 수립하는 ‘창조적 정책 체계’를 요구

한다. 그리고 창조경제의 향방은 어떻게 이러한 창조적 정책 체계를 구축하고 이 내부의

다양성과 융합성을 어떻게 개발시켜 나가는가에 달려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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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산업연구 제1권 제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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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정책의 성과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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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Outcomes and evaluations on the creative economy policy

: focused on the creative industries policy of the UK

Lee, Young Joo(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In current circumstances where creative economy discourses are erupting, this article intends

to examine evolution and various evaluations in British policy for creative industries, which is

evaluated as an international success model for creative economy. Since Labor Party

government in Britain embarked on planning and implementing creative industries policy with

Department of Culture, Media and Sport(DCMS) as its center in 1997, it has served as an

international model for Asia, South Africa, Europe, Australia and New Zealand and to South

America. Modified creative economy (industry) policies which reflect each country’s or region’s

characteristics are building a competitive situation. In view of historical experience, certain

economic discourses and emergence of specific policies functions as a useful medium to

examine changes of economic models in capitalism. In addition, competition is expected to be

accelerated in the global economic system around creative economy. Furthermore, creative

economy is not restricted simply to economic policies or discourses. Human’s creative cultural

outcomes have political and cultural meanings beyond economic ones. Creative economy policy,

therefore, does not remain as mere economic policies but does have very complex

characteristics to penetrate economy, politics and culture. In such a dimension, creative

economy policy requires more organic and cooperative policy system than any other policy field

and creative and integrating design is necessary upon it so it is of much value to consider

evolution of creative economy policies.

Key words: creative economy, creative industries, creative industries policy

논문 투고일 2014. 6. 10

논문 심사일 2014. 6. 20

게재 확정일 2014.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