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선거제도 변천과 선진화 방향 · ug@ ?1 60gq dz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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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한국의 선거제도 변천과 선진화 방향: 선거제도의 개혁을 위한 대안 모색 구 자 선 1) │논문요약│ 주제어 : 현행 선거제도, 선거제도의 개혁, 정치제도개혁연구위원회, 선관위, 국민투표 1) 인천 계양구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현). * - 2 - 1. 선거제도의 의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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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한국의 선거제도 변천과 선진화 방향 · Ug@ ?1 60gQ DZp

- 1 -

Ⅰ. 문제의 제기

Ⅱ. 현행 선거제도 개혁의 필요성에 대하여

Ⅲ. 선거법의 제정 : 14대 국회-김영삼 정부

Ⅳ. 선거법의 개정 : 16대 국회-노무현 정부

Ⅴ. 14대·16대 국회의 선거법 제·개정의 정

치적 함의(含意) : 한국의 선거제도 개혁

에의 시사점

Ⅵ. 선거제도의 개혁을 위한 대안 모색

Ⅶ. 결어 : 선거제도 개혁을 통한 정치선진화

를 기대하며

이 글에서 선거제도라 함은 연구목적을 위해 광의의 선거제도 보다 범위를 좁혀 국회의원

선거제도의 양대 핵심인 ‘대표제와 선거구제’에 국한하여 논의하기로 한다. 1987년 민주화 이

후 지금까지 총 6차례의 국회의원 선거를 치렀지만 현행 선거제도의 문제점과 개혁의 필요성

에 대한 논의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며, 정치권, 학계, 선관위 등에서 그 대안으로 제시하

고 있는 선거제도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활발히 이어지면서,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기대수

준이 가파르게 높아져 가고 있다. 이런 상황은 대통령이 바뀌거나 선거 때가 다가오면 반복

되는 보편화된 현상이지만 선거제도의 개혁은 국회에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우리의 정

치현실이다.

이러한 정치현실을 타파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유의미한 14대·16대

국회의 개혁적인 선거법 제·개정 과정을 비교분석하였다. 그 결과 기성 정치권은 자신들의 정

치생명과 직결되는 선거제도의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와 역량이 결여되어, 선거제도 개혁을

기성 정치권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정치현실을 반추(反芻, rumination)해 볼 때 현행 선거제도를 보다 보편적

이고 미래 지향적인 선거제도로 개혁하기 위해서는, 기성 정치권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정치적인 중립성과 독립성을 갖춘 선거제도 개혁추진 기구로, 가칭 ‘정치제도개혁연구위원회

(약칭 ‘정개연’)를 중앙선관위에 설치하여, 이 기구에서 연구·제안한 ‘선거제도 개혁안’을 국민

투표를 통해 국민들이 직접 선택하도록 2012년 총선과 동시에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여기서 제시한 방안에 의해 개혁한 선거제도가 한국의 새로운 정치 패러다

임의 변화를 추구하는데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한국의 선거제도 변천과 선진화 방향:

선거제도의 개혁을 위한 대안 모색

구 자 선*1)

│논문요약│

주제어 : 현행 선거제도, 선거제도의 개혁, 정치제도개혁연구위원회, 선관위, 국민투표

1) 인천 계양구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현).*

【 목 차 】

- 2 -

Ⅰ. 문제의 제기

광의의 선거제도(electoral system)는 선거에 관한 법률 및 각종 규정에 명시된 일련의

규칙(electoral rules)을 총칭한다. 그러나 이 글에서 선거제도라 함은 연구목적을 위해 그보

다 범위를 좁혀 국회의원 선거제도의 양대 핵심인 ‘대표제와 선거구제’에 국한하여 논의하기

로 한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지금까지 총 6차례의 국회의원 선거를 치렀지만,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에서 현행 선거제도의 문제점과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

며, 현행 선거제도를 대체할 선거제도에 대한 선행 연구결과와 논의가 활발하다. 또한 정치

개혁에 대한 국민의 갈망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대통령이 바뀌거나 선거 때가 다가

오면 반복되는 보편화된 현상이지만, 국회에서 선거제도의 개혁이 이뤄질 가능성이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정치현실이다. 2012년 총선을 앞둔 지금도 현행 선거제도의 문제점으로 인

한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또한 이에 대한 정치권, 학계 등 모든 국민의 공

감대 형성은 물론, 새로운 선거제도에 대한 선행 연구가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

구하고 현행 선거제도가 바뀌지 않는 원인과 그 대안은 무엇인가 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즉 현행 선거제도의 개혁방안을 모색하기 위

해, 우선 현행 선거제도의 문제점과 개혁의 필요성을 알아보고, 둘째 14대·16대 국회에서 개

혁적으로 선거법을 제·개정한 유의미한 정치적 두 사안의 비교분석을 통해, 선거제도 개혁

에 대한 기성 정치권의 개혁의지와 역량을 확인하고 앞으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주는 시사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셋째 외국의 선거제도 개혁사례로 선거제도를 국민

투표로 개혁한 뉴질랜드의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것이다.

이러한 종합적인 분석결과와 정치현실을 반추(反芻, rumination)해 볼 때, 현행 선거제도

를 보다 보편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선거제도로 개혁하기 위해서는, 기성 정치권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정치적인 중립성과 독립성을 갖춘 ‘선거제도 개혁추진 기구’를 설치하여

이 기구에서 연구·제안한 ‘선거제도 개혁안’을 국민투표를 통해 국민들이 직접 선택하도록

2012년 총선과 동시에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여기서 제시한 방안에

의해 개혁한 선거제도가 한국의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오도록 하는데 기여하

고자 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Ⅱ. 현행 선거제도 개혁의 필요성에 대하여

최근에 단순다수대표제 선거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정치개혁의 일환으

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이명박 대

통령이 지난 2009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행정구역 개편과 함께 선거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촉발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논의는, 2012년 총선을 앞둔 요즈음 정치권을 비

롯한 각계에서 현행 선거제도에 대한 비판적 인식과 함께 개혁을 요구하는 논의가 활발하

다.

1. 선거제도의 의의 : 민주주의가 시민에 의한 정치(by the people)라면 선거는

바로 민주주의를 실현시키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자 민주주의의 질을 결정짓는 바로미터가

된다. 선거가 다가오면 정치의 객체였던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의 주인이 되게 함으로써,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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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를 통해 정부의 정당성과 적법성(legitimacy)이 부여됨은 물론, 사회의 정치적 갈등을 평

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상의 기능을 발휘한다. 이처럼 중요한 기능을 하는 선거는, 권력

구조와 직접 연계 되어 있기 때문에 유권자의 의사가 왜곡됨이 없이 정치적 대표(political

representation)인 의석으로 전환시키는 장치인 선거제도가 공정하게 만들어져야 한다. 선거

제도 왜곡현상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선거구의 크기(district magnitude), 의석 배분방식

(allocation), 선거구 획정방식(apportionment rule), 투표방식(ballot structure) 등으로 크게

구분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왜곡현상에 따라 발생하는 선거제도의 효과를 분석하는 방법으

로, 선거에서 각 정당이 얻은 득표율과 의석률 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보너스율과, 득표율과

의석률 간의 비례성을 측정하는 타게파라(Taagepera 1989)의 이득비(advantage ratio)계산

법, 로즈(Riched Rose 1984)의 비례지수(index of proportionality) 등을 들 수 있다.1)

2. 현행 선거제도 : 브래디(Brady 1992)에 의하면, 현행 선거제도는 민주화 이후인

1988년 당시, 소위 ‘1노 3김’2)의 정략적 선택의 결과로 결정된 것으로, 1구 1인을 선출하는

소선거구 지역구 투표제와 비례대표 의원을 선출하는 정당투표제가 혼재된 혼합형 선거제도

(mixed electoral system)이지만, 비례대표 의원의 숫자가 전체의석에서 차지하는 비율

(18.1%)이 낮은 관계로 정치적 효과로 볼 때, 사실상 단순다수대표제(a plurality rule

electoral system)라고 할 수 있다. 현행 선거제도의 기원을 살펴보면, 소선거구 지역구 투표

제의 원형(prototype)은 해방 후 미군정법령 제175호에서 규정해 제헌의회 선거에서 사용된

단기비이양 투표방식(single non-transferable vote)의 소선거구-단순다수대표제로서, 그 이

후 제정된 국회의원 선거제도의 골격이 되었으며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현행 정당투표제

는 1961년 5·16 이후 직선과 간선을 병행하면서 도입한 간선제가 그 기원으로서, 도입 초기

에는 전국구후보나 정당에 대한 투표 없이 지역구후보에게만 투표하여 지역구후보의 의석수

에 따라 전국구의석을 배분하였다. 그 이후 전국구의석 배분방식이 1994년 지역구후보의 득

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가, 2004년 1인 2표제로 바뀌면서 한 표는

지역구후보에게 다른 한 표는 정당에 투표하여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의석을 배분

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현행 선거제도는 5·16으로 집권한 권위주의 정치세력이 정

파적 이해득실에서 비롯된 제도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서구 선진국은 국가와 사회세력간의 투쟁을 통해 오랜 기간에 걸쳐 선거제도가 진화해

왔으나, 시민사회세력이 약한 한국의 경우에는 해방 이후 선거제도가 여러 차례 변경되었으

나, 권위주의적 정치세력이 자신들의 권력을 정당화 하거나 유지하기 위해 자의적으로 제도

를 바꾸는 등 선거제도를 활용하였다. 그러나 1987년 민주화 이후 1993년 군사정권을 종식

시키고 32년 만에 출범한 김영삼 문민정부가, 1994년 3월 한국 정치사에 유의미한 개혁적인

선거법을 제정하였고, 그 후 10년이 지난 2004년 3월 ‘3김 정치’를 마감하고 출범한 노무현

참여정부가 선거법을 획기적이고도 개혁적으로 개정했으나 현행 소선거구 단순다수대표제는

그대로 유지하였다. 그 이유는, 현행 선거제도로 민주화 이후 처음 치러진 1988년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1노 3김’간의 지역주의 카르텔 정치구도가 형성됨

으로써, 대표성의 파편화와 폐쇄적인 정당체계라는 문제가 야기되면서, 지역적으로 집중된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정당은 현행 선거제도하에서 정치적인 생존이 어려워짐에 따라 지역주

1) 선거제도의 왜곡현상과 득표율과 의석율 간의 비례성을 측정하는 자세한 논의는 다음을 참조. 박찬욱, 2000,

『비례대표 선거제도』, 서울 : 박영사, 3-41; 김용호, 2001, 『한국정당정치의 이해』, 서울 : 나남출판,

357-375; 정요섭, 1993, 『선거론』, 서울 : 박영사, 253-287.

2) ‘1노 3김’이란 민주정의당(노태우), 평화민주당(김대중), 통일민주당(김영삼), 신민주공화당(김종필)을 지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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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정당체제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으며 현행 선거제도 개혁의 주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정치적 구도로 인해 자신의 정치생명을 국민적 지지가 아닌 소속 정당의 보스로부터

보장받아 국회에 진출하였으며, 이들로 구성된 국회가 자신의 정치생명을 보장해 주고 있는

현행 선거제도가 바뀌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개혁적인 선거법 제정(1994년)과 개정

(2004년)에서도 현행 선거제도가 바뀌지 않은 것이라 할 수 있다.

3. 현행 선거제도의 문제점 : 현행 선거제도로 치러지는 선거는 지역정당의 특

정지역에 대한 의석독점을 강화하고 지속시켜왔으며, 지역적 경쟁력이 없는 정당이 설 땅을

위축시켜왔다. 이러한 독점현상은 지역정서에 반하는 정당들의 일상적인 정당 활동을 위축

시켰으며, 정당 활동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선거에서 후보자를 내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끌

었다.(김용복 2010) 이처럼 특정지역에 대한 집중된 지지 현상이 과대대표(over-represent)

하는 경향을 나타내는 제도적 효과로 인해, 지역주의 정치구조를 조장하고 국민통합을 저해

하는 현행 선거제도를 정치개혁 중에서 가장 우선하여 개혁하여야 한다.

4. 외국의 선거제도 개혁사례 : 뉴질랜드는 1970년대 말부터 단순다수대표제인

선거제도의 문제점과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면서,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시작되어

1992년, 1993년 두 차례의 국민투표를 통해 지역구 방식과 정당투표를 혼용한 독일식 혼합

형 비례대표제(mixed member proportional system: MMP)로 개혁하였다. 선거제도의 개혁

은 국민적 열망과 압력에 의해 이뤄졌고, 승자독식의 정당정치에서 합의의 정당정치로의 변

화를 가져왔으며, 정당정치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 이와

같은 뉴질랜드의 선거제도 개혁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크다고 할 수 있다.(김형철 2010)

5. 선거제도의 개혁방향 : 현재 논의되고 있는 선거제도 개혁의 주요 목적은 지

역주의 타파, 투표와 의석 간 비례성의 증대, 정책을 중심으로 한 정당정치의 제도화, 정치

에 대한 국민적 신뢰회복에 있다. 선거제도가 지역주의 정치의 원인은 아니지만 지역적으로

집중된 지지를 받는 정당에게 제도적인 유리함을 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과거에는 정치

적 격변기나 특정 정파의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선거제도가 개정되었으나, 이제 민주화

25년을 맞이하면서 추진하는 선거제도의 개혁은 단기적이거나 대증적인 요구에 의해서 이뤄

져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선거제도 개혁 작업이 지역주의와 같은 우리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를 완화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하겠지만, 보다 보편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

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보다 성숙할 수 있는 제도적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는 선거제도 개선의 중요성이 바로 그런 관점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강원택 2009) 그러나 선거제도를 디자인하는 것은, 그 제도의 효과와 정치

적 현실을 고려하여 특정한 정치적 결과를 기대하는 정치 공학적(Political engineering) 성

격을 강하게 지니고 있으며,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선거

제도 개선에 관한 논의는 보다 신중하고도 깊이 있게 접근해야 한다. 선거제도는 권력구조

와 직접 연계 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김용호 2001)

경제학자 케네스 애로(Kenneth Arrow)는 1951년 만장일치의 원칙, 이행성(Transitivity)

의 원칙, 무관한 대안으로부터의 독립원칙, 독재자 부재의 원칙을 이상적인 투표의 조건으로

꼽은 뒤, 실제로 이를 모두 만족시키는 제도는 없음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이어 이 같은

‘불가능성 정리(Impossibility Theorem)'를 일반화한 ’일반균형이론‘으로 1972년 노벨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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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을 받았다.3) 이처럼 수학적으로 완벽한 제도는 없으므로 현행 선거제도의 장단점을 잘 파

악해 우리의 정치문화(Political culture)와 역사적 전통에 부합하는 선거제도로 개선하여 도

입하고, 새로 도입된 선거제도로 치러진 선거결과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Ⅲ. 선거법의 제정 : 14대 국회-김영삼 정부

민주화 이후 1992년 구성된 14대 국회와, 32년 만에 군사정권을 끝내는 ‘한 시대의 종언

(End of an Era)’과 함께 1993년 출범한 김영삼 문민정부는 사회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했

다. 특히, 정치개혁부문에서 각 개별법이던 선거법을 하나로 묶어 만든 일명 ‘통합선거법’으

로 불리는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약칭 ‘선거법’)은, 한국의 정치발전에 유의미한 정치

적 사안으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하여 선거법의 제정배경, 절차 및 과정, 정치적 효과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1. 선거법의 제정배경 : 14대 국회-김영삼 정부가 추진한 선거법 제정 당시의 정치

적 상황, 최고통치자와 정치인을 포함한 정치권의 개혁의지와 역량, 정치권에 대한 시민사회

단체 등의 정치개혁 요구와 압력, 선관위의 역할을 통해 선거법의 제정배경을 알아본다.

1) 정치적 상황 : 지난 반세기동안 한국사회를 지배해왔던 군사정권하에서 억눌려있던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욕구분출로 이뤄낸 1987년 민주화 이후, 유권자들의 정치적 욕구와

의식은 폭주하듯 성장하는 반면, 1987년 대선과 1988년 총선에서 과거의 병폐로 지적되어온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정치권의 행태로 인해 정치권과 유권자간의 성장속도 격차가 발생

하였다. 이러한 격차는 정치권 전체에 대한 국민 불신으로 이어져 정치개혁에 대한 요구가

거세졌다. 이와 함께 32년 만에 군사정권을 끝내고 1993년 김영삼 문민정부의 출범으로 인

해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하는 정치적 상황이었다.

2) 정치개혁에 대한 정치권의 의지와 역량 : 군사정권하에서 누적되고 재생산되었던

정치적 실패현상의 고질적이고 심각했던 사실로 인해, 유권자의 정치적 기대수준이 고조된

상황에서 출범한 김영삼 문민정부로서는 정치개혁의 필요성이 절실했으며, 김영삼 대통령의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도 확고하였다. 특히, 선거제도 개혁의지가 강했으며 대통령당

(president`s party)의 총재이자 국회 제1당 단점정부(unified government)의4) 제왕적 대통

령-종속적 국회관계로 인해, 새로운 선거법 제정이라는 선거제도의 개혁을 이뤄낼 수 있었

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정치인들과 정치권은 제도개혁에는 미온적이었으며 개혁이 자

신들의 정치생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정치적 계산에는 분주했다.

3) 정치권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등의 정치개혁 요구와 압력 : 1961년 무력으로 권력

을 장악한 권위주의 정치세력이 정권창출과 장기집권을 위한 전략 하에 권력을 정당화하고

3) 최다득표 방식의 투표가 유권자의 선호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현상인 ‘콩도르세의 역설(Condorcet´s

paradox)’, 또는 투표의 역설(voting paradox)이 실제 현실이 된 사례가 있다. 2000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앨 고어(Al Gore)는 득표율 48.38%로 공화당 조지 W 부시(George W Bush)가 얻은 47.87%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지만, 주별 최다득표자가 선거인단 전체를 차지하는 ‘승자독식’방식 때문에 부시가 승리하였고, 미국

국민들은 이러한 제도의 결과를 존중해 부시의 승리를 인정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할 수 있다.(중앙일보, 2011. 5. 11, 8면 참조)

4) 단점정부(unified government)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 김용호, 2001, 『한국 정당정치의 이해』. 서울 : 나

남출판. 1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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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하는데 선거제도를 악용하여 왔고, 당시 선거는 갖은 불·탈법을 동원해서라도 선거에서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선거풍토로 인해, 국민의 불신이 정치권 전체로 확산된 1987년 민

주화 이후,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1993년 김영삼 문민정부가

출범하자 정치권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등의 정치개혁 요구와 압력이 최고조에 달했다.

4) ‘선관위’의 역량과 중요성 부각 : 선관위가 선거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앞으로 필

연적으로 대두될 동시 선거를 위해 기존 4개의 개별법을 하나의 선거법으로 묶어야 한다는

통합선거법 제정의 필요성을 오래 전부터 정치권에 요구해 왔던5) ‘통합선거법 제정의견’6)을

1993년 8월 30일 국회의장에게 제출함에 따라, 국회에서 진행되던 개별선거법 개정논의가

통합선거법 제정논의로 바뀌었다. 또한 통합선거법 제정 입법과정에서 신속하고 수준 높은

입법지원역량을 발휘하여 통합선거법 제정에 주요한 역할을 함은 물론, 선관위에서 제출한

통합선거법 제정의견은 1994년 제정된 일명 ‘통합선거법’이라 불리는「공직선거 및 선거부정

방지법」의 기본골격이 되었다.7) 이러한 활동 등을 통해 선관위의 역량이 부각되면서 정치

권은 물론 언론·시민사회단체 등 국민들로부터 선관위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2. 선거법 제정절차 및 과정: 선거법 제정에서 최고통치자를 포함한 정치권의

정치관계법심의특별위원회(약칭 “정치특위”)구성 및 운영 등 국회의 협상과정, 선관위의 역

할 등 선거법 제정과정의 내용과 그 궤적을 알아보기로 한다.

1) 국회 정치특위 구성 및 운영 : 1993년 2월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약칭 “중앙선관

위”)는 선거자문위원회(약칭 “자문위”)8)를 소집해 1993년 새해 추진업무계획으로 통합선거

법 제정의견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새로 출범한 김영삼 정부가 정치

개혁의 완결로 선거제도 개혁을 강조하면서 정치권의 화두로 급부상하면서, 민주자유당(약

칭 “민자당”)과 민주당 양당이 당 내 정치특위를 구성해 통합선거법 제정 등 정치개혁공청

회를 개최하는 등 정치개혁을 추진하기 시작했으며, 김영삼 정부 출범 후 처음 소집된 1993

년 4월 임시국회에서 여·야간 논란 끝에 정치특위를 구성해 5월 11일 정치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선거제도 개혁기반을 마련하였다.

2) 선거법 제정협상 초기 : 1993년 6월 15일 김영삼 대통령과 이기택 민주당 대표의 청

와대 영수회담결과 국회중심의 정치관계법 협상이라는 정치적 환경이 조성되었다. 한편, 중

앙선관위가 8월 20일 통합선거법 제정의견을 마련해 8월 23일 자문위회의, 8월 25일 전체회

의를 거쳐 확정한 통합선거법 제정의견을 8월 30일 국회의장에게 제출하였다. 선관위의 통

합선거법 제정의견은 1994년 3월 16일 제정된「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의 기본골격이

5) 중앙선관위는 종전부터 일본을 비롯한 선진 각국에서는 오래전부터 통합 선거법을 갖고 있고, 앞으로 치러질

잦은 선거에 대비해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절차 등을 하나로 묶어 규정하

는 통합선거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한 입장을 계속 정치권에 전달했으나 민자당 등 정당이 이를 반대해 실현

되지 못했었다.(국민일보, 1993. 6. 5일자, 2면.)

6) 통합선거법 제정의견은 20여명으로 구성된 중앙선관위 선거제도 연구반이 1993년 1월부터 30여개국의 선거

법과 우리나라 선거 관련 논문 5백여 편 등을 검토해 마련한 것으로, 17장 2백73개조, 부칙 9개조로 되어 있

다.(한겨레, 1993. 8. 31일자, 2면); 금융실명제 시대의 깨끗한 선거문화 정착을 위한 제도적·법률적 접근이라

는 점에서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고 깨끗한 정치 법제화의 방향을 제시하였다.(세계일보,

1993. 8. 22일자, 3면)

7) 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09,『대한민국선거사, 제6집, 1993. 2. 25.~1998. 2. 24.』, 33면.

8) 선거자문위원회는 중앙선관위 훈령으로 설치한 것으로 각종 선거 및 국민투표에 관해 중앙선관위원장의 자문

에 응하는 기구로서, 이 기구는 선거에 관한 식견이 풍부한 20인 내외의 위원으로 구성·운영토록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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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의 법 안 발 의 자 발 의 일 자

공직자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안 민주자유당 신상식 외 171인(172인) 1993. 11. 15.

공직선거법안 민주당 조세형 외 95인(96인) 1993. 11. 25

공직선거의 동시실시에 관한 특례법안 민주당 박상천 외 94인(95인) 1994. 2. 19.

되었다. 8월 23일 국회 정치특위를 열어 각 당의 정치관계법안을 9월 9일까지 제출받아 법

안심의를 하려 했으나, <표 1>에서 보듯이 민자·민주 양당이 11월에 선거법안을 제출함에

따라 법안심의도 못하고 정기국회 회기종료로 인해 1993년도 선거법 제정이 무산됨에 따라

정치권이 개혁을 원치 않아 고의로 회기를 넘겼다는 국민적 비판이 제기되었다.

< 표 1 > 14대 국회 선거법제정 의원입법 발의 등 제출 상황

출처 : 국회 회의록시스템, http://likms.assembly.go.kr/record/index.html(검색일자: 2011.7.27).

3) 선거법 제정협상을 위한 ‘6인 법안협상 대표팀’ 구성 및 운영 : 국민적 비판여론

을 의식한 정치권은 1994년 1월 19일 여야 원내총무회담을 통해, 2월 15일부터 3월 4일까지

18일 동안 임시국회를 열어 정치특위를 재구성해 활동시한을 6월 30일까지로 하였으며, 여

야는 정치특위 재구성 전까지 구성된 ‘6인 법안협상 대표팀’9)은 1994년 1월 24일부터 40일

가까이 지루한 협상을 계속하면서, 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을 논의할 때 선관위 관계자 

2∼3명을 반드시 배석시켜 이들의 실무의견을 들었다.(한국일보, 1994. 3. 4, 4면)

4) 선거법 제정의 마무리 협상 : 청와대로부터 이번 회기 중 개혁입법을 반드시 처리

하라는 오더를 받은 민자당은 협상의 최대고비였던 3월 3일 오후 민자당의 김종필 대표, 이

한동 원내총무, 서청원 정무장관, 신상식 정치특위 위원장 등이 청와대에서 김영삼 대통령과

의 면담결과, 선거사범에 대한 재정신청 등 법안심의 협상쟁점에 관해 야당의 요구를 수용

하더라도 타결 지으라는 지침과 재량을 받아냄으로써, 마지막 협상의 난관을 돌파할 수 있

었다. 민주당 이기택 대표도 마무리 협상이 진행된 3월 4일 새벽까지 자택에서 수시로 박상

천 의원과 통화하며 협상을 독려했다.(국민일보, 1994. 3. 4, 2면)

5) 국회 본회의 선거법 제정법안 통과 : 여야는 임시국회 폐회일인 3월 4일 본회의를

오후 2시에서 밤 8시로, 다시 밤 10시로 거듭 연기해가면서 법안협상 대표회의와 원내총무

회담을 계속 진행해 마침내 대타협을 하여 국회 본회의에서 선거법 제정법안이 통과되었다.

청와대는 이날 정치개혁입법의 여야합의처리와 관련해 정치선진화를 위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강조하면서, 특히 이들 법안제정이 처음부터 김영삼 대통령의 독려에 의해 이뤄졌

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깨끗한 정치를 실현하겠다는 김 대통령의 개혁의지를 부각시켰다.(동

아일보, 1994. 3. 5, 3면)

6) 국회의 선거법 제정법안 심의 및 의결상황 : 14대 국회 정치특위는 여야 동수인 18

인의 위원(민자 9, 민주 6, 통일국민 3)으로 구성하여, 1992년 8월 17일 전체회의를 처음 개

최한 이후 1994년 3월 4일 까지 총 16회 개최하였으며, 1993년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 정치

9) 법안협상 대표팀은 민자당의 신상식·박희태·황윤기, 민주당의 박상천·강수림·정균환 의원 6인으로 구성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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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치 특 위 법제사법위 본회의

개의회수 10회 1회(1994. 3. 4) 1회(1994. 3. 4)

법안심의시간 85분 41분 8분

심의 법안

1-5회(1993. 5. 11/ 5. 20/ 6. 15/ 8. 23/ 11. 4) :

위원장·간사 선임, 위원 소개 및 인사

공직선거 및 선

거부정방지법안

대안 심의 및 의

공직선거 및 선

거부정방지법안

대안 심의 및

의결

6회(1993. 11. 26) : 선거법 발의(공직자선거 및 선거

부정방지법안-민자당, 공직선거법안-민주당)

7~9회(1993. 12. 1/ 12. 7/ 1994. 3. 2) : 위원장·간사 선

임, 위원 소개 및 인사

10회(1994. 3. 4) :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안 대안

심의 및 의결

특위도 여야 동수로 하되 2인이 줄어든 16인의 위원(민자 8, 민주 6, 무소속 2)으로 구성하

여, 1993년 5월 11일 전체회의 개최를 시작으로 1994년 3월 4일 까지 총 10회 개최하였다.

선거법 제정안에 대한 국회 정치특위의 법안심의상황을 <표 2>에서 보면, 정치특위에서는

1993년 5월 11일부터 선거법 제정안에 대한 법률안 심의를 시작해 총 85분에 걸쳐 심의하였

고,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심의시간을 모두 합해 총 심의시간이 134분(2시간 14분)이 소

요 되었다. 물론 1994년 1월 24일부터 구성된 6인 법안협상 대표팀이 40일 가까운 법안협상

기간이 소요된 것을 감안하더라도 선거법의 방대한 법률안을 심의하기에는 법안 심의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표 2 > 14대 국회 선거법 제정법안 심의 및 의결상황

주 : (1) 개의회수는 김영삼 정부 출범 후 정치특위가 구성된 이후 개최된 전체회의 차수임.

(2) 정치관계법안 심사반을 운영했으나 당시 국회법에서 소위원회 속기록 작성에 관한 관계규정 미비로 인해,

소위원회 속기록이 존재하지 않아 제외하였음. 그 이후 국회법 57조 5항, 69조 4항이 2000년에 개정되어

소위원회 회의록 작성을 의무화하고 공개토록 하였으며, 2005년에 국회법 69조의 개정으로 소위원회 회의

에 대한 속기록 작성을 의무화하였음.

출처 : 국 회 회의록시스템 , http://likms.assembly.go.kr/record/index.html(검색일자 : 2011 .4 .3 ) .

3. 선거법 제정의 정치적 효과 : 선거법 제정은 14대 국회-김영삼 정부에서 추

진한 정치개혁입법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는 개혁적인 선거법이 갖는

주요 정치적 효과 중 선거제도의 기본 틀에 관한 사항을 중점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선거일을 법정화 함으로써, 과거 선거일 결정과정에서 여야의 소모적인 정치논쟁을 해소하

고 선거일 결정을 통해 자기에게 유리한 선거환경(예컨대 ‘동토선거’)을 조성할 수 있었던

정부·여당의 프리미엄을 배제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선거실시의 확실성과 선거 등 정치일

정의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조중빈 1995: 73) 둘째, 국회에 선거구획정을 전담하는

기구인 선거구획정위를 별도로 설치함에 따라 선거구획정이 보다 공정하고 타당하게 이뤄

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됨으로써, 대표제와 함께 선거제도의 핵심요소인 선거구제의

공정성 담보가 가능하게 되었다. 셋째, 전국구비례대표의 배분방식을 종전의 ‘의석수’에서

‘정당득표율’로 개선함에 따라 비례제를 다소 보완하였다. 종전의 전국구비례대표제도는

5·16 군사정권에서 도입한 것으로 ‘의석수’에 비례하여 전국구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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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이중으로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과 간접선거이기 때문에 위헌이라는 이유로

비판이 계속 제기되어 왔다.(조중빈 1995)

Ⅳ. 선거법의 개정 : 16대 국회-노무현 정부

1994년 3월 선거법이 제정된 이후 2004년 3월 이전까지 총 19회 개정이 이뤄지면서 그

개정내용은 선거제도의 근간을 변경하는 내용이 없었으나, ‘3김식 정치’의 막을 내리는 ‘한

시대의 종언(End of an Era)’과 함께 16대 국회 후반기인 2003년 2월 출범한 노무현 정부

는, 정권출범 초기에 대통령당(president`s party)이 제2당(the second largest party)인 제2

당 분점정부(divided government)10)로서, 1994년 3월 14대 국회-김영삼 정부에서 제정한 선

거법을 획기적이고도 개혁적으로 개정하였다. 따라서 1994년 3월 선거법 제정과 동일한 한

국의 정치발전에 유의미한 정치적 사안으로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선거법의 개정배경, 절

차 및 과정, 정치적 효과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1. 선거법 개정의 배경 : 16대 국회-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선거법 개정 당시의

정치적 상황, 최고통치자와 정치인을 포함한 정치권의 개혁의지와 역량, 정치권에 대한 시민

사회단체 등의 정치개혁 요구와 압력, 선관위의 역할을 통해 선거법의 개정배경을 알아본다.

1) 정치적 상황 : 민주화 이후 지난 15년 동안 특정지역을 지지기반으로 한 패권적 정

당인 거대 정당의 보스인 ‘3김(金)’의 과점 권력이라는 또 다른 지배구도로 이어져 왔으나,

2002년 김대중 대통령의 퇴진을 전후하여 한국의 정치체제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3김의 후

계자 양성 실패로 인해 1987년 민주화 이후의 3김 체제가 무너지면서 새로운 정치지도자와

정치세력이 3김의 정치공백을 메우기 위한 치열한 경쟁, 소위 구세력과 신세력, 신세력 내부

의 경쟁 등 포스트 3김 시대(Post-3Kim Era)의 새로운 정치체제에 대한 정치권의 부적응으

로 인한 정치적 갈등이 증폭되면서, 2003년 2월 제2당인 분점정부로 출범한 노대통령 취임

초인 4월부터 대북 특검수사를 비롯한 국내 주요 정치현안11)과 노대통령의 독특한 리더십

스타일(최진 2003; 김용호 2008a)로 촉발된 국회-대통령간의 극한 대립과 갈등,(김용호 2005,

2008b; 장훈 2002) 대통령당의 내분,12) 대통령 자신의 재신임 국민투표 제안13) 등의 정쟁(政

爭)으로 인해 국회에서 정치개혁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는 정치적 상황이 아니었다.

2) 정치개혁에 대한 정치권의 의지와 역량 : 제2당 분점정부로 출범한 소수파 정권인

노대통령은 당선자 시절부터 원만한 국정운영을 위한 국회와의 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하

여, 종전의 제왕적 대통령과는 달리 탈권위적인 새로운 정치적 시도를 통해 취임 초에 국회

의 협력을 얻는데 상당한 성과를 얻었으나, 이후 국회의 다수당은 물론 소속 정당으로부터

도 제한적인 협력을 얻는데 그치면서 국회-대통령간의 협력관계는 대통령 취임 후 2개월

만에 끝나버렸다. 따라서 노대통령은 정치권의 변화를 통해 원만한 국정수행에 필요한 국회

내 지지 세력 확보차원에서 선거제도를 중·대선거구제로 변경하려 하였으나, 정치권은 헌법

10) 분점정부에 대한 논의는 다음을 참조. 김용호, 2001,『한국정당정치의 이해』, 서울 : 나남, 제14장.

11) 2003년 4월말부터 시작된 대통령-국회간의 갈등을 빚은 사안을 시기 순으로 보면, 국정원장과 국정원 기조

실장 임명 문제, 대북특검수사 연장문제, 김두관 행자부장관 해임 건의안, 윤성식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이다.

12) 대통령당 내분에 대한 논의는 다음을 참조. 김용호. 2005. “2004년 헌정 위기 분석: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유발한 분점정부와 대통령-국회간의 극한 대립의 원인과 개선방안.” 인하대학교,『사회세계연구』21(특집1).

13) 노대통령의 최측근인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정치자금 불법수수 사실이 검찰수사로 밝혀지자 노대통령이 자신

의 재신임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제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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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로부터 위헌판결을 받은 ‘1인 1표제’14)와 ‘선거구획정15)’만을 개정하고 현행 선거제도

로 다음 총선을 치르려하였다.

3) 정치권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등의 정치개혁 요구와 압력 : 국회-대통령간의 극심

한 갈등으로 인한 정치권의 끊임없는 정쟁, 불법 대선정치자금 수사로 정치인들의 대거 구

속, 선거법에서 규정한 선거일 1년 전에 구성하도록 한 선거구획정위원회(약칭 ‘선거구획정

위’)를 구성하지 않자 시민단체가 국회의장, 한나라당, 민주당 원내총무를 사직당국에 고발

하고, 자신들의 선거법위반을 감시하는 선관위 조사권을 제약하려는 등 개혁에 역행함은 물

론 정치개혁이 지지부진하자, 2003년 4월 정치권 외곽에 2개의 빅 파워인 ‘e파워'(생활정치

네트워크 국민의 힘)와 'people파워'(정치개혁 범국민협의회)가 나타났고,(경향신문, 2003.

4. 22, 8면) 2004년 1월 5일 조속한 정치개혁입법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와 정치학자들의

시국선언과 성명16)이 이어졌다. 이처럼 정치권에 대한 네티즌, 시민사회단체, 정치학자, 언론

등의 정치개혁 요구와 압력이 최고조에 달했다.

4) ‘선관위’의 역량과 중요성 부각 : 선관위에서 2004년 선거법 개정의견을 마련하여

국회에 제출함에 따라 이를 토대로 국회 정개특위에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

었으며,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약칭 ‘범개협’)17)에 직접 참여하는 등 선거법을 비롯한 정치제

도 개선에 중추적이고도 선도적인 역할을 해 나아감으로써, 정치제도개혁법안 제·개정에 있

어서 선관위 역량의 중요성이 1994년에 이어 다시금 대두되면서 정치제도 개혁의 주체로서

부각되었다.

2. 선거법의 개정절차 및 과정 : 선거법 개정에서 최고통치자를 포함한 정치권

의 정치개혁특별위원회(약칭 “정개특위”)구성 및 운영 등 국회의 협상과정, 선관위의 역할,

시민사회단체 등 선거법 개정과정의 내용과 그 궤적을 알아보기로 한다.

1) 국회 정개특위 구성 및 운영 : 2000년 5월 30일 개원한 16대 국회는 2000년 12월

11일 제216회 임시 국회를 열어 여야 동수인 16인(한나라 8, 새천년민주 7, 무소속1)으로 정

개특위를 구성하여 2001년 1월 9일부터 수차례 전체회의를 개최했으나, 별다른 정치관계법

14) 현행 선거법 제146조 제2항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국회의원선거에 있어 지역구국회의원선거와 병행하여 정

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면서도 별도의 정당투표를 허용하지 않는 범위에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한정위

헌 결정을 선고함에 따라, 제146조 제2항에 단서조항으로 국회의원선거, 시·도의원선거 및 자치구·시·군의원

선거에 있어서는 지역구의원선거 및 비례대표의원마다 1인 1표로 한다고 개정하였다.(헌재 2001.7.19.2000

헌마91·112·134<병합> 결정.)

15) 현행 선거법에 의하면 임기만료 총선거일 1년 전까지 국회가 선거구획정위원회를 구성하여 선거구획정을 하

도록 하고 있고, 헌법재판소가 2003년 12월 31일 까지 현행 국회의원 선거의 인구 상하한 편차 규정(3.88

대 1)에 대한 인구편차를 3대 1 이하로 개정하도록 헌법불합치결정을 함에 따라, 2003년 12월 31일 까지

선거구획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그 이후부터 위헌 상태가 된다.(헌재 2001. 10. 25. 2001 헌마92 결정)

16) 정치학자 183명의 이날 성명에는, 김용호 인하대(한국정당학회 회장), 심지연 경남대(한국정치학회 회장), 어

수영 이화여대(한국선거학회 회장)교수 등이 서명했다.(한겨레신문, 2004. 1. 6, 1면 참조)

17) 국회는 2003년 11월 12일 정개특위의 자문기구인 범개협을 구성해 위원장, 위원 11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위원장 박세일 서울대 교수, 위원 박태범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백승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부

회장, 이성춘 전 한국기자협회장, 최규철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 장훈 중앙대 교수, 손봉숙 한국여성정치

연구소 이사장, 김민전 경희대 교수, 신철영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 김

호열 중앙선관위 선거관리실장이 내정됐다. 구성을 보면 학계·법조계·언론계·여성계·시민단체 등에서 각각 2

명씩 선정됐으며, 중앙선관위에서 1명이 포함됐다. 위원 선정은 지난 11월 5일 국회의장과 4당 원내총무의

합의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한겨레신문, 2003. 11. 1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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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의 진전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2003년 1월 2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국회의장

이 만나 정치개혁에 대해 뜻을 같이하면서, 정개특위가 2003년 1월20일 회의를 개최하였다.

그러나 선거법 협상의 최대 난제인 선거구획정 문제로 정작 선거법 등 큰 현안은 거론도 하

지 못한 채 공전 중이었으며, 그 이후 열린 정개특위의 정치개혁 또한 지지부진하였다.

2) 선거법개정의 협상초기 : 국회에서 정치개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2003년 4월 정치권 외곽에서 2개의 빅 파워인 ‘e파워'(생활정치 네트워크 국민의 힘)와

’people 파워'(정치개혁 범국민협의회)가 나타나면서(경향신문, 2003. 4. 22, 8면) 정치권에

대한 네티즌이나 시민단체 등 국민의 압박이 시작되었다. 또한, 선거법에 의해 선거일 1년

전인 2003년 4월 15일까지 선거구획정위를 구성하여 국회의원 지역선거구획정안보고서를 국

회의장에게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국회에서 선거구획정위를 구성하지 않았다. 이에

시민단체가 국회의장, 한나라당, 민주당 원내총무를 사직당국에 고발하자, 국회는 5월 12일

선거구획정위를 구성하였다. 그러나 정치권은 이러한 상황에도 아랑곳없이 끊임없는 정쟁

(政爭)에 휩싸여 국회에서 정치개혁을 추진할 겨를이 없었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2003년 1

월부터 ‘정치제도개혁 태스크 포스팀’을 운영하면서 시민단체, 학계, 정치권 등의 의견을 충

분히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 마련한 정치개혁안을 7월 20일 발표한 후, 별도의 공청회를 열

지 않고 8월 27일 국회에 정치관계법개정의견18)을 제출하면서 선관위는 깨끗한 선거실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만큼 정치권도 협조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언론 등 각계와 협력해 개정

의견이 입법과정에서 반드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003년 6

월 선거구획정위로부터 선거구제, 지역구국회의원정수, 인구상하한선의 가이드라인 제시를

요구하는 촉구서한을 받은 정개특위는 7월 31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에 대한 각 교섭단체의

의견 제출을 촉구19)했으나, 한나라당만 의견을 제출하고 나머지 정당은 제출하지 않았다.

3) 국회 정개특위의 자문기구로 ‘범개협’구성 및 운영 : 국회는 그 동안 각 정당의 이

해관계로 인해 정개특위에서 정치개혁에 대한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정치개혁을 바

라는 국민 여론과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2003년 11월 5일 국회의장과 4당 원내총무가 합

의해 11월 12일 국회 정개특위의 자문기구로 '범개협'을 구성해 11월 13일 공식 출범하는

위원장과 위원 11명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범개협’에서 정치관계법 개정안의 토대를 만들어

국회 정개특위에 제출하면 이를 전폭 수용하겠다고 하였다. 이에 따라 ‘범개협’에서는 2003

년 11월 20일 제1차 회의를 시작으로 총 8차례 회의를 개최하여, 1차로 12월 3일 정치자금

법 개정안을 확정해 발표하고, 12월 8일 정당법과 선거법 개정안을 확정해 2차로 정치개혁

입법안을 발표한 후 이를 박관용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

4) 선거법개정의 마무리 협상 : 국회의 조속한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적 저항에 직

면한 국회는 정개특위를 11월 14일 열어 11월 15일 국회의장 주재로 4당 원내총무와 정책위

18) 중앙선관위가 7월 20일 발표한 정치개혁안은, 모든 공직선거 입후보 예정자들에게 선거자금 모금 및 사전선

거운동 기회를 허용함으로써 특히 정치 신인들에 대한 국회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당내경선에 출마해 낙선한 후보의 본선출마를 금지하는 등 그동안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을 빚어온

민감한 현안들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의견을 개진해 눈길을 끌었다.(동아일보, 2003. 7. 21, 4면)

19) 국회 제241회 임시회 정개특위전체회의에서 목요상 정개특위원장은 , 중앙선관위에서 정치개혁에 관

한 개정안을 제출한다고 언론 플레이만 하고 국회에 제출을 안 하고 있다 . 무슨 안을 내줘야 우

리가 그것을 토대로 여러 가지 개혁안을 만들 수 있으므로. 중앙선관위에 빨리 안을 내달라고 하

겠다며, 중앙선관위의 개정안 제출을 촉구함. 자세한 내용은 다음을 참조. 국회회의록시 스템 ,

http://likms.assembly.go.kr/record/index.html(검색일자: 20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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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 정개특위원장의 회동결과 11월 12일 까지 각 당의 선거법 개정안을 정개특위에 제출

하고, 정개특위에서 논의하고 합의가 안 되면 11월 13일 출범한 ‘범개협’에 넘겨서 의견조율

을 자문 받도록 하였다. 국회 정개특위는 2003년 9월 26일 정개특위 선거법소위를 6차례20)

를 열어 범개협안, 의원입법, 선관위 개정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야3당이 합의한,

2004년 총선에 적용할 지역구의원수, 인구상하한선 등 선거구획정가이드라인을 담은 선거법

개정안을 마련해 정개특위안으로 제안한 법률안을 2003년 12월 23일 전체회의를 열어 심의·

의결하려 했다. 그러나 이 법률안은 ‘정치개악’이라면서 대통령당인 열린우리당의 물리적인

저지로 처리하지 못함에 따라, 선거구획정을 2003년 말까지 조정하라는 헌법재판소의 한정

위헌결정사항을 국회가 지키지 못하게 됨으로써, 현행 ‘선거구 위헌사태’라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2004년 1월 13일 정개특위를 열어 정치관계법 개정심의는 소위

중심으로 하되 소위는 공개하고 속기록을 남기기로 결정하는 등, 선거법 소위를 1월 15일부

터 2월 17일 까지 총 12차례 열어 선거법개정문제를 어렵게 합의함으로써, 2004년 3월 2일

열린 정개특위에서 17대 국회의원수를 지역구 243명, 비례대표 56명으로 최종 확정하여 전

체회의에서 현행 273명인 국회의원 정수를 26명(지역구 16명, 비례대표 10명) 늘려 총 299명

으로 증원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확정하여 본회의에 제출했다.

5) 국회 본회의 선거법 개정법안 통과 : 2004년 3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개특위가

제출한 선거법 개정안을 원안대로 처리하려고 했으나, 이날 밤 12시 직전에 ‘전북 무주-진

안-장수 지역구’와 ‘임실의 통폐합 문제’21)가 막판 걸림돌이 돼 결국 본회의 통과가 무산됐

다. 이에 따라 정파적 이해와 파행으로 얼룩졌던 임시국회는 이날 밤 12시가 넘어 자동 산

회됨에 따라 3월 임시국회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이후 개의된 3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

야 정치권이 우여곡절 끝에 현행 국회의원 정수를 273명에서 299명으로 26명 증원하고, 사

상 처음으로 1인2표제22)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가결 처리 했다. 이

날 본회의에서는 선거법 표결에 앞서, 지난 3월 2일 논란이 됐던 전북 지역 선거구 재조정

을 골자로 한 ‘양승부 수정안’을 재 표결했으나, 표결 결과 재석의원 167명 중 찬성 72, 반대

65, 기권 30명으로 재석 과반수(84명)를 넘지 못해 부결됐다. 선거법 개정안 원안에 대한 표

결에서는 재석의원 169명 중 찬성 116, 반대 31, 기권 22명으로 통과시켰다.(세계일보,

2004. 3. 10, 1면) 선거법 개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2004년 1월 1일부터 계속

돼온 사상초유의 ‘선거구 위헌사태’는 69일 만에 해소되었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감축했

던 국회의원 정수를 정치권이 다시 늘림에 따라 정치개혁과 민생현안 처리 등은 뒷전에 둔

채,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했다는 비판적인 여론과 정치관계법은 탄핵정국의 소용돌이와

20) 6차례 열린 선거법소위의 국회 속기록이 없다. 그 이유는 2004년 1월 13일 개최된 국회 정개특위에서, 앞으

로 구성된 소위는 공개하고 속기록을 남긴다는 결정에 따라, 2004년 1월 15일 열린 선거법소위부터 속기록

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21) 국회 본회의에서 선거법개정안을 통과시키려는 순간, 민주당 양승부 의원이 “전북 무주-진안-장수를 임실에

다 붙이고, 완주를 김제에다 붙인 것은 전형적인 게리맨더링”이라며, “완주-임실을 그대로 두고 무주-진안-

장수를 분리하는 수정안”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홍사덕 원내총무가 양승부 의원의 수정안에 찬성

하도록 본회의장에서 쪽지를 돌리자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일제히 반발, 회의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해 결

국 본회의 회기시한인 밤 12시를 넘기고 말았다.(동아일보, 2004. 3. 3, 1면.)

22) 현행 선거법 제146조 제2항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국회의원선거에 있어 지역구국회의원선거와 병행하여 정

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면서도, 별도의 정당투표를 허용하지 않는 범위에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한정

위헌 결정을 선고함에 따라, 제146조 제2항에 단서조항으로 국회의원선거, 시·도의원선거 및 자치구·시·군의

원선거에 있어서는 지역구의원선거 및 비례대표의원마다 1인 1표로 한다고 개정하였다. (헌재 2001. 7.19.

2000헌마91·112·134<병합>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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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법안발의 등 주요내용 제출자 제출시기

의원법안 발의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중 개정법률

한나라당 안상수 외 1,478인

(1,479인)

2000. 6. 2 ~

2004. 3. 4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중 개정법률

안에 대한 수정법률안* 민주당 양승부 외 60인 (61인) 2004. 3. 2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중 개정법률

안에 대한 수정법률안**

열린우리당김덕규외 32인

(33인)2004. 3. 2

의견서 제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개정의견 중앙선관위원장 2003. 8. 27

정치관계법 및 그 개정에 대한 국가인권

위원회 의견***국가인권위원장 2004. 3. 2

청 원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개정에 관

한 청원

지은희 외 1인

(열린우리당이재정의원소개)2001. 12. 14

기득권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현역의원들의 의도적인 노력으로 국회통과가 지연되었다는 문

제가 제기되었다.(윤종빈 2004) 선거법 개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각 정당에서는

곧 이어 4월 15일 치러지는 17대 국회의원 선거일을 불과 38일 앞두고 본격적인 선거체제에

돌입할 수 있게 되었다.

6) 국회의 선거법 개정법안 심의 및 의결상황 : 16대 국회에서 개정된 선거법 개정의

주요특징은 첫째, 정치관계법에 관해서는 종전에는 여야합의로 처리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표결로 처리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노대통령 취임 당시 대통령당인 새천년민주당이 분당

되면서 열린우리당이 창당되어 기존의 3당 체제에서 4당 체제로 바뀐 것과, 국민에게 개혁

에 대한 각 정당의 선명성을 보이기 위한, 소위 ‘개혁경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둘째, 법률안에 대한 법체계 및 자구 수정을 하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선거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했다.(재석 12인 중 찬성 11인, 반대 1인) 셋째, 국회 본회의 의안처리과정에서 표

결하는 의안의 불명확성과 표결결과의 미공표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는 등 회의진행의 미

숙함을 보였다. 또한 16대 국회의 선거법 개정과 관련한 의원입법은 <표 3>에 의하면 총

38건에 1,573명의 의원이 발의 했다.23) 개정선거법의 법안심의시간은 <표 4>에서 보듯이 선

거법 소위(2004. 1. 15~2004. 2. 17)24), 정개특위 전체회의(2001. 1. 9~2004. 3. 2)25),

법제사법위원회(2004. 3. 2), 본회의(2004. 3. 4, 2004. 3. 9) 모두를 합해 총 92시간 21분

이 소요되었다. 따라서 전면적이고 획기적으로 개정한 선거법의 방대한 법률안을 심의하기

에는 법안 심의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표 3 > 16대 국회 선거법개정 의원입법 발의 등 제출상황

주 : (1) * 표시는 전북지역 선거구획정수정안으로서 2004. 3. 9.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 처리됨.

23) 선거법 개정과 관련한 의원입법발의 건수와 인원수는 중복발의한 건수와 의원 수 모두를 포함한 숫자임.

24) 선거법 소위는 1차-2003년 9월 26일 구성해 6회 열렸고, 2차-2004년 1월15일 회의를 처음 개의한 이후 2004

년 2월 17일 까지 12회 열려 총 18회 개의 했으나, 1차로 구성한 선거법 소위는 국회 속기록이 존재하지 않

아 여기서는 2차로 구성한 선거법 소위(한나라당 3, 새천년민주당 3, 열린우리당 3무소속 1)만을 다뤘음.

25) 16대 국회 정개특위는, 2001년 1월-16인(한나라당 8, 새천년민주당 7, 무소속 1), 2002년1월-17인(한나라당 8,

새천년민주당 8, 무소속 1), 2002년11월-20인(한나라당 10, 새천년민주당 9, 무소속 1), 2003년 9월-20인(한나

라당 10, 새천년민주당 7, 국민참여통합신당 2, 무소속 1), 2004년 1월-20인(한나라당 10, 새천년민주당 5, 열

린우리당 4, 무소속 1)으로 구성해서, 2001년 1월 9일 전체회의를 처음 개의한 이후 2004년 3월 2일 까지 총

34차례 개의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정개특위는 20인으로 구성해 2003년 4월 14일 전체회의 개

의를 시작으로 2004년 3월 2일 까지 총 22차례 개의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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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소위 정개특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 전체회의 본 회의 계

개의회수 12회 22회 1회 2회 37회

법안심의시간 64시간 33분 26시간 46분 13분 49분 92시간 21분

(2) ** 는 후보자의 학력 표기방법에 대한 개정안으로서 2004. 3. 9. 국회 본회의에서 철회 처리됨.

(3)***는 현행 선거권연령인 20세로 유지하는 것이 참정권의 침해를 불러올 소지가 있다는 의견, 새로 이번

선거법에 신설한 인터넷실명제 문제는 이미 인터넷언론사와 관련단체들이 전부 불복종운동을 하겠다고

선언하였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이것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자

율적․자발적인 실명제를 할 수 있는 쪽으로 재검토해 줄 것을 요청함.

출처 : 국회 회의록시스템 , http ://likms.assemb ly.go.kr/record/index .htm l(검색일자:2011.8.8-8.11,8.21).

< 표 4 > 16대 국회 선거법 개정법안 심의 및 의결상황

주 : (1) 선거법 소위의 개의회수, 법안심의시간은 국회 속기록을 작성한 2004. 1. 15일 이후 사항임.

(2) 정개특위 전체회의 개의회수는 노무현 정부시기에 개최된 개의회수임.(16대 국회임기동안 정개특위의 총

개의회수는 34회이며, 법안심의시간은 총 46시간 36분임)

(3) 국회는 16대 국회 제245회 임시회기 마지막 날인 2004. 3. 2. 정치관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위해 정개

특위전체회의(17시 9분 ~ 22시 58분)를 열어 표결 처리하고, 이어서 법제사법위원회(23시 8분 ~ 23시 21

분)에서 표결처리 한 후, 본회의(3월 2일 23시 23분 ~ 3월 3일 0시 6분)에서 정치관계법을 상정해 처리하

려고 했으나, 24시 직전에 상정한 ‘양승부 수정안’으로 인한 파행으로 본회의에서 정치관계법을 처리하지

못함. 따라서 2004. 3. 9. 개최한 국회 본회의(19시 8분 ~ 19시 14분)에서 정치관계법 개정안이 최종 통과

되었음.

출처 : 국회 회의록시스템 , http ://likms.assemb ly .go.kr/record/index .h tm l(검색일자 : 2011.7.3-7.21).

3. 선거법 개정의 정치적 효과 : 2004년 3월 9일 개정한 선거법의 정치적 효

과를 분석하기 위해, 개정 이후 곧이어 치러진 4월 15일의 국회의원 총선거를 통해 살펴보

기로 한다. 물론 국회-대통령간의 극한 대립으로 인해 2004년 3월 12일 국회가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함에 따라 선거쟁점화 했다는 점과, 선

거를 한 달여 앞둔 3월 12일 개정선거법이 효력을 발생해, 실질적으로 적용기간이 짧아 개

정선거법이 완전히 적용된 선거라고 볼 수 없다는 점으로 인해, 개정선거법에 대한 정치적

효과를 분석하는 데는 그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번에 개정된 선거법에 의해 개선된 선거제도로서, 우선 1인 2표제26) 도입은 유권자의

분리투표(sprit voting)로 인해 원내진입의 벽을 낮춤으로써 새로운 정치세력을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었다. 둘째, 미디어 중심의 선거운동으로 선거와 정치자금의 투명성 강화

와 함께 의원의 자율성을 증대시키는데 중요한 정당정치의 제도화에 기여를 했다. 미디어

선거운동은 개별의원이 중앙당에 의존하지 않고도 독자적 능력에 의해 재선될 수 있는 제도

적 기반을 제공한다. 이러한 의원 개개인의 선거적 독립성(electoral independence)은 정당구

조를 집중화된 수직적 모습에서 분권화된 수평적· 민주적 구조로 전환시킴으로써, 정당구조

의 민주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윤종빈 2004) 셋째, 각 정당의 당내경선의 실시로 당

내 민주화에 기여하였다.27) 넷째, 예비후보자 등록제는 개정선거법이 2004년 3월 12일 발효

26) 박찬욱 교수는, 17대 총선에서 ‘1인2표제’라고 불려진 제도는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2표 혼합제’ 가운데

하나인 ‘2표병립제’ 라고 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다음을 참조. 박찬욱, 2004, “제17대 총선에서 2표

병립제와 유권자의 분할투표: 선거제도의 미시적 효과 분석,”『한국정치연구』, 제13집 제2호, 39, 80-81면.

27) 각 정당의 당내경선에 관한 것은 다음을 참조하기 바람. 김용호 외. 2004. 『17대 총선 현장 리포트-13인

정치학자의 참여관찰』, 서울: 푸른길. 385-390면; 정진민, “상향식 공천제도와 예비후보등록제,” 한국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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됨에 따라 실질적인 효과를 보지 못했으나, 그동안 정치적 약자로서 선거에 출마하려는 정

치신인과 현역의원간의 선거운동의 형평성 문제를 개선하였다. 끝으로 50배 포상금·50배

과태료 제도는, 과거의 당선되고 보자는 사고방식을 버리고 후보자, 선거운동원을 비롯한 선

거관계자와 유권자 모두가 선거법을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돈 안드는 깨끗한 선

거문화의 정착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2004년 4월 15일 치러진 17대 총선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볼 때, 이번 총선을 앞두고

선거제도를 대폭 획기적으로 개혁한 결과, 이번 선거가 다른 총선에 비해 훨씬 공정하고 깨

끗하게 치러졌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다. 따라서 개정된 선거제도에 의한 새로운 게임의

룰이 후보자와 선거운동원 등 선거관계자들과 유권자 모두에게, 과거 선거에 대해 잘못 형

성된 민주시민정치의식과 행태에 대한 민주적 개선에 상당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개정된 선거제도가 우리나라 정치문화에 효과적으로 작동함에 따라, 대다수의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공고화(democratic

consolidation)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 할 수 있다.(김영래 2004)

Ⅴ. 14대·16대 국회의 선거법 제·개정의 정치적 함의(含意) :

한국의 선거제도 개혁에의 시사점

지금까지 14대 국회-김영삼 정부, 16대 국회-노무현 정부의 선거법 제·개정에 대한 배

경, 절차 및 과정, 정치적 효과 등을 살펴본 결과에 의하면, 이 두 사안은 선거제도의 획기

적인 변화와 유권자의 정치의식과 행태에 대한 민주적 개선에 상당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평가된다. 이른바, 민주주의 기틀을 마련하고 민주주의 공고화에 기여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

께 한국의 정치사에 있어 유의미한 정치적 함의를 지닌 사안이다. 따라서 두 사안에 대한

특징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선거제도의 변천을 가늠해 보고 선거제도의 선

진화를 앞당길 수 있는 개선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1. 14대·16대 국회 선거법 제·개정의 특징 : 14대 국회에서 제정한 선거법과 16대국

회에서 개정한 선거법의 제·개정 과정과 그 궤적, 그리고 그에 따른 정치적 효과를 비교분

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1)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 : 민주화 이후 정당정치가 제도적으로 뿌리를 내리

지 못한 정치적 환경에서 정치권의 끊임없는 정쟁으로 인해 정치권 전체에 대한 국민의 불

신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사회를 지배해온 군사정권을 종식시키고

1993년 김영삼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최고조에 달했다. 또한

군사정권과 함께 형성된 제왕적 3김식의 지역주의 정치를 끝내고 2003년 출범한 노무현 정

부는, 2002년 불법대선자금과 대통령 최측근의 불법 정치자금수수에 대한 검찰의 수사로 정

치인이 대거 구속되고, 대통령-국회 간의 극심한 대립과 갈등으로 인해, 시민사회단체 등

국민 모두가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함께 정치개혁을 요구하며 정치권을 압박했다.

2) 최고 통치자를 비롯한 정치권의 정치개혁의지 : 김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종속적

국회관계, 노대통령은 비제왕적 대통령-협력적 국회관계에서 대통령당과 정치권의 반발에도

학회 주최 『정당 및 선거제도 개선의 효과』세미나, 2004년 5월 12일, 서울 프레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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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하고 정치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와 전략으로 선거제도를 개혁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대통령당의 총재로서 정치적 경륜과 정치개혁에 대한 강한 전략적 의지와 리더십의 역량을

발휘하여 진정한 개혁을 추진했으나, 노대통령은 대통령당의 평당원으로서 정치적 경륜이

짧고 독특한 리더십 스타일로 인해 정치공학적으로 자신의 지지세력 확보를 위한 개혁을 추

구함으로써 정치개혁목표의 차이가 있다. 반면에 국회의원 등 정치권은 정치개혁을 외면하

거나 미온적이었으며 집권자의 강한의지와 국민의 여론에도 아랑곳 하지 않았으나, 자신들

과 직접관계가 있는 국회의원 정수를 정하는 선거구획정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개정하는

등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또한 선거를 감시하고 단속하는 선관

위의 권한을 축소 또는 제한하려는 정치개혁에 역행하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3) 국회의 정치개혁법률 입안 및 심의 : 정치관계법은 여야가 합의해 처리한다는 종전

의 관례대로, 1994년 선거법 제정은 여야가 국회 본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으나,

2004년 선거법 개정은 여야가 정개특위, 법사위, 본 회의에서 각각 표결로 처리했다. 정당정

치와 원내중심의 국회운영이 제도화 되지못함에 따라, 14대 국회의 선거법 제정은 국회 ‘정

치특위’가 아닌 별도의 ‘6인 법안협상대표팀’이 법안을 주도적으로 심의하면서 대통령과 소

속정당 대표의 재가를 받아 법안을 마련했으며, 16대 국회의 선거법 개정은 ‘정개특위’가 아

닌 정개특위의 자문기구인 ‘범개협’을 통해 개정안을 입안해 심의를 하였다. 또한 법안심의

과정에서 의원들의 피동적인 행태와 정파적 이해관계로 정치개혁법안에 대한 충분한 심의

없이 여론만을 의식한 개정입법이 졸속으로 처리됨에 따라 법률 시행초기부터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동아일보, 2004. 3. 10. 8면)

4) 정치제도 개혁과정에서 선관위의 역량부각 : 선관위에서 1994년 4개의 개별선거법

을 단일의 통합선거법으로 제정하는 방대한 분량의 통합선거법 제정 법률안을 작성해 국회

에 제출함에 따라, 이를 토대로 ‘6인 법안협상대표팀’에서 법률안을 심의하여 선거법을 제정

함으로써 통합선거법의 기본골격이 되었다. 또한 선관위에서 2004년 선거법 개정안을 작성

해 국회에 제출함에 따라 이를 토대로 국회 정개특위에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진

행하고, 정개특위의 자문기구인 ‘범개협’에 직접 참여하는 등 선거제도를 비롯한 정치제도

개선에 중추적·선도적인 역량을 발휘함으로써, 정치제도 개혁법안의 제·개정에 있어 선관위

역할의 중요성과 기관위상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국민들에게 각인되었다.

5) 정치제도 개혁의 시기 : 김수진 교수는, “노무현 정부는 자신을 당선시킨 ‘변화와 개

혁에 대한 젊은 유권자들의 염원’을 강력한 배경으로 갖고 있으므로, 이를 토대로 새 정부는

출범 초기에 정치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따라서 될수록 빨리 정권의 요구가 아닌 범시민적

요구와 지지에기반한 개혁방안을 마련할 때, 기득권 정치세력의 저항을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한겨레신문, 2003. 1. 21.자 6면) 김영삼 정부·노무현 정부 모

두 새 정부출범 초부터 개혁을 추진하여 1년여 만에 한국 정치사에 큰 획을 긋는 개혁적인

선거법 제정과 개정을 이뤄냄으로써 이를 실증적으로 뒷받침하였다.

2. 14대·16대 국회 선거법 제·개정의 평가 : 한국의 선거제도 개혁에의 시사점

정치개혁의 핵심인 선거제도 개혁을 제외하고는 정치개혁을 말할 수 없다. 따라서 14대·

16대 국회에서 선거법을 제·개정한 일련의 과정을 통한 평가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한국의

선거제도 개혁에 주는 시사점과 향후 추진상황을 전망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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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당정치의 제도화 : 민주주의 공고화를 위한 정치개혁의 목표는 선거의 대표성, 국

회운영의 개방성, 정당과 국회의 정책적 영향력 등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이를 위한 정당의

당내 민주화, 원내 중심의 국회운영 등 정당정치의 제도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정당정치의

활성화에 따른 여야 간의 대화와 타협이 가능할 때, 국민이 염원하는 바람직한 선거제도의

개혁을 추진할 수 있으며, 여야 간의 다툼이 있는 사안을 신속히 원만하게 협의해 처리 할

수 있다.28)

2) 선거제도 개혁주체세력의 부재 : 현재 국회는 헌법에 규정된 국회의 임무29)와는 동

떨어진 행태로 인해 ‘입법권의 남용 또는 폭력’이라는 여론의 비난을 사고 있다. 그 이유는

기성 정치와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잘못된 정치현상을 타파하는 개혁을 외면하면서, 자

신들의 정치적 보신을 위해서는 집요한 노력을 하고, 국민의 정치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도 개혁에는 미온적이나 제도변화가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에 미칠 영향과 손익계산에는 철

저한 점 때문이다. 그리고 정치권 내부에 개혁을 일관되고 치밀하게 추진했던 응집된 주체

세력이 없었다. 특히, 선거구제 논쟁을 보면 기성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지위에 안주하는 것

이외에 개혁을 위한 어떤 목표에도 진정한 뜻이 없었으며, 정치권에 정치개혁을 실현할 역

량 있는 주체가 있었는가 하는 의아심을 떨쳐버리지 않을 수 없었다. 국회라는 정치의 장에

서 정치개혁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박찬욱 2000,

136-139) 물론 여기서 다루지 않은 사안이지만, 박찬욱 교수가 적절히 지적한 15대 국회의

실상은, 민주화 이후 현재의 18대 국회를 포함한 역대 국회의 정치개혁에 대한 현주소라 할

수 있다.

3) 선관위의 역량 강화 : 최근 들어 사회가 급속도로 다양화·전문화되면서 국회의 법률

안 심의과정에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다뤄야 할 법률안의 수가 급증하고, 법률안의 내용 또

한 전문화되면서 위원회 분업화의 일환으로 소위원회에서 기초심의를 담당하게 되는데, 이

후 위원회-전원위원회-본회의 단계의 심의과정이 부실할 경우, 결국 소수의 국회의원이 국

가의 핵심 정책결정을 담당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서복경 2005) 사실 돌이켜보

면, 14대 국회의 1994년 선거법 제정은 여야가 구성한 ‘6인 법안협상대표팀’의 국회의원 6인

이, 16대 국회의 2004년 선거법 개정은 선거법 소위의 국회의원 10인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국회의 법안심의 분업화 추세에 따라 선거제도 개정법률의 심의

과정이 부실해질 경우와 정치개혁에 대해 부정적인 기성 정치권을 비롯한 정치현실, 그리고

사회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치의 주요기능을 고려한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하기 위

해서는, 14대·16대 국회의 선거법 제·개정 당시 중요한 역할을 한 선관위의 역량을 현재보다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4) 소 결 : 지금까지 살펴본 14대·16대 국회의 선거법 제·개정에 대한 일련의 과정을 종

합적으로 평가한 결과를 토대로 한국의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기로

한다. 우선, 당내 민주화와 원내중심의 국회운영으로 의원들의 자율성확대와 자유로운 의정

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정당정치의 제도화를 통해 선거제도 개혁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둘

째, 기성 정치권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주체세력의 등장과 자발적인 추진을

28) 정당정치에 대한 논의는 다음을 참조. 김용호, 2001, 『한국정당정치의 이해』, 서울: 나남.

29) 헌법상 국회의 임무는 다음을 참조. 강경근, 1992, “한국의회제 개혁을 위한 헌법이론,” 『한일법학』11,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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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기란 사실상 어려우며 개혁을 추진한다 해도 크게 기대 할 수 없을 것이다. 셋째, 위

로부터의 개혁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14대 국회의 선거법 제정 당시의 제1당인 김영삼 단점

정부, 제왕적 대통령-종속적 국회관계인 정치구도,30) 김영삼 대통령과 같은 정치경륜과 리

더십을 갖춘 정치지도자의 출현이 요구된다. 하지만 현재 문민정부 4기에 접어든 한국의 정

치상황으로 볼 때, 민주화 이후 분점정부의 보편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지역

주의 정당정치를 해온 ‘3김식 정치’로 인해 파생되고 있는 지역주의 사회균열의 첨예화, 유

권자의 대통령당에 대한 견제심리, 대선과 총선시기의 차이 등으로 인해 사실상 어렵다 할

수 있다.(김용호 2001, 475-497)

따라서 앞으로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대안으로,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할 수 있

는 역량을 갖춘 새로운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개혁추진주체를 정치권 밖에서 모색하여, 선거

제도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한국의 선거제도 개혁에 주는 시사점이라 할 수 있다.

Ⅵ. 선거제도의 개혁을 위한 대안 모색

14대·16대 국회의 선거법 제·개정을 평가한 결과 앞으로 한국의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서

는 기성 정치권의 선거제도 개혁의지와 역량부족이라는 정치적 현실을 감안하여, 그 대안으

로 선거제도 개혁 추진역량과 중립성을 갖춘 제도개혁 추진주체를 정치권 밖에서 새로이 모

색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선거제도 개혁추진주체의 모색과 구성 및 운영 등을 논

하기로 한다.

1. 선거제도 개혁추진주체의 대안의 평가 : 현재의 이와 같은 정치현실을

감안해 기성 정치권의 대안으로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할 기구로, 가칭 정치제도개혁연구위

원회(약칭 ‘정개연’)를 설치하는 방안으로 국회, 중앙선관위, 새로운 별도의 기구로 설치하는

3개의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여기서는 3개의 방안 중에 중앙선관위에 ‘정개연’을 설치

하고자 하며, 그 이유와 ‘정개연’의 구성 및 운영 등을 살펴보도록 한다.

1) 중앙선관위에 ‘정개연’을 설치하는 이유 :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할 기구인 ‘정개연’ 설

치에 대한 3개의 방안 중 먼저, 국회의장 자문기구로 국회 내 설치하는 방안 둘째, 중앙선관

위원장 자문기구로 선관위 내 설치하는 방안 셋째, 새로운 별도의 중립기구로 설치하는 방

안이다.31) 이와 같은 3개의 방안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기준으로 평가해 보도록

한다. 우선, 국회의장 자문기구로 국회 내에 설치하는 방안은 부적합하다고 판단된다. 그 이

유는 국회를 대표하는 국회의장 역시 정치인이고 임기가 2년이기 때문에 국회의장의 개인

적·정치적 성향에 따라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예컨대, 현행 선거법에

서 규정하고 있는 ‘선거구획정위’에서 마련한 ‘선거구획정안’과, 16대 국회의 2004년 3월 정

치관계법 개정 당시 정개특위 자문기구로 설치한 ‘범개협’의 ‘정치관계법개혁안’을 무시하고,

국회에서 정파적 이해득실과 의원 개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개정한 실증적 사례가 있고,

30) 제왕적 대통령이란 대통령이 소속당을 앞세워 국회와 행정부를 장악하는 것을 말하는바, 한국의 경우 민주화

이후 거대해진 행정부수반인 대통령-국회간의 협력보다는 갈등이 많은 이유는 행정-입법부간의 비대칭성으

로 행정부의 지나친 우위현상 때문임. 이런 체제를 “절대대통령제(Absolute Presidentialism)"라고 개념정의

를 하기도 함. 조정관, 2003, ”대통령제 민주주의 원형과 변형,“ 『한국의 권력구조 논쟁』, 한국정치학회.

31) 정치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중립적인 기구를 국회에 설치하자는 견해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 김용호. 2001.

정당정치의 이해』. 서울: 나남 출판; 홍준형. 1996. “정치개혁과 개혁입법-제14대 국회 평가.” 『의정연

구』. 2-1(통권 제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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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도 개혁이 정치인 자신들의 정치생명과 직결된다는 점이, 보다 보편적이고 선진적인

선거제도 개혁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중앙선관위원장 자문기구로 중앙선관위 내에 설치하는 방안이 가장 적절한 것으

로 판단된다. 그 이유는 헌법상 독립기구이자 공정한 선거관리 주무기관으로서 정치적 중립

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 선관위는 지난 1989년 이후 현재까지 총 25차례에 걸쳐 정

치관계법개정의견을 국회에 제출하였고, 그 개정의견의 대부분이 입법에 반영됨으로써 정치

제도선진화에 기여해 왔으며, 제도개선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정계, 학계, 언론, 시민단체 등

과 함께 제도개선관련 학술포럼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선관위 내부직원으로 구

성한 ‘선거연구회’를 운영하는 등 정치선진화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고자 끊임없이

제도개선 연구를 하고 있다.(강경근 2010) 또한, 오랜 기간에 걸친 선거관리경험을 바탕으로

선거현실을 고려한 선진적인 선거법규의 운용과 유권해석을 통해 정치제도개선을 꾀하고 있

기 때문이다.

끝으로, 새로운 별도의 중립기구로 설치하는 방안은 부적합하다고 판단된다. 그 이유는,

‘정개연’을 설치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독립성을 담보하는 것이 목

적이다. 이를 위해 1990년 이후 1위대표제(first-past-the-post: FPTP)에서 혼합형 비례대표

제(mixed member proportional system: MMP)로 선거제도를 개혁한 뉴질랜드의 경우, 선거

제도 개혁을 위한 별도의 왕립위원회(Royal Commission on the Electoral System)를 구성

하였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헌법상 독립기구이자 공정한 선거관리 주무기관으로서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선관위가 있기 때문에, 별도로 설치하는 중립기구가 추

구하고자 하는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독립성의 담보가 중앙선관위가 추구하는 가치와 동

일한 점, 별도의 기구를 설치함에 따른 인력과 예산이 소요됨은 물론, ‘정개연’의 원활한 활

동을 뒷받침할 인적·물적 자원의 활용 등에 있어 비효율적 이라는 점, 선거제도 개혁에 대

한 국민적 여론조성이 중앙선관위에 설치하는 방안보다 적절치 않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이 ‘정개연’을 설치하는 3개의 방안에 대해 평가한 결과, 헌법상 독립기구

이자 공정한 선거관리의 주무기관인 중앙선관위원장 자문기구로 중앙선관위 내에 설치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1) ‘정개연’의 구성 및 운영 : ‘정개연’의 구성은 현재 중앙선관위원장 자문기구인 ‘자문

위’를 확대해 ‘정개연’으로 재편성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정개연’ 위원으

로는 정계, 학계, 시민사회단체, 언론 등 각계로부터 적정인원을 추천받아 구성함으로써 정

치제도 개혁에 대한 각계의 폭넓은 참여와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정개연’의 운

영방식으로 우선, 임기만료에 의한 선거기간 개시일 1개월 전부터 선거종료 후 3개월까지

약 5개월 정도 당해 선거에서 적용된 선거제도의 장·단점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평가해 마련한 선거제도 개정사안. 둘째, 현행 선거제도의 개정을 필요로 하는 사안. 셋째,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등으로 발생한 선거제도 개정사안. 넷째, 선거제도 개정에 관해 의원

입법 발의한 모든 개정사안에 대해 ‘정개연’에서 연구·검토하여, 정치권에서 개정하는 것이

부적합하거나 제도개정에 대한 여야합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제도개정은 국민투표로 결정

하도록 하는 방안과, 그 이외 개정사안은 제도개정의견을 국회에 제출하는 방안으로 구분해

서 작성한 연구결과보고서를 중앙선관위원장에게 제출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과

정을 통해 마련한 ‘정개연’의 연구결과보고서를 제출받은 중앙선관위원장은 전체회의에서

‘정개연’의 연구결과보고서를 검토한 후 그 결정에 따라 국민투표로 결정할 제도개정사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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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치권, 정부와 협의하여 국민투표로 제도개정을 추진하고, 그 이외 사안은 국회에 제

도개정의견을 제출함으로써 선거제도 개혁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정개연’의 운영방식 중 선거의 모든 과정을 모니터링하여 선거제도의 개정사안을 마련하

는 방식은,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추진하고 있는 ‘입법평가제’와 한국정당학회가 한국에서 최

초로 ‘참여관찰(participatory observation)'이라는 선거연구방법론으로서 유권자, 정당, 후보

자 등이 어떤 생각과 태도를 갖고,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직접 현장에서 보고 듣고 관찰하여

정치관계제도의 변화가 미친 정치적 효과를 분석하고, 생생한 정보와 데이터를 수집하여 새

로운 이론을 개발하려는 연구방법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김용호 외 2004) 그 이외 제

도개정사안을 연구하는 방식은, 정부에서 제출하는 법안의 경우 법제처 심의와 국무회의 의

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하는 것과 유사한 법안제출 형식을 취하게 된다.

‘정개연’의 활동상황은 선거제도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정치권과 국민들의 여론을 조성하

고 제도개선을 필요로 하는 사항 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정개연’의 활동개시 전과 중간에

수시 또는 정기적으로 중간결과를 중앙선관위 출입기자들에게 브리핑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정개연’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제도개선 관련자료 조사 등을 지원할 수 있는

‘실무지원단’을 중앙선관위에서 편성·운영해야 할 것이다.

2) ‘정개연’에 대한 중앙선관위의 실무지원 역량강화 : ‘정개연’의 원활한 활동에 필수

적인 실무지원을 위해 현재 중앙선관위의 법제연구 인력과 조직을 대폭 확충하는 것이 필요

하다.32) 이와 병행하여 선거제도 입법 및 연구 등과 관련된 연구기관 및 학회, 대학(원) 등

에 선관위의 법제연구 인력을 일정기간 파견하여 지속적으로 법제연구 인력을 육성해야 한

다. 현재 한국은 27개 OECD 회원국 중에서 네 번째로 사회갈등이 심한국가로서 갈등으로

인해 경제적 비용이 크게 발생하여, 1인당 GDP의 27%를 비용으로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박준 2009) 오버쉘(Oberschall 1978)은 모든 사회에 존재하는 사회갈등에는 순기

능과 역기능이 있다고 한다. 순기능의 역할을 하는 선거를 통해 질적으로 심화된 개방적이

고 역동적인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갈등조정 메커니즘이 활성화됨에 따라, 사

회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여 국가발전을 기할 수 있다는 점(곽준혁 2005)을 감안한다면,

중앙선관위의 ‘정개연’ 실무지원 역량강화에 소요되는 인건비, 운영경비 등 제반비용은, 소위

‘민주화 비용’으로서 그리 많은 예산이 수반되는 것은 아니라 할 수 있다.

2. 선거제도의 개혁추진 방안 : 2012년 치러지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선거

제도 개혁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민주화 이후 지금까지 논쟁 중인 주요쟁점은 현행 선거

제도를 바꿔서 지역주의 타파, 투표와 의석간 비례성의 증대, 정책을 중심으로 한 정당정치

의 제도화, 정치에 대한 국민적 신뢰회복에 있다. 그러나 역대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

령 모두 현행 선거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피력하였지만, 현재까지 선거제도가 바뀌지 않고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우선 정치권의 정파적 이해득실과 정치인의 개인적 이해관계가 상충

됨에 따라, 정치권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현재 논쟁 중인 선거제도의 대표제와 선거구제

를 국민투표로 결정하여 제도를 개혁하고, 향후 ‘정개연’의 연구결과에 의한 중앙선관위의

전체회의 결정에 따라 선거제도의 개정을 국민투표로 개정할 사안, 국회에 개정의견을 제출

32) 업무별(공직선거, 정당·정치자금, 위탁선거, 일반 행정) 법제연구 인력을 각 1개 팀(연구관 5명, 일반직 2명

정도)씩 총 4개 팀으로 편성·운영하고, 법제업무를 총괄하는 가칭 ‘정책법제실’의 신설을 생각할 수 있다. 연

구관은 학제간 연구를 통한 전문성 제고를 고려해 헌법, 정치학, 행정학, 입법학 등을 전공한 석·박사급 계약

직이 적합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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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사안으로 구분해서 선거제도 개혁을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또한 선거환경 변화와 유권자

의식변화에 맞도록 선거법규 운용을 하는 등 선관위가 선거제도의 선진화를 선도함으로써 우

리나라 정치의 발전을 기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기로 한다.

1) 국민투표를 통한 선거제도의 개혁

(1)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국민투표의 필요성33) : 사실 현행 선거제도는 지역구 투표와

정당투표가 혼재된 혼합형 선거제도(mixed electoral system)이지만 그 효과는 사실상 단순

다수제(a plurality rule electoral system)라고 할 수 있으며, 이 제도가 특히 한국에서 문제

가 되는 이유는 지역적으로 집중된 지지를 갖지 못한 정당은 이 제도 하에서 정치적으로 살

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선거제도가 지역주의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니라 해도 현행 선

거제도는 지역주의 대립의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시킴으로써 지역주의 정당체제가 유지되어

오는데 도움을 주었던 것이다. 이처럼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현행 선거

제도의 개선이 불가피하다.(강원택 2009) 그러나 14대 국회-김영삼 정부의 1994년 통합선거

법 제정과 16대 국회-노무현 정부의 2004년 개혁적인 선거법 개정이 있었지만, 현행 선거제

도를 그대로 유지하였다. 그 이유는 정치권이 보다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정치적 원칙과 가

치를 구현하려는 대승적 차원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논의보다는, 당리당략과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당파적 협상의 결과로 선거제도의 개혁을 꾀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에는 정치적 격변기나 특정 정파의 정치적 이해득실을 위해 선거구제 혹은

선거제도의 개정이 이뤄져 왔지만, 이제 민주화 25년을 맞이하면서 추진하는 선거제도의 개

정은 단기적·대증적인 요구에 의해 이뤄져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선거제도 개정 작업이

지역주의와 같은 우리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를 완화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하겠

지만, 보다 보편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민주주의가 보다 성숙할 수 있는 제도적 조

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는 선거제도 개선의

중요성이 바로 그런 점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강원택 2009) 또한 ‘누구도 자기의 사건

에 관하여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사법에 관한 ‘자연적 정의(natural justice)34)의 원

칙’이라면, 선거법과 같이 공정성의 요구가 현저히 강하게 나타나는 분야에 대해서도 ‘누구

도 자기가 참가할 선거에 관하여 규칙을 정할 수 없다’는 ‘정치개혁 입법의 자연적 정의의

원리’가 적용되어야 한다.(홍준형 1996; 이성환 2000, 85) 이러한 점에서 국민투표로 현행 선

거제도를 개혁할 필요성이 있다.

뉴질랜드 선거제도 개혁의 경우,35) 각 정당들이 진정으로 원했던 것이 아니라 선거에서

의 승리와 집권을 위한 당파적 계산에서 비롯되었다는 점과, 개혁에 대한 논의와 결정이 정

치권뿐만 아니라 사회세력들과 국민들에 의해 오랜 동안 진행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으

로서, 두 차례(1992년, 1993년) 국민투표를 거쳐 선거제도를 개혁한 사실은 우리의 정치현실

을 감안할 때 시사 하는바가 크다 할 수 있다.(김형철 2010) 지금 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다

양화·글로벌화 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우리에겐 정치개혁을 위한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기

에 하루 속히 국가적 갈등을 해소하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33) 국민투표에 관한 자세한 논의는 다음을 참조. 강경근, 2004, 『헌 법』, 서울: 법문사, 160-173, 858-861,

1117-1119면; 강경근 외, 1991, 『국민투표』, 서울: 민음사; 정요섭, 1993,『선거론』, 서울 : 박영사.

300-331면.

34) 자연적 정의(natural justice)에 대한 논의는 다음을 참조. 강경근, 2004, 『헌 법』, 서울: 법문사, 475-479면.

35) 뉴질랜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논의는 다음을 참조. 강원택, 2000, “뉴질랜드,” 박찬욱 편,『비례대표선거제

도』, 서울: 박영사, 70-9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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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의사를 확인하는 국민투표를 통해 보편타당한 선거제도로 개혁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서는 민주화를 이끌어 냈던 국민의 관심과 정치권에 대한 압력이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국

민이 주권자로서 그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와 관련된 선거제도에 관한 입법을 함에 있어서

는, 간접민주주의가 추구하는 대표성의 예외로서 직접민주주의적인 원칙과 방법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성환 2000, 85) 국민투표의 본질이 대표자의 대의정(代議政) 실현이 국

민을 실질적으로 대의하지 않는다고 보는 국민이 직접 주권 내지 국가권력을 행사하는 직접

민주주의의 헌법제도로서, 대의민주주의를 전제로 하는 한 국민투표는 민주주의 실현을 위

한 원칙적 행태인 대의정을 전제로 이를 보완하는 ‘반대표정(半代表政-le représentation

semi-direct)’의 제도라는 논거(강경근 2004, 165-166)에 따라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2)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국민투표 실시방안 : 선거제도 개혁의 시기는 총선과 대선이

치러지는 2012년이 적기이다. 그 이유는 거대정당에서 총선·대선승리와 자신들의 정치생명

을 유지하기 위하여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표를 의식함에 따라, 정치권 스스로의 의지

와 관계없이 개혁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2년 12월 대선보다는 국

회의원들의 정치생명이 걸린 4월 총선과 함께 국민투표를 실시함으로써, 정치인들이 총선에

서 살아남고 상대를 이기기 위해 자연스럽게 개혁경쟁이 선거쟁점화 됨에 따라 선거제도 개

혁을 위한 국민투표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와 국민이 바라는 보

편적인 선거제도로 개혁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민투표만을 별도로 실시하는 것 보다

선거제도 개혁이 용이함은 물론 국민투표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민투표는, 현행 헌법 제7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국가중요정책에 대한

국민투표로써 선거제도 개혁을 국민투표에 부의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은, 대통령이 ‘필요하

다고 인정할 때’에 비로소 가능한 대통령의 재량사항에 속한다. 따라서 선거제도 개혁을 위

한 국민투표는 대통령의 결단이 요구되는 사안(강경근 2004; 정회철 2009)으로서 ‘정개연’과

중앙선관위의 정치적 협상력을 필요로 한다.

(3) 국민투표를 통한 선거제도 개혁의 정치적 효과 : 국민투표로 선거제도를 개혁한 뉴

질랜드처럼 국민투표를 통해 국민들이 직접 선거제도를 선택하게 함으로써(let the people

decide) 개정된 선거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합의와 이해를 이끌어 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국민투표는 선거제도의 개정이 일부 정치인들 간의 밀실합의가 아닌 국가적 이익을

위한 진지한 고민과 판단의 결과에 의하여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기회도 될 수 있을 것이

다.(김용호 2001) 또한 선거제도가 복잡하게 되는 것은 여러모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가

있고, 유권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선거제도와 규칙은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김용복 2010)등을 고려할 때, 국민투표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유권자들에게 선거제도에 대

한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복잡한 현행 선거법을 국민과 정치인 모두가 잘 이

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선거법 전체의 틀을 알기 쉽게 바꾸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3) 선관위의 선거제도 선진화 선도

(1) 선관위의 위상 : 1963년 1월 21일 제3공화국 제5차 개정헌법에 근거해 선관위를 창

설하여 각종 공직선거를 관리해 왔다.36) 선관위는 1961년 군사정권의 민주적 정당성 확보라

36)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다음을 참조. 이철호, 2010, “선거관리위원회의 위상과 과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구』,창간호; 이성환, 2000, “선거관리의 공법적 문제,” 『공법연구』,제28집 제4호 제1권; 중앙선

거관리위원회, 1999, 『국가기구로서의 선거관리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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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정권의 필요에 의해, 1963년 창설한 이래 1987년 민주화 이전까지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소위 ‘관권선거관리’를 하면서 선거관리의 노하우를 충실히 축적하는 시기인 ‘성장기(成長

期)’를 거쳐, 민주화 이후부터 2004년까지 각 4차례의 대선과 총선을 치르면서 본래의 선관

위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공정선거관리’를 통해 국민들의 신뢰를 구축하고, 국회에 선거법

제정의견 등 정치관계법 제·개정의견을 제출하여37) 그 제·개정의견의 대부분이 입법에 반영

됨으로써 정치제도의 선진화에 기여하는 한편, 민주시민정치교육 등을 통해 정치문화의 선

진화를 기하는 등 선관위가 스스로 자립한 ‘자립기(自立期)’를 지나,(이철호 2010, 17)38) 2005

년 이후부터 정치제도의 개혁에 미온적인 기성 정치권을 감안하여 정치제도개선 연구 등의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한국의 선진정치환경 구현과 건전한 정당발전 기반조성을 추구함으로

써, 국민의 염원에 부응하는 정치선진화의 선구자적 역할을 자임하면서 정치제도의 개혁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선도기(先導期)’시대를 맞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39)

(2) 선거제도 개선의 전문성 및 신뢰성 제고 : 중앙선관위는 국회에서 여야의 정쟁과

당리당략으로 인해 법률안 입안 및 심의시간 부족으로, 자칫 졸속으로 법률이 제정되는 것

을 예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을, 1989년 이후 2010년까지 총 25

차례에 걸쳐 국회에 제출하였고 그 개정의견의 대부분이 입법에 반영됨으로써 정치제도의

선진화에 기여해 왔으며, 또한 2011년에는 선거제도 연구와 정치관계법 개정의견 작성 등을

위해 정계, 학계, 언론,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정치관계법 개정 토론회’를 3월 24일부터 25

일까지 2일간 개최하여 2011년 4월 8일 국회에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을 제출하였고, ‘학계 등

과 정기포럼의 공동 개최’를 계획 하는 등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40)

(3) 선거법규 운용 등을 통한 선거제도 개혁 선도 : 2011년 중앙선관위는 법규운용에 대

해 ‘경직된 해석’ 또는 ‘형식적 중립성’에만 치우친다는 비판과, 지난 2010년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 시 선관위 결정에 대한 일부 시민단체 등의 불신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스마트폰의 대중화

에 따른 카카오톡, QR코드 등 새로운 IT를 활용한 선거운동매체에 대해 선거환경 변화 및 유권

자 의식 향상에 부응하는 법규운용기준 수립․보급과, 기존의 선례 중 환경 변화에 따라 변경이

필요한 사례는 중앙선관위의 전체회의 의결 등을 통해 변경하는 등, 선거환경 변화와 유권자 의

37) 최근에 헌법상 법률안 제안권이 없는 대법원, 중앙선관위, 감사원에서 각각 법원조직법, 공직선거법, 감사원

법 등 관련 법안에 대한 개정의견을 국회에 제출하는 경우, 이를 소관(상임)위원회에 송부하여 법안심사에

참고토록 하며, 그 의견을 참고하여 국회법 제51조에 의해 위원회안으로 제안한다. 국회 법률정보지식시스템,

http://likms.assembly.go.kr/law/HtmProcess/process1.html(검색일: 2011.5.3)

38) 지난 89년 4월 실시된 강원도 동해시 국회의원 재선거 전까지만 해도 투·개표관리에만 주력했을 뿐, 불법

타락선거운동의 억제나 단속은 사법기관에 미루고 이를 거의 묵인, 방치 했었다는 게 중앙선관위 스스로의

평가다. 동해시 재선거의 경우 불법선거운동이 난무하자 당시 이회창 중앙선관위원장은 출마후보 5명과 이

들의 선거사무장 전원을 선거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적극적인 선거관리 자세를 견지, 국민들의

호응을 받았다. 중앙선관위는 그 이후 실시된 서울 영등포을 재선거와 지자체 기초 및 광역의회선거, 14대

국회의원 총선과 대통령선거 등을 통해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왔으며, 그 결과 14대 대선

의 경우 후유증을 크게 남기지 않을 정도의 선거였다는 평을 듣게 됐다.(동아일보, 1993. 1. 21, 8면);1992

년 12월 18일 치러진 14대 대선이 끝난 12월 19일 노태우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 당선자, 김대중 후보가

윤관 중앙선관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선관위의 공명선거관리에 감사하다는 사의를 표했다.(경향신문, 1992.

12. 20, 19면)

39) 선거문화 개선을 위한 선관위의 역할이 컸다는 17대 총선결과 평가가 있다. 김용호, “2004년 총선과정과 결

과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김용호 외 편, 2004,『17대 총선현장 리포트-13인 정치학자의 참여관찰』, 서울:

푸른길, 405면.

40) 중앙선관위는 선거제도 개선과 선거법규 운용 및 해석 등에 관하여 2011년 5월27일 부터 28일까지 개최한

‘중앙선관위 고위관리자 역량강화 워크숍’ 후속 대책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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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변화에 맞도록 법규운용기준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성낙인 교수는 지난 1995년 6· 27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법적인 문제점에 대해서는 더욱 적극적으로 개선책을 마련하고, 나아

가 현실적인 법운용상 야기되는 기술적인 사항은 국민의식의 흐름에 따라 전진적인 법운용

과 법해석을 통하여 고쳐 나감으로써, 선거가 민주주의 비용으로 남아 있을 것이 아니라 국

민을 위한 축제로서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고 하였다.(성낙인 1995; 이성환

2000, 83-96)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중앙선관위의 선거법규 운용과 유권해석의 방향을 잘 잡았다

고 볼 수 있으며, 선관위가 2012년 총선·대선에서 보다 더 탄력적·선진적인 법규운용과 유권해

석을 통하여 정치선진화를 선도해야 할 것이다. 선거의 자유와 공정성의 조화란, 풍선의 한

곳을 누르면 그 곳은 들어가는 반면 다른 곳이 팽창되는 것처럼, 문제하나가 해결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겨나는 현상을 말하는, 소위 ‘풍선효과(ballon effect)'와 같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Ⅶ. 결어 : 선거제도 개혁을 통한 정치선진화를 기대하며

선거제도 개혁은 정치 개혁에서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선거제도 개혁이 여야 국회의원

등 정치권의 사보타주(sabotage-怠業)로 무산위기에 처해있다. 따라서 먼저 국민투표로 대

표제, 선거구제를 개정하여 바뀐 선거제도로 선거를 2~3회 정도 치르면서 현행 선거제도로

인한 병폐로 지적되고 있는 지역주의 할거정치 등의 변화추이를 지켜 보고난 후 다른 정치

제도를 보완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지면제약으로 다루지 않은 사항이지만,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한 주요법제

정비가 요구된다. 첫째, 1994년 선거법 제정 이후 4차례 치러진 임기만료의 총선에 적용된

개정선거제도가 평균적으로 총선 50일 전쯤에 개정·시행됨에 따라, 정치적 약자인 정치신인

들의 선거운동의 제약, 선관위의 선거관리 및 홍보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따라서 선거

제도를 현재 대선 예비후보자 등록시기가 ‘선거일전 240일’인 점을 고려해서 ‘선거일전 1년’

까지 개정토록하고, 시행 시기는 개정 후 치르는 선거의 다음선거부터 개정선거제도를 적용

하는 것을 선거법에 명시하는 선거법 개정이 요구된다.41) 둘째, 선거제도 개정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선거제도 개정법률을 의원입법 발의하는 경우 ‘입법예고’를 의무화하

도록 선거법에 명시하는 법제화가 필요하다.(강경근 2004;권영설 2006;이상영 2000) 또한 중

앙선관위 홈페이지에 ‘정치관계법 개정의견 및 입법예고’ 사이트를 개설하여 운영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셋째, 선거제도 개정법안의 심의시간 부족과 전문성 결여로 인해 졸속으로

입법되는 것을 예방하고, 법안심의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정개특위’를 ‘상설특

별위원회’로 격상함으로써, 국회의 입법지원인력 확보에 따른 원활한 입법지원과 법률입안

및 심의에 내실화를 기할 수 있도록 관련 국회법의 개정이 요구된다. ‘정개특위’ 내에 선거

제도, 정당 및 정치자금제도에 관한 상설 소위원회를 2개 정도 두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치란 사회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정치의 발전 없이는 경제적 침체와 사회

적 양극화의 해소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정치발전을 위해 현재 논의 중

41) 운동경기 도중 경기의 룰을 변경하면 선수들의 경기력과 경기의 질적 저하와 바뀐 경기의 룰을 잘 모르는

관중들이 경기에 대한 흥미를 잃어 해당 경기를 보지 않으려는 이치와 같은 경우로, 예비후보로 등록해 선거

운동 도중에 선거법을 바꾸면 선거의 공정성과 유권자들의 선거참여를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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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선거제도는 정치공학적 성격을 지닌 제도의 정치적 효과와 현실을 고려하여, 보다 보편

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의 정치문화와 역사적 전통에 부합하는, 소위 ‘새로운 시대’

를 대비하는 선거제도로 하루빨리 개혁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현 시점이 우리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고

있는 현행 선거제도를 개혁할 수 있는 적기임은 분명해 보인다. 지금 우리의 정치는 냉소와

환멸 속에 있다. 그러나 정치는 상상력의 예술이기 때문에 이 위기를 정치적 상상력으로 극

복할 수 있다. 따라서 기성 정치권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선거제도 개혁추진을 위해

출범하는 기구인 ‘정개연’의 풍부한 창의적 상상력과, 페루의 노련한 정치가이자 2010년 노

벨문학상 수상자인 마리오바르가스요사의, “정치가 아무리 혐오스러워도 우리의 삶에서 정

치를 배제할 수 없다”라는 현실을 직시한 한국적 지혜를 갖춘 국민 모두가 참여해 마련한

선거제도의 개혁을 통해, 과거의 정치적 질서를 뛰어넘는 한국의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우공이산(愚公移山)을 상상하며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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