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방주와 소농 그리고 농업의 미래 토론회 (2016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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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161028일(금) 10시 장소 |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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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16년 10월 28일(금) 10시

장소 |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

맛의�방주와�소농�그리고�

농업의�미래�토론회

v 개회식

- 국민의례

- 내빈소개

- 인사말

김현권� ․ 홍문표�국회�농업과�행복한�미래� 대표의원 김종덕�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회장

- 맛의 방주 소개

안완식�슬로푸드�맛의방주위원회�위원장

v 맛의방주 등재 기념식

v 토론회

【기조발제】 토종자원과 소농 그리고 농업의 미래

김정섭�한국농촌경제연구원�연구위원

【사례발표1】 지역경제 활성화와 맛의방주 : 앉은뱅이밀

백관실�금곡정미소�대표

【사례발표2】 전통 음식문화 계승과 맛의방주 : 밀랍떡

최종호�양평착한떡마을�대표

【사례발표3】 소규모 가족농과 맛의방주 : 제주도 맛의방주

김민수�슬로푸드제주지부�대표

v 맛의방주 시식회

- 1 -

인사말

김현권� ·�홍문표� � 국회� 농업과�행복한�미래� 대표의원

안녕하십니까. 국회 연구단체 ‘농업과 행복한 미래’ 공동대표 더불어민주당 김현

권, 새누리당 홍문표의원입니다.

우선 <맛의 방주와 소농 그리고 농업의 미래> 토론회에 함께 해주신 여러 의원님

들과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의 노고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또한 오늘 토론회의 발제

를 맡아 주신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님과 사례발표를 준비해주신 백

관실 금곡정미소 대표, 최종호 양평착한떡마을 대표, 김민수 슬로푸드제주지부 대

표님께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또한 각 지역에서 소중한 우리의 전통 음식과 식재료를 계승하고 지키기 위해 애

쓰시고 계신 모든 분께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음식은 그 지역의 문화입니다. 음식에는 그 지역이 띄는 대표성을 갖고 있습니다.

같은 음식이라 하더라도 지역에 따라 그 맛과 특성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이유입니

다.

요즘 우리는 어떤 음식을 먹기 위해 특정 지역을 갈 필요는 없습니다. 어디에서나

손쉽게 원하는 음식을 접할 수 있고 풍요로워 졌지만,

사회가 점점 대도시화 되고, 식재료의 대량생산·대량소비에 밀려 토종종자는 홀대

받게 되고 이로 인해 맛은 획일화되고 지역 고유의 대표성은 점점 잃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듭니다.

맛을 잃는다는 것은 지역 고유의 문화와 전통도 함께 잃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토론회가 가지는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 지

역의 맛과 전통을 지키기 위해서는 가족농 중심의 농어업이 지켜져야 합니다. 또한

사라져가는 토종 종자를 복원하고 지켜야 합니다. 그래서 소규모 생산주체들과 소

비자들의 상생이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 3 -

농어업은 단순히 식재료를 생산하는 기능만을 하지 않습니다. 농업과 어업이 좋은

식재료를 제공하는 기능을 넘어 사회의 쉼터 역할을 하는 등 우리 사회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고, 나아가 국가의 이미지를 형성하는데도 그 역할이 적

지 않습니다.

오늘 토론회가 맛으로 시작하여 이런 다양한 농업의 기능에 대해 논의하고 나아가

우리 농어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오늘을 계기로

사라져가는 토종종자를 보존하고 부활시키고자 노력들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를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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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김종덕�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회장

반갑습니다. 오늘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맛의 방주와 소농 그리고 농업의 미

래”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이 토론회를 공동으로 주최한 <농업과 행복한 미래 연구

모임>의 민주당 김현권 의원님,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님 그리고 연구모임에 소속

된 국회의원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 오늘 기조발제를 맡아주신 농촌경

제연구원의 김정섭 박사님, 토론회 발표를 위해 진주, 양평, 제주에서 귀한 걸음을

해주신 백관실, 최종호, 김민수 맛의 방주 지킴이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이 자리

에 참석하신 내외 귀빈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또 오늘 행사를 후원한 농림축산식품

부에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농가의 연평균 농업소득이 1,000만원도 되지 않는 농업현실에서 대부분의 농부들

이 고통을 겪고 있고, 영농으로 생계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금년에는 시장

쌀 가격의 급격한 저하로 인해 농민들은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고, 그러한 가운데

농부들이 목소리를 내고자 해도 집회마저 차단되고 있습니다. 농부들의 어려운 경

제 현실은 농촌지역 경제의 침체와 농촌 공동체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가 2013년부터 슬로푸드생물다양성재단에 등

재한 맛의 방주가 농가경제에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 토론회에서 발표자분

들이 발표하듯이 사라지는 종자나 음식을 지키고자 하는 슬로푸드 맛의 방주 프로

젝트는 우리의 토종자원을 지키는 것을 넘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전통음식을

계승하며, 소규모 가족농에게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맛의 방주가 이러한 성과를 가져오고 있음에도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맛의 방주

등재는 전세계 3,800개중에서 55개에 불과합니다. 그동안 민간단체인 슬로푸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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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협회가 맛의 방주 등재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인적 자원 및 물적 자원의

부족으로 슬로푸드국제협회가 기대하는 만큼, 또 슬로푸드한국협회가 추진하고자

하는 맛의 방주를 등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많은 토종자원과 종

자가 사라지고 있고, 농부의 노령화는 더 많은 토종자원과 종자가 사라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종자는 단순한 씨앗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치를 갖고 있습니

다. 지역의 문화유산이자 지역의 정체성을 보여줍니다. 지역의 문화유산이기도 합

니다. 종자와 토종 자원은 한번 멸종되면 다시 살릴 수 없고, 그것이 멸종되면 많

은 예산과 노력을 기울여도 다시 살릴 수 없습니다. 게다가 지금 세계는 종자전쟁

의 시대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종자와 토종자원을 지키는 일은 아주 중요하

며, 민간과 정부가 함께 나서서 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노력은 부족하고, 국회를 비롯한 정치권에서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을 적게 기

울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늘 토론회를 공동으로 주최한 <농업과 행복한 미래 연구모임>

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여야 의원님들이 두루 참여하고 있는 이 연구모임에서 우

리 종자와 토종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것을 지키는 슬로푸드 맛의 방주 프로

젝트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앞으로 맛의 방주에 더 많은 종자와 토종자원을 등재할

수 있고, 그것이 종자와 토종자원을 보호하고, 우리의 농촌을 살리고, 농부들의 삶

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열리는 “맛의 방주와 소농 그리고 농업의 미래” 토론회가 어려움에 처한 농

촌에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전통음식을 계승하며, 소규모 가족농에게 희망을 주

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될 수 있도

록 의원님들 그리고 관계당국이 슬로푸드 맛의 방주 프로젝트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주시고, 이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을 요청드립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리면서 인

사말에 가름합니다.

2016년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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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방주�소개

안완식�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맛의방주위원회�위원장

오늘 ‘맛의방주와 소농 그리고 농업의 미래 토론회’를 공동 주관하여 주신 국회의

원 연구모임 “농업과 행복한 미래” 대표이신 김현권, 홍문표 의원님을 비롯한 국회

의원 여러분들께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또한 오늘 토론의 기조발제를 하여 주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신 김정섭

박사님을 비롯하여 사례발표를 하여 주실 백관실 금곡정미소 대표님, 최종호 양평

착한떡마을 대표님, 김민수 슬로푸드 제주지부 대표님 그리고 여기에 참석하여 주

신 관계자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최근 인간의 문명 활동에 의한 지구 환경의 빠른 변화로 지구생태계 파괴와 생물

다양성이 급격하게 소멸되어가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전 세계의 문화와 전통이 깃

든 인류가 먹고 살아온 음식들이 빠른 속도로 소멸되어가고 있습니다.

FAO 세계식량기구에서는 현재 세계의 75%나 되는 재배작물의 종이 멸종되어 복

구불능인 상태이며, 미국에서는 95%의 작물종이 이미 사라졌습니다. 전 세계 음식

의 60%는 밀, 쌀, 옥수수에 의존되고 있습니다. 인도와 중국에서 농부들이 재배하

던 수천 종의 벼 품종들은 몇몇 다국적기업에서 생산, 판매되는 얼마 안 되는 품

종들을 사서 재배할 수밖에 없게 된 현실입니다. 한국의 경우 1985년에 비하여

2000년에는 86%의 토종이 멸종되었습니다.

맛의방주는 이렇게 지구에서 사라져가는 먹거리와 관련된 생물다양성의 소멸을 방

지하기 위한 슬로푸드 운동의 가장 중요한 방편입니다.

맛의방주란 전 세계의 문화와 전통이 깃든 없어질 위기에 처한 음식을 저장하는

목록입니다. 사라져가는 음식과 맛을 보존하고 음식을 만드는 재료인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일입니다. 동식물 종은 물론, 가공식품과 동식물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또한 맛의방주를 통하여 슬로푸드 지역공동체, 생산자인 소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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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의 경제활동을 돕습니다.

지구 위에서 사라져가는 음식과 생명다양성의 소멸을 막고 소농의 경제활동을 돕

기 위한 오늘의 토론회에 참석하신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슬로푸드 맛의방주에 더욱 큰 성원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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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방주

맛의 방주는 노아의 방주처럼 소멸 위기에 처한

종자나 식재료를 찾아 목록을 만들어 ‘맛의 방주 ark of taste'에

승선시켜 지역음식문화유산을 지켜나가는 국제 프로젝트입니다.

한국에서는 2013년 제주 푸른콩장을 시작으로 현재 55종이

국제 슬로푸드 ’맛의방주‘에 등재되었습니다.

맛의 방주란? 맛의 방주는 전 세계의 문화와 전통이 깃든,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음식을 기록한 온라인 목록입니다. 동식물종은 물론, 가공식품도 방주에 승선할 수

있습니다. 동식물의 생명다양성과 더불어 치즈, 절인 고기, 빵과 김치 등도 사라지

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대를 거쳐 전해진 복잡 미묘한 기술과 종자는 농부와 장인

들이 수백 년간 쌓아 온 지식의 산물입니다.

2012년 10월 이탈리아 토리노(Torino)에서 열린 슬로푸드 국제 의회(Slow Food

International Congress)는 생명 다양성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면서, 맛의 방주를 슬

로푸드 지역공동체인 지부(convivia), 생산자,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미래의 슬로

푸드 식문화를 지켜나갈 핵심 정책으로 결정했습니다.

맛의 방주는 품목들의 존재를 알리고, 멸종위기에 놓였다는 사실에 사회의 관심을

모으고, 이 품목들을 찾아서 (구매하고 먹고, 이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생산자들

을 후원하며, 어떤 경우에는 품목의 보존과 번식을 위해 힘을 쓰는 방법으로) 지켜

내기 위한 운동에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게 할 수 있게 합니다. 즉, 지역의 음식

문화자원을 재발견하고 가치를 부여해 지역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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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방주 발굴 기준

1. 지역 고유의 맛을 가진 식재료와 식품 - 지역 고유의 토종 또는 야생종일

수도 있습니다. 지역의 생산물을 이용해 전통방식으로 만든 가공식품도 가능합니

다.

맛의 방주는 지역사회의 문화와 지식이 연관된 품목을 인정합니다. 슬로푸드에서

생명다양성은 유전적 자료일 뿐 아니라 문화(지역, 노하우, 전통기술 등)를 포함하

고 있기 때문입니다. 토종과 지역의 야생종들은 전통 수확방식, 어업, 가공기술, 토

착문화와 연결되어 있으며 이러한 품목을 지키는 일은 지역사회에서 대대로 전해

져 내려온 지식을 지키고, 이 품목이 자라는 생태계를 보존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치즈, 절인고기, 빵, 음료, 장아찌, 김치 등과 같이 음식을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공식품은 전세계에게 여러 세대를 거쳐 전해져 내려온 지식, 창의력,

기술의 결과물입니다. 장인 가공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식품들은 사용된 원재료 보

다 더 그 지역의 문화를 잘 표현하는 경우가 많으며, 생산자들이 계절이나 시장의

변동에 영향을 덜 받으며 생산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가공식품의 홍보는 그

것에 사용된 원재료인 토종동식물을 보호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2. 지역 전통적인 조리방법과 가공법 등을 가지고 있고 독창적인 맛과 특성

을 가지고 있는 식품

과학적인 분석과 연구는 이 같은 내용을 파악하기에 부족합니다. 이 품목의 사회

적 기원을 살펴봐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의 조언을 구해야 하고 어떤 사람

들이 이 품목에 대해서 잘 알고, 특별한 때에 먹었는지, 어떤 사람들이 먹었는지를

조사해야 합니다. 맛의 방주 품목의 맛을 통해 지역의 미각적 특징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입맛에는 결함으로 생각되는 맛이 특정 지역에서는 매우 일반

적인 맛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홍어, 안동식혜 등)

- 10 -

3. 지역의 토양(territory)의 특성과 지역사회의 기억, 정체성, 전통적 지식과

연관성이 있는 식품

맛의 방주가 관심을 갖는 품목들은 그 지역의 토양의 특성과 역사적, 문화적으로

지역과 연관성이 있는 것들입니다. 토양은 생명다양성을 위한 핵심적 요소입니다.

흙, 공기, 물, 기후를 포함한 토양과 지역의 사투리, 종교, 예술, 건축, 풍경은 그

지역의 맛의 방주 품목과 오랫동안 관계를 맺으며 함께 해왔습니다. 지역과의 관계

성과 정체성을 찾아낼 수 없다면 별로 흥미롭지 않은 품목입니다. 이같은 관계를

알아내기 위해 슬로푸드는 지역의 ‘집단 기억’을 활용합니다. “지역사회의 문화의

일부분인가? 품목을 재배,, 가공, 섭취하기 위해 세대를 거쳐 전해 내려운 지식이

필요한가?” 와 같은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가장 연로한 생산자나

지역의 어르신을 찾아가 물어보면 됩니다. 한 사람의 답변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

다. 지역에서 공유된 기억인지를 확인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역의 여성들, 음식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습니다. 관련된 지역 문화의 존재여부도 중요합

니다. 품목에 대한 책이나 기록이 있는지? 전통 축제에 대한 기록이 있는지 등 최

대한 많은 자료들을 교차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일정한 양만 생산되는 식품

“제한된 생상량” 또는 “소규모”의 정의는 매우 애매합니다. 맛의 방주는 대량생산

이 불가능한 품목을 찾는데 관심이 있습니다. 방주에 있는 품목들은 특정 지역과

지역사회의 지식과 연관성이 있는 것이라는 두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근본적인 생

산 방식을 바꾸지 않고 다른 조건들을 지키면서 품목의 생산을 대폭 늘릴 수는 없

을 것입니다. 만약 생산량이 너무 방대하게 증가하게 되면, 작물의 생산지가 증가

하고 많은 수의 가축을 키워야 하며, 생산 방식의 강도도 높아지고, 재료들을 다른

지역에서 공수해오고, 공정을 기계화하여 장인 생산의 품질을 얻기 어려워집니다.

맛의 방주는 생산자가 아닌 품목을 기록하는 목록이므로, 정확한 생산량의 수치보

다는 규모를 파악해서 장인이 생산하는 품목인지 공산품인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 11 -

5.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식품

만약 이 품목을 생산하기 위한 지식과 기술을 갖고 있는 생산자들이 매우 적을

경우 (대부부분이 고령자 어르신일 경우 더더욱), 그 품목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고 볼 수 있습니다. 전통 가공 방법들은 장인의 기술이며 그 기술은 단기간에 습

득되지 않습니다. 또한, 말이나 글로는 알 수 없는 특유의 감각을 길러야 되는 일

이기도 합니다. 또한, 가정에서만 자가소비하기 위해 생산하고 있는 수준이라면 그

것 역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는 신호입니다. 요즘은 엄격한 위생법 때문에 생산

공간이나 도구, 필요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불법화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 환경이나 환경적 요인을 관찰해 미래에 생산자들의 수가 줄어들 것이 예상

된다면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위기의 원인들은 매우

다양합니다. ( 소비자들의 소비추세의 변화, 더 이상 진가를 안 알아주고 품목을

소비하지 않는 시장, 그 지역의 인구 감소와 장인들의 생계를 위한 타지역으로의

이주, 기술 되물림의 중단, 지역 생태계와 환경의 변화, 국내외 농업정책 지원자금

의 중단, 관계당국의 관심부족 등 ) 점점 늘어나고 있는 전통식품과 비슷해 보이는

공산품들은 소비자들이 표준화되고 획일화된 식품에 익숙해지게 하고 결과적으로

홍보, 마케팅 지원이 취약한 전통식품은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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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방주 등재 규칙

1. 맛의 방주에 등재되는 품목들의 이름을 사용 할 수 있는 권리는 특정 개

인이나 집단에 있어서는 안됩니다. 해당 품목의 모든 생산자가 사용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맛의 방주 품목은 특정 상표의 상품일 수 없습니다.

방주에 등재되는 품목들은 지역사회, 또는 그 품목이 개발되어 생산되는 지역, 품

목을 물려준 전 세대, 그리고 품목을 보전하기 위해 노력해온 사람들의 것입니다.

그 지역에 자리하고 있는 신설 업체나 젊은이들은 그 품목을 키우고 개발할 권한

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맛의 방주는 개인의 회사가 특허를 내거나 등록을 한 상표

를 가진 품목을 등재할 수 없습니다.

2. 맛의 방주에 등재된 품목에 슬로푸드 로고, 명칭 등을 사용하는 것은 금

지되어 있습니다. 슬로푸드 상표와 “맛의 방주” 명칭은 슬로푸드 국제규정

에 나와 있는 사용규약을 준수하여야 합니다.

맛의 방주는 개개인의 생산자를 지정하지 않습니다. 맛의 방주는 품목 자체를 선정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맛의 방주 생산품에 슬로푸드나 슬로푸드 관련 단체, 프로

젝트 (생물다양성재단, 프레시디아) 등의 로고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안내 책자나

소개글, 웹사이트를 통해 맛의 방주 품목들을 알리는 것은 가능하지만, 상품 자체

나 포장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슬로푸드는 생물다양성을 지켜나가는 일에 레스토랑과 셰프들의 동참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메뉴에 맛의 방주나 프레시디아 품목이 사용 될 경우, 메뉴판에

생산자의 명칭을 슬로푸드 프레시디아 로고나 맛의 방주 로고와 함께 기재할 수

있습니다. 이 때 “맛의 방주는 전세계 지역사회의 문화, 역사, 음식문화를 지키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라는 설명을 추가하길 권장합니다. 이 같은 경우에도 슬로

푸드 로고는 사용 할 수 없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는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에 문의

하시기 바랍니다.

- 13 -

No, 품목명 품목�특징

1제주푸른콩장Pureun� Kongjang�

푸른독새기콩�등으로�불리는�제주�지역의�토종콩으로�만든�장.

2섬말나리�Hanson's� Lily

울릉도의� 가장� 높은� 마을인� 나리분지에서� 자생하며� 식용으로도� 쓰

이는�세계적인�희귀�식물.

3앉은뱅이밀�Anjeunbaengi� Wheat

우리� 토종� 밀로� 껍질이� 연한� 연질� 밀이기� 때문에� 작업이� 용이하고�

발효가�훨씬� 잘되는�것이� 특징.

4연산� 오계�Yeonsan� Ogye�

Chicken

뼈부터� 깃털,� 피부,� 발톱,� 부리,� 눈까지� 몸� 전체가� 온통� 검은색을�

띠는�충남�연산� 지역의�닭.

5자염�Distilled� Salt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소금을� 생산하는� 방식인� 바닷물을� 오랜�

시간�끓여�만든� 소금.

6장흥� 돈차�Don� Tea

고형차(덩이차)의� 한� 종류로� 삼국� 시대부터� 근세까지� 전남� 장흥,�

남해안�지방을�중심으로�존재하던�전통�발효차.

7제주� 흑우�Jeju� Native� Black�

Cattle

한국� 재래� 한우의� 한� 품종으로� 전신이� 모두� 검은색으로� 덮여� 있는�

것이�특징.

8칡소�Chik-so� Cattle

무늬가� 호랑이를� 닮았다� 하여� 범소,� 호반우� 또는� 얼룩소라고도� 불

리며�몸�전체가�칡� 색깔로�보이는�한국�재래� 한우의�일종.

No, 품목명 품목�특징

9감홍로�Gam-hongro

좁쌀� 누룩과� 멥쌀� 고두밥으로� 술을� 빚어� 증류,� 숙성시킨� 뒤� 8가지�

약재를�넣고�침출시켜�다시� 1~� 5년을�숙성시켜�완성한�술.

10먹골� 황실배�Meokgol� Hwangsil�

Pear

조선� 시대에� 주로� 기르던� 청실배와� 다른� 품종으로� 조선� 후기� 황실

에�진상하던�토종배

11먹시감식초�Meoksi� Persimmon�

Vinegar

토종� 먹시감을�홍시가�되기� 전� 수확하여�초산�발효�숙성한�식초.

12어간장�Fish� Soy� Sauce

멸치액젓과�콩메주로�만든�간장

13어육장�Fish� and� Meat� Paste

잘� 말려� 손질한� 고기와� 생선을� 메주� 사이에� 켜켜이� 넣고� 소금물을�

부어� 밀봉한�후� 1년간�발효시킨�전통� 장(醬).

맛의 방주 품목 리스트

� ▶� 2013년

� ▶� 2014년

- 14 -

No, 품목명 품목�특징

14예산� 삭힌김치�Yesan� Sakhin� Kimchi

일반� 김치와� 달리� 배추의� 시래기를� 사용해� 고춧가루를� 쓰지� 않고�

마늘·파·새우젓만으로�맛을�내어�삭힌� 예산�지역의�전통�김치.

15예산� 집장�Yesan� Soybean� Paste

즙장(汁醬)� 또는� 채소를� 많이� 넣어� 채장(菜醬)이라고도� 불리는� 예

산�지역� 양반가에서�주로�먹던� 된장.

16울릉� 손꽁치�Ulleung� Hand� Caught�

Saury

울릉도� 주민들이� 뗏목을� 만들어� 바다에서� 꽁치를� 손으로� 잡는� 전

통�어업� 방식으로�얻은�꽁치.

17울릉� 옥수수엿청주�Ulleung� Fermented�

Corn� Drink

쌀이� 귀하던� 울릉도� 지역� 주민들이� 지역의� 토종� 옥수수를� 사용해�

만들어�즐겨온�전통주.

18울릉� 홍감자�Ulleung� Red� Potato

쌀을� 비롯한� 곡식이� 귀한� 울릉도� 지역에서� 쌀을� 대신해� 주민들의�

끼니를�해결해�준� 토종감자.

19을문이�Eulmooni

효자고기라고도� 불리며,� 현재� 논산시� 가야곡면� 병암리� 탑정저수지�

상류� 쪽에서만�볼� 수� 있는�민물고기.

20강술�Kangsool

제주� 지역에서� 생산하는� 차조� 술떡(오메기떡)을� 토종� 밀로� 제조한�

밀누룩과�혼합하여�만든� 술.

21꿩엿�Pheasant� Yeot

제주도의�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제대로� 삭힌� 당화물에� 꿩� 고기를�

넣어� 하루�동안�푹�고아� 만든�엿.

22댕유지�Dangyuja� Pomelo

당유자라고도� 불리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

는�감귤류의�일종.

23쉰다리�Sundari

순다리라고도� 불리며� 제주도� 지역에서� 쉬기� 직전의� 남은� 밥을� 이

용하여�만들어�마시던�곡물� 발효�음료.

24제주� 재래감�Jeju� Native�

Persimmon

형태에�따라� 폿감,� 고래감,� 베개감,� 쇠불감,� 종지감�등�다양한�종으

로�분류되는�제주도�지역�재래감

25제주�재래돼지�Jeju� Native� Black� Pig

제주도의� 재래� 돼지� 품종으로� 일반� 돼지보다� 체격이� 작고� 온몸이�

흑색을�띠는�것이� 특징.

26청실배�Green� Pear

아그배� 또는� 독배라고도� 불리는� 청실배나무의� 열매는� 일반� 배보다�

작고� 푸른색을�띠는�것이�특징.

27토하�Toha� Shrimp

전남� 지역의� 맑은� 1급수에서� 서식하는� 민물새우로� 손톱� 크기에� 빛

깔을�띠는�것이�특징.

28현인닭�Hyunin� Native�

Chicken

한국재래닭보존회를�중심으로�복원한�한국의�재래� 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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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품목명 품목�특징

29감태지�Gamtaeji�

청정� 갯벌에� 자생하는� 해조류의� 일종으로� 매생이보다� 굵고� 파래보

다�가늘며�선명한�녹색을�띠는� 것이�특징.

30골감주�Golgamjoo

제주� 지역의�토속� 곡물인�재래종�보리로�만든� 골(엿기름)과� 재래종�

차조를�사용하여�빚은�술.

31김해� 장군차�Gimhae� Jang-gun� Tea

AD� 48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이� 봉차(封茶)로� 가져와� 옛� 가락�

문화권에�전파하여�전해져오는�우리나라�최초의�전통차.

32제비쑥떡Jaebissuktteok

나주지역에서�제비쑥을�이용해서�만들어�먹었던�별미떡�

33낭장망�멸치�Nangjangmang�

Anchovy

완도� 등� 전라남도� 남해안� 해역에서� 전통적인� 멸치잡이� 방식인� 낭

장망�잡이로�얻은� 멸치.

34누룩곡물발효식초Nuruk� Fermented�

Grain� Vinegar

누룩과�곡물을�이용해�만든� 전통발효식초

35다금바리(자바리)Dageumbari� (Jabari)

제주도에서는� 주로� 잡히는� 회나� 맑은� 탕으로� 먹는� 아열대성� 대형�

어종.

36담양� 토종배추Damyang� Native�

Cabbage

줄기가� 얇고� 가늘어� 속이� 거의� 차지� 않는� 토종� 배추로� 어린순은�

봄동으로도�먹을�수�있는�것이� 특징.

37떡고추장�Tteok� Kochujang

찰떡에�빻은� 콩을� 묻혀� 띄운� 후� 곱게� 가루내어�찰떡,� 메주가루,� 간

장,� 고춧가루를�더해�발효시킨�고추장

38마름묵�Water� Chestnut� Jelly

논이나� 연못에서� 자생하던� 식물로� 열매를� 이용해� 묵가루를� 만들어�

쑨�묵

39미선나무Miseonnamu

충청북도를� 중심으로� 자생하는� 나무로� 민간요법� 또는� 차나� 식용으

로�활용되고�있다.

40밀랍떡�Milrap� Tteok

밀떡이라고도� 불리며� 경기도와� 강원� 지역에서� 늦은� 가을에서� 겨울

까지�화롯불에�구워�먹던�벌통에서�얻은� 밀랍을�바른� 떡.

41보림백모차�Borim� Backmocha

다산� 정약용이� 보림사에서� 만들어� 마신� 덩어리� 차로� 모양이� 중국

의�보이차와�비슷한�것이�특징

42산물�Sanmul

제주도에서� 재배하던� 쌍떡잎식물� 쥐손이풀목� 운향과에� 속하는� 재

래�귤나무.

43산부추�Sanbuchu

강원도와� 경기북부에서�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이른� 봄� 끼니를� 해

결할때�주로�먹었던�산나물

▶�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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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품목명 품목�특징

44수수옴팡떡Susuompangtteok

경기도� 지역의� 향토음식으로� 햇수수와� 콩을� 가루내어� 찐� 시루떡을�

말한다.

45오분자기�Obunjagi

오분작� 또는� 제주� 방언으로� 떡조개라� 불리며� 새끼� 전복과� 자주� 혼

동되지만�전혀� 다른�패류의�일종.

46긴잎돌김Ginipdolgim

울릉도와� 동해안에� 자생하는� 자연산� 돌김으로� 일반김보다� 두껍고�

까맣고�윤기가�나며�구수한�특징이�있다.

47게걸무�

Gegeolmu

경기도�여주,� 이천�지역에서�나는�특산� 무로�껍질이�두껍고�매운맛

이�나는� 것이�특징.

48

작주부본�

곡자발효식초JakjububonGokja�

Fermented� � Vinegar

전통양조법인�작주부본법을�이용해�만든� 발효식초

49준치김치�Junchi� Kimchi

서해중부� 바닷가에서� 준치를� 넣어� 만든� 김치로� 가을에� 김장해서�

이듬해�봄에�꺼내� 먹은�별미�김치

50지주식�김�Racks� Laver

해태라고도� 불리는� 해조류� 김을� 전통적인� 생산� 방식인� 지주식� 방

식으로�생산한�김.

51칠게젓갈Chilgaejeotgal

전라북도�갯벌에서�잡은� 작은�칠게를�확독에�갈아� 만든�젓갈

52동아�Dongah

동과,� 동화라고도�불리는�박과의�한해살이�덩굴식물로�참외와�비슷

한�열매는�원형에서�타원형을�띠는�것이� 특징.

53파라시�

Parasi

한자어로� 팔월시라� 불리는� 음력� 8월에� 나오는� 홍시로� 씨가� 별로�

없고� 먹고�난�후�입맛이�개운한�것이� 특징.

54하동� 잭살차�Hadong� Jaeksul� Cha

하동의� 야산에� 자생하는� 야생차로� 만든� 하동� 특유의� 홍차를� 부르

는�이름

55황녹두�Yellow�Mung� Beans

노랑녹두로도� 불리며� 크기와� 형태는� 청녹두보다� 약간� 크고� 주머니

도�긴�것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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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자원과�소규모�가족농,� 그리고�농업의�미래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연구위원

1. 씨앗과 농민의 자율성

옛말에 ‘농민은 굶어 죽어도 씨앗 오쟁이1)를 베고 죽는다’고 했습니다. 농민에게

씨앗은 목숨만큼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농사를 직접 짓지 않는 저는 ‘목숨만큼 소

중한 씨앗’이라는 말을 체감하지 못합니다. 돈만 있으면 온갖 먹을거리를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세상에서, 목숨만큼은 아니어도 어쨌든 조금이라도 씨앗의 소중함을

알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농업인이라 해도 나 같은 경우가 없지는 않을 것

입니다. 씨앗은 왜 그토록 소중하고, 농민이 씨앗을 지켜야 한다고 하는 걸까요?

산업화된 농업에서 농업인은 그저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자’라고만 정의됩니다.

농축산물을 생산하는 노동과정의 일부분을 담당하는 ‘종사자’라고만 규정됩니다.

그렇게 간단하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산업화된 농업의 전형적인 사례로, 축산물

가공 판매 및 사료 제조업 부문 대기업에 닭을 납품하는 양계 농가의 처지를 살펴

봅니다. 이른바 수직계열화 체제가 정립된 이 부문에서 농가는 본사로부터 병아리

를 공급받습니다. 사료도 공급받고 양계장 시설을 갖출 자금도 융자받고, (양계 농

가 스스로 정한 것이 아니라 본사에서) 정해진 축종의 닭을 정해진 기간 동안 키

워서 냅니다. 그 대가로 돈을 받습니다. 그렇게 해서 얻는 소득, 즉 본사로부터 받

는 돈을 ‘사육 수수료’라고 부릅니다.

1) 짚으로 엮어서 만든 작은 바구니로 씨앗을 넣어 두던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 19 -

이런 이야기를 소개한 책에서 저자는 이렇게 질문합니다. “한국에서 한 해에 도

축되는 닭은 약 8억 마리에 이르고, 그중 절반 이상은 치킨으로 튀겨 먹고 있다.

치킨을 그렇게 많이 먹어대고 있지만 정작 닭은 누가 키우는지 헷갈린다. ‘하림’이

나 ‘마니커’ 같은 육계회사가 키우는 것인가? 아니면 실제로 닭똥 치워가며 양계장

에서 일하는 양계 농민이 키우는 것인가?”2) 분명히 양계 농민이 닭을 키우기는 하

는데, 왜 ‘누가 닭을 키우는지 헷갈린다’고 할까요? 식물이나 동물을 키우는 행위

그 자체만으로 ‘농민’을 규정하는 건 충분치 않기 때문입니다. ‘키우되 자율적인 선

택과 노력의 여지’가 있는 경우에야 온전한 의미에서 ‘농민’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

다.

농업 노동과정에서 자율성을 지닌 주체라야 ‘농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때의

자율성이란 무엇일까요? ‘사육 수수료’ 또는 ‘재배 수수료’가 주된 소득이라면, 그

사람은 농업 노동자일 수 있지만 농민이기는 어렵습니다.3) ‘농민의 자율성’ 문제를

조금 더 들여다 봅니다. 반 데 플루흐(J. D. van der Ploeg)의 논의를 소개합니

다.4)

농민의 조건을 규정하는 세 번째 요소는 시장과 맺는 구체적인 관계이다. 농민은 스스

로 유연성, 유동성,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외부 세계와 연결하려

하는데, 시장도 그런 연결 관계의 일부분이다. 농민은 자신이 외부와 맺는 관계가 적절

하다고 여길 때라야 계약을 맺거나 규모를 확대하려 한다. 즉, 외부와의 관계에 얽매여

빠져나갈 수 없게 되는 것은 최대한 피하려 한다. … (중략) … 의존적 관계 속으로 들

어서는 것이 인상적이고 용감한 것처럼 보일 수 있고 강력해 보일 수 있다 하더라도, 농

민은 그것을 믿지 않는다. … (중략) … 농민의 세계에서는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겉모습

밑에 무엇이 놓여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어느 농장에서 송아지 출산

율이 높다면, 그 농장의 농민이 지닌 성공적인 소 사육 전략 및 능력 그리고 ‘새로운 혈

통’을 제공하는 다른 농민과 맺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보여주는 표지인가? 아니면, 큰

비용을 들여서 다른 곳에서 사육한 소를 구하고, 값비싼 농후사료 급여 비율을 높이고,

수의사 비용을 많이 들이고, 소의 수명주기를 단축했음을 뜻하는 것인가? 인상적인 겉모

2) 정은정, 2014, 대한민국 치킨전, 따비, 263쪽. 3) 물론, 농업 노동자도 농업인이고 농업의 소중한 주체입니다. 다만, 타율적이고 수동적인 주체로서

농업 노동자가 농업에 복무하는 시스템이 지배적이어서는 안되고,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주체인 농민이 농업을 이끌어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4) J. D. van der Ploeg, 2008, The New Peasantries: Struggles for Autonmy and Sustainability in an Era of Empire and Globalization, EarthScan, pp.27-30.

- 20 -

습을 갖춘 대규모 농장 앞에서 던져야 할 질문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그 농장은 많은

빚을 바탕으로 꾸며졌고, 따라서 많은 [이자 등의] 금융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은 아

닌가? … (중략) … 한편, 이 같은 불신에 반비례하여 농민은 지역의 토착적 자원, 사회

적 자원, 물질적 자원을 더 신뢰한다. 거의 모든 지역에서 농민들이 공유하는 문화 속에

서는 노동에 뒤따르는 미덕이 강조된다. 특히 스스로 관리하는 노동과정 안에서, 그리고

그런 노동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사물이나 관계의 가치를 강조한다. 그래서 퇴비를 잘

만들거나, 암소를 잘 번식시키거나, 성질 좋은 말을 길러내는 등의 기술‧예술(art)이 농민

문화의 중요한 요소다. 이로써 영농활동이 사회적으로 구성됨을 알 수 있다. 농민은 고

된 일, 헌신, 열정 지식 따위에 가치 창출의 중요한 근원이라는 중요성을 부여한다. 심

지어 고도로 현대화된 사회, 예를 들자면 (신고전경제학적 유형의) 경제적 합리성 추구

만이 허용되는 네덜란드 같은 곳에서도 농부들은 대부분 스스로 ‘취미’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주의 깊게 설명한다. 그런 취미(가령, 농장에서 직접 이뤄내는 소 축종 개량)는 농

민 자신의 노동, 지식, 경험, 희망 등이 안내 표지판이 되는 회색 지대다. 이 회색 지대

에서는 의존적 관계를 통해 외부로부터 도입된 처방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 (중략)

… 분석적인 관점에서 보면, 영농활동은 ‘자원 동원’, ‘자원을 (최종) 산물로 전환하기’,

‘최종 산물 마케팅 및 재사용’이라는 세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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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동원’과 ‘최종 산물 마케팅 및 재사용’, 이 두 과정은 시장과의 관계를 전제하

며 사실상 그것을 뜻한다. 두 번째 과정 ‘전환’도 점차 그렇게 되고 있다. 그런데 이

세 과정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도 패턴화될 수 있다. 농민은 다양한 시장에서 자원

을 동원할 수 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농장 안에서 자원을 생산하거나 재생

산할 수도 있다. 소, 사료, 건초, 퇴비, 종자, 노동력, 지식, 운영 자본, 건축물 등 관련

된 모든 사회적‧물질적 자원에 대해서 말이다. 농민은 시장 거래를 통해서 그런 자원

들을 얻을 수 있는데, 그때 자원은 상품으로서 생산과정에 투입된다. 하지만 다른 방

식으로는 그 자원을 개별 농장 자체적으로 생산하거나 재생산할 수도 있다. 아니면

[지역에서] 사회적으로 조절되는 교환관계를 통해 얻을 수도 있다. 심지어 농민 스스

로 갖고 있는 자원(예: 저축)을 전환하여 (농기계처럼) 농장에서 생산할 수 없는 자원

을 얻을 수도 있다. 이는 눙기계를 구매하려고 대출을 받는 것과는 대조되는 방식이

다. … (중략) … 농민의 영농은 개별 농장 안에서 생산되고 재생산되는 자원의 상대

적으로 자율적인 흐름에 바탕을 두고 이루어진다. 그림에 나오는 ‘관계a’와 ‘관계b’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 (중략) … 재생산 과정을 통해 농민은 견고하고 잘 조정된

자원 기반을 한층 더 심화 발전시킨다. 총생산 가운데 일부분만 판매한다. 다른 일부

분은 농장 안에서 재사용한다. 재사용되는 생산물은 순환회로에 투입되었다가 되돌아

온다.

반 데 플루흐가 말하는 ‘농민의 자율성’ 개념 속에는 농사에 소용되는 것들을 의

존적인 관계가 아니라 농민 스스로의 능력으로 확보하고 영농의 순환 과정 안에서

재생산하고 발전시키는 실천이 포함됩니다. ‘종자-씨앗’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내가 농사지은 것으로 내년 농사에 쓸 종자를 얻지 못한다면, 돈을 주고 종자를

사야 합니다. 그 자체로 경제적으로 현명하지 못한 일입니다. 종자 회사에 품종 선

택권을 넘겨주는 꼴이 되므로 그만큼 자율성을 잃게 됩니다.

11년 전의 일입니다. 충청북도 음성군에서 고추 농사를 짓는 분들을 따라다닌

적이 있습니다. 그때 알게 된 것을 (사실, 웬만한 농민은 다 아는 사실을) 하나 소

개할까 합니다. 젊고 의욕이 있고 기술도 있는 농민들 가운데에는 유기농 또는 적

어도 무농약으로, 그도 어렵다면 최대한 농약을 적게 써서 고추를 재배하려는 분들

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재배한 고추를 양건으로, 흔히들 하는 말로 ‘태양초’ 고추로

건조하여 판매하면 훨씬 나은 소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역농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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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그런 양건 고추를 매취하지 않았습니다. 주로 집에서 김장을 담그는 50대 이상

연령층 가정주부를 상대로 직거래할 때 판매하기가 쉽습니다. 문제는, 지금도 그렇

지만 당시에 종자회사에서 판매하는 고추 종자는 거의 모두 대과종 아니면 극대과

종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고추 열매가 크고 과피가 두꺼운 품종이었던 게지요. 이런

품종은 무게는 많이 나가지만 햇볕에 잘 마르지 않고 썩기 일쑤여서 양건에는 불

리합니다. 그래서 주로 경유를 사용하는 화력 건조기로 말리는 화건에 적합하지요.

(물론, 이 경우에 다시 기름 값이 들어갑니다.) 지역의 마을회관마다 뿌려진 종자

회사 카탈로그에는 ‘마니따’, ‘천하통일’, ‘왕대박’ 등 이름도 재미난 수십 종의 고

추 품종이 소개되었지만 양건에 적합한 소과종 품종은 ‘진미’라고 하는 것 하나 밖

에 없었습니다. ‘진미’가 토종 종자는 아니지만, 아주 오래 전부터 재배되었던 것이

지요. 종자회사 카탈로그에는 가끔 나오지만 실제로는 잘 판매하지 않는 종자였습

니다. ‘진미’라는 종자를 구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편이었습니다. 결국, 대과종이나

극대과종을 선호하는 종자회사가 주도권을 가진 상황에서, 농민들의 선택 폭은 제

한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했고 먹기에

안전하면서 건조과정에서도 에너지 자원 낭비를 줄이는 그런 고추를 기대하는 소

비자들의 선택 폭도 제한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영농과정에서 경험으로 그리

고 지역사회 농민 공동체 안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자율적인 품종 선

발 및 개량’ 과정도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종자-씨앗에 관한 농민의 권리 문제를 지나치게 과장해서 말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실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외국의 사례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5) 이미 현

실에 있는 사례이고, 어쩌면 한국에서도 장래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말란 법이 없

습니다.

슈마이저는 73세의 캐나다 농부로, 가족들과 함께 서스캐치원 지방의 작은 마을 브루

노에 산다. 그는 가느다란 금속 테 안경을 썼으며, 희끗희끗한 머리는 단정하게 빗어 넘

겼고, 갈색 양복에 붉은색 계통 넥타이를 메고 나타났다. 그린피스는 자신이 겪은 일을

유럽에 알리기 위해 순회 여행길에 오른 그와 동행했다. 그가 제네바에 온 것은 2004년

6월초였다. 슈마이저는 분노를 폭발하지도, 절망하지도 않았다. 그저 담담하게 자신이

5) 장 지글러, 2008, 탐욕의 시대 - 누가 세계를 더 가난하게 만드는가?, 양영란 옮김, 갈라파고스, 278~2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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겪은 일을 이야기했다. 1998년, 몬산토 캐나다 지사가 고용한 변호사들은 유전자 변형된

유채 종자를 ‘불법으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그에게 회사 측에 상당한 액수의 돈을 지불

할 것을 요구했다. 이 유채의 특허권이 회사 측에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들이 요구한

액수는 더도 덜도 아닌 40만 달러였다. 슈마이저는 당연히 거부했다. 그러자 변호사들은

‘특허 위조’라는 죄목으로 그를 고소했다. 그들은 슈마이저가 라운드업 레디라는 품종의

유채를 구입한 다음 허가도 없이 이를 되팔았다고 주장했다. 이 유전자 변형 유채는 특

히 라운드업 상표가 붙은 제초제에 저항하는 성질이 뛰어나다고 한다. 그런데 라운드업

제초제 역시 몬산토 사에서 만든다!

몬산토 회사 측의 변호인단은 한밤중에 슈마이저의 밭을 방문해서 그 밭에서 몇몇 유

전자 변형 유채 품종들을 발견했다면서, 그 목록을 자랑스럽게 제시했다. 슈마이저는 몇

몇 유전자 변형 유채 품종이 자신의 밭에서 자라고 있음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품종의 씨앗을 실어다준 것은 어디까지나 바람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슈마이

저와 이웃해서 사는 마을 사람들 가운데 일곱 명이 이 같은 품종의 유채를 심었던 것이

다. 그러니 슈마이저는 자신이 소극적인 오염의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1심의 판사는 단

호했다. 판사는 슈마이저가, 어떤 방식으로 자기 밭에 날아들었건 간에 특허를 받은 씨

앗을 사용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슈마이저는 매사에 정확하고 정직하며

신중한 전형적인 캐나다 농부였다. 그는 자신이 몬산토 사의 정탐꾼들보다도 훨씬 먼저

자신의 밭에 이 씨앗들이 떨어진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어떻게 그걸 알았을까? 그가

라운드업 제초제를 밭에 뿌렸을 때, 밭 가장자리 고랑 옆에 자라난 몇몇 유채 줄기가 희

한하게도 약품에 잘 저항하더라는 것이었다.

1심 재판이 끝나자 슈마이저는 겁이 덜컥 났다. 그는 부자가 아니었다. 무슨 수로 판

사가 언도한 손해배상과 소급해서 내야 하는 특허 사용료를 지불한단 말인가? “나는 돈

이 없었으므로 파산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래도 아내와 농장만은 구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항소했다. 2004년 4월 21일, 6년간의 소송(변호사 비용 포함) 끝에 이 사건

은 마침내 대법원까지 올라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5대 4로 슈마이저는 패소했고, 몬산

토는 승소했다. 슈마이저의 말을 들어보자. “50년 동안이나 나는 내 밭에서 수확한 곡식

중에서 이듬해에 뿌릴 낟알을 미리 덜어냈습니다. 모름지기 농부란 자기 밭에서 얻은 낟

알을 다시 심을 수 있는 권리를 빼앗겨서는 안 됩니다. 그 낟알들은 수천 년 동안 전

세계 농부들이 좋은 것을 추려서 보존한 결과로 얻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법원은 이제

수백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농부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빼앗았습니다.”

씨앗을 지키는 것은 농민의 자율성을 회복하려는 실천입니다. 영농활동의 앞뒤로

들어가고 나오는 것들이 농업 노동과정에서 재생산되지 않고 시장이나 국가 기구

- 24 -

에 전적으로 의존해야만 구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변해가는 게 현실입니다. 사실 종

자뿐만 아니라 비료, 자재, 판로, 노동력 등 수많은 요소들이 농민이 자율성을 가

지고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지 오래입니다. 종자는 말할 것도 없고, 육묘

장에서 포트묘를 구입해서 정식하는 방식의 농사가 일반화되는 현실은 조만간 ‘호

미의 골동품화’를 초래할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런 시대에 토종 종자를 지키자는 것

이 단지 사라져가는 유산을 보전하자는 수준의 낭만주의적인 발상의 소치로 여겨

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상상을 해 봅니다. 연구보고서 따위의 글을 써서 밥 벌

어 먹고 사는 저에게, 연구과제 수행 기간 동안에 필요한 책이나 논문 따위의 자

료를 제공하고 연구가 끝나면 그 자료를 다시 걷어가고 제가 쓴 모든 글이나 각종

자료도 회수한 다음에 다른 연구 과제를 시작할 때 다시 필요한 것들을 그때 새로

주는 업무 환경이라고 가정해 봅니다. 그런 환경에서는 제가 결코 연구자로 남을

수 없습니다. 그때그때 외부에 의존하여 받은 자료에만 의존하여 정보를 처리하고

끝나고 마는 ‘정보처리기계’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나의 노동은 그저 월급을 받

기 위한 것일 뿐 그 밖의 어떤 의미도 얻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재배‧사육 수수

료’만 받는 농부가 농업 노동자일지언정 농민일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2. 소규모 가족농과 지속가능성

지금 한국에서는 토종 자원을 지키려는 농민의 실천이 다양하게 펼쳐지기 시작

했습니다. 앞에서 토종 종자와 농민의 자율성 문제로 이야기를 열었습니다만, 거기

에 또 하나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습니다. 토종 종자를 지키려는 농민의 운동은

농업(agriculture)이 더 이상 문화(culture)가 아니라 산업(industry)이기만 한 세상

의 질서가 강요하는 단작(monoculture)의 흐름에 맞서며, 생태적인 혹은 유전자원

(genetic resource)의 다양성을 보전하려는 노력일 터입니다.

일종의 공동생산, 즉 사회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 사이의 만남이라고 농업을 이

해해야 합니다.6) 인간과 살아 있는 자연(living nature)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이자

6) Victor M. Toledo, 1990, “The Ecological Rationality of Peasant Production.” In M. Altieri, Agroecology and Small Farm Development, Ann Arbor, MI: CRC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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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변형이 바로 농사입니다.7)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자연을 이용하는 방식에

따라, 즉 ‘농사짓는 방식’에 따라 자연의 꼴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농사

짓는 방식’이란 단지 영농기술(가령, 유기농업, 관행농업 등)을 가리키는 게 아닙니

다. 노동 조직 방식을 포함하여 복잡하고 광범위한 제도를 싸잡아 말하는 개념입니

다. 농민과 자연이 만나는 방식이 지속가능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는 적절한

균형이 가능해야 합니다. 하나는 자연이 인간에게 충분한 생산량을 제공해야 한다

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인간은 자연이 재생산되도록 도와야 한다는 점입니다. 가

급적 자연을 풍요롭게 하고 증진하며 다양하게 해야 합니다. 자연을 이용하고 변형

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자연의 특성, 즉 다양성, 불확실성, 변덕스러움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함을 뜻합니다.

그 같은 대처는 자연과의 공동생산에 참여하는 농민의 노동과정에 특수한 성격

을 부여합니다. 차야노프(A. Chayanov)는 “청사진을 가지고 농사 일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8)고 했습니다. 표준화, 완벽한 계량화, 빈틈없는 계획 따위로 자연을

통제하는 ‘방식’으로는 인간과 자연의 공동생산인 농업 활동을 지속가능하게 이끌

어 갈 수 없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소규모 가족농이라는 조직 모델이 결정적으

로 중요해집니다. 농업경영인이 아니라 농민이 영위하는 가족농은 자연과의 공동생

산을 균형이 잘 잡힌 상태로 발전하게 만드는 일과 살림살이를 유지하려는 농가의

해방적 열망을 한데 묶기 때문입니다. 반 데 플루흐는 “자연과 살아 있는 자연 사

이의 균형이 현재의 농업에 관한 모든 분석에서 고려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사항

이다. 영농활동과 생태계 사이에 만들어진 수많은 단절 때문에 그렇다. 이 단절들

이 환경 위기를 가속하고 있다.”라고 진단하며, 근대화된 농업이 어떤 방식으로

‘자연과의 공동생산으로서 영농활동’에서 벗어나 있는지를 묘사합니다.9)

근대화와 녹색혁명은 사람과 살아 있는 자연의 공동생산으로서 존재하던 영농활동에

서 벗어난 중대한 계기가 되었다. 화학 비료가 토양 생물학, 퇴비, 농민의 지식을 대체

했다. 산업적으로 생산되는 농후사료가 목초지, 목장, 풀밭, 건초를 대체했다. 자연 교배

7) J. D. van der Ploeg, 2013, Peasants and the Art of Farming: A Chayanovian Manifesto, Fernwood Publishing.

8) A. Chayanov, 1924, Die Sozial Agronomie, Berlin: Verlagsbuchhandlung Paul Parey. 9) J. D. van der Ploeg, 2013, Peasants and the Art of Farming: A Chayanovian Manifesto,

Fernwood Publishing, pp.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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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사라진 반면에, 인공수정이 그리고 나중에는 배아 이식이나 컴퓨터로 처리되는 종축

생산이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원예에서는 전기 조명이 태양광을

대체한 경우가 많다. 양계장에서는 24시간 동안 두 번의 밤과 두 번의 낮이 지나간다.

닭의 성장을 앞당기려는 것이다. 태양 에너지는 점점 덜 중요해지고 화석연료 에너지가

점차 그 자리를 차지하였다. 이 모든 것들은 자연의 역할이 줄어들었음을 시사한다. 가

령, 자연에 남겨진 것을 유전자 변형을 통해 공학적으로 재가공하는 일을 생각해보면 더

욱 그렇다. 그러나 이로써 끝난 것이 아니다. 몇 단계가 더 진행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대규모 기업형 낙농이 살아 있는 자연을 “재건축”하는 방식은 충격적이다. 이들

대형 “우유 공장”에서 수의사는 첫 출산을 마친 소의 자궁을 체계적으로 제거한다. 소가

새끼를 임신하고 수유 주기를 시작하고 끝내는 과정에 관여하는 호르몬 주기를 표준화

하려고 그러는 것이다. 자궁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가 열에 노출되면 호르몬 분비

량이 크게 변동하기 때문이다. 호르몬 분비량이 유동하면 사료 급여 체제를 자주 조정해

줄 필요가 발생한다. 이는 자본주의적 농업 경영체에서 대량의 가축을 표준화된 방식으

로 관리하는 데 알맞지 않다. 그래서 대신에 자궁을 제거하며, 가축이 계속해서 우유를

생산하도록 BST호르몬 주사를 놓고, 약 1,000일 정도의 우유 생산 기간이 지나면 소가

망가지기도 한다. 예전에 함께 일했던 이탈리아의 동료 발라리니(Ballarini)가 이를 두고

“테크놀로지 동물”이라고 불렀다. 테크놀로지 동물이 자연과 사회 윤리 양 측면에서 조

화롭지 않은 새로운 실재가 되고 있다(그리고 따라서 잘 은폐되어 있다). 복제, 체외 수

정, 식품 엔지니어링 등도 대규모 농업 및 식품 생산 경영체의 이익과 요구사항에 자연

을 예속시키는 또 다른 사례들이다.

소규모 가족농의 영농이 ‘농업생물다양성’(agrobiodiversity) 증진에 기여한다는

점은 이미 검증된 사실입니다.10) 소규모 가족농은 표준화․산업화한 근대적 농업과

는 달리 다품종 소규모 혼작이라는 영농방식을 유지하기 때문입다. 이는 소규모 가

족농이 처한 여건에 적응하려는 전략적 선택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소규모 가족농

의 농법이 노동집약적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노동집약적 농업은 근

대화된 산업적 농업에서 항상 부정적인 것으로 취급되었지만, 심지어 언젠가 소멸

하고 말 운명이라는 예언(?)도 있었지만, 가족농의 영농은 아직도 전 세계 농업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한국에서 소규모 농가의 여성들이 모여 꾸러미 사업을 수행

하는 생산자 공동체 조직, ‘언니네텃밭’의 생산 현장을 가까이서 관찰한 한 젊은

연구자가 ‘소규모 혼작 농법의 정교화’라고 표현한 현장 묘사에서도 그런 사실이

10) 물론, 시공간에 관계없이 소규모 가족농의 영농이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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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드러납니다.11)

50평 정도인 하우스 안에는 다섯 개의 고랑이 있다. 하우스 안에는 여러 종류의 작물

이 자라고 있다. 각각의 고랑과 속고랑들은 검은 비닐로 덮여 있다. 가장 왼쪽의 한 고

랑에는 한 줄로 부추가 심어져 있다. 그 다음 고랑에는 절반은 상추가 심어져 있고, 나

머지 절반에는 청경채와 치커리 같은 쓴 맛이 나는 쌈채류가 심어져 있다. 청경채가 올

라오는 구멍에는 셀러리가 같이 자라고 있다. 나머지 세 줄에는 1/3 정도는 적상추가

자라고 있고, 나머지 공간에는 참취가 자라고 있다. 하우스 가장자리에는 여러 가지 종

류의 ‘풀’이 자라고 있는데, 여기에도 산마늘, 곤드레, 왕고들빼기 같이 식용으로 사용하

는 풀들이 있다. 하우스와 하우스 사이에는 쑥이 무성하다. 하우스 입구를 덮고 있는 부

직포를 들춰보면 그 아래에 질경이가 수북하게 자라고 있다. 또 다른 하우스에서는 청경

채, 얼갈이 배추, 열무가 사이 좋게 두 고랑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세 고랑에는 고구

마, 수박, 참외, 토마토가 적당히 심어져 있다. 이 하우스는 4월까지만 해도 각종 모종들

이 발아하던 공간이었다. 하우스 안에 있던 여러 종류의 모종들이 밭에 심어지며 그 자

리를 각종 작물들이 차지했다.

이는 한 생산자의 농산물 꾸러미용 텃밭을 묘사한 것이다. 농산물 꾸러미 사업에 참여

하는 생산자들은 위에서 묘사한 것과 유사한 생산구역을 가지고 있다. 농산물 꾸러미용

텃밭이 보여주는 다른 밭과의 차이점은 다양한 종류의 작물들이 조금씩 심어져 있다는

점이다. 그 뿐 아니라 생산자들은 속고랑이나 하우스 가장자리에 나는 풀을 쉽게 제거하

지 않는다. 풀을 제거하지 않는 이유는 친환경농업을 모토로 하고 있어서 제초제를 사용

하지 않기 때문만은 아니다. 하우스 앞 뒤에 자라고 있는 풀들은 식용인 풀과 식용이 아

닌 풀로 구별되고, 식용이 아닌 풀은 쉽게 제거된다. 가장자리에 자라는 풀 중에서 너무

좁은 간격으로 난 것들은 마치 작물을 키울 때처럼 솎아내기를 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양상은 주력 작물이 심어진 밭 구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많은 경우, 농산물 꾸러미에

출하할 위와 같은 ‘정교한’ 밭 구역이 아닌, 도매시장이나 계약출하를 위해 상대적으로

대량재배를 하는 밭이 별도로 있다. 여기에서는 비교적 단일 작물 재배가 행해지지만,

고추 하우스의 가장자리에는 산마늘이 한 줄로 늘어져 자란다. 오이 하우스의 속고랑에

는 깻잎순이 흩뿌려져서 자란다.

이처럼 농산물 꾸러미를 시행하는 생산자들의 밭에서는 독특한 생태 다양성을 관찰할

수 있다. 밭 내부 및 주변의 생태적 다양성이 이처럼 확장되고 정교해지는 이유는 6~7

명의 생산자들이 매주 농산물 꾸러미에 5~6종의 품목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꾸러미

11) 이수현, 2015, 농산물 꾸러미 사업을 통해 본 소규모 가족농의 대응방식과 여성농민의 재구성: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의 ‘언니네텃밭’ 사례 연구, 서울대학교 대학원 인류학과 석사학위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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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에 여러 품목이 들어갈 뿐 아니라, 지난 주에 보냈던 품목을 다시 보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다양한 작물을 차례대로 키우고 또 동시에 키워야 하는 것이다. 즉 밭의

생태 다양성의 증가는 이러한 필요에 의해 의도된 결과이다. (중략)

위 사례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농산물 꾸러미 사업은 단일 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생산 방식으로의 생산 방식 변화를 야기한다. 변화의 방향은 일견 시대 역행적으로 보

인다. 생산자들은 농산물 꾸러미 사업에 참여하기 전에는 “한 가지라도 도매시장에다가

낼 수 있게 많이” 해왔다. 오일장과 같은 재래시장에 가지고 가려면 “마늘도 몇 접씩”

있어야 가능했다. 조금씩 키우는 건 집에서 먹는 용도이지 시장에 끼어들 수 없는 것이

었다. 농산물 꾸러미 사업에 참여하면서 생산자들은 이제 다른 방식의 생산을 한다. “틈

이 없이” 여러 작물들을 조금씩 심어두고 밭을 가꾸고 관리해야 한다. 생계 유지를 위한

소규모 생산으로 특징지어지는 소농 경제는 여기에서 다른 방식으로 상품경제 영역에

들어간다. 농산물 꾸러미 사업은 정교한 소규모 생산을 시장으로 편입시키는 ‘다른 방식’

이다. 편입을 위해서 필요한 조건은 다품종 소규모 혼작으로의 생산 방식 변화이다. 보

다 정확히 말하면 다품종 소규모 혼작이라는 생산 방식을 기존의 농업 활동에 추가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3. 소규모 가족농의 현 위치와 실천들

앞에서 소규모 가족농의 영농을 지탱하게 하는 숨은 원리는 자율성이며, 자율성

을 추구하는 농민의 지향이 가령 예를 들면 토종 종자와 같은 ‘재생산 자원’ 유지

와 긴밀하게 관련된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소규모 가족농의 노동집약적인

영농 스타일이, 비효율적이라는 종래의 부정적 평가와는 달리, 지구 환경의 지속가

능성에 기여하는 중요한 농업 형태임을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소규모 가족농이

처한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그들은 어떤 위치에 놓여 있는지를 짚어봅니다.

오늘날 외부 자원에 점점 더 의존적인 동시에 우호적이지 않은 교환 관계에 직

면한 가족농들이 많습니다. 농업 정책을 무너뜨리고, 시장을 자유화하는 동시에 세

계화하며, 자본에 대한 모든 통제를 풀어버린 신자유주의 기획에 의해 소규모 가족

농 다수가 어려운 상황 속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시장 조건에

있었던 상대적으로 자율적인 생산 단위들(소규모 가족농 포함)이 투입재 시장에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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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의존히야 하고 우호적이지 않은 시장 조건을 맞닥뜨려야 하는 위치로 이동하

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남반구든 북반구든 전 세계에서 수많은 가족농이 지속되기

어렵게 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여 많은 농민이 그림의 우측 하단에서 좌측 하

단으로 위치를 이동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적대적인 시장에 더 잘 대처할 능력을

갖추려 애쓰고 있습니다. 즉, 더욱 ‘농민다운 방식’으로 농사짓고, 외부 자원이 아

닌 스스로의 자원에 더 많이 기초하는 영농을 실천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오늘 주

목하려는 움직임은, 또 다른 어떤 농민들이 새로운 시장 혹은 새로운 유통 경로를

구성함으로써 시도하고 있는 좌측 하단의 위치에서 좌측 상단의 위치로 이동하려

는 노력입니다. 이 두 가지 노력 모두 오늘날 농민 운동의 풍성함과 다차원성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일반적인 규칙이라기보다는 드문 예외에 속합

니다.

자료: Ploeg(2013)

신자유주의에 따른 시장 조건 및 소규모 가족농의 여건 변화

새로운 상품과 새로운 서비스가 생산되는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구성하려는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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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임이 활발합니다. 이 새로운 시장은 ‘포란 시장’(nested market, 抱卵市場)12)이

라고도 개념화되기도 하는데, 여기에서 소규모 가족농이 새롭게 내어놓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더 많이 판매됩니다. 가족농은 자신의 힘이 미치는 범위 안에서 스스로가

위치한 자연적․역사적 위치와 시장 상황에서 오는 모든 기회를 활용합니다. 가족농

은 (이윤이 아니라) 노동소득을 증대하려고 그런 활동들을 수행합니다. 특히, 유럽

에서는 농업관광, 고품질 농산물 생산, 지역특산품 생산, 유기농산물, 농장에서의

식품가공, 농장 직판, 에너지 생산, 물 저장, 돌봄시설, 자연 및 경관 관리 등의 활

동들이 활발합니다. 소규모 가족농은 그저 고전적인 상품을, 가령 식품산업이나 대

형 소매유통 조직에 원자재로 납품되어 식품으로 가공되거나 식품으로 판매되는

농산물-식자재를 생산하는 거세 머물지 않고 추가적인 상품 생산 활동을 합니다.

그렇게 생산된 추가적인 상품 생한은 흔한 유통 경로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않고, 일반 시장과는 다른 ‘소비자와 생산자가 공유하는 공유재로서의 시장’인 포

란시장을 통해 교환됩니다. 한국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예는 ‘로컬푸

드 시장’, ‘공동체지원농업’(Community Supported Agricultue) 시장 같은 것들입

니다.

포란시장은 일반 시장과는 다른 두 가지 특징을 지닙니다. 첫째, 품질 면에서 차

별화된 농산물 및 가공품이 거래됩니다. 대량생산되지 않으며, 특정 지역의 인문지

리적 특징(역사, 문화, 기후, 자연환경 등)이 바탕을 이루어 독특한 풍미와 장소성

이 스며든 상품이 거래됩니다. 그 같은 상품을 기업화된 농업경영체가 생산하기는

어렵습니다. 장인(匠人) 생산방식과 유사하게 육체적․정신적 노동과정이 결합된 농

업 노동과정을 유지하는 가족농이 생산하는 상품이 주를 이루며, 그 품질의 독특성

은 토종 유전자원이나 진정성(authenticity)이 확인되는 지리적 특질에서 기원합니

다. 그래서 ‘독특한 품질’에 대한 개념 정의를 생산자와 소비자가 공유하는 게 중

요합니다. 둘째, 일반 시장에서는 상품 그 자체의 품질이나 가격에 관한 정보만으

로 거래가 매개되지만 이중시장에서는 다양한 사회적 상징을 매개로 상품이 교환

됩니다. 즉,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일정한 사회적 신뢰 관계가 전제됩니다. 이상

12) 아직 확립된 번역 용어는 없습니다. 이중 시장, 둥지시장, 내포적 시장, 중첩시장 등 여러 개의 번역어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nested market’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다음의 문헌을 참고하십시오. P. Hebinck & J.D. van der Ploeg(eds.), 2015. Rural Development and the Construction of New Markets. London: Routle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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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같은 두 가지 특징 때문에 이중시장은 삼층의 구조를 지닙니다.

포란시장의 3층 구조

일반 농산물 시장에 접근이 좀체로 허용되지 않는 소규모 가족농이 토종자원의

특질이 반영된 상품을 생산할 때, 포란시장은 중요한 유통경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시장은 소비자-생산자의 사회적 신뢰에 기초한 관계적 거래가 이루어지는 장소

로서, 일종의 공유재이기 때문에 훨씬 더 안정적인 거래 관계가 가능합니다. 일반

시장과는 달리 ‘품질’이 특별히 강조되며 ‘신뢰 관계’가 전제되기 때문에, 상당한

정보 유통이 수반되어야 기능할 수 있습니다. 가령, 슬로푸드 운동이 제안하고 실

천하는 ‘맛의 방주’ 목록은 바로 그런 정보 유통을 돕는 기능이라고 볼 수 있습니

다. 일정한 규약(protocol)에 따라 품질 속성을 정의하고, 그 정의에 부합하는 경우

에만 등재합니다(층위 1). ‘맛의 방주’에 등재된 먹을거리는 그냥 유통되지 않습니

다. 소비자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려는 또다른 활동(예: 미각교육)이 병행되면서 ‘품

질에 대한 사회적 정의(definition)’가 형성됩니다(층위 2). 그리고 ‘맛의 방주’에 등

재된 생산자는 ‘재능있는 생산자’로서 사회적 인정을 받고, 그 생산자가 생산한 먹

을거리는 품질 면에서 각별한 ‘차별성’을 획득합니다(층위 3). ‘맛의 방주’ 운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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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면에서, 정확하게 토종자원에 기초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소규모 가족농과

관심 있는 소비자들이 포란시장을 함께 형성하도록 촉진하는 활동이라고, 그 성격

을 규정할 수 있습니다. ‘농업은 자연과 인간의 공동생산 활동’이라는 관념은 페기

한 채, 깨끗하지도 좋지도 공정하지도 않은 방식으로 먹을거리를 생산해 전 지구에

유통시키는 글로벌 식품 체계를 상징하는 ‘패스트 푸드’에 저항하는 의미에서 ‘슬

로푸드’라는 용어를 채택한 이 운동이 ‘맛의 방주’라는 상징체계를 형성하려 한다

는 점은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릅니다.

4. 보론: 토종자원을 보전하려는 여러 가지 실천들

지금까지 슬로푸드 운동의 일환으로 전개되는 ‘맛의 방주’ 프로젝트가 토종자원

보전에 기여하는 소규모 가족농의 영농양식(farming style)과 관련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나름대로 해명해 보려 하였습니다. ‘맛의 방주’ 프로젝트는 소규모 가

족농이 토종자원을 유지, 재생산하면서 만들어내는 먹을거리가 포란시장이라는 공

유재적 시장 안에서 거래되게 촉진하고 생산자-소비자 사이의 사회적 신뢰를 확보

하려는 기획이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소규모 가족농 생산자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토종자원 기반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과적으로 농업

현장, 즉 농촌에서 생물종다양성을 유지하는 데에도 기여합니다.

그런데 토종자원을 보전하려는 노력은 ‘포란시장’만을 매개로 일어나는 것은 아

닙니다. 농민 생산자들 스스로 비록 시장에서의 거래 가능성이 없어도 씨앗을 지키

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사라지는 토종씨앗 실태를 조사하고,

채종포를 운영하여 토종씨앗을 증식하며, 사람들과 토종씨앗을 나누는 농민운동이

활발합니다. 이러한 운동은 ‘토종씨앗 축제’처럼 일회적으로 기획된 이벤트를 통해

서만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농촌 지역에서 토종씨앗을 나눌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

로서 ‘토종씨앗 도서관’을 만들어 운영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하고 있습니다. 경기

도 수원, 충청남도 홍성, 제주도 등지에서 토종씨앗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토종씨앗에 대한 관심은 생협, 여성농민단체, 연구소, 개인, 농민단체, 귀농단체 등

이 협력하여 네트워크를 만들어 다양하게 그리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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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씨앗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농사 기술을 연구하는 토종농사회도 있습니다.

이 같은 농민들의 노력은 농민 생산자의 자율성을 신장하려는 노력인 동시에,

국가 차원에서 보면 유전자원 다양성을 증진하는 데에도 기여하는 ‘공익적 활동’이

기도 합니다. 그러나 공익적 활동을 촉진하는 공공 부문의 정책과 제도는 아직 미

흡합니다. 경상남도, 전라남도, 제주도, 강원도, 경기도 정도가 조례를 제정하여 토

종씨앗을 보전하려는 활동을 공공 부문이 도울 수 있는 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만,

조례가 실질적인 정책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국가(중앙정부) 차

원에서는 관련 법제 정비나 정책이 아주 미비합니다. 농민의 자율성 문제는 제쳐

두고라도, 국가 차원의 유전자원 관리 측면에서 토종씨앗 등에 대한 정부의 노력은

미흡합니다. 2010년 체결된 ‘나고야 의정서’ 비준을 앞두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나

고야 의정서의 주요 의제인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공유(ABS)’ 체계를 어떻게 만

들 것인지에 대한 준비도 미진합니다.

토종씨앗의 범위를 벗어나면, 독특한 인문지리적 배경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먹

을거리의 고유성을 보존하는 제도로서 EU의 지리적 표시제를 벤치마킹한 한국판

지리적 표시제가 오래 전부터 마련되어 운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판 지리적

표시제는 EU와는 달리 일종의 ‘지적재산권 제도’로 오인되고 있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탈근대’라는 말이 유행한 지 20년이 넘었음에도, 근대적 농업발전 논리의 신화

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게 한국의 현실입니다. 근대적 농업발전 논리는 양적 효율성

만을 강조하면서 농업을 ‘문화’로 여기지 않고 ‘산업’으로만 다루었습니다. 그 폐해

를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성찰하건대, 농업의 미래는 ‘다양성’을 향한 도정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농업이 농업답게 유지될 때, 농업은 지구 환경의

생물학적 다양성 증진에 기여할 것입니다. 농업을 농업답게 유지하는 주체로서 가

족농은 힘겨운 처지에 있으나, 그 “생명창고의 열쇠를 손에 쥐고 놓지 않을 것입니

다.” 왜냐하면 자연과 상호작용하는 농업은 농민-가족농의 생산활동이기 전에 누

구도 어쩌지 못할 생활양식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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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활성화와�맛의방주

백관실

금곡정미소�대표

1. 들어가며

“1991년 11월 28일,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창립”

우리밀살리기운동이 본격 출범한 지 이제 25년이 되었습니다.

올해 우리밀 생산량이 3만 여t. 식용 밀 소비량을 200만t으로 잡을 때 밀 자급율은

1.5%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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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밀은 위 표에서 보다시피 1969년 22만4천t을 정점으로 생산량이 줄어들기 시

작하다가 1984년 수매제도가 폐지된 후에 감산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1991년

551t까지 생산량이 급감하여 한국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것을 우리밀살리기운

동본부가 창립되면서 조금씩 생산량이 늘어나 오늘날 3만t 수준에까지 이른 것입

니다.

밀의 식량자급율 1.5%, 갈 길이 멉니다. 그나마 3만t의 우리밀조차 제대로 소비처

를 찾지 못하고 재고 부담에 밀 농부들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밀의 식량자급율을 높일 수가 있을까요?

2. 진주 토종 앉은뱅이밀의 역사

1984년 밀 수매가 중단되면서 전국적으로 재배 농민들이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뿐

만 아니라 농민이 줄어들면서 지역마다 이어져오던 종자들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1991년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가 설립되면서 지역 환경에 잘 적응하는 종자를 백방

으로 찾아 보았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지역 종자들이 거의 멸실되었기 때

문입니다. 그나마 금강밀, 조경밀 등 다수의 밀 종자들을 찾아서 보급하는 바람에

오늘날 이나마 우리밀의 명맥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진주에서는 사정이 달랐습니다. 금곡정미소에서 앉은뱅이밀 종자를 보존해

왔기 때문에 지역 토종 밀이 유지되었습니다. 앉은뱅이밀은 진주 주민들의 입맛에

안성맞춤이었기 때문에 주민들의 사랑을 받았고 덕분에 금곡정미소에서는 가을에

좋은 종자를 농가에 보급하고 6월에 전량 수매를 해서 밀가루와 국수를 만들어 진

주 인근 주민들에게 판매하였던 것입니다.

진주의 영토와 주민들의 기억, 정체성 그리고 전통 지식과의 연관 속에서 앉은뱅이

밀은 진주 인근 주민들의 국수, 칼국수, 수제비 재료로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왔습

니다. 세계가 유전자원을 차지하기 위해서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마당에

“국립종자원”마저 보존하지 못한 앉은뱅이밀을 3대째 100여 년간 도정업에 전념한

- 36 -

경상남도 진주시 금곡면 소재 금곡정미소 1대 (고)백용안, 2대 (고)백정유, 3대 백

관실이 보존하여 시민들의 건강을 지켜왔던 것입니다.

3. 슬로푸드에서 ‘맛의방주’에 올리다

지난 2013년 앉은뱅이밀의 가치를 알아본 국제슬로푸드협회의 한국지부인 국제슬

로푸드한국협회에서는 앉은뱅이밀을 “맛의방주”에 등재시켜 주었습니다. 이태리에

본부를 둔 국제슬로푸드협회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의 토종자

원과 음식을 기록하는 “맛의방주(Ark of Taste)”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는데 한국

- 37 -

은 2013년에 처음 앉은뱅이밀을 비롯하여 8개의 품목을 등재하였습니다.

앉은뱅이밀이 맛의방주에 등재되고 국제적인 저명성을 얻고 나서 많은 변화가 일

어났습니다.

첫째로 선대로부터 앉은뱅이밀을 지켜왔던 세월에 대해 주위에서 인정해주기 시작

했고 문화지킴이로서 자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둘째로 지역 주민들이 더욱 애착을 갖고 드시게 되었습니다.

셋째로 재배 면적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이제는 가까운 구례나 청주 등 전국에

서 애용하는 주요 밀 종자로 확대되었습니다.

넷째로 앉은뱅이밀을 이용한 6차산업이 다양하게 파급되었습니다.

4. 앉은뱅이밀의 특성과 안정성 및 우수성

■ 앉은뱅이밀은 다른 우리밀 품종(금강밀, 조경밀, 백중밀 등)에 비해 낱알이 작

고 약간 붉은색을 띄며 찰기가 있는 것이 특징이며 병충해에 매우 강해 무농약으

- 38 -

연도� 재배면적(㏊) � � � � 생산량(톤) 비고�

2013 30 92.4

2014 62 190.96

2015 96 300

연도별�앉은뱅이밀�재배면적�및� 생산현황

로도 높은 생산성을 올릴 수가 있다.

■ 밀 껍질이 일반 밀에 비해 얇아 제분량이 많으며 단백질 함량이 일반밀(12%)

보다 적고(앉은뱅이밀 8.3%) 소화불량과 아토피의 원인인 글루텐 함량이 현저히

낮아 한국인의 체질에 적합하다.

■ 특히 경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원예학과(농업생명과학연구원), 국립식량과

학원 벼맥류부 맥류사료작물과, 전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작물생명과학과 교수

들(허무룡, 최인덕, 강천식, 김경훈, 박은옥, 박철수)이 앉은뱅이밀 밀가루 특성 및

제과 적성 평가를 위한 연구논문에서 아라비노자일란 함량이 다른 품종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 하였으며, 식이성 섬유소로서의 기능도 지니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항

암, 항바이러스 및 항당뇨 효과를 포함하여 면역 증강 활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5. 앉은뱅이밀 재배 및 수급 동향과 과제

해마다 다른 밀(금강, 백중, 조경)의 재배면적은 감소되는 추세로 보고되고 있지만

앉은뱅이밀의 재배면적은 아래 표와 같이 점차 확대 재배되고 있어 재배농가들의

수익은 물론 국민들에게 건강하고 행복한 식탁을 제공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

다. 오히려 증가되는 생산물량을 보관, 건조, 제분하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여기

에 대한 시설확충이 무엇보다 시급한 실정에 놓여있다.

- 39 -

지�역� 저장용량(톤) � � � � � � 비고�

사천지역 3,000 조경

합천지역 3,000 금강

앉은뱅이밀�영농조합법인 � � 100 앉은뱅이밀

밀�보관�시설(싸이로)� 현황

연도 09 10 11 12 13 14 15

금강.� 조경 35,000 35,000 36,000 36,000 36,000 42,000 42,000

앉은뱅이밀 37,000 37,000 38,000 38,000 38,000 44,000 44,000

연도별�수매가격�변동� 추이(원)

연도 2013 2014 2015 비고�

앉은뱅이밀 100 300 33015년� 400T� 생산을�목표로�하였으나

파종후�이상기후로�생산량�감소

연도별�수매현황(단위/톤)

구� 분 수� 량(대) 1일�제분량 비�고�

맷돌식� 7 � 2T 1일� 8시간�기준�

제분시설�및�제분량�현황

구�분� 수� 량(대) 1회�건조량� 비�고�

� � � � � 75석� � � � � � � 2대� 10T 10일� 기준100T

건조시설현황

※ 앉은뱅이밀 수매가는 일반 우리밀(금강.조경.백중등)보다 가격이 높다.

※ 현재 맷돌식 방식으로 1일 10톤을 작업한다고 가정하면 제분기 20여 대가 부

족한 실정임

※ 현재 10일 건조 기준일 때 약 200톤 건조시설 부족

- 40 -

6. 앉은뱅이밀을 이용한 6차산업화 활성화

(1) 앉은뱅이밀 전문 베이커리 “더 벨로(The Vello)”

앉은뱅이밀을 이용한 전문 베이커리가 등장하여 전국 7개의 프랜차이즈를 거느리

는 소기업으로 성장하였다.

https://youtu.be/nARcURJ6gpU

(2) 앉은뱅이밀 누룩

한국 3대 누룩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인 진주곡자에서는 앉은뱅이밀을 이용해서 누

룩을 만들어서 프로미엄급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

(3) 앉은뱅이밀 라면 출시

앉은뱅이밀을 30% 함유한 라면이 출시되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4) 앉은뱅이밀 전문 국수집 성업

진주, 남양주, 청주 등지에 앉은뱅이밀 전문 국수집이 늘어나고 있다.

(5) 토종 지역밀에서 농가밀로 진화

지역 환경에 토착화된 토종 품종의 앉은뱅이밀이 자리잡음에 따라 ‘농가밀’로 확산

되고 있다. 토종 품종에 자라난 환경까지 고려하고 농부의 손맛과 정성을 가미해서

농가마다 차별화된 다양한 맛을 내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 41 -

전통음식문화계승과맛의방주

양평밀랍떡

토종벌의꿈양평착한떡마을슬로카페리소

1. 사라져가는음식이었던향토음식 ‘밀랍떡’

1. 밀랍떡을아시나요?

-밀랍떡의원래이름은 ‘밀떡’

2. ‘밀떡’이란단어에 ‘밀(蜜)’의뜻은?1) 벌꿀

2) 벌집(밀랍)

3. 맛의방주등재명칭

1) 밀떡(밀랍떡) 밀랍떡(밀떡)

- 43 -

2. ‘밀랍떡’에대한시민들의이해(출처MBC 생방송오늘저녁 ‘맛의방주 –양평밀랍떡’편)

3. 여기계신여러분들은?

‘밀랍떡’이란단어에서어떤떡을상상하고계신가요?

- 44 -

4. ‘밀랍떡’에담긴조상의지혜찰떡 과거 현재

가공 절구또는확 방앗간

재료 찰밥 찹쌀가루

포장 밀(蜜)기름을바른다. 비닐

보관 항아리, 싸리광주리 냉동고

특징 • 밀랍과들기름을떡에이용• 떡의식감이오래유지• 떡의보존기간을늘리는방법• 과학적으로밝혀진소화증진

비닐에싸서냉동실에서보관

5. ‘맛의방주’등재와슬로카페리소

1. 2015년슬로푸드 ‘맛의방주’에등재

2. 향토음식인 ‘밀랍떡’의대중화방법연구

3. 슬로푸드디저트카페리소(Riso)

4. ‘밀랍떡’의원형은유지한채로먹는방법다양화

- 45 -

6. ‘밀랍떡’의변신

1. 스넥 2. 와플

3. 롤(랩) 4. 피자

7. 슬로푸드디저트카페

1. ‘맛의방주’등재품목중장흥돈차와하동잭살차등‘슬로차’와 ‘밀랍떡’으로만든디저트판매

2. 기타 ‘맛의방주’ 등재품목도연구중

- 46 -

8. ‘밀랍떡’이 ‘맛의방주’등재이후

1. 농가일자리창출

2. 지역농산물의사용

3. 옛먹거리문화에대한어머님들의자부심증대

4. 이웃들과의돈독한유대감형성

9. ‘밀랍떡’과소비자와의만남

•슬로카페리소에서 ‘밀랍떡’과 ‘밀랍떡디저트’로~

•플리마켓참여

-양평문호리 ‘리버마켓’,

-동대문 DDP ‘얼굴있는농부장터’

•온라인판매-친환경먹거리쇼핑몰 ‘헬로네이처’

- 47 -

10. 밀랍떡의꿈

- 48 -

2016. 10. 28

맛의

방주와

소농

그리고

농업의

미래

토론회

소규

모가

족농

과맛

의방

주제주도

맛의

방주

슬로푸드

제주지부

슬로푸드

제주지부

맛의

방주

소규모

가족농, 소농

농업의

미래

사례

미스코리아

미스유니버스

미인대회

내가

뽑힐까요?

- 49 -

돈버는

농업

기업농

강소농

FTA

6차산업

지속가능한

농업

농촌이,

기존

농업을

해오던

분들이

존엄하게

살아나갈

수있는,

계속

이어나갈

수있는

방법?

미래

맛의

방주

Biodiversity(생

명다양성)

획일성

한줄로

세움

하나의

기준

차별

다르다고

인식되는/시

키는

남의

다름을

인정해

주고

날새롭게

인정받는

기준으로

보게

하는

- 50 -

우리가

존중

받으려면

상대의

다름을

인정해주어

내가

다른

것을

인정받는

획일화를

벗어나는

것여러

기준을

받아들이는

나누고

싶은

산업화된

콩밭

수요가

조직화된

콩나물

소규모

가족농의

전통적

콩밭

수요가

비조직화된

장담그는

푸른콩

제주도의

두종류의

콩영농

형태

제주

푸른콩장을

시작으로

이어진

11 가

지의

맛의

방주

품목과

이로

인해

제주도에

움트는

푸른콩장

마을과

협력

- 51 -

해변에서

한라까지

제주

토종·문화·생태단지

조성

마을과

협력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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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

제주

푸른

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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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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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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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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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꿩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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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맛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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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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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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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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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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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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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력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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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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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 제

주도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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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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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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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사

업시

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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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무

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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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배

지원

정례

화가

능성

표시

지자

체담

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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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마드

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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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푸른콩장

이야기부터

이야기

형식으로

푸른콩

비환금작물에서

전국적

명성

콩으로

세계로

나가는

고급작물로

푸른콩의

여러

이름에

숨은

이야기를

쫓아

- 53 -

푸른콩

외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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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1.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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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콩

용도에

따른

이름

1.장

2.콩

쎂(콩

잎)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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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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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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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전

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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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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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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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이

남은

이유

방언

전파와

동질

방언대

방언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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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이

숭녕

, 400

)

문화의

전파와

잔존

저희

장제법은

제주

사투리와

같은

보배

문화

유산

오지

유산

- 55 -

지형적

오지–한라산

남단

소멸위기

이유

감단

작화

1970

년대부터

일본

밀감

종자(온

주, 와세, …) 단작

농산업화

산업

적콩

재배

조직화된

수요에만

대응하는

농업

농가

고령화

생활

의변

화와

식품

산업

전통

식품

제조

외부화

우리나라

맛의

방주

1 호

제주

푸른콩장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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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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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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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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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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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의

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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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6 -

슬로푸드

맛의

방주

등재

국내

1호품목

소멸위기

중요

제법

소멸위기

종자

제주

푸른콩장

2014

년에

슬로푸드

프레시디엄

지정

슬로푸드

프레시디엄

지정

초기

모습

1996년

장류

시작

‘99년초

월라봉

(회사

설립

이전)

- 57 -

경관을

찾아

클러스터

사업

참여

독특성

인정

상호

협력

독특성

인정

상호

협력

푸른콩

된장

우산

브랜드로

하위

메뉴

개발

- 58 -

독특성

인정

상호

협력

- 59 -

타산업

원료로

제품

다각화

이니스프리

화장품

원료–발효

푸른콩

농림축산식품부

6차산업화

우수사례

농가

주도형

2차중심형

6차산업가공경진

대상

숨과

꿈이

있는

전통된장

음식을

통해

자신이

오랫동안

이어져온

공동체의

일원임을

깨닫게

전통지식이

직업과

산업이

되고

있음을

깨닫게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주제중심

통합접근

프로그램

나누고

싶은

- 60 -

우수농어촌체험공간

전국운영실태조사

변화의

경험을

이웃과

같이

제주

흑우

- 61 -

제주

꿩엿

제주

강술

제주

순다리

제주

재래감

- 62 -

제주

재래돼지

제주

댕유지

제주

산물

제주

오분자기

- 63 -

제주

골감주

제주

다금바리

제주의

새로운

매력–생명

•문화

다양성

제주

맛의방주로

전국체전

공동

홍보

- 64 -

제주

맛의방주로

전국체전

공동

홍보

및판매

해외

전시·소개

발표

행복이

가득한

집공동

홍보

제주

슬로푸드

회원

포럼

- 65 -

새로운

제주관광자원화

이탈리아

미식과학대

현장학습

운영

제주관광공사와

전략적

업무

제휴체결

제주도, 제주관광공사와

제주홍보관

운영

- 66 -

제주도, 제주관광공사와

제주홍보관

운영

UNITAR 제

주관광현장학습

제주도

낭푼밥상

제주

낭푼밥상으로

표현된

맛의

방주

- 67 -

제주

낭푼밥상으로

표현된

맛의

방주

제주

낭푼밥상으로

표현된

맛의

방주

새로운

고급

단맛

재료로

변신하는

꿩엿

제주

낭푼밥상으로

표현된

맛의

방주

제주

낭푼밥상으로

표현된

맛의

방주

- 68 -

제주도청

후원

제주맛교육지도자

양성과정

제주도청

후원

제주맛교육지도자

양성과정

FAO가

지지하는

일, 방향

5.7억

농장

중5억

농장

세계

농업생산의

최소

56%

이상

담당

세계

음식안보와

불가분의

관계

전통음식보전,균형식단공헌,농업생명다양성

보호,

천연자원을

지속가능하게

사용하도록

보전

지역경제성장의

기회

FAO가

지지하는

일, 방향

- 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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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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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일지라도

공감하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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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인식되는제주매력

-생명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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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방주 요리사

v 이재심�사찰음식연구가� /� 명지대학교� 산업대학원� 강사

몸과 마음을 살리는 음식에 관심을 갖고 늦은 나이에 음식 공부를 시작하였다. 좀 더 전문

적인 지식을 쌓기 위해 명지대학교에서 약선을 전공하고 현재는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사

찰음식과 식품영양에 대하여 공부하고 있다. 동국대학교 전통사찰음식연구소, 한국약선연구

원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살림공방 상지원(嘗旨院)에서 살림에 관한 것을 탐구하

고 있다.

v 임춘�사찰음식연구가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건강한 식재료로 좋은 음식을 나누고 싶어서 요리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배우고 공부하였다. 사찰 음식에 관심 갖게 되어 동국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하여 석

사를 졸업하고 지금은 박사과정에서 식품영양학을 공부하고 있다. 동국대학교 전통사찰음

식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교수님을 도와 사찰 음식 레시피 표준화 작업과 ‘사찰

들의 국수들’을 정리, 연구하고 있다. 고조리서인 음식디미방 전문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v 최지� �약선요리연구가� /� Food� &� Art� studio� 대표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의 회복을 돕는 식이지도와 약선강의, 약선설계사 양성교육에

힘쓰며 한국약선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약선 메뉴

연구와 컨설팅 활동을 하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먹는 음식이 청소년의 인성과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직접 느끼며, 구하기 쉬운 식재료로 아이들에게 필요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약선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v 김은주�사찰음식연구가

편식하는 아이를 보면서 어떻게 하면 좋은 식재료로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여러 가지 음식을 배우게 되었다. 일본에서 제과제빵 공부를 시작으로 동국

대학교 조리교육 석사과정을 하면서 사찰음식 전문가 과정을 이수하였고, 음식디미방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어린이부터 청소년까지 몸에 좋은 음식에 대한 교육과 연구를 하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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