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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잖고 예의 바르고 존경받던 분이 퇴직한 뒤 갑자기 포악한 언행을 하는 것을 목격

한 적이 있으십니까?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하던 행동을 보이는 경우 말입니다. 예

를 들어 목청을 높이며 불평을 하거나 타인에게 집요하게 사죄를 받아내는 일 같은

거요. 이런 예상치 못한 광경을 본 적이 있는 분은 오른손을 들어주세요.”

강사의 요청에 따라 수강생 몇몇이 조용히 손을 든다. “어떤 행동을 보이던가요?” 강

사는 가장 먼저 손을 든 수강생을 향해 질문을 이어간다. “저희 고객 중의 한 분이

조금 과장된 행동을 보이시더라고요. 모 대기업에서 전무까지 지낸 분인데, 직원이 인

사를 하지 않았다고 전화를 하셔서는 사직서 받으라고 호통치신 것을 본 적이 있습

니다.” 수강생의 얘기는 뜻 모를 내용이 섞여 강사에게 바로 전달된다. 강사는 기다렸

다는 듯 수강생의 답변을 들은 뒤 강의를 이어간다. “이런 현상이 바로 은퇴하면서

겪는 일종의 통과의례로 ‘환멸 단계(Disillusionment)’에 있다는 뜻입니다. 은퇴하는

분들 대부분은 은퇴 후 여섯 단계의 생활을 겪는데, 그중 세 번째 단계에 해당합니

다. ‘예비 단계’와 ‘밀월 단계’를 거친 다음 만나게 되는데, 은퇴자 본인뿐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도 고통스럽고 불편한 단계입니다.”

자연스러운 손놀림과 모든 수강생을 향한 고른 시선 처리와 자신 있는 목청, 뚜렷한

발음. 강사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범 답안 그대로다.

“대체로 주변의 모든 환경이 은퇴자를 위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 모습입

니다. 은퇴자에게는 배려되지 않은 많은 것이 눈에 거슬립니다. 그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 없고, 존재 가치도 느끼지 못하게 하고, 남들이 그들을 위해 배려하지 않는다

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지요. 사회나 가정에서 잘 보살피지 않으면 위험한 형태로 표

출될 수도 있습니다.”

모 금융 회사 PB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은퇴 설계 전문가 과정 프로그램에서 ‘생활

과 레저’라는 과목이 진행되는 시간. 이 시간을 맡은 강사는 변용도 씨. 그 역시 금

융 회사에서 임원으로 재직한 적이 있는 엘리트 베이비부머다. 그는 현재 강사로 활

동 중이다. 20년을 다닌 회사, 40대에 임원 자리에 올라 더 큰 꿈을 꾸던 회사에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일이 자신 앞에 닥쳤다. 어느 날 갑자기 해임 통보를 받은 것이

다. 그때 나이 49세. 무척 당혹스러웠지만 이 모든 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라고 생

각했다.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비록 타의로 회

사를 떠났지만 어딘가 자신의 손길이 의미 있게 닿을 곳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

었다. 먼저 생계를 위해 벌인 다양한 종류의 자영업에서 성공을 거뒀지만, 일에만 얽

매여 사는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변신을 꾀했다. 사업을 접고 자기 자신에게 집중

하기 시작했다. 열심히 글을 써서 그간 꿈꾸던 수필가로 등단했고, 노력 끝에 한국사

진작가협회 정회원으로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는 영예도 누렸다. 그러던 그는 자신의

경험을 다른 이에게 전달하는 강사가 되고 싶다는 욕구를 갖게 되었다.

의외로 주변의 많은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다른 이에게 전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함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들 모두는 자신의 경험을 전하고는 싶지만 기회가 없다고 판

단하고 그저 가슴에 품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꿈이 이뤄지는 것은 불가능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변용도 씨는 달랐다. 그의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기능과 방

법을 찾아 나섰다. 그러던 중 우연히 그가 활동하던 커뮤니티에서 발송하는 안내 이

메일을 통해 강사 양성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앙코르 스쿨 은퇴 준

비 강사 과정’.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 강사로 거듭났다.

강사가 되어보는 것, 내가 꿈꾸던 일, 그 일을 하자

Senior_골든라이프

g o l d & w i s e 5 8 5 9 s e p t e m b e r 2 0 1 3

시니어 강사가 되려면 어떤 소양이 필요한가?

수강을 목적으로 참여한 이에게 특정 과목이나 지식을 가르치거나 정보를 말

과 글, 도표나 사진 등의 멀티미디어를 가미해 전달하는 일을 하는 직업인이 ‘강사

(Instructor)’다. 사회적 경험과 지식 그리고 지혜까지 갖춘 시니어에게 ‘강사’란 매력적

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시니어 강사가 되려면 어떤 소양이 필요한지 짚어본다.

첫째, 시니어 강사는 교정되고 학습되고 훈련되어야 한다.

시니어 강사는 경험으로 무장해 있다. 그러나 세련되지 못한 부분을 다듬고 반복 연

습하지 않으면 수강생에게 호응을 얻을 수 없다. 간혹 강의 도중 자신의 무용담에 심

취해 강의 흐름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시니어 강사가 자주 오류에 빠지는 부분이고,

이 부분을 집중 관찰하고 교정을 받아야 한다.

둘째, 시니어 강사는 강의에 관한 깊은 지식과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

자신이 맡은 강좌의 목적과 목표를 잘 파악해야 하며, 관련 지식을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

셋째, 시니어 강사는 몸을 낮추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연장자의 배려를 기대하는 것은 강사의 태도로 옳지 않다. 수강생을 고객으로 생각

하며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 수강생은 좋은 강의를 들었을 때만 허리를 낮추고 고

개를 숙이는 법이다. 또 다른 사람의 반응을 면밀히 감지할 수 있어야 하고, 이에 대

해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소통법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강

의 진행 방식은 시장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넷째, 시니어 강사는 세련된 강의 태도로 일관해야 한다.

동정을 얻지 않을 바에는 꼿꼿한 자세로 열정적이며 단정하고 모범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이와 과거 이력은 증빙일 뿐 현재 강의를 통해서 새롭게 평가받는다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다섯째, 시니어 강사는 강의 기술에 대해서도 소홀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마이크만 들고 강단에 올라서면 모든 청중이 환호하던 임원 시절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대기업 임원까지 지낸 시니어가 컴퓨터를 다루지 못하는 이해 못할 광경을 목격

한다. 강사는 교안 작성부터 배포 자료 준비, 그리고 자신의 강의 분야를 전문화하

는 자기 계발과 반복 훈련을 함으로써 격을 높이는 활동을 병행해야 한다.

이런 소양을 새로이 점검하고 보완하고 반복하지 않은 상태로 수강생 앞에 나서는

것은 실례가 될 수 있다. 현직 시절의 찬란하던 명성은 직위로 인한 ‘후광 효과’였는지

도 모르고, 설령 그 당시의 인기는 현 시대 흐름에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다시 소

양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할 수 있는데도 도움을 받는 것은 자신의 무능과

부족을 드러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으로 강의 시작부터 끝까지 스스로 준

비하고 마무리할 수 있어야 한다. 시니어 강사는 강의 내용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A씨는 기업 대표이사를 두 곳에서나 맡았던 전문 경영인 출신 강사다. 그가 전하는

과목은 ‘건강’이다. 그는 전도유망한 경영 일선에서 일하다 건강에 이상이 생겨 스스

로 퇴직했다. 이때부터 본인의 건강 다스리기에 집중했다. 그리고 현재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그는 ‘건강은 스스로 지키고 관리할 수 있다’는 신념을 전파하는

강사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책을 집필하면서 강의를 병행하는 그는 ‘스트레스 관리와

업무 효율성 제고’ 등의 내용을 강의하며 건강 전도 전문 강사로, 힐링 컨설턴트로 활

동 중이다. 그가 가진 전문 경험 지식은 강사 과정을 통해 교정되고, 훈련을 통해 발

전해 자신의 강의 프로그램으로 우뚝 서는 날을 바로 눈앞에 두고 있다.

시니어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강사 교육 과정

전통적으로 전문 지식을 강사가 되어서 전달하는 곳은 학교다. 특히 대학교와 대학

원은 고도화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문 교육 기관이다. 강사로 위촉받

기도 쉽지 않지만, 과정에 참여하는 학생의 욕구도 제한적이다. 현실적인 강의 수요

와 공급에 맞춰서 보면 시니어의 경험과 지혜를 지식으로 전달할 수 있는 부분이 한

정된 것은 사실이다. 일과 생활을 균형 있게 하고, 은퇴를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과정

이나 취미와 여가를 좀 더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차원으로 집중함이 마땅해 보인다. 전통문화지도사 과정 등 정부 사업 위탁 운영이

나 기타 일회성 강사 과정은 많으나 강사를 지속적으로 양성하는 곳이 신뢰할 수 있

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한 강사 양성 과정 몇 가지를 소개한다.

앙코르 스쿨 은퇴준비강사과정(www.yourstage.com/encoreschool)

직장인을 대상으로 일과 생활을 균형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해주고, 특히 은퇴

가 임박한 이들에게는 준비 상태를 점검하고 의미 있는 제2의 인생을 이끌어주는 과

정을 가르치는 강사를 배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조선일보의 자회사 교육법인

조선에듀케이션과 시니어 비즈니스 전문 기업인 시니어파트너즈가 공동으로 체계적인

과정을 운영하며, 수료 후 민간 강사 자격증을 수여한다. 성적 우수자는 은퇴 준비

과정 강사로 위촉받아 직접 강의를 할 수 있다. 40시간 수강에 교육비 65만원.

대한상공회의소(KCCI) 강사양성과정(http://teaching.korchamhrd.net)

진정한 강사의 의미와 가치를 전달함으로써 양질의 강사를 육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직무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자 하거나, 퇴직 후 새로운 직업을 준비

하거나, 기업 임원 및 인사 담당자로서 강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하는 이들을 대상으

로 진행. 교안 작성, 강의 스킬, 태도 등을 체득, 실행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문화관광해설사 양성교육과정

(http://kto.visitkorea.or.kr/kor/biz/edu/guide.kto)

문화관광해설사는 관광지를 방문한 방문객의 이해와 감상 및 체험 기회를 높이기

위해 역사, 문화, 예술, 자연 전반에 대한 전문적인 해설을 제공하는 사람을 말한다.

흔히 문화관광해설사를 단순히 관광지나 유적지를 소개하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

지만, 문화관광해설사는 전문 지식을 갖춰야 함은 물론,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시대를 재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위탁 운영 단체에서 배출된 예비 문화

관광해설사는 지자체의 평가 및 3개월 이상의 실무 수습을 마친 경우에 한해 문화

관광해설사의 자격을 얻게 된다. 교육 과목은 기본 소양을 비롯해 지역의 문화, 관

광, 해설 기법, 외국어 등 총 100시간을 이수하게 된다.

퇴직하면 제2의 인생을 책을 쓰며 강사로 보내겠다고 결심하는 많은 식자층 시니어

를 만나보았다. 그들이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였다. 과거에서 발을

떼지 못하는 것이다.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거에 있는 뒷발을 앞으로 옮겨야

한다. 그러면 미래는 열릴 것이다.

글 김형래(시니어 칼럼니스트ㆍ시니어파트너즈 상무, <어느 날 갑자기 포스트부머가 되었다>의 저자)

KB골든라이프 노후설계시스템 체험 경품 이벤트 실시

KB국민은행은 지난 8월 6일부터 9월 30

일까지 KB골든라이프 노후설계시스템 체

험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이벤

트에서는 KB국민은행 홈페이지 또는 KB

스타뱅킹(모바일 뱅킹) 내 KB골든라이프

노후설계시스템을 체험한 후 이벤트에 응모

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KB국민

Gift카드 5만원권 등 총 325명에게 경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작년 9월 KB골든라이프 노

후설계시스템을 개발해 연령, 준비 자산, 은

퇴 후 희망 생활비 등 간단한 문항 입력을

통해 노후 생활을 위한 부족 자금과 재무

상황을 진단하고, 개인별 맞춤 상품을 추천

하고 있다. 또 인터넷 홈페이지나 모바일 뱅

킹을 통해 노후설계시스템뿐 아니라 수명

예측게임, 노후준비지수 자가진단게임 등

다양한 노후 준비 관련 콘텐츠 및 은퇴·노

후 생활 관련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KB국

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 KB

국민은행의 노후설계시스템을 체험해봄으

로써 고객의 노후 준비에 조금이나마 도움

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KB국민은행 고

객님의 행복한 노후 생활을 위한 다양한 서

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기타 자세한 이벤트 내용은 KB국민은행

홈페이지(www.kbstar.com) 이벤트존 참고.

퇴직하면 제2의 인생을 책을 쓰며 강사로

보내겠다고 결심하는 많은 식자층 시니어를

만나보았다. 그들이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였다. 과거에서 발을 떼지

못하는 것이다.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거에

있는 뒷발을 앞으로 옮겨야 한다. 그러면 미래는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