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1) 왜 금리인상을 하나? 인플레도 없는데… · 이미 장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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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1) 왜 금리인상을 하나? 인플레도 없는데… [SK Equity Strategy] SK Strategist. 3773-8555/[email protected] 돈이 실물로 들어가면 인플레가 생기지만, 금융으로 들어가면 버블이 생긴다. 실물시장은 차갑지만, 금융시장은 뜨겁다. 펀더멘탈은 약하고 실수요자들은 아직 보이지도 않는데, 위험자산(주택/주식)은 이미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연준이 우려하는 것은 인플레가 아니라 버블이다. 버블을 억누르려는 액션이 나올 때마다 시장은 흔들리고 어지럽겠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연준의 금리인상 의도를 꿰뚫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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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금리인상 (1) 왜 금리인상을 하나? 인플레도 없는데… · 이미 장기간 테일러준칙 예상 금리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확장적 통화정책을

금리인상 (1)왜 금리인상을 하나? 인플레도 없는데…

[SK Equity Strategy]

SK Strategist. 이 은 택 3773-8555/[email protected]

돈이 실물로 들어가면 인플레가 생기지만, 금융으로 들어가면 버블이 생긴다.

실물시장은 차갑지만, 금융시장은 뜨겁다. 펀더멘탈은 약하고 실수요자들은 아직 보이지도 않는데, 위험자산(주택/주식)은 이미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연준이 우려하는 것은 인플레가 아니라 버블이다.

버블을 억누르려는 액션이 나올 때마다 시장은 흔들리고 어지럽겠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연준의 금리인상 의도를 꿰뚫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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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전략

1

기승전결: 옐런, 연내 금리인상을 말하다

7월 FOMC는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더 강하게 피력했다

1.5

1.7

1.9

2.1

2.3

2.5

2.7

2.9

3.1

3.3

2013 2014 2015

US Generic Govt 10 Year Yield

-1.0

-0.5

0.0

0.5

1.0

1.5

2.0

2.5

3.0

2013 2014 2015

US Breakeven 10 Year

Adjusted inflat ion premium

테이퍼링

(버냉키 쇼크) 긴축 반영

원자재

하락

금리

분해

자료: Bloomberg, SK증권

7월 FOMC에서는 금리인상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성명서가 발표되었다. FOMC 위원들은 성명를 통해

서 ‘경제 활동이 최근 수개월 동안 완만하게(moderately) 확장되고 있으며, 노동시장에서는 견조한(solid)

일자리 증가가 나타나고 실업률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전보다 경기에 대한 평가를 한

단계 강화한 것으로 올해 안에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보다 강한 어조로 피력했다. 다만 고용시

장에서 약간의 추가 개선이 나타나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즉, 최근 유가 하락과 강달러 현상이 올해

초와 같이 고용에 악영향을 미쳤는지 여부에 따라 금리인상 시점이 9월이냐, 12월이냐 정도의 선택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지금 미국은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일까? 금리인상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고민하기 전에,

왜 연준이 금리 인상을 하려 하는지 먼저 고민해보면 새로운 투자 전략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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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전략

/ 02-

2

기승전결: 금리인상을 할 만큼 충분히 튼튼한가?

미국은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실질 성장률은 그것을 하회하는 부진한 상황

0

2,000

4,000

6,000

8,000

10,000

12,000

14,000

16,000

18,000

1950 1955 1960 1965 1970 1975 1980 1985 1990 1995 2000 2005 2010 2015

Real Potential Gross Domestic Product (bn $)

Real Gross Domestic Product (bn $)

자료: FRED, Bloomberg, SK증권

미국 Fed가 올해 9월이나 12월에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일각에서는 금리인상

시기가 아예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시장에 존재한다. 실제로 일부 비둘기적 성향의 FOMC

위원들은 금리인상 시점을 늦춰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FOMC위원 중 대표적 비둘기파로 꼽히는 찰스 에반스 시카고 Fed총재는 최근까지도 내년 중순까지는

금리를 인상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유는 유럽과 중국, 신흥시장의 리스크가 남아있고, 미

국 경제상황 역시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역시 미국 1분

기 경기 부진이 일시적인 것이라면 지금쯤은 벌써 소비지출 반등이 일어났을 것이라면서, 2분기가 끝났

지만 그런 조짐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실제로 경제데이터를 보면 과거 금리인상이 시작되었던 시점에 비해, 현재 경기회복 수준은 매우 미

약하다. 실업률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데이터가 과거 첫 금리인상이 단행되었던 시기에 비해 매우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부진한 실물 경제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FOMC위원들과 Fed가

금리를 인상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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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전략

3

1980년 이후 과거 첫 금리인상이 단행되었던 때의 경제 데이터와 지금을 비교한 것이다. 실업률을 제외

하고 대부분의 데이터가 과거 첫 금리인상이 단행되었던 시기에 비해 현저하게 부진한(낮은) 수준이다.

실업률: 양호 물가: 낮음

4.0

4.5

5.0

5.5

6.0

6.5

7.0

7.5

T-12 T-6 T T+6 T+12 T+18 T+24

US Unemployment Rate

2015년

평균

-1.0

0.0

1.0

2.0

3.0

4.0

5.0

T-12 T-6 T T+6 T+12 T+18 T+24

US CPI Urban Consumers YoY

2015년

평균

소비: 부진 설비가동률: 유사

0.0

0.5

1.0

1.5

2.0

2.5

3.0

3.5

T-12 T-6 T T+6 T+12 T+18 T+24

US Personal Consumption

2015년

평균

76

77

78

79

80

81

82

83

T-12 T-6 T T+6 T+12 T+18 T+24

US Capacity Utilization

2015년

평균

선행지수: 유사 내구재주문: 부진

-0.6

-0.4

-0.2

0.0

0.2

0.4

0.6

0.8

1.0

T-12 T-6 T T+6 T+12 T+18 T+24

US Leading Indicator

2015년

평균

-10

-5

0

5

10

15

T-12 T-6 T T+6 T+12 T+18 T+24

US Durable Goods New Orders

2015년

평균

주: 평균치는 1980년 이후 첫 금리읶상 시기 데이터 평균을 의미 (1983, 1986, 1994, 1999, 2004년 금리읶상시기 데이터)

2015년은 9월을 금리읶상 예상시기로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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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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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승전결: 옐런과 Fed가 걱정하는 것은 버블!

이미 장기간 테일러준칙 예상 금리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확장적 통화정책을 고수했다

-4.0

-2.0

0.0

2.0

4.0

6.0

8.0

10.0

12.0

1985 1990 1995 2000 2005 2010 2015

Fed금리-테읷러룰

FED금리

테읷러준칙 예상

QE를 통해

실질금리

마이너스 유도

제로금리

장기간 유지+

그린스펀의

주택버블

자료: Bloomberg, SK증권

낮은 금리와 완화적 통화정책은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인플레이션이나

버블을 양산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면도 있다. 화폐 발행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의 대표적인 사례가 1920

년대 바이마르 공화국(현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이다. 당시 독일은 전쟁배상금 지불 등의 이유로 마

르크화를 지나치게 많이 발행했고, 이것이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만들었다. 제로금리와 QE정책이 발표되

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인플레를 걱정했다. 하지만 지금 인플레는커녕 여전히 디플레 공포에서 허우적대

고 있다.

돈이 실물시장으로 들어가면 인플레이션이 생기지만, 실물이 아닌 금융시장으로 드어가면 버블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예가 2000년대 초반 그린스펀 버블인데, 지나치게 낮은 금리(테일러룰보다 낮은 금

리를 장기간 유지)는 주택버블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추후에 다시 분석하겠지만, 현재 제로금리와 QE를 통해 풀린 막대한 자금은 실물시장으론 거의 들어가

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다르다. 금융자산 중 규모가 가장 큰 위험자산인 주택시장과 주식시장

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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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전략

5

주택가격 버블 조정이 완료되기도 전에 다시 시작되는 주택가격 상승세

60

80

100

120

140

160

180

200

1890 1900 1910 1920 1930 1940 1950 1960 1970 1980 1990 2000 2010 2020

Real home price index저평가 구간

주택 버블 형성

?

자료: Robert J. Shiller, SK증권

먼저 주택시장이다. 위의 차트는 물가를 감안한 ‘실질 주택 가격’을 그린 것이다. 주택도 소비자들이 소비

하는 재화의 하나라면, 장기적으로는 물가 궤적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데

2000년 들어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데, 모기지 사태를 불러온 주택 버블이 형성되는 과정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최근 움직임이다. 금융위기로 주택시장의 버블은 상당히 경감되었으나, 장기 차트로

봤을 때 조정이 충분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게다가 최근 주택가격 반등 폭도 상당히 가파르다. 더 이상한

것은 주택 실수요자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라는 것이다. 미국 국민의 자가보유 비율은 조사가 시작된

1980년 이후 최저이다. 이런 현상은 QE를 시행했던 영국에서도 나타난다.

영국 부동산 가격 미국 국민의 자가 보유비율

40

60

80

100

120

140

160

180

200

1991 1996 2001 2006 2011 2016

House Price: UK

영국 주택시장은 미국보다

더 심한데, 07년 고점을

돌파했다

63.5

62

64

66

68

70

1980 1985 1990 1995 2000 2005 2010 2015

Homeownership Rate (United States, %)

1965년 이후 최저치:

아직 실수요는 시작도

안했는데, 주택가격은?

자료: Bloomberg, SK증권

자료: Fred, SK증권

20

40

80

160

320

1950 1960 1970 1980 1990 2000 2010

CPI

Home price index

50년간 동행

버블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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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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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미국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이미 IT버블과 대공황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25.2

4.8

32.6

5.6

23.9

6.7

44.2

13.3

27.1

0

5

10

15

20

25

30

35

40

45

50

1880 1890 1900 1910 1920 1930 1940 1950 1960 1970 1980 1990 2000 2010

S&P500 CAPE(PER)

평균: 16.6배

자료: Robert J. Shiller, SK증권

주식 시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주택의 예와 같이 2009년 금융위기로 주가가 붕괴되며 상당부분 버블이

해소되었지만, PER 바닥의 수준은 과거에 비해 너무 높다. 2009년 저점인 13.3배는 과거 135년간의 평

균인 16.6배와 큰 차이가 없다. 게다가 지금 미국증시의 PER은 27.1배로 대공황(1929년)과 IT버블

(2000 년)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펀더멘탈이라고 할 수 있는 현재의 경제와 기업이익을 생각

하면 PER은 지나치게 높아 보인다. 게다가 미국 연기금과 가계 주식자산 비중은 아직도 매우 낮다. 이

들이 아직 본격적으로 주식매입에 나서지도 않았다는 뜻이다.

미국 연기금의 자산배분 미국 가계의 자산배분

0%

20%

40%

60%

80%

100%

1990 2000 2005 2010

US pension fund asset allocation

Other

Cash

Fixedincome

Equities

0%

20%

40%

60%

80%

100%

1960

1965

1970

1975

1980

1985

1990

1995

2000

2005

2010

US households asset allocation

Other

Cash

Fixedincome

Equities

자료: Pensions & investments annual plan sponsor, SK증권

자료: McKinsey Global Institute, SK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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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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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실물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지만, 반대로 금융시장은 너무나 뜨겁다.

위험자산인 주택/주식 시장이 이 정도로 뜨거운데, 동시에 안전자산인 채권 시장도 초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마디로 금융시장 모든 자산들이 뜨겁다(원자재/이머징자산은 하락하고 있지만, 전체 금융시장에

서 이들이 차지하는 규모는 매우 작다). 연준도 버블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읷부 업종의 밸류에이션을 분석해보면 상당히 과도해 보읶다. 특히 소셜미디어와 바이오테크 업종에 속한

소규모 기업들의 경우가 그렇다” – 옐런, 2014년 7월 상원 청문회 발언

“읷부 자산에서 위험을 감수하려는(risk-taking) 투자자들의 모습이 늘어나는 신호가 있다. 읷부 업종은 향

후 추정 이익대비 주가 비율이 역사적 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 Fed,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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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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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기승전결: Fed의 버블을 이용하는 전략

Fed의 버블을 억제하려는 시도는 투자자들에게 고통스럽지만, 장기적으로는 활용할 수 있는 기회이다

80

100

120

140

160

180

200

220

240

2012 2013 2014 2015 2016

MSCI WORLD(선짂국)

S&P500 BIOTECH

NASDAQ COMPOSITE

버블이 형성되고 있는 곳을

노리는 전략 (원화 환산 수익률)

자료: Thomson Reuters, SK증권

결론적으로 Fed의 금리인상은 단순한 경기반영보다는, 버블 확대를 우려한 것으로 판단한다.

그럼 버블을 피해야 할 때일까? 그렇지 않다. 투자자 입장에서 지금은 버블을 피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버블을 즐겨야 할 때이다. 옐런의 말대로 아직 버블이 심각한 단계는 아니며, 오히려 향후 경제가 좋아

지면서 더 확대될 가능성이 더 크기 대문이다. 물론 버블을 사전에 막을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부진한 경제 상황을 봤을 때, 버블을 잡기 위해 강한 긴축을 선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Fed가 원하는 것은 경제를 성장할 수 있게 부양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되, 버블이 너무 빨리 커지는 것을

제어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Fed가 이런 전략이 가지고 있다면, 투자자들도 이를 이용하여 투자에 나설 수 있다. 때때로 버블을 억제

하기 위한 Fed의 액션으로 시장의 흔들림은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버블은 다시 조심씩 커갈 것이

다. 지금과 같이 거친 단기 조정이 나타나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힘든 일이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생각

할 필요가 있다. 향후에도 선진국 증시/부동산 그리고 바이오/소셜네트워크 등 기술주 등 버블이 유입되

는 징후가 보이는 자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