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주식’발행․유통의 법적 문제ksla.org/sinye_another6/1268295363-1.pd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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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유령주식’발행․유통의 법적 문제 -제3자배정증자를 중심으로- 송 종 준(충북대 법대 교수) Ⅰ. 문제의 제기 최근에 우리 증권시장에서 발생한 주금허위납입 사건은 증권시장의 신뢰를 무 너뜨리기에 충분할 정도의 충격을 주고 있다. 상장법인인 (주)대호, 중앙제지(주)와 (주)동아정기, 그리고 협회등록법인인 (주)모디아가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과 정에서 주금납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금납입보관증명서를 위조하여 자본금 변경 등기를 마치고, 신규로 발행된 주식을 증권시장에 상장 또는 등록한 다음, 대량으로 유통시킴으로써 세칭 ‘유령주식’을 취득한 투자자에게 거대한 손해를 끼친 것으로 밝혀졌다. 상장법인인 드림랜드(주)도 주금납입없이 신주를 발행하려는 시도가 있 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의 집계에 의하면 (주)대호의 경우, 지난해 9월, 10월, 12월 각각 250억원, 50억원, 350억원 총 650억원, 중앙제지(주)의 경우 지난해 12월 250억 원, (주)동아정기의 경우 지난해 10월 180억원, (주) 모디아의 경우 지난해 4월 210억원의 제3자배정증자와 관련하여 각 납입은행 영업부 명의의 주금납입보관증 명서를 위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1) . 그리고 드림랜드(주)도 지난해 말 19억 8천만원 상당의 제3자배정증자를 결의하고 관련절차를 밟았으나 올해 1월 13일 상장예정인 유상증자 주권의 주금을 납입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보도된 바 있다 2) . 그런데 이번에 밝혀진 ‘유령주식’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뿐 제3자배정 유상증자 과정에서 온갖 불법, 편법이 판치고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정설이라고 알려지고 있고, 이러한 작태는 올해부터 증권시장에 있어서 상장, 등록기업의 퇴출제도가 강 화돼 자본잠식으로 퇴출위기에 몰리는 기업의 경우 제3자배정증자를 통해 허위자본 확충의 유혹을 느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 등에서 그 원인을 찾기도 한다 3) . 그런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모든 주식회사에 있어서 ‘유령주식’의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한 통계는 찾을 수 없으나, 유상증자에 있어서 주금의 허위납입사례는 비상장, 비등록 법인의 경우에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최근에 문제되고 있는 ‘유령주식’의 발행 및 유통은 대주주 등에게 제3자배정방식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납입은행에 1) 금융감독원 보도자료(2004.1.3) 2) 동아일보 2004.1.10자 3) 경향신문 2004.1.11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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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유령주식’발행․유통의 법적 문제ksla.org/sinye_another6/1268295363-1.pdf · 2010-03-11 · 그리고 드림랜드(주)도 지난해 말 19억 8천만원 상당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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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주식’발행․유통의 법적 문제-제3자배정증자를 중심으로-

송 종 준(충북대 법대 교수)

Ⅰ. 문제의 제기

최근에 우리 증권시장에서 발생한 주금허위납입 사건은 증권시장의 신뢰를 무

너뜨리기에 충분할 정도의 충격을 주고 있다. 상장법인인 (주)대호, 중앙제지(주)와

(주)동아정기, 그리고 협회등록법인인 (주)모디아가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과

정에서 주금납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금납입보관증명서를 위조하여 자본금 변경

등기를 마치고, 신규로 발행된 주식을 증권시장에 상장 또는 등록한 다음, 대량으로

유통시킴으로써 세칭 ‘유령주식’을 취득한 투자자에게 거대한 손해를 끼친 것으로

밝혀졌다. 상장법인인 드림랜드(주)도 주금납입없이 신주를 발행하려는 시도가 있

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의 집계에 의하면 (주)대호의 경우, 지난해 9월, 10월, 12월 각각

250억원, 50억원, 350억원 총 650억원, 중앙제지(주)의 경우 지난해 12월 250억

원, (주)동아정기의 경우 지난해 10월 180억원, (주) 모디아의 경우 지난해 4월

210억원의 제3자배정증자와 관련하여 각 납입은행 영업부 명의의 주금납입보관증

명서를 위조한 것으로 밝혀졌다1). 그리고 드림랜드(주)도 지난해 말 19억 8천만원

상당의 제3자배정증자를 결의하고 관련절차를 밟았으나 올해 1월 13일 상장예정인

유상증자 주권의 주금을 납입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보도된 바 있다2).

그런데 이번에 밝혀진 ‘유령주식’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뿐 제3자배정 유상증자

과정에서 온갖 불법, 편법이 판치고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정설이라고 알려지고

있고, 이러한 작태는 올해부터 증권시장에 있어서 상장, 등록기업의 퇴출제도가 강

화돼 자본잠식으로 퇴출위기에 몰리는 기업의 경우 제3자배정증자를 통해 허위자본

확충의 유혹을 느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 등에서 그 원인을 찾기도 한다3). 그런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모든 주식회사에 있어서 ‘유령주식’의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한

통계는 찾을 수 없으나, 유상증자에 있어서 주금의 허위납입사례는 비상장, 비등록

법인의 경우에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최근에 문제되고 있는 ‘유령주식’의

발행 및 유통은 대주주 등에게 제3자배정방식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납입은행에

1) 금융감독원 보도자료(2004.1.3)

2) 동아일보 2004.1.10자

3) 경향신문 2004.1.11자

Page 2: ‘유령주식’발행․유통의 법적 문제ksla.org/sinye_another6/1268295363-1.pdf · 2010-03-11 · 그리고 드림랜드(주)도 지난해 말 19억 8천만원 상당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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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금을 납입하지 않은 채로 주금납입금보관증명서를 위조하여 법원에 제출한 다음,

법인등기부등본상의 변경등기부를 제출하고 상장 또는 등록절차를 거쳐 증권시장에

서 유통시키는 방법에 의한 것이다. 제3자배정방식에 의하여 ‘유령주식’을 발행하고

이를 유통시키고자 하는 현상(신주상장 등)은 증권거래법이 유상증자를 할 수 있는

상장법인 등의 자격에 대한 제한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4), 또한 상장법인 등이 제3

자배정증자 등 공모에 의하지 아니하고 유상증자를 하는 경우에 대한 규제가 불충

분한 데에서도 그 발생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이와 같은 ‘유령주식’의 발행 및 유통에 대하여 금융감독원과 증권거래소, 증권업

협회 등은 당해 ‘유령주식’에 대하여 매매거래정지, 조회공시요구,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관리종목지정, 상장유예 또는 상장폐지 검토, 당해 주식에 대한 예탁 및 계좌

대체제한 등 필요한 시장조치를 취하고, 위법한 혐의자를 검찰에 고발하거나, 상장

또는 등록시 주금납입보관증명서를 제출토록 하여 주금납입여부를 철저히 확인할

수 있는 심사강화방안 등 향후의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내 놓은 바 있다5).

아울러 이들 ‘유령주식’을 취득하여 손해를 입은 투자자들은 해당 법인들의 임원

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거나, 직무정지가처분, 부당이득자들의 재산가

압류 조치를 취할 예정으로 있으며, 금융감독원에 대하여 감독소홀을 이유로 손해

배상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보도되고 있다6). 이와 같은 ‘유령주식’의 발행 및 유통

은 신종사기적 행위로써 증권시장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상실시키고 유통시장의 근

본질서를 침해하는 불법행위이므로 이러한 행위가 향후 더 이상 재발되지 않도록

강력한 법적 제도적 대책이 강구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 글에서는 이번의 사례와 같이 제3자배정방식에 의하여 ‘유령주식’을 발행․유통시킨 경우에 이를 둘러싸고 제기될 수 있는 법적 문제들을 검토하고자 한다. 여

기서는 근본적인 문제로서 주금미납입에 의한 신주발행의 효력과 ‘유령주식’을 취득

한 투자자의 법적 지위가 핵심적인 쟁점이 된다고 본다. 그리고 피해자의 책임추궁

과 관련하여 ‘유령주식’을 발행하여 유통한 회사관계자 등에 대한 상법, 증권거래법

등 관련법상의 책임도 검토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아울러 향후 ‘유령주식’의 재

발을 방지하기 위한 법제도상의 대책도 검토하고자 한다. 특히 ‘유령주식’의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는 이미 일반화되어 있는 가장납입에 의한 신주발행 및 유통의 효력

문제도 중요하다. 이 글에서는 가장납입의 효력에 대한 대법원 판례의 태도도 함께

재검토하고자 한다.

Ⅱ. 유상신주의 발행 및 유통에 관한 법규제와 문제점

4) 김건식, 증권거래법, 두성사, 2000, 130면.

5) 금융감독원 보도자료(2004.1.3), 증권거래소 보도자료(2004.1.3), 코스닥위원회 재발방지대책

(2004.2004.1.3), 증권예탁원 공지사항 참조

6) 동아일보 2004.1.9자 ; 조선일보 2004.1.13.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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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상신주발행에 있어서 주금납입규제와 문제점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는 회사를 설립하는 경우, 설립 후 유상증자 또는 무상증자를 하는 경우, 주식배당의 경우, 전환사채 또는 전환주식을 전환하는 경우, 신주인수권부사채권자가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는 경우, 주식의 포괄적 교환 및 이전의 경우, 합병의 경우 등 다양하다. 이 중에서 주식인수인이 유상으로 신주발행대금을 회사에 납입하여야 하는 경우는 회사를 설립하는 경우와 유상증자를 하는 경우이다. 회사설립의 경우 발기설립이든 모집설립이든 주식인수인은 인수한 주식에 대하여 그 인수가액의 전액을 납입하여야 하며(상법제295조제1항, 상법제305조제1항), 그 납입은 반드시 지정된 은행 또는 금융기관과 납입장소에 하여야 한다(상법제295조제1항, 제305조제2항). 납입금을 보관한 은행 기타의 금융기관은 발기인 또는 이사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그 보관금액에 관하여 증명서(납입금보관증명서)를 교부하여야 한다(상법제318조제1항). 실무상으로 회사설립등기의 신청시에는 주금의 납입을 맡은 은행 기타 금융기관의 납입금보관증명서를 첨부하여야 한다(비송사건절차법제203조). 그리고 납입금의 보관자 또는 납입장소를 변경할 때에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상법제306조). 회사의 설립 후 유상증자의 경우에 주금의 납입에 관하여는 회사의 설립시 주금납입기관에 관한 규정이 준용된다(상법제425조제1항). 그리하여 회사는 신주에 대한 납입을 맡을 기관으로서 은행 기타 금융기관과 납입장소를 정하여야 하며, 납입금을 보관한 은행 기타 금융기관은 이사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그 보관금에 관한 증명서를 교부할 의무가 있고, 그 증명한 보관금액에 대하여는 납입의 부실 또는 그 금액의 반환에 관한 제한이 있음을 이유로 하여 회사에 대항하지 못한다(상법제318조제2항, 제425조제1항). 그리고 비송사건절차법상으로도 신주발행으로 인한 변경등기의 신청 시에는 주금의 납입을 맡은 은행 기타 금융기관의 납입금보관에 관한 증명서를 첨부하여야 한다(제203조, 제205조). 이와 같이 신주발행에 있어서 주금납입의 절차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 것은 납입금의 소재를 분명히 하고 납입에 따른 부정행위를 방지하여 회사의 자본충실을 기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상법이 주금납입기관으로부터 납입금보관증명서를 교부받을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고, 또 비송사건절차법이 회사의 설립등기 또는 신주발행에 따른 변경등기를 신청하는 경우 납입금보관증명서의 첨부를 강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가장납입의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고, 나아가는 주금을 납입하지 않고도 납입금보관증명서를 위조하여 허위납입하는 수법이 이용되고 있는 것은 중대한 문제이다. 생각건대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상법상 주금납입금융기관에 의한 주금납입보관증명서의 교부는 당해 신주발행회사의 이사의 청구가 있는 경우에만 의무화되어 있는데, 이러한 규정은 주식회사의 자본충실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추상적인 원칙을 정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인 의의가 있을 뿐이고,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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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으로 주금의 납입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담보적 기능을 발휘하는 데에는 허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사 등 회사관계자에게 이러한 허점을 이용한 도덕적 해이가 있는 한 현행 상법상의 규정에 의하여 자본의 충실이념을 실현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비송사건절차법은 회사의 설립등기와 신주발행으로 인한 변경등기의 신청 시에 금융기관의 주금납입보관증명서를 첨부할 것을 규정하고 있지만, 이것도 주금납입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담보적 기능을 확보하지는 못한다고 생각된다. 그것은 설립등기 또는 변경등기 신청사항에 대하여 등기소 공무원이 갖는 심사권의 행사에 내재되어 있는 한계 때문이다. 등기사항에 대한 등기소의 심사권을 둘러싸고 우리나라의 학설은 다양하게 갈라져 있다. 등기공무원은 등기의 신청사항에 대하여 형식적 적법성만을 심사할 수 있을 뿐이고 실체적 진실성까지 심사할 권한은 없다고 보는 형식적 심사주의7), 등기공무원은 등기의 신청사항에 대하여 형식적 적법성뿐만 아니라 실체적 진실성까지도 심사할 권한이 있다고 보는 실질적 심사주의8), 그리고 등기공무원은 등기신청사항에 대하여 의문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실체적 진실성을 심사할 권한과 의무가 있다고 보는 절충주의(다수설)9) 등이 그것이다. 생각건대 설립등기 또는 신주발행에 따른 변경등기의 신청에 있어서 첨부된 주금납입보관증명서의 진실성 심사문제에 대하여 형식적 심사주의의 입장은 그 진실성을 심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는 결과로 되는 반면에, 실질적 심사주의와 절충주의의 입장은 등기소 공무원에게 주금납입보관증명서의 실체적 진실성까지를 심사할 수 있는 여지를 인정한다. 그러나 실질적 심사주의나 절충주의의 입장을 따르더라도 등기신청 시에 첨부된 주금납입보관증명서의 진실성에 대하여 등기소 공무원이 이를 심사하지 않거나 달리 의심을 품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그 진실성을 확인할 것을 기대할 여지는 없다고 볼 것이다. 요컨대 현행 비송사건절차법상 등기소 공무원의 심사권한에 의해서는 가장납입에 의한 신주발행이나 ‘유령주식’의 발행에 있어서 주금납입보관증명서의 진실성을 확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셈이다. 2. 신주의 발행․유통절차의 규제와 문제점

1) 공모절차의 감독규제와 문제점 회사가 발행한 주권을 증권시장에서 유통시키는 방법으로는 증권거래법상 주권의 모집 또는 매출절차, 이른바 공모절차에 따라 신주를 발행하거나 구주를 매각한

7) 이철송, 상법총칙․상행위, 박영사, 1996, 215-216면 ; 임홍근, 상법총칙, 법문사, 1986, 170면.

8) 서돈각․정완용, 상법강의(상), 법문사, 1999, 120면

9) 정동윤, 상법총칙․상행위법, 법문사, 2000, 188-189면 ; 손주찬, 상법(상), 박영사, 2000, 191면 ;

정찬형, 상법강의(상), 박영사, 2001, 144-145면 ; 최기원, 상법학신론(상), 박영사, 2000, 14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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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상장 또는 등록심사를 거쳐 유통시키는 방법, 상장법인 또는 협회등록법인이 주주배정에 의한 일반의 유상증자 또는 사모절차에 의한 제3자배정증자에 의하여 신주를 발행하고 당해 주권에 대한 상장 또는 등록심사를 거쳐 유통시키는 방법이 있다. 먼저 전자와 같은 공모절차에 있어서 증권거래법은 엄격한 공시주의 원칙에 따라 발행인으로 하여금 주권에 관한 진실한 내용을 공시하게 하고 투자여부는 투자자의 자유로운 판단과 책임 하에 결정하도록 하는 규제방식을 따르고 있다. 이와 같은 완전공시주의 하에서 주권을 공모하기 위해서는 당해 발행인은 금융감독위원회에 법인등록을 한 다음,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절차를 거쳐 주식의 청약과 납입을 종료한 후에 주권의 발행실적보고서를 제출하고 증권거래소의 상장 또는 증권업협회의 등록심사를 통과하여야 한다. 공모절차에 있어서 공시주의이념은 유가증권신고서에 의하여 실현될 수 있는데, 발행인은 회사개황, 사업내용, 재무내용 등 발행인 사항, 발행 또는 매출요령, 자금사용용도, 인수기관의 의견서, 공모주권의 상장 또는 등록여부 등 매출개요에 관한 정보를 신고서에 기재하여야 하고, 기타 정관, 이사회 및 주주총회의결록 등 필요서류를 첨부하여야 한다. 그러나 공모금액이 20억원(과거1년간 합계액) 미만인 소액공모의 경우에는 유가증권신고서의 작성과 제출에 따른 비용, 시간의 문제 등을 고려하여 유가증권신고서의 제출의무가 면제되는데(증권거래법제8조, 동시행규칙제2조), 이 경우에도 발행인은 공모 전에 금융감독위원회에 감사인의 회계감사를 받은 재무상태 및 영업실적의 기재서류를 제출하고, 청약권유시 모집매출개요, 발행인에 관한 사항 등을 기재하여 표시하여야 하고, 공모 종료시에는 그 결과를 금융감독위원회에 통보하여야 한다(증권거래법제18조의2). 그런데 주식공모절차에 있어서 금융감독위원회는 유가증권신고서의 수리여부를 결정하여야 하며(증권거래법제9조제1항), 신고서에 형식상의 불비가 있거나 중요사항의 기재가 불충분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당해 발행인에게 정정신고서의 제출을 명할 수 있으므로(증권거래법제11조제1항), 공시정보의 충분성과 진실성을 확보하는데 가장 중요한 규제감독적 지위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현행 증권거래법은 금융감독위원회가 제출된 유가증권신고서를 수리하였다고 하여 그 신고서의 기재사항이 진실 또는 정확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도 아니고, 또한 정부에서 그 유가증권의 가치를 보증 또는 승인하는 효력을 가지는 것도 아니므로(증권거래법제9조제2항), 그 규제감독적 지위는 불완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증권거래법은 유가증권신고서의 실효성 확보를 통하여 공시정보의 진실성을 담보하기 위한 여러 가지 법적 제도를 설치하고 있다. 즉 유가증권신고서의 제출법인은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고(증권거래법제194조의3제1항), 금융감독위원회는 공익 및 투자자의 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회계감사를 한 감사인 또는 회계감사를 받은 법인에 대하여 자료의 제출 및 보고의 요구와 기타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증권거래법제194조의3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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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유가증권신고서상 허위기재 또는 누락 등 부실기재를 방지하기 위하여 대표이사 등에게 공시서류의 진실성을 확인 및 서명할 의무를 지우고 있다(증권거래법제8조제4항). 나아가 부실기재 사항을 신뢰하고 그 유가증권을 취득하여 손해를 입은 투자자가 유가증권신고서의 신고자와 당해 법인의 이사, 업무집행지시자, 신고서의 기재사항 또는 그 첨부서류가 진실 또는 정확하다고 증명하였거나 서명한 공인회계사/감정사/신용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자, 당해 발행인과 주식인수계약을 체결한 자 등에게 용이하게 손해배상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길을 터놓고 있다(증권거래법제14조제1항). 아울러 유가증권신고서상의 부실기재에 대하여 금융감독위원회는 정정명령, 참고서류의 제출, 장부․서류 등의 조사권발동, 공모의 정지, 유가증권발행제한 등 다양한 행정적 제재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증권거래법제19조, 제20조), 형사처벌도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증권거래법제207조의3). 그러나 증권시장의 신뢰구축을 위해서는 허위공시법인에 대한 사후적인 법적 책임의 추궁보다는 금융감독위원회의 사전적인 감독권행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현행 증권거래법은 유가증권신고서에 여러 가지 기업내용에 관한 정보를 기재하도록 강제하고 있지만, 일반공모이든 소액공모이든 주금납입에 대한 진위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서류나 입증을 요구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금융감독위원회가 가장납입이나 주금미납입에 의한 허위납입에 관하여 의심을 가질 정황이 없는 한, 이와 같은 불법적인 행위는 감독권의 영역 외에 있을 수밖에 없고 이것은 증권거래법의 적용상 한계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상장법인 또는 협회등록법인이 주주배정에 의한 유상증자 또는 사모에 의한 제3자배정증자를 종료한 후 당해 신주를 증권시장에서 유통시키기 위하여 발행하는 경우에는 증권거래법상 공모절차가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할 필요도 없고 따라서 이 과정에서 금융감독위원회에 의한 규제감독의 여지는 없다. 다만 상장법인 또는 등록법인은 주권의 공모여부와 관계없이 증권거래법상 수시공시(제186조)의 대상인 중요정보에 대하여는 금융감독위원회 등에 신고하여야 하므로 이에 관하여는 금융감독위원회의 공시규제가 미친다. 그리고 금융감독위원회 등에 재무에 관한 서류를 제출하는 자로서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법인, 소액공모 등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고 공모하는 법인 등은 주식회사외부감사에관한법률에 따라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며, 공모여부와 관계없이 발행된 유가증권을 상장(등록)하고자 하는 법인도 마찬가지이다(증권거래법제194조의3). 그러므로 이와 같은 회계감사의 과정에서 주금납입금보관증명서가 설사 위조되었다 하더라도 자본금의 실사를 통하여 주금납입의 진위는 확인될 수 있다고 볼 것이다. 2) 신주의 상장/등록 절차상 감독규제와 문제점 주권을 상장 또는 등록하기 위해서는 유가증권상장규정 등 시장개설기관에 의한 자율규제에 따라야 한다. 그리하여 주권상장법인이 공모에 의한 것이든 주주배정이나 제3자배정방식에 의한 것이든 유상증자에 의하여 발행한 신주의 상장을 신청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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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자 할 때에는 신주상장신청서와 일정한 첨부서류를 증권거래소에 제출하여야 한다(유가증권상장규정제9조제1항). 신주상장신청서와 함께 제출하여야 할 첨부서류로는 신주의 발행일정표, 법인등기부등본, 주권의 견양, 예탁자계좌부기재확인서 또는 명의개서대행회사가 발행한 주권불발행확인서, 주금의 납입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그 밖에 거래소가 상장심사상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서류 등이다(유가증권상장규정시행세칙제5조의3제1항). 그리고 협회등록법인이 유상증자에 의하여 발행한 신주를 협회중개시장에서 유통시키고자 할 경우에도 상장법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발행신주의 추가등록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 등록신청에는 신주등록신청서와 일정한 첨부서류를 제출하여야 한다10). 주권의 상장심사 또는 등록심사에 있어서 주금의 납입사실을 확인하기 위하여 법원이 발행한 법인등기부등본 외에, 주금납입보관증명서를 제출하게 함으로써 주금의 허위납입을 억제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해 발행인이 주금납입보관증명서를 위조하여 제출하는 경우에 그 위조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개별적인 감독이 완벽하지 않는 한 ‘유령주식’의 발행유통과 같은 사기적 수법이 재발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을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주금납입보관증명서의 제출을 의무화하였다고 하여, 사실상 주금의 허위납입이라고 할 수 있는 가장납입사실이 확인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한편 주권을 상장하거나 등록하지 않은 회사는 유상증자에 의하여 발행한 신주를 증권시장 외에서만 유통시킬 수 있다. 이 경우에 신주의 유통을 위해서는 당해 법인은 관할등기소에 비송사건절차법상 신주발행에 의한 변경등기를 신청하여야 하고, 그 신청시 첨부하여야 할 서류는 주금납입금융기관이 교부한 납입금보관증명서를 포함한 일정한 서류를 제출하는 것으로 족하다. 그밖에 상장법인이나 협회등록법인에게 요구되는 상장 또는 등록절차상의 다른 요건은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경우에는 비송사건절차법상 변경등기신청에 임하는 등기소 공무원의 심사권의 문제로 귀착된다고 본다. 그러나 이 문제를 등기소 공무원의 심사권문제로 접근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등기실무상으로 주금납입사실의 확인을 위한 다른 합당한 대책을 마련하여 현행 법규정을 보완해 나가야 할 요청이 있다고 본다.

Ⅲ. 유령신주의 발행․유통의 법적 효력

1. 주금미납입에 의한 신주발행의 효력 유상증자에 의하여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 신주인수인은 배정주수에 따른 인수가액을 납입기일에 납입하여야 하며, 그 인수인은 납입기일의 다음날로부터 주주로서의 권리의무가 있다(상법제421조제1항). 신주인수인이 납입기일까지 납입하지 않10) 코스닥위원회는 종전에는 주금납입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법인등기부등본의 변

경등기 사실로 대신하고 있던 것을 법인등기부등본 이외에 주금납입보관증명서를 추가로 징구하도

록 대책을 강구한 바 있다(2004.1.3, www.k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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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면 그 인수인에게 배정된 신주는 법률상 당연히 실권되고(상법제423조제2항), 납입을 하지 않은 인수인은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관계로 된다(상법제423조제3항). 이 경우 모집설립의 경우와는 달리 납입기일 후 다시 일정한 기일을 정하여 그 기일 내에 납입하도록 실권예고부 납입최고를 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회사는 납입기일 후에 미납입 인수인에게 강제집행을 하여 인수가액의 납입을 이행시킬 수도 없고, 납입되지 않은 실권주는 미발행주식으로 남게 될 뿐이다. 이와 같이 신주발행의 경우에는 납입기일까지 현실로 인수와 납입이 있는 주식에 대하여만 그 범위 내에서 신주발행의 효력이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신주발행의 효력이 생기면 발행주식총수, 그 종류와 수, 자본의 총액 등에 변경이 생기므로 일정한 기간 내에 변경등기를 하여야 한다(상법제317조제3항, 제183조). 이 변경등기는 신주발행의 효력과는 관계없고, 이미 효력을 발생하고 있는 신주발행 및 이에 따른 자본증가 등을 공시하는 효력만이 있을 뿐이다(상법제37조). 그리고 이 변경등기 후 1년을 경과한 후에는 신주인수인은 주식청약서 등의 요건흠결을 이유로 하여 인수의 무효를 주장하거나, 착오․사기․강박을 이유로 하여 인수를 취소하지 못한다(상법제427조). 그밖에 변경등기가 있은 후에 아직 인수되지 아니한 주식이 있거나 주식인수의 청약이 취소된 때에는 이사가 이를 공동으로 인수한 것으로 본다(인수담보책임)(상법제428조제1항). 그러므로 주주배정 또는 제3자배정에 의한 유상증자의 결의가 이루어지고, 주주 또는 제3자와 회사 간에 주식인수가 성립했지만 지정된 납입기일에 인수인이 인수가액을 납입하지 않은 경우에는 납입이 되지 않은 모든 인수주식은 법률상 당연히 실권하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납입기일을 연장할 수도 없다고 본다11). 따라서 세칭 ‘유령주식’의 발행에 있어서와 같이 주금의 납입은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변경등기가 종결되었더라도 그 변경등기가 신주발행의 효력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유령신주발행의 효력은 인정될 수 없다고 볼 것이다. 아울러 주금의 납입이 없는 상태에서 발행된 신주가 증권시장에 상장 또는 등록되어 유통되었다 하더라도 상장 또는 등록이 주금납입없는 신주의 효력을 결정하는 것도 아니므로 납입없는 신주발행의 효력은 여전히 인정될 수 없을 것이다. 이 경우 납입되지 않은 주금을 사후에 납입한다하더라도 이미 실권된 신주의 효력이 되살아나지는 않는다고 볼 것이다. 2. 유령신주의 유통과 선의취득 등의 문제

유령신주는 주식의 인수는 있었으나 인수가액의 납입이 없이 발행된 주식을 뜻한다. 이와 같이 주금의 납입이 없이 발행된 신주가 선의의 제3자에게 유통되었을 경우, 신주권의 선의취득이 성립할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져볼 수도 있다. 그런데 주권의 선의취득을 논의하기 위하여는 우선 주권이 유효하게 성립하였어11) 손주찬․정동윤, 주석 상법(회사Ⅲ), 한국사법행정학회, 2003.4, 50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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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한다. 주권은 어음이나 수표와는 달리 회사가 법정기재사항을 기재하여 주권을 작성했다고 하여 주주권이 표창된 유가증권으로 창설되는 것은 아니다. 주권은 유가증권이기는 하지만 이미 존재하는 주식 내지는 주주권을 표창할 뿐이고 그의 작성․발행에 의하여 주주권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주권은 이미 존재하는 주식을 표창하는 유가증권이므로 비설권증권이고, 주식의 존재를 전제로 하여 주권의 효력이 발생하는 유가증권이므로 요인증권이다. 아울러 주권은 주권의 기재문언에 따라 선의의 주권취득자가 그 권리를 취득하는 유가증권이 아니라는 점에서 비문언증권이다. 따라서 주금의 납입이 없이 발행된 주권은 실권되어 이미 존재하지 않는 주식 또는 주주권을 표창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유가증권이 아니고, 따라서 그것이 유효한 유가증권이라고 믿고 선의로 취득한 제3자는 법률상 유효한 유가증권을 취득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선의취득의 문제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것이다. 또한 납입기일에 납입하지 않은 채 발행된 신주는 무효이므로, 납입기일 이후에 새로 납입기일을 정하여 주금을 납입하게 하더라도 이미 무효가 된 신주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납입기일에 납입이 없어서 실권된 주식은 다시 청약과 배정의 절차를 거쳐 새로이 지정된 납입기일에 주금을 납입하게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중요한 것은 새로운 주금납입으로 이미 발행된 신주가 유효해 지는 것은 아니며, 납입후에 새로이 발행된 주권만이 유효할 뿐이라는 점이다. 요컨대 ‘유령주식’을 증권시장에서 취득한 선의의 투자자는 선의취득의 법리에 의하여는 결코 보호될 수 없다는 것이다. ‘유령주식’을 취득한 투자자는 상법상으로는 무효인 주권을 발행한 회사의 이사 등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추궁함으로써 보호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3. 관련문제 : 가장납입에 의한 신주발행의 효력

일반적으로 주금의 가장납입은 회사의 설립 시에 있어서의 문제로 논의되어 왔지만, 실제로는 설립 후의 회사가 유상증자에 의하여 자본을 증액하는 과정에서도 은 하게 이용되고 있다. 주금의 가장납입은 ‘유령주식’과는 달리 납입기일에 주금의 납입은 이행하지만 납입기일 후에 납입금을 회사로부터 인출하는 수법이다. 그러나 가장납입은 실질적으로 보면 ‘유령주식’의 경우와 같이 납입된 주금액이 회사 내에 소재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는 양자 모두 자본충실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다만 가장납입이 ‘유령주식’에서와 같은 허위납입과 다른 점은 ‘유령주식’의 경우에는 변경등기 시에 주급납입금보관증명서를 위조하여 법원에 제출하여야 하지만, 가장납입의 경우에는 지정납입금융기관에 실제로 주금을 납입하므로 납입금보관증명서를 위조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주금의 가장납입에는 주금납입취급금융기관과 공모하여 하는 통모가장납입의 형태, 대주주인 대표이사가 개인자격으로 납입금취급은행으로부터 주금에 해당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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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을 차입하여 납입하고 납입기일 후에 대표이사가 납입금융기관으로부터 납입금액을 반환받아 자신에게 대부하여 차입금을 변제하는 형태, 납입금취급금융기관과 공모함이 없이 제3자로부터 납입금액을 차입하고 납입기일 후에 즉시 그 납입금을 인출하여 그 차입금을 변제하는 위장납입 등의 형태가 있다. 실제로는 위장납입이 가장 널리 이용되는 방법이고, 제3자배정증자의 경우 그 이용가능성이 크다. 주금의 가장납입이 주금납입으로서 유효한 것인지에 대하여는 유효설과 무효설이 대립하고 있다. 이 문제는 일련의 주금납입절차를 개별적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전체적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로서 다투어지고 있다. 이에 관하여 유효설은 주금납입절차를 개별적으로 보아 주금의 납입이 전체적으로 가장되었더라도 금전의 이동이 있었으므로 주금의 납입 자체는 유효하다고 보는 견해이다12). 즉 차주인 주식인수인과 대주인 제3자 간의 개인적인 주관적 의도의 문제를 이유로서 단체법에 있어서 집단적 절차현상의 일환인 주금납입의 효력을 부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견해는 소수설이지만 우리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이다13). 반면에 무효설은 가장납입을 주금납입절차의 전체에서 보아 금전의 현실적인 이동이 있었더라도 그것이 실질적으로 회사의 재산을 형성하지 아니하면 주금의 납입이 있다고 말할 수 없으므로 가장납입은 무효라고 풀이한다. 이 견해는 통설적 입장이다. 이 견해에 따르면 가장납입에 의한 주금납입은 처음부터 계획적인 납입가장의 일환으로 하는 것으로서 이것은 회사자본의 충실을 기한다는 법취지를 몰각시키는 관계에 있으므로 전체적으로 볼 때에 외견상 주금의 납입이 있다고 하여 법률상 납입의 효력을 인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일본의 판례는 이 입장을 취하고 있다14). 생각건대 주금의 가장납입은 주식회사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요청되는 자본충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회사채권자 및 투자자를 해함은 물론, 주주간의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회사법상 허용되지 않는 행위이므로 무효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한편 유상증자 시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주금의 위장납입에 의하여 신주를 발행한 경우에 그 효력에 대하여도 살펴보기로 한다. 이에 대하여 유효설의 입장에서는 위장납입이라도 납입으로서 유효하므로 회사로부터 발행받은 신주는 유효한 주권으로서의 효력이 발생하고, 위장납입주주는 여전히 주주로서의 법적 지위를 갖게 된다. 다만 위장납입주주는 회사에 대하여 인출해간 납입금을 반환할 채무만을 질뿐이다15). 그리고 발행된 신주에 대한 제3자의 선의취득도 당연

12) 정찬형, 전게 상법강의(상), 578면(여기서는 위장납입은 유효하지만, 통모가장납입은 통보가장납

입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상법의 규정을 탈법하는 행위이므로 납입으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

다고 한다) ; 서돈각․정완용, 전게 상법(상), 327면 ; 채이식, 상법강의(상), 박영사, 1996, 423면

13) 대판1966.10.21, 66다1482 ; 1973.8.31, 73다824 ; 1983.5.24, 82누522 ; 1985.1.29, 84다카

1823․1824 ; 대법원 1994.3.28결정, 93마1916

14) 槄田 俊信, 假裝拂入의 態樣과 效果, 쥬리스트商法의 爭點, 1993, 63面

15) 위장납입주주가 회사에 대하여 부담하는 채무를 이행할 자력이 없는 경우에 회사로서는 그 반환

채권을 실현시킬 길이 없고, 그 결과 위장납입주주(견금주주)는 회사에 출자한 일이 없어 회사의

주주로서의 지위를 누리는 불합리를 허용하게 된다고 비판되고 있다(이철송, 회사법강의(제9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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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인정된다. 반면에 무효설의 입장에서는 주금납입의 효력을 부정하므로 위장납입에 의하여 발행된 신주도 주권으로서의 효력이 없고, 당연히 위장납입주주는 주주권을 가질 수 없다. 그러므로 발행된 신주에 대한 제3자의 선의취득의 문제도 없다. 요컨대 무효설을 따르면 주금의 납입없는 ‘유령주식’의 발행에서와 동일한 결과로 된다. 결론적으로 우리 대법원이 회사관계의 집단성을 고려하여 주금의 가장납입을 유효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결과로서 실제로 빈껍데기에 불과한 회사의 설립이 조장되고, 또한 실질적인 견지에서 가공자본의 형성이 합법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힘들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우리 대법원의 태도는 가장납입을 이용하는 회사와 거래관계에 있는 채권자와 투자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회사법의 기본정신이 몰각되는 것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문제는 대법원이 가장납입을 무효로 취급함으로써 가장납입이라는 불법적인 행위가 합법적으로 자행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도록 강력한 사법정책의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Ⅳ. ‘유령주식’의 발행 및 유통에 따른 법적 책임 1. ‘유령주식’의 발행에 따른 책임

주금을 납입하지 아니하고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에 사전적으로는 유지청구권을 행사하여 이를 저지할 수 있고, 사후적으로는 이사 등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추궁하는 방법이 있다. 그밖에 이사의 인수담보책임의 문제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1) 유지청구권의 행사

먼저 사전적으로는 상법상 유지청구권(상법제402조)을 행사하여 이사의 ‘유령주식’발행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유지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하여는 이사가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여 이로 인하여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길 염려가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 주금의 허위납입에 의한 ‘유령주식’의 발행은 상법 제421조의 전액납입의무를 위반할 뿐만 아니라 주식회사의 본질인 자본충실의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써 위법하다고 볼 것이며, 그러한 ‘유령주식’의 발행

박영사, 2001, 207면). 이와 관련하여 회사설립시의 경우를 따져보면 유효설의 입장에서는 가장납

입이라도 인수가액의 전액을 납입한 것이 되므로 발기인은 납입담보책임(상법제321조제1항)을 질

여지가 없는 반면, 무효설에서는 주금의 가장납입이 무효이므로 주식인수인의 납입책임과 발기인

의 납입담보책임이 당연히 발생하게 된다(송종준, 주금의 위장납입과 주주의 결정기준, 사법행정

407호, 한국사법행정학회, 1994.11, 64면). 이 경우 납입으로서의 효력이 없음은 물론, 주식인수

자체가 무효라고 보는 견해에서는 위장납입주주는 주식인수인으로서의 납입책임도 발생하지 아니

하고 발기인의 인수․납입담보책임에 의하여 자본흠결이 채워지게 된다고 풀이한다(이철송, 상게 회

사법강의, 2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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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초래할 염려가 충분하므로 유지청구권의 행사에 문제가 없다고 볼 것이다. 이 경우 감사 또는 주식발행총수의 100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는 회사를 위하여 그 위법한 신주발행행위를 유지할 것을 이사에 대하여 청구할 수 있다. 이 유지청구권은 반드시 소에 의할 필요는 없지만, 청구를 받은 이사가 이를 중지하지 않을 경우에는 이사를 상대로 유지청구의 소를 제기하고, 이 소에 의한 가처분으로서 그 위법행위를 저지할 수 있을 것이다(민사소송법제714조). 2) 손해배상책임의 추궁

사후적으로는 먼저 ‘유령주식’을 발행한 대표이사는 그로 인하여 회사에 끼친 손해에 대하여 책임있는 다른 이사와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상법제399조제1항). 여기서 회사에 대한 손해는 ‘유령주식’의 발행과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손해이면 직접적인 손해이든 간접적인 손해이든 불문한다고 볼 것이다. 직접적인 손해로는 회사에 납입했어야 할 주금액에 해당하는 금액이고, 간접적인 손해는 ‘유령주식’의 발행에 의하여 사후에 발생한 손해, 예컨대 ‘유령주식’과 같이 자본충실의 원칙을 무시하고 신주를 발행하여 회사를 도산시키거나, 유령신주의 유통 후 상장 또는 등록의 폐지 등으로 인하여 회사가 받은 손해 등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아울러 대표이사의 ‘유령주식’발행을 방지하여야 할 감시의무를 해태한 이사도 연대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16). 다음으로 ‘유령주식’의 발행으로 인하여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당사자는 유령주주로부터 ‘유령주식’을 취득한 제3자일 것이다. 여기서 제3자는 ‘유령주식’의 전득자도 포함된다고 본다. 이 경우 ‘유령주식’을 발행한 대표이사는 납입기일에 주금을 납입하지 않았으면서 허위로 주금납입보관증명서를 위조하는 방법으로 허위의 등기를 한 것이므로 악의에 의하여 임무를 해태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17), 따라서 상법 제401조에 따라 ‘유령주식’을 취득한 제3자는 대표이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추궁할 수 있을 것이다. ‘유령주식’을 발행한 대표이사는 유령주주와는 사기에 의한 공동불법행위의 관계에 있다고 볼 것이므로 ‘유령주식’을 취득한 제3자에 대하여 연대하여 민법상의 불법행위책임(민법제760조)을 지고, 이 책임은 상법 제401조상의 손해배상책임과는 경합하게 된다고 본다. 아울러 ‘유령주식’의 발행이 예컨대 대주주가 회사에 대한 영향력을 이용하여 이사에게 지시하거나 이사를 조종하여 이루어진 경우에는 그 지시자인 대주주도 이사로 의제(배후이사)되므로(상법제401조의2제1항1호), 이 경우에 그 대주주는 회사 또는 제3자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이사(상법제399조, 제401조)

16) 손주찬․정동윤, 전게 주석상법(회사Ⅲ), 287면

17) 임무해태는 일반적인 선관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를 다하지 못한 경우 뿐만 아니라,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하는 행위를 한 때도 포함된다(정동윤, 회사법(제6판), 법문사, 2000, 45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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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연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진다(상법제401조의2제2항). 그밖에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이사의 명의로 직접 ‘유령주식’을 발행하거나(상법제401조의2제1항2호), 이사가 아니면서 회장 등의 명칭을 사용하여 ‘유령주식’을 발행한 경우(상법제401조의2제1항3호)에도 마찬가지이다.

3) 인수담보책임의 문제

상법상 이사는 신주의 발행으로 인한 변경등기가 있은 후에 아직 인수되지 아니한 주식이 있거나 주식인수의 청약이 취소된 때에는 이를 공동으로 인수한 것으로 본다(상법제428조). 이사의 인수담보책임은 주식인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변경등기에 의하여 발행주식과 자본액이 공시된 이상 그 외관에 따른 자본충실을 기하여 공시된 자본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는 기능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다18). 여기서 인수되지 않은 주식의 의미에는 처음부터 인수가 없는 주식을 발행한 것처럼 변경등기가 되어 있는 경우(예컨대 이사가 주식청약서를 위조하여 인수된 것처럼 가장하는 경우), 일단 인수는 되었으나 변경등기 전에 무능력, 사기, 강박 등의 사유로 인하여 인수가 취소된 주식을 이미 발행된 주식으로 변경등기가 되어 있는 경우, 일시 차입금에 의한 위장납입으로 실질적으로 무효인 납입이 되어 실권된 주식이 발행된 것으로 변경등기가 된 경우, 인수는 있었지만 납입이 없음으로써 실권된 주식을 발행한 것으로 변경등기가 된 경우 등이 포함된다19). 그런데 주의하여야 할 것은 이사의 인수담보책임은 신주발행이 유효하게 성립하였다는 것을 전제로 하므로, 반드시 최소한 발행예정신주의 일부에 대한 유효한 인수와 납입이 있어야 한다20). 그러므로 신주를 모두 인수하였으나 주금을 전혀 납입하지 아니한 채 변경등기가 된 유령신주의 경우에는 발행주식 전부가 무효로 되는 것이어서, 이 경우 이사에게 인수담보책임을 추궁할 여지는 없다고 할 것이다.

2. ‘유령주식’의 유통에 따른 책임

상장법인 또는 협회등록법인이 증권거래법상 유가증권의 공모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주권 등 유가증권을 발행하여 상장 또는 등록절차를 거쳐 증권시장에서 주

18) 정찬형, 전게 상법강의(상), 907-909면

19) 손주찬․정동윤, 전게 주석상법, 528면 ; 송종준․이준섭․김재범․남장우, 증권거래법상 경영자민사책

임론, 충북대 출판부, 1999, 36면

20) 손주찬․정동윤, 전게 주석상법, 529면 . 회사설립시 발기인은 인수 및 납입담보책임을 지는데, 이

것은 인수․납입되지 않은 주식이 근소한 경우에는 발기인에게 이 자본충실책임을 부담지워 회사설

립무효를 회피하고자 하는 기능을 갖는 것인 반면, 설립 후 신주발행에 있어 이사의 인수담보책임

은 신주의 인수․납입이 없더라도 다른 주식의 발행은 무효가 되지 않기 때문에 신주발행의 무효를

회피하는 기능을 가지지 않는다(정찬형, 전게 상법강의(상), 9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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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을 유통시키고자 하는 경우에는 증권거래법상 유가증권신고서의 제출, 사업설명서의 사용, 유가증권발행실적보고서의 제출 등 유가증권 공모절차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유령주식’을 발행하여 유통시키고자 하는 상장법인 등이라도 증권거래법상 수시공시규정(제186조)에 따라 일정한 중요한 정보를 공시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즉, 상장법인 또는 협회등록법인이 공모, 주주배정, 제3자배정(사모) 등의 방법으로 증자를 위해 이사회결의를 한 때에는 그 결의가 있는 때에 금융감독위원회와 증권거래소 또는 협회에 신고하여야 한다(증권거래법제186조제1항9호). ‘유령주식’이라 하더라도 당해 주식을 발행하기로 한 이사회의 결의가 있으면 그 결의가 있은 때에 그 사실을 신고하여야 한다. 그리고 유가증권을 상장 또는 등록하고자 하는 상장법인 등의 수시공시사항에 ‘허위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한 사항을 기재 또는 표시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이로 인하여 유가증권의 취득자가 손해를 입은 때에는 수시공시서류의 제출자와 당해 법인의 이사 등은 손해배상책임을 진다(증권거래법제186조의5, 제14조, 제15조, 제16조). 여기서 공시서류제출자 등은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음에도 그 사실을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이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 그런데 ‘유령주식’의 유통을 위한 수시공시와 관련하여 문제되는 것은 이사회에서의 증자결의사실은 진실하게 신고하였으나 주금을 납입하지 아니하고 신주를 발행한 경우, 그 신고가 ‘허위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한 사항을 기재 또는 표시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할 지에 관한 것이다. 생각건대 증권거래법 제186조가 증자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여 당해 법인의 경영․재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실이 발생한 때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 규정은 수시공시할 의무가 있는 사항을 제한적으로 열거하기도 하지만21), ‘증자’에 관한 이사회 결의가 있으면 사후의 신주발행 이후에 신고할 것이 아니라 그 결의 시에 미리 신고하도록 하여 신속, 정확한 공시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증자결의 후 주금납입이 없는 ‘유령주식’을 발행한 사실을 공시하지 않는 것은 증자결의시에 신고한 사항이 ‘허위의 기재 또는 표시에 해당하거나, 중요한 사항을 기재 또는 표시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 그리고 이 경우 이미 공시한 사항이 진실한 것이지만 사후의 사정으로 기존의 공시내용에 상당한 변경이 생긴 경우에 공시의무자가 이전의 공시를 정정할 의무가 있는 것인지가 문제이다22). 정정의무는 기존의 공시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21) 증권거래법 제186조의 적용상 동조에 명시되어 있는 구체적인 열거사항 이외의 사항에 대하여도

공시할 의무가 있을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하여 동 규정은 사전에 공시의무사항을 구체적

으로 열거하여 강제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열거되지 않은 사항은 공시의무가 없고, 따라서 열거되

지 않은 사항에 대한 부실공시에 대하여 행정적 제재나 민사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풀이하는 견

해도 있다. 김정수, 현대 증권법원론, 박영사, 2002, 372면.

22) 정정의무와 유사한 개념으로서 갱신의무의 문제도 있다. 갱신의무는 일반적으로 기존에 공시된 허위아닌 정보에 추가적으로 변경이 있는 경우에 그 변경사실을 공시하여 기존공시내용을 새롭게 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다. 이에 관하여 우리 증권거래법은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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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나 부실한 내용일 경우에 그 내용을 정확하고 진실한 것으로 수정할 의무를 의미한다고 본다. 이 정정의무는 증권거래법상 공시주의의 기본이념에서 그 정당한 근거를 찾을 수 있고, 따라서 법률상의 근거규정이 없더라도 증권거래법상의 모든 공시의무에 있어서 정정의무는 당연히 요구된다고 본다23). 그러므로 증자결의 시 진실한 증자사실을 공시하였지만, 납입이 없어 무효인 ‘유령주식’을 발행한 경우에 증자결의 당시의 정보와 증자 후의 정보는 일체로서 취급하여야 하므로 ‘유령주식’의 발행 후에는 지체없이 기존의 공시내용에 주금을 납입하지 않은 사실, 즉 발행예정인 주식 전부의 실권사실을 공시하여야 할 정정의무가 있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증권거래법 제186조 상 수시공시정보에 대한 정정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에 따라 결과적으로 부실공시가 된 경우에도 증권거래법 제14조상의 손해배상책임관계가 준용된다고 볼 것이다(증권거래법제186조의5). 한편 주권상장법인이 유상 또는 무상증자 등으로 인하여 새로이 발행한 주권의 상장(신주상장)을 신청하고자 할 때에는 신주상장신청서 및 첨부서류를 증권거래소에 제출하여야 한다.(유가증권상장규정제9조제1항). 여기의 첨부서류에는 신주의 발행일정표, 법인등기부등본, 주권의 견양, 예탁자계좌부기재확인서 또는 명의개서대행사가 발행한 주권불발행확인서, 주금의 납입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등이 주된 것이다(유가증권상장규정시행규칙제5조의3제1항). 그러나 추가배정옵션의 행사로 인하여 발행된 신주의 상장을 신청하는 경우 이외에는 유가증권발행실적보고서의 제출도 요구되지 아니한다(동규칙제5조의3제2항). 그러나 ‘유령주식’을 발행한 법인이 이를 상장 또는 등록하기 위하여 증권거래소 등에 제출하여야 하는 상장심사서류에 주금의 납입이 있는 유효한 주권인 것처럼 기재한 경우에 허위표시 등의 부실기재가 있더라도, 이러한 상장신청서류상 기재는 증권거래법상의 공시목적에서 요구되는 공시사항이 아니고 증권거래소 등에 대한 관계에서 내부적으로 상장심사를 받기 위한 기재사항에 불과하다고 본다. 따라서 이 경우 손해배상책임의 추궁에 있어서 증권거래법상 수시공시의무사항의 부실표시의 문제로서 취급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리하여 이 경우 부실공시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추궁에 있어서는 증권거래법 제14조 이하의 규정이 준용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유령주식’의 상장을 신청한 자는 증권거래소와 상장계약을 체결하여야 하는데(유가증권상장규정제7조), ‘유령주식’의 발행은 무효이므로 상장계약도 무효가 될 것이다.

기존의 공시가 현재도 사실로 믿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기존의 공시내용이 상당히 변경된 경우에는 추가적인 공시를 통한 갱신의무가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김정수, 상게 현대증권법원론,

394면).

23) 유가증권신고서에 형식상의 불비가 있거나 유가증권신고서에 기재할 중요한 사항의 기재가 불충

분할 경우에금융감독위원회는 정정신고서의 제출을 명령할 수 있고(증권거래법제11조제1항), 동

신고서류의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허위의 기재를 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의 벌금에 처한다(증권거래법제207조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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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행정적 제재 등

1) 금융감독위원회의 행정조치 등

금융감독위원회는 ‘유령주식’을 발행한 자와 그 관계인에 대하여는 공익과 투자자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참고가 될 보고 또는 자료의 제출을 명하거나 금융감독원장으로 하여금 그 장부․서류․기타 물건을 조사하게 할 수 있다(증권거래법제19조제1항). 그리고 금융감독위원회는 ‘유령주식’을 발행한 상장법인 또는 협회등록법인에 대하여는 증권거래법령 등의 위반을 근거로 당해 법인의 임원의 해임을 권고하거나 일정기간 유가증권의 발행제한, 위법내용의 공표요구, 각서징구, 고발 또는 수사기관에의 통보, 경고 또는 주의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증권거래법제193조, 동시행령제84조의26). 그밖에 금융감독위원회는 ‘유령주식’을 발행하여 유통시킨 상장법인 등에 대하여는 증권거래법 제186조의 수시공시내용에 허위의 기재 또는 표시를 하거나 중요한 사항을 기재 또는 표시하지 않은 것을 근거로 과징금(20억원 이내)을 부과할 수 있다(증권거래법제206조의11제3항1호).

2) 형사처벌

‘유령주식’을 발행하여 상장 또는 등록하는 경우에 당해 법인의 대표이사, 유령주주 등 관련자는 형법상 무효인 주권을 유효한 것처럼 기망하여 재산상의 이득을 얻은 것이므로 형법상의 사기죄(형법제347조)에 의한 처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증권거래법상 ‘유령주식’을 발행한 자에 대하여는 제186조상 수시공시의무사항에 대하여 허위기재를 하였으므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으며(증권거래법제207조의3제2호), 이 경우 행위자 이외에 당해 법인에게도 일정한 벌금형을 과할 수 있다(증권거래법제215조).

Ⅴ. ‘유령주식’의 발행 및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

여기에서는 주금미납입에 의한 ‘유령주식’ 및 위장납입에 의한 ‘유령주식’의 발행과 유통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1. ‘유령주식’의 발행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

주식의 공모절차에 의하여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회사의 경우에는 사실상 주금의 허위납입이나 주금의 위장납입의 가능성은 적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상장법인이나 협회등록법인이 주주배정이나 제3자배정방식에 의하여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경우에는 이번의 사건에서와 마찬가지로 ‘유령주식’을 발행하거나 주금의 위장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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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할 수 있다. 양자 모두 주금이 납입되어 회사계좌에 남아서 회사업무에 사용되어져야 하지만, 주금이 아예 납입되지 않거나 납입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는 납입을 하지 않은 것과 같은 결과로 됨으로써 주식회사에 있어서 자본충실의 원칙이 훼손된다는 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주식회사의 자본금은 회사채권자의 유일한 담보책임재산으로서 거래계의 법적 안전을 위하여 절대적인 기능을 수행하므로 이를 엄격하게 유지 또는 관리할 법률적인 당위성이 있다. 따라서 사기적이거나 불법적인 행위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주금납입의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거나, 납입된 주금이 유령주주에게 대부 등의 방법으로 편법적으로 인출되는 것을 제한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전자를 위해서는 현행 비송사건절차법상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금변경등기시에 등기소에 제출하게 되어 있는 주금의 납입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함과 동시에 등기소 공무원에게 납입금보관금융기관에 이를 조회할 의무를 부과하거나, 또는 납입금보관금융기관이 납입금보관증명서를 등기소에 직접 송부하도록 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후자와 관련해서는 주금의 납입 후에는 일정기간 동안에는 주금을 납입한 대주주, 지배주주, 신주를 배정받은 제3자, 그리고 회사와 특별관계에 있는 배정주주에게는 회사가 대부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24). 다만 그러한 대부를 금지하는 것이 가혹하다면, 상장법인이나 협회등록법인이 제3자배정증자 등의 방법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한 후, 회사가 신주를 배정받은 제3자 등의 자에게 대부를 한 사실이 발생한 경우에는 이를 수시공시사항으로 하여 금융감독위원회와 증권거래소, 또는 협회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상장법인과 협회등록법인이 제3자배정 등의 유상증자에 의하여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에 당해 신주가 상장 또는 등록되는가의 여부와 관계없이 주금의 납입기일 후에는 지체없이 유상증자실적보고서를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현행 증권거래법은 공모절차가 종료된 후에 유가증권발행실적보고서를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을 뿐이다(증권거래법제17조). 공모절차를 이용하지 않으면서 신주를 상장 또는 등록시키고자 하는 상장법인 등에게는 증권거래법상 발행시장의 공시규제가 미치지 않아 투자자보호상 법의 시각지대가 존재하는 셈이다.

2. ‘유령주식’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 24) 일본의 하급심판례 중에는 회사성립 후 3일 후에 납입금 전부를 반환받아 그 1주일후에 차주

에게 변제한 부분은 위장납입에 해당하고, 회사 성립 후 10개월 후에 변제한 부분은 거기에 해당

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예도 있다(1973.1.29, 東京地判, 時報626号, 91면), 그리고 납입할 의사가

없이 탈법행위로서 가장납입을 했는지는 회사 성립 후 차입금을 변제하기까지의 기간의 장단 및

회사자금으로 운용된 사실의 유무, 차입금의 변제가 회사자금에 미치는 영향의 유무 등 사안의 제

반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일반론을 제시한 판례가 있다(最高判1963.12.6, 民集17卷

12号, 16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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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시규제의 개편

증권거래법 제186조는 유통시장에 있어서 상방법인 등의 수시공시의무사항을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그런데 이 규정은 상장법인 등에게 법률, 금융감독위원회의 규정과 거래소 등의 규정에서 열거하고 있는 사항에 해당하는 사실 또는 이사회결의가 있는 때에 지체없이 금융감독위원회와 거래소 또는 협회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들 법령은 상장법인 등에게 투자자자의 투자판단에 영향을 미칠 일상적인 사항을 거의 망라하고 있지만,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도 없다고 본다. 그리하여 이들 법령에서 정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서 당해 법인의 경영․재산등에 관하여 중대한 영향을 미칠 사항이지만 대통령령이나 기타 규정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에 대하여는 신고할 의무도 없게 되어 유통시장에 있어서 공시규제의 완벽을 기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수시공시규제의 틀을 현행과 같은 제한열거적 공시규제방식에서 탈피하여, 당해 법인의 경영․재산등에 관하여 중대한 영향을 미칠 염려가 있거나, 또는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염려가 있는 사항에 대하여는 하위법령에서 구체적으로 열거하지 않더라도 공시할 의무를 부과하는 포괄적 공시규제체계로 전환하는 것도 검토할 일이라고 본다. 그리고 증권거래법 제186조 제1항의 공시사항 중 증자, 감자 또는 주식소각에 관한 이사회결의가 있은 때에는 그 결의 후 지체없이 그 사실을 금융감독위원회 등에게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의 문언만으로 보면 증자 등의 결의 내용만을 신고하면 족한 것으로 이해될 소지가 커서, 예컨대 증자의 경우 실제로 그 결의 후 신주의 청약과 배정과정에서 실권주의 발생상황 그리고 납입 후의 신주발행실적은 신고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여길 여지도 있다고 본다. 현행 증권거래법상으로도 공모에 의한 경우가 아닌 한 신주발행에 따른 유가증권실적보고서의 제출을 명시하고 있는 규정은 없다. 따라서 수시공시의 완벽성을 기하여 유통시장에서의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하여는 증자 또는 감자 등의 결의 후, 증자 또는 감자 등의 실적도 금융감독위원회에 지체없이 신고하도록 명시하여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울러 수시공시사항으로 이미 신고한 내용이 허위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는 경우에 현행 증권거래법은 금융감독위원회가 이를 정정하도록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규정만을 두고 있을 뿐이다. 이 경우 물론 당해 신고법인이 자발적으로 정정신고서를 제출할 수는 있지만, 자발적으로 정정신고를 하지 않는 한(허위기재를 한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으므로 사실상 강제되는 효과는 있기는 하지만), 현행 규정은 금융감독위원회가 사후적으로 허위기재의 혐의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에나 실효성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현행과 같은 규정을 존치함과 더불어 신고법인에 대하여는 기신고된 내용이 허위사실인 경우에는 이를 정정할 의무를 부담지우는 것도 수시공시의 완벽을 기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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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장(동록)절차의 보완

현행 상장규정이나 등록규정에서는 신주상장의 경우 상장 또는 등록신청서와 함께 신주의 발행일정표, 법인등기부등본, 주권의 견양, 예탁자계좌부기재확인서, 주금납입증명서 등을 첨부서류로서 증권거래소 또는 협회에 제출하도록 하여 상장 또는 등록심사절차에 들어가도록 하고 있다25). 신주상장(또는 등록)심사에 있어서 상장규정과 등록규정은 당해 상장법인 또는 협회등록법인의 신주발행실적보고서의 제출을 요구하고 있지 아니하고 법인등기부등본이나 주금납입증명서에 의하여 신주의 발행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와 같이 주금납입증명서를 위조한 경우에는 그러한 신주발행실적의 확인은 무의미한 결과를 가져와 상장 또는 등록을 통한 신주의 유통을 막을 수 없게 될 우려도 있다. 따라서 발행시장에서 공모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제3자배정 등의 방법으로 유상증자를 한 후 신주를 상장 또는 등록하는 경우에 신주발행실적을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하여야 한다는 요청이 있는 것과 같이 상장 또는 등록심사단계에 있어서도 신주발행실적보고서를 제출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신주유통의 경우에 유가증권공시규정에서도 신주발행실적보고서를 공시대상으로 하여 증권거래법 제14조에 의하여 부실기재 등에 따른 투자자의 피해를 용이하게 구제받을 수 있도록 보완하는 것도 검토할 문제라고 본다. 아울러 상장심사과정에서 증권거래소 등은 주금납입증명서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한 심사강화방안도 고려할 일이라고 본다. 이 문제는 상장심사의 주체기관이 주금납입사실을 납입금융기관에 조회하는 방법으로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주금의 납입 후에 납입금을 인출해 가는 위장납입에 의하여 발행된 신주의 상장심사에서는 상장계약단계에서 상장심사 후 일정기간 내에 상방법인 등으로부터 납입금을 인출해 가는 경우에는 이를 상장폐지의 사유로 정하여 위장납입에 의한 신주의 유통을 방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25) 주권의 상장에는 신규상장, 신주상장, 변경상장, 재상장 등이 있다. 신규상장은 비상장법인이 주

권의 공모 후 처음으로 상장하는 것이고, 신주상장은 이미 상장된 주권의 발행인이 추가로 발행한

신주를 상장하는 것을 말한다. 변경상장은 상장법인이 주권의 종목, 종류, 액면금액, 수량 등을 변

경한 후 기존발행주권의 교체를 위하여 발행된 신주권을 상장하는 것이고, 재상장은 상장폐지 후

일정기간 내에 주권의 발행인이 자구노력으로 정상을 회복한 후에 당해 주권을 다시 상장하는 것

을 말한다. 김건식, 전게 증권거래법, 15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