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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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월간 성덕의 빛 / 통권 제189호 聖紀61年 2012년 9월 1일 발행 Vol.189 ISSN 1228-1212 맑고 고요하고 바르고 둥근 마음을 찾아가는 _ 수양 전문지 09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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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격월간 성덕의 빛 / 통권 제189호 聖紀61年 2012년 9월 1일 발행 Vol.189

ISSN 1228-1212‘진리는 무엇인가?’이 물음은 인간이 철학에 눈뜬 그날부터 시작하여 오늘날까지 큰 명제가

되어 내려오고 있는 물음이 아니겠습니까.

그 오랜 세월 동안 무수한 사람들이 그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 온갖 노력을 기울여 왔어도, 그들

이 찾아 놓은 해답에서 후손들인 우리들이 충분한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

는 사실이 아니겠습니까.

진리란 본래 끝없이 넓고 높고 크고 깊은 것이어서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들이 아무리 대를 이

어 가면서 찾아가도 다 찾지 못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에서 인간이 개척해야 할 새로

운 세계는 언제나 남아 있고, 인간의 문화는 더욱 발전해 갈 수 있는 터를 보장받고 있다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니 오늘도 긍정적인 자세로 희망을 가지고‘진리는 무엇인가?’고 물을 수 있고,

또 반드시 물어야 할 줄 압니다.

오늘도 앎을 넓히고자 배워 나가고 있는 몸으로, ‘진리는 이것이다, 저것이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혹자는‘진리는 하나다’라고 하는가 하면 또 다른 사람들은‘진

리는 없는 곳이 없고, 모든 사물의 존재와 생태가 진리 아님이 없다’고도 하니, 이런 말들을 음미

해 보면서 어떻게 해야 진리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겠나 하는 것을 생각해 봅니다.

어쨌든, 태고 이래로 진리는 엄연히 있어 왔어도 그것을 깨닫는 인간의 노력과 방법이 언제나

미치지 못했을 뿐이니, 어떻게 해야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가장 큰 과제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두운 밤에 켜 놓은 호롱불을 보고‘저 호롱불이 왜 밝은가?’고 스승이 물었습니다. 제자들은

기름 때문이라느니 심지 때문이라느니 하고들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스승은 빙그레 웃으면서 다

시 말했습니다. ‘그러면 모두들 눈을 감아 보아라. 그래도 저 호롱불이 밝은가?’라고.

이 이야기는 아무리 진리가 밝게 빛을 내고 있어도 그것을 깨달아야 하는 인간이 눈을 감고 있

으면 그 빛을 볼 수 없다는 비유이니, 진리의 각득은 진리 그 자체에 있다기보다 각자의‘나’에게

있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의 능력과 지각과 체험을 바탕으로 해서 진리를

깨달아야만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자기의 능력이 얼마나 크고 자기의 지각이 얼마나 밝으며 자기의 경험이 얼마나

많은가에 따라 그만큼 진리를 넓게 깊게 깨달을 수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겠습니다. 〈후략〉

— 任恩德(淨光智) ‘성덕도보’제90호(1971년 11월)에서

自己 完成을 통하여眞理를 깨달읍시다

맑고 고요하고 바르고 둥근 마음을 찾아가는 _ 수양 전문지

09+10

Page 2: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성덕의 빛’갤러리 38 서예

逸史 石 괟 鎭 Seok Yong Jin

•1981 남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졸업

•1989 제1회대한민국서예대전 수상

•2005 제1회서울서예비엔날레 특별상 수상

•물파(物波, Mulpa) 동인, 물파그룹전 다수 참여

•개인전 37회(서울, 대구, 부산, 미국 등)

•동아시아문자예술의 현재전(서울, 예술의 전당)

•Art of Ink in America (L.A)

•한국미술100인초대전(대구)

•현대서법비엔날레(中國, 광저우, 북경)

•붓질—그 자유로운표현전(서울, 공평아트센터)

•물파21—환경, 생명, 창발전(Seoul, Mulpa Space)

•Miami Scop Art Fair(USA, Miami)

正義君子之英雄

無所겘能萬善궋(성덕명심도덕경 88면)

작품 35×130cm, 2012

無量淸靜正方心

水氣精

明氣가바로도느니라

妖邪한惡魔氣가侵害치못하고

착하고어진心處에는

이뜻을잘智覺하시오

어두움을能히다물리칠수있노라

성냥알한개만그리면

한어두움을총칼로써쳐낼수없으나

맑고어진물이아니면씻을수없고

疊疊이쌓인티끌은

어질고착하여야산다는굊致

함양 상림공원의 가을 정취 ⓒ 芝갿智(신성자)

(

自性反겛聖德明心道德經

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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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통권 제189호 (비매품)|聖紀61年 2012년 9월 1일 발행

발행인 淸香智(갏吉子)|편집처 本院 編輯室|편집인 恩善智(孫善和)

편집위원 英仁智(굃乙順), 善玉智(黃基潤), 仁景智(金香淑)

발행처 (재) 성덕도유지재단 / 경북 문경시 문경읍 평천리 산 1번지

편집 010-5110-2527|E-mail [email protected]

02 박금분 강화:사념지절 낙기지생

03 고인수 심경대 168:성선설 리더와 성악설 리더

05 김옥봉 사랑하는 님은 교직자의 길을…

08 권성열 환경과 질서

10 신성자 육적으로 염을 하지 말고 무형으로 지각할 것

12 권대현 도생 배가를 위한 제언, 그 세 번째 이야기

15 편집실 법문을 배워요!

16 편집실 화보:창도 60주년 경축 기념 축제

17 편집실 화보:제68기 하계 청소년 수련강좌

18 이미 가시는 날까지 도덕경을 놓지 않으신…

21 백종선 시:한가위 풍정

22 김용조 나의 입도 결심과 그 과정

24 이만환 경거망동

25 권은경 외 수강 소감:청소년들의 알찬 공부 열매

30 편집실 교화원 소식

32 편집실 원고를 기다립니다

표지 사진 / 환희 (부산국제불꽃 축제)

갏 一 昌1983 前경성대학교멀티미디어대학사진학교수

한국사진작가협회자문위원

1986 제9회현대사진문화상(創作賞) 수상

1987 도선사진문화상(創作部門) 수상

1996 교육부장관표창장(곐功賞) 수상

1998 대구광역시문화상(藝術部門) 수상외다수

국립현대미술관작품소장(10점), 개인전 10회

2012•09+10 Vol.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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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12·9 / 10

講話

邪念之絶 樂氣之生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마음이 즐거운 상태가 있다

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입니다.

이 마음의 즐거움과 더불어 평화로움이 깃들게

되고, 삶의 고귀한 가치를 인정하는 긍정적인 사고

(思考)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마음의 즐거움이 지속되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그만큼 더 좋은 일일 것입니다.

하루의 활동 시간 중에서 즐거움과 함께하는 시

간이 얼마나 되는지 산출해 보면 어떨까요. 이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닌데도, 간과하고 지내는 경우

가 많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마음의 즐거움을 유지하기 위해서 하는

노력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되리라 생각해 봅니다.

마음의 즐거움이란 것을, 화장품으로 우리의 얼

굴을 예쁘게 다듬듯이, 전적으로 외부에서 들여오

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거기엔 깊이 생각해 봐야 할

여지가 많다 하겠습니다. 물론 외부에서의 자극으

로 마음의 즐거움이 더해질 수는 있습니다. 이를테

면, 타인의 가무음곡(歌舞音曲)을 듣고 보고 하면서

즐거워질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기분을 좋게 해주

는 행동으로도 즐거워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꼭 외부에서의 어떤 조건이 가해짐으로

써 즐거워질 수 있는 경우라면, 마음의 즐거움을 확

보하기가 무척 어려운 일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자

신의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외부로부터의 자극이 사

라질 때의 즐거움의 유지가 잘 보장되지 않을 것이

기 때문입니다.

마음의 즐거움 유지를 외부의 어떤 힘에 의지하

기보다, 자력(自力)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강

구함이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

의 힘으로 자신의 즐거움이 샘솟게 하는 길을 찾는

다는 것입니다.

이 방법이 확보된다면, 그 사람은 어디에 가든 그

곳이 바로 즐거움이 가득한 낙지(樂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성훈에 말 하셨습니다. “사념지절(邪念之絶)

낙기지생(樂氣之生)”이라고. 불필요한 염(곭)들

을 끊어 버리면 즐거운 기운에 살아난다는 말 입

니다.

사람의 마음은 본래 착한 것이고 즐거움이 함께

있는 것이어서, 이 본래적인 착함과 즐거움을 퇴색

시키는 비본래적인 요인들을 제거하면, 그 본래적

인 바탕이 그대로 발현(發現)되게 마련입니다. 흰

바탕 위에 묻은 색칠을 제거하면 본래의 흰 바탕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살펴보면, 우리의 마음 속엔 불필요한 사념(邪念)

들이 많습니다.

이런 염들을 자성반성으로 제거하고, 본래적인

낙(樂)이 항상 함께 있을 수 있게 하여야 되겠습

니다.

朴 錦 粉•大田敎區 責任敎化師•英갿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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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성덕의 빛

인간의 본성은 착한 것인가, 악한 것인가?

어느 관점에서 인간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리더십

에도 크게 차이가 난다.

맹자(BC 372∼289)는 인간의 본성은 선(善)하다

는 것을 주장하 다.

사람에게는‘남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겘

忍人之心]이 있다는 것이다. 이 마음이, 작게는 우

물 속으로 들어가려는 아이를 구하고, 크게는 사해

의 백성들도 구할 수 있다고 하 다. 따라서 인의예

지(仁義괋智)는‘하늘이 나에게 부여한 것[我固有

之]이며 사람이 모두 가지고 있는 것[人皆有之]’으

로, 이는 배우지 않아도 아는 양지(겵知)와 배우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양능(겵能)이다. 따라서 본성으

로 주어진 양지와 양능을 확충시켜 나가면 덕을 이

룰 수 있다. 이것은 자주적이고 자발적인 것으로 온

전히 자기에게 달린 것이지만, 그럼에도 구해야 하

는 이유는 내버려두면 잃어버리기 때문이다(*孟子

盡心 上).

맹자의 이 사상은 수기지학(修己之學)으로, 왕도

정치로 발전하 다.

순자(BC 313∼238)는‘인간의 본성은 악하다. 그

것이 선함은 인위적으로 된 것이다’(*荀子 性惡)라

고 말하 다.

순자는 인간은 나면서부터 이익을 추구하는 존재

이기 때문에, 그대로 둘 경우 시기와 다툼으로 서로

를 해친다고 여겼다.

따라서 교육을 통해 잘못된 것을 하나하나 교정

할 것을 주장하 다. 교정을 위해 그가 강조한 것은

‘스승의 교화’와‘예의와 법’이었다.

맹자가 하늘이 내 안에 있다고 믿는 반면, 순자는

하늘과 사람의 직분을 구별함으로써 전통적인 천

(天)사상을 거부했다. 하늘은 사람의 행위나 일에

관계없이 일정하게 운행되며, 사람이 이에 호응해

잘 다스리면 길하고 다스리지 못하면 흉한 것으로

본 것이다.

순자의 이 사상은 치인지학(治人之學)으로, 한

비자의 법가 사상, 패도 정치(覇道政治)로 발전하

다.

지도자들은 어떠한가? 성선설에 입각한 왕도 정

치의 대표적인 지도자가 한국의 세종대왕이다. 그

리고 성악설에 입각한 패도 정치의 지도자들도 있

는데, 서구 사회 대부분의 지도자들에 이 패도 정치

의 지도자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성악설 리더가 악을 퇴치하는 데 역점을 둔다면,

성선설 리더는 선을 고양하는 데 더 역점을 둔다.

대체로 봐서 난세의 웅들에‘성악설 리더’성

향이 많다면, 태평성대를 만들어 가는 지도자들 속

에‘성선설 리더’가 많다.

인류는 지난 수천 년 동안 서로 싸워서 이기는 쪽

心鏡臺 168

성선설 리더와 성악설 리더

고 인 수•서울교구 서울원 / 誠秀智•서울교구 화목상조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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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이 되는 약육강식의 시대, 상극의 시대를 살아

왔다. 왕도보다는 패도가, 성선설 리더보다는 성악

설 리더들이 훨씬 더 많이 나왔다.

그러면 성덕의 가르침은 어떠한가?

우리 인간은 순수 자연의 정수인 천성 선령(天性

善靈)을 가지고 태어났다. ‘한량없이 맑고 고요하

고 바르고 둥근 마음’, 그것을 심(괈心)이라고도

하고, 내 안에 있는 부처, 자성존불(自性存佛)이라

고도 한다. 신명(神明)이 멀고도 먼 하늘나라에 계

시는 것이 아니고, 바로 각자의 마음 속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디에 빌 곳도 없고 물을 곳도 없다. 내

안에 있는 이 심명(心明)이 무궁한 조화의 이치를

따르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훈에‘도덕신앙자

성신(道德信仰自性信)이요, 자성신앙도덕신(自性

信仰道德信)’이라고 밝혀 주셨다.

그런데 이 심이 인간심에 가려서 제 기능을 발

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팔악의 마음이 심을

어둡히고 있는 것이다. 이 인간 악성을 반성청심(反

겛淸心) 하여 천성 선령을 찾는 것이 수양이다.

‘자성(自性)’은 바로 내 안의 착함을 찾는 것이

요, ‘반성(反겛)’은 내 안의 악함을 버리는 것이다.

지난날 성악설 리더들이 악함을 내치는 데 역점

을 두었다고는 하나, 진정한 자성반성 없이 악을

내치는 것은 또 다른 악을 기르는 결과가 되었을

뿐이다.

인간에 대한 불신을 바탕으로 하는 성악설 리더

십은 또 다른 불신을 낳게 된다.

그러다 보니 성악설 리더의 뒤에는 반작용, 부작

용, 역작용의 악순환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서로 싸우지 않고도 모두가

다 잘살 수 있는 상생(相生)의 시대를 맞이했다. 새

로운 도덕의 시대에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리더는

바로 성선설 리더가 아닐까?

인간이 갖고 있는 착한 본성을 인정하고 그 본성

을 가리고 있는 인간 악성을 자성반성(自性反겛)

을 통하여 닦아내고 착함을 찾아 가도록 인도하는

리더!

여기에서 신바람이 나고, 창의적 발상이 나오고,

너와 내가 한마음이 되는 화목 동락(和睦同갪)의 세

계가 오는 것이리라.

성악설 리더의 악순환을, 성선설 리더의 선순환

으로 바꾸어야만 태평성대가 올 것이다.

구사일생(九死一生)의 상극 시대에 성악설 리더

가 90% 다면, 구생일사(九生一死)의 상생 시대에

는 성선설 리더가 90%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착할 선자[善] 마음 되고 옳을 의자[義] 행하여

서 동기일심(同氣一心) 되고 보면 만화가 귀일이

니 태평성대 아니리요. 무량청정정방심’(성덕명

심도덕경)(www.kosoo.net)

4 2012·9 / 10

悔改自性善柱心佛於存性德化心

<聖德明心道德經에서>

Page 7: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5성덕의 빛

불을 지핀 듯 뜨거운 태양 아래서 타들어가듯 메

말랐던 대지는, 한 줄기의 소나기로 다시 생기를 찾

게 된다.

비 오듯 땀을 흘러내리게 하던 한여름의 기온도

시간의 흐름에는 어쩔 수 없나 보다. 아침저녁의 신

선한 기운과 땀을 씻어 주는 상쾌한 바람은, 계절의

변화를 실감케 해준다.

도심 속에서 들려오는 매미 소리는 소음 공해를

일으키며, 이 여름을 보내기 싫은 몸부림같이 절박

하고 애통한 울음소리 같은데, 농촌의 뜰에서 들려

오는 매미 소리는 귀를 기울여 보고픈, 친구 찾는

사랑의 소리, 조용히 즐기며 자연에 순응하는 듯 때

를 준비하는 여유로운 노랫소리같이 들려온다.

도심의 아파트 생활을 정리하고 흙 냄새 나고 공

기 좋은 농가로 전입한 지 벌써 3개월! 시간이 어떻

게 지나갔는지…. 이사하고, 집 고치고, 짐 정리하

고, 손님 맞고, 가족들 다녀가고, 하루하루가 번개

처럼 지나갔다.

사랑하는 님은 교직자의 길을 선택했고, 난 홀로

서기를 해야만 하는데, 정해 놓은 시간은 더 바삐

지나갔다.

아이들 모두 힘든 길을 선택한 아버지의 뜻을 존

중했고, 아버지를 오래오래 많이 바라보고 살 수 있

는 길은 이 길뿐이란 걸 알기에 모두 박수를 쳤다.

출가를 한 이상 집 생각을 않겠노라며, 여유 있게

준비를 한다고 했지만, 사업체를 정리하는 것이 그

리 쉽진 않았다. 사무적인 일, 행정적인 일, 기술적

인 면, 대인 관계 문제 등….

본원에 가야 하는 날짜는 다가오고, 인수인계해

야 할 준비 부분이 미흡했다. 그래도 미련 없이 출

발해야 한다고, 등 떠 듯 보냈다. 얼굴 마주보며

‘잘 가시오, 잘 하시오’다정히 주고받는 인사도 없

이….

이제, 본원으로 떠나보낸 지 달포가 지나가고 있

다. 그동안 떨어져 있던 형제들은‘동생이 이사 간

곳이 어떤 곳일까? 시골 생활엔 온통 무지한데 어찌

살까? 남편을 내보내고 빈집을 지키며 외로워 어찌

지낼까?’모두 걱정하고 염려하다가, 이번 휴가를

맞아 다들 다녀가셨다.

생각보다 그리 외진 곳도, 시골 같지도 않아, 많

이 불편치 않은 곳이란 것을 확인하고는 안도하시

는 것 같았다. 다들 얼마나 염려 하시는지…. 난 그

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걱정 끼치지 않고 씩씩하게 당당하게 살아가야

사랑하는 님은 교직자의 길을…

김 옥 봉•부산교구 부산원 / 惠仁智

Page 8: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지.’

웅성웅성하던 가족들이 떠나가고 혼자 남고 보니

텅 빈 집! 주변을 둘러볼수록 허전함과 그리움이

려온다.

‘청심주 독송이 많이 부족하구나. 청심주를 많이

불러야지. 못 올 곳으로 보내고도 애절함을 가

슴에 묻고서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는 가까운 수련

형제들도 있는데…. 그분들께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가 원했던 일, 준비했던 일, 당연히 해야만

하는 일, 한지붕 밑에 사는 것과 꼭 같은 성덕의 품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일인데, 외롭다 여기는 것은

사치가 아닐까?

청심주를 한참 부르노라면 사심과 망념이 사라지

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신다는 걸 실감케 된다.

매일 저녁 교화원에 나가서 공부를 하고 살아온

사람이, 그렇게는 나갈 수 없는 환경을 만들고 보

니, ‘이 방법이 최선이었을까?’하는 갈등이 오곤

한다.

‘교화원이 가고 싶다. 너무 가고 싶은 이 밤이

다.’그럴 때면 더 힘차게 혼자 공부를 하면서 이겨

내려 한다.

마음은 구두끈과 같다고 비유했던가? 한번 단단

히 동여맸다고 해서 그것이 언제까지나 그렇게 매

여 있는 것이 아니고, 수시로 다시 느슨해진 구두끈

을 단단히 매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

어제 결심한 마음도 오늘 새롭게 하지 않으면 그

결심이 내 곁을 떠나고 만다는 사실도 명심하며, 나

를 다지고 이겨내야지! 녹난 그릇도 닦으면 광채가

난다는 성사의 말 을 다시 새겨 보며, 부지런히 닦

는 길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출발해야 할 날짜를 맞추다 보니 집안 일을 완벽

하게 마무리 짓지 못해 마음에 염이 지나가는지, 남

편은 휴가를 받아서 해결해 놓겠다고 하기에, 나는

되레 질책을 했다. ‘이제 나가 훈련 중인 사람이, 납

작 엎드려 훈련을 받아야지, 무슨 휴가냐’고.

난 이렇게 매사에 질책하고 큰소리만 쳤다. 한 번

도 잘했다고, 고맙다고 해본 적이 없다. 언제나 긍

정적이고 낙천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 사람을 너무

좋아해 언제나‘허허‘ 기에, 실속 없이 이 사람도

좋고 저 사람도 좋다 한다고 잔소리만 했다.

나는 완벽하고 상대는 언제나 부족하다 했다. 이

제 생각해 보니 나보다 훨씬 재주가 많고 나보다 훨

씬 좋은 점이 많은 사람이다. 위계 질서도 도덕심도

나보다 다 나은데 언제나 점수를 적게 주고, 부족한

점만 들추어내어서 정말 미안하다.

질타하면 항상 자기 부족한 것을 인정해 주었고,

아내의 잔소리를 귀담아 들어 줬다. 야생마 같은 사

람이 성덕의 은혜 속에서 순한 양처럼 바뀌어 가면

서‘늦게 철들어 미안해요!’라 한 말에 눈물이 쏟아

진다.

내 잘못은 더 많고 더 많이 부족했는데 미안해 고

개를 들 수가 없다.

자기 몸에 맞지 않는 욕망에 매달려 치수에 맞지

않는 남의 옷을 빌려 입은 양 볼품없는 생활을 하다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꼴을 보면서, 한 번도 아내를

원망하지 않았다.

자기 분수에 만족하지 못하는 아내의 망상 때문

에 온 가족의 꿈을 앗아가게 했고 생활에 위기가 왔

었건만, ‘돈만 쓸어 가고 사람은 남겨 두었으니 감

사한 일’이라고 위로해 주는 그 사람!

모든 짐을 다 끌어안고도 슬기롭게 이겨내 주는

그 사람!

중심을 잡고 버텨 주는 아버지가 계셨기에 아이

들이 반듯해질 수 있었다.

내 사랑하는 아들, 딸들도 하고 싶은 것 다 참고

견디면서도 환경을 탓하지 않고‘우리를 더 강하게

6 2012·9 / 10

Page 9: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만들어 준 계기가 되었다’고, 오히려 감사한 일이

라고 표현해 준다. 힘들어도 힘들다 하지 않고 헤

쳐 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눈물겨워질 때가

많았다.

그러는 와중에 좋은 인연들을 만나, ‘최고 사

위!’, ‘진국 사위!’, ‘묵묵한 며느리!’등, 자랑하고

픈 보물들을 얻었다.

사람의 인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

과 같다고 했던가? 먼 길을 가다 보면 오르막도 있

고 내리막도 있다고, 서둘지 말라고 했던가?

부부가 같이 함께 살아오면서 혈기 넘치는 시기,

발전하는 시기, 상승하는 시기, 호조의 시간들이

있었는가 하면, 침체기, 저조의 기간, 하강하는 시

기, 일에서 물러나는 시기들이 내리막길을 맛보게

했다.

서로를 격려하며 서로의 마음을 달래고, 정말 값

비싼 대가를 치르며 갖게 된 지혜로, 우리 부부는

더욱 성숙해져 왔다. 내면의 깊이를 깨달아 가게 되

는 은혜로움이 계셨기에 가능했다.

많이 힘들어할 때 먼저 해준 따뜻한 위로와, 가족

들의 힘내라는 격려의 박수! 그런 것들이 불평불만

을 잠재울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어둡고 긴 터

널을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지혜를 얻게 해주셨다.

대덕의 은혜로움이 해탈의 광을 누릴 수 있게 해

주셨다.

대가족 속에서 살아오면서 아끼고 나누어 쓰고,

없으면 없는 대로 모자라면 모자라는 대로 넘어가

는 슬기를 웃어른들께 배우고 익혔다.

그러면서도 순간의 욕망을 억제 못해, 고생에서

헤어나지 못할 짓을 하고 마는, 불행한 길을 걷게

되는 실수를 하게 됐다.

그러는 가운데서 대덕의 은혜로 신심과 감을

서로 나누면서 성장하게 되었고, 도덕이 아니면 살

수 없다는 나만의 새로운 철학을 갖게 되고, 또 도

덕의 위력을 새삼 발견하게 되었다.

지금은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 건강하게 존재하

고 있고 희로애락을 함께 맛보고 느끼며 즐길 수 있

다는 사실에 크게 감사하며, 대덕의 은혜에 엎드려

수없이 절하고파진다.

이 세상에는 재능을 가지고도 성공하지 못한 사

람, 교육을 받고도 낙오된 사람이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대덕의 은덕으로 우리는 남에게 줄 것이 있

다는 것에 감사한다. 줄 것이 많은 사람이 되기 위

해, 새로운 힘과 용기를 북돋아 자신을 부지런히 갈

고 닦아야겠다.

자기 분수에 만족할 줄 알고 자신을 다스릴 수 있

게 하는 것은, 도덕을 앞세우는 믿음의 힘만이 가능

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주어진 혼자만의 시간을 소중히 하면서 자

기 자신을 성숙시키는 시간으로 감사해 하고 있다.

유능한 사람은 못 되어도 유용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

성덕에 쓰일 수 있는 재목이 되고 싶다.

인재양성 대열에 함께 할 수 있는 자격 구비에,

더 한층 전심전력해 갈 것을 다짐해 본다.

부족한 사람이 성덕의 심부름을 할 수 있다는 것

이, 자신은 물론 가족의 광이요 가문의 광이다.

심부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 주신 대덕의 은혜

에 감사 드린다.

‘이상배’가 아닌‘유생지(有生智)’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덕지성공(道德之成功)’을 하

여 성덕의 은혜에 보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내조할 것을 다짐한다.

“크나크신 은혜에 감사 드리며, 선의 모범으로 잘

살아가겠습니다!”

7성덕의 빛

Page 10: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현시대 환경 문제의 제일 화두는‘기후 변화와 지

구 온난화’일 것입니다.

기후의 변화에는 자연적인 요소와 인위적인 원인

이 있는데, 지난 50년간 관측된 온난화의 대부분의

향도 인간 활동에 의한 것이라고 합니다.

자연적인 원인 즉 화산의 폭발이나 태양 활동의

변화, 지구의 천문학적인 상대 위치 관계 등이 있

고, 기후 변화의 인위적 요소로 대표되는‘온실

효과’와 림의 농업 용지로의 전환 등이 있다 합

니다.

온실 가스는 태양으로부터 지구에 들어오는 짧은

파장의 복사 에너지는 통과시키고 긴 파장의 복사

에너지는 흡수하므로, 지표면의 보온 역할을 하는

순기능 물질입니다.

그러나 산업혁명과 70년대 이후의 급격한 발전은

지구의 화석 연료를 대량으로 사용하게 하 고, 이

산화탄소로 대표되는 온실 가스의 다량 배출로 대

기권의 오존층을 감소시키고 지구의 지표 온도를

과도하게 상승시켜 지구온난화라는 현상을 초래하

게 되었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의한 지표면 온도의 상승은 지구

생태계에 여러 가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북극 지

대의 대기 온도는 약 5℃나 증가하고, 이로 인해 빙

하량이 감소하고, 따라서 해수면의 수위가 10∼

20cm나 높아져, 투발루와 같은 일부 섬나라는 지도

에서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기후 변화로 인한 홍수와 가뭄과 사막화 등으로

생태계가 변화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00년간 1.5℃ 상승하여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의 2배

나 되고, 특히 제주 지역 해수면은 지난 40년간

22cm나 상승하여‘용머리’의 해안길이 해수면에

잠겼습니다.

우리 민족이 즐겨 온 생선인 명태는 이미 동해안

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고, 앞으로 100년 후쯤에는

서울의 기후가 서귀포 기후처럼 변화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 세계 각국은 기

후변화협정을 맺고, 온실 가스를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소비 증가율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고, 배출량의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입니다.

새로운 에너지 자원, 즉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

는, 태양열, 지열, 풍력, 조력 등과 신재생 에너지를

대표하는 폐기물을 이용한 에너지의 개발과 보급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만, 전 국민의 인식이 중

요한 때입니다.

환경 문제는 공기(大氣), 물(水質), 쓰레기(廢棄

物) 문제로 대별됩니다.

우리나라의 환경 상황은 선진국을 가늠하는 정책

과 투자로, 선진국에 진입하는 수준에 올라 있습니

다. 대기 속의 산성비의 인자인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의 수치가 대대적인 투자로 획기

적으로 줄고, 경유 차량에서 내뿜던 매연은 거의 사

라졌습니다. 빗물과 오수가 분리되어 하수처리장에

8 2012·9 / 10

환경과 질서

권 성 열•서울교구 인천원 / 교화사•(주)오카도라코리아 대표이사

Page 11: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서 깨끗하게 정화된 뒤 강으로 배출되고, 작은 농촌

마을까지 하수 처리 시설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생

활 쓰레기의 분리 수거율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

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환경 수준과 기술은 주변

국가의 귀감이 되고 있으나, 아직도 불법 투기와 같

은 미진한 부분이 남아 있어, 양심과 질서에의 사회

적 노력과 개인의 반성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어 있

기에, 아직도 물의 소비와 재이용, 빗물 이용 등에

있어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고, 바닷물을

담수화하여 부족한 물을 준비할 필요도 있습니다.

환경에 대한 개개인의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고 봅니다.

질서는 교육을 통해서 만들어지고 도덕이 있어야

질서가 선다고 하신 법문의 말 따라 도덕 문화가

발달되면, 자연적으로 질서가 유지되는 사회로 전

환되고 환경도 좋아지리라고 봅니다.

구체적으로 몇 가지의 쉬운 실천 항목을 열거해

봅니다.

첫째, 대중목욕탕에서 수건 한 장 쓰기—의식 없

이 두세 장을 니다.

둘째, 세면대의 종이 타월 한 장 쓰기—서너 장을

빼서 한두 번 손으로 치고는 버립니다.

셋째, 설거지물 받아 쓰기—대부분 물을 흘리면

서 설거지를 하고 있습니다.

넷째, 가까운 거리 걷기—짧은 거리도 차를 이용

합니다.

몇 가지를 실천하게 되면, 다른 모든 부분에서도

절약과 환경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것은 단순하지만 물 사용을 줄이고 산림 자원

을 보호하게 되며, 에너지 사용을 줄여 이산화탄소

의 배출을 감소시킵니다.

작은 실천 하나가 모이면 큰 에너지 절감에 이르

고, 지구 환경을 살리는 대의에 이르게 됩니다.

자성반성 성덕명심도덕경에 화목을 실천하는 인

류애 정신을 누누이 강조하셨습니다. 성덕수도인으

로서 말과 행동이 여러 사람의 본보기가 되어“일인

정각(一人正覺) 만인교화(萬人敎化)”로 이어질 수

있는 수양인이 되어야겠습니다.

앞으로는 선진국(善進國)으로서의 선진국(先進

國)이 되어야 잘살 수 있다고 합니다.

실천이 부족한 저부터 선진 질서(善進秩序)를 실

천하는 도생이 되어야겠습니다.

9성덕의 빛

▲ 가을 들녘 ⓒ 손선화

Page 12: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매일같이 수시로 반성을 합니다.

오늘도 무형(無形)으로 지각하지 못하고 육적(肉

的)으로 염을 한 점 마음 깊이 반성합니다. 그렇지

만 아직 다 고치지 못하고 무슨 일이든지 제 생각대

로 하려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징크스처럼 본원의 행사 전에 무슨

일거리가 생기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왜 이러는가

하고 불평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반성

을 열심히 하게 되고 마음을 잘 다스리다 보면, 오

히려 좋은 공부가 되었다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힘들 때에도 교화원에서 공부를 하면서

성실한 반성으로 임하고 있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어떨 때는 멀리 있는 미국의 며느리한테서

전화가 옵니다. 기분 좋은 목소리로 상냥하고 친절

하게 우리를 걱정해 주는 안부 전화를 받고 나면 기

분이 참 좋아집니다. 그럴 때마다 성덕의 은혜에 더

욱 감사함을 느낍니다.

다시 또 다짐을 합니다. ‘힘들 때에도 불평 내지

않고 공부하는 마음이 되자’고.

시어머니께서 편찮으셔서 7년 동안 병석에 계셨

습니다. 간병을 하면서 너무 힘들 때면, ‘내가 전생

에 무슨 죄를 많이 지었을까’하고 한탄을 많이 했

습니다.

교화원에서 공부할 때는 반성을 하고 다시는 불

평 내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계속해서 반복되는 힘

든 일을 겪다 보니 혈압도 높아지고 몸과 마음도 지

쳐 갔습니다.

그래도 그렇게나마 그 힘든 시간을 참고 견뎌 온

것은 모두가 대덕의 은덕입니다.

어느 날 책임 선생님께서 순회를 오셨는데, 그전

에도 순회 오시면 공부가 잘 되었지만, 그날도 모두

가 저에 대한 말 인 것만 같아서 깊이깊이 반성을

하고 또 반성을 했습니다.

특히 시어머님을 모시면서‘전생에 무슨 죄를 많

이 지어, 나를 이렇게 고생을 시키느냐’는 원망을

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습니다. 그

런데 신기하게도 그 뒤로 그런 마음이 올라오지 않

았습니다.

바르지 못한 마음들을 다 고치지는 못했어도 그

렇게 고쳐 주신 은혜가 한없이 감사했습니다.

그 후 몇 개월 뒤에 시어머님께서 돌아가셨는데,

그때 더욱 깊이 깨달아졌습니다. 법문의 말 처럼

‘죄와 덕은 내가 짓고 내가 받는 과보의 이치가 분

명히 있다’는 것을….

‘육적으로 염을 하지 말고 정성을 다하여 닦아야

만, 받아야 할 일들을 수월하게 그리고 달게 받아들

일 수 있겠구나’하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진즉 그렇게 깨우쳤더라면 원망하지 아니하고

더욱 정성을 다해 잘 모셨을 텐데’하는 후회와 아

쉬움이 간절하지만, 이미 때늦은 후회 습니다.

그렇게 고비를 넘긴 요즘엔 또 다른 숙제가 있습

10 2012·9 / 10

‘肉的으로 곭을 하지 말고無形으로 智覺할 것’

신 성 자•전주교구 함양원 / 芝갿智

Page 13: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니다.

제 마음 닦아 나가는 데‘큰 선생님’은 다름 아닌

남편입니다. 남편을 보고 원망하는 마음을 갖지 않

는 것인데, 남편은 가부장적이고 다혈질인 데다 살

림살이도 일일이 참견하고 싶어하는, 저와는 반대

인 성격 탓에 수시로 부딪칩니다.

남편한테 원망하고 불평 내면서 가게 물건 사러

가다 넘어지는 일도 종종 있었고, 밥하다가 손을

베고 그릇을 깨트리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보여 주

시는 데도 지금까지 원망하는 마음 고치지 못했습

니다.

남편이 시키는 대로 해서 잘된 일도 많은데, 잘못

된 것만 가지고 원망을 합니다.

얼마 전에는‘다시는 시키는 대로 안 할거야. 내

맘대로 내 생각대로 할거야.”하고는 그 마음을 반

성하지 않았습니다.

그 무렵 매실 추출액 담아 둔 걸 잘 섞이게 해줘

야 된다면서 병을 거꾸로 세워두려 하기에, 저는 잘

저어 두면 된다고 그냥 두라고 말렸습니다. 그런데

결국 남편은 거꾸로 세워 뒀습니다. 자주 확인을 해

서 이상이 없기에, 이틀쯤 지나 그날은 책임 선생님

께서 거창교화원에 순회를 오셔서 공부하러 가야

되는데, 아침에 방문을 여니까 온 방에 매실물이 흘

러내려 있었습니다. 숙성이 되면서 부풀어 올라 흘

러내린 거 같았는데, 순간 아깝기도 하지만 닦아낼

생각을 하니 시간이 늦을 거 같아 불평이 올라왔습

니다.

‘남편 말을 안 들어야 되는데, 왜 또 남편 말을 들

어서 이렇게 고생을 하나’싶어 원망을 실컷 하고

나서야, 잘못이 떠올랐습니다.

그동안 남편 말 들어서 잘 된 일에 감사히 생각하

지 아니하고 잘못된 일에만 원망을 한 점과, 남편

말 절대 듣지 아니한단 맘 반성하지 아니한 점 등을

계속 반성하면서 닦아 내다 보니, 마치 제 마음을

닦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아침부터 반성을 하고 나니, 책임 선생님

모시고 공부할 때 마음도 잘 모 습니다.

몇 해 전 들은 이야기입니다.

어느 교화원의 담임 선생님께서 보니, 도생 한 분

이 이치에 맞지 않은 행동을 계속 하더랍니다. 하루

는 그 도생님을 반성하게 하려고 미리 생각한 법문

을 제성일 공부 때 써 놓고 도덕경을 읽은 후 반성

공부를 하려고 하는데, 그 도생님이 갑자기 전화가

왔다면서 나가시더라 하셨습니다.

그 말 을 듣고 모두 웃었지만, 법문을 골라 쓸

때도 다른 사람을 반성하게 하려고 육적으로 써서

도 안 된다는 공부가 되었습니다. 저도 가끔 공부

시간에 법문을 니다만, 미리 생각했던 법문보다

공부하는 중에 떠오른 법문으로 공부를 하게 되기

도 합니다.

시어머님과 남편과의 일들을 통해서, 육적으로

염을 해서는 절대 안 되는 성덕도의 가르치심을 다

시 한번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욱 무형으로 지각할 수 있는 공부를 해

나가기 위해서, 이렇게 을 적어 봅니다.

11성덕의 빛

Page 14: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요즘 제가 다니는 회사 앞에 마음 수련 단체가

생겨서, 출퇴근길에 그곳에서 배포하는 홍보 전단

지나 책자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종교도 아닌 이

러한 단체가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성장한 것을

보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그간 제 주변 사

람 하나 교화하지 못한 자신이 부끄러워지기도 합

니다.

사실, 성덕도는 비종교적인 명상과 좋은 말을 뛰

어넘는, 성인의 깨달음을 바탕으로 한 최상의 콘텐

츠(내용)와 수련 방법을 갖추고 있고, 우상 숭배와

진리 종교 비판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종교임에

도 다소 종교적 색채가 덜 하다는 장점이 있어 현

대인들의 니즈(요구 사항)에 잘 부합한다고 생각합

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발전이 가속도를 내지

못했던 것은, 주로 내부 인원 결속 위주로만 활동해

왔던 점과, ‘외부 인력 확보 및 도생 유출 방지’에

대한 지속적인 전략 수립과 실천이 부족했던 것이

원인이라고 판단합니다.

따라서 이번‘도생 배가를 위한 제언 3’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안으로, 원론적인 내용보

다는 다소 실천적인 전략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30∼40대를 위한 가족 중심 프로그램 개발

최근에 교화원 도생님들을 연령대별로 보면, 30

∼40대 연령층이 그 윗세대와 연결되지 못하고, 상

대적으로 너무 쇠약해졌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아래로는 자녀 세대인 아이들과 학생들을 이끌고

위로는 50대 이상의 선생님들을 모시고 한참 일해

야 할 이 연령대가 부족하다는 것은, 단순한 도생

수 감소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바로 기존 도

생들 간의 세대차가 확대되고, 이들의 자녀가 자연

스럽게 도생이 되는 기회를 근본적으로 잃어버린다

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현재 성덕도에는 이들

세대를 유인할 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30∼40대의 신입 도생(교화원 방문 빈도가 낮은

도생 포함)이 가족과 함께 온 경우라면, 엄숙한 분

위기에서도 눈치 없이 떠드는 아이를 보며 전전긍

긍하느라 공부 내용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가족의

당면한 현안을 생각할 때 공부 시간과 현실과의 거

리감을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 공부 시간이 끝나더

라도 사람들이 각자의 일정이나 친목 도모를 위해

분주한 사이, 어떻게 그렇게 된 것인지도 모르게 소

외되어 별 의미 없이 교화원을 나서게 됩니다. 반대

로 스스로는 다소 도심이 있고 가족은 공부를 하지

않아 본인 혼자만 교화원에 나온 경우에는, 집에 있

는 가족들의 눈치를 보느라 심적으로 교화원 온다

는 것이 큰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세

대의 주요 관심사를 잘 파악하여, 그들의 가족 모두

12 2012·9 / 10

도생 배가를 위한 제언, 그 세 번째 이야기

권 대 현•서울교구 서울원 / 교화생•GM—IO Powertrain Business Planner

Page 15: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가 성덕도에 오는 것이 유용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프로그램을 구축해야 합니다.

전국적으로 시행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예로는

본원에서 30∼40대 도생 가족을 위한 정기 캠프를

실시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벤트 강사를 초빙하여

부모와 아이들이 각자 또는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재

미있는 시간을 만드는 한편, 부모들만을 대상으로

사회 특강(주제는 가족 생활, 부부의 심리 등 다양

하게)을 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우리 공부와 접목시

킬 수도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외부 강사들을 초빙하여 전문성을 높이고, 이들을

통해 시대적 트랜드와 기술적인 부분을 흡수하여,

성덕도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또한 각자

지방 교화원에서 공부가 이어질 수 있게 참석자들

간 친목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배려(교구별로 같은

팀에 배치시키는 등)가 필요하고, 교구별 책임자를

선정해서 참석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연락과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지역별로 실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예로는, 제

성일마다 전문 보육 교사를 고용하여 부모가 공부

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자녀 관리 문제를 해소하고,

이들에게 믿을 만하고 연속성 있는 교육을 제공하

는 것입니다. 물론 단순한 육아 수준 이상의 재미있

고 수준 높은 교육 과정을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밝힌 제안은 비슷한 연령대의 미

혼자들이 소외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으므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 또한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합

니다.

공익 및 복지 활동을 통한 교화

근래에 기성 종교가 사회적으로 많은 비판에 직

면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덕도와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활발하고 적극적인 공익 복지사

업을 펼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주고받는 이치

를 생각해 볼 때, 우리보다 사회에 더 많이 베푸는

기성 종교가 더욱 많은 신자를 확보하는 것은 어쩌

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도 과거 사주 선생님 생존 시까지는 다양한

사회 활동(강연, 봉사 등)을 해왔으나, 최근 들어서

는 내부 결속을 위한 행사에만 주로 치중하는 경향

이 있습니다. 선각 선생님들께서 몸소 실천으로 보

여주셨듯이, 이제는 우리도 비도생들에 대한 적극

적인 공익 활동을 함으로써 원자의 정신을 실천하

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첫 번째, 각 교화원 근처

의 지자체와 협력하면 지역의 요구 사항에 부합하

는 공익 활동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농

촌 지역은 이주민 여성 비율(다문화 가족)이 높고,

실제로 이들은 문화적 충돌, 가정 불화 등으로 고통

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을 근처 소재지

교화원에서 초청하여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심적 고통을 도덕으로 힐링시켜 줄 수 있

을 것입니다. 만약 인력 등의 자원 부족으로 내부

역량이 충분치 않다면, 장소를 제공하면서 다른 비

도생 자원봉사자들을 동원할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지역 사회 인재를 육성하는 것입니다.

초기에는 학문적 관점에서 성덕도라는 종교를 연구

할 수 있도록 소재지 대학의 유망 철학과 등에 연구

비를 지원하는 것부터 시작하면서, 이들이 자연스

럽게 우리 종교와 친숙해지도록 해야 합니다. 설사

성덕도에 입문할 의사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들의

도움을 받아 성덕도의 홍보나 교육 자료 등을 제작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무형의 기운을 중요시하는

13성덕의 빛

Page 16: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성덕도가 학술적으로 다뤄지는 것이 조금 꺼려지더

라도 모든 대중을 끌어안기 위해서는 언젠가는 거

쳐야 될 과정이므로, 이러한 것들을 통해 미리 경험

으로 축적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원 마련

앞서 지출이 필요한 사항들에 대해서만 말 드

렸기 때문에, 이번에는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소견

을 제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가장 주안

점을 둘 부분은, 공익에 어긋나지 않는 수익 모델을

확보함과 동시에 성덕도의 강점을 조화시킬 수 있

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사업에는 교육(어린

이집, 유치원), 요양(실버 타운) 부분 등이 유망한

데, 애초에 사업 노하우가 없는 상황에서 신규로 진

출하기보다는 재무적 요인 등으로 운 에 어려움을

겪는 곳을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를 하는 방식이 좋

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성덕도의 컨텐츠(삼강오

륜, 반성 공부)를 접목시킨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력

강화에 힘쓸 수 있습니다. 성덕도 내부적으로 이미

동종 업계에 진출해 있거나 사업 운 측면에 노하

우가 있기도 하므로, 이분들의 도움을 받아 차근차

근 추진을 하면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도생 간 경제 교류의 활성화입

니다. 일단 전국적인 도생 직업 조사를 기반으로

서로 간에 경쟁 우위(생산, 판매, 서비스, 전문 지

식, 노하우 등)를 이해하고,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

입니다. 마산에서 해산물을 판매하는 A라는 도생

과, 정선에서 옥수수를 재배하는 B라는 도생이 상

호 필요에 의해 옥수수와 해산물을 서로에게서 구

매하는 것도 이러한 교류의 한 예로 볼 수 있습니

다. 조사 방법은 본원에서 교구 단위로 조사한 것

을 종합할 수도 있고, ‘성덕의 빛’지면 중 일부를

할애하여 벼룩시장, 자사 홍보 등을 광고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때 유의 사항은, 강화된 개인 정보 보호법에 저

촉되지 않게 개인 정보 관리에 신중해야 한다는 점

입니다.

도생 배가를 위한 전담추진팀(TFT) 결성

성훈에“행어여수(궋於余受) 불행불수(겘궋겘

受)”, 행하여야 받을 수 있고, 행하지 않으면 받을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위에서 제안한 아이디어들

을 실제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책

임감 있게 이를 계획하고 실천에 옮겨야 할 것입니

다. 이를 위해 도생 배가를 위한 전담추진팀 구성을

제안합니다. 추진단장 1명에 각 교구별 책임자 1명

을 두되, 추진단장으로는 도심을 가지고 각 교구 책

임자들을 지속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일선 교직자

분이 맡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생

업에 종사하는 일반 도생의 경우 그 개인의 사정에

따라 전체적인 계획 자체가 좌지우지될 수 있기 때

문입니다.

그리고 주요 활동 방안은 아래와 같습니다.

먼저 교구별 책임자는 각 교화원별로 익명 제안

함을 비치하되, 교구 도생님들께 요청하여 성덕의

발전에 관한 내용이라면 무엇이든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아무리 사소하

고 쓸모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라도 누군가에게는

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매월 수합된 제

안들을 최대한 여과 없이 정리하여 전담추진팀 회

의 때 발표를 합니다. 이후 전담추진팀은 종합된 의

견을 도생 배가를 위한 프로그램 연구에 활용하고,

시행에 옮긴 프로그램의 성과를 공유하여 잘된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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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과 안 되는 부분의 원인과 해결책을 조목조목 따

져서, 현재 프로그램 개선 또는 다음 프로그램에 반

합니다.

마치는 말

지금까지 도생 배가를 위한 방안으로‘가족 중심

의 프로그램 개발’, ‘공익 및 복지 활동을 통한 교

화’, 이를 위한‘재원 마련’그리고‘전담추진팀 결

성’을 제안해 보았습니다. 아마도 여러분들께서는

이보다 훨씬 더 나은 방안들을 추진해 보셨고, 또

생각해 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생각들

을 머릿속 한 구석에 묻어 두기에는, 가슴속 추억으

로 덮어 두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가 버린 것

같습니다.

앞으로 도덕 세상은 결국 오겠지만, 지금 우리가

덜 노력하면 우리의 후배들이 더 노력해야 할 것 같

습니다. 저 또한 도덕을 마음 깊이 앞세울 것을 다

시 한번 다짐해 봅니다.

15성덕의 빛

法文을 배워요!

所見之福 소견지복

智覺之궋 지각지행

풀이‘소견이 복이니 지각으로 행하라’는 뜻입니다.

아래 빈칸에 써 보시기 바랍니다.

果報必有云 과보필유운

他人勿遺陋 타인물유루

풀이‘과보는 반드시 있으니, 타인에게 더러움[그릇됨]을 끼치지 말라’는 뜻입니다

아래 빈칸에 써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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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원에서는 지난 7월 15일 저녁 7시, 창도 60주년

을 기념하는 공연을 가졌습니다.(사진 촬 : 노희우)

중앙도우회 한수진 님 외 4명, ‘사물놀이’

김남준 님(울산원) 외 2명, 한국고전무용‘가을의 여인’

김남준 님(울산원) 외 2명, 한국고전무용‘부채춤’

관람하는 일선 교직자와 도생님들

중앙도우회 사물놀이팀

사회를 보는 善玉智 선생님(마산원 담임교화사)

홍의식(서울원) 님의 색소폰 연주‘아리랑’, ‘Feel so good’

뮤지컬 가수 김미현 님의 독창,‘동방의 명광’, ‘새아침’

心恭智 선생님(진주원)의한국고전무용‘입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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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성덕의 빛

성도사님의 강의 — 대학부

‘창의력 개발’발표 — 대학부

2박 3일 함께한 참가 학생들 — 대학부

사생대회 시상식에서 상장을 받은 학생들 — 초등부

선서! 2박 3일, 성실히 하겠습니다 — 초·중·고등부

‘공부 잘하는 법’을 주제로 한 충현지 선생님의 강의 — 중·고등부

‘아침 산책’, 본원 주변 산책로를 따라 걷기 — 초등부

‘노래로 배우는 팔선·팔악’— 초등부

신나는 물썰매 타기 유치부 어린이들의‘청심주’작품 물썰매 타러 가는 유치부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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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11월 말, 수련원에서 근무하고 있을 무렵

어머니께서 쓰러지셔서 병원에 계시다는 믿기지 않

는 연락을 받고, 모든 것을 정리하고 놀란 가슴으로

서울 집으로 향했던 게 벌써 17년이 흘 습니다.

그동안 많은 성덕도 도생님들의 염려와 기운의

가호 아래 기적과 같이 건강을 되찾으셨고, 모든 분

들이 놀랄 정도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시며 항상 긍

정적인 밝은 모습으로 저녁마다 공부 다니시고, 매

일 도덕경을 쓰시고, ‘성덕의 빛’이 나오면 어김없

이 책자를 들고 가까운 은행 창구, 전철역 직원들에

게 읽어 보라며 갖다 주시는 등, 철저하게 실천하고

모범이 되는 모습을 보이시며, 그 길을 이어 가게

해주신 울 엄마.

어머니는 2012년 4월 6일에서 8일까지의 상반기

교육을 받고 오셔서, 다음 날인 4월 9일 72세로 그

간의 시간을 뒤로 한 채, 다시는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곳으로 너무

도 갑자기 돌아가셨습

니다. 어머니와의 문경

교육이 마지막 같이 한

여행이 될지는 정말 몰

랐습니다.

지난 상반기 교육이

시작되었던 4월 6일 금

요일. 저는 제가 직접

운 하는 매장을 많은

시간 비울 수가 없어서,

문경 본원에 가는 버스 편에 어머니를 모셔 드리고

‘내일 갈게요’하며 먼저 교육에 참석하시게 하

습니다. 저는 다음날 아침 혼자 본원으로 향했고,

저를 보신 어머니는 하루밖에 안 떨어져 있었는데

도, 언제나 그러시듯 정말 반가운 얼굴로‘우리 딸

왔네’하고 맞아 주셨습니다.

시간 날 때마다 손을 잡고 본원 둘레를 돌아보았

고, ‘네가 없어서 지난 새벽에 시간을 몰라 너무 일

찍 일어났더니 피곤해서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하

시며, 일찍 잠을 청하셨습니다. 교육 마치는 날 아

침 환경 미화 시간에 열심히 청소를 하고 아침밥을

먹은 후 청심주 부르는 시간에, 어머니께서는‘어제

아침에 다른 선생님이 산에 가자는데 너랑 같이 가

려고 안 갔다’하시며, ‘우리 산 한 바퀴 돌아보자’

하셔서, 같이 본원 뒷산을 처음으로 완주했습니다.

평소에 운동 부족이던 저는 느릿느릿 가고 있는

데, 어머니의 모습은 예전에 산을 훨훨 날아다니듯

하시던 모습 그대로 힘도 안 들이고 빠르고 가볍게

오르내리셨고, 저는 어머니의 그 모습에 박수를 치

며 좋아했었습니다. 그렇게 교육을 마치고 돌아오

는 어머니의 얼굴은 참으로 투명하고 맑고 빛이 났

습니다.

교육에서 돌아와 저녁에 시장에 들러, 다시 시작

될 한 주를 위해 먹을 반찬거리를 가득 사서 어머니

와 같이 먹을거리를 준비해서 냉장고에 가득 채워

넣고, 다음날 아침 여느 때와 다름없이 어머니의 파

이팅 해주시는 응원을 받으며 출근을 했고, 늦은 시

간 퇴근해서 돌아왔을 때는 어머니와의 아침의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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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는 날까지 도덕경을 놓지 않으신…— 어머니를 그리며

이 미•서울교구 서울원 / 교화사

▲ 산을 좋아하시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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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 마지막 인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냉장고 가득

채워 놨던 음식은, 엄마 없이 힘들어하며 아무 것도

먹지 못할 것 같은 딸을 위해 준비해 놓은 마치 비

상 식량과 같이 되었고….

17년 전 놀란 가슴으로 꿈인가 생시인가 하며 믿

기지 않는 현실에 경황이 없던 그 시간을 지나, 지

금 더 믿기지 않는 현실에, 정말 믿을 수 없는 현실

에, 실감이 나지 않는 장례를 치 습니다.

교육 가신다며 예쁘게 파마도 하시고 교육에 다

녀오셔서 깨끗하게 목욕하시고 새 옷으로도 갈아입

으셨는데, 마지막 가시는 길 예쁘게 가시려고 준비

하신 것처럼, 마지막 모습은 너무도 부드럽고 환하

고 예쁜 모습이었습니다.

장례를 치르고 돌아와 집을 둘러보니 교육 갔다

오셔서 목욕하고 벗어놓은 옷들을 깨끗하게 빨아

가지런하게 널어 놓으셨고, 고무줄이 헐거워진 제

바지 끈을 고무줄 대신 흰색과 분홍색으로 예쁘게

엮어 마지막 선물처럼 준비해놓으셨고, 오전 시간

내내 평소와 마찬가지로 뭐든 하나라도 딸 도와 주

시려고 바쁘셨을 것같이 정리해 놓으신 모습….

평소에 매일매일 한 면씩 쓰셨던 도덕경. 집안에

행사가 있거나 교육 다녀오시면 그동안 못 쓴 것,

린 것 한꺼번에 쓰시면서, ‘마음 닦는 것도 매일

매일 해야지, 한꺼번에 모아서 렸다 하면 힘들다’

하셨는데, 이번에도 여지없이 교육 다녀오신 후

린 도덕경을 다 써 놓으시며, 다가올 날들 것까지

미리 써 놓으셨네요. 가시는 날까지 도덕경을 놓지

않으신 어머니. 마지막 써 놓으신 날짜는 4월 11일.

장례를 치르고 저희가 돌아온 날인 4월 11일 것까

지 미리 써 놓으신 걸 보고, 저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급하게 가신 것이 자연에서 예정된 일이었

던 건지. 열심히 맑히신 어머니의 은 미리 가실

것을 예견하신 건지. 그간 수양을 열심히 하지 않고

맑히지 않는 저는 어두워서 그것을 미리 알지 못하

고, 가시는 마지막을 지켜 드리지 못한 건지.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교육 마지막 날 산을 한 바퀴 돌고 올라오다 도무

원장님이신 경 지 선생님을 뵙고 인사를 드리니,

‘산에도 잘 오르시고 정말 건강해지셨다’하시며,

본원에서 며칠 더 있으면서 나물도 다듬고 하다 가

라’하시자, ‘집에 가서 할 일이 많아 가야 한다’고

하셨던 어머니의 말 이 생각납니다.

이 일들을 다 하시고 가실 준비를 하시느라 집에

가서 할 일이 많다고 하신 건지. 많은 선생님들이

‘어머니는 연명하시고 탈갑하고 가셨다’고 하시는

데 정말 그런 건지?

‘엄마! 다시 아프면 자식들 고생이니 항상 조심하

고 건강해야 해요.’라고. 평소의 제 말이 맘에 걸려

아무 말 도 없이, 또 고생시킬까봐 인사도 없이 가

신 건지. 시간이 지나가고 있는데도 아직도 믿기지

않는 현실에 마음을 강하게 지키려 하다가도 순간

순간‘엄마’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어찌할 바 몰

라 가슴 끝이 아파 오며, 어찌도 그리 계속 눈물이

나오는지. 울다 울다 꿈에라도 보고 싶어 잠을 청해

보지만, 한 번도 꿈에서 볼 수 없는 울 엄마.

짧다면 짧은 시간을 마치 추억을 많이 만들기라

도 하듯이 시간을 쪼개 가며 음악을 좋아하는 어머

니와 공연도 많이 보러 다니고, 화도 보고, 손잡

고 여기저기 구석구석 다니며, 뭐가 그리도 즐거웠

는지 하하하, 깔깔깔 하던 시간들, 이제는 머나먼

추억이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저에게 있어, 늘 엄마 이상이었습니다.

저를 지지해 주시고 항상‘잘 한다’, ‘잘 될 거다’,

‘우리 딸이 최고다’응원해 주시던 든든한 지원군

이셨고, ‘쿵 하면 짝 한다’할 정도로 뭐든 생각하

는 걸 같이 실행하며 제일 많이 맘이 맞았던, 둘도

없는 친구와 같은 존재 습니다.

오래 전 크게 앓으시고 난 후라서 그런지, 가끔

엄마를 마치 제가 키운 아기 같은 사랑스런 생각이

들어, 주무시는 모습도 사랑스럽고 예뻐서 엉덩이

19성덕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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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토닥토닥해 드리면, 엄마한테 버릇없이 그런다

하시면서도, ‘네가 날 살렸다’하시며‘고맙다’하

시던 울 엄마. 유일하게 저의 온갖 짜증 다 받아 주

시고, 친구처럼, 애인처럼 뭐든 말하고 응석 부릴

수 있었던 울 엄마. 점점 잔소리가 많아진다고 말하

던 저에게, ‘내가 죽으면 잔소리 할 사람도 없어 심

심할걸’하시더니, 정말 그렇네요. 심심하다 못해

그립고 아쉽습니다.

돌아가시기 몇 달 전 휴대폰에 엄마 목소리를 우

연히 녹음해 두었었는데, 그것이 마치 마지막 유언

처럼, 엄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마지막 남김이

되었네요.

“우리 딸, 엄마가 너를 끔찍하게 사랑해. 얼마만

큼 사랑하냐면 하늘만큼 땅만큼 많이많이 사랑해.

그걸 내가 죽어서도 원히 기억하고 있어라.”

엄마! 어떻게 엄마를 잊을 수 있겠어요.

밥을 먹어도, 생활을 해도, 뭐든 엄마와 한 추억

이 이리도 가득한데….

건강해지셔서, 나이 드신 분 같지 않게 건강한 다

리로 제가 가는 곳마다 같이 하며 정말 잘 걸어 다

니셨고, 밝은 눈으로 작은 것도 정말 잘 보셨고, 건

강한 치아로 식사도 잘 하셨고, 항상 긍정적이고 밝

은 모습으로 저를 웃게 해주셨고, 어디 하나 건강하

지 않은 곳이 없으셨는데…. 그래서 미처 마음의 준

비도 할 수 없었는데…. 너무도 갑작스러움에 어떻

게 저한테 이럴 수가 있냐며, 그 많은 시간 버텨 온

제 인생은 어떻게 하냐며, 앞으로 계획했던 엄마와

의 더 많은 시간들, 그리고 제 인생의 목표가 한 순

간 무너져 내리고 사라져 버리는 것 같아, 홀로 가

신 엄마에게 서운해하며 원망도 하고, 왜 울 엄마를

벌써 데려가셨나며 원망도 해보고….

그렇게 마음으로 힘들어하다 얻은 결론은‘그래,

청심주를 불러야 내가 살 수 있다. 청심주를 불러

풀어 내자’ 습니다.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저 자신을 지켜 가게 해 준

것은 부족하지만 작은 믿음이었고, 그 믿음을 지켜

나가기 위해서는 청심주를 열심히 부르는 길밖에

없다는…. 변하지 않는 정답을 항상 옆에 두고, 돌

고 돌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되네요.

17년 전 쓰러지셨을 때 그때 바로 돌아가셨다면,

제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건강을 회복하신

후 주변의 사람들이 많이도 부러워할 정도로, ‘어떤

엄마와 딸이 저렇게도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참으로 좋은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 주신

엄마가 정말 감사해졌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자리

잡혀 가고, 동생이 가족을 이루고, 그동안 많은 것

이 이루어지는 것을 기다려 주시고, 이제는 모든 것

을 믿고 안심하고 가신 것 같습니다.

자식으로서 부모님이 더 오래오래 사셨으면 하는

맘이야 당연한 맘이겠지만, 모든 세상의 시간은 전

과 다름없이 지나가고 있는데, 단 엄마만이 계셔야

할 자리에 안 계시다는 것…. 세상이, 인생이 다 그

런 거라 하시는 주변 분들의 말이 이제 조금씩 귀

에, 맘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70세가 다 되어 가시는 이모님께서도‘아직도 할

머니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난다’하시는데, 어떤 자

식이 시간이 지난다고 부모를 잊을 수 있겠습니까.

그저 가슴에 묻고 좋았던 추억들을 새록새록 기

억하며 살아가는 것이겠죠.

청심주를 부르며 마음을 강건히 하고자 합니다.

어머니께서 매일매일 쓰시던 도덕경도 계속해서

제가 이어서 한 면씩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매일매

일도덕경한면씩쓰는일도정성스런맘이부족하면

어렵다는 걸 느껴 봅니다. 그래서 매일매일 꾸준히

실천해 오시던 어머니가 다시 한 번 존경스럽습니다.

엄마가 있어서 제가 존재했고, 엄마와 같이 있어

서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었어요. 같이했던 추억만

큼이나 같이하려던 계획도 많았기에, 갑자기 제가

사는 의미를 잃어버린 것 같아서 많이 혼란스러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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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 잘 이겨내고 홀로서기 잘하는 엄마의 딸로 보

여 드릴게요.

‘오늘이, 매 순간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서 효도하자’고 결심했었는데, 어느 순간‘우

리 엄마는 80, 90, 100세까지 사실 수 있을거야’라

는 오만함으로 끝까지 정성을 다하지 못하고, 마음

으로 방심해서 어머니를 지켜드리지 못한 것 같아,

너무도 죄송한 맘이 큽니다.

여러 염들이 올라와 아무 생각 안 하려고 몸이 피

곤할 정도로 일에 몰두하고 있지만, 결국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고, 이 맘은 청심주를 부르고

맑혀야만이 자연적으로 굳건해질 수 있다는 걸 머

리로는 알면서도, 아직 맘으로 편치 않습니다. 아직

도 많이 울곤 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자주

교화원에도 못 가고 있습니다.

엄마! 지금 잠시 교화원 나가는 것을 몸은 쉬고

있지만, 마음은 쉼 없이 흐트러지지 않게 믿음 지키

려고 애쓰고 있으니까 너무 염려마세요.

할머니와 엄마가 이어 주신 이 귀한 길 놓지 않

고, 계속 잡고 지켜 나갈게요.

이제는 체온을 느끼며 만질 수도 없고 뺨을 비벼

볼 수도 없고 조잘조잘 엄마 앞에서 얘기할 수도 없

지만, 다음에 우리 또 만나면 제가 꼭 다시 엄마 딸

될게요!

사랑해요. 엄마!

미안해요. 엄마!

보고 싶어요. 엄마!

21성덕의 빛

■ 시

백 종 선•청주교구 청주원 / 교화사

하늘에는

두둥실밝은달

냇물에는

환히비친달그림자

밭둑에는

한아름덩이호박

논배미엔

속채운벼이삭들

한해농사

거두는철

열매마다

웃는얼굴배불뚝이

집집마다

도덕농사풍년가

사람마다

둥 둥 닦은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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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렸을 때 서울에 살다, 지금은 강원도 횡

성 외딴 산속 전기도 없는 곳에서 농원을 하고 있

습니다.

서울에서 누님(惠玉智)과 동생(惠心智)이 자주

오는데, 제가 부화부순(夫和婦順)을 하지 못하는 것

을 보고 입도를 권유하 습니다. 그래서 아직 입도

한 지 몇 달 되지 않은 신입 도생입니다.

입도를 결심하게 된 데는 누님과 동생의 실천의

힘이 크지 않았나 합니다. 제가 기억하기에는 누님

과 동생은 생활 환경이 너무나 험난하여 아무런 희

망이 없을 것 같아 보 는데, 언젠가부터 날이 갈수

록 마음이 편안한 사람들로 달라져 갔습니다. 아마

도 공부를 하면서 그렇게 변화해 나간 것이 아닌가

합니다.

처음 교화원(원주)에 가던 날엔 누님과 동생과 매

제(김정근 선생)와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는 저 혼자서 찾아가는데, 제가 사는 곳에서 원주까

지는 멀게만 느껴져 급한 일이 없으면 평소엔 잘 가

지 않았지만, 교화원에 다니게 되니 농용 트럭을 타

고 45km를 갑니다. 그런데 비포장 길 20분을 포함

하여 1시간 10분이 걸리는 길이, 청심주를 독송하

고 가니 지루하거나 멀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신

호등도 적절하게 푸른 신호등 혹은 쉬어 가라고 빨

간 신호등이 들어와, 신호등 지날 때에도 불안하지

않았습니다. 차가 노후되어서 급히 서면 휘청거리

고 안정감이 없거든요.

그리고 전에 사 두었던 땅에 묘가 있어서 이장해

준다 했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해주지 않았습

니다. 이장비도 많이 주어야 된다 하고 재판까지 가

게 될까 염려를 많이 하고, 자다가도 깨면 그 생각

에 잠을 설쳤는데, 입도한 후에 공부를 하게 되면서

마음을 편히 갖고, ‘자연의 이치대로 되겠지’하고

그 사람에게 재촉하지 않고 기다렸습니다. 그러다

가 어느 때가 되어 공손하게‘묘 이장 문제 어찌 됩

니까’하고 휴대폰으로 메시지를 보냈는데, ‘이장

했습니다’하고 답이 오더군요.

너무나 수월하게 풀리는 일에 스스로 감탄하며,

‘참으로 신묘하구나’생각했습니다. ‘사회법으로

는 힘들었는데 자연법으로 해결해 주시는구나’하

고 생각이 되더군요.

그 외에도 감사한 일이 또 있습니다. 전에는 안사

람에게서 전화가 오면 말투나 목소리가 편안하지

않던 제가, 안사람이 밝은 목소리로 말하고 부드럽

게 전화를 하여 오니 마음을 닦으려고 마음먹은 것

만으로도 이렇게 저의 안사람 전화하는 목소리가

달라지는구나 하고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됩니다.

그리고 요즘 저희 농원의 은행, 쑥, 민들레, 솔순

등 많은 농산물들이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스러져

가는 것이 안타까워, 농업기술센터에 다니며 기술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교육을 받는 중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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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入道 결심과 그 과정

김 용 조• 월교구 원주원•마음청정농원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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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원의 자원들이 아깝다’하고 얘기했는데, 같은

팀 교육생이‘은행나무 몇 그루를 달라’고 하 습

니다. ‘오시면 서너 그루 드리지요’했는데, 어느

날 찾아와서는 나무는 달라고 하지 않고‘본인이

허가받은 것이 있으니 자원을 같이 활용하자’고

하더군요.

그분도 시골 온 지 10년이 넘었는데, 시설 갖춰

허가받기가 힘드니 지금은 저희 농원의 자원을 같

이 이용하면 도움이 될 거라 하더군요.

이런 일들은 제가 입도를 하기 전에 참으로 고민

을 하 던 일들입니다. 이렇게 풀려 나간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 일입니다. 누군가와 동업이라도 하

려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언질을 주고 다녔지만 막

막하기만 하던 일들이, 큰 자본 들이지 않고 자원을

활용하게 되니,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버려져 안타

까워하던 일이 해결되게 되었습니다.

‘힘들었던 일들이 이렇듯 술술 풀려 나가다

니…’, ‘입도를 하지 않았다면 가능했을까…’, ‘이

렇게 은혜를 먼저 베풀어 주시다니요…’, ‘그 많던

근심들이 없어지게 되다니요….

지난 10여 년간, 걸으려면 보이지 않는 줄이 발을

걸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가시밭이 가로막는 느낌

이고, 뒤에서는 못 가게 당기고 있는 느낌이었습니

다. 그런데, 누님과 동생의 권유로 입도를 결심하고

공부를 하게 되니, 마치

순풍에 돛을 단 듯이, 구

름에 달이 가듯이, 자연

스럽게 편하게 쉽게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듯

해, 청심주를 부르면 저

절로 눈물이 흐르기도 합

니다.

전에는‘나는 착한데 세상 사람들이 몰라준다’고

다른 사람들이 다 잘못된 줄만 알았는데, 무언지는

모르지만 쌓인 티끌이 많고 많아 눈물이 계속됩니

다. 애써 부르려 하지 않아도 계속 청심주를 부르게

됩니다.

입도를 하기 전에는‘성덕의 빛’을 갖다 줘도 읽

지 않았는데, 입도를 하고 난 후 읽으니 왜 그리도

마음에 와 닿고 눈물이 나는지요. ‘나도 부지런히

닦아야겠다’마음 먹게 됩니다.

그런데 저는 왜 그리도 소심한지요. 처음 원주교

화원에서 자기 소개를 하라고 하실 때는 자기 소개

도 못 하고 울어 버려서, 말을 하지도 못했답니다.

네 번째 나간 제성일에 월에서 책임 선생님(은선

지)께서 원주에 오셔서“수난불평(愁難不平) 자연

해결(自然解結)”을 써 놓으시고, ‘근심과 어려움과

불평은 지성으로 닦으면 자연으로 해결되는데, 왜

근심 걱정을 그렇게 하느냐’하시며 저를 주시하시

기에, 눈물이 핑 돌아 마음을 다잡고 청심주를 불

는데, 교화원에 갈 때는 아프던 다리가 오면서는 훨

씬 부드러워졌습니다.

앞으로는 울며 청심주를 부르지 않고 웃으며 부

를 수 있을 때까지, 일어나서 잘 때까지, 아니 언제

까지나 열심히 청심주 부르겠습니다.

무량청정정방심…….

23성덕의 빛

▲ 갈대 소나타 ⓒ 손선화

Page 26: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무릇 삶을 위함에 있어서 중요한 덕목의 하나

는 신중하게 행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가볍게 행동하여‘욱’하는 마음으로

경거망동하고 나면 두고두고 후회도 될 것이고, 잘

못하면 평생에 씻을 수 없는 오류를 범하게도 될 것

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웃어른들께서도‘경거망동하지 말아라’,

‘매사를 신중히 해라’,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

라’, ‘매사를 심사숙고하여 행동하라’하셨을 것입

니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미완성된 존재이기 때문에

실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항상 내재되어 있고, 순간

의 실수가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성훈에“신지신중 불금자금(信知愼重 不禁自

禁)”이라 하셨습니다. ‘믿음을 알아서 신중히 행하

면 금하지 아니하여도 스스로 금해진다’고 말 하

셨습니다.

사람의 삶에서 신중성에 바탕을 두고 생활한다

면 실수가 적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볍게 행동하고

경망한 처신을 한다면 실수투성이가 될 것입니다.

신중치 못해서 타인의 빈축을 사고, 그 빈축의 횟

수가 잦아졌을 때 대인 관계가 원만해지지 못할 것

입니다.

‘경거망동(輕擧妄動)’이란 자 그대로 가볍고

망령된 것이라서, 끼어들 때나 안 끼어들 때나 불쑥

불쑥 참견하여, 권한 밖의 월권 행사를 함으로써 가

벼운 사람으로 낙인이 찍히게 될 것입니다.

가볍게 행동하여 상대에게 조롱거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비근한 예로, 음식집에 가서도 경망한 사람은 주

인 면전에다 대고‘맛이 있네, 없네’마구 떠들어댑

니다. 반면 신중한 사람은 식당에서 나와서 이 집

저 집을 비교해 보고, 혼자서 조용히 평을 내릴 겁

니다. ‘맛이 있네, 없네’떠들기보다 마음에 안 들

면 다음엔 그 집에 안 가면 되는 것이지, 이러쿵저

러쿵할 필요가 뭐 있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자신이 다 아는 것처럼, 자신이 다

할 것처럼 큰소리 뻥뻥 치고는 슬그머니 꽁무니 빼

는 얌체도 있습니다. 설령 자신만만하더라도, 자기

아닌 다른 사람이 하길 원한다면, 양보하는 미덕이

될 것입니다.

자신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지난날을 돌이켜 회

상해 볼 때 너무도 경거망동을 많이 하여, 제가 걸

어온 발자취에 많은 오점을 남겼습니다. 그 점 깊이

반성하고, 이제라도 자신을 더욱 채찍질해 가면서,

믿음을 굳건히 할 것을 다짐합니다.

지난날 아상 자존에 젖고 고집 망상에 사로잡혀

경거망동하고 안하무인의 행동을 했던 자신의 잘

못을 뉘우치면서, 앞으로 열심히 닦을 것을 다짐

합니다.

24 2012·9 / 10

輕擧妄動

이 만 환•마산교구 마산원 / 교화사

Page 27: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금요일 저녁 일을 마치고, 서투른 운전 실력으로

문경까지 오는 길이 긴장의 연속이었다. 비도 간간

히 오고 어두워지는 날씨 탓에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되었다. 문득 마음 깊은 곳에서‘무량청

정정방심’청심주 소리가 울려 왔다. 마음을 모아

운전하여,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일정인 만큼, 더욱 마음을

모아 공부해 보려 노력했다. 참 이상했던 건, ‘스무

살, 이제 어른이야’라고 했던 그때의 공부와 근 십

년이 지난 지금의 공부는 조금 달랐다는 것이다.

내 상황, 내 처지, 내 위치, 내 생각을 중심으로 공

부의 내용도 많이 달라져 있었다. 하지만 변하지 않

는 한 가지는, 부모님에 대한 사랑이다. 너무 가까

이 있어서 항상 나를 지켜 주시기에 그 고마움을 간

과하고 살았던 시간들…. ‘나만 그런 건 아닐 것이

다.’보통 사람들이라면 이런 마음으로 위안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보통의 그들과는 다른, 내가 수

련 강좌에 오는 이유다. 수련 강좌에 오면 성덕도의

근본 정신, 도덕심을 일깨워 주고, 부모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내 잘못에 대한 반성도 할 수 있다. 사실

어디 가서 이런 값진 교육을 받고 나를 돌아볼 수 있

겠는가.

나는 태어날 때부터 도생 가정의 딸이었다. 그래

서 내가 어떻게 무엇을 하지 않아도 어릴 때부터 기

운에서 끌어 주고 어 주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지금 이 시점, 나는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를 생

각했다. 어릴 때처럼 마냥 누가 끌어 주고 어 줘

서 갈 수는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내 진심을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깨닫

고 생각한 성덕도에 대한 것을 내 속에 오래 간직해

나가기 위해선, 나도 노력하고 닦고 공부해야 한다.

사회에서든 가정에서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

다. 그리고 나도 성덕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을 했다. 나를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해주신 부

모님, 성덕의 가르치심을 통해 화목한 가정을 만들

어 주신 우리 부모님이 참으로 감사하다.

나는 행운아라 생각한다. 부모님께서는 돈의 가

치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을 내게 물려주셨다. 그것

은 내 삶의 지표가 될 것이고, 그 지표를 향해 나아

가는 것이 나를 위한, 그리고 부모님께 보은하는 길

이란 생각을 또 한 번 하게 된다.

15년 만에 찾은 수련 강좌에서, 저는 두려움이

25성덕의 빛

청소년들의 알찬 공부 열매

다음은 하계 청소년 수련강좌 수강생들의 소감문에서 발췌한 입니다. —편집실

돈의 가치와 비교할 수 없는귀한 것 물려주신 부모님

권 은 경•부산교구 부산교화원 / 교화생

저 나름의 철학과 도덕관념은결국 성덕의 크신 가르심

박 희 준• 월교구 제천교화원

•서강대학교 경 학과 졸업

Page 28: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앞섰습니다. 이곳에서 좋은 반성의 시간이 될 것

이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낯선 환경, 낯선 사람들

속에서 2박 3일을 지내야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

지만 그러한 저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한 터울이 넘는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살갑게 맞

아 주는 도우님들을 보면서, 성덕의 기운이 사람

을 얼마나 맑게 하는가에 대해 다시금 느낄 수 있

었습니다.

저는 비록 사회생활을 많이 해보지는 않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며 만난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봤을

때, 이곳의 도우님들이 얼마나 맑고 매력 있는 분들

인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저 자신 살아오면서 나름의 철학과 도덕관념을

가지고 살았다고 자부했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을

깊이 되돌아보니 저의 사상과 믿음은 저의 것이 아

니라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임을 깨닫게 되었

고, 어머니 또한 성덕의 가르침을 받은 분이시기에

성덕의 크신 가르침이 결국 저의 믿음과 신념이었

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리석고 아둔한 제가, 되지도 않은 세 치의 철학

을 가지고 교만과 아집에 사로잡혀 경거망동한 점

진심으로 반성합니다. 앞으로 성덕의 가르침에 귀

기울이고, 크신 뜻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위해 노

력할 것입니다.

처음에는 언제 2박 3일이 지나가나 하고 생각했

었는데, 막상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 다다르니 이 시

간이 너무 짧게만 느껴집니다.

한 분 한 분 보석 같은 분들임을 알고 있음에도,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없어 참으로 아쉬운 심정입

니다. 서울교구 분들이야 다음에 다시 볼 수 있지

만, 다른 지역 교구 도우님들은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앞으로는 저 같은

신참들을 위해 소통과 대화가 많아졌으면 좋겠습

니다.

끝으로, 이곳에서 정말 오래간만에 정신이 맑아

짐을 느꼈고, 성덕의 은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봐

야겠다는 생각도 할 수 있었던, 보람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말 많이 해주신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말 을 전합니다.

도덕경 공부 시간에는‘자성반성의 이치’에 대한

말 을 배웠는데, 지금까지‘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

게 됐다’하는 마음을 먹었었던 것들이 생각이 나면

서, 스스로 반성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시간에 향인지 선생님께서‘평소에 짜

증이나 화를 많이 내는 이유는 부모님께서도 그렇

게 하기 때문’이라는 말 을 해주셨는데, 정말 마음

에 남는 말 이었다. 내가 행복하고 즐겁게 살기 위

해선 부모님 말 을 잘 듣고 불평과 짜증을 내지 않

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해주시는 말 을 듣고 있으니, 내가 평

소에 부모님을 얼마나 섬기지 않았는가 하며 굉장

히 부끄럽고 죄송스럽기만 했다. 앞으로는 부모님

을 정말 공경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저녁을 먹은 뒤에는 충현지 선생님의‘진로 선

택’에 관한 강의가 있었는데, 선생님께서는‘어

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는가’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공부 잘하는 법’에 관한 강의인 만큼 귀

가 쫑긋해지고 정말 고도의 집중력이 나도 모르게

발휘되었다. 선생님께선 공부 잘하는 방법으로,

‘외우지 말고 읽으며, 노트 필기를 잘 하고, 수업

26 2012·9 / 10

수강 소감

앞으론 정말 부모님 공경을…

조 하 니•서울교구 등포교화원

•서울국악고등학교 3학년

Page 29: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시간에 최대한 집중하고, 시간이 아닌 양으로 공

부하라’는 등등의 방법을 알려 주셨다. 그리고 내

가 성적이 떨어졌을 때는 그 중의 하나를 어겼던

기억이 떠올랐다. 선생님의 말 대로 실천을 해

서 앞으론 노력한 만큼의 성적을 잘 거두도록 하

겠다.

그리고‘고민 나누기’시간에는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해 줄 수 있어서, 서로 더 친 해지고

유대감이 생긴 것 같아 좋았다.

마지막 날‘제성일 공부 체험’시간에는 서로의

반성을 들으며 나에겐 그런 점이 없나 뒤돌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이런 시간이 아니더라도 평

소에 반성을 수시로 하여 스스로를 점검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한 후에는 자원 봉사를 와

서 어린 동생들을 잘 인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제68기 하계 수련강

좌도 선생님들의 가르

치심 덕분에 좋은 기

운을 받고 스스로를

깨닫게 된 것에 감사

드립니다.

이번 수련 기간 중

가장 제 마음에 와 닿

았던 것은 옥지 선

생님께서 강의해 주신

‘부모 은혜’ 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부터 수년간 수련 강좌에 참

석한 저에겐, 도덕경의‘부모 은혜’는 수십 번은 더

들었을 매우 익숙한 법문입니다. 그만큼 중요한 법

문이지만, 이번에는 이 법문을 읽을 때, 한 자 한 자

의 의미를 새기며 풀이해 주신 선생님 덕분에, 더

마음 속 깊이 와 닿았습니다.

이전에 도덕경을 읽을 때‘그런가보다’하면서

넘어갔던 내용들이, 선생님이 하나하나 풀어서 말

해 주시는 덕분에, 무언가 지금 시대에 맞는 비유

가 아닌 부분도 있었지만, 제가 어린 아이 을 때

저의 어머니가 하셨을 고생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머리로 이해했던 법

문이 제 마음에 와 닿았고, 이전까지 부모님께 했던

좋지 않은 행동들이 후회스럽고 반성으로 돌아오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일 유익하고 저에게 실질적인 도

움이 되었던 시간은‘고민 나누기’시간이었습니

다.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프로그램이었는

데, 나만 가지고 있던 것이라고 생각했던 고민을

친구들과 공유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눈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다양한 친구들의 마음 속 깊이 간

직했던 고민들을 나누며, 이런 소중한 시간은 사

회 어디에서도 갖기 힘든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이번 수련 강좌에서 배운 법문 중에“지지본재각

(知之本在覺) 신지본재행(信之本在궋)”이 있었습

니다. ‘아는 것의 근본은 깨달음에 있고, 믿음의 근

본은 행하는 데에 있다’고 배웠습니다. 깨달음의 중

요성을 깨우쳐 주신 것에 감사 드리고, 집으로 돌아

가서는 말로만 믿는 것이 아닌, 실천을 통해 행할

것을 다짐합니다.

27성덕의 빛

부모 은혜 깨닫고함께 고민 나눈 유익했던 시간

이 준 호•서울교구 서울교화원

•서울중동고등학교 2학년

▲ 답사를 하는 이준호 학생

Page 30: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첫날에는 도덕경 읽기 선생님 말 이 있었다. 조

금 힘들었지만(자세 때문에) 재미있었다.

다음날 토요일에는 도덕경 읽고 쓰기, 노래로 배

우는 팔선·팔악, 선생님 강의, 백일장 및 사생 대

회, 도덕경 한자 배우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노래로 배우는 팔선·팔악’은 도레미 노래를 바

꿔서 불러 재미있었고, 백일장 및 사생 대회에서 나

는 그림을 골랐는데, 여자 친구들을 그리고 바탕에

수련강좌 그림을 그리려고 하 다.

그런데 내가 깜박 잊었나 보다. 우리 반 여학생들

은 10명, 선생님은 4명, 총 14명이었다. 스케치를 끝

냈을 때에 이미 다른 친구들은 모두 다 제출한 상태

다. 그냥 낼까 고민도 했지만, 색칠을 하기로 하

다. 시간이 부족했지만 선생님께서 시간도 늘려

주시고 옆에서 친구들이 응원을 해주기도 했다. 그

덕인지 로비에 내 그림이 걸렸다. 신 이와 정윤이

그림도 함께 걸렸다. 아쉬웠던 점은 밖에 나갈 시간

이 없어서 대충 그린 것이다. 나중에 보니 원래 구

상했던 것과 너무 달랐다. 하지만 이 정도로 만

족….

또 우리가 배운 법문은“도덕지성공(道德之成功)

성공지도덕(成功之道德)”이었다. ‘도덕으로 성공

하고 성공으로 가는 길에 도덕이 있다’라고 가르쳐

주셨다. 선생님이 이렇게 말 하셨다. ‘성공에는

도덕이 꼭 필요해요. 부모님께 효도하면 공부도 더

잘 하게 돼요. 학교에서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기서 듣는 말 이 더 가치 있을 수도 있다’고 말

하셨다.

많은 추억, 기쁨, 배움 모든 것을 가져가게 되

었다.

I can do it! Be brave!(난 할 수 있다! 용감해져

라!)

이번 수련 강좌에서 나는 특히‘이때는 정시’라

는 법문의 강의에서‘행복은 나에게 있다. 이기심

과 욕심, 불만에 가려서 찾지 못할 뿐, 행복은 나에

게서 찾아라’라고 하신 난 지 선생님의 말 이 깊

이 와 닿아서, 무언가 대단한 것을 배운 느낌에 뿌

듯하다.

금세 또 저녁 시간이 되고 평소 같았으면 했을 레

크리에이션을 대신해, 진로 선택에 대한, 전직 교장

선생님이신 충현지 선생님을 모시고 강의를 들었

다. 솔직히 처음엔 레크리에이션을 안 한다기에 그

저 속상했는데, 좋은 말 을 많이 해주셔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마음 공부를 하는 만큼 현재의 학생으

로서의 신분에 맞게 충실해야겠다.

그 다음 시간이었던‘고민 나누기’, 처음에는‘키

가 작다’라는 작은 고민으로 시작해서, 성적과 진

로, 가족 관계 등 조금은 진지하고 심각한 주제로

넘어갔다. 담임 선생님과 주변 분들의 이야기도 들

으면서 공부, 성적, 진로에 대한 고민도 차츰 풀려,

우선‘꿈을 먼저 찾자’는 목표도 생겼다. ‘작은 키

가 결코 콤플렉스일 수는 없다’라는 조언도 얻었고,

제일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했다.

역시 수련 강좌를 오면 느끼고 얻는 것이 많은 것

같다. 다음 수련 강좌 때도 꼭 다시 올 거다.

28 2012·9 / 10

수강 소감

I can do it! Be brave!

김 은•대구교구 대구교화원

•대구동성초등학교 5학년

‘행복은 나에게서 찾아라’

구 채 희•부산교구 부산교화원

•광양여자고등학교 1학년

Page 31: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수련원에 오기 전날 무척 떨렸었다. 오는 날에는

설레어 부푼 마음을 가지고 즐겁게 성덕도 본원에

도착했다.

이번이 처음 온 수련 강좌라서 숙소에 있는 친구

들이랑 어색했는데, 먼저 말을 걸어 준 친구들이 무

척 고마웠다.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물놀이를 하

러 갔다. 그래도 그때까지는 서먹서먹해서 같이 놀

지는 못했다.

신나게 놀고 온 후 도덕경을 읽었다. 내용은‘도

덕 법기를 진행하자’ 다. 내용을 배우고 선생님의

말 을 들었는데, 느낀 점이 무척 많았고, 나 자신

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공부가 끝난 저녁에

는 친구들과 친해져서 같이 놀기도 하 는데, 무척

재미있었다.

다음날 아침에 청심주를 불 는데, 마음이 맑아

지고 잠도 잘 깬 것 같았다. 마음이 맑아지는 청심

주를 부른 후 도덕경을 읽고 썼다. ‘기다리고 찾는

우리 행복의 도덕길’이었는데, 도주님과 법주님의

말 이 하나하나 다 옳으신 말 인 것 같았다.

그 다음은 진짜 내가 잊지 못할‘노래로 배우는

팔선·팔악’시간이었다. 시작할 때 선생님께 혼나

는 일이 있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노래를 부르

니까 기분이 좋아졌다.

팔선에는 효심, 충심, 덕심, 자심, 화심, 묵심, 신

심, 정심이 있다. 또 팔악에는 독심, 색심, 탐심, 투

심, 기심, 사심, 진심, 아심이 있는데, 꼭 버려야 되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내게는 많은 반성을 하

게 해준 고마운 시간이다.

개강식을 한 후 첫 시간에 바로 물썰매 타기와 계

곡에서의 물놀이를 하 습니다. 그런데 물썰매를

탈 때 물이 조금밖에 없었다는 것이 정말 아쉬웠습

니다. 계곡에서는 어떤 한 남자 아이가 저에게 물을

자꾸 튀겨서 그때 저는 그 남자 아이에게 화를 내었

는데, 숙소에 돌아와서 화를 낸 것이 후회되었습니

다. 그리고 전 화내는 것이‘그럴 수도 있는 일’이

라고 생각을 하 는데, 선생님께서‘화를 내는 것

[嗔心]도 팔악이니, 지나치면 좋지 않다’고 말 하

셨을 때, 앞으로는 정말 작은 일에 화를 내지 않겠

다고 다짐하 습니다.

또 후회되는 것은‘부모님께 효도를 많이 하지 못

한 점’입니다. 도덕경의‘부모 은혜’를 읽고 나니,

앞으론 부모님께 짜증, 화, 말대꾸를 하지 않도록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하 습니다.

그리고“아유삼보(我有三寶) 시심육골(是心肉

骨)”이라는 법문을 배웠습니다. 뜻은‘나에게는 세

가지 보배가 있는데 그것은 즉 나의 마음, 살, 뼈이

다’라고 하 습니다. 이 법문을 배우면서도 후회되

는 것이, 역시 부모님께 효도를 하지 못한 점이었습

니다. 성덕도에서‘부모님 은혜’에 대해서 말 해

주시면서, ‘다 갚을 수 없을 만큼 큰 부모님의 은

혜’라 하시는 말 에서 정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사생대회에서 그림을 그렸는데 잘 그린

그림에 뽑혀서 로비에 제 그림이 붙여 있는 것을 보

고 정말 좋았습니다.

다음 겨울 방학 때도 또 올 것이고, 자원 봉사 선

생님께도 감사합니다.

29성덕의 빛

노래로 배우는 팔선·팔악

이 예 슬•서울교구 수원교화원•초당초등학교 6학년

‘작은 일에 화를 내지 않겠다’

김 다 은•진주교구 진주교화원•배 초등학교 4학년

Page 32: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第60周年道德굤法日慶祝式奉궋

본원에서는 지난 7월 16일(음 5월 27일) 제60주년

도덕입법일을 맞이하여 경축식을 봉행하 습니다.

경축식을 올리기 전날인 15일 저녁에는 창도 60

주년을 경축하는 기념 공연을 가졌습니다. ‘고전 무

용’, ‘사물놀이’, ‘색소폰 연주’등의 도생님들의

연주가 있었고, 초대 가수인 뮤지컬 가수 김미현 님

의 공연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날에는 전국에서 650여 명의 도생들이 참석하

여, 기쁨을 함께 나누며 경건한 마음으로 경축식을

올렸습니다.

第60周年道氣日慶祝式奉궋

본원에서는 지난 8월 24일(음 7월 7일) 도기일을

맞이하여 경축식을 봉행하 습니다. 이날에는 전국

에서 300여 명의 교직자와 도생님들이 참석하여,

도기일의 의미를 되새기며 두 분 선생님의 높으신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경축식을 올렸습니다.

경축식에 앞서 도생님들은 강당에 모여 청심주를

독송하고, 도주님·법주님의 법설(녹음)을 경청하

면서 그 가르치심을 되새겼습니다.

이날 전국 각 교화원에서도 많은 도생님들이 모

여 도기일을 경축하며 청심주 독송 공부를 하 습

니다.

2012년도하계청소년수련강좌열려

제68기 청소년 수련 강좌가 300여 명의 청소년들

이 참석한 가운데 본원에서 열렸습니다.

7월 20일부터 22일까지 열린 대학부 수련 강좌에

서는 청심주 독송, 도덕경 봉독, 창의력 개발(조별

활동:도덕경 법문 풀이), 교화원 공부 체험, 책임

30 2012·9 / 10

▲ 도덕입법일에 경축사를 하시는 성도사님

▲ 도기일 경축식에 참석한 도생님들

Page 33: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선생님들의 강의, 함께 나누는 도담(주제:도우회

활성화 방안), 단양 8경 중 6경 관람, 소감 발표 등

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또 7월 27일부터 29까지 열린 초·중·고등부에서

는 책임 선생님들의 강의와, 교화원 공부 체험, 도

덕경 읽고 쓰기, 도덕경 한자 배우기, 외부 초청 강

사 강의, 고민 나누기, 물썰매 타기 및 계곡 물놀이

(문경새재), 소감 발표 등의 시간으로 진행되었습

니다.

수련 강좌 둘째 날에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생 대회와 백일장이 열렸습니다. 주제는‘마음’,

‘여름’, ‘수련 강좌’, ‘부모님’이었으며, 최우수작

1명을 포함하여 총 18명이 수상을 하 습니다.

최우수상:이수정(초4, 서울· 등포)

우 수 상:임준섭(유치부, 진주·진주)

나예경(초3, 서울·서울)

최정윤(초5, 부산·동래)

가 작: 최민정(초1, 전주·황등)

홍수지(초2, 대전·대전)

김 은(초5, 대구·대구)

송정민(초6, 부산·해운대)

입 선: 장호성(유치부, 서울·인천)

김도윤(초1, 서울·인천)

강유정(초2, 진주·진주)

권보현(초3, 진주·남해)

김다은(초4, 진주·진주)

박채은(초4, 서울·인천)

장재연(초5, 서울·인천)

윤신 (초5, 청주·천안)

김민정(초6, 전주·전주)

이가은(초6, 대구·대구)

2012 하반기본원교육일정

2012년도 하반기 본원 교육이 실시됩니다.

9월 5일부터 8일까지의 일선 교직자 교육을 시작

으로 상조회 회장단, 남녀 교화사 1·2차, 남녀 교

화생 교육이 열릴 예정입니다.

교육 일정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연번 기 간 교 육 명

1 9. 5~ 8 일선교직자

2 9. 14~16 상조회 회장단

3 9. 21~23 전국 남·여 교화사 1차

4 10. 12~14 전국 남·여 교화사 2차

5 10. 26~28 전국 남·여 교화생(교화사도 참석 가능)

31성덕의 빛

▲ 수료식에서 성도사님의 말 을 듣는 학생들(초·중·고등부)

▲ 초등부 사생대회 최우수상(이수정 학생 작품—마음)

※ 바로잡습니다 (성덕의 빛 통권 제188호)P 32 ‘성덕의 빛 원하기를’의‘廣德院 權純궀(겵淳智)’는‘廣德院 權純字(겵淳智)’의 잘못이기에 바로잡습니다.

Page 34: 2012 Light Of Seongdeok (Sep-Oct)

(비매품)

1⃞ 논단·시론·칼럼·수양 소감·생활 체험기 등

2⃞ 문예 창작 : 시·시조·수필·기행문·편지·일기 등

3⃞ 제언 : 도덕 정신 앙양을 위한 제언·의견

4⃞ 교화원 소식 : 각 교화원 행사 동정 및 청소년도우회 소식

(성덕도 본원 및 교구별 취재기자)

745-802 경북 문경시 문경읍 평천리 산1번지 성덕도(편집실)

TEL : (054)559-2005∼7, FAX : (054)559-2008

E-mail : [email protected]

보내실 곳

교구별 취재 기자 연락처

본 원 英仁智 054-559-2005

서울교구 和곞智 010-2003-0594

부산교구 이경은 010-7963-1210

대구교구 이석장 010-3542-1270

광주교구 배병옥 010-8432-5721

대전교구 조현수 011-435-6851

마산교구 한경신 010-5087-8191

청주교구 박지 010-5191-6617

전주교구 조득철 011-9644-5546

진주교구 제두상 010-3131-4687

강릉교구 善景智 010-3024-8705

안동교구 서정희 010-5767-1423

월교구 조유자 010-9555-6302

중앙도우회 권대현 010-8854-9284

『성덕의 빛』 원하기를!

■ 다음호인 190호(2012 11/12호)에는 도

덕경의 법문‘爲聖之道理 善之相生’

과‘임진년의 결실’을 주제로 하며, 그

외‘자유주제’의다양한원고를기다립

니다. 교직자와 도생님들의 많은 투고

바랍니다. — 편집실

廣 德 院 權 純 字 天 安 院 굃 在 月 龜 浦 院 石 星 子

龜 浦 院 金 平 淇 龜 浦 院 괤 康 時 龜 浦 院 굃 承 根

龜 浦 院 徐 和 植 大 田 院 趙 權 彙 大 田 院 박 동 균

榮 州 院 崔 괟 鶴 榮 州 院 金 重 鎬 榮 州 院 鄭 夏 粉

榮 州 院 金 明 子 馬 山 院 朴 斗 걐 龜浦院 和睦相助會

(信恭智)

(겵淳智) (誠心智) (秀궋智)

(惠敬智)

(現秀智)

32 2012·9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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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덕의 빛’갤러리 38 서예

逸史 石 괟 鎭 Seok Yong Jin

•1981 남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졸업

•1989 제1회대한민국서예대전 수상

•2005 제1회서울서예비엔날레 특별상 수상

•물파(物波, Mulpa) 동인, 물파그룹전 다수 참여

•개인전 37회(서울, 대구, 부산, 미국 등)

•동아시아문자예술의 현재전(서울, 예술의 전당)

•Art of Ink in America (L.A)

•한국미술100인초대전(대구)

•현대서법비엔날레(中國, 광저우, 북경)

•붓질—그 자유로운표현전(서울, 공평아트센터)

•물파21—환경, 생명, 창발전(Seoul, Mulpa Space)

•Miami Scop Art Fair(USA, Miami)

正義君子之英雄

無所겘能萬善궋(성덕명심도덕경 88면)

작품 35×130cm, 2012

無量淸靜正方心

水氣精

明氣가바로도느니라

妖邪한惡魔氣가侵害치못하고

착하고어진心處에는

이뜻을잘智覺하시오

어두움을能히다물리칠수있노라

성냥알한개만그리면

한어두움을총칼로써쳐낼수없으나

맑고어진물이아니면씻을수없고

疊疊이쌓인티끌은

어질고착하여야산다는굊致

함양 상림공원의 가을 정취 ⓒ 芝갿智(신성자)

(

自性反겛聖德明心道德經

面)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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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월간 성덕의 빛 / 통권 제189호 聖紀61年 2012년 9월 1일 발행 Vol.189

ISSN 1228-1212‘진리는 무엇인가?’이 물음은 인간이 철학에 눈뜬 그날부터 시작하여 오늘날까지 큰 명제가

되어 내려오고 있는 물음이 아니겠습니까.

그 오랜 세월 동안 무수한 사람들이 그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 온갖 노력을 기울여 왔어도, 그들

이 찾아 놓은 해답에서 후손들인 우리들이 충분한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

는 사실이 아니겠습니까.

진리란 본래 끝없이 넓고 높고 크고 깊은 것이어서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들이 아무리 대를 이

어 가면서 찾아가도 다 찾지 못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에서 인간이 개척해야 할 새로

운 세계는 언제나 남아 있고, 인간의 문화는 더욱 발전해 갈 수 있는 터를 보장받고 있다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니 오늘도 긍정적인 자세로 희망을 가지고‘진리는 무엇인가?’고 물을 수 있고,

또 반드시 물어야 할 줄 압니다.

오늘도 앎을 넓히고자 배워 나가고 있는 몸으로, ‘진리는 이것이다, 저것이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혹자는‘진리는 하나다’라고 하는가 하면 또 다른 사람들은‘진

리는 없는 곳이 없고, 모든 사물의 존재와 생태가 진리 아님이 없다’고도 하니, 이런 말들을 음미

해 보면서 어떻게 해야 진리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겠나 하는 것을 생각해 봅니다.

어쨌든, 태고 이래로 진리는 엄연히 있어 왔어도 그것을 깨닫는 인간의 노력과 방법이 언제나

미치지 못했을 뿐이니, 어떻게 해야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가장 큰 과제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두운 밤에 켜 놓은 호롱불을 보고‘저 호롱불이 왜 밝은가?’고 스승이 물었습니다. 제자들은

기름 때문이라느니 심지 때문이라느니 하고들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스승은 빙그레 웃으면서 다

시 말했습니다. ‘그러면 모두들 눈을 감아 보아라. 그래도 저 호롱불이 밝은가?’라고.

이 이야기는 아무리 진리가 밝게 빛을 내고 있어도 그것을 깨달아야 하는 인간이 눈을 감고 있

으면 그 빛을 볼 수 없다는 비유이니, 진리의 각득은 진리 그 자체에 있다기보다 각자의‘나’에게

있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의 능력과 지각과 체험을 바탕으로 해서 진리를

깨달아야만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자기의 능력이 얼마나 크고 자기의 지각이 얼마나 밝으며 자기의 경험이 얼마나

많은가에 따라 그만큼 진리를 넓게 깊게 깨달을 수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겠습니다. 〈후략〉

— 任恩德(淨光智) ‘성덕도보’제90호(1971년 11월)에서

自己 完成을 통하여眞理를 깨달읍시다

맑고 고요하고 바르고 둥근 마음을 찾아가는 _ 수양 전문지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