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업 풀뿌리 혁신 ‘메이커 스페이스’가 이끈다...다만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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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 August 2016 55 54 Chindia plus Issues & Analysis Issues & Analysis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는 ‘대중창업, 만중창신(大衆創業, 萬衆創新·雙創)’이란 말이 자주 언급됐다. 중국의 리커창 총리가 2014년 9월 다보스포럼에서 이 말을 처음 사용한 이후 중 국 정부는 관련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 5월 8일 발표된 정책(國務院辦公廳關於 建設大衆創業萬衆創新示範基地的實施意見)에서는 2018년까지 중국 전역에 28개의 솽촹 (雙創, 창업·창신(혁신)) 시범기지를 만든다는 내용이 제시됐다. 구체적으로 베이징시 하 이띠엔구 17개 지역, 알리바바 등 7개 기업, 칭화대 등 4개 고등교육기관에 솽촹 시범기지 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중국의 창업 혁신 자원을 집결하고 그 과정에서 지원 시스템 을 구축하며 저해 요인들을 개혁한다는 계획이다. ‘대중창업, 만중혁신’이나 솽촹 시범기 지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 바로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다. 누구나 이용 가능한 개방·공유의 공간 중국에서 메이커 스페이스란 말은 일반적으로 인큐베이터나 창업카페 등을 포함한 보다 넓은 의미의 중창공간(衆創空間)과 혼용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 정부의 정책과 여론의 창 업 성공 사례를 강조하는 흐름에 편승해 장비에 대한 공공 접근을 제공하지 않는 조직들까 지 스스로를 메이커 스페이스라고 불러 왔다. 실제로 이러한 공간 다수는 메이커 스페이스 보다는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 협업공간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중국의 메이커 스페이스를 정의하면 여러 가지 제작 작업을 위한 장비를 갖추고 누구나 와서 어떤 것이든 만들 수 있는 공개 장소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공공에 개방 돼 있다는 점이다. 2010년 상하이에 최초로 ‘신처젠(新車間)’이 설립된 이래 메이커 스페 이스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 현재는 중국 내 1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주요 기능은 제품 개선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가장 체계가 잘 하드웨어 해커톤 경연을 통한 제품 개발을 추진했다. 하드웨어 해커톤 경연에서 제조기업 들은 메이커 집단에 제품 개선 과제를 제시하고 메이커 스페이스 회원인 참여자들은 해결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다. 지방정부들도 이에 가세해 자기 지역에서 해커톤을 개최하고 전 국 각지의 메이커 스페이스를 초청해 지역 소재 기업 제품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도 록 유도했다. 기업들도 직접 메이커 스페이스 설립에 나섰다. 가령 시드 스튜디오(Seed Studio)나 DF 로봇(DFRobot) 등 오픈소스 하드웨어 회사들은 자회사 형태의 메이커 스페이스를 설립했 다. 메이커들이 주로 사용하는 오픈소스 키트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한 것이다. 세 계 최대 전자제품 회사 폭스콘(Foxconn)도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근로자들이 공간과 장비 에 자유롭게 접근해 원하는 것을 만들도록 독려함으로써 장차 사업화할 수 있는 제품 아이 디어를 창출하려 하고 있다. 중국 전자기술그룹(CETC)은 루이창 메이커 스페이스를 설립 해 직원 교육 수단으로 사용한다. 신규 직원들은 3개월간 메이커 프로그램을 교육받고 일 주일에 한 번 메이커 스페이스에 참석해 기술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함께 아이디어를 키워 나간다. 초·중·고생들도 참여… 창의적 교육의 장 제공 기존 중국의 교육체계는 혁신 주도의 경제가 요구하는 문제해결, 위험감수, 창의성, 실험에 대한 확신 등의 마인드를 형성시킬 능력이 없다는 비판을 자주 받아 왔다. 디자인과 창의적 사고, 혁신 교육과 연관돼 제작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는 가운데 메이커 스페이스는 비 공식적인 교육과 기술 공유, 회원들 간의 아이디어 실험과 탐구, 직접 물건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중국 경제가 요구하는 새로운 교육 체계에 부합한다는 생각을 심어 주고 있다. 여러 메이커 스페이스에서는 회원의 약 20%를 구성하는 초·중·고 학생들에게 창의적이며 실용적인 프로젝트 기반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데, 선전 지역에 소재한 리치 랩 (Litchee Lab·2014년 설립)이 좋은 예다. 잡힌 것으로 평가받는 난징(南京) 메이커 스페이스(2012년 설립)에는 매일 냉장고·냉동고·백색가전·태양열 패널 등 을 담은 큰 박스가 도착한다. 이곳 회원들은 제품을 확인하 고 새로운 디자인을 제안하거나 문제 개선 아이디어를 제시 한다. 회원들은 하드웨어 해커톤(hackathon) 경연에서도 아이디어를 제시하는데, 하이얼사(海爾集團公司)의 ‘스마 트 완충볼(세탁기 내부와 외부 드럼 사이에 볼을 집어넣어 세탁기를 깨끗하게 하고 수명을 늘리도록 한 아이디어)’이 좋은 예다. 하이얼사는 해커톤 경연에서 제시된 아이디어를 상업화했고 발명자는 그 대가를 받았다. 중국 정부는 자발적으로 메이커 스페이스가 활성화되고 높은 사업화 잠재성을 보임에 따라 향후 창업, 혁신, 궁극적 으로는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 각하고 있다. 2015년에 발표된 ‘중국제조 2015’에 따르면 중국은 혁신·창조성·디자인 중점의 성장 모델로 전환해 나 가는 중인데, 메이커 스페이스가 이에 기여하고 실업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중국 국무원은 2015년 3월 ‘중창공간 발전의 대중창업, 만중혁신 촉진에 관한 지도의견(關于發展衆創空間推進大 衆創新創業的指導意見)’에서 공간과 보조금을 포함한 정 부의 메이커 스페이스 지원 영역을 언급한 바 있다. 지방정 부도 중앙정부의 정책과 발을 맞추었다. 예를 들어 후난(湖 南)성에 속한 천저우(郴州)에서는 2015년 5개의 지역 내 메이커 스페이스 설립을 위한 예산을 별도 편성해 지원하 는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현재 전체 메이커 스페이스의 30% 정도가 정부의 금전적 지원을 받는다고 한다. 기업들, 제품 아이디어 창출 공간으로 활용 2012년 무렵부터 대형 제조업체들은 메이커 집단에 참여할 방법을 탐구하기 시작했고 이들과 협업하는 방법의 하나로 초·중등 학교나 대학에서도 메이커 스페이스를 설립해 왔다. 전체 수는 알기 어렵지만 2014년 말까지 적어도 16개 초·중등 학교가 메이커 스페이스를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학생들이 수업 외 시간에 어느 때나 다양한 장비를 활용해 여러 가지 제작에 참여할 수 있다. 대학에서 설립한 대표적 인 메이커 스페이스로는 상하이에 소재한 퉁지(同濟)대의 팹랩과 1만6500㎡ 규모에 이르는 칭화대의 I센터를 들 수 있다. 주로 전자공학 중심 대학이나 학과에 설치돼 있고 메 이커 스페이스가 설치되는 과정에서 엔지니어링과 디자인 의 경계는 차츰 무너지고 있다. 지역 사회에 메이커 스페이스 설립을 요구하는 지방정부 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대학과 기업들이 스스로 이를 설 립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중국 내 메이커 스페이스 수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중국 곳곳에 메이커 집단이 풍부하게 존재한다는 뜻 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다른 나라에서 이미 보 여준 바 있는 창업이란 유행에 편승한 거품 현상이라고 해 석할 수도 있다. 여전히 실험 중이어서 지속 가능성이나 사 회경제적 성공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중국 메이커 스페이스의 발전이 해커스페이스, 팹랩 등 선진국의 유사한 메이커 운동과 달리 중국 제조업의 성 장세 속에서 비롯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 달리 개방과 공유를 통해 상당 부분 아래로부터 촉발됐고 그동안 중국 정부의 역할이 직접적이지 않았다는 점 또한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중국 제조업 경쟁력 의 미래에 메이커 스페이스 문화가 근본적인 역할을 할 것 임은 분명해 보인다. 중국 창업카페 중국 제조업 풀뿌리 혁신 ‘메이커 스페이스’가 이끈다 다양한 제작 장비 갖추고 공공에 개방된 협업공간 제품 개선 아이디어 제시 등 효과로 기업·학교서 설립 줄이어 정부 지원 업고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큰 역할 기대 한성호 연세대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산업연구원· 통계청을 거쳐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에서 연구개발지원단 사업을 맡고 있 다. 주로 지역경제 혁신과 산학연 협력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Tom Saunders and Jeremy Kingley, Made in China : Makerspace and the search for mass innovation, Nesta, 2016 도약 중인 중국의 메이커 스페이스 메이커 스페이스의 75%가 동부해안에 소재 베이징 중국 최대의 메이커 스페이스 i.Center 상하이, 중국 최초의 메이커 스페이스 선전, 세계의 공장-서양 진출 전초기지 매년 메이커 스페이스 증가 수 2010 2012 2011 2013 2014 2015 5-9 메이커 스페이스 1-4 메이커 스페이스 10+ 메이커 스페이스 (創客空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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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중국 제조업 풀뿌리 혁신 ‘메이커 스페이스’가 이끈다...다만 중국 메이커 스페이스의 발전이 해커스페이스, 팹랩 등 선진국의 유사한

July / August 2016 5554 Chindia plus

Issues & Analysis Issues & Analysis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는 ‘대중창업, 만중창신(大衆創業, 萬衆創新·雙創)’이란 말이 자주

언급됐다. 중국의 리커창 총리가 2014년 9월 다보스포럼에서 이 말을 처음 사용한 이후 중

국 정부는 관련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 5월 8일 발표된 정책(國務院辦公廳關於

建設大衆創業萬衆創新示範基地的實施意見)에서는 2018년까지 중국 전역에 28개의 솽촹

(雙創, 창업·창신(혁신)) 시범기지를 만든다는 내용이 제시됐다. 구체적으로 베이징시 하

이띠엔구 17개 지역, 알리바바 등 7개 기업, 칭화대 등 4개 고등교육기관에 솽촹 시범기지

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중국의 창업 혁신 자원을 집결하고 그 과정에서 지원 시스템

을 구축하며 저해 요인들을 개혁한다는 계획이다. ‘대중창업, 만중혁신’이나 솽촹 시범기

지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 바로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다.

누구나 이용 가능한 개방·공유의 공간

중국에서 메이커 스페이스란 말은 일반적으로 인큐베이터나 창업카페 등을 포함한 보다

넓은 의미의 중창공간(衆創空間)과 혼용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 정부의 정책과 여론의 창

업 성공 사례를 강조하는 흐름에 편승해 장비에 대한 공공 접근을 제공하지 않는 조직들까

지 스스로를 메이커 스페이스라고 불러 왔다. 실제로 이러한 공간 다수는 메이커 스페이스

보다는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 협업공간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중국의 메이커 스페이스를 정의하면 여러 가지 제작 작업을 위한 장비를 갖추고 누구나

와서 어떤 것이든 만들 수 있는 공개 장소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공공에 개방

돼 있다는 점이다. 2010년 상하이에 최초로 ‘신처젠(新車間)’이 설립된 이래 메이커 스페

이스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 현재는 중국 내 1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주요 기능은 제품 개선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가장 체계가 잘

하드웨어 해커톤 경연을 통한 제품 개발을 추진했다. 하드웨어 해커톤 경연에서 제조기업

들은 메이커 집단에 제품 개선 과제를 제시하고 메이커 스페이스 회원인 참여자들은 해결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다. 지방정부들도 이에 가세해 자기 지역에서 해커톤을 개최하고 전

국 각지의 메이커 스페이스를 초청해 지역 소재 기업 제품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도

록 유도했다.

기업들도 직접 메이커 스페이스 설립에 나섰다. 가령 시드 스튜디오(Seed Studio)나 DF

로봇(DFRobot) 등 오픈소스 하드웨어 회사들은 자회사 형태의 메이커 스페이스를 설립했

다. 메이커들이 주로 사용하는 오픈소스 키트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한 것이다. 세

계 최대 전자제품 회사 폭스콘(Foxconn)도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근로자들이 공간과 장비

에 자유롭게 접근해 원하는 것을 만들도록 독려함으로써 장차 사업화할 수 있는 제품 아이

디어를 창출하려 하고 있다. 중국 전자기술그룹(CETC)은 루이창 메이커 스페이스를 설립

해 직원 교육 수단으로 사용한다. 신규 직원들은 3개월간 메이커 프로그램을 교육받고 일

주일에 한 번 메이커 스페이스에 참석해 기술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함께 아이디어를 키워

나간다.

초·중·고생들도 참여… 창의적 교육의 장 제공

기존 중국의 교육체계는 혁신 주도의 경제가 요구하는 문제해결, 위험감수, 창의성, 실험에

대한 확신 등의 마인드를 형성시킬 능력이 없다는 비판을 자주 받아 왔다. 디자인과 창의적

사고, 혁신 교육과 연관돼 제작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는 가운데 메이커 스페이스는 비

공식적인 교육과 기술 공유, 회원들 간의 아이디어 실험과 탐구, 직접 물건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중국 경제가 요구하는 새로운 교육 체계에 부합한다는 생각을 심어

주고 있다. 여러 메이커 스페이스에서는 회원의 약 20%를 구성하는 초·중·고 학생들에게

창의적이며 실용적인 프로젝트 기반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데, 선전 지역에 소재한 리치 랩

(Litchee Lab·2014년 설립)이 좋은 예다.

잡힌 것으로 평가받는 난징(南京) 메이커 스페이스(2012년

설립)에는 매일 냉장고·냉동고·백색가전·태양열 패널 등

을 담은 큰 박스가 도착한다. 이곳 회원들은 제품을 확인하

고 새로운 디자인을 제안하거나 문제 개선 아이디어를 제시

한다. 회원들은 하드웨어 해커톤(hackathon) 경연에서도

아이디어를 제시하는데, 하이얼사(海爾集團公司)의 ‘스마

트 완충볼(세탁기 내부와 외부 드럼 사이에 볼을 집어넣어

세탁기를 깨끗하게 하고 수명을 늘리도록 한 아이디어)’이

좋은 예다. 하이얼사는 해커톤 경연에서 제시된 아이디어를

상업화했고 발명자는 그 대가를 받았다.

중국 정부는 자발적으로 메이커 스페이스가 활성화되고

높은 사업화 잠재성을 보임에 따라 향후 창업, 혁신, 궁극적

으로는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

각하고 있다. 2015년에 발표된 ‘중국제조 2015’에 따르면

중국은 혁신·창조성·디자인 중점의 성장 모델로 전환해 나

가는 중인데, 메이커 스페이스가 이에 기여하고 실업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중국 국무원은 2015년 3월 ‘중창공간 발전의 대중창업,

만중혁신 촉진에 관한 지도의견(關于發展衆創空間推進大

衆創新創業的指導意見)’에서 공간과 보조금을 포함한 정

부의 메이커 스페이스 지원 영역을 언급한 바 있다. 지방정

부도 중앙정부의 정책과 발을 맞추었다. 예를 들어 후난(湖

南)성에 속한 천저우(郴州)에서는 2015년 5개의 지역 내

메이커 스페이스 설립을 위한 예산을 별도 편성해 지원하

는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현재 전체 메이커 스페이스의

30% 정도가 정부의 금전적 지원을 받는다고 한다.

기업들, 제품 아이디어 창출 공간으로 활용

2012년 무렵부터 대형 제조업체들은 메이커 집단에 참여할

방법을 탐구하기 시작했고 이들과 협업하는 방법의 하나로

초·중등 학교나 대학에서도 메이커 스페이스를 설립해

왔다. 전체 수는 알기 어렵지만 2014년 말까지 적어도 16개

초·중등 학교가 메이커 스페이스를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학생들이 수업 외 시간에 어느 때나 다양한 장비를 활용해

여러 가지 제작에 참여할 수 있다. 대학에서 설립한 대표적

인 메이커 스페이스로는 상하이에 소재한 퉁지(同濟)대의

팹랩과 1만6500㎡ 규모에 이르는 칭화대의 I센터를 들 수

있다. 주로 전자공학 중심 대학이나 학과에 설치돼 있고 메

이커 스페이스가 설치되는 과정에서 엔지니어링과 디자인

의 경계는 차츰 무너지고 있다.

지역 사회에 메이커 스페이스 설립을 요구하는 지방정부

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대학과 기업들이 스스로 이를 설

립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중국 내 메이커 스페이스 수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중국 곳곳에 메이커 집단이 풍부하게 존재한다는 뜻

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다른 나라에서 이미 보

여준 바 있는 창업이란 유행에 편승한 거품 현상이라고 해

석할 수도 있다. 여전히 실험 중이어서 지속 가능성이나 사

회경제적 성공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중국 메이커 스페이스의 발전이 해커스페이스, 팹랩

등 선진국의 유사한 메이커 운동과 달리 중국 제조업의 성

장세 속에서 비롯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

달리 개방과 공유를 통해 상당 부분 아래로부터 촉발됐고

그동안 중국 정부의 역할이 직접적이지 않았다는 점 또한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중국 제조업 경쟁력

의 미래에 메이커 스페이스 문화가 근본적인 역할을 할 것

임은 분명해 보인다.

중국 창업카페

중국 제조업 풀뿌리 혁신

‘메이커 스페이스’가 이끈다

다양한 제작 장비 갖추고 공공에 개방된 협업공간

제품 개선 아이디어 제시 등 효과로 기업·학교서 설립 줄이어

정부 지원 업고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큰 역할 기대

한성호 연세대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산업연구원·

통계청을 거쳐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에서 연구개발지원단 사업을 맡고 있

다. 주로 지역경제 혁신과 산학연 협력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Tom Saunders and Jeremy Kingley, Made in China : Makerspace and the search for mass innovation, Nesta, 2016

도약 중인 중국의 메이커 스페이스

메이커 스페이스의 75%가

동부해안에 소재베이징

중국 최대의

메이커 스페이스

i.Center

상하이,

중국 최초의

메이커 스페이스

선전,

세계의 공장-서양

진출 전초기지

매년 메이커 스페이스 증가 수

2010

2012

2011

2013

2014

2015

5-9 메이커 스페이스

1-4 메이커 스페이스

10+ 메이커 스페이스

(創客空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