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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쉼표, 마침표. | 2020. 3.

국어 배우기 2 쉽게 읽는 문법 용어

610 표준어 바깥의 세상14 실전 띄어쓰기16

국어 알리기18 국어원 소식

20 24 국어정책 통계

30 우리말 다듬기32

국어로 바라보기34 말뭉치로 바라보기

38 우리말 그리고 사람

우리말 풀기44 우리말 풀기

단어, 어근, 접사

단일어, 합성어, 파생어

‘뻥튀기’와 ‘펑펑이’

꽃처럼 아름다운 그대의 ‘이름’ 띄어쓰기

맡은 바를 묵묵히 해낸바-‘바’ 바르게 띄어쓰기

국립국어원, 공공수어 통역 영상 제공 서비스 시작

‘한눈에 알아보는 공공언어 바로 쓰기’ 개정판 발간

세계 속 한국어, 어디까지 왔니?

새표지

누구나 알기 쉬운 코로나19 관련 용어

팔목시계, 차 보셨습니까?

스무돌 맞은 한글문화연대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독자 참여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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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에서는 ‘먹-’과 ‘-었다’가 서로 강하게 끌어당겨 도저히 떼어 낼 수가 없다. 따라서 ‘먹었다’ 전체가 한 단어가 된다. 그러나 (2)는 명사 ‘책’이 자립성이 강하므로 그에 따라 조사 ‘을’도 분리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그래서 조사는 그 자체로는 자립성이 약하지만, 학교 문법에서는 단어로 처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일반 언중이 이러한 이론에 따라 어떤 말이 단어인지 아닌지 일일이 판별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따라서 믿을 만한 국어사전을 찾아보는 것이 단어의 실체를 확인하는 가장 빠르고 실용적인 방법이다. 사람들의 직관적 믿음대로 국어사전은 대체로 단어 단위를 주표제어로 올린다. 그러나 단어가 아닌 말들이 등재되기도 하는데, 그 종류로 네 가지가 있다. 네 가지 중에서 이 글의 설명 대상인 어근(語根)과 접사(接辭)만을 살펴보기로 한다. 어근과 접사 개념은 단어의 구조에 따라 단어 분류를 하는 데 기초 지식이 된다.

(3)과 (4)는 위에서 본 ‘동(冬)’과 같이 단어보다 작은 단위여서 자립적으로 쓰일 수 없는 말이다. 예를 들어 (3)의 ‘전’은 ‘전기, 충전’과 같은 단어 속에서만 쓰일 수 있고, (4)의 ‘헛-’은 ‘헛기침, 헛디디다’와 같은 단어 속에서만 쓰일 수 있다. 즉 이들은 단어보다 작은 단위의 형태소이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쌀밥’에서는 ‘쌀’과 ‘밥’이 둘 다 실질적이고 핵심적인 의미를 지닌 채 결합되어 있다. ‘충전(充電)’에서도 채운다는 뜻의 ‘충’과 전기라는 뜻의 ‘전’이 둘 다 실질적이고 핵심적인 의미를 지닌 채 결합되어 있다. ‘헛기침’에서는 ‘기침’이 실질적이고 핵심적인 의미를 나타내고 있고, ‘헛-’은 ‘기침’의 특징을 나타내는 보조적인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멋스럽다’에서는 ‘멋’이 핵심적이고 실질적인 의미를 나타내고 ‘-스럽다’가 ‘멋’이라는 명사를 형용사로 바꾸어 주는 문법적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위 설명을 바탕으로 (5)와 (6)에서 사용된 모든 형태소를 둘로 분류해 보자.

‘단어’는 ‘문장’과 함께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일상어로 사용해 온 말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이질적 특성이 섞여 있어 학문적으로도 설명의 목적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정의되곤 한다. 따라서 전문적으로 언어학을 연구하고자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단어’와 ‘문장’은 그냥 일상적으로 쓰는 대로 이해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단어의 개념을 아주 간략하게만 살펴보기로 한다. 학문적으로 ‘단어’는 흔히 ‘최소의 자립 형식’으로 정의된다. 따로따로 떼어진 말로 쓰일 수 있는 최소 단위라는 뜻이다. 가령, ‘겨울’이 단어가 되고 ‘동(冬)’이 단어가 되지 않는 이유는 “겨울이 춥다.”는 말이 되지만 “동이 춥다.”는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즉 ‘동’은 ‘동계(冬季), 입동(立冬)’ 등의 단어 속에서만 쓰일 뿐이지 따로 떼어진 말로는 쓸 수 없는 말이다. 이와는 다른 예를 들어 보자.

글. 이선웅 (경희대학교 외국어대학 한국어학과 교수)

단어, 어근, 접사

국어배우기

쉽게 읽는문법 용어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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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를 구성하는 말들을 (7)과 (8)로 나눌 때, (7)을 어근이라고 하고, (8)을 접사라고 한다. ‘어근’은 ‘근(根)’이 뿌리라는 뜻이므로 단어에서 핵심적인 말임을 드러낸 것이고 ‘접사’는 ‘접(接)’이 덧붙는다는 뜻이므로 단어에서 보조적인 말임을 드러낸 것이다.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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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글들에서 우리는 형태소, 단어, 어근, 접사의 개념들을 살펴보았다. 이번 글에서는 이들 개념을 바탕으로 하여 단어의 구조를 파악해 보고, 단어의 구조에 따라 분류된 단어의 종류를 가리키는 문법 용어를 알아보도록 한다.

글. 이선웅 (경희대학교 외국어대학 한국어학과 교수)

단일어, 합성어, 파생어

국어배우기

쉽게 읽는문법 용어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 3.

우선 하나의 형태소가 바로 단어가 되는 경우가 있다. ‘봄, 나라, 살며시’ 등이 그러한 예이다. 이처럼 단순한 구조의 단어를 ‘단일어 (單一語)’라 한다. 이에 반해 둘 이상의 형태소가 결합된 단어를 ‘복합어(複合語)’라 하는데, 복합어는 다시 둘로 나뉜다. 먼저 어근과 어근이 결합하는 것을 ‘합성’이라 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단어를 ‘합성어(合成語)’라 한다. 그리고 어근과 접사가 결합하는 것을 ‘파생’이라 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단어를 ‘파생어(派生語)’라 한다.

(1)은 모두 합성어이다. 예를 들어, ‘쌀’은 두 개의 어근 ‘쌀’과 ‘밥’이 합쳐진 합성어이다. 나머지 말들도 모두 ‘충+전’, ‘법+전’, ‘보슬+비’와 같은 구조로 두 개의 어근이 결합한 합성어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어근에 두 가지 종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쌀, 밥, 법, 비’와 같이 그 자체로 단어로 쓰이는 말이 있는가 하면, ‘충, 전(電), 전(典), 보슬’과 같이 단어의 일부분으로만 쓰이는 말이 있다. 이처럼 어근은 단어 단위와 크기가 같은 경우가 있고 단어 단위보다 크기가 작은 경우가 있다. 앞엣것을 자립적 어근, 뒤엣것을 비자립적 어근이라고 부른다.

(2)는 모두 파생어이다. 예를 들어, ‘덧저고리’는 접사 ‘덧-’과 어근 ‘저고리’로 이루어진 파생어이다. 이와 같이 분석하면 나머지 말들도 모두 ‘새-+빨갛(다)’, ‘빗+-질’, ‘지우-+-개’와 같은 구조로 된 파생어임을 알 수 있다. ‘덧-, 새-, -질, -개’는 모두 단어에서 보조적인 의미를 더하고 있으므로 접사인데, 특히 ‘-개’는 ‘지우(다)’라는 동사를 명사로 바꾸고 있으므로 문법적인 의미를 더하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서 접사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덧-, 새-’와 같이 어근의 앞에 붙는 말이 있는가 하면, ‘-질, -개’와 같이 어근의 뒤에 붙는 말이 있다. 앞엣것은 ‘머리 두(頭)’를 써서 ‘접두사(接頭辭)’라 하고, 뒤엣것은 ‘꼬리 미(尾)’를 써서 ‘접미사(接尾辭)’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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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이상의 형태소로 이루어진 단어가 합성어인지 파생어인지 판별할 때에는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그것은 단어를 둘로 쪼개어 그 구조를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령 ‘코웃음’에 들어 있는 형태소는 ‘코, 웃-, -음’ 3개이다. 그런데 단어 구조에 따라 단어의 종류를 파악할 때에는 단어를 둘로만 쪼개야 한다. 그럼 ‘코웃-+-음’으로 쪼개야 할까, ‘코+웃음’으로 쪼개야 할까? 우리말 모어 화자라면 누구나 ‘코+웃음’으로 쪼갤 것이다. ‘코웃(다)’이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코+웃음’이라면 ‘코’라는 명사 어근과 ‘웃음’이라는 명사 어근이 결합한 합성어가 된다. 비록 ‘코웃음’에 ‘-음’이라는 접미사가 들어 있다 해도 그것은 단어를 둘로 쪼개었을 때의 구성 요소가 아니므로 단어의 종류를 판별할 때 기준이 되지 않는다. 이번 글은 하나의 글에 3개 이하의 용어만 설명하려고 했던 원칙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었는데, 다소 많은 용어를 제시한 만큼 글을 요약하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단어는 구조에 따라 단일어와 복합어로 나뉜다. 복합어는 어근과 어근이 결합한 합성어와 어근과 접사가 결합한 파생어로 나뉜다. 어근은 자립적 어근과 비자립적 어근으로 나뉘고 접사는 접두사와 접미사로 나뉜다. 단어의 구조에 따른 단어의 종류는 단어를 둘로 쪼갠 것에 근거하여 파악해야 한다.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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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길재(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뻥튀기’와 ‘펑펑이’

국어배우기

표준어바깥의 세상

“뻥이요!”

튀밥 장수 아저씨의 우렁찬 목소리가 고샅에 울려 퍼지면 이집 저집 할 것 없이 쌀이며 보리, 강냉이 등을 바리바리 싸들고 모여든다. 아이들은 하얗게 피어오르는 수증기 사이를 뛰어다니며 신바람이 난다. 먹을 것이 귀했던 그 시절에 ‘튀밥’은 최고의 간식이었다. 지금도 시골장의 한구석에는 튀밥 장수들이 이따금 판을 펴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순서를 기다리는 보따리 몇 개가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 그 정겹던 풍경들은 우리들 기억 속에서조차 조금씩 잊혀 가고 있다.

- 아버지는 이 동네 저 동네 리어카를 끌고 다니며 {뻥튀기} 장사를 했다. 동네 공터에 자리잡고 앉아 쌀이나 옥수수를 넣은 뒤 로켓처럼 생긴 기계를 돌렸다. 아버지가 풍구를 부쳐가며 돌리는 동안 아이들은 귀를 막은 채 ‘뻥이요’ 하고 아버지가 어서 외쳐주기를 기다렸다. 로켓이 발사되는 순간처럼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뿌연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면 기계 뒤쪽에 쳐놓은 철그물에 {튀밥이나} {강냉이가} 눈꽃처럼 쏟아져나왔다. 아이들은 구멍난 철망 사이로 새어나온 {강냉이를} 주워먹으며 사카린이 내는 단맛에 즐거워했고 수십 배 불어난 {튀밥을} 한아름 안고 가는 사람들의 얼굴은 행복해보였다. 《김규나(2010): 뿌따뽕빠리의 귀환》 (남)

- 집 뒤편 텃밭에 {옥수수가} 줄지어 자라고 있었다.《황석영(1975): 북망, 멀고도 고적한 곳》 (남)

- 계절에 따라 찐 고구마나 삶은 옥수수, 구운 오징어나 팝콘, {강냉이나} 뻥과자가 주요 취급 품목이다. 《강영숙(2002): 봄밤》 (남)

- 이 모든 제방뚝에 나무 없는곳이면 어디나 {강냉이} 아니면 콩을 심었다.《유진국(1980): 서해안을 따라서》 (북)

- 중심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사창장마당의 독특한 냄새가 진하게 풍겨돌았다.군밤, 군고구마 냄새에 섞어 {펑펑이가} 튀는 소리, 땅바닥으로 깔려도는 기름타는 냄새, 구수한 갈비국냄새… 《석윤기(1985): 추억》 (북)

‘쌀이나 옥수수 등을 부풀려 만든 과자’인 ‘뻥튀기’와 ‘튀밥’. ‘뻥튀기’는 북한에서는 쓰이지 않는 말이며, ‘튀밥’은 남북이 함께 쓰지만 그 의미는 좀 다르다. 남한에서 ‘튀밥’은 쌀로 튀긴 것과 옥수수로 튀긴 것을 두루 이르는 말이지만 북한에서 ‘튀밥’은 쌀로 튀긴 것만을 이른다. 북한에서 남한의 ‘튀밥’과 같은 의미로 쓰이는 말은 ‘튀기’이다. ‘튀기’는 동사 ‘튀-’와 명사 파생 접미사 ‘-기’가 결합된 파생어이다. ‘튀밥, 튀기’는 그것이 갖는 뜻바탕은 같지만 어디서 쓰이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다. 남한에서 ‘강냉이’는 김규나의 소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옥수수의 낟알이나 그것을 튀긴 것’만을 뜻하는 말이지만, 북한에서는 식물의 이름이나 그 열매 즉, 옥수수 그 자체만을 나타낸다. 반면 남한에서 식물을 지칭할 때는 강냉이도 더러 쓰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옥수수가 쓰인다.

북한에서 ‘강냉이를 튀긴 것’은 ‘강냉이과자, 강낭과자, 옥수수과자, 펑펑이’라고 부른다. 동네 고샅에 모여, 또는 장마당에 모여 ‘튀기’를 튀는 풍경들은 북한에서도 점차 사라지는 모양이다.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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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구리들이 요란스레 울어예는 논벌에는 논물보는 사람들이 들고다니는 홰불이 반디불처럼 오락가락하고 얼굴에 단김을 끼얹는 메마른 밥공기를 휘저으며 논물푸는 수차며 {펑펑이의} 물소리가 들려왔다. 《변희근(1978): 생명수》 (북)

- 난로를 끼고 둘러앉았던 사람들은 {펑펑이처럼} 생긴 난로아구리에 톱밥을 쏟아넣어주는 춘희에게 의아한 눈길을 던졌다. 《최종현(1976): 눈길》 (북)

북한 소설에 나타나는 ‘펑펑이’는 ‘튀기(남한의 튀밥)’를 달리 이르는 말이다. 튀밥을 튈 때 나는 소리 ‘펑펑’에 명사 파생 접미사 ‘-이’가 결합된 말로 남한에서뿐만 아니라 중국의 동포 사회에서도 생소한 말이다. ‘펑펑이’는 북한에서 ‘튀기’ 이외에 다른 뜻으로도 쓰이는 경우도 찾아 볼 수 있다.

위의 북한 소설에 나타난 ‘펑펑이’는 ‘양수기’이다. 양수기가 물을 끌어올려 펑펑 나오게 하는 것이라는 데서 착안된 말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 역시 남한에서는 쓰이지 않는 말이다. 북한에서 ‘펑펑이’는 ‘튀기’, ‘양수기’ 이외에도 ‘깔때기’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펑펑이’가 왜 ‘깔때기’를 의미하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튀밥 기계의 꽁무니에 대고 튀밥을 받아내는 ‘철그물’의 모양 때문에 깔때기를 의미하게 되었는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더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오늘 저녁엔 ‘펑펑이’가 됐든 ‘뻥튀기’가 됐든 추억의 간식 한 자루 사들고 집에 들어가는 것은 어떨지….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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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아름다운 그대의 ‘이름’ 띄어쓰기

국어배우기

실전띄어쓰기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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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배우기

실전띄어쓰기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 3.

맡은 바를 묵묵히 해낸바‘바’ 바르게 띄어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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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공공수어 통역영상 제공 서비스 시작

국어알리기

국어원소식

국립국어원은 농인도 정부 정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지난해 12월부터 대국민 담화나 정부 정책, 재난 상황 발표 현장에 수어통역사를 배정하여 수어통역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코로나19 관련 정례 발표 때 실시간으로 수어통역을 제공함으로써 농인의 알 권리와 언어권을 보장하는 데 힘쓰고 있다.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 3.

문화체육관광부(국어정책과)와 국립국어원은 앞으로 대국민 담화나 정부 정책, 재난 상황 발표 현장뿐만 아니라 각종 기념행사 현장에 수어통역사를 배정하여, 농인의 언어권 보장에 앞장설 것이다. 그간 제공되었던 모든 공공수어 통역 영상은 국립국어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게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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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알아보는 공공언어 바로 쓰기’개정판 발간

국어알리기

국어원소식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에서 ‘개정 한눈에 알아보는 공공언어 바로 쓰기’를 새로 펴냈다. 이 책은 지난 2014년과 2016년에 발간한 바 있고, 이번에 대폭 내용을 보강하여 개정판으로 내놓게 되었다.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 3.

‘개정 한눈에 알아보는 공공언어 바로 쓰기’는 기안문, 보도자료, 보고서, 안내문 등 중앙행정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제로 작성한 공공언어를 대상으로 표현, 표기를 분석하고 정확성과 소통성의 측면에서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를 전과 후로 비교해서 볼 수 있게 구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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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2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 3.

바른 공공언어는 공공기관과 국민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할 뿐만 아니라, 언어생활의 본보기로서 국민의 국어능력을 높이는 데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아무쪼록 이 책이 공공언어가 한 단계 더 높아지는 데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개정 한눈에 알아보는 공공언어 바로 쓰기’는 국립국어원 누리집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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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한국어, 어디까지 왔니?

국어알리기

국어정책통계

우리말 ‘한국어’가 사용자 수 기준으로 세계 13위에 해당하는 언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세계의 언어 정보를 제공하는 ‘에스놀로그(www.ethnologue.com)’에 따르면 전 세계 한국어 사용자는 7,700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2017년 기준). 남북한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등지에서 우리말을 지키며 살아가는 재외동포를 합친 숫자인데요, 프랑스어(7680만 명)나 독일어(7600만 명) 사용자보다도 많다는 사실은 조금 의외(?)입니다. 사용자 수만 많은 것이 아닙니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는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이 늘고 있습니다. ‘한국어의 가치’가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 Test Of Proficiency In Korea]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재외동포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 사용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인데요, 1997년에는 응시자가 2,692명이었는데 작년에는 그 14배에 이르는 375,871명이 응시했을 정도로 규모가 커졌습니다. 지난 23년 동안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한 재외동포와 외국인은 모두 280만 명이 넘습니다. 이렇게 시험 응시자가 많아졌다는 건 그만큼 한국이 매력적인 나라가 되었다는 뜻이 아닐까요? 올해는 전 세계 85개국(248개 지역)에서 시험이 치러질 거라고 하네요.

전 세계 30개 나라의 초중등학교에서 한국어가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13만 명이 넘는 학생들이 제2 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합니다. 77,712명이었던 7년 전에 비해 많은 수가 늘었는데요, 학생 수를 기준으로 태국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고, 미국과 일본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2022년까지 40개국 2,000개 초중등학교에 한국어 반을 추가로 개설하겠다고 합니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자, 2,700명(1997년)에서 375,800명으로(2019년)

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나라, 25개국(2012년)에서 30개국(2019년)으로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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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출범한 세종학당재단은 국외 한국어교육과 한국문화 보급 사업을 총괄하기 위하여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입니다. 세계 각국 현지에서 우리말과 우리 문화를 가르치고 있는 세종학당들을 지정하고 지원·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눈부신 경제 성장과 문화 역량으로 높아진 우리나라의 위상을 반영하듯, 최근 세종학당을 찾는 외국인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세종학당은 지난 10년 사이에 60개소에서 180개소로 늘어났는데, 이 중에서 학당 수가 많은 나라는 중국(29개소)이고, 일본(17개소), 베트남(15개소), 미국(11개소) 등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세종학당재단은 2020년에는 동남아시아와 남아메리카 등지에 세종학당 30개를 추가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세계로 뻗어 가는 세종학당, 31개국 60개소(2011년)에서 60개국 180개소(2019년)로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 3.

‘우리말 더욱 튼튼하게, 더욱 넓게’ 국립국어원과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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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은 표준 한국어 교재를 개발하여 세종학당, 한글학교,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국내외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 통일적이고 수준 높은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어 교원의 교수 역량을 높이기 위해 국내외에서 배움이음터(교원 연수회)를 개최하고, ‘한국어교수학습샘터’를 통해 다양한 학습 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어 학습자를 위한 ‘한국어 기초사전’과 ‘한국어-외국어 학습사전’을 편찬하여 세계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도록 하였고, ‘한국어 학습자 말뭉치’를 구축하여 한국어 교육 연구의 기초자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어가 세계인의 언어로 우뚝 서는 그날까지 국립국어원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 위 기사는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어원, 교육부, 세종학당재단, 에스놀로그, 국립국제교육원 통계를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참고 자료교육부,『2020년 해외 한국어교육 지원 추진계획(안)』.

국립국어원, 『2018년 숫자로 살펴보는 우리말』.국립국제교육원,『연도별 한국어능력시험 지원자, 응시자, 합격자 현황』.

문화체육관광부,『국어 발전과 보전에 관한 시책 및 시행 결과 보고서(2017)』.에스놀로지, ‘세계 모국어 세계 현황’, 2017.

외교부,『2019 지구촌 한류 현황-아시아, 대양주』.세종학당재단,『2019년 세종학당 설립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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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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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알기 쉬운 코로나19 관련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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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목시계, 차 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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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는 팔목시계 대신 손목시계를 사용한다. 최근에는 손목시계가 시간을 확인하기 위한 용도라기보다는 일종의 장식품으로 더 많이 쓰인다. 스마트폰으로도 얼마든지 시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손목시계라는 말이 폭넓게 쓰인 시점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림 1>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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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일환 (성신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그림 1>을 보면 1990년대 이전에는 ‘손목시계’의 사용 빈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손목시계의 빈도가 급증한 것은 1989년 무렵이었을 뿐 그 이전에는(정확히는 1970년부터 1989년까지) 손목시계보다 ‘팔목시계’의 빈도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팔목시계보다 손목시계를 더 자주 사용하게 되었을까? 1988년에 문교부에서 고시한 「표준어 규정」은 팔목시계 대신 손목시계를 쓰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 ‘손목시계’와 ‘팔목시계’의 연도별 사용 빈도(동아일보 말뭉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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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다. 1988년의 단수 표준어 규정 중 제25항에는 “어느 하나가 압도적으로 널리 쓰이면”이라는 판단 기준이 제시되어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동아일보 말뭉치에 나타난 사용 빈도만 놓고 본다면 이 규정이 잘못 적용된 것이다. 즉 손목시계보다 팔목시계가 압도적으로 사용되었으니까 ‘팔목시계’가 표준어가 되었어야 했다. 단수 표준어의 선정이 철저히 빈도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면 ‘팔목시계’처럼 억울한 단어는 없을 것이다. 이는 당시 표준어 선정 시점에서 정확한 빈도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80년대만 하더라도 말뭉치라는 개념도, 실제 구축된 말뭉치도 존재하기 않았기 때문에 어떤 단어의 빈도를 계산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한편 단수 표준어 규정 중 팔목시계와 손목시계 이외에 ‘팔뚝시계’가 존재했다는 점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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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에서 보듯이 1960년대 중반부터 1970년까지는 이상하게도 ‘손목시계’와 ‘팔목시계’의 빈도가 바닥을 치고 있다. 이 시기는 ‘팔뚝시계’가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팔뚝시계가 1960년대에 등장했을 것임은 놀랍게도 전산학을 전공하는 고려대학교 이도길 교수가 알려 주었다).

▲ ‘팔뚝시계’의 사용 시기 추정

팔뚝시계는 1970년대 이후 손목시계와 팔목시계에 밀려 사용 빈도가 급격히 낮아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1988년의 「표준어 규정」은 팔뚝시계만을 비표준어로 삼았어야 옳다. 「표준어 규정」과 관련하여 2011년 새롭게 표준어의 지위를 얻은 ‘짜장면’이 떠오른다. 짜장면은 가장 많이 사용되면서도 정작 외래어 표기법 규정에 따라 표준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자장면’만이 올바른 표기로 인정되어 왔다. 그래서 표준어 관련 문제에서 ‘자장면’과 ‘짜장면’은 많은 학생들을 괴롭히던 국어 문제 중 하나였다. 그러나 외래어 표기법 규정보다 현실의 사용 양상을 중시하기 시작하면서 2011년 ‘짜장면’이 ‘자장면’과 더불어 복수 표준어로 인정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팔목시계는 더욱 억울할 수밖에 없다. 봉지와 봉다리, 국수와 국시, 양상추와 양상치……. 어느 하나가 옳으냐 그르냐를 따지기 전에 해당 단어가 언중에게 얼마나 많이, 폭넓게 사용되는지를 정확히 조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을 객관적이고 엄밀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폭넓은 시기를 아우르는 대규모의 말뭉치가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단어의 다양성은 언중의 사용 여부를 떠나 보존될 가치가 있다. 언어의 다양성이 소멸하는 곳에 민족의 다양성도 소멸한다는 무서운 말을 읽은 적이 있다. 하나의 단어, 하나의 언어만을 고집하는 것은 언어 다양성, 민족 다양성의 침해라는 무서운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또 다른 팔목시계를 만들지 않도록 언어정책은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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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8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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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그리고 사람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상임대표·정재환 공동대표

스무 돌 맞은 한글문화연대의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한글문화연대가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한글문화연대는 우리말과 글을 소중하게 여기는 일반 시민들이 모여 만든 시민 단체다. 그동안 우리 말글을 아름답게 가꾸고 우리 말글살이의 잘못된 점을 바르게 바꿔 왔다. 특히 공공언어를 누구나 알기 쉬운 우리말로 바꿔 쓰자는 ‘쉬운 말 쓰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많은 성과를 거뒀다. 또 ‘한글날 공휴일 지정 운동’을 펼쳐 23년 만에 그 뜻을 이루기도 했다. 이건범 상임대표와 정재환 공동대표를 만나 한글문화연대가 그동안 걸어온 길,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들어 본다.

지난달 21일, 서울시 마포구 한글문화연대 20주년 행사장에서 이건범 상임대표와 정재환 공동대표(이하 이 대표, 정 대표)를 만났다. 한글문화연대는 2000년 2월 설립되어 쉬운 말 쓰기, 한글날 공휴일 지정 추진, 한글맞춤법 교실 운영, 초등교과서 한자 병기 반대 등 수많은 활동을 주도해 온 시민 단체다. 무엇보다 ‘공공기관의 모든 공문서는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는 국어기본법을 지키게끔 공공기관을 감시해 왔다. 특히 이 단체는 공공언어 중에서도 안전 용어만큼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쉬운 말이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스크린 도어’를 ‘안전문’으로, ‘자동제세동기’는 ‘자동심장충격기’로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대표는 한글문화연대를 모르는 사람이 아직도 많을 것이라고 했지만, 한글문화연대가 바꾼 쉽고 바른 우리말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이 대표: 지하철 안내 방송에서 ‘스크린도어가 열립니다.’라고 했었는데, 이제는 ‘안전문이 열립니다.’라고 바뀌었죠. 아직 다 바뀐 건 아니에요. 역마다 안내 방송 변경 절차가 달라서 서울시와 함께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글 문화연대는 정부나 언론 등이 사용하는 공공언어를 바르고 쉬운 말로 바꾸어 가는 일을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20주년의 소감을 물었지만, 두 사람 모두 기뻐하기보다는 한글문화연대가 해 온 일과 해야 할 일들을 설명하기 바쁘다. 두 대표의 우리말을 향한 사랑과 책임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20년간 진행해 온 수많은 사업들 중에서 두 대표에게는 어떤 것이 가장 기억에 남을까.

우리 말글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

▲ 이건범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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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대표 모두 ‘쉬운 말 쓰기 운동’을, 그중에서도 공공언어의 안전용어를 쉬운 말로 바꾼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한글문화연대는 안전용어만큼은 국민 누구나 알기 쉬운 말이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말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 안전용어만큼은 계속해서 쉬운 말로 바꾸어 갈 생각입니다. 특히 자동제세동기를 자동심장충격기로 바꾸는 운 동을 아주 열심히 했어요. 실제로 많은 곳에서 바꾸었고요. 2017년도에 안전용어를 쉬운 말로 고치는 데 힘을 쏟 아서 행정안전부에서 당시 공고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 후에 싱크홀도 땅 꺼짐으로 바꾸고요. 법률용어 중에도 바꿀 것이 많은데, 아직 그러지 못한 것은 몹시 아쉬워요. 20주년의 소감을 물었지만, 두 사람 모두 기뻐하기보다 는 한글문화연대가 해 온 일과 해야 할 일들을 설명하기 바쁘다. 두 대표의 우리말을 향한 사랑과 책임감이 고스 란히 전해진다. 20년간 진행해 온 수많은 사업들 중에서 두 대표에게는 어떤 것이 가장 기억에 남을까.

이 대표는 잊지 못할 일 가운데 하나로 한글 전용을 위헌 심판의 대상으로 삼은 ‘국어기본법 제3조 등 위헌 확인’ 사건을 들었다.

이 대표: 국어기본법에는 공문서의 한글 전용 규정이 있습니다. 한자를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이게 위헌이라며 위헌 심판을 청구했었어요. 2016년에 한글 전용은 정당하다고 합헌 판결이 났는데요. 그때 한글문화연대가 한글 전용은 정당하다고 논리적인 변론서를 쓰려고 애썼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쉬운 우리말로 바꾸려고 부단히 노력했지만, 이루지 못한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주민센터’다. 2007년부터 동사무소는 ‘동주민센터’로 명칭을 바꾸었는데, 한글문화연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민 접촉이 많은 공공기관에서 굳이 ‘센터’라는 외래어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할 수 없었다.

정 대표: 당시 맹렬하게 반대를 했지만, 정부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어요. 물론 우리의 노력은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이 밖에도 저는 ‘광화문 한글 현판 달기’를 이루지 못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가장 사진을 많이 찍는 곳이 광화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런데 정문에 걸린 한자 ‘光化門’은 어울리지도 않고 부끄럽 기 짝이 없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과학적이고 우수한 문자 ‘한글’ 보유국이라는 것을 왜 애써 숨기 려는 걸까요?

정 대표의 표정에서 진심 어린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공공 안전용어를 쉽게, 더 쉽게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 3.

한글문화연대를 이끄는 두 대표는 오늘날 우리 말글 사용 문제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두 대표는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무엇보다 영어 남용이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영어 능력이 떨어지는 국민은 알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면서 말이다.

이 대표: 며칠 전 뉴스를 보는데, 금융위원회의 고위직 공무원이 비상대책이라고 하면 될 걸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이라고 하더라고요. 뉴스나 신문에서 그 단어를 접한 국민 중 몇 명이나 그 말을 이해할까요? 자신들은 평 소에 사용하는 말이라고 썼을지 모르지만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특히 국민에게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공공기관의 고위공무원이라면 말이죠. 저는 그 사람이 자격 미달 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대표는 사람들이 우리말을 사랑한다고 말은 하지만 ‘말 따로 행동 따로’는 아닌지 되돌아볼 시점인 것 같다고 했다.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절실해

▲ 정재환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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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42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 3.

정 대표: 과거에는 기본적으로 우리말을 바르게 써야 한다든가, 우리말을 우선해서 써야 한다든가 하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언어 사용 원칙이나 규범 등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듯합니다. 이 점이 제일 걱 정스럽습니다.

한글문화연대는 처음 회원 50명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도 회원 수는 겨우 10배가 늘어난 정도에 불과하다며 외래어에 의존하지 않고 쉽고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우리 말글을 보존하려면, 더 많은 시민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두 대표는 목소리를 높인다. 또 국립국어원에는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받았으며 좋은 관계를 이어 왔다면서 감사의 인사도 남겼다. 물론 한글문화연대 대표들답게 건의 사항도 빼놓지 않았다.

이 대표: 국립국어원이 외국어를 다듬어서 새말을 만들고 있는데, 만드는 일에만 멈추지 말고 우리와 함께 힘을 모아 좀 더 적극적으로 알렸으면 좋겠어요. 이 대표는 잊지 못할 일 가운데 하나로 한글 전용을 위헌 심판의 대상으로 삼 은 ‘국어기본법 제3조 등 위헌 확인’ 사건을 들었다.

정 대표: 몇 년 사이에 비표준어를 표준어로 수용하는 데 너무 너그러워진 것 같아요. (웃음) 대중의 말과 요구가 시시각각 변하더라도, 국립국어원만큼은 국어정책 담당 기관으로서 굳건히 중심을 잡아 주면 좋겠어요.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상임대표와 정재환 공동대표의 마지막 말에는 든든한 우리 말글 지킴이다운 굳은 심지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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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고 재미있어진 ‘우리말 풀기’의 문제들을 풀어 보세요.한 달에 두 번 <쉼표, 마침표.>의 발행에 맞춰 문제가 바뀐답니다.

<쉼표, 마침표.> 기사 내용을 담은 문제들로 구성하였으니, 발행된 기사를 꼼꼼히 살펴봐 주세요!그럼 이제 더 자주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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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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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방법1. “우리말 풀기 참여하기” 를 눌러 주세요.2. 문제를 풀고, 답을 적어 주세요.3. 응모자의 이름과 연락처, 수신 동의(필수)를 입력해 주세요.4. ‘제출하기’를 누르면 끝!

·응모기간2020. 3. 10.~2020. 3. 24.

·당첨자 발표개인별로 알리고 “쉼표, 마침표.” 4월 호에 공고함

·선물당첨자 열 분께는 음료 교환권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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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8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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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주 차 <쉼표, 마침표.>도 여느 때처럼 유익한 기사들로 가득하답니다.실용적인 ‘바’의 띄어쓰기부터 사람 냄새 나는 한글문화연대 스무 돌 기념 인터뷰까지

이번에도 열심히 준비했으니 즐겁게 읽어 주세요.꼼꼼히 읽은 뒤 ‘우리말 풀기’에 참여하면 선물이 따라오는 것, 이젠 다들 알고 계시죠?

그럼 ‘우리말 풀기’ 출발해 볼까요?

우리말 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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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방법1. “우리말 풀기 참여하기” 를 눌러 주세요.2. 문제를 풀고, 답을 적어 주세요.3. 응모자의 이름과 연락처, 수신 동의(필수)를 입력해 주세요.4. ‘제출하기’를 누르면 끝!

·응모기간2020. 3. 24.~2020. 4. 7.

·당첨자 발표개인별로 알리고 “쉼표, 마침표.” 4월 호에 공고함

·선물당첨자 열 분께는 음료 교환권을 드립니다.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2020.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