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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2 4 4 25 문희성 책임연구원 [email protected] 기술 지능은 기업 내·외부로부터 주목할 기술들을 도출하고 목적에 따라 선별 및 획득하는 능력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기술 지능 강화를 위해 내부 R&D 연구원들의 집단 지성 강화, 외부와의 실질적 콜래보레이션, 기업 벤처 캐피털 설립 등을 실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본질적인 기술 경쟁력 향상을 위해 기술 지능 강화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 ‘기술’을 알아보는 통찰의 눈 기술 지능 21세기의 전쟁은 정보전이다. 첨단 기기를 통해 전장에서 발생되는 다량의 정보를 신속히 분석하여 상대방에 빠르고 정확하게 타격을 입히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고 해상도 첩보위성이니 탐지 로봇 등이 등장하였 지만, 아직까지 정보전의 중심에서 가장 핵심 적 역할을 하는 것은 조기경보기이다. 이는 둥 근 원반과 같은 회전식 레이더를 장착하고 반 경 600km 이내의 목표물을 600개까지 탐지 할 수 있어 ‘공중의 전투지휘사령부’라 불린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국은 이러한 조기경보기 를 속속 도입하고 있는데 이는 뛰어난 레이더 탐지 능력과 정보 분석 능력을 통해 보다 정확 한 공격 및 방어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서이다. 군사 전략에서 정보전의 중요성이 부각되 는 것을 경영 전략에도 마찬가지로 적용해볼 수 있다. 기업들은 기술과 시장 환경의 빠른 변화 속에서 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감지하고 대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 지능(Technology Intelligence)과 마켓 지능(Market Intelligence)이 필요하다(<그림 1> 참조). 1 두 가지의 지능은 기업 경영을 위한 조기 경보기의 두 레이더라고 할 수 있다. 이것 이 정상적으로 균형 있게 작동되어야 경영 전 략 수립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중에서 마켓 지능은 이미 기업마다 상당한 수준에 오른 반면, 기술 지능은 개념 조차 생소할 정도이다. 기술 지능 강화를 위해 1 마켓 지능은 해당 산업의 시장과 경쟁 환경 정보들 중에 적합한 정보를 선별, 수집하고 분석하여 이를 전략에 반영하는 것 공중조기경보기(AWACS)는 최첨단 공중 경보와 관제시스템 기능을 수행한다. <그림 1> 전략과 인텔리전스간의 관계 자료 : Kerr et al, IJTP, 2006 시장 제품 기술 마켓 지능 기술 지능 전략 인텔리전스 지금 어디에 있는가? 어디로 가길 원하는가? 어떻게 가야 하는가? 무엇을 아는가? 무엇을 알지 못하는가? 무엇을 알 필요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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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Weekly 포커스 ‘기술’을 알아보는 통찰의 눈 기술 지능 · 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2 4 4 25 문희성 책임연구원 hsmoon@lgeri.com 기술 지능은

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2 4 4 25

문희성 책임연구원 [email protected]

기술 지능은 기업 내·외부로부터 주목할 기술들을 도출하고 목적에 따라 선별 및 획득하는 능력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기술 지능 강화를 위해 내부 R&D 연구원들의 집단 지성 강화,

외부와의 실질적 콜래보레이션, 기업 벤처 캐피털 설립 등을 실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본질적인 기술 경쟁력 향상을 위해 기술 지능 강화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

‘기술’을 알아보는 통찰의 눈기술 지능

21세기의 전쟁은 정보전이다. 첨단 기기를

통해 전장에서 발생되는 다량의 정보를 신속히

분석하여 상대방에 빠르고 정확하게 타격을

입히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고

해상도 첩보위성이니 탐지 로봇 등이 등장하였

지만, 아직까지 정보전의 중심에서 가장 핵심

적 역할을 하는 것은 조기경보기이다. 이는 둥

근 원반과 같은 회전식 레이더를 장착하고 반

경 600km 이내의 목표물을 600개까지 탐지

할 수 있어 ‘공중의 전투지휘사령부’라 불린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국은 이러한 조기경보기

를 속속 도입하고 있는데 이는 뛰어난 레이더

탐지 능력과 정보 분석 능력을 통해 보다 정확

한 공격 및 방어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서이다.

군사 전략에서 정보전의 중요성이 부각되

는 것을 경영 전략에도 마찬가지로 적용해볼

수 있다. 기업들은 기술과 시장 환경의 빠른

변화 속에서 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감지하고

대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 지능(Technology Intelligence)과 마켓

지능(Market Intelligence)이 필요하다(<그림

1> 참조).1 두 가지의 지능은 기업 경영을 위한

조기 경보기의 두 레이더라고 할 수 있다. 이것

이 정상적으로 균형 있게 작동되어야 경영 전

략 수립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중에서 마켓 지능은 이미 기업마다

상당한 수준에 오른 반면, 기술 지능은 개념

조차 생소할 정도이다. 기술 지능 강화를 위해

1 �마켓�지능은�해당�산업의�시장과�경쟁�환경�정보들�중에�적합한�정보를�

선별,�수집하고�분석하여�이를�전략에�반영하는�것공중조기경보기(AWACS)는 최첨단 공중 경보와 관제시스템 기능을 수행한다.

<그림 1> 전략과 인텔리전스간의 관계

자료 : Kerr et al, IJTP, 2006

시장

제품

기술

마켓 지능

기술 지능

전략 인텔리전스

지금 어디에 있는가?어디로 가길 원하는가?어떻게 가야 하는가?

무엇을 아는가?무엇을 알지 못하는가?

무엇을 알 필요가 있는가?

Page 2: Weekly 포커스 ‘기술’을 알아보는 통찰의 눈 기술 지능 · 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2 4 4 25 문희성 책임연구원 hsmoon@lgeri.com 기술 지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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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지능은 기업 내·외부로부터 주목할 기술들을 도출하고

목적에 따라 선별 및 획득하는 능력이다.

전담 조직을 두는 기업들도 있지만, 이슈가 발

생했을 때 일시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

들이 대부분이다.

왜 기술 지능인가?

기술 지능은 기업 내·외부로부터 주목할 기술

들을 도출하고 목적에 따라 선별 및 획득하는

능력이다(<그림 2> 참조).2 ‘지능’으로 번역된 인

텔리전스(Intelligence)라는 용어는, ‘정보

(Information)’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개념이

다. 인포메이션으로서의 정보가 언론매체나 그

외 기관들에서 발표 및 확산되는 사실(fact)들

을 수집하는 것이라면 인텔리전스는 수집된

정보를 분석, 평가하여 활용도를 높이는 것까

지 포함한다. 국가 정보기관인 미국 중앙정보

국(Central Intelligence Agency), 우리나라

국가정보원(National Intelligence Service)

등의 기관 명칭에도 번역상의 차이일 뿐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3

2 �영국�케임브리지�대학교�기술경영연구센터의�모타라�교수에�따르면,�기

술�지능이란�새로운�기술에�대한�정보를�수집�및�전달하여�조직의�의사�

결정�과정을�지원하는�것’으로�정의함,�컨설팅�기업�아서디리틀(ADL)에

서는�‘자료를�수집하여�정보화(Information)하고�다시�분석�및�가공하여�

전략에�반영할�수�있도록�하는�일련의�활동’으로�정의함

3 �따라서�본�글에서는�인텔리전스는�정보와�달리�‘지능’이라는�용어�표현

으로�하여�구분한다.

기술 지능 강화의 필요성은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그림 3> 참조). 첫째는 매

일 발표되는 기술 정보량이 방대해짐에 따

라 기업의 기술 전략 방향 설정이 더욱 어려

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발표되는 과학

기술논문(SCI 저널 기준)만 해도 100만 편

이 넘는 시대가 도래했다. 게다가 세상 모든 신

기술이 논문화되는 것도 아닌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산출량은 과잉에 가까울 정도이다.

게다가 제품의 융·복합화로 인해 기술의 특성

자체도 융·복합화가 되거나 아예 기존의 체계

에서 벗어난 기술까지 등장하고 있다. 기업으

로서는 해당 사업분야에서만 기술 정보를 보더

라도 기술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항상 신기

술 확보의 실기에 따른 위협(Risk)은 상존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림 형제의 동화

‘개구리 왕자’에 빗대어 보면, 얼마나 많은 개구

리와 키스를 해야 멋진 왕자를 만날까(How

many more frogs do I have to kiss before

I meet my Prince Charming?)와 같은 말처

럼, 기업들로서는 얼마나 많은 후보 기술들과

접해야 사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주는 기술

을 만나게 될 것인지가 고민인 것이다.

둘째는 기술 지능은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위한 통찰의 눈이기 때문이다.

개방형 혁신은 이미 일반화된 기술 경영 용어

이다. 내부 R&D 위주에서 벗어나 외부에서

기술을 발굴하여 확보하고 이를 비즈니스로

연결,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지속적인 기술 혁

신을 갈망하는 기업들의 공통적인 요구사항일

<그림 2> 기술 지능 프레임워크

자료 : 액센츄어, 2009

기술 프로파일링및 분류

기술 스캐닝과소싱 채널 구축

기술 획득방안 수립

기술 평가(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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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지능의 강화는 기업들에게 기술 혁신의 빈도를 높여준다.

것이다. 하지만 개방형 혁신을 한다 해도 필요

기술이 무엇이고 어디에서 확보 가능한지 우선

알아야 할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1979년 제록

스 팔로알토 연구소(PARC)에 방문했을 때 마

우스로 입력하는 알토(Alto) 컴퓨터를 보게 된

다. 이 순간을 잡스는 컴퓨터의 미래가 선명해

지는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잡스는 제록스

가 보지 못한 기술의 본질을 보았고 이것을 애

플의 매킨토시에 적용했다. 어떤 기술이 필요

한지에 대한 혜안을 갖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

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는 제품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특

허 전략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기업으로서는 특허 괴물(Patent troll)까지 등

장한 특허 전쟁 시대에 돌입하면서 제품 컨셉

단계부터 특허 전략은 필수가 되었다. 기업의

기술 지능 강화는 필요 기술에 대한 신속한 확

보를 통해 적극적인 특허 공세 또는 방어를 가

능하게 할 것이다. 나아가 향후 기술 발전 방

향을 예측하고 유망 기술을 선점함으로써 길

목 지키기까지도 가능하다.

기술 지능의 강화가 기술 혁신을 추구하

는 기업들에게 모든 것을 이뤄주는 만능해결

사는 아니다. 하지만 기술이 기업에서 차지하

는 역할을 볼 때 중요한 요소임은 분명하다.

이는 현 사업분야의 차세대 기술이나 관심 분

야의 유망 기술들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디서

찾아서 어떻게 확보해야 할 지에 대한 정답

확률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술 지능

의 강화는 기업들에게 기술 혁신 빈도를 높이

고,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시장에 선

도적으로 출시하도록 하는 기반을 제공할 것

이다.

기술 지능을 높이기 위한 방안들

그렇다면 기술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들은 기

술 지능을 높이기 위해 무슨 일을 할까? 글로

벌 선진 기업들이 기술 지능을 높이기 위해 주

로 수행하는 활동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여

살펴본다.

<그림 3> 기술 지능 강화의 필요성

자료 : LG경제연구원

기술 정보의방대함

개방형 혁신의혜안

특허 전략을위한

기술 선점

쏟아지는 정보들 속에서 사업의 본질적경쟁력을 주는 유망 기술은 무엇일까?

필요 기술을 어느 곳에서 어떻게확보해야 할 것인가?

특허 전략을 위해 어떤 기술을선점해야 할 것인가?

· 기존 학문 영역에서 벗어나거나 융·복합화된 기술의 등장· 과학기술논문만 매년 100만 편 발표

· 내부 R&D에서 벗어나 외부에서 기술 발굴을 하기 위한 통찰력이 필요

· 특허 전쟁의 시대로 경쟁사간의 특허 공방이 치열· 기업들로서는 제품 컨셉 단계부터 특허 고려

기업들의 고민 기술 지능 강화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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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지능 강화는

내부의 창의성 극대화에서부터 라고 할 수 있다.

내부 R&D 인력들간 체계적 상호작용 강화

기업들의 R&D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이

미 국내 글로벌 기업 R&D 인력들의 전문성

수준은 과거 대비 매우 높아졌다고 할 수 있

다. 자연스럽게 이러한 R&D 인력들의 개인적

인 기술 지능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담당 기

술개발 분야에 대해 학위과정에서 해왔던 습

성대로 과학기술 논문이나 기술동향 보고서

등을 탐색하면서 자신들의 프로젝트에 도움이

될 기술이 없는지를 살펴본다. 그러나 이러한

내부 역량을 활용한 전사 차원의 기술 지능

향상 노력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예를 들어

이미 사내에 관련 기술 전문가가 있음에도 외

부에서 어렵게 찾으려 한다. 또한 해외에서 어

떤 유망 기술이 발표되면 혁신적이라는 평가

를 내리지만, 정작 살펴보면 이미 내부에서 창

의적으로 제안된 기술이었음에도 사업성, 기술

성 등의 엄밀한 평가 잣대를 들이대서 사라진

경우도 있다. 어린 소녀가 파랑새를 찾기 위해

세상 밖을 떠돌았지만 결국 그 새는 자신의 집

안에 있었다는 동화 ‘파랑새 이야기’가 생각나

는 대목이다.

기술 지능 강화는 내부의 창의성 극대화

에서부터 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우선

내부의 연구원들은 외부의 기술 역량을 흡수

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획득한 기술이 내재

화되어야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 연구원들의

창의적인 기술은 관련 기술 지식이 쌓여서 내

재화된 역량에서 나오는 것이 대부분이지 우

연에 의한 놀라운 발견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픽사(Pixar), IBM, 3M 등의 여러 글로벌 기업

들에서 강조하는 창의성의 핵심은 전문가간의

체계적 상호작용이다. 전문가들의 지혜를 사내

의 온/오프라인의 공간에서 지속적, 효율적으

로 교환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계속 자극을 주

는 것이 필요하다.4

IBM은 기술 지능을 높이기 위해서 IT기

업답게 웹 기반 인프라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다. 대표적으로 이노베이션 잼(Innovation

Jam)과 씽크플레이스(Thinkplace) 프로그램

을 들 수 있다. 우선 이노베이션 잼(여기서 잼

은 IBM의 내부 용어로 ‘온라인에서 대규모로

이뤄지는 회의’를 뜻한다)의 경우 2001년부터

전세계 30만 명 이상의 직원들은 ‘잼’을 통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토론에 참여하고 있

다. 2006년 ‘이노베이션 잼’으로 가보자. 여기

는 전세계에 있는 IBM 직원, 가족, 협력업체,

4 신준석,�신사업을�위한�창의성,�TIM�Alive,�2011,�1(1)

R&D 개개인의 기술 지능을 집단 지성화 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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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의 ‘이노베이션 잼’은 세계에 있는 IBM 직원, 가족, 협력업체,

고객, 대학 연구원 등 15만 명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24시간 브레인스토밍하는 공간이다.

고객, 대학 연구원 등 15만 명 구성원들이 자

유롭게 24시간 브레인스토밍하는 공간이다.

이노베이션 잼 프로세스는 두 단계로 나눠서

볼 수 있다. 1단계는 72시간 동안 회사의 핵심

기술에 대한 정보를 게시하여 참여자들이 이

것들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브레인스토밍한

다. 여기서 도출된 4만 6천 개의 아이디어들은

컴퓨팅 기술을 통해 키워드 중심으로 카테고

리화 된다. 정리된 후보 아이디어들은 50명의

임원진과 전문가들이 본사 연구소에 모여 한

번 더 선별한다. 2단계 잼에서 구성원들은 1단

계에 나온 아이디어들을 보다 구체화한다.

IBM 제품 포트폴리오와 고객 가치를 기준으

로 하여 이 중에서 선택된 아이디어는 신사업

프로젝트로 발전한다. 예를 들어 수처리 관리

기술 사례를 살펴보자. 초기 아이디어들로서

정확한 일기예보, 수자원 센서, 장기적 날씨

시뮬레이션 등의 요소 기술이 제안되었다. 이

러한 것들은 컴퓨터와 내부 평가자들에 의해

하나의 중요 기술 키워드로서 ‘예측 가능한 물

관리’가 도출되었다. IBM은 IT기업으로서 물

산업과의 연계성은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잼 참가자는 수처리 산업에 IT 기술을 결합하

고자 한 것이다. 기술 지능의 강화를 통해 기

술간의 결합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린 사

례라 할 수 있다.

또 하나는 2005년에 구축한 씽크플레이

스 프로그램으로 내부 임직원간의 열린 토론

의 창구 역할을 한다. 임직원들 중 300명은 혁

신 캐탈리스트(Innovation Catalyst)로 활동

하면서 웹상에 제시된 아이디어의 등록/지원

과 가치 평가 등을 수행한다. IBM은 이러한

프로그램 가동 후 16개월 동안 4억 달러의 매

출 증대, 코스트 절감, 생산성 향상 효과를 이

뤘다고 평가하였다.

외부 R&D와의 긴밀한 콜래보레이션(Collaboration)

국내 기업들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정부의 산학

연 협력 육성 의지에 맞춰 국책과제나 위탁과

제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학교, 연구소와의

긴밀함을 높이려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교수

또는 연구진을 대상으로 공동연구를 하지만

대부분의 우선 목적은 우수한 연구 인력 확보

이다. 콜래보레이션은 인력 확보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술 지능의 강화측면에서도 이들

과의 긴밀함을 높여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제품의 수명 주기를 고려하여 해당 기술에 관

심을 갖다 보니 전범위의 기술을 커버하기에는

제약이 따른다. 산업 측면에서도 파급력이 큰

기술은 R&D 과제 포트폴리오 상에서 보면 일

반적으로 장시간이 필요한 것들이다. 이를 해

IBM은 이노베이션 잼을 통해 지능형 수처리 솔루션 사업을 도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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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P&G 등 글로벌 기업들은 외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결하기 위해서는 학교/연구소의 커뮤니티로부

터 기술 동향을 파악하여 새로운 시각을 선점

하고, 기업의 장기적 관점에 대한 연구 주제에

대해 소속 연구원을 파견하여 긴밀히 협력하

는 등 기술 지능을 높이는 차원에서의 콜래보

레이션이 필요하다.

인텔(Intel)은 2001년에 전세계 거점이라

할 수 있는 몇몇 연구 중심 대학교에 랩렛

(lablet)이라는 형태의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는 기존의 연구센터(lab)보다는 작은 규모이지

만 글로벌 주요 대학교별로 사업분야와 관련있

는 기술분야로 특성화하였다. 랩렛의 운영책임

자는 해당 대학교의 석학이 맡으며, 연구원은

인텔에서 파견된 직원과 대학교 연구원으로

구성된다. 연구 주제는 5년 이상의 장기간 연

구가 필요한 미래 지향적인 내용으로 하여 선

정의 자율성을 보장한다. 사실 인텔의 관심사

는 지적재산권(IP) 등의 연구 결과물을 ‘소유’

외부와의 협력 강화 사례-P&G의 기술사업가(Technology Entrepreneurs)

P&G는 개방형 혁신을 잘하는 기

업 중 하나이다. 이들 내부에는 70

명으로 구성된 기술 사업가 조직이

있다. 이들은 조직 내부와 외부의 연

결자(Gatekeeper) 역할을 한다. 이

들은 서유럽, 남미, 일본 등지에 있

는 C&D(Connect & Develop) 허브

에 있으면서 P&G 내부의 약 8,500

명 가량의 연구원들과 전세계 연구

자 네트워크로부터 나오는 과학문

헌, 특허 정보 등을 검색 도구로 가

공하여 사내의 혁신가들에게 제공한

다. 탐색의 범위는 문헌을 넘어서 현

지에서 적극적으로 조사 활동을 한

다. 전시회는 물론이고 직접 특정 가

게의 진열품까지 조사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기술 사업가 조직이 외부

의 기술 정보를 평가하여 내부에 제

공한 신기술 아이디어는 1만 건 이

상이다. 그만큼 기술 지능 강화에 따

른 성과가 많았음을 의미한다. 대표

적인 사례로서 ‘미스터 클린 매직 지

우개(Mr. Clean Magic Eraser)’ 가

있다.

독일 BASF는 20년 전에 멜라민

수지를 이용한 건물이나 자동차의

방음 소재(바소텍트)를 개발, 생산하

고 있었다. 일본 P&G의 기술 사업가

가 오사카의 잡화점에서 우연히 이

소재를 발견하고 일본 내의 시장 성

과를 평가하였다. 그리고 해당 제품

을 P&G의 연구소로 보내 성능을 분

석하고 내부의 ‘유레카 카탈로그’ 네

트워크에서 잠재 시장 가치를 평가

하였다. 시장 가치에 대한 연구 결과

는 제품이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하

였다. P&G는 BASF와 바소텍트 관

련 협력을 통해 기술 획득을 추진하

였다. 두 회사의 관련 연구자들이 같

은 연구 공간에 있으면서 바소텍트

의 성능과 내구성 개선을 위해 노력

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미스터 클린

매직 지우개(Mr. C lean Mag ic

Eraser)’라는 신제품을 개발하여 미

국, 유럽 등지로 시장을 확대하여 높

은 수익을 얻었다.

P&G의 기술 사업가에 의해 바스

프의 멜라민 수지폼 기술은 새로운

제품기술로 활용되었다P&G의 기술 사업가에 의해 바스프의 멜라민 수지폼

기술은 새로운 제품기술로 활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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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은 핵심 기술 확보와 단기 중심 R&D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외부의 신규기술벤처기업에 주목해 왔다.

하는 것보다 유망한 새로운 기술에 가장 빨리

접근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신기술들이

인텔의 내부 연구 인력들에 전파되는 것이 더

욱 중요하다. 최근에는 미국 내 유명 대학교

몇 곳의 랩렛은 그 목적을 좀 더 명확하게 하

기 위해 인텔 과학기술센터(Intel Science

and Technology Centers)로 명칭을 바꾸고

클라우드 컴퓨팅, 비주얼 컴퓨팅 등 분야별로

각각 특화 시켰다.

기업 벤처캐피털(Corporate Venture Capital) 활동의 강화

많은 기업들은 시장 선도자(First mover)가

되기 위한 원천 기술 경쟁력 향상을 위한 원천

기술 확보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기업의 R&D 방향은 정부출연연

구소나 대학교보다 효율성을 중시하다 보니 장

기적인 관점의 R&D만을 추구하기에는 제한적

이다. 게다가 사업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

아지면서 기술이 검증된 단기 중심의 사업화

과제에만 투자를 하게 되고 신기술 기반의 사

업 추진은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외부와

의 콜래보레이션만으로 기술 변화나 사업 범

위를 고려했을 때 완벽한 대응은 제한적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글로벌 기업들은 핵심

기술 확보와 단기 중심 R&D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외부의 스타트업(Start-ups, 신

규기술벤처기업) 에 주목해 왔다(<그림 4> 참

조). 또한 이와 더불어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기술 확보 전담 조직으로 계열사 혹은 자회사

형태의 기업 벤처 캐피털을 운영하고 있다. 이

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벤처캐피털과는 목적이

나 기능측면에서 다르다. 일반적으로 엔젤

(Angel)이라 불리는 벤처캐피털(Venture

Capital)은 자금 투자를 통해 재무적 이익을

거두는 것이 주목적인 것에 반해 기업 벤처캐

피털(Corporate Venture Capital)은 기술 지

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서 자신들이

속한 회사의 신기술 확보, 전략상 사업 확장

등의 목적을 가지고 투자하는 측면이 강하다.

이미 인텔, 퀄컴 등의 IT 기업, 바스프,

다우케미컬 등의 화학기업, 노바티스 등 제약

기업 등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CVC를 통해 신

기술에 대한 투자 및 기술 확보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에 전세

계 하이테크 분야의 글로벌 CVC중에서 1위를

차지한 인텔을 살펴보자(영국 G lob a l

corporate Venturing 조사). 인텔은 1991년

에 인텔 캐피털(Intel Capital)이란 CVC를 설

<그림 4> 기업과 학교/연구소간의 계곡

자료 : LG경제연구원

융복합

단일

기술의난이도

사업의 단계

상용화(단기)

원천기술(장기)

기업학교/

연구기관RiskZone

: 주 활동 영역

Page 8: Weekly 포커스 ‘기술’을 알아보는 통찰의 눈 기술 지능 · 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2 4 4 25 문희성 책임연구원 hsmoon@lgeri.com 기술 지능은

Weekly 포커스

32 LG Business Insight 2012 4 4

기술 지능에 대한 강화 노력이 지속가능 하도록 시스템화하고

기업 고유의 문화로까지 만드는 것이 기술 혁신 기업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립,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의 생태계를 강화

하고 미래 혁신기술을 탐색하는 수단으로 적

극 활용해 왔다. 인텔은 기존 사업이나 신사업

에 대한 신기술을 투자 범위로 하지만, 독특

한 점은 자신들의 사업 생태계까지 고려하여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기술도 투자 대상으

로 포함한 것이다. 즉, 자신들 사업의 수요 영

역에 해당하는 기술 벤처도 성장을 유도함으

로써 생태계 전체의 활성화를 주도하고자 한

다. 인텔의 CVC는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총 48개국 1100개 이상 기업에 누적

기준 98억 달러 이상 투자하였다. 그리고 지

난해까지 189개의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기업

공개를 통해 상장하였고 258개의 기업들은 인

수 합병을 통해 투자를 회수하였다. 인텔 캐피

털이 이렇게 CVC로서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은

우선은 경영층이 인텔 캐피털의 단기 재무 성

과에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인 신뢰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전략에 대한 큰 그림(Big

Picture) 하에서 투자를 진행하는 동시에 투

자 대상에 대한 평가, 관리를 사업부 및 연구

소와 활발하게 교류를 하면서 투자하는 것 또

한 주목할 점이다. 마지막으로 투자 후에도 대

상 벤처기업들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테크놀로지 데이, CEO 회의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기술 지능 강화는 기술 혁신 기업의 경쟁력

기술 지능 강화 방안들은 개별적인 것이 아니

라 서로 연관성을 갖고 있다. 기업의 특성과

사업의 환경에 따라 경중이 달라질 수는 있다.

그러나 기업이 필요한 기술의 범위가 넓을수

록, 요소 기술 수명 주기가 짧을수록 내부

R&D 역량만으로 어렵고 외부에서 적극적 기

술 획득이 필요하다.

기업들이 제품 개발 전략을 수립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객에 대한 니

즈 파악이다. 하지만 문제는 고객이 이에 대한

답을 항상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선도

사용자(lead user)가 불만족한 부분에 대해서

는 제안을 하겠지만, 게임의 룰을 바꿀 수 있

는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에 대한 제시는 기업

의 몫이다. 경제학자 슘페터(Schumpeter)는

‘혁신은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새로운 니즈를

제공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소비자로부터 새

로운 니즈가 자발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미미

하다’ 라고 하였다. 애플(Apple)이 소비자 조사

를 하지 않으면서도 오늘날 혁신 기업의 아이

콘이 된 것은 스티브 잡스의 통찰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들이 기술 지능 강화를 추진하는 난

관도 많을 것이다. 재무적으로 성과를 측정하

기가 어렵고 기술 확보에 대한 불확실성도 크

다. 단번에 기술 지능의 효과성을 높이 끌어올

리기 어렵더라도 기술 지능의 중요성을 인식하

고 적합한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기

술 지능에 대한 강화 노력이 지속가능 하도록

시스템화하고 기업 고유의 문화로까지 만드는

것이 기술 혁신 기업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

이다. www.lger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