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수단연구: 기원, 전개,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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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논총(제48권2호) 정책수단연구: 기원, 전개, 그리고 미래 * <目 次> Ⅰ. 서론 Ⅱ. 왜 정책수단연구가 필요한가? Ⅲ. 정책수단연구의 기원과 전개 Ⅳ. 정책수단연구의 미래 연구의제 Ⅴ. 결론 <요 약> 이 논문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정책수단 연구의 이론적, 실천적, 교육적 의 의를 제시하였고, 정책수단 연구의 기원과 발전과정 및 기존 연구의 한계를 이론적으로 분석하였다. 나아가 최근의 정책수단 연구가 극복해야할 과제로서 정책수단선택 이론의 개발과 검증, 수단조합문제의 해결, 그리고 정책수단분 , 거버넌스연구 및 조직분석의 통합을 제시하였다. 1970년대 이후 정책수단연구의 주류 패러다임을 형성한 도구주의적 관점은 1980년대에 이르러 정책수단선택에 대한 기술적 인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다 양한 비판에 직면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정책수단에 대한 처방적 조언은 여전 히 도구주의적 관점에 의존하고 있으며 도구주의와 반성적 시각들 간의 긴장 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러한 긴장을 해소하고 정책수단연구가 한 단계 진일보 하기 위해서는 정책수단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이 론의 개발과 그 이론의 검증을 위한 경험적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수단조합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정책수단의 분석단위와 분석수준에 대한 혼란을 제거 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적 접근이 필수적이며, 끝으로 보다 간접화하고 있는 현대 정부의 정책수단선택이 정책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정 책수단연구와 거버넌스연구, 그리고 조직분석이 통합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주제어: 도구주의, 정책수단선택 이론, 수단조합】 *** 본 논문은 2007년도 정부의 재원으로 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입니 (KRF-2007-321-B00185). ***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부교수([email protected]) *** 교신저자,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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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논총(제48권2호)

정책수단연구:

기원, 전개, 그리고 미래*

1) 전 영 한** 이 경 희****

<目 次>

Ⅰ. 서론

Ⅱ. 왜 정책수단연구가 필요한가?

Ⅲ. 정책수단연구의 기원과 전개

Ⅳ. 정책수단연구의 미래 연구의제

Ⅴ. 결론

<요 약>

이 논문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정책수단 연구의 이론적, 실천적, 교육적 의

의를 제시하였고, 정책수단 연구의 기원과 발전과정 및 기존 연구의 한계를

이론적으로 분석하였다. 나아가 최근의 정책수단 연구가 극복해야할 과제로서

정책수단선택 이론의 개발과 검증, 수단조합문제의 해결, 그리고 정책수단분

석, 거버넌스연구 및 조직분석의 통합을 제시하였다. 1970년대 이후 정책수단연구의 주류 패러다임을 형성한 도구주의적 관점은

1980년대에 이르러 정책수단선택에 대한 기술적 인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다

양한 비판에 직면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정책수단에 대한 처방적 조언은 여전

히 도구주의적 관점에 의존하고 있으며 도구주의와 반성적 시각들 간의 긴장

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러한 긴장을 해소하고 정책수단연구가 한 단계 진일보

하기 위해서는 정책수단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이

론의 개발과 그 이론의 검증을 위한 경험적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수단조합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정책수단의 분석단위와 분석수준에 대한 혼란을 제거

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적 접근이 필수적이며, 끝으로 보다 간접화하고 있는

현대 정부의 정책수단선택이 정책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정

책수단연구와 거버넌스연구, 그리고 조직분석이 통합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주제어: 도구주의, 정책수단선택 이론, 수단조합】

*** 본 논문은 2007년도 정부의 재원으로 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입니

다(KRF-2007-321-B00185). ***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부교수([email protected]) *** 교신저자,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email protected]) 논문접수일(2010.5.12), 게재확정일(20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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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 행정논총(제48권2호)

Ⅰ. 서 론

지난 십년간 국내외 행정학 및 정책학 연구에서 일어난 뚜렷한 변화의 흐름

중 하나는 정책수단연구(policy instruments research)에 대한 점증하는 관심이다

(see Salamon, 2002; Eliadis et al., 2005; Hood and Margetts, 2007; 노화준, 2007; 남궁근, 2008). 정부가 존재하면 정책수단도 존재하기 때문에 정책수단 자체가

새로운 연구대상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정책수단에 대한 학문적 분석의 역사도

짧지 않다. 그렇다면 왜 새삼스럽게 정책수단이 학자들과 정책결정자들에게 관

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가? 어떠한 이론적, 실천적 배경 때문에 최근 정책수단

연구가 주목받고 있는가? 기존 정책수단연구는 어떤 궤적을 밟아 발전하였으며, 그 한계는 무엇이었는가? 미래의 정책수단연구가 극복해야 할 핵심적 도전은

무엇인가? 이 논문에서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21세기 들어 가장 주목받은 정책수단에 관한 저작은 Lester Salamon이 편집한

“The Tools of Government (2002)"이다. 정책수단에 대한 백과사전적 지식을 소

개하고 있는 이 책에서 Salamon은 정책수단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이유를 정부

의 일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공무원에 의한 직접적 공

공서비스 전달이라는 전통적인 방식이 사라지고 있으며 보다 간접적인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점점 더 많은 현대 정부들에서 공공서비스는 공무원이

시민에게 직접 제공하는 양자적 관계의 틀을 벗어나서 기업과 비영리조직 등

다수의 비정부조직을 경유하는 복잡하고 간접적인 상호의존관계에 의존하여 제

공되고 있다. 이렇게 변화하는 정부의 일하는 방식은 다양한 형태로 구체화되는

데 그 다양한 형태를 가장 잘 표상하는 분석단위가 바로 정책수단이라는 것이

Salamon의 주장이다. 이러한 견해는 공공정책의 집행과 공공서비스 전달에 관심을 가진 많은 학자

와 실무자의 공감을 얻고 있다(see Eliadis et al., 2005). 변화하고 있는 행정현실

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개념적, 이론적 도구가 필요하며 정책수단이라는 렌

즈를 통하면 보다 나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는 기대가 모여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정책수단연구가 밟아온 궤적을 추적하다 보면 정책수단연

구의 잠재력을 실현시키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으며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에서는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우선 정책수단연구

의 의의를 이론적, 실천적, 교육적 차원에서 제시하고, 관련개념과 유형에 관한

기존의 논의를 검토하며, 수단연구의 기원과 전개에 대하여 고찰하고, 끝으로

미래 연구의제에 대해 전망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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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수단연구: 기원, 전개, 그리고 미래 ∙ 93

Ⅱ. 왜 정책수단연구가 필요한가?

최근 들어 정책수단연구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배

경은 이론적, 실천적, 교육적 차원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실천적

차원에서 정책수단연구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기존의 정책학 및 행정

학이 당면한 실천적 유용성의 위기 때문이다. 사회과학 전반에서 발견되는 이론

과 실제의 괴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응용학문으로서 행정학과 정책학

은 지식활용(knowledge utilization)의 문제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행정

학 교과서의 핵심내용인 조직, 인사, 예산관리를 현장에서 실행하고 있는 공무

원은 어느 행정조직을 막론하고 소수에 불과하며 정책학 교과서에서 배운 정책

과정이론이나 정책분석기법을 실무에 적용하는 공무원은 더욱 적다. 업무현장에

서 공무원들은 인허가를 내주고, 민간기업과 계약을 맺고 감독하며, 정부보조금

수혜자를 결정하고, 법규위반에 대한 신고포상금을 지급하며, 공공정보를 수집

하고 배포한다. 정작 이러한 정부와 공무원의 일상적 업무에 대해 행정학이나

정책학의 대부분 교과서는 그 작동방식이나 관리방법을 소개하지 않고 있다1). 물론, 기존의 행정학이나 정책학에서 정책수단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특히, 정책분석론은 주로 경제학의 도움을 받아 정책수단선택에 유

용한 지식을 제공하여 왔다(see Stokey and Zeckhauser, 1978; Weimer and Vining, 2005). 정책수단에 대한 경제학적 연구는 이론적 단순성과 연역적 논리의 우아

함에 힘입어 특정 정책수단의 선택이 자원배분의 효율성에 미치는 효과에 대하

여 심도있는 통찰을 제공하였다(Rhoads, 1985). 그러나, 경제학적 정책분석의 강

점인 이론적 단순성은 종종 실천적 유용성과 충돌하였다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실제의 정책현실에서는 시장과 정부 사이의 단순한 이분법적 선택보다는

보다 더 시장친화적인 정책수단과 보다 덜 그러한 수단 간의 선택이 대부분이

다. 또한, 정책결정자들은 경제적 효율성이외의 다양한 가치들을 염두에 두어야

하며, 정책수단의 설계뿐만 아니라 정책수단의 관리 또한 정책목표의 달성을 좌

우한다(Kettl, 1988; Moran et al., 2006). 이론적 통찰력에 버금가는 실천적 유용

성의 확보는 경제학적 정책분석이 여전히 극복해야 할 도전으로 남아있다. 관료조직의 구조와 관리과정에 보다 많은 분석의 초점을 두는 정통행정학적

접근들도 이점에서는 마찬가지이다. 정통행정학에서는 선출되지 않은 직업공무

원으로 구성된 관료제가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수행하는 역할에 대한 정치학

적 분석과 관료조직이 보유한 다양한 자원의 효과적인 관리방식에 초점을 두는

관리론적 분석이 연구의 큰 흐름이었다. 하지만, 양자 모두 정부가 보유한 인적,

1) 예외적인 교과서는 Levin et al., Public Administration: Challenges, Choices, Consequences, 1990, Glenview. IL: Scott, Foresman and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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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 자원을 정책목적 달성을 위해 전환하는 과정 그 자체의 특성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예컨대 조직, 인사, 재무행정은 행정수요에 대응하여 인

적, 물적 자원의 동원과 배치의 방법에는 관심을 가졌지만, 정작 그 자원을 산

출로 전환하는 규제, 보조금, 계약, 정보제공과 같은 공무원의 실제 업무기술에

대한 지식은 행정학체계의 허약한 부분(missing link)으로 남아있다. 이러한 실천적 유용성 논의는 행정학이나 정책학 교육과정에서 정책수단에

관한 교육의 공백이 갖는 문제점으로 연결된다. 행정학 및 정책학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목표는 공공부문에서 종사할 우수인력의 양성이다. 미래의 공공부문

인력을 위한 고등교육과정에서 취업후 수행하게 될 모든 업무에 대한 실무적

지식을 전수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실무에서 응용력을 발휘할 수 있는 휴

리스틱스(heuristics)의 교육은 필수적이다(Lynn, 1996). 그러나, 기존의 행정학과 정책학 교육과정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조직, 인사,

예산관리 혹은 정책과정 및 정책분석에 관한 교육이 이러한 휴리스틱스를 충분

히 전달하고 있는가는 의문이다. 정책학을 배웠다면 규제, 보조금, 금융 및 세제

지원, 바우쳐, 정보제공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주어진 정책목표와 환경적 조건

에 맞춰서 설계할 수 있는 분석능력을 구비해야 하고, 행정학을 배웠다면 설계

된 정책수단에 맞추어 정부의 인적, 물적 자원을 정책산출로 효과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관리지식을 갖춰야 한다. 이 점에서 최근 외국의 행정학교육 프로그램

에서 전통적 교과목체계를 탈피하여 위탁계약관리(contract management)와 같은

실무과목을 교과과정에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과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990년대 이후 행정학 교과과정에서 정부규제론 과목이 급격히 확산되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규제는 다양한 정책수단 중의 하나이며, 보다 종

합적인 정책수단설계 및 관리능력의 함양을 위해서는 보조금, 바우쳐 등 다른

정책수단에 대한 교육이 강화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정책수단연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세 번째 이유는 오늘날의 행정현

상을 보다 잘 이해하고자 하는 이론적 차원에서 제기된다. 행정학 및 정책학에

서 최근 가장 인기있는 개념은 거버넌스(governance)이다. 거버넌스 개념이 관심

을 모으는 이유는 최근 일어나고 있는 행정현실의 변화를 정부(government)라는

개념으로는 더 이상 적절히 기술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Frederickson, 2005). 즉, 정부에 소속된 공무원이 위계적인 명령, 통제방식에 따라 공공재를 생산하

는 전통적인 방식에 의한 행정이 감소하고 있고, 정부와 비정부기관 사이의 다

양한 협력관계를 기초로 공적 목표를 추구하는 새로운 형태의 행정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거번먼트(government)가 아닌 거버넌스(governance)는 새로운 개념이

필요해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개념과 함께 이루어지는 이론적 논의가 언제나 그렇듯이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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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수단연구: 기원, 전개, 그리고 미래 ∙ 95

존의 거버넌스 논의는 추상적이고 거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았다. 정책수단연구는 실증적 연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추상적 거버넌스 분석을 보

완할 수 있다. 많은 거버넌스 이론이 정부와 시장, 그리고 시민사회 사이의 관

계변화를 논의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양상, 원인과 결과에 대한 구체적 증거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아마 유일한, 연구전략은 구체적인 정책수단들의 선택

을 둘러싼 규칙적 패턴과 그 패턴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다.예컨대 Salamon(2002)은 지난 수십년 간 미국의 공공부문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경험적 실체는 정부직접생산과 규제와 같은 직접적 정책수단으로부터

위탁계약, 정부보험, 조세지출, 바우쳐, 거래권, 공공정보제공, 집단배상(tort liability) 등과 같은 간접적 정책수단으로의 변화임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변화의

패턴에 대해 뉴거버넌스(new governance)라는 개념을 부여하고 있다. 뉴거버넌스

가 왜 일어나는가 그리고 그 결과(consequences)는 무엇인가에 대한 이론적 질문

에 대한 해답은 정책수단에 대한 직접적 관찰로부터 얻어질 수 있다. 예컨대 정

부의 고등교육지원방식이 대학에 대한 보조금으로부터 대학생 학자금융자로 변

화하는 현상 등을 관찰하고 이러한 변화의 원인과 성과변수를 측정함으로써 교

육분야 거버넌스에 대한 경험적 지식의 축적이 가능하다. 물론, 정책수단연구가

현대 국가의 거버넌스를 이해하는데 모든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겠지만 이론과

현실을 연결시키는 유용한 통로로서 주목받을 가치가 충분하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Ⅲ. 정책수단연구의 기원과 전개

1. 정책수단의 개념과 유형

많은 정책수단 연구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정책수단개념의 구성요소는

다음과 같다(표1참조). 정책수단은 첫째, 의도적으로 고안된 기법(techniques) 혹은 기술(technologies)이며, 둘째, 정부 혹은 유사한 공적 행위자에 의해 활용되

고, 끝으로 정책목표의 달성 혹은 집합적 문제의 해결이라는 목적지향적

(goal-directed) 성격을 갖는다. 다른 논문에서 필자는 이러한 공통점에 입각하여

정책도구(policy tools)를2)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가 의도적으로 활용하는

2) 정책수단을 지칭하는 용어로는 정책수단(policy instruments)과 정책도구(policy tools)가

사용되어 왔다. 대체로 초기 문헌에서는 수단(instruments)이라는 표현이 도구(tools)라는 표현보다 많이 쓰여졌으나, 최근에는 후자를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예컨대

Salamon, 2002; Hood and Margetts, 2007). 그러나, 두 용어를 구별하여 개념적 차이를

지적한 전문가는 찾기 어려우며, 정책수단에 관한 최근 연구가 수록된 Eliadis 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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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 행정논총(제48권2호)

학자 정의

Schneider and

Ingram (1990)

개인이나 집단들이 공공정책에 부응한 결정을 내리거나 행동을 취하도록 유

도하기 위해 정부가 사용하는 개입수단 (means of intervention)

Schneider and

Ingram (1997)

공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정책대상집단의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의도를

가진 정책설계의 요소들(elements in policy design)

Vedung (1998) 정부가 사회변화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활용하는 기법(techniques)

Howlett and

Ramesh (2003)

정책집행을 위하여 정부가 사용가능한 실제 수단 및 장치(actual means

or devices)

Doern and Phidd

(1983)정책행위자가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모든 것

Salamon (2002)공적 문제를 접근하기 위하여 집합적 행동이 구조화되는 판별가능한 방법

(identifiable method)

Howlett (2005)국가권위의 활용 혹은 의도적 제한을 수반하는 거버넌스(governance) 기

수단”으로 정의한 바 있다(전영한, 2007b). 이 개념정의는 목표-수단관계를 부각

시키는 특징을 갖고 있으나 여러 한계를 갖고 있다.3)

<표 1> 정책도구의 개념정의

자료: 전영한(2007b)

정책수단의 유형분류(instrument typology)는 정책수단연구의 초기부터 많은 관

심을 받아온 연구주제이지만 또한 가장 논쟁적인 주제이기도 하다. 가까운 미래

에 특정 분류체계에 대해 연구자들의 의견이 수렴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분류체계를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체계적인 정책수단 분류모형 없이는 정책수단선택의 원인과 결과에 관한 보편

적 인과지식의 구축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정책 자체의 특성이 정

치를 결정짓는다는 명제를 제시하여 이후의 정책수단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

친 Lowi(1972)의 연구내용이 정책유형이론이었음은 우연이라고 볼 수 없다. 실천적 유용성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정책수단 분류모형은 정책분류모형보다

요구조건이 더 까다롭다. 좋은 정책수단 분류모형은 이론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만큼 단순성을 갖춰야하지만 동시에 정책결정자들에게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구체적이어야 한다. 시장과 정부를 대비시키는 이분법으로는 곤란한 것

이다. 또한 망라성(exhaustiveness), 상호배제성(mutual exclusiveness) 등은 모든 분

류법이 갖춰야 할 기본요건이다.

al.(2005)의 공저자들도 두 용어를 혼용하여 쓰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 논문에서도 두

용어를 큰 구별 없이 사용하고자 한다.

3) 이 개념정의가 갖는 한계에 대해서는 전영한(2007b)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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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수단연구: 기원, 전개, 그리고 미래 ∙ 97

정책수단 유형분류에는 또 다른 난제들도 있다. 정책수단의 혁신으로 인한

새로운 정책수단의 끊임없는 등장과 수단조합(instrument mix)의 존재가 그것이

다. Issalys(2005)가 정책수단의 “대폭발(big bang)"이라고 부를 만큼 지난 삼십년

간 정부가 활용하는 정책수단은 다양해졌다. 정책수단의 다양화는 기존 유형분

류체계의 적실성을 낮추는 동시에 그 분류체계에 근거한 정책수단선택이론의

설명력을 약화시킨다. 또한 실제 현실에서 목격되는 정책수단은 원형적

(prototypical) 형태로 존재하기보다 여러 수단이 결합되는 경우가 많다(Bressers and O'Toole, 2005). 정부규제의 집행을 돕기 위해 신고포상금이라는 유인적 수

단이 활용되기도 하고, 보조금지급의 실행을 위해 법적 의무조항이 만들어지기

도 한다. 담배에 섞인 인체유해성분의 표시의무는 담배제조업자에게는 이른바

몽둥이(sticks) 수단으로 규제로 볼 수 있지만 담배소비자에게는 지적 판단을 유

도하는 설교(sermons) 수단으로서 정보제공에 해당한다. 이러한 수단조합은 정책

수단의 다양성을 증가시키고 유형분류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표2에서 제시된 기존 정책수단 분류체계들은 이러한 어려움들에 상이한 방식

으로 대처해왔고 상이한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다.4) Kirschen et al.(1964)은 무

려 64개의 정책수단을 나열식으로 제시하였는데, 이를 기초로 보다 분석적 범주

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꾸준히 이어졌다. 예를 들면, 1980년대 정책집행 연구

자들인 Bardach(1980)와 McDonnell and Elmore(1987)는 각각 강제집행

(enforcement), 유도(inducement), 혜택제공(benefaction)의 세 정책수단유형과 명령

(mandates), 유도(inducements), 역량형성(capacity-building), 체제변화(system -changing)의 네 수단유형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명목적 범주에 기반한 유형모형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Hood(1986)의 NATO모형으로서, 그는 연결형(nodality), 재정형(treasure), 권위형(authority), 그리고 조직형(organization)으로 정책수단을

분류하였다. 명목적 범주 모형들은 망라성과 상호배제성 면에서 취약했기 때문에 1980년

대 후반부터는 연속적 차원에 기초한 분류모형의 개발에 관심이 모아졌다. Linder and Peters(1989)는 운영복잡성 등 8개의 분류차원을 제시하였고, Doern and Phidd(1983)와 Vedung(1998)은 강제성(coerciveness)을 기준으로 정책수단을

분류하였다. 특히, Vedung이 강제성의 정도에 따라 정책수단의 종류를 몽둥이

(sticks), 당근(carrots), 설교(sermons) 수단으로 비유한 것은 아마도 가장 널리 알

려진 분류일 것이다. Salamon(2002)은 특정한 정책수단분류모형은 제시하지 않

고 10여개에 달하는 정책수단을 명목범주로서 제시하고 있지만, 직접성, 강제성, 자동성, 가시성의 네 가지 분석적 차원에 따라 이들 정책수단의 정의적 특성을

파악하고 있다. 전영한(2007b)은 Vedung과 Salamon의 연구를 바탕으로 직접성과

4) 상세한 평가에 대해서는 전영한(2007b)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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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 행정논총(제48권2호)

학자 분류

Hood(1986)정보제공(nodality), 재정(treasure), 권위(authority), 조직

(organization)

Bardach(1980) 강제집행(enforcement), 유도(inducement), 혜택제공(benefaction)

McDonnel and

Elmore(1987)

명령(mandate), 유도(inducements), 역량형성(capacity-building),

체제변화(system-changing)

Linder and Peters

(1989)

운영복잡성, 공적 가시성, 사용자 적응성, 개입성, 상대적 비용, 실패가능

성, 대상정밀성, 시장의존성 등 8개 연속적 기준(continuums)에 의한 분

Doern and

Phidd(1983)

강제성 정도에 따른 설득(exhortation), 지출(expenditure), 규제

(regulation), 공적소유(public ownership) 등 4개 유형

Vedung (1998)강제성 정도에 따른 몽둥이(sticks), 당근(carrots), 설교(sermons) 등

3개 유형

전영한 (2007b)

강제성과 직접성 정도에 따른 직접규제, 간접규제, 직접유인, 간접유인 등

4개 유형 혹은 직접규제, 준직접규제, 간접규제, 직접유인, 준직접유인, 간

접유인, 직접정보, 준직접정보, 간접정보 등 9개 유형

강제성에 근거한 네 범주의 정책수단유형을 제시하였다.

<표 2> 정책도구의 유형분류 예시

자료: 전영한(2007b)에서 재구성

이러한 모든 유형화 혹은 범주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실 정책결정자가 정책

문제해결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의 다양함은 오로지 그들의 상상력에 의

해서만 제한될 뿐이다(Landry and Varone, 2005). 특히 명목적 범주를 제시하는

분류체계는 더욱 그렇다. 어쩌면 유형분류의 문제점은 정책수단 개념정의의 어

려움에서 비롯되는 것일 수도 있다. 정책수단의 명확한 정의를 통해 정책수단인

것과 아닌 것과의 경계를 한정짓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유형분류를 둘러싼 논

쟁은 오랜 시일이 흘렀건만 줄어들 기미가 없다. 예컨대, Salamon(2002)에 등장

하는 직접정부(direct government) 혹은 준정부조직이 정책수단인가에 의문을 제

시하는 이들도 있고, 바우쳐, 외부위탁(contracting out)과 규제, 보조금을 동일 분

석수준에서 분석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전문가들도 있으며, 자문위원

회와 같은 의사결정절차 및 성과관리기법과 같은 관리수단이 정책수단에 포함

되는가도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5).

5) Howlett(2003)은 정책수단을 실질적 수단과 절차적 수단으로 구분한 후 자문위원회 등

을 절차적 수단으로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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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수단연구: 기원, 전개, 그리고 미래 ∙ 99

2. 정책수단연구의 기원

대부분의 정책수단 연구자들은 정책수단연구에 대한 학문적 관심의 시초로

정치학자들인 Dahl and Lindblom의 Politics, Economics, and Welfare (1953)를 손

꼽는다. 이들은 영미식 정치경제체제와 대륙적 체제의 여러 정부들이 사용하는

사회경제적 기법을 소개하고, 이러한 기법들을 설득적(persuasive)-강제적

(compulsory) 기준 등 5가지 기준에 의해 분류하였다. 이러한 사회경제적 기법에

대한 기술, 분류, 설명은 정부활동의 범위와 목적에 대한 구조기능주의적 분석

을 위해 이루어졌다. Dahl과 Lindllom은 자신들의 분석결과를 정부개입의 상이

한 양식에 따른 정치경제체제별 비교성과에 대한 논의를 위해 활용하였다. 물론, 정책수단에 대한 초기 관심은 정치학자들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고 경

제학에서도 그 지적 연원을 더듬어 볼 수 있다. Pigou 등의 후생경제학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신고전파이론가들과는 달리 후생경제학자들은 완전경쟁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 즉 시장실패(market failure)가 존재하는 상황에 주목하였다. 후생경제학자들에게 시장실패는 정부개입의 논거가 되고, 일단 정부개입이 이론

적으로 정당화되면 그 다음 과제는 개입의 형태, 즉 구체적인 정책수단을 설계

하는 일이 된다. Pigou가 자연독점과 정보불완전성을 분석한 이후 후생경제학자

들은 시장실패의 유형을 차근차근 늘려갔고, 1980년대 이후 시장실패이론은 정

부실패이론의 발달과 결합되어 뒤에 상술하는 대로 후생경제학적 정책분석에

입각한 정책수단연구의 주류패러다임이 되었다. Lowi(1966; 1972) 역시 정책수단에 대해 관심을 보인 선구적 학자의 하나이

다. 정책연구자들에게 잘 알려진 대로, Lowi는 공공정책의 유형을 규제정책, 분배정책, 재분배정책, 구성정책 등으로 분류하였고, 각 정책유형별로 특징적인 정

치의 양상이 나타난다고 주장하였다. 후일 이 정책분류는 내적 일관성의 결여와

조작화의 어려움 때문에 비판을 받게 되지만, Lowi의 공헌은 정책분류체계의

타당성에 있지 않았다. Lowi의 정책유형분류가 갖는 중요한 이론적 명제는 “정책의 특성이 정치를 결정짓는다(policy determines politics)”이다. 다른 대부분의

정책연구자들이 공공정책을 결정과정의 정치적 성격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을 때 그는 인과관계의 순서를 바꾸어서 정책이 내재적으로 갖고

있는 특성이 정치의 양상을 결정짓는다고 생각하였다. Lowi의 명제는 이후 많

은 정책연구자들에게 정책수단 자체의 특성을 정책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

변수로서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이 점에서 Lowi이후의 모든 정책수단 연

구자들은 그가 남긴 지적 유산을 이어받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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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 행정논총(제48권2호)

3. 도구주의(instrumentalists) 패러다임의 발달

정책수단에 대한 초기 관심들 중 특히 후생경제학적 접근은 1970년대 이후

정책수단연구자들이 도구주의(instrumentalists)라고 부르는 지배적 패러다임을 형

성하였다6). 도구주의 패러다임은 정책수단을 정책설계의 기본요소로 이해하고

정책목적을 가장 잘 달성할 수 있는 도구적 합리성에 입각한 정책수단의 선택

을 강조한다(Allio et al., 1998). 도구주의의 주된 지적 원천은 물론 후생경제학

의 시장실패이론이다. 도구주의자들은 시장실패가 발생하여 완전경쟁에 도달할

수 없는 경우 주어진 시장실패 상황을 교정할 수 있는 일반적인 정책수단

(generic policy instruments)을 제시하고자 노력하였다. 그 대표적인 초기 문헌으

로는 Kirschen et al. (1964)의 연구가 있었고, 1980년대 쏟아져 나온 많은 정부규

제, 민간화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들 역시 정책수단연구의 관점에서 보면 도구주

의적 전통을 따른 정책수단연구로 간주된다(예컨대, Savas, 1987). 도구주의적 관

점은 학문적 시각으로 뿐만 아니라 정책분석가나 정책결정자들의 실무적 문헌

에서 정책수단을 이해하는 지배적 접근방법으로 자리잡아왔다. 따라서 후술할

여러 반론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도구주의 패러다임에 입각한 저작들은 정책분

석가(policy analysts)를 양성하는 실무교육과정에서 오늘날에도 많은 나라에서

광범위하게 읽혀지고 있다. Weimer and Vining(2005)의 Policy Analysis: Concepts and Practice는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Weimer and Vining(2005)에 의하면, 다양한 시장실패와 정부실패의 상황들은

정부개입의 논거(rationales)가 되며, 이러한 실패를 교정하기 위하여 정부는 몇

가지 활용가능한 일반적 정책수단을 갖고 있다. 그들이 제시하는 정책수단의 유

형은 시장의 형성을 위한 수단, 유인체계변화를 위한 세제 및 보조금수단, 규칙

확립을 통한 규제수단, 비시장기제를 통한 공공재의 공급수단, 보험과 쿠션을

통한 경제적 보호수단 등이다. 이들은 이러한 일반적 범주아래 옥션, 각종 세제

의 유형과 변형들, 바우쳐, 다양한 규제의 유형들, 민간위탁, 정부기업, 정부보험

등을 포함시켜 그 기능과 효과에 대한 후생경제학적 논거를 제시한다. 요컨대, 이들은 정책결정자가 참고할 수 있는 도구(선택)교범(instrument doctrines)을 제시

하고 있는데, 정부의 개입이 필요한 문제상황은 시장실패이론과 정부실패이론에

의해 유형별로 명세화되며, 일단 문제상황이 판별되면 그 문제를 해결하기에 적

합한 정책수단을 준비된 도구상자(toolkit)로부터 선택하여 사용하게 되는 것이

다. 도구주의 패러다임이 제시하는 도구교범은 때로는 특정 정책분야에 적용된

백과사전적 지침으로 이어지기도 하였는데 Sterner(2003)의 Policy Instruments for Environmental and Natural Resource Management는 환경정책분야의 대표적 사례

6) 도구주의(instrumentalists)라는 개념의 용례에 대해서는 Salamon and Lund(1989); Peters and van Nispen (1998)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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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수단연구: 기원, 전개, 그리고 미래 ∙ 101

이다. 정책수단에 대한 이러한 도구주의 패러다임은 정책수단의 분석과 선택을 합

리적이고, 기술적이며, 선형적인 활동으로 인식한다(Peters, 2002). 도구주의자들

은 각각의 정책수단들은 객관적으로 식별가능한 특성을 갖고 있고 이러한 특성

은 정책결정 참여자들에게 별다른 논쟁이 없이 수용된다고 간주한다. 도구주의

적 전통에서는 해결해야할 정책문제의 특성 역시 상대적으로 명확하게 정의될

수 있다고 보여지는데 여기서 문제와 해결책간의 연결, 즉 정책수단의 선택은

기본적으로 기술적 과정(technical process)으로 환원된다. 달리 표현하면 정책수

단선택은 주어진 문제의 유형과 그 문제유형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수단의 짝짓기(matching)로 간주된다.

4. 정책수단에 대한 정책집행연구와 공공선택론의 시각

1970년대에서 1980년대에 걸쳐 도구주의적 정책분석과 일면 유사해 보이나

실제로는 중요한 차이점을 갖는 두 가지 다른 지적 흐름이 등장하였으므로 이

들과 도구주의 패러다임의 관계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일부 정책집행연

구자들에 의한 정책수단분석이었고 다른 하나는 공공선택론이었다. 전자는 기본

적으로 정책수단선택을 기술적 과정으로 보고 도구(선택)교범을 제시할 수 있다

고 보는 점에서 도구주의 패러다임과 일치하지만 도구교범의 개발에 있어서 귀

납적 접근을 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고, 후자는 똑같이 경제학적 방법론을

채택한 연역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도구주의적 전통과 유사하지만 정책수단선택

에서 기술적 합리성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1970년대 Pressman and Wildavsky의 Implementation이 던진 충격 이후 정책채

택과 결과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라는 이른바 집행문제

(implementation problem)가 정책연구자들에게 새롭고도 중요한 퍼즐로 부각되었

다. 이러한 정책집행 연구자들 중 일부는 집행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전까

지의 정책이나 프로그램수준보다 보다 하위의 분석단위인 정책수단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Bardach, 1977; Salamon, 1981; Elmore, 1987). 정책집

행을 정책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책수단을 적용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이 연구

자들은 정책집행의 현장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정책수단들이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정책기능을 파악하여 도구(선택)교범을 제시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러한 귀

납적 특성은 일정한 가정으로부터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특정한 정책수단의 선

택이라는 도구(선택)교범을 도출하는 도구주의적 정책수단분석과 구별되는 점이

다. 그러나, 이들의 귀납적 접근은 다양한 정책유형 분류방식의 양산에 그쳐버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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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 행정논총(제48권2호)

다. 앞서 표2에서 제시된 대로 Bardach(1980)는 정부가 정책문제를 해결하기 위

해 사용할 수 있는 소수의 “전략(strategies)"을 갖고 있으며, 이 전략들은 정부가

가진 자원의 조합으로 구성된다고 주장하였다. Elmore 역시 정부의 자원에 따라

몇 가지 범주의 정책수단을 유형화하였다.7) 독창적인 아이디어의 제시에도 불

구하고 이들의 연구는 별다른 후속연구로 이어지지 못하였고 정책수단 유형론

과 정책수단선택이론의 연계에도 실패하였다(Peters and van Nispen, 1998). 비경

제학적 분석을 시도하고는 있지만 이들의 주장은 개별 정책수단 자체의 특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도구주의 패러다임과 다를 바 없었고, 정책수단선

택의 정치적 요인에는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점에서 도구주의에 대한

본격적 비판이나 반론으로 평가하기에는 미흡하다 하겠다. 반면 공공선택론자들은 경제학 방법론에 입각한 연역적 접근이라는 점에서는

도구주의 패러다임과 동일하다. 그러나, 공공선택론자들은 특정 정책수단의 선

택을 주어진 정책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을 찾는 기술적 과정으로

이해하는 도구주의적 전통에서 확연히 벗어나 있다. 공공선택론자들에게 정책수

단선택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관료와 정치인의 사익추구이며, 이들의

사익극대화 동기가 정부규제의 확산과 세금의 증가, 민간기업의 국유화와 같은

특정한 정책수단에 대한 선호를 낳게 된다(Buchanan et al., 1978). 일반인의 사

익추구와 마찬가지로 관료나 정치인은 예산증가를 통한 영향력확보 혹은 선거

에서의 승리와 같은 사익을 추구하며, 정치적 후원을 제공할 집단에게 지대를

제공하는 규제의 도입 등을 통해 이러한 사익추구를 실현한다는 것이다. 그러

나, 공공선택론자들의 이러한 주장은 충분한 경험적 증거에 의해 뒷받침된다고

보기 어렵다(Howelett and Ramesh, 2003). 뿐만 아니라 공공선택론자들은 분석대

상에 있어 재정지출증가 등 거시적으로 접근하거나 정부와 시장의 이분법과 같

은 단순한 이론적 설명을 제시하는 경향이 강하여 다양한 정책수단간의 미시적

인 선택에 대한 설명으로서는 약점이 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도구주의적 관

점에 대한 본격적 비판으로서 정치행정체제가 갖는 특유의 맥락적인 요인

(contextual factors)이 정책수단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다 귀납적이고 경험

적인 주장들이 등장하는데 아래에서 그에 대해 논의하겠다.

5. 도구주의 패러다임에 대한 비판

전통적인 도구주의적 정책수단분석에 대해 명시적으로 혹은 암시적으로 반론

을 제기한 정책수단 연구자들은 Linder and Peters(1987; 1989), Hood(1986), Doern and Phidd(1983)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정책수단연구에서 공통된 점은

7) Elmore의 접근법은 뒤에 Schneider and Ingram(1990)의 “민주적 정책결정”을 위한 정책

설계이론으로 정교화되었다 (Hood,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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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수단연구: 기원, 전개, 그리고 미래 ∙ 103

도구주의적 시각이 전제하는 정책수단선택모형의 비현실성에 대한 인식이다

(Howlett and Ramesh, 2003). 이들 연구자들은 도구적 합리성에 기초한 정책수단

선택은 이론적으로만 존재하는 신화라고 지적하면서 실제의 정책수단선택은 정

치적 요인을 위시한 다양한 결정요인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주장하였다. 다음에

서는 이들의 이론을 차례로 논의하면서 그 핵심적 주장에 대한 평가와 함의를

제시하겠다. Linder and Peters(1987; 1989)의 정책수단에 관한 연구는 Bobrow and

Dryzek(1987) 등의 연구와 함께 정책집행에 대한 설계적 시각(design perspective) 혹은 정책설계(policy design) 접근으로 불리우는 연구흐름 속에서 등장하였다. 이들은 한편으로는 도구주의적 전통을 계승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책

수단선택에 있어서 정치적 맥락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Linder and Peters는 정

책수단을 정책설계의 기본적 요소들로 파악하였고, 정책설계를 위한 처방적 모

형의 제시를 목표로 하였기 때문에 일변 도구주의적 전통을 이어받고 있다. 이들은 정책수단을 몇 개의 일반적 범주로 구분한 후에 수단선택의 일반적 기준

들에 입각하여 정책설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들이 제시한 정책

수단선택의 일반적 기준의 예를 몇 가지 들면, 자원집약성, 대상선택성, 정치적

위험도, 정부활동에 대한 제약(이데올로기적 원칙과 강제집행의 곤란도) 등이다. 정치적 위험도, 정부활동에 대한 제약과 같은 차원을 수단선택의 기준으로

제시하는 점이 시사하듯이, Linder and Peters의 주장은 정책수단 자체의 특성에

만 초점을 두었던 도구주의적 전통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있다. 이들은 정책수

단의 특성과 정책수단의 선택이 이루어지는 정치체제의 맥락적 특성을 동시에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모든 정책수단들이 기술적으로 상호 대체가능하

며 그 선택은 정치적 맥락에 달려있다고 전제한다(Howlett and Ramesh, 2003). 모든 정책수단들은 원칙적으로 주어진 문제의 해결에 적용가능하지만, 어떤 정

책수단은 다른 정책수단보다 보다 나은 성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책결정자와 관료들은 정책수단 자체의 특성 이외에 정치적 위험도

와 같은 맥락적 요인들을 정책단선택에서 고려해야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

다. Hood(1986)의 정책수단분석 역시 수단선택을 기술적 과정으로 보지 않는다.

Hood에게 있어서 정책수단의 선택을 결정짓는 변수는 정부가 보유한 자원과 활

용역량이다. 앞서 표2에서 제시된 바 있는 정책수단 유형분류에 근거하여 Hood는 정책결정자들이 정부가 보유한 자원을 가장 적게 소모하면서 정책대상집단

의 순응을 가장 잘 확보할 수 있는 정책수단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

다. 그가 분석대상으로 삼은 영국정부의 경우 정책문제해결을 위해 법적 권위

(authority)와 정보제공수단(nodality)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Hood는 이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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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 행정논총(제48권2호)

이 발생하는 이유를 권위나 정보와 같은 자원이 덜 소진적(less depletable)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한 번 사용한다고 해서 쉽게 소모되는 자원이 아니기 때

문에 정책결정자들이 자주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Hood는 정책

결정자들의 정책수단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서 이들이 과거에 그 수단

을 활용해 본 경험과 그에 기초한 학습이 중요하다고 보는 점이 독특하다. 캐나다의 Bruce Doern과 그의 동료들 역시 비슷한 시기에 정책수단선택을 기

술적 선택으로 보는 도구주의적 관점을 비판하는 이론을 제시하였다(Phidd and Doern, 1983). 이들은 정책수단에 따라 달라지는 강제성의 정도가 정책수단선택

을 결정에 있어서 중요하며, 일반적으로 현대정부는 처음에 가장 덜 강제적 수

단을 선호하고, 정부개입에 대한 저항을 극복하기 위하여 차츰 보다 강제적인

수단으로 이행해간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 이론은 최소국가를 선호하는 특

정한 정치문화와 맥락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일반이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Howlett, 1991). 또한 Woodside(1986)는 이 이론이 모든 정책수단이 정부에 의해

활용가능하다는 비현실적인 가정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현실의 정부들은 활

용가능한 정책수단의 범위에 있어서 심각한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Doern과 그 동료들의 이론은 정치적 요인의 중요성을 인정한다는 점에서는

Linder and Peters(1980) 및 Hood(1986)과 공통점이 많지만, 정책수단의 선택을

결정짓는 핵심변수로서 국가 및 시민사회의 주요 행위자들이 갖고 있는 이데올

로기적 선호를 강조한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고 하겠다.

Ⅳ. 정책수단연구의 미래 연구의제

앞서 살펴본 도구주의적 전통과 이견을 제시한 반성적 관점들간의 긴장관계

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1990년대 이후 도구주의 패러다임이 노출한 약점에

대한 이해는 확산되었으나 정책수단선택에 대한 많은 전문적 조언은 여전히 도

구주의적 시각을 따르고 있다(Peters and Van Nispen, 1998; Eliadis et al., 2005). 이러한 긴장관계는 획일적(one-size-fits-all) 접근-상황적(contingency) 접근, 개별도

구분석-도구결합분석, 합리모형-비합리모형, 계층제-네트워크, 설계중심적-관리중

심적 연구 등의 여러 차원에 걸쳐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전영한, 2007a). 여기서는 현 단계 정책수단 연구에 있어서 해결되지 않고 있는 연구의제로서 정

책수단선택 이론의 개발과 검증, 수단조합문제의 해결, 정책수단분석, 거버넌스

연구 및 조직분석의 통합 등 세 가지 논제에 집중하여 논의함으로써 정책수단

연구의 미래가 직면한 과제를 조망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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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수단연구: 기원, 전개, 그리고 미래 ∙ 105

1. 정책수단선택 이론의 개발과 검증

도구주의자들은 정책수단선택을 공학문제를 푸는 기술자의 선택처럼 기계적

인 과정으로 간주하였다. 도구상자에서 톱을 고를지 망치를 고를지의 선택은 어

디까지나 기술적 판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책결정자를 자신의 도구상자

(toolbox)에 대한 완벽한 지식을 소유하고 있는 장인으로 비유하는 것은 적절하

지 못하다. 기술적, 합리적 정책결정이 이루어지려면 정책목표와 정책수단이 모

두 잘 정의되어야하고 명확해야 한다. 현실의 정책목표는 다수연합(majority coalition)을 위한 정치적 타협의 필요성 때문에 모호해지고(Chun and Rainey, 2005), 정책수단 역시 망치나 톱과는 달리 사회적으로 구성된 상징적 의미를 갖

는다(Linder and Peters, 1998). 나아가 각 정책수단의 비용과 편익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이고 주관적이며 불확실하다. 불명확하게 정의된 정책목표와 불확실한 효

과를 가진 정책수단의 연결과정을 기술적 합리성이 지배하는 과정이라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실제의 정책수단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무엇인가? 지난

이십년간 연구자들은 이해관계(Peters, 2002), 이해집단 네트워크의 특성(Bressers, 1998; Bressers and O'Toole, 2005), 이데올로기와 사회규범(Phidd and Doern, 1983;, Peters, 2002; Ringeling, 2005), 정책유행(Van Nispen and Ringeling, 1998; Ringeling, 2005), 조직적 관습 혹은 관성(Peters, 2002; 문명재, 2008), 역사적 선

택 혹은 경로의존성(De Bruijin and Hufen, 1998; Landry and Varone, 2005; Peters, 2005), 정책학습 및 적응(Hood and Margetts, 2007; Macdonald, 2005), 국가적 집

행맥락(Howlett, 2005) 등 다양한 요인을 제시하였다.우선, 정책수단의 선택은 기존의 이해관계분포를 변화시키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특정 정책수단이 선택 혹은 배제된다. 정책수단선택은 결코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지 않다. 특정 정책수단의 선택으로 인해 누군가는 이득을 보고 또 다

른 누군가는 손해를 보게 된다. 이러한 정책수단의 정치경제적 함의는 왜 특정

수단이 다른 수단을 제치고 선택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경제적 이득과 손실

은 특히 정부규제에 관한 정치경제학적 문헌에서 정부규제의 도입 혹은 완화를

설명하는 중요한 변수로 강조된다(최병선, 1992). 동일한 맥락에서 교육바우쳐

도입에 대한 공립학교 교사들의 반대(Chubb and Moe, 1990), 공공서비스 민간위

탁에 대한 공무원노조의 반대(Savas, 1987), 식품바우쳐(food stamp)에 대한 농민

집단의 지지(Peters, 2002) 역시 경제적 이해득실을 근거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

다. 이데올로기 혹은 사회규범에 부합하기 때문에 특정 정책수단이 채택될 수도

있다. Phidd and Doern(1983)이 캐나다 사례에서 지적하듯이 국가와 시민사회의

관계에 대하여 최소국가를 지지하는 신념이 팽배한 사회에서는 규제보다는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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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 행정논총(제48권2호)

조금과 같은 덜 강제적이고 덜 개입적인(intrusive) 정책수단이 채택되는 경향이

있다. 뿐만 아니라 정책수단은 특정 이데올로기와 결부되어 정치적 정당성을 획

득하기도 한다. 이 경우 정책수단은 이념적 슬로건의 역할을 하며 그 자체가 목

적이 될 수도 있다(Ringeling, 2005). 예컨대 민간위탁(contracting out)의 확산이

신보수주의적 이데올로기의 확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어떤 연구자들은 민간위탁의 확산을 경제적 이해관계의 추구도, 이데올로기

적 선호의 결과도 아닌 단순한 정책유행(policy fashion)의 결과로 이해하기도 한

다. 직접정부(direct government)가 줄어들고 민간위탁이 늘어나는 이유는 그저

남들이 그렇게 하기 때문이거나 시대적 동향을 정책결정자들이 잘 알고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van Nispen and Ringeling, 1998). 정책

목표와 정책수단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한 불확실성이 클 때 이러한 모방적 동

형화(mimetic isomorphism, Dimaggio and Powell, 1983)의 발생가능성은 커진다. 신제도주의가 제시하는 제도적 동형화의 유형 중에서 전문적 규범의 역할을 강

조하는 규범적 동형화(normative isomorphism) 역시 정책수단의 채택과 배제를

설명할 수 있다. 예컨대 규제완화(deregulation)의 확산은 정책공동체에 존재하는

사회과학적 합의를 정책결정자들이 수용한 결과로(Derthick and Quirk, 1985), 또

바우쳐의 확산은 경제학자들이 제시한 이론적 아이디어를 정책실무가들이 채택

한 결과로 각각 이해할 수 있다. 한편, 특정 정책분야에서 전통적으로 특정 정책수단을 선호하거나 반복적으

로 선택하는 경향에 주목하는 일부 연구자들은 조직적 관습, 관성(inertia), 역사

적 선택에 따른 경로의존성, 정책학습 등의 요인이 정책수단선택에 작용한다는

주장을 제시한다. 관습적인 수단선택은 정책결정자들이나 관료들이 시간과 정보

의 제약이 존재하는 의사결정상황에서 특정 정책수단에 대해 친숙할 경우 일어

나게 된다(Peters and Van Nispen, 1998). 여기서 친숙하다는 의미는 두 가지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정책결정자나 관료들의 교육적, 직업적 배경

에서 유래하는 경우로서 법률가출신들이 규칙제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는 반면 경제학 혹은 정책학의 학문적 배경을 가진 관료들은 보조금, 바우쳐

등 시장유인적 수단에 친숙할 수 있다(Peters, 2002). 과거에 그 정책을 활용해

본 경험에 따른 지식의 축적, 즉 정책학습(policy learning)이 일어날 수도 있다. 앞서 논의한 대로 Hood(1986)는 영국정부의 사례를 들어 이러한 정책학습가설

을 제시하고 있다. 비록 정책학습의 개념을 언급하지는 않지만 Macdonald(2005)는 정책결정자나 관료들이 정책집행현장에서 이미 쓰여지고 있는 몇 가지 기본

적 정책수단을 새로운 용도에 맞추어 활용하는 현상에 주목한다. 마치 손기술이

좋은 사람이 스위스칼에 있는 서너개 도구들만 갖고도 어떤 일도 척척 해치우

는 것처럼 정책수단의 선택에서는 새로운 수단의 발명에 앞서서 이미 존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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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수단연구: 기원, 전개, 그리고 미래 ∙ 107

친숙한 수단의 “용도변경”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Macdonald의 관찰은

정책수단의 선택을 하향적인(top-down) 정책설계의 적용이 아니라 상향적인

(bottom-up) 적응(adaptation)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여지를 제시한다는 점에

서 흥미롭다. 정책수단선택에 있어서 정책학습의 개념이 맥락적 특성에 대한 적응을 부각

시키는 반면 수단선택의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을 지적하는 연구자들은 과

거의 역사적 선택이 미래의 선택의 범위를 제한하는 제약적 측면에 초점을 둔

다(문명재, 2008; Peters, 2005). 이렇게 정책수단의 선택을 제약하는 맥락적 요인

은 과거의 역사적 선택만이 아니며 국가별 정치행정체제의 전반적 특성

(Ringeling, 2005) 혹은 정책집행스타일(Howlett, 2005) 등 다양할 수 있다. 인과이론을 구성하려는 입장에서는 환경적, 맥락적 특성이 수단선택의 결정

요인이 되겠지만, 수단선택에 대한 조언을 제시하려는 처방적 입장에서는 환경

적, 맥락적 특성은 정책설계시 고려해야 할 상황조건(contingency)으로 간주될

수 있다. 정책수단선택에 대한 상황론적 접근(contingency approach)을 취하는 정

책분석가는 어떤 정책수단을 선택해야 하는가라는 정책결정자의 질문에 상황에

따라 다르다(it depends)라고 대답할 것이다. 모든 상황에서 우월한 단일한 정책

수단(one best tool)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황론적 시각의 핵심개념은 환

경적․맥락적 특성과 정책수단의 특성 사이의 적합성(goodness of fit)이다. 여기서

관건은 어떤 상황조건을 고려해야 하는가이다. 이 질문에 대해 Peters and Hoornbeeck(2005)는 정책문제의 특성을, Howlett(2005)은 행정역량의 수준과 정책

대상집단의 복잡성을, Peters(1998)는 공공관리역량을 제시한다. 어떤 주장이 타

당한지는 궁극적으로 경험적 연구에 의해서만 밝혀질 수 있다. 사실 경험적 연

구의 부족은 상황론적 접근뿐만 아니라 정책수단선택 연구 전반에 걸친 문제이

다. 정책수단선택에 관한 경험적 연구의 어려움은 통제집단을 두기 어렵다는 점,

윤리적 문제점, 수단채택 이전의 상황에 대한 데이터부족 등 정책연구가 일반적

으로 갖고 있는 문제점들과 일치한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비교연구와 같은 준실험적 연구설계를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국가별로

상이한 정책수단이 유사한 정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용되어 왔다는 점에 비

추어 국가비교연구는 매우 유망한 연구전략이라 하겠다. 국가간 맥락적 차이에

대한 신중한 검토와 적절한 사례선택이 이루어진다면 국가비교연구는 앞서 논

의한 많은 결정요인들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특정한 정책수단선택을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해 흥미롭고도 유용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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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 행정논총(제48권2호)

2. 수단조합 문제의 해결

수단조합(instrument mix) 문제는 동시에 사용되는 복수의 정책수단들 사이의

상호작용 때문에 발생하는 이론적 및 경험적 연구의 어려움을 의미한다. 과거

도구주의적 전통에서는 개별 정책수단들을 독립적으로 분석하였다. 그러나, 정책집행 현장에서 정책수단들은 단독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정부는 정책목표달성을 위해 하나의 수단이 아니라 복수의 다양한 수단을 동시

에 사용한다. 이러한 정책현실은 기존의 단일도구중심적 정책수단분석의 외적

정합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만약 수단조합의 존재가 예외적 현상이 아니

라 보편적인 현상이라면 정책수단선택의 성과분석은 매우 복잡하고 힘겨운 과

제가 된다. 특정 정책수단의 선택에 따른 독립적인 효과를 판별하기 어려울 뿐

만 아니라 복수의 정책수단 사이의 상호보완성 혹은 상충성 여부에 대한 연구

가 필요해진다. 예를 들면, van der Doelen(1998)은 동일한 정책목적을 위한 상이

한 정책수단 사이의 “주고받기(give-and-take)” 전략으로 상호보완성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Bressers and O'Toole(2005)은 정책수단선택 당시 예기하지

못한 상충적 효과의 발생을 우려한다. 이러한 수단조합 문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최근의 정책수단 문헌들이 공

유하는 중요한 특징이다(Eliadis et al., 2005; Bemelmans-Videc et al., 1998). 문명

재(2008)는 어떤 정책수단을 조합하는가에 따라서 정책목표달성 정도에 차이가

생길 수 있으며, 정책수단의 조합은 정책대상자의 규모와 성격, 정책분야의 특

징과 정치적 리스크, 정부의 기능에 대한 사회적 요구 수준, 그리고 경로의존성

과 맥락적 특성 등에 따라서 결정될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한편, Bressers and O'Toole(2005)은 수단조합의 퍼즐을 풀기 위하여 하향식(top-down) 정책설계의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고 정책현장의 관점에서 상향적(bottom-up)으로 분석할 것

을 권고한다. 현실세계에서 새로운 정책수단의 도입은 공백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동일한 정책대상집단에 대해 이미 작동중인 정책수단에 덧

붙여져서 도입된다. 따라서 정책현장의 관점에서 보면 어떤 하나의 정책수단의

효과는 동일 정책대상집단에 대한 기존의 정책수단을 모두 포함한 전체 수단조

합의 관점에서 분석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Bressers and O'Toole이 제

안하는 방법은 분석대상과 범위가 지나치게 확장될 가능성이 높아서 유용한 연

구전략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주장은 정책현장에

존재하는 수단조합의 존재를 의도적 혹은 비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연구자가 관

심을 가진 단일 정책수단에만 초점을 맞추어 분석하는 많은 기존의 연구가 갖

는 한계를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수단조합 문제는 일차적으로 정책수단선택의 원인과 결과에 관한 실

증적 연구를 시도하는 연구자들에게 극복하기 쉽지 않은 장애물이 된다.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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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수단연구: 기원, 전개, 그리고 미래 ∙ 109

유사한 도전에 직면하였던 정책집행연구의 전개과정이 보여주듯이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일반적이고 효율적인 연구전략을 개발하는 것은 무척 까다로운

과제가 될 것이다. 고려해야 할 정책수단 및 관련변수의 수가 너무 많아서 필요

한 자료의 양은 많고 연구자의 관리능력과 자원은 부족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

적으로 존재하는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정책수단의 선택과 결과에 대한

분석에 있어서 개별 연구자들이 수단조합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여 자신의 이론

적 모형을 구성해야 한다는 점은 명백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수단조합 문제가 정책수단연구에 주는 난제는 정책수단의

개념과 유형을 둘러싼 논의에서도 발견된다. 기본적으로 수단조합(instrument mix)의 개념은 그것이 병렬적 조합이든 순차적 조합이든 독립적인 분석단위를

갖고 동등한 분석수준에 있는 복수의 정책수단 사이의 결합을 의미한다. 하지

만, 정책수단의 개념정의와 유형분류체계에 관한 기존의 문헌은 정책수단분석에

있어서 명확한 분석단위와 분석수준을 설정하는데 심각한 약점을 노출하고 있

다. 예컨대, 법적 강제력이 있는 규칙을 의미하는 규제는 특정 법률, 그 법률내

의 특정 조항, 혹은 시행령의 특정 조항 등 다양한 수준에서 조작적 정의가 이

루어질 수 있으므로, 어떤 분석수준을 취하는가에 따라 규제의 수, 즉 분석단위

의 수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복수 규칙의 결합으로서의 규제 역시 수단조

합의 한 예이지만 더 복잡한 문제는 일반적으로 성격이 다른 정책수단으로 알

려져 있는 규제와 보조금, 정보제공 등이 결합될 때이다. 현대 정부에서 제정되

는 대부분의 법률은 강제적 규칙, 재정지원 근거조항, 정보제공 및 기술지원에

관한 조항을 모두 포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수단조합의 존재여부와 정도, 조합의 양상에 대한 기술적 분석(descriptive analysis)은 어떤 분석수준에서 관찰

하는가에 따라 역시 달라질 것이다. 여기서는 이러한 수단조합 문제에 대한 직접적 해결방법의 모색보다는 수단

조합 문제에 대한 이론적 진전의 실마리는 기본적으로 정책수단의 개념정의와

유형분류체계의 발전에서 찾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어떤 수단들이

결합되고 있는지, 또 이들이 동등한 분석수준에서 비교가능한 수단들인지 여부

에 대한 명확한 개념적 기초가 없다면 수단조합에 관한 분석적 연구는 사상누

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흔히 규제와 보조금을 대비시키기도 하지만 앞서 논의

한 바와 같이 보다 체계적인 정책수단의 개념정의와 유형분류에 대한 요구는

여전히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 분류체계의 발전이 없이 현실에 존재하는 다양한

정책수단 사이의 조합(mix)에 관한 지식이 축적되기를 기대하기는 곤란하다. 수단조합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분석수준과 분석단위의 혼란이라는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한 가지 개념적 접근은 정책수단을 물리적 기술

(physical technology)에 대비되는 사회적 기술(social technology)의 일종으로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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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 행정논총(제48권2호)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물리적 기술은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물질과

에너지를 어떤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변환하는 방법 혹은 디자인(design)으로

정의될 수 있다(Beinhocker, 2006). 마찬가지로 사회적 기술은 목표달성을 위해

사람, 돈, 정보 등 다양한 자원을 어떤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변환하는 방법

혹은 디자인이다. 이 개념적 접근이 연장선에서 정책수단은 정부가 활용하는 사

회적 기술이 되며,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가 인적, 물적, 법적, 정보

및 기타 자원을 어떤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변환하는 방법 혹은 디자인”으로 정의할 수 있다.8)

정책수단을 사회적 기술로 개념화하는 것이 어떻게 수단조합 문제의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만약 Beinhocker의 사회적 기술과 디자인에 관한 논의를

원용하여 정책수단을 분석한다면 정책수단은 구성요소(components)와 구조

(architecture)로 분석될 수 있는 사회적 기술로 이해할 수 있다. 마치 주택이 방, 배관, 창문이라는 구성요소를 갖고 있고 그 집의 구조는 이러한 요소의 결합으

로 결정되듯이, 정책수단은 소수의 일반적 구성요소(generic components)와 그 요

소의 결합방식인 구조에 의해 특징지어지는 디자인으로 간주할 수 있다. 이러한 개념화에 입각할 때 수단조합 분석의 기초가 되는 정책수단 유형분류

의 핵심과제는 정부가 정책목적을 위해 활용하는 사회적 기술의 기본적 구성요

소와 그 결합구조를 규명하는 것이 된다. 비유컨대 자동차라는 물리적 기술의

구성요소는 엔진, 연료, 도어(door) 등이며 이들을 결합하는 구조에 따라 8기통-디젤-4도어(door) 등으로 특정 자동차의 유형을 규정할 수 있다. 물론 자동차의

구성요소와 결합구조보다 정책수단의 그것은 훨씬 복잡하다. 자동차의 엔진, 연료 등에 비견될 정책수단의 기본적 구성요소는 무엇일까? 자원접근법(resource approach)을 지지하는 연구자들이 제시하는 대로 정부가 정책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활용하는 자원의 유형은 유력한 한 가지 구성요소가 될 수 있다. 자원이라

는 구성요소는 법적(강제적) 자원, 재정적 자원, 인적 자원 등의 세부유형을 가

질 수 있다. Salamon(2002)이 정책수단의 요소(elements)로 제시한 산출물

(products) 혹은 활동(activity), 산출물의 제공방식(vehicle) 등도 검토할 가치가 있

으며, 정책형성과 집행의 단계에서 관여하는 행위자의 역할을 조직화하는 방식

도 중요한 구성요소가 될 것이다. 정책수단을 이러한 구성요소와 결합구조를 갖는 인위적인 디자인으로 이해하

면 이론적으로 수많은 정책수단의 유형을 창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책수단

의 유형을 몇 가지로 제한하여 분류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가? 성공적 디자인의

8) 본래 인위적 설계 혹은 디자인적 속성에 초점을 두어 행정이나 정책을 개념화하고 학

문적 특성을 규정하는 방식은 실제로 행정학에서 제법 뿌리가 깊어서 Herbert Simon (1969)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몇몇 문헌에서 디자인과학(design science)로서 행정

학이나 정책학을 조망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그다지 주목받지는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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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수단연구: 기원, 전개, 그리고 미래 ∙ 111

발견과정에 관한 진화론적 시각은 이 질문에 한 가지 해답을 줄 수 있다. 정책

수단의 다양성은 요소의 혁신과 새로운 결합방식, 즉 구조의 혁신에 따라 증가

한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수단의 유형 중 현실에서

실용화되는 것은 극히 소수이다. 구성요소의 결합에 의해 상상가능한 수많은 이

론적 정책수단 중 실제로는 소수의 정책수단만이 살아남는 것에 대해

Beinhocker(2006)의 사회적 기술의 발달과정에 관한 진화론적 관점은 유용한 시

사점을 제시한다. 모든 사회적 기술은 시행착오를 통해 성공적인 디자인을 발견

하는 진화과정을 겪는다. 여러 디자인중 성공적인 디자인은 살아남아 반복, 확산의 경로를 밟지만 성공적이지 못한 디자인은 도태되고, 종국에는 특정한 목적

과 환경에 적합한 디자인만 존재한다. 비록 시론적 수준의 논의이지만 이러한 접근은 수단조합(instrument mix) 문제

의 근원인 개별 정책수단의 개념적 모호성을 줄이는데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 만약 정책수단의 구성요소와 결합구조에 대한 연구가 진척되어 정책수단의 분

석수준과 분석단위에 대한 연구자 공동체의 합의가 확장된다면 진화적 선택과

정을 거쳐서 정책현실에서 발견되는 소수의 정책수단 사이의 조합에 초점을 둔

보다 생산적이고 적실성 있는 정책수단연구가 가능할 것이다.

3. 정책수단분석, 거버넌스연구, 그리고 조직관리연구의 통합

고전적인 정책수단연구는 계층제에 의해 조직화된 정부에 의한 정책수단 활

용을 전제하였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대로 점점 더 현대정부들은 민간의 제3자를 통해 정책을 수행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Salamon(2002)은 이러한 경향

을 신국정관리(new governance)라고 부르며 제3자(third parties)를 통한 이러한

방식이 현대정부의 정책수단선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흐름이라고 강조하며, Eliadis et al. (2005)은 이러한 정책수단선택의 변화는 종래의 정책수단연구가 거

버넌스적 관점을 수용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한다. Howlett (2005)과

Bressers and O'Toole (2005)과 같은 연구자들은 이와같은 비정부행위자들에 의해

운용되는 새로운 정책수단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이들은 명령과 통제와 같은

전통적인 수직적 수단(vertical tools) 보다는 협상과 타협, 파트너쉽 형성과 같은

수평적 수단(horizontal tools)으로의 전환과정이 현대 정부가 일하는 방식을 이해

하고 처방함에 있어 핵심적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제도적, 조직적 차원의 변화가 정책수단연구에 주는 과제는 무엇일

까? Salamon(2002)이 직접성의 차원이라고 명명한 이 차원의 다양성이 정책수단

의 특성과 정책성과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불과 십여년 전에

Vedung(1998)이 주장한 것과 같은 조직간 관계가 정책수단분석의 핵심주제가

아니라는 탈제도적(institution-free) 혹은 탈조직적(organization-free) 견해는 최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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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 행정논총(제48권2호)

정책수단문헌에서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정

책수단연구자들에게 보다 복잡하고 힘겨운 연구과제를 제시한다. 기존의 정책수

단연구에서 조직간 관계와 그에 따른 관리적 함의는 다른 연구자의 몫으로 제

외해도 좋았지만, 향후에는 조직론적 분석과 정책수단분석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책수단연구에 있어서 직접성-간접성 차원에 대한 분석이 핵심 주제

로 부상하는 것은 행정학과 정책학의 접점이 추구됨을 시사하는 것으로서 오늘

날 행정학이 당면한 전문화와 파편화의 함정(specialization and fragmentation trap)을 벗어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바람직한 연구방향이기도 하다. 돌이켜보면 정책

분석에서 조직분석이 활발해진 계기는 1970년대 집행연구로 거슬러 올라간다. O'Toole(2000)에 따르면 오늘날 집행연구의 후신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연구흐

름 중 하나는 공사부문간 협력에 의한 공공서비스전달에 대한 네트워크분석이

다. 특히, 민간위탁에 관한 최근의 연구들은 지난 이십년간 그 활용이 점증하고

있는 이 정책수단에 대한 평가와 활용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전통적인 정책수

단분석 뿐만 아니라 집행구조(implementation structure)에 대한 조직론적 분석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see Friedman, 2006). 보다 간접화하고 보

다 다양한 정부와 민간의 조직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정책수단의 확산은 정책

수단연구자들에게 이해관계의 충돌과 정보불완전성 등 새로운 관리상의 도전에

걸맞는 지식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공공관리에 대한 연구와 정책수단에 관한 연구의 통합은 정책수단들이 적절

한 관리 없이는 효과적일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정책수단연구의 중

요한 미래 연구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공공관리에 관한 연구결과의 양상

은 도구주의적 전통에서 제안된 수단선택의 일반적인 내용과 상반된 경향을 보

인다. 즉, 간접화된 정부가 성과가 더 좋을 것이라는 도구주의적 교범과는 달리

상당수의 경험적 연구결과는 이를 지지하지 않는다(see Hodge, 1999). 이러한 연

구결과는 정책수단의 채택과 정책성과 간의 연결에 있어서 정책수단의 운용을

맡은 집행조직이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냄을 재확인 시켜준다. 정책수단분석이

정책성과를 설명하고 정책처방을 제시하는데 도움을 주려면 조직간 관계와 같

은 조직환경분석 및 조직역량과 같은 집행조직 내부요인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

이라는 의미이다.

V. 결 론

정책수단연구는 기본적으로 실천적 지향을 갖는다. 정책수단에 관한 지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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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수단연구: 기원, 전개, 그리고 미래 ∙ 113

축적이 정책문제의 해결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가 정책수단 연구의 의

의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비록 그 기원은 오래되었지만 과거의 정

책수단 연구는 이 기준을 충족시키는 데 그리 성공적이지 못하였다. 특히, 우리

나라의 경우 아직 기초적인 연구도 미비한 상황으로 기술적(descriptive) 지식도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그나마 많지 않은 연구들은 규제와 민간위탁, 준정부조

직에 대한 탐구에 집중되어 있고 보조금과 같은 그 외 정책수단은 그 현황조차

파악하기 쉽지 않다(김준기, 2007 참조). 만약 정책수단에 대한 창조적이고 체계

적인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서 그 다음 단계로의 진전이 일어난다면 이

논문에서 제시한 몇 가지 연구의제들에 대한 성공적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보다 나은 정부성과를 보다 적은 비용과 보다 강한 책임성하에 달성할 수

있도록 정책수단을 연구해온 정책학자와 조직관리를 연구해온 행정학자들이 두

지식을 얼마나 잘 통합시키는가가 이 분야 지식발전의 관건이 될 것이다(see Salamon, 2002). 이러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게 된다면 정책수단 연구는

지금보다 좀 더 그 존재의 의의를 강하게 주장할 수 있는 연구영역으로 한 걸

음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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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 행정논총(제48권2호)

Abstract

Research on Policy Instruments:

Origin, Development, and Future

Young Han Chun Kyung Hee Lee

For the last decade, policy instruments have been a topic of increasing interest for the students of public administration and public policy. This article assesses the state of the field by considering such questions as what the main reasons for this recent emergence of policy instrument research are, what the similarities and differences between first-generation studies and the recent second-generation studies are, and what major challenges are out there for current research on policy instruments.

This article argues that the growing interest in policy instrument research is based on theoretical, practical, and educational motivations. Current works on policy instruments differ from previous ones primarily in terms of their adoption of non-instrumentalist views, while the instrumentalist view still continues to enjoy a paradigmatic status. To hold more relevance for the theory and practice of public administration and policy implementation, second-generation researchers of policy instruments need more and better work on developing and testing instrument choice theories, solving the "instrument-mix" problem, and integrating instrument research with governance studies and organizational analysis.

【Key words: instrumentalists, theory of policy instrument choice, instrument mi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