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와 한국 사회의 혐오, 차별 표현 · 이런 용어 가운데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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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한국어와 한국 사회의 혐오, 차별 표현 이정복 대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1. 머리말 지난 7 17 일 법원은 여성 비하로 논란이 된 인터넷 만화 작가를 한남충 이라고 가리킨 여자 대학원생에게 모욕죄로 3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한남충(蟲)’ 벌레라는 뜻으로 부정적 의미가 강하고, 피해자 개인 을 대상으로 문제의 글을 써서 모욕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판결에 대해 여성들은 김치녀’, ‘된장녀’, ‘보슬아치’, ‘맘충’, ‘페미년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적 모욕과 욕설은 규제하지 않으면서 한남충사용을 처벌하는 것은 모욕죄 적용에도 성차별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1) 비록 벌금의 액수가 적기는 하지만 이러한 판결은 인터넷 공간에서 다양 하고 심한 차별과 혐오 표현에 일상적으로 노출된 여성들의 분노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한편, 앞으로 그 누구든 비하, 모욕, 혐오, 차별의 공격적인 언어 사용과 관련하여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음을 일깨워 주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일상 언어 사용에 비해 표현의 자유를 더 강하게 누리고자 하는 인터넷 공간에서의 언어 사용이 본격적인 법적 규제의 대상이 된 시대임을 1) <‘한남충’이 모욕죄? 그럼 맘충김치녀는?>, 여성신문, 2017. 7. 24. 기사 참조. 특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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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어와 한국 사회의 혐오, 차별 표현

    이정복

    대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1. 머리말

    지난 7월 17일 법원은 여성 비하로 논란이 된 인터넷 만화 작가를 ‘한남충’

    이라고 가리킨 여자 대학원생에게 모욕죄로 3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한남충’의 ‘충(蟲)’은 ‘벌레’라는 뜻으로 부정적 의미가 강하고, 피해자 개인

    을 대상으로 문제의 글을 써서 모욕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판결에 대해 여성들은 ‘김치녀’, ‘된장녀’, ‘보슬아치’, ‘맘충’, ‘페미년’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적 모욕과 욕설은 규제하지 않으면서 ‘한남충’의

    사용을 처벌하는 것은 모욕죄 적용에도 성차별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1)

    비록 벌금의 액수가 적기는 하지만 이러한 판결은 인터넷 공간에서 다양

    하고 심한 차별과 혐오 표현에 일상적으로 노출된 여성들의 분노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한편, 앞으로 그 누구든 비하, 모욕, 혐오, 차별의 공격적인

    언어 사용과 관련하여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음을 일깨워 주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일상 언어 사용에 비해 표현의 자유를 더 강하게 누리고자 하는

    인터넷 공간에서의 언어 사용이 본격적인 법적 규제의 대상이 된 시대임을

    1) , ≪여성신문≫, 2017. 7. 24. 기사 참조.

    특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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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하게 알려 준다.

    한국어와 한국 사회에는 수많은 차별 또는 혐오 표현들이 쓰이고 있으며,

    그 결과로 성별, 계층, 지역, 종교, 인종 및 민족, 이념과 정치 성향, 성적

    지향 등을 달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대립과 갈등, 실제적 충돌이 심해지고

    있다. ‘김여사’, ‘맘충’, ‘아빠충’ 등의 성차별 표현, ‘벙어리’, ‘앉은뱅이’, ‘애꾸

    눈’ 등의 장애 차별 표현, ‘깜둥이’, ‘양놈’, ‘쪽발이’ 등의 인종 또는 민족

    차별 표현, ‘개독’, ‘중놈’, ‘무당년’ 등의 종교 차별 표현, ‘보수꼴통’, ‘좌좀’,

    ‘빨갱이’ 등의 이념과 정치 성향 차별 표현 등 수없이 많다. 이런 표현 가운데

    ‘벙어리’, ‘양놈’, ‘중놈’ 등은 쓰인 지 오래되고 국어사전에도 실려 있는 말들

    이다. 반면 ‘아빠충’, ‘개독’, ‘좌좀’ 등의 말들은 최근 인터넷에서 누리꾼들이

    만들어 낸 말들이다. 인터넷을 활발히 이용하는 젊은 누리꾼들이 손쉬운

    정보 공유와 폭넓은 소통을 통해 하나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차별

    표현을 만들어 쓰면서 싸우고 대립하고 분열되는 일이 자주 관찰된다.

    이 글에서는 차별 표현 또는 혐오 표현의 개념과 유형을 정리하고, 한국어

    및 한국 사회에서 쓰이고 있는 차별과 혐오 표현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차별 표현의 구체적 검토 과정에서 ‘국어사전

    에 실린 기존의 차별 표현’과 ‘누리꾼들이 만든 새로운 차별 표현’으로 크게

    나누어 설명하겠다.

    2. 차별, 혐오 표현의 개념과 유형

    ‘차별 표현’과 비슷하거나 관련이 있는 용어로는 ‘혐오 표현’, ‘증오 표현’,

    ‘비하 표현’, ‘모욕 표현’, ‘적대 표현’ 등이 있다. 작은 의미 차이가 있지만

    모두가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말들을 가리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이런 용어 가운데 ‘차별 표현’이 가장 포괄적 용어다.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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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으로 대립과 갈등이 격화되면서 ‘혐오 표현’이나 ‘증오 표현’이 더

    자주 쓰이고 주목받지만 이런 말들은 넓게 보아 차별 표현의 한 갈래에

    해당한다. 혐오 또는 증오 표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차별 표현의 범위에

    이미 들어 있기 때문이다. 차별 표현이라고 할 때는 혐오 표현이나 증오

    표현을 포괄할 수 있지만 혐오 표현이나 증오 표현이라는 말로는 모든 차별

    표현을 가리키기 어렵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혐오(嫌惡)’란 ‘싫어하고 미워함’의 뜻이

    며, ‘증오(憎惡)’는 ‘아주 사무치게 미워함 또는 그런 마음’의 뜻이다. ‘비하’,

    ‘멸시’, ‘모욕’이 낮잡아 보고 깔보는 마음의 태도에 가깝다면 ‘혐오’나 ‘증오’

    는 몹시 싫어하고 미워하는 태도를 겉으로 드러내는 행위에 가깝다고 하겠

    다. 이처럼 다른 사람에 대한 부정적 태도와 행위에 동반되는 언어 표현이

    바로 넓은 의미의 ‘차별 표현’이다. 차별 표현에는 다른 사람을 낮잡아 보는

    약한 의미 표현부터 함께 있기를 꺼려 하고 몹시 싫어하며 적으로 간주하여

    죽이려는 적대적 태도를 드러내는 강한 의미 표현까지 모두 들어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혐오 표현이

    나 증오 표현을 모두 차별 표현의 테두리에 넣어 다루기로 하겠다.

    ‘차별 표현’ 또는 ‘차별 언어’의 개념에 대해 이정복(2014:36-37)은 ‘사람

    들의 다양한 차이를 바탕으로 명시적 또는 암묵적으로 편을 나누고, 다른

    편에게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를 드러내거나 다른 편을 불평등하게 대우

    하는 과정에서 쓰는 언어 표현’으로 정의했다. 이러한 차별 표현은 다른 사람에

    대한 비하나 멸시, 모욕의 부정적 감정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으면서 구체적

    표현과 사용 의도에 따라 혐오나 증오의 강한 적대적 감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한편, 홍성수(2015:290)은 ‘혐오 표현(Hate Speech)’이 소수자 집단에

    대한 혐오에 근거하고, 혐오 표현의 대상은 소수자와 일반 청중이며, 혐오

    표현의 행위는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연구 보고서인 홍성수 외 6인(2016:21)에서는 혐오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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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의 개념을 좀 더 명시적으로 ‘어떤 개인‧집단에 대하여 그들이 사회적

    소수자로서의 속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그들을 차별‧혐오하거나 차별‧적의‧

    폭력을 선동하는 표현’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차별 표현 또는 혐오 표현의 대상을 소수자 집단에 한정한 것은

    언어 사실에 맞지 않음을 지적한다. 소수자든 다수자든, 약자든 강자든 누구

    나 비하, 모욕, 혐오, 증오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조선

    시대의 사회적 약자인 평민들을 양반들이 ‘상놈들’이라고 모욕했다면 평민

    들은 거꾸로 양반들을 ‘양반놈의 새끼들’, ‘종놈만도 못한 놈’이라고 조롱

    하면서 적대 감정을 드러내었다.2) 여성 혐오에 맞서 싸우는 여성들이 남성

    들에게 쓰는 ‘개저씨’, ‘냄저’도 강자에게 혐오감을 드러내는 표현이다. 한국

    사람들이 더 힘센 나라 사람들을 ‘되놈, 짱깨’, ‘왜놈, 쪽발이’, ‘미국놈,

    양키’라고 모욕하는 것도 강자, 다수자에 대한 증오감의 표출이다. 다만

    강자나 다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 표현의 사용은 간접적, 방어적으로 이루

    어질 가능성이 높고, 사회적 문제가 될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을 뿐이다.

    차별 표현의 유형을 나누는 것은 다양한데, 한국어 차별 언어를 종합적

    으로 다룬 이정복(2014:39)에서는 ‘성차별, 인종 차별, 장애 차별, 지역 차별,

    직업 차별, 종교 차별, 기타 차별’의 일곱 가지로 나눈 바 있다. 각각의

    대표적 표현을 들면 다음과 같다.

    (1) 차별 표현의 유형과 보기

    가. 성차별: 여의사, 여필종부, 관능미, 출처(出處), 늑대

    나. 인종 차별: 오랑캐, 쪽발이, 검둥이, 코쟁이, 똥남아

    다. 장애 차별: 귀머거리, 난쟁이, 소경, 미친놈, 병신

    2) 조선 시대 평민들이 가면극 등을 통해 양반들을 비하, 조롱, 혐오하는 언어를 쓰는 일이 많았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정복(2005)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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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 지역 차별: 멍청도, 깽깽이, 경상디언, 뺀질이, 짠물

    마. 직업 차별: 도배공, 옹기장, 신호수, 잡역부, 무희

    바. 종교 차별: 개독교, 땡중, 무당질, 점쟁이, 개슬람

    사. 기타 차별: 상것, 하층민, 늙은것, 뚱보, 호모

    (1사)의 ‘기타 차별’에서 ‘상것’, ‘하층민’은 계층 차별, ‘늙은것’은 나이

    차별, ‘뚱보’는 외모 차별, ‘호모’는 성 소수자 차별 표현이다. 한국 사회에서

    정치적, 이념적 대립과 갈등이 심해지면서 ‘빨갱이’, ‘수꼴’ 등의 말도 비하와

    혐오의 표현으로 쓰이고 있다. 이러한 일곱 가지 유형의 차별 표현에 대해

    3, 4장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3. 국어사전에 실린 기존의 차별 표현

    먼저, 차별 표현 가운데서 만들어진 지 오래되었고 국어사전에도 실려

    있는 말들을 하위 유형별로 제시하기로 하겠다. 여기 소개하는 차별 표현

    들은 국어사전에 뜻과 용법이 실려 있기 때문에 구체적 쓰임 제시는 생략

    한다.3)

    (2) 국어사전에 실린 기존의 성차별 표현

    가. 여교사(女敎師), 여의사(女醫師), 여류작가(女流作家), 여사(女士)

    나. 부전자전(父傳子傳), 부자유친(父子有親), 학부형(學父兄)

    다. 부모(父母), 부부(夫婦), 아들딸, 남녀평등(男女平等)

    다-1. 편모편부(偏母偏父), 연놈

    라. 여필종부(女必從夫), 출처(出處), 매휴(賣休), 미망인(未亡人)

    3) 여기서 참조한 사전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1999)과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고려대

    한국어대사전≫(2009)의 인터넷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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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 여편네, 부엌데기, 암캐, 여우; 수다스럽다, 표독스럽다, 꼬리치다,

    가냘프다, 섹시하다, 빵빵하다

    마-1. 늑대, 머슴, 기생오라비

    (2가)의 ‘여교사’, ‘여류작가’ 등은 남성형을 기본으로 하여 여성형을 파생

    시킨 것으로 언어 형식상 여성을 남성의 종속적 지위에 두는 여성 차별

    표현이다. 이와 달리 (2나)의 ‘부전자전’, ‘학부형’은 남성형으로 남성과 여성

    전체를 대표하는 말이며, 마찬가지로 여성에게 불리한 차별 표현이다. (2다)

    의 ‘부모’, ‘아들딸’ 등은 낱말 구성 요소의 순서에서 남성형이 먼저 나오는

    것으로 남성을 우선시하고 중요하게 표현하는 차별 표현이다. 그런데 (2다-1)

    의 ‘편모편부’, ‘연놈’은 여성형이 앞서 나오는데 공통적으로 낱말의 의미가

    부정적이다.

    (2라)의 ‘여필종부’, ‘출처’ 등은 여성이 남성에게 종속된 존재 또는 소유물

    이라는 뜻을 갖는 성차별 표현이다. 특히,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출처’는

    ‘인연을 끊고 헤어진 아내’ 또는 ‘아내를 내쫓음’의 뜻으로, ‘매휴’는 ‘제 아내

    를 남에게 팔고 남편으로서의 권리를 포기함’으로 풀이한 것처럼 두 말은

    비록 현재의 쓰임은 없지만, 남편이 아내를 팔거나 내쫓을 수 있는 ‘여성의

    주인’으로 기술되었다는 점에서 극단적 여성 차별 표현이라고 하겠다.

    (2마)는 여성의 행동이나 품성, 역할을 부정적으로 바라봄으로써 여성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남성의 시각에서 여성들의 외모를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고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점에서 성차별적 표현이다.4) 이와

    달리 (2마-1)은 행동이나 외모 등에서 남성을 차별하는 표현들이다. 여성

    차별 표현에 비해 남성 차별 표현의 수는 극히 적다.

    4) 제민경‧박진희‧박재현(2016:99)의 조사에 따르면 ‘여편네’, ‘부엌데기’, ‘계집애’, ‘빵빵하다’, ‘남자

    못지않다’가 여성을 차별하는 가장 대표적인 표현이라고 화자들이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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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국어사전에 실린 기존의 인종 차별 표현

    가. 오랑캐, 되놈, 짱깨, 왜놈, 쪽발이, 베트콩

    나. 양놈, 양년, 양키, 흰둥이, 코쟁이

    다. 검둥이/껌둥이, 니그로

    라. 튀기, 잡종(雜種), 짬뽕, 혼혈(混血)/혼혈아(混血兒), 잡혈(雜血)

    라-1. 순혈(純血), 단일민족(單一民族), 백의민족(白衣民族), 살색

    인종 차별 표현 가운데 (3가)의 ‘오랑캐’, ‘되놈’, ‘쪽발이’ 등은 한국 가까이

    에 사는 특정 민족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3나)의 ‘양놈’, ‘양키’ 등은 서양

    백인들을 비하하는 말이며, (3다)의 ‘검둥이’ 등은 흑인들을 비하하는 표현이

    다. 한국어에는 이처럼 백인과 흑인에 대한 인종 차별은 물론이고 가까운

    아시아의 다른 민족에 대한 차별 표현들이 많다.

    (3라)의 ‘튀기’, ‘잡종’ 등은 서로 다른 인종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을 부정적

    으로 가리키는 말로서, 그들을 피가 섞여 순수하지 못한 존재라고 부정적으

    로 지시할 때 쓰인다. 특히 아직도 ‘혼혈아’라는 표현을 성인에게 씀으로써

    혼혈인을 인격이 성숙하지 못한 아이처럼 낮잡아 대하는 일이 많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인들이 ‘민족의 순수성’을 강조하면서 쓰는 (3라-1)의 ‘순혈’,

    ‘단일민족’, ‘백의민족’ 같은 말은 외국 이주민이 200만 명 이상을 차지하는

    지금의 다문화 사회에서 인종 및 민족 차별 의식과 갈등을 부추기고 이주민

    들에게 상처를 주는 표현이 되고 있다. 또한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서

    는 ‘살색’의 한 가지 뜻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살빛과 비슷한 색깔’로 정의

    했는데, 다양한 피부색의 국민들이 함께 살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러한

    사전 기술은 적절치 않다.

    (4) 국어사전에 실린 기존의 장애 차별 표현

    가. 봉사, 소경, 장님, 청맹과니, 애꾸눈

    나. 귀머거리, 벙어리, 반벙어리, 말더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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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곱사등이, 꼽추, 난쟁이, 앉은뱅이, 절름발이, 외팔이, 곰배팔이,

    육손이

    라. 미치광이, 미친놈, 미친년, 머저리, 천치

    마. 병신(病身)/빙신, 폐질자(廢疾者), 불구자(不具者), 장애자(障碍者)

    (4가)는 시각 장애 관련 차별 표현이고, (4나)는 청각 및 언어 장애 관련

    차별 표현이다. (4다)는 지체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들이고, (4라)는 정신

    장애인을 모욕하는 말들이다. ‘봉사’, ‘소경’, ‘장님’은 어휘 의미 자체에서는

    특별한 비하 뜻이 없지만 장애인을 특정하여 부정적으로 가리키는 사용

    과정에서 비하 의미를 갖게 된 것이다. 이와 달리 ‘귀머거리, 벙어리’, ‘말더듬

    이, 난쟁이, 미치광이’처럼 접미사 ‘-어리’, ‘-이’가 붙어 만들어진 것은 낱말

    자체에 문제가 있다. 이런 접미사는 본래 사람보다는 사물을 가리키는 말에

    잘 붙고, 사람에 붙더라도 부정적인 뜻을 갖는 일이 대부분인 점에서 이러한

    파생어들은 장애인을 하찮은 사물처럼 생각하는 차별 의식을 강하게 담고

    있다(이정복 2014:251)고 하겠다.

    (4마)의 ‘병신’, ‘불구자’ 등은 장애인을 총칭하는 말이다. 쓰임이 많은

    ‘병신’을 단순히 가벼운 욕설 정도로 생각하면서 쓰는 화자들이 적지 않은데,

    장애인들에게는 큰 심리적 상처를 주게 된다.5) ‘장애인’이 교육과 법률 등의

    용어로 정착되면서 이제는 ‘장애자’도 차별 표현의 하나가 되었다.

    (5) 국어사전에 실린 기존의 지역 차별 표현

    가. (보리) 문둥이, (충청도) 핫바지, (인천) 짠물, 서울깍쟁이

    나. 상경(上京)하다, 하경(下京)하다

    다. 시골, 지방(地方), 촌놈, 촌것, 촌뜨기, 촌티, 낙향(落鄕)

    5) 홍성수 외 6인(2016:113)의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혐오 표현을 접하고 스트레스,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경험하였는지에 대한 응답 결과에서 장애인 집단의 56.3%가 ‘어느 정도

    또는 매우 그렇다’고 답하여 성 소수자, 이주민 등 다른 집단보다 차별 표현의 부정적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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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에 실린 지역 차별 표현은 많지 않은 편이다. (5가)의 ‘문둥이’는

    경상 지역민들을 비하하는 말이며, ‘보리 문둥이’라는 구로 잘 쓰인다. ‘핫바

    지’는 ‘시골 사람 또는 무식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충청

    도 핫바지’로 쓰임으로써 충청 지역민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인식된다. ‘짠물’

    은 ‘바닷가 출신이나 바닷가에 사는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로 ‘인천

    짠물’의 형식으로 쓰이면서 인천 사람들에 대한 차별 의식을 드러낸다. ‘서울

    깍쟁이’는 그 자체로 사전에 실려 있는데, ‘시골 사람이 서울 사람의 까다롭고

    인색함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로 풀이된 것처럼 서울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5나)의 ‘상경하다’와 ‘하경하다’는 ‘서울로 올라가다’, ‘서울에서 내려오

    다’의 뜻으로 서울 중심적 문화가 배어 있는 지역 차별 표현이다. (5다)의

    ‘시골’, ‘촌놈’, ‘촌티’, ‘낙향’ 등의 표현도 서울에 대비하여 다른 지역이나

    다른 지역 사람들을 낮잡아 보는 표현들이다. 서울도 한국의 한 지역일

    뿐인데 더 높고 특별한 곳으로 대접해 온 왜곡된 문화가 투영된 말이다.

    (6) 국어사전에 실린 기존의 직업 차별 표현

    가. 도공(陶工), 목공(木工), 석공(石工), 인쇄공(印刷工), 전기공(電氣工)

    가-1. 간판장이, 도배장이, 땜장이, 옹기장이, 환쟁이

    나. 가수(歌手), 목수(木手), 무용수(舞踊手), 석수(石手), 신호수(信號手)

    다. 광부(鑛夫), 어부(漁夫), 인부(人夫), 잡역부(雜役夫), 청소부(淸掃夫)

    라. 가정부(家政婦), 접대부(接待婦), 파출부(派出婦), 청소부(淸掃婦)

    마. 보모(保姆), 식모(食母), 유모(乳母), 침모(針母)

    바. 장사꾼, 잡상인(雜商人), 삐끼

    (6가)의 직업 이름에는 ‘공(工)’이 공통으로 들어 있고, (6가-1)의 직업

    이름에는 ‘장(匠)이/쟁이’가 들어 있다. 또 (6나)는 ‘수(手)’가 들어 있는

    직업 이름의 보기들이다. 이러한 요소가 붙은 말은 신체를 직접 써서 일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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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을 가리키는데, 현재 ‘의사’, ‘판사’, ‘보석 감정사’, ‘검수원’, ‘매표원’,

    ‘자동차 도장원’처럼 대다수 직업 이름에 ‘사(師, 事, 士)’ 또는 ‘원(員)’이

    붙는 상황에서 ‘인쇄공’, ‘간판장이’, ‘목수’ 등의 표현을 쓰는 것은 해당 직업

    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하는 문제가 있다.

    (6다, 라)는 종사자의 성별을 나타내는 ‘부(夫, 婦)’가 들어 있는 직업

    이름이고, (6마)의 낱말에는 ‘모(母)’가 들어 있다. ‘교도관’, ‘외교관’ 등의

    ‘관(官)’, ‘교육감’, ‘사감’ 등의 ‘감(監)’은 물론이고 ‘사’, ‘원’이 과거의 벼슬에

    붙던 말인 반면 ‘부’나 ‘모’는 단순히 남성, 여성임을 나타낸다. ‘부’나 ‘모’가

    붙은 직업은 힘든 육체노동이거나 다들 꺼려 하는 서비스 업무와 관련된

    것인데, 직업의 비전문성을 강조하는 이런 의미 요소가 직업 이름의 값어치

    를 더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6바)의 ‘장사꾼’은 사전에서 ‘장사를 업으로 하는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로 풀이된다. 상업을 천시하던 문화에서 나온 말이다. ‘잡상인’은 ‘이동

    상인’ 또는 ‘방문 판매인’으로 부르는 사람들을 낮잡아 보는 말이다. ‘삐끼’는

    ‘호객 행위를 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호객꾼’이라고도 한다. ‘호객

    꾼’도 직업인을 가리키는 말로서는 문제가 있으며, ‘(업소) 홍보원’이나 ‘홍보

    사원’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하겠다.

    (7) 국어사전에 실린 기존의 종교 차별 표현

    가. 중놈, 중질, 땡땡이중/땡중, 땡추, 중대가리/까까중

    나. 예수쟁이

    다. 무당질, 점쟁이

    종교 차별 표현의 경우도 사전에 실린 것은 많지 않다. (7가)의 ‘중놈’,

    ‘중질’, ‘땡땡이중’ 등은 불교 차별 표현이다. 조선 시대에 불교를 종교로

    인정하지 않고 승려들을 천하게 대우한 결과 불교 관련 비하 표현이 사전에

  • 19

    여러 개 실려 있으며, 지금도 쓰임이 흔히 관찰된다. (7나)의 ‘예수쟁이’는

    서양에서 들어온 기독교에 대한 반감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기독교 신자들을

    부정적으로 가리키는 말이다. (7다)의 ‘무당질’과 ‘점쟁이’는 무속인과 점술

    가를 낮잡아 보는 표현이다. 무속이나 점치는 일 역시 정상적 종교로 인정하

    지 않았던 결과로 관련 행위를 나타내는 말에 부정적 의미를 더하는 접미사

    ‘-질’과 ‘-쟁이’가 붙게 되었다.

    (8) 국어사전에 실린 기존의 기타 차별 표현

    가. 상것/쌍것, 상놈/쌍놈, 상년/쌍년, 천민(賤民), 천한(賤漢), 아랫것, 서민

    (庶民), 하류층(下流層), 하층민(下層民)

    나. 어린것, 늙은것, 늙다리, 노인(네)

    다. 키다리, 꺽다리, 작다리, 난쟁이, 뚱보/뚱뚱보, 돼지

    라. 동성애(同性愛), 동성애자(同性愛者), 호모(homo), 게이(gay), 변태

    (變態), 변태성욕자(變態性慾者)

    기타 차별 표현 가운데 (8가)는 계층 차별, (8나)는 나이 차별, (8다)는

    외모 차별, (8라)는 성 소수자 차별과 관련된 말들이다. 한국어에는 아직

    전근대 계급 사회에서 쓰던 계층 차별 표현이 많고, 사회 계급이 없는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 ‘상놈’, ‘상년’ 등이 여전히 많이 쓰인다. 나이 차별의 경우

    어린 사람보다 나이 든 사람에 대한 표현이 더 많다. 외모를 크게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꺽다리’, ‘난쟁이’, ‘돼지’ 등 키와 몸무게에 관련된 외모

    차별 표현이 자주 쓰이는 점도 눈에 띈다. 최근에는 성 소수자를 혐오하는

    ‘동성애’, ‘호모’ 등의 표현 쓰임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 20

    4. 누리꾼들이 만든 새로운 차별 표현

    기존의 차별 표현뿐만 아니라 최근 인터넷에서 젊은 누리꾼들이 적극

    만들어 쓰는 차별 표현이 많다.6) 인터넷의 빠른 전달성과 개방성 때문에

    이러한 차별 표현들은 여러 세대의 누리꾼들에게 빠르게, 널리 퍼져 나가고

    있으며, 인터넷 공간을 넘어 일상어 사용에까지 파급되고 있다. 먼저, 다음

    (9)는 성차별 표현 가운데 여성을 대상으로 한 표현들의 쓰임이다.

    (9) 누리꾼들이 만든 새로운 성차별 표현 ①: 여성 차별

    가. 아 ㅅㅍ 김여사가 차막아놨어 ㅡㅡ

    가-1. 저기 김여사님 좌측 깜빡이키고 우회전은 뭐죠?

    나. 김치녀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김미경교수! 시원한 사이다!

    나-1. 냄저새끼들은 메갈없었으면 어쩔뻔했니..김치녀 된장녀드립 안

    먹히니까 메갈시전하는거보소ㅠ쿵쾅쿵쾅..그들이 몰려온다...!

    다. 알바라도 쳐 해보시고 통계를 논하셔야죠 맘충이 없다니 내가

    일하는 식당에서 애새끼 똥기저귀 따끈하게 만들어서 올려두고

    간 맘.충님이 기억에새록새록한데

    라. 김치녀는 삼일한이다. 속이 다 시원하네

    라-1. 역시 한남충 삼일한이다 이기야~! 남동충 하루에 한번씩 울려

    야한다 이기야!

    (9가, 가-1)의 ‘김여사’는 남성 누리꾼이 특정 여성 운전자에게 교통 예절

    및 운전 능력 면에서 비난하는 부정적 뜻으로 쓴 것이다. (9나, 다, 라)의

    ‘김치녀, 맘충, 삼일한’도 남성들이 여성들을 비난하고 혐오하는 맥락에서

    썼다. ‘김치녀’는 ‘김치+녀’ 구성이며, ‘맘충’은 ‘맘(mom)+충(蟲)’의 구성이

    다. ‘김치녀’는 한국 여성 전반을 부정적으로 가리킬 때 잘 쓰이고, ‘맘충’은

    6) 여기서 제시하는 새로운 차별 표현 및 쓰임의 보기는 모두 대표적인 사회적 소통망의 하나인

    트위터에서 수집한 것이다. 트위터에서 수집한 자료들은 어문 규범에 맞게 수정하지 않았다.

  • 21

    예의 없거나 사리에 어긋나게 행동하는 아이 엄마를 벌레에 비유하며 비난

    하는 말이다. ‘삼일한’은 “여자는 삼 일에 한 번씩 패야 한다.”라는 말을

    줄인 것으로 한국 여성들을 전반적으로 비하, 혐오하고 여성을 폭력의 대상

    으로 대하는 문제 표현이다.

    그런데 (9나-1)의 ‘김치녀’와 ‘된장녀’, (9라-1)의 ‘삼일한’은 여성 누리꾼

    들이 남성들을 비판하거나 공격하면서 쓴 말로 눈에 띈다. 특히 ‘삼일한’은

    본래 남성들이 쓰던 말인데 여기서는 여성들이 ‘한남충 삼일한’이라고 하여

    “한국 남자들은 삼 일에 한 번씩 패야 한다.”의 뜻으로 바꾸어 쓴 것이다.

    트위터에서 ‘김여사’를 제외한 나머지 여성 차별 표현들은 대부분 여성들이

    남성들과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쓴 것이고, 남성 누리꾼이 직접 여성을 향해

    쓴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김치녀, 맘충, 삼일한’ 등 여성에 대한 강한 비하와

    혐오의 뜻을 드러내는 표현들은 ‘일간 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7) 이용자

    들이 주로 쓰는 것으로 여성에게 적대적인 남성 중심의 사이트에서 집중적

    으로 쓰일 뿐 사회적 소통망(SNS)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트위

    터와 같은 사회적 소통망에서는 여성들이 남성들의 ‘여혐(女嫌, 여성 혐오)’

    행위를 비판하면서 남성들의 언어를 그대로 반사하여 똑같이 되돌려 주는

    ‘미러링(mirroring)’ 또는 ‘반사하기’ 방식의 언어 사용을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 ‘김치녀’, ‘된장녀’에 대응해서 ‘한남충’을 만들어 쓰고, ‘맘충’에 대해서

    는 ‘아빠충’, ‘삼일한’에 대해서는 ‘한남충 삼일한’으로 반격하는 것이다.

    남성 누리꾼들이 만들어 쓰는 여성 차별 표현에는 ‘메갈(년), 워마드,

    트페미, 한녀충, 개줌마, 주먹/주절먹’ 등이 더 있다. ‘메갈(년)’과 ‘워마드’는

    여성 인권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을 공격하는 표현이고, ‘트페미’는

    7) 박가분(2013:130)은 “일베는 혐오 문화를 기반으로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정체성, 세계관, 상호

    인정의 질서를 만들어 낸 인터넷 커뮤니티다.”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일베에서 공공연히

    표출되는 반여성, 반지역, 정치 혐오 사상은 사실은 ‘관심병 문화=미학’의 연장선상에 있다.”(158

    쪽)라고도 해석했다.

  • 22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여성주의 누리꾼들을 부정적으로 가리키는 표현이다.

    ‘한녀충’은 ‘한남충’, ‘개줌마’는 ‘개저씨’의 대응 표현이다. ‘개저씨’는 ‘개+

    아저씨’, ‘개줌마’는 ‘개+아줌마’의 구성이며, 모두 이성에 대한 비하와 혐오

    의미가 강하다. ‘주먹’은 ‘주면 먹는다’, ‘주절먹’은 ‘주면 절하고 먹는다’를

    줄인 말로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는 말이다.

    (10) 누리꾼들이 만든 새로운 성차별 표현 ②: 남성 차별

    가. 냄저들 화장실 갔다가 손 안씻는거 그거 그냥 귀찮아서라고 해주

    면 안될까 제발 깨끗해서라고 하지마 진짜 토나와,,

    가-1. 남혐하는 이유는 그냥 재밌잖아ㅋㅋㅋ 심심풀이땅콩으로 냄져

    들좀 까고놀겠다는데 ㅋㅋㅋ

    나. 전철에 자리 많은데 다리 쩍 벌린 개저씨들이 전부 띄엄띄엄

    앉아서 그냥 서서 간다 시발

    나-1. 20년 후에는 지금 개저들이 할배 되고, 일베하는 20대는 중년이

    되며, 유튜브하는 초딩들은 20대가 된다

    다. 한남충은 피해가는것... 밟으면 터지는 지뢰나 같음

    다-1. 한남 유튜버들 방송할 때 꼭 메리야쓰 난닝구 입고 해야 함?ㅋㅋ

    ㅋㅋㅋ 왜 저렇게 적극적으로 못생기려 들지 안 그래도 못생겼는데

    ㅋㅋㅋㅋ

    (10)의 ‘냄저, 개저씨, 한남충’은 남성들의 차별 및 혐오 표현 사용에

    맞서 싸우기 위해 만들어 낸 ‘남혐(男嫌, 남성 혐오)’ 표현들이다. ‘냄저’는

    ‘냄새+아저씨’가 합쳐진 말로서 ‘냄새나고 지저분한 찌질한 한국 남자’의

    뜻으로 쓰이며, 모음자를 바꾼 ‘냄져’로도 자주 나타난다. 이와 비슷한 뜻으

    로 한국 남성을 공격하는 표현이 (10나)의 ‘개저씨’다. ‘개+아저씨’의 구성이

    며, 주로 예의 없고 공중도덕을 잘 지키지 않는 무례한 남성들에게 쓴다.

    (10다)의 ‘한남충’은 ‘한국+남자+충(蟲)’의 구성으로 한국 남자들을 벌레에

  • 23

    비유한 말이다. ‘한남충’이 강한 비하 의미를 갖다 보니 ‘충’을 뺀 ‘한남’

    자체도 같은 뜻으로 쓰인다.

    (11) 누리꾼들이 만든 새로운 인종 차별 표현

    가. 진짜 똥남아 새기들아 수하물 규정 좀 잘 지켜 제발--

    가-1. 마지막 사진에 똥남아 외노자 한명 있네요? 정말 싫어 시커먼

    똥남아..

    나. 개슬람은 이래서 싫어...테러나 저지르는 족속들이 왜일케 지랄

    발광을 하냐??

    나-1. 억압당하면서도 억압을 모르는 이슬람권여성을 위해서 개슬람

    을 타도하는건 인권운동가들의 숙명이라고 봄.

    다. 내가 에어컨 대신 선풍기 틀고 물 아껴써도 중꿔가 환경파괴

    알아서 다함 초미세먼지 개시발

    다-1. 근데 쭝꿔는 정말 안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알바할때 나한테

    윽박지른 놈도 있었고 촬영 하지 말라는데 말 개안들음 ㅡㅡ

    라. 흑형 얼굴때리면 내손이 아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 오늘 다크나이트 재탕 했는데 크리스찬 베일은 언제봐도 멋있구

    나...갓양남

    (11)의 인종 차별 표현들도 최근 누리꾼들이 만들어 쓰는 것들이다. (11

    가, 가-1)의 ‘똥남아’는 동남아 지역의 나라나 사람을 부정적으로 가리키며

    비하와 혐오의 감정을 드러낼 때 쓴다. ‘동남아’의 ‘동’을 ‘똥’으로 바꿈으로써

    의미를 부정적으로 바꾼 표현이다. (11가-1)의 ‘외노자’는 ‘외국인 노동자’를

    줄인 말로 이들에 대한 비하와 혐오의 감정을 드러낸다. (11나, 나-1)의

    ‘개슬람’은 ‘개이슬람’, ‘개슬림’으로도 나타나는데 인종 차별 표현이자 종교

    차별 표현이다. 이슬람 종교를 믿는 나라나 사람들을 혐오하는 말로서 테러

    리스트 또는 여성을 억압하는 나쁜 사람들이라는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11다, 다-1)의 ‘중꿔’ 또는 ‘쭝꿔’는 ‘중국(中國)’의 중국어 발음을 적은 것으

  • 24

    로 중국과 중국의 사람, 말, 물건을 두루 가리킨다. 기존의 차별 표현 ‘짱깨’,

    ‘짱꼴라’, ‘되놈’의 뜻과 비슷하게 쓰이면서 중국 관련 대상을 가리키는 중립적

    의미로 쓰이는 경우도 많다. (11라)의 ‘흑형’은 처음에는 몸매가 좋고 운동

    실력이 뛰어나거나 음악에 자질이 있는 흑인을 다소 긍정적으로 가리키기

    위해 만들어 썼지만 지금은 흑인들에 대한 고정 관념을 강화하는 차별 표현

    으로 인식된다. ‘흑형’에 대응되는 여성형 ‘흑누나’도 가끔 쓰인다.

    다른 인종 또는 민족을 비하하고 혐오하는 차별 표현이 만들어진 것과

    달리 (11마)의 ‘갓양남’은 ‘갓(god)+서양남’의 구성으로 서양 남자를 하느님

    처럼 치켜세우는 말이다. 아시아 사람들을 비하하고 차별하는 ‘똥남아’, ‘개슬

    람’, ‘중꿔’와는 다른 방향의 말로서 서양 백인 남성을 찬양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한남(충)’으로 지시되는 한국 남자들보다 서양 남자들이 모든 면에서

    우월하다는 뜻을 드러내면서 한국 남성들을 공격하기 위해 여성들이 만들

    어 내었다.

    (12) 누리꾼들이 만든 새로운 장애 차별 표현

    가. 세상엔 상상을 초월하는 개병신들이 다있다는걸 깨달앗다

    가-1. 이대로 되면 역대급 개병신 시간표 등극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전부다.... 다 병신크리였어... 두번다시 무료 행사 안간다 ㅡㅡ

    나-1. 왠지 대형 병크의 예감이 엄청나게 밀려옴...저는 꽤 촉이 좋아...()

    다. 자기 전에 나선생님 페북에 갔더니 나선생님이 존나 셀카고자라

    는 사실만 더 확고하게 알아가는 기분이다

    다-1. 아 랠리님 패션고자썰 진짜 존나웃기다ㅠㅠ 아..너무 내 취향

    완벽하게 저격했어

    (12)는 누리꾼들이 새롭게 만든 장애 차별 표현의 쓰임이다. ‘개병신’,

    ‘병신크리’, ‘셀카고자’와 같은 말들은 장애인을 모욕하는 것이지만 장애인을

    직접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른 차별 표현들과는 구별된다. 곧

    이런 말들은 비장애인이나 사물, 사건 등에 비유적으로 쓰인 것인데, 그럼에

  • 25

    도 장애인에 대한 비하와 모욕의 뜻을 담고 있는 점에서 차별 언어 사용의

    범위에 든다. ‘본래의 지시 대상이 아닌 사람에게 비유적으로 쓰거나 재미

    등을 위해 차별이나 공격 의도를 갖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쓰는’(이정복

    2016:350) 이러한 차별 언어 사용의 비의도적 용법도 차별 표현이 가진

    부정적 의미를 기본적으로 함축하고 있으며, 차별 언어 사용의 근본적 문제

    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12가)의 ‘개병신’은 장애인을 부정적으로 가리키는 ‘병신’에 비속한 의미

    를 더하는 접두사 ‘개-’가 붙은 것으로 비하 의미가 더 강해졌다. (12나)의

    ‘병신크리’는 (12나-1)의 ‘병크’로 더 잘 쓰이는데 ‘병신+크리티컬(critical)’

    이 합쳐진 말이다. 어이없거나 실망스러운 행동, 결정적인 큰 실수를 뜻한다.

    (12다, 다-1)의 ‘셀카고자’, ‘패션고자’에 들어 있는 ‘고자(鼓子)’는 성적(性

    的) 장애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어떤 영역에서 감각이나 기능 등의 능력이

    부족한 것을 가리킬 때 성 기능 장애와 관련된 ‘고자(鼓子)’라는 말을 이용하

    여”(이정복 2016:358) 복합어로 표현한다. 이와 비슷한 말로는 ‘연애고자,

    눈치고자, 정치고자, 그림고자, 소통고자, 교류고자’ 등이 쓰인다. 재미와

    표현력 강화를 위해 장애인을 이용하는 것인데, 장애 차별 언어에 대한

    누리꾼들의 인식 부족을 잘 보여 준다.

    (13) 누리꾼들이 만든 새로운 지역 차별 표현

    가. 독일사는데 한인교회에 전라디언밖에없노 - 좌파가 홍어일 확

    률 백퍼

    가-1. 까보전은 과학이고 만고의 진리 역쉬 홍어가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2. 저불상 경상도 꺼니 내려보내라고 비토하는거보니 설라디언 ㅅ

    끼가 분명하다.

    나. 개쌍도놈들 다뒤져~~ 사투리가 자랑인줄아는놈들 다뒤졍ㅋㅋ

    나-1. 고담 개상도만 틀리게 투표를 했다. 다르게가 아니라 틀리게.

    나-2. 대구가 괜히 고담대구 겠냐...녹조 라떼나 마셔

  • 26

    누리꾼들은 새로운 지역 차별 표현도 많이 쓰고 있다. (13가~가-2)의

    ‘전라디언’, ‘홍어’, ‘까보전’, ‘설라디언’은 전라 지역민들을 차별하는 말들이

    다. ‘전라디언’은 ‘전라도+이언(-ian)’이 합쳐진 말이고, ‘설라디언’은 ‘서울

    +전라디언’의 구성으로 전라 지역민이나 전라 출신인을 따로 떼어 놓음으

    로써 비하와 부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려 하는 표현이다. ‘홍어’는 ‘홍어족’

    으로도 잘 쓰이며, 전라도 사람들을 이 지역 바닷가의 해산물 ‘홍어’에 비유한

    것이다. 홍어의 독특한 냄새와 맛에 대한 거부감을 전라 지역민들에게 투사

    한다. ‘까보전’은 ‘까 보니 전라도’라는 말을 줄인 것으로 역시 전라 지역민에

    대한 강한 거부감과 비하 의식을 담고 있다. 이러한 표현들은 대부분 ‘일베’

    이용자들이 주로 쓴다.8)

    (13나~나-2)의 ‘개쌍도’, ‘개상도’, ‘고담대구’는 경상 지역민에 대한 차별

    표현이다. ‘개상도/개쌍도’는 ‘경상도’의 발음을 바꾸어 비속한 의미의 ‘개’,

    ‘쌍놈’과 관련지음으로써 해당 지역민들을 혐오하는 말이다. “수도권 놈들,

    쌍도에서 안 태어난 거 복 받은 줄 알아라.”처럼 ‘개쌍도’를 줄여서 ‘쌍도’로

    쓰기도 한다. ‘고담대구’는 대구 지역이 컴퓨터 게임에 나오는 도시 ‘고담’처

    럼 사건‧사고가 많은 문제 도시라는 부정적 뜻을 담고 있다. 경상 지역민을

    비하하는 이러한 표현들은 ‘전라디언’ 등의 전라 지역 비하 표현에 대응해

    만들어 낸 차별 표현이다.

    (14) 누리꾼들이 만든 새로운 기타 차별 표현 ①

    가. 개독교 애들은 인권 얘기만 나왔다하면 왜 꼭 북한주민 인권

    얘기를 꺼내냐

    가-1. 퀴퍼를 일요일 아침부터 하면 개독들은 예배를 드리러갈까 퀴퍼에

    나올까

    8) 한 보도에 따르면 초등학생들까지 ‘홍어’ 등의 차별 표현을 쓰고 있을 정도로 ‘일베’의 부정적

    영향이 사회에 깊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화일보≫, 2017. 6. 9. 기사 참조).

  • 27

    나. 궁지에 몰리니까 이제와서 또 말바꾸기하는 좌좀새끼들

    나-1. 저런놈한테 강의나 넋놓고 쳐듣고있는 클라스니까 좌빨 하겠지

    나-2. 이땅에 종북좌빨들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애국만이 살길입니다!!

    다. 나라를 말아먹고도 큰소리 치는 수꼴들의 이 뻔뻔함! 이것들은

    사람집단이 아니라 철면귀들이다.

    기타 차별 표현 가운데 (14)의 보기는 종교와 이념에 관련된 표현의

    쓰임이다. (14가)의 ‘개독교’는 ‘기독교’의 첫 글자를 부정적 의미를 더하는

    ‘개’로 바꾸어 쓴 것으로 기독교나 기독교 신자들을 비하하고 혐오하는 표현

    이다. 줄여서 ‘개독’으로 자주 쓴다. (14나~나-2)의 ‘좌좀’, ‘좌빨’, ‘종북좌빨’

    은 진보 세력이나 좌파적 성향의 사람들을 혐오하고 공격하는 표현이다.

    ‘좌좀’은 ‘좌파 좀비’, ‘좌빨’은 ‘좌파 빨갱이’를 줄인 말이다. ‘종북(從北)좌빨’

    은 ‘북한을 따르는 좌파 빨갱이’의 뜻이다. 이와 달리 (14다)의 ‘수꼴’은

    ‘보수 꼴통’을 줄인 말로서 보수 우파 세력을 부정적으로 가리킨다.

    (15) 누리꾼들이 만든 새로운 기타 차별 표현 ②

    가. 오유가 일베보고 일베충 하는것도 존나웃기고 일베가 오유보고

    씹선비라는것도 존나웃김

    나. 이런거 볼때마다 전쟁불사를 외치는 틀딱충들 명치를 쎄게 치고

    싶다 정말...

    나-1. 그러니까 틀딱이 지사진못찍으니까 지후배한테 지롤했다는거

    자나

    다. ㅇㅈ이 ㅇㅈㄹ 줄임말인데 급식충들은 그것도 모르고 쉴드치기

    급급하네

    다-1. 어허ㅓ규규유ㅠㅠㅠㅠ 본인은 학식충인데 자꾸 급식체 쓰는 이

    유 존내 모르겠는 부분이구요......

    라. 젼나 헬조선 개같은게 지들 맘에 안들면 다 이상한 애들이고

    지적할거 지적하면 진지충 선비충~~~~

    라-1. 내 옆/앞 남자들 너무 설명충이라 집중이 잘 안됨..

  • 28

    (15)의 보기들은 접미사적 요소 ‘충(蟲)’이 붙어 인격 비하 표현으로 쓰이

    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인 ‘일베’ 이용자들을 벌레에 비유함으로써

    부정적으로 가리키는 ‘일베충’이 있다. “베충이와는 상종할 수 없음입니다.”

    처럼 ‘베충이’로도 나타난다. (15나)의 ‘틀딱충’은 ‘틀니를 딱딱거리는 노인’

    을 가리키는 말로 나이 차별 표현에 해당한다. 단순히 ‘틀딱’, ‘틀딱이’로도

    쓰인다. (15다, 다-1)의 ‘급식충’은 초중고생을, ‘학식충’은 대학생을 비하하

    는 말로서 세상 물정 모르는 철없는 어린 사람들이라는 뜻이 있다. 이 또한

    나이 차별 표현이다. (15라, 라-1)의 ‘진지충, 선비충, 설명충’은 특정한 행동

    또는 태도와 관련된 비하 표현들이다. 어떤 일에 너무 진지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을 ‘진지충’이라고 하고, 남의 잘못을 잘 지적하거나 입바른 소리를

    잘하는 사람을 ‘선비충’, 무슨 일이든 길게 설명하는 사람을 ‘설명충’이라고

    하여 인격을 비하하고 부정적 태도를 드러낸다.

    5. 맺음말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면서 사람들 사이의 대립과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쓰이는 말이 차별과 혐오의 표현들이다. 이 글에서는

    한국어에 들어 있고 한국 사회에서 쓰고 있는 차별 표현을 대상으로 개념과

    유형을 알아보고, 구체적 표현에 대해 사전에 실린 기존의 차별 표현과

    누리꾼들이 만들어 쓰는 새로운 차별 표현으로 나누어 의미와 쓰임을 살펴

    보았다. 이를 통해 한국 사회의 차별 표현이 수없이 많고 지금도 꾸준하게

    새로운 말들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최근에 누리꾼들이 만들어

    쓰는 차별 표현은 기존 표현에 비해 전반적으로 대상에 대한 비하, 차별,

    혐오의 의미가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별 표현들은 사람들의 대립과 갈등에서 나온 것이지만 일단 만들어진

  • 29

    이후에는 거꾸로 대립과 갈등을 심하게 부추기는 수단으로 쓰인다.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사는 조화로운 사회에 부정적 기능을 하는 표현인 것이다.

    차별 표현이 가진 부정적 기능을 줄이거나 없애기 위해서는 독일이나 일본

    등 외국처럼 사용을 규제하는 법률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근본적으로

    는 그것의 문제점을 알고 사용을 자제하려는 화자들의 노력이 먼저 필요하

    다. 상당수 표현들에 대해서 화자들이 차별적임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비유

    적으로 쓰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점에 대한

    차별 표현 인식 교육이 중요하다.

    한편, 다수의 차별 표현에 대한 국어사전의 기술도 체계적으로 점검해야

    할 것이다. 현재 쓰이지 않는 오래된 차별 표현은 올림말에서 제외하고,

    사전에 꼭 넣을 필요가 있는 말에 대해서는 사용을 자제해야 할 차별 표현임

    을 명시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직업 차별 표현들의 경우 직업

    이름이 이미 바뀌었음에도 과거에 쓰던 차별적 표현에 대한 아무런 표시가

    없는 경우가 많다. 사전 편찬 또는 수정 과정에서 차별 표현 전반에 대한

    체계적이고 철저한 처리 기준을 세워 기술을 새롭게 함으로써 차별 표현의

    문제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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