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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2010 45 Consumer Insight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다 디지털 & 아날로그 2009년 영화 ‘아바타’가 우리에게 경이로움을 선물했다면, 최근 개봉한 영화 ‘마루 밑 아 리에티’는 아날로그 감성을 선물한다.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좀 더 빠르고 편리한 서비 스를 누리게 되었지만 가끔은 느리고 인간적인 아날로그 환경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최 근 디지털과 아날로그 각각의 방식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례가 있다. 감동적 인 스토리를 중심으로 SNS를 통해 소비자들의 진심어린 참여를 이끌어낸 현대자동차그 룹 캠페인과, 신문광고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한 LG휘센의 아날로그 마 케팅이 바로 그것이다. 브라질 맥스미디어 세미 나 광고캠페인 - YOU TUBE, Facebook, 스카 이프, 트위터 Moma Agency(Sao Paulo) Everything Ages Fast 다가올 1년은 지나간 100년보다 빠르게 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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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Consumer Insight 디지털 아날로그data.adic.co.kr/lit/publication/1/201010/201010_13.pdf · 손녀딸 같은 느낌의 아역배우 서신애가, 승가원 천사 들은 아름답고

October 2010 45

Consumer Insight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다

디지털 & 아날로그

2009년 영화 ‘아바타’가 우리에게 경이로움을 선물했다면, 최근 개봉한 영화 ‘마루 밑 아

리에티’는 아날로그 감성을 선물한다.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좀 더 빠르고 편리한 서비

스를 누리게 되었지만 가끔은 느리고 인간적인 아날로그 환경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최

근 디지털과 아날로그 각각의 방식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례가 있다. 감동적

인 스토리를 중심으로 SNS를 통해 소비자들의 진심어린 참여를 이끌어낸 현대자동차그

룹 캠페인과, 신문광고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한 LG휘센의 아날로그 마

케팅이 바로 그것이다.

브라질 맥스미디어 세미

나 광고캠페인 - YOU

TUBE, Facebook, 스카

이프, 트위터

Moma Agency(Sao

Paulo)

Everything Ages Fast

다가올 1년은 지나간 100년보다 빠르게 변할 것이다.

Page 2: Consumer Insight 디지털 아날로그data.adic.co.kr/lit/publication/1/201010/201010_13.pdf · 손녀딸 같은 느낌의 아역배우 서신애가, 승가원 천사 들은 아름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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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Network)라는 말은 왠지 모르게 차갑고 딱딱하다. 여러 쓰임새를 가진 낱말이겠지만 아무래도 디

지털이라는 옷을 가장 자주 입기 때문인 탓이 크다. 효율성의 뉘앙스를 풍기고 흥미로우며 앞서 나가는 것

같지만 어쩐지 인간미가 부족했다. 적어도 앞에 소셜(Social)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전까지는. 소셜(Social)이

라는 수식어가 네트워크(Network) 앞에 붙자 적잖은 변화가 생겼다. 당장 점심으로 무얼 먹을지 트위터를 하

면 금세 팔로워들이 각자가 생각하는 메뉴를 추천해 준다.

내 방에서 만든 간단한 동영상 한 편으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탈 수도 있고 심지어는 수익도 창출한다. 정

보랄 것도 없다. 그저 사는 얘기를 주고받으며 소통하며 같이 울고 웃는다. 이쯤 되면 SNS(Social Network

Service)는 정보(情報)가 아니라 정(情)이 오고 가는, 사람간의 소통이 확장되는 또 하나의 세상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달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캠페인은 SNS의 이러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캠페인

이다. 사실 자동차회사가 누군가에게 자동차를 선물해 준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상당히 간단명료하다. 주유

소는 주유상품권을 주고, 전자회사는 가전제품을 준다는 가정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흡인력을 더할 수 있는

스토리와 광고적인 장치들, 그리고 SNS라는 커뮤니케이션 툴이 더해져서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고 공감의

폭을 넓혀갈 수 있는 조건들이 마련되니 심플한 아이디어가 Big-Campaign으로 진화하게 된 것이다.

캠페인은 한 마디로 ‘꿈을 향해 달려가기 위해서 차가 필요한 주인공들에게 현대자동차그룹이 차를 선물해

주자’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여기서 ‘소비자 참여’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기업이 그 기업이 생산하고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누군가에게 준다는 것은 자칫 일방적인 기부로 비춰지거나, 좋은 일을 하고도 자화자찬

하는 다소 부정적인 연상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 캠페인은 ‘소비자 참여’를 핵심으로 하는 구조를 가져가고 있다. [기업-캠페인 주인공]의 이원적

구조가 아닌, [기업-소비자-캠페인 주인공]의 다원적 구조를 가져감으로써 소비자가 직접 댓글을 통해 캠페

인 주인공을 응원하고, 그 성과를 모아 현대자동차그룹이 차를 선물하는 형식을 취한 것이다.

응원의 댓글을 다는 방법은 간단하다. TV광고에서 담아낸 캠페인 주인공들의 스토리를 보고

블로그사이트(www.gift-car.kr)에 접속해서 댓글을 달면 된다. 가장 수월한 행동이 가장 의미

있는 행동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소비자들을 참여로 이끄는 원동력은 무엇보다도 흡인력 있는 캠페인 주인공들의 스토리다.

TV광고는 크게 두 개의 캠페인으로 짜여 있다. 7월부터 전파를 탄 첫 번째 캠페인 3편(차사순

할머니, 진부중고 역도부 5총사, 승가원 천사들)과 8월말부터 전파를 탄 두 번째 캠페인 3편

(예은이, 레인보우합창단, 파머스밴드)이 그것이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각자의 스토리는 보는

이로 하여금 “차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공감과 함께 블로그사이트에 대한 관심을 배

글 | 정건영 이노션 2본부 기획1팀 대리

정보(情報)가 아닌 정(情)이 오고가는또 하나의 세상

SNS{

Dig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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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킨다. “여러분의 댓글로 차를 선물해 주

세요”라는 내레이션 역시 소비자의 참여를 직

접적으로 유도하며 귀를 사로잡고 행동을 유

발한다.

캠페인의 핵심이 되는 주인공들의 스토리는

대략 이렇다. 960번의 응시 끝에 운전면허를

취득한 차사순 할머니, 장애가 있어 이동이

불편한 승가원 천사들, 무거운 짐과 함께 버

스를 갈아타며 시합장에 가야하는 진부중고 역

도부 5총사, 피아노를 배우기 위해 교습소로 이동해야

하는 시각장애 천재 피아니스트 예은이, 아름다운 화

음을 들려주기 위해 무대를 찾아가야 하는 다문화가

정의 자녀들로 구성된 레인보우코리아합창단, 그리고

나눔의 콘서트를 위해 마을회관, 야외무대 등에 악기

와 함께 움직여야 하는 농부들이 모인 록밴드, 파머스

밴드.

이들의 스토리는 주인공들을 응원하는 독특한 내레이

터를 만나 흡인력이 배가된다. 차사순 할머니는 마치

손녀딸 같은 느낌의 아역배우 서신애가, 승가원 천사

들은 아름답고 서정적인 시로 감동을 주고 있는 시인

김용택이, 진부중고 역도부 5총사는 올림픽 금메달리

스트 역도선수 장미란이, 예은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

는 지휘자 정명훈이, 레인보우코리아합창단은 다문화

가정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가수 인순이가,

그리고 파머스밴드는 록밴드 노브레인이 ‘농부형님들’

을 응원한다. 전문 성우의 목소리였다면 담아내지 못

했을 자연스러움과 스토리와의 강한 연결성이 TV광고

에 힘을 실어 준다.

스토리를 카메라에 담는 방법도 눈길을 끈다. 애드다

큐(AD-Documentary)형식으로 촬영된 TV광고는 사실

적인 표현으로 감정적인 몰입도를 높인다. 흡사 ‘인간

극장’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카메라를 통해 주인공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마치 옆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며 눈

을 마주치고 있는 느낌. 이런 기법은 화려하고 현란한

수백편이 광고들 속에서 오히려 소박하지만 가장 큰

진정성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이를 위해 실제

촬영 시에도 주인공들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도

록 촬영 스태프는 며칠을

함께 생활하며 거리감과

부담감을 좁혀 나갔다.

앞서 말한 TV광고의 흡인력을 따라 블로그사이트

(www.gift-car.kr)에 접속하면 소비자들은 우선 응원

댓글을 달 수 있는 메뉴를 가장 먼저 접하게 된다. 매

일 매일 집계되는 댓글은 달력의 형태로 확인할 수 있

고, 하루 목표치인 댓글 100개를 성공했는지의 여부도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한 번 댓글응원에

참여한 소비자들은 “오늘도 성공했을까?”라는 궁금증

도 갖고 거듭 방문을 하게 된다. 실제로 참여한 소비자

들의 ID를 보면 매일 일기를 쓰듯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응원 댓글을 올리고 있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블로그사이트에서 응원 댓글만 달 수 있는 것은 아니

다. 15초라는 제약으로 인해 TV광고에서 미처 담지 못

한 주인공들의 스토리는 블로그사이트의 각종 메뉴를

통해서 더욱 풍부하게 만나볼 수 있다. 주인공들의 사

는 이야기, 차가 필요한 사연, 그리고 광고 촬영 에피소

드와 같은 것들은 TV광고 이상의 공감과 재미를 가져

다준다. 또한 주인공들의 스토리 외에도 소비자들이 참

여해 작성한 응원 댓글 자체가 콘텐츠가 되기도 한다.

몇 마디로 간략하게 응원 댓글을 다는 소비자들이 있

는 반면, TV광고를 보고 느꼈던 감동이나 소비자 스

스로의 사연을 올린 경우들은 그 자체에 대해 다시

응원의 댓글이 달리며 새로운 공감의 소재들을 확장

시켜 나가고 있다.

성과는 예상을 훌쩍 뛰어 넘었다. 당초 목표했던 하루

100개의 댓글은 하루 평균 600개를 넘었고, 방문자는

하루 평균 1만 6천여 명을 넘었다. 캠페인 주인공들에

게 선물해주고 싶은 차에서부터 운전하면서 들려주고

싶은 음악까지 응원의 주제는 다양했으며, 댓글을 올

린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나 홈

페이지로 URL을 가져가 더 많은 소비자들을 참여시켰

다. SNS가 가진 공유와 확산, 그리고 참여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성과였다.

블로그사이트는 다양한 SNS 채널들과 연동해 운영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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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다. ‘네이버 오픈캐스트’와 ‘다음

뷰’를 발행하는 것은 물론, 유투브와

트위터를 활용해 더 많은 소비자들의

네트워크 속에서 자리 잡았다. 실제로

TV광고를 보지 않고 트위터나 유투브

를 먼저 접하고 블로그사이트에 유입

되어 응원 댓글에 참여한 경우도 상당

하다. 응원 댓글 외에도 트위터나 유투

브 내에서도 자체적으로 소통이 이뤄

지며 공감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 채널들은 모바일에도 최적화되어 소비자들의 참여를 극대화하고 있다.

8월 말부터 전파를 탄 2차 캠페인은 현재 계속 응원 댓글 달기가 진행 중이고 7월부터 시작된 1차 캠페인 주

인공들은 8월 초 꿈에 그리던 차를 선물 받았다. 시골길을 안전하면서도 편하게 다니셔야 하는 차사순 할머

니께는 기아자동차 쏘울을, 재활센터나 놀이동산에 삼삼오오 모여 이동해야 하는 승가원 천사들에게는 현대

자동차 그랜드스타렉스를, 묵직한 짐과 함께 시합장을 다녀야 하는 진부중고 역도부 5총사에게는 기아자동차

그랜드카니발이 주어졌다. 수만 명의 응원 댓글이 모여 이뤄낸 기분 좋은 결실이다.

선물된 차와 함께 웃음 짓는 주인공들의 행복한 모습은 다시 TV광고에 담겼다. 그들의 모습은 댓글에 참여

한 소비자들은 물론 댓글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는 앞서 언급한 SNS 채널들을 통해서도 전해졌다.

응원 댓글 참여 기간 동안 마음을 졸이며 기다렸던 소비자들은 스스로의 댓글로 인해 주인공들의 꿈이 이뤄

졌음을 함께 기뻐했고, 소비자와 약속을 했던 현대자동차그룹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해 주었다. 댓글 중에는

응원 댓글과 더불어 소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가장 쉬우면서도 의미 있는 기회를 함께한 현대자동차그룹

의 취지에 공감하는 글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기업의 일방적인 주장이나 자랑이 아닌, 소비자의

참여가 중심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들이다.

소비자들의 참여로 이슈가 된 만큼 현대자동차그룹의 캠페인은 수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댓글 달면 자동차 기부’, 현대차그룹 SNS 마케팅] – 한겨레(7/10)

[SNS 고객 마음을 움직이다] – 헤럴드경제(7/22)

[현대차그룹, 네티즌 성원에 스타렉스, 쏘울 등 증정] – 아시아경제(8/8)

[현대차그룹, 소비자와 함께 하는 새로운 캠페인] – 프라임경제(8/8)

[매일 600개의 댓글이 모여 천사의 자동차를 만들다] – 조선일보(8/8)

이 외에도 100여건에 가까운 언론 기사는 소비자의 참여에 초점을 맞춰 본 캠페인을 주목했다. 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즈, 보스톤글로브와 같은 해외 언론의 경우는 차사순 할머니의 도전기를 기사로 다루며 현대자동차

그룹의 본 캠페인을 소개하기도 했다.

9월 초 한국광고PR실학회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달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캠페인 광고에 출연한 차사순

할머니가 올해 가장 인상 깊고 광고효과가 뛰어난 모델로 선정되었다며 ‘올해의 광고모델상’을 수여했다. 7

월부터 시작된 캠페인을 감안하면 위와 같은 언론과 전문가들의 반응은 올 한해 집행되었던 수많은 캠페인

들 중 가장 뜨겁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2차 캠페인의 주인공인 예은이, 파머스밴드, 레인보우합창단에게는 소비자들이 참여해

작성한 댓글의 힘이 모여 10월 초 희망의 차가 전달 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들은 희망의 차가 전달될 즈

음 지난 1차 캠페인이 그랬듯이 역시 차와 함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TVC와 SNS채널을

통해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감동적인 스토리를 중심으로 SNS를 통한 소비자들의 진심 어린 참여가 돋보였던

현대자동차그룹의 캠페인. 본 캠페인의 성공사례가 앞으로 SNS를 활용해 소비자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새

로운 커뮤니케이션의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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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연애편지를 써 본 기억이 있는가? 최대한 정

성스러운 필체, 진심이 느껴지는 글, 그리고 답장을 기

다리며 마음 졸이는 시간을 거쳐 답장을 받았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이메일로 몇 초면

오고 갈 내용이지만 분명 그 기쁨은 볼펜으로 써서 보

내고 기다린 손 편지에 견주지 못할 것이다. 있다. 보

내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설레게 하는 힘. 아날로그에

는 힘이 있다. 행동에 감동을 더하게 하는 아날로그 마

케팅에 소비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보이던 광고에서 찾는 광고

주부 K씨는 남편 출근과 아이들 등교 전쟁을 치른 후

아침 신문을 보며 잠깐 여유를 갖는다. 직장인 L씨는

출근 후 책상에 앉아 그날 아침 신문 헤드라인만 눈으

로 대략 훑어본다. 대학생 S군은 아버지가 보다 펼쳐

놓은 신문에서 우연히 날씨면을 보게 된다. 그들이 보

는 신문의 날씨면 하단에 1년 내내 LG휘센 신문 돌출

광고가 실린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도시에 사는 성인의 눈앞에 하루 평균 약 5000개의

광고가 나타났다 잊혀진다고 한다. 광고 범람의 시대

에 살아가는 소비자들에게 기억에 남는 광고가 되기

란 흡사 슈퍼아이돌 탄생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정해

진 기간 내에 고객의 관심을 이끌어 내야 하는 마케터

들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고객의 눈길을 돌려 참여하

게 하느냐에 있다. 1년에 수십 개의 이벤트를 진행하는

휘센에어컨 마케팅의 고민도 마찬가지.

‘휘센 신문돌출광고 응모 이벤트’는 그 고민에서

출발하였다. 신문광고의 노출도를 높이면서 고

객참여를 즐겁게 이끌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중 광고 이미지 응모라는 방법을 택하였다. 가

장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진을 찍어

모바일로 응모하는 것을 첫 번째로 했다. 그리고 우편

응모라는 다소 아날로그적인 방법을 두 번째로 택하

였다.

에어컨에 관심을 가지는 주요 고객이 주부라는 데 착

안한 방법이었고 그녀들의 추억을 자극해보자는 목표

가 있었다. 그리고 과연 호응이 있을까 생각했던 두 번

째 방법은 놀랄만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소비자들은

눈앞에 스쳐지나가던 가로9.5cm, 세로5cm의 광고를

찾기 위해 신문을 펼치기 시작했다.

아날로그의 추억을 즐기는 세대 이벤트 참가자들의 유형은 여러 모습으로 나타났다.

총 5000건이 넘는 응모작 중 참가자의 대부분을 차

지하는 연령대는 30•40대의 주부였다. 이들은 대부

분 9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세대로 좋아하는 라디

오 프로에 사연 엽서를 보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좋아

하는 연예인에게 팬레터를 쓰고, 연애편지를 첫사랑의

통과의례처럼 써본 세대이다.

이들에게 손으로 직접 쓴 엽서는 친근하고 추억에 빠

휘센 신문 돌출광고

② Analogue

글 | 성정화 LG전자 HAC마케팅팀 카피라이터

행동에 감동을 더하는

아날로그 마케팅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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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 만드는 매체인 것이다. 그 익숙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

루하루 광고를 모아 두 달 내내 응모하는 정성을 보여준

참가자를 비롯해, 정성스럽게 휘센에 대한 애정이 담긴

응원 메시지를 넣어 보내기도 하였다.

아날로그를 새로운 미디어로 즐기는 세대

다양한 연령층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이벤트 응모를 SMS응모와 우편응

모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하였지만 의외로 이십 대의 우편응모 참여

율도 높았다. 편지보다는 이메일에 익숙하고, 미니홈피, 메신저, 트

위터 등 디지털 매체를 즐기는 세대이지만 이들이 참여하는 우편

응모에 대한 시각은 조금 달랐다. 단순한 이벤트 응모의 의의를 넘

어 팝아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예술작품을 만든 참가자에서 에어

컨 구입을 고민하는 부모님을 위해 휘센의 좋은 점을 소개한다는 연작 편지에 이르기까지

참여하는 방법은 같아도 그들만의 개성이 여실히 묻어나는 응모작들이었다. 이십 대의

적극적인 참여는 아날로그가 단순히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이라는 통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미디어 중 하나로 해석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왜 아날로그인가?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느린 인터넷, 느린 식당, 느린 것에 세상은 인색해져 간다. 하지만 빠르고 간편한 전자책이 있음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종이로 만든 책을 읽고, 30분을 기다려야 하는 라면집은 오늘도 문전성시다. 빠르고 편한

것을 좇는 소비자들의 이면에 아날로그는 어떤 의미인가? 어쩌면 바쁜 아침 매일 시간을 들여 이벤트 응모

작을 만드는 모습, 우체국에 가서 이벤트 소포를 정성스럽게 포장하는 모습은 다소 모순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천천히 정성을 들이는 시간이 있었기에 발표를 기다리는 순간이 더욱 즐거웠을지 모를

일이다.

‘휘센 신문광고를 찾는 동안 LG휘센에 대한 이미지가 더 좋아졌다’라는 어느 이벤트 참여자의 표현처럼 천

천히 생각하는 시간, 기다리는 즐거움이 제품의 이미지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기에 이벤트의 성과가 남달랐

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인식 속의 향수, 천천히 생각하는 것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아날로그 마케팅

의 묘미이니 말이다.

휘센 10년, 소비자에 대한 시각 전환2010년은 LG휘센 브랜드 탄생 10년째 되는 해이다. 하나의 브랜드

가 탄생하여 10년 동안 리딩브랜드의 자리를 이어간다는 것, 소비

자의 관심과 사랑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나의 이벤트가 소비

자의 열렬한 관심을 받은 것 또한 별개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작

은 신문광고 하나를 매개로 휘센과 소비자가 즐거움을 나눌 수 있

었던 이번 이벤트는 그 동안 브랜드의 가치를 키워준 소비자들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기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아날로그 마케팅을 통해 발견한 소비자의 가치. 더 다양한 방법과

시도로 그 가치를 지켜가는 것이 LG휘센의 새로운 10년을 마주하

는 과제이다. 소비자를 만나는 방법은 변하더라도 아날로그적 감성

속에 담긴 진정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A

휘센 신문 돌출광고20대 참가자

응모작

30·40대 참가자 응모작

이벤트 수상작

20대 참가자 응모작

20대 참가자 응모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